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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Gem · 한 권 요점

1878년 출간

Daisy Miller

데이지 밀러

스위스 브베에서 만난 솔직한 미국 아가씨를 두고, 제네바에 오래 산 청년이 호의와 의심 사이를 오가다 로마의 밤에서 너무 늦게 진실의 일부를 알게 되는 이야기

I’m a fearful, frightful flirt!

나는 지독하고 끔찍한 바람둥이예요!

I have lived too long in foreign parts.

나는 너무 오래 타국에서 살았어요.

한눈에 보기

제네바에 오래 살아 온 미국 청년 윈터본은 브베의 호텔 정원에서 설탕을 달라는 아홉 살 소년 랜돌프를 만나고, 곧 그의 누나 데이지 밀러와 마주친다. 데이지는 처음 본 남자와도 거리낌 없이 이야기하고 쉴롱 성에 함께 가자는 약속까지 한다. 윈터본의 이모 코스텔로 부인은 그들을 "천박하다"며 만남을 거절한다. 겨울의 로마에서 다시 만난 데이지는 이탈리아인 지오바넬리와 어울려 다니고, 워커 부인의 마차 제안을 물리치며 미국인 사회의 눈 밖에 난다. 윈터본 자신도 그녀를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흔들리다가, 달빛 아래 콜로세움에서 둘을 마주친 밤에 마음을 정해 버린다. 데이지는 로마 열병에 걸려 세상을 떠나고, 윈터본은 그녀가 남긴 말을 뒤늦게 이해한다. 열네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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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 요점

Daisy Miller

『데이지 밀러』는 미국 작가 헨리 제임스가 쓴 중편소설로, 1878년에 나왔습니다. 제임스는 1843년에 태어나 1916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생애의 많은 시간을 유럽에서 보낸 작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소설도 미국인이 유럽에서 부딪히는 문화의 차이를 다룹니다. 이 책의 부제는 'A Study', 곧 하나의 '연구'이고, 책은 두 파트로 나뉩니다. 파트 1은 여름의 스위스 브베, 파트 2는 이듬해 겨울에서 봄까지의 로마입니다. 중심에는 한 아가씨가 있지만 이야기는 거의 윈터본의 눈을 통해 흘러갑니다. 그래서 독자는 데이지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 가는 동시에, 그녀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얼마나 많은 것을 가리는지도 보게 됩니다. 순진함과 대담함, 호의와 오해가 한 인물 위에서 계속 겹쳐 보이는 것이 이 짧은 책의 힘입니다.

줄거리

파트 1 ① 브베의 정원: 설탕 한 덩이와 하얀 모슬린

스위스의 호숫가 마을 브베에는 6월이면 미국 여행객이 몰려듭니다. 그 가운데 '트루아 쿠론느'라는 오래된 호텔 정원에서 스물일곱 살의 미국 청년 윈터본이 커피를 마시고 있습니다. 그는 제네바에서 증기선으로 와 이모를 만나러 왔지만, 이모는 늘 그렇듯 두통으로 방에 틀어박혀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그가 제네바에서 '공부한다'고 하고, 어떤 이들은 거기 사는 연상의 외국 여인에게 빠져 있다고 수군댑니다. 그때 아홉 살쯤 된 작은 소년이 쇠꼬챙이 달린 알프스 지팡이를 끌고 와서 설탕을 달라고 합니다. 소년은 이가 빠지는 것도 유럽 기후 탓이고 미국 사탕이 최고라고 우기며, 남자도 소녀도 미국이 제일이라고 선언합니다. 이윽고 하얀 모슬린 드레스에 양산을 든 아름다운 아가씨가 다가옵니다. 소년의 누나입니다.

소년이 지팡이를 장대 삼아 자갈을 튀기자 누나는 "랜돌프, 조용히 하는 게 좋겠다"고 타이릅니다. 제네바에서는 소개 없이 미혼 여성에게 말을 거는 일이 거의 불가능하지만, 윈터본은 이곳에서 용기를 냅니다. 아가씨는 어머니, 동생과 겨울을 로마에서 보낼 예정이고 뉴욕주 출신이라고 쉬지 않고 이야기합니다. 이름을 묻자 랜돌프가 대신 대답해 줍니다. 데이지 밀러, 그러나 명함에 적힌 진짜 이름은 애니 P. 밀러이고 아버지는 스키넥터디에서 큰 사업을 합니다. 데이지는 뉴욕에서 지난겨울 열일곱 번의 만찬 초대를 받았고 그중 셋은 남자들이 연 것이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합니다. 윈터본은 이 말에 즐거움과 당혹, 매혹을 동시에 느낍니다. 그는 그녀를 '예쁜 미국식 바람둥이'라는 틀에 넣어 보며 안도합니다. 이 틀이 이후 내내 그의 눈을 흐리게 하는 바로 그 틀입니다.

데이지는 멀리 보이는 쉴롱 성을 가리키며 꼭 가 보고 싶다고 하고, 어머니가 소화불량이고 랜돌프는 가기 싫어한다고 말합니다. 윈터본이 함께 가고 싶다고 하자 그녀는 태연히 "그럼 함께 가요"라는 쪽으로 이야기를 이어 갑니다. 그 순간 수염이 멋진 안내인 에우제니오가 나타나 점심이 준비되었다고 알리고, "아가씨가 약속을 해 두셨느냐"고 묻는 말투로 끼어듭니다. 이 안내인은 가족의 여행을 이끄는 사람으로 보이고, 밀러 가족과 허물없이 지냅니다.

파트 1 ② 코스텔로 부인의 거절, 별빛 속의 정원

이모 코스텔로 부인은 두통이 나아지자 조카를 맞이합니다. 그녀는 부유한 과부로 뉴욕 사교계의 엄격한 서열을 자랑삼아 가르쳐 온 사람입니다. 조카가 데이지 이야기를 꺼내자 그녀는 이미 그들을 보고 듣고 피해 다녔다고 답합니다. 그러고는 이들이 안내인과 거의 친구처럼 지내고, 딸이 안내인을 백작쯤으로 여길지도 모른다고 비꼽니다. 윈터본이 서로 안 지 반 시간밖에 안 됐지만 쉴롱 성에 데려가기로 했다고 하자 "끔찍한 아가씨"라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코스텔로 부인은 소개를 거절하고, 뉴욕의 아가씨들은 모두 그렇게 행동하느냐는 조카의 질문에 자기 손녀들이 그러면 볼 만하겠다고 받아칩니다.

그날 밤 열 시, 윈터본은 별빛 아래 큰 부채를 흔들며 정원을 거니는 데이지를 만납니다. 데이지는 이모를 소개해 주려는 것인지 묻고, 두통이 매일은 아닐 것이라고 순진하게 말합니다. 윈터본이 대답을 못 하자 그녀는 곧 알아챕니다. 이모가 자기를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작게 웃는 목소리가 떨리는 것을 윈터본은 듣습니다. 곧 어두운 정원 저편에서 어머니 밀러 부인이 딸의 숄을 두르고 머뭇머뭇 다가옵니다. 데이지가 윈터본을 소개하는 동안 어머니는 호수만 바라보다 겨우 몇 마디를 건넵니다. 랜돌프는 아직 자지 않고 웨이터와 이야기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데이지가 윈터본과 쉴롱 성에 가겠다고 하자 어머니는 "혼자 가는 게 낫겠다"고 말합니다. 윈터본은 제네바의 감시 어린 어머니들과 전혀 다른 모성이라고 느낍니다. 데이지는 밤 열한 시에 배를 타자고 조르고, 에우제니오가 "아가씨, 가지 않으시는 편이 낫겠다"고 말하자 "당신은 뭐든 점잖지 않다고 생각하죠"라며 토라진 척 웃습니다. 결국 배는 타지 않고, "실망했길 바란다"는 인사를 남기고 그녀는 사라집니다. 윈터본은 영문을 모른 채 호숫가에 남습니다.

파트 1 ③ 쉴롱 성의 하루

이틀 뒤 윈터본은 데이지와 단둘이 증기선을 타고 쉴롱 성으로 갑니다. 호텔 로비의 사람들이 모두 그녀를 쳐다보고, 윈터본은 은밀한 모험 같은 설렘을 느끼지만 데이지는 들뜬 기색도, 얼굴 붉히는 기색도 없이 태연합니다. 그녀는 갑자기 "장례식에 가는 것 같은 얼굴"이라고 놀리고, 그가 한 말에 웃음을 터뜨리며 "당신은 이상한 혼합물"이라고 합니다. 성 안에서 안내인이 두 사람을 내버려 두자 데이지는 윈터본의 가족과 취향, 계획을 캐묻고, 감옥에 갇혔던 보니바르의 이야기는 한 귀로 흘립니다. 그녀는 윈터본이 자기네와 함께 여행하며 랜돌프를 가르쳐 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그가 내일 제네바로 돌아가야 한다고 하자 갑자기 "당신은 끔찍해요"를 연발하며 그가 제네바에서 만나는 신비한 여인을 추궁합니다. 윈터본은 겨울에 로마로 가겠다고 약속하고서야 놀림에서 벗어납니다. 데이지는 그 약속을 이모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해 달라고 합니다.

저녁에 코스텔로 부인이 둘만 갔느냐고 묻고, 안내인이 남아 있었다는 대답에 향수병을 코에 대며 "그런 사람을 내게 소개하려 했느냐"고 탄식합니다. 파트 1은 이렇게 끝납니다.

파트 2 ① 로마에서의 재회

제네바로 돌아간 윈터본은 1월 말 로마로 갑니다. 이모는 편지로 밀러 가족이 로마에 나타났다고, 안내인뿐 아니라 이탈리아 사람들과 어울려 소문이 많다고 알립니다. 윈터본이 찾아가도 되느냐고 하자 코스텔로 부인은 로마에서 데이지가 하고 다니는 일을 열거합니다. 혼자 외국인 남자들과 다니고, 파티에 콧수염 멋진 남자를 데려온다는 것입니다. 이 말이 윈터본의 마음을 멈칫하게 합니다. 며칠 뒤 그는 제네바 시절 알던 워커 부인의 응접실에서 뜻밖에 밀러 가족과 마주칩니다. 랜돌프는 금빛 벽의 자기 숙소가 더 크다고 자랑하고, 밀러 부인은 스키넥터디의 데이비스 박사를 그리워하며 로마의 기후와 소화불량을 하소연하고 로마가 실망스럽다고 합니다. 랜돌프는 로마가 날마다 더 싫어진다고 외칩니다.

데이지는 윈터본에게 "브베에서 몹시 인색하셨다"고 새삼 나무라고, 워커 부인의 파티에 이탈리아 친구 지오바넬리를 데려가도 되느냐고 청합니다. 어머니가 놀라 "그분들은 내 친구가 아니다"라고 하자 데이지는 "가장 친한 친구 지오바넬리"라고 소개하고, 그가 세상에서 가장 잘생긴 남자라고 칭찬합니다. 곧 그녀는 핀치오에 산책하러 가겠다고 하고, 워커 부인과 밀러 부인이 해 질 녘 위험하다고 말려도 듣지 않습니다. 윈터본이 그렇게 정중하다면 자기와 함께 걸으면 된다고 하자, 그는 동행하게 됩니다.

파트 2 ② 핀치오의 산책과 워커 부인의 마차

핀치오의 인파 속에서 데이지는 나무에 기대 서 있는 작은 남자를 가리킵니다. 한쪽 눈에 안경을, 단춧구멍에 작은 꽃다발을 꽂은 지오바넬리입니다. 윈터본은 그가 신사의 흉내를 낼 뿐이라고 판단하지만, 한편으로는 "좋은 아가씨라면 알아봐야 한다"고 불쾌해하는 자신도 의식합니다. 오래지 않아 워커 부인의 마차가 길 옆에 와 서고, 그녀는 흥분한 채 윈터본에게 말합니다. 그 아가씨가 두 남자와 걷는 것을 쉰 명이 보았고, 이대로 두면 자신을 망친다는 것입니다. 워커 부인은 데이지를 마차에 태워 반 시간쯤 돌며 방탕하지 않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이려 합니다.

데이지는 마차에 오르라는 권유를 웃으며 거절합니다. 워커 부인이 "평판이 나빠질 수 있다"고 하자 그녀는 윈터본을 돌아보며, 자기 평판을 지키려면 마차에 타야 하느냐고 천천히 묻습니다. 윈터본은 잠시 망설이다 "마차에 타시는 것이 좋겠다"고 부드럽게 답하고, 데이지는 "그렇게 딱딱한 말은 처음"이라며 크게 웃고 지오바넬리와 가 버립니다. 워커 부인은 눈물을 글썽이며 윈터본에게 데이지와 인연을 끊으라고 요구하고, 그는 데이지가 순진할 뿐이라며 이를 거절합니다. 마차에서 내려 돌아보니 지오바넬리가 데이지의 양산을 펴서 둘의 머리를 가리고 있습니다. 윈터본은 두 사람 쪽이 아니라 이모의 집을 향해 걸어갑니다.

파트 2 ③ 파티의 냉대, 성 베드로 대성당의 소문

사흘 뒤 워커 부인의 파티에 밀러 부인이 혼자 옵니다. 데이지는 옷을 차려입고도 지오바넬리와 피아노에 붙어 오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데이지는 밤 열한 시가 넘어 커다란 꽃다발을 들고 지오바넬리와 함께 들어와 아무렇지 않게 인사합니다. 윈터본은 그녀에게 로마에서는 아가씨들이 그런 식으로 행동하지 않는다고 경고하지만, 데이지는 자신이 이 나라의 아가씨가 아니며 바람둥이가 맞다고 선언합니다. 그가 "그렇다면 나하고만 바람을 피워 달라"고 하자 그녀는 "당신은 너무 딱딱하다"고 받아넘깁니다. "둘이 사랑하는 사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는 말에 데이지는 얼굴을 붉히고 일어서고, 지오바넬리가 권하는 차를 마시러 갑니다. 파티가 끝날 무렵 워커 부인은 데이지에게 등을 돌려 버립니다. 데이지는 파랗게 질린 얼굴로 어머니를 보지만, 밀러 부인은 자기가 예의를 지켰다는 생각에 "아름다운 저녁이었다"고 인사합니다. 윈터본은 워커 부인에게 너무 잔인했다고 말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단호합니다.

이후 데이지는 오가는 곳마다 지오바넬리와 함께이고, 어머니는 딸이 약혼한 것 같다고 윈터본에게 말합니다.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코스텔로 부인은 두 사람을 안경 너머로 보며 데이지가 언제라도 약혼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한편 윈터본은 지오바넬리가 결혼을 꿈꿀 만큼 대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날 미국 사람들 여럿이 코스텔로 부인 곁에 모여 데이지가 너무 멀리 갔다고 수군대고, 윈터본은 그녀가 어느새 마차를 타고 떠나는 것을 봅니다. 곧 그는 거리에서 한 친구에게서 데이지가 도리아 궁전의 한구석에서 이탈리아 남자와 앉아 있더라는 이야기를 듣고 서둘러 밀러 부인을 찾아가지만, 그녀의 느긋한 대답에 경고를 포기합니다. 그 뒤로 미국 사람들은 데이지를 초대하지 않기 시작하고, 윈터본은 그녀가 이 냉대를 느끼는지 알지 못해 흔들립니다.

파트 2 ④ 카이사르 궁전의 약혼, 콜로세움의 밤

이른 봄 카이사르의 궁전 폐허에서 윈터본은 지오바넬리와 걷는 데이지를 만납니다. 그녀는 그가 늘 혼자 다니는 게 외롭지 않느냐고 묻습니다. 윈터본이 사람들이 곧 냉대할 것이라고 하자 데이지는 정색하고 "워커 부인이 그랬던 것처럼요?"라고 되묻고, 왜 그냥 두느냐고 따집니다. 윈터본이 어머니가 약혼했다고 믿는다고 하자 데이지는 "그래요"라고 담담히 답하고, 그가 웃자 "그럼 나는 약혼했어요"라고 합니다. 웃음을 멈춘 윈터본이 믿는다고 하자 "아니, 믿지 않잖아요. 그럼 약혼 안 했어요"라고 말합니다. 진실이 무엇인지는 이 장면에서도 끝내 분명하지 않습니다.

일주일 뒤 카엘리우스 언덕의 빌라에서 저녁을 먹고 걸어서 돌아오던 윈터본은 밤 열한 시에 달빛 속 콜로세움에 들어섭니다. 한가운데 십자가 아래에 두 사람이 있고, 그는 데이지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데이지가 옛 사자나 호랑이가 순교자를 보던 눈길에 빗대어 농담하자 지오바넬리는 "자기가 먼저 먹힐 테니 당신은 디저트"라고 받습니다. 윈터본은 공포와 안도를 함께 느끼며 이제 이 아가씨를 더 존중할 필요가 없다고 결론짓습니다. 그러나 그가 돌아서자 데이지가 "윈터본 씨가 나를 보고도 모른 체한다"고 하는 소리를 듣고 되돌아옵니다. 그는 위험한 밤공기에 아가씨를 세워 둔 지오바넬리를 꾸짖고, 데이지는 자신은 한 번도 아픈 적이 없고 달빛의 콜로세움을 꼭 보고 싶었다고 대꾸합니다. 헤어질 때 그녀는 "며칠 전 내가 약혼했다고 믿었느냐"고 다시 묻고, 윈터본은 약혼 여부는 큰 차이가 없다고 답합니다. 지오바넬리가 서둘러 마차로 데려가고, 데이지는 "로마 열병에 걸리든 말든 상관없다"고 말하며 떠납니다.

파트 2 ⑤ 열병, 무덤, 윈터본의 깨달음

윈터본이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는데도 며칠 뒤 콜로세움의 일은 미국인 사회 전체에 퍼지고, 곧 데이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이 돕니다. 호텔에서는 랜돌프가 병문안 온 이들에게 "밤마다 돌아다녀서 아픈 것"이라고 말하고, 윈터본이 자주 찾아가는 동안 밀러 부인은 뜻밖에도 침착하고 유능한 간병인으로 딸 곁을 지킵니다. 부인은 데이지가 한 말을 전합니다. 자신은 그 이탈리아 남자와 약혼한 적이 없다고 윈터본에게 꼭 전해 달라고 세 번 말했고, 쉴롱 성에 갔던 때를 기억하느냐고 물어봐 달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일주일 뒤 데이지는 세상을 떠납니다.

무덤은 로마 성벽 모퉁이의 작은 개신교 묘지, 사이프러스와 봄꽃 아래에 있습니다. 조문객은 소문이 암시하는 것보다 많습니다. 지오바넬리는 창백한 얼굴로 단춧구멍에 꽃도 달지 않은 채 다가와 그녀가 가장 아름답고 상냥했으며 가장 순수했다고 말합니다. 윈터본이 왜 그 위험한 곳에 데려갔느냐고 추궁하자 그는 자기는 두렵지 않았고 그녀가 가고 싶어 했다고 답하며, 그녀가 살았더라도 자신과 결혼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털어놓습니다. 윈터본은 곧 로마를 떠납니다.

이듬해 여름 브베에서 이모를 다시 만난 윈터본은 자신이 데이지에게 부당했던 것 같아 마음에 걸린다고 말합니다. 그녀가 죽기 전에 남긴 말을 당시엔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안다고, 그녀는 존중받기를 바랐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모가 그것이 애정을 돌려주었을 것이라는 겸손한 표현이냐고 묻지만 그는 대답하지 않고, 대신 이모의 지난 말이 옳았다고 인정합니다. 자신은 실수하도록 예정되어 있었고, 너무 오래 타국에서 살았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그는 제네바로 돌아가 살고, 거기서는 그가 열심히 '공부'한다는 소문과 영리한 외국 여인에게 빠져 있다는 소문이 함께 들려온다는 말로 책이 끝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설탕을 달라는 소년

책은 아이의 당돌한 부탁으로 열립니다. 소년의 목소리는 어리면서도 어른 같은 데가 있습니다.

Will you give me a lump of sugar?

설탕 한 덩이 주실래요?

랜돌프는 낯선 어른 앞에서 미국이 최고라고 내세우며 이가 빠지는 이유까지 유럽 탓으로 돌립니다. 누나가 다가오자 윈터본이 웃으며 맞장구를 칩니다.

American girls are the best girls

미국 아가씨들이 최고의 아가씨들이지.

소년은 곧바로 누나를 깎아내립니다. 이 아이는 미국인이 유럽에 와서도 자기 기준을 그대로 들고 다니는 모습을 가장 노골적으로 보여 주는 거울이고, 데이지가 마주할 시선의 첫 소개장 구실도 합니다.

My sister ain’t the best!

우리 누나는 최고가 아니에요!

2. 바람둥이라는 공식

데이지가 한 첫 자기소개는 뉴욕에서 받은 초대 이야기입니다.

Last winter I had seventeen dinners given me

지난겨울에 저는 열일곱 번이나 만찬 초대를 받았어요.

이 말이 그녀의 허영인지 솔직함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 책의 시작이자 끝입니다. 윈터본은 곧 그녀에게 이름표를 붙입니다.

she was only a pretty American flirt.

그녀는 그저 예쁜 미국식 바람둥이일 뿐이었다.

서술자는 윈터본이 이 공식을 찾은 것을 "거의 고마워한다"고 쓰는데, 판단이 쉬워진다는 데서 오는 안도입니다. 사람을 본다는 일이 얼마나 쉽게 분류로 바뀌는지 보여 주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이 분류가 바로 이야기를 틀리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3. 코스텔로 부인과 사교계의 서열

이모의 판정은 짧고 단호합니다. 그녀가 보기에 밀러 가족은 예쁘고 옷을 잘 입어도 격이 다른 사람들입니다.

They are very common,

그들은 매우 천박해요.

안내인과의 허물없음이 결정타입니다. 윈터본이 반 시간 알았다고 하자 이모는 놀랍니다. 소개를 끝내 거절하는 이유는 나이와 체면을 겸한 것입니다.

I am not too old, thank Heaven, to be shocked!

하늘 덕분에 나는 충격받기에 너무 늙지는 않았어요!

코스텔로 부인은 악당이 아니라 질서의 대변자입니다. 그녀는 누구에게도 해를 입히려는 뜻이 없고, 오히려 자기가 지키는 규칙이 선하다고 믿습니다. 그렇기에 이 책의 냉대는 개인의 악의가 아니라 사회의 일상적인 힘으로 느껴집니다.

4. 정원의 밤, 상처와 웃음

별빛 속 정원은 이 책에서 데이지가 가장 가까이 드러나는 자리입니다. 그녀는 이모가 자기를 만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곧바로 눈치채고 말합니다.

She doesn’t want to know me!

그분은 나를 알고 싶어 하지 않는군요!

웃음 섞인 목소리에서 떨림을 느낀 윈터본은 마음이 움직입니다. 그러나 데이지는 곧 가볍게 받아넘깁니다.

Gracious! she IS exclusive!

어머나! 정말 까다로운 분이시네요!

이 웃음은 방어일까요, 무심함일까요. 독자는 같은 장면에서 상처와 천진함을 모두 읽을 수 있고, 윈터본은 어느 쪽이든 위로할 기회를 놓칩니다. 상처를 감추는 웃음이라는 읽기를 쥐고 있어야 이후 데이지의 반응이 달리 보입니다.

5. 밀러 부인의 방임과 안내인

밀러 부인은 딸의 결정을 막지 않는 사람으로 그려집니다. 딸이 윈터본과 성에 가겠다고 하자 이렇게 답합니다.

I guess she had better go alone

그 애는 혼자 가는 게 낫겠어요.

밤 열한 시에 배를 타겠다는 딸에게는 안내인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Do tell her she can’t

그 애에게 안 된다고 좀 말해 주세요.

안내인 에우제니오가 반대하자 데이지는 이렇게 쏘아붙입니다.

Eugenio doesn’t think anything’s proper.

에우제니오는 뭐든 점잖지 않다고 생각해요.

어머니는 권위를 안내인에게 넘기고, 딸은 그 권위를 비웃습니다. 제임스는 이 가족을 비난하기보다 규칙이 통하지 않는 집안의 공기를 그대로 보여 줍니다. 윈터본이 보는 '허술함'은 이 집에서는 일상입니다.

6. 쉴롱 성의 놀림

배 위에서 데이지는 윈터본의 굳은 표정을 놀립니다.

You look as if you were taking me to a funeral.

저를 장례식에 데려가는 얼굴이네요.

그가 정중하게 받아치면 그녀는 이렇게 웃습니다.

I like to make you say those things!

당신에게 그런 말을 하게 만드는 게 좋아요!

그가 돌아가야 한다고 하자 태도가 바뀝니다.

I think you’re horrid!

당신은 끔찍해요!

이 투정은 가벼운 장난처럼 들리지만 그녀가 감정을 가장 직접적으로 내비치는 대목입니다. 그녀는 이모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와 달라고 말합니다.

I want you to come for me.

저는 당신이 저를 위해 오기를 바라요.

윈터본은 이 말의 무게를 나중에야, 그것도 너무 늦게 알게 됩니다.

7. 로마의 응접실, 병과 불평

로마 장면은 시작부터 비틀려 있습니다. 데이지는 윈터본이 자기를 찾아오지 않았다고 따지고, 어머니는 소화불량과 데이비스 박사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I suffer from the liver

저는 간이 안 좋아요.

랜돌프는 여전히 확신에 찬 목소리로 로마를 헐뜯습니다.

I hate it worse and worse every day!

저는 날마다 점점 더 싫어져요!

그가 로마에서 가장 좋았던 장소로 꼽는 것은 이 도시의 유적이 아니라 건너온 배입니다.

The best place we’ve seen is the City of Richmond!

우리가 본 최고의 장소는 시티 오브 리치먼드호예요!

유럽의 문화유산 앞에서 이 가족이 집의 기준만 되풀이하는 모습은 희극적입니다. 그러나 이 무관심 덕분에 데이지는 로마의 규칙을 몰랐고, 알고도 따르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8. 마차를 거절한 아가씨

핀치오에서 워커 부인은 걱정을 에티켓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데이지가 걷겠다고 고집하자 이렇게 대꾸합니다.

It may be enchanting, dear child, but it is not the custom here

매력적일지 몰라도, 얘야, 여기서는 그런 관습이 아니란다.

데이지의 대답은 이 책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종류의 한마디입니다.

Well, it ought to be, then!

그렇다면 그게 관습이어야죠!

워커 부인은 입 밖에 내기 어려운 말을 직접 꺼냅니다.

You are old enough, dear Miss Miller, to be talked about.

밀러 양, 당신은 이야깃거리가 될 만큼은 나이가 들었어요.

윈터본까지 마차에 타라고 조언하자 데이지는 실망한 듯 크게 웃습니다.

I never heard anything so stiff!

그렇게 딱딱한 말은 처음 들어요!

마차에 오르지 않으면 평판이 위태롭다고 일러 주는 사람에게 그녀는 평판 자체를 거절합니다. 이 순간 데이지는 소문의 대상에서 소문의 규칙에 맞서는 인물로 바뀝니다.

9. 파티의 등과 찻잔

밀러 부인이 혼자 파티에 나타나는 장면은 우스우면서 가엾습니다.

I ain’t used to going round alone.

저는 혼자 돌아다니는 데 익숙하지 않아요.

뒤늦게 도착한 데이지에게 워커 부인은 가시 박힌 환영 인사를 합니다.

I think every one knows you!

모두가 당신을 알고 있을 것 같네요!

데이지는 윈터본의 충고에 자신을 이렇게 규정합니다.

Did you ever hear of a nice girl that was not?

바람둥이가 아닌 착한 아가씨를 들어 본 적이 있어요?

그리고 윈터본이 사랑하는 사이냐고 묻자 얼굴을 붉히고 자리를 뜹니다. 좀처럼 얼굴을 붉히지 않던 사람이 가장 뜻밖의 질문에 반응하는 것입니다. 파티가 끝날 무렵 워커 부인은 데이지에게 등을 돌리며 마지막 냉대를 가합니다.

She never enters my drawing room again!

그 애는 다시는 내 응접실에 들어오지 못해요!

10. 바람둥이는 미국의 관습

윈터본은 데이지에게 로마에서의 처신을 설명하려 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Flirting is a purely American custom; it doesn’t exist here.

바람기는 순전히 미국의 관습이에요. 여기에는 없어요.

데이지가 대꾸하는 말은 이 책의 문화 충돌을 요약합니다.

am not a young lady of this country

저는 이 나라의 아가씨가 아니에요.

그녀는 이 나라의 아가씨들이 "지루한 시간을 보낸다"고 말합니다. 그녀가 거절하는 것은 도덕이 아니라 감시입니다. 그러나 이 구별을 가려내려면 독자도 윈터본의 공식에서 한 걸음 물러나야 합니다. 제임스는 데이지를 나쁜 사람으로도, 성녀로도 만들지 않고 그 중간의 접힌 부분을 보여 줍니다.

11. 지오바넬리와 윈터본의 눈

지오바넬리를 보는 윈터본의 눈은 질투와 계급 의식이 섞여 있습니다. 그는 그를 이렇게 평가하면서도, 아가씨가 구별하지 못하는 것에 짜증을 냅니다.

a nice girl ought to know!

착한 아가씨라면 알아야 하는 법이야!

코스텔로 부인은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데이지의 상대를 얕잡아 봅니다. 그러나 윈터본은 지오바넬리의 꿈이 그렇게 크지 않다고 짐작합니다.

I rather doubt that he dreams of marrying her.

나는 그가 그녀와 결혼하는 꿈을 꾼다고는 거의 생각하지 않아요.

코스텔로 부인의 평가는 한 줄로 요약됩니다.

That’s their folly

그건 그들의 어리석음이에요.

이 대화에서 지오바넬리가 가장 정확한 눈을 가진 사람으로 드러나는 것은 아이러니입니다. 그는 데이지를 신분 상승의 기회로 보았지만 자기에게 오지 않을 행운이라는 것을 가장 먼저 압니다. 이 책에서 가장 냉정한 관찰자가 가장 낮은 신분이라는 점이 소설의 계급 구도를 흔듭니다.

12. 약혼한다, 하지 않는다

밀러 부인은 딸의 약혼 여부를 직접 확인할 줄 모릅니다.

I keep telling Daisy she’s engaged!

나는 데이지에게 약혼한 거라고 계속 말하고 있어요!

카이사르 궁전의 폐허에서 데이지의 대답은 갈팡질팡합니다. 어머니가 그렇게 믿는다고 인정한 그녀는 윈터본이 웃자 약혼했다고 했다가, 그가 정색하자 말을 바꿉니다.

Well, then--I am not!

그렇다면, 저는 아니에요!

윈터본이 랜돌프도 그걸 믿느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입니다.

I guess Randolph doesn’t believe anything

랜돌프는 아무것도 안 믿는 것 같아요.

데이지가 지금 던지는 시험은 약혼 여부가 아니라 윈터본이 자기를 믿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그는 시험에 통과하지 못합니다. 그녀를 믿을지 말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대신 웃음으로 얼버무리기 때문입니다.

13. 콜로세움의 달빛

밤의 콜로세움에서 윈터본이 엿듣는 말은 데이지의 농담이고, 그의 판단을 바꿔 놓은 장면입니다.

he looks at us as one of the old lions or tigers

그는 마치 옛날의 사자나 호랑이처럼 우리를 바라봐요.

지오바넬리의 농담이 이어집니다.

Let us hope he is not very hungry

그가 너무 배고프지 않기를 바랍시다.

윈터본은 이 말에서 갑자기 모든 수수께끼가 풀렸다고 느낍니다. 그는 데이지가 더는 존중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고 결론짓고 그 결론에 안도합니다. 서술자는 이 안도가 비난받을 만하다는 것을 숨기지 않습니다. 돌아서는 윈터본에게 들려오는 데이지의 말은 이것입니다.

He saw me, and he cuts me!

저분이 나를 보고도 모른 체하네요!

데이지는 병의 위험을 가볍게 일축합니다. 돌아가는 길에 그녀가 아직도 약혼을 믿느냐고 묻자 윈터본은 이렇게 답합니다.

I believe that it makes very little difference whether you are engaged or not!

약혼했든 아니든 별 차이 없다고 생각해요!

이 대답에 데이지가 입을 열려는 순간 지오바넬리가 서두르고, 그녀가 마차에 오르며 남기는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whether I have Roman fever or not

제가 로마 열병에 걸리든 말든.

14. 남은 말과 윈터본의 결론

데이지는 병상에서도 한 가지를 확실히 전하려 합니다. 밀러 부인이 전하는 말에는 그녀의 우선순위가 드러납니다.

Mind you tell Mr. Winterbourne.

윈터본 씨에게 꼭 전해야 해요.

무덤 앞에서 지오바넬리는 그녀에 대한 평가를 마지막으로 덧붙입니다.

and she was the most innocent.

그리고 가장 순수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자기 속셈도 숨기지 않습니다.

If she had lived, I should have got nothing.

그녀가 살았더라도 저는 아무것도 얻지 못했을 겁니다.

이듬해 브베에서 윈터본은 그 말의 뜻을 인정합니다.

She would have appreciated one’s esteem.

그녀는 사람들의 존중을 고맙게 여겼을 거예요.

그리고 이모에게 하는 마지막 고백이 이어집니다.

I was booked to make a mistake.

나는 실수하도록 예정되어 있었어요.

I have lived too long in foreign parts.

나는 너무 오래 타국에서 살았어요.

그러나 책은 그가 깨달은 것을 행동으로 바꾸지 않습니다. 그는 제네바로 돌아가고 소문은 여전히 모순됩니다. 반성과 변화 사이의 거리가 이 소설의 마지막 씁쓸함입니다.

15. 이 책을 읽는 방법

『데이지 밀러』는 두 파트의 중편이라 며칠이면 읽을 수 있고, 파트 1만 읽어도 하나의 이야기로 느껴질 만큼 구조가 선명합니다. 먼저 브베의 정원 장면과 쉴롱 성 장면에서 데이지의 말투와 윈터본의 반응을 비교해 보세요. 그다음 파트 2에서 핀치오 산책, 워커 부인의 파티, 콜로세움을 따라가며 윈터본의 판단이 어떻게 바뀌는지 표시해 보면 좋습니다. 이 책의 묘미는 데이지가 진짜로 어떤 사람인지 끝내 확정해 주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순진한지, 반항적인지, 둘 다인지 독자가 직접 따져 보게 만들고, 그 질문에 답하려는 순간 윈터본과 같은 자리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또 한 번 읽을 때는 데이지가 아니라 주변 인물의 말을 눈여겨보세요. 코스텔로 부인의 거절, 워커 부인의 걱정, 어머니의 방임, 지오바넬리의 계산이 각각 다른 방식으로 한 사람을 어떻게 조여 가는지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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