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897년 출간
Uncle Bernac: A Memory of the Empire
베르낙 삼촌: 제국의 기억
1805년 봄, 영국에서 건너온 망명 귀족의 아들이 간첩 음모와 악당 삼촌, 불로뉴 진영의 나폴레옹 사이를 지나며 겪은 며칠을 노년에 회고하는 이야기
it is well to howl when you are among wolves.
늑대들 사이에 있을 때는 같이 울부짖는 게 좋은 법이다.
He had sprung in an instant out of nothing into everything.
그는 한순간에 아무것도 아닌 존재에서 모든 것이 된 사람이었다.
한눈에 보기
1805년 이른 봄, 스무 살의 루이 드 라발은 13년 만에 영국에서 프랑스 해안으로 몰래 건너온다. 옛 영지 그로스부아를 차지한 삼촌 베르낙의 초대 편지 겉면에는 누군가 영어로 "오지 마"라고 적어 두었다. 폭풍 속 염습지에서 길을 잃고 폐가에 들어선 루이는 나폴레옹 암살 음모의 문서를 보게 되어 위기에 빠지고, 그를 구해 준 얇은 얼굴의 사내는 사실 경찰 첩자인 삼촌이었다. 다음 날 사촌 시빌레는 아버지가 위험한 인물이라고 경고하며, 연인 루시앙을 구하려고 황제에게 간청한다. 루이는 불로뉴 진영에서 나폴레옹과 측근들, 조세핀 황후를 가까이서 보고 황제의 부관이 되며, 일주일의 말미 끝에 추적극과 그로스부아의 피바람이 이어진 뒤 약혼자 외제니와의 재회로 이야기가 닫힌다. 열여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아서 코난 도일 『잃어버린 세계』 (The Lost World)
- 찰스 디킨스 『두 도시 이야기』 (A Tale of Two Cities)
- 알렉상드르 뒤마 『삼총사』 (The Three Musketeers)
한 권 요점
Uncle Bernac: A Memory of the Empire
『베르낙 삼촌: 제국의 기억』은 영국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이 쓴 역사 모험소설로, 1897년에 책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도일은 1859년에 태어나 1930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셜록 홈스 연작으로 가장 유명한 작가입니다. 이 책은 17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늙은 루이 드 라발이 젊은 시절을 돌아보며 이야기하는 1인칭 회고록의 형식입니다. 무대는 나폴레옹이 영국 침공을 준비하며 대군을 모아 둔 불로뉴 진영과 그 주변 해안입니다. 줄기는 두 겹입니다. 한쪽에는 음모자와 경찰 첩자, 탐욕스러운 삼촌과 그의 딸이 얽힌 추적극이 있고, 다른 쪽에는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직접 쥐고 흔드는 제국의 궁정을 가까이서 보는 관찰이 있습니다. 화자는 마지막에 자신의 이야기가 황제의 그늘에 가려졌다고 스스로 인정하는데, 책의 무게중심도 실제로 거기에 있습니다.
줄거리
제1장: 프랑스의 해안
화자 루이 드 라발은 이미 백 번을 읽은 삼촌의 편지를 다시 꺼내 들고 영국 도버에서 온 소형 범선 위에 앉아 있습니다. 편지를 쓴 사람은 시골 변호사로 출발해 혁명 때 공화파로 돌아서서 라발 가의 영지 그로스부아를 차지한 외삼촌 샤를 베르낙입니다. 삼촌은 이제 나폴레옹이 자신의 좋은 친구가 되었고, 그 영향력으로 라발이라는 이름에 걸린 추방령을 풀어 줄 수 있으니 당장 오라고 씁니다. 그런데 봉인 위에는 누군가 급히 영어로 "오지 마"라고 적어 놓았습니다. 아버지가 죽고 켄트 주 애쉬퍼드의 망명객 사회에서 자란 루이는 옛 질서에 매달린 어른들과 달리 프랑스를 영광스러운 조국으로 느끼며, 같은 생각을 가진 연인 외제니 드 쇼이젤을 영국에 남겨 두고 왔습니다. 그는 영국을 모욕하는 지주 팔리와 결투를 벌여 어깨에 부상을 입힌 뒤 마을에서 입장이 난처해졌고, 가문의 회중시계를 맡기고 뱃삯을 치렀습니다. 선장은 해안에 닿기 전에 작은 보트로 내리라고 윽박지르고, 노를 젓는 뱃사람들은 밀수꾼답게 나폴레옹을 두둔합니다. 어둠 속 북쪽 해안에 쇠가 달아오르듯 번지는 붉은 빛은 나폴레옹 군대의 야영 불빛이고, 바다에는 넬슨의 감시선 세 개의 등이 떠 있습니다. 루이는 1805년 이른 봄 저녁, 열세 해 만에 모국의 자갈에 입을 맞춥니다.
제2~3장: 염습지와 폐가
루이는 가진 돈의 십분의 일을 뱃사람에게 주고 아홉 닢의 금화를 남긴 채 밤을 보낼 곳을 찾아 모래 언덕을 넘어갑니다. 해안 도시에 들어가면 경찰에 붙잡힐 처지라 내륙으로 걷는데, 어둠 속에서 거대한 염습지에 빠져 같은 자리를 맴돈다는 것을 깨닫고 절망합니다. 그때 구름 사이 달 앞을 가르는 야생 오리 떼의 V자를 보고 오리들이 폭풍을 피해 내륙으로 날아간다는 영국에서의 경험을 떠올려 방향을 잡고, 늪 한가운데 무너져 가는 오두막의 불빛에 닿습니다. 창가에서 책을 읽던 눈빛 고운 청년은 그를 기다리던 일행으로 착각해 반기다가 낯선 얼굴임을 알아보고 문을 쾅 닫고 굴뚝 속에 무언가를 숨깁니다. 그러고는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안으로 들입니다. 루이가 이름을 루이 라발이라고만 밝히자 청년은 자신을 커피를 거래하는 밀수상이라고 소개하며 반 시간만 기다려 달라고 하고 자리를 뜹니다.
호기심을 못 이긴 루이는 책 속지에 쓰인 '루시앙 레사주'와 '시빌레에게서'라는 글씨를 보고 굴뚝 속 꾸러미를 꺼냅니다. 안에는 탈레랑, 푸셰, 술트 등 제국의 중신들 앞으로 된 편지들과, 황제의 처형을 이미 집행된 일처럼 선포하는 선언문 초안이 들어 있습니다. 첫 문장을 읽는 순간 누군가의 억센 손이 그의 두 발목을 움켜쥡니다.
제4~5장: 밤의 사내들과 법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루이 앞에 세 사람이 있습니다. 시적인 얼굴의 루시앙 레사주, 털북숭이 거인 투삭, 그리고 코담배색 옷을 입은 깡마른 중년 사내 샤를입니다. 투삭은 당장 입을 막자고 하고, 레사주는 연맹의 규칙 제13조를 들어 거듭니다. 샤를은 철학자답게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며 말리다가, 자신이 심문해 경찰 첩자라면 죽이되 그저 지나던 사람이라면 자기에게 맡기라고 약속을 받아 내고, 일부러 한가한 질문을 길게 끌며 시간을 법니다. 얼마 뒤 멀리서 사냥개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샤를은 루이를 오두막 구석 벽장에 숨깁니다. 쏟아져 들어온 개를 투삭이 처치하고 문밖으로 달아나자, 샤를은 문을 닫아걸고 레사주를 막아섭니다. 그는 오래전부터 경찰의 첩자였고 레사주를 잡으려고 조직의 영혼인 척해 왔던 것입니다. 입막음을 하려는 듯 권총을 겨누는 순간 루이가 뛰쳐나오려 하는데, "황제의 이름으로"라는 외침과 함께 경기병들이 문을 부수고 들이닥칩니다. 지휘관인 라살 대령과 사바리 장군은 레사주를 끌고 가고, 개의 줄을 놓쳐 투삭을 놓친 일로 샤를을 나무랍니다. 샤를은 루이가 우연히 휘말렸을 뿐이니 자기가 책임지고 맡겠다고 합니다.
제6~8장: 비밀 통로, 그로스부아의 주인, 사촌 시빌레
샤를은 루이를 데리고 폐채석장의 덤불 속으로 들어가 낮은 구멍을 통해 오래된 지하 통로로 안내합니다. 가는 길에 그는 투삭이 혁명의 이상을 진심으로 믿었다가 전쟁과 가난과 제국을 보고 미쳐 버린 정직한 사내라고 설명합니다. 루이는 철제 문들을 지나 한 침실에서 쓰러지듯 잠듭니다. 아침에 정리된 옷차림으로 이끌려 내려간 홀에서 루이는 아버지의 초상화를 보고, 그곳이 그로스부아이며 샤를이 바로 편지의 삼촌 베르낙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삼촌은 일부러 이름을 숨겼다고 합니다. 식탁에는 딸 시빌레가 있는데, 그녀는 처음부터 적의를 드러냅니다. 아버지가 자리를 뜨자 시빌레는 "오지 마"를 쓴 사람이 자신이라고 밝히고, 위험은 아버지에게서 온다고 경고하며 영국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묻습니다. 루이가 외제니의 이름을 말하자 그녀는 안도하며 그를 동맹으로 받아들입니다.
시빌레는 그로스부아를 안내하며 자신들이 남의 둥지를 차지한 뻐꾸기 같다고 말하고, 아버지가 어머니의 마음을 냉혹함으로 꺾어 놓았다고 털어놓습니다. 아버지는 루이와 딸을 맺어 주어 상속권 문제를 한꺼번에 정리하려 하고, 자신의 마음은 이미 루시앙에게 있다고 밝힙니다. 루이는 어젯밤 본 루시앙의 처지를 차마 말하지 못하는데, 삼촌이 젊은 경기병 제라르 중위와 함께 나타나 황제 암살 음모에 가담한 루시앙을 자기가 고발했다고 말합니다. 시빌레는 아버지를 악당이라 부르며 폭발하고, 제라르는 황제가 루이를 당장 불로뉴 진영으로 데려오라 했다고 전합니다. 떠나기 전 삼촌은 마지막으로 시빌레와의 혼인과 영지를 미끼로 삼고, 루이가 거절하자 얼굴이 어두워지며 자신의 계획을 어긴 대가를 치르게 되리라고 낮게 협박합니다. 사정을 알았다면 구해 주지 않았을 것이라는 삼촌의 말에 루이는 은혜의 짐을 내려놓고 오히려 홀가분해집니다. 말에 오른 루이는 성문에서 시빌레가 흔드는 흰 손수건을 뒤돌아봅니다.
제9~10장: 불로뉴 진영과 대기실
말을 타고 진영으로 가는 동안 제라르 중위는 알자스 출신 병사들로 이루어진 베르셰니 제1후사르 연대의 자랑을 늘어놓습니다. 그는 황제가 직접 건너가면 영국이 싸우지도 못하고 무너질 것이라고 확신하고, 아홉 번의 전투와 마흔 번이 넘는 소규모 교전, 여러 번의 결투를 자랑합니다. 루이는 병사들이 황제를 거의 신앙처럼 믿는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15만 보병과 5만 기병이 모인 진영은 거리마다 이름이 붙고 병사들이 텃밭을 가꾸는 거대한 도시입니다. 황제 막사 옆 대기실에서 루이는 뒤로크 장군, 사바리, 그리고 지팡이를 짚고 절뚝이며 걷는 탈레랑을 만납니다. 탈레랑은 베르낙에게는 쓸모가 있지만 루이에게는 더 어울리는 일이 있을 거라고 속삭입니다. 제라르는 네, 란, 뮈라, 술트, 베르나도트 같은 원수들을 하나하나 짚어 줍니다. 이어 황제가 모습을 드러내고, 브뤼 제독을 모든 병사 앞에서 호통칩니다. 폭풍이 올 것을 알고 함대를 내보내지 않았다는 제독의 항변을 황제는 "어떤 일에서도 네 판단은 쓰이지 않는다"고 잘라 버리고, 제독을 네덜란드로 물러나게 합니다. 이어 루이에게는 한결 부드러운 눈길을 보내며 왕당파에 대한 생각을 묻고, 부르봉가의 인물이 평범해 보이지 않더냐는 물음에 루이가 솔직히 그렇지 않다고 답하자 귀를 꼬집으며 "자네는 궁정 신하감이 못 되는군" 하고 웃습니다.
제11~12장: 서기관과 행동하는 사람
황제의 비서 메네발은 루이를 막사로 데려가 식사를 대접합니다. 그는 황제가 열여덟 시간씩 일하며 식사 시간을 어기기 일쑤여서 주방이 닭을 아홉 마리씩 준비해 둔다고 귀띔하고, 곁에서 콜랭쿠르가 합세해 황제의 천재와 독재를 솔직하게 이야기합니다. 모든 대신이 거울의 다른 면일 뿐이며 원수들 사이를 갈라놓는 것도 계산이라는 말입니다. 이윽고 황제가 찾는다는 전갈에 메네발은 사색이 되어 달려갑니다.
황제의 집무실에서 루이는 나폴레옹이 빌뇌브 제독에게 보낼 함대 집결 지침을 거침없이 불러 주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황제는 머릿속에 서랍이 있어 항구와 연대와 운하를 따로 꺼낸다고 설명하고, 켄트의 여관에서 영국인의 건배에 맞섰던 일과 외제니의 이름까지 알고 있어 루이를 놀라게 합니다. 영국 상륙 구상을 쏟아 낸 뒤에는 궁정의 커피 값과 마구간 비용까지 따지고, 이사베가 가져온 인형으로 궁정 의상을 점검합니다. 그는 부르봉 편에 선 루이의 친척들을 짚으며 충성의 값을 시험하듯 베르티에와 탈레랑에게 "내가 쫓겨나면 자네는 따라오겠는가"를 묻는데, 베르티에는 "그때는 죽어 있을 것"이라 답하고 탈레랑은 제안이 오기 전까지는 모르겠다고 능청을 떱니다. 황제는 루이와 외제니의 약혼을 알고 있다며 혼인은 자기가 정하겠다고 선언하고, 영지는 돌려줄 수 없다고 잘라 말합니다. 그때 시빌레가 도착해 루시앙의 목숨을 구해 달라고 무릎을 꿇고 빕니다. 황제는 단호히 거절하지만, 시빌레가 진짜 위험한 인물은 투삭이며 그를 잡아 오겠다고 하자 일주일의 말미를 줍니다. 투삭을 잡으면 루시앙을 용서하고, 못 잡으면 여드레째에 처형한다는 것입니다.
제13~14장: 꿈의 사내와 조세핀
시빌레는 루이와 제라르에게 도움을 청하고, 제라르는 질투를 억누르고 그녀의 편에 서기로 합니다. 루이는 불로뉴의 빵집 위에 방을 얻고 나흘을 기다립니다. 닷새째 아침 황제의 부름을 받고 가 보니, 황제는 촛불도 켜지 못하게 한 채 영국 신문들을 불 속에 짓밟으며 언론의 자유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그는 어스름과 바다 소리와 반복되는 음악을 들으면 상상력이 일어 동방의 인파를 몰아 유럽을 휩쓸고 싶어진다고 털어놓습니다. 이를 그는 '오시안화한다'고 부르고, 세계의 지배자는 칼뿐만 아니라 종교의 힘도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어릴 적 파리에서 마차를 보고 저것이 내 것이어야 한다고 느꼈다는 회상 끝에, 황제는 약속이 있다며 옆방으로 사라집니다. 베르티에와 탈레랑이 눈짓을 주고받던 중 콘스탄트가 허둥대며 황후가 오고 있다고 알립니다.
조세핀 황후는 레무사 부인과 함께 들어와 상냥하게 사람들을 대하다가, 불가에 놓인 황제의 모자를 발견하고 속임수를 알아챕니다. 그녀는 막아서는 콘스탄트를 지나쳐 문을 열고 들어가지만 곧 황제의 고함에 쫓겨 돌아오고, 황제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아내를 몰아세운 뒤 화제를 돌려 그녀의 사치를 꾸짖습니다. 분노는 오래가지 않고, 황제는 그녀가 입은 옷 없이도 자신이 처음 반했다고 말하며 그녀를 달랩니다. 루이는 황후를 호위해 퐁 드 브리크로 향합니다.
제15장: 황후의 접견
황후는 마차에서 루이와 외제니 이야기를 하며 혼담에 관해 황제를 설득해 보겠다고 약속합니다. 접견회장에서 삼촌 베르낙이 가식적인 다정함으로 다가와 "딸과 영지는 한 몸"이라는 말을 흘리고, 아버지의 유품을 가져가라며 루이를 그로스부아로 초대합니다. 루이는 그의 눈에서 번뜩이는 기쁨을 보고 시빌레의 경고를 떠올립니다. 콜랭쿠르는 루이에게 홀 안의 원수와 인물들을 소개해 줍니다. 궁정 예법에 쩔쩔매는 투박한 군인들, 황후를 미워하는 황제의 누이들과 모친, 그리고 '배를 바람과 해류를 거슬러 가게 하겠다'는 엉뚱한 소리를 하는 미국인 로버트 풀턴이 그들입니다. 화자는 훗날 돌아보면 이 조용한 미국인이 방 안의 누구보다 세계사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입니다. 이윽고 황제가 들어오자 홀 전체가 숨을 죽이고, 그는 루이를 불러 캄바세레스를 놀리면서 "자네는 이제 내 부관일세"라고 선언합니다. 영예이면서 전리품 같은 굴욕이라는 것을 루이는 알고 있습니다. 황제는 이어 부인들의 옷차림, 장군의 도박 빚, 시인의 이름을 차례로 몰아세운 뒤 자리를 뜹니다.
제16장: 그로스부아의 도서관
이틀 뒤, 말미가 하루 남았을 때 시빌레가 사바리 장군과 함께 루이의 방에 찾아와 투삭이 붉은 방앗간에 숨어 있다고 알립니다. 투삭의 연인 잔 포르탈이 포도주와 과일을 들고 드나드는 것을 엿새 동안 지켜본 결과입니다. 농부로 변장한 사바리, 마부로 변장한 제라르, 그리고 루이가 해 질 녘 말을 달려 방앗간으로 갑니다. 한 여인이 경고의 숄을 흔들고, 제라르가 창문으로 뛰어들어 문을 열지만 투삭은 위층으로 도망칩니다. 그는 오늘 갚을 빚이 있으니 내일 자수하겠다고 말하다가 총을 쏘고, 사람들이 문을 부수고 들어가 보니 방은 비어 있고 곡식 자루를 실은 수레 위로 뛰어내린 그가 사바리의 말을 타고 달아납니다. 추격 끝에 루이는 투삭이 빈 말을 남기고 폐채석장 입구로 사라진 것을 보고, 그의 목적이 자기가 배신당했음을 알려 준 자에 대한 복수임을 깨닫습니다. 세 사람은 어둠 속에서 통로를 달려 그로스부아의 복도에 다다르고, 도서관에서 터져 나오는 비명을 듣습니다. 삼촌 베르낙은 이미 책상 앞에서 투삭에게 살해되어 있었습니다. 투삭은 "내 빚을 갚았다"고 외치며 의자를 휘두르고, 세 사람의 총격과 몸싸움 끝에 쓰러져 숨을 거둡니다. 사바리는 죽은 베르낙의 책상 위에서 아미앵의 약제사에게 보내려던 편지를 발견합니다. 흔적이 남지 않는 아몬드 추출물을 다음 주까지 보내 달라는 내용입니다. 누구를 겨냥한 것인지는 아무도 말하지 않고, 루이도 침묵합니다.
제17장: 끝
이튿날 새벽 퐁 드 브리크로 불려 간 루이는 목욕을 마치고 흰 잠옷 차림으로 기분 좋게 서성이는 황제와 조세핀을 만납니다. 황제는 운명과 자신의 별을 이야기하며 시빌레가 일을 잘 해냈다고 칭찬하고, 방으로 레사주를 불러들입니다. 두려움에 질린 레사주에게 황제는 충성을 맹세하는 대가로 자기가 고른 여인 베르제로 양과 결혼하겠느냐고 묻고, 감옥으로 돌아가기 싫은 그는 "누구든 분부대로 하겠다"고 외칩니다. 그 순간 커튼 뒤에서 시빌레가 나와 경멸을 퍼붓고, 이런 사람 때문에 훨씬 나은 사람(투삭)의 죽음을 불러왔다고 자책합니다. 황제는 그런 사내에게 궁정의 여인을 줄 수는 없다며 레사주를 끌어내게 하고, 시빌레가 어리석은 열병에서 치유되었다고 말합니다.
이어 황제는 루이에게 상을 내리겠다며 황후의 시녀 중 한 사람과 목요일에 결혼하라고 명합니다. 루이는 사랑이 다른 곳에 있다고 거듭 거절하고, 걸인이 되더라도 외제니 드 쇼이젤이 아니면 아무와도 결혼하지 않겠다고 맞섭니다. 황후가 두 번째 창의 커튼을 걷자 시녀로 서 있던 이는 외제니였고, 황제의 긴 손은 켄트의 마을에서 그녀를 데려와 쇼이젤 가를 궁정에 끌어들인 것이었습니다. 루이와 외제니는 목요일에 결혼합니다. 화자는 시빌레가 훗날 제라르와 결혼했고, 자신이 그로스부아의 상속권을 되찾았다고 간략히 덧붙입니다. 황제가 영국 침공을 포기하고 불로뉴 진영의 군대로 오스트리아와 러시아, 이듬해 프로이센을 쳤다는 것은 역사에 쓰인 대로이고, 루이는 나폴레옹이 대서양 너머로 떠나는 날까지 그의 곁에서 운명을 함께했다고 말합니다. 그를 선인이라 해야 할지 악인이라 해야 할지는 끝내 판단하지 못하며, 다만 그가 위대했다는 인상을 전하려 했다고 맺습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삼촌의 편지와 두 단어
이야기는 한 통의 편지에서 시작합니다. 삼촌은 공화주의자에서 제국의 협력자로 돌아선 자신의 처신을 이렇게 정리합니다.
it is well to howl when you are among wolves.
늑대들 사이에 있을 때는 같이 울부짖는 게 좋은 법이다.
초대는 정중하지만, 봉인 위에는 다른 손이 쓴 경고가 있습니다.
Don't come.
오지 마.
편지는 프랑스어로, 경고는 영어로 쓰였다는 점이 루이를 한참 괴롭힙니다. 도일은 첫 장부터 이 책이 두 개의 목소리가 어긋나는 이야기임을 보여 줍니다. 공식적인 환대와 사적인 위험, 정치적 영광과 개인적 안전이 계속 엇갈리고, 루이는 끝까지 그 둘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습니다.
2. 두 세대의 프랑스
루이는 자신이 왜 적이었던 나라의 황제를 섬기러 돌아가는지 설명합니다. 영국의 망명객 사회에서 나이 든 귀족들은 혁명이 시작된 해에 시계가 멈춘 사람들입니다.
the clock of time seemed to have stopped in the year 1792
시간의 시계가 1792년에 멈춘 듯했다.
그러나 타국 땅에서 자란 젊은 세대는 다르게 느낍니다.
We were inclined to forget these feuds of the last generation.
우리는 지난 세대의 불화를 잊고 싶었다.
사촌 시빌레도 같은 문장으로 화답합니다.
Let each generation settle its own quarrels
각 세대가 자기 다툼은 스스로 풀게 합시다.
이 대목은 책의 정치 입장을 요약합니다. 도일은 왕당파의 희생을 존경하면서도 지나간 원한에 매달리는 것은 다른 일이라고 말하고, 루이의 선택을 배신이 아니라 시대를 따라간 성숙으로 그립니다. 다만 화자가 나중에 황제를 선인인지 악인인지 판정하지 못한다고 털어놓는 데서 알 수 있듯, 이 선택에 대한 확신은 끝까지 완전하지 않습니다.
3. 해협의 불빛과 세 개의 등
보트 위에서 루이가 처음 마주한 나폴레옹은 인물이 아니라 불빛입니다. 뱃사람이 바다 너머를 가리키며 말합니다.
There's Boney himself
저기 나폴레옹이 있소.
루이가 올려다본 것은 거인의 형상이 아니라 야영지의 모닥불이 만든 붉은 선입니다. 반대쪽 바다에는 영국 함선의 불빛이 있습니다. 화자는 그 둘을 이렇게 요약합니다.
the power of the land and the power of the water
땅의 힘과 물의 힘.
화자는 열 해 만에 무에서 유럽의 주인이 된 사나이의 이름이 당시 사람들에게 어떤 무게였는지 길게 묘사합니다. 한 사람이 거대한 구조물의 상징이 되는 과정을 먼저 보여 주고 그 실물을 나중에 만나게 하는 순서가, 뒤의 장면들에 대한 기대와 반전을 함께 만들어 냅니다.
4. 염습지와 오리 떼
첫날 밤의 시련은 지도에 없는 늪입니다. 루이는 같은 흰 풀 무더기를 거듭 지나치며 자신이 맴돌고 있음을 깨닫고, 그 절망 속에서 이렇게 생각합니다.
my first night in France was destined also to be my last
프랑스에서의 첫날 밤이 마지막 밤이 될 운명인 듯했다.
그를 구하는 것은 영웅적 용기가 아니라 영국에서 지켜본 새들의 습성입니다.
It was a flock of wild ducks
그것은 야생 오리 떼였다.
도일은 영리한 주인공이 아니라 관찰에 기대어 살아남는 평범한 청년을 그립니다. 이런 작은 지식이 위기를 넘기는 방식은 홈스 연작의 작가다운 면모이고, 오리 떼가 이끈 곳이 다시 위험한 오두막이라는 점에서 이야기가 늘 한 걸음씩 더 어두운 곳으로 이어진다는 리듬도 드러납니다.
5. 규칙 13과 오두막의 재판
루이가 굴뚝 속 문서를 본 순간부터 오두막은 재판정으로 바뀝니다. 철학자의 얼굴을 한 샤를은 말을 앞세워 목숨을 구하려 합니다.
we philosophers and reasoners must have a respect for human life
우리 철학자와 사색가들은 인간의 생명을 존중해야 하네.
레사주는 규칙을 방패 삼아 책임을 미룹니다. 그는 그러면서도 투삭의 직접적인 방식은 서툴다고 말합니다.
it is not usual to lead off with your ace of trumps
으뜸패부터 내미는 것은 보통 하는 일이 아니라네.
투삭은 이 모든 말놀음을 참지 못합니다.
we have talked instead of acting
우리는 행동하는 대신 말만 했다.
이 세 사람은 혁명의 세 얼굴입니다. 말로 책임을 피하는 이상주의, 규칙에 숨는 나약함, 행동만이 정의라고 믿는 폭력이 한 방에 모여 있습니다. 도일은 제국에 맞서는 쪽을 영웅으로 그리지 않고, 혁명이 남긴 상처가 만든 인물들로 그립니다. 그리고 이 방에서 가장 냉정한 사람이 경찰 첩자로 드러납니다.
6. 샤를의 가면
사냥개가 오자 모든 가면이 벗겨집니다. 레사주가 겁에 질려 도망치려 하자 샤를은 문을 막고 정체를 밝힙니다.
A police agent all the time!
내내 경찰 첩자였다니!
그는 자신이 바로 이 순간을 위해 일했다고 말하며 잔인한 만족을 드러냅니다.
you are destined to be the trophy of my bow and my spear
자네는 내 활과 창의 전리품이 될 운명이라네.
루이는 살려 준 사람에게 감사하면서도 혐오를 숨기지 못합니다. 이 모순을 화자는 이렇게 씁니다.
It is the most difficult thing in the world to express gratitude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이다.
샤를의 냉소는 마지막 순간까지 일관됩니다. 그는 감사를 요구하지 않고, 필요하면 언제든 사람을 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습니다. 구원자와 악당이 한 사람이라는 설정이 이 책의 중심 불안이고, 뒤에서 루이가 감사의 빚을 갚았다고 선언하는 순간 이 긴장이 풀립니다.
7. 뻐꾸기의 둥지: 시빌레와 그로스부아
시빌레는 이 책에서 가장 선명한 인물입니다. 낯선 사촌에게 그녀가 처음으로 건네는 말은 환영이 아니라 경고입니다.
Because I did not wish you to come here.
네가 여기 오는 걸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야.
그 이유를 묻자 그녀는 더 솔직하게 말합니다.
I was afraid that you would be harmed.
네가 다칠까 봐 두려웠어.
성을 걸으며 그녀는 자신들의 처지를 새의 비유로 말합니다.
are we not the cuckoos who have taken a strange nest
우리는 남의 둥지를 차지한 뻐꾸기가 아닌가요.
그리고 아버지에 대해서는 이렇게 단언합니다.
his cold brutality broke her gentle heart
그의 냉혹함이 어머니의 여린 마음을 부서뜨렸어요.
시빌레는 악당의 딸이면서 악의 공범이 되기를 거부하는 인물입니다. 그녀의 사랑이 겁쟁이 시인에게 향한다는 설정은 어색해 보일 수 있지만, 화자의 말처럼 극단은 끌어당기는 법이라는 책의 설명에 기대면 이 인물이 결말에서 스스로 환상을 깨는 과정이 더 선명하게 읽힙니다.
8. 삼촌의 혼담과 협박
삼촌의 다정함은 모두 계산입니다. 접견회장에서 그는 딸과 영지를 하나로 묶어 말합니다.
There is my child, and there is my estate.
내게는 딸이 있고 영지가 있다.
Who takes one, takes both.
하나를 가지는 자가 둘을 다 가진다.
그로스부아에서 루이가 혼담을 거절했을 때는 훨씬 노골적이었습니다. 영지를 가리키며 유혹하던 삼촌은, 거절당하자 돌변합니다.
You are deranging my plans, and that is not done with impunity.
자네는 내 계획을 어지럽히고 있네. 그건 벌 없이 넘어가지 않아.
루이의 대답은 영국에서 배운 가치관을 담고 있습니다.
it should go by love and not by convenience
결혼은 편의가 아니라 사랑으로 가야 합니다.
이 거절은 삼촌의 약제사 편지와 이어집니다. 책은 직접 말하지 않지만, 상속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혼인이 안 되면 다른 길을 쓰려 했다고 읽을 수 있는 여지를 남깁니다.
9. 불로뉴 진영과 제라르 중위
진영으로 가는 길의 안내자는 허영 많고 순진한 젊은 경기병입니다. 제라르는 영국 침공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으며, 그 이유를 단순하게 말합니다.
the Emperor has arranged it.
황제께서 다 준비해 두셨소.
루이는 병사들의 믿음을 이렇게 해석합니다.
Their feeling for him was fanaticism, and its strength was religion
그에 대한 그들의 감정은 광신이었고, 그 힘은 종교와 같았다.
제라르는 자기 이력을 자랑하는 데 거침이 없습니다.
I have had the good fortune to be present at nine battles, sir
저는 운 좋게 아홉 번의 전투에 참전했습니다.
제라르의 허세와 열정은 이 책의 유머를 맡고, 도일이 훗날 같은 이름의 경기병을 내세운 연작을 쓴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그가 나중에 시빌레의 헌신적인 조력자가 되는 과정은, 허풍 아래 진짜 용기와 선량함이 있었음을 보여 줍니다.
10. 브뤼 제독 앞의 황제
대기실의 압권은 황제의 입장과 호통입니다. 소란스럽던 장군들이 교사가 들어온 교실처럼 조용해지고, 화자는 그의 걸음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the very personification of Destiny
운명 그 자체의 화신.
제독이 폭풍 때문이었다고 항변하자 황제는 기술적 판단의 자리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What right have you to judge, sir?
경이 판단할 무슨 권리가 있소?
In no matters whatsoever.
어떤 일에서도 안 되오.
그러나 루이 앞에서 황제는 온화하게 표정을 바꾸고, 솔직한 대답에 오히려 만족합니다.
Monsieur de Laval was not born to be a courtier
라발 군은 궁정 신하로 태어난 사람이 아니로군.
도일은 한 장면 안에 황제의 두 얼굴을 모두 담습니다. 권위를 의심하는 자에게는 폭풍처럼 몰아치고, 정직한 신참에게는 아이처럼 귀를 잡아당기는 이 변덕이 이후 모든 장에서 되풀이됩니다.
11. 서랍이 있는 머리
집무실에서 황제는 자기 일하는 방식을 직접 설명합니다.
It is as if I had drawers in my brain
내 머릿속에는 서랍이 있는 것 같소.
it is one of my rules to know and to do things for myself.
모든 것을 스스로 알고 스스로 하는 것이 내 규칙 중 하나요.
그는 영국 상륙의 첫 사흘을 이렇게 그립니다.
On the third day I shall be in London.
사흘째에는 런던에 있을 것이오.
화자는 이 능력의 정체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The soul of a poet, and the mind of a man of business
시인의 영혼과 사업가의 두뇌.
황제는 이어 궁정 커피 값까지 따지고 인형으로 옷차림을 살피는데, 같은 인물이 제국의 설계도와 마구간 비용을 한 호흡으로 다룬다는 점이 이 대목의 힘입니다. 도일은 천재를 추상적으로 칭송하는 대신 세부에 매달리는 습관으로 보여 줍니다.
12. 거울들과 철기둥: 측근들의 황제론
메네발과 콜랭쿠르의 대화는 가장 날카로운 정치 분석입니다. 황제 곁의 대신들은 사실상 한 사람의 여러 얼굴입니다.
all around you have so many mirrors which reflect different sides of him
주위의 수많은 거울이 그의 서로 다른 면을 비춘다.
His ministers are clerks, his generals are superior aides-de-camp.
그의 대신들은 서기이고, 장군들은 상급 부관이다.
똑똑한 사람이 살아남는 방법은 역설적입니다.
shows his cleverness best by pretending to be dull
영리함을 가장 잘 보이는 방법은 둔한 척하는 것이다.
한편 콜랭쿠르는 혁명 직후의 혼란에서 프랑스가 붙잡을 수 있었던 것이 그라고 변호하고, 과거의 그를 이렇게 회상합니다.
He walked the streets like a wolf.
그는 늑대처럼 거리를 걸었다.
이들은 두려워하면서 충성하고, 비판하면서 변호합니다. 책이 황제를 하나로 정의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서 이미 설명되고 있습니다.
13. 시빌레의 탄원
시빌레가 황제 앞에 서는 장면은 이 책의 정서적 정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목숨을 청하는 그녀의 말은 짧고 곧습니다.
I implore you, Sire, to spare the life of Monsieur Lucien Lesage
폐하, 루시앙 레사주 씨의 목숨을 살려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황제는 시인에게 특히 가혹합니다.
They are the most dangerous of all.
그런 자들이 가장 위험한 법이오.
그리고 한마디로 조건을 단 뒤 기한을 못 박습니다.
If you can find Toussac in the time, Lesage will be pardoned.
그 시간 안에 투삭을 찾으면 레사주는 사면될 것이오.
If not he will die upon the eighth day.
못 찾으면 여드레째에 죽을 것이오.
이 거래가 이야기의 뒷부분을 끌고 갑니다. 다만 화자도 그녀의 선택에 의문을 품습니다. 이 용감하고 순수한 사촌이 어떻게 그렇게 나약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지 그는 끝까지 이해하지 못한다고 털어놓습니다.
14. 오시안의 꿈
이 책에서 가장 시적인 장면은 어스름 속의 독백입니다. 황제는 촛불을 물리고 자신의 상상이 달아오르는 순간을 이렇게 부릅니다.
They have a strange effect upon me, and I begin to Ossianise.
그 음악은 내게 묘한 영향을 주어, 나는 오시안풍으로 변하기 시작하오.
꿈의 규모는 한계가 없지만 시대에 대한 회한도 섞여 있습니다.
I have been born too late.
나는 너무 늦게 태어났소.
To be accepted as a world's conqueror one must claim to be divine.
세계의 정복자로 인정받으려면 신성을 주장해야 하오.
그는 자기 출신도 거리낌 없이 이야기합니다.
I was always dreaming when the others were working.
남들이 공부할 때 나는 늘 꿈을 꾸고 있었소.
또한 파리 시민에 대해서는 냉정합니다.
I have made them admire me and fear me
나는 그들이 나를 존경하고 두려워하게 만들었소.
도일은 이 장면에서 나폴레옹을 군인이 아니라 몽상가로 그립니다. 같은 사람이 곧이어 옆방으로 사라지며 현실의 연애 문제를 일으키는 것도 의도적인 대비입니다. 위대함과 사사로움이 한 몸에 있다는 사실이 이 책이 다루는 황제의 핵심입니다.
15. 조세핀과 접견회
황후는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방식으로 사랑받습니다. 화자는 그 이유를 이렇게 적습니다.
It was by little acts of thoughtfulness and kindness like this
이런 작은 배려와 친절 덕분이었다.
그러나 모자 하나로 그녀의 의심이 커집니다.
You said to me that the Emperor was out, and here is his hat!
황제가 나가셨다더니, 여기 모자가 있잖아요!
황제의 분노는 사적인 도덕을 거부하는 선언으로 이어집니다.
morality was not made for me, and I was not made for morality
도덕은 나를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고, 나도 도덕을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소.
하지만 그는 곧 그녀를 달랩니다.
You had no fine dresses when first I saw you in the Rue Chautereine
내가 샤토렌 거리에서 당신을 처음 봤을 때는 좋은 옷도 없었소.
접견회에서는 미국인 발명가가 등장합니다.
making a ship go against the wind and against the current
배를 바람과 해류를 거슬러 가게 하는 것.
화자는 이를 미치광이의 말로 들었다고 고백하고, 훗날 그 침묵하는 미국인이 방 안의 누구보다 세계사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입니다. 황제의 권력이 역사를 움직인 듯 보이는 방에서, 진짜 변화는 가장 눈에 띄지 않는 자리에서 시작되고 있었다는 아이러니입니다.
16. 도서관의 복수, 황제의 선물
붉은 방앗간 추격은 이 책에서 가장 모험소설다운 장면이고, 화자도 이렇게 말합니다.
this ride stands out above the others
이 말 달리기는 다른 모든 것보다 두드러진다.
투삭의 마지막 외침은 복수의 선언입니다.
I have paid my debts after all.
결국 내 빚을 갚았소.
삼촌의 책상에서 나온 편지는 이 이야기의 도덕적 판결을 더 무겁게 만듭니다.
I have particular reasons for wanting it in the course of next week
다음 주 안에 그것이 꼭 필요한 특별한 사정이 있소.
루이는 침묵하는 것으로 삼촌에 대한 마지막 예의를 지킵니다. 마지막 장에서는 황제가 레사주를 시험하고 시빌레가 환상을 버립니다.
Thank God that I have found you out in time!
제때에 당신의 본모습을 알아봐서 하느님께 감사해요!
그리고 루이는 약혼자에 대한 충성을 지킵니다.
I shall none the less marry Eugenie de Choiseul or no one
그래도 나는 외제니 드 쇼이젤과 결혼하겠습니다. 아니면 아무와도 하지 않겠습니다.
황제의 큰 손이 외제니를 데려온 반전은 제국의 힘이 사랑까지 계획하는 방식을 보여 주는 동시에 연애 이야기의 해피엔딩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단락에서 화자는 노년의 판단을 이렇게 남깁니다.
if he was a very good man or a very bad one
그가 아주 좋은 사람이었는지 아주 나쁜 사람이었는지.
he was a very great one
그가 아주 위대한 사람이었다는 것.
책은 선악의 판정을 미루고 '위대함'이라는 말로 마무리합니다. 이 결론이 독자에게 만족스러운지는 갈릴 수 있고, 그 갈림이 이 책을 오늘 다시 읽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17. 이 책을 읽는 방법
『베르낙 삼촌: 제국의 기억』은 17장이 짧고 추진력이 있어서 한 번에 읽기 좋은 길이입니다. 모험 위주로 읽고 싶다면 1~5장(해안과 염습지, 오두막), 6~8장(비밀 통로와 그로스부아), 16장(붉은 방앗간과 도서관)을 먼저 읽어 보세요. 인물과 시대를 보고 싶다면 10~15장이 책의 중심으로, 대기실의 호통, 집무실의 독백, 어스름 속의 오시안풍 몽상, 조세핀과의 다툼까지 한 인물을 여러 각도에서 비춥니다. 도일은 나폴레옹을 찬양하지도 단죄하지도 않고, 늙은 화자의 눈을 빌려 그에게서 받은 인상을 있는 그대로 적겠다고 선언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모험담이면서 동시에 권력과 매혹에 대한 관찰기로 읽힙니다. 읽는 동안 한 가지만 염두에 두면 좋습니다. 화려한 황제의 이야기 사이사이로 시빌레와 루이, 제라르가 하는 선택은 모두 사랑과 신의에 관한 것이며, 그것이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황제의 계산보다 먼저 결말을 만든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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