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830년 출간
The Red and the Black
적과 흑
제재소집 아들 줄리앙이 나폴레옹을 꿈꾸며 사제복을 입고 시골 시장 저택에서 파리 귀족의 서재까지 오르지만, 두 여인 사이에서 야심과 사랑이 부딪쳐 무너지는 이야기
I thought I lived; I was only preparing for life
나는 사는 줄 알았으나 삶을 준비하고 있었을 뿐이다.
Leave me my ideal life.
내 이상의 삶을 그대로 두어 달라.
한눈에 보기
프랑슈콩테의 소읍 베리에르, 못 공장 주인이자 시장인 레날 씨는 아이들의 가정교사로 제재소 집 아들 줄리앙을 들인다. 나폴레옹을 몰래 숭배하며 신학을 외우는 이 영리한 청년은 레날 부인과 사랑에 빠졌다가 소문과 익명 편지에 쫓겨 브장송 신학교로 가고, 피라르 신부의 추천으로 파리의 라 몰 후작 저택에서 비서가 된다. 후작의 딸 마틸드는 그의 자존심에 끌려 사다리를 내리고, 줄리앙은 코라소프의 처방과 계산된 냉정으로 그녀를 되찾아 임신과 결혼, 중위 임관장까지 얻는다. 그러나 레날 부인의 고발 편지 한 통에 모든 것이 무너지고, 성당의 총성과 재판, 사형수 감방의 재회와 처형이 이어진다. 열여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찰스 디킨스 『위대한 유산』 (Great Expectations)
- 샬럿 브론테 『제인 에어』 (Jane Eyre)
- 알렉상드르 뒤마 『삼총사』 (The Three Musketeers)
한 권 요점
The Red and the Black
『적과 흑』은 프랑스 작가 스탕달이 쓴 장편소설로, 1830년에 나왔고 『1830년의 연대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스탕달은 1783년에 태어나 1842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본명은 앙리 벨로 알려져 있으며, 이 소설은 실제 재판 기사에서 착상을 얻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목의 붉은색과 검은색은 군복과 사제복을 가리킨다는 해석이 흔합니다. 책은 두 부로 나뉘며, 제1부는 제1~30장, 제2부는 제31~75장입니다. 제1부는 시골 베리에르와 브장송 신학교를, 제2부는 파리 라 몰 후작의 저택과 감옥을 무대로 합니다. 줄기는 하나입니다. 나폴레옹의 시대가 끝난 뒤 가난한 재능이 신분의 벽을 어떻게 넘으려 하는가, 그리고 그 계산이 사랑 앞에서 어떻게 흔들리는가입니다. 서술자는 줄리앙을 영웅으로 떠받들지도 단죄하지도 않고, 그의 허영과 용기와 연기를 같은 거리에서 지켜봅니다.
줄거리
제1~5장: 베리에르의 시장과 목수의 아들
프랑슈콩테의 소읍 베리에르는 두브 강가의 못 공장 망치 소리로 먼저 기억되는 마을이고, 그 공장의 주인이 시장 레날 씨입니다. 거만하고 인색한 레날은 석조 저택과 층층이 쌓은 정원 옹벽을 자랑하지만 속은 돈과 체면뿐입니다. 마을 사람들의 판단 기준도 오직 "이익이 되느냐"입니다. 파리에서 온 아페르 씨가 구빈원과 감옥을 둘러보자 레날은 자유주의 신문에 기사가 날까 분개합니다. 안내를 맡은 이는 쉰여섯 해를 사제로 봉직한 아흔 살의 셸란 신부입니다. 신부는 시장과 구빈원장 발레노가 몰아세워도 "쫓아내라"고 맞섭니다. 레날은 발레노에게 지지 않으려고 목수 소렐 영감의 아들 줄리앙을 아이들의 가정교사로 들이기로 합니다.
소렐 영감은 속셈을 의심해 즉답을 피하고 의복까지 요구합니다. 정작 아들 줄리앙은 제재소의 톱을 지켜보는 대신 들보 위에서 책을 읽다가 아버지에게 맞아 떨어지고, 아끼는 『세인트헬레나 회상록』은 개울에 빠집니다. 줄리앙은 노군의관에게서 나폴레옹의 이야기를 듣고 자랐고 가족에게서는 멸시받습니다. 아버지가 레날과 두 시간 흥정해 급료를 사백 프랑으로 올리자, 줄리앙은 책과 훈장을 친구 푸케에게 맡기고 나폴레옹 숭배를 감춘 채 사제가 되려는 야심을 품고 레날 저택으로 향합니다.
제6~11장: 레날 저택의 가정교사
레날 부인은 대문 앞에서 울먹이는 앳된 청년을 소녀로 착각했다가 가정교사임을 알고 안도합니다. 줄리앙은 그녀의 아름다움에 취해 손에 입을 맞추고, 라틴어 신약을 통째로 외워 아이들과 하인, 방문객을 놀라게 해 모두에게 "무슈"로 불립니다. 그는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냉정한 교사지만 속으로는 상류 사회를 증오하고, 부인이 돈을 주려다 자존심을 건드리자 격분합니다. 하녀 엘리사가 유산을 받고 줄리앙과의 혼인을 바라지만 그가 셸란 신부 앞에서 거절한 소식을 들은 부인은 기쁨에 압도되어 자신이 그를 사랑함을 처음 깨닫습니다.
일가가 베르지의 별장으로 옮긴 뒤 줄리앙은 정원의 저녁에 의무감으로 부인의 손을 잡고, 부인은 손을 맡깁니다. 그는 매트리스에 숨긴 나폴레옹 초상 때문에 평판이 무너질 뻔한 뒤 하인들 앞에서 레날에게 따져 급료를 월 오십 프랑으로 올려 받습니다. 숲의 높은 바위에서 매를 바라보며 나폴레옹의 운명이 자신의 것이 될지를 묻습니다. 베르지로 돌아와서는 남편이 있는 자리에서 일부러 부인의 팔에 입을 맞춰 나폴레옹식 승리를 계산하고, 부인은 간통이라는 말과 죄책감 속에서 열병을 앓듯 괴로워합니다.
제12~20장: 동굴, 한밤의 방, 익명의 편지
냉담한 부인에게 자존심이 상한 줄리앙은 사흘 휴가를 얻어 산으로 갑니다. 동굴에서 파리의 영광과 사랑을 꿈꾸고, 푸케가 권한 목재업 동업을 거절하며 "빵과 자유"만으로 기뻐합니다. 돌아와 보니 앓던 부인이 새 옷과 구멍 뚫린 스타킹으로 그를 맞이하고, 데르빌 부인은 그녀가 사랑에 빠졌음을 알아챕니다. 줄리앙은 이 연애를 기분 전환쯤으로 여겨 유혹 계획을 적어 두고, 오늘 밤 두 시에 방으로 가겠다고 속삭였다가 호통을 듣고 종일 자책합니다. 시계가 울리자 자존심 하나로 떨며 부인의 방에 들어서고 계획을 모두 잊은 채 그녀의 발치에서 웁니다. 그러나 노련한 정복자를 연기하느라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이튿날 밤에야 연기를 벗고 진짜 사랑에 빠집니다.
왕의 행차가 베리에르를 들끓게 하자 부인은 줄리앙을 의장대에 넣어 하늘색 제복을 입히고, 그는 브레 수도원에서 거울 앞에서 축복을 연습하는 젊은 아그데 주교에게 감탄하고 라 몰 후작을 처음 봅니다. 막내 스타니슬라스가 열병을 앓자 부인은 죄책감에 남편에게 고백하려 하지만 레날은 낭만적 헛소리라며 일축합니다. 엘리사가 발레노에게 밀고하고 레날에게 익명의 편지가 도착합니다. 부인은 눈물 젖은 편지로 발레노가 쓴 것처럼 꾸밀 가짜 익명 편지의 문안을 줄리앙에게 보내고, 그가 직접 오려 붙이게 합니다.
제21~26장: 베리에르를 떠나 신학교로
익명 편지를 받은 레날은 밤새 질투와 체면 걱정에 시달리며 아내를 죽일지까지 궁리합니다. 부인은 편지의 종이가 발레노의 연애편지와 같다는 점을 슬쩍 드러내 의심을 발레노에게 돌리고 아내의 유산을 들먹여 남편을 설득합니다. 베리에르에서 줄리앙은 마을 사람들의 갈채와 이직 제안을 능란하게 비껴가지만, 엘리사의 고자질로 소문이 퍼지자 셸란 신부가 그에게 떠나라고 권합니다. 줄리앙은 사흘 뒤 몰래 찾아온 마지막 밤, 죽은 사람처럼 말이 없는 부인의 차가운 포옹에 깊이 흔들린 채 브장송으로 향합니다.
도시의 카페 계산대에서 만난 아만다 비넷은 그를 친척이라 둘러대 주고 줄리앙은 《신 엘로이즈》를 외워 사랑을 고백합니다. 신학교 문을 두드리자 줄리앙은 피라르 신부 앞에서 기절합니다. 피라르는 셸란의 추천장을 읽고 라틴어로 신학을 시험한 뒤 지식에 놀라지만 프로테스탄트 기질을 의심하며 비밀결사 금지와 절대 복종을 일러 두고 103호 독방을 내줍니다. 줄리앙은 피라르를 고해신부로 고르지만 이것이 카스타네드 일파와의 적대를 낳습니다. 그는 321명의 동기를 적으로 여기고 성적이 좋은 것이 죄가 되는 풍토를 깨닫습니다. 아만다의 주소가 적힌 카드가 피라르 앞에 놓이자 침착하게 둘러대 위기를 넘기고, 피라르는 거짓이 아니라고 인정하면서도 주소를 간직한 것을 경솔하다고 꾸짖습니다.
제27~30장: 신학교의 줄리앙, 마지막 밤과 총성
화자는 신학교 시절이 너무 어두워 자세히 적지 않겠다고 밝힙니다. 위선적인 몸짓에 서툰 줄리앙은 환멸에 빠지고, 드 메스트르를 인용해 논리로 동료를 놀라게 했다가 '마르탱 루터'라 불리며, 흰 손 때문에 미움받아 컴퍼스로 무장합니다. 성체축일 행렬 준비로 브장송 성당을 장식하던 그는 행렬이 나간 사이 고해소에서 쓰러지는 레날 부인을 발견합니다. 곁의 데르빌 부인은 그를 호통쳐 쫓아냅니다. 피라르는 줄리앙을 신구약 강사로 승진시키고, 푸케가 보낸 사슴과 멧돼지가 시기를 잠재웁니다. 시험에서는 프릴레르 신부의 책략으로 198등이 되고, 파리에서 오는 500프랑은 실은 라 몰 후작이 보낸 것입니다. 후작과 프릴레르의 소송이 이어지는 가운데 피라르는 파리에 초청되어 사직하고, 후작이 비서가 되어 달라고 청하자 피라르는 거절하며 대신 줄리앙을 추천합니다. 후작은 여비를 보내 그를 부릅니다.
줄리앙은 푸케와 셸란 신부에게 작별한 뒤 한밤에 사다리를 지고 레날 저택에 숨어들어 침실 창을 두드립니다. 부인은 처음엔 완강히 거부하다가, 그가 떠난다고 냉정히 말하자 무너져 안깁니다. 하루를 숨어 지내다 남편에게 들킬 뻔한 줄리앙은 총탄을 맞을 뻔하며 창으로 도망쳐 제네바 길로 빠집니다. 이것이 제1부의 끝입니다.
제31~35장: 파리, 라 몰 저택
우편마차 안에서 줄리앙은 시골의 사제와 귀족, 자유주의자들 사이에서 시달려 영지를 팔고 파리로 달아나는 생 지로의 하소연을 듣습니다. 파리에 닿은 그는 말메종에서 눈물을 흘립니다. 피라르 신부는 라 몰 저택의 생활과 후작 부부, 아들 노르베르에 대해 냉정히 일러 주다 마지막에 마음을 열어 둘은 서로를 아버지와 아들처럼 느낍니다. 호화로운 저택에 압도된 줄리앙은 재단사에게 어깨를 잡혀 격분하고 이틀의 자유 동안 시계를 소매치기당하며, 후작은 방과 옷과 도서관을 내줍니다. 저녁 식탁에서 그는 마틸드와 노르베르를 처음 보고 호라티우스 토론으로 학자를 상대해 호감을 얻습니다.
이른 아침 도서관에서 필사하던 그는 비밀 문으로 책을 훔치러 온 마틸드와 마주칩니다. 말에서 떨어져 진흙투성이가 된 일을 식탁에서 솔직히 털어놓아 후작과 마틸드를 웃기며 호감을 사고, 피라르는 임지로 떠납니다. 살롱은 정치도 종교도 자유사상도 입에 올리지 못하는 권태의 자리이고, 줄리앙은 쓰던 원고를 태웁니다. 몇 달 뒤 그는 후작의 영지를 관리하고 소송 서신을 대신 쓰는 신임 비서가 됩니다.
제36~42장: 결투, 훈장, 마틸드의 관심
카페에서 낯선 남자에게 모욕당한 줄리앙은 "주소를 대시오, 나는 당신을 경멸하오"를 되풀이합니다. 보부아지 기사를 찾아가지만 사람이 달랐고, 나오던 길에 마차 마부가 전날의 그자임을 알아보고 채찍질해 결투가 성사되어 팔에 총상을 입습니다. 보부아지가 그를 후작의 사생아라고 소문내자 후작은 이를 활용해 그를 오페라에 출입시킵니다. 통풍으로 몇 달 칩거하는 후작은 줄리앙과 책을 읽으며 가까워지고, 줄리앙은 장부를 정비해 신뢰를 얻습니다. 후작의 사자로 런던에 다녀온 그는 십자훈장을 받고 발레노 남작이 시장 자리를 노리고 찾아오는 일을 겪습니다.
이에르에서 돌아온 마틸드는 한결 세련된 줄리앙의 냉정함에 흥미를 느끼고, 사형 선고만이 돈으로 살 수 없는 훈장이라는 경구에 끌려 사형수 알타미라에게 관심을 돌립니다. 그녀는 알타미라와 단톤을 말하는 줄리앙의 경멸 어린 대답에 사로잡히고, 검은 상복 차림으로 도서관에 나타납니다. 상복은 1574년 4월 30일 처형된 보니파스 드 라 몰과 그의 머리를 묻어 준 마르그리트 왕비의 옛 사랑을 기리는 것이었습니다. 정원의 대화에서 마틸드의 속마음이 드러나고 줄리앙은 자신이 가난하다고 털어놓습니다. 둘은 '무장 휴전' 같은 관계가 되고, 마틸드는 크루아즈누아가 무엇도 모자라지 않아서 평범하다고 여기며 "사랑에 빠졌다"는 생각에 환희합니다.
제43~50장: 사다리와 변덕
줄리앙은 마틸드의 관심이 자기를 조롱하는 연극일까 의심하고, 마틸드는 마침내 사랑을 고백하는 편지를 보냅니다. 줄리앙은 함정을 경계해 편지를 베껴 푸케에게 성경 속에 숨겨 보냅니다. 마틸드는 가장 낮은 신분의 남자에게 먼저 고백하는 치욕과 거절의 두려움 사이에서 괴로워하다 한밤 한 시에 사다리로 오르라는 쪽지를 건넵니다. 줄리앙은 권총을 품고 정원을 정찰한 뒤 사다리를 올라 마틸드의 창으로 갑니다. 그녀는 의무를 다하듯 연인이 되고, 줄리앙은 사랑보다 야심의 충족을 느낍니다.
사흘째 마틸드는 자신이 주인을 만들었다는 생각에 냉담해지고, 줄리앙은 영원한 결별을 선언한 뒤에야 자기가 그녀를 사랑함을 깨닫습니다. 도서관에서 마틸드가 처음 온 남자에게 몸을 준 것을 한탄하자 그는 벽의 중세 검을 뽑으려 하다 멈추고, 마틸드는 감탄합니다. 그러나 그녀가 크루아즈누아와 카일루스에 대한 지난 감정을 여드레 동안 털어놓자 줄리앙은 질투에 시달립니다. 마틸드가 "당신이 주인"이라며 머리채를 잘라 던진 이튿날 다시 냉랭해지고, 새벽 도서관에서는 더는 사랑하지 않는다고 모멸적인 말을 퍼붓습니다. 줄리앙은 가장 불행한 사람이 됩니다.
제51~62장: 비밀 회합, 코라소프의 처방, 마틸드의 항복
후작은 줄리앙의 기억력을 시험한 뒤 유력자들의 말을 받아 적어 네 쪽으로 외워 대신 전하라는 비밀 임무를 맡깁니다. 녹색 벨벳 응접실의 회합에서 줄리앙은 『코티디엔』 첫 면을 외워 기억력을 입증하고, 후작은 귀족들이 각 도에 충성스러운 오백 명의 무리를 키워야 한다고 질책합니다. 추기경은 영국의 돈 없이는 전쟁이 불가능하다고 역설하고, 줄리앙은 가짜 여권으로 떠나 공작에게 밀서를 암송합니다. 스트라스부르에서 마틸드 생각에 무너진 줄리앙은 런던 시절 친구 코라소프 공을 만나, 매일 그녀를 볼 것, 같은 계층의 다른 여인에게 구애할 것, 열정은 편지에만 담을 것이라는 처방과 번호 붙은 연애편지 쉰세 통을 받습니다.
파리로 돌아온 줄리앙은 페르바크 원수 부인에게 구애하며 코라소프의 편지를 베껴 전합니다. 부인은 편지에서 진지한 신앙의 싹을 보았다고 착각하고, 마틸드는 줄리앙의 변화에 불안해합니다. 어느 아침 마틸드가 서재에서 부인의 편지를 보고 질투와 자존심에 울음을 터뜨리며 안기고, 줄리앙은 서랍에 던져 둔 뜯지 않은 편지들을 보고 무릎 꿇는 마틸드를 상대로 말을 아끼는 데 몰두합니다. 그는 "그녀를 겁주어야 한다"고 결심하고, 마틸드는 평생 처음으로 진짜 사랑을 합니다.
제62~65장: 임신, 후작의 양보, 성당의 총성
마틸드는 임신을 알리고 아버지에게 줄리앙의 아이를 가졌고 소르 부인이 되어 살겠다는 편지를 남깁니다. 후작은 분노로 줄리앙에게 욕설을 퍼붓고 딸이 공작 부인이 되지 못함을 괴로워합니다. 줄리앙은 죽음을 청하는 편지를 남기고 정원을 걷다 아들 생각에 살아야 한다고 마음먹고 피라르 신부를 찾아갑니다. 마틸드가 줄리앙이 죽으면 과부로 나서겠다고 위협하고 피라르가 설득하자 후작은 공개 결혼을 고민하며 연 소득 1만 프랑과 랑그도크 영지를 건넵니다. 끝내 줄리앙에게 라 베르네 기사라는 이름과 경기병 중위 임관장을 주어 스트라스부르로 보냅니다.
피라르는 후작이 보낸 2만 프랑을 전하며 줄리앙을 라 베르네의 자식으로 인정하는 협정도 이끌었다고 알립니다. 스트라스부르 경기병 연대에서 줄리앙은 침착함과 사격, 검술로 존경을 얻고 야망과 아들 생각에 몰두합니다. 그때 마틸드의 급보가 옵니다. 후작이 레날 부인의 고발 편지를 근거로 결혼을 거부했다는 것입니다. 줄리앙은 베리에르로 달려가 성당에서 레날 부인에게 권총을 쏩니다.
제66~71장: 감옥과 재판
줄리앙은 헌병에게 붙잡혀 갇힙니다. 레날 부인은 어깨뼈만 부러진 채 목숨을 건지고 오히려 죽지 못한 것을 슬퍼합니다. 줄리앙은 판사에게 계획적 살인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간수에게서 부인이 살아 있다는 말을 듣자 무릎을 꿇고 뜨겁게 웁니다. 브장송 감옥의 탑 감방으로 옮겨진 그는 비교적 평온한 날을 보내며, 나폴레옹도 살았다며 마음을 다잡습니다. 노쇠한 셸란 신부가 찾아와 말을 잇지 못하고 울고, 푸케는 전 재산을 팔아 탈옥시키겠다고 나서며, 프릴레르는 출세의 속셈으로 도움을 자청합니다.
마틸드는 농부 차림으로 감옥에 찾아와 그를 "고귀한 복수"를 한 사람으로 우러르고, 페르바크 원수 부인을 통해 주교의 친필 편지를 얻으려 애씁니다. 그러나 줄리앙은 마틸드의 열정에 감동하지 못하고 죄책감만 느끼며 마음에 레날 부인을 해친 뉘우침과 사랑이 되살아납니다. 그는 변호사가 질투 때문이라고 변론하자고 하자 목숨을 걸고 그런 거짓말은 말라며 격노합니다. 레날 부인은 배심원 서른여섯 명 모두에게 줄리앙은 무고하니 구해 달라는 편지를 씁니다. 재판 날 브장송은 방청객으로 들끓고, 여인들은 젊고 잘생긴 그에게 동정을 보냅니다. 자정이 지나 줄리앙은 입을 열어 자신은 신분 때문에 벌을 받는 "반란한 농민"이라 말하고 레날 부인은 어머니 같았다고 덧붙입니다. 새벽 두 시 배심원단은 발레노를 앞세워 만장일치 유죄를 선고합니다.
제72~75장: 사형수 감방과 마지막
사형수 감방에서 줄리앙은 단두대와 사후 세계, 하느님에 대해 생각하며 스스로를 비웃습니다. 마틸드는 프릴레르가 배신했다며 달려오고 줄리앙은 항소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그는 레날 부인이 신문에서 자기 죽음을 읽고 울 모습을 상상합니다. 잠결에 손에 떨어지는 눈물을 느끼고 눈을 뜨니 레날 부인입니다. 그녀는 항소해 달라고 애원하고, 줄리앙은 용서를 빌며 항소 서류에 서명하겠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오해를 풀고 그는 그녀에게 자살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받습니다. 사흘 뒤 남편이 그녀를 불러들입니다. 감옥 문 앞의 요란한 기도 소리에 줄리앙은 죽음이 처음으로 끔찍하게 느껴집니다.
홀로 울던 줄리앙은 찾아온 아버지에게 모아 둔 돈 이야기로 태도를 바꾸게 하고, 신과 진리를 묻다가 실은 레날 부인의 부재가 자신을 짓누른다고 인정합니다. 레날 부인은 브장송으로 돌아와 하루 두 번 면회하고, 마틸드의 질투는 광기에 이릅니다. 크루아즈누아가 결투로 죽자 줄리앙은 마틸드에게 뤼즈와 결혼하라고 권합니다. 고해신부가 공개 개종을 권하지만 거절하고, 왕에게 호소하겠다는 레날 부인을 만류합니다. 줄리앙은 담담하게 처형당합니다. 마틸드는 그의 머리를 안고 산 위 동굴에서 장례를 치릅니다. 레날 부인은 약속대로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았으나 사흘 뒤 아이들을 안은 채 숨을 거둡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이익과 체면의 소읍
베리에르를 소개하는 첫 장의 시선은 풍경에서 곧 돈으로 옮겨 갑니다. 시장 레날이 나폴레옹 몰락 뒤에 얻은 자리와 부끄러움을 서술자는 한 줄로 요약합니다.
Since 1815, he blushes at being a manufacturer
1815년 이후 그는 제조업자인 것이 부끄러워 얼굴을 붉힌다.
마을을 가르는 말은 나무 한 그루에도 적용됩니다. 시장의 그늘 취향은 이익이 되지 않는 것을 어떻게 정당화하는지 보여 줍니다.
I like the shade
나는 그늘이 좋소.
이 풍자 앞에서 셸란 신부는 반대편 기준입니다. 쉰 해 넘게 봉직한 그는 마을을 이렇게 부릅니다.
Verrières is my family
베리에르는 나의 가족이다.
스탕달은 소도시의 여론을 폭정으로 그립니다. 줄리앙이 어디에 놓이든 거기에는 이익과 체면이라는 규칙이 있고, 이 소설의 모든 위선은 이 규칙에서 자랍니다.
2. 들보 위에서 책을 읽는 소년
줄리앙의 첫 모습은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읽는 사람입니다. 아버지가 때려 떨어뜨리는 장면은 이 소설의 갈등을 한 장면에 담습니다.
Instead of watching attentively the action of the machinery, Julien was reading.
기계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지켜보는 대신 줄리앙은 책을 읽고 있었다.
그가 붙드는 위안은 나폴레옹입니다. 군인의 길이 막힌 시대에 무명 중위가 천하를 얻은 이야기는 가난한 청년에게 허락된 유일한 신화입니다.
Buonaparte, the obscure and penniless lieutenant, had made himself master of the whole world
무명에 빈털터리 중위였던 보나파르트가 온 세상의 주인이 되었다.
그의 결의는 이렇게 극단적으로 쓰입니다.
to risk a thousand deaths rather than fail to make his fortune
출세에 실패하느니 천 번의 죽음을 무릅쓰는 것.
이 결의는 마지막 장까지 이어지는 줄리앙의 약속이자 함정입니다. 야심이 크면 클수록 그가 기대한 세계는 현실보다 책 속에 가깝고, 그 간격에서 이후의 실패가 생겨납니다.
3. 위선이라는 예의
사제복은 소망이 아니라 도구입니다. 교회에서 이런 대꾸를 하는 줄리앙에게 신앙은 직업의 사다리에 가깝습니다.
I only see God in church
저는 하느님을 교회에서만 봅니다.
셸란 신부는 청년의 어두운 야심을 눈치채고 두 길을 가를 것을 권합니다.
making one's fortune either in this world or the next
이승에서든 저승에서든 출세하는 것.
부인이 돈을 주려다 자존심을 건드린 일에 대한 줄리앙의 대꾸는 가난한 자의 긍지를 압축합니다.
I may not be big, Madame, but I am not mean
저는 크지 않을지 몰라도, 부인, 비열하지는 않습니다.
그는 위선을 몸에 익히면서도 자존심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이 책의 독특한 긴장이 여기에 있습니다. 가식을 연기하는 사람이 가식을 가장 싫어합니다.
4. 레날 부인의 사랑
부인이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순간은 질투가 아니라 기쁨에서 옵니다. 엘리사와의 혼담을 줄리앙이 거절했다는 소식이 계기입니다.
Can I be in love with Julien?
내가 줄리앙을 사랑하는 것일 수 있을까?
서술자는 그녀의 순진함을 파리의 연애와 대비합니다.
But at Paris, love is a creature of novels.
그러나 파리에서 사랑은 소설이 만들어 낸 피조물이다.
줄리앙은 사랑이 아니라 의무로 부인의 손을 잡습니다. 그날의 계산은 이렇게 기록됩니다.
my reputation is my only asset
내 평판이 내 유일한 재산이다.
두 사람의 어긋남은 이 장면에서 이미 정해집니다. 부인은 마음을 내어 주고, 줄리앙은 그것을 승리로 기록합니다.
5. 굴욕, 매, 그리고 동굴
나폴레옹 초상이 들통날 뻔한 날 줄리앙은 굴욕이 사람을 어떻게 만드는지 스스로 일반화합니다.
It is, no doubt, such moments of humiliation which have made Robespierres.
이런 굴욕의 순간이 로베스피에르 같은 사람들을 만들었을 것이다.
숲의 바위 위에서 그는 하늘 높이 도는 매를 올려다봅니다.
He envied that strength, that isolation.
그는 그 힘과 그 고립을 부러워했다.
산속 동굴에서는 출세의 문법이 잠시 멈춥니다. 푸케의 동업 제안을 뿌리치고 나서 그가 얻는 감각은 이 소설에서 드물게 순수한 행복입니다.
I have bread, and I am free.
나에게는 빵이 있고, 나는 자유롭다.
그러나 같은 날 그는 스스로를 의심합니다.
I am not of the stuff of which great men are made
나는 위인이 될 재목이 아니다.
매의 고립을 부러워하는 사람이 빵과 자유로 만족하지 못하는 것, 그 분열이 줄리앙입니다.
6. 의무가 된 유혹, 수탉의 노래
줄리앙은 부인에게 신분의 상처를 느낄 때 평등을 앞세웁니다. '명령한다'는 한마디에 발끈한 그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It is impossible to love without equality
평등 없이는 사랑할 수 없다.
약속한 밤 두 시, 시계 소리는 베드로를 깨운 수탉에 빗대어집니다. 그는 겁이 나서 배신하려는 사람처럼 방으로 향합니다.
The noise woke him up like the cock's crow woke up St. Peter.
그 소리는 수탉의 울음이 성 베드로를 깨운 것처럼 그를 깨웠다.
소원을 이룬 뒤의 첫 생각은 환희가 아니라 허탈입니다.
My God! being happy--being loved, is that all it comes to?
맙소사! 행복하다는 것, 사랑받는다는 것이 이게 전부란 말인가?
스탕달은 정복자를 연기하는 사람이 정작 사랑을 누리지 못하는 아이러니를 날카롭게 그립니다. 이튿날 밤 연기를 덜어 낸 순간에야 진짜 사랑이 오는 것도, 사랑이 계산을 내려놓을 때만 일어난다는 이 책의 반복되는 요지입니다.
7. 죄의식, 익명의 편지, 그리고 시대
막내의 열병 앞에서 부인은 죄의식에 사로잡혀 남편에게 고백하려 합니다. 레날의 반응은 이 사회의 둔감함을 요약합니다.
All that is romantic nonsense!
그런 건 모두 낭만적 헛소리요!
부인의 고백은 지옥을 두려워하면서도 후회하지 않는 모순을 정직하게 담습니다.
I would commit my sin over again if I had the opportunity.
기회가 있다면 나는 같은 죄를 다시 저지를 것이다.
익명 편지를 받은 레날이 질투로 밤을 새우는 동안 서술자는 한 가지를 짚습니다.
But true passions are selfish.
그러나 진정한 열정은 이기적이다.
왕의 행차와 젊은 주교의 연출은 줄리앙에게 예법이 곧 권력이라는 사실을 가르칩니다.
What can't one accomplish with skill
솜씨만 있으면 이루지 못할 일이 무엇이겠는가.
그리고 마을이 재능을 다루는 방식은 이렇습니다.
Unhappy is the man who distinguishes himself.
두드러지는 자는 불행하다.
사랑과 사회가 한 장면에서 겹치는 구성이 이 소설을 연애소설이자 시대의 연대기로 만듭니다.
8. 신학교의 규칙
피라르 신부는 첫 만남에서 신학교의 규칙을 못 박습니다.
To hear in this house, my dear son, is to obey.
이 집에서 듣는다는 것은, 사랑하는 아들아, 곧 복종한다는 뜻이다.
교회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마음의 자세입니다.
It is the submissive heart which counts for everything in its eyes.
교회의 눈에는 순종하는 마음이 전부다.
321명의 동기 속에서 줄리앙은 이렇게 배웁니다.
difference engenders hate
다름은 미움을 낳는다.
이때 그가 곱씹는 말은 자기 시대에 대한 한탄입니다.
I should have been a sergeant under Napoleon.
나폴레옹 밑이었다면 나는 하사관이었을 것이다.
그는 위선을 무기로 삼으면서도 이를 자조합니다.
Alas, it is my only weapon
아아, 이것이 내 유일한 무기다.
또 하나, 신학교가 줄리앙에게 남긴 깨달음은 지금까지의 삶 전체를 뒤집습니다.
I thought I lived; I was only preparing for life
나는 사는 줄 알았으나 삶을 준비하고 있었을 뿐이다.
신학교는 신앙의 공간이 아니라 취직의 공간으로 그려집니다. 교구 수입을 자랑하는 신부와 동전 던지기로 좋은 자리를 점치는 학생들을 통해 스탕달은 교회를 사회의 또 다른 시장으로 보여 줍니다.
9. 마지막 밤과 총성의 예고
성당에서 쓰러지는 레날 부인을 본 줄리앙의 반응은 촛불이 꺼지는 장면에 비유됩니다.
The poor boy was extinguished himself.
가엾은 소년은 스스로 꺼져 버렸다.
사다리를 지고 베리에르로 돌아간 밤, 줄리앙은 부인의 변하지 않는 면을 감탄합니다.
remorse is the only danger which this sublime soul is afraid of
이 숭고한 영혼이 두려워하는 유일한 위험은 양심의 가책이다.
그러나 책략으로 얻어 낸 재회는 그가 기대한 모습과 다릅니다.
they were simply a pleasure
그것은 한낱 쾌락일 뿐이었다.
창문으로 도망칠 때 들려온 총소리에 줄리앙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he's far too bad a shot
그는 사격이 너무 서툴다.
제1부의 끝에서 빗나간 총탄은 제2부의 끝에서 줄리앙이 직접 쏘는 총성과 짝을 이룹니다. 두 번 모두 총소리는 레날 부인이 있는 곳에서 울리고, 그가 가장 멀리 가려던 순간마다 사랑이 그를 같은 자리로 되돌려 놓습니다.
10. 파리, 라 몰 저택
생 지로의 탄식은 지방의 정치 풍토를 압축합니다. 시골의 평화가 지옥이었다는 말이 웃음 속에서 세태를 비춥니다.
The peace of the country proved a hell for me.
시골의 평화는 나에게 지옥이었다.
파리에 도착한 줄리앙에게 피라르가 건네는 조언은 투박하지만 정확합니다.
Get ruined at once if you have got to be ruined
망해야 한다면 당장 망하라.
살롱의 규칙은 권태입니다.
The slightest live idea appeared a crudity.
조금이라도 살아 있는 생각은 무례로 여겨졌다.
후작의 신조는 이렇습니다.
One can only lean on what resists.
기댈 수 있는 것은 저항하는 것뿐이다.
카페의 모욕 사건에서 줄리앙이 되풀이한 말은 그가 귀족 사회의 예법을 몸으로 습득하는 순간입니다. 결투를 치르고 난 뒤 그의 반응은 허탈하지만 유머러스합니다.
By Jove, so a duel is only that,
세상에, 결투란 고작 이런 것이구나.
후작이 통풍으로 칩거하는 동안 둘은 가까워지고, 줄리앙은 훈장을 받습니다. 그러나 공정한 사람을 밀어내고 얻은 훈장은 그를 편하게 하지 않습니다.
Poor monsieur Gros! It is he who deserves the cross.
불쌍한 그로 씨! 십자훈장을 받을 사람은 그다.
이 대목들에서 줄리앙의 성공은 이미 도덕적 비용을 치르고 있습니다.
11. 마틸드와 마르그리트 왕비
마틸드는 주변의 평범함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그녀가 내놓는 경구는 그 권태에서 나옵니다.
I think being condemned to death is the only real distinction,
사형 선고를 받는 것만이 진짜 훈장이라고 생각해요.
알타미라가 화려한 무도회를 평한 말은 프랑스 사교계의 공허를 겨냥합니다.
Thought is lacking
사상이 모자란다.
그는 프랑스를 두고 이렇게 말합니다.
You will have Murats, never Washingtons.
당신들에게는 뮈라는 있어도 워싱턴은 없을 것이다.
줄리앙은 마틸드의 호의 앞에서 일단 즐기기로 하고, 이 관계를 이렇게 부릅니다.
He himself compared it to an armed truce.
그 자신이 이를 무장 휴전에 비유했다.
마틸드가 마침내 자신의 감정을 확신하는 순간은 환희에 가깝습니다.
I am in love, I am in love, it is clear!
나는 사랑에 빠졌어, 사랑에 빠졌어, 분명해!
마틸드의 사랑은 감정이기 전에 계획입니다. 처형된 선조의 머리를 묻은 왕비의 이야기를 해마다 상복으로 기리는 그녀는 사랑에서 영웅이 되고 싶어 하고, 줄리앙은 그녀의 거울이자 시험대가 됩니다.
12. 사다리와 주인과 노예
마틸드의 한탄은 시대에 대한 것입니다. 모험이 사라진 세기를 그녀는 이렇게 부릅니다.
What a degenerate and boring age!
얼마나 타락하고 따분한 시대인가!
사다리를 올라야 할지 망설이는 줄리앙을 움직인 것은 용기보다 체면입니다.
Honour is at stake.
명예가 걸려 있다.
첫날 밤의 감정은 사랑이 아닙니다.
It was the keen happiness of a gratified ambition
그것은 충족된 야심의 날카로운 행복이었다.
마틸드 쪽도 같은 구조입니다. 자신이 먼저 몸을 준 데서 오는 모욕이 곧 사랑을 망설이게 합니다.
I have given myself a master
나는 나 자신에게 주인을 만들어 주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정복하려는 대결을 이어 갑니다. 줄리앙이 사다리를 다시 올랐을 때 마틸드는 반대로 복종을 바칩니다.
You are my master, dear, I am your slave.
당신은 나의 주인, 나는 당신의 노예예요.
이 소설이 부도덕하다는 비난에 서술자는 이렇게 항변합니다.
Yes, monsieur, a novel is a mirror which goes out on a highway.
그렇습니다, 선생. 소설은 큰길 위를 지나가는 거울입니다.
거울이 진흙을 비추었다고 거울을 탓하지 말라는 이 반박은 스탕달 사실주의의 선언입니다. 사랑 이야기도 이 거울 앞에서는 힘의 비유로 읽히고, 마틸드와 줄리앙은 서로에게 가장 먼저 비치는 거울이 됩니다.
13. 비밀 회합과 코라소프의 처방
후작이 맡긴 임무는 소설에 정치의 한 장면을 끼워 넣습니다. 회합에서 후작은 귀족들을 몰아세웁니다.
Be timid if you like, but do not be stupid.
겁이 많아도 좋지만 어리석지는 마시오.
추기경의 역설은 이 모임의 성격을 드러냅니다.
At bottom France does not believe, and she loves war.
프랑스는 속으로는 믿지 않으며 전쟁을 좋아한다.
총리 네르발의 사명 연설을 듣는 줄리앙의 속말은 냉소적입니다.
What a good actor
얼마나 훌륭한 배우인가.
스트라스부르에서 코라소프가 건네는 처방은 사랑을 전술로 바꿉니다.
A melancholy manner cannot be good form.
우울한 태도는 품격이 될 수 없다.
Reading a well-written love-letter is a prude's supremest pleasure.
잘 쓴 연애편지를 읽는 것은 정숙한 여인의 최고의 즐거움이다.
줄리앙은 마음을 전장으로 옮겨 놓습니다.
I must keep a siege-journal,
나는 공성 일지를 써야겠다.
마틸드가 서랍 속 뜯지 않은 편지를 보고 무릎 꿇을 때 줄리앙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So our proud lady is lying at my feet,
그러니 이 오만한 아가씨가 내 발치에 쓰러져 있군.
편지를 남이 쓴 것으로 베껴 사랑을 되찾는 이 순서는 이 책에서 가장 신랄한 희극입니다. 진심이 아닌 문장이 진심을 불러내고, 마틸드는 줄리앙이 가장 멀어졌을 때 가장 가까이 다가옵니다.
14. 임신, 후작의 양보, 성당의 총성
줄리앙의 처방은 마틸드를 겁주는 것입니다. 그 결심이 서는 순간은 갑작스럽습니다.
Frighten her!
그녀를 겁주어야 한다!
그 결과로 마틸드는 처음으로 진짜 사랑에 빠집니다.
Mathilde loved for the first time in her life.
마틸드는 평생 처음으로 사랑을 했다.
후작의 분노 앞에서 줄리앙은 죽음을 청하는 편지를 쓰지만 아들 생각에 마음을 바꿉니다.
But, by heaven, I love life.
그래도 하늘에 맹세코 나는 삶을 사랑한다.
후작이 라 베르네라는 이름과 중위 임관장을 내주는 순간 줄리앙의 출세는 정점에 오릅니다. 연대의 늙은 장교들은 그를 이렇게 평합니다.
This young man has everything
이 청년은 모든 걸 가졌다.
젊음만 빼고 다 가졌다는 평은 칭찬이자 경고입니다. 성공이 가장 높은 곳에서 무너지는 이 구조가 야심의 비극을 극단으로 몰아붙입니다. 레날 부인의 고발 편지 한 통이 라 몰의 승인을 거둬 가고, 줄리앙은 야심이 시작된 베리에르로 달려가 총을 쏩니다.
15. 감옥과 재판
제66장의 제사는 재판보다 먼저 결론을 말합니다.
I have deserved death, and here I am.
나는 죽어 마땅하고, 이렇게 여기 있다.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인지 곱씹다 접습니다.
Napoleon went on living.
나폴레옹도 살아남았다.
감옥에서 그의 평온은 야심이 사라진 자리에서 나옵니다. 재판 준비를 거부하는 그의 말은 이 소설의 가장 이상한 낙관입니다.
Leave me my ideal life.
내 이상의 삶을 그대로 두어 달라.
I never knew so much about the art of enjoying life
삶을 누리는 기술을 이렇게 잘 안 적이 없다.
재판장에서 그는 변호를 접고 자신을 신분의 문제로 설명합니다.
a peasant who has rebelled against the meanness of his fortune
비천한 운명에 맞서 반란한 농민.
I do not see on the jury benches any peasant who has made money
배심석에서 돈을 번 농민은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레날 부인에 대해서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Madame de Rênal was a mother to me.
레날 부인은 내게 어머니 같았습니다.
방청석의 탄성은 그가 얼마나 젊은지를 일깨웁니다.
Great heavens! how young he is!
세상에, 저렇게 젊다니!
변론은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계급 이야기로 끝나고, 만장일치 유죄는 이 판결이 범죄가 아니라 신분에 대한 것임을 확인시켜 줍니다.
16. 사형수 감방과 마지막
감방에서 그는 자신의 약함을 나일강의 발원지에 빗댑니다.
The sources of the Nile are unknown
나일강의 발원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세상이 자신을 어떻게 볼지도 헤아립니다.
I represent to the others at the very outside, simply A PERHAPS.
남들에게 나는 기껏해야 그저 '어쩌면'일 뿐이다.
레날 부인과의 재회는 이 소설의 가장 투명한 장면입니다.
The very minute I see you all my duties disappear.
당신을 보는 바로 그 순간 나의 모든 의무가 사라집니다.
그러나 그의 눈은 사회로도 향합니다.
Oh my country, how barbarous you still are!
오, 내 조국은 아직도 얼마나 야만적인가!
There is no such thing as natural law
자연법 같은 것은 없다.
사랑이 가장 선명해진 것은 사랑이 없는 시간에서입니다.
Living alone. What a torture.
홀로 사는 것. 얼마나 고문인가.
마지막 문장은 레날 부인의 몫입니다. 줄리앙의 처형 사흘 뒤 일어난 일이 이렇게 요약됩니다.
she died embracing her children, three days after Julien.
그녀는 줄리앙이 죽고 사흘 뒤, 아이들을 안은 채 숨을 거두었다.
책은 줄리앙을 출세한 청년이 아니라 사랑을 뒤늦게 알아본 사람으로 끝맺고, 두 여인을 비교하게 만듭니다. 마틸드는 그의 머리를 안고 영웅극을 완성하고, 레날 부인은 말없이 따라갑니다. 어느 쪽이 사랑이었는지는 독자의 몫으로 남습니다.
17. 이 책을 읽는 방법
『적과 흑』은 75장이지만 한 장 한 장이 짧아 어디서든 읽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처음이라면 제4장(들보 위의 소년), 제15장(수탉의 노래), 제25장(신학교의 첫날), 제46장(한 시, 사다리)을 먼저 읽어 보세요. 이어 제71장(재판)과 제73장(재회)이 책의 중심을 이룹니다. 줄리앙을 응원하며 읽으면 그의 계산이 답답하고, 거리를 두고 읽으면 서술자의 아이러니가 보입니다. 두 방식 모두 가능한 것이 이 책의 힘입니다. 사랑과 야심의 대립이 인물마다 다른 얼굴로 되풀이되므로, 마틸드와 레날 부인을 비교하며 읽으면 줄거리가 훨씬 입체적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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