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891년 출간
The Marriages
결혼
죽은 어머니를 성소처럼 받드는 맏딸이 아버지의 재혼을 막으려 거짓말을 하고, 그 거짓말이 가져온 뜻밖의 결과를 하나씩 마주하는 이야기
Everything in her composition, for Adela Chart, was enormous.
아델라 차트의 눈에는 그녀를 이루는 모든 것이 거대했다.
I’d have committed any crime that would have rescued us.
우리를 구할 수 있다면 어떤 죄라도 저질렀을 거예요.
한눈에 보기
런던의 6월 저녁, 상중인 차트 대령과 딸 아델라는 거대한 부채와 거대한 집을 가진 처칠리 부인의 만찬에 머문다. 아델라는 아버지가 그녀와 결혼하려 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동생 고드프리와 어린 두 동생 앞에서 죽은 어머니의 이름으로 결혼을 막기로 결심한다. 결혼식 날짜가 잡히자 그녀는 홀로 처칠리 부인을 찾아가 어머니가 불행했다는 거짓말을 한다. 결혼은 미뤄지고 깨지지만, 시험을 치르는 고드프리는 비밀을 숨기고 있었고, 시골 저택 브린턴에는 노란 머리의 낯선 여인이 찾아와 '고드프리 부인'이라 밝힌다. 열두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Pride and Prejudice)
- 루이자 메이 올컷 『작은 아씨들』 (Little Women)
- 오스카 와일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The Picture of Dorian Gray)
한 권 요점
The Marriages
『결혼』은 미국 태생으로 훗날 영국에 정착한 작가 헨리 제임스가 쓴 단편소설입니다. 제임스는 1843년에 태어나 1916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작품은 1890년대 초 잡지에 먼저 실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분량은 짧아서 네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무대는 런던 시모어 가의 집과 시골 저택 브린턴입니다. 제목의 '결혼들'이 가리키는 것은 둘입니다. 차트 대령이 하려던 재혼, 그리고 아들 고드프리가 감춰 온 결혼입니다. 이야기는 거의 전부 맏딸 아델라의 시선으로 흘러가는데, 독자는 그녀가 정의라고 믿는 일과 실제로 일어나는 일 사이의 간격을 조금씩 보게 됩니다. 제임스가 즐겨 다룬 주제인 '한 사람의 좁은 시야가 얼마나 큰 소동을 만드는가'가 가장 가볍고 날카롭게 나타나는 작품 가운데 하나로 읽힙니다.
줄거리
제1장: 붉은 깃털 부채와 입맞춤 없는 밤
6월의 런던, 만찬이 끝난 뒤에도 안주인 처칠리 부인은 손님들을 붙잡습니다. 그녀는 눈도, 이도, 어깨도, 보석도, 집도 모두 큼직한 사람이고, 목소리는 증기선의 종소리 같습니다. 어머니를 잃은 지 두 해째인 아델라와 아버지 차트 대령은 아직 상복 차림인데, 대령은 부인과 큰 소파에 나란히 앉고 아델라는 그림을 보는 척 옆방으로 물러납니다. 그녀는 두 사람이 십 분 남짓 이어 가는 대화를 보며 확신에 이릅니다. 돌아오는 마차 안에서 아버지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시모어 가에 닿자 2층으로 오르며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처음으로 입맞춤 없이 잘 자라는 인사만 건넵니다.
아델라는 곧장 외무부 시험을 앞두고 밤늦도록 공부하는 동생 고드프리의 방으로 갑니다. 큰오빠 바실은 군인으로 인도에 있고, 베아트리스와 뮤리엘은 아직 어려서 말할 처지가 아니니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믿는 터입니다. 그녀는 눈물을 쏟으며 아버지가 처칠리 부인과 결혼할 거라고 말하고 어머니를 모욕하는 일이라고 분개하지만, 고드프리의 반응은 미지근합니다. 그는 오히려 "처칠리 부인은 아주 부자인가요?"라고 묻고, 아버지에게 직접 말하라는 누나의 요구에도 "그만 가서 자요"라고 일축합니다.
제2장: 가족 모임과 홀로 하는 방문
일주일이 지나도 아버지는 아무 말이 없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열린 상처 같은 침묵이 생겼습니다. 대령은 아델라에게 부인을 방문하라고 하고, 곧 열릴 '가족 모임'에 어린 딸들도 내려오게 하겠다고 말합니다. 아델라는 고드프리가 이미 혼자 처칠리 부인을 만나 호감을 보였다는 데 충격을 받고, 부인 집을 찾아가서는 그녀를 '여자가 아니라 주소'라고 부를 만큼 거리를 느낍니다. 만찬 날 베아트리스와 뮤리엘은 화려한 옷차림을 신기해하며 부인을 따르고, 식후에 아버지는 식당에서 고드프리에게만 소식을 전합니다. 이튿날 아침 대령이 딸에게 직접 소식을 알리자 아델라는 아버지의 품에서 울고, 어린 동생들도 따라 웁니다.
결혼식은 6주 뒤로 잡힙니다. 아델라는 동생들과 함께 프린스 게이트의 집에 인사를 가고, 부인이 동생들을 '병아리들'이라 부르며 찻잔을 나르게 하자 어머니의 아이들이 남의 집 가구가 되어 간다고 느낍니다. 고드프리가 이제 와서 물러서면 아버지가 '차였다'는 꼴이 되니 밀어붙이는 편이 점잖다고 말하지만, 그녀는 결심을 굽히지 않습니다. 어느 오전 아버지가 편지를 쓰는 틈을 타 마차를 잡아 프린스 게이트로 가서 처칠리 부인을 만납니다. 부인은 처음엔 의심스러운 눈빛이었으나 결국 눈물을 터뜨렸고, 아델라가 한 이야기를 대령에게 말하지 않겠다고 굳게 약속합니다. 문을 나서던 아델라는 현관 계단에서 같은 시각 부인을 찾아온 고드프리와 마주칩니다.
제3장: 연기된 식과 숲길의 추궁
고드프리는 시험을 앞두고 신경이 곤두서 있어서, 결혼식은 그의 운명이 정해진 다음으로 맞춰져 있었습니다. 어느 아침 그가 누나를 불러 결혼이 한 달 미뤄졌다고 하자 아델라는 "하느님 감사합니다"라고 외칩니다. 고드프리는 "무엇을 했느냐"고 몰아세우고, 그녀가 "내 일"이라 하자 "네 일 따위!"라고 소리칩니다. 이후 대령은 건조하고 사무적인 말투로 결혼을 여름 끝으로 미룬다고 알리고 딸들을 시골 저택 브린턴으로 보냅니다. 브린턴은 아델라가 어머니의 존재를 가장 가깝게 느끼는 곳이어서 그녀는 정원과 참나무 사이에서 행복을 되찾습니다. 아버지는 돌아오지 말라고 하고, 얼마 뒤 고드프리가 1등으로 시험에 붙었다는 전보가 베아트리스에게 도착합니다.
해 질 녘 아델라가 편지를 부치고 돌아오는 가로수 길에서 고드프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는 마드리드 발령이 났고 작별 인사를 하러 왔다고 하더니 곧 표정이 변해 그날 아침 처칠리 부인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캐묻습니다. 부인이 결혼을 깼고 아버지는 깊은 실의에 빠져 있다는 것입니다. 아델라는 어머니가 불행했으며 그 원인이 아버지의 결점이었다고 부인에게 알렸다고 털어놓습니다. 고드프리는 그것이 터무니없는 거짓이라 질타하면서도 "그분이 나를 도와줄 참이었는데"라는 말을 내뱉고, 아델라가 영문을 몰라 되묻자 "정신 나간 사람"이라는 말만 던지고 역으로 돌아갑니다.
제4장 전반: 노란 머리의 방문객
고드프리가 아버지에게 모든 것을 일러바칠 거라 각오하지만 런던에서는 소식이 없습니다. 아델라는 어머니의 정원에서 정원사 너트킨스와 함께 지내며 오빠가 저지를 수 있는 잘못이란 빚이나 나쁜 여자 정도일 거라 짐작합니다. 열흘쯤 뒤 플린 선생님이 응접실에 손님이 와 있다고 알립니다. 이름도 밝히지 않았고, 선생님은 "끔찍하지만 크지는 않다"고 평합니다. 응접실에 서 있는 이는 서른다섯쯤의 노란 머리 여인으로, 신사처럼 빳빳한 칼라와 선원식 넥타이 차림이며 말투가 거칩니다. 그녀는 "아버님께 중재해 달라고 왔다"고 하고, 자신이 고드프리 부인이며 결혼한 지 일곱 달이 되었고, 남편이 아버지에게 말하길 두려워한다고 말합니다. 아델라는 방이 빙글빙글 도는 듯하다가 의식이 흐려지고, 플린 선생님이 맞서 싸워 여인을 돌려보냅니다.
다음 날 전보가 오고, 저녁 여섯 시에 대령과 고드프리가 도착합니다. 만찬은 놀랍도록 평온해서 비극은 런던에 두고 왔다는 듯 겉으로는 가족의 식사일 뿐입니다. 식후에 둘만 남은 자리에서 고드프리는 누나가 놀랐을 일을 사과하고, 아버지가 그 여자에게 해마다 육백 파운드를 주기로 했으며 조건은 다시는 자신에게 다가오지 않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시험 기간 내내 지옥에 있었다고 하면서, 처칠리 부인에게 모든 걸 털어놓고 아버지에게 말해 달라고 부탁하려던 참이었다고 설명합니다. 부인은 친절했고 이해해 주었는데, 누나가 끼어드는 바람에 모든 일이 어긋났다는 것입니다. 아델라가 왜 자기에게 말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는 "너는 모든 걸 너무 심하게 받아들여서"라고 답합니다. 그는 누나의 거짓말을 아버지에게 알리지 않기로 했고, 다음 날 런던으로 돌아갑니다.
제4장 후반: 브린턴의 가을과 4월의 고백
대령은 그 여름과 가을을 브린턴에서 보내며 무료하게 서성입니다. 딸이 자신의 결혼이 깨진 것을 기뻐한다는 사실은 알지만 그 일의 원인이 딸이라는 데까지는 생각이 닿지 않습니다. 아델라는 승리감이 점점 가라앉고 아버지가 버림받은 듯한 모습에 마음이 쓰입니다. 대령은 겨울에 열 주 동안 외국을 돌고 마드리드의 아들도 만나고 돌아옵니다. 3월에 가족이 런던으로 돌아오고, 4월 초 공원에서 아델라는 높은 말 위의 처칠리 부인을 보지만 부인은 그들을 못 본 척 지나칩니다. 아델라는 그달이 가기 전에 다시 부인을 찾아가 아침 방문을 합니다.
일주일 뒤 그녀가 마드리드의 고드프리에게 쓴 편지가 이야기의 마지막입니다. 그녀는 부인에게 열 달 전의 말이 거짓이었다고 고백하고 취소했으며 아버지에게 돌아가 달라고 간청했다고 씁니다. 부인은 크게 웃었고, 애초에 믿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다만 아델라가 거짓말쟁이라 여겨 싫어했고, 대령에게는 그 아이가 끔찍하다고 말했으며 그런 딸과는 살 수 없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대령은 딸을 변호하고 희생시키기를 거부했고 그것이 두 사람의 파경으로 이어졌습니다. 아델라는 "아버지는 나를 위해 그녀를 포기하셨다"며 앞으로 평생 그분에게 어떤 딸이 되어야 할지 생각한다고 쓰고, 부인은 도브데일 경과 결혼할 것이라는 소식으로 편지를 끝맺습니다.
대목별로 읽기
1. 거대한 것들의 방
첫 장면부터 처칠리 부인은 크기로 소개됩니다. 아델라의 눈에 부인의 몸집, 보석, 집, 가구가 모두 과장되어 보이고, 그 과장은 곧 경멸의 시선이기도 합니다.
Everything in her composition, for Adela Chart, was enormous.
아델라 차트의 눈에는 그녀를 이루는 모든 것이 거대했다.
그러나 이 묘사가 처칠리 부인의 실제 모습인지 아델라의 해석인지는 처음부터 분명하지 않습니다. 화자는 큰 집과 큰 말과 큰 목소리를 나열하면서도 부인의 재산이 정말 큰지는 아델라가 알 수 없다고 적습니다. 독자는 이 단계에서 이미 관찰자의 편견이 풍경을 어떻게 키우는지 배우게 됩니다.
2. 입맞춤 없는 밤
아델라가 확신하는 순간은 말이 아닌 침묵으로 옵니다. 마차 안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아버지가 계단 앞에서 건넨 인사가 결정타입니다.
He had bidden her good-night without kissing her.
그는 딸에게 입맞춤 없이 잘 자라는 인사만 건넸다.
이 집은 입맞춤이 습관인 집입니다.
They were a kissing family
그들은 입맞춤을 나누는 가족이었다.
아델라가 아버지의 등을 보며 느끼는 것은 자신이 거부당했다는 상처보다, 입맞춤이 어머니를 대신 안는 의식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어머니가 죽은 뒤 가족의 애정 표현은 모두 죽은 이를 향한 것이 되었고, 대령이 그 의식을 한 번 건너뛴 것이 그녀에게는 어머니를 한 번 더 버린 일로 읽힙니다.
3. 성소가 된 어머니
아델라는 남편 잃은 슬픔을 사교계 풍습과 맞서는 신앙으로 바꿔 놓았습니다. 런던 사람들은 상중의 감정을 서둘러 거둔다고 그녀는 생각합니다.
Remembrance there was hammered thin—to be faithful was to make society gape.
기억은 그곳에서 얇게 두들겨 펴졌고, 충실하다는 것은 사교계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스스로에게 임무를 줍니다.
She was to be their mother, a direct deputy and representative.
그녀는 동생들의 어머니가 되어야 했고, 곧 어머니의 직접적인 대리인이자 대표였다.
애도는 아름다운 감정이지만 이 장면에서는 통제의 도구가 됩니다. 어머니의 이름으로 아버지의 재혼을 금하고 동생들을 지키는 일이 사랑의 이름 아래 아버지의 자유를 빼앗는 일이 되어 가는데, 정작 아델라는 어머니가 실제로 무엇을 바랐을지 한 번도 묻지 않습니다.
4. 고드프리의 서늘한 질문
아델라가 눈물로 호소하는 방에서 고드프리는 이상하리만큼 현실적입니다. 그는 슬픔보다 계산을 먼저 꺼냅니다.
Is Mrs. Churchley very rich?
처칠리 부인은 아주 부자인가요?
2장에서 고드프리는 같은 관심을 다시 드러냅니다. 부인 이야기를 전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He says she’s very rich
아버지 말로는 그분이 아주 부자래요.
아델라는 이 질문을 동생의 타락으로 읽지만, 4장에 이르면 이 질문의 뜻이 달라집니다. 고드프리에게 부는 누나가 상상하는 속물적 호기심이 아니라 자신의 비밀을 덮어 줄 구원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같은 문장을 두 번 읽게 만드는 구조가 이 작품의 묘미입니다.
5. '주소'에 불과한 여인
아델라가 처칠리 부인을 만나러 가는 장면에서 그녀의 반감은 인격이 아니라 취향과 계급의 어휘로 나옵니다. 부인의 친절은 그녀에게 닿지 못합니다.
She wasn’t a woman, said Adela; she was an address.
그녀는 여자가 아니라 하나의 주소라고 아델라는 말했다.
부인은 고드프리를 '완벽한 신사'라고 칭찬하는데, 아델라에게는 그 말조차 모욕입니다. 화자는 이 평가를 아델라의 목소리로 그대로 옮깁니다. 독자는 부인이 서툴러서 우스운지, 아델라의 기준이 너무 높아서 부인이 우스워 보이는지 구별해야 합니다. 사실 이 이야기에서 처칠리 부인이 보여 주는 행동은 끝까지 관대하고 예의 바르며, 주소 같은 껍데기 속에 가장 점잖은 사람이 있었다는 반전이 나중에 효과를 냅니다.
6. 병아리가 된 어머니의 아이들
프린스 게이트의 방문 장면에서 동생들은 즐거워하고 아델라는 질투와 상실을 느낍니다. 부인이 아이들에게 찻잔을 나르게 하며 '병아리들'이라 부르자 아델라는 이렇게 받아들입니다.
her mother’s children were now Mrs. Churchley’s “chicks”
어머니의 아이들이 이제 처칠리 부인의 '병아리들'이 되었다
비유는 사소하지만 아델라의 두려움이 담겨 있습니다. 그녀가 막으려는 것은 결혼이라는 제도라기보다 어머니의 집이 다른 이름으로 불리게 되는 일입니다. 이 두려움 때문에 아델라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일어난 것처럼 사실로 단정하고 행동합니다.
7. 거짓말의 논리
그녀가 부인에게 한 말은 짧은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아델라는 이것을 죄로 느끼기보다 임무로 여깁니다.
I told her mamma had been wretched
어머니가 불행하셨다고 부인에게 말했어요.
그 거짓말은 어머니의 기억을 지키기 위해 어머니를 불행한 여인으로 만드는 모순 위에 서 있습니다. 고드프리가 이를 곧바로 지적합니다.
Wretched? You told her such a lie?
불행했다고? 그런 거짓말을 했단 말이야?
그러나 아델라의 대답은 신념으로 빛납니다.
I’d have committed any crime that would have rescued us.
우리를 구할 수 있다면 어떤 죄라도 저질렀을 거예요.
제임스는 이 장면에서 도덕적 열정이 독선으로 바뀌는 순간을 보여 줍니다. 아델라는 기도하며 길을 구했다고 말하지만, 정작 그 기도에는 아버지의 행복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8. 고드프리의 분노
숲길의 추궁은 형제의 사이가 완전히 뒤집히는 장면입니다. 고드프리는 누나가 자기 문제를 망쳤다고 믿습니다. 마지막 순간에 그는 그녀의 신념에 이름을 붙입니다.
You raving maniac!
이 미친 사람아!
그 전에 그는 아델라에게 이렇게 쏘아붙였습니다.
She would have helped me.
그분은 나를 도와줬을 거야.
아델라는 이 한마디를 이해하지 못하고 오빠가 빚이나 나쁜 여자에게 걸렸을 것이라 짐작합니다. 대화에서 두 사람은 같은 단어로 다른 사건을 말하고 있고, 독자는 4장에서야 두 사람의 말이 서로를 비껴가고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이 엇갈린 대화가 단편 전체의 아이러니를 이끕니다.
9. 노란 머리의 방문객
플린 선생님의 짧은 보고가 긴장을 쌓습니다.
She’s dreadful, but she’s not big.
끔찍하긴 한데 크지는 않아요.
응접실에 서 있는 낯선 여인은 말투와 옷차림에서 아델라가 속한 계급과 다른 세계의 사람임이 드러납니다. 그녀는 찾아온 이유를 직설적으로 밝힙니다.
I’ve come to ask you to intercede.
중재를 부탁드리려고 왔어요.
화자는 아델라의 충격을 약하게 포장하지 않습니다.
she had received a blow that she couldn’t return
그녀는 되갚을 수 없는 타격을 받았다
지금까지 아델라는 언제나 먼저 공격하고 설득하는 쪽이었습니다. 이 장면은 처음으로 그녀가 맞는 쪽이 되는 순간입니다. 계급적 편견이 담긴 아델라의 반응도 그대로 적혀 있지만, 이 반응은 작가가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인물의 한계로 제시됩니다.
10. 가면을 쓴 저녁 식탁
예상과 달리 대령과 고드프리가 도착한 날의 분위기는 고요합니다. 화자는 큰 사건이 지나간 자리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The tragedy had been in town
비극은 런던에서 이미 치러졌다
고드프리는 이 저녁의 목적을 솔직하게 말합니다.
He brought me down here for it to look well
아버지는 보기 좋게 하려고 나를 여기로 데려왔어.
상류층 가정의 위기 관리는 소리 없는 연극으로 그려집니다. 아델라는 아버지가 조용히 감당하는 모습을 존경하면서도, 그 침묵 안에 얼마나 큰 비용이 숨어 있는지 아직 알지 못합니다. 곧 육백 파운드와 약속이 오가는 협상의 일부를 고드프리가 담담히 전합니다.
11. 고드프리의 고백
이야기의 가장 큰 반전은 한 문장에 담깁니다. 고드프리가 도움을 구한 상대는 처칠리 부인이었습니다.
She was awfully kind to me, she listened and she understood
그분은 정말 친절했어. 내 얘기를 들어 주고 이해해 줬어.
그가 아델라에게 털어놓지 않은 이유도 분명합니다.
Oh you take things so beastly hard—you make such rows.
누나는 모든 걸 너무 심하게 받아들이고 소동을 일으키잖아.
그가 원한 것은 훈계가 아니라 위로였습니다.
What I wanted was comfort—not to be lashed up.
내가 원한 건 위로였지, 채찍질이 아니었어.
제2장에서 아델라가 비웃은 처칠리 부인의 '친절'이 4장에서는 고드프리의 유일한 피난처로 바뀝니다. 그에게는 그녀가 연민이 있는 어른이었는데, 아델라는 그 사실을 알 길이 없었습니다. 그녀가 막으려 한 결혼이 사실은 누군가의 구원 통로였다는 점이 이 단편의 가장 쓰라린 대목입니다. 그리고 고드프리는 아델라에게도 마지막으로 자비를 베풉니다.
I held my tongue.
나는 입을 다물었어.
12. 브린턴의 침묵과 4월의 편지
아버지는 모든 것을 모르는 채 여름과 가을을 보내고, 아델라는 이긴 쪽의 기쁨을 누릴 수 없습니다.
She was too sorry for him to be consistently glad.
그녀는 그가 너무 안쓰러워서 줄곧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그녀는 승리를 처음에 이렇게 느꼈습니다.
She had decided and acted—the greatest could do no more than that.
그녀는 결정하고 행동했다. 위대한 사람이라도 그 이상은 못 한다.
마지막 편지에서 그녀는 부인의 반응을 전합니다. 부인은 처음부터 믿지 않았고 아델라를 싫어했을 뿐입니다.
She had never believed me—it was too absurd
그분은 한 번도 나를 믿지 않았어. 너무 터무니없었으니까.
그리고 파경의 이유는 아버지가 딸을 택했기 때문입니다.
Papa gave her up, as it were, for me.
아버지는 말하자면 나를 위해 그분을 포기하셨어.
마지막 줄은 한 문장으로 모든 것을 정리합니다.
Mrs. Churchley can never come back—she’s going to marry Lord Dovedale.
처칠리 부인은 절대 돌아올 수 없어요. 도브데일 경과 결혼할 거거든요.
아델라의 고백은 사과인 동시에 또 하나의 자기 서사입니다. 거짓을 취소하러 갔으나 결과는 거짓보다 더 무거운 짐을 안겼고, 그녀는 그 짐을 '아버지에게 평생 어떤 딸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새 사명으로 바꿉니다. 제임스는 판결을 내리지 않고, 독자에게 아델라가 정말 배웠는지 스스로 판단하게 맡깁니다. 이 열린 시선이 이 단편을 풍속 희극 이상의 이야기로 만듭니다.
13. 이 책을 읽는 방법
『결혼』은 네 장으로 이루어진 짧은 이야기라 한 번에 읽기에 알맞습니다. 처음에는 아델라의 입장에서 처칠리 부인을 우스꽝스럽게 보고 읽다가, 제3장 끝의 숲길과 제4장의 응접실을 지나면 같은 장면을 다른 눈으로 다시 보게 됩니다. 그러니 한 번 읽은 뒤 제1장의 마차 장면과 제2장의 만찬 장면으로 돌아가 보세요. 고드프리가 한 질문과 침묵, 대령의 말 없는 표정이 전혀 다르게 읽힙니다. 문장은 길고 곡선이 많은 제임스 특유의 호흡이지만 사건은 단순해서, 빠르게 줄거리를 따라간 다음 인물의 시선을 하나씩 확인하며 천천히 다시 읽는 방식이 어울립니다. 가족 안에서 가장 깊게 사랑한다고 믿는 사람이 가장 크게 오해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도덕적 확신이 클수록 타인의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책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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