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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Gem · 한 권 요점

1891년 연재

The White Company

백의 기사단

1366년, 수도원에서 쫓겨나듯 세상에 나온 청년이 작은 기사 나이젤 경과 궁수들의 부대를 따라 프랑스와 스페인의 전장을 건너며 사랑과 명예, 기사도의 저물어 가는 빛을 배우는 이야기

Every bow well bent. Every shaft well sent.

활은 팽팽히 당기고, 화살은 곧게 보내라.

Let us pray to God that we may ever hold their virtues.

그들의 미덕만은 우리가 언제나 지니게 해 달라고 하느님께 빌자.

한눈에 보기

보리외 수도원에서 자란 스무 살 앨리인 에드릭슨은 수도원장의 명령으로 세상에 나와, 쫓겨난 수련사 호들 존과 프랑스 전장에서 돌아온 궁수 에일워드를 만난다. 세 사람은 키 작은 기사 나이젤 로링 경의 부대, 곧 흰 겉옷에 붉은 사자를 단 화이트 컴퍼니에 들어간다. 앨리인은 나이젤 경의 딸 모드를 사랑하게 되고, 부대는 노란 상선을 타고 해적선을 물리치며 보르도의 왕자(흑태자) 궁정에 닿는다. 마상 시합과 프랑스 변경의 습격, 불타는 빌프랑슈 성의 본탑 방어를 지나 피레네를 넘어 스페인으로 들어가지만, 마지막 언덕 전투에서 부대는 해산된다. 귀향한 앨리인은 수녀원 문턱에 선 모드를 되찾는다. 열일곱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한 권 요점

The White Company

『백의 기사단』은 영국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이 쓴 역사 모험소설로, 1891년 무렵 세상에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도일은 1859년에 태어나 1930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셜록 홈스의 작가로 더 유명하지만 본인은 이 책을 가장 아끼는 작품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고 흔히 전해집니다. 무대는 백년전쟁 중이던 1366년의 잉글랜드와 프랑스, 스페인입니다. 38장은 햄프셔 숲의 수도원에서 시작해 같은 햄프셔의 길가 여관에서 끝납니다. 책의 줄기는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세상을 모르던 청년 앨리인이 사랑과 전쟁을 겪으며 자기 길을 찾는 성장담이고, 다른 하나는 이름 없는 궁수들과 키 작은 기사의 명예가 화약과 돈, 농민의 분노가 밀려오는 시대 속에서 어떻게 버티는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도일은 낭만을 그리면서도 처형, 약탈, 굶주린 농민의 폭력 같은 전쟁의 거친 면을 숨기지 않습니다.

줄거리

제1~2장: 검은 양과 수도원 문 밖의 세상

1366년 여름, 보리외 수도원의 큰 종이 울려 수도사들이 모두 모입니다. 엄격한 수도원장 베르헤르쉬 앞에서 수련사 호들 존이 재판을 받습니다. 죄목은 맥주를 독점한 일, 성 모니카를 모욕한 말, 형제 암브로스를 연못 위에 거꾸로 든 일, 처녀 메리 소울리를 안고 개울을 건넌 일입니다. 존은 대부분을 웃으며 인정하고, 추방과 매질이 선고되자 기도대를 휘두르며 난동을 벌인 끝에 문 밖으로 도망칩니다. 늙은 수도사들은 세상에 내쳐진 그를 걱정하지만 정작 존은 기뻐 보입니다.

소동이 가라앉은 뒤 수도원장은 스무 살이 된 앨리인 에드릭슨을 세상으로 내보냅니다. 선친 에드릭이 맡긴 약속이었습니다. 앨리인은 악기, 조각, 채색, 필사에 솜씨가 있지만 책 읽기와 세상 지식은 얕습니다. 수도원장은 세계 지리와 맨더빌 경의 기괴한 여행담을 일러 주고, 난폭하다는 형 사이먼이 사는 민스테드로 가는 그에게 여자를 조심하라고 당부합니다. 앨리인은 형제들의 선물을 받고 눈물을 삼키며 수도원을 뒤로합니다.

제3~4장: 첫 자유와 길 위의 처형

해방감에 휘파람을 불며 숲길을 걷던 앨리인은 수도복 차림으로 헤매는 리밍턴의 풀러 피터를 만납니다. 피터는 존이 새 면죄 소문으로 속여 옷을 모조리 빼앗아 갔다고 하소연합니다. 앨리인이 숯쟁이 집에서 옷을 얻어 오는 동안 숯쟁이의 아내는 그의 볼에 입을 맞춥니다. 돌아와 보니 존이 다시 나타나 피터의 수도복마저 훔쳐 달아난 뒤여서 앨리인은 웃음을 참지 못합니다. 숲의 짐승과 햇살이 그의 첫 자유를 반겨 줍니다.

그러나 길에서 만나는 탁발 수도사, 곡예사 두 사람, 갖가지 나그네는 세상이 거칠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곡예사들이 일행으로 끌어들이려 하자 그는 거절합니다. 블랙다운 황야에서 개울을 건네준 노파가 두 강도에게 털리는 것을 보고 달려가 싸우는데, 그때 사우샘프턴 집행관 헤르워드가 궁수대를 이끌고 나타납니다. 집행관은 재판도 없이 한 사람은 화살로 쏘아 죽이고 다른 한 사람은 참수합니다. 앨리인은 법의 가혹함에 구역질하며 길가에서 웁니다. 법도 악당도 두려운 세상이라고 느낍니다.

제5~7장: 피드 멀린 여관, 에일워드, 세 동지의 길

밤에 앨리인은 린드허스트 변두리의 여관 '피드 멀린'에 듭니다. 거기서 존과 다시 만나고, 여주인 엘리자 부인이 보여 준 엉터리 새 간판을 고쳐 그리기 시작합니다. 둘러앉은 손님은 산지기, 약장수, 이 뽑는 사람, 떠돌이 악사, 자유농과 도망 농노입니다. 이들은 영주와 성직자, 영어를 못하는 왕과 흑사병을 두고 입씨름하고, 약장수는 흑사병 처방을 늘어놓습니다. 악사의 음탕한 노래를 앨리인이 나무라 싸움이 날 판에 여관 문이 벌컥 열립니다.

들어선 사람은 프랑스 전장에서 막 돌아온 궁수 샘킨 에일워드입니다. 그는 노획품을 풀어 놓고 술을 돌리며 용병단 화이트 컴퍼니와 약탈의 부귀를 자랑합니다. 목적은 크라이스트처치의 나이젤 로링 경에게 단장 클로드 라투르의 편지를 전하고 사람을 모으는 일입니다. 존이 허풍에 발끈해 프랑스제 깃털 침대를 걸고 씨름을 하는데, 에일워드가 단련된 기술로 존을 던져 이기고 존은 뚱뚱한 화가 위로 떨어집니다. 진 쪽은 화이트 컴퍼니에 들기로 합니다. 이튿날 아침 모두가 앨리인의 간판 그림에 감탄하고 여주인은 셈을 받지 않습니다. 글을 읽을 줄 아는 앨리인은 에일워드의 봉인된 편지를 프랑스어로 읽어 줍니다. 세 사람은 함께 길을 떠나고, 숲에서 피 흘리며 서로 채찍질하는 고행 수도사들을 만나 신앙을 두고 의견이 엇갈립니다. 에일워드가 교황에게 돈을 뜯은 일을 자랑하자 충격받은 앨리인은 십자가 앞에서 자신과 궁수를 위해 기도합니다.

제8~9장: 활잡이의 집, 민스테드 숲

기도를 마친 앨리인은 앞서 간 두 사람을 따라잡습니다. 길가 오두막에서는 두 소년이 왼팔을 뻗은 채 활 훈련을 받고 있고, 아버지 로빈 히스콧은 스코틀랜드의 더글러스에게 엄지와 손가락을 잃은 북부 궁수입니다. 에일워드는 낙하 사격을 시범 보입니다. 일행은 숲 황야를 걸으며 스코틀랜드, 프랑스, 저지대, 스페인 병사에 대한 에일워드의 경험담을 듣고, 에일워드는 앨리인에게 프랑스행을 권합니다. 앨리인은 형에 대한 의무를 이유로 거절하고 민스테드로 향하며, 두 친구는 솔즈베리 백작의 성으로 떠납니다.

색슨 명문 가문의 쇠락을 떠올리며 민스테드 숲을 걷던 앨리인은 어젯밤 여관의 도망 농노를 만납니다. 사냥 중이던 에드워드 왕 일행이 지나가고, 브로카스 남작이 농노의 얼굴을 채찍으로 때립니다. 숲은 계급 간의 증오와 봉건제의 붕괴를 암시합니다. 집 근처 다리에서 앨리인은 소크맨인 형이 한 아가씨를 억지로 끌어안은 것을 보고 막아서고, 형은 동생을 저주하며 개를 풀어 쫓습니다. 둘은 개울로 도망칩니다. 아가씨 모드는 복수를 말하다 앨리인에게 꾸중을 듣고 화를 내지만 곧 화해하고, 시종 베르트랑과 함께 말을 타고 떠납니다.

제10~11장: 트윈햄 성과 나이젤 경

갈 곳을 잃은 앨리인은 수도원장이 준 은화 열 닢을 지니고 친구들을 찾아 크라이스트처치로 향합니다. 길에서 두 떠돌이 학생이 둔스 스코투스와 오컴을 두고 사고의 본질을 다투다 청어를 먹어 치우고 주먹다짐까지 벌이는 것을 봅니다. 노름 중인 에일워드와 존을 만나 사정을 전한 뒤 트윈햄 성에 닿습니다. 작달막한 나이젤 로링 경과 아내는 출정 이야기를 나누고, 에일워드가 편지를 전합니다. 나이젤은 달려드는 곰을 손수건으로 달랩니다. 이를 본 존은 그를 따를 만한 지도자로 인정합니다.

에일워드는 옛 전우 블랙 사이먼과 재회하지만 옛 맹세 때문에 칼을 뽑으려 합니다. 앨리인과 존이 말리고, 싸움의 이유가 술집 처녀 때문이었음이 드러나 웃으며 끝납니다. 홀로 불려 간 앨리인은 큰 방에서 필사본을 읽다가 숲에서 만난 모드를 다시 봅니다. 그녀는 나이젤 경의 딸이었습니다. 모드는 수도사들이 세상에 나와 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자기 거짓말에 앨리인의 동조를 구하나 거절당합니다. 나이젤 부부는 앨리인에게 시종 자리와 모드를 가르치는 일을 맡깁니다.

제12~14장: 출정 준비, 새벽의 고백, 길가의 모험

전쟁 소식에 햄프셔 전역이 들끓고, 나이젤 경은 트윈햄 성에서 궁수 백 명과 기사 스무 명을 골라 흰 겉옷에 붉은 사자를 단 부대를 꾸립니다. 두 달 가까이 성에 머문 앨리인은 수도원 밖 세상이 생각보다 덜 악하다고 깨닫고 나이젤 경의 종사가 됩니다. 제자 모드를 가르치며 점점 끌리는데, 동료 종사 테를레이크가 모드를 사랑한다고 털어놓아 마음이 얼어붙습니다. 시녀 아가타의 의미심장한 말이 출발을 사흘 앞둔 그에게 희망을 비춥니다.

출정 새벽, 성 창가에서 우는 모드를 본 앨리인은 사랑을 고백합니다. 모드는 갑작스럽고 불가능한 일이라 거절하면서도 완전히 내치지는 않고, 아버지의 신뢰부터 얻으라며 테를레이크가 갈망하던 녹색 베일을 쥐여 줍니다. 부대가 행진하자 에일워드와 존이 마을 사람들과 농담을 주고받고, 로링 부인은 남편의 옷과 돈을 꼼꼼히 챙기며 장갑을 건넵니다. 나이젤 경은 그 장갑을 모자에 달고 말을 달려 부대를 뒤쫓습니다. 그는 종사들에게 길가의 어떤 일이든 명예를 얻을 기회로 삼으라 이르지만 방앗간 주인과 젖 짜는 처녀를 만나도 싸울 일은 생기지 않습니다. 왕의 전령을 자처하는 자의 잘린 다리 이야기에는 도살 같은 짓이라며 얼굴을 찌푸리고, 눈먼 거지에게 적선하고, 존을 두들기며 쫓아온 노모의 호통을 듣고, 십자가를 든 살인자와 그를 따르는 복수자까지 만난 뒤 사정을 묻고 길을 재촉합니다.

제15~18장: 노란 배의 바다, 보르도 상륙

일행은 보리외 수도원 근처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레페에 닿아 노란 상선을 발견합니다. 시장은 해적 테트누아르와 스페이드비어드의 갤리선 두 척을 두려워하고, 나이젤 경은 가는 길에 처치하겠다고 약속합니다. 선장 굿윈 호테인은 배가 약하다며 반대하지만 결국 따릅니다. 먹을 것에 집착하는 옛 동료 올리버 경이 합류하고, 일행은 상선인 척 도망치는 계략을 세웁니다. 해적의 투석기가 겨누자 에일워드의 궁수들이 사수를 쓰러뜨립니다.

갤리선들이 석궁과 투석기로 멀리서 공격하자 나이젤 경은 궁수 몇을 쓰러진 척 눕혀 적을 끌어들입니다. 해적이 달라붙는 순간 영국 궁수들이 일어나 화살을 퍼붓고, 닻으로 배들을 묶어 백병전이 벌어집니다. 존이 거인 테트누아르의 팔을 꺾고, 나이젤 경은 스페이드비어드를 찔러 쓰러뜨립니다. 테를레이크는 바다에 빠져 죽고 앨리인은 크게 다칩니다. 사로잡힌 노르만 영주는 교수형을 앞두고 궁수를 안은 채 바다로 뛰어듭니다. 이후 사흘째 프랑스 해안이 보이는 곳에서 폭풍을 만나, 앨리인은 갑판에서 프랑스 땅을 보며 베일에 입 맞추고 맹세합니다. 호테인은 선체의 구멍을 걱정하는데 나이젤 경은 문장 문제에, 올리버 경은 음식에, 궁수들은 주사위에 빠져 있습니다. 배는 암초를 아슬아슬하게 비껴가고, 호테인이 지롱드 어귀의 좁은 물길을 찾아 모래톱을 넘습니다. 보르도에 닿은 앨리인은 번성한 도시에 감탄하고, 상륙한 나이젤 경은 스페인에서 공을 세우기 전까지 한쪽 눈을 가리겠다고 맹세하며 검은 천을 맵니다. 문장관 윌리엄 경이 기사들의 가문을 엄격히 가려내는 왕자의 거처에서, 한쪽 눈을 잃은 챈도스가 나이젤 경을 얼싸안고 왕자에게 데려갑니다.

제19~22장: 왕자의 궁정, 종자들의 길드, 피사노의 집, 로즈 드 기엔

화려한 접견실의 단상에는 돈 페드로와 마요르카의 돈 제임스가 앉아 있고, 존 챈도스 경이 나이젤 경과 올리버 경을 안내하며 궁정 인물들을 일러 줍니다. 왕자는 화이트 컴퍼니를 두고 맹세한 교수형 서약이 나이젤 경에게는 해당하지 않음을 밝힙니다. 나바르 사절이 통행 지연을 청하자 왕자는 격노하고, 곧 가스콘 영주들과 영국 기사들 사이에 말다툼이 번졌다가 왕자의 중재로 가라앉습니다.

회의 중에 바깥 홀에서 앨리인과 포드는 젊은 영국 종자들에게 둘러싸입니다. 덩치 큰 존 트랜터가 앨리인의 곱슬머리를 놀리며 시비를 걸자 앨리인이 장갑을 그의 얼굴에 던집니다. 강가 결투에서 앨리인의 검이 부러지지만 물러서지 않고, 뒤로 물러서던 트랜터가 가론강에 빠집니다. 앨리인은 뛰어들어 그를 구하고, 그 뒤에야 사과를 받아 악수합니다. 종자들은 그를 길드의 일원으로 받아들입니다. 연회 뒤 비 내리는 밤, 앨리인과 포드는 큰 유리 그림을 안고 가던 절름발이 노인과 딸 티타가 술 취한 궁수들에게 시달리는 것을 보고, 에일워드와 존이 나타나 소동을 가라앉힙니다. 노인은 이탈리아 출신 스테인드글라스 화가 아고스티노 피사노로, 두 젊은이를 집으로 청합니다. 앨리인이 즉석에서 그린 여인의 얼굴에 감탄한 피사노는 제자가 되라고 권하나, 앨리인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주군을 따르겠다고 답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포드는 티타의 얼굴에, 앨리인은 그림 속 성인의 얼굴에 정신이 팔려 말이 엇갈립니다. 주점 '로즈 드 기엔'에서 에일워드는 푸아티에 전투 이야기와 깃털 침대 약탈담을 늘어놓고, 존은 노래를 부르며, 궁수들은 화이트 컴퍼니와 로링의 장미 깃발을 위해 마지막 잔을 듭니다.

제23~25장: 보르도의 마상 시합, 동쪽에서 온 기사

대강절 셋째 수요일, 영국 기사 다섯이 모든 도전자를 받는 시합이 보르도에서 열립니다. 영국 쪽은 오들리, 나이젤 로링, 퍼시, 웨이크, 보챔프, 상대편은 카프탈 드 부흐, 클리송, 달브레, 무시덴, 튜턴 기사단의 독일 기사입니다. 시합 전 챈도스는 왕자에게 가스콘의 충성을 조심스레 다루라고 간언하고, 왕자와 돈 페드로는 동방 원정의 꿈을 나눕니다. 시합은 팽팽하게 이어지고 나이젤 경은 독일 기사와 세 번 맞붙어 마지막에 우세를 잡습니다.

시상이 시작될 즈음 문장 없는 갑옷의 기사와 브르타뉴 사투리의 종자가 동쪽 길에서 달려와 도전합니다. 챈도스는 기사의 이름을 속삭여 듣고 놀라며 비밀로 하겠다고 약속합니다. 정체불명의 프랑스 기사는 영국 기사 넷을 차례로 쓰러뜨리지만 나이젤 경과의 검 대결에서 어깨에 가벼운 상처를 입고 중단됩니다. 그는 왕자의 연회를 거절하고 프랑스의 비참함을 토로한 뒤 돈 페드로를 경멸하는 말을 남기고 떠나고, 왕자는 그에게 금화 주머니를 보내게 합니다. 이튿날 나이젤 경은 아내 로링 부인에게 보낼 서툰 편지를 쓰다 막혀 앨리인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앨리인이 정서하고 짧은 안부를 덧붙이자 나이젤 경은 그의 마음속 사랑을 알아채고 사랑에 걸맞은 사람이 되라고 일러 줍니다. 시합 선발에서 밀려난 데 분개한 올리버 경이 챈도스와 펠튼, 심지어 왕자에게까지 도전장을 보내겠다고 하자 나이젤 경이 달래고, 몽토방으로 떠날 채비를 시킵니다.

제26~28장: 가짜 성물, 목매달린 도적, 프랑스의 변경

겨울 아침 나이젤 경과 포드가 먼저 떠난 뒤 앨리인은 에일워드, 존과 함께 보르도를 나서 몽토방으로 향합니다. 앨리인은 모드에게 사랑을 다 털어놓지 못한 일을 곱씹습니다. 카르딜락 여관에서 에일워드는 문의 구멍에 얽힌 블랙 사이먼의 일화를 들려주고, 길가의 눈먼 순례자에게서 세 사람은 가짜 성물을 열두 플로린에 삽니다. 대장장이에게 사기라는 말을 듣고 말을 달려 뒤쫓지만 사내는 숲으로 달아나고, 돈도 믿음도 잃은 채 돌아옵니다.

저녁에 에귀용에 닿은 나이젤 경은 푸아투 기사와 밤새 노래를 주고받고, 빌프랑슈 부근의 영국인 무리를 찾아 로트강을 따라 카오르로 갑니다. 길에서 노리치의 포목상 데이비드 미셸딘을 만나 호위를 약속합니다. 길가 나무에는 도적 기사 절름발이 로저가 목매달려 있고, 곁의 면죄사는 그의 영혼이 천국에 갔다고 장담합니다. 미셸딘은 면죄부 장사를 맹렬히 꾸짖고 칼집으로 두들겨 쫓아냅니다. 카오르를 지나 국경을 넘자 거듭 약탈당한 땅과 굶주려 짐승처럼 변한 농민들이 나타납니다. 앨리인은 길가 여관에서 영국인을 향해 으르렁대는 추한 얼굴의 거한과 위엄 있는 부인을 만납니다. 나이젤 경은 그가 보르도 시합의 상대 베르트랑 뒤 게클랭임을 알아보고, 두 사람은 서로를 존중하며 손을 맞잡습니다. 티파인 부인의 말에 모두 사로잡힌 밤이 지나 일행은 로슈포르의 성으로 떠나고, 에일워드와 존은 주교의 투사 펠리니를 고기 걸이 고리에 매달아 놓습니다.

제29~31장: 티파인 부인의 환시, 빌프랑슈 성의 밤, 본탑

빌프랑슈 성주 로슈포르는 가혹한 영주로, 연회에서 농민을 짐승 취급하며 그들에게 영혼이 있다고 말하는 늙은 사제를 나무랍니다. 그때 티파인 부인이 '축복받은 통찰의 시간'에 들어 임박한 위험을 경고합니다. 그녀는 앨리인의 손을 짚고 누군가에게 포위당한 성의 환영을 보고, 보르도와 칼레가 프랑스로 넘어가리라고 말합니다. 마지막에는 영어를 쓰는 민족이 온 세계로 퍼져 나가는 모습을 보며 외치다 쓰러집니다.

밤늦게 포드가 앨리인을 찾아와 연인 티타의 환영을 보았다며 불안해합니다. 창가에서 앨리인은 어둠 속에서 숲으로 숨어드는 수십 명을 보지만 에일워드는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새벽에 앨리인은 창밖에 목매달린 포드의 시신을 발견합니다. 성 안은 비명과 싸움 소리로 가득하고, 로슈포르 부부는 살해당했으며, 덤불 숲 농민들이 성을 차지해 불을 지릅니다. 뒤 게클랭과 나이젤 경은 프랑스 시종 고드프리의 말대로 본탑으로 가기로 합니다. 일행은 안뜰을 가로질러 본탑으로 가지만 열쇠가 틀려 시종이 죽고, 존이 돌로 문을 부수고 들어갑니다. 다섯 사람은 계단에서 농민들의 돌격을 막아 내나 기름 먹인 장작 불이 번져 탑 꼭대기로 몰립니다. 나이젤 경은 화약 상자를 불 속에 던져 폭발시켜 적을 흩지만 계단도 무너집니다. 그때 화이트 컴퍼니의 행군가가 들려오고 궁수들이 농민을 쫓아냅니다. 날이 밝자 존스턴이 화살에 끈을 매어 밧줄을 탑 위로 올려 보내고, 여섯 사람은 줄을 타고 무사히 내려옵니다.

제32~35장: 쓰러진 나무 위의 호소, 피레네, 척후대

나이젤 경은 존스턴에게 클로드 라투르의 야영지를 묻고, 되찾은 말과 장비를 살핍니다. 뒤 게클랭은 스페인의 헨리를 도우러 프랑스 창병 4천을 이끌고 돌아가겠다며 부인과 떠납니다. 앨리인은 전날 밤 죽은 친구 포드를 생각하고, 나이젤 경은 티파인 부인의 경고가 마음에 걸립니다. 아베롱 강변 야영지에서 가스콘 라투르는 약탈 모험을 늘어놓으며 닥스행을 거부합니다. 나이젤 경은 쓰러진 나무 위에 올라 궁수들에게 명예를 호소하고, 에일워드의 지지로 대다수가 따릅니다. 마크 쇼 등 열세 명만 라투르 곁에 남습니다.

가스코뉴의 겨울 평야와 피레네 산록을 지나 왕자 휘하 1만 2천 명의 군대가 나바라 국경에 집결합니다. 나바라 왕 샤를이 칼벌리의 위협에 길을 열자 군대가 론세스발레스로 나아가고 나이젤 경의 중대가 선두에 섭니다. 나이젤 경은 돈으로 길을 사고 왕을 인질로 삼는 요즘 전쟁을 한탄하며 싸울 거리가 없어 시무룩해집니다. 에일워드는 앨리인에게 챈도스와 랭커스터 공작 이하 행렬의 문장을 일일이 짚어 주고, 목요일까지 전군이 팜펠루나 계곡에 모입니다. 회의 중인 왕자를 기다리며 중대는 활쏘기를 즐깁니다. 브라반트 석궁수가 석궁이 낫다고 뽐내자 내기가 벌어지고, 존스턴은 날아가는 황새와 매를 단 두 발로 꿰어 맞힙니다. 장거리 사격에서는 석궁이 앞서지만 존이 발로 활을 당겨 630보를 쏘아 올리고, 에일워드는 방패를 꿰뚫은 화살로 장궁의 위력을 증명합니다. 나이젤 경이 척후 임무를 알리자 전원이 앞으로 나서고, 올리버 경은 닭을 찾겠다며 동행합니다. 척후대 400명은 험한 나바라 고원을 지나 에브로강을 건너 스페인 땅에 닿습니다. 윌리엄 펠튼, 사이먼 벌리, 앵거스 백작 등이 물러설지 나아갈지 논쟁하고, 새벽에 부르고스 앞의 헨리 왕 대군영을 내려다본 나이젤 경은 해질녘 기습을 계획합니다. 존이 매를 든 기사 돈 디에고를 사로잡고, 뒤 게클랭의 프랑스군이 도착하자 나이젤 경은 디에고의 갑옷으로 왕의 천막을 급습해 사람을 잡아 오지만 붙잡힌 이는 근위 종자 산초였습니다.

제36~37장: 칸타브리아의 언덕, 화이트 컴퍼니의 끝

칸타브리아 산중의 3월 아침, 중대는 왕자의 칭찬을 전해 듣고 쉬고 있습니다. 블랙 사이먼은 붉은 소 꿈을 꿉니다. 영국에서 편지가 와 앨리인의 형인 민스테드 소크맨의 죽음과 트윈햄 성이 포위당했다가 격퇴된 소식을 알립니다. 앨리인은 나이젤 경에게 모드를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나이젤 경은 기사가 되면 이야기하자고 답합니다. 안개 속에서 돈 텔로의 기병 6천이 나타나자 중대는 언덕에 진을 치고, 나이젤 경은 산티아고의 고메즈를 쓰러뜨려 안대를 뗍니다. 화살이 거의 떨어져 가는 가운데 투석병의 공격이 시작됩니다.

스페인 기사들이 걸어서 언덕으로 돌격해 오랜 혈투가 벌어집니다. 올리버 경은 산티아고 수도원장과 함께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블랙 사이먼과 존스턴도 쓰러집니다. 370명 중 172명만 남자 나이젤 경은 에일워드에게 한쪽 날개를 맡기고, 앨리인과 노버리를 절벽 아래로 내려 왕자에게 구원을 청하게 합니다. 노버리는 추락사하고 앨리인은 부상 속에서 말을 타고 가다 칼벌리의 부대를 만납니다. 구원군이 돌아왔을 때 언덕은 이미 함락되었고, 존을 포함한 일곱 궁수만 버티고 있습니다. 존은 나이젤 경이 죽은 듯 실려 갔고 에일워드가 뒤쫓았다고 전하며, 칼벌리는 부대의 해산을 선언합니다.

제38장: 햄프셔로의 귀향

스페인 전투 넉 달 뒤, 왕자에게 서임받은 앨리인과 종자 존이 햄프셔로 돌아옵니다. 롬지 길가에서 마차 사고를 당한 부인을 도와주다가, 모드 로링이 앨리인이 죽은 줄 알고 수녀원에 든다는 말을 듣습니다. 앨리인은 서원 행렬로 말을 달려 모드를 되찾고 혼례를 올립니다. 이후 피트스딥 여관에서 해적 갤리선에서 탈출한 나이젤 경과 에일워드를 만납니다. 나이젤 경은 영예로운 말년을 누리며 고향에서 가장 존경받고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고 전해지고, 책은 옛 사내들의 거칠지만 정직한 미덕을 기리며 끝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검은 양과 수도원장

책은 한 수도원의 재판 장면으로 문을 엽니다. 수도원장 베르헤르쉬는 엄격한 사람이지만 그 엄격함의 값이 따로 있습니다. 서술자는 그를 이렇게 평합니다.

In crushing his passions he had well-nigh crushed himself.

열정을 짓누르다 그는 자기 자신마저 거의 짓눌러 버렸다.

그가 여자를 두고 늘어놓는 한탄은 수도원이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 요약합니다.

From Eve downwards, what good hath come from any of them?

이브 이래로 그들 가운데 누가 무슨 좋은 일을 가져왔더냐?

그는 앨리인에게도 파고들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고 훈계합니다.

into which it was never intended that we should inquire.

우리가 캐물어서는 안 되도록 정해진 일들이다.

반대편에는 존이 있습니다. 쫓겨나면서도 기도대를 휘두르며 호통을 칩니다.

I will crush his skull like a filbert!

호두처럼 그놈 두개골을 부숴 주마!

도일은 이 첫 장에서 두 사람의 대비를 세웁니다. 열정을 눌러 굳어 버린 늙은 신앙과, 열정이 몸 밖으로 터져 나오는 젊은 육체입니다. 앨리인은 이 둘 사이 어딘가에서 길을 찾아야 하는 인물입니다.

2. 세상으로 나온 앨리인

스무 해를 수도원 담장 안에서 보낸 앨리인은 세상의 크기를 책으로만 압니다. 맨더빌의 이야기까지 들은 그가 지도 위의 먼 땅을 두고 짚는 말은 순진하지만 귀엽습니다.

Methinks the end of the world is not far from there.

내 생각에 세상의 끝은 거기서 그리 멀지 않은 듯하다.

숯쟁이 아내는 수도원장의 신조를 한마디로 뒤집습니다.

A pretty world it would be with all the women out of it.

여자가 하나도 없다면 참으로 볼만한 세상이 되겠소.

그러나 세상의 첫 얼굴이 모두 웃음인 것은 아닙니다. 블랙다운에서 집행관은 재판 없이 사람을 처형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but the trial hath come to him.

그러나 그에게는 재판이 이미 닥친 셈이다.

그 광경을 본 앨리인의 충격은 짧은 문장으로 적힙니다.

It was a terrible world thought he

끔찍한 세상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이 대목은 앞으로의 전쟁 장면에 대한 예고입니다. 도일은 기사도의 세계를 그리기 전에 먼저 법과 악당이 구별되지 않는 길 위의 폭력을 보여 줍니다. 앨리인의 눈물은 그가 영웅이 아니라 구경꾼에서 출발한다는 표시입니다.

3. 피드 멀린의 밤과 궁수의 자부심

여관 장면은 중세 잉글랜드의 단면도입니다. 산지기, 약장수, 도망 농노, 악사가 앉아 영주와 성직자와 왕을 안주 삼는데, 존은 수도사를 서슴없이 깎아내립니다.

Holy men? Holy cabbages!

성스러운 사람이라고? 성스러운 양배추겠지!

뒤이어 들어선 에일워드의 자부심은 활쏘기에 있습니다. 그에게 활쏘기의 전부는 이 한 줄입니다.

It is but the eye to the cord, the cord to the shaft

눈에서 시위로, 시위에서 화살로, 그뿐이다.

활 가문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로빈 히스콧의 집에서는 복수까지 가르칩니다.

What is the price of daddy's thumbs, boys?

아빠 엄지의 값이 얼마냐, 얘들아?

프랑스 농민을 본 에일워드의 논평에는 병사의 냉소가 묻어 있습니다.

Fleece them like sheep and sheep they will remain.

양처럼 털을 깎으면 양으로 남을 뿐이지.

에일워드는 이 책에서 가장 정직한 직업인입니다. 허풍도 자랑도 많지만 활 앞에서만은 거짓이 없고, 훗날 부대가 갈림길에 설 때 그의 말 한마디가 방향을 정합니다.

4. 신앙, 면죄, 그리고 사기

고행 수도사들 앞에서 앨리인과 에일워드의 신앙관은 정면으로 부딪칩니다. 앨리인은 믿음이 유일하게 쓸모 있는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It is the one thing that availeth.

그것만이 유일하게 쓸모 있는 것이다.

에일워드가 기억하는 교황의 모습은 이 신앙을 약간 흔듭니다.

a lean little rat of a man, with a scab on his chin

턱에 딱지가 앉은, 쥐처럼 마르고 작은 사내.

그러나 정작 순진한 쪽은 앨리인뿐이 아닙니다. 세 사람은 눈먼 순례자에게 가짜 성물을 열두 플로린에 사고 맙니다. 앨리인의 탄식은 이렇습니다.

Is there no end then to the wickedness of humankind?

그렇다면 인간의 사악함에는 끝이 없단 말인가?

존은 그런 앨리인 곁에서 자기 사연을 태연히 풉니다. 보리외를 떠난 일곱 이유 가운데 첫째는 이렇습니다.

The first of them was that they threw me out.

그 첫째는, 그들이 나를 내쫓았다는 것이지.

이 책의 종교는 이중으로 그려집니다. 믿음 자체는 진지하게 다루지만 면죄부 장수와 가짜 성물 장수는 가차 없이 웃음거리로 만듭니다. 도일의 풍자는 신앙이 아니라 그것을 파는 사람들을 겨냥합니다.

5. 민스테드 숲과 기울어 가는 기사도

민스테드 숲 장면은 시대의 균열을 보여 주는 대목입니다. 사냥하는 왕 일행이 지나간 자리에서 서술자는 기사 계급의 처지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The protector had become the protected

보호자가 보호받는 자가 되어 있었다.

형 사이먼이 모드에게 던지는 말은 장미의 가시에 빗댄 모욕입니다.

The best rose has ever the longest thorns

가장 좋은 장미에는 언제나 가장 긴 가시가 있지.

앨리인이 모드에게 마음을 빼앗기는 순간은 자연을 돌아보는 문장에 실려 있습니다.

Good, quiet, uncomplaining mother Nature, long slighted and miscalled, still bides her time

오래 홀대받고 잘못 불려 온 말없는 어머니 자연은 여전히 때를 기다린다.

모드는 소크맨 가문의 혈통을 가리켜 이렇게 선을 긋습니다.

Streams may spring from one source, and yet some be clear

물줄기는 한 샘에서 나와도 어떤 것은 맑다.

수도원에서 나온 청년이 처음 맞닥뜨리는 사랑이 형의 폭력 앞에서 시작된다는 점이 이 책의 방식입니다. 형제는 같은 샘에서 나왔지만 하나는 맑고 하나는 흐립니다. 훗날 형의 죽음이 편지 한 줄로 전해질 때, 이 장면은 그 짧은 부고에 무게를 실어 줍니다.

6. 떠돌이 학생들과 작은 기사

제10장의 철학 논쟁은 책에서 가장 익살스러운 장면입니다. 두 떠돌이 학생이 청어를 놓고 둔스 스코투스와 오컴을 인용하며 다툽니다. 한 학생의 재치 자랑은 이렇습니다.

Wit, lad, is a catching thing, like the itch or the sweating sickness.

재치란 말이야, 옴이나 발한병처럼 옮는 거란다.

뺨을 맞은 쪽의 응수도 이 논쟁의 결말다운 것입니다.

since all things are but thoughts, then that also is but a thought

모든 것이 생각일 뿐이라면, 이것도 생각일 뿐이지.

이어 트윈햄 성에서 도일은 나이젤 로링 경과 그의 아내를 소개합니다. 로링 부인에 대한 서술은 한 문장이면 충분합니다.

It was the age of martial women.

그것은 무장한 여인들의 시대였다.

곰을 손수건으로 달래는 작은 기사를 본 존은 마침내 따를 만한 사람을 찾았다고 느낍니다.

a little rooster may be the gamest

작은 수탉이 가장 용맹할 수도 있지.

나이젤 경은 몸집이 작은데도 책 전체에서 가장 큰 사람으로 서 있습니다. 도일이 이 인물을 웃음과 존경의 중간에 세워 놓았기 때문입니다.

7. 모드와 앨리인

모드는 얌전한 상대역이 아닙니다. 수도원이 세상에서 물러나 있다고 앨리인을 몰아붙이는 장면에서 그녀의 기질이 드러납니다.

What avail is the shepherd if he leaves his sheep.

양을 두고 떠나는 목자가 무슨 소용이겠어요.

그녀는 수도사의 신앙이 늘 자기 영혼 이야기뿐이라고 꼬집습니다.

Your own, your own, ever your own!

당신 것, 당신 것, 늘 당신 것뿐이군요!

출정 새벽에 사랑을 고백받은 모드의 말은 여자로 태어나 갈 수 없는 전장에 대한 분노입니다.

Oh, but I hate myself for being a woman!

아, 여자로 태어난 내 자신이 정말 싫어요!

그러나 그녀는 앨리인을 완전히 내치지 않고 한 가지 길을 열어 줍니다.

Win my father's love, and all may follow.

내 아버지의 사랑을 얻으세요. 그러면 모든 것이 따라올 수 있어요.

사랑은 이 책에서 말이 아니라 자격의 문제로 그려집니다. 앨리인은 연애를 얻기 위해 전쟁에 나가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몫의 기사가 되기 위해 나갑니다. 나중에 스페인의 언덕에서 나이젤 경이 한 말처럼 모드는 원하는 것을 얻어 온 사람이고, 앨리인은 그녀가 정한 길을 따라 한 걸음씩 걸어갑니다.

8. 길가의 모험과 나이젤의 신조

나이젤 경은 길가의 어떤 일이든 명예의 기회로 삼으라고 말하지만 정작 만나는 일들은 싱겁거나 씁쓸합니다. 그는 잔혹한 일 앞에서 낯빛이 달라집니다.

I cannot abide the work of the butcher.

나는 도살꾼의 일은 참고 보지 못한다.

왕의 전령을 자처하는 수상한 인물 앞에서는 경계를 놓지 않습니다.

The foul fiend may lurk beneath a garment of light.

악마는 빛나는 옷 속에 숨어 있을 수도 있다.

그의 신조는 짧습니다. 얼마 뒤 면죄부 장수와 위클리프파를 마주한 뒤 되새기는 문장입니다.

I serve God, the king and my lady

나는 하느님과 왕과 나의 부인을 섬긴다.

한쪽 눈에 안대를 매고 보르도에 상륙한 그는 이렇게 큰소리칩니다.

I can yet see the path of honor very clearly

나는 아직도 명예의 길이 아주 또렷하게 보인다.

도일은 이 인물에게 웃음과 존경을 함께 줍니다. 나이젤 경의 명예는 거창한 이념이 아니라 한 사람이 매일 지키는 습관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그는 도살을 싫어하면서도 싸울 때는 누구보다 앞에 서고, 돈으로 길을 사는 전쟁에서는 시무룩해집니다.

9. 노란 배와 올리버 경

레페에서 보르도로 가는 바닷길은 모험소설답게 유쾌합니다. 올리버 경은 병력 보고조차 농담으로 합니다.

Three and forty. The forty are drunk, and the three are but indifferent sober.

마흔셋이오. 마흔은 취했고, 나머지 셋도 그다지 말짱하지는 않소.

그는 나이젤 경의 한결같은 전쟁 일편단심도 놀립니다.

your mind still runs on nought but blades and bassinets

자네 머릿속에는 여전히 칼과 투구밖에 없군.

배가 폭풍에 위태로운 순간에도 먹을 이야기뿐입니다.

Fry them in oil with a dressing of Gascony

가스코뉴 소스를 곁들여 기름에 튀기게나.

물에 빠져 죽을 가능성 앞에서도 그의 소원은 소박합니다.

I would rather have a dry death

나는 차라리 마른 땅에서 죽고 싶다.

올리버 경은 이 책의 희극적 감초이지만 그 희극은 마지막 언덕에서 가장 쓰라린 값을 치릅니다. 먹는 것만 따지던 그가 산티아고 수도원장과 함께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은, 웃음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전쟁의 속도를 보여 줍니다.

10. 이름 없는 전사들

해적선과의 싸움은 속임수와 활이 이긴 전투입니다. 부대의 구호는 오래된 궁수의 규율을 담고 있습니다.

Every bow well bent. Every shaft well sent.

활은 팽팽히 당기고, 화살은 곧게 보내라.

싸움이 끝난 뒤 서술자는 기록되지 않은 사람들을 향해 눈을 돌립니다.

no chronicler has spoken and no poet sung

어떤 연대기 작가도 말하지 않았고 어떤 시인도 노래하지 않았다.

nameless men have fought in nameless places

이름 없는 사람들이 이름 없는 곳에서 싸워 왔다.

이 전투에서 테를레이크는 바다에 빠져 죽고, 나이젤 경은 그를 이렇게 애도합니다.

I have lost one very valiant and gentle squire this day.

오늘 나는 몹시 용맹하고 온화한 종사 하나를 잃었다.

이 대목은 책의 주제문에 가깝습니다. 도일이 기리는 대상은 유명한 왕이나 왕자만이 아닙니다. 해안과 마을을 지켜 낸 이름 없는 활잡이들이고, 테를레이크처럼 사랑의 경쟁자로 등장했다가 조용히 떠나는 젊은이들입니다.

11. 왕자의 궁정과 가스콘의 불만

보르도 궁정 장면은 권력의 균형을 한 방에서 보여 줍니다. 가스콘 영주와 영국 기사들이 말다툼을 벌일 때 오들리 경이 받는 말은 이렇습니다.

The smaller cock, my Lord Audley, may have the longer spur

오들리 경, 더 작은 수탉이 더 긴 며느리발톱을 가질 수도 있소.

챈도스는 왕자에게 민심을 다루는 법을 간언합니다.

With a sorry hack one uses whip and spur, sire

형편없는 말에게는 채찍과 박차를 쓰지요, 전하.

돈 페드로에게 담보를 받지 않겠다고 하는 장면에서 왕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I am not a Lombard, sire.

저는 롬바르드 고리대금업자가 아닙니다, 전하.

또한 폭정을 말하는 돈 페드로 앞에서 왕자는 자유민을 다스린다는 자부를 내보입니다.

that we rule over freemen and not slaves

우리는 노예가 아니라 자유민을 다스린다는 것.

화려한 의식 뒤에는 돈과 충성의 계산이 있습니다. 챈도스가 가스콘의 충성을 조심스럽게 다루라고 하는 대목은 훗날 프랑스로 넘어가게 될 영토에 대한 복선처럼 읽힙니다. 티파인 부인의 예언이 이 장면과 맞닿는 지점입니다.

12. 마상 시합과 이름 없는 프랑스 기사

시합 장면에서 서술자는 기사도의 보편성을 강조합니다. 영국과 가스코뉴와 독일의 기사들이 한 경기장에 선 장면입니다.

chivalry was of no clime and of no race

기사도는 어떤 풍토에도 어떤 민족에도 매이지 않았다.

문장 없는 갑옷으로 동쪽에서 달려온 프랑스 기사는 영국 기사 넷을 쓰러뜨리고, 프랑스의 비참함을 토로한 뒤 돈 페드로를 경멸하며 떠납니다. 그의 응수는 쓰라린 마음에서 나옵니다.

And they come from a bitter heart

그리고 그 말들은 쓰라린 마음에서 나옵니다.

나이젤 경은 앨리인에게 사랑과 명예의 높이를 경고합니다.

The higher the steed the greater the fall.

말이 높을수록 추락도 크다.

이 무명의 기사가 책에서 맡는 역할은 뒤에 이어질 프랑스 변경 장면의 예고입니다. 시합장은 기사도의 무대이지만 그 밖의 프랑스는 굶주리고 약탈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승패보다 더 오래 남습니다.

13. 길드와 피사노의 집

앨리인이 종자들에게 둘러싸이는 장면에서 도일은 그의 기질을 색슨의 피로 설명합니다.

Edricson came, however, of that sturdy Saxon blood which is very slowly heated

그러나 에드릭슨은 아주 천천히 달아오르는 튼튼한 색슨의 피를 이어받았다.

결투 뒤 포드는 친구의 변화를 놀립니다.

this air of Bordeaux hath turned our turtle-dove into a game-cock

보르도 공기가 우리 멧비둘기를 싸움닭으로 바꿔 놓았군.

스테인드글라스 화가 피사노는 전쟁을 예술가의 눈으로 봅니다. 유리로 만든 성인상을 가리키며 이렇게 농담합니다.

It is the head under my arm which you have preserved.

당신들이 지켜 준 것은 내 팔 밑에 있는 머리요.

그의 일침은 더 날카롭습니다.

You pull down, you despoil; but they build up, they restore.

당신들은 부수고 약탈하지만, 그들은 세우고 복원하지요.

앨리인이 피사노의 제안을 거절하는 선택은 그가 붓 대신 칼을 택한다는 뜻이 아니라 주군에 대한 약속을 택한다는 뜻입니다. 책은 예술가의 눈으로 본 전쟁을 한 장 분량으로 끼워 넣어 영웅담의 균형을 잡습니다.

14. 프랑스 변경의 굶주림

카오르를 지나 국경을 넘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나이젤 경은 새로 퍼지는 신앙을 보고 자신의 보수성을 말합니다.

I am a man who am slow to change

나는 변하는 데 더딘 사람이오.

서술자는 굶주린 농민들이 어떤 힘을 얻는지 짚습니다.

The weak man becomes strong when he has nothing

약한 자는 가진 것이 없어졌을 때 강해진다.

빌프랑슈의 연회에서 늙은 사제는 농민을 짐승 취급하는 귀부인에게 항변합니다.

Yet they have souls, fair lady, they have souls!

그래도 그들에게는 영혼이 있습니다, 부인, 영혼이 있어요!

도일은 이 대목에서 기사들의 낭만과 농민의 현실을 나란히 놓습니다. 사제의 항변은 곧바로 이어지는 폭력의 밤에 대한 설명이 됩니다. 영주가 얼마나 가혹했는지를 알면 덤불 숲 농민들의 분노가 이해되지만, 그 분노가 무고한 사람에게까지 닥친다는 사실도 책은 숨기지 않습니다.

15. 티파인 부인의 환시와 본탑

눈이 보이지 않는 티파인 부인은 위험이 닥치기 전 통찰의 시간에 들어섭니다.

The blessed hour of sight has come round to me again.

축복받은 통찰의 시간이 다시 내게 돌아왔어요.

그녀의 환시는 한 성을 넘어 먼 미래의 영국까지 이릅니다.

She lies athwart the lands, and her shadow is over the seas.

그녀는 땅들 위에 가로놓여 있고, 그 그림자는 바다 위에 드리워 있다.

그날 밤 농민의 습격이 닥치고, 탑 계단에서 뒤 게클랭은 이렇게 말합니다.

France and England will fight together this night.

오늘 밤 프랑스와 영국이 함께 싸우게 될 것이오.

불길에 몰린 탑 꼭대기에서 에일워드가 구원의 소리를 알아듣습니다.

It is the marching song of the White Company.

저것은 화이트 컴퍼니의 행군가다.

이 장면은 책의 절정 가운데 하나입니다. 적이었던 두 기사가 같은 계단을 지키고, 화약 상자와 불길과 화살 끈 밧줄이 번갈아 위기와 구원을 만듭니다. 한편 환시 속에서 말해지는 영어 사용자들의 퍼져 나감은 도일이 살았던 시대의 제국적 자부심을 비추는데, 오늘의 독자에게는 이야기의 한 시대적 색채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16. 갈림길, 그리고 피레네 너머

쓰러진 나무 위의 호소는 부대가 둘로 갈리는 순간입니다. 라투르는 약탈로 살자고 하고, 존은 그 제안에 한마디를 던집니다.

The proper life for a robber!

도적에게나 딱 맞는 삶이로군!

나이젤 경은 궁수들 앞에서 자신의 마지막 신념을 내놓습니다.

I have lived in honor, and in honor I trust that I shall die

나는 명예롭게 살아왔고, 명예롭게 죽기를 바란다.

그러나 에일워드의 지지로 대다수가 따라가도, 가는 길은 낭만적이지 않습니다. 돈으로 길을 사는 전쟁을 두고 나이젤 경은 불만을 터뜨립니다.

to pay gold for the opening of passes

통로를 여는 대가로 금을 치르는 것.

그러던 그가 적진 한복판에서 속삭이는 장면은 책 전체에서 가장 대담한 순간입니다.

I have come for the king,

나는 왕을 잡으러 왔다.

왕은 잡히지 않고 붙잡힌 이는 근위 종자 산초였습니다. 도일은 영웅의 기습이 늘 성공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웃음 속에 슬쩍 넣어, 마지막 언덕의 비극을 위한 분위기를 조금씩 바꿉니다.

17. 마지막 언덕과 귀향

칸타브리아의 언덕에서 화살이 떨어져 가는 중대는 후퇴를 권하는 벌리에게 나이젤 경의 대답을 듣습니다.

My soul will retreat from my body first!

내 영혼이 내 몸보다 먼저 물러나겠소!

혈투가 지나간 뒤 구원군이 닿았을 때 언덕은 이미 비어 있습니다. 칼벌리의 선언은 담담합니다.

Nay, the White Company is here disbanded,

아니오, 화이트 컴퍼니는 여기서 해산이오.

그러나 책은 비극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햄프셔로 돌아온 앨리인이 수녀원 앞에서 모드를 되찾는 장면은 어둠과 빛의 대비로 그려집니다.

with their backs to the darkness and their faces to the light

어둠을 등지고 얼굴은 빛을 향한 채.

마지막 단락에서 서술자는 옛 사람들의 악덕과 미덕을 갈라서 말합니다.

Let us pray to God that we may ever hold their virtues.

그들의 미덕만은 우리가 언제나 지니게 해 달라고 하느님께 빌자.

도일은 영웅이 죽거나 승리하는 대신, 다치고 돌아와 살아남은 사람들의 결말을 택합니다. 나이젤 경과 에일워드는 해적 갤리선에서 탈출해 피트스딥 여관의 창가에 나타나고, 앨리인은 서임과 혼례를 한꺼번에 받습니다. 이 해피엔드는 가볍지 않습니다. 수도사 같던 청년이 전장을 지나 땅을 일구며 아이들을 곁에 두는 삶을 더 나은 삶으로 꼽는 데까지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18. 이 책을 읽는 방법

『백의 기사단』은 38장이 비교적 짧게 나뉘어 있고, 장마다 한 가지 사건이 있어서 어디서든 읽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처음이라면 제1장(보리외의 재판), 제6장(깃털 침대를 건 씨름), 제16장(노란 배의 해전), 제24장(동쪽에서 온 기사), 제31장(빌프랑슈 본탑)을 먼저 읽어 보세요. 책의 감정적 중심은 제13장(새벽의 고백)과 제37장(마지막 언덕), 제38장(귀향)에 있습니다. 중세의 가문 문장과 계보 이야기가 낯설다면 그 부분은 장면의 분위기로 넘겨도 줄거리를 따라가는 데 지장이 없습니다. 앨리인의 성장, 존과 에일워드의 입담, 나이젤 경의 고집이 번갈아 읽는 재미를 만들고, 한 번 읽고 나면 전쟁을 기사의 낭만과 농민의 굶주림이라는 두 겹으로 보는 도일의 눈이 오래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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