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893년 출간
The Real Thing and Other Tales
진짜와 기타 이야기들
'진짜' 귀족 부부를 모델로 쓴 화가의 낭패에서 편지 꾸러미를 태우는 가난한 작가, 무대 위의 여주인공, 사교계에서 쫓겨난 어머니를 데리고 나가는 딸, 아들에게 모든 것을 바친 통속 소설가까지 다섯 편으로 예술과 삶의 거리를 묻는 단편집
I liked things that appeared; then one was sure.
나는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것이 좋았다. 그래야 확신이 서니까.
The real thing; a gentleman, you know, or a lady.
진짜 말이오. 신사나 숙녀 말입니다, 아시다시피.
한눈에 보기
표제작 「진짜」는 군을 떠나 재산을 잃은 모나크 소령 부부가 삽화 모델 자리를 구하러 화가를 찾아오면서 시작합니다. 「도미닉 페런드 경」은 낡은 책상의 비밀 칸에서 나온 봉인된 편지들 앞에 선 가난한 작가의 선택을, 「노나 빈센트」는 자기 희곡이 무대에 오르는 극작가와 그를 응원하는 부인, 여주인공 배우의 이야기를, 「보호자」는 이혼 추문으로 사교계를 떠난 어머니를 다시 세상으로 데려나가는 딸 로즈의 이야기를, 「그레빌 페인」은 이름난 통속 소설가의 쓸쓸한 마지막을 그립니다. 열여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헨리 제임스 『데이지 밀러』 (Daisy Miller)
- 오스카 와일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The Picture of Dorian Gray)
- 제임스 조이스 『더블린 사람들』 (Dubliners)
한 권 요점
The Real Thing and Other Tales
『진짜와 기타 이야기들』은 미국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오래 산 것으로 알려진 작가 헨리 제임스의 단편집이며, 1893년에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임스는 1843년에 태어나 1916년에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진짜」, 「도미닉 페런드 경」, 「노나 빈센트」, 「보호자」, 「그레빌 페인」의 다섯 편이 실려 있습니다. 다섯 편 모두 런던의 응접실, 작업실, 편집실을 배경으로 예술가와 그 주변 사람들을 다룹니다. 화가와 작가, 극작가, 소설가가 주인공이거나 화자로 나오고, 이들의 일이 삶의 진실과 어떻게 만나고 어긋나는지가 반복되는 질문입니다. 책 제목이 된 「진짜」가 그 질문을 가장 날카롭게 던지고, 나머지 네 편은 같은 질문을 다른 각도에서 비춥니다.
줄거리
「진짜」 제1~2장: 신사와 숙녀가 찾아오다
화가인 화자는 문지기 아내가 "신사분과 숙녀분이 오셨다"고 알리자 초상화를 의뢰하러 온 손님이라고 짐작합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클로드 리벳의 소개로 삽화 모델 자리를 구하러 온 모나크 소령 부부였습니다. 쉰 살쯤의 소령은 키가 크고 허리가 곧으며, 부인은 한때 "아름다운 조각상"으로 불렸다고 소령이 자랑합니다. 군을 떠나고 재산도 잃은 두 사람은 생계를 이을 방법이 없습니다. 화자는 이들이 이십 년 동안 시골 저택들을 돌며 외모 하나로 지내 온 사람들임을 곧바로 짐작합니다.
화자는 아마추어를 싫어하고 실물보다 그려 낸 것을 신뢰하는 취향이지만, 마침 고급 장정 소설 전집의 첫 권 『러틀랜드 램지』 삽화라는 중요한 일을 맡은 터라 모델이 필요합니다. 소령은 "진짜"가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며 간절히 매달리고, 부인은 눈물을 쏟습니다. 마침 평범한 처름 양이 젖은 우산을 들고 와 러시아 공주 역을 해 보이자 부부는 말없이 돌아갑니다.
「진짜」 제3~4장: 모델이 된 부부, 그리고 결말
화자는 모나크 부인을 먼저 써 보지만 그림 속에서 부인은 늘 같은 귀부인으로만 그려지고 키도 너무 커 보입니다. 소령은 부인 곁을 떠나지 못하고 화자와 사냥과 포도주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고, 부인은 화자와 거리를 둡니다. 화자는 정해진 틀에 갇히지 않는 처름 양의 흉내 재주를 높이 삽니다. 어느 날 이탈리아 청년 오론테가 모델 자리를 구하러 오는데, 화자는 그의 자세에서 그림감을 보고 하인 겸 모델로 들입니다. 부인은 오론테가 차를 대접하는 모습을 보고 화자에게 "집안"이 생겼다고 흐뭇해합니다.
그러나 소령 부부를 그린 삽화는 부부와 똑같을 뿐 소설 속 인물 구실을 하지 못합니다. 돌아온 친구 잭 홀리는 새 모델들이 어리석다며 내쳐야 한다고 말하고, 출판사 쪽도 삽화가 기대와 다르다고 경고합니다. 화자는 오론테를 주인공으로 삼고, 이탈리아인이 영국 신사일 수 있느냐는 소령의 물음에 "당신 때문에 망할 순 없다"고 쏘아붙입니다. 사흘 뒤 다시 찾아온 부부는 처름 양의 머리를 매만지고 설거지를 하며 하인이라도 되겠다고 애원합니다. 화자는 돈을 주어 보내고, 홀리는 그들이 화자의 솜씨를 망쳤다고 말하지만 화자는 그 기억에 값을 치렀다고 여깁니다.
「도미닉 페런드 경」 제1~3절: 책상 속의 편지들
가난한 젊은 작가 피터 바론은 《프로미스큐어스 리뷰》의 편집장 로켓 씨가 "고쳐 주면 싣겠다"는 쪽지를 보내자 허둥지둥 달려가 협상합니다. 집인 저지 빌라에서는 새로 이사 온 라이브스 부인과 어린 아들 시드니를 알게 되고, 부인은 피아노를 치는 상냥한 여인입니다. 돌아오던 길에 바론은 킹스 로드에서 값싼 낡은 마호가니 데이븐포트를 충동적으로 사서 들입니다. 번디 부인의 하숙집에서 부인과 피아노로 가까워진 바론은 부인이 작곡한 노래에 가사를 써 주려 합니다. 시드니가 책상 뒤판을 두드리다 소리가 이상한 것을 알아채고, 바론은 숨은 용수철을 찾아내 비밀 칸에서 봉인된 편지 꾸러미 아홉 개를 발견합니다. 불안한 낯으로 찾아온 부인은 낌새를 눈치채고 봉인을 뜯지도, 돌려주지도 말고 태워 버리라고 간청합니다.
열흘 뒤 바론은 로켓 씨에게 소설 수정은 못 하겠다고 말하고는, 고(故) 도미닉 페런드 경에 관한 새 자료가 있다고 불쑥 털어놓습니다. 페런드 경은 인기 높던 정치가인데, 편지들은 그가 공직을 이용해 사익을 챙기고 어떤 여인에게서 돈을 받았음을 보여 주는 듯합니다. 상속인이 없다는 설명에 로켓 씨는 노골적으로 편지를 원하는 눈치를 보이고, 바론은 "아마 태워 버릴 것"이라며 돌아섭니다.
「도미닉 페런드 경」 제4~7절: 도버, 협상, 그리고 불꽃
라이브스 부인이 도버로 떠나자 바론은 번디 부인에게서 그녀가 한때 부유했던 청년 에버라드 라이브스의 미망인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이튿날 도버로 쫓아가 항구에서 부인과 시드니, 티글 양을 만납니다. 그는 봉인을 뜯고 편지를 읽은 사정을 털어놓고, 부인은 그 순간을 멀리서 이미 느꼈다고 말합니다. 청혼하려다 가난이 부끄러워 "나를 위해 무엇을 해 주겠느냐"고만 묻자 부인은 아무 약속도 못 한다며 그를 돌려보냅니다. 돌아온 바론에게 로켓 씨가 찾아와 서류를 가방에 쓸어 담으려다 둘은 몸싸움 직전까지 가고, 사흘 안에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보낸 뒤 이튿날 전보로 불려 가 백 파운드를 제안받습니다. 로켓 씨는 연재와 단행본으로 큰돈을 벌 속셈이고, 바론은 템스 강변을 걸으며 고민합니다.
집으로 돌아오니 라이브스 부인이 짐을 싸러 와 있고, 편지가 집에 없다는 말에 안도하며 그에게 편집자와 손잡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부인이 그의 노래에 붙인 반주를 연주하자 바론은 깊이 감동하고, 둘은 소호의 작은 식당과 극장에서 저녁을 보냅니다. 밤중에 그가 사랑을 고백하자 부인은 말 못 할 사정이 있다며 거절합니다. 이튿날 로켓 씨는 삼백 파운드까지 올리고 바론의 글도 모두 실어 주겠다고 약속하지만, 바론은 페런드 경의 치부를 팔아 돈을 버는 일은 못 하겠다고 마음을 정하고 편지를 모두 벽난로에 태웁니다. 돌아온 부인은 출판업자 모리시가 그들의 노래에 오십 파운드를 줬다고 알리고, 도버에서 자신이 사생아이며 아버지가 도미닉 페런드 경이라고 고백합니다. 바론은 아무것도 모른 척 그녀를 안으며 비밀을 지키기로 다짐하고, 두 사람은 결혼해 함께 곡을 씁니다.
「노나 빈센트」 제1~2장: 무대에 오른 여주인공
앨런 웨이워스는 스물여덟 살의 가난하지만 영리한 극작가 지망생으로, 부유한 유부녀 알사거 부인의 그로스브너 플레이스 응접실에서 위안을 얻습니다. 그가 완성한 3막 산문극 《노나 빈센트》를 읽어 주자 알사거 부인은 감동하고 극장 지배인들에게 읽혀 보겠다고 나섭니다. 그러나 2년 넘게 어느 극장도 응하지 않아 웨이워스는 인명사전 원고를 쓰며 버팁니다. 독일 어머니 집에 가 있던 중 로더의 극장에서 상연한다는 전보가 오고, 여주인공은 바이올렛 그레이로 정해집니다. 웨이워스는 그녀가 노나와 닮지 않았다고 느끼면서도 리허설을 이끕니다.
알사거 부인은 바이올렛이 웨이워스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바이올렛도 같은 말을 합니다. 웨이워스는 그녀에게 점차 끌리지만 연기에 대한 불안은 커지고, 알사거 부인은 그가 극보다 배우를 더 걱정한다고 짚은 뒤 토키로 떠납니다. 개막 밤 분위기는 불투명하고, 로더는 극은 괜찮지만 바이올렛이 실패했다고 말합니다. 평단도 그녀를 혹평하고 낙담한 웨이워스 앞에 꿈처럼 노나 빈센트가 나타나 위로합니다. 이튿날 바이올렛은 알사거 부인이 찾아와 두 시간 머물며 영감을 주었다고 하며 훌륭히 연기합니다. 웨이워스는 알사거 부인이 사실 가지 않았음을 알게 되고, 극은 이백 회 상연되며 그는 바이올렛과 결혼합니다.
「보호자」 제1~2절: 어머니를 데리고 나가는 딸
런던의 안개 낀 응접실에서 상복 차림의 트라모어 노부인이 손녀 로즈와 마주 앉습니다. 아버지 찰스 트라모어를 묻은 지 닷새째, 로즈는 15년 전 이혼 추문으로 사교계에서 쫓겨난 어머니와 함께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할머니는 그러면 이 집 문을 닫겠다고 못 박고, 고모 줄리아도 어머니가 로즈를 "끌어내릴 것"이라며 말립니다. 로즈는 어머니의 유일한 소원이 다시 "외출"하는 것임을 알고 자신이 어머니를 데리고 나가겠다고 다짐합니다. 구혼자 제이 대위마저 만류하자 로즈는 그를 쏘아붙이고, 마중 온 어머니의 마차에 오릅니다.
이듬해 시즌, 마레스필드 부인은 로즈의 재산과 영리함을 보고 아들 가이 망글러를 들이밀지만 로즈는 초대장을 찢고 도노반 부인의 후원 제안도 물리칩니다. 외롭고 조용한 겨울을 보낸 모녀는 가을에 대륙을 떠돌다 밀라노에서 제이 대위와 재회합니다. 로즈가 조건을 달아 동행을 허락하자 그는 어느새 트라모어 부인의 매력에 끌립니다. 베네치아에서 베시 부인이 점심에 초대하면서 판이 뒤집혀 모녀는 "구경거리"로 인기를 얻습니다. 로즈는 제이와 약혼하고, 할머니는 세상을 떠나며, 어머니는 사교계에 자리를 잡습니다.
「그레빌 페인」: 쓰러진 통속 소설가
화자는 스토머 부인(필명 그레빌 페인)이 위독하다는 전보를 받고 짧은 추도 기사를 쓰러 그 집을 찾습니다. 딸 루아드 부인과 아들 레올린은 어머니의 출신과 남은 원고 세 편의 값만 따집니다. 화자는 지난날을 돌아봅니다. 스토머 부인은 귀족의 정념을 쏟아낸 근면하고 순진한 과부로, 이야기는 잘 지었으나 문장은 못 썼습니다. 그녀는 아들을 소설가로 키운다며 대륙을 떠돌았고, 레올린은 "인생 공부"를 핑계로 어머니에게 얹혀 살았으며, 상류층과 결혼한 딸 에델은 어머니를 부끄러워했습니다. 쇠락한 작가는 아들의 속임수를 끝내 보지 못한 채 죽고, 레올린은 유고를 팔아 챙깁니다.
대목별로 읽기
1. 문 앞의 신사와 숙녀
「진짜」는 방문객을 의뢰인으로 착각하는 화자의 첫인상에서 시작합니다. 화자의 눈에 모나크 부인은 이렇게 보입니다.
She was singularly like a bad illustration.
그녀는 유난히 나쁜 삽화를 닮아 있었다.
그림 같은 외모가 오히려 그림 속 인물의 자격을 의심하게 만든다는 역설이 이 단편의 출발점입니다. 소령은 돈을 벌고 싶다는 속내를 이렇게 내보입니다.
“We should like to make it pay,”
"이것으로 벌이가 되게 하고 싶습니다."
소개자 리벳이 화자를 적임자로 꼽았다는 말도 전해집니다.
“He said you were the right one.”
"그분이 당신이 적임자라고 하더군요."
2. 아마추어를 싫어하는 화가
화자는 자신의 취향을 감추지 않습니다. 실물을 그대로 믿기보다 한 번 재현된 것을 신뢰한다는 것입니다.
“I liked things that appeared; then one was sure.”
"나는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것이 좋았다. 그래야 확신이 서니까."
그의 평생 열정은 다음 한 줄에 요약됩니다.
the ruling passion of my life was the detestation of the amateur
내 삶을 지배한 열정은 아마추어에 대한 혐오였다.
그런데 아마추어를 싫어하는 그가 '살아 있는 귀족' 두 사람 앞에서 흔들리는 아이러니가 이 단편의 재미입니다. 화자의 미학이 옳은지는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시험대에 오릅니다.
3. 진짜의 절박함
소령은 자신이 가진 것을 "진짜"라는 한 단어로 내밉니다.
“The real thing; a gentleman, you know, or a lady.”
"진짜 말이오. 신사나 숙녀 말입니다, 아시다시피."
그 뒤에는 일자리를 찾아 헤맨 세월이 있습니다.
“There isn’t a confounded job I haven’t applied for—waited for—prayed for.”
"지원해 보지 않고, 기다려 보지 않고, 기도해 보지 않은 일자리가 하나도 없소."
제임스는 소령을 조롱하지 않습니다. 몰락한 신사의 체면과 절박함을 같은 크기로 보여 주기 때문에, 독자는 화자의 냉정함에 계속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4. 처름 양의 연금술
평범한 처름 양은 모나크 부부와 정반대에 서 있습니다. 화자는 그녀의 재능을 이렇게 평합니다.
She was only a freckled cockney, but she could represent everything
그녀는 주근깨투성이의 평범한 런던내기였지만 무엇이든 표현해 낼 수 있었다.
그녀의 낡은 옷차림을 두고는 이런 말도 나옵니다.
“Oh, you think she’s shabby, but you must allow for the alchemy of art.”
"그녀가 초라해 보이겠지만 예술의 연금술을 감안해야 합니다."
예술은 있는 그대로를 옮기는 일이 아니라 다른 것으로 바꾸는 일이라는 화자의 믿음이 여기서 가장 분명해집니다.
5. 진짜이지만 늘 같은 모습
부부를 써 보면서 화자가 부딪히는 한계는 이 한 줄입니다.
She was the real thing, but always the same thing.
그녀는 진짜였지만 언제나 똑같은 것이었다.
화자는 이 부부의 결속에도 감탄합니다.
It was a real marriage, an encouragement to the hesitating
그것은 진짜 결혼이었고, 망설이는 이들에게 힘이 되는 본보기였다.
진짜가 한 가지 모습으로만 남는다는 것은 삽화가에게 치명적입니다. 삽화는 하나의 얼굴이 아니라 여러 인물을 그려 내야 하니까요.
6. 선을 긋는 순간, 그 이후
이탈리아 청년 오론테를 주인공으로 삼자 소령은 마음이 상해 묻습니다.
“Is he your idea of an English gentleman?”
"그가 당신이 생각하는 영국 신사란 말이오?"
화자는 가장 냉정한 말로 선을 긋습니다.
“Oh, my dear Major—I can’t be ruined for you!”
"아, 소령님, 저는 당신 때문에 망할 수는 없어요!"
서술자는 부부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They had accepted their failure, but they couldn’t accept their fate.
그들은 실패는 받아들였지만 운명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마지막 부탁은 하인으로라도 써 달라는 것입니다.
“I say, you know—just let us do for you, can’t you?”
"이보시오, 그냥 우리가 당신 일을 해 드리게 해 주면 안 되겠소?"
이 대목에서 '진짜'의 의미가 뒤집힙니다. 화자는 이들을 쓰지 못했지만, 그 경험에 값을 치렀다고 여깁니다. 승리한 쪽도 패배한 쪽도 분명하지 않은 결말이 이 단편을 오래 읽히게 합니다.
7. 서랍 속의 편지
「도미닉 페런드 경」은 편집자의 신랄한 평가에서 출발합니다. 바론은 이 말을 두고두고 곱씹습니다.
“You don’t seem able to keep a character together,”
"당신은 인물 하나를 제대로 세우지 못하는 것 같군요."
그는 편집자 앞에서의 처지를 이렇게 깨닫습니다.
Humility, in the profession of letters, was half of practice
문필업에서 겸손은 실무의 절반이었다.
비밀 칸에서 편지가 나오자 라이브스 부인은 재치 있게 흥정합니다.
“Burn them first and you’ll see!”
"먼저 태워 보세요, 그러면 알게 될 거예요!"
8. 편집자의 계산
바론이 새 자료를 말하자 로켓 씨는 냉소로 받습니다.
“It’s often only another tombstone.”
"그건 흔히 묘비 하나를 더 세우는 일일 뿐이죠."
소설 수정을 거절한 바론에게는 이런 빈정거림도 돌아옵니다.
“You had better give up original composition and take to buying old furniture.”
"창작은 그만두고 낡은 가구나 사러 다니는 게 낫겠소."
편지를 가져가려는 편집자는 속셈을 감추고 위험은 자기가 진다고 되풀이합니다.
“I take all the risks, I take all the risks,”
"위험은 내가 다 지겠소, 내가 다 질 거요."
로켓 씨는 악당이라기보다 시장의 논리를 대변하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돈의 액수가 오를수록 바론의 선택은 더 무거워집니다.
9. 도버의 하루
라이브스 부인의 직감은 바론을 놀라게 합니다.
“I only divine what I want,”
"저는 원하는 것만 알아맞힐 뿐이에요."
도버 항구까지 쫓아간 바론은 들뜬 마음에 하루를 통째로 청합니다.
Let me walk with you and talk with you and lunch with you
같이 걷고, 이야기하고, 점심도 함께하게 해 주세요.
그러나 가난이 부끄러워 청혼은 "나를 위해 무엇을 해 주겠느냐"는 물음에 그칩니다. 사랑과 자존심이 엇갈리는 이 장면이 뒤의 선택을 준비합니다.
10. 편지를 태우다
바론은 자신의 재능을 이렇게 자조하다가 뜻밖의 위안을 얻습니다.
He couldn’t keep a character together, but he might easily pull one to pieces.
그는 인물을 세워 두지는 못해도 허물어뜨리는 것은 쉽게 할 수 있었다.
결심은 한 줄로 요약됩니다.
even should he be starving he couldn’t make money out of Sir Dominick’s disgrace.
굶주리는 처지가 된다 해도 도미닉 경의 불명예로 돈을 벌 수는 없었다.
편지를 태우는 장면에서는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It made him feel happier to watch the worst pages turn to illegible ashes
가장 나쁜 쪽들이 읽을 수 없는 재로 변하는 것을 보니 한결 행복해졌다.
11. 아버지의 딸
도버에서 부인은 숨겨 온 이야기를 꺼냅니다. 부끄럽지 않다는 이 한마디가 반전의 핵심입니다.
I’m not ashamed of him. He was Sir Dominick Ferrand.
저는 그분이 부끄럽지 않아요. 그분은 도미닉 페런드 경이었으니까요.
바론은 이미 편지를 읽었지만 내색하지 않기로 합니다.
Ah, she must never, never know!
아, 그녀는 결코, 결코 알아서는 안 된다!
또 하나의 생각이 그의 머리를 스칩니다.
The woman he loved was the daughter of her father
그가 사랑하는 여인은 그 아버지의 딸이었다.
결말은 잡지와의 결별로 맺힙니다.
But he has never approached the Promiscuous again.
그러나 그는 다시는 《프로미스큐어스》를 찾지 않았다.
돈을 거절하고 비밀을 안고 사는 선택이 곧 사랑의 조건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거짓말이 아니라 침묵으로 사랑을 지키는 방식이 제임스다운 마무리입니다.
12. 극을 사랑하는 부인
「노나 빈센트」는 알사거 부인이 극을 읽어 달라고 청하는 장면으로 열립니다.
“I WONDERED whether you wouldn’t read it to me”
"그걸 제게 읽어 주시지 않으려나 하고 생각했어요."
화자는 이 부인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알아보는 사람입니다.
“She had not the voice—she had only the vision.”
"그녀에게는 목소리가 없었고 안목만 있었다."
극작은 불필요한 것을 버려 극을 살리는 작업이라는 비유도 나옵니다.
“You were perpetually throwing over the cargo to save the ship”
"당신은 배를 구하려고 끊임없이 짐을 바다에 던지고 있었지요."
그러나 극단들의 반응은 거절보다 더 냉혹했습니다.
“His play was not even declined”
"그의 극은 거절조차 당하지 않았다."
13. 바이올렛의 실패와 기적
리허설에서 웨이워스가 본 바이올렛의 연기는 날이 서지 않은 칼 같았습니다.
“She was like a knife without an edge”
"그녀는 날이 서지 않은 칼 같았다."
개막 밤 로더는 주저 없이 판정을 내립니다.
“Yes, damn it—she has failed.”
"그래, 빌어먹을, 그녀는 실패했어."
낙담한 웨이워스는 꿈속에서 자기 인물과 만납니다.
“I live—I live—I live.”
"나는 살아 있어요, 살아 있어요, 살아 있어요."
알사거 부인은 극이 무너지게 두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다음 날 바이올렛은 달라진 모습으로 무대에 섭니다.
“It _sha’n’t_ go to the dogs!”
"이 극이 망하게 두지는 않겠어요!"
“Different? Hyperion to a satyr!”
"달라졌느냐고? 히페리온과 사티로스만큼이나 다르지!"
매일 밤 이런 연기가 되겠느냐는 물음에 바이올렛은 이렇게 답합니다.
“There can scarcely be a miracle every day.”
"기적이 매일 일어나기야 어렵겠죠."
작가가 만든 인물이 배우를 거쳐 관객에게 닿는 과정, 그리고 그 뒤에서 몰래 움직이는 후원자의 손길이 이 단편의 중심입니다. 극의 성공은 작품의 힘이기도 하고 사람들의 마음이 만든 일이기도 합니다.
14. 상복을 입은 딸, 할머니의 집
「보호자」의 첫 장면에서 할머니는 어린 동생들 이야기를 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Free? They’re mere children.”
"자유라고? 그 애들은 아직 어린애일 뿐이야."
로즈는 아버지에 대해 냉정하게 평합니다.
“I don’t think papa had any conscience.”
"아빠에게는 양심이 없었던 것 같아요."
“He was kind, he had charming impulses, he was delightful.”
"그는 다정했고, 매력적인 충동이 있었고, 유쾌했어요."
줄리아 고모는 어머니의 영향을 두려워합니다.
“She’ll drag you down, she’ll drag you down!”
"그분이 너를 끌어내릴 거야, 끌어내릴 거야!"
그리고 어머니와의 첫 만남은 뜻밖에 가볍습니다.
“Heavens, dear, where did you get your mourning?”
"세상에, 얘야, 상복은 어디서 났니?"
도덕적 판단과 모녀의 애정이 맞서는 이 장면에서, 제임스는 어느 쪽도 일방적으로 편들지 않습니다.
15. 구경거리가 된 모녀
제이 대위는 진지한 사람으로 소개됩니다.
“There was nothing in existence that he didn’t take seriously.”
"그가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 것은 세상에 없었다."
어머니와 딸의 관계는 뒤바뀌어 있습니다.
“No mother was ever so filial as Mrs. Tramore”
"트라모어 부인만큼 딸답게 구는 어머니는 없었다."
로즈는 제이에게 모녀의 처지를 숨기지 않습니다.
“We’ve no social existence, we’re utterly despised.”
"우리는 사교계에서 존재하지 않고, 철저히 멸시받습니다."
그러나 제이의 눈에 비친 어머니는 다릅니다.
“Your mother’s remarkably pretty.”
"어머님은 놀랍도록 아름다우시군요."
베네치아에서 판이 뒤집힌 뒤 로즈는 이렇게 혼잣말하고, 결말에서는 공을 어머니에게 돌립니다.
“Next season we shall have only to choose.”
"다음 시즌에는 고르기만 하면 되겠어."
“Nonsense, my dear—practically it was you!”
"무슨 소리예요, 사실상 당신 덕이었죠!"
사교계의 평판이 한순간의 분위기로 바뀌는 모습은 책 전체의 '진짜와 겉모습'이라는 주제와 이어집니다.
16. 그레빌 페인의 마지막
화자가 기억하는 스토머 부인의 재능은 이야기를 지어내는 쪽에 치우쳐 있었습니다.
“She could invent stories by the yard”
"그녀는 이야기를 야드 단위로 지어낼 수 있었다."
그녀의 성격에 대한 평은 가차 없습니다.
“She was clever and vulgar and snobbish”
"그녀는 영리하고 천박하고 속물적이었다."
그러나 부인은 문학에 대한 허세 없이 솔직하게 말합니다.
“Oh, bother your direct relation to life!”
"아, 인생과의 직접적인 관계 같은 소리는 집어치워요!"
“literary glory is only the eminence of nobodies.”
"문학적 영광이란 무명인들의 높은 자리일 뿐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아들 레올린은 어머니를 추모하면서도 손익을 계산합니다.
“Don’t you think we can go a little further still—just a little?”
"우리가 조금만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아주 조금만."
자식을 위해 쓰고 또 쓴 작가의 헌신이 자식에게는 거래 대상으로 남는 이 결말은, 책 전체에서 가장 쓸쓸한 대목입니다. 앞의 네 편에서 예술은 사람을 구하기도 하고 시험하기도 했지만, 여기서는 생계의 도구였다가 유산 목록이 됩니다.
17. 이 책을 읽는 방법
『진짜와 기타 이야기들』은 다섯 편이 서로 독립되어 있어 어느 편에서든 읽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처음이라면 표제작 「진짜」를 먼저 읽는 것이 좋습니다. 이야기의 길이가 알맞고, 예술가가 진짜와 가짜 사이에서 흔들리는 책의 중심 질문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이어서 「도미닉 페런드 경」으로 넘어가면 돈과 양심, 사랑이 얽힌 한 편의 작은 미스터리를 즐길 수 있고, 「노나 빈센트」와 「보호자」는 무대와 사교계라는 두 가지 '공연'을 비교하며 읽을 만합니다. 마지막 「그레빌 페인」은 앞선 이야기들의 낙관을 한 번 식혀 주는 역할을 합니다. 제임스는 설명을 아끼는 작가여서 인물의 말이 모두 진심은 아닙니다. 소령의 간청, 부인의 거절, 알사거 부인의 거짓말이 무엇을 감추는지 찬찬히 따라가면 빠르게 읽을 때 놓치는 여운이 드러납니다.
ReadGem 앱 소개
ReadGem 앱은 세계 고전을 읽으며 언어를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돕는 다국어 독서 플랫폼입니다.
원문과 번역을 문장별로 나란히 보여 주어 언어 간 표현을 비교할 수 있고, 모든 작품의 모든 문장을 TTS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ReadGem 앱의 서재는 퍼블릭 도메인의 오래 사랑받은 작품을 중심으로 하며, 삽화가 실린 책도 많습니다.
ReadGem 앱은 독자와 함께 번역을 만들어 가는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읽다가 더 나은 표현이 떠오르는 문장을 만나면, 스마트폰에 설치된 AI 앱에 그 문장의 새 번역을 요청하고 결과를 ReadGem에 보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인 제안은 검토를 거쳐, 가장 좋은 것(또는 여러 제안을 합친 것)이 모든 독자가 읽는 번역이 됩니다.
아직 번역이 없는 언어에서는 처음부터 AI와 함께 번역을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번역본이 없다는 이유로 고전을 읽지 못하는 일이 그렇게 줄어듭니다.
『진짜와 기타 이야기들』의 영어 원문을 ReadGem 앱에서 직접 들어 보세요.
모든 문장을 원어 음성으로 따라 들으며 이야기를 귀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ReadGem 앱은 Android와 iOS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