ReadGem
홈 / 한 권 요점 / 레 미제라블

ReadGem · 한 권 요점

1862년 출간

Les Misérables

레 미제라블

빵 한 덩이를 훔친 죄로 19년을 산 장 발장이 주교의 은촛대에서 새 삶을 시작해, 팡틴과 코제트와 마리우스를 거쳐 1832년 파리의 바리케이드와 하수도를 지나 마지막 고백에 이르는 이야기

you no longer belong to evil, but to good.

너는 더 이상 악이 아니라 선에 속한다.

It is nothing to die; it is dreadful not to live.

죽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살지 못하는 것이 끔찍하다.

한눈에 보기

1815년 D——의 미리엘 주교는 자신의 집에서 은식기를 훔쳐 달아난 도형수 장 발장을 헌병 앞에서 감싸고, 촛대까지 건네며 그의 영혼을 사들입니다. 장 발장은 마들렌이라는 이름으로 M. sur M.의 공장주이자 시장이 되지만, 여공 팡틴이 해고되어 추락하는 과정을 겪고, 샹마티외라는 사람이 대신 장 발장으로 재판받는다는 소식에 법정에서 스스로 정체를 밝힙니다. 팡틴이 죽은 뒤 그는 몽페르메유에서 테나르디에 부부에게 시달리던 코제트를 데려와 파리의 수녀원에 숨습니다. 제3부는 퐁메르시 대령의 아들 마리우스와 할아버지 질레노르망, ABC의 벗들, 뤽상부르의 소녀를 따라가고, 제4부는 플뤼메 거리 정원의 사랑과 1832년 6월의 봉기와 샹브레리 바리케이드로 이어집니다. 제5부에서 장 발장은 부상당한 마리우스를 업고 파리의 하수도를 건너고, 자베르는 그를 놓아준 뒤 자신의 신념이 무너지는 밤을 맞습니다. 두 연인이 결혼한 뒤 장 발장은 스스로 정체를 밝히고 조금씩 멀어져 가다 코제트의 곁에서 숨을 거둡니다. 열일곱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한 권 요점

Les Misérables

『레 미제라블』은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가 1862년에 낸 대하소설입니다. 위고는 1802년에 태어나 1885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시인이자 극작가이자 소설가로 프랑스 문학의 중심에 선 인물로 꼽힙니다. 책은 서문에서 "무지와 가난이 이 땅에 있는 한 이 책 같은 책은 쓸모가 있을 것"이라고 밝히며 시작하고, 1815년부터 1833년까지 파리와 지방을 오가며 다섯 부로 펼쳐집니다. 제1부 팡틴, 제2부 코제트, 제3부 마리우스, 제4부 플뤼메 거리의 서정시와 생드니 거리의 서사시, 제5부 장 발장입니다. ReadGem 앱에도 이 다섯 부가 다섯 권으로 나뉘어 실려 있습니다. 줄거리는 한 사람의 속죄와 사랑을 따라가지만, 그 사이사이에 워털루 전투, 수도원, 파리의 부랑아, 은어, 1830년대의 정치, 하수도의 역사 같은 긴 논설이 끼어듭니다. 위고는 이 여담들을 소설 바깥의 군더더기가 아니라 사회라는 몸의 지층을 보여 주는 단면으로 씁니다.

줄거리

제1부 팡틴 (1): 주교의 집과 도형수

1815년, 일흔다섯 살의 샤를 프랑수아 비앙베누 미리엘이 D——의 주교로 있습니다. 젊어서는 사교계와 연애에 몰두했고 혁명 때 이탈리아로 망명해 아내를 잃은 뒤 사제가 되어 돌아온 사람입니다. 그는 병원 옆의 화려한 주교관을 병자 서른여섯 명에게 내주고 자신은 병원으로 옮기며, 연봉 1만 5천 프랑 가운데 천 프랑만 쓰고 나머지를 신학교와 감옥과 고아와 빈민에게 보냅니다. 사람들은 그를 '비앙베누 예하(환영)'라 부릅니다. 누이 바티스틴과 가정부 마글루아르와 사는 집의 문에는 자물쇠 없이 빗장만 걸려 있고, 산적 크라바트가 휩쓰는 산악 지대에도 호송 없이 갑니다. 임종이 가까운 전 국민공회 의원 G를 찾아가 그의 축복을 구하며 무릎을 꿇고, 만찬에서 유물론을 늘어놓는 원로원 의원은 부드럽게 비꼽니다.

같은 해 10월 초 해질 무렵, 누추한 사내가 D——에 들어섭니다. 노란 통행증 때문에 여관과 선술집에서 쫓겨나고 감옥도 농가도 개집도 그를 받지 않아 "개만도 못하다"고 중얼거리던 그는, 한 부인이 일러 준 대로 주교관의 문을 두드립니다. 19년을 도형장에서 보냈다는 장 발장에게 주교는 자리를 하나 더 차리라 이르고, 과거를 묻지 않은 채 은식기가 놓인 식탁에 앉힙니다. 장 발장은 브리의 가난한 농가 출신으로, 파브롤에서 가지치기를 하며 과부가 된 누이와 일곱 조카를 먹여 살리다 혹독한 겨울에 빵집 유리창을 깨고 빵을 훔쳤습니다. 1795년 징역 5년을 받았고 탈옥을 거듭하며 형이 늘어 19년이 되었습니다. 번호는 24601, 석방되며 손에 쥔 돈은 109프랑 15수였습니다. 새벽 두 시에 눈을 뜬 그는 식탁 위의 은식기가 머리를 떠나지 않아, 잠든 주교의 방을 지나 은식기를 챙겨 정원 담을 넘습니다. 아침에 헌병 셋이 그를 끌고 오자 주교는 그것이 자신이 준 선물이라고 말하고, 두고 간 촛대까지 건네며 정직한 사람이 되겠다는 약속을 일깨웁니다. "너의 영혼을 사서 하느님께 드린다"는 말이었습니다. 들판을 헤매던 장 발장은 사부아 소년 제르베의 40수 은화를 발로 밟은 채 돌려주지 않아 아이가 울며 달아나게 하고, 정신이 돌아오자 아이를 찾아 헤매다 19년 만에 처음 눈물을 흘립니다.

제1부 팡틴 (2): 1817년의 장난, 몽페르메유, 마들렌 시장

1817년 파리의 네 대학생이 연인 넷과 생클루로 소풍을 갑니다. 팡틴은 톨로미에스를 사랑한 착한 아가씨였지만, 하루 종일 먹고 놀던 네 청년은 "깜짝 선물"이라며 편지 한 장만 남기고 툴루즈행 마차로 사라집니다. 편지에는 식사 값은 치렀다는 추신이 붙어 있었고, 팡틴에게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1818년 봄 팡틴은 일자리를 구하려 고향 M. sur M.로 가는 길에, 몽페르메유 테나르디에 부부의 식당에 딸 코제트를 맡기고 한 달 7프랑을 약속합니다. 부부는 아이를 넝마 차림의 하녀로 부리면서 돈을 7프랑에서 15프랑까지 올려 가며 요구합니다.

한편 M. sur M.에서는 1815년 말 낯선 사내가 와서 흑옥 모조품 제조법을 개량해 지역 전체를 부유하게 만들었습니다. 마들렌 영감은 공장을 세워 남녀 작업장을 나누고 병상과 학교와 무료 진료소를 마련했으며, 훈장도 시장 임명도 사양하다가 1820년 시장직을 받아들입니다. 그를 의심하는 사람은 경찰 자베르 하나입니다. 짐수레에 깔린 노인 포슐레방을 마들렌이 등으로 들어 올려 구하자, 자베르는 그만한 힘을 가진 사람은 툴롱 감옥의 죄수 하나뿐이라고 말합니다. 팡틴은 마들렌의 공장 여공이 되었지만, 참견하기 좋아하는 빅투르니앙 부인이 코제트의 존재를 캐내 해고됩니다. 테나르디에 부부가 아이가 아프다며 돈을 요구할 때마다 팡틴은 머리카락과 앞니 두 개를 팔고, 끝내 몸을 팔기에 이릅니다. 1823년 1월 눈 오는 밤, 한량 바마타부아가 그녀의 등에 눈을 쑤셔 넣자 팡틴이 얼굴을 할퀴고, 자베르가 그녀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합니다. 때마침 나타난 마들렌이 석방을 명하고 "가장 높은 법은 양심"이라고 말하며 빚을 갚고 코제트를 데려오겠다고 약속합니다.

제1부 팡틴 (3): 샹마티외 사건과 팡틴의 죽음

마들렌은 팡틴을 자기 집 병실에서 수녀들에게 맡깁니다. 그때 자베르가 찾아와 파면을 청합니다. 6주 전 시장님이 장 발장이라고 파리에 밀고했지만, 진짜 장 발장이 아라스에서 붙잡혔다는 것입니다. 사과 도둑으로 잡힌 샹마티외 영감을 옛 동료 죄수 브레베, 셰닐디외, 코슈파이유가 장 발장이라고 알아보았습니다. 마들렌은 장 발장 본인입니다. 그는 밤새 머릿속의 폭풍과 싸웁니다. 침묵하면 샹마티외가 대신 형을 받고, 나서면 팡틴과 수많은 노동자가 무너집니다. 그는 틸버리를 빌려 아라스로 달립니다. 에스댕에서 바퀴가 부서지는 등 길이 몇 번 막히지만 열네 시간 끝에 아라스에 닿아, 샹마티외의 파멸이 확실해지는 순간 "브레베! 셰닐디외! 코슈파이유! 나를 보라!"고 외칩니다. 그는 세 죄수에게 몸의 표지를 짚어 증명하고 법정을 걸어 나갑니다. 머리는 한 시간 만에 하얗게 세어 있었고, 샹마티외는 무죄 석방됩니다.

새벽에 병실로 돌아온 그에게 팡틴은 먼저 "코제트는요?"라고 묻습니다. 의사가 아이가 곁에 있다고 둘러대는 사이 팡틴의 눈이 방 반대편을 향합니다. 자베르가 서 있습니다. 마들렌이 사흘만 기다려 달라고 청하지만 자베르는 그의 멱살을 잡고 "시장님은 없다, 도형수 장 발장이 있을 뿐"이라고 외칩니다. 코제트가 없다는 것을 안 팡틴은 경련하다 숨을 거둡니다. 장 발장은 쇠막대로 자베르를 막아선 채 팡틴의 귀에 무언가 속삭이고 눈을 감겨 줍니다. 그는 시립 감옥에 갇히지만 창살을 부수고 탈옥해 방에서 은촛대를 챙기고, 추격해 온 자베르에게 한 번도 거짓말을 한 적 없는 심플리스 수녀가 "혼자냐"는 물음에 "네"라고 답합니다. 팡틴은 공동 구덩이에 묻힙니다.

제2부 코제트 (1): 워털루와 몽페르메유의 크리스마스

제2부는 1861년 5월 한 여행자가 우구몽 농장을 지나 워털루 전장에 서는 장면으로 열리며, 위고가 책의 한 편을 통째로 이 전투에 씁니다. 밤새 내린 비 때문에 포병이 늦어져 전투는 오전 11시 35분에야 시작되고, 오후에 영국군은 위기에 몰립니다. 나폴레옹은 쾌활했지만 전장 아래에 숨은 오앵의 움푹한 길을 몰랐고, 네가 이끈 흉갑기병 삼천오백이 고원 위로 솟구친 순간 그 구덩이가 발밑에 입을 벌립니다. 프로이센의 블뤼허가 도착하고 근위대가 무너지자 패주 속에서 마지막 방진을 이끈 캄브론이 항복 요구에 거친 한마디로 답합니다. 위고는 이를 두고 워털루의 승자는 캄브론이라 말하고, 나폴레옹의 몰락은 사람이 아닌 신의 뜻이라고 선언합니다. 그 밤 시체를 뒤지던 사내가 아직 살아 있던 흉갑기병 장교의 시계와 지갑을 챙기고 그를 끌어냅니다. 장교의 이름은 퐁메르시, 사내의 이름은 하사 테나르디에였습니다.

1823년 7월 신문은 마들렌이 전과자 장 발장임이 밝혀져 툴롱에 다시 갇혔고 사형이 종신형으로 감형되어 번호가 9430번이 되었다고 보도합니다. 마들렌이 사라진 M. sur M.의 공장은 폐허가 되고 가난한 이들은 일자리를 잃습니다. 오리온호가 수리를 위해 툴롱에 들어온 어느 날, 돛대에 매달려 위험에 빠진 수병을 한 종신 도형수가 구해 낸 뒤 바다에 떨어져 사라지고, 신문은 장 발장의 익사를 전합니다. 같은 해 성탄 전야의 몽페르메유에서 여덟 살 코제트는 물이 떨어진 여관을 위해 어두운 숲 샘으로 양동이를 들고 나가고, 장난감 가게의 큰 인형을 넋 놓고 바라봅니다. 컴컴한 숲에서 아이의 양동이를 대신 들어 준 사람은 노란 외투의 백발 사내, 장 발장입니다. 그는 여관에서 코제트에게 인형을 사 주고, 천오백 프랑을 요구하는 테나르디에에게 돈을 건네 아이를 데려갑니다. 쫓아온 테나르디에가 팡틴의 서명이 든 쪽지 앞에서 더 많은 돈을 요구하지만 장 발장은 굵은 몽둥이를 들고 코제트와 숲으로 사라집니다.

제2부 코제트 (2): 고르보 집, 추격, 수녀원

장 발장은 파리 병원 대로 변두리의 허름한 고르보 집에 코제트를 데려가 아버지로서의 삶을 시작합니다. 스물다섯 해 동안 아무것도 사랑해 보지 못한 그의 마음에 어머니 같은 사랑이 깨어나지만, 적선하는 거지라는 소문 속에서 자베르가 그를 알아봅니다. 그는 달밤의 파리를 지그재그로 달아나 오스테를리츠 다리를 건너고 막다른 골목에서 코제트를 밧줄로 끌어올려 담 너머 정원으로 넘어갑니다. 그곳은 밤마다 영원한 경배의 기도가 이어지는 프티 피크푸스 수녀원이었고, 정원사는 무릎에 방울을 단 포슐레방, 곧 장 발장이 수레에서 구해 준 그 노인이었습니다. 포슐레방은 은인을 동생으로, 코제트를 조카로 받아 달라고 수녀원장을 설득하지만, 들어온 사람이 몰래 나가야 다시 정식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장 발장은 관청이 보낸 빈 관에 들어가 묘지로 실려 나가고, 포슐레방이 인부를 따돌려 그를 무덤에서 꺼낸 뒤 수녀원 문을 다시 두드립니다. 코제트는 장학생으로 입학하고 장 발장은 정원사 보조가 됩니다. 이 대목에서 위고는 수도원이 사회의 혹인지 무한으로 향하는 인간의 광학 기구인지를 길게 따지며, 자발적 결사와 기도의 의미를 옹호하는 한편 강요된 서원의 제도는 비판합니다.

제3부 마리우스 (1): 파리의 아이, 할아버지와 손자, 아버지의 무덤

제3부는 파리의 부랑아를 예찬하는 논설로 시작합니다. 위고는 숲에 새가 있듯 파리에는 아이가 있다고 말하고, 그 아이 가운데 하나로 열한두 살의 가브로슈가 소개됩니다. 가브로슈는 고르보 집에 사는 존드레트 일가의 아들이지만 부모에게 쫓겨나 거리를 집으로 삼은 소년이고, 옆방에는 가난한 청년 마리우스가 삽니다. 마리우스는 마레의 아흔 넘은 왕당파 질레노르망 노인의 손자입니다. 1831년에도 이가 서른두 개 다 남아 지팡이를 휘두르는 이 노인은 쉰 넘은 미혼의 큰딸을 꾸짖으며, 나폴레옹의 대령이었던 사위 퐁메르시를 '가문의 수치'라 불렀습니다. 퐁메르시 대령은 베르농에서 꽃을 가꾸며 지내다 아들 마리우스를 몰래 보려고 생쉴피스 성당 기둥 뒤를 찾곤 했습니다. 1827년 그가 죽고 나서야 마리우스는 아버지가 워털루에서 자신을 구한 하사관 테나르디에를 도우라고 유언했음을 알게 됩니다. 성당 관리인 마뵈프가 들려준 이야기와 도서관의 제정 기록에 마음이 무너진 마리우스는 "황제 만세"를 외치고 공화주의자가 되며, 질레노르망 노인이 나폴레옹의 군대를 도적이라 매도하자 "내 아버지의 아들"이라 답하고 쫓겨납니다.

제3부 마리우스 (2): ABC의 벗들, 뤽상부르, 존드레트의 방

쫓겨난 마리우스는 앙졸라, 콤베페르, 쿠르페이락, 장 프루베르, 보쉬에, 그랑테르 같은 'ABC의 벗들'을 만나 정치와 철학의 소용돌이를 겪다가 방세를 감당하지 못해 고르보 집으로 돌아와 연 700프랑의 번역 일로 가난을 견딥니다. 어느 날 뤽상부르 공원의 벤치에서 백발의 신사와 소녀를 보고, 쿠르페이락이 붙인 '르블랑 씨'와 '라누아르 양'이라는 별명으로 부르다가 반년 만에 아름다워진 그녀와 눈길이 마주친 순간 사랑에 빠집니다. 그러나 부녀가 갑자기 사라지고 마리우스는 겨울을 우울 속에 보냅니다. 위고는 이 대목 사이에 사회 아래 겹겹이 놓인 광산의 비유를 넣고, 가장 낮은 층에 파트롱 미네트라 불리는 패거리가 있다고 소개합니다. 겨울이 깊어진 2월, 마리우스는 벽의 구멍으로 이웃 존드레트의 방을 엿보다가, 거지 편지를 쓰던 존드레트가 찾아온 자선가를 맞아 연극을 벌이는 것을 봅니다. 자선가는 바로 그 신사와 소녀였습니다. 존드레트가 8년 전의 인물을 알아보고 덫을 놓으려 하자 마리우스는 경찰서에 가서 자베르 경감에게 알립니다. 저녁 6시가 되자 가면을 쓴 사내들이 들이닥치고 존드레트는 자신이 테나르디에라고 밝히며 신사를 묶고 20만 프랑을 요구합니다. 마리우스는 아버지의 은인이 이 악당이라는 사실에 무너지고, 신사는 달군 끌로 제 팔을 지져 위협을 비웃습니다. 자베르가 들이닥쳐 일당을 체포하는 사이 신사는 밧줄 사다리로 사라집니다.

제4부 (1): 1832년의 불안, 종달새의 들판, 플뤼메 거리

제4부는 1830년 7월 혁명과 루이 필리프의 시대, 그리고 폭풍 전야의 1832년 봄을 짚는 역사 서술로 시작합니다. 앙졸라는 ABC의 벗들에게 구역을 나누어 준비를 시킵니다. 마리우스는 고르보 집을 떠나 쿠르페이락의 방에 머물며 '종달새의 들판'을 거닐고, 그를 따라 다니는 에포닌이 그 아가씨의 주소를 알려 줍니다. 그곳이 플뤼메 거리의 정원 딸린 별채입니다. 장 발장은 1829년 이 집에 '포슐레방 씨'로 세 들어 코제트와 늙은 하녀 투생과 살았고, 코제트는 어느새 아름다운 처녀로 자랍니다. 뤽상부르에서 서로를 알아본 두 사람은 말 한마디 없이 사랑에 빠지고, 장 발장은 사나운 질투를 느낍니다. 그는 쇠사슬에 묶여 끌려가는 죄수들의 행렬을 코제트와 함께 보며 몸이 얼어붙습니다. 이어 정원 벤치의 돌 밑에서 코제트가 사랑의 단상이 적힌 공책을 발견하고, 어느 저녁 벤치에서 마리우스를 마주합니다. 둘은 처음으로 입을 맞추고 서로의 이름을 묻습니다.

제4부 (2): 정원의 사랑, 은어, 이별의 예고

이 부분에서 위고는 '은어는 비참의 언어'라는 논설을 길게 펼치고, 사회가 가난한 이들에게 교육과 일터를 주어야 한다고 호소합니다. 5월 내내 마리우스는 밤마다 철책 틈으로 들어와 코제트를 만납니다. 6월 3일 밤에는 테나르디에와 패거리 여섯이 집을 털러 왔다가 에포닌이 아버지 앞을 막아서는 바람에 물러납니다. 같은 시각 코제트는 아버지가 일주일 안에 영국으로 간다고 했다며 울고, 마리우스는 할아버지를 찾아가 결혼 허락을 청합니다. 질레노르망은 처음에는 반색했으나 포슐레방이라는 이름과 무일푼인 처녀의 사정을 듣고 거절하고, 애인으로 삼으라는 말에 모욕당한 마리우스는 "당신은 내 아내를 모욕했다"며 떠납니다. 한편 장 발장은 "집을 옮겨라"라는 쪽지를 받습니다.

제4부 (3): 라마르크의 장례와 샹브레리의 바리케이드

1832년 6월 5일, 콜레라가 휩쓴 파리에서 라마르크 장군의 장례 행렬이 불꽃이 되어 폭동이 번집니다. 방아쇠 없는 권총을 든 가브로슈는 거리를 누비고, 앙졸라 일행은 샹브레리 거리의 코린트 술집에 바리케이드를 쌓습니다. 거기서 가브로슈의 귀띔으로 경찰 첩자 자베르가 붙잡혀 기둥에 묶이고, 소요 속에서 한 사내가 문지기를 쏘자 앙졸라는 그를 총살합니다. 마뵈프 노인은 『식물지』가 팔리지 않아 동판을 저당 잡히고 쪽빛 염료 실험에 실패한 뒤 장서를 한 권씩 팔아 끼니를 잇다가, 마지막 책값을 쥔 채 총성을 듣고 넋 나간 걸음으로 길을 나섭니다. 한편 마리우스는 코제트가 떠나 버린 빈 정원 앞에서 죽을 생각으로 바리케이드의 부름을 따라 달려옵니다. 마뵈프 노인이 깃발을 들고 올라가 쓰러지고, 마리우스는 화약통을 쥐고 물러가지 않으면 바리케이드를 날려 버리겠다고 외쳐 공격군을 물리칩니다. 총탄을 대신 맞은 에포닌은 마리우스의 무릎에서 코제트의 편지를 건네며 "당신을 조금 사랑했던 것 같아요"라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둡니다. 마리우스가 쓴 작별 편지는 가브로슈의 손으로 옴므 아르메 거리에 닿고, 장 발장은 그 편지를 읽은 뒤 국민방위군 복장으로 바리케이드를 향합니다.

제5부 장 발장 (1): 바리케이드의 마지막과 자베르

6월 6일, 날이 밝자 파리는 움직이지 않고 군대가 몰려옵니다. 앙졸라는 가족 있는 이들을 돌려보내려 국민방위군 군복 네 벌을 내놓고, 장 발장이 다섯째 군복을 던집니다. 그는 싸우지 않고 매트리스로 포도탄을 막고 지붕 위 소방수의 투구를 쏘아 날려 버릴 뿐 사람을 죽이지 않습니다. 자베르를 처형하는 일을 자청한 그는 홀로 남은 자베르를 끌고 나가 결박을 끊고 "당신은 자유"라며 자신의 주소를 알려 줍니다. 가브로슈는 탄약통을 모으러 바리케이드 밖으로 나갔다가 총탄을 맞고 노래를 이어 가다 숨집니다. 마지막 돌격이 들이닥쳐 바리케이드는 무너지고, 코린트 안에서 앙졸라는 홀로 서서 팔짱을 끼고, 깨어난 그랑테르가 "공화국 만세"를 외치며 곁에 서고 두 사람은 총살당합니다. 부상당해 쓰러진 마리우스를 업은 장 발장은 쇠창살을 들어 올려 하수도로 내려갑니다.

제5부 장 발장 (2): 하수도, 자베르의 밤, 두 사람의 결혼

이 대목에서 위고는 파리가 해마다 막대한 비료를 하수도로 바다에 버린다고 지적하고, 하수도를 탐사한 브루노소를 기립니다. 장 발장은 어둠 속에서 순찰대의 붉은 등불을 피하고, 폭우로 바닥이 꺼진 퐁티스에서 마리우스를 머리 위로 치켜든 채 진창에 잠기며 겨우 건넙니다. 마침내 닿은 출구는 자물쇠 잠긴 쇠창살이었고, 그때 어둠 속에서 나타난 사내가 반씩 나누자며 문을 열어 줍니다. 그는 테나르디에였으나 장 발장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강가에 서 있던 사람은 자베르입니다. 장 발장은 체포를 받아들이는 대신 마리우스를 집에 데려다 달라고 청하고, 자베르는 말없이 마차를 불러 세 사람이 함께 탑니다. 질레노르망의 집에 마리우스를 내려놓은 뒤 장 발장이 자기 집에 잠깐 들르게 해 달라고 하자 자베르는 말없이 옴므 아르메 거리로 가라고 이르고, 그가 올라간 사이 자리를 뜹니다. 자베르는 센강 난간에 홀로 서서 법과 양심 사이에서 신념이 무너지는 고통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마리우스는 넉 달의 열병 끝에 살아나고, 질레노르망은 결혼을 승낙합니다. 장 발장은 숲에 묻어 두었던 돈 58만 4천 프랑을 코제트의 몫으로 내놓고, 1833년 2월 16일에 결혼식이 치러집니다. 잔치 도중 장 발장은 아픈 손을 핑계로 자리를 뜨고, 텅 빈 집에서 코제트가 몽페르메유를 떠날 때 입던 검은 상복을 펼쳐 놓고 밤새 입을 맞추며 흐느낍니다. 이튿날 그는 마리우스를 찾아 자신이 전과자이며 코제트의 아버지가 아니라는 것, 돈은 맡겨진 돈이라는 것을 털어놓습니다. 마리우스는 충격에 그를 집에서 멀리하기로 하고, 장 발장은 아래층의 눅눅한 방으로 쫓기다 끝내 발길을 끊습니다. 마지막 몇 달 그는 코제트가 사는 거리 모퉁이까지 걸어갔다가 돌아서고, 그 걸음은 날마다 짧아집니다. 앓아누운 그를 두고, 테나르디에가 마리우스를 찾아와 장 발장이 도둑이자 살인자라며 비밀을 팔려다 도리어 마리우스에게 진실을 일러 주게 됩니다. 하수도에서 시체처럼 마리우스를 업고 나온 사람이 바로 장 발장이었다는 사실이 그제야 드러납니다. 마리우스와 코제트가 마차로 달려갔을 때 그는 촛대에 불을 켠 방에서 코제트에게 어머니 이름 팡틴을 알리고, 서로 사랑하라고 당부한 뒤 두 사람의 손 아래서 숨을 거둡니다. 페르 라셰즈의 외진 구석, 이름 없는 돌 위에는 연필로 쓴 네 줄 시가 비와 먼지에 지워져 갑니다. 그는 천사를 잃자 죽었다는 시구입니다. 끝에는 위고가 이탈리아 출판인 다엘리에게 보낸 편지가 붙어 있습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자물쇠 없는 집의 주교

소설은 주인공이 아닌 주교의 열네 장으로 열립니다. 위고는 교리를 따지지 않고, 사람이 사람에게 해야 할 일의 기준을 한 인물에게 세웁니다. 그의 집 문은 빗장만 걸려 있고, 성경 여백에는 이런 메모가 적혀 있습니다.

Do not inquire the name of him who asks a shelter of you.

쉼터를 청하는 이의 이름을 묻지 말라.

주교의 눈에 죄는 개인의 것이기 전에 사회의 것입니다. 산적 크라바트의 소동이 지나간 뒤 그는 이렇게 가르칩니다.

Prejudices are the real robbers; vices are the real murderers.

진짜 도둑은 편견이고, 진짜 살인자는 악덕이다.

창문세를 두고도 법을 향한 날이 서 있습니다.

God gives air to men; the law sells it to them.

하느님은 사람에게 공기를 주는데, 법은 그것을 판다.

그렇다고 그는 죄를 가볍게 보지 않습니다. 윤리는 이렇게 간명합니다.

Err, fall, sin if you will, but be upright.

잘못하고 넘어지고 죄를 짓더라도 올곧게 살아라.

2. 은촛대와 영혼의 값

장 발장이 주교의 집에 닿기까지의 길은 여관, 감옥, 개집을 차례로 지나며 사람이 어디까지 밀려날 수 있는지를 보여 줍니다. 그 끝에서 그는 이렇게 내뱉습니다.

“I am not even a dog!”

“나는 개만도 못해!”

주교의 환대에는 질문도 훈계도 없고, 퐁탈리에 치즈 공동 낙농장 이야기를 손님에게 들려주는 평범한 식탁이 있을 뿐입니다. 그 원칙은 이 한 문장에 담겨 있습니다.

No one is at home here, except the man who needs a refuge.

이 집에는 피난처가 필요한 사람 말고는 주인이 없다.

은식기를 훔친 장 발장이 헌병에게 끌려오자 주교는 그것이 자신이 준 선물이라고 말하고, 오히려 촛대를 건넵니다. 이 대목에서는 법의 사실보다 한 사람을 살리는 선의가 앞섭니다.

you no longer belong to evil, but to good.

너는 더 이상 악이 아니라 선에 속한다.

It is your soul that I buy from you;

내가 너에게서 사는 것은 너의 영혼이다.

구원을 돈의 언어로 말한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은식기와 촛대를 내주고 영혼을 산다는 말은 값을 치르는 쪽이 가진 것을 내놓는 거래이고, 장 발장은 이후 평생 그 값에 걸맞게 살려고 애씁니다.

3. 빵 한 덩이와 19년

위고는 장 발장의 과거를 한 줄의 통계로 두지 않습니다. 가지치기를 하던 농부는 도형장에서 번호가 되었고, 족쇄를 받으며 울던 그가 되풀이한 말은 하나였습니다.

“I was a tree-pruner at Faverolles.”

“나는 파브롤에서 가지치기를 하던 사람이었어.”

도형장 안에서 그는 먼저 자신을 재판하여 잘못을 인정하지만, 이어 형벌이 죄보다 무거웠다고 판단해 사회를 단죄합니다. 남은 무기는 하나뿐입니다.

He had no other weapon than his hate.

그에게는 증오 말고 다른 무기가 없었다.

석방도 해방이 아닙니다. 노란 통행증은 어디서든 그를 쫓아냅니다.

Liberation is not deliverance.

석방은 해방이 아니다.

주교의 집을 나온 직후에도 그는 소년의 은화를 밟고 돌려주지 않습니다. 증오가 몸에 밴 이가 선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단번이 아니고, 소년을 찾아 헤매다 터진 울음이 그 첫 증거입니다.

It was the first time that he had wept in nineteen years.

19년 만에 처음으로 그는 울었다.

4. 마들렌의 도시와 팡틴의 추락

마들렌은 속죄를 노동으로 증명한 사람입니다. 그는 흑옥 산업을 일으켜 도시를 먹여 살리고, 쐐기풀을 두고 이렇게 말합니다.

there are no such things as bad plants or bad men.

나쁜 풀도 나쁜 사람도 없다.

그러나 선의로 세운 제도에도 구멍이 있습니다. 여공 작업실을 맡은 노부인이 시장의 이름으로 팡틴을 해고하자 팡틴은 호소할 곳이 없고, 테나르디에의 요구에 머리카락과 앞니를 팝니다. 머리카락을 팔며 하는 말이 이 장면의 핵심입니다.

I have clothed her with my hair.

내 머리카락으로 그 애를 입혔어요.

위고는 팡틴의 이야기를 개인의 타락이 아니라 사회의 거래로 읽습니다. 팡틴이 몸을 팔게 되는 대목에서 그의 문장은 직설적입니다.

It is society purchasing a slave.

그것은 사회가 노예를 사들이는 것이다.

She has become marble in becoming mire.

그녀는 진창이 되면서 대리석이 되었다.

이 장들에는 작은 되갚음의 씨앗도 심겨 있습니다. 마들렌이 수레 밑에서 구해 낸 포슐레방은 훗날 막다른 골목의 수녀원 담 안에서 장 발장과 코제트를 받아 주는 사람이 됩니다. 한 사람의 선행이 모두에게 힘과 용기를 준다는 말은 이 책에서 비유가 아니라 구조입니다.

5. 자베르, 법으로 만들어진 사람

자베르는 감옥에서 태어나 권위를 숭배하게 된 사람입니다. 위고는 그를 이렇게 그립니다.

Javert, serious, was a watchdog; when he laughed, he was a tiger.

자베르는 진지하면 번견이었고, 웃으면 호랑이였다.

그는 악인이 아닙니다. 팡틴을 연행한 자리에서 마들렌이 석방을 명하자 법을 내세워 맞서고, 이 장면에서 두 사람의 윤리가 정면으로 부딪칩니다.

the highest law is conscience.

가장 높은 법은 양심이다.

자베르의 논리에는 일관성이 있습니다. 파면을 청하는 자리에서도 그는 힘없는 여자를 시민에 맞서 감싸는 것은 사회를 흐트러뜨리는 거짓 친절이라고 말하며, 친절과 올바름을 구분합니다.

it is very easy to be kind; the difficulty lies in being just.

친절하기는 아주 쉽다. 어려운 것은 올바르기다.

그래서 장 발장을 붙잡는 순간의 환희가 오히려 섬뜩합니다. 위고는 신념이 오류에 쓰일 때 선이 악이 된다고 짚습니다.

No human sentiment can be as terrible as joy.

어떤 인간의 감정도 기쁨만큼 무서울 수는 없다.

6. 두개골 속의 폭풍

제1부의 정점은 마들렌이 샹마티외 대신 자신을 밀고할지를 두고 밤새 싸우는 장입니다. 위고는 양심의 내부가 바다와 하늘보다 장대하다고 말하고, 질문을 두 갈래로 세웁니다.

Should he remain in paradise and become a demon?

낙원에 남아 악마가 되어야 하는가?

Should he return to hell and become an angel?

지옥으로 돌아가 천사가 되어야 하는가?

어느 쪽을 택해도 대가가 따르는 선택입니다. 그가 법정으로 가는 길은 장애물이 이어지는 길이고, 그는 그것을 섭리가 길을 막아 준다고 느끼며 숨을 돌립니다. 그래도 법정에서는 도형장이 사람을 만든다는 호소가 터져 나옵니다.

I was a block of wood; I became a firebrand.

나는 나무토막이었는데 불붙은 장작이 되었다.

the galleys make the convict what he is; reflect upon that, if you please.

도형장이 죄수를 죄수로 만든다. 그것을 생각해 보시오.

7. 워털루: 하느님이 지나가셨다

제2부의 첫 편은 줄거리에서 한 걸음 물러난 전투 이야기입니다. 위고는 전투를 지도와 기하학이 아닌 폭풍으로 그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 전투의 안개 속에서 이야기를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없고, 그래서 이런 선언이 나옵니다.

Geometry is deceptive; the hurricane alone is trustworthy.

기하학은 속이고, 믿을 것은 폭풍뿐이다.

나폴레옹을 쓰러뜨린 것은 웰링턴도 블뤼허도 아니라 뜻밖의 구덩이와 한 양치기의 안내였고, 위고는 그것을 인간 너머의 힘으로 읽습니다.

Waterloo is the hinge of the nineteenth century.

워털루는 19세기의 경첩이다.

God has passed by.

하느님이 지나가셨다.

위고가 마지막 방진을 지킨 캄브론을 승자로 꼽는 대목도 같은 맥락입니다. 승패가 아니라 죽음 앞에서 보인 태도가 역사의 몫이라는 뜻입니다.

The winner of Waterloo was Cambronne.

워털루의 승자는 캄브론이었다.

전쟁과 역사의 우연을 다룬 대작으로는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와 나란히 읽어 볼 만합니다.

8. 종달새와 인형

코제트의 어린 날은 이 소설에서 가장 조용한 비참입니다. 테나르디에 부부의 식당은 마을의 중심이자 아이의 감옥이며, 새벽 거리를 쓰는 아이에게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Only the little lark never sang.

작은 종달새만은 한 번도 노래하지 못했다.

위고는 테나르디에 부부의 여관에서 코제트가 처한 처지를 이렇게 비유합니다.

a mouse in the service of an elephant

코끼리를 섬기는 생쥐

양동이를 든 아이가 장난감 가게의 큰 인형을 바라보는 대목과, 장 발장이 그 인형을 사 주는 대목은 이 비참한 장의 유일한 빛입니다. 인형을 안은 코제트가 장 발장과 파리로 떠나는 모습은, 아이의 놀이와 어머니의 사랑이 한 줄로 이어져 있다는 위고의 관찰과 맞닿습니다.

The first child is the continuation of the last doll.

첫 아이는 마지막 인형의 연속이다.

Poor old man, with a perfectly new heart!

가엾은 노인, 이제 막 새로 생긴 마음을 가졌구나!

9. 불가능한 곳의 안전

쫓기던 부녀가 떨어진 곳은 벽 높은 수녀원입니다. 정적과 단식과 영원한 경배가 가득한 이곳이 위고에게는 장 발장이 가장 안전해지는 곳이 됩니다.

To dwell in an impossible place was safety.

불가능한 곳에 사는 것이 곧 안전이었다.

그러나 위고는 수도원 제도에는 날카롭습니다. 강요된 서원으로 지탱되는 제도를 사회의 병으로 보고 이렇게 못 박습니다.

Whoever says cloister, says marsh.

수도원을 말하는 자는 늪을 말한다.

하지만 사람이 스스로 선택한 기도에는 존경을 바칩니다. 기도는 밖의 무한과 안의 무한을 잇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Folded arms toil, clasped hands work.

팔짱 낀 팔도 일을 하고, 모은 손도 일한다.

수녀들의 속죄에 장 발장이 마음이 꺾여 눈물 흘리는 장면은, 이 책이 종교를 보는 방식을 압축합니다. 죄를 지은 자들의 속죄 곁에 죄 없는 여인들의 대신 속죄가 있다는 것입니다.

The most divine of human generosities, the expiation for others.

인간의 관대함 가운데 가장 신성한 것, 남을 위한 속죄.

10. 파리의 아이와 가난한 청년

제3부는 아이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위고는 파리의 부랑아를 나라의 영예이자 병이라 부르며, 치료약은 교육이라고 말합니다.

Paris has a child, and the forest has a bird

숲에 새가 있듯 파리에는 아이가 있다.

the gamin is a being who amuses himself, because he is unhappy

부랑아는 불행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즐겁게 하는 존재다.

이 아이들의 쓸쓸함은 디킨스가 그린 런던의 고아들, 곧 올리버 트위스트의 세계와 닮았습니다. 이 도시의 아이가 가브로슈로 이어집니다. 그 곁에서 청년 마리우스는 아버지의 이름으로 정치를 새로 배웁니다.

It means that I am the son of my father.

그것은 제가 제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뜻입니다.

할아버지와 갈라선 뒤 마리우스는 가난을 덕으로 삼습니다. 빚지느니 굶고, 친구가 준 초록 코트는 밤에만 입어 검게 보이게 합니다.

A debt was, to him, the beginning of slavery.

그에게 빚은 노예살이의 시작이었다.

마리우스를 쫓아낸 질레노르망도 단순한 악역은 아닙니다. 그는 4년 동안 손자를 기다렸고, 대신 불러들인 창기병 테오둘에게는 끝내 정을 붙이지 못하며, 속으로 앓으면서도 먼저 손을 내밀지 못합니다. 노인의 고집과 청년의 자존심이 서로를 놓치는 이 부자간의 어긋남은 소설 후반의 행복한 결말을 더 뭉클하게 만드는 바탕입니다.

11. ABC의 벗들

위고는 혁명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의 모임을 인물 하나하나로 그립니다. 앙졸라는 흔들림 없이 곧은 지도자입니다.

He was the marble lover of liberty.

그는 자유를 사랑하는 대리석 같은 연인이었다.

모임의 세 축은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Enjolras was the chief, Combeferre was the guide, Courfeyrac was the centre.

앙졸라는 지도자였고, 콤베페르는 길잡이였고, 쿠르페이락은 중심이었다.

마리우스가 나폴레옹의 영광을 열변으로 찬양하자, 콤베페르는 짧은 한마디로 그 열기를 식힙니다. 영광보다 자유가 문제라는 것입니다. 앙졸라도 같은 자리에서 나폴레옹이 아닌 프랑스를 말합니다.

“To be free,” said Combeferre.

“자유로워지는 것.” 콤베페르가 말했다.

France is great because she is France.

프랑스는 프랑스이기 때문에 위대하다.

12. 뤽상부르의 눈길과 아래의 광산

마리우스의 사랑은 대단한 사건 없이 시작합니다. 벤치의 소녀가 반년 만에 아름다워진 모습으로 눈을 들었고, 위고는 그 순간을 이렇게 요약합니다.

A glance is a spark.

눈길 하나가 불꽃이다.

이름을 안 뒤에도 마음은 채워지지 않고, 손수건에 새겨진 두 글자로 지은 이름은 그의 허기를 키울 뿐입니다.

Appetite grows with loving.

식욕은 사랑하면서 자란다.

이 로맨스 직후에 위고의 광산 비유가 이어집니다. 사회 아래에는 별 같은 눈을 가진 선구자들의 갱도가 있고, 가장 깊은 층에는 눈빛 없는 이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론은 간단합니다.

The only social peril is darkness.

사회의 유일한 위험은 어둠이다.

Light up society from below.

사회를 아래에서부터 밝혀라.

13. 존드레트의 방, 에포닌

마리우스가 벽의 구멍으로 이웃을 엿보는 장면에서 위고는 변명을 달아 둡니다. 연민에는 호기심이 따르고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Commiseration has, and should have, its curiosity.

연민에는 호기심이 있고, 또 있어야 한다.

구멍 너머에서 존드레트는 자선가를 위해 연극을 준비하고, 딸이 유리창을 깨서 다치자 오히려 잘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함정이 열리고 가면 뒤의 이름이 밝혀집니다.

My name is not Fabantou, my name is not Jondrette, my name is Thénardier.

내 이름은 파방투가 아니고 존드레트도 아니다. 내 이름은 테나르디에다.

이 악당의 큰딸 에포닌은 아버지의 소굴에서 자랐으면서도 마리우스를 돕는 쪽에 섭니다. 마뵈프 노인의 정원에 맨발로 나타나 마리우스가 있는 곳을 묻던 날, 그녀는 스스로를 이렇게 부릅니다.

I am the devil, but that’s all the same to me.

나는 악마예요, 하지만 상관없어요.

바리케이드에서 마리우스를 향한 총구를 손으로 막고 쓰러진 그녀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I believe that I was a little bit in love with you.

내가 당신을 조금 사랑했던 것 같아요.

14. 정원의 사랑, 은어의 어둠

제4부의 중심에는 플뤼메 거리의 정원이 있습니다. 위고는 반세기 가까이 버려진 정원을 보며 우주에 작은 것은 없다고 논하고, 벌레 하나와 별 하나가 같은 저울 위에 있다고 합니다.

Nothing is small, in fact

실로 작은 것은 없다.

장 발장에게 그 정원은 코제트와의 평생을 약속하는 곳입니다. 그는 하녀 투생에게 자신이 주인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I am a much better thing than the master, I am the father.

나는 주인보다 훨씬 나은 것, 아버지다.

그 사이에 위고는 은어에 관한 논설을 끼워 넣습니다. 소설에서 은어를 쓰는 일이 추하다는 비난에 맞서, 은어는 비참이 사회와 싸우려고 만든 전투의 언어라고 변호합니다.

It is the language of wretchedness.

그것은 비참의 언어다.

The real human division is this: the luminous and the shady.

진짜 인간의 구분은 이것이다. 밝은 자와 그늘진 자.

빛과 그늘의 구분은 행복한 자와 불행한 자의 구분이 아닙니다. 교육이 곧 불을 켜는 일이라는 결론이 이어집니다.

15. 가브로슈와 바리케이드

가브로슈는 이 소설에서 가장 밝은 인물이면서 가장 슬픈 인물입니다. 그는 자기 동생인 줄도 모른 채 길 잃은 두 아이를 바스티유의 코끼리상 속에 재우고, 바리케이드에서는 탄약통을 모으러 총알 속으로 나갑니다. 병사들이 쏘아 대는 가운데 그는 이렇게 큰소리칩니다.

They are killing my dead men for me.

저들이 나 대신 내 시체들을 죽여 주고 있어.

이 용기는 절망 속에서 나옵니다. 민중이 움직이지 않아 바리케이드가 버려졌다는 앙졸라의 보고가 끝나자, 이름 모를 작업복 차림의 사내가 외칩니다.

Citizens, let us offer the protests of corpses.

시민들이여, 시체의 항의를 바칩시다.

이어 앙졸라는 죽음을 앞두고 미래를 말합니다. 기관차가 히드라를 이기고, 자유는 자기 자신에 대한 주권이며, 평등의 기관은 무상 의무교육이라는 연설이었습니다.

Citizens, the nineteenth century is great, but the twentieth century will be happy.

시민들이여, 19세기는 위대하지만 20세기는 행복할 것입니다.

바리케이드 위의 죽음은 인물마다 얼굴이 다릅니다. 가난에 지친 마뵈프 노인은 총탄 속에서 깃발을 받아 들고 계단을 올라가 쓰러지고, 에포닌은 마리우스를 겨눈 총구를 손으로 막고 쓰러집니다. 앙졸라는 눈가리개를 거절한 채 팔짱을 끼고 서고, 하루 종일 술에 취해 있던 그랑테르는 총소리가 아닌 정적에 깨어나 그 곁에 섭니다. 위고는 이 장면을 영웅주의가 괴물이 된 모습이라고도 적습니다. 찬양과 연민이 한 문장 안에 있습니다.

위고는 이 봉기가 성공할 수 없음을 알고도 그 실패를 순교로 읽습니다. 민중이 아직 무르익지 않은 때의 봉기를 변호하면서, 진보는 인류의 존재 방식이고 패배한 순교자가 승자보다 숭고하다고 말합니다.

16. 하수도와 자베르의 밤

바리케이드가 무너진 뒤 장 발장이 내려간 하수도는 사회의 가장 낮은 곳입니다. 위고는 이 어둠을 한 문장으로 규정합니다.

The sewer is the conscience of the city.

하수도는 도시의 양심이다.

장 발장은 마리우스를 업고 진창과 어둠을 지나며, 지옥의 한 고리에서 다음 고리로 떨어지는 듯한 길을 갑니다. 이 여정은 앞서 제2부의 관 속 탈출과 겹쳐, 죽음의 자리에서 살아 돌아오는 구조를 되풀이합니다.

Jean Valjean had fallen from one circle of hell into another.

장 발장은 지옥의 한 고리에서 다른 고리로 떨어졌다.

쇠창살 앞에서 장 발장을 구하는 사람이 하필 테나르디에라는 점이 이 대목의 아이러니입니다. 열쇠를 가진 그는 장 발장을 마리우스를 죽인 자로 여겨 30프랑을 챙기고 마리우스의 옷자락을 몰래 찢어 낸 뒤 문을 열어 줍니다. 위고는 이를 섭리가 끔찍한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라 말하고, 이 찢어진 옷자락은 마지막 부분에서 마리우스가 진실을 알게 되는 계기로 돌아옵니다.

그 길의 앞뒤에 자베르가 있습니다.

바리케이드에서 장 발장은 결박된 자베르에게 복수하라는 말을 듣고 칼로 줄을 끊어 줍니다.

“Take your revenge.”

“복수하라.”

하수도 끝에서 다시 만난 자베르는 장 발장의 청을 받아들여 마리우스를 질레노르망의 집까지 데려다 주고, 집에 들르게 해 달라는 청까지 들어준 뒤 그를 놓아줍니다. 그 뒤 센강 난간에서 자베르가 겪는 일은 평생 법만 믿던 사람의 내면이 무너지는 과정입니다. 자신이 놓아준 사람이 자신을 살려 주었다는 사실 앞에서 그는 이렇게 묻습니다.

So there is something beyond duty?

그러면 의무 너머에 무언가가 있다는 말인가?

그는 이 물음에 답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위고는 그 장면에서 방법을 묘사하지 않고, 법과 양심 사이에서 신념이 무너지는 고통을 비춥니다. 법과 양심이 갈라지는 자리에 선 인물은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과 나란히 읽어도 좋습니다.

17. 결혼, 고백, 그리고 마지막

제5부의 후반은 행복한 결혼식과 장 발장의 고백, 쓸쓸한 퇴장입니다. 결혼식 날 밤 장 발장은 빈 집에서 코제트의 검은 옷에 입을 맞추며 평생의 싸움을 한 번 더 치르고, 그 싸움의 끝에서 침묵을 거부합니다. 그의 결론은 이 한 문장에 담겨 있습니다.

There is a silence which lies.

거짓말이 되는 침묵이 있다.

이튿날 마리우스 앞에서 그는 자신이 전과자라고 밝히며 이름을 훔쳐 얻은 행복은 누릴 수 없다고 말합니다. 위고는 이를 양심의 각성이라 부르고, 장 발장은 스스로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I am a galley-slave who obeys his conscience.

나는 양심에 복종하는 도형수입니다.

그러나 이 고백은 그를 코제트에게서 멀어지게 합니다. 아래층 방, 존댓말, 치워진 의자로 이어지는 몇 번의 작은 후퇴는 이 책에서 가장 조용한 비극입니다. 숨을 거두기 전, 그는 코제트와 마리우스 앞에서 삶과 죽음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It is nothing to die; it is dreadful not to live.

죽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살지 못하는 것이 끔찍하다.

책은 풀에 덮여 이름조차 지워져 가는 묘석 위에서 끝나고, 부록의 편지에서 위고는 이 이야기가 한 나라의 것이 아니라고 선언합니다.

misery has been the garment of the human race

비참은 인류가 입어 온 옷이었다.

18. 이 책을 읽는 방법

『레 미제라블』은 길지만 이야기의 줄기는 한 사람의 선택으로 이어집니다. 제1부의 주교 열네 장과 은촛대, 팡틴의 추락, 아라스 법정까지만 읽어도 한 편의 소설처럼 읽힙니다. 그 뒤로는 줄거리와 논설이 번갈아 나옵니다. 워털루, 수녀원, 은어, 하수도의 긴 대목이 부담스럽다면 그 장들을 건너뛰고 인물의 장면을 먼저 따라가다가, 나중에 돌아와 읽어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제2부의 성탄 전야 숲길, 제3부의 존드레트 방, 제4부의 플뤼메 거리 정원, 제5부의 바리케이드와 하수도는 인물들이 가장 가까이 있는 장면입니다. 다만 위고의 논설에는 이 소설이 무엇을 말하려는지가 가장 분명히 드러납니다. 가난이 사람을 어떻게 만들고, 법이 사람을 어떻게 놓치고, 용서가 사람을 어떻게 일으키는지에 대한 그의 주장이 거기에 있습니다. 한 번에 다 읽기보다 한 부씩 천천히 읽기를 권합니다. 제1부는 주교의 집에서 아라스 법정까지의 단편 한 권처럼, 제2부는 추적과 은신의 모험처럼, 제3부와 제4부는 청춘과 사랑과 혁명의 군상극처럼, 제5부는 속죄의 마지막 시험처럼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소설의 인물들이 서로 다른 부에서 계속 얽히는 방식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테나르디에는 워털루의 시체 사이에서, 몽페르메유에서, 고르보 집에서, 샹브레리 거리의 어둠에서, 하수도 출구에서, 마지막 폭로에서 거듭 나타나 장 발장의 길을 가로막거나 열어 주고, 포슐레방과 마뵈프, 자베르와 에포닌도 한 번 등장하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 우연의 그물이 억지로 느껴질 때는, 인물들이 서로 빚과 은혜로 묶여 있고 그 빚이 한 사람의 양심을 거듭 시험한다는 점을 떠올려 보세요. 도덕적 성장과 구원의 문제는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과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에서도 이어집니다.

ReadGem 앱 소개

ReadGem 앱은 세계 고전을 읽으며 언어를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돕는 다국어 독서 플랫폼입니다.

원문과 번역을 문장별로 나란히 보여 주어 언어 간 표현을 비교할 수 있고, 모든 작품의 모든 문장을 TTS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ReadGem 앱의 서재는 퍼블릭 도메인의 오래 사랑받은 작품을 중심으로 하며, 삽화가 실린 책도 많습니다.

ReadGem 앱은 독자와 함께 번역을 만들어 가는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읽다가 더 나은 표현이 떠오르는 문장을 만나면, 스마트폰에 설치된 AI 앱에 그 문장의 새 번역을 요청하고 결과를 ReadGem에 보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인 제안은 검토를 거쳐, 가장 좋은 것(또는 여러 제안을 합친 것)이 모든 독자가 읽는 번역이 됩니다.

아직 번역이 없는 언어에서는 처음부터 AI와 함께 번역을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번역본이 없다는 이유로 고전을 읽지 못하는 일이 그렇게 줄어듭니다.

『레 미제라블』의 영어 원문을 ReadGem 앱에서 직접 들어 보세요.

모든 문장을 원어 음성으로 따라 들으며 이야기를 귀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ReadGem 앱은 Android와 iOS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