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909년 출간
The Red Book of Heroes
영웅의 붉은 책
간호사, 감옥 개혁가, 장군, 사제, 왕자, 수녀원장, 도공까지 열두 사람의 삶으로 용기와 양심이 얼마나 다양한 얼굴을 가졌는지 들려주는 위인 이야기 모음
the only honours worth having, those which have not been sought
가질 만한 유일한 영예, 구하지 않은 영예.
this sort of heroism is more difficult than the other
이런 종류의 영웅다움은 다른 쪽보다 더 어렵다.
한눈에 보기
크림 전쟁의 병원에 질서를 세운 간호사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감옥의 참상을 파헤친 존 하워드, 코끼리를 이끌고 알프스를 넘은 한니발, 하와이 몰로카이 섬의 환자들과 산 사제 다미엔, 인질로 잡혀 끝내 돌아오지 못한 포르투갈 왕자 페르난도가 앞쪽을 이룬다. 이어 서약과 충성 사이에서 싸운 스코틀랜드의 몬트로즈, 세포이 항쟁의 러크나우를 구하러 간 해블록, 양심 때문에 처형대에 오른 토머스 모어, 어린 나이에 수녀원장이 된 앙젤리크 아르노, 하르툼에서 전사한 찰스 고든, 학살한 황제를 교회 문 앞에서 막아선 암브로스, 16년 동안 가마 불을 지킨 도공 팔리시로 끝난다. 열다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월터 스콧 『아이반호』 (Ivanhoe)
- 찰스 디킨스 『두 도시 이야기』 (A Tale of Two Cities)
- 알렉상드르 뒤마 『삼총사』 (The Three Musketeers)
한 권 요점
The Red Book of Heroes
『영웅의 붉은 책』은 랭 여사가 쓰고 앤드루 랭이 편집한 위인 이야기 모음으로, 1909년경에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랭 여사는 앤드루 랭의 아내로 알려져 있고, 편집자 앤드루 랭은 여러 색깔의 요정 이야기 모음으로 이름난 스코틀랜드 출신 작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책은 모두 열두 장이고 장마다 한 사람의 일생을 다룹니다. 간호사와 장군도 있지만 감옥 문서를 들춘 지주, 재판정에서 웃음을 잃지 않은 대법관, 불 앞에서 16년을 버틴 도공처럼 싸움터와 먼 영웅이 절반 가까이 됩니다. 서술자는 독자를 어린 청중처럼 부르며 눈앞의 장면을 상상하게 하고, 인물의 약점과 어리석은 결정도 숨기지 않습니다. 열두 사람을 잇는 줄기는 하나입니다.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끝까지 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줄거리
제1장: 수석 여성 —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이야기는 간호사가 낮은 일로 여겨지던 시대를 떠올리며 시작합니다. 1820년 피렌체에서 태어나 도시 이름을 받은 플로렌스는 언니 파르테노페(파시)와 더비셔의 리 허스트, 햄프셔의 엠블리를 오가며 자랍니다. 아이는 마을의 병자를 찾아다니고, 어느 날 목사를 따라 가다 다친 양치기 개 캡을 만나 끓는 물에 적신 천으로 찜질을 해 줍니다. 어른이 된 그녀는 런던의 병원들, 에든버러와 더블린,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수녀 간호를 거쳐 독일 카이저스베르트의 병원에서 원하던 훈련을 받고, 파리의 자선 수녀회에서 일하다 병이 들기도 합니다.
1854년 크림 전쟁이 터지고 폭우와 추위, 부정직한 납품업자 때문에 병사들은 의사도 간호사도 부족한 채 쓰러집니다. 신문 보도로 자원하려는 여성들이 몰리자 전쟁 담당 장관 시드니 허버트는 오랜 친구 나이팅게일에게 동방 간호사 감독직을 제안하는데, 같은 날 그녀도 자청하는 편지를 쓰고 있었습니다. 서른여덟 명의 간호사와 스쿠타리의 거대한 병원에 도착한 그녀는 의사들의 냉대 속에서도 조용히 병동을 정돈하고 세탁실과 주방을 세웁니다. 병사들의 아내와 아이들도 돌보고, 병사 대신 가족에게 편지를 써 주며, 빅토리아 여왕의 위로 편지가 병동마다 낭독되자 병사들이 힘없이 만세를 외칩니다. 콜레라가 퍼져 간호사 몇이 세상을 떠나고, 1855년 5월 크림을 시찰하던 그녀도 열병으로 쓰러지지만 귀국을 거부하고 돌아와 일을 이어 갑니다.
세바스토폴이 함락된 뒤에도 남아 병사들에게 책과 강의, 카페, 송금소를 마련하고, 1856년 7월 군대가 떠날 때 발라클라바 봉우리에 흰 대리석 십자가가 서는 것을 지켜봅니다. 모인 기금은 성 토머스 병원 부설 간호사 양성소가 됩니다. 귀국한 그녀는 '스미스 양'이라 이름을 바꾸고 조용히 돌아오지만 리 허스트에는 구경꾼이 몰려듭니다. 서술자는 이후 40년 가까이 병약했던 그녀가 훈장과 런던 시의 명예시민권을 받았다는 말로 장을 닫습니다.
제2장: 포로들과 갇힌 이들 — 존 하워드
1727년 클랩턴에서 태어난 하워드는 병약한 소년이었고, 두 번 결혼했으나 아내들을 일찍 잃고 아들 하나를 키웁니다. 카딩턴 영지에서 천문학을 연구하며 29세에 왕립학회 회원이 되고, 소작인들에게 학교를 열어 주지만 이웃들은 경마도 잔치도 즐기지 않는 그를 괴짜로 봅니다. 리스본으로 가던 배가 프랑스 사략선에 잡혀 브레스트의 지하 감옥에 갇힌 경험이 그의 눈을 뜨게 합니다. 그는 선서하고 풀려나 영국으로 돌아가 포로 교환을 이루어 내고, 뒤에 남은 이들을 잊지 않겠다고 마음먹습니다.
1773년 베드퍼드 주 장관이 된 그는 감옥을 살피다 급료 없는 간수가 수감자에게서 수수료를 짜내고, 낼 돈이 없으면 죽을 때까지 가두는 현실을 봅니다. 치안판사들은 놀란 척하며 비용 문제로 미룹니다. 하워드는 영국 전역과 유럽의 감옥을 돌며 기록하고, 하원은 그에게 공개 감사를 전하며 무죄 수감자의 수수료를 없애고 위생 규정을 두는 법 두 개를 통과시킵니다. 옥열병으로 해마다 죽어 가던 영국과 달리 헨트의 감옥은 남녀를 나누고 일을 시켜 출소 때 쓸 몫을 쌓게 했으며, 브뤼허는 의사의 처방을 치안판사에게 보였습니다. 이후 그는 이탈리아, 러시아, 튀르키예까지 돌며 개혁이 실제로 지켜지는지 확인합니다.
콘스탄티노플에서 고관의 딸을 고쳐 주고도 사례로 포도 한 송이만 청했고, 병원이 사실상 고양이를 위한 것뿐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이어 격리소를 직접 체험하려 홀로 1785년 베네치아에서 40일을 갇히고, 더러운 방을 석회칠로 닦아 낸 뒤에야 몸이 나아집니다. 1787년 영국에 돌아오니 아들은 정신을 잃었고, 사람들은 그의 동상을 세우려 모금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단호히 말립니다. 서술자는 첫머리에서 그가 러시아의 한 도시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혀 두고, 젊은 환자를 돌보다 열병이 옮았다는 설이 많다고 전합니다. 사람들이 그의 이름에서 떠올리는 것은 동상이 아니라 감방이라고 맺습니다.
제3장: 한니발
페니키아의 자줏빛 염료로 이름난 티레, 그곳에서 건너온 디도 여왕이 세웠다는 카르타고가 이야기의 바탕입니다. 카르타고는 로마와 패권을 다투게 되고, 기원전 263년 시칠리아에서 시작된 1차 포에니 전쟁에서 로마 장군 레굴루스가 아프리카에서 크게 패하지만 결국 로마는 함대를 거듭 세워 이깁니다. 젊은 하밀카르 바르카는 시칠리아에서 분전하나 본국의 함대 지원이 늦어 강화를 받아들이고, 용병 반란을 3년 만에 가라앉힌 뒤 에스파냐로 떠나며 아홉 살 아들 한니발에게 신전에서 로마에 복수하겠다고 맹세시킵니다. 하밀카르가 전사하자 매형 하스드루발 아래에서 한니발은 기병 사령관이 되고, 병사를 먹이고 쉬게 하는 일을 앞세워 사랑받으며 에스파냐 공주와 결혼합니다.
기원전 218년 사군툼 함락으로 2차 전쟁이 시작됩니다. 한니발은 보병 9만, 기병 1만 2천, 코끼리 서른일곱 마리를 이끌고 로마가 눈치채지 못하게 피레네를 넘습니다. 론강에서는 현지 배를 값을 치르고 사들이고, 부하 한노에게 상류에서 몰래 도하하게 해 갈리아 부족을 앞뒤로 쳤으며, 코끼리는 흙을 덮은 뗏목으로 건넙니다. 알프스에서는 갈리아 부족의 습격과 얼어붙은 하산길, 낭떠러지에 막힌 길을 정체를 알 수 없는 폭발물로 바위를 날려 길을 뚫어야 했고, 5만이던 병력은 2만 6천가량으로 줄었으나 코끼리는 한 마리도 잃지 않습니다. 트레비아에서 스키피오를 꺾고, 겨울 뒤 아르노강 늪을 사흘 밤 나흘 낮 건너 트라시메네 호숫가에서 안개 속에 플라미니우스의 군대를 매복으로 무너뜨립니다.
로마는 노장 파비우스를 독재관으로 세워 싸움을 피하는 전술을 택하고, 한니발은 소 뿔에 횃불을 매달아 포위망을 빠져나갑니다. 기원전 216년 칸나이에서는 두 집정관이 번갈아 지휘하는 어리석은 관행과 바로의 성급함이 겹쳐 로마가 숫자가 많고도 크게 패합니다. 그러나 한니발은 로마로 진군하지 않고, 아우 마고를 보내 지원을 청하지만 질투하는 카르타고는 응하지 않습니다. 로마는 파비우스의 방식을 받아들여 정면 승부를 피하고, 에스파냐에서는 젊은 스키피오가 관대함으로 사람들을 얻습니다. 알프스를 넘어 형을 도우러 온 하스드루발은 메타우루스에서 네로에게 패해 전사하고, 스키피오가 아프리카로 건너가 진영에 불을 놓는 기습으로 판세를 뒤집습니다.
36년 만에 고향으로 소환된 한니발은 기원전 202년 자마에서 싸우지만 겁먹은 코끼리와 마시니사의 누미디아 기병 때문에 패합니다. 강화 뒤 카르타고는 그를 다시 불러 나라를 맡기고, 그는 법을 고치고 로마에 줄 배상금을 한 해 안에 마련합니다. 하지만 로마가 그의 인도를 요구하자 밤에 도망쳐 안티오코스 왕의 궁정에서 로마를 사방에서 치자고 설득하다 실패하고, 크레타와 아르메니아를 거쳐 비티니아 왕 프루시아스에게 몸을 의탁합니다. 로마 사절이 와서 그의 인도를 요구하고 집이 포위되자 그는 한마디를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합니다. 서술자는 그의 불운을 안타까워하면서도 로마가 이겨서 세계에 다행이었다고 판단하고 오셀로의 탄식으로 닫습니다.
제4장: 한센병 환자들의 사도 — 조셉 다미엔
1841년 벨기에 루뱅에서 태어난 조셉 다미엔은 사제의 길에 먼저 들어선 형을 따라 같은 대학에 입학합니다. 열아홉 살 생일 즈음 형을 만나러 갔다가 자신도 사제가 되겠다고 아버지에게 알립니다. 형은 하와이 선교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열병에 걸려 의사에게 "방해가 될 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낙담하고, 조셉은 규칙을 어기고 학교 몰래 선교 책임자들에게 편지를 써 형 대신 가겠다고 자원합니다. 허락이 오자 그는 기뻐서 마당을 뛰어다닙니다.
하와이에서 다미엔 신부는 몇 해 동안 주민들과 말을 익히며 간단한 치료를 해 주며 신뢰를 얻습니다. 1873년 마우이 섬에서 주교가 몰로카이 섬의 환자 격리 마을에 사제를 보내고 싶으나 그곳에 가면 몇 해 안에 끔찍하게 죽을 것이라 말하자, 그는 즉석에서 자원하고 그날 가축선을 타고 떠납니다. 몰로카이의 환자들은 나뭇가지 오두막에서 술과 카드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는 병자 곁을 지키고 무덤을 파며, 폭풍에 오두막이 무너진 것을 계기로 목수들을 불러 집을 짓고, 먼 호수에서 수도관을 끌어와 마을에 물을 대 줍니다. 정부는 식량과 상점, 자비의 수녀들과 의사를 보냅니다. 그가 술 제조를 막자 한동안 환자들은 그를 곱게 보지 않았습니다.
열 해가 지나 그는 스스로도 병에 걸렸음을 알게 됩니다. 의사들은 웃으며 부정했지만 독일인 의사가 증상을 확인했고, 그는 해변에 홀로 앉았다 일어나 오히려 더 큰 힘을 얻습니다. 이제 환자들은 그를 같은 편으로 받아들이고, 그는 소년들에게 어릴 때 놀이를 가르치고 손풍금 소리와 함께 성탄 연극을 보며 지냅니다. 병을 알고도 거의 6년을 더 살며 교회를 짓는 일을 도왔고, 숨지기 3주 전에야 자리에 눕습니다. 친구들에 둘러싸여 바다 소리를 들으며 세상을 떠났고, 서술자는 그가 꺼지지 않을 불을 몰로카이에 붙였다고 마무리합니다.
제5장: 변함없는 왕자 — 페르난도
영국 출신 왕비 필리파와 포르투갈 존 1세 사이에서 난 왕자들의 이야기입니다. 필리파는 자식들에게 고난을 견디고 약속을 지키라고 가르쳤지만, 큰아들 두아르테와 세 동생이 졸라 대 세우타 원정이 추진되자 흑사병에 걸려 아들들에게 칼을 하나씩 남기고 세상을 떠납니다. 1415년 세우타가 함락될 때 병약한 페르난도는 책에 파묻힌 채 남겨져 평생 군대에 가 보지 못하고, 추기경 직도 사제가 아니라는 이유로 사양합니다. 두아르테가 왕이 되는 날 의사 게델랴는 "별이 불길하니 정오 이후로 미루십시오"라고 간청하지만 왕은 듣지 않고, 의사는 치세가 짧고 괴로울 것이라 예언합니다.
페르난도가 외국에서 군인으로 일하겠다고 하자 두아르테는 말립니다. 동생 엔리케가 탕헤르를 치자고 부추기고, 교황이 십자군 칙서를 보내오자 왕은 거부하지 못합니다. 1436년 원정군은 6천 명으로 줄었고, 엔리케는 형의 지침을 무시한 채 바다에서 떨어진 곳에 진을 쳤다가, 군목이 적에게 넘어가 퇴각 계획이 드러나는 바람에 무어인의 대군에 포위됩니다. 협상 끝에 세우타를 돌려주고 포로를 교환하기로 하며, 담보로 페르난도가 인질이 됩니다. 아르실라에서 7개월을 보내는 동안 두아르테는 교황과 유럽 군주에게 의견을 구하나 모두 세우타를 지키라고 답하고, 결국 약속은 지켜지지 않습니다.
페르난도는 내륙의 페스로 옮겨져 잔혹하기로 이름난 재상 라주라크에게 넘어가고, 어둠 속 감방과 쇠사슬, 마구간 청소와 정원 노동을 견딥니다. 두아르테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쓰러지고, 몸값 협상은 라주라크의 욕심과 포르투갈 쪽의 내분으로 어긋납니다. 흑사병이 돌자 그는 환자들을 밤낮으로 돌봅니다. 동료들과 정한 15만 두블론 몸값 약속은 포르투갈이 5만만 내놓겠다고 하면서 틀어지고, 라주라크가 40만을 요구한다는 소식에 그는 희망을 잃습니다. 1443년 6월 5일 그는 환상 속에서 하늘이 열린다고 말하고 고해한 뒤 조용히 숨을 거둡니다. 시신은 한동안 성벽에 모욕당했고, 라주라크는 곧 자객에게 목숨을 잃습니다. 훗날 그의 심장이 바탈랴 수도원으로 옮겨지고, 길에서 마주친 엔리케가 아무 말 없이 그 행렬을 따릅니다. 27년 뒤 유해가 돌아올 때 왕과 백성이 강가에서 침묵으로 맞았습니다.
제6장: 몬트로즈 후작
그레이엄 가문의 제임스는 누이들 사이에서 자라 글래스고에서 공부하다 열네 살 무렵 아버지를 여의고 몬트로즈 백작이 됩니다. 세인트앤드루스 대학에서 활쏘기와 골프를 즐기고, 열일곱에 결혼한 뒤 3년 동안 유럽을 여행합니다. 그사이 찰스 1세가 스코틀랜드 교회에 새 기도서를 강요하자 에든버러에서 여성들이 소동을 벌이고, 1638년 '서약'이 작성됩니다. 몬트로즈도 서명했지만, 로스 경이 "높은 곳에 매달릴 때까지 쉬지 못하리라"는 불길한 예언을 합니다. 서약파가 왕권까지 부정하자 그는 왕에 대한 충성을 지키려 서약파와 갈라서고, 다섯 달 동안 감옥에도 갇힙니다.
왕이 위기에 몰린 1644년 몬트로즈는 변장하고 하이랜드로 들어갔다가 불의 십자가를 든 전령을 만나 아일랜드군과 맥도널드가 도착했음을 알게 됩니다. 고작 2천여 명의 누더기 군대로 티퍼무어에서 첫 승리를 거두고, 애버딘에서 이긴 뒤 아가일 백작을 인버로키에서 크게 무너뜨리며 킬시스까지 승리를 이어 갑니다. 그러나 맏아들을 추위와 고된 행군으로 잃고 둘째는 인질이 되었으며, 하이랜드 병사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아일랜드 지휘관 맥도널드도 떠납니다. 1645년 9월 필리포에서 그는 자기 습관과 달리 경계를 부하들에게 맡기고 마을에서 편지를 쓰다 레슬리의 기병에게 기습당합니다.
왕은 스코틀랜드군에 투항하며 몬트로즈에게 무기를 내려놓으라 명하고, 그는 노르웨이로 달아납니다. 파리와 프라하, 브뤼셀을 거쳐 헤이그에서 찰스 1세의 처형 소식을 들은 그는 아들 찰스 2세를 위해 복수하겠다고 맹세합니다. 1650년 오크니 제도를 거쳐 상륙했으나 폭풍에 병력을 잃고 카비스데일에서 매복에 걸려 패합니다. 별 훈장과 칼, 외투를 던지고 도망친 일이 오히려 신분을 드러냈고, 맥리오드가 넘긴 것으로 전해지며 붙잡힙니다. 에든버러에서 그는 죄를 부인하며 "내 머리는 아직 내 것"이라고 당당히 말한 뒤 1650년 5월 21일 처형됩니다. 찰스 2세는 그가 죽기 며칠 전 이미 그를 저버렸고, 11년 뒤 의회는 그의 유해를 성 자일스 교회에 성대히 다시 묻어 줍니다.
제7장: 어린이의 영웅 — 헨리 해블록
1858년 1월 한 소녀가 "해블록이 죽었어"라는 말을 듣고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헨리 해블록은 1795년 선덜랜드 근처에서 조선업자의 아들로 태어나, 차터하우스 학교에서 '철학자'라 놀림받는 책벌레이지만 겁 없는 소년으로 자랍니다. 어머니가 아들이 대법관이 되리라 믿었으나 아버지의 사업이 기울고 부자 사이가 틀어져 법학원을 그만두고, 형 윌리엄의 소개로 군에 들어갑니다. 8년 동안 승진도 전투도 없는 영국에서 병법 책을 파고들다 1823년 인도로 건너가, 항해 중 페르시아어와 힌디어를 가르칩니다.
버마 전쟁에서 그는 성경 모임을 열고 술과 불평을 멀리하게 하여 '해블록의 성도들'이라 불린 병사들의 지휘관이 됩니다. 결혼식 날에도 군법회의 때문에 서둘러 식을 올리고 다녀온 뒤 혼인 만찬에 참석합니다. 1836년 아내가 머물던 집에 불이 나 갓난 딸이 숨졌고, 병사들이 월급 한 달치를 위로금으로 내놓겠다고 해 그를 울리지만 그는 받지 않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젤랄라바드를 지켜 낸 일은 그의 이름을 높이는데, 카불에서 후퇴하던 1만 6천 명 가운데 의사 브라이든만 말을 타고 돌아옵니다. 지진으로 무너진 성벽을 일주일 만에 다시 세우고, 아크바르 칸이 이끄는 군대를 쳐부숩니다. 이후 15년의 전쟁을 거쳐 62세가 되도록 독립 지휘를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1857년 세포이 항쟁이 터지고 그는 구원군을 맡습니다. 새 소총의 탄약에 소와 돼지의 기름이 발려 있다는 소문이 종교적 금기를 건드려 군대를 흔들었고, 칸푸르에서는 포위된 영국인들이 안전 통행을 약속받고 나섰다가 나나 사히브의 배신으로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습니다. 해블록은 칸푸르를 되찾지만 곧 친구 헨리 로런스의 죽음을 듣고, 강을 건너 러크나우로 향하다 병력과 탄약 부족으로 되돌아옵니다. 아웃람이 도착하지만 러크나우를 구할 때까지 해블록이 지휘하도록 양보하고, 두 사람은 함께 진군해 9월 말 시내로 들어갑니다. 차르바그 다리에서 아들 해리가 아버지의 명령이라 속여 돌격을 이끌었고, 돌격은 성공하고 구원군은 수비대와 합류합니다. 11월 콜린 캠벨의 두 번째 구원군이 도착하자 포위는 풀리고, 해블록은 그 사이 갑자기 병이 들어 11월 24일 숨을 거둡니다. 영국에서는 훗날 그에게 준남작 칭호와 연금이 내려졌지만 그는 알지 못했고, 책은 시 한 구절로 끝납니다.
제8장: 양심인가, 왕인가? — 토머스 모어
서술자는 모어를 책과 음악, 동물과 아이들을 사랑한 영웅으로 소개합니다. 법률가의 아들로 태어나 열두 살에 모턴 추기경의 시동이 되어 재치로 눈에 띄었고, 옥스퍼드와 링컨 법학원을 거치며 에라스무스와 평생 벗이 됩니다. 한동안 수도원에서 지내다 세속에 남기로 하고 콜트의 딸과 결혼해 네 아이를 두지만 아내를 일찍 잃고 재혼합니다. 헨리 7세의 과도한 요구에 반대해 아버지가 벌금을 물게 되었고, 그는 가난한 이들의 사건은 수임료를 받지 않으며 수입의 십 분의 일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눕니다. 하원 의장과 대법관까지 올라 헨리 8세를 곁에서 모시지만, 왕이 캐서린 왕비와 이혼하고 교황과 결별하자 대법관직을 내놓습니다.
왕을 교회의 수장으로 인정하는 서약을 끝내 거부해 그는 1534년 런던 탑에 갇힙니다. 딸 마거릿과 크롬웰, 위원회가 번갈아 회유했으나 그는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고 왕에게 충성하되 서약만은 못 한다는 입장을 지킵니다. 재판에서 반역죄 판결이 내려지자 딸이 부두에서 그를 끌어안고 울고, 그는 7월 6일 아침 타워 힐에서 처형됩니다. 사다리가 흔들리자 농담을 건네고, 사형집행인을 격려하며 담담히 걸어 올라갑니다. 마거릿은 아버지의 유해 일부를 보관했다고 전해지고, 황제 카를 5세는 그런 신하를 잃은 것을 두고 영국 대사에게 한탄합니다.
제9장: 작은 수녀원장 — 앙젤리크 아르노
16세기 말 프랑스의 수녀원은 연회와 가장무도회가 이어지는 안락한 곳이었다는 설명으로 시작합니다. 아르노 가의 둘째 딸 자클린은 외할아버지 마리옹의 귀여움을 받는 활달한 아이였는데, 형제가 많아 딸들의 지참금이 걱정이던 집안은 둘째와 셋째를 수녀원장으로 만들기로 합니다. 일곱 살 반인 자클린은 나이가 열일곱으로 속여진 채 교황의 허가를 받고 포트 로열 수녀원의 후계자가 되고, 아홉 살에 수녀 서약을 하며 이름이 앙젤리크로 바뀝니다. 방탕하기로 이름난 모뷔송 수녀원에서 잠시 지낸 뒤 열한 살 무렵 포트 로열의 원장이 됩니다.
자유를 그리워하던 그녀는 열다섯 무렵 위그노 이모들에게 도망갈 계획까지 세우다 병이 나고, 아버지가 서약 갱신 서류를 슬쩍 내밀어 서명시킨 일에 상처를 입습니다. 그러다 카푸친회 수사의 설교를 들은 어느 저녁 마음이 바뀌어 서약을 온전히 지키고 수녀들도 그렇게 이끌기로 결심합니다. 그녀는 재산을 공유하게 하고, 외부인 출입을 막기 위해 담을 높이고 면회실을 만들며, 아버지가 문을 두드려도 열어 주지 않아 가족과의 갈등을 겪고 끝내 화해합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음식을 나르고 병자를 돌보며 아르노 가의 자매들이 하나둘 따라 수녀가 됩니다.
스물여섯 살 무렵 왕명으로 체포된 모뷔송의 원장 데스트레의 후임을 맡지만, 탈출해 돌아온 데스트레에게 쫓겨납니다. 젊은 수녀들이 앙젤리크를 지키려 마차에 매달리는 소동 끝에 그녀는 포트 로열로 돌아갑니다. 수녀원은 습한 늪가에서 열병이 번지자 파리로 옮겨 가고, 원장직을 삼 년마다 바꾸는 제도를 만들어 그녀 스스로 물러납니다. 그녀의 영향으로 형제와 조카까지 속세를 떠나 '포트 로열의 은수자'가 됩니다. 만년에 얀센주의로 의심받아 수녀원은 해산 위기에 몰리고, 건강을 잃은 앙젤리크는 자신이 죽거든 쓸데없는 소란 없이 묻어 달라고 명령하며 생을 마칩니다.
제10장: 고든
서두는 영국에서 가장 큰 열광을 일으킨 사람이 누구냐고 묻고 모두가 "고든"이라 답하리라고 말합니다. 1833년 울위치에서 태어난 찰스 조지 고든은 대포 소리를 싫어하던 아이였으나 코르푸의 바다에서 용감해졌고, 생도 시절엔 쥐를 사령관 집에 풀어 놓는 장난으로 퇴학 위기를 넘깁니다. 공병 소위가 된 그는 크림 전쟁의 참호에서 울슬리와 우정을 쌓고 레지옹 도뇌르 십자 훈장을 받았으며, 전쟁 뒤에는 러시아 국경 조사단에 파견됩니다. 1860년 중국 원정에서 베이징 여름 궁전 약탈 장면을 목격하고, 톈진에 남아 중국 빈민을 위한 기금을 운용합니다.
1862년 태평천국군을 막는 일이 그에게 맡겨지고, 그는 미국인 워드가 세운 '상승군'을 이끌며 규율을 세우고 약탈을 금합니다. 수저우를 포위해 함락하지만 이홍창이 항복한 왕들을 처형해 약속을 어기자 분노하여 포상을 모두 거절합니다. 그는 한동안 지휘를 내려놓았다가 돌아와 난징이 함락되기 직전까지 싸운 뒤 상승군을 해산하고 귀국합니다. 그레이브젠드에서 6년 동안 요새를 짓는 한편 거리의 소년들을 집에 들여 먹이고 가르쳐 '대령님'이라 불립니다.
1873년 이집트 총독의 요청으로 수단 남부 적도 지역 총독이 된 그는 노예 상인과 맞서 가며 낙타를 타고 달려 반란을 가라앉히지만, 이집트 정부는 그의 개혁을 뒷받침하지 않아 1880년 사직하고 돌아옵니다. 1884년 마흐디의 반란이 번지자 영국 정부는 철수를 위해 그를 하르툼으로 보냅니다. 하르툼에 도착한 그는 도시를 요새화하고 도움을 거듭 요청하지만 내각은 시간을 끕니다. 스튜어트가 탄 증기선이 습격당하고, 마흐디의 항복 권고에 그는 열두 해라도 버틸 수 있다고 답합니다. 구원군이 낙타와 강의 장애물로 지체되는 사이 1885년 1월 26일 하르툼이 함락되고, 고든은 새벽 궁전 앞에서 전사합니다. 영국은 동상 대신 고아 소년들을 위한 학교를 세워 그를 기념합니다.
제11장: 테오도시우스의 죄 — 암브로스
트리어 총독의 막내로 333년께 태어난 암브로스는 형 사티루스와 로마에서 자라며 법을 배우고, 프로부스 밑에서 행정을 익힙니다. 372년경 북이탈리아 집정관이 된 그는 공평한 판결로 밀라노의 파벌 싸움을 가라앉힙니다. 374년 주교 선출로 성당이 술렁이자 중재하러 갔다가 한 아이가 "암브로스, 주교!"라고 외치고 군중이 따라 외치는 바람에 세례도 받지 않은 채 주교로 추대됩니다. 그는 도망쳤지만 붙잡혀 일주일 안에 세례와 서품을 받습니다. 고트족이 쳐들어와 포로가 늘자 그는 교회의 금그릇까지 녹여 몸값을 마련합니다.
황제 그라티아누스가 살해되고 테오도시우스가 서방까지 안정시키자 암브로스는 황제와 친해집니다. 그러던 중 테살로니카에서 전차 경주 기수의 투옥에 분노한 군중이 총독 보테릭을 죽이는 일이 벌어집니다. 격분한 테오도시우스는 "도시 전체가 벌을 받으리라"며 보복을 명하고, 경기장에 모인 시민들이 학살당합니다. 암브로스는 편지로 공개 참회를 촉구하고, 교회 문 앞에서 황제를 막아서 "돌아가시오"라고 말합니다. 몇 달 뒤 성탄이 다가오자 황제는 스스로 걸어와 죄를 고백합니다. 암브로스가 요구한 속죄는 사형과 재산 몰수 칙령의 공표를 30일 늦추고 그 사이 사건을 다시 검토하게 하는 법을 직접 쓰는 것이었고, 황제는 기꺼이 따릅니다.
제12장: 도공 팔리시
페리고르의 숲 가까이에서 태어난 베르나르 팔리시는 유리 장인들이 실패 앞에서도 인내하는 모습을 보며 자랍니다. 글과 그림을 익히고 도마뱀을 스케치하길 좋아하던 그는 스무 살 전에 걸어서 프랑스 남부를 떠돌며 견문을 넓힌 뒤 생트에서 측량사가 되어 1538년 결혼합니다. 이듬해 이탈리아 페라라에서 돌아온 퐁스가 보여 준 에나멜 잔을 보고 같은 유약을 만들겠다고 결심하고, 일을 접은 채 싸구려 항아리를 깨뜨려 가며 혼합물을 시험합니다. 땔감이 모자라면 정원 나무를 베고 가구와 마룻바닥까지 태워 아내의 원망을 샀으며, 마침내 흰 유약이 입혀진 조각을 하나 얻고 "다른 사람이 된 기분"을 느낍니다.
그러나 같은 결과를 되풀이하기까지 또다시 몇 해가 걸렸고, 가마 안의 자갈이 튀어 도자기 표면이 칼날처럼 거칠어지는 일도 겪습니다. 그는 도마뱀과 뱀, 가재와 잎사귀를 빚으며 '등롱'이라 부른 용기를 고안해 문제를 해결했고, 16년 만에 불의 주인이 됩니다. 이후 위그노 신앙을 받아들인 그는 친구 하멜린의 처형을 막지 못했고, 종교 전쟁이 격해지자 체포되어 보르도에 갇힙니다. 카트린 드 메디치의 도공으로 임명되어 위기를 넘기고, 1565년 파리로 불려 가 튈르리 궁 정원 설계를 맡아 꿈꾸던 '즐거운 정원'을 현실로 옮깁니다. 말년에는 자연사 강연으로 유명해졌으나 1585년 앙리 3세 아래 바스티유에 갇혀 사형 선고를 받습니다. 마옌 공작 덕에 처형은 피했지만 4년의 옥살이 끝에 여든이 넘은 몸으로 쇠약해져, 어느 저녁 잠들었다가 꿈의 정원에서 눈을 뜹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캡의 찜질과 훈련
책의 첫 영웅은 병동이 아니라 양치기의 오두막에서 시작됩니다. 찜질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소녀는 목사에게 방법을 듣자마자 남의 작업복을 찢어 천을 마련하고 끓는 물에 적셔 다친 개의 다리에 얹습니다.
Poor old fellow, poor old Cap,
불쌍한 늙은이, 불쌍한 캡.
서술자가 강조하는 것은 천부적 재능이 아니라 준비입니다. 타고난 간호사 이야기는 헛소리라고 잘라 말하고, 나이팅게일이 런던과 카이저스베르트, 파리를 돌며 직업인처럼 훈련했다고 전합니다.
to qualify herself for it as a man does for his work
남자가 일을 준비하듯 스스로 그 일의 자격을 갖추려고.
원하는 것이 있으면 어떻게든 구해 내는 단호함은 이 어린 시절 장면에서 이미 보입니다. 훗날 스쿠타리에서 침구와 세탁실과 주방을 만들어 낸 힘의 뿌리입니다.
2. 스쿠타리의 병동
크림 전쟁의 비극은 총알보다 준비 부족에서 왔습니다. 병사들은 부족한 의사 몇 명에게 맡겨졌고 간호 인력은 아예 없었습니다.
there were not half enough of them, while of nurses there were none.
의사는 필요한 수의 절반도 못 되었고, 간호사는 아예 없었다.
나이팅게일이 한 일의 상당 부분은 청소, 요리, 세탁, 기록 같은 조용한 업무입니다. 병사들이 수줍게 건넨 부탁 가운데에는 고향에 보낼 편지를 대신 써 달라는 청이 있었습니다.
You will say it much better than I can.
당신이 나보다 훨씬 잘 말해 줄 거예요.
똑같은 크기로 맞춘 관급 옷 때문에 키 큰 숙녀는 짧은 치마를, 작은 숙녀는 긴 치마를 입은 꼴이 되었다는 수녀의 익살도 이 장의 온기를 더합니다. 서술자는 간호사들의 고된 생활을 셰익스피어의 말로 받아 줍니다.
Nothing good or bad, but thinking makes it so,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다. 생각이 그렇게 만들 뿐이다.
장의 끝에서 나이팅게일의 삶을 요약하는 문장은 책 전체의 주제와도 맞닿습니다.
the only honours worth having, those which have not been sought
가질 만한 유일한 영예, 구하지 않은 영예.
3. 세 거인과 감옥
하워드의 별칭은 '인간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서술자는 그가 평생 무지, 나태, 불결이라는 세 거인과 싸웠고 그들은 죽는 법이 없다고 말합니다.
John Howard the Philanthropist,
박애주의자 존 하워드.
Ignorance, Sloth, and Dirt
무지, 나태, 불결.
그의 눈을 연 것은 직접 겪은 감옥이었습니다. 브레스트의 지하 감방에서 이틀 가까이 굶은 포로들에게 마침내 고기 한 덩어리가 던져졌을 때의 모습은 짧지만 충격적입니다.
They sprang on the food like wolves and gnawed it like dogs.
그들은 늑대처럼 음식에 달려들었고 개처럼 뜯어 먹었다.
하원이 감사를 전하는 대목에서 서술자는 시구 하나를 빌려 이 모든 비참이 악의보다 무관심에서 왔다고 짚습니다. 간수가 월급 없이 수수료로 살아가는 구조, 의사가 열병 환자를 진료하지 않아도 된다고 문서로 못 박는 일까지 있었으니, 이런 관행은 누구의 악의가 아니라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은 결과였습니다.
Evil is wrought by want of Thought, As well as by want of Heart;
악은 마음의 부족뿐 아니라 생각의 부족에서도 생겨난다.
4. 처벌의 목적과 거절한 동상
하워드가 헨트의 감옥에서 부러워한 것은 시설이 아니라 철학이었습니다. 수감자에게 일과 자기 몫의 이익을 주어 출소 뒤 먹고살게 하는 방식입니다.
the real object of punishment was to help people to correct their faults
처벌의 참된 목적은 사람들이 허물을 고치도록 돕는 것이었다.
그는 직접 보고서야 말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격리소 제도를 영국에 들이려고 스스로 40일을 갇히고, 벽을 석회로 닦아 몸을 지켰습니다. 콘스탄티노플에서 들은 씁쓸한 농담은 그가 마주한 현실의 한 조각입니다.
the only real hospital in the capital was for the benefit of cats.
수도에서 진짜 병원이라 할 만한 곳은 고양이를 위한 곳뿐이었다.
그를 기리는 동상 모금이 일자 그는 편지로 막습니다.
The execution of your design would be a cruel punishment to me,
당신들의 계획이 이루어지면 내게는 가혹한 벌이 될 것입니다.
서술자의 평은 이렇습니다. 동상은 사라져도 이름을 들으면 떠오르는 것은 감방이라는 점이 그가 옳았음을 증명한다는 것입니다.
5. 한니발의 맹세와 알프스
이 장의 중심 주장은 2차 포에니 전쟁이 한 사람과 한 나라의 싸움이었다는 데 있습니다. 한니발이 빠지면 카르타고는 로마 앞에서 무력했습니다.
Take away Hannibal, and the Carthaginian forces were at the mercy of Rome.
한니발을 빼면 카르타고군은 로마의 처분에 맡겨진다.
그의 강점은 화려한 전술 못지않게 병사를 돌보는 데 있었습니다. 론강에서는 현지인의 배를 정당한 값에 사들여 호의를 얻었고, 도하 부대에게는 건넌 뒤 먼저 자게 했습니다.
That tired soldiers cannot fight was a truth he never forgot or neglected.
지친 병사는 싸울 수 없다는 진리를 그는 결코 잊거나 소홀히 하지 않았다.
알프스 정상에서 그는 병사들에게 눈 아래 이탈리아를 보여 주며 이렇게 북돋웁니다.
not only the walls of Italy, but also those of Rome
이탈리아의 성벽뿐 아니라 로마의 성벽까지.
그러나 서술자는 곧바로 덧붙입니다. 카르타고가 가장 큰 아들을 도왔더라면 달랐을 것이라고요. 여러 민족의 용병을 이끄는 한니발과 한 나라의 군대를 가진 로마의 대비가 이 장의 비극적 뼈대입니다.
6. 질투한 나라, 노인의 마지막 말
로마는 한니발이 살아 있는 한 이탈리아가 평화로울 수 없다고 두려워했습니다. 그 구호가 도망자가 된 그의 귀에도 여전히 울렸다고 서술자는 말합니다.
Italy will never be without war while Hannibal lives!
한니발이 살아 있는 한 이탈리아에는 전쟁이 끊이지 않으리라!
그는 자마의 패장이면서도 카르타고가 다시 불러 나라를 맡기자 법을 고치고 배상금을 한 해에 갚았습니다. 그러다 로마가 그를 요구하자 이렇게 말하며 생을 끝냅니다.
since they cannot wait for the death of one old man
한 늙은이가 죽기를 기다리지 못하는 이들이니.
서술자의 평가는 양가적입니다. 한니발은 조국을 사랑했으나 기질과 일솜씨는 로마 사람에 가까웠다고 하고, 그러면서도 로마가 이긴 것이 세계에 다행이었다고 판단합니다.
Hannibal was far, far more of a Roman than a Carthaginian.
한니발은 카르타고 사람보다 훨씬, 훨씬 더 로마 사람이었다.
마지막 줄은 《오셀로》의 탄식입니다. 승자의 역사를 인정하면서도 패자에게 마음이 가는 이중성이 장의 여운입니다.
Oh, the pity of it!
아, 이 안타까움이여!
7. 몰로카이로 가는 길
다미엔 이야기는 형 대신 가겠다는 젊은이의 결단에서 시작합니다. 형이 열병으로 의사에게 들은 말은 선교지가 건강한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현실이었습니다.
You would be a hindrance, and not a help,
당신은 도움이 아니라 방해가 될 것입니다.
서술자는 시대의 변화를 짧은 대조로 보여 줍니다. 예전에는 쓰러진 사람을 길가에 두었으나 이제는 찾아가 돌보는 이가 늘었다는 것입니다.
there are more good Samaritans and fewer Levites
선한 사마리아인은 늘고 레위인은 줄었다.
주교가 몰로카이는 몇 해 안에 끔찍한 죽음을 뜻한다고 말하자 그는 곧바로 자청합니다.
Let me go to Molokai.
저를 몰로카이로 보내 주십시오.
그의 일은 설교보다 목수일과 물 공급, 술 단속 같은 실무였고, 자신이 병에 걸린 사실이 알려진 뒤에야 마을은 그를 같은 편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서술자는 그가 남긴 것을 불에 비깁니다.
which should never be put out
결코 꺼지지 않을.
8. 변함없는 왕자
이 장은 한 번의 실책이 한 사람의 일생을 어떻게 삼키는지 보여 줍니다. 신중하던 두아르테가 형제들의 성화에 밀려 원정을 허락하고, 엔리케는 형의 지침을 거스르는 길로 갑니다. 서술자는 속담으로 그의 오만을 짚습니다.
Those whom the gods will to destroy they first infatuate
신들은 멸하려는 자를 먼저 눈멀게 한다.
페스의 감옥에서 페르난도는 몸값 협상이 오가는 동안 마구간과 정원 일을 맡았고, 우두머리 재상과 마주 앉아 몸값을 더듬으며 불렀습니다.
Fifty thousand doubloons and fifty Moorish prisoners.
5만 두블론과 무어인 포로 쉰 명입니다.
그의 마지막 속삭임은 담담합니다.
Now let me die in peace
이제 편안히 죽게 해 주십시오.
페르난도를 구하지 못한 것은 이교도의 잔혹함만이 아니라 약속을 지키지 않은 기독교 군주들이었다는 서술자의 지적이 날카롭습니다. 여러 해 뒤 그의 심장이 돌아오는 행렬 앞에서 엔리케가 말없이 말머리를 돌리는 장면은 책에서 가장 조용한 속죄입니다.
Senhor, it is the heart of the saintly infante
나리, 거룩한 왕자님의 심장입니다.
9. 서약과 충성 사이
몬트로즈의 일생은 변절자의 낙인과 충신의 평판을 함께 받습니다. 그가 서약파에서 왕당파로 옮긴 이유는 왕이 요구를 다 들어준 뒤에도 서약파가 잉글랜드와 동맹해 왕에 맞서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데 있었습니다. 서술자는 그의 처음 서명 때 이미 불길한 말이 들렸다고 적습니다.
you will never be at rest till you be lifted up there
저 위로 들려 올라갈 때까지는 결코 편히 쉬지 못할 것이다.
그는 군사적 천재이면서 결정적 순간에 경계를 소홀히 해 필리포와 카비스데일에서 무너졌고, 도망치다 별 훈장과 칼, 외투를 버린 일이 신분을 드러냈습니다. 재판정에서 그는 이발사를 허락받지 못한 일에 담담히 대꾸하고, 처형 당일 아침 서약파 지도자의 조롱에 이렇게 답합니다.
and I will arrange it to my taste
그리고 나는 내 취향대로 매만지겠소.
판결에 따라 그의 전쟁사와 마지막 선언문이 목에 걸리는 모욕을 당하자 그는 농담처럼 말합니다.
they have given me a decoration more brilliant than the garter
가터 훈장보다 더 빛나는 훈장을 내게 걸어 주었소.
그를 지켜본 사람의 증언이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did acknowledge him to be the bravest subject in the world
그가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신하임을 인정했다.
10. 해블록, 기다림의 군인
해블록은 오랫동안 남의 승진을 웃으며 지켜본 군인입니다. 서술자는 결혼식 날에도 군법회의에 가야 했던 그를 이렇게 평합니다.
But Havelock was different from other people.
그러나 해블록은 다른 사람들과 달랐다.
그는 병사들에게 술과 불평을 멀리하게 한 '성도들'을 이끌었고, 총사령관은 술 취한 부대 대신 그들을 불러냅니다.
Then call out Havelock's Saints
그렇다면 해블록의 성도들을 불러내라.
러크나우의 다리 앞에서는 아들 해리가 거짓 명령을 만들어 돌격을 이끌었는데, 앞서 모드 대위가 이렇게 외쳤기 때문입니다.
You must do something
뭔가 해야 합니다.
서술자는 이 일을 비난하지도 미화하지도 않고 담담히 적습니다. 마지막 시구는 그에게 남은 평가입니다.
Dead, he keeps the realm he saved.
죽어서도 그는 자신이 구한 나라를 지킨다.
11. 양심의 대법관
모어의 영웅다움은 소리 높이 외치는 데 있지 않았습니다. 서술자는 그를 딸이 회유하는 장면으로 보여 줍니다. 모든 사람이 서약했다는 말에도 그는 이렇게 답합니다.
I never intend to pin my soul to another man's back
나는 내 영혼을 남의 등에 핀으로 꽂을 생각이 없다.
자신도 서약했다는 딸의 말에는 농담으로 받아넘깁니다.
she offered Adam no worse fruit than she had eaten herself
이브도 자기가 먹은 것보다 나쁜 열매를 아담에게 주지는 않았다.
크롬웰 앞에서는 정치적 입장을 내세우지 않고 자신의 선량함만 말합니다. 반역이 아닌 침묵이라는 항변입니다.
I do nobody none harm, I say none harm, I think none harm
나는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고, 해로운 말을 하지 않고, 해로운 생각을 하지 않는다.
처형 직전의 장면에서도 그의 유머는 꺾이지 않습니다. 흔들리는 사다리를 보고 이렇게 말합니다.
for my coming down let me shift for myself
내려올 때는 내가 알아서 하게 해 주게.
12. 일곱 살의 수녀원장
앙젤리크의 이야기는 어른의 계산이 아이의 일생을 정해 버린 사건입니다. 수녀원은 연회와 춤이 이어지는 곳이었다는 서술이 먼저 나옵니다.
No, decidedly, nuns were not to be pitied when Henry IV. was king.
아니, 앙리 4세 시절의 수녀들은 결코 불쌍히 여길 대상이 아니었다.
어린 자클린의 성격은 이미 외할아버지 방 문을 걸어 잠그는 장면에 있습니다.
Go away! You have no business here, this house belongs to me
저리 가! 여긴 너희가 올 데가 아니야, 이 집은 내 거야.
그러나 서약 갱신 서류에 속아 서명한 뒤에도, 설교를 듣고 마음을 바꾼 뒤에도 그녀는 개혁을 자신에게서 시작합니다. 아버지가 문을 두드려도 규칙을 예외로 두지 않습니다.
Angelique never made one rule for herself and another for her nuns
앙젤리크는 자신과 수녀들에게 다른 규칙을 두지 않았다.
임종 직전의 명령에는 사람들이 자신을 신비화할까 경계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do not let there be any nonsense after my death
내가 죽은 뒤 쓸데없는 소란은 없도록 하라.
13. 고든, 용서와 하르툼
이 장은 영국이 한목소리로 답했을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What man has kindled the greatest and most undying enthusiasm during your life?
당신이 사는 동안 가장 크고 꺼지지 않는 열광을 일으킨 사람은 누구인가?
고든은 규율을 어긴 장난꾸러기 생도였고, 수학만큼은 끝내 배우지 못했다는 담백한 한 줄이 인상적입니다. 수단에서는 낙타를 타고 반란군 진영 한가운데로 불쑥 나타나 허를 찌르고, 누이에게 이런 편지를 씁니다.
I had a large escort of flies.
나에게는 파리 떼라는 대규모 호위대가 있었다.
그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아비시니아 왕에게 한 말은 훗날 하르툼에서의 결말을 미리 비추는 듯합니다.
I am always ready to die
나는 언제든 죽을 준비가 되어 있다.
수저우의 약속 파기에 분노해 포상을 거절하고, 자신을 배신한 노예 상인 아부 사우드를 용서하는 모습은 이 장의 윤리적 중심입니다. 서술자는 그를 구하지 못한 정부에게 매서운 비판을 숨기지 않습니다.
One wants some forgiveness oneself
누구나 자신도 용서받을 일이 있는 법이다.
14. 교회 문 앞의 황제
암브로스가 주교가 된 순간은 책에서 가장 우연하면서도 필연처럼 읽힙니다. 폭동 직전의 성당에서 아이의 외침이 군중을 하나로 모았습니다.
Vox populi, vox Dei
민중의 소리는 신의 소리다.
재판관으로서의 원칙은 교회에 들어와도 변하지 않았고, 이것이 그를 힐데브란트나 토머스 베켓 같은 후대의 이름난 주교들과 다르게 만든다고 서술자는 말합니다. 테살로니카 학살 뒤 그는 황제를 문 앞에서 막아섭니다.
lest you add another sin to those you have already committed.
이미 저지른 죄에 또 하나의 죄를 더하지 않도록.
황제의 격분한 순간도 그대로 기록됩니다.
and the whole town shall suffer.
그러면 도시 전체가 고통받을 것이다.
그리고 참회의 말은 간결합니다. 속죄는 단식도 헌금도 아니라 한 사람의 분노에 사람들이 휘둘리지 않도록 하는 법 한 줄이었다는 점이 이 장의 핵심입니다.
Tell me what to do, and I will do it,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말해 주시오, 그대로 하겠소.
15. 불의 주인, 꿈의 정원
팔리시의 이야기는 실패의 기록입니다. 흰 유약이 처음 한 조각에 입혀진 순간, 그는 감격을 이렇게 적습니다.
that I felt myself another man
내가 다른 사람이 된 듯했다.
하지만 기쁨은 이르러 같은 결과를 되풀이하는 데 또 몇 해가 걸렸습니다. 서술자는 리모주의 공방에서 배우면 가족이 가난을 덜었을 텐데도 스스로 알아내겠다는 고집이 남에게 대가를 치르게 했다고 짚으면서, 그 고집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16년 끝에 이긴 승리는 한 줄로 요약됩니다.
he, and not the fire, was master
불이 아니라 그가 주인이었다.
신교가 퍼진 생트의 풍경을 그는 이렇게 전합니다. 그는 이 신앙에 마음을 쏟으면서도 도마뱀과 뱀과 곤충을 빚는 손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Games, dances, songs, banquets, smart clothes, were all things of the past.
놀이, 춤, 노래, 잔치, 맵시 있는 옷은 모두 지난 일이 되었다.
책의 마지막 문장은 감옥에서 맞은 팔리시의 마지막이자 열두 사람 모두에게 건네는 인사처럼 읽힙니다.
he went to sleep, and woke in the Delectable Garden.
그는 잠들었고, 즐거운 정원에서 눈을 떴다.
16. 이 책을 읽는 방법
『영웅의 붉은 책』은 열두 장이 서로 독립되어 있어 어느 장에서든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처음이라면 개를 돌보는 소녀의 모습으로 열리는 1장(나이팅게일), 알프스 도하가 흥미로운 3장(한니발), 가장 담담하게 마음을 흔드는 5장(페르난도)을 권합니다. 인물의 양심을 묻는 8장(모어)과 11장(암브로스와 테오도시우스)은 짧은 질문에 오래 머물게 합니다. 서술자는 20세기 초 영국 독자를 향해 말하고, 식민지와 다른 민족을 그리는 대목에는 그 시대의 시선이 짙게 배어 있으므로 오늘의 눈으로 거리를 두고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인물의 약점과 어리석은 결정을 숨기지 않는 균형은 지금도 미덥습니다. 열두 사람이 모두 이긴 것은 아닙니다. 처형당하거나 외롭게 죽거나 돌아오지 못한 이가 대부분이지만, 그들이 끝까지 지킨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데서 이 책은 가장 오래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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