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593년경 집필
The Taming of the Shrew
말괄량이 길들이기
술에 취한 땜장이를 영주로 속이는 장난 위에, 파도바의 사나운 맏딸 카테리나와 돈을 노리고 온 페트루키오의 구혼, 그리고 신분을 바꾼 청년들의 사랑 소동을 겹쳐 놓은 셰익스피어의 희극
For I am he am born to tame you, Kate
내가 바로 너를 길들이려고 태어난 사람이야, 케이트.
This is a way to kill a wife with kindness
이것이 친절로 아내를 죽이는 방법이다.
한눈에 보기
서막에서는 주막 앞에 곯아떨어진 땜장이 크리스토퍼 슬라이를 사냥에서 돌아온 영주가 침실로 옮겨 놓고 "당신은 영주"라고 믿게 만든 뒤 배우들의 연극을 보게 한다. 연극의 무대는 파도바다. 부자 밥티스타는 말 많은 맏딸 카테리나가 시집가기 전에는 둘째 비앙카를 내주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구혼자 그레미오와 호르텐시오는 난감해한다. 때마침 베로나에서 "돈 많은 아내를 얻으러" 온 페트루키오가 카테리나에게 청혼해 첫 만남에서 혼약을 따낸다. 한편 비앙카에게 반한 루센티오는 하인 트라니오와 옷을 바꿔 입고 가정교사 캄비오로 접근하고, 호르텐시오도 악사 리치오로 변장한다. 지각한 신랑, 시골집에서의 굶김과 재우지 않기, 해와 달 논쟁, 가짜 아버지 소동을 지나, 마지막 잔치에서 아내의 복종을 건 내기와 카테리나의 긴 연설로 끝난다. 열여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Pride and Prejudice)
- 조지 버나드 쇼 『피그말리온』 (Pygmalion)
- 오스카 와일드 『진지함의 중요성』 (The Importance of Being Earnest)
한 권 요점
The Taming of the Shrew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영국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쓴 희극으로, 1590년대 초에 쓰인 초기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셰익스피어는 1564년에 태어나 1616년에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희극은 서막(Induction)과 5막으로 이루어져 있고, 서막에서 시작된 "연극 속의 연극"이라는 틀 안에서 파도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중심은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사납다고 소문난 카테리나와 그녀를 "길들이겠다"며 나선 페트루키오의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얌전한 비앙카를 두고 세 남자가 벌이는 구혼 경쟁과 신분 바꿔치기 소동입니다. 두 이야기는 마지막 잔치 자리에서 한 식탁에 모이고, 누가 어떤 아내를 얻었는지가 내기로 가려집니다.
줄거리
서막: 주막 앞의 땜장이와 영주의 장난
주막 앞에서 안주인과 다투던 땜장이 슬라이는 깨뜨린 유리잔 값을 내지 않겠다고 버티다가 길바닥에 쓰러져 잠이 듭니다. 사냥에서 돌아온 영주가 그를 보고 "저 거지가 자기 자신을 잊어버리게 해 보자"며 장난을 꾸밉니다. 슬라이를 가장 좋은 침실로 옮겨 향유를 바르고 좋은 옷과 음악을 준비하게 하고, 깨어나면 "당신은 오랫동안 정신이 나갔던 영주"라고 말하게 시킵니다. 마침 찾아온 배우들에게는 웃음을 참으라고 당부하고, 시동 바르톨로뮤에게는 귀부인 옷을 입혀 슬라이의 아내 역을 맡깁니다. 깨어난 슬라이는 처음엔 "나는 크리스토퍼 슬라이"라고 버티지만, 하인들이 아내와 사냥개와 그림을 늘어놓자 "그렇다면 나는 정말 영주"라며 마음을 돌립니다. 의사들이 즐거운 연극이 병에 좋다고 했다는 말에 슬라이는 아내와 나란히 앉아 연극을 구경하기로 합니다.
제1막: 파도바의 두 청년과 사나운 맏딸
피사의 상인 빈센티오의 아들 루센티오가 하인 트라니오와 함께 학문의 도시 파도바에 도착합니다. 그는 철학을 공부하러 왔다고 말하지만, 길가에서 구경거리를 만납니다. 부자 신사 밥티스타가 구혼자 그레미오와 호르텐시오에게 "맏딸 카테리나가 시집가기 전에는 둘째 비앙카를 누구에게도 줄 수 없다"고 못 박는 장면입니다. 카테리나는 구혼자들에게 거침없이 쏘아붙이고, 아버지가 비앙카만 아끼는 것에 분노합니다. 비앙카는 순종적으로 물러나고, 아버지는 그녀에게 음악과 시를 가르칠 가정교사를 구하겠다고 합니다. 루센티오는 한눈에 비앙카에게 반합니다. 트라니오의 꾀로 두 사람은 옷을 바꿔 입습니다. 루센티오는 가정교사 캄비오로 비앙카에게 접근하고, 트라니오는 루센티오 행세를 하며 다른 구혼자들과 경쟁하기로 합니다. 하인 비온델로에게는 입을 다물라고 일러 둡니다.
다른 거리에서는 베로나의 신사 페트루키오가 하인 그루미오와 함께 친구 호르텐시오의 집 문을 두드립니다. 문을 "두드리라"는 말을 못 알아듣는 그루미오의 귀를 비트는 소동이 지나간 뒤, 페트루키오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 재산을 물려받았고 "돈 많은 아내를 얻으러" 왔다고 밝힙니다. 호르텐시오가 "아주 부자지만 지독한 말괄량이"인 카테리나를 소개하자 페트루키오는 아버지 이름만 듣고도 만나겠다고 합니다. 호르텐시오는 속셈이 있습니다. 카테리나가 시집가야 비앙카가 풀려나기 때문에 친구를 돕고, 자신은 악사로 변장해 비앙카에게 접근하기로 합니다. 그레미오와 호르텐시오는 구혼 비용을 대겠다고 약속하고, 트라니오까지 합세해 모두가 한 편이 됩니다.
제2막: 첫 만남과 지참금 흥정
카테리나는 비앙카의 손을 묶어 놓고 "구혼자들 중 누구를 가장 좋아하느냐"고 다그치다 손찌검을 하고, 아버지에게 꾸중을 듣자 "저 애는 아버지의 보물이고 나는 지옥에서 원숭이나 끌게 되겠지요" 하며 분을 쏟아냅니다. 그때 페트루키오가 악사 리치오로 변장한 호르텐시오를, 그레미오가 가정교사 캄비오로 변장한 루센티오를 데리고 들어옵니다. 트라니오도 루센티오라는 이름으로 책과 류트를 선물하며 비앙카의 구혼자로 나섭니다. 밥티스타는 카테리나의 지참금으로 재산의 절반과 현금 2만 크라운을 약속합니다. 곧 호르텐시오가 머리가 깨져 돌아옵니다. 카테리나에게 음악을 가르치다 류트로 얻어맞은 것인데, 페트루키오는 그 말을 듣고 오히려 "더 좋아졌다"고 말합니다.
마주 앉은 두 사람의 말싸움은 이 극의 핵심 장면입니다. 페트루키오는 카테리나가 무슨 말을 해도 정반대로 칭찬합니다. 카테리나는 비꼬고 한 대 때리기까지 하지만 그는 물러서지 않고 "아버지의 허락이 났고 지참금도 정해졌으니 네가 싫다 해도 결혼하겠다"고 선언합니다. 밥티스타가 돌아오자 페트루키오는 "우리 둘이 있을 땐 사이가 좋고, 사람들 앞에서만 사납게 구는 약속을 했다"고 둘러대고, 카테리나가 "일요일에 당신이 교수형 당하는 걸 먼저 보겠다"고 해도 일요일 결혼식을 못 박은 채 베네치아로 예복을 사러 떠납니다. 밥티스타는 "장사꾼처럼 무모한 승부를 걸었다"고 중얼거립니다. 이어 비앙카를 두고 그레미오와 트라니오가 재산 경쟁을 벌입니다. 트라니오는 "아버지에게 큰 배 세 척이 있다"며 판돈을 올려 이기고, 밥티스타는 "아버지 빈센티오가 지참금을 보증해야 한다"는 조건을 붙입니다. 트라니오는 가짜 아버지를 구하기로 결심합니다.
제3막: 비앙카의 수업과 지각한 신랑
비앙카의 수업 장면에서 루센티오와 호르텐시오가 서로 먼저 가르치겠다고 다투자, 비앙카는 "내가 원하는 대로 배우겠다"며 먼저 루센티오의 수업을 받습니다. 루센티오는 라틴어 문장을 번역하는 척하며 정체를 고백하고, 비앙카는 같은 문장을 되받아 "알지 못하고, 믿지 못하지만, 절망하지는 말라"는 뜻으로 풀어 줍니다. 호르텐시오가 악보 형식으로 쓴 고백은 비앙카가 "취향이 아니다"라며 물리치고, 하인이 와서 언니의 결혼식 준비를 도우라고 전합니다.
일요일, 하객이 모였으나 신랑이 오지 않습니다. 카테리나는 "미친 사내가 구혼만 하고 결혼은 안 할 작정"이라며 눈물을 흘리고 퇴장합니다. 마침내 도착한 페트루키오는 낡은 모자와 해진 옷에 병든 말을 타고 나타납니다. 하인 그루미오의 차림도 그에 못지않습니다. 사람들이 옷을 갈아입으라 하자 그는 "나와 결혼하는 것이지 내 옷과 결혼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대로 교회로 향합니다. 돌아온 그레미오는 소란을 전합니다. 신랑이 신부의 이름을 묻는 사제 앞에서 큰 소리로 맹세하다 사제를 쳐 쓰러뜨렸고, 신부에게 입맞춤을 하자 교회가 울렸다는 것입니다. 피로연장에서 페트루키오는 "급한 일이 있다"며 신부를 데리고 떠나겠다고 선언합니다. 카테리나가 맞서 "오늘은 가지 않겠다"고 하자 그는 "이 사람은 내 재산, 내 집, 내 말, 내 소"라며 칼을 뽑는 시늉을 하고 그녀를 끌고 나갑니다. 남은 사람들은 "미친 짝이다"라고 웃고, 밥티스타는 루센티오와 비앙카를 신랑 신부 자리에 앉힙니다.
제4막: 길들이기, 가짜 아버지, 해와 달
눈 내리는 시골길을 지나 먼저 도착한 그루미오가 하인 커티스에게 말을 전합니다. 주인이 아내와 함께 말에서 진창으로 떨어졌고, 주인이 그녀를 구박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도착한 페트루키오는 하인들을 호통치고 구운 고기를 "탔다"며 접시째 던져 버립니다. 그는 말리는 카테리나에게 "고기는 화를 돋우니 같이 굶자"고 하고, 신방에서 훈계를 퍼부어 그녀를 쩔쩔매게 합니다. 혼자 남은 그는 독백으로 속셈을 밝힙니다. 매를 길들이듯 먹이고 재우는 것을 조절해 말을 듣게 한다는 것이며, "이것이 친절로 아내를 죽이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파도바에서는 호르텐시오가 비앙카와 루센티오가 입을 맞추는 것을 몰래 보고 변장을 벗어 던집니다. 그는 비앙카를 단념하고 자신을 오래 사랑해 온 부유한 과부와 결혼하겠다고 하고, 트라니오는 "페트루키오가 길들이기 학교의 선생"이라고 놀립니다. 트라니오는 만토바에서 온 학자를 만나 "만토바 사람은 파도바에 오면 사형"이라는 소문으로 겁을 준 뒤, 목숨을 구해 주겠다며 빈센티오 행세를 부탁합니다. 가짜 아버지는 밥티스타 앞에서 지참금을 보증하고 혼약이 맺어집니다. 비온델로는 루센티오에게 "교회의 사제가 기다린다"고 일러 줍니다.
시골집에서 카테리나는 굶주림과 졸음에 지쳐 하인 그루미오에게 먹을 것을 청하지만 그루미오는 "너무 맵다, 너무 성미 급한 음식"이라며 번번이 거절합니다. 페트루키오가 직접 접시를 들고 와 "고맙다고 말해야 준다"고 하자 카테리나는 마지못해 "고맙습니다"라고 합니다. 이어 재단사와 모자 장수가 와서 새 옷을 보이지만 페트루키오는 모자도 가운도 트집 잡아 모두 돌려보냅니다. 카테리나는 "나는 어린애가 아니다, 하고 싶은 말은 하겠다"고 항변합니다.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는 시각까지 우깁니다. 달이 밝다고 우기고 이를 부정하면 돌아가겠다고 하자 카테리나가 마침내 "당신이 부르는 대로 해든 달이든 그렇게 되겠다"고 답합니다. 그때 마주친 노인 빈센티오를 페트루키오가 "아름다운 처녀"라고 부르자 카테리나도 따라 인사하고, 페트루키오가 "이분은 노인"이라고 하자 "눈이 어지러웠다"고 사과합니다. 노인이 바로 루센티오의 아버지임을 알게 되어 일행은 함께 파도바로 향합니다.
제5막: 정체 폭로와 마지막 잔치
루센티오와 비앙카는 몰래 교회에 가서 혼인하고, 그 사이 빈센티오 일행이 루센티오의 집 문을 두드립니다. 창가에 선 가짜 빈센티오는 "아버지는 여기 있다"고 우기고, 돌아온 비온델로는 진짜 주인의 아버지를 못 본 척하다 두들겨 맞습니다. 트라니오는 빈센티오를 "미친 사람"이라며 관리에게 넘기려 하고, 밥티스타도 그에 동조합니다. 그레미오가 "저분이 진짜 빈센티오"라고 증언해 소동이 커질 즈음 루센티오와 비앙카가 나타나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빕니다. 루센티오는 "사랑이 이 기적을 일으켰다"고 설명하고 트라니오를 용서해 달라고 청합니다. 빈센티오와 밥티스타는 분을 삭이지 못한 채 안으로 들어가고, 그레미오는 "내 케이크는 반죽이 됐다"고 탄식합니다. 길에서는 페트루키오가 입맞춤을 청하고, 카테리나가 길거리라서 부끄럽다고 하자 "그렇다면 집으로 돌아가자"고 합니다. 카테리나가 입을 맞추자 그는 "이만하면 좋지 않으냐"고 흡족해합니다.
루센티오의 집 잔치에서 과부가 호르텐시오를 두고 던진 농담이 카테리나와 과부의 말다툼으로 번집니다. 이야기는 "누구의 아내가 가장 순종적인가"를 겨루는 내기로 이어집니다. 판돈은 백 크라운으로 올라갑니다. 루센티오가 보낸 사람에게 비앙카는 "바쁘다"고 답하고, 호르텐시오가 부른 과부는 "오히려 당신이 오라"고 답합니다. 반면 카테리나는 부르자마자 나타나 "무슨 일이냐"고 묻고, 시키는 대로 다른 두 부인을 데리러 갔다가 함께 돌아옵니다. 페트루키오가 모자를 벗어 던지라고 하자 카테리나는 그대로 따릅니다. 이어 아내의 도리를 말해 보라는 요구에, 카테리나는 길고 긴 연설을 합니다. 남편은 아내의 주인이자 보호자이며, 아내가 사납게 구는 것은 군주에게 반역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 뒤, 자신의 손을 남편의 발아래 놓겠다고 합니다. 밥티스타는 내기에 이긴 페트루키오에게 지참금 2만 크라운을 더 얹겠다고 하고, 페트루키오는 "자, 키스해 줘, 케이트"라 하며 아내와 함께 잔치를 떠납니다. 남은 호르텐시오는 "사나운 말괄량이를 길들였다"고 하고, 루센티오는 "그렇게 길들여지다니 놀랍다"고 말하며 극이 끝납니다. 슬라이는 1막 이후 다시 말하지 않고, 극은 파도바의 잔치 장면으로 끝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땜장이가 영주가 되는 하룻밤
영주는 곯아떨어진 슬라이를 보고 이렇게 말하며 장난을 꾸밉니다.
Sirs, I will practise on this drunken man.
여러분, 이 술 취한 사내를 한번 놀려 봅시다.
깨어난 슬라이는 영주 대접을 거부하며 자기 이름을 지킵니다.
I am Christophero Sly; call not me honour nor lordship.
나는 크리스토페로 슬라이요. 나를 나리라 부르지 마시오.
그러나 하인들이 하나둘 늘어놓는 치장 앞에서 그는 점점 설득됩니다.
Am I a lord? and have I such a lady?
내가 영주란 말이냐? 이런 아내까지 있다고?
사람은 주위가 내려 주는 이름에 얼마나 쉽게 맞춰지는가. 서막은 이 질문을 본극보다 먼저 던져 둡니다. 곧 시작될 카테리나의 이야기도 결국 이름과 역할이 바뀌는 이야기입니다.
2. 극 속의 극, 사라지는 구경꾼
슬라이는 연극이 시작되자 아내 곁에 앉아 구경하자고 합니다.
Come, madam wife, sit by my side and let the world slip
자, 아내여, 내 곁에 앉아 세상일은 흘러가게 두자.
1막 1장이 끝나면 슬라이는 지루해하며 말합니다.
’Tis a very excellent piece of work, madam lady: would ’twere done!
정말 훌륭한 작품이군요, 마님. 얼른 끝났으면!
그 뒤로 그는 다시 말하지 않습니다. 이 틀이 끝내 닫히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극은 질문을 남깁니다. 우리가 보는 "길들이기"가 연극 속의 연극, 즉 취한 자를 속이려는 속임수의 일부라면 마지막의 복종은 얼마나 진심일까요. 독자는 이 거리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스스로 정해야 합니다.
3. 맏딸이 먼저라는 규칙
밥티스타의 선언이 모든 소동의 출발점입니다.
not to bestow my youngest daughter Before I have a husband for the elder.
맏딸의 신랑을 찾기 전에는 막내딸을 내줄 수 없소.
카테리나가 구혼자들 앞에서 굴욕을 받는 장면도 여기서 시작됩니다.
is it your will To make a stale of me amongst these mates?
저를 이 사내들 사이에서 웃음거리로 만드시는 게 아버지의 뜻입니까?
그레미오와 호르텐시오가 그녀를 "지옥"이라 부르며 떠넘기려는 대화를 들으면 카테리나가 사나워진 이유가 아주 없지는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극은 처음부터 한 사람이 어떻게 소문으로 규정되는지를 보여 줍니다.
4. 옷을 바꿔 입는 주인과 하인
루센티오가 트라니오에게 제안하는 계획은 이 극의 또 다른 축입니다.
Thou shalt be master, Tranio, in my stead
트라니오, 너는 내 대신 주인이 되어라.
트라니오는 주인의 명령이 아버지의 뜻과는 다르리라 짐작하면서도 따릅니다.
I am content to be Lucentio, Because so well I love Lucentio.
루센티오가 되는 것도 좋소. 그만큼 루센티오를 사랑하니까.
5막에서 "캄비오가 루센티오로 바뀌었다"는 대사로 마무리되는 이 장치는, 옷과 이름이 사람을 얼마나 바꾸는가를 서막의 슬라이와 같은 방식으로 다룹니다. 거짓 신분과 진짜 이름이 부딪히는 소동은 곧 웃음의 원천이 됩니다.
5. 돈 많은 아내를 찾아서
페트루키오의 동기는 숨김이 없습니다.
I come to wive it wealthily in Padua
나는 파도바에서 부유하게 장가들러 왔다.
카테리나가 아무리 사나워도 상관없다며 이어지는 뒷말은 이렇습니다.
If wealthily, then happily in Padua.
부유하다면 곧 행복한 것이다.
사나운 사자의 포효와 바다의 폭풍과 전장의 대포를 들어 본 사람에게 여자의 말소리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큰소리치는 대목도 있습니다.
Tush, tush! fear boys with bugs.
쯧쯧, 도깨비로 겁을 줄 건 아이들이지.
이 대목이 중요한 까닭은, 두 사람의 결합이 처음에 낭만이 아니라 돈과 흥정으로 시작한다는 점을 극이 숨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뒤의 변화가 얼마나 사랑인지는 읽는 사람이 판단할 몫입니다.
6. 말로 하는 싸움
첫 만남의 말싸움은 서로의 말을 받아 비트는 놀이입니다. 카테리나가 "나무 의자"라 놀리면 페트루키오는 의자에 앉으라고 되받습니다.
Asses are made to bear, and so are you.
나귀는 짐을 지라고 만들어졌고, 당신도 그렇지요.
말벌의 침을 두고 벌어지는 말장난도 있습니다.
If I be waspish, best beware my sting.
내가 말벌 같다면 침을 조심하는 게 좋을걸요.
카테리나가 뒤지지 않고 응수하는 모습은 이 장면을 가장 오래 기억에 남게 합니다. 페트루키오 역시 상대의 재치를 알아보고 즐기는 듯합니다. 두 사람이 서로를 "상대할 만한 사람"으로 인정한다는 읽기가 가능한 근거가 여기 있습니다.
7. 거꾸로 칭찬하기와 서둘러 맺은 약속
페트루키오의 전술은 구혼 전에 혼잣말로 미리 공개됩니다. 그녀가 화를 내면 이렇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She sings as sweetly as a nightingale
그녀는 꾀꼬리처럼 곱게 노래한다.
카테리나가 다리를 전다는 소문을 두고 "개암나무 가지처럼 곧다"고 칭찬하는 대목도 같은 방식입니다.
Kate like the hazel-twig Is straight and slender
케이트는 개암나무 가지처럼 곧고 날씬하다.
그리고 곧바로 선언이 이어집니다.
And will you, nill you, I will marry you.
네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는 너와 결혼한다.
카테리나가 "일요일에 당신이 교수형 당하는 걸 먼저 보겠다"고 한 직후에도 그는 계약을 밀어붙입니다. 이 약혼에서 카테리나의 동의는 한 번도 정식으로 묻지 않고, 아버지와 신랑 사이의 거래가 앞섭니다.
8. 라틴어 수업의 암호
3막의 수업 장면은 독자에게 가장 가벼운 즐거움을 줍니다. 루센티오는 라틴어 구절 아래에 정체를 감추고, 비앙카는 같은 구절을 풀어 주며 한 줄 한 줄 조심하라고 이릅니다.
regia, presume not; celsa senis, despair not.
넘겨짚지는 말되, 절망하지도 마세요.
호르텐시오에게는 오래된 규칙이 좋다며 새 방식을 물리칩니다.
Old fashions please me best
나는 옛 방식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순한 막내딸로만 보이던 비앙카가 수업을 자기 방식으로 이끄는 모습은 의외입니다. 그녀가 고분고분한 줄만 알았던 독자는 마지막 내기에서 한 번 더 놀라게 됩니다.
9. 지각한 신랑
결혼식 날 신부는 혼자 남겨져 웁니다.
Would Katherine had never seen him though!
차라리 카테리나가 그를 보지 않았더라면!
비온델로가 전하는 "새 모자에 낡은 웃옷"의 행색에 이어 페트루키오가 직접 해명합니다.
To me she’s married, not unto my clothes.
그녀는 나와 결혼하는 것이지 내 옷과 결혼하는 게 아니오.
그레미오의 목격담은 우스꽝스럽지만 불안합니다.
Such a mad marriage never was before.
이런 미친 결혼은 일찍이 없었다.
이 대목은 페트루키오가 자신이 정한 규칙으로 판을 짜겠다는 예고입니다. 일부러 관습을 어겨 상대가 따라올 수밖에 없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10. "내 것"이라는 언어
피로연에서 카테리나는 처음으로 남편에게 맞섭니다.
I see a woman may be made a fool
여자는 맞서지 않으면 바보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겠어요.
그러자 페트루키오는 소유의 목록으로 응수합니다.
I will be master of what is mine own.
내 것은 내가 주인이 되겠다.
She is my goods, my chattels
그녀는 내 물건이고 내 동산이다.
이 대사는 오늘의 독자에게 가장 불편한 대목 중 하나입니다. 극은 이를 웃음으로 처리하지만, 아내를 재산으로 부르는 언어는 5막의 연설과 맞닿습니다. 말의 힘으로 시작된 길들이기가 소유의 선언으로 이어지는 순서에 주목해 볼 만합니다.
11. 굶기고 재우지 않는 방식
시골집에서 페트루키오는 하인들을 호통치고 고기를 던지며 이유를 이렇게 대답합니다.
For it engenders choler, planteth anger
고기는 성미를 돋우고 화를 심기 때문이다.
하인들은 그 방식을 이렇게 평합니다.
He kills her in her own humour.
그는 그녀의 성미를 그녀 자신의 방식으로 죽이고 있다.
그리고 혼자 남은 독백에서 속셈을 숨김없이 드러냅니다.
Thus have I politicly begun my reign
이렇게 나는 영리하게 내 통치를 시작했다.
He that knows better how to tame a shrew, Now let him speak
말괄량이를 더 잘 길들일 방법을 아는 이가 있다면 말해 보라.
관객에게 해법을 묻는 마지막 두 줄은 극 전체가 하나의 시험대임을 암시합니다. 행동 하나하나에 "사랑 때문"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카테리나는 그것이 더 분하다고 말합니다. 해를 끼치는 쪽이 늘 호의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극이 정면으로 드러내 놓은 셈입니다.
12. 모자와 가운, 그리고 말할 권리
카테리나는 새 모자를 두고 처음으로 길게 자기 입장을 밝힙니다.
Love me or love me not, I like the cap
나를 사랑하든 말든 나는 이 모자가 마음에 들어요.
I am no child, no babe.
나는 어린애도 갓난아기도 아니에요.
My tongue will tell the anger of my heart
내 혀는 내 마음의 분노를 말할 거예요.
페트루키오는 가운의 소매가 "대포 같다"며 퇴짜를 놓고, 재단사를 호통쳐 쫓아냅니다. 그가 이어 말하는 "마음이 몸을 부유하게 한다"는 설교는 맞는 말이기도 하나, 방금 아내가 고른 옷을 빼앗은 뒤에 나온 말입니다. 입을 열 권리를 지키려는 카테리나와 그것을 꺾지 않으면서도 방향만 돌리려는 페트루키오의 싸움이 이 장면에서 가장 선명합니다.
13. 달인가 해인가
아버지 집으로 가는 길에 페트루키오는 하늘에 걸린 것의 이름까지 자신이 정하겠다고 합니다.
It shall be moon, or star, or what I list
달이든 별이든 내가 부르는 대로 된다.
카테리나의 답은 복종으로도 풍자로도 읽힙니다.
And be it moon, or sun, or what you please
달이든 해든 당신 마음에 드는 대로 하세요.
And the moon changes even as your mind.
그리고 달은 당신의 마음이 바뀌는 대로 바뀌지요.
마지막 줄은 순종하는 척하면서 상대의 변덕을 꼬집는 한마디입니다. 이어 노인 빈센티오를 "아름다운 처녀"라 부르는 놀이에 카테리나가 먼저 동참하는 모습에서, 그녀가 길들여졌다기보다 이 놀이의 규칙을 익혔다고 읽는 독자도 많습니다. 어느 쪽이든 두 사람이 한 편이 되어 남을 놀리는 첫 장면입니다.
14. 가짜 아버지와 진짜 아버지
트라니오는 위기에 빠진 학자를 설득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His name and credit shall you undertake
그의 이름과 신용을 당신이 맡게 될 것이오.
5막에서 두 아버지가 마주치자 비온델로는 시치미를 뗍니다.
I could not forget you, for I never saw you before in all my life.
잊을 수가 없지요. 평생 처음 뵙는걸요.
마침내 청년들이 무릎을 꿇고, 정체가 드러납니다.
Cambio is chang’d into Lucentio.
캄비오가 루센티오로 바뀌었어요.
Love wrought these miracles.
사랑이 이 기적을 일으켰습니다.
복잡하게 엮인 거짓말이 한꺼번에 풀리는 이 장면은 고전 희극의 전형입니다. 눈여겨볼 것은 아버지들의 분노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다만 빈센티오와 밥티스타가 화를 안은 채 안으로 들어가고, 이야기는 곧 잔치로 넘어갑니다.
15. 내기와 달라진 아내들
잔치에서 과부는 이 한마디로 카테리나를 겨냥합니다.
He that is giddy thinks the world turns round.
어지러운 사람은 세상이 돈다고 생각하지요.
밥티스타가 "페트루키오의 아내가 제일 사납다"고 하자 페트루키오가 내기를 제안하고, 결과는 예상과 정반대입니다. 비앙카와 과부는 부름에 응하지 않습니다. 비앙카가 마지막에 내놓는 반응은 짧습니다.
The more fool you for laying on my duty.
내 도리에 돈을 건 당신이 더 바보지요.
카테리나가 바로 나타나자 장내는 놀람으로 가득 찹니다.
Here is a wonder, if you talk of a wonder.
놀라운 일이라면 이것이 놀라운 일이오.
순한 막내가 말을 듣지 않고 사나운 맏딸이 말을 듣는다는 반전이 이 극의 마지막 웃음입니다. 그러나 웃음이 가라앉은 뒤에는 카테리나의 연설이 이어집니다.
16. 카테리나의 연설, 어떻게 읽을 것인가
연설은 사납게 구는 아내를 흐려진 샘물에 비유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A woman mov’d is like a fountain troubled
화난 여자는 흐려진 샘물과 같다.
남편의 지위를 말하는 대목은 이렇습니다.
Thy husband is thy lord, thy life, thy keeper
남편은 당신의 주인이요 생명이요 보호자다.
그리고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는 고백이 이어집니다.
our lances are but straws
우리의 창은 지푸라기에 불과하다.
And place your hands below your husband’s foot
그리고 손을 남편의 발아래 두십시오.
이 연설을 어떻게 읽을지에 따라 작품 전체의 인상이 달라집니다. 진심 어린 순종으로 읽을 수도, 남편을 한 수 위에서 다루는 연기로 읽을 수도, 서막의 속임수 극의 일부로 읽을 수도 있습니다. 극은 답을 정해 주지 않습니다. 페트루키오의 "자, 키스해 줘, 케이트"에 이어 호르텐시오와 루센티오가 주고받는 마지막 대사가 놀라움을 섞어 남깁니다.
’Tis a wonder, by your leave, she will be tam’d so.
외람되지만 그렇게 길들여지다니 놀랍군요.
마지막 줄이 "길들였다"가 아니라 "놀랍다"로 끝난다는 사실은, 이 극이 결과보다 놀라움에 무게를 둔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습니다.
17. 이 책을 읽는 방법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희곡이라 소리 내어 읽거나 들으면서 읽을 때 대사의 리듬이 살아납니다. 처음이라면 서막(슬라이 이야기), 1막 2장(페트루키오의 등장), 2막 1장(첫 만남의 말싸움), 3막 2장(지각한 신랑), 4막 1장과 5장(시골집의 길들이기와 해와 달), 5막 2장(내기와 연설)을 먼저 읽어 보세요. 비앙카 쪽 줄거리는 변장과 거짓말이 많아 복잡해 보이지만, 누가 누구인 척하는지만 표로 정리해 두면 빠르게 따라갈 수 있습니다. 가장 큰 읽기의 열쇠는 서막의 틀입니다. 그것을 장난으로 볼지, 본극을 비추는 거울로 볼지에 따라 마지막 연설도 달리 읽힙니다. 이 작품은 오래도록 상연되며 서로 다른 해석을 낳아 왔습니다. 가부장적 질서를 받아들이는 이야기로, 혹은 그 질서를 풍자하는 이야기로 읽는 독자 모두가 근거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이 오늘도 이 극을 다시 읽게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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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과 번역을 문장별로 나란히 보여 주어 언어 간 표현을 비교할 수 있고, 모든 작품의 모든 문장을 TTS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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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번역이 없는 언어에서는 처음부터 AI와 함께 번역을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번역본이 없다는 이유로 고전을 읽지 못하는 일이 그렇게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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