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878년 출간
Anna Karenina
안나 카레니나
페테르부르크 고관의 아내 안나가 브론스키와의 사랑으로 모든 것을 잃어 가는 동안, 시골 지주 레빈은 키티와의 결혼과 가족을 거쳐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두 줄기 이야기
Happy families are all alike; every unhappy family is unhappy in its own way.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불행하다.
It meant that he had been living rightly, but thinking wrongly.
그것은 그가 옳게 살면서 그릇되게 생각해 왔다는 뜻이었다.
한눈에 보기
모스크바의 오블론스키 집이 외도로 발칵 뒤집힌 날, 누이 안나가 화해를 거들러 오고, 시골 지주 레빈은 키티에게 청혼했다가 거절당합니다. 키티가 마음에 둔 장교 브론스키는 역에서 안나를 만난 뒤 그녀를 쫓기 시작하고, 안나는 남편 카레닌과 아들 세료자를 두고 이 사랑에 끌려 들어갑니다. 경마, 고백, 임종 자리의 용서, 이탈리아, 닫힌 사교계, 귀향, 점점 날이 서는 다툼이 이어지고 안나는 끝내 모스크바 근처 역에서 삶을 마칩니다. 레빈은 거절 뒤 농장과 형 니콜라이의 죽음을 겪고 키티와 결혼해 아들을 얻으며, 마지막 부에서 믿음에 이릅니다. 열여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 (Crime and Punishment)
- 이반 투르게네프 『아버지와 아들』 (Fathers and Sons)
- 이디스 워튼 『순수의 시대』 (The Age of Innocence)
한 권 요점
Anna Karenina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 작가 레오 톨스토이가 쓴 장편소설로, 1878년에 출간되었습니다. 톨스토이는 1828년에 태어나 1910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쟁과 평화』의 작가로도 유명합니다. 1부 34장, 2부 35장, 3부 32장, 4부 23장, 5부 33장, 6부 32장, 7부 31장, 8부 19장입니다. 책의 줄기는 둘입니다. 하나는 안나와 브론스키, 카레닌의 삼각관계로, 사랑이 어떻게 사람을 해방시키고 동시에 가두는가를 따라갑니다. 다른 하나는 레빈과 키티의 이야기로, 청혼과 결혼, 출산, 형의 죽음을 거쳐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믿음으로 나아갑니다. 두 이야기는 오블론스키 집안과 슈체르바츠키 가문이라는 같은 가족망 안에서 서로를 비춥니다.
줄거리
제1부 제1~14장: 오블론스키 집안, 레빈의 청혼
모스크바의 오블론스키 집이 발칵 뒤집혀 있습니다. 스티바(스테판 아르카디예비치)가 가정교사와 바람을 피운 것이 들통나, 아내 돌리가 한 집에서 살 수 없다고 선언한 지 사흘째입니다. 스티바는 들킨 것만 후회할 뿐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 자신은 뉘우치지 못하고, 누이 안나가 내일 온다는 전보에 기대를 겁니다. 아내 방에 찾아가 용서를 빌지만 돌리는 그를 '낯선 사람'이라 부르며 쫓아냅니다(제1~4장). 관청에 시골 지주 레빈이 찾아옵니다. 레빈은 슈체르바츠키 가문의 막내 키티에게 청혼하려 모스크바에 왔습니다. 그는 이복형 코즈니셰프의 서재에서 철학 교수와 형의 논쟁을 들으며 삶과 죽음의 의미를 묻지만 얼버무려지고, 방탕해진 형 니콜라이가 모스크바에 있다는 소식도 듣습니다(제5~8장).
레빈은 동물원 스케이트장에서 키티와 얼음을 지치고, 레스토랑에서 스티바에게 청혼 결심을 털어놓습니다. 스티바는 젊은 근위 장교 브론스키가 키티를 쫓고 있다고 알리고, 자신의 외도를 비치며 조언을 구하지만 레빈은 "빵을 훔치지 말라"고 잘라 말합니다(제9~11장). 열여덟 살 키티는 첫 사교 시즌에 두 구혼자를 얻었고, 아버지 공작은 레빈을, 어머니 공작부인은 브론스키를 마음에 둡니다. 레빈이 청혼하자 키티는 순간 행복했지만 브론스키를 떠올리며 거절합니다. 그날 저녁 브론스키가 도착하고, 레빈은 키티의 눈빛에서 그녀의 마음을 읽고 물러납니다(제12~14장).
제1부 제15~34장: 역, 무도회, 눈보라
공작은 브론스키를 노닥거리는 공작새라 부르며 아내를 나무랍니다. 브론스키는 제대로 된 가정을 겪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어서, 결혼 의사 없이 아가씨를 따라다니는 일이 잘못일 수 있다는 생각조차 못 합니다. 이튿날 어머니를 마중하러 나간 역에서 그는 누이를 기다리던 스티바를 만나고, 열차에서 내리던 안나와 스칩니다. 그때 철도 경비원이 열차에 치여 죽는 사고가 나고, 안나는 불길한 징조라며 눈물을 참습니다(제15~18장). 안나는 돌리를 찾아가 스티바가 아직 아내를 신성히 여기며 후회한다고 설득해 부부를 화해시킵니다. 무도회에서 키티는 브론스키와 마주르카를 기대하지만, 검은 벨벳 차림의 안나가 브론스키의 숭배에 취한 모습을 맞은편에서 보고 절망합니다(제19~23장). 거절당한 레빈은 병색 짙은 형 니콜라이와 그의 동반자 마샤를 만나고, 죽음이 두렵다는 형의 말을 들은 뒤 시골로 돌아와 일에서 위안을 찾습니다(제24~27장).
안나는 갑자기 그날 떠나겠다고 하고, 돌리에게 키티가 질투하고 있다고 털어놓습니다. 돌아가는 눈보라 속 정거장에서 브론스키가 나타나 "당신이 있는 곳에 있으려고 왔다"고 말하고, 안나는 기쁨과 두려움에 밤새 잠들지 못합니다(제28~30장). 페테르부르크에서 남편 카레닌은 냉랭하고, 아들 세료자는 상상보다 못하지만 곧 사랑스럽습니다. 안나는 브론스키의 말을 사소한 일이라 스스로 정리하다가 문득 남편의 귀가 이상하게 튀어나와 보인다는 생각을 합니다. 브론스키는 가정과 미덕을 비웃는 친구들의 세계로 돌아갑니다(제31~34장).
제2부 제1~13장: 거짓의 시작, 레빈의 봄
쇠약해진 키티는 의사의 진찰을 받고 광천수 요양과 외국 여행을 권고받습니다. 돌리가 위로하자 키티는 동정이 가장 끔찍하다고 폭발합니다(제1~3장). 페테르부르크의 안나는 남편의 관료 사회와 리디아 백작부인의 독실한 모임이 위선적이라 느끼고 베치 공작부인의 사교계로 향해 브론스키를 거듭 만납니다. 브론스키가 연대장의 청으로 술 취한 동료들의 소동을 수습하는 일화가 있고, 베치의 응접실에서는 사람들이 카레닌 부부를 수군댑니다(제4~7장). 안나와 브론스키가 구석에서 오래 이야기하는 것을 본 카레닌은 밤새 고민한 끝에 아내에게 말하려 하지만, 안나는 졸린 척하며 놀랄 만큼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합니다. 이후 부부는 겉으로는 같고 속은 완전히 달라집니다(제8~10장). 브론스키가 오래 바라던 일이 이루어지고, 안나는 수치와 환희 속에서 "나에게는 당신뿐"이라고 말합니다(제11장). 한편 레빈은 거절 뒤 석 달 동안 수치심을 안고 살면서도 농업론을 쓰기 시작하고, 이윽고 봄이 오자 계획으로 가득 차 농장을 돌며 일이 제대로 안 된 것에 화를 냅니다(제12~13장).
제2부 제14~35장: 경마와 고백, 키티의 온천
레빈은 사냥하러 온 스티바와 함께 도요새 매복 사냥을 하다 키티가 중병으로 외국에 갔다는 소식을 듣고, 스티바가 상인 랴비닌에게 숲을 헐값에 판 일로 다투다 화해합니다(제14~17장). 도시 전체가 안나와 브론스키의 관계를 짐작하는 가운데, 브론스키는 장애물 경마를 준비하며 일에서 마음을 쉬게 합니다(제18~21장). 안나가 임신했다고 털어놓자 브론스키는 남편을 떠나 함께하자고 하지만, 안나는 남편이 기계 같다고 냉소하며 아들 이야기를 꺼내지 못합니다(제22~23장). 경마에서 브론스키는 마지막 도랑 앞에서 자세를 잃어 애마 프루프루의 등뼈를 부러뜨립니다. 카레닌은 속아 온 남편임을 마음속으로 알고 있었고, 경마장에서 안나가 브론스키만 바라보는 얼굴을 보고 공포에 빠집니다. 돌아오는 마차에서 안나는 "그를 사랑하고 그의 정부"라고 털어놓고, 카레닌은 겉으로의 체면만 지키라고 요구합니다(제24~29장).
독일 온천장에서 키티는 병약한 슈탈 부인을 돌보는 바렌카에게 끌려 환자를 돌보는 일에 몰두합니다. 병든 화가 페트로프 부부를 돌보다 그 아내의 냉랭함에 불안해지고, 합류한 공작은 이 모든 경건함에 농담을 던집니다(제30~34장). 키티는 자신이 이상을 연기하려 했음을 깨닫고 바렌카와 다투었다 사과하며 화해한 뒤, 완쾌되어 러시아로 돌아갑니다(제35장).
제3부 제1~12장: 풀베기와 건초 밭의 새벽
5월 말 코즈니셰프가 쉬러 레빈의 시골집에 옵니다. 형에게 시골은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곳이고 레빈에게는 일터여서 둘의 대화는 어긋나고, 지방 자치 회의를 두고 벌인 논쟁에서도 형이 이깁니다(제1~3장). 화가 난 레빈은 낫을 잡기로 하고 이튿날 마흔두 명의 농부와 풀을 벱니다. 처음엔 서툴러 놀림받지만 낫이 저절로 움직이는 순간을 맛보고, 점심에 노인과 빵죽을 나누며 형보다 노인이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제4~6장). 오블론스키의 편지로 레빈은 에르구쇼보로 돌리를 찾아갑니다. 스티바가 형식적으로만 손봐 둔 별채에서 돌리는 비가 새고 소가 정원을 짓밟는 가운데 지내고, 성찬식에 아이들을 데려가며 아이들 걱정이 오히려 유일한 행복임을 알아 갑니다(제7~9장). 돌리가 키티를 언급하자 레빈은 청혼 거절을 털어놓고, 키티를 다시 만나지 않겠다고 잘라 말합니다(제10장). 7월에 누이 영지의 건초 분배를 확인하다 젊은 부부가 함께 건초를 싣는 모습에서 싱싱한 사랑을 보고, 밤새 풀밭에 누워 생각하다 새벽 길에서 마차 창가의 키티와 눈이 마주칩니다. 그 눈을 본 순간 농민의 아내를 얻겠다던 결심은 사라집니다(제11~12장).
제3부 제13~32장: 고백 이후, 농장과 형의 죽음
경마 귀갓길에 안나가 울었을 때 몸이 굳은 카레닌은 결투도 이혼도 별거도 물리치고, 겉모양은 그대로 둔 채 아내를 복종시키는 길을 택해 '황금 다리'라는 편지를 씁니다(제13~14장). 안나는 아들만이 버팀목이라며 모스크바로 떠나려다 편지를 받고 분노하지만 거짓의 거미줄을 끊을 힘이 없고, 브론스키를 만나러 베치의 크로케 모임에 갑니다(제15~18장). 브론스키는 빚을 정리하는 '빨래의 날'을 보내고, 안나의 임신 소식에 망설이다 어린 시절 친구 세르푸호프스코이가 장군이 되어 온 것을 보고 야망이 다시 꿈틀댑니다(제19~21장). 브레데 정원에서 안나는 남편에게 모두 털어놓았다고 전하고, 브론스키는 결투만 떠올리는 굳은 표정을 짓습니다. 카레닌은 위원회에서 승리를 거둔 날 안나에게 다른 남자를 집에서 만나지 말라는 조건으로 정숙한 아내의 권리를 누리게 해 주겠다고 못 박습니다(제22~23장).
레빈은 농장 경영에 환멸을 느끼고, 가던 길에 들른 부유한 늙은 농민의 집에서 번영의 비결을 보며, 스비아즈스키의 영지에서는 지주들이 해방을 한탄하는 말을 듣습니다(제24~28장). 돌아와 농민에게 이익을 나누는 새 제도를 시도하고 '무혈 혁명'이라 되뇌던 밤, 병든 니콜라이가 도착합니다. 레빈은 형의 기침 소리를 들으며 죽음이 자기 안에도 있음을 처음 절감합니다. 사흘 뒤 형은 "나쁘게 기억하지 마라, 코스탸"라는 말을 남기고 떠납니다(제29~32장).
제4부 제1~16장: 이혼 결심, 레빈의 청혼 승낙
카레닌 부부는 한집에서 완전한 남남으로 삽니다. 외국 왕자를 접대하느라 지친 브론스키는 안나의 쪽지를 받고 집을 찾았다가 카레닌과 마주치고, 안나는 곧 닥칠 출산 때 자신이 죽을 거라고 말하며 이상한 꿈 이야기를 합니다. 오페라에서 돌아온 카레닌은 안나의 서랍에서 연인의 편지를 빼앗고 이혼을 선언합니다(제1~4장). 그는 변호사를 찾아가 이혼의 조건을 듣지만 위원회의 승리가 오히려 발밑을 무너뜨렸음을 깨닫고, 지방 조사를 떠나는 길에 모스크바에서 스티바와 돌리를 만납니다(제5~6장). 해외에서 돌아온 레빈은 죽음과 일에 대한 허무를 털어놓고 스티바의 저녁 초대에 응하고, 카레닌은 이혼 소송을 시작하니 갈 수 없다가 결국 참석합니다(제7~8장).
만찬에서 레빈은 키티와 마주쳐 숨이 멎는 듯하고, 사람들이 교육과 여성 문제를 토론하는 동안 둘만 말없이 교감합니다. 돌리는 카레닌에게 용서를 간청하지만 카레닌은 증오뿐이라고 거절하고 떠납니다(제9~12장). 키티는 카드 테이블에 초크로 머리글자를 쓰며 레빈의 물음에 답하고, 청혼과 승낙에 이릅니다. 레빈은 열네 시간을 견디다 이튿날 정오 슈체르바츠키 집으로 가서 약혼하고, 약혼 기간에 자신의 과거와 불신을 키티에게 고백해 눈물과 용서를 얻습니다(제13~16장).
제4부 제17~23장: 임종의 용서, 외국행
카레닌은 숙소에서 스트레모프의 임명 소식과 안나의 "죽어 가니 용서해 달라"는 전보를 받습니다. 속임수라 의심하며 돌아간 집에서 안나는 순산했지만 열에 들뜬 채 용서를 구하고, 카레닌은 오열하며 용서와 사랑을 느끼고 브론스키에게도 모든 것을 용서한다고 선언합니다. 굴욕에 사로잡힌 브론스키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실패하고 상처를 입습니다(제17~18장). 두 달 뒤 카레닌은 용서의 평화가 오래가지 못함을 깨닫고, 아들과 갓난 딸에게 정을 느끼면서도 안나의 혐오 앞에서 무력해집니다(제19~20장). 스티바는 이혼이 해결책이라고 설득하고, 카레닌은 "수치를 내가 지겠다"며 동의합니다(제21~22장). 회복된 브론스키는 임명을 거절하고 군을 떠나, 한 달 뒤 안나와 이혼 없이 외국으로 떠납니다. 카레닌은 아들과 남습니다(제23장).
제5부 제1~20장: 결혼식, 이탈리아, 형의 임종
레빈은 결혼에 필요한 고해 증명서 때문에 9년 만에 성찬을 받으며, 늙은 사제에게 "나는 모든 것을 의심한다"고 고백합니다. 결혼식 전날 밤에는 키티의 사랑을 의심해 파혼을 꺼내다 화해하고, 당일에는 예복 셔츠가 없어 허둥대다 간신히 교회에 도착합니다. 예식에서 레빈은 기도문의 "도움"이라는 말에 마음이 움직이고, 키티는 환히 웃으며, 두 사람은 그날 밤 시골로 떠납니다(제1~6장). 한편 브론스키와 안나는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에서 팔라초를 빌려 지내고, 옛 동창 골레니슈체프를 만납니다. 안나는 해방감에 행복하지만 브론스키는 무료해져 그림에 매달립니다. 이들은 화가 미하일로프를 찾아가고, 미하일로프는 안나의 초상을 그려 모두를 놀라게 하지만 냉랭한 태도로 미움을 사며, 두 사람은 지루해져 러시아로 돌아가기로 합니다(제7~13장).
결혼 석 달째의 레빈은 행복하지만 그가 상상한 방식은 아니며, 첫 부부싸움을 겪고 서재에서 농업 저서를 쓰며 석 달을 허비했다고 자책합니다. 그때 형 니콜라이가 죽어 간다는 편지가 오고, 키티는 함께 가겠다고 고집합니다. 지방 도시 호텔에서 레빈은 아무것도 못 하고 괴로워하는 반면, 키티는 의사와 약국을 부르고 방을 쓸고 닦아 병실을 바꿉니다. 니콜라이는 성사와 종부를 받고, 열흘째에 "아직… 곧"이라는 말을 남기고 눈을 감습니다. 레빈은 죽음의 수수께끼 앞에서 아내의 사랑에 의지하고, 키티의 임신이 확인됩니다(제14~20장).
제5부 제21~33장: 카레닌의 몰락, 세료자의 생일, 극장
아내가 떠난 뒤 카레닌은 안나의 청구서 앞에서 무너지고, 고아로 자라 친구도 없던 자신의 삶을 돌아봅니다. 리디아 이바노브나 백작부인이 안내도 없이 찾아와 살림을 맡고, 그를 신비주의 신앙으로 이끕니다(제21~22장). 백작부인은 오래 누군가를 사랑해 온 사람이며 지금은 카레닌을 사랑합니다. 안나가 이별 전에 아들을 한 번만 보게 해 달라고 편지하자 카레닌은 망설이다 백작부인의 설득에 거절의 답을 보냅니다. 궁정에서는 훈장을 받은 카레닌을 두고 수군대지만 본인만 출세가 끝난 줄 모릅니다(제23~25장). 아홉 살 세료자는 생일 전날 어머니가 죽었다는 말을 믿지 않고, 아버지 앞에서 이상적인 소년을 연기하며 밤에 어머니가 오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제26~27장).
페테르부르크에 온 안나는 사교계가 브론스키에게만 열려 있고 자신에게는 닫혀 있음을 알게 됩니다. 아들을 보려는 방법이 없자 생일 아침 면사포를 쓰고 옛집에 몰래 들어가 세료자를 안고 함께 웃고 울지만, 카레닌이 들어서자 달아나듯 나옵니다(제28~30장). 호텔에서 안나는 아들 사진을 낚아채며 브론스키의 사랑을 확인하려 하고, 후회하지 않는다며 패티의 공연을 보러 극장에 갑니다. 극장에서 카르타소바 부인의 모욕을 받은 안나는 집에서 "당신의 침착함이 싫다"고 절규하고, 이튿날 두 사람은 시골로 떠납니다(제31~33장).
제6부 제1~15장: 포크롭스코예의 여름
돌리가 아이들과 키티와 레빈의 포크롭스코예에서 여름을 보냅니다. 노공작 부인과 바렌카도 와 있어 집이 북적이고, 코즈니셰프와 바렌카가 이어지기를 키티가 바랍니다(제1~3장). 코즈니셰프는 숲에서 바렌카에게 청혼하려 하지만, 버섯 이야기를 하다가 '자작나무 버섯과 흰 버섯의 차이'를 묻고 말아 두 사람 모두 기회가 지나갔음을 느낍니다(제4~6장). 스티바가 멋쟁이 바센카 베슬로프스키를 데려오고, 레빈은 키티에게 바센카가 너무 다정한 것 같아 질투하다 폭발합니다. 키티는 괴로워하다 그 질투가 사랑의 깊이임을 알고 위로합니다(제7장).
사냥을 가서 레빈은 진창, 총소리, 흥분 속에서 베슬로프스키에게 냉랭했던 것을 반성하고, 밤에 스티바와 부의 정의를 두고 말다툼합니다. 새벽 늪에서 라스카와 함께 사냥감을 잇달아 잡고 돌아오지만, 키티가 싸준 음식은 거의 사라졌습니다(제8~13장). 베슬로프스키가 키티에게 상냥하게 구는 것을 보고 레빈은 다시 절망에 빠지고, 돌리의 말을 듣고도 직접 그에게 말을 대기시켰으니 떠나 달라고 합니다. 스티바는 터무니없는 질투라 나무라고, 돌리는 이 일을 익살스레 이야기해 모두를 웃게 합니다(제14~15장).
제6부 제16~32장: 돌리의 방문, 귀족 선거, 안나의 불안
돌리는 안나를 만나러 길을 떠나, 마차 안에서 임신과 육아와 돈 걱정으로 가득한 자신의 삶을 돌아봅니다. 보즈드비젠스코예에서 안나는 환한 얼굴로 맞이하며 자신이 악몽에서 깨어난 듯 행복하다고 하고, 돌리는 그녀를 비난할 수 없습니다(제16~18장). 호화로운 방에서 자신의 기운 옷이 부끄러운 돌리는, 아이 방에서 안나가 아이의 이도 모른다는 것을 알아챕니다. 브론스키는 영지와 병원을 자랑하다 돌리에게 안나가 이혼 편지를 쓰도록 설득해 달라고 청합니다. 밤에 안나는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을 것이며 이혼을 생각하면 잠들 수 없다고 털어놓습니다(제19~24장).
브론스키는 귀족 선거에 가며 독립을 지키려 하고, 레빈은 코즈니셰프와 카신의 선거에 가서 신구 두 파의 계략을 지켜봅니다. 선거는 관성으로 돌아가는 죽어 가는 제도라는 지주의 말에 공감하며, 결국 신당의 네베돕스키가 새 단장이 됩니다(제25~30장). 브론스키는 당선 축하 만찬에서 안나의 원망 섞인 편지를 받고 밤 기차를 타고, 안나는 그의 차가운 눈빛에서 무관심의 시작을 읽습니다. 안나는 이혼을 요구하고 둘은 11월 말 함께 모스크바로 갑니다(제31~32장).
제7부 제1~20장: 모스크바의 레빈, 안나, 출산
석 달째 모스크바에 머무는 레빈 부부는 해산을 기다리며 도시의 씀씀이에 놀랍니다. 키티는 대모 집에서 브론스키를 만나도 침착하게 응대하고 이를 솔직히 남편에게 전합니다. 레빈은 학자와 학회, 리보프의 집, 음악회와 의례적인 방문을 전전하며 어색함을 느낍니다(제1~6장). 클럽에서 장인 노공작을 만나고 브론스키에게도 적의가 사라져 화해한 기분이 됩니다. 스티바는 그를 안나에게 데려가고, 레빈은 미하일로프가 그린 초상에 넋을 잃은 뒤 실제 안나의 재치와 진실함에 끌려 깊은 연민을 느낍니다(제7~10장). 집에 와 안나 이야기를 하자 키티는 "그 여자가 당신을 홀렸다"며 울고, 새벽 세 시에야 화해합니다. 안나는 손님이 떠난 뒤 레빈의 마음을 끌려 한 자신을 인정하면서도 브론스키가 왜 차가워졌는지에 괴로워합니다(제11~12장).
이튿날 키티의 진통이 시작됩니다. 불신자인 레빈은 진심으로 하느님께 매달리고, 스물두 시간 끝에 아들이 태어납니다. 그는 아기 앞에서 부성애보다 혐오와 연민을 느끼고, 곧 이 연약한 존재가 겪을 고통에 대한 불안에 사로잡힙니다(제13~16장). 한편 스티바는 돈에 쪼들려 페테르부르크로 가 카레닌에게 이혼의 답을 구하지만, 카레닌은 신앙을 내세워 이틀 뒤 답하겠다고 합니다. 세료자는 삼촌이 어머니를 기억하느냐고 묻자 "기억 안 나요"라고 소리치고, 스티바는 페테르부르크에서 젊어지며 안나 편을 드는 공작부인들을 만납니다(제17~20장).
제7부 제21~31장: 안나의 마지막 이틀
스티바는 리디아 이바노브나의 객실에서 카레닌과 프랑스인 신비가를 만나지만 아무것도 부탁하지 못한 채 졸음에 빠질 뻔하고, 이튿날 카레닌의 최종 거절을 듣습니다(제21~22장). 모스크바의 더위 속에서 안나와 브론스키는 서로 날을 세웁니다. 안나는 브론스키의 어머니가 권한 소로키나를 의식해 질투하고, 사랑이 없다고 쏘아붙이며 병중에 했던 "왜 죽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다시 붙듭니다. 이튿날 다시 말다툼이 되고, 헤어질 때 브론스키는 차갑게 말합니다(제23~25장). 안나는 하루 종일 완전한 냉각이 시작됐다고 느끼고, 죽음이 그를 벌하고 사랑을 되찾을 길처럼 떠오르지만 어둠 앞에서 "살고만 싶다"고 합니다. 이튿날 아침 브론스키에게 "후회할 거예요"라고 말했다가 곧 두려움에 "돌아와 주세요"라는 쪽지를 보냅니다(제26~27장).
답이 오지 않자 안나는 돌리의 집으로 가지만 키티가 와 있어 상처받고 서둘러 떠납니다. 사람들이 서로 미워하려 태어났다는 생각이 굳어지고, 브론스키의 전보에 증오와 복수심으로 짐을 꾸려 역으로 향합니다(제28~30장). 열차 안에서도 세상이 거짓과 잔혹함뿐이라 느끼던 안나는, 정거장에서 브론스키의 무심한 답장을 받습니다. 그리고 처음 만난 날의 사고를 떠올리며 화물열차 앞에서 삶을 마치는데, 마지막 순간 "내가 무엇을 하는가"라며 공포를 느끼고 "주여, 모든 걸 용서하소서"라고 말합니다(제31장).
제8부 제1~7장: 의용병 열차와 브론스키
두 달쯤 지난 여름, 코즈니셰프는 6년을 들인 저서가 세상의 무관심을 맞고 비평에서 조롱당해 쓰라린 가운데, 사회의 관심이 세르비아 전쟁과 슬라브 문제로 쏠리자 그 운동에 몸을 던집니다. 카타바소프와 함께 동생 집으로 쉬러 가려는 길에 모스크바 정거장에서 의용병을 환송하는 인파를 만납니다(제1~2장). 카타바소프는 이등칸에서 의용병들을 만나 허세 부리는 상인, 아는 체하는 퇴역 장교, "다들 가니까 간다"는 포병 사관생도에게서 불쾌한 인상을 받고 의문을 품습니다(제3장).
어느 정거장에서 브론스키의 어머니는 아들이 안나의 죽음 이후 6주 동안 말도 않고 음식도 거부했다고 전하며 코즈니셰프에게 말을 걸어 달라 청합니다. 브론스키는 우리에 갇힌 짐승처럼 승강장을 오가다, 죽음을 맞으러 가는 이에게 소개장은 필요 없다고 말하며 자신은 "무기로는 쓸모 있어도 사람으로는 폐인"이라 고백합니다. 철로를 보다 안나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리며 흐느낀 뒤 평정을 찾습니다(제4~5장). 코즈니셰프와 카타바소프는 포크롭스코예에 닿고, 키티는 배고파 우는 아들 미탸를 알아채고 서둘러 아기방으로 가 젖을 먹이며, 불신으로 괴로워하면서도 위선이 없는 남편 레빈을 웃으며 사랑합니다(제6~7장).
제8부 제8~19장: 레빈의 믿음
형의 임종을 겪은 레빈은 물질의 불멸이나 에너지 보존 같은 '새 신념'이 삶에는 아무 답도 주지 못한다는 공포에 사로잡힙니다. 플라톤부터 헤겔과 쇼펜하우어까지 읽었지만 정의된 단어를 떠나 삶으로 돌아오면 체계는 카드로 지은 집처럼 무너졌고, 행복한 남편이자 아버지인데도 목매달 끈을 숨기고 총을 들고 나가기를 두려워하던 봄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는 죽지 않고 계속 살아갑니다(제8~9장). 6월에 시골로 돌아와 영지, 농민, 아이, 양봉으로 하루를 채우며 이유는 몰라도 길은 분명히 압니다(제10장). 곳간에서 탈곡기를 보던 레빈은 일꾼 표도르가 "포카니치 노인은 영혼을 위해, 하느님을 잊지 않고 산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막혀 있던 생각이 빛처럼 터져 나옴을 느낍니다(제11장).
길을 걷고 풀밭에 누워 딱정벌레를 바라보며 그는 새로 발견한 것이 아니라 이미 알던 것을 알게 되었다고 정리하고, 옳게 살면서 그릇되게 생각했을 뿐임을 깨닫습니다. 푸른 하늘 아래서 "이것이 믿음인가" 하며 눈물을 쏟습니다(제12~13장). 그러나 마부에게 곧 화를 내며 영적 상태가 현실을 곧바로 바꾸지 못함을 씁쓸히 느끼고, 도착한 코즈니셰프와 카타바소프 일행과 의용병 문제를 두고 '민중의 뜻'을 논쟁합니다. 폭풍우가 몰려오자 숲의 참나무가 번개에 쓰러지고, 레빈은 키티와 미탸를 찾아 달려가 무사함에 안도합니다(제14~17장). 그날 밤 그는 아기에게 느낀 감정이 환희가 아니라 혐오와 연민이었다고 털어놓고, 테라스에서 다른 종교의 수억 인구는 어찌 되는가라는 의문을 곱씹다가 이 앎은 이성이 아닌 마음에 주어진 것이라 정리합니다. 새 감정은 그를 갑자기 행복하게 바꾸지 않을 것이지만, 이제 그의 삶의 매 순간은 의미 없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불어넣을 수 있는 선이라는 확실한 의미를 갖습니다(제18~19장).
대목별로 읽기
1. 첫 문장과 오블론스키 집
톨스토이는 첫 문장에서 행복에는 모양이 없고 불행에만 이야기가 있다고 선언하고, 곧바로 스티바의 집으로 들어갑니다. 이 문장은 소설 전체가 비교의 구조임을 알립니다. 오블론스키 집, 카레닌 집, 안나와 브론스키의 집, 레빈과 키티의 집이 차례로 같은 잣대 앞에 놓입니다. 스티바는 자신의 외도를 뉘우치기보다 들킨 것을 후회하는 사람이고, 그 어리석은 미소가 가장 용서가 안 된다는 설정부터 책은 이미 인간을 비웃지 않고 관찰합니다.
Happy families are all alike; every unhappy family is unhappy in its own way.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불행하다.
Everything was in confusion in the Oblonskys’ house.
오블론스키 집안이 온통 혼란에 빠져 있다.
This idiotic smile he could not forgive himself.
스티바가 스스로도 용서하지 못한 그 어리석은 미소.
2. 레빈의 청혼과 키티의 거절
스티바와 레빈은 같은 도시의 대조적인 두 사람입니다. 스티바는 하루의 필요 속에서 자신을 잊고 사는 데 능하고, 레빈은 외도 이야기 앞에서 "빵을 훔치지 말라"고 잘라 말하는 사람입니다. 레빈의 청혼 장면이 아프게 읽히는 이유는 키티가 순간 행복했다는 데 있습니다. 그녀는 레빈과 있으면 편안하고, 브론스키와는 화려한 미래를 상상합니다. 거절 직후 어머니의 안도와 아버지의 경고가 갈리는 것으로 이후 두 줄기의 씨앗이 이미 뿌려집니다.
Don’t steal rolls.
빵을 훔치지 말라.
That cannot be ... forgive me.
그럴 수 없어요… 용서하세요.
Thank God, she has refused him,
하느님 감사합니다, 그 애가 그를 거절했군요.
3. 역과 눈보라
안나의 첫 등장은 사고와 함께입니다. 철도 경비원이 열차에 치여 죽고, 안나가 불길한 징조라며 눈물을 참는 순간부터 철도는 이 책에서 만남과 끝을 함께 품는 장소가 됩니다. 돌리를 화해시키며 활기를 얻은 안나는 열차에서 남의 삶을 읽는 데 싫증이 나고 스스로 살고 싶다는 욕구가 커집니다. 눈보라 속 브론스키의 고백은 그녀의 두려움과 기쁨을 동시에 건드립니다. 돌아와 마주한 남편의 귀가 이상하게 보이기 시작하는 대목은, 사랑이 식는 것이 아니라 보는 눈이 바뀌는 순간을 잡아냅니다.
She had too great a desire to live herself.
그녀는 스스로 살고 싶은 욕구가 너무 컸다.
“You know that I have come to be where you are,”
내가 당신이 있는 곳에 있으려고 왔다는 걸 아시잖아요.
“Oh, mercy! why do his ears look like that?”
맙소사, 그의 귀가 왜 저렇게 생겼지?
4. 무도회의 안나와 키티
키티는 이날이 가장 좋은 날 중 하나라는 확신으로 계단을 오릅니다. 그 확신이 마주르카에서 무너지는 과정은 소설에서 가장 잔인한 장면 중 하나입니다. 키티의 눈에 비친 안나는 매혹적이지만 그 매력 안에 무섭고 잔인한 것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안나가 악역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안나 자신은 무도회가 키티를 아프게 한 것을 알고 도망치듯 떠납니다. 이 책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하나의 장면 안에서 함께 아프게 그립니다.
It was one of Kitty’s best days.
그날은 키티에게 가장 좋은 날 중 하나였다.
there was something terrible and cruel in her fascination.
그녀의 매혹에는 무섭고 잔인한 구석이 있었다.
“I don’t dance when it’s possible not to dance,”
춤추지 않아도 될 때는 추지 않아요.
5. 카레닌이라는 사람
카레닌은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쓰는 사람입니다. 그의 좌우명 "서두르지도 쉬지도 않는다"는 능력의 표시이면서 감정이 끼어들 틈이 없다는 표시이기도 합니다. 아내가 남의 눈에 부적절하게 보였음을 깨닫고 밤새 서성이는 장면에서 그는 아내가 따로 사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 직시하고 심연 앞에 선 듯 두려워합니다. 독자는 그를 차갑다고 비웃다가 이 장면에서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이후 카레닌은 언제나 감정을 규칙으로 바꾸려 하고, 그 때문에 용서마저 오래가지 못합니다.
“Unhasting and unresting,” was his motto.
“서두르지도 쉬지도 않는다”가 그의 좌우명이었다.
“But why is it his ears stick out so strangely?”
그런데 왜 그의 귀는 저렇게 이상하게 튀어나와 있을까?
“It was the chasm which he was afraid to peep into.”
그것은 그가 들여다보기 두려워한 심연이었다.
6. 거짓의 갑옷
카레닌의 경고 앞에서 안나가 놀랄 만큼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하는 장면은 이 책이 불륜을 '순간의 타락'이 아니라 습관의 축적으로 그린다는 증거입니다. 첫 관계 직후 안나는 "행복"이라는 말에 몸서리치고, 임신을 알릴 때는 조용히 말합니다. 마차 안의 고백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녀는 거짓말이 쌓여 가는 것이 싫어서 모든 것을 털어놓지만, 털어놓는다고 자유로워지지는 않습니다. 말하고 난 뒤에야 비로소 진짜 대가가 시작됩니다.
She felt herself clad in an impenetrable armor of falsehood.
그녀는 뚫을 수 없는 거짓의 갑옷을 입은 듯했다.
“I have nothing but you. Remember that.”
나에게는 당신뿐이에요. 그걸 기억해요.
“I love him, I am his mistress; I can’t bear you”
나는 그를 사랑하고 그의 정부예요. 당신은 견딜 수 없어요.
7. 경마와 프루프루
경마는 이 책에서 가장 긴장된 장면이면서 하나의 은유입니다. 브론스키는 말과 한 몸처럼 호흡하며 선두에 서지만, 마지막 도랑에서 자세를 잃는 서투른 동작 하나로 애마의 등뼈를 부러뜨립니다. 그의 자책은 경주를 잃은 것에 쏠려 있는데, 같은 시각 안나는 그가 떨어진 것만 보고 있습니다. 한 사람은 경기의 패배를, 다른 사람은 사랑의 노출을 겪습니다. 한 사건이 모두에게 다른 뜻을 가진다는 것이 이 장면의 요점입니다.
The clumsy movement made by Vronsky had broken her back.
브론스키의 서투른 동작이 그녀의 등뼈를 부러뜨렸다.
The race lost! And my fault! shameful, unpardonable!
경주를 잃었다! 내 잘못이다! 수치스럽고 용서받을 수 없다!
“No, you were not mistaken”
아니, 당신이 잘못 안 게 아니에요.
8. 레빈의 풀베기
톨스토이는 레빈이 낫을 잡는 장면에 책 전체에서 가장 긴 행복의 묘사를 줍니다. 서툴러서 놀림받던 레빈이 낫이 저절로 움직이는 순간을 맛보는 이 대목은, 생각하는 사람이 생각을 놓았을 때 비로소 도착하는 평안을 보여 줍니다. 형 코즈니셰프와의 논쟁에서 완패한 직후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말로는 지고 몸으로 이깁니다. 노인과 빵죽을 나누며 형보다 노인에게 더 가깝다고 느끼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The scythe cut of itself.
낫이 저절로 베었다.
mow in the rain, and you’ll rake in fine weather!
비 올 때 베어 놓으면 날이 갠 뒤에 거둔다!
God gave the day, God gave the strength.
하느님이 날을 주시고, 하느님이 힘을 주셨다.
9. 농장 개혁과 농민
레빈의 농장은 그가 읽고 쓰는 이론과 농민의 실제 이해가 부딪치는 현장입니다. 그는 자기 배가 어디서 새는지 보면서도 새는 곳을 찾지 않는 사람이고, 번창하는 늙은 농민의 집에서는 "우리는 모두 농민"이라는 평범한 말에서 답의 실마리를 봅니다. 구레나룻 지주는 해방이 러시아를 망쳤다고 단언하고, 스비아즈스키는 모순을 농담으로 넘깁니다. 레빈은 노동자를 땅과 잇는 방식이 풀어야 할 과제라고 믿고, 이익을 나누는 제도를 시도하며 '무혈 혁명'이라 되뇝니다. 이 믿음이 어디까지 갈지는 책이 서두르지 않고 따라갑니다.
“We’re all peasants together.”
우리는 모두 농민이지요.
“Russia has been ruined by the emancipation!”
러시아는 해방 때문에 망했습니다!
“a bloodless revolution, but a revolution of the greatest magnitude”
피 흘리지 않는 혁명이지만 가장 큰 규모의 혁명.
10. 형의 죽음
니콜라이의 죽음은 레빈의 세계관이 가장 크게 흔들리는 사건입니다. 3부에서 형이 찾아왔을 때 두 형제는 죽음이라는 하나의 생각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입에 올리지 못해 모든 대화가 거짓이 됩니다. 5부에서 키티는 지식 없이도 행동으로 죽어 가는 사람을 대하는 법을 알고, 레빈은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하면서도 두려워 어찌할 줄 모릅니다. 철학과 간호의 차이, 그리고 사랑이 죽음을 막지는 못해도 곁에 서게 한다는 사실이 이 두 장면의 핵심입니다.
I’m afraid of death, awfully afraid of death.
나는 죽음이 무섭다, 지독하게 무섭다.
“Anyway, don’t remember evil against me, Kostya!”
아무튼 나쁘게 기억하지 마라, 코스탸!
“it will be easier for us to bear it together”
함께 견디면 우리가 더 쉽게 견딜 수 있어요.
“Not quite ... soon.”
아직 완전히는… 곧.
11. 임종 자리의 용서
안나의 출산과 열병 장면은 이 책에서 카레닌이 가장 인간다워지는 순간입니다. 속임수라 의심하며 돌아온 집에서 그는 안나의 고통 앞에 오열하고 모두를 용서합니다. 그러나 안나는 회복된 뒤 남편의 미덕 때문에 오히려 그를 미워한다고 고백합니다. 용서는 감정이 허락해서 오래가는 것이 아니라, 용서받은 쪽도 용서한 쪽도 계속 견뎌야 하는 일임을 책이 보여 줍니다. 리디아 이바노브나 백작부인이 이 빈자리에 들어와 카레닌을 신앙과 체면으로 둘러싸는 대목은 용서가 제도가 되어 가는 모습을 비춥니다.
“I am not afraid of him; I am afraid of death.”
나는 그가 두려운 게 아니에요. 죽음이 두려워요.
“but I hate him for his virtues.”
하지만 나는 그의 미덕 때문에 그가 미워요.
“Who is to throw a stone?”
누가 돌을 던지겠습니까?
12. 고해, 약혼, 결혼식
레빈과 키티의 재회는 초크로 쓴 머리글자로 이루어집니다. 말로는 하지 못한 물음이 글자 몇 개로 건너가는 이 장면은 소설에서 가장 유명한 사랑 고백 중 하나입니다. 다음 날 레빈은 이틀 밤을 못 잤어도 몸이 가볍고, 세상이 모두 아름답게 보입니다. 결혼에 필요한 고해 장면에서는 늙은 사제의 판에 박힌 위로 앞에서 불신과 위선 사이에 끼어 괴로워합니다. 결혼식에서 기도문의 "도움"이라는 말이 마음을 움직이는 대목은 레빈이 믿지 못하면서도 의례를 스쳐 가지 못하는 사람임을 알려 줍니다.
“I have never ceased to love you.”
나는 당신을 사랑하기를 그친 적이 없습니다.
“Happiness is the matter with me!”
행복이 문제죠!
“I have doubted, I doubt everything,”
저는 의심해 왔고, 모든 것을 의심합니다.
13. 결혼은 상상과 다르다
톨스토이는 결혼을 낭만의 완결이 아니라 새로운 노동으로 그립니다. 레빈은 가정생활이 노 젓는 일처럼 어렵다고 느끼고, 그가 경멸하던 사소한 일들이 중요해집니다. 첫 부부싸움에서 둘의 경계가 사라졌음을 깨닫는 대목은 따뜻하고, 6부에서 베슬로프스키를 두고 벌어지는 질투의 소동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아픕니다. 키티는 질투가 사랑의 깊이임을 알고 위로합니다. 안나와 브론스키의 다툼이 반복될수록 가라앉는 것과 달리, 레빈과 키티의 다툼은 매번 그 뒤에 화해를 남깁니다. 이 차이가 두 줄기를 가르는 가장 작은 단서입니다.
he did not know where he ended and she began
그는 어디까지가 자신이고 어디부터가 그녀인지 알 수 없었다.
“the better things are, the more natural it seems to me”
일이 좋을수록 더 자연스럽게 느껴져요.
“I’m not jealous, but I’m wounded, humiliated”
질투하는 게 아니라 상처받고 모욕당한 거요.
14. 닫힌 문과 세료자
5부의 안나는 러시아에 돌아온 순간 이 사회가 브론스키에게는 열리고 자신에게는 닫혀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 사회적 비대칭이 책의 중심 비판입니다. 안나가 아들 생일에 면사포를 쓰고 몰래 찾아가는 장면은 사랑 때문에 잃은 것의 크기를 보여 줍니다. 세료자는 어머니가 죽었다는 말을 믿지 않고 에녹은 죽지 않았으니 모두가 죽는 것은 아니라는 아이다운 논리를 만듭니다. 이 장면의 슬픔은 누구도 악하지 않다는 데서 옵니다. 하인은 문을 열고, 가정교사는 기다려 주고, 아이는 어머니가 최고라고 외칩니다.
“I knew you’d come.”
어머니가 오실 줄 알았어요.
“There’s no one better than you!”
어머니보다 좋은 사람은 없어요!
“I hate your calm.”
나는 당신의 침착함이 싫어요.
15. 사랑이 끝나는 곳
7부의 마지막 이틀은 소설 기술의 정점입니다. 안나는 브론스키가 하지 않은 모진 말을 상상하고, 거리의 사람들을 보며 모두가 서로 미워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랑이 끝나는 곳에서 미움이 시작된다는 깨달음은 사실이 아니라 그녀의 시선이 만든 것인데, 책은 그것을 반박하지 않고 그대로 보여 줍니다. 역에서 그녀의 마지막 한 줄은 "주여, 모든 걸 용서하소서"입니다. 톨스토이는 이 장면을 설명하지 않고 그녀가 보는 것만으로 쓰며, 독자는 판단 대신 침묵 앞에 서게 됩니다.
“I want love, and there is none.”
나는 사랑을 원하는데, 사랑이 없다.
“No, anything—only to live!”
아니, 무엇이든 좋다. 그저 살기만 한다면!
“And where love ends, hate begins.”
사랑이 끝나는 곳에서 미움이 시작된다.
“Lord, forgive me all!”
주여, 모든 걸 용서하소서!
16. 레빈의 믿음
마지막 부에서 소설은 안나의 죽음 뒤에도 끝나지 않고, 레빈이 풀지 못한 질문으로 돌아옵니다. 철학자들을 읽을수록 삶은 카드로 지은 집처럼 무너지는데, 답은 일꾼 표도르의 한마디 "영혼을 위해 산다"에서 옵니다. 레빈은 자신이 발견한 것이 아니라 이미 알던 것을 알게 되었다고 정리합니다. 이 믿음은 극적인 회심이 아니라, 마부에게 곧 화를 내는 일상 속에서도 그 안에 남아 있는 확실한 의미입니다. 쓰러지는 참나무 앞에서 터져 나온 무의미하고도 절실한 기도, 그리고 마지막 문장이 가리키는 선의 감각이 이 책이 끝에서 건네는 답입니다.
He lives for his soul. He does not forget God.
그는 영혼을 위해 산다. 하느님을 잊지 않는다.
“Can this be faith?”
이것이 믿음일까?
“My God! my God! not on them!”
하느님! 하느님! 그들 위에는 안 됩니다!
the positive meaning of goodness, which I have the power to put into it
내가 거기에 불어넣을 힘이 있는, 선이라는 확실한 의미.
17. 이 책을 읽는 방법
『안나 카레니나』는 239장이지만 장이 짧아서 어디서든 한 장씩 읽을 수 있습니다. 처음이라면 1부 제1장(오블론스키 집), 제9~13장(스케이트장과 청혼), 제17~23장(역과 무도회), 제30장(눈보라)을 먼저 읽어 보세요. 이어 2부 제24~29장(경마와 고백), 3부 제4~5장(풀베기), 4부 제13장(머리글자 고백)이 기둥입니다. 5부 제14~20장(결혼 생활과 형의 죽음)과 제29~30장(세료자의 생일), 7부 제13~16장(출산)과 제30~31장, 8부 제9~13장이 이어집니다. 톨스토이는 안나를 심판하지 않고, 레빈을 영웅으로 만들지도 않습니다. 사랑, 가족, 노동, 죽음, 믿음이 한 가정 안에서 서로 부딪치는 것을 보여 줄 뿐입니다. 사랑과 결혼의 서로 다른 얼굴이 궁금하다면 『제인 에어』(Jane Eyre)나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과 나란히 읽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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