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902년 출간
The Wings of the Dove
비둘기의 날개
런던의 가난한 연인이 상처 입은 미국인 상속녀의 호의를 이용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베니스의 궁전에서 그 계획이 한 사람의 생과 두 사람의 사랑을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 주는 이야기
Because you’re a dove.
당신은 비둘기니까요.
We shall never be again as we were!
우리는 결코 예전 같지 않을 거예요!
한눈에 보기
런던의 케이트 크로이는 몰락한 아버지와 가난한 언니를 등지고, 부유한 이모 로더 부인의 집에서 '위대한 혼처'를 기다리는 처지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은 신문기자 머튼 덴셔에게 가 있고, 둘은 이모 몰래 약혼한다. 이 판에 뉴욕의 고아 상속녀 밀리 테일이 동행인 스트링햄 부인과 함께 나타난다. 밀리는 병을 안고 있으면서도 삶을 붙들려 하고, 케이트는 그녀를 '비둘기'라 부른다. 덴셔가 미국에서 돌아온 뒤 케이트는 밀리에게 다정하게 대해 달라고 부탁하고, 무대는 베니스의 레포렐리 궁전으로 옮겨 가 계획의 정체가 드러난다. 마크 경의 폭로, 밀리의 침묵, 크리스마스에 도착한 봉인된 편지와 그 편지가 불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까지, 열 부로 나뉜 이야기가 이어진다. 열여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Pride and Prejudice)
- 찰스 디킨스 『위대한 유산』 (Great Expectations)
- 오스카 와일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The Picture of Dorian Gray)
한 권 요점
The Wings of the Dove
『비둘기의 날개』는 미국에서 태어나 영국에 자리 잡은 작가 헨리 제임스의 장편소설로, 1902년에 나왔습니다. 제임스는 1843년에 태어나 1916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미국인이 유럽에서 겪는 일을 즐겨 다룬 작가로 흔히 소개됩니다. 책은 10부로 나뉘며, 앞쪽 부들은 케이트 크로이의 런던을, 가운데 부들은 밀리 테일의 등장과 계획의 형성을, 뒤쪽 부들은 베니스와 런던에서의 결말을 그립니다. 줄기는 하나입니다. 돈이 없는 연인이 돈을 가진 사람 곁으로 다가가고, 그 사람은 모든 것을 알면서도 한동안 그 호의를 받아들이는 척 살며, 선의와 계산이 한 식탁에 앉았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입니다. 제임스의 문장은 길고 돌려 말하기로 유명하지만, 이 소설의 중심 사건은 의외로 또렷합니다. 누가 누구를 이용하고, 누가 그것을 알고도 모른 체했는지를 끝까지 따라가면 됩니다.
줄거리
제1부: 치크 가의 거울과 랭커스터 게이트
런던 치크 가의 초라한 하숙방에서 케이트 크로이가 아버지 라이오넬 크로이를 기다립니다. 벽난로 위 거울에는 아버지를 기다리다 창백해진 자기 얼굴이 비칩니다. 집안은 기울었고, 아버지는 병이라는 핑계로 딸을 불러 놓고 말끔한 신사 행세 속에 거짓만 늘어놓습니다. 케이트의 이모 모드, 곧 로더 부인은 아버지와 인연을 끊는 조건으로 케이트를 맡겠다고 합니다. 케이트는 아버지 곁에 가겠다고 하지만 아버지는 이모의 뜻대로 '제대로 된' 결혼을 하라며 거절합니다. 딸이 사랑에 빠진 낌새를 알아채자 화를 내며 내보냅니다.
어머니가 죽은 뒤 케이트는 랭커스터 게이트의 이모 집에 들어가 살게 되었습니다. 호화로운 생활에 끌리는 자신을 알지만, 그녀는 이모를 '시장통의 브리타니아'로 여기며 경계합니다. 첼시의 언니 마리안 콘드립은 네 아이를 둔 가난한 과부로, 케이트가 이모를 잘 구슬려 가족을 구해 주기를 바랍니다. 마리안은 이모의 사람인 마크 경 이야기를 꺼내고 머튼 덴셔를 두려워합니다. 케이트는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고 헤어집니다.
제2부: 켄싱턴 가든과 비밀 약혼
신문사에서 밤을 새우는 기자 머튼 덴셔는 낮에 켄싱턴 가든을 한가롭게 거닐다 케이트를 만납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모자란 곳을 채우는 사이이고, 케이트에게 덴셔는 정신의 세계를 실감하게 해 준 사람입니다. 첫 만남은 화랑 파티, 두 번째는 지하철이었으며 그 뒤 둘은 사귀었습니다. 로더 부인은 뜻밖에 교제를 너그럽게 눈감아 주었습니다. 케이트는 아버지의 불명예, 형제의 죽음, 언니의 불행을 털어놓고, 아버지도 언니도 이모를 통해서만 돕겠다며 자신을 돌려보냈다고 말합니다. 덴셔는 지금 당장 결혼하자고 하지만 케이트는 이모를 만난 뒤로 미룹니다.
덴셔는 전보로 불려 가 랭커스터 게이트의 거대한 응접실에서 부인을 기다립니다. 육중하고 화려한 가구 앞에서 자신의 가난을 절감합니다. 막상 나타난 로더 부인은 위협도 호소도 없이 온화합니다. 케이트를 '위대한 사람'과 혼인시키겠다는 뜻은 분명히 하면서도 덴셔를 쫓아내지는 않겠다고 합니다. 곧 신문사가 그를 미국 특파로 보내려 하고, 케이트는 기뻐하며 떠나라고 권합니다. 두 사람은 정원에서 "영원히 당신에게 속한다"고 말하며 사실상 약혼하고 비밀로 하기로 합니다.
제3부: 브뤼니히 고개의 두 여인
이른 봄, 만류를 무릅쓰고 스위스 브뤼니히 고개를 넘는 두 부인 가운데 연상의 스트링햄 부인은 동행 밀리 테일의 속사정을 짐작하며 몰래 살핍니다. 버몬트 출신 소설가인 그녀는 보스턴에서 붉은 머리에 검은 상복을 입은 뉴욕 부호의 고아 밀리에게 마음을 빼앗겼고, 전보 한 통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동행했습니다. 점심 뒤 밀리가 사라지자 뒤쫓은 부인은 벼랑 끝 바위에 앉아 세상을 굽어보는 그녀를 봅니다. 부인은 그것이 삶을 포기하려는 모습이 아니라 삶과 맞서려는 모습이라고 확신합니다.
돌아온 밀리는 바위에 남긴 책 이야기는 꺼내지 않고, 머물자던 계획을 접고 떠나자고 합니다. 뉴욕에서 핀치 박사가 따로 한 말이 무엇이었는지 묻지만 부인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답합니다. 밀리는 "모든 것"을 오래 가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농담처럼 말하고, 저녁 촛불 아래 곧장 런던으로 가자고 합니다. 머튼 덴셔와의 약속이 화제에 오르자 부인은 옛 친구 모드 매닝햄, 곧 로더 부인을 떠올려 편지를 씁니다.
제4부: 만찬, 첫 일주일, 엇갈리는 이름
랭커스터 게이트의 만찬에서 밀리는 오른쪽에 앉은 마크 경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수지, 곧 스트링햄 부인은 요정 대모처럼 흐뭇해하고, 맞은편의 케이트는 아름답고 호의적입니다. 마크 경은 런던에는 무리랄 것이 없다고 심드렁하게 말하면서도, 밀리가 로더 부인의 새 '성공작'이며 이곳에서는 아무도 공짜로 일하지 않는다고 일러 줍니다. 밀리는 그에게 상상력이 없다고 쏘아붙이고, 자신은 '쉬운' 쪽이고 케이트는 '어려운' 쪽이라 받아들입니다.
첫 일주일 동안 밀리와 수지는 파도에 실려 가듯 새 세계에 휩쓸립니다. 밀리는 케이트를 소설 속 런던 아가씨로 보며 함께 쇼핑하고 구경을 다니고, 케이트는 밀리의 자유와 재산을 부러워하며 선물을 사양하려 애씁니다. 케이트는 모두가 서로를 이용하고 이용당한다고 설명하고, 이모가 자기에게서 무언가를 얻어 내려 한다고도 말합니다. 엿새째 수지는 마차 산책에서 로더 부인과 케이트가 밀리의 영국인 친구 덴셔를 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합니다. 부인은 케이트 앞에서 그 이름을 꺼내지 말라고 당부하는데, 케이트를 마크 경과 짝지을 속셈입니다. 밀리는 덴셔가 자신보다 먼저 케이트 곁에 있었음을 알고 케이트를 다른 눈으로 봅니다. 마리안 콘드립은 덴셔가 케이트를 사랑하는 무일푼의 남자라는 사정을 털어놓고 도움을 청합니다. 한밤 밀리는 자신의 병을 암시하는 농담을 던지고, 수지는 끝까지 곁에 있겠다고 합니다.
제5부 10~13장: 대저택, 초상화, 의사
매첨의 대저택에서 밀리는 로더 부인, 마크 경과 함께 황금빛 오후를 즐깁니다. 로더 부인은 어떤 처지로든 곁에 머물러 달라고 거듭 말하며 케이트와 짝이 되어 달라고 청합니다. 밀리는 케이트가 낯선 미녀처럼 보이는 순간을 즐기지만, 그녀가 덴셔와 이어져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립니다. 마크 경은 밀리를 브론치노의 초상화 앞으로 데려갑니다. 사람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담담히 받아내던 밀리는 창백하고 호화로운 죽은 여인의 초상 앞에서 눈물을 흘립니다. 케이트가 앨더쇼 부부와 나타나 닮았다고 감탄하자, 밀리는 다음 날 수전을 속이고 의사 루크 스트렛 경을 만나러 갈 때 동행해 달라고 비밀을 부탁합니다.
스트렛 경은 첫 진찰에 10분만 내주고 다시 오라고 하며, 케이트는 대기실에서 기다립니다. 이틀 뒤 혼자 간 두 번째 진찰에서 밀리는 가족을 다 잃은 고아에 막대한 재산을 가졌다고 털어놓습니다. 의사는 걱정 말고 하고 싶은 대로 즐기며 대륙으로 가라고 권하고, 사는 것 자체가 처방이라고 말합니다. 밀리는 고해성사를 마친 듯 홀가분해합니다. 의사의 말을 되새기며 런던의 잿빛 거리를 홀로 걷고, 리젠트 파크 벤치에서 같은 처지의 사람들 틈에 앉습니다. 의사가 자신을 약자로 대했음을 깨달으며 가난한 처녀가 밀린 집세를 걱정하듯 앞날을 헤아립니다. 저녁에 케이트가 오자 아무 문제 없다고 둘러대고, 수전도 케이트가 약속을 지킨 덕에 캐묻지 않습니다.
제5부 14~16장: 비둘기와 내셔널 갤러리
런던 체류가 며칠 남지 않은 저녁, 로더 부인과 케이트가 호텔에서 만찬을 함께합니다. 케이트가 발코니에 나간 사이 로더 부인은 덴셔가 돌아왔는지 케이트에게 슬쩍 알아봐 달라고 밀리에게 청합니다. 밀리는 뉴욕에서 덴셔를 세 번 만났다고만 밝히되, 그를 안다고 케이트에게 먼저 말하기를 꺼립니다. 이 대답이 자신이 한 말 가운데 가장 값비싼 말이었음을 밀리는 훗날 깨닫습니다. 그날 밤 케이트는 평소보다 솔직하고 활기차게 로더 부인의 세계와 마크 경의 속셈을 풍자하며 자신이 이모의 상품 같은 처지라고 털어놓습니다. 급기야 밀리에게 자기들과 거리를 두라고까지 권하다가 놀란 밀리에게 "당신은 비둘기"라며 안아 줍니다.
밀리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모사하는 여성 화가들을 부러워하며 미국 관광객들을 지켜봅니다. 그때 모자를 벗은 한 신사가 머튼 덴셔임을 알아보고, 곁에 있던 케이트와 눈이 마주칩니다. 케이트는 노련하게 상황을 자연스럽게 만들고, 밀리도 미국식 쾌활함으로 응합니다. 셋은 호텔에서 점심을 함께하고, 케이트는 수전을 상대해 밀리와 덴셔를 둘만 있게 해 줍니다. 밀리는 그를 여전히 좋아함을 확인하지만, 수전이 의사 이야기로 들끓고 있다는 것도 압니다.
제6부: 유스턴 역과 푸른 응접실
미국에서 돌아온 머튼 덴셔를 케이트가 유스턴 역으로 마중 나가, 둘은 역 구내 간이식당에서 차를 마십니다. 마음 놓고 만날 곳이 없다는 사실이 새삼 덴셔를 괴롭히고, 그는 기다림이 어리석은 짓이라는 확신을 품습니다. 이튿날 국립미술관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우연히 밀리를 마주쳐 미국인 일행과 점심을 함께합니다. 목요일 덴셔는 랭커스터 게이트의 쓰지 않는 푸른 응접실에서 케이트와 단둘이 만납니다. 그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겠느냐고 묻고, 케이트는 자기 방식을 믿고 기다려 달라고 호소하며 둘은 격렬히 포옹합니다. 케이트는 밀리가 덴셔를 좋아하니 그녀를 다시 찾아가라고 거듭 권하고, 이모도 둘의 관계를 모른 척한다고 설명합니다.
이튿날 모드 이모의 전보로 덴셔는 미국인 손님들이 오는 만찬에 갑니다. 그는 이모의 호의에 눌려 지내고, 화려하게 등장한 케이트가 이모 앞에서 맡은 배역을 연기하는 배우처럼 보인다고 느낍니다. 병이 난 밀리 대신 스트링햄 부인이 혼자 오고, 식탁에서는 밀리의 사교계 성공담이 이어집니다. 식후 응접실 작은 소파에서 케이트는 밀리의 건강이 좋지 않고 루크 스트렛 경의 진찰을 받고 있다고 알리며, 덴셔를 만나려고 출발을 미뤘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밀리의 막대한 재산과 훌륭한 혼처 가능성을 말하며 그녀를 위로해 주라고 부탁합니다. 떠나려는 덴셔에게 로더 부인은 밀리를 소홀히 말라고 하며 "당신을 위해 알맞은 거짓말을 해 두었다"고 하고, 덴셔는 그 뜻을 깨닫습니다.
다음 날 덴셔는 호텔로 밀리를 찾아갑니다. 밀리는 건강 이야기를 가볍게 물리치고, 그는 그녀가 자신을 실연당한 사람으로 알고 동정한다는 점을 깨닫습니다. 진실을 말하면 케이트를 배신하게 되므로 그는 양심의 문제에 부딪힙니다. 밀리는 곧 외국으로 떠나지만 돌아오겠다고 하고, 케이트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합니다. 마침 온 케이트는 그에게 손을 떼도 좋다고 하지만 그가 남기로 하자 먼저 자리를 뜹니다.
제7부: 의사와의 작별, 레포렐리 궁전
밀리는 점심 초대 이후 스트링햄 부인과 마주 서서 서로 낯선 표정을 짓습니다. 의사 방문에 상심한 수지를 보며 밀리는 오히려 힘을 얻어 끝까지 곁에 있어 달라고 당부하고 "나는 살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튿날 수지는 로더 부인에게 울며 루크 경의 말을 전합니다. 로더 부인은 덴셔 건에 아쉬워하면서도 협력하기로 하고, 케이트의 마음에 관해서는 끝까지 부인하라고 수지에게 일러 둡니다. 밀리는 의사를 찾아가 고마움을 전하며 아픈 티를 내지 않고 오히려 그를 배려합니다. 의사는 그녀가 아주 좋아 보인다고 칭찬하고, 14일 티롤과 베니스로 떠난다는 말에 10월 베니스에서 만나자고 합니다. 밀리는 케이트와 그를 따라다니는 신사를 언급하며 도울 수 있느냐고 묻고, 의사가 거들겠다 하자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웃으며 답합니다.
10월 아침, 밀리는 베니스의 레포렐리 궁전에서 처음으로 완전히 혼자가 되어 에우제니오가 마련해 준 거처를 만끽합니다. 일행은 여행 내내 지인과 동포가 붙으며 눈덩이처럼 불었고, 케이트와 밀리는 서로 가면을 벗는 척하지만 감추는 것이 많습니다. 밀리는 재산으로 운명에 맞서는 상상을 하며 이 궁전에 영영 머물고 싶어 합니다. 궁전을 한 바퀴 돌고 큰 응접실로 돌아오자 뜻밖에 마크 경이 와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밀리는 궁전 위층에서 "내려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창가에 얼굴을 묻습니다. 마크 경이 몸이 안 좋으냐고 묻자 이곳에서 죽고 싶다고 하다가 심하게 아프다고 털어놓습니다. 마크 경은 그녀가 사랑받지 못했다며 자기를 믿어 달라고 하지만 밀리는 거절하고, 가장 좋은 친구는 로더 부인이며 케이트와 맺어지라고 권합니다. 케이트가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는 밀리의 말에 그는 의심을 비칩니다. 그때 하인이 덴셔의 명함을 가져옵니다.
제8부: 산마르코 광장의 말다툼과 계획의 정체
덴셔는 번잡한 호텔이 싫어 옛날에 묵던 조용한 셋방을 찾아가고, 건너편 운하가의 옛 창문에 세입자를 구하는 흰 종이쪽이 붙은 것을 봅니다. 레포렐리 궁전에 드나들며 밀리를 방문하는 일이 모두 케이트가 짠 각본대로라는 사실이 그의 마음을 쓰리게 하고, 그는 자기에게 아직 의지가 남았는지 시험하려 그 방을 빌려 둡니다. 산마르코 광장에서 덴셔와 케이트는 단둘이 이야기합니다. 덴셔는 로더 부인이 둘의 만남을 허락하는 속셈을 캐묻고, 케이트는 이모의 확신이 오히려 그들에게 유리하다고 답합니다. 마크 경이 밀리에게 청혼했다가 거절당한 일도 오갑니다. 덴셔는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를 요구하며 떠나겠다고 격해지고, 케이트는 차갑게 "가라"고 하지만 덴셔가 자기 방으로 와 달라고 매달리자 받아들일 기미를 보입니다. 일행이 레이스 가게에서 나오자 둘은 팔을 풀고 합류합니다.
그날 저녁 궁전에서 덴셔는 스트링햄 부인에게서 밀리가 나아졌다는 말을 듣고 오래 머물러 달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흰 옷에 진주를 두른 밀리는 손님들 속에서 여주인으로 빛납니다. 케이트는 그녀를 비둘기에 비유하며 덴셔가 줄 수 없는 진주의 차이를 새삼 느낍니다. 이어 케이트는 밀리가 실은 더 나빠졌다고 하며, 밀리가 죽으면 덴셔가 그녀와 결혼해 유산을 얻고 둘이 자유로워진다는 속뜻을 처음으로 입 밖에 냅니다. 덴셔는 계획의 정체를 알아챕니다. 케이트 일행은 곧 런던으로 돌아가고 덴셔만 남기로 하는데, 그는 자기 방으로 오겠다는 케이트의 약속을 얻어내고서야 남겠다고 합니다.
제9부: 문 앞의 폭풍과 벽을 향한 얼굴
케이트와 일행이 떠난 뒤 덴셔는 베니스의 낡은 숙소에서 케이트가 단 한 번 찾아왔던 기억에 사로잡힙니다. 자신의 계획이 성공했다는 사실이 보물처럼 그를 붙들어 아무도 들이지 않습니다. 궁전에서는 밀리의 너그러움 덕에 죄책감이 눌려 있습니다. 밀리는 그가 남는 이유를 묻고, 덴셔는 책을 쓴다고 둘러댑니다. 그가 "안전하겠느냐"고 물어 그녀의 예민한 곳을 건드리자 밀리는 살 수 있고 살겠다고 말합니다. 덴셔는 카페에서 세 시간을 앉아, 자기 행동이 밀리의 목숨을 좌우할 수 있다는 공포 끝에 가만히 있기가 지혜라고 결론짓습니다. 3주 동안 두 사람은 '미국 처녀'라는 관념을 서로 지키며 친절히 지냅니다.
어느 날 궁전 문간에서 접견을 거절당한 덴셔는 폭풍 속에서 에우제니오의 냉정한 눈길을 견딥니다. 플로리안 카페에서 마크 경을 발견하고 그가 다녀갔음을 깨닫습니다. 사흘의 불안 끝에 비에 젖은 스트링햄 부인이 찾아와 밀리가 얼굴을 벽으로 돌렸다고 전합니다. 사흘간 밀리는 덴셔의 이름조차 꺼내지 않고 죽기 싫어 이를 악문 채 말이 없습니다. 부인은 마크 경이 밀리에게 덴셔가 줄곧 케이트와 약혼한 사이였다고 말했다고 밝힙니다. 덴셔는 마크의 앙심을 짐작하고, 루크 경이 청하면 밀리에게 "모든 것"을 부인해 달라는 부탁에 어둠 속에서 신음합니다.
목요일 날씨가 개고 덴셔는 역에서 루크 경을 맞지만, 경은 그를 거의 기억 못 하는 듯 곤돌라로 궁전에 갑니다. 덴셔는 병의 실체가 처음 현실로 다가옴을 느낍니다. 이틀 뒤 루크 경이 불쑥 찾아와 밀리 이야기 없이 함께 그림과 골동품을 보고 플로리안에서 쉬며, 덴셔는 오히려 평온을 얻습니다. 토요일 역에서 경은 한 달 안에 돌아오겠다며 밀리가 만나 보고 싶어 한다는 전갈을 전합니다. 밀리가 "좀 나아졌다"는 말을 남기고 기차는 떠납니다.
제10부: 크리스마스, 봉인된 편지, 불
12월 어스름, 베니스에서 돌아온 덴셔는 보름 넘게 소식이 없었다는 케이트의 말에 "우리의 놀라운 방식"을 따랐을 뿐이라고 답합니다. 그는 밀리가 아직 살아 있는지 묻고, 마크 경의 방문이 밀리를 무너뜨렸다고 전합니다. 케이트는 그 말을 부인해 줄 수는 없었느냐고 묻고, 밀리가 진실이 아니라 덴셔를 원했다고 말합니다. 로더 부인이 오기 전 케이트는 "우리가 성공했다"고 속삭이고, 덴셔의 고통스러운 얼굴 앞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습니다. 이모와 단둘이 이야기하게 된 덴셔는 전과 전혀 다른 관계에 들어서는데, 부인은 그를 비극에 상처 입은 사람으로 대합니다. 덴셔는 그 오해를 굳이 바로잡지 않고 밀리의 마지막을 이모에게 토로하면서 케이트에게는 입을 닫게 됩니다. 크리스마스 무렵 공원에서 덴셔는 지금 당장 결혼하자고 매달리지만, 케이트는 그가 무언가를 안다는 '확신'을 내놓으면 응하겠다며 물러서지 않습니다.
크리스마스 아침 덴셔는 전날 밤 집에서 받은 무언가를 안고 의사 루크 경의 집으로 향합니다. 문 앞에 서 있는 마차는 로더 부인의 것이었고 안에는 마크 경이 있었습니다. 부인은 "우리의 비둘기가 그 놀라운 날개를 접었다"며 밀리의 죽음 소식을 전하고 덴셔에게 저녁을 청합니다. 케이트는 아버지 문제로 첼시의 언니 집에 가 있다고 합니다. 해 질 녘 덴셔는 콘드립 부인의 좁은 응접실에서 케이트를 만나 밀리가 죽기 전에 쓴 봉인된 편지가 크리스마스 전날 배달됐고 아직 읽지 않았다고 털어놓습니다. 먼저 그는 마크 경이 두 사람의 약혼을 어떻게 알았는지 따져 묻고, 케이트의 아버지는 겁에 질린 채 와서 울기만 합니다. 덴셔가 편지를 내밀자 케이트는 열지 않고도 내용을 안다며 그것이 덴셔에게 막대한 유산을 남긴다는 내용일 거라 말하고, 읽는 대신 편지를 받아 불 속에 던져 태웁니다.
두 달 뒤 뉴욕 변호사의 서류가 도착합니다. 덴셔는 봉인을 뜯지 않은 채 케이트에게 보내 그녀의 선택을 시험합니다. 그동안 두 사람은 지나치게 정중한 사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케이트가 덴셔의 방에 와서 뜯긴 봉투를 두고 요구합니다. 밀리의 기억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맹세하라는 것입니다. 덴셔가 거부하자 케이트는 돈이 있으면 자기와 결혼하지 않겠다는 뜻이냐고 묻고, 그의 기억이 곧 그의 사랑이라고 판정합니다. 돌아서며 케이트는 말합니다. 우리는 결코 예전 같지 않을 거라고. 이 대사로 소설이 끝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치크 가의 아버지와 딸
첫 장면은 케이트가 기다리는 방입니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이렇게 묘사됩니다.
She had stature without height, grace without motion, presence without mass.
그녀에게는 키 없는 위엄, 움직임 없는 우아함, 부피 없는 존재감이 있었다.
아버지는 사람을 설득하는 방식부터 틀렸습니다. 서술자는 그가 거짓말을 다루는 솜씨를 이렇게 적습니다.
he dealt out lies as he might the cards
그는 카드를 돌리듯 거짓말을 나누어 주었다.
아버지가 딸에게 건네는 처세술은 기만이 곧 원칙이라는 선언입니다.
The only way to play the game is to play it.
게임에서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그 게임을 하는 것이다.
케이트가 아버지에게서 끝내 듣지 못한 말이 있습니다. 믿음을 갖고 길을 찾자는 단 한마디입니다.
We’ll have a faith and find a way.
우리는 믿음을 갖고 길을 찾을 거다.
케이트가 훗날 모든 것을 걸고 하는 선택은 이 첫 장면에서 이미 설명됩니다. 믿음을 주는 어른이 없던 사람이 계산을 믿게 되는 과정입니다.
2. 시장통의 브리타니아
로더 부인은 케이트가 의지하면서 경계하는 사람입니다. 케이트는 이모에게 속으로 별명을 붙입니다.
Britannia of the Market Place
시장통의 브리타니아.
서술자의 평은 이 인물을 한 문장으로 요약합니다.
Mrs. Lowder was London, was life
로더 부인은 런던이었고, 삶 그 자체였다.
케이트가 이 호화로움에 끌리면서 두려워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the more one gave oneself the less of one was left
자신을 내줄수록 남는 자신은 줄어든다.
제임스는 여기서 이 책의 거래 구조를 미리 세웁니다. 부인은 후견을 베풀고 그 대가로 혼인을 얻으려 하며, 케이트는 그 거래 안에서 자기를 지키려 합니다. 훗날 케이트가 밀리에게 하는 일은 이모가 자신에게 하는 일의 모방이기도 합니다.
3. 켄싱턴 가든의 연인
덴셔는 서술자의 눈에 처음부터 애매한 인물입니다. 약해 보이지는 않지만 확신도 없습니다.
he looked vague without looking weak--idle without looking empty.
그는 막연해 보여도 약해 보이지 않았고, 한가해 보여도 비어 보이지 않았다.
케이트와 덴셔의 대화는 자신들의 영리함을 즐기는 놀이처럼 시작됩니다.
we’re hideously intelligent.
우리는 끔찍하게 영리해요.
케이트는 가족에게도 연인에게도 무엇 하나 희생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I shall sacrifice nobody and nothing
나는 누구도 무엇도 희생하지 않을 거예요.
이 약속은 지킬 수 없는 약속이고, 소설은 그 대가를 밀리의 목숨으로 치르게 합니다. 이 장면의 즐거운 대화가 이후 장면에서 얼마나 서늘한 아이러니가 되는지가 읽는 맛입니다.
4. 랭커스터 게이트의 응접실
덴셔가 호출을 받고 기다리는 이모의 응접실은 하나의 인물입니다. 그의 눈에 가구는 이렇게 비칩니다.
so gregariously ugly--operatively, ominously so cruel.
무리를 지어 추하고, 작동하듯 불길하게 잔혹하다.
막상 만난 부인의 얼굴은 다릅니다. 말할 때는 창에 불이 켜진 듯하고, 입을 다물면 커튼이 드리운 듯합니다. 그녀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I want her to marry a great man.
나는 그 애가 위대한 사람과 결혼하기를 바란다.
덴셔를 쫓아내지 않는 이유는 힘의 자신감에서 나옵니다.
I can bite your head off any day
나는 언제든 자네 머리를 물어뜯을 수 있다네.
정원에서 케이트는 영원한 약속을 건넵니다.
I engage myself to you for ever.
나는 영원히 당신에게 나를 맡겨요.
부인은 덴셔를 눈앞에서 내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둘을 시험에 올려 둡니다. 허락처럼 보이는 방치가 이 책 전체의 방식입니다.
5. 알프스의 벼랑
밀리의 첫 소개는 짧은 세 마디입니다.
She was alone, she was stricken, she was rich
그녀는 혼자였고, 상처 입었고, 부유했다.
스트링햄 부인에게 밀리의 부는 가진 것이 아니라 그녀가 곧 그것이라는 것입니다.
It had to be the thing you were.
그것은 당신이라는 존재 그 자체여야 했다.
벼랑 끝 바위의 밀리는 두려움보다 선택의 자리에 가까워 보입니다.
She was looking down on the kingdoms of the earth
그녀는 세상의 나라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부인은 밀리가 그 가운데 하나를 고르려는 것인지, 전부를 원하는 것인지를 묻습니다. 이 물음은 책을 끝까지 따라다닙니다. 밀리의 욕망은 선택이 아니라 전부에 가깝고, 그래서 그녀는 쉽게 이용당하면서도 쉽게 지지 않습니다.
6. 가진 것의 무게
알프스를 내려온 밀리는 지나가는 말처럼 두려움을 털어놓습니다. 무엇을 오래 못 가질 것 같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합니다.
Of everything. Of everything I have.
모든 것을요. 내가 가진 모든 것을요.
그 농담의 뒷면에는 역설이 있습니다.
The power to resist the bliss of what I have!
내가 가진 것의 행복을 견뎌 낼 힘이라니!
다음 행선지는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I want to go straight to London.
나는 곧장 런던으로 가고 싶어요.
옛 친구에게 편지를 쓰겠다는 부인에게 밀리가 던지는 한마디는 이 책의 마음가짐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Risk everything!
모든 것을 걸어요!
살 날이 길지 않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도리어 밀리를 가장 대담한 인물로 만듭니다. 모든 것을 걸 수 있는 사람과 아무것도 걸지 않으려는 사람이 한 식탁에 앉는 것이 이 소설의 구도입니다.
7. 만찬과 마크 경
마크 경은 런던의 규칙을 가장 솔직하게 말하는 인물입니다. 그는 밀리에게 이 도시의 셈법을 알려 줍니다.
Nobody here, you know, does anything for nothing.
여기서는 말이죠, 아무도 공짜로 무언가를 하지 않습니다.
밀리는 지지 않고 맞받습니다.
What I mean is that you’ve no imagination.
제 말은, 당신에게는 상상력이 없다는 거예요.
그는 식탁에서 벌어지는 일을 냉소적으로 요약합니다.
you’re being, from top to bottom, jumped at
당신은 식탁 위아래 모두에게서 달려듦을 당하고 있습니다.
마크 경의 말은 대부분 정확하지만 그의 동기는 의심스럽습니다.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반드시 선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제임스는 이 인물로 보여 줍니다. 훗날 그의 정확한 한마디가 밀리를 무너뜨립니다.
8. 미로 속에서
첫 일주일의 서술은 인간관계를 노동에 빗댑니다. 한쪽에서 부리는 사람이 다른 쪽에서는 부림을 당합니다.
The worker in one connection was the worked in another
한 관계에서 일을 시키는 사람은 다른 관계에서는 일을 당하는 사람이었다.
수지가 밀리에게 건네는 말은 이 세계의 지도입니다.
My dear child, we move in a labyrinth.
얘야, 우리는 미로 속을 걷고 있단다.
밀리는 안전한 구경이 아니라 깊이를 원합니다.
I want abysses.
나는 심연을 보고 싶어요.
그리고 자신의 삶을 이렇게 말합니다.
I shall die, no doubt, as if I were alive
나는 틀림없이, 마치 살아 있는 사람처럼 죽을 거예요.
밀리의 농담은 자주 죽음을 가리키지만 늘 삶 쪽으로 돌아옵니다. 이 반전이 그녀를 감상적인 환자 이야기에서 구해 줍니다.
9. 브론치노의 초상과 스트렛 경
매첨에서 마크 경은 밀리를 초상화 앞에 세웁니다. 창백하고 호화로운 죽은 여인을 보며 밀리는 눈물을 흘리고 이렇게 되뇝니다.
I shall never be better than this.
나는 이보다 나아지지 못할 거예요.
밀리가 케이트에게 털어놓는 말은 더 조용합니다.
I think I could die without its being noticed.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게 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의사는 밀리에게 권리를 일러 줍니다.
You’ve the right to be happy.
당신에게는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 말을 듣고 걷는 런던의 거리에서 밀리는 가난한 처녀가 밀린 집세를 걱정하듯 앞날을 헤아립니다.
Milly had her rent to pay, her rent for her future
밀리에게는 치러야 할 집세가 있었다, 자기 미래를 위한 집세가.
여기서 가장 부유한 인물이 가장 소박한 비유로 자기 처지를 이해하는 점이 이 책의 인간적인 지점입니다.
10. 비둘기라는 이름
로더 부인은 뉴욕에서 덴셔를 만난 적이 있느냐고 밀리에게 돌려 묻습니다. 밀리의 대답은 짧고 비쌉니다.
I did--three times--in New York.
만났어요. 뉴욕에서 세 번이요.
그날 밤 케이트는 평소와 달리 솔직합니다. 밀리에게 이 집과 거리를 두라고 말하다가 마음을 바꿉니다.
to drop us while you can
할 수 있을 때 우리를 떠나라고.
놀란 밀리를 안으며 케이트는 이름을 붙입니다.
Because you’re a dove.
당신은 비둘기니까요.
케이트는 연민과 이용을 한 몸짓에 담습니다. 비둘기라는 이름은 찬사이면서 과녁이고, 제목의 날개는 이 순간부터 은혜와 덫이라는 두 가지 뜻을 함께 갖습니다.
11. 기다림과 각본
미국에서 돌아온 덴셔는 유스턴 역 간이식당에서 오래된 결론에 도달합니다.
that waiting was the game of dupes
기다림은 어리석은 자들의 놀음이라는 것.
푸른 응접실에서 케이트의 대답은 믿음의 요구입니다.
only believe in me, and it will be beautiful
나를 믿기만 하면 멋지게 풀릴 거예요.
덴셔는 이모의 방침을 정확히 짚습니다. 거짓은 큰일이 아니라 사소한 부분에서 자랍니다.
that it’s in detail we deceive her
우리가 이모를 속이는 것은 세부에서라는 것.
그리고 로더 부인이 그에게 속삭이는 말은 이 판의 정체를 드러냅니다.
I’ve told the proper lie for you.
당신을 위해 알맞은 거짓말을 해 두었어요.
이 책에서는 거짓이 한 사람의 몫이 아닙니다. 로더 부인, 케이트, 덴셔, 스트링햄 부인이 각자 한 겹씩 거짓을 보태고, 누구도 자신의 거짓만 거짓이라 부르지 않습니다.
12. 서가 같은 사람
덴셔가 케이트에게 보내는 찬사는 책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장 가운데 하나입니다.
You’re a whole library of the unknown, the uncut.
당신은 미지의, 아직 책장을 자르지 않은 책들로 가득한 서가예요.
밀리를 두고 덴셔는 난파한 사람을 떠올립니다. 케이트의 반박은 날카롭습니다.
There are wrecks that are not adventures.
모험이 되지 못하는 난파도 있어요.
케이트는 밀리의 앞날을 이미 읽고 있습니다.
She won’t die, she won’t live, by inches.
그 사람은 조금씩 죽지도, 조금씩 살지도 않을 거예요.
덴셔가 이 순간 마음에 품은 두려움은 케이트가 자기를 저버리는 일입니다.
Don’t fail me. It would kill me.
나를 저버리지 말아요. 그러면 나는 죽을 거예요.
사랑 고백과 계획이 한 소파에서 오가는 이 장면이 책의 윤리적 중심입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위해 밀리를 이용하지만, 서로를 잃을까 두려워하는 마음만은 진짜입니다.
13. 레포렐리 궁전
베니스에 도착한 밀리는 궁전에서 완전히 혼자가 되어 새 삶을 상상합니다. 그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내려가는 일입니다.
Ah not to go down--never, never to go down!
아, 내려가지 않았으면, 영영 내려가지 않았으면!
마크 경이 몸이 안 좋으냐고 묻자 밀리는 담담히 답합니다.
One can’t do more than live.
사는 것 이상은 할 수 없어요.
마크 경의 진단은 잔인할 만큼 정확합니다.
You want to be adored.
당신은 사랑받고 싶은 겁니다.
의사에게 밀리가 한 청은 어린아이처럼 조용했습니다.
Keep me, keep me,
저를 붙들어 주세요, 붙들어 주세요.
궁전은 부의 증거이면서 피난처입니다. 밀리의 힘이 가장 커 보이는 장소에서 그녀의 약함이 가장 선명해지는 대비가 이 부의 핵심입니다.
14. 산마르코 광장과 계획의 이름
덴셔는 사랑을 말로 확인받고 싶어 합니다.
What I wish is to be loved.
내가 바라는 것은 사랑받는 거예요.
케이트는 거짓이 쌓였다는 경고로 응수하고, 덴셔는 발끈합니다.
We’ve told too many lies.
우리는 너무 많은 거짓말을 했어요.
케이트의 냉정한 한마디는 이 대화의 온도를 단번에 바꿉니다.
"Then go," said Kate Croy.
"그럼 가세요." 케이트 크로이가 말했다.
궁전의 저녁, 케이트는 밀리의 상태와 계획을 한 호흡으로 말합니다.
We’re making her want to live.
우리는 그 사람이 살고 싶어지게 만들고 있어요.
덴셔는 그제야 계획의 정체를 알아챕니다.
Since she’s to die I’m to marry her?
그 사람이 죽을 테니 내가 그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는 거요?
케이트는 한 번도 악의를 드러내지 않고 이 계획을 말하며, 덴셔는 반대하는 대신 자기 방으로 오라는 약속을 받아 냅니다. 책은 도덕적 판결을 대신 내리지 않고, 독자가 이 장면에서 느끼는 불편함이 판결의 일부가 됩니다.
15. 얼굴을 벽으로
케이트 일행이 떠나자 덴셔의 마음에는 이상한 공백이 생깁니다. 그는 자신이 정말 밀리를 위해 남아 있는지 자문합니다.
It was on the cards for him that he might kill her
그가 그녀를 죽이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 그에게는 있을 법한 일이었다.
밀리가 덴셔에게 보여 준 삶의 의지는 이 책에서 가장 당당한 순간 가운데 하나입니다.
I mean I’m capable of life.
나는 삶을 감당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그러나 마크 경이 다녀가고, 밀리는 문을 닫습니다. 수지의 전언은 짧습니다.
She has turned her face to the wall.
그 사람은 얼굴을 벽 쪽으로 돌렸어요.
루크 경이 베니스를 떠나며 남긴 마지막 말은 위로이면서 판결입니다.
Yes, she’s better.
그래요, 그 사람은 나아졌습니다.
죽음이 가까워진 사람이 나아졌다는 말이 가장 슬픈 문장이 되는 구조는 제임스다운 솜씨입니다. 의사가 한 말과 독자가 아는 사실 사이의 간극이 밀리의 마지막 선택을 대신 설명합니다.
16. 봉인된 편지와 날개
런던으로 돌아온 덴셔가 케이트에게 던진 첫 질문은 용건이 아니라 안부입니다.
Is Miss Theale alive?
테일 양은 살아 있습니까?
크리스마스 아침, 로더 부인은 완곡하게 죽음을 전합니다.
Our dear dove then, as Kate calls her, has folded her wonderful wings.
그러니까 케이트가 부르는 우리의 사랑스러운 비둘기가 그 놀라운 날개를 접었어요.
케이트는 편지를 받아 들면서도 봉인은 자기가 뜯지 않겠다고 선을 긋습니다.
But I won’t,” she said, “break your seal.
하지만 나는 당신의 봉인을 뜯지 않겠어요.
밀리의 날개를 두고 두 사람은 같은 해석에 닿습니다. 날개가 뻗은 곳이 자기들이라는 것입니다.
Well she stretched out her wings, and it was to that they reached.
그 사람이 날개를 펼쳤고, 그 끝이 거기까지 닿았어요.
They cover us.
그 날개가 우리를 덮어요.
케이트는 덴셔의 마음을 읽어 냅니다.
You’ll marry me without the money; you won’t marry me with it.
당신은 돈 없이는 나와 결혼하지만, 돈이 있으면 결혼하지 않겠다는 거죠.
Her memory’s your love.
그 사람의 기억이 당신의 사랑이에요.
마지막 대사는 케이트의 것입니다.
We shall never be again as we were!
우리는 결코 예전 같지 않을 거예요!
책은 누가 이겼는지 말하지 않습니다. 밀리의 사랑은 돈의 모양으로 남아 두 사람을 갈라놓고, 편지는 읽히지 않은 채 사라집니다. 읽히지 않은 편지라는 부재가 책의 가장 큰 존재가 되는 결말입니다.
17. 이 책을 읽는 방법
『비둘기의 날개』는 10부로 나뉘어 있어서 한 부씩 끊어 읽기에 알맞습니다. 처음이라면 제1부(치크 가의 아버지와 딸)와 제3부(알프스의 벼랑)를 먼저 읽어 두 주인공의 출발점을 잡고, 제5부(브론치노 초상과 스트렛 경의 진찰)와 제8부(산마르코 광장과 궁전의 저녁), 제10부(편지와 불)를 이어서 읽어 보세요. 제임스의 문장은 길지만, 장면마다 누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른 척하는지를 짚으면서 읽으면 길을 잃지 않습니다. 사건이 대화와 침묵으로 진행되는 소설이어서, 말해진 것보다 말해지지 않은 것에 주목하면 두 번째 읽기에서 훨씬 많은 것이 보입니다. 케이트와 덴셔, 로더 부인, 마크 경 가운데 누구의 편에 서는지에 따라 같은 이야기가 전혀 다른 책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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