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880년 출간
Washington Square
워싱턴 스퀘어
뉴욕의 부유한 의사의 평범하고 수줍은 외동딸이 잘생긴 구혼자를 사랑하고, 그의 속셈을 의심하는 아버지에 맞서 끝내 자기만의 길을 지키는 이야기
You are good for nothing unless you are clever.
영리하지 않으면 아무 데도 쓸모가 없다.
I shall never plead with him for anything; that is all over.
나는 어떤 일로도 아버지께 다시는 간청하지 않을 거예요. 그건 다 끝났어요.
한눈에 보기
재치와 냉철함으로 이름난 슬로퍼 박사, 그의 평범하고 말이 적은 외동딸 캐서린, 비밀과 연애담을 좋아하는 누이 페니먼 부인. 고모 알몬드 부인네 파티에서 캐서린은 해외에서 돌아온 미남 모리스 타운젠드를 만나고, 직업도 재산도 없는 이 청년을 박사는 처음부터 재산을 노리는 사람으로 본다. 결혼하면 유산을 한 푼도 주지 않겠다는 아버지, 기대를 걸고 떠난 일 년의 유럽 여행, 귀국 뒤 슬그머니 물러서는 모리스, 홀로 남은 캐서린의 긴 세월과 박사의 유언, 그리고 뒤늦게 찾아온 모리스와의 마지막 대면까지 이어진다. 열다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샬럿 브론테 『제인 에어』 (Jane Eyre)
-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Pride and Prejudice)
- 찰스 디킨스 『위대한 유산』 (Great Expectations)
한 권 요점
Washington Square
『워싱턴 스퀘어』는 미국 작가 헨리 제임스가 쓴 소설로, 1880년에 나왔습니다. 제임스는 1843년에 태어나 1916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생애 후반을 영국에서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대는 19세기 전반의 뉴욕이고, 책은 35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화자는 이따금 "나"로 끼어들어 주인공을 "나의 여주인공"이라 부르며 독자에게 변명하듯 말을 건넵니다. 사건은 단순합니다. 딸이 구혼자를 만나고, 아버지가 반대하고, 딸이 버팁니다. 그러나 책의 무게는 사건이 아니라 사람에 있습니다. 모든 것을 꿰뚫어 보지만 딸의 마음만은 읽지 못하는 아버지, 계산하면서도 매력적인 구혼자, 낭만에 취해 사태를 어지럽히는 고모, 그리고 가장 둔해 보이던 딸이 겪는 변화입니다.
줄거리
제1~2장: 영리한 의사, 평범한 딸, 눌러앉은 고모
19세기 전반 뉴욕에서 오스틴 슬로퍼 박사는 재치 있고 정직하며 관찰력이 날카로운 의사로 이름이 높습니다. 스물일곱에 부유한 캐서린 해링턴과 사랑으로 결혼했지만, 세 살 된 첫아들을 잃고 두 해 뒤 딸이 태어난 지 한 주 만에 아내마저 세상을 떠납니다. 박사는 딸에게 아내의 이름을 붙여 '캐서린'이라 부르며 키우지만, 아들 대신 얻은 딸에게서 늘 부족함을 느낍니다. 딸이 열 살쯤 되었을 때 가난한 목사의 미망인이 된 누이 라비니아 페니먼 부인이 잠시 머물겠다며 들어와 그대로 눌러앉습니다. 그녀는 작은 비밀과 신비를 좋아하는 낭만적이고 약간 허황한 사람입니다. 박사는 딸이 영리한 여자가 되기를 바랐지만 캐서린은 책에도 사교에도 느리고 수줍으며, 얼굴은 평범하고 성품은 선하고 순종적입니다. 그녀는 아버지를 사랑하고 두려워하며 그를 기쁘게 하는 것을 소원으로 삼지만 어느 선을 넘어서는 한 번도 성공하지 못합니다. 박사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도 없다'는 태도로 이 사실에 익숙해집니다.
제3~4장: 붉은 드레스와 폴카
스무 살이 넘은 캐서린은 옷에 열정을 보이기 시작하고, 아버지가 눈살을 찌푸리는 가운데 금빛 술이 달린 붉은 새틴 드레스를 처음 입습니다. 박사는 조용하고 품위 있는 주택가로 꼽히던 워싱턴 스퀘어에 새 집을 지어 살고 있습니다. 고모 알몬드 부인이 딸 마리안의 약혼을 축하하는 파티를 열고, 캐서린은 마리안의 약혼자 아서 타운젠드의 먼 친척이라는 모리스 타운젠드를 소개받습니다. 그는 오랜 해외 생활 끝에 돌아온 외로운 사람이라며 쉼 없이 말을 걸고, 캐서린은 말없이 그를 바라보며 폴카를 추다 얼굴이 붉어집니다. 그에 대한 인상을 묻는 마리안에게 "별것 아니에요"라고 답한 것이 그녀의 생애 첫 얼버무림입니다. 파티 끝에 박사는 붉은 드레스를 두고 비꼬고, 돌아가는 마차에서 페니먼 부인이 그 청년이 캐서린 이야기를 했다고 전하자 이름을 묻습니다. 캐서린은 "모르겠어요"라고 답하고, 아버지는 그 말을 믿습니다.
제5~6장: 방문과 박사의 조사
며칠 뒤 일요일 저녁 모리스가 아서와 함께 워싱턴 스퀘어를 찾아옵니다. 아서는 새 집과 '위로 올라가자'는 좌우명을 떠들다가, 사촌이 일자리가 없고 누이 한 사람뿐이라고 흘립니다. 페니먼 부인은 그가 구혼하러 오고 있다고 단언해 캐서린을 당황시킵니다. 닷새 뒤 모리스는 혼자 와서 한 시간 넘게 머물며 캐서린의 취향을 묻고, 꾸밈없는 사람이 좋다며 "그래서 당신이 좋다"고 말합니다. 박사는 돌아온 딸에게 "오늘은 청혼하던가?" 하고 농담하고, 알몬드 부인에게서 모리스의 내력을 듣습니다. 해군에 있었다고 알려진 그는 서른이 넘었고, 물려받은 작은 재산을 몇 해 만에 쓰고 세계를 떠돌았으며, 지금은 직업 없이 미망인 누이 몽고메리 부인과 다섯 아이가 사는 세컨드 애비뉴의 집에서 지냅니다.
제7~9장: 저녁 식사와 광장의 약속
박사는 모리스를 저녁 식사에 초대해 지켜본 뒤 머리와 외모는 뛰어나지만 신사가 아니라고 단정합니다. 식사 뒤 모리스는 캐서린에게 "아버지가 나를 싫어한다"고 말하며 그래도 상관없다고 해 주길 바라지만, 캐서린은 상관이 있다고 답합니다. 이후 모리스가 일주일에 네댓 번 드나드는데도 캐서린이 말이 없자 박사는 페니먼을 불러 추궁하다가 "그는 약한 여자와 큰 재산을 가진 남편의 자리를 찾고 있다"고 쏘아붙입니다. 일요일 알몬드 부인네 모임에서 박사가 일자리를 찾는다고 들었다며 모리스를 떠보자, 모리스는 돌아서서 캐서린에게 아버지가 자신의 가난을 조롱했다며 광장에서 만나자고 조릅니다. 캐서린은 집으로 오라고 답합니다.
제10~13장: 약혼 통보와 두 번의 대면
이튿날 응접실에서 모리스는 사랑을 고백하고 입을 맞추며, 아버지가 자신을 돈을 노리는 사람이라 부를 것이라고 미리 일러 둡니다. 캐서린은 그날 밤 서재로 가서 "약혼했다"고 알립니다. 박사는 화내지 않고 차분히 반대하며, 자기 재산을 탕진한 청년이 딸의 재산을 아낄 이유가 없다고 설명합니다. 이튿날 모리스와 마주한 박사는 "일자리도 재산도 없는 당신은 사윗감으로는 틀린 범주에 속한다"고 합니다. 모리스는 딸이 범주가 아니라 한 개인과 결혼하는 것이라 맞서고, 딸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하며, 그녀는 이미 너무 멀리 갔다는 말을 남기고 떠납니다. 박사는 알몬드 부인에게 자신의 판단이 틀렸을 가능성을 확인하려고 몽고메리 부인을 직접 만나겠다고 하고, 자기 집에서 '반역'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합니다.
제14장: 몽고메리 부인
박사는 세컨드 애비뉴의 말끔한 작은 집을 찾아갑니다. 겸손하고 단정한 몽고메리 부인 앞에서 박사는 캐서린이 쉽게 상처받을 사람임을 설명하고, 동의 없는 결혼이라면 자신의 재산은 한 푼도 가지 못하고 공공기관에 남겨질 것이라고 밝힙니다. 그녀가 모리스에게 가진 돈을 내주어 왔다는 사실까지 짚어 내자 그녀는 눈물을 보이고, 끝내 "그와 결혼하게 두지 마세요"라고 말합니다.
제15~17장: 얌전한 딸, 굴 가게의 밀회
캐서린은 아버지의 뜻을 따라 모리스를 만나지 않지만 긴 편지로 기다려 달라고 부탁합니다. 박사는 딸의 얌전함을 의아해하고, 캐서린은 착한 딸이 되려는 일에 뜻밖의 긴장과 흥분이 있음을 발견합니다. 한편 페니먼 부인은 비밀 결혼을 꿈꾸며 모리스를 굴 요리 가게에서 몰래 만나 "먼저 결혼하고 아버지는 나중에 만나라"고 권합니다. 모리스는 속으로 그녀를 어리석은 사람이라 여기면서도 돈이 마음에 든다고 한마디 내비칩니다. 이 만남을 안 캐서린은 처음으로 화를 내며 이모의 개입을 막으려 하지만, 이모는 자기는 박사에게 약속한 것이 없다고 받아칩니다.
제18~19장: 서재의 밤
밤 열한 시에 캐서린은 서재 문을 두드립니다. 모리스를 다시 만나고 싶다고 하자 박사는 "착하고 충실한 아이"라며 안아 주고, 그를 포기하는 것이 아버지를 기쁘게 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캐서린이 기다리겠다고 하자 박사는 내가 죽을 때까지 기다려도 좋다고, 약혼한 너는 내 죽음을 몹시 기다리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캐서린은 아버지 생전에 결혼하지 않으면 그 뒤에도 하지 않겠다고 답합니다. 박사는 결혼하면 유산을 주지 않겠다는 말을 모리스에게 전하라 하고, 그녀를 문 밖으로 내보낸 뒤 혼자 "그 애는 끝까지 버틸 것 같다"고 중얼거리며 이 일을 끝까지 지켜보기로 합니다. 이튿날 박사는 페니먼에게 '반역'은 중죄라고 경고하고, 누이는 가족을 이미 둘이나 잃지 않았느냐고 쏘아 박사의 날 선 눈빛을 받습니다. 잠을 못 이룬 밤을 보낸 캐서린은 평소처럼 아침을 먹고 모리스에게 와 달라는 편지를 씁니다.
제20~23장: 결혼 압박과 유럽행
모리스는 캐서린을 껴안고 다음 주에 결혼하자고 압박합니다. 아버지가 더 무서우냐고 몰아붙이고, 상속에서 제외된다는 말 앞에서 캐서린이 떨자 그녀는 "당신이 원할 때 결혼하겠다"고 답합니다. 박사는 알몬드 부인에게 "그 애는 달라붙을 것"이라며, 딸을 유럽에 데려가 모리스가 먼저 그녀를 잊게 하자고 말합니다. 페니먼 부인은 교회 앞에서 모리스를 만나 서두르지 말고 때를 기다리라며 입장을 번복하고, 모리스는 이미 비밀 결혼에 동의를 받았다고 말하면서도 날짜는 잡지 않으려 합니다. 캐서린이 곧 결혼하겠다고 아버지에게 말하자 박사는 냉랭하게 외면하다가 이튿날 여섯 달 미루고 유럽에 가자고 합니다. 캐서린은 불복하면서 집에 머물 자격이 없다는 자기 생각을 꺼냈다가 "취향이 나쁜 생각"이라는 핀잔을 듣습니다. 모리스는 여행을 말리지 않고 "결혼 준비물은 파리에서 사라"며 아버지의 마음이 누그러질 수도 있다고 설득합니다. 두 사람이 떠나자 페니먼 부인은 빈집에 모리스를 자주 불러 차를 대접하고, 알몬드 부인은 이를 나무랍니다.
제24장: 알프스의 골짜기
박사는 여섯 달로 잡은 여행을 열두 달로 늘리고, 캐서린은 말없이 순종하며 이모의 봉투에 담겨 오는 모리스의 편지를 몰래 읽습니다. 여름 끝 알프스의 외딴 골짜기에서 박사는 갑자기 "그를 포기했느냐"고 묻고, 아니라는 대답에 몹시 화가 났으며 자신은 아주 선한 사람이 아니고 냉혹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이런 곳에 버려져 굶게 될 것이 그의 운명이라는 말에 캐서린은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격하게 맞서 사실이 아니라고 외칩니다. 리버풀의 마지막 밤에 박사는 귀국하면 모리스와 떠나기 사흘 전에는 알려 달라고 하며, 모리스를 위해 양을 살찌워 놓았다고 비꼽니다.
제25~26장: 돌아온 캐서린
뉴욕에 돌아온 캐서린에게 페니먼 부인은 모리스가 위탁상인과 동업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캐서린은 유럽에서도 아버지의 마음이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알리고, 이모에게 다시는 아버지에게 간청하지 않을 것이며 결혼하러 돌아왔다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모리스가 아버지를 직접 설득해 보겠다고 하자 캐서린은 아버지가 자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막습니다. 어머니를 닮지 않은 딸이라는 이유가 덧붙고, 그녀는 마지막으로 "당신만은 나를 멸시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합니다.
제27~29장: 물러서는 모리스
귀국한 박사는 누이에게 벨벳 가운을 선물하며 모리스가 집에 드나든 것을 안다고, 자신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고 경고합니다. 알몬드 부인 앞에서는 캐서린이 접착제로 붙은 듯 변함없다며 짜증을 드러냅니다. 페니먼 부인의 편지로 박사의 완강함이 다시 전해지자 모리스는 산책 중에 "그녀를 포기해야겠다"고 선언하고, 이 사실을 캐서린에게 에둘러 전해 달라고 이모에게 떠넘깁니다. 더 넓은 경력을 위해서라는 변명입니다. 그러나 말을 꺼내지 못한 채 방문을 이어 가던 모리스는, 캐서린이 날짜를 기다리자 뉴올리언스에 면화 사업차 간다고 둘러댑니다. 캐서린이 같이 가겠다고 매달리자 모리스는 소란을 피운다고 화를 내고, 이성적이 될 때까지 떠나 있겠다면서 다시 보게 되리라고는 약속하지 못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나갑니다.
제30~31장: 이별 뒤
그날 밤 캐서린은 소파에 쓰러져 울고, 창가에서 모자를 들어 인사하는 아버지를 보고 질겁합니다. 저녁 식탁에서는 아무 일도 없는 척하고, 모리스에게 보낸 두 통의 짧은 편지에는 답이 없으며, 일요일에는 그의 집까지 찾아가 도시를 떠났다는 말을 듣고 돌아옵니다. 페니먼 부인이 모리스가 아버지의 노여움에서 그녀를 지키려 물러났다고 전하자 캐서린은 처음으로 이모를 몰아붙입니다. 화요일에 필라델피아에서 쓴 다섯 쪽의 정중한 편지가 오고, 캐서린은 그것을 오래 간직합니다. 일주일 뒤 박사가 집을 비워 줄 날을 알려 달라고 하자 캐서린은 "파혼했다, 모리스를 뉴욕에서 떠나게 했다"고 말하고, 박사는 빈정거림으로 분을 풉니다.
제32~33장: 세월과 유언
이야기는 긴 걸음으로 세월을 건넙니다. 모리스는 자취를 감추고, 박사는 두 사람이 서로 짜고 자신이 죽기만 기다린다고 의심합니다. 캐서린은 홀아비 맥칼리스터 씨와 젊은 변호사 존 러들로의 청혼을 거절하고, 자선기관에 힘을 쏟으며 마흔이 되기 전에 구식 사람이자 젊은이들의 친절한 '노처녀 고모'로 자리 잡습니다. 페니먼 부인은 십칠 년 넘게 모리스의 이름을 꺼내지 않습니다. 은퇴한 박사는 캐서린, 페니먼 부인과 함께 유럽에서 두 해를 보낸 뒤, 예순여덟 살에 "내가 죽은 뒤에도 모리스와 결혼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고 요구합니다. 모리스는 살이 찌고 머리가 벗어졌고 재산도 못 모았다고 전하는 아버지에게 캐서린은 설명할 수는 없지만 약속할 수 없다고 거절하고, 박사는 그렇게 완고한 줄 몰랐다고 놀랍니다. 약 일 년 뒤 봄비에 흠뻑 젖은 박사는 심한 병을 얻어 석 주 만에 세상을 떠납니다. 유언은 십 년 전 작성한 본문에 최근의 추가 조항이 덧붙은 형태로, 캐서린의 몫은 본래의 오분의 일로 줄고 나머지는 일곱 곳의 병원과 의학교에 기부됩니다. 캐서린은 다투지 않겠다며 "표현만 조금 달랐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제34~35장: 마지막 방문
박사가 세상을 떠나고 한 해가 조금 지난 여름 밤, 페니먼 부인은 창가에서 "모리스 타운젠드를 만났다"고 털어놓습니다. 그는 십 년 만에 뉴욕에 돌아왔고, 유럽에서 결혼했으나 아내가 곧 세상을 떠났으며, 캐서린이 자기 삶의 진짜 로맨스였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캐서린은 고통스럽다며 말을 막고, 혼자 창가에서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립니다. 일주일 뒤 모리스가 불쑥 찾아옵니다. 페니먼 부인이 몰래 도모한 방문입니다. 마흔다섯 살, 수염을 기른 그는 여전히 잘생겼지만 더는 같은 사람이 아닙니다. 캐서린은 앉으라는 말도 하지 않고, 용서는 오래전에 했지만 친구가 될 수는 없으며 모든 것은 죽어 묻혔다고 말합니다. 왜 결혼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는 결혼하고 싶지 않았고 얻을 것도 없었다고 답합니다. 모리스는 문을 나서며 이모에게 "그녀는 나에게 단추 하나만큼의 마음도 없다"고 투덜대고, 캐서린은 응접실에서 자수를 집어 들고 다시 앉습니다. 책은 그녀가 그렇게 앉아 있는 모습으로 끝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영리한 아버지와 선한 딸
2장은 곧 아버지의 기준을 보여 줍니다. 페니먼 부인이 영리한 것보다 착한 것이 낫지 않느냐고 묻자 박사는 이렇게 받습니다.
You are good for nothing unless you are clever.
영리하지 않으면 아무 데도 쓸모가 없다.
화자는 캐서린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칭찬이면서도 박사의 실망을 설명하는 문장입니다.
she was excellently, imperturbably good; affectionate, docile, obedient
그녀는 더없이, 흔들림 없이 착했다. 다정하고 유순하고 순종적이었다.
그러나 수줍음 때문에 둔해 보였을 뿐이라는 해명이 뒤따릅니다.
In reality she was the softest creature in the world.
사실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여린 존재였다.
제임스는 주인공을 미화하지 않은 채 시작하고, 이 평범함이 뒤에서 가장 단단한 고집으로 바뀐다는 데 책의 힘이 있습니다.
2. 붉은 드레스와 반어
파티가 끝난 뒤 박사는 딸의 붉은 새틴 드레스를 보고 말합니다.
Is it possible that this magnificent person is my child?
이 당당한 분이 내 딸일 수 있단 말이냐?
화자에 따르면 박사는 딸에게 거의 반어로만 말을 걸고, 캐서린은 그 가운데 자기 몫의 즐거움만 오려 내야 합니다. 이어지는 말도 칭찬처럼 들리지만 질책입니다.
You are sumptuous, opulent, expensive
너는 호화롭고 풍성하고 비싸 보이는구나.
So long as you haven’t you shouldn’t look as if you had.
없는 동안은 있는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
아버지의 사랑이 기지를 거쳐서만 표현되고 딸은 그 기지를 따라갈 수 없다는 구조가 이 한 장면에 들어 있습니다. 박사는 말로 이기고 캐서린은 번번이 말문이 막히지만, 책은 이 비대칭이 끝내 어떻게 뒤집히는지를 따라갑니다.
3. 말 잘하는 청년
모리스는 캐서린이 한마디도 못 하는 사이 혼자 이야기를 이끕니다.
What a delightful party! What a charming house! What an interesting family!
정말 즐거운 파티예요! 집은 얼마나 멋진지! 가족은 또 얼마나 재미있는지!
그녀에게 그의 말투는 연극에서 듣던 것이었습니다.
It was the way a young man might talk in a novel
소설 속 젊은이가 말할 법한 방식이었다.
마리안이 이름의 인상을 묻자 캐서린은 평생 처음으로 시치미를 뗍니다.
Oh, nothing particular!
아, 별것 아니에요!
그가 이후 건네는 가장 효과적인 말은 이것입니다. 꾸밈없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사람이 꾸밈없는 척하는 것이니, 이 문장은 독자에게 가장 먼저 경계심을 일으키는 대목입니다.
That’s what I like you for; you are so natural!
그래서 당신이 좋아요. 당신은 그렇게 자연스러우니까!
4. 박사의 눈
저녁 식사 한 번으로 박사는 모리스의 값을 매깁니다. 포도주를 몇 병씩 마시고도 끄떡없는 청년을 두고 박사는 이렇게 평합니다.
He has the assurance of the devil himself
저자는 악마 못지않은 뻔뻔함을 지녔다.
누이 알몬드 부인에게는 더 직설적입니다. 부인이 서둘러 판단한다고 나무라자 박사는 삼십 년의 관찰을 내세웁니다.
He is not a gentleman.
그는 신사가 아니다.
I don’t make up my mind easily.
나는 쉽게 마음을 정하는 사람이 아니다.
박사의 판단은 책 끝까지 옳은 것으로 드러납니다. 그러나 옳은 사람이 옳은 방식으로 행동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는 딸에게 증거를 내놓는 대신 알몬드 부인에게 안경을 선물하겠다고 농담합니다.
I will present her with a pair of spectacles!
그 애에게 안경을 선물해 줘야겠군!
5. 페니먼 부인의 연극
페니먼 부인은 모리스가 처음 방문한 날 벌써 단언합니다.
It’s a great secret, my dear child; but he is coming a-courting!
큰 비밀이란다, 얘야. 그분이 구혼하러 오고 계신단다!
박사는 누이의 성격을 정확히 짚습니다.
arises from a feline element in your own character
네 성격 속의 고양이 같은 면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녀는 사태를 극으로 만들고 싶어 하고, 조언은 하루가 멀다 하고 뒤집힙니다.
You must act, my dear; in your situation the great thing is to act
행동해야 한단다. 네 처지에서는 행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
Marry Catherine first and meet him afterwards!
캐서린과 먼저 결혼하고 그분은 나중에 만나세요!
페니먼은 악의가 아니라 허영과 상상으로 일을 그르치는 인물입니다. 가장 큰 상처가 계산하는 남자와 지배하는 아버지에게서 오는 동안, 그녀는 웃음을 맡으면서도 두 사람 사이를 오가는 위험한 중개자 노릇을 합니다.
6. 캐서린의 사랑
화자는 캐서린이 사랑을 어떻게 겪는지 설명합니다. 그녀는 요구하는 사랑을 알지 못합니다.
Catherine had no sense of her rights
캐서린에게는 자기 권리라는 감각이 없었다.
그래서 약혼도 은혜처럼 받아들입니다. 닷새밖에 되지 않은 사랑을 이렇게 말합니다.
but now it seems to me as if I could never do without it
하지만 이제는 그것 없이는 살 수 없을 것만 같아요.
돈 이야기에서 두 사람의 온도는 갈립니다. 캐서린은 순진하게 말합니다.
But I am glad we shall be rich
그래도 우리가 부자가 될 거라 기뻐요.
이에 모리스는 고개를 돌린 채 답합니다.
No, it’s a misfortune
아니, 그건 불행이오.
같은 사실을 두고 한 사람은 순진하게 기뻐하고 한 사람은 연기를 합니다. 두 사람의 차이가 이 짧은 문답에 드러납니다.
7. 범주와 개인
약혼 소식 앞에서 박사는 고함을 지르지 않습니다. 목소리가 낮을수록 더 단단합니다.
I don’t like your engagement.
나는 네 약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는 딸이 아는 것은 일부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You know a part of him—what he has chosen to show you.
너는 그의 일부만 안다. 그가 보여 주기로 한 부분만.
모리스와의 면담에서 이 논쟁은 가장 날카로워집니다. 박사는 말합니다.
As a son-in-law, I abominate you!
사위로서는 자네가 정말 질색일세!
모리스의 반박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But your daughter doesn’t marry a category
하지만 따님은 범주와 결혼하는 것이 아닙니다.
박사의 이 대답이 이 장면의 핵심입니다. 증거가 아니라 확신으로 판단하고, 그 확신을 의심할 생각조차 없다는 고백입니다.
I don’t want to believe in you!
나는 자네를 믿고 싶지 않네!
8. 몽고메리 부인의 눈물
박사가 증거를 찾아 나선 곳은 모리스의 누이입니다. 그는 캐서린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She is so soft, so simple-minded, she would be such an easy victim!
그 애는 여리고 순박해서 얼마나 쉬운 희생자가 되겠습니까!
그리고 모리스의 유형을 평가합니다.
He strikes me as selfish and shallow.
내가 보기에 그는 이기적이고 얕은 사람입니다.
Your brother lives on you
당신 동생은 당신에게 얹혀 삽니다.
박사의 탐문은 능란하고 가혹하며, 그 결과로 얻은 한마디는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증언입니다.
Don’t let her marry him!
그 애가 그와 결혼하게 두지 마세요!
몽고메리 부인은 가족의 체면을 무릅쓰고 말합니다. 이 한마디로 독자는 박사가 옳았음을 알게 되지만, 그 뒤에도 박사가 옳은 방식으로 행동하지는 않는다는 데서 책의 긴장이 시작됩니다.
9. 서재의 대화
캐서린은 아버지에게 맞서지 않으면서 버티는 방법을 찾습니다. 착한 딸이 되려는 일 자체가 그녀에게 처음으로 흥분을 줍니다.
there was a great excitement in trying to be a good daughter
착한 딸이 되려고 애쓰는 일에 큰 흥분이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밤의 서재에서 박사는 가장 잔인한 논리를 꺼냅니다.
Of course you can wait till I die, if you like.
물론 원한다면 내가 죽을 때까지 기다려도 좋다.
캐서린의 대답은 박사에게 경구로만 들리지만, 사실은 그녀가 처음으로 세운 원칙입니다.
If I don’t marry before your death, I will not after
아버지 생전에 결혼하지 않으면, 돌아가신 뒤에도 하지 않겠어요.
박사는 문을 닫고 혼자 중얼거립니다.
I believe she will stick
저 애는 끝까지 버틸 것 같다.
그는 이 일을 놀이처럼 즐기기로 하고, 이후 책 전체는 이 구경의 대가를 청구하는 과정이 됩니다.
10. 알프스의 실험
유럽 여행은 딸을 잊게 하려는 실험입니다. 골짜기에서 박사는 갑자기 속을 드러냅니다.
I am very angry.
나는 몹시 화가 났다.
I am not a very good man.
나는 그다지 좋은 사람이 아니다.
캐서린은 외딴 골짜기에서 순간 두려움을 느끼지만, 그가 모리스에게 손댔을 때 처음으로 그에게 맞섭니다.
That is not true, father
그건 사실이 아니에요, 아버지.
그녀가 나중에 이 장면을 돌아볼 때 가장 이상했던 것은 아버지가 스스로를 선하지 않다고 한 말이었습니다. 리버풀의 마지막 밤에 박사는 다시 냉소로 돌아갑니다.
We have fattened the sheep for him before he kills it!
그자가 잡기 전에 우리가 양을 살찌워 놓은 셈이다!
11. 모리스의 계산
페니먼 부인이 굴 가게에서 모리스를 몰아세우는 장면에서 그는 처음으로 속을 보입니다.
I do like the money!
나는 돈이 좋소!
화자는 모리스가 이득과 위험 사이에서 곤란했다고 해명해 주며 독자가 너무 가혹하게 판단하지 않기를 청합니다. 그러나 박사의 확고함이 확인되자 그의 선택은 빠릅니다.
I must give her up!
나는 그녀를 포기해야 해!
I give her up, not for another woman, but for a wider career!
다른 여자 때문이 아니라 더 넓은 경력을 위해 그녀를 포기하는 겁니다!
그는 이 이별을 자기 쪽의 도리처럼 포장합니다. 오래 끄는 것은 여자의 잘못이라는 논리입니다.
A woman should never keep a man dangling!
여자는 남자를 애태우게 해서는 안 되오!
마지막 방문에서는 캐서린이 팔을 붙잡자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인 듯 말합니다.
I am a busy man—I am not a dangler!
나는 바쁜 사람이오. 여자 곁을 맴도는 한량이 아니란 말이오!
12. 돌아온 캐서린
일 년의 여행을 마친 캐서린은 달라져 있습니다. 아버지를 설득해 보자는 이모의 계획을 단호하게 끊습니다.
I am come home to be married.
나는 결혼하려고 돌아온 거예요.
Yes, I am braver than I was.
네, 저는 예전보다 용감해졌어요.
모리스에게는 아버지에 대한 가장 쓰라린 인식을 털어놓습니다.
He is not very fond of me!
아버지는 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As if they despised you!
마치 나를 멸시하는 듯한!
그리고 이 부탁은 훗날 가장 아픈 반어가 됩니다.
you must never despise me!
당신은 나를 절대 멸시하면 안 돼요!
아버지의 사랑을 잃었음을 받아들이는 순간 그녀는 모리스에게 더욱 의지하게 되고, 그 의지가 가장 약한 고리가 됩니다.
13. 떠나는 연인
모리스가 뉴올리언스 이야기를 꺼내는 장면은 이 책의 가장 아픈 대목입니다. 캐서린은 평소와 달리 말을 쏟아내며 매달립니다.
Morris, you are going to leave me.
모리스, 당신은 나를 떠나려는 거예요.
답이 없는 짧은 편지는 이렇습니다.
Dear Morris, you are killing me!
사랑하는 모리스, 당신이 나를 죽이고 있어요!
아버지는 창가에 선 딸에게 모자를 들어 인사합니다. 캐서린이 공포를 느낄 만큼 어울리지 않는 정중함입니다.
with an air of exaggerated courtesy, lifted his hat to her
과장된 정중함을 띤 채 그녀를 향해 모자를 들어 올렸다.
이모에게 쏟아낸 분노에서 그녀는 처음으로 사람을 정확히 판단합니다.
you do spoil everything you touch
이모는 손대는 모든 것을 망쳐요.
그러나 박사 앞에서는 끝까지 자존심을 지키며 파혼을 직접 선언합니다.
I have broken off my engagement.
저는 약혼을 깼어요.
화자는 이 장면의 마지막에 박사가 빈정거림으로 복수한다는 한 줄을 붙입니다. 그의 승리는 이렇게 사소하고 비정합니다.
The Doctor had his revenge, after all.
결국 박사는 보복을 한 셈이었다.
14. 노처녀와 유언
제32장은 큰 걸음으로 세월을 건너뜁니다. 캐서린은 청혼들을 모두 거절하고 한 사람으로 자리를 잡습니다.
Catherine, however, became an admirable old maid.
그러나 캐서린은 훌륭한 노처녀가 되었다.
그녀의 삶에 남은 상처에 대한 화자의 정리는 간결합니다.
There was something dead in her life
그녀의 삶에는 죽어 있는 무언가가 있었다.
예순여덟의 박사는 마지막으로 약속을 요구하고, 딸은 처음으로 정면에서 거절합니다.
Promise me not to marry Morris Townsend after I am gone.
내가 죽은 뒤에도 모리스 타운젠드와 결혼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라.
And I can’t promise.
그리고 저는 약속할 수 없어요.
삭감된 유언에 대한 반응이 이 장의 마지막 문장입니다. 분노도 호소도 없이 그저 한 가지만 바랍니다.
Only I wish it had been expressed a little differently!
다만 표현이 조금 달랐으면 좋았을 거예요!
그녀가 아쉬워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아버지가 쓴 말투입니다. 거절이 내용이 아니라 존엄의 문제임을 보여 주는 문장입니다.
15. 마지막 대면
페니먼 부인은 이십 년 넘게 지킨 침묵을 깨고 모리스의 소식을 전합니다. 그가 남긴 말은 이렇습니다.
He said you had been the real romance of his life.
당신이 자기 삶의 진짜 로맨스였다고 하더군요.
수염을 기른 모리스가 찾아온 응접실에서 캐서린의 대답은 침착합니다. 이미 용서했다는 사실과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함께 말합니다.
I forgave you years ago
저는 오래전에 당신을 용서했어요.
Everything is dead and buried.
모든 것은 죽어서 묻혔어요.
돌아선 모리스의 불평은 그가 끝까지 변하지 않았음을 확인해 줍니다.
She doesn’t care a button for me
그녀는 나에게 단추 하나만큼의 관심도 없군.
마지막 문장은 결혼이나 죽음 같은 결말을 택하지 않습니다.
seated herself with it again—for life, as it were.
다시 자리에 앉았다. 말하자면 평생 동안.
화자는 이를 승리라고도 감옥이라고도 규정하지 않습니다. 캐서린이 누구에게도 빚지지 않고 서 있다는 점과, 그 대가가 긴 고독이라는 점이 함께 남습니다.
16. 이 책을 읽는 방법
『워싱턴 스퀘어』는 35장으로 짧고, 대부분이 두 사람의 대화로 이루어져 희곡처럼 읽힙니다. 처음이라면 1~2장(박사와 딸), 4장(파티), 11~12장(약혼 통보와 면담), 14장(몽고메리 부인), 18장(서재의 밤), 24장(알프스), 29~31장(이별), 35장(마지막 대면)을 먼저 읽어 보세요. 읽을 때는 누구 편을 드느냐보다 박사의 정확한 눈과 잔인한 방식을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박사는 모리스에 대해 옳았지만, 딸의 마음에 대해서는 끝까지 틀렸습니다. 화자가 간간이 끼어들어 던지는 반어와 변명도 놓치지 마세요. 캐서린이 말수 적은 인물이라 그 틈을 메우는 것이 화자의 목소리입니다. 다시 읽으면 처음에는 우스꽝스럽게 보이던 페니먼 부인의 말과 박사의 농담이 얼마나 많은 상처를 남기는지가 더 분명하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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