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796년 출간
The Monk
수도사
마드리드의 존경받는 수도원장이 변장한 소녀 마틸다의 유혹에 넘어가 무너져 가는 과정을, 수녀원의 지하 감옥과 피 흘리는 유령 이야기와 함께 펼치는 고딕 로맨스
Fair Exteriors oft will hide Hearts, that swell with lust and pride!
겉모습이 고운 사람일수록 흔히 욕정과 오만으로 부푼 마음을 감춘다!
I saw that you were virtuous from vanity, not principle
네가 덕스러웠던 것은 원칙 때문이 아니라 허영 때문임을 나는 알아보았다.
한눈에 보기
마드리드 카푸친 수도원의 암브로시오는 설교 한 번에 온 도시를 울리는 "성스러운 사람"이다. 같은 도시에서 순진한 처녀 안토니아와 어머니 엘비라가 살고, 귀족 청년 로렌조는 안토니아에게 마음을 두면서 수녀가 된 누이 아그네스의 행방을 쫓는다. 한편 레이먼드 후작이 들려주는 긴 회상에는 숲속 산적 소굴과 밤마다 찾아오는 피 흘리는 수녀 유령이 나온다. 수련사로 가장해 암브로시오 곁에 온 마틸다는 그의 약점을 파고들어 한 번의 타락을 마법과 악마와의 거래로 키우고, 그는 엘비라를 죽이고 안토니아를 노리는 데까지 이른다. 수녀원의 폭로와 군중의 분노, 종교재판소의 심문과 마지막 계약을 거쳐 그는 끝내 벼랑 아래로 떨어진다. 열여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Frankenstein)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
- 오스카 와일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The Picture of Dorian Gray)
한 권 요점
The Monk
『수도사』는 영국 작가 매튜 그레고리 루이스가 쓴 고딕 로맨스로, 1796년에 출간되었습니다. 루이스는 1775년에 태어나 1818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소설의 성공 때문에 '수도승 루이스'라는 별명으로 불렸다고 전해집니다. 책 머리에는 호라티우스를 흉내 낸 풍자시 서문이 있는데, 저자는 거기서 스무 살이 채 안 된 자신을 격정적이고 고집 센 사람으로 소개하고 1794년 10월 28일 헤이그에서 서명했다고 적습니다. 이어지는 짧은 광고문에서는 첫 착상이 신문에 실린 이야기에서 나왔고, 피 흘리는 수녀는 독일 전설, 물의 왕은 덴마크 민요에서 가져왔다고 스스로 밝힙니다. 본문은 열두 장입니다. 줄기는 하나입니다. 평생 덕을 쌓았다고 믿어 온 사람이 한 번의 유혹에 허물어지고, 한 번의 죄를 감추려고 더 큰 죄를 쌓아 가는 이야기입니다. 그 곁에 레이먼드와 아그네스의 구출극, 유령담과 발라드, 군중의 폭동이 겹쳐지며 소설은 두 갈래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줄거리
제1장: 카푸친 성당의 군중, 안토니아와 집시
마드리드의 카푸친 성당에 설교자 암브로시오를 보러 인파가 몰립니다. 귀족 청년 로렌조와 친구 크리스토발 백작은 무르시아에서 올라온 처녀 안토니아와 수다스러운 이모 레오넬라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레오넬라는 안토니아의 어머니이자 자기 언니인 엘비라의 내력을 늘어놓습니다. 암브로시오는 고아로 수도원에서 자란 '성스러운 사람'이고, 그의 설교에 모두 매료되며 안토니아도 마음이 설렙니다. 로렌조는 안토니아와 결혼하기로 마음먹고, 그날 밤 악몽을 꿉니다. 깨어나 보니 수녀가 된 누이 아그네스가 몰래 편지를 챙기고 있고, 그 편지의 상대와 칼을 뽑아 맞서지만 그는 레이먼드 후작이었습니다. 집 앞에서는 집시 여인이 안토니아의 불길한 운명을 예언합니다.
제2장: 수련사 로사리오, 아그네스의 고발, 마틸다의 고백
설교의 열기에 취한 암브로시오는 자신의 순결을 자부하면서도 한 성모 초상화에 넋을 잃습니다. 어느 밤 기도를 청하러 온 젊은 수련사 로사리오가 곁에 머무르게 되고, 암브로시오는 성 클라라 수녀원의 아그네스가 보낸 밀회 편지를 발견해 가차 없이 고발합니다. 끌려가는 아그네스는 그를 향해 용서를 바라지 말라고 저주합니다. 정원 암자에서 로사리오는 자신이 사실 그를 사모해 변장한 여자 마틸다임을 고백하고, 거절하면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위협해 곁에 남을 허락을 받아 냅니다. 암브로시오는 장미 덤불의 독사에게 물려 죽을 지경에 이르지만 기적처럼 회복하고, 마틸다의 얼굴이 성모 초상과 똑같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마틸다가 독을 대신 빨아내 죽어 간다고 밝히자 그는 유혹에 굴복합니다.
제3~4장: 레이먼드 후작의 이야기
레이먼드와 로렌조는 말없이 시스테르나스 저택으로 돌아옵니다. 로렌조는 누이의 명예가 걸린 일이라며 설명이 있기 전에는 친구로 대할 수 없다고 못 박고, 아그네스가 독일 귀족과 결혼한 숙모 곁에서 자랐으며 귀국해 성 클라라 수녀원에 들어갔다는 사정을 들려줍니다. 숙모의 편지가 '알폰소 데 알바라다'라는 모험가를 언급했다고 하자, 레이먼드는 그것이 숙모 로돌파의 악의 어린 거짓이라며 진실을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신분을 숨기고 그 가명으로 여행하던 그는 스트라스부르 숲에서 마차가 부서져 나무꾼 바티스트의 오두막에 묵습니다. 아내 마르그리트가 "시트를 보라"고 귀띔해 피 묻은 시트로 산적 소굴임을 알아챈 그는 수면제를 탄 술을 피하고 바티스트를 처치한 뒤, 잠든 린덴베르크 남작 부인을 안고 마르그리트와 도망칩니다. 아들 테오도르가 불러온 군대가 일당을 잡고, 마르그리트는 아버지와 화해하며 테오도르는 레이먼드의 시동이 됩니다.
이야기는 린덴베르크 성으로 이어집니다. 레이먼드는 남작의 조카 아그네스와 사랑에 빠지지만, 남작 부인 로돌파가 자신을 연모하는 것을 거절해 복수를 사고 성에서 쫓겨납니다. 아그네스는 전설 속 '피 흘리는 수녀'로 변장해 탈출하기로 하는데, 5월 5일 밤 폭풍 속에서 마차가 부서져 어긋나고 레이먼드는 라티스본에서 깨어납니다. 이후 진짜 유령이 매일 밤 1시에 찾아와 "레이먼드, 너는 내 것"이라고 속삭입니다. 이마에 불타는 십자가가 있는 이방인이 퇴마 의식으로 유령의 내력을 밝히고, 유령 베아트리체의 유골을 가문 납골당에 묻고 미사 서른 번을 올려야 한다는 조건을 알려 줍니다. 유골을 안장한 뒤 레이먼드는 마드리드에서 암살 시도를 당하고, 이것이 로돌파의 사주였음이 드러납니다. 정원사로 변장해 성 클라라 수녀원에서 아그네스와 다시 만나 관계를 맺지만 그녀는 분노해 외면합니다. 이윽고 아그네스가 임신을 알리는 편지로 구출을 청하고, 레이먼드는 교황 칙서와 은신처를 준비해 로렌조에게 이야기를 마치며 도움을 청합니다.
제5~6장: 사라진 아그네스, 싫증 난 수도원장
이야기를 들은 로렌조는 레이먼드를 용서하고 아그네스의 두 번째 탈출을 돕기로 합니다. 후작은 시를 쓰던 시동 테오도르에게 문학의 위험을 일러 줍니다. 레오넬라의 편지를 받은 로렌조는 엘비라를 찾아가는데, 딸 안토니아의 설렘을 눈치챈 엘비라는 방문을 삼가 달라고 청하고 추방당한 남편 곤잘보의 시를 읽어 줍니다. 탈출은 수녀원장의 간계로 실패하고, 교황 칙서를 들고 간 로렌조에게 원장은 아그네스가 사산아를 낳고 죽었다고 선언합니다. 두 사람은 믿지 않은 채 두 달을 수소문합니다.
같은 때 암브로시오는 마틸다와 밤을 보낸 뒤 후회하다 곧 쾌락에 빠집니다. 마틸다는 목숨을 구한다며 한밤에 홀로 성 클라라 납골당으로 내려가 기이한 빛과 음악 속에 돌아옵니다. 암브로시오는 원장이 아그네스를 벌하겠다고 하는 말을 엿듣고도 모른 척합니다. 일주일 만에 마틸다에게 싫증이 난 그는 어머니를 위한 기도를 청하러 온 안토니아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몰래 엘비라를 찾아가 위로합니다. 레오넬라는 유산 문제로 코르도바로 떠납니다.
제7~8장: 마법 거울, 은매화 가지, 엘비라의 죽음
암브로시오는 엘비라의 병을 구실로 매일 안토니아를 만나며 기회를 노리고, 마틸다에게는 냉담해집니다. 어느 저녁 안토니아의 방에서 사랑을 고백하고 그녀를 끌어안지만, 딸의 말에서 의심을 품은 엘비라가 들이닥쳐 미수로 끝납니다. 엘비라는 침착하게 그의 출입을 끊습니다. 절망한 그를 찾아온 마틸다는 자신에게 마법의 힘이 있다고 밝히고 마법 거울로 목욕하는 안토니아를 보여 줍니다. 욕정에 굴복한 그는 성 클라라 지하 묘소에서 마틸다가 불러낸 악마에게서 은매화 가지를 받습니다.
아그네스를 끝내 찾지 못한 레이먼드는 병상에 눕고, 테오도르가 거지로 변장해 성 클라라 수녀원에 들어가 수녀들을 속이며 물수왕 발라드를 부릅니다. 우르술라 수녀가 바구니 속 쪽지로 아그네스의 죽음과 금요일 자정의 체포 계획을 알려 오자, 로렌조는 추기경 공작의 체포 허가를 받아 냅니다. 같은 밤 암브로시오는 은매화로 문을 열고 잠든 안토니아에게 다가가지만 깨어난 엘비라에게 들키고, 폭로가 두려워 그녀를 베개로 질식시켜 죽입니다.
제9~10장: 가짜 죽음, 수녀원의 폭로
엘비라를 죽인 암브로시오는 공포에 떨지만 아무 의심도 받지 않자 죄책감을 잊고, 마틸다의 부추김에 욕망을 되살립니다. 어머니의 시신을 발견한 안토니아는 홀로 남아 후작과 이모 레오넬라에게 도움을 구합니다. 옛 발라드를 읽은 밤 어머니의 유령이 "사흘 뒤 다시 만난다"고 예언하자, 하숙집 주인 자신타가 수도원으로 달려가 암브로시오를 데려옵니다. 마틸다는 죽은 듯 보이게 하는 약을 일러 주고, 그는 수녀원에서 약을 훔쳐 안토니아의 약에 탑니다. 플로라의 감시 속에 안토니아는 경련 끝에 숨진 듯 죽어 수녀원 묘소에 묻힙니다.
안토니아의 죽음을 모른 채 로렌조는 성 클라라 수녀원의 행렬 앞에서 원장을 체포하고, 우르술라는 아그네스가 독살당한 경위를 군중에게 폭로합니다. 분노한 군중은 원장을 때려 죽이고 수녀원에 불을 지릅니다. 로렌조는 지하 묘소에서 떨고 있는 수녀들과 버지니아를 만나고, 신음 소리가 나는 성 클라라 상의 장치를 풀어 지하 감옥의 쇠약한 여인을 구해 올립니다. 그때 안토니아의 비명이 들려 로렌조가 달려갑니다.
제11~12장: 납골당의 밤, 종교재판소, 마지막 계약
성 클라라 축제의 밤, 암브로시오는 납골당에서 약에서 깨어난 안토니아를 겁탈한 뒤 혐오에 사로잡혀 입막음을 위해 가두려 합니다. 마틸다의 급보로 로렌조와 종교재판소 관리들이 들이닥치자 그는 달아나려는 안토니아의 목숨을 빼앗고, 안토니아는 로렌조의 품에서 숨을 거둡니다. 암브로시오와 마틸다는 체포되고 수녀원은 불탑니다. 버지니아의 집에서 지하 감옥에서 구해 낸 아그네스가 자신이 겪은 고통과 아기의 죽음을 마저 들려준 뒤 레이먼드와 결혼하고, 로렌조도 버지니아와 맺어집니다.
안토니아를 해쳤다는 소문이 퍼지자 종교재판소는 암브로시오를 고문하고, 마틸다는 마술 혐의로 화형을 선고받습니다. 마틸다는 영혼을 팔아 탈옥하며 마술서를 남기고, 암브로시오는 거듭된 고문이 두려워 거짓 자백까지 한 끝에 한밤의 화형이 결정됩니다. 그는 책으로 루시퍼를 불러 피로 서명하고 풀려나지만, 악마는 안토니아가 그의 누이이고 엘비라가 그의 어머니였다고 밝힌 뒤 그를 벼랑에서 떨어뜨립니다. 암브로시오는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된 채 엿새 만에 죽습니다. 책 끝에는 타락한 여인을 대하는 오만한 숙녀에게 던지는 짧은 시가 붙어 있습니다.
대목별로 읽기
1. 군중의 성당
책은 설교보다 설교를 보러 온 사람들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서술자는 마드리드 사람들이 성당에 모이는 이유를 짓궂게 요약합니다.
The Women came to show themselves, the Men to see the Women
여자들은 자신을 보여 주러, 남자들은 여자들을 보러 왔다.
one half of Madrid was brought thither by expecting to meet the other half.
마드리드의 절반은 나머지 절반을 만나리라는 기대 때문에 그곳으로 왔다.
레오넬라의 외모를 소개하는 문장은 한없이 건조합니다.
Her hair was red, and She squinted.
그녀의 머리카락은 붉었고, 그녀는 사팔뜨기였다.
첫 장의 어조는 음산한 고딕이 아니라 풍속 희극에 가깝습니다. 루이스는 독자를 먼저 웃게 한 다음, 같은 군중이 훗날 수녀원 앞에서 폭도로 변하는 장면까지 끌고 갑니다. 성당의 구경꾼과 폭도는 같은 도시 사람들이라는 점이 이 웃음의 쓴맛입니다.
2. 베일 쓴 안토니아
안토니아는 책에서 가장 순진한 인물로 소개됩니다. 로렌조가 얼굴을 보려 하자 그녀는 이렇게 답합니다.
I never unveil in public, Segnor.
저는 사람들 앞에서 베일을 벗지 않아요, 나리.
서술자는 그녀의 매력을 이렇게 가늠합니다.
Yet it was rather bewitching than beautiful
그러나 그것은 아름답다기보다 홀리는 데 가까웠다.
설교자가 떠나자 그녀의 마음은 이미 그를 따라갑니다.
A tear stole in silence down her cheek.
눈물 한 방울이 소리 없이 그녀의 뺨을 타고 흘렀다.
베일은 순결의 상징이지만 동시에 남의 시선을 끄는 장치입니다. 안토니아는 끝까지 자기 의지로 무엇을 선택하는 인물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욕망이 부딪히는 자리에 놓인 인물이며, 그 수동성이 이야기의 비극을 키웁니다.
3. 성스러운 사람
암브로시오에 대한 평판은 과장에 가깝습니다.
All Madrid rings with his praises.
마드리드 전체가 그를 칭송하는 소리로 울린다.
소문은 그의 순결을 이렇게 전합니다.
He knows not in what consists the difference of Man and Woman.
그는 남자와 여자가 무엇이 다른지조차 모른다.
그의 겉모습은 금욕의 증거처럼 보입니다.
Study and watching had entirely deprived his cheek of colour.
학문과 철야가 그의 뺨에서 핏기를 완전히 앗아 갔다.
서술자는 곧 의심을 슬쩍 던집니다.
Dwelt She also in his heart?
그녀도 그의 마음속에 머물러 있었을까?
순결이 '아무것도 모름'에서 나온 것이라면 그것은 덕이 아니라 시험을 받아 본 적 없다는 뜻입니다. 책 전체가 이 한 줄의 아이러니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4. 악몽과 집시의 예언
로렌조의 꿈에서 날개 달린 안토니아는 괴물에게 끌려 내려가기 직전 외칩니다.
Friend! we shall meet above!
친구여! 우리는 위에서 만날 거예요!
꿈속 괴물의 이마에는 세 단어가 적혀 있습니다.
Pride! Lust! Inhumanity!
오만! 욕정! 비인간성!
집 앞의 집시는 같은 경고를 노래로 되풀이합니다.
Fair Exteriors oft will hide Hearts, that swell with lust and pride!
겉모습이 고운 사람일수록 흔히 욕정과 오만으로 부푼 마음을 감춘다!
꿈과 예언은 고딕 소설의 장식이지만 이 책에서는 줄거리를 미리 읽어 주는 장치로 쓰입니다. 독자는 재앙이 오리라는 것을 알고 읽고, 긴장은 '무엇이'가 아니라 '어떻게'로 옮겨 갑니다.
5. 자비 없는 고발
제2장 첫머리의 암브로시오는 흠 없는 성자로 자부합니다.
Religion cannot boast Ambrosio’s equal!
종교는 암브로시오와 견줄 사람을 자랑할 수 없다!
아그네스의 밀회 편지를 본 그는 용서를 구하는 말을 이렇게 물리칩니다.
Mercy would here be criminal.
여기서 자비를 베푸는 것은 죄가 될 것이다.
끌려가는 아그네스의 저주는 훗날의 그에게 돌아옵니다.
Think upon Agnes, and despair of pardon!
아그네스를 생각하라, 그리고 용서받기를 단념하라!
그는 남의 죄 앞에서 가장 엄격한 사람이며 자신의 죄 앞에서는 가장 너그러운 사람이 됩니다. 이 대조가 책의 도덕적 중심이고, 같은 말이 마지막에 그를 겨냥하는 자리로 돌아옵니다.
6. 마틸다의 고백
로사리오는 곁에 남게 해 달라고 애원하다 결정적인 말을 던집니다.
I am a Woman!
저는 여자입니다!
그가 거절하자 그녀는 단검을 들고 선택을 강요합니다.
Either your hand guides me to Paradise, or my own dooms me to perdition!
당신의 손이 나를 낙원으로 이끌든지, 내 손이 나를 파멸로 보내든지 둘 중 하나예요!
독사에 물린 뒤에는 자신의 희생을 이렇게 계산합니다.
I have sacrificed a pebble, and saved a diamond
나는 조약돌 하나를 바쳐 다이아몬드를 구했어요.
서술자는 이 장면에서 암브로시오의 태도를 한 줄로 찌릅니다.
None sleep so profoundly, as those who are determined not to wake.
깨지 않기로 마음먹은 사람만큼 깊이 자는 사람은 없다.
마틸다는 협박과 연민, 희생이라는 세 가지 도구를 차례로 쓰고, 암브로시오는 모르는 척 눈을 감는 방식으로 스스로 속아 줍니다. 타락은 억지로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알면서 덮어 두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장의 마지막 대사는 그 결과입니다.
Thine, ever thine!
당신의 것, 영원히 당신의 것!
7. 숲속 오두막의 환대
레이먼드의 이야기는 이 책에서 가장 독립적인 단편입니다. 나무꾼 바티스트는 지나치게 따뜻하게 손님을 맞습니다.
Walk in, Monsieur; Walk in, and welcome!
들어오십시오, 나리. 들어오십시오, 환영합니다!
아내 마르그리트의 경고는 짧고 결정적입니다.
Look at the Sheets!
시트를 보세요!
산적 일당은 암호를 주고받으며 움직입니다.
The reward of Courage.
용기의 보상.
붙잡힌 산적들이 싸우지도 못하고 무릎을 꿇자 서술자는 이렇게 논평합니다.
Guilt and true courage are incompatible
죄와 참된 용기는 양립할 수 없다.
이 에피소드는 위선적 환대의 구조를 먼저 보여 주는 거울입니다. 겉으로 따뜻한 오두막과 겉으로 거룩한 수도원이 같은 이유로 위험하다는 점을 독자는 이 단편에서 미리 훈련받습니다.
8. 피 흘리는 수녀
린덴베르크 성의 이야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은 로돌파 부인입니다. 서술자는 그녀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The warmest of Friends, the most inveterate of Enemies, such was the Baroness Lindenberg.
가장 따뜻한 친구이자 가장 집요한 적, 린덴베르크 남작 부인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거절당한 그녀는 사랑이 증오로 변했다고 선언하고 이렇게 저주합니다.
Go where you will, my vengeance shall follow you!
어디로 가든 내 복수가 따라가리라!
그 뒤 레이먼드의 밤마다 진짜 유령이 찾아옵니다.
Raymond! Raymond! Thou art mine!
레이먼드! 레이먼드! 너는 내 것이다!
I beheld before me an animated Corse.
내 앞에 움직이는 시체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아그네스의 장난스러운 변장이 현실의 유령과 겹치는 장면은 이 책에서 가장 고딕다운 부분입니다. 그러나 이 유령담도 결국 사랑과 질투, 수녀원이라는 감금 제도가 낳은 죄의 이야기로 풀립니다. 초자연은 인간의 악을 비추는 조명 구실을 합니다.
9. 쓰기라는 광기, 잃어 가는 것
제5장에서 후작은 시동 테오도르에게 문학의 위험을 일러 줍니다.
Authorship is a mania to conquer which no reasons are sufficiently strong
저술은 어떤 이유로도 이길 수 없을 만큼 강한 광기다.
엘비라는 로렌조의 방문을 거절하며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난 말을 합니다.
What we are losing, ever seems to us the most precious
잃어 가는 것은 언제나 우리에게 가장 소중해 보인다.
curses accompany an unequal alliance
신분이 맞지 않는 결합에는 저주가 따른다.
수녀원장은 교황 칙서를 들고 온 로렌조를 조롱합니다.
a second Bull from the Pope will not procure your Sister’s resurrection.
교황의 칙서가 한 장 더 와도 당신 누이를 되살리지는 못할 겁니다.
쓰는 사람의 우스꽝스러운 병에 대한 농담 한 줄 뒤에 곧바로 엘비라의 집안 이야기와 수녀원장의 냉소가 이어집니다. 루이스는 풍자와 공포를 한 장 안에 번갈아 놓아 독자가 방심하지 못하게 합니다.
10. 타락의 문법
제6장에서 암브로시오는 죄를 지은 뒤의 자기를 설명하는 법을 배웁니다. 서술자는 첫 위선이 어떻게 쌓이는지 차갑게 정리합니다.
Thus did He unconsciously add Hypocrisy to perjury and incontinence
이렇게 그는 무의식중에 서약 파기와 방종에 위선까지 보탰다.
수도원이 그를 키운 방식에 대한 설명도 있습니다.
He was suffered to be proud, vain, ambitious, and disdainful
그는 오만하고 허영 많고 야심에 차고 남을 업신여기도록 방치되었다.
마틸다에게 곧 싫증이 난 그의 독백은 이렇습니다.
Matilda gluts me with enjoyment even to loathing
마틸다는 내가 혐오할 만큼 쾌락을 안겨 나를 물리게 한다.
안토니아에게 마음을 빼앗기고도 그는 자신에게 이렇게 맹세합니다.
Not for Indies would I make that gentle bosom know the tortures of remorse.
인도의 모든 재물을 준대도 저 순한 가슴에 회한의 고문을 알게 하지는 않겠다.
이 장은 타락의 순서를 보여 줍니다. 죄는 쾌락으로 시작해 권태가 되고, 권태는 새 욕망을 부르고, 새 욕망은 자기기만의 맹세로 포장됩니다. 루이스는 악을 괴물의 출현이 아니라 일상적 심리의 연장으로 그립니다.
11. 마법 거울과 악마
제7장에서 마틸다는 암브로시오의 두려움을 비웃으며 한 걸음씩 밀어붙입니다.
To them who dare nothing is impossible.
감히 나서는 이들에게 불가능한 것은 없다.
It is not virtue which makes you reject my offer
당신이 내 제안을 거절하는 것은 덕 때문이 아니에요.
그의 종교적 두려움을 '편견'으로 바꿔 부르는 말도 있습니다.
Ridiculous prejudices! Oh! blush, Ambrosio, blush at being subjected to their dominion.
우스꽝스러운 편견! 암브로시오, 그것에 지배당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세요.
마법 거울에 비친 안토니아를 본 순간 그는 결정을 내립니다.
Matilda, I follow you!
마틸다, 당신을 따르겠소!
마틸다의 논리는 설득이 아니라 수치심의 조작입니다. 겁쟁이라는 말을 듣기 싫은 마음이 그를 지옥의 문 앞까지 데려가며, 용기와 악덕의 경계를 흐리게 만드는 이 수사가 장면의 핵심입니다.
12. 물수왕의 노래와 우르술라의 쪽지
제8장에서 테오도르는 거지로 변장해 수녀원에 들어가 수녀들을 홀립니다. 덴마크 사람 이야기를 하는 그의 능청은 아주 익살맞습니다.
They are of a delicate pea-green with flame-coloured hair and whiskers.
그들은 연한 완두콩빛 피부에 불꽃 색깔 머리카락과 구레나룻을 하고 있답니다.
그가 부르는 발라드는 이야기 전체의 축소판 같은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Believe not every handsome Knight, And dance not with the Water-Spright!
잘생긴 기사라고 다 믿지 말고, 물의 정령과 춤추지 말라!
그 노래가 흐르는 사이 우르술라는 바구니 안감에 쪽지를 숨겨 내보냅니다.
I have that to tell, will freeze your blood with horror.
내가 전할 이야기는 당신의 피를 공포로 얼려 버릴 것입니다.
웃음과 공포가 한 장면 안에서 교차합니다. 수녀들의 웃음소리 뒤에 감금과 독살이 숨어 있다는 점이 이 대목의 반전입니다.
13. 엘비라의 밤
안토니아는 불안에 떨며 어머니 곁을 떠나지 못합니다.
Mother! Dear Mother! Oh! would to God, it were Morning!
어머니! 사랑하는 어머니! 아, 제발 아침이었으면!
죄를 저지르러 가는 암브로시오의 감각은 과민하게 곤두서 있습니다.
He saw a Spy in every shadow, and heard a voice in every murmur
그는 모든 그림자에서 염탐꾼을 보았고 모든 속삭임에서 목소리를 들었다.
발각된 순간 엘비라가 외칩니다.
Monster of Hypocrisy!
위선의 괴물!
그 앞에서 암브로시오는 아그네스의 애원을 떠올리지만 그것은 연민이 아니라 방어였습니다.
It was now his turn to suffer
이제는 그가 괴로워할 차례였다.
엘비라의 죽음은 책에서 가장 어두운 전환점입니다. 그는 폭로가 두려워 한 사람의 목숨을 끊고, 그 뒤 처벌이 없자 죄와 화해합니다. 이 작품이 던지는 날카로운 질문은 '벌받지 않는 악'이 사람을 어떻게 바꾸는가입니다.
Impunity reconciled him to his guilt
처벌받지 않는다는 사실이 그를 자기 죄와 화해시켰다.
14. 유령의 예언과 안토니아의 가짜 죽음
어머니를 잃은 안토니아는 슬픔 속에 있습니다. 서술자는 그 슬픔의 한계를 이렇게 말합니다.
Nobody dies of mere grief; Of this Antonia was an instance.
슬픔만으로 죽는 사람은 없다. 안토니아가 그 예였다.
옛 발라드를 읽은 밤 유령이 약속을 남깁니다.
Yet three days, and we meet again!
앞으로 사흘, 그러면 우리는 다시 만난다!
하숙집 주인 자신타는 이 모든 소동 속에서 코믹한 수다꾼으로 등장합니다.
That Chicken’s wing!
그 닭 날개!
그러나 약을 바꿔 치는 암브로시오의 계획은 웃음 뒤에서 조용히 진행됩니다. 안토니아가 숨져 가며 건네는 작별이 있습니다.
We shall one day meet in heaven
우리는 언젠가 천국에서 만날 거예요.
제1장 꿈속의 외침과 이 작별이 서로 호응합니다. 같은 말이 두 번 나오지만 두 번째에는 이미 그가 아닌 다른 이의 손에 의한 이별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15. 수녀원의 폭로와 군중
로렌조에게 체포된 원장은 자신이 배신당했다고 호소합니다. 우르술라의 대답은 짧고 단호합니다.
Not betrayed, but discovered.
배신당한 게 아니라 들통난 것이다.
우르술라는 군중 앞에서 폭로를 시작합니다.
Mine is the task to rend the veil from Hypocrisy
위선에게서 베일을 찢어 내는 것이 내 몫이다.
군중이 폭도로 변한 뒤 로렌조가 지하 감옥에서 구해 낸 쇠약한 여인은 구조 소식을 듣고 이렇게 외칩니다.
There is a God then, and a just one!
그렇다면 하느님은 계시고, 정의로운 분이시구나!
납골당에서 풀려난 여인이 아그네스임을 독자는 곧 알게 됩니다. 이 책은 가톨릭 수녀원의 위선을 거침없이 파헤치지만, 아그네스가 후에 건네는 말은 복수가 아니라 용서입니다.
Peace be with her; and may her crimes be forgiven in heaven
그녀에게 평화가 있기를, 그리고 그녀의 죄가 천국에서 용서받기를.
16. 납골당의 밤과 마지막 계약
제11장에서 안토니아는 어머니를 부르며 숨을 거둡니다.
Mother, I come!
어머니, 제가 가요!
아그네스가 감옥에서 겪은 일을 들려주는 부분에는 이 책에서 가장 아픈 문장이 있습니다.
To every eye but a Mother’s.
어머니의 눈을 제외한 모든 눈에게는.
제12장에서 마틸다는 영혼을 대가로 탈옥했음을 밝힙니다.
Ambrosio, it was my Soul!
암브로시오, 그건 내 영혼이었어요!
마지막 거래에서 악마는 계약의 허점을 비웃습니다.
Fool that you were to confide yourself to a Devil!
악마에게 자신을 맡기다니, 어리석은 놈!
I saw that you were virtuous from vanity, not principle
네가 덕스러웠던 것은 원칙 때문이 아니라 허영 때문임을 나는 알아보았다.
악마는 암브로시오를 속인 것까지 자랑합니다.
I saw your artifice, knew its falsity, and rejoiced in deceiving the deceiver!
네 꾀를 보았고 그것이 거짓임을 알았고, 속이는 자를 속이는 것을 기뻐했다!
결말의 끔찍함은 사건 자체보다 인정의 순간에 있습니다. 암브로시오가 평생 믿은 덕은 허영이었다는 판정이 내려지고, 그의 가장 큰 죄가 누구를 향했는지 비로소 알려집니다. 책의 맺음말은 이 폭력적 결말 뒤에 뜻밖에 부드러운 호소를 붙입니다.
wound not a soul, that bleeds already!
이미 피 흘리는 영혼을 더 다치게 하지 말라!
17. 이 책을 읽는 방법
『수도사』는 열두 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줄거리의 두 줄기가 번갈아 나옵니다. 하나는 암브로시오와 마틸다와 안토니아의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레이먼드와 아그네스와 로렌조의 이야기입니다. 처음 읽는다면 1장(성당의 군중), 2장(마틸다의 고백), 7장(마법 거울), 8장(엘비라의 밤)을 먼저 따라가면 중심 줄기가 잡힙니다. 3~4장의 레이먼드 이야기는 분량이 길어 보이지만, 산적 소굴과 피 흘리는 수녀 유령이라는 별개의 이야기로 읽으면 훨씬 가볍습니다. 9~12장에서는 수녀원의 폭로와 종교재판, 마지막 계약이 빠른 속도로 이어집니다. 책에는 폭력과 성적 위협, 근친 설정이 등장하므로 그런 주제가 부담스러운 독자는 장면의 수위를 감안하고 읽는 편이 좋습니다. 이 소설은 고딕의 공포 위에 풍속 희극과 풍자시, 발라드를 섞은 혼성 장르여서, 장면마다 어조가 바뀌는 것을 즐기면 더 재미있게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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