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887년 출간
The Merry Men and Other Tales and Fables
메리 맨과 그 밖의 이야기와 우화
폭풍 치는 스코틀랜드 해안의 난파선에서 프랑스 시골의 보물 소동까지, 스티븐슨이 바다와 죽음, 죄와 혈통, 철학의 허영을 여섯 편에 담은 단편집
The sea—a muckle yett to hell!
바다는 지옥으로 통하는 커다란 문이다!
All sins are murder, even as all life is war.
모든 죄는 살인이요, 모든 삶은 전쟁이다.
한눈에 보기
여섯 편이 한 권에 묶여 있다. 「메리 맨」은 난파선의 보물을 노리는 대학생 조카와 바다에 도전하듯 술에 취하는 삼촌의 이야기이고, 「윌 오 더 밀」은 골짜기를 한 번도 떠나지 않고 늙은 방앗간 아들이 마침내 죽음과 함께 길을 나서는 우화다. 「마크하임」은 크리스마스에 골동품상을 살해한 사내가 낯선 방문객과 나누는 대화, 「쓰론 자넷」은 외딴 목사관에서 벌어진 18세기 초의 섬뜩한 밤이다. 「올랄라」는 전쟁 중 산속 저택에서 부상병이 쇠락한 가문의 딸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이며, 마지막 「프랑샤르의 보물」은 프랑스 시골 마을의 괴짜 박사와 그가 입양한 소년을 두고 여덟 장에 걸쳐 웃음과 씁쓸함을 오간다. 열일곱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Dr Jekyll and Mr Hyde)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납치』 (Kidnapped)
- 오스카 와일드 『행복한 왕자 외』 (The Happy Prince and Other Tales)
한 권 요점
The Merry Men and Other Tales and Fables
『메리 맨과 그 밖의 이야기와 우화』는 스코틀랜드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쓴 단편집으로, 1887년에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티븐슨은 『보물섬』과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로 널리 알려진 작가이고, 이 책에서는 같은 손이 바다 괴담, 우화, 범죄 심리극, 마을 전설, 고딕풍 연애담, 희극적 풍속극을 차례로 선보입니다. 수록작은 「메리 맨」, 「윌 오 더 밀」, 「마크하임」, 「쓰론 자넷」, 「올랄라」, 「프랑샤르의 보물」 여섯 편입니다. 이야기마다 배경도 어조도 다르지만, 인간이 자기보다 큰 것, 곧 바다와 죽음과 양심과 혈통과 돈 앞에서 어떻게 흔들리는지를 묻는 점은 한결같습니다.
줄거리
「메리 맨」 제1~2장: 아로스 섬과 난파선이 가져온 것
7월 하순의 아침, 에든버러 대학생인 화자 찰스가 그리사폴에서 출발해 로스 곶을 걸어 아로스로 향합니다. 아로스는 외삼촌 고든 다너웨이의 바다 농장입니다. 삼촌은 아내 메리 맥린이 딸을 낳다가 세상을 떠난 뒤 줄곧 이 외딴 땅을 홀로 지켜 왔고, 화자는 삼촌에게 아로스를 고향으로 여기라는 편지를 받은 터입니다. 화자는 벤 캬우 산의 구름과 곶의 거친 풍경, 암초 사이에서 파도가 울부짖는 물살 '메리 맨'을 들려주고, 인어와 바다 켈피의 전설, 침몰했다는 스페인 무적함대 선박 에스피리토 산토의 소문을 덧붙입니다. 로버트슨 박사의 문서에서 그 배의 기록을 본 그는 인양을 꿈꾸고, 사촌 메리 엘렌을 위해 부를 얻고 싶어 합니다.
늙은 하인 로리가 배로 마중을 나오는데, 배 뒤를 쫓는 커다란 물고기 이야기를 흘리며 불안해합니다. 집 안에는 지난 2월 난파한 그리스도-안나호에서 건져 온 비단 의자와 은촛대가 가득합니다. 메리는 그 물건들이 싫다고 말하고, 삼촌은 성경 어투로 바다의 악마와 공포를 늘어놓으며 병적으로 들뜹니다. 찰스는 메리에게 마음을 고백하지만 대답은 미뤄지고, 마드리드의 역사가를 자처하는 반지 낀 사내가 같은 배를 찾고 있었다는 말도 듣습니다.
「메리 맨」 제3~5장: 샌다그 만, 폭풍, 바다에서 온 사내
이튿날 폭풍 기운이 도는 날씨에 찰스는 샌다그 만으로 가서 모래밭에 부서진 브리그선 난파선과, 아무도 말해 주지 않은 무덤을 봅니다. 그는 해초가 덮인 바위 단지로 잠수해 녹슨 신발 버클을 줍고, 다시 들어갔다가 사람의 다리뼈를 쥡니다. 공포에 질려 뭍으로 올라온 그는 죽은 이들의 보물을 더는 건드리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기도합니다. 언덕 위에서는 나침반과 지도를 든 낯선 사내들이 뼈와 버클을 들고 보트로 떠나고, 먼바다에는 스쿠너선과 몰려오는 폭풍이 보입니다.
찰스가 낯선 이들 이야기를 꺼내자 삼촌은 질겁하며 모자를 쓴 자였느냐고 묻습니다. 무덤 속에 있던 사람이 산 채로 올라왔다는 것을 알아챈 찰스는 삼촌의 죄를 의심합니다. 폭풍 속으로 들어가는 스쿠너를 보며 삼촌은 난파를 반기듯 기뻐하고, 메리는 아버지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하며, 찰스는 어디든 함께하겠다고 맹세합니다. 한밤 로리와 함께 찾은 벼랑에서 술에 취한 삼촌은 메리 맨의 춤을 즐기고, 스쿠너는 파도에 삼켜져 모두 목숨을 잃습니다. 삼촌이 술에 취해 있던 때가 바로 2월의 그 일이 벌어진 때라는 사실도 확인됩니다.
날이 밝자 삼촌은 난파물 조각을 줍다가, 자신이 술에 취하는 것은 바다에 대한 도전이라고 털어놓습니다. 찰스가 무덤 앞에서 회개를 촉구하던 중 난파선 위에 서 있는 키 큰 흑인 사내를 발견합니다. 삼촌은 공포에 질려 기도와 욕설을 쏟아 내며 달아납니다. 사내는 몸짓으로, 스페인 보물선 일행이 폭풍 때문에 자신을 두고 떠났음을 알리고, 메리는 그를 맞아 먹입니다. 삼촌은 산꼭대기에서 붙잡히지 않다가, 다음 날 새벽 사내와 로리에게 몰리자 파도 속으로 뛰어들고, 사내와 함께 휩쓸려 갑니다.
「윌 오 더 밀」 제1~3장: 평원과 별, 목사의 마조리, 죽음
소나무 숲과 산 사이 계곡의 물방앗간에서 양부모와 사는 소년 윌은 마차와 행인, 군대와 강물이 모두 아래로만 흘러가는 것을 보며 아래 평원의 세상을 동경하게 됩니다. 방앗간 주인은 강이 바다로 가는 길을 들려주고, 윌은 언덕에서 평원을 내려다보며 눈물을 쏟습니다. 방앗간이 여관이 되자 윌은 손님을 시중들며 바깥 소식을 듣습니다. 열여섯 살 무렵 뚱뚱한 젊은 나그네가 별을 가리키며 닿을 수 없는 것을 말하자, 윌은 우리가 쥐덫 속에 있다고 답합니다.
양부모가 한겨울에 세상을 떠난 뒤 윌은 여관을 이어받아 골짜기에 눌러삽니다. 서른 무렵 여관에 잠시 묵은 목사의 열아홉 살 딸 마조리에게 마음을 빼앗기자, 그는 청혼하면서도 결혼은 가치가 없으니 가끔 만나는 친구로 지내자고 말합니다. 마조리는 자존심이 상해 아버지와 떠나고, 갈등 끝에 찾아간 윌에게 그녀는 담담한 우정만 받아들입니다. 삼 년 뒤 그녀는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 이듬해 임종에 윌을 불러 마지막 이야기를 나눕니다.
세월이 흘러 도시는 요란해져도 윌의 골짜기는 계절만 바뀝니다. 윌은 머리가 세도록 여관을 지키며 명성을 얻지만 모든 초대를 거절합니다. 일흔두 살의 무더운 밤, 지난 기억과 죽은 이들의 환영에 시달리다 마차 소리에 나가 낯선 손님을 만납니다. 손님은 포도주를 마시며 함께 마차를 타자고 하더니 자신이 죽음이라고 밝힙니다. 윌은 오래 기다렸다며 그의 팔을 잡고 떠나고, 이튿날 사람들은 윌이 마침내 여행을 떠났음을 알게 됩니다.
「마크하임」: 크리스마스의 골동품 가게
크리스마스에 마크하임이 골동품상을 찾아 숙녀의 선물을 사겠다며 가게에서 손거울을 받자 질겁하며 거부합니다. 그는 몸을 숙인 상인을 살해하고, 시계 소리와 환영에 시달리며 열쇠를 찾아 위층으로 올라갑니다. 응접실에서 열쇠를 고르던 중 낯선 방문객이 나타나 돈이 있는 곳을 알려 주겠다고 유혹합니다. 마크하임은 자기 삶을 항변하다가 타락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초인종이 울리자 도움을 물리치고 문을 열어, 하녀에게 경찰을 부르라고 말합니다.
「쓰론 자넷」: 발웨어리 목사관의 밤
머독 소울리스 목사는 발웨어리의 외딴 목사관에서 홀로 늙은, 마을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인물입니다. 오십 년 전 젊은 목사로 부임한 그는 평판 나쁜 재닛 맥클러를 가정부로 들였고, 아낙들이 그녀를 물에 빠뜨리려 하자 구해 내어 악마를 거부하게 합니다. 이후 재닛은 목이 꺾인 채 말을 못 하게 됩니다. 1712년 8월 17일 무더운 밤, 검은 사람을 본 목사는 숨진 재닛의 시신을 발견하고, 걸어 내려온 시신을 하느님의 이름으로 물리치자 시신은 불타 재가 됩니다. 그 뒤 목사는 달라졌습니다.
「올랄라」: 산속 저택의 하숙인
나폴레옹 전쟁 중 부상당한 영국 장교인 화자는 의사의 주선으로 산속 쇠락한 귀족 저택에 하숙하게 됩니다. 그곳에는 지능이 모자란 아들 펠리페와 나른하고 멍한 세뇨라 모녀가 삽니다. 화자는 밤의 비명과 잠긴 문을 겪으며 딸 올랄라와 사랑에 빠집니다. 어느 날 세뇨라가 그의 피 흐르는 손을 물어뜯자, 올랄라는 집안의 퇴화한 혈통을 고백하고 대를 끊겠다는 서약으로 그를 떠나보냅니다. 마을 사람들이 저택을 불태우려는 적의를 품은 가운데, 그는 산 위 십자가 앞에서 홀로 가겠다는 그녀를 말없이 보냅니다.
「프랑샤르의 보물」 제1~3장: 죽어 가는 곡예사, 아침의 대화, 입양
밤 열 시, 텐타이용 부인의 부름을 받은 데스프레즈 박사가 여관 마구간 위 다락에서 죽어 가는 사기꾼 곡예사를 진찰합니다. 의자에 앉은 곡예사의 어린 조수 장마리의 갈색 눈이 박사를 사로잡습니다. 소년은 주인을 좋아하지 않고, 재주를 넘기 전에는 도둑질을 했다고 담담히 답합니다. 박사는 소년의 머리를 만져 보고 켈트족이라 외치며, 병자를 부론에서 올 동료 의사에게 맡기고 돌아갑니다.
새벽에 정원과 강가를 거니는 박사는 그레츠의 기후를 예찬하며 스스로를 의사가 아닌 위생의 여신 숭배자라 칭합니다. 여관 앞 말뚝에 앉은 장마리와 문답하며, 생각하고 진실하게 답하는 소년에게 끌립니다. 도둑질과 신에 관한 소년의 대꾸에 감탄해 끌어안지만 노래가 싫다는 말에 화가 나 "넌 인간이 아니다"라고 외치며 떠납니다. 박사의 아내 아나스타시는 먹고 마시기를 좋아하는 느긋하고 건강한 여인입니다. 점심 뒤 박사는 아이가 없어 다행이라고 늘어놓다가 장마리를 입양하겠다고 선언하고, 파리로 돌아가겠다는 암시로 아내의 양보를 얻어 소년을 마구간지기로 삼겠다고 합니다. 곡예사가 죽자 박사는 강가 벤치에서 소년에게 거처와 먹을 것, 저녁 공부, 떠날 때 백 프랑을 제안하고, 소년은 감사하며 받아들입니다. 아나스타시는 어색한 첫 인사 뒤 소년을 다독이며 입 맞추고 울음을 터뜨립니다.
「프랑샤르의 보물」 제4~5장: 철학자의 교육, 보물 발견
장마리는 아침에는 말과 마차를 돌보고 밤에는 박사에게 학문을 배우지만 진도는 더디고, 가족 안에서 이방인처럼 남습니다. 박사는 『비교 약전』을 쓰며 절제와 위생을 설교하고, 아나스타시는 속으로 소년을 둔하다며 가엾어합니다. 박사는 한때 부자였으나 그레츠가 낫다고 말하고, 파리에 가면 도박과 외도로 망가질 거라며 위험해지면 열차를 부숴 달라는 "비유"를 합니다. 소년이 부를 잘 쓰면 되지 않느냐고 묻자 박사는 말문이 막힙니다.
박사와 장마리는 이륜마차로 식물을 캐러 프랑샤르 폐허로 갑니다. 박사는 은자들이 숨겼다는 성기(聖器)의 전설을 들려주고, 소년은 돈일 뿐이며 해롭다고 답합니다. 바위틈에서 보물을 발견한 박사는 탐욕에 사로잡혀 소년에게 입단속을 시키고, 영국산 맥주를 마시며 퐁텐블로에서 사치품을 사들입니다. 파리에서 정치가가 되겠다는 박사의 허풍에 소년은 절망하고, 아나스타시도 다이아몬드 꿈에 넘어가자 강가에서 "필요하면 열차를 부숴라"는 말을 되새기며 집으로 돌아갑니다.
「프랑샤르의 보물」 제6~8장: 수사, 집의 붕괴, 철학의 보수
이튿날 새벽 식당 장롱이 부서지고 보물이 사라집니다. 박사는 하제를 먹여 식구들을 진정시킨 뒤 귀납법으로 수사를 벌여, 근처 화가들을 범인으로 몰고 대문의 신발 자국을 증거로 듭니다. 달려온 아나스타시의 오빠 카시미르는 장마리를 추궁해 도둑질한 과거와 보물의 위치를 아는 점을 자백받습니다. 소년이 울며 달아나자 아나스타시는 오빠를 나무랍니다. 소년은 이 일을 입에 올리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남고, 박사는 너그러운 척 사건을 묻은 뒤 에르미타주 포도주로 보물의 장례를 치릅니다.
낡았지만 반짝이게 가꾼 박사의 집이 소개되고, 겨울이 되자 장마리는 활기와 우울 사이를 오가며 쇠약해집니다. 박사는 약을 주며 자신도 치료를 받습니다. 화약 음모 기념일 밤 폭풍 속에서 집이 무너져 가족은 잠옷 차림으로 정원에 피신하고, 수줍음 많은 아나스타시는 박사가 내민 바지를 끝내 내던진 채 이웃의 우물문으로 구조됩니다. 일가는 탕타이용 여관에 머물고, 박사는 주머니에서 나온 카시미르의 젖은 편지를 읽다가 오스만 공채 때문에 놀라 파리로 달려갑니다.
이튿날 박사는 몰골이 말이 아닌 채 카시미르에게 붙들려 돌아와, 오스만 공채 폭락으로 완전히 파산했다고 알립니다. 박사는 카시미르 밑의 서기 자리를 받아들이며 장마리에게 남아 달라고 눈물로 호소하지만, 카시미르는 소년을 내쫓다시피 하고 마음 없는 아이라고 비웃습니다. 폐허를 보러 간 일행 앞에 장마리가 큰 바구니를 끌고 여관으로 들어섭니다. 넉 달 동안 동굴에 숨겨 두었던 보물이었습니다. 박사는 바구니 위에 앉아 어린아이처럼 울며, 이것이 가르침의 열매이자 평생의 보상이라고 선언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지옥으로 통하는 문
「메리 맨」에서 삼촌 고든은 바다를 풍경이 아니라 악의 있는 존재로 말합니다. 그의 공포는 성경 어투를 입고 터져 나옵니다.
the horror—the horror o’ the sea!
바다의 공포, 그 공포!
The sea—a muckle yett to hell!
바다는 지옥으로 통하는 커다란 문이다!
The deid are down there—thick like rattons!
죽은 자들이 저 아래에 쥐떼처럼 빽빽하다!
사투리로 적힌 이 절규는 삼촌이 자기 죄를 바다에 투사하고 있다는 의심과 겹쳐 읽힙니다. 두려운 것이 바다 자체인지, 바다가 보여 주는 자기 자신인지가 이 단편의 질문입니다.
2. 메리 맨의 춤과 뼈의 무게
메리 맨은 암초 사이에서 솟구치는 파도의 이름이지만 이야기 속에서는 곧 죽음의 무대가 됩니다. 이야기 초반에는 인어에 홀려 미쳐 버린 피리 부는 이의 마지막 말이 소개됩니다.
Ah, the sweet singing out of the sea.
아, 바다에서 들려오는 그 달콤한 노래.
the dance of death, it may be called
죽음의 춤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화자는 전설이 아니라 사람의 다리뼈를 손에 쥐고서야 공포를 실감합니다. 그의 자성은 이 단편에서 가장 정직한 문장입니다.
Mankind is a material creature, slow to think and dull to perceive connections.
인간은 물질적인 존재라 생각이 느리고 연결을 알아채는 데 둔하다.
3. 폭풍을 반기는 삼촌
폭풍 속의 스쿠너를 보며 삼촌은 기뻐합니다. 로리는 삼촌의 버릇을 이렇게 전합니다.
He will aye be drunk when the wind blaws
바람이 불면 그분은 언제나 취해 계십니다.
it’s a braw nicht for a shipwreck!
난파에는 더없이 좋은 밤이다!
날이 밝은 뒤 삼촌은 술과 죄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Ye see, man, it’s defiance.
알겠나, 이건 도전이야.
I’m wi’ the sea, I’m just like ane o’ her ain Merry Men.
나는 바다 편이다. 바다 자신의 메리 맨 가운데 하나나 다름없다.
삼촌은 바다에 맞서는 사람이 아니라 바다에 동화된 사람이 됩니다. 마지막에 그가 파도 속으로 뛰어드는 것이 구원인지 파멸인지는 이야기가 열어 둔 채로 닫습니다.
4. 윌의 쥐덫
「윌 오 더 밀」은 흘러가는 강을 보며 자란 소년의 우화입니다. 방앗간 주인은 바다를 이렇게 말합니다.
it is the greatest thing God made!
그것은 하느님이 만드신 가장 위대한 것이다!
서술자는 사람들을 먼 곳으로 이끌어 온 충동을 이렇게 이름 붙입니다.
That divine unrest, that old stinging trouble of humanity
그 신성한 불안, 인류의 오래된 쓰린 고민.
별을 가리키며 이치 대신 비유로 설득하려는 나그네는 이렇게 묻습니다.
Can you apply a parable?
비유를 적용할 수 있겠나?
We are in a rat-trap.
우리는 쥐덫 속에 있다.
열여섯 소년이 별에서 얻은 결론이 우주의 장엄이 아니라 갇힘이라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그 뒤 윌의 삶 전체가 이 결론에 대한 긴 응답이 됩니다.
5. 마조리와 결혼하지 않는 사람
서른의 윌이 청혼하면서 결혼은 무가치하다고 덧붙이는 장면은 우스운 동시에 슬픕니다. 그는 자신을 이렇게 평합니다.
I am mostly a cold, unkindly sort of man
나는 대체로 차갑고 정 없는 사람이오.
꽃을 사랑하면서도 꺾지 않으려는 사람의 논리는 이렇게 나옵니다.
It’s a bit like killing the goose with the golden eggs.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는 것과 좀 비슷하오.
A clean shrift makes simple living.
솔직한 고백이 삶을 단순하게 만든다.
마조리는 이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존심을 지킨 채 떠납니다. 윌은 사랑을 잃은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모험을 피한 것이고, 그 대가를 평생 조용히 치릅니다.
6. 죽음이라는 손님
일흔두 살의 윌은 자신이 이미 끝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I am a dead man now: I have lived and died already.
나는 이제 죽은 사람이오. 이미 살았고 이미 죽었소.
낯선 손님은 포도주를 곁들인 식탁에서 삶과 저녁 식사를 비교하는 농담을 하고, 정체를 밝힙니다.
There is only one difference between a long life and a good dinner
긴 삶과 좋은 저녁 식사 사이에는 차이가 하나뿐이다.
I am a natural law,” he replied, “and people call me Death.
나는 자연의 법칙이고, 사람들은 나를 죽음이라 부른다.
윌의 반응은 공포가 아닙니다.
I have been waiting for you these many years.
오랫동안 당신을 기다렸소.
평원을 동경하던 소년이 마침내 떠나는 길이 죽음의 마차라는 점에서, 우화는 아이러니와 위안을 한꺼번에 줍니다.
7. 거울과 낭떠러지
「마크하임」의 시작은 거래의 어긋남입니다. 크리스마스에 가게를 찾은 마크하임은 이렇게 선언합니다.
I have not come to sell, but to buy.
나는 팔러 온 것이 아니라 사러 왔소.
범행 뒤 시계 소리와 환영에 시달리며, 마크하임은 시간을 낭떠러지에 비유합니다.
Every second is a cliff, if you think upon it—a cliff a mile high
곰곰이 생각하면 매 순간이 낭떠러지다. 1마일 높이의 절벽이다.
살인은 이미 지나갔는데도 이야기는 그 직후의 시간을 거의 한 걸음씩 늘려 보여 줍니다. 손거울 앞에서 질겁하는 첫 장면부터, 이 소설의 무대는 사건이 아니라 사건을 본 자기 자신입니다.
8. 낯선 방문객과 마지막 고백
응접실에 나타난 방문객과의 대화에서 마크하임은 자기 삶을 변호하다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Evil, for which I live, consists not in action but in character.
내가 살아가는 이유인 악은 행동이 아니라 성격에 있다.
All sins are murder, even as all life is war.
모든 죄는 살인이요, 모든 삶은 전쟁이다.
그는 악을 행위의 문제에서 성격의 문제로 옮겨 놓음으로써 자신의 타락을 설명하지만, 같은 설명이 그를 돌려세우는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초인종이 울리자 그는 방문객의 도움을 물리치고 하녀에게 말합니다.
You had better go for the police,” said he: “I have killed your master.
경찰을 부르러 가는 게 좋겠소. 내가 당신 주인을 죽였소.
이 마지막 고백이 구원인지 체념인지는 독자의 몫이며, 이 짧은 한 줄이 소설 전체의 무게를 받칩니다.
9. 쓰론 자넷의 밤
「쓰론 자넷」은 마을 사람들이 목사를 두려워하는 이유를 오십 년 전의 한 밤으로 거슬러 올라가 설명합니다. 아낙들이 재닛을 해치려 할 때 목사는 그녀를 구해 냅니다.
I charge you in the Lord’s name to let her go.
주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그녀를 놓아주시오.
1712년 8월 17일의 무더운 밤, 목사는 재닛에게 묻습니다.
Janet,” says he, “have you seen a black man?
재닛, 자네 검은 사람을 본 적 있나?
곧 목사는 그녀의 죽음을 발견합니다.
poor Janet’s dead.
불쌍한 재닛이 죽었구나.
그리고 시신이 일어나 내려오자, 목사는 마지막 힘을 다해 외칩니다.
Witch, beldame, devil!” he cried, “I charge you, by the power of God, begone
마녀, 노파, 악마여! 하느님의 권능으로 명하노니 물러가라!
이 단편의 힘은 괴이한 사건 자체보다 그 사건을 겪은 사람이 평생을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마을의 소문으로 들려주는 서술 방식에 있습니다.
10. 올랄라의 작별
「올랄라」의 화자는 말이 없던 올랄라가 처음 입을 여는 순간을 기록합니다. 그 첫마디는 이별입니다.
You will go away,” she said, “to-day.
당신은 떠나게 될 거예요. 오늘.
그의 사랑은 이렇게 묘사됩니다.
Love burned in me like rage; tenderness waxed fierce
사랑이 분노처럼 내 안에서 타올랐고, 다정함은 사나워졌다.
올랄라는 사랑받는 것이 자신인지 혈통인지를 묻습니다.
Is it me you love, friend? or the race that made me?
당신이 사랑하는 것은 나인가요, 벗이여? 아니면 나를 만든 혈통인가요?
사랑의 격정이 낭만으로 흐르지 않고 곧바로 자기 정체성의 물음으로 바뀌는 데 이 단편의 날카로움이 있습니다.
11. 혈통과 서약
올랄라의 논지는 영혼의 소재를 개인에서 혈통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We speak of the soul, but the soul is in the race.
우리는 영혼을 말하지만, 영혼은 혈통 속에 있다.
그래서 그녀는 사랑을 받아들이는 대신 서약으로 답합니다.
But my vow has been given; the race shall cease from off the earth.
그러나 나의 서약은 이미 했어요. 이 혈통은 이 땅에서 끊어질 거예요.
산 위 십자가가 전하는 교훈은 반대 방향의 문장으로 적혀 있습니다.
pleasure is not an end, but an accident
쾌락은 목적이 아니라 우연이다.
한쪽은 대를 끊어 책임지겠다는 결단이고, 다른 쪽은 행복을 목적으로 삼지 말라는 가르침입니다. 두 문장이 한 이야기 안에 놓여 있어서 결말의 이별이 단순한 비극이 아니라 윤리적 선택으로 읽힙니다.
12. 펠리페의 목소리
「올랄라」에서 지능이 모자란 소년 펠리페는 가장 짧은 대사로 가장 큰 울림을 만듭니다. 협곡의 급류 소리를 두고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It makes a noise,” he said
소리가 나요, 하고 그는 말했다.
짐승 같은 짓을 용서해 달라는 애원은 이렇습니다.
O, I try so hard,” he said.
아, 나 정말 애쓰고 있어요, 하고 그는 말했다.
퇴화한 혈통이라는 말은 이 소년의 순진한 애씀 앞에서 잔인하게 들립니다. 올랄라의 서약이 왜 그토록 무거운지를 독자는 펠리페를 통해 먼저 이해합니다.
13. 곡예사의 조수와 박사의 만남
「프랑샤르의 보물」의 첫 장면에서 소년 장마리는 도둑질한 과거를 아무렇지 않게 인정합니다.
Before I learned that, I used to steal,” answered Jean-Marie gravely.
그것을 배우기 전에는 도둑질을 했어요, 하고 장마리가 진지하게 답했다.
이튿날 아침 박사는 자신을 의사라 부르지 말라고 합니다.
doctor is a foul word.
의사라는 말은 더러운 말이오.
소년은 박사 앞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되받습니다.
But are not you a very curious gentleman?
그런데 아저씨는 참 별난 신사 아니세요?
I should have thought God would have understood me
하느님이라면 나를 이해해 주셨으리라고 생각했어요.
소년의 정직함은 박사의 수사법과 정반대 자리에 있습니다. 이 대비가 이후 여덟 장을 끌고 갑니다.
14. 아들을 달라는 조건
박사의 입양 논리는 변덕과 애정이 뒤섞여 있습니다. 아이가 없어 다행이라고 늘어놓던 그는 이렇게 단언하고는 곧 말을 뒤집습니다.
Children are the last word of human imperfection.
아이는 인간 불완전함의 마지막 낱말이다.
소년을 아들로 삼는 이유는 이렇게 밝힙니다.
It is his mind, darling, his mind that calls me father.
여보, 나를 아버지라 부르는 것은 그 아이의 정신이라오.
I stipulate my son.
나는 아들을 조건으로 내건다.
철학자 행세를 하는 인물이 아들을 조건으로 삼아 협상한다는 설정이 이미 희극입니다. 그래도 박사의 갈망이 진심이라는 점이 이 단편을 쓰다듬는 온기로 만듭니다.
15. 위생과 평범한 재산
박사의 교육은 설교로 이루어집니다. 평생의 표어는 이렇습니다.
Hygiene—hygiene and mediocrity of fortune
위생, 오직 위생과 평범한 재산.
파리에 가면 망가질 거라는 그의 말장난에 비해 소년의 질문은 소박하고 정확합니다.
Paris and Paradise are not convertible terms.
파리와 낙원은 서로 바꿔 쓸 수 있는 말이 아니다.
Then you might be better if you had less,
그렇다면 가진 게 적을수록 더 나아지겠네요.
서술자는 아나스타시를 두고, 곁에 두기 좋은 동물적인 사람이라고 평합니다.
she was a very nice animal to have about.
그녀는 곁에 두기에 아주 좋은 동물이었다.
이 집안에서 말은 박사의 몫, 침묵은 소년의 몫입니다. 서술자는 두 사람의 기질을 한 문장으로 요약합니다.
the adopted stable-boy bemused himself with silence.
입양된 마구간 소년은 침묵에 취해 있었다.
16. 보물, 수사, 그리고 몰락
보물을 발견한 박사는 철학을 잊은 사람처럼 들뜹니다.
I have just discovered America,
방금 내가 아메리카를 발견했네.
맥주를 거절하는 소년에게는 갑자기 원칙주의를 비웃습니다.
there is nothing so contemptible as a precisian.
원칙주의자만큼 경멸스러운 것도 없다.
그 앞에서 소년은 박사가 맡겼던 "비유"를 결심으로 바꿉니다.
If necessary, wreck the train,
필요하다면 열차를 부숴라.
보물이 사라지자 박사는 수사에서 한껏 으스댑니다.
I was born to be a detective
나는 탐정이 되려고 태어났다.
A man of imagination is never moral
상상력이 있는 사람은 결코 도덕적이지 않다.
돈 문제를 맡은 처남에게는 이렇게 험담합니다.
A man who deals with money, my dear, is a man lost.
여보, 돈을 다루는 사람은 길을 잃은 사람이라오.
폭풍 속에서 집이 무너지는 순간에도 박사는 자기 맥박을 재며 철학을 읊습니다.
every fact in nature is a toy.
자연의 모든 사실은 장난감이다.
my name will have been writ in water.
내 이름은 물에 쓰인 것이 되고 말 것이다.
이 장들은 박사의 위선을 비웃으면서도 그를 미워하지 않게 만드는 데 능란합니다. 철학이 가장 약한 순간에 가장 요란해지는 모습이 이 단편의 희극적 핵심입니다.
17. 철학의 보수
서술자는 소년에게 말은 재주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Words were with him a mere accomplishment, like dancing.
그에게 말은 춤처럼 단지 하나의 재주일 뿐이었다.
그런 소년이 넉 달 동안 동굴에 숨겨 둔 보물 바구니를 끌고 돌아오는 장면에서, 말뿐이던 박사는 처음으로 말보다 큰 것을 받습니다. 파산한 박사는 바구니 위에 앉아 어린아이처럼 울고, 이야기는 이 문장으로 끝납니다.
this moment is the Reward of my Life.
이 순간이 내 평생의 보상이다.
철학의 보수가 지식도 재산도 아니고 한 아이의 선택이었다는 결말은, 앞 장면들의 풍자를 따뜻한 쪽으로 뒤집습니다. 소년이 보물을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도 끝까지 침묵한 이유가 이 장면에서 한꺼번에 설명됩니다.
18. 이 책을 읽는 방법
『메리 맨과 그 밖의 이야기와 우화』는 여섯 편이 서로 독립되어 있어서 어느 편부터 읽어도 됩니다. 분위기가 어두운 책을 원한다면 「마크하임」과 「쓰론 자넷」이 가장 짧고 강렬하고, 스티븐슨의 바다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메리 맨」의 샌다그 만 장면(제3~4장)이 좋은 출발점입니다. 「윌 오 더 밀」은 우화로 천천히 읽으면 제3장의 죽음과의 대화가 깊이 남고, 「올랄라」는 혈통에 대한 당대의 사고방식이 짙게 배어 있어 올랄라의 서약을 하나의 시대적 윤리로 이해하면 읽기 쉽습니다. 마지막 「프랑샤르의 보물」은 여덟 장의 희극이므로 제5장의 보물 발견과 제8장의 결말을 함께 읽을 때 구성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여섯 편이 한 책에 묶여 있어 바다에서 시작해 한 아이의 침묵으로 끝나는 흐름을 따라가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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