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869년 출간
War and Peace
전쟁과 평화
1805년 페테르부르크의 살롱에서 시작해 아우스터리츠와 보로디노, 불타는 모스크바를 지나 1820년의 가정으로 이어지며, 귀족 가문 사람들의 사랑과 죽음과 깨달음을 역사의 거대한 흐름 속에 그린 이야기
A king is history’s slave.
왕은 역사의 노예다.
While there is life there is happiness.
삶이 있는 동안에는 행복이 있다.
한눈에 보기
나폴레옹 전쟁기의 러시아를 무대로, 영광을 꿈꾸다 아우스터리츠의 하늘 아래 쓰러지는 안드레이 볼콘스키, 상속과 결혼과 결투로 휘청이다 프리메이슨과 포로 생활 끝에 단순한 삶의 힘을 배우는 피에르 베주호프, 열세 살 장난꾸러기에서 사랑과 추락과 간호를 거쳐 어머니가 되는 나타샤 로스토프가 이야기의 중심에 있다. 15권의 본편은 살롱과 전장과 영지를 오가며 1805년 오스트리아 원정, 1807년 틸지트, 1812년 보로디노와 모스크바 화재, 프랑스군의 궤멸을 따라가고, 두 편의 에필로그는 1820년의 가정을 보여 준 뒤 역사는 누가 움직이는가, 인간은 자유로운가를 묻는 논설로 끝난다. 열일곱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레오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Anna Karenina)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The Brothers Karamazov)
- 레오 톨스토이 『부활』 (Resurrection)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 (Crime and Punishment)
한 권 요점
War and Peace
『전쟁과 평화』는 러시아 작가 레오 톨스토이가 쓴 장편소설로, 1860년대에 잡지 연재를 거쳐 1869년에 완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톨스토이는 1828년에 태어나 1910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안나 카레니나』와 함께 이 작품이 그의 대표작으로 꼽힙니다. 책은 15권의 본편과 두 편의 에필로그로 짜여 있으며, 1805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야회에서 시작해 1820년의 한 가정에서 이야기가 마무리됩니다. 줄거리의 축은 세 갈래입니다. 서자로 태어나 갑자기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은 피에르, 총명하고 냉소적인 군인 안드레이 볼콘스키, 활기 넘치는 로스토프 가문의 나타샤와 니콜라스가 서로 얽히며 각자의 답을 찾아갑니다. 여기에 아우스터리츠, 보로디노 같은 실제 전투와 쿠투조프, 나폴레옹, 알렉산더 황제가 직접 등장하고, 작가는 서사 중간중간에 역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따지는 논설을 끼워 넣습니다. 이 논설이 소설의 두 번째 주인공이라 할 만큼 비중이 커서, 책은 이야기이면서 하나의 역사관을 주장하는 글이기도 합니다.
줄거리
제1권(제1~28장): 살롱의 저녁, 임종의 방, 출정
1805년 7월, 궁정 시녀 안나 파블로브나 셰레르가 야회를 열고 첫 손님으로 바실리 쿠라긴 왕자를 맞습니다. 나폴레옹과 오스트리아의 배신이 화제지만 바실리의 속셈은 방탕한 아들 아나톨을 부유한 마리아 볼콘스카야 공주와 맺어 주고 다른 아들 히폴리트에게 빈 주재 자리를 얻어 주는 것입니다. 이 자리에 베주호프 백작의 사생아 피에르가 안경 쓴 몸으로 처음 나타나 앙기앵 공작 처형을 두고 열변을 토해 좌중을 놀라게 합니다. 쿠투조프의 부관으로 출전하는 안드레이 볼콘스키는 임신한 아내 리사를 시골로 보내며 서재에서 피에르에게 "절대 결혼하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그러나 피에르는 그날 밤 아나톨의 집에서 곰과 춤추고 돌로호프의 창턱 럼주 내기를 구경하다 소동에 휘말려 모스크바로 쫓겨납니다.
모스크바의 로스토프 가에서는 영명축일 잔치가 열리고, 열세 살 나타샤가 인형을 옷 속에 감춘 채 뛰어듭니다. 니콜라스는 사촌 소냐와 애틋하고, 나타샤는 보리스에게 입 맞추며 4년 뒤 청혼한다는 약속을 받아 냅니다. 한편 임종을 앞둔 베주호프 백작의 저택에서는 바실리와 맏딸이 피에르를 상속인으로 한 유언장과 적자 인정 청원서를 넣은 상감 서류함을 두고 다투고, 안나 미하일로브나는 아들 보리스의 앞길을 위해 끈질기게 버팁니다. 백작이 숨지고 피에르는 재산과 작위를 물려받습니다. 늙은 볼콘스키 왕자의 영지 대머리산에서는 딸 마리아가 아버지에게 기하학을 배우며 숨죽여 지내고, 안드레이는 아내를 아버지 집에 맡긴 채 마리아가 걸어 준 성상을 지니고 출정합니다.
제2권(제1~21장): 오스트리아 원정, 쇤그라벤의 포대
1805년 10월, 러시아 연대가 쿠투조프의 사열을 받습니다. 해진 장화와 강등되어 병사로 복무하는 돌로호프가 눈에 띄고, 마크 장군의 울름 항복 소식이 전해집니다. 경기병 생도 니콜라스 로스토프는 동료 텔랴닌의 도둑질을 연대장 앞에서 폭로했다가 연대의 명예를 두고 논쟁에 휘말립니다. 러시아군은 후퇴하며 엔스 강 다리를 불태우고, 니콜라스는 처음으로 포화 속에서 삶에 대한 사랑과 죽음의 공포를 함께 느낍니다. 크렘스에서 작은 승전을 거둔 뒤 승보를 들고 브륀으로 간 안드레이는 외교관 빌리빈의 위트와 황제의 시들한 접견을 겪고, 프랑스군이 속임수로 다리를 차지했다는 소식에 서둘러 군대로 돌아갑니다. 쿠투조프는 뮈라의 휴전 제안을 이용해 시간을 벌고, 바그라티온의 4천 명 후위가 쇤그라벤에서 프랑스군을 막습니다. 그곳에서 안드레이는 "나의 툴롱은 어디서 올까" 하며 흥분하지만, 정작 전투를 지탱한 것은 명령도 지원도 없이 마을에 불을 지르며 버틴 투신 대위의 포대입니다. 투신이 책임을 추궁당하자 안드레이는 포대의 공을 단호히 증언하고 나가 버립니다. 모든 것이 기대와 너무 다르다는 슬픔만 남습니다.
제3권(제1~19장): 피에르의 결혼, 대머리산의 청혼, 아우스터리츠
바실리 왕자는 졸지에 부자가 된 피에르를 페테르부르크로 데려가 딸 헬렌과 맺어 주려 합니다. 아첨에 둘러싸인 피에르는 헬렌의 어깨를 가까이서 본 순간 확신에 사로잡히고, 헬렌을 어리석다 여기면서도 결국 그 명명일 저녁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어색하게 말한 뒤 결혼합니다. 같은 가을, 아나톨과 바실리가 대머리산을 찾습니다. 아나톨이 부리엔 양에게 눈독을 들이는 것을 목격한 마리아 공주는 충격을 받으면서도 울고 있는 부리엔을 위로하고, 아버지 곁을 떠나지 않겠다며 청혼을 거절합니다.
올뮈츠 근처에서 니콜라스는 안드레이와 다투지만 알렉산더 황제의 사열에 도취되어 "그를 위해 죽고 싶다"고 생각하며 모든 것을 용서합니다. 안드레이는 쿠투조프에게 "전투에 질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웨이로터가 한 시간 넘게 읽는 작전 배치를 쿠투조프는 졸며 듣습니다. 안드레이는 밤길에서 "가족을 다 내놓더라도 영광의 한순간을 원한다"고 고백합니다. 이튿날 새벽 짙은 안개 속에서 연합군은 프라첸 고지를 내려갔다가 무너지고, 쿠투조프는 뺨에 피를 흘리며 "상처는 여기가 아니라 도망치는 병사들에게 있다"고 말합니다. 안드레이는 눈물을 삼키며 군기를 들고 돌격하다 쓰러져 끝없이 높은 하늘을 보고, 말을 타고 온 나폴레옹의 "훌륭한 죽음"이라는 말에도 대답하지 않습니다. 한때 영웅이던 나폴레옹이 하늘 앞에서 작고 하찮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제4권(제1~16장): 결투, 리사의 죽음, 카드판과 노래
1806년 초 니콜라스가 데니소프와 함께 휴가로 모스크바 집에 돌아오고, 영국 클럽은 바그라티온을 환영하는 만찬을 엽니다. 피에르는 익명의 편지와 돌로호프의 도발에 아내의 부정을 확신하고 결투를 청해, 소콜니키 숲에서 서투르게 쏜 총으로 돌로호프에게 부상을 입힙니다. "어리석음, 죽음, 거짓"을 중얼거린 그는 헬렌과 갈라서 영지 관리권을 넘기고 홀로 떠납니다. 한편 아우스터리츠 이후 안드레이는 전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노공작은 기념비를 주문합니다. 3월 어느 눈보라 치는 밤 리사에게 진통이 오는 가운데 안드레이가 문득 집에 돌아옵니다. 리사는 아들을 낳고 숨을 거두며, 안드레이는 죽은 얼굴이 묻는 듯한 표정을 오래 잊지 못합니다.
모스크바에서는 니콜라스가 소냐에게 마음이 있으면서도 약속은 하지 못한 채 돌로호프와 카드를 치다 한 판에 4만 3천 루블을 잃습니다. 돌아와 보니 가족이 모여 노래하고, 나타샤가 부르는 바르카롤을 들으며 그는 잠시 돈도 명예도 하찮게 느낍니다. 아버지에게 사실을 고백한 그는 한 달 뒤 빚을 갚고 연대로 돌아갑니다. 데니소프의 청혼은 나타샤가 거절합니다.
제5권(제1~22장): 프리메이슨, 보구차로보의 대화, 틸지트
페테르부르크로 가는 길목의 역참에서 삶의 의미를 묻던 피에르는 프리메이슨 노인 바즈데예프를 만나 "신은 이성이 아니라 삶으로 안다"는 말을 듣고 입회합니다. 눈을 가린 채 해골과 복음서가 놓인 방으로 인도되는 의식 뒤, 헬렌과의 화해를 종용하러 온 바실리를 처음으로 "나가 달라"며 내쫓습니다. 그러나 키예프 영지에서 농노 해방을 지시했다가 총관리인이 꾸며 놓은 학교와 병원을 보고 흡족해하는 모습에서 개혁이 허울에 그쳤음이 드러납니다.
2년 만에 보구차로보로 안드레이를 찾아간 피에르는 눈빛이 죽은 친구와 논쟁합니다. 안드레이는 후회와 병만이 진짜 악이라며 자기만을 위해 살겠다 하고, 피에르는 선행의 기쁨이 유일한 행복이라 맞섭니다. 강을 건너는 뗏목 위에서 피에르가 신과 미래의 삶을 말하자 안드레이는 아우스터리츠의 하늘을 처음 떠올리고,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깨어납니다. 한편 니콜라스는 군수 부족과 병으로 신음하는 연대에서 오히려 안식을 느끼고, 데니소프가 굶주린 병사들을 위해 수송대의 식량을 빼앗았다 군법회의에 회부되자 병원의 참상을 목격합니다. 틸지트까지 가서 알렉산더 황제에게 사면 청원서를 올리려 하지만 황제는 "법이 나보다 강하다"며 거절하고, 평화 연회의 환호 속에서 니콜라스는 "우리는 생각하지 말고 의무를 다할 뿐"이라고 외칩니다. 1809년에는 나폴레옹과 알렉산더가 "세계의 두 심판자"로 불릴 만큼 가까워집니다.
제6권(제1~26장): 참나무, 개혁, 첫 무도회, 약혼
2년 동안 영지에서 농노 300명을 해방하는 등 조용한 개혁을 한 안드레이는 랴잔으로 가는 길에 봄을 거부하듯 서 있는 늙은 참나무를 보고 삶이 끝났다는 체념에 다시 잠깁니다. 오트라드노예의 로스토프 저택에서 하룻밤 묵던 그는 달밤이 너무 아름답다며 소냐를 조르는 나타샤의 목소리를 듣고, 돌아오는 길에 새잎이 돋은 참나무를 보며 "삼십일 세에 인생이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결심합니다. 그는 페테르부르크로 가서 아라크체프의 냉대를 받고 스페란스키의 개혁에 합류하지만, 나중에 자신이 번역한 법 조항이 시골 농민의 삶과 무관함을 깨닫고 부끄러워합니다. 피에르는 행동하는 프리메이슨 조직을 만들자고 연설했다가 부결되고, 헬렌과 영적 결합만을 조건으로 다시 함께 삽니다.
1809년 섣달 그믐, 열여섯 살 나타샤는 첫 큰 무도회에서 아무도 춤을 청하지 않을까 눈물이 날 지경이다가, 피에르의 권유로 다가온 안드레이와 왈츠를 춥니다. 안드레이는 로스토프 가를 거듭 찾아 나타샤의 노래에 까닭 모를 눈물을 흘리고, 피에르에게 사랑에 빠졌다고 털어놓습니다. 늙은 공작은 결혼을 일 년 미루라는 조건을 달고, 안드레이는 그 사이 마음이 식기를 바라는 속셈을 알면서도 받아들입니다. 약혼은 공표되지 않은 채 안드레이는 외국으로 떠나고, 나타샤는 "일 년"이라는 말에 절망합니다. 마리아는 오빠의 약혼을 전하는 편지에 격분한 아버지의 독설을 견딥니다.
제7권(제1~13장): 사냥, 가장 행렬, 소냐
휴가로 돌아온 니콜라스는 기울어진 집안 살림에 뛰어들었다가 관리인 미텐카를 내쫓고, 이후 사냥에 열정을 쏟습니다. 9월의 사냥에서는 노백작이 코담배를 줍다 늑대를 놓치고, 니콜라스는 늙은 늑대를 다닐로가 맨손으로 붙잡는 순간 생애 가장 행복한 때를 맞습니다. 삼촌의 작은 집에서 기타 소리에 맞춰 러시아 민속춤을 완벽하게 추는 나타샤는 돌아오는 길에 "다시는 이렇게 행복하고 평온하지 못하리라"고 느낍니다. 안드레이의 귀국이 상처 때문에 새해로 미뤄지자 나타샤는 "왜 제가 이렇게 허비되어야 하나요"라며 울음을 터뜨립니다.
크리스마스 가장 행렬이 멜류코바 부인의 집으로 달려가는 밤, 수염을 그린 소냐가 유난히 빛나 보이자 니콜라스는 달빛 오솔길에서 입을 맞추고 그녀와 결혼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축복을 거부하고 소냐에게도 가혹한 말을 하며, 니콜라스는 부모 몰래 일을 벌이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연대로 떠납니다. 재정 때문에 모스크바 저택을 팔아야 하는 로스토프 가는 나타샤와 소냐를 데리고 모스크바로 갑니다.
제8권(제1~22장): 오페라, 납치 계획, 파혼, 혜성
피에르는 은인 이오시프의 죽음 뒤 삶의 의욕을 잃고 모스크바에서 술과 클럽으로 "그 끔찍한 것"을 피해 달아납니다. 노공작과 마리아도 모스크바로 오고, 보리스는 부유한 신부를 찾다 줄리 카라기나와 약혼합니다. 모스크바에서 나타샤는 마리아 드미트리예브나 부인의 집에 묵고, 볼콘스키 집 방문에서 노공작에게 모욕당하고 마리아와도 서먹하게 헤어집니다. 그날 저녁 오페라의 화려한 조명 속에서 헬렌의 소개로 아나톨이 곁에 앉아 대담하게 말을 건네고, 나타샤는 두려움 속에서도 그에게 끌려 들어갑니다. 이어 헬렌의 야회, 돌로호프가 대신 써 준 아나톨의 연애편지가 이어지고, 나타샤는 마리아에게 파혼을 알리는 편지를 씁니다. 소냐가 이를 눈치채지만 나타샤는 "너는 내 영원한 적"이라 소리칩니다. 아나톨은 카멘카 마을의 파문 사제 앞에서 가짜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었으나(그는 이미 폴란드에서 결혼한 몸입니다) 마리아 드미트리예브나 집의 하인에게 막혀 도망칩니다.
피에르는 이 사실을 알고 아나톨의 멱살을 잡아 모스크바를 떠나게 하고, 나타샤는 비소를 먹고 자살을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친 것으로 전해집니다. 돌아온 안드레이는 편지와 초상화를 돌려주며 "용서했다고는 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야윈 나타샤는 피에르에게 안드레이의 용서를 구하다 눈물을 쏟고, 피에르는 "다른 사람이었다면 무릎 꿇고 청혼했을 것"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날 밤 그는 1812년의 거대한 혜성을 보며 새로운 삶이 열리는 감동을 느낍니다.
제9권(제1~23장): 1812년의 시작, 드리사 사령부, 모스크바의 귀족들
1812년 6월 12일 서유럽 군대가 러시아 국경을 넘습니다. 톨스토이는 이 전쟁의 원인을 올덴부르크 공작에 대한 부당함이나 나폴레옹의 야심 하나로 설명하는 역사가들을 비판하며, 무수한 원인이 동시에 얽혔고 나폴레옹과 알렉산더도 역사의 도구였다고 주장합니다. 니멘 강에서 폴란드 창기병이 황제 앞에서 강을 헤엄치다 마흔 명가량이 익사하고, 빌나의 무도회에서는 마주르카 도중 황제에게 침공 소식이 전해집니다. 사절로 파견된 발라셰프는 다부의 무례를 겪고 빌나로 끌려가 나폴레옹의 분노와 만찬을 모두 맛봅니다. 드리사 사령부에서 안드레이는 아홉 파벌이 갈라진 모습과, 이론만 사랑하는 독일인 펠을 보며 전쟁에는 과학이 없다고 생각하고 궁정 길을 스스로 끊어 전선 근무를 청합니다.
니콜라스는 오스트로브나에서 명령도 없이 중대를 이끌고 돌격해 프랑스 장교의 팔을 베고, 앳되고 평범한 얼굴을 본 뒤 이유 모를 구역질과 수치를 느끼며 "영웅이란 이런 것인가" 하고 혼란스러워합니다. 모스크바의 나타샤는 중병을 앓고 새벽 예배와 영성체로 조금씩 회복합니다. 피에르는 프랑스어 글자 수로 자기 이름이 요한 묵시록의 짐승의 숫자 666이 된다고 믿고 나폴레옹을 끝낼 운명이라 생각합니다. 7월 슬로보다 궁전에서 그는 군의 실정을 황제께 알리자고 했다가 군중에게 밀려나고, 황제는 "행동합시다"라고 말하며 환호를 받습니다. 피에르는 병사 천 명을 내겠다고 밝히고, 페탸는 입대를 허락받지 못하자 크렘린으로 달려가 군중에 휩쓸립니다.
제10권(제1~39장): 스몰렌스크, 노공작의 죽음, 보로디노
톨스토이는 러시아의 후퇴가 계획이 아니라 우연의 연속이었다고 쓰고, 나폴레옹군의 포격으로 스몰렌스크가 불타는 모습을 그립니다. 안드레이는 불타는 스몰렌스크에서 알파티치를 만나 누이에게 모스크바로 떠나라고 쓰고, 연대를 맡아 황폐한 대머리산 정원을 확인합니다. 한편 노공작은 영지에 남아 싸우겠다고 버티다 열병식 도중 뇌졸중으로 쓰러져 보구차로보로 옮겨지고, "고맙다, 용서해라"며 "러시아는 망했다"고 운 뒤 두 번째 발작으로 숨집니다. 농민들이 곡식을 거부하며 떠나기를 막자 마침 건초를 구하러 온 니콜라스가 우두머리를 때려 결박해 마리아 공주를 호송합니다. 쿠투조프는 총사령관으로 부임해 안드레이에게 "인내와 시간"이 가장 강하다고 일러 줍니다.
피에르는 로스토프친의 삐라를 읽고 프랑스인 요리사가 스파이로 몰려 매질당하는 것을 본 뒤 군대로 떠납니다. 보로디노 전야 안드레이는 헛간에 누워 영광과 사랑이 환등기 그림처럼 보이는 것을 느끼고, 피에르에게 "전쟁의 목적은 살인"이라고 격하게 말합니다. 나폴레옹은 감기 속에서 보로디노의 배치를 구술하고, 26일 아침 포성이 울립니다. 피에르는 라옙스키 포대 언덕에서 병사들과 앉아 있다 폭발에 나동그라지고, 쿠투조프는 걸상에 앉아 보고하는 이들의 얼굴을 살피며 전투의 승패가 군의 정신에 달렸음을 압니다. 안드레이는 "죽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다 파편에 복부를 맞고 야전 치료소에서 다리가 잘려 흐느끼는 아나톨을 알아본 뒤, 적을 향한 사랑을 느끼며 눈물을 흘립니다. 톨스토이는 보로디노가 러시아의 도덕적 승리이며 나폴레옹군 파멸의 시작이라고 결론짓습니다.
제11권(제1~34장): 모스크바의 포기, 화재, 체포
톨스토이는 아킬레우스와 거북이의 역설을 들어 역사를 무한히 작은 의지들의 합으로 보아야 한다고 쓴 뒤, 필리의 농부 오두막에서 쿠투조프가 군사회의를 열어 "문제는 군대를 구하는 일"이라며 후퇴를 명령하는 장면으로 들어갑니다. 한편 헬렌은 이혼과 재혼을 위해 가톨릭으로 개종하려 하고, 피에르는 병사들이 나눠 준 죽을 평생 가장 맛있게 먹은 뒤 꿈에서 바즈데예프로부터 단순함과 복종을 배웁니다. 모스크바에서 로스토프친은 피에르가 프리메이슨임을 알고 모스크바를 떠나라고 압박합니다. 로스토프 가는 짐 싸기에 허둥대다가, 나타샤의 호소로 짐을 내리고 수레 전부를 부상병에게 내줍니다. 그 부상병 가운데 안드레이가 섞여 있다는 사실은 소냐와 백작부인에게만 알려져 나타샤에게는 숨겨집니다.
9월 2일 포클론나야 언덕에서 나폴레옹은 텅 빈 도시와 마주해 연출이 무산됩니다. 로스토프친은 베레샤긴을 "배신자"로 군중에게 넘겨 죽게 하고 마차로 달아납니다. 프랑스군이 입성하자 도시는 약탈 속에서 불타기 시작합니다. 피에르는 바즈데예프의 집에서 나폴레옹을 죽이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가 프랑스 장교 람발 대위를 만나 술을 마시며 결의가 흩어집니다. 모스크바 근교 미티시치에서는 나타샤가 한밤에 안드레이의 방으로 가 무릎을 꿇고, 안드레이는 용서를 빌어 오는 그녀에게 "전보다 더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아이를 구하고 약탈당하는 사람을 지키려다 순찰대에 붙잡힌 피에르는 "나는 당신들의 포로다"라고 답합니다.
제12권(제1~16장): 총살장, 카라타예프, 안드레이의 죽음
보로디노 당일에도 페테르부르크의 살롱은 프랑스 극장에 빠져 있고, 승전 감사가 올려진 며칠 뒤 모스크바 함락 소식이 전해집니다. 황제는 쿠투조프의 전령 미쇼에게 "치욕스러운 강화에는 서명하지 않겠다"고 선언합니다. 보로네시에서는 니콜라스가 말 구입을 하다 마리아 공주를 만나 소냐와의 약속과 마리아에 대한 마음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소냐는 백작부인의 눈물 어린 부탁을 받아 약혼을 풀어 주는 편지를 씁니다. 피에르는 방화 혐의로 신문받고 다부 앞에 끌려가지만 눈이 마주친 순간 인간적 유대가 생기고, 이어 채소밭에서 열세 명의 죄수가 두 명씩 총살당하는 것을 직접 지켜봅니다. 세상에 대한 믿음이 산산이 무너진 그를 포로 막사에서 맞은 것이 아프셰론 연대 출신의 플라톤 카라타예프입니다. 구운 감자를 나눠 주고 속담으로 달래는 이 단순한 사람 곁에서 피에르는 깨졌던 세계가 새 토대 위에서 다시 움직이는 것을 느낍니다.
야로슬라블에서 마리아 공주는 나타샤를 만나 어깨에 기대어 울고, 소파에 기대 있는 안드레이의 차갑고 먼 눈빛을 마주합니다. 그는 마리아에게 니콜라스와 결혼하면 좋겠다고 담담히 말하고, 어린 니콜렌카는 울지 않은 채 장면의 뜻을 다 이해합니다. 안드레이는 사랑이 곧 삶이며 신이라고 생각하다 잠들고, 꿈에서 문을 밀고 들어오는 죽음을 겪은 뒤 "죽음은 각성"임을 알고 고요히 숨을 거둡니다.
제13권(제1~19장): 타루티노, 나폴레옹의 모스크바, 철수
톨스토이는 지구가 정지해 있다고 믿던 천동설에 빗대어, 한 영웅의 의지를 원인으로 삼는 역사를 비판하고 러시아군의 타루티노 측면 행군도 한 천재의 구상이 아니라 보급 사정에 따른 자연스러운 쏠림이었다고 논합니다. 쿠투조프는 억지로 시작된 10월 5일의 공격이 배치 명령 전달의 실패와 혼선으로 뒤죽박죽이 되는 것을 지켜보고, 결국 코사크의 전과만 남습니다. 모스크바의 나폴레옹은 군사에서 자선까지 쉴 새 없이 명령을 내리지만 모든 조치는 톱니와 맞물리지 않는 시곗바늘처럼 헛돌고 약탈이 군대를 무너뜨립니다.
포로 막사의 피에르는 극심한 궁핍 속에서 오래 찾던 평온을 얻고, 카라타예프가 프랑스 병사를 위해 지은 셔츠 이야기에 감탄합니다. 10월 6일 밤 프랑스군이 철수하자 포로들도 끌려 나가 칼루가 길을 행군합니다. 쿠투조프는 잠 못 이루는 밤 덜 익은 사과는 따지 않는다며 기다리다, 나폴레옹이 모스크바를 떠났다는 보고에 성상을 향해 돌아서서 "러시아는 구원되었다"며 눈물을 흘립니다. 이후 프랑스군은 스몰렌스크를 약속의 땅 삼아 달아나고, 쿠투조프는 공격을 서두르는 장군들을 말리며 눈덩이가 한순간에 녹지 않음을 압니다.
제14권(제1~19장): 민중전쟁, 페탸의 죽음, 포로 행렬의 끝
톨스토이는 이 전쟁을 펜싱 결투 도중 상대가 몽둥이를 집어 든 것에 비유하며, 군의 힘을 병력에 군대의 정신이라는 미지수를 곱한 것으로 풀이합니다. 데니소프의 유격대에는 장군의 심부름으로 어린 페탸 로스토프가 와서 건포도와 부싯돌을 나눠 주며 들뜨고, 돌로호프와 함께 프랑스 외투를 입고 적 진영을 정찰하는 데 성공합니다. 잠들지 못한 페탸는 환상 같은 밤을 보내고, 새벽 습격에서 명령도 잊은 채 마을로 돌진하다 머리에 총알을 맞고 죽습니다. 구출된 포로들 가운데 피에르가 있습니다.
피에르가 끼어 걷던 포로 행렬은 질서가 무너졌고, 병이 도진 카라타예프는 뒤에서 총소리와 함께 남습니다. 샴셰보에서 코사크가 들이닥치기 전 피에르는 삶이 신이라는 꿈을 다시 꿉니다. 프랑스군은 서리 속에서 군대가 녹아 없어지고, 베레지나를 넘으며 나폴레옹은 썰매로 홀로 달아납니다. 이어지는 논설들은 장병을 버리고 모피 외투로 달아난 나폴레옹을 '위대함'으로 설명하는 역사가들을 비판하고, 러시아군이 프랑스군을 포위해 잡지 못한 이유를 따지며 그런 목표 자체가 처음부터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제15권(제1~20장): 상실과 회복, 쿠투조프의 마지막, 재회
안드레이가 세상을 떠난 뒤 나타샤와 마리아는 말없이 지내다, 12월 말 페탸의 전사 소식이 닿습니다. 백작부인은 믿지 않으려 하며 광란하고, 나타샤는 사흘 밤낮 곁을 지키며 어머니를 살려 냅니다. 이 일로 나타샤 자신도 다시 삶으로 돌아오고 마리아와 격렬한 우정으로 가까워집니다. 쿠투조프는 크라스노예에서 병사들에게 "누가 저들을 불렀나" 하고 적도 사람이니 동정하라고 하며, 승리를 서두른 장군들의 비난을 받습니다. 병사들의 모닥불에서 람발과 모렐은 외투와 죽으로 대접받습니다. 쿠투조프는 빌나에서 황제의 훈장을 받지만 전쟁을 더 이어 가는 데는 말이 없고, 톨스토이는 민족전쟁의 대표자가 할 일을 마치고 죽는다고 씁니다.
오룔에서 석 달을 앓은 피에르는 신이 가까이 어디에나 있다고 믿게 되고, 아무도 자신을 강제하지 않는 평온을 맛봅니다. 1월 말 모스크바에서 마리아를 찾은 그는 검은 옷의 여인이 나타샤임을 뒤늦게 알아보고 자신이 그녀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나타샤는 모스크바를 떠난 때부터 야로슬라블의 3주를 처음으로 쏟아 놓고 뛰쳐나가며, 새벽 세 시까지 이어진 저녁 뒤 두 여인은 "러시아식 목욕에서 나온 듯 깨끗해졌다"고 웃습니다. 피에르는 이틀 뒤 마리아에게 평생 나타샤만 사랑했다고 말하고, 마리아의 권유로 페테르부르크로 떠납니다.
제1에필로그(제1~16장): 1813~1820년, 두 가정
앞의 네 장은 알렉산더 1세의 시대가 '반동'이었다는 평가를 반박하고, 우연과 천재라는 말이 이해의 한계를 가리킬 뿐이라는 논설을 펼쳐 나폴레옹과 알렉산더가 그 역할에 꼭 맞는 사람이었다고 결론짓습니다. 1813년 나타샤와 피에르가 결혼한 해에 일리야 로스토프 백작이 세상을 떠납니다. 니콜라스는 빚을 떠안고 군을 떠나 모스크바 관청에서 가난하게 살다가, 마리아의 눈물 어린 호소에 마음이 가까워져 결혼해 대머리산으로 옮깁니다. 그는 4년 만에 빚을 갚고, 농민에게는 공정하고 엄격한 주인으로 기억됩니다.
1820년 12월, 나타샤는 살이 오르고 노래도 접은 채 남편과 아이들에게 몰두하는 어머니가 되었고, 마리아는 니콜라스와 사소한 다툼 끝에 화해합니다. 페테르부르크에 갔다가 휴가를 넘긴 피에르가 돌아오고, 나타샤는 원망과 기쁨을 한꺼번에 쏟아 냅니다. 밤에 피에르는 정직한 사람들이 손잡고 나라의 불의에 맞서야 한다고 말하고, 니콜라스는 정부에 대한 서약을 거스를 수 없다고 반박하며 명령이면 친구도 베겠다고까지 말합니다. 어린 니콜렌카는 이를 듣고 흥분하다 잠들어, 아버지 안드레이와 피에르와 함께 영광을 향해 걷는 꿈을 꾼 뒤 아버지도 만족할 일을 하겠다고 다짐하며 흐느낍니다.
제2에필로그(제1~12장): 역사의 힘과 자유
마지막 부분에는 인물이 나오지 않고 하나의 논증이 이어집니다. 역사는 지배자의 행적으로 쓰여 왔고, 근대 역사도 영웅이 대중을 이끈다는 전제를 버리지 못했습니다. 영웅의 의지, 여러 힘의 합력, 사상이라는 설명은 모두 기관차를 움직이는 것이 악마인지, 바퀴인지, 연기인지 따지는 일과 같다고 톨스토이는 말합니다. 법학이 말하는 국민의 의지 위임설도 확인할 수 없는 가설입니다. 그는 권력을 군대라는 원뿔로 설명합니다. 맨 아래 병사가 가장 많이 행동하고 꼭대기 사령관은 명령만 하며, 실행된 명령은 수많은 미실행 명령 중 하나일 뿐입니다. 이어 인간은 안에서 보면 자유롭다고 느끼지만 밖에서 보면 필연의 법칙에 묶여 있다는 모순을 다룹니다. 자유와 필연은 반비례하고, 둘을 합쳐야 삶이 이해되며, 역사가 과학이 되려면 코페르니쿠스가 지구의 부동성을 포기했듯 존재하지 않는 자유를 포기하고 느끼지 못하는 의존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결론으로 책은 끝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살롱의 저녁
소설은 전쟁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사실상 청탁과 중매의 풍경입니다. 안나 파블로브나는 애국을 선언합니다.
Russia alone must save Europe.
러시아만이 유럽을 구해야 합니다.
바로 옆에서 사교계의 영향력은 이렇게 설명됩니다.
Influence in society, however, is a capital which has to be economized
그러나 사교계의 영향력은 아껴 써야 하는 자본이다.
바실리가 피에르를 두고 하는 말도 이 세계의 계산법입니다.
Educate this bear for me!
이 곰을 나 대신 좀 길들여 주시오!
이 방에서 자기 생각을 숨기지 못하는 사람은 피에르뿐입니다. 안나가 불안해하는 그 솔직함이 뒤에서 이 책의 모든 사건을 끌고 갑니다.
2. 결혼과 영광: 안드레이의 서재
안드레이는 냉소로 자신을 지킵니다. 전쟁을 두고는 이렇게 말합니다.
If no one fought except on his own conviction, there would be no wars,
누구나 자기 신념에 따라서만 싸운다면 전쟁은 없을 것이다.
그가 출정하는 속내는 대의가 아니라 도피입니다.
I am going because the life I am leading here does not suit me!
내가 가는 것은 여기서 보내는 삶이 나에게 맞지 않기 때문이다!
피에르에게는 결혼을 말립니다.
Never, never marry, my dear fellow!
절대, 절대 결혼하지 말게, 친구여!
이 충고를 하는 사람이 몇 해 뒤 나타샤와 사랑에 빠지는 사람이라는 점이 이 장면을 아이러니로 만듭니다. 책은 인물의 신념이 현실에서 어떻게 뒤집히는지를 처음부터 보여 줍니다.
3. 로스토프 가문의 소란
모스크바의 로스토프 집은 페테르부르크의 살롱과 정반대의 공기를 지닙니다. 백작은 막내딸을 이렇게 평합니다.
Yes, a regular volcano,
그래, 영락없는 화산이지.
열세 살 나타샤는 보리스와 약속의 기한을 손가락으로 셉니다.
Thirteen, fourteen, fifteen, sixteen,
열세 살, 열네 살, 열다섯 살, 열여섯 살.
언니 베라가 놀리자 쏘아붙이는 말에는 이 아이의 성격이 다 들어 있습니다.
You’ll never understand it, because you’ve never loved anyone.
언니는 이해 못 해. 누구도 사랑해 본 적이 없으니까.
토스트와 눈물이 뒤섞이는 이 집은 이 책에서 감정이 직접 흐르는 곳입니다. 뒤에서 나타샤가 휘청이는 이유도 이 직접성에서 나옵니다.
4. 포대 언덕의 투신
전투에 나서며 안드레이는 영웅이 될 기회를 갈망합니다.
But where and how will my Toulon present itself?
그런데 나의 툴롱은 어디서, 어떻게 나타날까?
그는 대신 장화를 벗고 쉬던 포병 대위의 소박한 철학을 듣습니다.
One is afraid of the unknown, that’s what it is.
사람은 알 수 없는 것이 두려운 거지요, 그뿐입니다.
정작 전투를 지킨 것은 명령도 지원도 없이 버티다 책임을 추궁당한 이 포대였고, 안드레이의 증언 뒤 투신은 이렇게 말합니다.
Thank you; you saved me, my dear fellow!
고맙소. 당신이 나를 살렸소, 친구여!
전쟁 영웅의 모습은 바그라티온의 지휘나 안드레이의 상상이 아니라 잊힌 포대에서 나옵니다. 이 대조가 책 전체의 전쟁관을 예고합니다.
5. 아우스터리츠의 하늘
패주가 시작되는 순간의 외침은 이렇습니다.
Brothers! All’s lost!
형제들이여! 다 틀렸다!
군기를 들고 쓰러진 안드레이의 눈에는 이것만 보입니다.
Above him there was now nothing but the sky—the lofty sky
이제 그의 위에는 하늘뿐이었다. 높은 하늘.
그가 얻은 깨달음은 영광과 대비됩니다.
All is vanity, all falsehood, except that infinite sky.
모든 것이 헛되고 거짓이다. 저 끝없는 하늘만 빼고.
그 앞에 나타난 나폴레옹은 쓰러진 안드레이를 보며 말합니다.
That’s a fine death!
훌륭한 죽음이군!
안드레이가 숭배하던 영웅이 하늘 앞에서 작아 보이는 이 장면은 소설의 중심 전환점입니다. 이후 안드레이는 영광을 쫓는 사람에서 영광이 아닌 것을 찾는 사람으로 바뀝니다.
6. 황제를 사랑한 니콜라스
니콜라스는 사열 중 알렉산더 황제를 보며 황홀해합니다.
Oh, to die, to die for him,
아, 그를 위해 죽는다면, 그를 위해 죽는다면.
황제 자신은 부상병 앞에서 눈물을 글썽입니다.
What a terrible thing war is: what a terrible thing!
전쟁이란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니콜라스는 프로이센의 병원에서 늙은 병사의 호소를 듣습니다.
After all we’re men, not dogs.
우리도 결국 사람이지 개가 아닙니다.
데니소프의 사면 청원이 거절되고 평화 연회에서 혼란에 빠진 니콜라스는 이렇게 외칩니다.
Our business is to do our duty, to fight and not to think!
우리의 일은 의무를 다하는 것, 싸우는 것이지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니콜라스는 의문을 끝내 "생각하지 말라"는 말로 덮는 사람이고, 이 선택이 에필로그의 보수적인 영주 니콜라스로 이어집니다.
7. 피에르의 결혼과 결투, 니콜라스의 카드판
청혼은 말 한마디 없이 굳어 버린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피에르는 이렇게 자신을 납득시킵니다.
It is too late now, it’s done; besides I love her,
이제 너무 늦었다. 이미 끝난 일이다. 게다가 나는 그녀를 사랑한다.
결투 뒤 숲에서 그는 이렇게 중얼거립니다.
Folly... folly! Death... lies...
어리석음… 어리석음! 죽음… 거짓…
돌로호프는 카드판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None but fools trust to luck in play,
도박에서 운을 믿는 건 바보뿐이다.
그러나 그 판에서 4만 3천 루블을 잃고 돌아온 니콜라스는 나타샤의 노래를 듣습니다.
One might kill and rob and yet be happy....
사람을 죽이고 빼앗고도 행복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피에르의 파국은 결단하지 않은 데서 오고, 니콜라스의 파국은 한 번의 충동에서 옵니다. 책은 두 가지 실패를 나란히 놓고 나타샤의 목소리를 그 사이에 둡니다.
8. 프리메이슨과 뗏목 위의 논쟁
역참에서 피에르가 던지는 물음은 소설의 뼈대가 되는 물음입니다.
What is bad? What is good?
무엇이 나쁜 것이고 무엇이 좋은 것인가?
노인은 이성이 아닌 삶을 말합니다.
He is not to be apprehended by reason, but by life,
그분은 이성이 아니라 삶으로 알아야 하는 분입니다.
보구차로보의 안드레이는 이렇게 단언합니다.
I only know two very real evils in life: remorse and illness.
내가 아는 진짜 악은 삶에서 두 가지뿐이다. 후회와 병이다.
뗏목 위에서 피에르의 신앙 고백은 이렇습니다.
We must live, we must love, and we must believe
우리는 살아야 하고, 사랑해야 하고, 믿어야 한다.
두 사람은 합의하지 못하지만 안드레이의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깨어납니다. 책은 논증이 아니라 만남이 사람을 바꾼다고 말합니다.
9. 참나무와 첫 무도회
나타샤는 달밤에 소냐를 부릅니다.
There never, never was such a lovely night before!
이렇게 아름다운 밤은 일찍이 없었어!
그 소리를 들은 안드레이는 새잎이 돋은 참나무 앞에서 결심합니다.
No, life is not over at thirty-one!
아니, 삶은 서른한 살에 끝나지 않는다!
무도회에서 나타샤는 눈물 직전의 표정에서 환한 얼굴로 바뀝니다.
Natásha was happier than she had ever been in her life.
나타샤는 평생 어느 때보다 행복했다.
안드레이는 피에르에게 털어놓습니다.
I am in love, my friend!
나는 사랑에 빠졌네, 친구여!
참나무는 한 번 죽은 마음이 되살아나는 상징이고, 한 해의 유예는 그 되살아남이 얼마나 약한지를 보여 줍니다.
10. 사냥의 행복과 나타샤의 추락
삼촌의 집에서 나타샤는 민속춤을 추고 돌아오는 길에 이런 예감을 합니다.
I shall never again be as happy and tranquil as I am now
나는 다시는 지금처럼 행복하고 평온하지 못하리라.
그날 삼촌은 소박한 삶의 이유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Nothing will remain. Then why harm anyone?
아무것도 남지 않는데, 왜 남을 해치겠나?
아나톨에게 끌려 들어간 나타샤는 소냐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I felt he was my master and I his slave
그가 나의 주인이고 내가 그의 노예라고 느꼈어.
안드레이의 반응은 사랑과 용서의 한계를 드러냅니다.
a fallen woman should be forgiven, but I didn’t say I could forgive her
타락한 여자는 용서해야 한다지만, 내가 그녀를 용서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은 없다.
톨스토이는 이 추락을 악의가 아닌 환경과 충동으로 그립니다. 아나톨이 나타샤를 유혹하겠다고 했을 때 돌로호프가 "우리 몫이 아니다"라고 말리는 장면도 그 증거입니다. 나타샤의 잘못은 용서받지 못한 채 그녀 안에서 오래 남고, 그 상처가 뒤에서 간호하는 사람으로서의 나타샤를 만듭니다.
11. 역사는 누가 움직이는가
1812년 전쟁의 원인을 묻는 장에서 톨스토이는 이렇게 답합니다.
Nothing is the cause.
어느 것도 원인이 아니다.
위인을 대하는 입장은 이 문장에 담겨 있습니다.
In historic events the so-called great men are labels giving names to events
역사적 사건에서 이른바 위인은 사건에 이름을 붙이는 꼬리표일 뿐이다.
보로디노 이후 장에서는 미분과 적분의 비유를 씁니다.
Absolute continuity of motion is not comprehensible to the human mind.
운동의 절대적 연속성은 인간의 정신이 이해할 수 없다.
나폴레옹의 퇴각을 위대함으로 설명하는 역사가를 겨냥한 비꼼도 있습니다.
Grand is good, not grand is bad.
위대하면 선이고 위대하지 않으면 악이다.
논설은 서사를 멈추게 하는 방해물이 아니라 서사를 읽는 방식 자체입니다. 사건을 한 사람의 의지로 설명하지 말고 수많은 개인의 합으로 보라는 주장은 보로디노와 모스크바에서 구체적인 장면으로 바뀝니다.
12. 보로디노: 체스판과 인내
나폴레옹은 전야에 이렇게 선언합니다.
The chessmen are set up, the game will begin tomorrow!
체스 말은 놓였다. 내일 경기가 시작된다!
쿠투조프가 안드레이에게 들려주는 신조는 반대편에 있습니다.
there is nothing stronger than those two: patience and time
그 두 가지, 인내와 시간보다 강한 것은 없다.
안드레이는 전야에 말합니다.
A battle is won by those who firmly resolve to win it!
전투는 이기겠다고 굳게 결심한 자가 이긴다!
그러나 막상 파편에 쓰러지는 순간 그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I cannot, I do not wish to die.
나는 죽을 수 없다. 죽고 싶지 않다.
나폴레옹은 지휘하지만 아무것도 실행되지 않고, 쿠투조프는 거의 지시하지 않지만 군의 정신을 읽습니다. 이 대비가 톨스토이가 말하는 지도력의 정체이고, 안드레이가 치료소에서 아나톨을 향해 느끼는 사랑이 그가 아우스터리츠 이후 찾은 답입니다.
13. 포기된 모스크바와 비워진 수레
모스크바 포기를 서술하는 톨스토이의 문장은 단호합니다.
Every Russian might have predicted it, not by reasoning
러시아인이라면 누구든 이성이 아니라 예감으로 이를 짐작할 수 있었다.
빈 도시에서 나폴레옹의 연출은 실패합니다.
The coup de théâtre had not come off.
극적인 한 수는 성공하지 못했다.
화재를 두고는 누구의 방화 때문인지 따지지 않고 이렇게 설명합니다.
Deserted Moscow had to burn as inevitably as a heap of shavings
버려진 모스크바는 대팻밥 더미처럼 불가피하게 불타야 했다.
이 장대한 흐름 한가운데에서 나타샤가 짐을 내리자고 호소하는 장면은 가장 작은 단위의 결단입니다.
Are we despicable Germans?
우리가 비열한 독일인이란 말이에요?
도시 하나가 버려지는 사건은 로스토프 가의 마당에서 수레를 비우는 몇 분으로도 읽힙니다. 이 책은 이 두 층위를 함께 보도록 요구합니다.
14. 총살장과 카라타예프
피에르는 자신을 죽이려는 것이 누구인지 묻다가 답을 얻습니다.
It was a system—a concurrence of circumstances.
그것은 하나의 체제, 상황들의 일치였다.
처형을 목격한 뒤 막사에서 카라타예프가 재판 이야기를 듣고 하는 말입니다.
Where there’s law there’s injustice,
법이 있는 곳에는 부정의가 있는 법이지요.
카라타예프의 속담으로 피에르가 버팁니다.
suffer an hour, live for an age!
한 시간 고생하고 한평생 사는 거지요!
그가 피에르에게 남긴 모습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an unfathomable, rounded, eternal personification of the spirit of simplicity and truth
헤아릴 수 없고 둥글고 영원한, 단순함과 진실의 정신의 화신.
피에르를 구한 것은 사상이 아니라 병사 한 사람의 몸짓과 말버릇입니다. 이 책에서 지혜는 책이나 비밀 결사가 아니라 누군가의 곁에서 전해집니다.
15. 두 죽음과 풀려난 피에르
안드레이는 꿈속에서 죽음의 문을 열고 깨어난 뒤 깨닫습니다.
Yes, death is an awakening!
그래, 죽음은 각성이다!
반면 페탸의 죽음은 한 문장으로 담담하게 전해집니다.
A bullet had pierced his skull.
총알이 그의 두개골을 꿰뚫었다.
포로 행군을 마친 피에르는 이렇게 느낍니다.
nothing in this world is terrible
이 세상에 두려운 것은 아무것도 없다.
꿈에서 그가 붙드는 믿음은 이것입니다.
To love life is to love God.
삶을 사랑하는 것은 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안드레이의 죽음은 준비된 죽음이고 페탸의 죽음은 준비되지 못한 죽음이며, 책은 두 죽음에 같은 무게를 둡니다. 안드레이는 사랑으로, 페탸는 건포도를 나눠 주던 어린아이로 기억됩니다.
16. 상실 뒤의 삶과 두 가정
어머니를 간호하며 나타샤가 되찾는 것은 사랑과 삶입니다.
Love awoke and so did life.
사랑이 깨어났고, 삶도 깨어났다.
피에르는 검은 옷의 여인이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하다 순간 깨닫습니다.
it was Natásha and he loved her
그것은 나타샤였고, 그는 그녀를 사랑했다.
결혼 뒤의 나타샤는 서술자의 이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A husband was given her and he gave her a family.
그녀에게 남편이 주어졌고, 남편은 그녀에게 가정을 주었다.
다른 가정에서 마리아는 이런 사람입니다.
Countess Mary’s soul always strove toward the infinite, the eternal, and the absolute
마리아 백작부인의 영혼은 언제나 무한과 영원과 절대를 향했다.
에필로그의 가정은 많은 독자에게 불편한 대목이기도 합니다. 눈부시던 나타샤가 살림에 몰두하는 모습과 니콜라스의 질서 중심 사고가 이상으로 그려지는지 한계로 그려지는지는 독자마다 판단이 갈립니다. 다만 서술자가 결혼의 목적을 쾌락이 아니라 가정이라고 말하는 문장이 이 부분의 입장을 보여 줍니다.
17. 권력과 자유: 마지막 논증
제2에필로그에서 권력은 원뿔의 구조로 설명됩니다.
Every order executed is always one of an immense number unexecuted.
실행된 명령은 언제나 실행되지 못한 수많은 명령 중 하나다.
자유의 문제에서 톨스토이가 내세우는 증거는 소박합니다.
But I have lifted my hand and let it fall.
그래도 나는 손을 들었다가 내렸다.
자유와 필연은 이렇게 결합됩니다.
Only by uniting them do we get a clear conception of man’s life.
둘을 합쳐야만 인간의 삶을 분명히 이해할 수 있다.
책의 마지막 요구는 이것입니다.
necessary to renounce a freedom that does not exist
존재하지 않는 자유는 버려야 한다.
소설이 인물들의 선택을 내내 보여 준 뒤 마지막에 선택의 자유를 의심하는 것은 모순처럼 보이지만, 인물들은 자기가 선택한다고 느끼고 서술자는 그 선택이 무수한 상황의 합이라고 말하는 두 시선을 책 전체가 번갈아 보여 준 셈입니다.
18. 이 책을 읽는 방법
『전쟁과 평화』는 15권과 두 에필로그로 이루어진 긴 책이지만 서사와 논설이 번갈아 나오므로 끊어 읽기에 알맞습니다. 처음 읽는다면 제1권의 야회(안나 파블로브나의 살롱), 제2권의 투신 포대, 제3권의 아우스터리츠 장면을 먼저 읽어 보세요. 이 세 대목에서 책의 인물과 전쟁관이 거의 다 드러납니다. 사랑 이야기가 좋다면 제6권의 첫 무도회, 제7권의 사냥과 가장 행렬, 제8권의 오페라와 납치 계획이 중심입니다. 가장 무거운 장면은 제10권의 보로디노, 제11권의 모스크바 포기와 피에르의 체포, 제12권의 총살장과 안드레이의 죽음입니다. 논설은 제9권 첫머리, 제10권 첫머리, 제11권 첫머리, 제13권 첫머리와 두 에필로그에 모여 있고, 서사를 끝까지 읽은 뒤 한꺼번에 읽어도 흐름이 이어집니다. 인물이 워낙 많으니 이름이 헷갈리면 가문별로 기억해 두면 됩니다. 로스토프(니콜라스, 나타샤, 소냐, 페탸), 볼콘스키(안드레이, 마리아, 늙은 공작), 베주호프(피에르)와 쿠라긴(바실리, 헬렌, 아나톨)이 네 축입니다. 전쟁 소설이면서 사랑과 가족의 소설이고, 마지막에는 역사철학서로 끝나는 이 책은 한 번에 다 받아들이기보다 여러 번 돌아와 읽을수록 다른 얼굴을 보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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