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847년 출간
Wuthering Heights
폭풍의 언덕
황야의 외딴 저택에서 고아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사랑이 어긋나고, 그 상처가 복수가 되어 두 세대를 덮친 뒤에야 다음 세대의 화해로 가라앉는 이야기
Whatever our souls are made of, his and mine are the same
우리의 영혼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든, 그의 영혼과 내 영혼은 똑같아.
Last night I was on the threshold of hell.
어젯밤에는 지옥의 문턱에 있었네.
한눈에 보기
1801년 세입자 록우드가 황야의 두 저택을 오가다 가정부 넬리 딘에게서 지난 사반세기의 이야기를 듣는다. 언쇼 씨가 리버풀에서 데려온 고아 히스클리프는 딸 캐서린과 한 몸처럼 자라지만, 힌들리의 학대와 캐서린의 신분 계산이 둘을 갈라놓는다. 캐서린은 부유한 에드거 린튼과 결혼하고, 3년 뒤 부자가 되어 돌아온 히스클리프는 이사벨라와의 결혼, 힌들리의 파멸, 아들 린튼과 어린 캐서린의 강제 혼인으로 두 집안의 재산을 손에 넣는다. 그러나 복수가 끝나 갈 무렵 그는 의욕을 잃고 죽으며, 어린 캐서린과 헤어튼이 폐허 위에서 새 삶을 시작한다. 열일곱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샬럿 브론테 『제인 에어』 (Jane Eyre)
- 찰스 디킨스 『위대한 유산』 (Great Expectations)
-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Frankenstein)
한 권 요점
Wuthering Heights
『폭풍의 언덕』은 영국 작가 에밀리 브론테가 쓴 소설로, 1847년에 나왔습니다. 에밀리 브론테는 1818년에 태어나 1848년에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처음에는 엘리스 벨이라는 남자 이름으로 책을 냈으며, 이 소설이 그가 남긴 유일한 장편이라고 흔히 말합니다. 같은 해 언니 샬럿의 『제인 에어』도 나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책은 34장으로 되어 있고, 한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라 겹겹의 목소리로 전해진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겉이야기의 화자는 1801년에 요크셔 황야의 스러시크로스 그랜지를 빌린 도시 신사 록우드입니다. 그는 이웃인 집주인 히스클리프를 찾아갔다가 눈보라에 갇혀 이상한 밤을 보내고, 앓아누운 뒤 가정부 넬리 딘에게 이 고장의 내력을 청해 듣습니다. 책 대부분은 넬리가 들려주는 이야기이고, 록우드는 그것을 일기에 받아 적는 사람으로 남습니다. 넬리의 이야기 안에는 다시 이사벨라의 편지와 하녀 질라의 목격담이 끼어듭니다. 그래서 독자는 사건 한가운데의 사람이 아니라 사건을 곁에서 본 사람의 입을 거쳐, 그것도 그 사람의 편견과 함께 이야기를 받게 됩니다.
줄거리
제1~3장: 록우드의 방문과 창가의 유령
1801년, 스러시크로스 그랜지의 새 세입자 록우드는 집주인 히스클리프를 찾아갑니다. 영국에서 이보다 사교의 소란에서 먼 곳은 없다고 감탄하는 그에게, 집시처럼 거무스름한 얼굴에 신사의 옷차림을 한 히스클리프는 퉁명스럽게 문을 열어 줍니다. 그의 집 워더링 하이츠의 문 위에는 "1500"과 "헤어튼 언쇼"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고, 록우드는 개 떼에게 습격당하는 환대를 받습니다. 이튿날 눈보라 속에 다시 찾아간 록우드는 냉랭한 젊은 여인(히스클리프의 며느리), 거친 청년 헤어튼, 늙은 하인 조셉을 만납니다. 그는 개들에게 쓰러진 끝에 눈 때문에 돌아가지 못하고 하룻밤을 묵게 됩니다.
하녀 질라가 안내한 방에는 참나무 침상이 있고, 창턱에 캐서린 언쇼, 캐서린 히스클리프, 캐서린 린튼이라는 이름이 여러 번 새겨져 있습니다. 록우드는 낡은 책 여백에 적힌 어린 캐서린의 일기를 읽고, 잠이 들어 창밖에서 "들여보내 줘요" 하며 손을 뻗는 아이 유령의 꿈을 꿉니다. 비명에 달려온 히스클리프는 창을 열고 "캐시, 들어와" 하며 흐느낍니다. 날이 밝아 그레인지로 돌아온 록우드는 사람 사귀는 일에 질렸다고 다짐하면서도, 곧 외로움을 못 이겨 넬리 딘에게 이야기를 청합니다.
제4~8장: 데려온 아이와 갈라지는 남매
넬리는 현재 하이츠의 사정부터 설명합니다. 히스클리프의 아들은 죽었고, 아들의 아내이자 린튼의 딸인 젊은 캐서린이 과부로 살며, 헤어튼은 언쇼 가의 마지막 자손입니다. 이야기는 어느 여름 언쇼 씨가 리버풀에서 걸어 돌아오며 외투 속에 거무스름한 고아를 안고 오는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아이는 "히스클리프"로 불리고, 딸 캐서린은 곧 그와 친해지지만 아들 힌들리는 아버지의 편애에 분노해 그를 괴롭힙니다. 건강이 나빠진 언쇼 씨는 히스클리프를 더욱 감싸다가 10월 어느 저녁 난롯가 의자에서 조용히 숨을 거두고, 캐서린과 히스클리프는 함께 울며 천국 이야기로 서로를 위로합니다.
힌들리는 아내 프랜시스와 함께 돌아와 하이츠의 주인이 되고, 히스클리프의 교육을 끊고 들일을 시킵니다. 어느 일요일 밤 캐서린과 히스클리프는 스러시크로스 그랜지의 불빛을 훔쳐보다 들키고, 캐서린은 불독에게 발목을 물려 그레인지에 남아 다섯 주를 지내다 숙녀가 되어 돌아옵니다. 히스클리프는 에드거 린튼을 부러워하며 힌들리에게 어떻게 복수할지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1778년 힌들리의 아들 헤어튼이 태어나고 프랜시스가 세상을 떠나자 힌들리는 술과 방탕에 빠집니다. 열다섯 살 캐서린은 린튼가에서는 예의 바르고 집에서는 제멋대로이며, 히스클리프에게 "말이 없어 재미없다"고 쏘아붙입니다. 에드거가 와 있는 자리에서 넬리를 꼬집고 때리고 헤어튼을 흔들기까지 하지만, 에드거는 떠나지 못하고 돌아와 둘은 연인임을 고백하는 사이가 됩니다.
제9~12장: 캐서린의 선택과 히스클리프의 가출
술 취한 힌들리가 아들 헤어튼을 계단 난간 너머로 들었다 놓치는 순간, 아래에 있던 히스클리프가 아이를 받아 냅니다. 그날 밤 부엌에서 캐서린은 에드거의 청혼을 받아들였다고 털어놓습니다. 그가 잘생기고 부유해서라고 답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잘못이라고 느낀다며, 히스클리프와 자신은 같은 재료로 된 영혼이지만 지금 그와 결혼하면 신분이 떨어진다고 말합니다. 히스클리프는 "품위가 떨어진다"는 대목까지만 듣고 몰래 나가 사라지고, 캐서린은 폭풍우 속에서 그를 부르다 열병에 걸립니다. 린튼 부부는 그녀를 간호하다 열병으로 죽고, 캐서린은 에드거와 결혼해 넬리와 함께 그레인지로 갑니다.
반년쯤 평온하던 어느 9월 저녁, 넬리는 현관에서 3년 만에 돌아온 히스클리프와 마주칩니다. 키가 크고 단단한 신사가 된 그는 캐서린을 만나 환대에 마음이 풀렸다고 하지만, 힌들리와 카드를 쳐 돈을 따며 하이츠에 묵고 점점 힌들리를 빚지게 만듭니다. 이사벨라가 그에게 반하자 캐서린은 "사납고 무자비한 늑대 같은 사람"이라 경고하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정원에서 이사벨라를 껴안은 히스클리프를 넬리가 알리자 에드거와 히스클리프가 충돌하고, 에드거는 캐서린에게 그와 자기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합니다. 캐서린은 자기 방에 틀어박혀 열에 들떠 어린 시절의 황야로 돌아가고 싶다고 헤매다가, 이사벨라가 히스클리프와 달아났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에드거는 이제 그녀는 이름뿐인 누이라고 선을 긋습니다.
제13~16장: 재회와 캐서린의 죽음
두 달 동안 캐서린은 뇌열의 고비를 넘기고, 이사벨라는 하이츠에서 보낸 결혼 소식과 후회의 편지로 넬리를 부릅니다. 그녀는 히스클리프가 사람인지 악마인지 묻습니다. 넬리가 하이츠에서 본 히스클리프는 오히려 말쑥한 신사이고, 그는 이사벨라를 경멸하고 학대하며 캐서린을 몰래 만나게 해 달라고 협박합니다. 넬리는 사흘을 미루다 일요일 가족이 교회에 간 틈에 편지를 건네고, 그 틈에 히스클리프가 들어와 캐서린을 껴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탓하고 용서하며, 에드거가 올라오자 캐서린은 기절합니다.
그날 자정 어린 캐서린이 칠삭둥이로 태어나고, 어머니 캐서린은 의식을 되찾지 못한 채 두 시간 뒤 숨을 거둡니다. 이튿날 새벽 정원에서 소식을 들은 히스클리프는 그녀가 유령이 되어서라도 자기를 찾아와 달라고 절규하며 나무에 머리를 찧습니다. 장례 전 밤 그는 캐서린의 목걸이 속 에드거의 머리카락을 자기 것으로 바꿔 둡니다. 힌들리는 오지 않았고, 무덤은 교회 밖 황야 쪽 풀밭에 자리 잡습니다.
제17~19장: 이사벨라의 탈출과 다음 세대
장례 다음 날 눈보라 속에 이사벨라가 상처투성이로 그레인지에 뛰어듭니다. 하이츠에서 힌들리가 히스클리프를 쏘려 하고, 히스클리프가 힌들리를 짓밟은 뒤 자기에게도 식칼을 던졌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런던 근처에 정착해 아들 린튼을 낳고, 에드거는 은둔하며 딸 캐서린에게 정을 붙입니다. 6개월 뒤 힌들리가 술로 죽자 그의 땅이 모두 히스클리프에게 저당 잡혀 있었음이 드러나고, 헤어튼은 자기 집에서 임금도 못 받는 하인으로 남습니다.
그 뒤 12년 동안 어린 캐서린은 아버지의 과보호 속에 공원 밖을 모르는 소녀로 자랍니다. 이사벨라가 위독해 에드거가 집을 비운 사이 열세 살 캐서린은 몰래 말을 타고 나가 하이츠에서 열여덟 살 헤어튼을 만나고, 그가 사촌임을 알고 충격에 웁니다. 이사벨라가 죽고 에드거가 아들 린튼을 데려오지만, 조셉이 히스클리프의 심부름으로 아이를 당장 데려가겠다고 나섭니다.
제20~24장: 히스클리프의 올가미
에드거가 히스클리프의 요구를 거부하지 못해 넬리는 병약한 린튼을 하이츠에 데려다 줍니다. 히스클리프는 아들을 징징대는 병아리라 조롱하면서도 훗날 그레인지의 상속자가 될 것이니 돌보겠다고 합니다. 캐서린이 열여섯 살이 된 3월 20일, 어머니의 기일에 에드거가 홀로 묘지에 간 틈에 캐서린은 하이츠 근처에서 히스클리프를 만나고, 그는 두 사촌을 결혼시켜 두 집안 재산을 모두 차지하려는 속셈으로 린튼과 만나게 합니다. 그는 글을 못 읽는 헤어튼을 일부러 천박하게 키웠다고 자랑합니다.
에드거가 겨우내 앓자 히스클리프는 린튼이 캐서린을 그리워하다 죽어 간다고 부추기고, 넬리는 거짓이라 반박하지만 캐서린은 흔들려 하이츠를 찾아갑니다. 린튼은 투정과 변덕이 심하고 캐서린은 그를 달래며, 넬리는 젖은 채 앓아누워 3주를 보냅니다. 그 사이 캐서린은 몰래 매일 저녁 하이츠에 다녀오고, 글을 배우는 헤어튼을 놀리다 린튼이 헤어튼에게 쫓겨나는 일이 벌어집니다. 사정을 안 에드거는 하이츠 방문을 금하되 편지와 그레인지 방문은 허락합니다.
제25~28장: 갇힌 캐서린과 에드거의 죽음
에드거는 자신이 죽은 뒤 딸을 맡길 곳을 걱정하다 병세가 깊어지고, 편지 왕래 끝에 일주일에 한 번 황야에서 만나도록 마지못해 허락합니다. 린튼의 편지는 히스클리프가 검열한 것이었음을 넬리는 훗날 알게 됩니다. 늦여름 황야에서 만난 린튼은 건강하다고 우기면서도 아버지가 화낼까 겁에 질려 있습니다. 일주일 뒤 에드거의 병이 급격히 나빠지고, 다시 린튼을 만난 캐서린과 넬리는 히스클리프에게 끌려 하이츠에 갇힙니다. 히스클리프는 린튼과 캐서린을 당장 혼인시키려 하고, 열쇠를 빼앗으려는 캐서린을 때립니다. 닷새 동안 넬리는 헤어튼이 가져다주는 음식만 받으며 갇혀 지냅니다.
풀려난 넬리는 린튼에게서 캐서린이 위층에 갇혀 있다는 말을 듣고 그레인지로 돌아가 에드거에게 딸이 무사하다고 알립니다. 에드거는 재산이 히스클리프에게 넘어가지 않도록 유언을 고치려 하지만, 변호사 그린은 히스클리프에게 매수되어 늦게 옵니다. 그 사이 캐서린이 린튼의 도움으로 창문과 전나무를 타고 탈출해 돌아오고, 에드거는 딸을 안고 "나는 그녀에게 간다"고 속삭이며 평온히 숨을 거둡니다.
제29~31장: 하이츠에 갇힌 캐서린
장례 이튿날 히스클리프가 노크도 없이 서재에 들어와 캐서린을 하이츠로 데려가겠다고 합니다. 캐서린은 린튼이 세상에서 사랑할 유일한 사람이라며 히스클리프에게 "아무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쏘아붙입니다. 그는 넬리에게 에드거의 무덤을 파던 인부를 시켜 캐서린의 관 뚜껑을 열게 했고, 자기 관의 한쪽 판자도 빼 두게 했다고 털어놓습니다. 18년 동안 그녀의 환영에 시달렸다는 것입니다. 곧 린튼이 죽고, 린튼의 유언으로 재산이 모두 히스클리프에게 넘어갑니다. 캐서린은 혼자 죽음과 싸운 끝이라고 쓰디쓰게 말하고, 헤어튼의 호의를 도도하게 물리칩니다.
건강을 회복한 록우드는 런던으로 떠나기 전 하이츠를 찾아가, 책이 없어 답장을 못 쓴다는 캐서린과 글을 배우려는 헤어튼의 다툼을 봅니다. 히스클리프는 헤어튼의 얼굴에서 캐시를 보는 것이 견디기 어렵다고 혼잣말하고, 록우드는 음울한 식사를 마치고 떠납니다.
제32~34장: 화해, 히스클리프의 죽음, 묘지
1802년 9월, 록우드는 사냥 길에 그레인지를 다시 찾았다가 하이츠에서 캐서린이 헤어튼에게 책을 읽히는 모습을 봅니다. 히스클리프는 석 달 전에 죽었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넬리는 록우드가 떠난 뒤 하이츠에 불려 가 지켜본 변화를 들려줍니다. 부활절 월요일 캐서린이 파이프를 부러뜨리며 화해를 청하고, 헤어튼은 거칠게 뿌리치다가 입맞춤과 책 선물을 받아들입니다. 이튿날 캐서린은 조셉의 블랙커런트 덤불을 뽑아 꽃밭을 만들며 헤어튼과 친구가 되었다고 선언합니다. 히스클리프는 그녀의 머리채를 잡다가 풀고, 난롯불 곁 두 사람의 눈이 캐시와 똑같음을 보며 복수할 마음이 사라졌다고 고백합니다.
그는 식사를 피하고 며칠 밤을 홀로 돌아다니다 4월 아침 기이한 기쁨에 빛나는 얼굴로 돌아와, 어젯밤엔 지옥의 문턱에, 오늘은 자기 천국이 보이는 곳에 있다고 말합니다. 두 관의 일을 거듭 당부하고, 사흘째 비 오는 새벽 열린 창으로 비에 젖은 채 눈을 감지 못한 시신으로 발견됩니다. 헤어튼만이 밤새 시신 곁에서 울고, 마을 사람들은 히스클리프와 한 여인의 유령이 황야에 보인다고 합니다. 캐서린과 헤어튼은 설날에 결혼해 그레인지로 옮길 예정이고 하이츠는 조셉에게 맡겨집니다. 록우드는 교회에서 세 개의 묘비를 보고, 황야의 나방과 풀잎 사이로 부는 부드러운 바람 속에서 그곳의 잠자는 이들이 고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어찌 생각하느냐며 책을 맺습니다.
1. 이중의 화자: 록우드와 넬리
이 소설을 읽을 때 가장 먼저 잡아야 할 것은 누가 말하고 있는가입니다. 책을 여는 목소리는 히스클리프의 이웃이 된 도시 사람 록우드이고, 그는 자기 일기를 쓰듯 첫 방문을 기록합니다. 그가 앓아누운 뒤부터는 가정부 넬리 딘이 이야기를 이어받아 제4장부터 대부분을 들려주고, 록우드는 청자이자 기록자로 물러납니다. 중간에는 이사벨라의 편지, 질라의 전언 같은 또 다른 목소리가 끼어듭니다. 결과적으로 독자가 보는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은 늘 누군가의 입을 거친 인물입니다.
록우드의 첫인상은 우스울 만큼 틀립니다. 그는 이 고장이 사람을 피하고 싶은 자신에게 맞다며 이렇게 말합니다.
A perfect misanthropist’s Heaven
완벽한 인간 혐오자의 천국.
하지만 그는 곧 외로움을 못 이겨 사람의 이야기를 청하고, 스스로를 이렇게 비웃습니다.
What vain weather-cocks we are!
우리는 얼마나 부질없는 풍향계인가!
사람을 피하겠다던 신사가 가장 격정적인 이야기의 듣는 사람이 된다는 설정은, 바깥세상의 예의와 황야의 열정을 한 장면 안에서 맞세웁니다. 한편 넬리는 이야기의 증인이면서 때로는 사건을 키우는 당사자이기도 해서, 그녀의 판단을 어디까지 믿을지는 독자의 몫으로 남습니다.
2. 1801년의 저택: 시간이 멈춘 하이츠
첫 장에서 록우드가 읽는 것은 집의 겉모습뿐이지만, 이 집은 이미 이야기의 압축본입니다. 문 위에는 1500이라는 연도와 헤어튼 언쇼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 정작 지금 이 집의 주인은 히스클리프입니다. 집 안에는 사냥개 떼와 하인 조셉이 있고, 거친 청년과 냉랭한 젊은 여인이 말없이 앉아 있습니다. 록우드는 이 사람들의 관계를 번번이 잘못 짐작합니다. 젊은 여인을 히스클리프 부인으로 부르다 며느리라는 대답을 듣는 대목이 대표적입니다.
록우드는 이곳의 분위기를 이렇게 불평합니다.
Time stagnates here
여기서는 시간이 고여 있다.
그가 모르는 사실은, 이 집에서 시간이 정말로 멈춘 것은 한 사람의 상실 때문이라는 점입니다. 넬리가 뒤에 소개하는 히스클리프의 성격은 그 정체를 거칠게 요약합니다.
Rough as a saw-edge, and hard as whinstone!
톱니처럼 거칠고, 현무암처럼 단단하다!
3. 창가의 유령과 흐느끼는 주인
록우드가 하룻밤을 묵는 방은 이 책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의 무대입니다. 창턱에 새겨진 세 개의 이름 캐서린 언쇼, 캐서린 히스클리프, 캐서린 린튼은 한 여인이 성(姓)을 바꾸어 간 삶을 보여 주면서, 훗날 같은 이름의 다른 사람이 등장할 것도 암시합니다. 록우드는 책 여백의 일기를 읽고 잠들었다가 꿈을 꿉니다. 창밖에서 손을 뻗는 아이는 이렇게 매달립니다.
Let me in—let me in!
들여보내 줘요, 들여보내 줘요!
I’ve been a waif for twenty years!
나는 20년 동안 떠돌이였어요!
이 대목의 힘은 유령 자체보다 이어지는 반응에 있습니다. 비명에 달려온 히스클리프는 창을 열고 흐느낍니다.
Come in! come in!
들어와! 들어와!
냉혹해 보이던 집주인이 무너지는 순간을 본 독자는 이제 이 남자의 과거가 궁금해지고, 록우드가 넬리를 불러들이는 이유도 거기서 만들어집니다.
4. 리버풀에서 온 아이와 아버지의 죽음
넬리의 이야기는 언쇼 씨가 외투 속에 거무스름한 고아를 안고 돌아오는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아이를 어디서 데려왔는지, 부모가 누구인지는 끝까지 밝혀지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아이가 가족 안에서 무엇이 되느냐입니다. 언쇼 씨는 히스클리프를 편애하고, 아들 힌들리는 그 편애를 자기 자리를 빼앗긴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이 책의 폭력은 처음부터 사랑의 불균형에서 나옵니다.
아버지가 숨을 거두기 직전, 캐서린은 어린 나이의 고집으로 이렇게 대듭니다. 그녀의 장난기와 반항이 모두 담긴 한마디이고, 동시에 아버지에게 건넨 마지막 말이 됩니다.
Why cannot you always be a good man, father?
아버지는 왜 늘 좋은 사람일 수 없어요?
아버지가 죽자 캐서린과 히스클리프는 함께 울며 천국 이야기로 서로를 위로합니다. 반면 조셉은 울지 말라고 나무랍니다. 아이들끼리의 이 위로가 이후 이야기의 가장 순수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힌들리가 돌아와 집의 주인이 되면서 그 기억은 끝나고, 히스클리프는 가족에서 하인으로 떨어집니다.
5. 그랜지의 불빛: 자존심의 상처
제6~8장은 세 사람의 운명이 갈라지는 지점을 담고 있습니다. 캐서린과 히스클리프는 일요일 밤 황야를 달려 스러시크로스 그랜지의 불빛을 훔쳐봅니다. 안에서는 에드거와 이사벨라 남매가 강아지를 두고 다투는 중이고, 둘은 그 모습을 비웃습니다. 그런데 이 비웃음에는 부러움이 섞여 있습니다. 들킨 뒤 혼자 돌아온 히스클리프는 넬리에게 이 일을 털어놓으며 이렇게 자존심을 세웁니다.
I’d not exchange, for a thousand lives, my condition here
천 번의 삶을 준대도 여기 내 처지와는 바꾸지 않겠어.
캐서린이 그랜지에서 다섯 주를 보내고 숙녀가 되어 돌아오자 히스클리프는 자신을 지저분한 아이로 의식하게 됩니다. 그의 오기와 열등감은 이렇게 드러납니다.
I wish I had light hair and a fair skin
나도 밝은 머리카락에 흰 피부였으면 좋겠어.
I’m trying to settle how I shall pay Hindley back.
힌들리에게 어떻게 갚아 줄지 정하는 중이야.
넬리가 건네는 충고 "교만한 사람들은 스스로 슬픈 일을 만든다"는 이 책 전체의 예언처럼 읽힙니다. 이 시기에 캐서린은 히스클리프에게 말이 없어 재미없다고 쏘아붙이고, 바로 그 말이 둘을 가르는 첫 균열이 됩니다.
6. 캐서린의 고백: 숲의 잎과 땅 밑의 바위
제9장의 부엌 장면은 이 소설의 심장입니다. 캐서린은 에드거의 청혼을 받아들인 이유를 말하면서 스스로 모순을 드러냅니다. 에드거는 잘생기고 부유하고 자신을 사랑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잘못이라고 느낀다는 것입니다. 그녀가 히스클리프를 설명하는 방식은 연애 감정이 아니라 존재의 일치에 가깝습니다.
he’s more myself than I am
그는 나 자신보다 더 나 같아.
Whatever our souls are made of, his and mine are the same
우리의 영혼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든, 그의 영혼과 내 영혼은 똑같아.
그녀는 두 사랑을 자연물에 비유합니다. 에드거를 향한 마음은 계절 따라 변하는 숲의 잎이고, 히스클리프를 향한 마음은 땅 밑의 영원한 바위라고 합니다.
My love for Linton is like the foliage in the woods
린튼을 향한 내 사랑은 숲의 잎과 같아.
My love for Heathcliff resembles the eternal rocks beneath
히스클리프를 향한 내 사랑은 그 밑의 영원한 바위와 같아.
이 고백의 비극은 말의 순서에 있습니다. 히스클리프는 이 모든 말 중에서 한 문장만 듣고 자리를 뜹니다.
It would degrade me to marry Heathcliff now
지금 히스클리프와 결혼하면 내 품위가 떨어질 거야.
그 뒤의 "바위" 이야기를 그는 듣지 못했습니다. 이 책이 말하는 비극은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랑이 전해지기 전에 신분의 문장이 먼저 도착했다는 데 있습니다.
7. 돌아온 히스클리프: 3년의 공백
3년 만에 돌아온 히스클리프는 자세한 내력을 말하지 않습니다. 이야기는 그 3년을 자세히 말하지 않고, 독자가 아는 것은 그가 키 크고 단단한 신사의 모습으로 나타났다는 사실뿐입니다. 이 공백은 의도적으로 보입니다. 이 책에서 히스클리프는 이해되는 인물이 아니라 마주해야 하는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캐서린을 보게 해 달라고 재촉하며 이렇게 말하고, 지난 세월을 한 줄로 압축합니다.
I’m in hell till you do!
당신이 해 주기 전까지 나는 지옥에 있어!
I’ve fought through a bitter life since I last heard your voice
당신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들은 뒤로 나는 쓰디쓴 삶을 싸워 지나왔어.
캐서린은 이사벨라에게 그의 본모습을 경고합니다. 이 경고는 정확하지만, 이사벨라가 듣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 책의 또 하나의 비극입니다.
he’s a fierce, pitiless, wolfish man
그는 사납고, 무자비하고, 늑대 같은 사람이야.
8. 둘 중 하나를 고르라는 요구
정원에서 이사벨라를 껴안은 히스클리프와 에드거의 충돌은 캐서린을 두 사람 사이에서 찢습니다. 에드거는 히스클리프에게 출입을 금하고, 캐서린에게는 양자택일을 요구합니다. 그에게 히스클리프는 단순한 연적이 아니라 집안을 오염시키는 존재입니다.
Will you give up Heathcliff hereafter, or will you give up me?
앞으로 히스클리프를 포기하겠소, 아니면 나를 포기하겠소?
캐서린의 반응은 문을 걸어 잠그고 몸을 상하게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그것이 연기에서 진짜 병으로 번집니다. 열에 들뜬 그녀는 거울 속 자기 얼굴을 유령으로 착각하고, 자신이 사라진 7년의 시간을 거슬러 어린 시절로 돌아가기를 바랍니다.
I wish I were a girl again, half savage and hardy, and free
다시 소녀가 되고 싶어, 반쯤 야생이고 강인하고 자유로운.
에드거는 이사벨라가 달아나자 냉정하게 선을 긋습니다. 이 말에서 그의 선량함과 경직됨이 함께 보입니다.
Hereafter she is only my sister in name
이제부터 그 애는 이름뿐인 누이일 뿐이오.
9. 이사벨라의 결혼: 낭만이 깨진 자리
이사벨라는 히스클리프를 낭만적인 인물로 믿고 결혼했다가 하이츠에서 현실을 마주합니다. 그녀가 넬리에게 보낸 편지는 이 책에서 가장 직설적인 대목 중 하나입니다.
Is Mr. Heathcliff a man? If so, is he mad?
히스클리프 씨는 사람인가요? 사람이라면, 미쳤나요?
하이츠에서 만난 히스클리프는 이사벨라를 학대한 사실을 숨기지 않습니다. 그는 에드거의 사랑이 얕다며 자기 사랑을 내세우고, 캐서린을 만나게 해 주지 않으면 힘으로 뚫겠다고 위협합니다. 그의 외침은 이렇게 짧게 터집니다.
I have no pity! I have no pity!
나는 동정심이 없어! 동정심이 없다고!
he couldn’t love as much in eighty years as I could in a day
그 사람은 팔십 년을 해도 내가 하루에 하는 만큼 사랑하지 못할 거요.
이사벨라가 탈출 뒤 남긴 말은 복수의 논리에 대한 경고로 읽힙니다.
treachery and violence are spears pointed at both ends
배신과 폭력은 양쪽 끝이 모두 뾰족한 창이에요.
10. 죽음 앞의 재회
제15장은 두 사람이 서로를 비난하고 용서하는 짧고 격렬한 장면입니다. 캐서린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듯한 얼굴로 창가에 앉아 있고, 히스클리프가 들어와 그녀를 껴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탓하다가도 곁에 있기를 바랍니다. 캐서린의 비난은 그에게 향하지만 에드거도 함께 겨냥합니다.
You and Edgar have broken my heart, Heathcliff!
당신과 에드거가 내 가슴을 찢었어요, 히스클리프!
I shall love mine yet; and take him with me: he’s in my soul.
나는 내 사랑을 계속 사랑할 거야, 그리고 데려갈 거야. 그는 내 영혼 안에 있으니까.
캐서린은 그날 밤 어린 캐서린을 낳고 숨을 거둡니다. 히스클리프의 절규는 사랑이 아니라 저주의 형태를 취합니다. 죽은 이가 평안하기를 바라지 않고, 유령이 되어서라도 자기를 괴롭혀 달라는 것입니다.
Be with me always—take any form—drive me mad!
언제나 내 곁에 있어 줘. 어떤 모습으로든. 나를 미치게 해도 좋아!
Catherine Earnshaw, may you not rest as long as I am living
캐서린 언쇼,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은 당신이 쉬지 못하기를.
반면 넬리는 시신 곁에서 전혀 다른 평안을 느끼며 "그녀의 영혼은 하느님 곁에 있다"고 말합니다. 같은 죽음을 두고 두 사람이 정반대의 믿음을 말하는 이 대비는 이 책에서 반복됩니다.
her spirit is at home with God!
그녀의 영혼은 하느님 곁에서 편히 있다!
11. 두 번째 세대: 어린 캐서린과 헤어튼
제18장부터 이야기는 12년을 건너뛰어 다음 세대로 넘어갑니다. 어린 캐서린은 에드거의 과보호 속에서 공원 밖의 세계를 알지 못하고, 멀리 보이는 바위산과 그 너머를 궁금해합니다. 어머니가 황야에서 자랐다면 딸은 정원 안에서 자란 것입니다.
I wonder what lies on the other side—is it the sea?
저 너머에는 뭐가 있을까, 바다일까?
몰래 나간 길에서 그녀는 열여덟 살 헤어튼을 만나 하인으로 대하다가 사촌임을 알게 됩니다. 여기서 헤어튼은 이 책의 두 번째 주인공으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는 글을 모르고 거칠게 자랐지만, 넬리는 그의 본성을 꿰뚫어 봅니다.
Good things lost amid a wilderness of weeds
잡초의 황무지 속에 묻혀 버린 좋은 것들.
그가 이렇게 된 것은 히스클리프가 일부러 배우지 못하게 키웠기 때문입니다. 힌들리가 히스클리프에게 했던 일을, 히스클리프가 힌들리의 아들에게 그대로 되풀이한 셈입니다. 히스클리프는 이를 복수의 논리로 설명합니다.
see if one tree won’t grow as crooked as another
나무 한 그루가 다른 나무만큼 비뚤게 자라지 않는지 두고 보겠어.
12. 린튼: 병약한 아들과 아버지의 경멸
제19~24장에는 히스클리프와 이사벨라의 아들 린튼이 등장합니다. 어머니의 병과 죽음 뒤에 에드거가 그를 데려오지만, 히스클리프가 아버지의 권리로 그를 데려갑니다. 히스클리프는 아들이 에드거를 닮아 약하다는 사실에 실망하고, 하이츠에서 그를 조롱합니다.
Thou art thy mother’s child, entirely!
너는 완전히 네 어머니의 자식이로구나!
그러면서도 히스클리프는 이 아들을 그레인지의 상속자로 만들어 두 집안의 재산을 한 손에 넣을 계획을 세웁니다. 글을 못 읽는 헤어튼을 일부러 천하게 키운 일을 그는 자랑합니다.
I’ve got him faster than his scoundrel of a father secured me, and lower
그의 악당 아버지가 나를 묶어 둔 것보다 더 단단히, 더 낮게 그를 붙잡아 놨지.
린튼은 아버지의 멸시 속에서 스스로를 의심하고, 응석과 변덕을 부리다가 캐서린의 연민을 이용하는 아이로 자랍니다. 그가 자기 자신에 대해 고백하는 말은 불쌍하면서도 서늘합니다.
I doubt whether I am not altogether as worthless as he calls me
나는 아버지가 말하는 만큼 아무 쓸모없는 아이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어요.
한편 하이츠의 가정부는 헤어튼에 대해 이렇게 평합니다. 이 평가가 훗날 이야기의 방향을 미리 알려 줍니다.
Hareton is not bad-natured, though he’s rough
헤어튼은 거칠기는 해도 성품이 나쁘지는 않아요.
13. 올가미: 갇힌 캐서린과 에드거의 마지막
제25~28장에서 히스클리프의 계획은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집니다. 에드거는 병이 깊어지며 자신이 죽은 뒤 딸이 어디로 가야 할지를 두려워합니다.
What can I do for Cathy? How must I quit her?
캐시를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저 아이를 두고 떠난단 말인가?
히스클리프는 에드거의 죽음이 가까워지자 캐서린을 하이츠에 가둬 린튼과 억지로 혼인시킵니다. 그는 아버지의 불행을 조롱하는 말로 딸을 괴롭히고, 캐서린이 매달리자 혐오스럽게 뿌리칩니다.
Catherine, his happiest days were over when your days began.
캐서린, 그의 가장 행복한 날들은 네 날들이 시작될 때 끝났다.
I’d rather be hugged by a snake.
차라리 뱀에게 안기는 편이 낫겠다.
에드거의 마지막 순간은 반대로 고요합니다. 딸을 안고 평온히 숨을 거둔다는 점에서, 히스클리프가 간직한 격렬한 그리움과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He died blissfully, Mr. Lockwood: he died so.
그는 행복하게 죽었습니다, 록우드 씨. 그렇게 죽었어요.
14. 무덤을 파다: 18년의 환영
제29장은 히스클리프가 가장 속내를 드러내는 장입니다. 캐서린이 아버지의 장례 뒤 그에게 던진 말은 그가 평생 마주하지 않으려 한 사실을 겨냥합니다.
Nobody loves you—nobody will cry for you when you die!
아무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당신이 죽어도 아무도 울지 않을 거예요!
히스클리프는 이어 넬리에게 에드거의 무덤을 파던 인부에게 캐서린의 관을 열게 했다고 털어놓습니다. 18년 동안 그녀가 자신을 놓아주지 않았다는 이야기에는 광기와 사랑이 구분되지 않게 섞여 있습니다. 캐서린의 장례 날 눈 내리는 저녁 무덤을 파다가 곁에서 한숨 소리를 느끼고 멈췄다는 일화까지 그는 이야기합니다.
I’ll have her in my arms again!
그녀를 다시 내 품에 안을 거야!
she has disturbed me, night and day, through eighteen years
그녀는 십팔 년 동안 밤낮으로 나를 괴롭혀 왔다.
그가 자기 관의 한쪽 판자를 빼 두어 훗날 뼈가 섞이게 하겠다는 것은 죽은 뒤의 결합에 대한 집착입니다. 반면 캐서린은 린튼의 못된 성정을 오히려 용서할 수 있다며 대답합니다.
But I’m glad I’ve a better, to forgive it
그래도 나는 그것을 용서할 만한 더 나은 마음을 가져서 기뻐요.
15. 책을 빼앗긴 캐서린, 글을 배우는 헤어튼
하이츠에 갇힌 어린 캐서린은 책을 읽는 사람이었고, 히스클리프는 그 책들을 모두 없애 버립니다. 록우드가 마지막으로 방문한 하이츠에서 그녀는 지루함과 갇힘을 이렇게 토로합니다. 한편 책이 없다는 말에도 그녀의 자존심은 꺾이지 않습니다.
I’m tired—I’m stalled, Hareton!
지쳤어, 나는 꼼짝없이 갇혔어, 헤어튼!
But I’ve most of them written on my brain and printed in my heart
하지만 대부분은 내 머릿속에 적히고 마음속에 새겨져 있어요.
변화는 캐서린이 헤어튼을 놀리던 태도를 접으면서 시작됩니다. 부활절 월요일에 파이프를 부러뜨리며 화해를 청하는 장면에서, 그녀는 눈물을 터뜨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헤어튼은 처음에는 거칠게 뿌리치지만 곧 입맞춤과 책 선물을 받아들입니다.
It is not I who hate you, it is you who hate me!
당신을 미워하는 건 내가 아니라, 나를 미워하는 건 당신이에요!
두 사람이 나란히 그림책을 들여다보는 장면은 이 책에서 가장 조용한 희망의 장면입니다. 글을 읽는다는 것이 곧 인간으로 복권된다는 것임을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이 장면은 히스클리프가 일부러 빼앗은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거꾸로 증명합니다.
16. 복수를 즐길 힘이 사라지다
제33장에서 히스클리프는 이상한 일을 고백합니다. 모든 것을 손에 넣었는데도 그 파괴를 즐길 힘이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캐서린과 헤어튼의 눈이 캐시와 똑같다는 사실이 복수의 의지를 앗아 갑니다.
I have lost the faculty of enjoying their destruction
나는 그들의 파멸을 즐기는 능력을 잃어버렸어.
그를 괴롭히는 것은 이제 적이 아니라 세상 전체입니다. 눈에 띄는 모든 것이 그녀가 존재했다는 기록으로 변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The entire world is a dreadful collection of memoranda that she did exist
온 세상이 그녀가 존재했다는 것을 일깨우는 끔찍한 비망록 모음이다.
이 대목은 복수극의 방향을 뒤집습니다. 지금까지 독자는 히스클리프가 무엇을 얻느냐를 지켜봤지만, 이제는 그가 무엇을 잃었는지를 보게 됩니다. 그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소망도 없다고 말합니다.
I have neither a fear, nor a presentiment, nor a hope of death.
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예감도, 희망도 없다.
그러나 곧 "한 가지 소원"이 자신을 삼키고 있고 곧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입니다.
17. 문턱과 천국: 히스클리프의 죽음과 묘지
마지막 장의 히스클리프는 먹지 못하고 잠들지 못하며, 얼굴에는 기이한 기쁨이 어립니다. 넬리가 이유를 묻자 그는 수수께끼로 대답합니다.
Last night I was on the threshold of hell.
어젯밤에는 지옥의 문턱에 있었네.
To-day, I am within sight of my heaven.
오늘은 내 천국이 보이는 곳에 있네.
넬리가 회개를 권하자 그는 이렇게 거절하고, 목사 없이 저녁에 묻어 달라고 당부합니다. 그는 끝까지 사과하지 않는 인물로 남습니다.
I’ve done no injustice, and I repent of nothing.
나는 부당한 일을 한 적이 없고, 후회하는 것도 없네.
그의 시신은 비에 젖은 채 열린 창가에서 발견됩니다. 눈은 감기지 않았고 섬뜩한 승리의 웃음이 어려 있습니다. 첫 장면의 창과 마지막 장면의 창이 이렇게 짝을 이룹니다. 이어 록우드는 달빛 아래 서로를 바라보는 캐서린과 헤어튼을 보고, 이 둘이라면 사탄과 그 군단에도 맞설 것 같다고 느낍니다.
Together, they would brave Satan and all his legions.
함께라면 그들은 사탄과 그의 모든 군단에도 맞설 것이다.
책의 마지막 장면은 교회 묘지입니다. 록우드는 세 개의 묘비를 둘러봅니다. 가운데의 회색 비석은 반쯤 히스에 묻혀 있는데, 본문이 그것을 캐서린의 것이라고 직접 말하지는 않습니다. 에드거의 비석은 잔디와 이끼로 어우러지고, 히스클리프의 흙은 아직 맨 흙입니다. 록우드는 풀잎 사이로 부는 바람 소리를 듣고, 그곳의 잠자는 이들이 고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어찌 생각하느냐며 글을 맺습니다. 유령이 정말 있는지는 끝까지 열려 있고, 그 열린 채로의 결말이 이 책의 마지막 여운입니다.
listened to the soft wind breathing through the grass
풀잎 사이로 숨 쉬듯 부는 부드러운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18. 이 책을 읽는 방법
『폭풍의 언덕』은 34장이 한 줄로 이어지지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읽으면 훨씬 수월합니다. 제1~17장은 히스클리프와 캐서린 세대의 이야기이고, 제18~34장은 그 자식 세대가 상처를 되풀이하다 끊어 내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이라면 1장과 3장(록우드의 방문과 창가의 꿈), 9장(캐서린의 고백), 15~16장(재회와 죽음)을 먼저 읽고, 이후 29장(무덤 이야기)과 34장(결말)으로 가면 줄기가 잡힙니다. 읽는 동안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의식해 보세요. 록우드와 넬리는 모두 사건의 바깥에 있으면서 판단을 곁들이고, 그 판단이 책의 인물을 선과 악으로 갈라놓으려 할 때마다 장면 자체는 그보다 훨씬 복잡한 것을 보여 줍니다. 히스클리프를 악당으로만 읽을 수도, 피해자로만 읽을 수도 없다는 점이 이 책이 오래 읽히는 이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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