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880년 출간
The Brothers Karamazov
카라마조프 형제들
방탕한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싸고 세 형제와 한 마을이 신과 자유, 죄와 책임이라는 물음에 끝까지 부딪히는 이야기
I most respectfully return Him the ticket.
저는 그분께 입장권을 정중히 돌려 드리겠습니다.
Hurrah for Karamazov!
카라마조프 만세!
한눈에 보기
방탕한 지주 표도르 파블로비치 카라마조프와 세 아들, 열정적인 드미트리(미탸), 냉철한 이반, 수도원의 알료샤. 제1~3권은 장로 조시마의 암자에서 열린 가족 모임이 추문으로 끝나고 아버지와 맏아들이 같은 여인을 두고 부딪치는 과정을, 제4~6권은 이반의 '반역'과 「대심문관」, 조시마의 가르침을 다룬다. 제7~9권은 장로의 죽음 뒤 아버지가 피살되고 미탸가 체포되는 밤을, 제10~12권과 에필로그는 소년들의 이야기, 이반의 파국, 재판과 일류샤의 장례까지를 따라간다. 열일곱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 (Crime and Punishment)
- 이반 투르게네프 『아버지와 아들』 (Fathers and Sons)
-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 (Wuthering Heights)
한 권 요점
The Brothers Karamazov
『카라마조프 형제들』은 러시아 작가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의 마지막 장편으로, 1880년에 책으로 나왔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1821년에 태어나 1881년에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소설은 그가 죽기 직전에 끝낸 작품으로 흔히 말합니다. 책은 4부 12권과 에필로그로 이루어져 있으며, 표면은 존속살해 사건과 재판을 중심에 둔 추리와 법정 이야기이지만, 속은 세 형제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신과 불멸, 자유와 고통, 죄와 책임을 묻는 사상 소설입니다. 감각에 몸을 맡기는 맏이 드미트리, 머리로 세상을 거부하는 둘째 이반, 사랑으로 세상에 들어서는 막내 알료샤가 한 사건의 안과 밖에서 부딪히며, 그 사이에서 조시마 장로의 가르침과 이반의 「대심문관」이라는 두 개의 긴 이야기가 서로를 마주 봅니다.
줄거리
제1권 제1장~제2권 제4장: 한 가족의 역사, 암자의 방문객들
화자는 지주 표도르 파블로비치 카라마조프를 소개합니다. 남의 식탁을 전전하며 아첨으로 살았으면서도 죽을 때는 현금 10만 루블을 남긴, 비굴하고 방탕한 사람입니다. 그는 두 번 결혼했습니다. 첫 아내 아델라이다에게서 얻은 드미트리는 세 살에 버려져 하인 그리고리의 오두막에서 자랐고, 먼 친척 미우소프의 손을 거쳐 여러 집을 전전하다 군인이 됩니다. 성년이 된 뒤 아버지에게서 상속분을 두고 속았다고 의심하는 일이 훗날 파국의 발단으로 암시됩니다. 둘째 아내 소피야는 학대받던 고아로, 이반과 알료샤를 낳고 일찍 죽습니다. 이반은 음울하고 영민한 대학 출신으로 교회 재판권에 관한 논문으로 이름을 얻었고, 막내 알료샤는 스무 살에 이미 수도원의 수련사입니다. 화자는 알료샤를 광신자가 아니라 일찍부터 인류를 사랑한 청년으로 그리고, 영혼과 의지를 맡기는 '장로' 제도와 조시마가 사람의 마음을 꿰뚫는 이로 알려져 있음을 설명합니다. 상속 갈등을 장로 앞에서 풀자는 표도르의 농담 섞인 제안이 받아들여져 가족이 암자에 모입니다.
8월 말, 미우소프와 표도르, 이반이 차례로 도착하고 드미트리는 늦습니다. 표도르는 "진지한 광대"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익살을 늘어놓다 무릎을 꿇고 영생의 길을 묻고, 조시마는 술과 색욕과 돈욕을 삼가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거짓말하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암자 앞 회랑에서는 농촌 여인들이 줄을 섭니다. 세 살배기 아들을 잃고 순례 중인 나스타샤에게 장로는 위로를 거부하되 울며 기억하라고 하고, 남편을 해치려던 생각을 고백하는 여인에게는 사랑으로 모든 것이 속죄된다고 말합니다. 호흘라코프 부인은 병든 딸 리자의 다리가 나아 가는 것을 기적이라 들뜨고, 인류는 사랑하나 이웃은 견디지 못하겠다는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조시마는 꿈속의 사랑보다 행동하는 사랑이 훨씬 가혹하다고 가르칩니다. 리자는 알료샤에게 쪽지를 건네고, 알료샤는 카테리나 이바노브나가 급히 부른다는 말을 전해 듣습니다.
제2권 제5~8장: 그렇게 되기를, 추문의 현장
조시마가 자리를 비운 동안 손님들은 이반의 논문을 놓고 토론합니다. 이반은 교회와 국가의 타협이 일시적이며 국가가 마침내 교회로 변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파이시 신부는 열렬히 지지하며, 조시마는 기계적인 형벌은 사람을 더 악하게 할 뿐이고 양심 속에서 죄를 깨닫는 것만이 참된 벌이라며 "그렇게 되기를"이라 되풀이합니다. 늦게 온 드미트리를 보고 미우소프가 이반이 불멸이 없으면 모든 것이 허용된다고 주장했다고 전하자, 조시마는 그 문제로 괴로워하는 이반의 높은 마음을 축복합니다. 이어 표도르와 드미트리의 싸움이 터집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약혼녀를 두고 다른 여자를 쫓으며 돈을 뜯으려 한다고 비난하고, 아들은 아버지가 그 여자를 두고 질투해 자신을 감옥에 보내려 꾸몄다고 맞섭니다. 드미트리가 "저런 자가 왜 살아 있느냐"고 외치자 조시마는 일어나 그의 발 앞에 이마가 닿도록 절하고 나갑니다.
알료샤는 장로에게서 이제 세상으로 나가 고난을 견디라는 말과 두 형 곁에 있어 주라는 당부를 듣습니다. 신학생 라키틴은 그 절을 집안에서 일어날 범죄를 예감한 연극이라 해석하고, 드미트리와 표도르가 둘 다 그루셴카에게 빠졌으며 이반이 약혼자 카테리나 이바노브나를 노린다고 말합니다. 수도원장의 식사 자리에서 미우소프는 사과하려 하지만, 집으로 가던 표도르가 되돌아와 "나 다시 왔소" 하며 뛰어들어 수도사들을 조롱하고 소동을 일으킵니다. 이반은 마차에 매달리려는 막시모프를 밀쳐 내고, 부자는 돌아오는 길에 한마디도 나누지 않습니다.
제3권 제1~8장: 감각주의자들 (상)
카라마조프가의 낡은 이층집에는 표도르와 이반이 살고, 마당 별채에는 늙은 하인 그리고리와 아내 마르파가 있습니다. 그리고리는 완고하고 청렴하며, 여섯 손가락으로 태어난 아기가 보름 만에 죽은 일을 겪은 사람입니다. 아기를 묻은 이튿날 밤, 마을이 하느님께 사랑받는 존재로 여기던 말 못 하는 백치 여인 리자베타가 정원 목욕실에서 아이를 낳고 숨을 거둡니다. 소문은 표도르를 지목했고, 그리고리는 아기를 거두어 키웁니다. 이 아이가 요리사 스메르댜코프입니다. 한편 알료샤는 카테리나의 쪽지를 받아 가는 길에 이웃 정원의 정자에서 드미트리를 만납니다. 드미트리는 실러의 「환희의 송가」로 고백을 시작해, 카라마조프라서 타락 속에서도 신께 찬가를 올리며 미는 신과 악마가 싸우는 전쟁터라고 말합니다. 이어 그는 방탕했던 젊은 날과, 중위 시절 공금을 잃은 대령의 딸 카테리나에게 5천 루블을 건네고 그녀가 마룻바닥에 큰절하고 달아난 일을 털어놓습니다. 지금 그녀는 정식 약혼자인데 자신은 그루셴카에게 빠졌고, 카테리나가 모스크바로 부치라던 3천 루블 가운데 큰 몫을 모크로에에서 탕진했다고 고백합니다. 그는 아버지가 그루셴카를 위해 3천 루블 봉투를 마련해 두었고 그 사실을 스메르댜코프가 안다고 말하며, 알료샤에게 카테리나에게 작별을 전하고 아버지께 돈을 청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아버지 집에서는 식후 브랜디가 오가는 중입니다. 서술자는 스메르댜코프의 내력을 설명합니다. 고양이를 매달아 장례 놀이를 하던 아이, 곰팡이에서 난 놈이라는 말을 평생 원망한 청년, 모스크바에서 요리를 배워 온 깔끔한 요리사입니다. 그는 신앙을 부인해도 죄가 아니라는 궤변을 늘어놓아 표도르를 기쁘게 하고 알료샤에게는 러시아의 신앙이 아니라는 말을 듣습니다. 표도르는 신이 있는지 두 아들에게 묻고, 이반은 신도 불멸도 없다고, 알료샤는 둘 다 있다고 답합니다. 알료샤의 어머니 이야기가 나오자 알료샤는 어머니와 같은 발작적 울음을 터뜨리고, 이반은 "내 어머니이기도 하다"고 쏘아붙입니다. 그때 드미트리가 뛰어듭니다.
제3권 제9~11장: 감각주의자들 (하)
드미트리는 말리는 그리고리를 쓰러뜨리고 그루셴카가 숨어 있다며 방을 뒤지다, 달려드는 아버지를 밀쳐 얼굴을 걷어차고 아버지의 피를 흘린 것을 뉘우치지 않는다는 저주를 남기고 떠납니다. 이반은 파충류가 파충류를 삼킬 뿐이라 속삭이고, 알료샤가 누가 살 가치가 있는지 정할 권리를 묻자 소망할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고 답합니다. 표도르는 드미트리보다 이반이 더 무섭다고 털어놓습니다. 지친 알료샤는 카테리나의 집에서 환하게 웃는 그녀를 보고 그녀를 잘못 보았다고 느끼고, 곁방에서 나온 그루셴카가 소박하고 아이 같은 얼굴에 고양이처럼 소리 없는 몸짓을 지녔음에 놀랍니다. 카테리나는 열광적으로 그녀의 손에 입을 맞추지만, 그루셴카는 마음이 변한다며 같은 인사를 돌려주지 않아 둘은 격하게 부딪힙니다. 수도원으로 가던 알료샤는 길목에서 드미트리를 만나 그가 모호하게 예고한 '치욕스러운 계획'을 듣고, 암자의 조시마는 위독해 잠들어 있습니다. 알료샤는 장로 곁에 남기로 하고, 리자의 사랑 고백 편지를 읽은 뒤 모두를 지켜 달라고 기도하며 잠듭니다.
제4권 제1~7장: 상처
새벽, 몹시 쇠약해진 조시마는 수도사들과 작별하며 누구나 모든 사람과 모든 일에 책임이 있다고 말합니다. 장로를 적대하는 은수자 페라폰트의 기행이 소개되고, 호흘라코프 부인은 장로가 한 노파의 아들 소식을 예언했다는 '기적'을 알려 옵니다. 알료샤는 멍든 이마를 한 표도르를 찾아갑니다. 표도르는 이반이 드미트리의 약혼녀를 노려 머문다고 헐뜯고, 알료샤 앞에서만 마음을 엽니다. 길가 다리에서 알료샤는 여섯 학생이 홀로 선 창백한 소년에게 돌을 던지는 것을 만납니다. 그 소년은 알료샤에게 "비단 바지 수도사"라 욕하며 돌을 던지고 손가락을 깨물어 피를 내고, 알료샤는 침착하게 무슨 잘못을 했느냐고 물을 뿐입니다. 호흘라코프 부인의 집에서 리자는 그의 상처를 돌보며, 장로가 죽으면 수도원을 나와 결혼하겠다는 알료샤의 말을 놀리는 한편 듣습니다. 응접실에서는 카테리나가 드미트리가 그루셴카와 결혼해도 평생 곁을 지키겠다고 하다가 이반이 내일 모스크바로 떠난다는 말에 "다행"이라고 외치고, 알료샤는 그것이 연극이며 자학이라고 말해 '어린 종교 바보'라 불립니다. 이반은 카테리나가 모욕하는 드미트리를 사랑하는 것이 곧 오만에서 나온 '상처'라는 말을 남기고 나갑니다. 카테리나는 드미트리에게 수염을 잡혀 끌려간 스네기료프 대위에게 200루블을 전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스네기료프의 기울어진 오두막에는 병든 아내, 딸 바르바라, 곱사등이 니나, 열에 들뜬 아들 일루샤가 있고, 일루샤는 알료샤를 보고 "그의 손가락을 물었다"고 외칩니다. 대위는 알료샤를 밖으로 데려가 장터에서 아들이 아버지의 용서를 빌며 드미트리의 손에 입 맞춘 일을 이야기합니다. 그는 돈을 받고 환희하다 갑자기 지폐를 구겨 모래에 던지고 짓밟으며 아들에게 뭐라 말하겠느냐고 울부짖고 달아납니다.
제5권 제1~3장: 약혼, 기타를 든 스메르댜코프, 형제들이 친구가 되다
호흘라코프 집의 리자 방에서 알료샤는 대위가 지폐를 짓밟은 일이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대위는 은인 행세에 모욕을 느꼈고, 자존심을 세운 지금은 내일 용서를 구하며 돈을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리자는 어제의 편지가 진심이었다고 고백하고, 둘은 훗날의 결혼을 약속합니다. 알료샤는 아버지와 형들이 '카라마조프의 원초적 힘' 속에서 스스로를 파멸시키고 있으며 자신도 신을 믿지 못할지 모른다고 처음으로 털어놓습니다. 드미트리를 찾아 정자에 숨은 알료샤는 덤불 너머에서 스메르댜코프가 집주인 딸 마리야 콘드라티예브나에게 기타를 치며 구애하는 소리를 듣습니다. 스메르댜코프는 시는 헛소리라 하고 러시아 전체를 증오한다며 나폴레옹에게 정복당했다면 나았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알료샤가 모습을 드러내자 그는 드미트리가 집안 소식을 캐고 죽이겠다고 두 번 위협했다고 하소연하고, 이반이 시장 광장의 술집에서 만나자고 했다는 전갈을 알려 줍니다. 술집 창가에서는 이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반은 내일 떠나기 전에 서로를 알고 싶었다고 말하고, 삶과 질서에 대한 믿음을 다 잃어도 끈끈한 봄 새잎을 논리와 상관없이 사랑한다고 고백합니다. 이어 신은 받아들이지만 신이 만든 세계는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선언하고, 이유를 곧 설명하겠다고 약속합니다.
제5권 제4~7장: 반역, 대심문관, 이반의 출발
이반은 이웃은 가까이서는 사랑하기 어렵다고 말하며 논의를 어린아이의 고통으로 좁힙니다. 어른은 선악과를 먹었지만 아이는 아직 무죄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신문과 책에서 모은 아이들에 대한 잔혹한 사례들을 들려주고, 알료샤는 어린 소년을 학대한 장군은 "총살당해야 한다"고 중얼거립니다. 이반은 미래의 영원한 조화가 속죄받지 못한 아이의 눈물 위에 선다면 그 조화를 원치 않는다며, 신이 아니라 조화의 입장권을 돌려준다고 말합니다. 한 아이를 고문해야만 인류가 행복해진다면 건축가가 되겠느냐는 물음에 알료샤는 "아니요"라고 답하고,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는 무죄한 분인 그리스도가 있다고 맞섭니다. 이반은 이에 응하듯 자작 산문시 「대심문관」을 들려줍니다. 16세기 에스파냐 세비야, 이단자를 매일 화형에 처하던 때에 그리스도가 말없이 나타나 눈먼 노인을 낫게 하고 죽은 소녀를 일으키자 아흔 살 가까운 대심문관이 그를 체포합니다. 밤에 감옥을 찾은 노인은 광야의 세 유혹, 곧 돌을 빵으로 바꾸기와 성전에서 뛰어내리기, 세상 나라를 얻기를 물리친 것이 인간에게 감당 못 할 자유를 지운 잘못이라고 몰아세웁니다. 약한 인간이 원하는 것은 빵과 경배의 대상, 양심을 맡길 권위이며, 자신들은 이미 그 셋으로 사람들을 순종시켜 아이처럼 행복하게 하고 소수가 선악의 저주를 짊어진다고 주장합니다. 죄수는 대답 대신 노인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 노인은 "다시는 오지 말라"며 그를 내보냅니다. 알료샤는 이 시가 예수를 찬양하는 것이며 대심문관의 비밀은 무신론이라고 말하고, 같은 입맞춤을 이반에게 건넵니다. 이반은 서른이 되면 컵을 던지겠다며 "모든 것이 허용된다"는 말을 철회하지 않습니다.
헤어진 뒤 이반은 아버지 집으로 가며 까닭 모를 우울에 빠지고, 문간의 스메르댜코프가 그 원인임을 깨닫습니다. 스메르댜코프는 내일 긴 간질 발작이 올 것 같고, 표도르가 그루셴카를 기다리며 정한 노크 암호를 드미트리도 안다고 알려 주며, 체르마슈냐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권합니다. 이반은 이상하게 웃으며 내일 아침 모스크바로 가겠다고 말합니다. 밤새 잠들지 못하고 계단에서 아래층 아버지의 기척에 귀 기울인 일을 그는 훗날 평생 가장 비열한 행동으로 기억합니다. 아침에 떠나며 표도르는 체르마슈냐의 숲 매매를 부탁하고, 이반은 마차에서 스메르댜코프에게 체르마슈냐로 가겠다고 말합니다. 스메르댜코프는 똑똑한 사람에게는 말해 볼 가치가 있다고 답합니다. 그러나 이반은 볼로비야역에서 마음을 바꿔 기차를 타고 모스크바로 향하며 "나는 비열한"이라 속삭입니다. 같은 날 스메르댜코프는 지하실 계단에서 쓰러져 발작을 일으킵니다.
제6권 제1~3장: 러시아 수도승, 조시마의 생애와 가르침
알료샤는 죽음이 가까운 줄 알았던 조시마가 밝은 얼굴로 손님들과 담소하는 것을 봅니다. 장로는 형 드미트리를 서둘러 찾아 끔찍한 일을 막으라고 하고, 알료샤가 세상 속의 수도사로 살 것이라 예언합니다. 이하는 알료샤가 기록한 장로의 생애입니다. 북쪽 지방에서 태어난 조시마는 아홉 살에 여덟 살 위 형 마르켈을 잃었습니다. 무신론에 기울었던 형은 폐병으로 죽어 가며 변해, 인생은 낙원이고 모두가 모든 사람 앞에 책임이 있다며 하인과 새들에게 용서를 빌었습니다. 조시마는 사관학교를 거치며 방탕한 청년 장교가 되었다가, 한 아가씨 일로 결투를 신청하는 날 아침 당번병 아파나시를 피투성이로 때린 일이 죄책감으로 되살아나 그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빕니다. 결투장에서 상대의 총알이 뺨을 스치자 자기 총을 숲으로 던지고 사과하고, 수도원에 가겠다고 선언합니다. 그 무렵 존경받는 자선가가 매일 저녁 찾아와 형제애를 이야기하다, 14년 전 한 과부를 살해하고 누명 쓴 하인이 병으로 죽었다는 비밀을 고백합니다. 그는 공개 자백을 하지만 미친 사람 취급을 받고, 죽기 직전에 그날 밤 조시마를 죽이러 돌아왔었다고 털어놓습니다. 조시마는 도시의 비난 속에서 수도원으로 향합니다.
장로의 마지막 가르침은 수도사의 사명에서 시작합니다. 조롱받는 수도사들 가운데 고독 속에서 기도하는 이들이 러시아를 구할 것이며, 욕망을 늘리는 것을 자유라 부르는 세상은 고립과 노예 상태로 끝난다고 그는 말합니다. 구원은 민중의 신앙에서 오고, 주인과 종도 사랑으로 형제가 될 수 있습니다. 기도, 동물과 아이와 만물에 대한 사랑, 모든 이의 죄에 대한 책임, 남을 심판할 수 없다는 당부가 이어지고, 지옥은 사랑할 수 없는 고통이라는 정의가 나옵니다. 조시마는 무릎을 꿇고 땅에 입 맞추며 기쁘게 숨을 거둡니다.
제7권 제1~4장: 부패의 숨결, 양파, 갈릴리의 가나
시신이 암자에 안치되자 기적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오후 세 시 무렵 시신에서 부패 냄새가 나자 소문이 퍼지고, 장로제도를 못마땅해하거나 그를 시기하던 수도사들이 환호하며 그의 가르침을 헐뜯습니다. 페라폰트는 악마를 쫓는다며 난입해 외치고, 알료샤는 울다가 기이한 웃음을 짓고 허락도 없이 암자를 떠납니다. 서술자는 알료샤가 믿음이 약해서가 아니라 너무 커서 괴로웠고, 그가 갈망한 것은 기적이 아니라 '더 높은 정의'였다고 변호합니다. 소나무 숲에 엎드린 그를 라키틴이 발견하고 비웃는데, 알료샤는 하느님에게 반역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세계를 받아들이지 않을 뿐이라고 말하고 소시지와 보드카를 청합니다. 라키틴이 그루셴카에게 가자고 권하자 곧바로 승낙합니다. 라키틴은 성인의 타락을 보려는 심술과 25루블을 노리고 그를 데려갑니다. 그루셴카는 알료샤의 무릎에 앉아 장난하다 조시마의 죽음을 듣고 놀라 내려앉고, 알료샤는 그녀의 연민에 위로받아 '진짜 누이'를 찾았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양파 한 뿌리만 베푼 악한 여인의 전설을 들려주며 자신이 그 여인이라 하고, 오 년 전 자신을 버린 사내를 향한 원한을 고백합니다. 모크로에에서 편지가 오자 그녀는 '그 사내'에게 달려갑니다. 밤에 암자로 돌아온 알료샤는 관 곁에서 가나의 혼인 잔치 대목을 비몽사몽 들으며 꿈을 꿉니다. 일어난 조시마가 자기도 양파 한 뿌리 덕에 이 자리에 왔다며 일을 시작하라고 말합니다. 깨어난 알료샤는 별이 가득한 하늘 아래 땅에 엎드려 입 맞추고 눈물을 쏟은 뒤 굳건한 투사로 일어나, 사흘 뒤 장로의 뜻대로 수도원을 나섭니다.
제8권 제1~8장: 미탸
미탸는 카테리나의 3천 루블을 갚아야 새 삶을 시작할 수 있다고 믿고 돈을 구하러 다닙니다. 그루셴카의 후견인 삼소노프는 숲을 사려는 농부 랴가비를 찾아가 보라고 일러 주는데, 이는 증오와 질투에서 그를 조롱하려는 것이었습니다. 미탸는 40코페이카뿐이라 은시계를 6루블에 팔고 하숙집에서 3루블을 빌려 말을 구해 달려가지만, 랴가비는 취해 자고 있고 깨어나서도 횡설수설하여 속았음을 깨닫습니다. 그루셴카가 삼소노프의 집에서 사라지자 질투가 다시 치솟고, 그는 결투용 권총 한 쌍을 저당 잡힌 뒤 마지막 희망으로 호흘라코프 부인에게 3천 루블을 청합니다. 부인은 금광에 가라고 설득할 뿐 현금은 한 푼도 주지 않고, 미탸는 주먹으로 탁자를 치고 나와 아이처럼 웁니다. 그는 하녀 페냐의 부엌에서 놋쇠 절굿공이를 주머니에 넣고, 그루셴카가 아버지에게 갔으리라 확신해 정원 울타리를 넘습니다. 불 켜진 창가에서 혼자 초조하게 서성이는 아버지를 보며 걷잡을 수 없는 증오에 사로잡혀 공이를 꺼내 드는 순간, 병중의 그리고리가 나타나 울타리를 넘는 그의 다리를 붙잡고 "아비 살해자!"라고 외치다 쓰러집니다. 미탸는 피 흘리는 그의 머리를 닦아 주려다 공이를 던지고 달아납니다. 페냐에게서 그루셴카가 5년 전 자신을 버린 옛 장교에게 모크로에로 떠났음을 알아낸 그는 피 묻은 얼굴로 페르호틴을 찾아가 권총을 되찾고 빳빳한 100루블 지폐 뭉치를 꺼내 샴페인과 안주를 주문하며, 새벽에 쓰려는 듯 "나는 나를 벌한다"는 쪽지를 씁니다. 삼두마차에서 안드레이는 그리스도가 지옥에 내려가 죄인들을 풀어 주었다는 전설로 그를 위로합니다. 여관 방에서 미탸는 그루셴카와 옛 연인인 두 폴란드인을 만납니다. 카드판에서 돈을 잃고 3천 루블을 줄 테니 떠나 달라고 제안하는 바람에 그루셴카가 격분하고, 폴란드인들의 속임수가 드러나 둘은 갇히는 처지가 됩니다. 이어 잔치판이 벌어지고, 그루셴카는 5년을 사랑한 이가 딴사람이 되었고 이제 미탸를 사랑한다고 고백하며 함께 정직하게 땅을 일구고 살자고 합니다. 그 순간 커튼 너머에 경찰서장과 부검사, 예심판사가 서 있고, 미탸는 부친 살해 혐의를 고지받습니다.
제9권 제1~9장: 예비 조사
페냐에게서 사정을 들은 페르호틴은 호흘라코프 부인을 찾아가 그녀가 미탸에게 돈을 준 적이 없음을 확인하고 서장에게 향합니다. 서장의 집에는 검사 이폴리트 키릴로비치, 의사 바르빈스키, 젊은 예심판사 니콜라이 파르페노비치가 모여 있습니다. 마르파는 스메르댜코프의 발작 비명에 깨어 남편 그리고리가 없음을 알고 정원에서 그를 발견했고, 주인 방 창 너머로 표도르가 쓰러져 숨진 것을 보았습니다. 현장에는 정원 길의 놋쇠 절굿공이와 찢어져 빈 돈 봉투가 있었습니다. 모크로에에서 미탸는 아버지의 피에는 죄가 없다고 외치고, 그리고리가 살아 있다는 말에 기도가 응답받았다며 기뻐합니다. 그는 부친과의 불화와 삼천 루블에 관한 질문에 숨기지 않고 답하지만, 돈을 빌리려 했던 상대가 누구인지는 명예 문제라며 끝내 밝히지 않습니다. 그는 신호를 아는 이는 자기와 스메르댜코프와 죽은 아버지뿐이라고 말하고, 아버지 창가에서 증오가 치솟아 공이를 꺼냈지만 수호천사 덕에 달아났다고 진술합니다. 이를 예심판사들은 믿지 않고, 알몸 수색까지 받습니다. 의식을 되찾은 그리고리가 정원 문이 열려 있었다고 확고히 증언했다는 말에 미탸는 "하느님이 나를 거스른다"고 무너집니다. 그는 마침내 비밀을 털어놓습니다. 카테리나가 맡긴 3천 루블 중 절반인 1,500루블을 모크로에에서 쓰고 나머지 절반은 헝겊에 싸 목에 걸고 다녔다는 것입니다. 전부 탕진했다면 난봉꾼이지만 절반을 남긴 순간부터 도둑이 된다고 괴로워하지만, 판사들은 3천 루블이라 떠벌린 증인이 수없이 많다며 믿지 않습니다. 증인 심문이 이어지고, 그루셴카는 침착하게 미탸를 지인이라 하되 그의 고결한 마음을 믿는다고 말합니다. 조서를 정리하는 동안 잠든 미탸는 불탄 마을에서 굶주린 어머니가 안은 아기가 우는 꿈을 꾸고, 깨어나 누군가 머리 밑에 베개를 받쳐 준 것을 알고 눈물짓습니다. 구속 영장이 낭독되고 그는 "고난을 통해 정화되겠다"고 말하며 호송되고, 칼가노프만이 소년처럼 울며 마차를 쫓아옵니다.
제10권 제1~7장: 소년들
제4부는 11월의 시장 근처에서 시작됩니다. 열세 살 콜랴 크라소트킨은 과부 어머니의 외아들로, 강인하고 영리하고 허영심이 강합니다. 달려오는 열차 아래 선로에 누워 '무모한 아이'라는 평판을 얻었고, 숨겨 키우는 개 페레즈본에게 재주를 가르칩니다. 일루샤를 칼로 찌른 소년이 바로 콜랴였습니다. 재판을 하루 이틀 앞둔 일요일, 콜랴는 스무로프를 데리고 걸으며 일루샤가 폐병으로 한 주도 못 넘기리라는 말을 듣습니다. 장터에서 콜랴는 자신이 사회주의자라며 아는 척하다 소동을 벌이고, 스네기료프 집 앞에서 알료샤를 불러냅니다. 콜랴는 일루샤가 개 주치카에게 바늘을 넣은 빵을 던져 괴로워하자 교훈을 주려고 일부러 절교했다고 설명하고, 알료샤는 일루샤가 자기가 개를 죽인 벌로 아프다고 되뇐다고 전합니다. 일루샤의 침대 곁에 모인 소년들 앞에서 콜랴는 한쪽 눈이 멀고 귀가 찢긴 페레즈본을 불러들입니다. 일루샤는 그 개가 주치카라고 외치고, 콜랴가 보름간 숨기고 재주를 가르쳤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복도에서 알료샤는 허영과 조롱받을 두려움이 시대의 병이라며 남들과 같아지지 말라고 타이르고, 콜랴가 불행해도 결국 삶을 축복하게 되리라 말합니다. 모스크바에서 온 의사는 나는 신이 아니라며 각오하라고 하고, 일루샤는 아버지를 위로하며 자기가 죽으면 착한 아이를 골라 일루샤라 부르며 큰 돌 옆에 묻어 달라고 부탁합니다.
제11권 제1~7장: 이반 표도로비치 (상)
미탸의 체포 뒤 오 주 가까이 앓은 그루셴카는 알료샤를 급히 불러, 미탸가 이반과 비밀을 공유하며 자신을 버리려는 것이 아닌지 불안해합니다. 알료샤는 호흘라코프 부인의 집에서 리자를 만납니다. 리자는 열에 들떠 알료샤와의 파혼이 잘된 일이라 하고, 행복은 싫고 무질서를 원하며 선을 행하기 싫다고 털어놓습니다. 잔혹한 이야기를 읽은 뒤 괴로운 상상에 시달렸다고 고백하다가 이내 알료샤를 밀어내고, 홀로 남아 문틈에 손가락을 찧고는 자신을 비열하다고 되뇝니다. 감옥에서 미탸는 두 달 새 자기 안에 새 사람이 일어났고, 모두가 모두에 대해 책임이 있으니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어도 형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합니다. 신이 쫓겨나면 지하에서 모시고 기쁨의 찬가를 부르겠다고도 합니다. 그는 이반이 만 루블이 드는 탈옥 계획을 세워 미국행을 권했음을 속삭이고, 알료샤가 단 한 순간도 그를 범인이라 믿지 않았다고 맹세하자 환히 밝아집니다. 카테리나의 집 계단에서 알료샤는 이반에게 "아버지를 죽인 건 형이 아니다"라고 거듭 말하고, 이반은 예언자와 간질병자를 견딜 수 없다며 절교를 선언합니다. 이어 이반이 귀향 직후 병원으로 스메르댜코프를 찾아갔던 일이 되짚어집니다. 스메르댜코프는 두려움이 발작을 불렀다고 태연히 답하고 체르마슈냐로 보낸 것도 사건을 막으려는 애정이었다고 비꼬며, 이반의 마음을 흔듭니다. 퇴원한 그는 이반이 살인을 미리 알고도 아버지를 내버려 두었고 그의 죽음을 바랐다고 대놓고 말합니다. 이반은 살인 자체는 원치 않았어도 누군가 해 주길 바랐음을 자각하고 괴로워하며, 카테리나에게 스메르댜코프가 범인이라면 자신도 공범이라고 털어놓습니다. 카테리나는 만취한 미탸가 쓴 편지를 꺼내 보이고, 이반은 이를 결정적 증거로 믿고 안심합니다.
제11권 제8~10장: 스메르댜코프의 고백, 이반의 악몽
재판 전날 눈보라 속에서 이반은 세 번째로 스메르댜코프를 찾아갑니다. 병든 그는 "당신이 죽인 것"이라 속삭이고 자신은 그 말을 따른 도구일 뿐이라 합니다. 이반이 정말 몰랐음을 알아챈 그는 양말 속에서 삼천 루블을 꺼내고 범행을 털어놓습니다. 발작은 꾸민 것이었고, 돈 봉투가 성상 뒤에 있음은 자기만 알았으며, 그날 밤 그루셴카가 왔다고 속여 표도르를 쳤고, 돈은 숨기고 찢은 봉투는 버려 드미트리에게 혐의를 돌렸다는 것입니다. 이반이 내일 함께 자백하자 하자, 그는 아무도 믿지 않을 거라 단언합니다. 이반은 결의에 들떠 귀가하지만, 뇌열 직전의 그의 방 소파에는 가난한 식객 같은 낯선 손님이 앉아 있습니다. 이반은 그가 자기 병이 만든 환각이라 우기지만, 손님은 자신을 타락한 천사이자 지상의 현실을 그리워하는 악마라 소개하고 이반이 열일곱에 지어낸 이야기와 「대심문관」, "모든 것이 허용된다"는 논리를 조롱조로 되풀이합니다. 이반이 컵을 던지자 창문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악마는 사라지고, 알료샤가 와서 스메르댜코프가 목매 죽었고 탁자 위에 "아무에게도 죄를 돌리지 않으려고" 쓴 쪽지가 있었다고 알립니다. 이반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그가 말해 줬다"고 중얼거리며, 악마는 결국 자기 안의 비열한 부분이라고 말하고 내일 법정에서 자백하겠다고 외치다 의식을 잃습니다. 알료샤는 밤을 새우며 신이 이기리라 믿고 이반을 위해 기도합니다.
제12권 제1~5장: 사법적 오류 (상)
드미트리 카라마조프의 재판은 이튿날 오전 열 시에 시작됩니다. 모스크바와 페테르부르크에서도 방청객이 몰려 입장권이 동났고, 절반 이상이 여성이며 대부분 미탸 편입니다. 변호는 명변호사 페튜코비치가, 논고는 그와 앙숙인 검사 이폴리트 키릴로비치가 맡습니다. 배심원은 하급 관리와 상인, 농부와 장인으로 위압적인 인상입니다. 새 예복의 미탸는 스메르댜코프의 죽음이 공표되자 "개처럼 죽었다"고 외쳐 경고를 받고, 방탕은 인정하나 살인과 강도는 부인한다고 말합니다. 증인들이 차례로 나옵니다. 그리고리는 문이 열려 있었다고 고집하지만 변호인은 그가 그날 밤 요통 약으로 독한 술을 마셨음을 이끌어 내 증언을 흔듭니다. 라키틴은 그루셴카를 두고 한 말실수와 25루블 일로 체면을 잃고, 만취한 스네기료프는 일루샤 이야기를 하다 울며 끌려 나갑니다. 의학 감정인들의 증언은 엇갈립니다. 노의사 헤르첸슈투베는 어린 미탸에게 호두 한 파운드를 사 주었던 일을 떠올려 법정에 호의를 남기고, 미탸는 따라 웁니다. 알료샤는 스메르댜코프를 범인으로 지목한 근거가 형의 말과 표정뿐이라고 인정하다가 반대신문에서 미탸가 가슴 위의 주머니를 가리키며 명예를 되찾을 방법이 여기 있다고 했던 일을 떠올립니다. 카테리나는 검은 옷으로 증언대에 서서 미탸의 정직을 말하고 돈을 받고 마룻바닥에 엎드려 절했던 사연까지 털어놓아 법정을 숨죽이게 합니다. 이어 병색 짙은 이반이 증인석에 올라 어제 스메르댜코프에게서 받은 돈다발을 내놓고 자신이 범행을 부추겼다고 말합니다. 증거는 없고 증인은 악마뿐이라며 횡설수설하다 끌려 나가고, 카테리나는 발작하듯 울며 미탸가 술집에서 쓴 편지를 제출합니다. 그 편지에는 이반이 떠나면 아버지를 죽이겠다는 대목이 있고, 편지는 증거로 채택됩니다. 카테리나는 미탸에게 상처 입은 자존심이 낳은 복수였고, 그와 동시에 이반을 지키려는 희생이었다고 서술자는 평합니다.
제12권 제6~14장: 논고와 변론, 평결
저녁 여덟 시 무렵 검사가 논고를 시작합니다. 그는 이 사건이 러시아를 흔들었지만 진짜 두려운 것은 이런 범죄에 우리가 무뎌졌다는 점이라고 말하고, 카라마조프가를 교양 계층의 축소판으로 그립니다. 표도르는 전형적인 아버지, 이반은 신앙을 잃은 지식인, 알료샤는 민중의 이념에 매달리는 청년, 드미트리는 선과 악이 뒤섞인 러시아 자체라는 것입니다. 그는 그루셴카를 둘러싼 질투를 동기로 꼽고, 취중에 쓴 편지를 계획 살인의 증거로 못 박으며, 스메르댜코프 범인설은 사실 하나 없는 환상이라고 논박합니다. 연설은 질주하는 트로이카가 유럽의 혐오를 사기 전에 존속살해를 정당화하지 말라는 호소로 끝납니다. 변호인은 심리학은 양날의 칼이며 압도적으로 보이는 증거의 사슬도 하나씩 떼어 보면 무엇 하나 비판을 견디지 못한다고 시작합니다. 삼천 루블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증거부터 없고, 돈이 없었다면 강도도 없었으며, 미탸가 그리고리를 돌본 일은 연민이었다고 주장합니다. 살인 자체도 부정하며 스메르댜코프를 야심 많고 시기심 강한 인물로 그려 보입니다. 마지막에는 어조를 바꿔 미탸를 파멸시키는 것은 증거가 아니라 존속살해라는 말이며, 방치된 채 자란 아이에게 아버지는 낳은 사람이 아니라 의무를 다하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벌 대신 자비로 압도하라고 호소합니다. 검사의 반박이 이어지고, 미탸는 지친 목소리로 아버지의 피에는 죄가 없음을 맹세하며 하느님만은 빼앗지 말아 달라고 말합니다. 새벽 한 시 가까이 배심원단은 모든 질문에 "유죄"라고 답합니다. 미탸는 카테리나를 용서한다고 외치고 그루셴카를 부탁하며, 선고는 이튿날로 미뤄집니다. 사람들은 농민 배심원이 버텼다고 말합니다.
에필로그 제1~3장: 탈출 계획, 거짓이 진실이 되는 순간, 일루샤의 장례
재판 닷새 뒤 알료샤는 카테리나를 찾아갑니다. 이반은 옆방에서 고열로 누워 있고, 카테리나는 시베리아 호송길 세 번째 숙영지에서 미탸를 탈출시키는 이반의 오랜 계획과 거의 만 루블의 돈을 이야기합니다. 그녀는 재판의 참사가 오로지 자기 못된 성미 탓이라고 자책하며, 알료샤는 미탸가 용서가 아니라 그저 모습을 보이기를 원한다고 거듭 권합니다. 병원 독방의 미탸는 매를 맞으면 참지 못할 테니 십자가를 질 준비가 안 되었다고 고백하고, 미국으로 도피해 땅을 일구다 러시아로 몰래 돌아오고 싶다고 꿈꿉니다. 알료샤는 무고한 이에게 그런 십자가는 과하며 결코 형을 정죄하지 않겠다고 답합니다. 카테리나가 들어서자 두 사람은 서로를 평생 사랑한다고 속삭이는데, 그것은 거짓일지 몰라도 그 순간만큼은 진실입니다. 곧 들어온 그루셴카에게 카테리나가 용서를 구하나, 그루셴카는 서로 증오뿐이니 그를 구해 주면 숭배하겠다고 답합니다.
일루샤는 미탸가 유죄 판결을 받은 이틀 뒤 숨을 거둡니다. 소년들은 꽃으로 꾸민 작은 관을 옮기고, 콜랴는 알료샤에게 형이 무죄냐고 묻고 진실을 위해 희생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스네기료프 대위는 넋이 나간 채 "영감, 우리 영감!"을 되뇌고, 일루샤가 부탁한 대로 무덤에 빵 부스러기를 뿌리며 "참새들아, 내려와라" 중얼거립니다. 돌아오는 길, 일루샤가 묻히길 바랐던 큰 돌 앞에서 알료샤는 소년들에게 말합니다. 곧 헤어질 테니 이 돌 곁에서 일루샤를 영원히 잊지 말자고, 한때 그 아이에게 돌을 던졌다가 사랑하게 된 일을 기억하자고, 먼저 친절하고 그다음 정직하자고, 삶을 두려워 말라고. 소년들은 "영원히!"를 외치고 "카라마조프, 사랑해요!"라고 소리칩니다. 콜랴가 부활해서 일루샤를 다시 보게 된다는 말이 사실이냐고 묻자, 알료샤는 반쯤 웃고 반쯤 들뜬 채 틀림없이 모두 다시 일어나 기쁘게 서로 만나리라고 답합니다. 추도 식사의 팬케이크를 먹으러 손에 손잡고 가자는 말에 콜랴가 "카라마조프 만세!"를 외치고, 소년들이 따라 외치며 소설이 끝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카라마조프라는 이름
정자에서 드미트리가 알료샤에게 쏟아 내는 고백은 이 가문의 기질을 한꺼번에 보여 줍니다. 그는 실러의 시로 환희를 말하다 울음을 터뜨리며 자신이 타락 속에서도 신을 찬양하는 사람이라고 밝힙니다.
For I’m a Karamazov.
나는 카라마조프니까.
그가 보는 아름다움은 평화롭지 않습니다.
Beauty is a terrible and awful thing!
아름다움은 두렵고 무서운 것이다!
God and the devil are fighting there
거기서 신과 악마가 싸우고 있다.
이 문장들은 드미트리 한 사람의 변명이 아니라 책 전체의 구도입니다. 선과 악이 다른 자리에 놓인 두 진영이 아니라 한 사람의 마음속 싸움터라는 생각이 이반의 악마, 스메르댜코프의 궤변, 알료샤의 믿음에도 이어집니다.
2. 자신에게 거짓말하지 마십시오
암자의 첫 장면에서 표도르는 광대 노릇으로 시작합니다.
you behold before you a buffoon in earnest!
여러분 앞에 있는 사람은 진지한 광대입니다!
그는 부끄러움이 광대 짓의 뿌리라고 고백하고, 조시마는 영생의 길을 묻는 그에게 다른 사람 아닌 자신에 대한 정직을 요구합니다.
Above all, don’t lie to yourself.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하지 마십시오.
표도르의 대답은 또 하나의 익살입니다.
Of a truth, I am a lie, and the father of lies.
참으로 나는 거짓이며 거짓의 아비입니다.
자기 폭로가 곧 새로운 연기가 되는 이 구조는 소설의 인물들이 반복해서 빠지는 함정입니다. 진실을 말하는 일과 진실하게 사는 일은 다르다는 것을 조시마는 첫 만남에서 짚어 둡니다.
3. 행동하는 사랑
호흘라코프 부인은 인류는 사랑하지만 은혜를 모르는 이웃은 견디지 못할 것 같다고 고백합니다. 조시마는 한 의사의 말을 빌려 그 모순을 정확히 짚습니다.
The more I love humanity in general, the less I love man in particular.
인류 전체를 사랑할수록 개개인은 덜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해법은 감정이 아니라 수고입니다.
love in action is a harsh and dreadful thing compared with love in dreams.
행동하는 사랑은 꿈속의 사랑에 비하면 가혹하고 두려운 것이다.
아이를 잃은 여인에게는 위로를 거부할 권리까지 인정합니다.
Weep and be not consoled, but weep.
위로받지 말고 우십시오. 그러나 우십시오.
이 대목은 이반의 「반역」과 정면으로 마주 섭니다. 이반이 가까이서는 이웃을 사랑하기 어렵다고 말할 때, 소설은 그 어려움을 부정하지 않고 조시마의 가혹한 사랑과 알료샤의 행동으로 답합니다.
4. 같은 사다리의 다른 칸
드미트리는 자신이 악덕과 그 치욕까지 사랑했다고 털어놓습니다.
I loved vice, I loved the ignominy of vice.
나는 악덕을 사랑했고, 악덕의 치욕까지 사랑했다.
그러면서도 선은 지킵니다.
Though I’m full of low desires, and love what’s low, I’m not dishonorable.
나는 천한 욕망으로 가득하고 천한 것을 좋아하지만, 불명예스럽지는 않다.
알료샤는 형을 심판하지 않고 얼굴을 붉힌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I blushed because I am the same as you are.
제가 얼굴을 붉힌 것은 제가 형과 같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드미트리가 지키려는 '명예'는 이후 돈 3천 루블 문제에서 소설의 핵심 갈등이 됩니다. 탕진한 것과 훔친 것을 구별하려는 그의 집착은 사소해 보이지만, 같은 사다리의 위 칸과 아래 칸이 사실은 이어져 있다는 알료샤의 시선과 함께 읽을 때 무게가 달라집니다.
5. 스메르댜코프의 궤변
표도르의 사생아이자 하인인 스메르댜코프는 처음 등장부터 날이 서 있습니다. 신앙을 부인해도 죄가 아니라는 논변이 대표적입니다.
If I’m no longer a Christian, then I can’t renounce Christ
내가 이미 기독교인이 아니라면 그리스도를 부인할 수도 없다.
표도르는 그의 영혼을 이렇게 평합니다.
You have the soul of a lackey.
너는 하인의 영혼을 가졌구나.
이반은 그를 두고 이렇게 말합니다.
Raw material for revolution, however, when the time comes.
때가 오면 혁명의 원료가 되겠지만.
그는 훗날 범인의 자리에 서지만, 이 초반 장면에서 이미 책임을 면하는 논리를 만드는 사람으로 그려집니다. 가장 아래에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 윗사람의 사상을 자기 필요에 맞게 번역해 쓰는 과정이 이 인물의 서사입니다.
6. 모든 것이 허용된다
이반의 명제는 암자에서 먼저 소문으로 등장합니다.
There is no virtue if there is no immortality.
불멸이 없다면 덕도 없다.
알료샤가 누가 살 가치가 있는지 정할 권리를 묻자 이반은 소망할 권리를 말합니다.
in my wishes I reserve myself full latitude in this case
이 경우 나는 내 소망에 완전한 자유를 남겨 둔다.
이 말이 자리를 피한 이반과 스메르댜코프의 실행으로 이어집니다. 훗날 스메르댜코프는 같은 논리를 되돌려 줍니다.
You said ‘everything was lawful,’ and how frightened you are now
당신은 '모든 것이 허용된다'고 했는데, 지금은 얼마나 겁에 질려 있는가.
이 소설의 가장 날카로운 지점은 사상이 곧바로 범죄가 된다고 말하지 않고, 사상을 말한 사람이 자기 말의 결과 앞에서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보여 준다는 데 있습니다.
7. 입장권을 돌려주다
이반은 신을 거부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신이 만든 세계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가 모은 것은 아이들의 고통이고, 요구는 먼 훗날의 보상이 아니라 지금 이곳의 정의입니다.
I don’t want harmony.
나는 조화를 원하지 않는다.
I most respectfully return Him the ticket.
저는 그분께 입장권을 정중히 돌려 드리겠습니다.
알료샤에게 던진 질문은 한 아이의 눈물 위에 세운 행복을 받아들이겠느냐는 것입니다.
would you consent to be the architect on those conditions?
그런 조건이라면 당신은 건축가가 되겠는가?
알료샤는 "아니요"라고 답하고,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는 한 분이 있다고 맞섭니다.
But there is a Being and He can forgive everything
그러나 그런 분이 계시고, 그분은 모든 것을 용서하실 수 있다.
이 장면에서 도스토예프스키는 신정론의 가장 강한 반론에 가장 강한 말을 맡깁니다. 반박은 이반이 아니라 알료샤의 침묵 섞인 응답으로 오며, 그 응답은 논증이 아니라 그리스도라는 이름뿐입니다.
8. 대심문관: 자유의 짐
세비야의 대심문관은 돌아온 그리스도를 체포하고 밤새 독백합니다. 그의 주장은 사람들이 자유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Make us your slaves, but feed us.
우리를 노예로 삼으십시오, 대신 먹여 주십시오.
man prefers peace, and even death, to freedom of choice
인간은 선택의 자유보다 평화를, 심지어 죽음을 택한다.
그가 인간 양심을 사로잡는 힘으로 꼽는 세 가지는 곧 광야의 세 유혹에 대응합니다.
those forces are miracle, mystery and authority.
그 힘은 기적과 신비와 권위다.
이 독백의 무서움은 대심문관이 악한으로 그려지지 않는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는 인류를 사랑해서 자유의 짐을 덜어 주겠다는 사람이고, 그래서 그의 논리는 오늘의 편의와 안전에 대한 모든 약속과 겹쳐 읽힙니다.
9. 말없는 입맞춤
그리스도는 한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But He suddenly approached the old man in silence and softly kissed him
그러나 그분은 갑자기 노인에게 다가가 말없이 부드럽게 입을 맞추었다.
알료샤가 이 시를 예수를 향한 찬양으로 읽는 것도 이 입맞춤 때문입니다. 그는 노인의 비밀을 꿰뚫습니다.
Your Inquisitor does not believe in God, that’s his secret!
형의 대심문관은 하느님을 믿지 않아요. 그게 그의 비밀이에요!
입맞춤을 받고도 노인은 뜻을 꺾지 않습니다.
The kiss glows in his heart, but the old man adheres to his idea.
입맞춤은 그의 가슴에서 타오르지만, 노인은 자신의 생각을 고수한다.
답을 주지 않는 이 침묵은 이반에게도 번집니다. 알료샤가 같은 입맞춤을 형에게 건넬 때 이야기는 시 바깥으로 나옵니다. 사랑은 반박이 아니라 응답으로서 놓입니다.
10. 논리 바깥의 삶
이반의 반역은 삶에 대한 혐오가 아닙니다. 술집에서의 고백은 오히려 삶에 대한 집요한 애착입니다.
I love the sticky little leaves as they open in spring.
나는 봄에 막 돋아나는 끈끈한 어린잎을 사랑한다.
I go on living in spite of logic.
나는 논리에도 불구하고 계속 살아간다.
알료샤의 응답은 삶의 의미보다 삶 자체를 먼저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Love life more than the meaning of it?
삶의 의미보다 삶을 더 사랑한다고?
이 대화는 이후 이반이 무너지는 과정을 더 아프게 만듭니다. 그는 삶에 대한 갈증을 알고 있었지만 그 갈증이 책임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은 계단에서 아버지의 기척을 엿들은 밤에야 마주합니다.
11. 조시마의 가르침
죽음을 앞둔 형 마르켈이 어머니에게 남긴 말이 조시마의 평생을 이끕니다.
life is paradise, and we are all in paradise, but we won’t see it
삶은 낙원이고 우리는 모두 낙원에 있지만, 보려 하지 않는다.
every one is really responsible to all men for all men and for everything.
모든 사람은 사실 모든 사람 앞에서, 모든 사람과 모든 것에 대해 책임이 있다.
장로는 지옥도 사랑의 문제로 정의합니다.
I maintain that it is the suffering of being unable to love.
지옥이란 사랑할 수 없는 고통이라고 나는 주장한다.
마지막 당부는 땅과 만물에 대한 사랑입니다.
Kiss the earth and love it with an unceasing, consuming love.
땅에 입 맞추고 쉼 없이, 온 마음을 다하여 사랑하라.
이 가르침은 교리가 아니라 실천의 목록입니다. 책임을 모든 사람에게 넓힌다는 발상은 이후 드미트리가 감옥에서 되풀이하게 되고, 알료샤가 돌 곁에서 소년들에게 건네는 말의 토대가 됩니다.
12. 부패의 냄새와 양파 한 뿌리
장로의 시신에서 냄새가 나자 소문이 번지고 알료샤가 흔들립니다. 서술자는 그의 괴로움을 이렇게 해석합니다.
it was justice, justice, he thirsted for, not simply miracles.
그가 갈망한 것은 단순한 기적이 아니라 정의, 정의였다.
그를 일으킨 것은 그루셴카의 양파 이야기입니다. 그녀는 자기 선행을 이렇게 낮춥니다.
I’ve done nothing but give away one onion all my life
나는 평생 양파 한 뿌리 준 것 말고는 한 일이 없다.
꿈속에서 알료샤는 그리스도가 찾아간 것이 슬픔이 아니라 기쁨임을 깨닫습니다.
It was not men’s grief, but their joy Christ visited
그리스도가 찾아간 것은 사람들의 슬픔이 아니라 기쁨이었다.
믿음이 기적에 기대지 않고 가장 낮은 이웃의 연민에서 되살아나는 구조는 이 소설이 조시마의 이상을 지키는 방식입니다. 이어 밤하늘 아래 땅에 엎드린 알료샤는 약한 소년에서 굳센 투사로 일어납니다.
he rose up a resolute champion
그는 굳건한 투사로 일어섰다.
13. 왜 아기가 우는가
모크로에의 밤은 미탸에게 사랑과 파멸이 한꺼번에 오는 시간입니다. 체포된 뒤 그는 소중히 여기던 구별을 붙잡습니다.
I squandered it, but I didn’t steal it.
나는 그것을 탕진했을 뿐 훔치지는 않았다.
조서를 쓰는 동안 잠든 그의 꿈에는 굶주린 어머니와 아기가 나옵니다.
Why don’t they feed the babe?
왜 아기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않는가?
꿈에서 깬 그는 고난을 받아들입니다.
I want to suffer and by suffering I shall be purified.
나는 고통받고 싶다. 고통을 통해 정화될 것이다.
이반이 추상적으로 던진 아이의 눈물이 가난한 마을의 아기로 미탸의 꿈에 나타나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형제는 서로 다른 길로 같은 질문에 이릅니다. 다만 미탸의 응답은 논리가 아니라 자기 처벌과 공감입니다.
14. 소년들과 일루샤
제10권은 어른들의 사상극을 아이들의 세계로 옮겨 놓습니다. 허영 많은 콜랴에게 알료샤는 이렇게 말합니다.
Don’t be like every one else, even if you are the only one.
남들과 같아지지 마라. 설령 너 혼자뿐이라 해도.
콜랴가 속내를 드러내는 순간도 있습니다.
Oh, Karamazov, I am profoundly unhappy.
아, 카라마조프, 나는 몹시 불행해.
죽어 가는 일루샤가 아버지에게 남기는 부탁은 이 책에서 가장 잔인한 장면 가운데 하나입니다.
Father, don’t cry, and when I die get a good boy, another one
아버지, 울지 마세요. 제가 죽으면 착한 아이를 하나 더 구하세요.
아이들의 이야기가 곁가지가 아니라는 사실이 마지막 장에서 드러납니다. 허영, 조롱, 고통, 화해가 모두 작은 방 안에서 일어나고, 알료샤는 그 방에서 형 이반의 질문에 행동으로 답하고 있습니다.
15. 이반과 악마
스메르댜코프의 고백을 들은 이반 앞에 나타난 손님은 자신을 가난한 식객이라 부릅니다. 이반은 그를 병이 만든 환각이라 우기지만 곧 인정합니다.
And he is myself, Alyosha.
그리고 그는 나 자신이야, 알료샤.
스메르댜코프가 이반에게 던진 말도 있습니다.
You are the rightful murderer.
당신이야말로 정당한 살인자입니다.
이반은 법정에서 이를 직접 말합니다.
“I am not mad, I am only a murderer,”
"나는 미치지 않았습니다. 나는 다만 살인자일 뿐입니다."
이반의 악마는 외부의 악이 아니라 자기 안의 비열함입니다. 이 점이 도스토예프스키가 사상가를 다루는 방식입니다. 이반의 지성이 틀렸다고 말하지 않고, 그 지성이 감당하지 못한 양심의 몫을 환각으로 되돌려 보냅니다.
16. 재판: 심리학과 소설
검사와 변호사는 같은 증거로 정반대의 이야기를 만들어 냅니다. 변호인은 이렇게 경고합니다.
But profound as psychology is, it’s a knife that cuts both ways.
심리학이 아무리 깊다 해도 그것은 양날의 칼이다.
검사의 논고에서는 유명한 대목이 나옵니다.
they have their Hamlets, but we still have our Karamazovs!
그들에게는 햄릿이 있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카라마조프가 있다!
변호사의 마지막 호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Better acquit ten guilty men than punish one innocent man!
죄인 열을 풀어 주는 편이 무고한 한 사람을 벌하는 것보다 낫다!
평결은 이렇게 나옵니다.
Yes, guilty!
그렇습니다, 유죄입니다!
재판은 사실을 가리는 자리이자 이야기를 겨루는 자리로 그려지고, 진짜 진실은 법정 밖의 이반과 스메르댜코프 사이에 있었습니다. 미탸는 그 진실을 알 수 없는 채 죄를 받아들이고 하느님만은 빼앗지 말아 달라고 말합니다.
17. 돌 곁의 연설, "카라마조프 만세"
일루샤의 큰 돌 앞에서 알료샤는 소년들에게 마지막 말을 건넵니다.
some good, sacred memory, preserved from childhood, is perhaps the best education.
어린 시절부터 간직해 온 좋고 신성한 기억이야말로 아마 최고의 교육일 것이다.
Let us be, first and above all, kind, then honest
무엇보다 먼저 친절하고, 그다음 정직하자.
Ah, children, ah, dear friends, don’t be afraid of life!
아, 얘들아, 사랑하는 친구들아, 삶을 두려워하지 마라!
콜랴가 부활이 사실이냐고 묻자 알료샤는 확신 어린 대답을 하고, 소설은 소년들의 외침으로 끝납니다.
Hurrah for Karamazov!
카라마조프 만세!
이 결말은 형제들의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드미트리는 유형을 앞두고 있고 이반은 병상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책은 해답 대신 한 줌의 기억과 서로를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남깁니다. 「반역」이 내놓은 질문이 가장 작은 공동체의 사랑으로 받아 내어지는 방식입니다.
18. 이 책을 읽는 방법
『카라마조프 형제들』은 길지만 장마다 하나의 장면이 있어서 순서대로 읽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사상 대목에서 막히면 사건 장면부터 읽어도 됩니다. 처음이라면 제1권 제2장(암자의 소동)과 제3권 제3~4장(드미트리의 고백)으로 인물을 익히고, 제5권 제3~5장(형제 대화, 반역, 대심문관)을 한 번에 읽어 보세요. 이어 제6권(조시마)을 이반의 장 바로 뒤에 놓고 읽으면 두 이야기가 서로를 어떻게 마주 보는지 보입니다. 사건의 긴장은 제8권 제4장(정원), 제9권(예비 조사), 제11권 제8~10장(고백과 악몽), 제12권(재판)에 몰려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에필로그 제3장은 짧고 단독으로도 읽을 수 있으니, 책 전체를 읽는 동안 이 장면을 기다리며 읽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 소설은 어느 쪽이 옳은지 정해 주지 않고 각 입장이 가장 강한 모습으로 말하게 합니다. 그래서 읽는 이는 이반에게 끌리다가 알료샤를 다시 보고, 드미트리를 심판하려다 자신의 사다리 위치를 헤아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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