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895년 출간
The Stark Munro Letters
스타크 먼로의 편지
가난한 젊은 의사가 미국의 옛 친구에게 보낸 열여섯 통의 편지로, 괴짜 동업자 컬링워스와의 우정과 결별, 맨주먹 개업, 신앙과 이성에 대한 사색, 그리고 사랑과 결혼에 이르는 삼 년의 기록
I see so clearly that faith is not a virtue, but a vice.
믿음은 미덕이 아니라 악덕이라는 것이 나에게는 너무나 분명히 보인다.
We can’t all strike very big blows
우리 모두가 큰 타격을 날릴 수는 없다.
한눈에 보기
1881년부터 1884년까지, 갓 의사가 된 J. 스타크 먼로가 매사추세츠주 로웰의 옛 동창 허버트 스완버러(버티)에게 편지를 쓴다. 앞부분은 발명에 미친 낙천적 천재 컬링워스의 파산과 부활, 먼로가 거친 록툴리 성의 간병 자리와 요크셔 탄광촌 머튼의 조수 생활을 다룬다. 가운데는 브래드필드에서 컬링워스의 동업자가 되어 대진료소의 소동을 겪고, 어머니의 반대와 돈 문제로 갈라서 버치스풀에서 11실링 6펜스로 개업하는 이야기다. 끝부분에서는 굶주림 직전의 시기를 넘기고, 환자 프레드의 죽음으로 알게 된 위니와 결혼하며, 컬링워스가 남미로 떠난다. 편집자의 덧붙임이 이 편지가 마지막이었음을 전한다. 열일곱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찰스 디킨스 『데이비드 코퍼필드』 (David Copperfield)
- 아서 코난 도일 『백의 기사단』 (The White Company)
- 아서 코난 도일 『잃어버린 세계』 (The Lost World)
한 권 요점
The Stark Munro Letters
『스타크 먼로의 편지』는 영국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이 쓴 소설로, 1895년에 나왔습니다. 도일은 1859년에 태어나 1930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셜록 홈스 시리즈의 작가로 가장 유명합니다. 이 책에는 탐정도 범인도 없습니다. 의학사 J. 스타크 먼로가 미국에 가 있는 옛 동창 버티에게 보낸 편지만으로 이루어져 있고, 작가 자신의 젊은 시절 의사 수련과 개업의 경험이 바탕에 깔려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책은 모두 열여섯 통입니다. 편지는 1881년 3월에 시작해 1884년 11월에 끝나고, 편지를 쓰는 사람은 고향 집, 요크셔의 광산촌, 북부 도시 브래드필드, 항구 도시 버치스풀로 옮겨 다닙니다. 먼로의 이야기는 크게 세 가닥입니다. 첫째는 못생기고 사납고 천재적인 친구 컬링워스에게 끌리면서도 휘둘리는 이야기, 둘째는 돈 한 푼 없이 진료소를 열어 버티는 생존기, 셋째는 편지마다 길게 이어지는 신앙과 이성, 악과 진보에 대한 사색입니다. 먼로는 불쑥불쑥 이야기를 샛길로 몰고 가는 수다쟁이이고, 그 수다 덕분에 한 청년의 생각이 자라는 과정을 가까이서 보게 됩니다.
줄거리
제1~2서한: 컬링워스와 에이번마우스
첫 편지에서 먼로는 미국으로 돌아간 버티가 너무 그립다고 털어놓고, 대학 시절의 동창 컬링워스를 소개합니다. 컬링워스는 그해 가장 못생긴 얼굴로 기억되지만 그 못생김은 성격의 못생김이어서 오히려 매력이 되는 사내입니다. 럭비 포워드로는 지나치게 거칠게 뛰어 국제 경기에 나가지 못했고, 발명에 미쳐 있으며 낙천적이고, 술에 취하면 기행을 벌이고 성미가 불같습니다. 먼로는 그와 아내 헤티의 가난한 신혼 시절을 회고합니다. 졸업 뒤 소식이 끊겼는데, 아버지 병원의 조수로 지내던 먼로에게 에이번마우스에서 "즉시 오십시오"라는 전보가 날아옵니다. 편지 끝에서 먼로는 맹목적인 믿음은 미덕이 아니라 악덕이라며, 이성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합니다.
둘째 편지는 에이번마우스로 가는 길의 이야기입니다. 먼로는 부유하지만 권태로운 레슬리 던컨과 보수적인 로건 신부를 만납니다. 밤에 도착하자 컬링워스가 마중 나와 방탄 방패 발명을 늘어놓고, 큰 저택과 하인들을 보여 줍니다. 그러나 곧 개업이 실패해 칠백 파운드의 빚으로 파산했다고 털어놓으며 조언을 구합니다. 먼로는 채권자들을 모아 사정을 밝히라고 권합니다. 권투 장난이 진짜 싸움으로 번질 뻔하고, 이튿날 컬링워스는 신문에 이름을 내려는 터무니없는 계획을 쏟아내면서 맞은편 의사 스카스데일의 환자들에게 분통을 터뜨립니다.
제3~4서한: 종교 논쟁과 록툴리 성
반년 만에 쓰는 셋째 편지에서 먼로는 버티가 지적한 종교 문제에 답합니다. 자신은 불신앙이 아니라 편협함에 맞서는 것이며, 자연이 곧 신의 참된 계시라고 믿는 소박한 신앙을 폅니다. 한편 컬링워스는 채권자들을 감동시켜 위기를 넘긴 뒤 종적을 감췄습니다. 먼로는 돈 없는 처지가 부끄럽고, 책을 읽으며 집안일을 하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소개합니다. 끝에는 연인 로라인 줄 알고 그 어머니 앤드류스 부인의 목덜미에 입을 맞춘 소동을 고백합니다. 마침 크리스티 & 하우든 법률사무소에서 면담을 청하는 편지가 옵니다.
넷째 편지에서 먼로는 종교 이야기가 버티를 불쾌하게 했는지 걱정하면서, 광기와 영혼이 뇌의 어디에 있는지 사색합니다. 맥스웰 교수의 소개로 변호사 크리스티를 만나, 햇볕에 쓰러져 정신을 잃은 솔티어 경의 아들 제임스 더웬트를 돌보는 월 12파운드짜리 자리를 얻습니다. 록툴리 성에서 그는 손수건을 훔치는 환자를 다스립니다. 그러나 냉랭한 솔티어 부인과 종교와 정치 문제로 부딪치고, 환자가 부인에게 속삭인 불경한 말의 책임까지 지게 되어 결국 자리를 떠납니다. 퇴직 뒤 컬링워스가 "당신은 내 사람"이라는 엽서를 보내 옵니다.
제5서한: 요크셔 탄광촌 머튼
다섯째 편지에서 먼로는 신앙은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니며 이성만이 자기 척도라고 거듭 말하고, 교회의 위선을 비판합니다. 아버지가 심장병을 털어놓으며 가족 부양을 맡기자, 먼로는 요크셔 탄광촌 머튼의 호튼 박사 밑에서 조수로 일합니다. 음울한 역에서 처음 만난 호튼은 서리 낀 밤의 불빛 같은 사람입니다. 쾌활한 호튼, 아일랜드인 매카시, 투박하지만 진실한 노동자 환자들을 먼로는 사랑하게 됩니다. 악이 진화 속에서 쓰이는 도구라는 생각은 시 「With Either Hand」로 옮겨집니다. 그러던 중 컬링워스의 전보가 옵니다. 브래드필드에서 대성공을 거두었으니 석 달 만에 와 달라는 것입니다. 먼로는 동업을 받아들이고 "행운의 문턱에 발을 올렸다"고 들뜬 채 편지를 맺습니다.
제6~7서한: 브래드필드의 대진료소
먼로는 호튼과 다정히 작별하고 브래드필드로 갑니다. 기차에서 간질 발작을 일으킨 청년 프레드를 돌보다 그의 어머니 라 포스 부인, 딸 위니와 알게 됩니다. 역에서 만난 컬링워스는 큰 개업을 자랑하고, 거대한 집과 헤티 부인, 값비싼 가구, 하루 수입이 담긴 금화 자루를 보여 줍니다. 외상 빚 이야기가 나오자 격분하고, 자석으로 포탄을 막는 해군 발명을 열변합니다. 먼로는 그가 비범하면서도 엉뚱하다고 느낍니다.
이튿날 컬링워스는 주간 신문 창간과 소설 집필을 먼로에게 권합니다. 무료 진료소에는 환자가 가득 차 있고, 그는 환자를 거칠게 다뤄 오히려 명성을 쌓습니다. 약값만 받고 헤티가 약을 짓습니다. 먼로는 그 익살 뒤에 빠른 진단과 대담한 처방이 있음을 알아봅니다. 직업 예절을 두고 다투다 짐을 싸지만 사과로 풀립니다. 에어건 사고로 먼로의 손가락에 화살이 박히는 소동 끝에, 헤티는 메달에 얽힌 진짜 영웅담이 실린 신문 조각을 몰래 보여 주며 남편을 이해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제8~9서한: 별과 악, 그리고 불화
밤새 잠들지 못한 먼로는 별을 보며 우주의 질서와 신을 생각하고, 악의 존재를 두고 컬링워스와 논쟁한 일을 적습니다. 고통과 죽음은 보기보다 덜 끔찍하다고 봅니다. 첫 수술로 소액을 벌고 주 수입이 조금씩 늘지만, 증기선 의사 자리는 컬링워스의 만류로 포기합니다. 이어 컬링워스의 고용량 치료법과 이윤 중심의 직업관, 직접 짓는 마구간, 사나운 말과의 소동, 먼로의 외로움, 미래의 고고학자를 풍자한 컬링워스의 글이 나옵니다.
아홉째 편지에서 먼로는 종교 논쟁에서 이성과 독립된 판단을 옹호하며 버티와 의견 차이를 인정합니다. 수입은 올랐지만, 어머니는 컬링워스의 외상 빚과 평판을 이유로 결별을 종용하고 편지 다툼이 커집니다. 컬링워스 부부의 태도도 차가워지고, 당구장에서 시비가 붙습니다. 컬링워스는 먼로의 간판 때문에 환자가 줄었다고 탓하고, 먼로는 간판을 뜯어냅니다. 먼로는 어머니에게서 주당 1파운드의 지원을 받아 독립하기로 하고, 지도에서 스톡웰을 골라 두 사람은 함께 술잔을 듭니다.
제10서한: 갈림길
스톡웰로 떠나려던 아침 컬링워스가 류머티즘열로 쓰러져, 먼로는 약 3주간 병원 일을 대신 맡습니다. 회복한 컬링워스는 냉랭하게 대행료를 20파운드로 셈하고, 어머니는 컬링워스를 사기꾼이라 부릅니다. 스톡웰은 의사만 득실거려 포기하고, 먼로는 컬링워스 부부와 헤어져 버치스풀로 가서 캐도건 테라스에 하숙을 잡습니다. 첫날 밤 가로등 아래에서 아내를 때리는 취객을 말리다가 군중 앞에서 싸움에 휘말립니다. 먼로는 결혼한 버티를 부러워하며 편지를 맺습니다.
제11~13서한: 오클리 빌라스의 빈손 개업
먼로는 버치스풀의 낡은 거리를 일주일간 걸어 다니며 빈집과 의사들을 지도에 표시하고, 하숙집 아래층에 사는 술꾼 화이트홀 선장과 친구가 됩니다. 사거리 근처의 셋집을 찾아 컬링워스와 삼촌의 이름을 보증인으로 대고 1년 계약을 맺은 뒤, 빈집에서 무릎을 꿇고 서투른 기도를 올립니다. 약품은 외상으로 주문하고 경매에서 몇 실링짜리 가구를 사 들여 진찰실을 꾸미며, 자기 집을 처음 가진 벅찬 기쁨을 버티에게 전합니다.
열두째 편지의 먼로는 전 재산 11실링 6펜스로 빵과 차를 사고 철제 침대 틀 위에서 잠을 잡니다. 어머니가 보낸 상자와 약품이 도착하고, 화이트홀은 용암 항아리와 격려 쪽지를 들고 와 진찰을 받은 뒤 진료비를 굳이 치릅니다. 고교회파 부목사와는 그리스도의 신성과 열린 종교를 두고 언쟁을 벌여 적을 만듭니다. 마지막으로 컬링워스가 어머니의 편지 내용을 문제 삼아 절교를 통보하는 편지를 보내고, 약속된 주급 후원이 끊겨 먼로는 홀로 남습니다.
열셋째 편지에서 첫 손님은 환자가 아니라 가스 요금 수금원이고, 둘째는 홍역 걸린 아기를 안고 온 떠돌이 가족입니다. 먼로는 어머니의 편지가 자기 옷 주머니에 그대로 있는 것을 확인하고, 컬링워스가 몰래 읽고 계획적으로 자신을 버렸다고 확신해 가시 돋친 답장을 씁니다. 하루 6펜스 미만으로 버티는 극단적인 절약 생활과 화이트홀의 만찬 소동을 전하고, 독단적인 과학자와 불가지론을 비판하며 우주를 만든 존재와 고통의 수수께끼를 논합니다. 그래도 젊음과 기력을 믿고 버티기로 합니다.
제14~15서한: 굶주림의 문턱, 운명, 프레드의 죽음
일곱 달 만에 쓰는 열넷째 편지에서 먼로는 굶주림 직전까지 갔던 시기를 털어놓습니다. 컬링워스가 돈을 요구하자 약속했던 300파운드를 들어 맞받았고, 그가 보낸 염탐꾼은 쫓아냈습니다. 식료품상 헤이우드의 발작과 변호사 딕슨의 낙마 사고를 돌보며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고, 호튼이 먹을 것을 들고 찾아옵니다. 먼로는 인류의 진보를 낙관하는 장광설을 펴고, 그 사이 동생 폴이 오고, 가정부 워튼 부인의 소동 끝에 윌리엄스 양이 눌러앉게 된 사연을 익살스럽게 전합니다.
열다섯째 편지에서 먼로는 우연은 없고 모든 것이 정해져 있다는 운명론을 펴고, 개업 요령으로 사람들 속에 나가 어울리되 술은 조심하라고 충고합니다. 윌리엄스 양의 능청스러운 응대와 술 소동을 벌이는 터너 부인 이야기도 곁들입니다. 이웃 의사 포터의 소개로 라 포스 부인과 딸이 정신이 불안한 아들 프레드를 먼로에게 맡기는데, 프레드는 이튿날 아침 숨져 있습니다. 익명의 투서로 형사가 찾아오지만 포터의 증언으로 무사히 넘어갑니다. 먼로는 우연의 무서움을 곱씹습니다.
제16서한: 결혼, 컬링워스의 마지막 계획, 편집자의 덧붙임
1884년 11월, 가랑비 내리는 서재에서 먼로는 반년 전 위니 라 포스와 결혼했다고 버티에게 알립니다. 브래드필드로 가는 기차에서의 첫 만남, 프레드의 죽음 뒤 깊어진 친분이 이어집니다. 그는 점쟁이 놀이로 라 포스 모녀 앞에서 기차에서의 만남을 알아맞히는 시늉을 하여 정체를 밝히고, 헤어지는 전날 밤 서툴게 "곧 돌아와서 제 아내가 되어 주시겠어요?"라고 청혼합니다. 어머니는 기뻐하고, 결혼식에는 화이트홀 선장이 말쑥하게 차려입고 참석합니다. 먼로는 아내와 신앙이 달라도 서로의 길을 가며, 낡은 신조도 섭리가 쓴 도구라고 말합니다.
같은 편지에는 컬링워스의 소식이 있습니다. 대학 동창에게서 그의 개업이 줄고 의심병이 다시 도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먼로는 마음이 아프고, 이어 그가 버치스풀에 와 있다는 쪽지를 받습니다. 위니의 권유로 찾아가 보니 컬링워스는 여전히 활기에 차 남미로 떠나 안과로 돈을 쓸어 담겠다는 계획을 펼칩니다. 우정은 그럭저럭 이어진 채 헤어지고, 먼로는 그를 연민하면서도 마음 깊이 불신하며, 대서양이 둘 사이에 놓이는 것을 반깁니다. 평온한 삶을 그리며 편지는 끝납니다. 그러나 편집자 H. S.의 짧은 덧붙임이 이어집니다. 먼로는 1884년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보내러 가는 길에 열차 충돌 사고를 당했고, 부부는 즉사했으며, 1,100파운드의 보험금이 남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먼로의 마지막 편지였습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컬링워스라는 인물
이 책의 진짜 주인공은 편지를 쓰는 먼로보다 편지가 끊임없이 돌아가는 사내 컬링워스입니다. 먼로는 첫 편지에서 그의 외모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His face was wonderfully ugly, but it was the ugliness of character
그의 얼굴은 놀랍도록 못생겼으나, 그것은 성격의 못생김이었다.
그가 파산을 밝히는 방식은 한탄이 아니라 자랑에 가깝습니다.
I am utterly, hopelessly, and irretrievably ruined.
나는 철저하게, 절망적으로, 돌이킬 수 없이 망했다.
이 낙천은 책 전체에서 거의 병적인 힘으로 작동합니다. 컬링워스는 몰락의 순간에도 다음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고, 먼로가 그에게 끌리면서 동시에 그를 두려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2. 믿음은 미덕인가
먼로가 첫 편지 끝에 던지는 도발은 이 책이 어디로 갈지 알려 주는 방향표입니다.
I see so clearly that faith is not a virtue, but a vice.
믿음은 미덕이 아니라 악덕이라는 것이 나에게는 너무나 분명히 보인다.
그러나 그는 신을 거부하지 않습니다. 이성이 닿는 데까지 가겠다는 선언일 뿐입니다.
My reason SHALL help me, and when it can help no longer
내 이성이 나를 도울 것이다. 그리고 이성이 더는 도울 수 없을 때에는.
다섯째 편지에서 그는 이 입장을 도덕의 문제로 바꿉니다.
It is more moral to use it and go wrong
이성을 쓰다가 틀리는 편이 더 도덕적이다.
빅토리아 시대 청년이 정통 교리 앞에서 느끼는 불안이 오히려 정직하게 읽힙니다. 먼로는 영리한 반항아가 아니라,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스스로 생각하는 쪽을 선택하는 청년입니다.
3. 자연이라는 계시
셋째 편지의 신조는 교리가 아니라 산책에서 나옵니다. 먼로에게 신은 책 속이 아니라 눈앞의 세계에 있습니다.
Nature is the true revelation of the Deity to man.
자연이야말로 인간에게 주어진 신의 참된 계시다.
The nearest green field is the inspired page
가장 가까운 푸른 들판이 영감 어린 책장이다.
이 소박한 확신은 뒤의 장면에서 시험을 받습니다. 별을 올려다보며 질서를 느끼는 밤, 자연이 때로 잔혹하다고 반박하는 컬링워스의 질문이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먼로의 신앙은 한 번 선언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편지마다 다시 쓰입니다.
4. 집과 어머니의 충고
먼로의 생각은 서재에서만 자라지 않았습니다. 그에게는 책을 읽으며 집안일을 하는 어머니가 있습니다. 어머니의 작별 충고는 몸과 신앙을 한 문장에 담습니다.
Wear flannel next your skin, my dear boy, and never believe in eternal punishment
얘야, 살갗에는 플란넬을 입고, 영원한 형벌은 결코 믿지 마라.
그런가 하면 먼로의 실수담은 책의 웃음을 책임집니다. 연인 로라인 줄 알고 입을 맞춘 상대가 그 어머니였을 때, 앤드류스 부인의 반응은 이렇게 묘사됩니다.
It was an interview with a refrigerator.
그것은 냉장고와의 면담이었다.
이 책의 수다는 어느 쪽으로 흘러가도 곧 웃음과 만납니다. 도일이 신앙 논쟁을 아무리 길게 끌어도 독자가 지루해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5. 록툴리 성과 광기의 문제
넷째 편지에서 먼로는 처음으로 직업 현장에 들어갑니다. 환자는 햇볕에 쓰러진 뒤 정신을 잃은 귀족의 아들이고, 먼로는 광기와 영혼이 뇌의 어디에 있는지 생각합니다. 이 장면이 보여 주는 것은 의학이 아니라 신앙입니다. 솔티어 부인과의 충돌 중에 나오는 한 문장이 상징적입니다.
There was a time when it took a brave man to be a Christian.
한때는 그리스도인이 되려면 용감한 사람이어야 했던 때가 있었다.
컬링워스의 충고는 같은 편지 안에서도 한껏 엉뚱합니다. 초보 의사가 환자를 얻는 법을 물으면 늘 같은 말이 돌아옵니다.
Get a lunatic, my boy!
정신병자 환자를 하나 구하게, 이 사람아!
먼로는 그 말을 실제로 따른 셈이 되지만 결과는 사직입니다. 믿음을 따지는 청년에게 귀족 집안의 예법은 숨 막히는 감옥이었습니다.
6. 머튼의 호튼과 가난한 이들
요크셔의 탄광촌은 이 책에서 가장 따뜻한 장소입니다. 음울한 역에서 호튼을 처음 보았을 때 먼로의 첫인상은 이랬습니다.
the sight of him was like a fire on a frosty night
그를 보는 것은 서리 낀 밤의 모닥불 같았다.
Nature meant him to be a healer
자연은 그를 치유자가 되라고 만들었다.
투박한 노동자 환자들의 서로를 돕는 인정을 보고 먼로는 감탄하다가 스스로가 작아집니다.
The kindliness of the poor to the poor makes a man sick of himself.
가난한 이가 가난한 이에게 베푸는 친절은 사람을 자기 자신에게 신물 나게 한다.
같은 편지에서 그는 인간을 이렇게 바라봅니다.
Poor silly half-brained things peering out at the infinite
무한을 내다보는 가엾고 어리석은 반쪽짜리 두뇌의 존재들.
먼로의 철학은 높은 곳에서 내려오지 않습니다. 이 짧은 조수 생활이 그의 인간관을 연민 쪽으로 기울여 놓고, 그 연민이 나중에 컬링워스를 끝내 미워하지 못하게 합니다.
7. 브래드필드의 대진료소
컬링워스의 개업은 의술과 쇼맨십이 섞인 무대입니다. 먼로는 그를 이렇게 평합니다.
would come right to the front in a French Revolution.
프랑스 혁명 같은 시대라면 곧바로 앞줄에 설 사람이다.
도시에 의사가 얼마나 많은지를 그는 이렇게 과장합니다.
You couldn’t fall out of a window in this town without killing a doctor.
이 도시에서는 창문에서 떨어지면 의사를 죽이지 않고는 못 떨어진다.
그의 진료 수칙은 정중함의 정반대입니다.
Never make the fatal mistake of being polite to them.
환자에게 공손하게 구는 치명적인 실수는 절대 하지 마라.
You make yourself cheap and you become cheap.
스스로를 싸게 굴면 정말 싸구려가 된다.
직업 예절을 비웃는 컬링워스의 변명이 인상적입니다.
I was born inside the machine, and I’ve seen all the wires.
나는 기계 속에서 태어났고, 모든 전선을 다 보았다.
이 장면에서 도일은 의업의 세계를 풍자하면서도 컬링워스의 거친 방식이 실제로 환자를 끌어모으고 고친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는 사기꾼도 성인도 아닌, 설명되지 않는 인물로 남습니다.
8. 별과 악의 문제
여덟째 편지는 불면의 밤에 시작합니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먼로가 붙드는 것은 질서입니다.
But there’s order in it, Bertie, there’s order!
하지만 거기에는 질서가 있어, 버티, 질서가!
컬링워스는 그 질서에 대해 가장 오래된 반박을 꺼냅니다.
Either the Creator is not all-powerful, or else He is not all-good
창조주는 전능하지 않거나, 아니면 전선(全善)하지 않다.
먼로는 고통과 죽음이 보기보다 덜 끔찍하다고 답하는 쪽을 택합니다. 이 편지에서 먼로가 얻는 또 하나의 깨달음은 지적인 외로움입니다.
you must expect to find yourself alone upon it.
그 길에서는 자신이 혼자임을 각오해야 한다.
스스로 길을 내는 사람은 외롭다는 이 문장은 곧 시작될 먼로의 독립을 예고합니다.
9. 갈라서는 길
아홉째 편지에서 신앙 논쟁은 돈과 평판의 싸움으로 번집니다. 먼로는 여전히 진리가 결국 이긴다고 믿습니다.
The survival of the truest is a constant law
가장 참된 것이 살아남는다는 것은 변함없는 법칙이다.
반면 컬링워스의 환자 계산은 냉소적입니다.
the half-crown of an imbecile is as good as any other half-crown
바보의 반 크라운도 다른 반 크라운과 똑같은 값어치가 있다.
간판을 뜯어내는 장면은 두 사람의 우정이 한 번에 부서지는 것이 아니라 돈과 자존심으로 조금씩 닳아 갔음을 보여 줍니다. 독립을 앞둔 먼로의 환희는 곧 어떤 불안과 섞입니다.
I would be my own--my very own.
나는 내 것이 되리라, 정말로 나만의 것이.
I’m man enough to conquer you.
나는 너를 정복할 만큼은 사내다.
10. 혼자라는 반쪽
열째 편지에서 컬링워스가 쓰러져 먼로가 병원 일을 대신하는 3주는, 결별 직전에 두 사람이 서로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도움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대행료를 20파운드로 냉정하게 셈하는 쪽은 회복한 컬링워스입니다. 새 도시에 홀로 도착한 첫날 밤, 먼로는 결혼한 친구를 떠올리며 이렇게 씁니다.
Alone each is a half-made being
혼자인 사람은 저마다 반쯤 만들어진 존재다.
그가 버티와의 견해차를 대하는 방식도 같은 편지에서 드러납니다.
our friendship shows that the real essentials of a man
우리의 우정은 사람에게 진짜 본질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 준다.
믿음이 달라도 사람은 사람으로 남는다는 이 문장은 책 전체의 관용을 요약합니다. 먼로가 마지막에 아내와 신앙이 달라도 서로의 길을 걷겠다고 말하는 것은 이 생각의 연장입니다.
11. 빈 방의 기도와 침대 틀
오클리 빌라스에서 먼로의 개업은 몸의 문제로 시작합니다. 몸을 폄하하는 신학자들에게 그는 이렇게 반박합니다.
It is no compliment to the Creator to depreciate His handiwork.
창조주의 작품을 깎아내리는 것은 창조주에 대한 찬사가 아니다.
그러나 현실은 침대 틀 위의 첫날 밤입니다.
I slept that night upon the irons of my bed
그날 밤 나는 침대의 철틀 위에서 잤다.
화이트홀 선장이 던진 쪽지는 이 시기의 먼로를 지탱한 문장입니다.
Die on the last plank and be damned to you
마지막 널빤지 위에서 죽어라, 그리고 지옥에나 가라.
진찰받으러 온 선장의 호기로운 자기소개도 있습니다.
I am a walking museum.
저는 걸어 다니는 박물관입니다.
화이트홀은 술꾼이고 소란꾼이지만 먼로의 첫 번째 환자이자 첫 번째 친구입니다. 도일은 이 책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서로에게 베푸는 의리를 반복해서 보여 줍니다.
12. 모자 밑의 교회
고교회파 부목사와의 언쟁에서 먼로의 종교관은 가장 당돌하게 나옵니다.
I carry my own church about under my own hat
나는 내 교회를 내 모자 밑에 지니고 다닌다.
The Bible, sir, is a book which comes out in instalments
성경이란, 선생, 연재로 나오는 책입니다.
The Almighty has not said His last say to the human race
전능하신 분은 인류에게 마지막 말을 아직 하지 않으셨다.
열린 계시라는 생각이 부목사에게 불쾌했던 것은 당연합니다. 다음 편지에서 먼로는 광신과 불가지론 모두를 균형 있게 비판합니다.
Every force has its recoil.
모든 힘에는 반동이 있다.
부목사와의 언쟁은 그의 개업에 실제 적을 만들었지만, 먼로는 그 대가를 치르고도 말을 바꾸지 않습니다.
13. 굶주림과 버티는 힘
열네째 편지는 일곱 달의 침묵 뒤에 도착합니다. 먼로는 야위었지만 투지를 잃지 않았다고 쓰고, 그 시기의 쓸쓸함을 이렇게 요약합니다.
I have lost about a stone, but not my heart.
몸무게는 6킬로그램쯤 줄었지만, 용기는 잃지 않았다.
No good angels came my way.
좋은 천사는 내 길에 오지 않았다.
다음 편지에서 그가 초보 개업의에게 주는 충고는 짧고 실용적입니다.
Do not think that practice will come to you.
환자가 제 발로 찾아오리라고 생각하지 마라.
Above everything, beware of drink!
무엇보다도 술을 조심하라!
이 대목은 의사 지망생의 현실 안내서로도 읽힙니다. 먼로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재능보다 사람들 속에 나가 얼굴을 알린 노력과, 우연처럼 찾아온 몇몇 응급 환자 덕이었습니다.
14. 진보와 섭리
가장 힘든 시절에도 먼로는 세계가 나아진다고 믿습니다. 열넷째 편지의 낙관은 거의 과학적 신앙에 가깝습니다.
Good is rising and evil sinking like oil and water in a bottle.
선은 떠오르고 악은 가라앉는다, 병 속의 기름과 물처럼.
열다섯째 편지에서는 우연이라는 개념 자체에 도전하며 설계의 증거를 내놓습니다.
Show me a whale with its great-coat of fat
지방 외투를 걸친 고래 한 마리만 보여 달라.
그러나 그 확신이 곧 시험대에 오릅니다. 모든 것이 정해져 있다는 운명론을 막 펼친 먼로 앞에 프레드의 죽음이 닥치기 때문입니다. 책은 이론이 삶에 부딪혀 어떻게 변하는지를 숨기지 않고 보여 줍니다.
15. 프레드의 죽음
프레드는 첫 장면에서 기차 안에서 발작을 일으킨 청년으로 등장했습니다. 그가 먼로의 환자로 맡겨진 이튿날 아침 숨져 있는 모습은 이 책에서 가장 어두운 순간입니다. 먼로는 슬픔 속에서도 죽은 이의 얼굴에서 위로를 찾으려 합니다.
There is great promise, I think, on the faces of the dead.
내 생각에 죽은 이들의 얼굴에는 큰 약속이 어려 있다.
익명의 투서로 형사가 찾아오고 포터의 증언으로 의심은 풀리지만, 먼로는 마음을 놓지 못합니다.
What awful things lurk at the corners of Life’s highway
인생길 모퉁이에는 얼마나 끔찍한 것들이 숨어 있는가.
이 사건은 비극이면서 동시에 사랑의 문을 엽니다. 프레드의 곁에서 잡았던 차가운 손이 바로 먼로를 행복으로 이끌었다고, 나중에 그는 쓰게 됩니다.
16. 위니와 네 개의 눈
마지막 편지에서 먼로는 결혼 소식을 먼저 알리고 이야기를 거슬러 올라갑니다. 서툰 청혼은 이렇게 짧았습니다.
Will you come soon, and be my wife?
곧 돌아와서 제 아내가 되어 주시겠어요?
어머니의 반응은 전폭적인 승인이었습니다.
you are a true Packenham.
너는 진짜 패커넘 집안 사람이구나.
결혼이 먼로에게 가르쳐 준 것은 거창한 철학이 아니라 시야의 폭입니다.
how wide and interesting life becomes when viewed by four eyes instead of two
두 눈이 아니라 네 눈으로 볼 때 삶이 얼마나 넓고 흥미로워지는지.
I did not know how easy it is to be noble
고결해지는 것이 이토록 쉬운 일인 줄 몰랐다.
위니를 대하는 먼로의 글은 이 책에서 가장 짧고 가장 담백합니다. 길게 논증하던 사람이 사랑 앞에서는 오히려 말수가 줄고, 그 점에서 이 편지는 그의 사색이 도착한 자리를 말없이 보여 줍니다.
17. 컬링워스의 남미와 먼로의 작은 무대
컬링워스는 마지막 장면에서도 변함없습니다. 남미를 한 마을씩 짜내겠다는 안과 사업 계획을 늘어놓으며 이렇게 호언합니다.
There’s money in ears, but the eye is a gold mine.
귀에도 돈이 있지만, 눈은 금광이다.
it does not take any Spanish to stick a knife into a man’s eye.
사람의 눈에 칼을 대는 데는 스페인어가 필요 없다.
해군성의 편지를 두고 그는 "Colney Hatch on blue paper"라 조롱하고, 작별 충고는 이것입니다.
when you see a little round hole, jump in feet foremost.
작고 둥근 구멍이 보이면 발부터 뛰어들게.
먼로는 그의 몰락을 슬퍼하면서도 끝내 그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He is a man whom nothing could hold down.
그는 무엇으로도 눌러 둘 수 없는 사내다.
그러나 먼로 자신이 그리는 미래는 정반대로 작습니다.
We can’t all strike very big blows
우리 모두가 큰 타격을 날릴 수는 없다.
I should dearly love that the world should be ever so little better
세상이 아주 조금이라도 나아졌으면 정말 좋겠다.
컬링워스는 대륙을 짜내러 떠나고, 먼로는 작은 무대에서 사는 쪽을 택합니다. 편집자의 짧은 덧붙임이 이어지면 이 대비는 더 아프게 읽힙니다. 큰 타격을 꿈꾸던 쪽이 아니라 작은 타격으로 만족하던 쪽의 편지가 마지막이 되기 때문입니다.
18. 이 책을 읽는 방법
『스타크 먼로의 편지』는 열여섯 통의 편지로 이루어져 있고, 각 편지가 하나의 장면과 하나의 사색을 함께 담고 있어서 어디서든 읽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처음이라면 컬링워스가 등장하는 제1~2서한과 브래드필드의 진료소를 그린 제6~7서한을 먼저 읽어 보세요. 이야기의 재미가 가장 빠르게 붙습니다. 이어 제10~12서한에서 먼로가 맨몸으로 개업하는 과정을, 제15~16서한에서 프레드의 죽음과 결혼, 컬링워스와의 재회를 읽으면 책의 줄기가 이어집니다. 신앙과 진보를 다루는 긴 대목은 한꺼번에 읽기보다 편지마다 조금씩 읽는 편이 좋습니다. 먼로의 생각은 자주 방향을 바꾸고, 그 변화가 이 책에서 가장 인간적인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도일은 사건을 서둘러 몰아가지 않고, 한 청년이 친구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목소리를 통해 시대의 질문과 일상의 웃음, 가난과 우정을 함께 보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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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 먼로의 편지』의 영어 원문을 ReadGem 앱에서 직접 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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