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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Gem · 한 권 요점

1910년 출간

The Last of the Legions and Other Tales of Long Ago

마지막 군단과 옛날 이야기들

로마가 브리튼을 떠나던 날부터 카르타고의 마지막 해전, 훈족의 도래, 네로의 올림피아 무대, 무함마드와 메리 여왕의 그림자까지, 역사의 갈림길에 선 사람들을 열세 편의 짧은 이야기로 보여 주는 도일의 역사 단편집

It is all over with Britain.

브리튼은 이제 끝장이다.

Not even one galley shall return to the old sea-mother.

갤리선 단 한 척도 늙은 바다의 어머니에게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한눈에 보기

로마 총독이 군단 철수 명령을 받고 브리튼 사람들에게 자치의 대가를 일러 주는 「마지막 군단」으로 시작해, 기원전 146년 카르타고의 마지막 함선(「마지막 갤리선」), 스코틀랜드 로마 요새 터에서 되살아난 전생의 기억(「장막을 통해」), 375년 초원을 가득 메운 훈족과 은둔 수도사(「훈족의 도래」), 네로 앞에서 소리친 염소지기(「대회」), 색슨족 첫 배의 도착(「첫 번째 화물」), 조각상을 부순 기독교인 노예(「우상 파괴자」), 트라키아 목동에서 황제가 된 거인(「거인 막시민」), 사막의 대상 지도자(「붉은 별」), 은거울 속 메리 여왕의 방(「은거울」), 황후 테오도라와 아들(「귀향」), 오디세우스와 다윗의 만남(「접점」), 예루살렘 함락의 밤 늙은 백부장(「백부장」)까지 열세 편이 이어진다. 열다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한 권 요점

The Last of the Legions and Other Tales of Long Ago

『마지막 군단과 옛날 이야기들』은 영국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이 쓴 역사 단편집으로, 1910년에 책으로 묶여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도일은 1859년에 태어나 1930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셜록 홈스의 작가로 가장 유명하지만 역사소설과 모험담에도 오래 공을 들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책에는 열세 편이 실려 있습니다. 길이는 몇 쪽짜리 풍자부터 세 장으로 나뉜 한 사람의 일대기까지 제각각이지만, 모두 같은 장치를 씁니다. 거대한 역사의 한 장면을 이름 없는 목격자나 작은 인물의 눈으로 잘라 내어 보여 주는 것입니다. 시대는 기원전 1100년경의 튀로스 항구에서 기원후 7세기 초의 콘스탄티노플까지 걸쳐 있고, 무대는 템스강, 카르타고 앞바다, 도나우 건너 초원, 아라비아 사막, 에든버러의 어느 서재까지 옮겨 다닙니다. 이야기를 관통하는 질문은 하나로 모입니다. 제국과 도시와 신앙이 무너지거나 일어서는 순간에,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놓치는가입니다.

줄거리

제1편 마지막 군단: 철수 명령과 브리튼의 선택

로마 총독 폰투스는 템스강변의 별장에서 황제의 직인이 찍힌 파피루스를 받습니다. 브리튼에 주둔한 모든 군단을 한 개 대대도 남기지 말고 제국의 방어를 위해 이탈리아로 불러들이라는 명령입니다. 도나우 건너의 새로운 야만족 무리가 알프스 고갯길을 압박하고 있어 변방을 지킬 여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군사령관 리키니우스 크라수스는 이 땅이 로마인의 땅이 아니라 칼로 얻은 땅일 뿐이라고 쓰게 웃으며 철수 준비를 맡습니다. 이어 켈티쿠스, 카라독, 레그누스 세 명의 브리튼 대표가 총독을 알현합니다. 로마식 교육을 받고 토가를 입은 이들은 로마의 법은 공정하지만 어디까지나 카이사르의 법일 뿐이니 자신들의 옛 방식으로 나라를 다스리게 해 달라고 청원합니다. 총독은 북쪽의 픽트족과 동쪽 해안의 색슨 해적을 막을 힘이 있느냐고 되묻다가, 청원이 이미 이루어졌다고 알려 줍니다. 한 달 안에 군단이 떠난다는 말에 세 사람의 얼굴에서 기쁨이 가시고, 카라독이 먼저 해적선 여든 척을 보았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황제에게 달려가 군단을 남겨 달라고 빌겠다고 하지만 총독은 자신은 이탈리아로 간다고 대답할 뿐입니다. 이야기는 곧바로 결말로 건너뜁니다. 봄이 여름이 되기 전에 군대는 이탈리아로 떠나고, 이듬해 여름에 켈티쿠스는 해적에게 죽고, 레그누스는 북방 약탈자들에게 죽고, 카라독만 살아남았으나 칼레도니아인의 노예가 되어 아내를 서쪽 부족장에게 빼앗깁니다. 브리튼은 폐허가 되었다가 훨씬 아름답게 다시 일어나지만, 총독의 말대로 그 유산을 이어받은 이들은 브리튼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제2편 마지막 갤리선: 카르타고의 마지막 아침

기원전 146년 봄, 시칠리아 쪽에서 카르타고를 향해 상처투성이의 붉은 갤리선 한 척이 힘겹게 노를 젓습니다. 노는 부러지고 갑판은 부상자로 덮였으며, 사슬에 묶인 노예들은 기진했습니다. 선장 마그로와 원로 정치가 지스코는 함대 전체가 로마에 패했고 살아 돌아온 배는 이 한 척뿐일 거라고 이야기합니다. 지스코는 자신과 뜻을 같이한 사람들이 로마를 경계하라고 시장에서 호소했지만 진흙을 맞았다고, 시민들은 용병 뒤에 숨어 과거의 영광만 말했다고 한탄합니다. 마그로는 주석 섬 서쪽의 예언자 여인에게서 들은 말을 전합니다. 로마도 부와 파벌 때문에 약해져 언젠가 쓰러질 것이고, 그 뒤 바다의 삼지창은 안개 낀 이 섬나라가 쥐게 되리라는 예언입니다. 그때 북쪽 수평선에 갤리선 두 척이 나타나고 처음에는 아군으로 보였던 배는 도장 없는 맨 목재의 로마 군함으로 드러납니다. 마그로는 멈춰 서서 맞서자고 하지만 지스코는 도시가 앞으로 그들을 필요로 할 것이니 노예들을 더 세게 저으라고 설득합니다. 결국 로마 배가 따라붙자 마그로는 닻으로 로마 배들을 붙잡고 자기 배에 구멍을 내어 함께 가라앉습니다. 낭떠러지 위에서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붉은 갤리선은 로마 배 한 척을 함께 끌고 내려갑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도시는 열이레 동안 불타고, 로마의 쟁기가 잿더미를 갈아엎고 소금이 뿌려지며, 산 위에서 굶주린 생존자들이 그 폐허를 내려다봅니다. 이야기는 세상은 억세고 절제하는 자에게 주어진다는 교훈으로 닫힙니다.

제3편 장막을 통해: 뉴스테드 요새의 기억

스코틀랜드 변경의 멜로즈에서 식료품점을 하는 덩치 큰 존 브라운과 신경이 예민한 아내 매기는 결혼 일 주년에 로마 요새 뉴스테드 발굴지를 찾습니다. 농부는 요새가 불에 탄 흔적을 보여 주며 사람들이 로마인을 견디다 못해 불을 질렀다고 말합니다. 매기는 그날 밤의 하늘과 연기를 마치 본 듯 이야기하고, 깊이 14피트 구덩이에서 창을 쥔 해골이 나왔다는 말에는 야만인에게서 도망치려 뛰어들었을 것이라고 즉석에서 답합니다. 제단에 새겨진 이니셜을 두고 아무도 모를 때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발레리아 빅트릭스'라고 말했다가 곧 자기가 한 말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이튿날 아침 남편은 간밤의 꿈을 이야기합니다. 어둠 속에서 수많은 사람과 함께 비탈을 기어 내려가 다리 건너 횃불 켜진 성벽을 공격하고, 불타는 건물 사이에서 한 여자를 붙잡아 얼굴을 불빛 쪽으로 돌렸더니 그것은 아내였다는 것입니다. 그가 여자를 어깨에 메고 달아나는데 검은 곱슬머리의 남자가 짧은 칼을 들고 달려드는 대목에 이르자 매기가 벌떡 일어나 '마커스, 나의 아름다운 마커스'라고 부르짖고 쓰러집니다. 부부는 그 일을 다시는 입에 올리지 않고 평범하게 살아가지만, 어렴풋이 더 넓은 지평이 둘레에 생겼다는 말로 끝납니다.

제4편 훈족의 도래: 은둔자의 질주

4세기 중엽 기독교 안에서는 아리우스파와 가톨릭의 신학 논쟁이 피를 부르고 있었고, 그 소란에 질린 콘스탄티노플의 시몬 멜라스는 도나우강 너머 다키아를 지나 드니에스테르강 건너편의 바위 언덕에 암자를 짓습니다. 곧 그는 같은 언덕에 사는 니코폴리스의 바울이라는 노인을 만나지만, '로고스'가 신과 동등하다고 말하자 아리우스파인 노인은 몽둥이를 휘두르며 그를 쫓아냅니다. 1년 뒤 로마 장교 가이우스 크라수스가 찾아와 로마의 이교 철학자들도 같은 미덕을 가르친다고 하지만 시몬은 듣지 않습니다. 375년 늦은 봄 저녁, 시몬은 건너편 바위 위에 불룩한 등과 큰 머리의 기이한 형체가 서서 서쪽을 살피는 것을 봅니다. 이튿날 아침에는 지평선 끝까지 이어진 기마 행렬이 초원을 메웁니다. 그것이 바로 훈족 대군이었습니다. 바울에게 알리러 간 시몬은 피투성이로 죽은 노인을 발견하고, 때마침 동굴로 들어온 훈족 병사를 쓰러뜨립니다. 그는 그 병사의 말을 타고 불 피운 야영지 사이를 밤새 달려 강을 건너 티라스 요새로 가고, 크라수스에게 "무기를 들라, 분노의 날이 왔다"고 외칩니다. 강 건너에서는 거대한 그림자가 천천히 평원을 건너오고 있었습니다.

제5편 대회: 올림피아의 염소지기

서기 66년 네로 황제는 환호하는 박수 부대 천 명과 노래 선생을 이끌고 그리스로 갑니다. 올림피아 근처 산에서 염소를 치는 시인이자 수금 연주자인 폴리클레스는 극장 지붕이 덮인 것을 보고 음악 경연이 열리는 줄 알고 내려옵니다. 병사들이 둘러싼 극장에서 푸른 튜닉에 금 날개를 단 뚱뚱한 사내가 '니오베의 송가'를 개처럼 으르렁대다 비명을 지르듯 노래하고, 훈련된 박수 부대와 관객이 열광합니다. 참다못한 폴리클레스가 의자 위에 올라서서 귀가 먼 것이냐고 소리치자 극장이 조용해지고, 전령이 용기가 있다면 올라와 겨뤄 보라고 합니다. 그는 자기 고향 엘리스의 산과 구름 그림자와 푸른 강을 즉흥으로 노래하지만 사람들은 야유 속에 입을 다물고, 이어 같은 사내의 소음에 다시 박수가 쏟아집니다. 낙담한 폴리클레스는 극장 밖에서 옛 동료 메타스에게서 그 사내가 황제 네로라는 말을 듣고 조랑말을 얻어 산으로 도망칩니다. 황제는 올림피아의 관을 받은 뒤 그 무례한 자를 찾아오라고 하지만, 시종은 그 사내가 산에서 와 산으로 사라졌고 판 신이 한번 인간과 겨루러 내려온 것이라는 소문이 돈다고 보고합니다. 네로는 안색이 풀려 로마로 소식을 알리라고 합니다.

제6편 첫 번째 화물: 색슨족이 온 날

이 이야기는 브리튼에 남은 로마 호박 상인이 군단을 따라간 친구 크라수스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상인은 픽트족과 스코트족이 런던 가까이 몰려들자 왕 보르티게른이 북독일 사람들을 불러들였다고 쓰며, 곰을 쫓으려고 늑대 무리를 부르는 격이라고 평합니다. 색슨어를 아는 그는 켄트의 태닛섬에서 첫 배를 맞는 사절이 됩니다. 배에는 케나, 랜크, 하스타라는 세 우두머리의 가문, 곧 케닝, 랜싱, 헤이스팅이라 불릴 사람들과 아내와 아이들이 타고 있습니다. 옛 친구 에릭이 안내해 주고, 승선한 상인은 어린아이를 두고 대사제와 젊은 사제가 다투다 칼을 뽑는 소동을 봅니다. 케나는 사제들이 모르는 일로 시끄럽게 한다며 둘의 교육을 금하고, 선원들에게 이 섬은 비어 있어 모두 땅을 얻을 것이라고 연설합니다. 세 우두머리는 표결로 결정하며, 이곳에 온 목적이 섬사람들의 이익이라고 이야기하면서도 장병마다 백 하이드의 땅을 약속했다고 상인에게 설명합니다. 그들은 기독교를 알지도 못하면서 사악한 미신이라고 부르며 칼자루를 만집니다. 상인이 "당신들은 결국 이 섬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하자 케나의 눈이 빛나고 "잠시 머무는 것일 뿐"이라고 얼버무립니다.

제7편 우상 파괴자: 아침의 비너스

서기 92년 3월 새벽, 원로원 의원 에밀리우스 플라쿠스는 도미티아누스 황제의 밤 연회에서 돌아와 집의 분위기가 이상한 것을 알아챕니다. 가장 아끼는 프락시텔레스의 대리석 비너스상의 손가락 세 개가 부서지고 가슴에 흠이 난 것입니다. 노예들은 오물 치우는 기독교인 다투스가 나무 빗자루로 후려쳤다고 알립니다. 그때 황제 도미티아누스가 연회가 끝난 뒤 조각상을 보러 직접 찾아옵니다. 다투스는 묶인 채 끌려 나와 '유일한 신 앞에서 돌덩이일 뿐'이라 당당히 답하고, 죽음을 두렵지 않다며 자기 누이 칸디다도 경기장에서 죽었다고 말합니다. 황제는 그런 자는 설득되지 않으니 오후 경기장에서 표범 앞에 세우라고 권하지만, 평소 노예에게 자애로웠던 플라쿠스는 마지막으로 시도합니다. 그는 목의 칼과 포박을 풀어 주고 여신 앞에 고개를 숙이고 용서를 빌면 용서하겠다고 합니다. 다투스는 "나를 여신 앞에 세우시오"라고 말하더니 호송병의 몽둥이를 빼앗아 비너스의 두 팔마저 부숴 버립니다. 황제는 잔인하게 웃고, 플라쿠스는 그를 넘기며 경기 한 시간 전에 검투사 입구로 보내라는 명을 받습니다.

제8편 거인 막시민: 목동, 황제, 최후

1부 「거인 막시민의 도래」는 210년 트라키아의 하르페수스 계곡에서 시작합니다. 키가 8피트 2인치나 되는 고트 혈통의 젊은 목동 테클라는 로마 군대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늙은 아버지에게 자신은 염소를 몰려고 태어난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며 군대를 따라갑니다. 황제 셉티미우스 세베루스의 막내아들 생일 잔치에서 레슬링 결승이 열리는 중에 그는 경기장에 들어가 무릎을 꿇고 병사로 써 달라고 청합니다. 황제가 문지기를 시키자 거절하고, 그리스 선수와 군 헌병을 한꺼번에 들어 올려 황제 앞에 던져 놓은 뒤 조용히 물러납니다. 황제는 그가 말을 타고 달려도 뒤에서 쫓아오는 것을 보고 경호원으로 삼고, 막시무스에서 비롯한 이름 '막시민'을 줍니다. 2부 「거인 막시민의 부상」은 25년 뒤 라인강 변의 제4군단 야영지입니다. 막시민은 백전노장이 되어 신병 담당 호민관이 되었고, 병사들은 로마의 시민들이 군의 노고를 가로챈다고 불평하며 젊은 시리아 출신 황제 알렉산더를 비웃습니다. 젊은 장교 술피키우스가 불 붙은 홰를 흔들며 "막시미누스 황제 만세!"라고 소리치자 야영지 전체가 그를 추대하고, 이튿날 밤 알렉산더의 근위대장 리키니우스가 피 묻은 칼을 들고 와 황제가 더 이상 괴롭히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합니다. 3부 「거인 막시민의 몰락」은 3년 뒤입니다. 막시민은 한 번도 로마에 발을 들이지 않고 군대의 돈줄을 대는 데만 제국을 썼고, 자신을 조롱했던 이들에게 복수하며 점점 가혹해집니다. 아프리카 반란 소문에 원로원과 이탈리아가 맞서자 그는 아퀼레이아를 포위하지만 식량이 떨어져 병사들이 등을 돌립니다. 마지막 밤 그는 아들 베루스에게 트라키아로 돌아가 조용히 살라고 이릅니다. 만약 인생을 다시 산다면 두려움보다 사랑을 얻는 길을 택하겠다고 속으로 되뇌던 그에게 술피키우스가 병사들을 이끌고 옵니다. 창끝에 무언가가 내밀어지자 그는 아들을 살려 줄 수 있었을 것이라며 흐느끼고, 병사들에게 살해됩니다. 이야기는 작가의 서재 책상에 놓인 막시민의 은화 한 닢으로 끝납니다. 거창한 칭호 한가운데 새겨진 얼굴은 황제가 아니라 촌뜨기 같다는 것입니다.

제9편 붉은 별: 사막에서 본 사람

630년 11월 4일 콘스탄티노플의 부유한 상인 테오도시우스의 저택 베란다에서 세 상인이 포도주를 마시며 남쪽 하늘의 붉은 별을 바라봅니다. 아프리카와 게르마니아를 돌아다닌 두 연장자의 이야기가 끝나자 젊은 마누엘 두카스가 10년 전 아비시니아에서 낙타 백 마리 분의 상품을 싣고 돌아오던 길을 이야기합니다. 홍해 연안 사막에서 그의 대상은 신기루 속 거인 같은 베두인 강도 떼를 만나지만, 마침 맞은편에서 오던 오백 마리 규모의 아랍 대상이 합류하면서 강도들이 물러납니다. 그러나 이 새 대상도 안심할 수 없었습니다. 지도자는 마흔 살쯤의 불타는 눈을 가진 남자로, 곁의 젊은 알리가 상인을 죽이고 재물을 빼앗자고 하자 로마 시민이니 해치지 말라, 자비와 정직은 신앙의 고삐라고 막습니다. 그는 이어 자기 민족의 우상이 쓰러지고 하나의 신만 남을 날이 올 것이며, 이교도와 유대인과 기독교인 순으로 심판의 날이 오리라고 열정적으로 말합니다. 마누엘은 속으로 이 누더기 차림 무리가 로마 정예군 앞에서 어떻게 될지 웃음을 참습니다. 그날 밤 지도자는 마누엘에게 자신이 아라비아를 통일한 뒤 시리아와 이집트와 페르시아를 지나 콘스탄티노플에 이르리라고 말하며, 하늘의 맑고 고요한 별을 그리스도의 상징으로, 붉은 별을 자신의 별이라고 가리킵니다. 마누엘은 그 사람의 이름이 압달라의 아들 무함마드였다고 밝히며, 그가 살아 있다면 자신의 믿음을 무언가로 증언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제10편 은거울: 회계사의 일기

화이트 앤드 워더스푼 사의 장부 스무 권을 검토해 횡령을 밝혀야 하는 젊은 회계사의 일기입니다. 1월 3일 일기에서 그는 의사의 휴식 권고를 무시하고 밤마다 일을 합니다. 책상 옆에 놓인, 우연히 얻은 오래된 은테 거울이 눈앞이 흐려질 때마다 안개로 흐려지고, 마침내 한 여인의 눈이 나타납니다. 일기 속 그는 날마다 형태를 자세히 적습니다. 키가 작고 갈색 머리에 진주 박힌 레이스 모자를 쓴 젊은 여인이 검은 벨벳 드레스와 금 십자가 차림으로 앉아 있고, 그녀 치맛자락을 움켜쥔 채 웅크린 작은 검은 수염 사내가 있고, 뒤에서는 험상궂은 남자들이 움직입니다. 거울 뒷면에는 'Sanc. X. Pal.'이라는 글자가, 은에는 창끝 세 개 같은 문장이 희미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1월 20일 밤 그는 마지막 장부를 끝내고서야 고개를 들어 거울을 봅니다. 한 무리가 웅크린 사내를 치마폭에서 떼어 내 칼로 해치고 문 쪽으로 끌고 가는 것이 선명하게 보이고, 그는 정신을 잃습니다. 3주 뒤 싱클레어 박사의 요양원에서 깨어난 그는 박사에게 전부 이야기합니다. 박사는 오래된 책들을 근거로 그것이 1566년 3월 스코틀랜드 귀족들이 메리 여왕 앞에서 리초를 살해한 사건이며, 키 큰 젊은이는 남편 단리, 해골 같은 사내는 러스벤이라고 짚습니다. 창끝 세 개는 프랑스 왕가의 백합 문장, 글자는 '성 십자가의 궁전' 곧 홀리루드를 가리키고, 박사는 다시는 그런 일을 겪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합니다.

제11편 귀향: 황후와 아들

528년 봄, 안티오크 성 니케포루스 수도원장 루크 신부는 열 살 소년 레온과 함께 칼케돈에서 콘스탄티노플행 배를 탑니다. 레온은 10년 전 한 여인이 맡기고 간 아이로, 그 여인은 수치스러운 과거를 지닌 채 먼 길을 걸어 수도원에 아이를 두었고, 훗날 황제 유스티니아누스의 눈에 들어 황후가 된 테오도라입니다. 황후는 과거와 완전히 선을 긋고 황제의 칙령으로 새 신분을 얻었지만, 자식이 없는 황제가 이 소년의 존재를 알게 되면 자신이 몰락할 수 있다고 두려워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두 사람은 궁정 시종장 환관 바실의 이름을 대고 궁에 들어가 사정을 밝힙니다. 바실은 이 비밀을 쥐면 황후를 휘어잡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황후를 불러옵니다. 황후는 소년을 껴안고 잠시 어머니가 되지만 곧 냉정해져 방 밖으로 내보내고, 바실이 말하는 유일한 안전책에 몸서리치면서도 결국 "해치워라"라고 말합니다. 수도원장과 소년은 궁 지하 깊은 곳의 오래된 우물방으로 끌려가고, 소년이 비명을 지르는 순간 황후가 달려와 아들을 껴안으며 자신이 미쳤었다고 외칩니다. 그녀는 입을 다물겠다는 약속을 받고 수도원에 후한 보상을 약속하며 다시는 보지 않겠다고 말한 뒤, 오히려 바실을 향해 손을 들어 신호합니다. 바실은 비명을 지르다 노예들에게 끌려가 우물 속으로 사라지고, 노인과 소년은 귀를 막고 달아납니다.

제12편 접점: 튀로스의 저녁

작가는 같은 시대를 산 위인들이 서로 모른 채 지나친 사례를 들며, 가끔 서로 스치는 순간이 있다고 말하고 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기원전 1100년경의 튀로스 항구, 트로이 원정을 떠난 그리스 장수가 폭풍으로 돛과 노가 부서진 기함을 수리하느라 멜모트 신전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는 칼카스의 예언대로 9년을 싸우고 10년째에 승리하리라는 이야기를 신전 사제에게 하면서 헬레네를 되찾고 트로이를 불태울 수 있다면 평생을 바치겠다고 말합니다. 그때 금빛 머리띠를 한 붉은 머리의 야인이 수금을 든 젊은이를 데리고 거리를 걷습니다. 사제는 그가 예루살렘이 될 도시 '여부스'를 짓기 위해 목재와 석공을 구하러 온 산악의 작은 왕이라고 말합니다. 예언녀 알라가는 모래판에 선을 그으며 그리스 장수에게 삼천 년 뒤에도 그의 용기와 지혜와 충실한 아내, 아버지와 아들이 기억될 것이라 말하다 갑자기 문가의 두 방문객을 보고 놀랍니다. 그리고 저 사람과 그 아들은 헤라클레스의 기둥 너머 땅들이 페니키아와 그리스를 대신할 때에도 기억될 것이라고 선언하고 물러갑니다. 그리스 장수는 자신이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임을 밝히고, 야인은 하나의 신만 있다고 대답한 뒤 자신은 여부스, 지금의 예루살렘을 쌓는 히브리의 두 번째 왕 다윗이며 아들 솔로몬이 뒤를 이을 것이라고 말하고 어둠 속으로 사라집니다.

제13편 백부장: 예루살렘이 불타는 밤

마지막 편은 제10군단 사령관 술피키우스 발부스가 이탈리아의 삼촌 루키우스 피소에게 보내는 편지의 일부입니다. 그는 유대인들이 로마인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맹렬하게 싸웠으며 갈리아나 게르만과의 전쟁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고 쓰고, 이제 도시를 점령한 날 밤 신전이 불타고 있다고 알립니다. 그는 도시에서 올라오는 죽음의 냄새를 맡으며 언덕에 나왔다가 같은 군단의 세 번째 호민관 롱기누스가 말없이 타오르는 신전을 내려다보고 "마침내"라고 중얼거리는 것을 봅니다. 롱기누스는 자신이 오래전 이곳에서 처형된 한 사람, 곧 빌라도 총독 시절 흥분한 군중에게 밀려 처형당한 한 사람의 현장에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가 잊지 못하는 것은 그 사람의 눈빛이었습니다. 슬픔과 연민이 가득한 눈이었고, 곁에 선 병사들도 군중에게 달려들고 싶어 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연금을 받으면 코모 근처 작은 농장에서 이 일을 더 깊이 알아보겠다고 말합니다. 발부스는 삼촌이 바울이라는 사람이 같은 종교를 설파하다 처형된 일에 관심을 보였던 것을 기억해 이 이야기를 쓰며, 이제 그 종교가 황제의 병사들에게까지 닿았다고 덧붙입니다. 이어 최근 요르단강 쪽으로 식량을 구하러 나갔던 이야기를 하려는 문장 "그날은..."에서 편지는 끊기고, "여기서 단편은 끝난다"는 주석으로 책이 마무리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마지막 군단: 자치를 청하는 사람들

첫 편의 힘은 총독 폰투스의 쓸쓸한 태도에 있습니다. 철수 명령을 받은 그는 분노하기보다 오래 가꾼 나무의 뿌리를 뽑는 일을 슬퍼합니다.

to tear up the roots of so goodly a tree

그토록 훌륭한 나무의 뿌리를 뽑는 일.

정작 소식을 들은 브리튼 대표들이 환호하다가 겁에 질리는 장면은 이 편의 핵심입니다. 자유를 요구하던 이들이 막상 자유를 받자 총독은 오히려 차갑게 대답합니다.

Now you have got what you asked.

이제 너희가 요구하던 것을 얻었다.

총독은 기대가 현실이 되는 순간에 선 사람을 조롱하지 않습니다. 다만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덤덤하게 일러 줍니다.

Within the month you will be as free as were your ancestors

한 달 안에 너희는 조상들만큼 자유로워질 것이다.

도일은 이 편을 마지막 문단의 요약으로 닫아 현실의 결과를 압축합니다. 대표 셋의 운명이 한 문단에 갈리는 속도가 바로 이 짧은 이야기의 비정한 효과입니다.

2. 마지막 갤리선: 늦은 각성

이 편의 서두에는 라틴어 격언이 붙어 있습니다. 카르타고의 이야기가 곧 브리튼, 곧 도일의 독자들에게 하는 이야기라는 경고입니다.

Mutato nomine, de te, Britannia, fabula narratur.

이름만 바꾸면 그 이야기는 브리타니아, 바로 너의 이야기다.

지스코의 한탄은 시민 사회가 위기를 보지 못하는 방식을 정확하게 짚습니다.

Rome was far off and they could not see it

로마는 멀리 있었고, 그들은 그것을 보지 못했다.

해변의 군중이 훈련하자고 외치자 곁의 사람은 이렇게 받아칩니다. 늦은 각성이 얼마나 무력한지를 한 줄로 보여 주는 대사입니다.

A full year is needful to turn a man to a soldier

사람을 병사로 만들려면 꼬박 일 년이 필요하다.

마그로의 마지막 선택은 패배 속에서 자존을 지키는 방식입니다. 이야기의 끝에는 교훈이 명시됩니다.

the world is given to the hardy and to the self-denying

세상은 억세고 자신을 절제하는 자에게 주어진다.

이 교훈은 도일이 살던 에드워드 시대 영국의 불안, 곧 부유하지만 무장하지 않은 제국이 감당해야 할 위험에 대한 경고로 읽힙니다.

3. 장막을 통해: 전생의 얼굴

이 편은 이 책에서 가장 짧고 가장 소름 끼치는 이야기입니다.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는 점이 오히려 힘이 됩니다. 매기는 제단의 글자를 아무도 모르는 사이 먼저 읽습니다.

“Valeria Victrix,” said the lady softly.

“발레리아 빅트릭스.” 부인이 조용히 말했다.

자신이 한 말을 기억하지 못하는 그녀의 말에서 이 장소가 사람의 의식 속에 어떻게 침투하는지가 드러납니다.

as if I were not myself, but some one else

내가 나 자신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인 것처럼.

남편의 꿈에서 가장 섬뜩한 대목은 습격의 와중에 마주친 여자가 아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입니다.

It was you--you yourself.

바로 너였어. 너 자신이었어.

마지막에 매기가 외치는 이름은 남편이 아니라 꿈속의 칼잡이를 향한 것입니다.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천 년 전의 삼각관계가 현재의 결혼 위로 번지는 이 구도는 짧은 분량 안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쓰인 반전입니다.

My beautiful Marcus!

나의 아름다운 마커스!

4. 훈족의 도래: 신학 논쟁과 칼날

도일은 이 편의 첫머리에서 4세기 기독교의 파벌 싸움을 길게 풍자합니다. 하늘 끝 은둔지에서도 논쟁은 따라와 시몬을 쫓아냅니다. 늙은 바울이 목청을 높이는 대목입니다.

the Logos is in truth an emanation from the Deity

로고스는 사실 신에게서 나온 유출물이다.

그러나 이 신학적 불화는 세계의 끝에서 오는 기마 행렬 앞에서 하찮은 일이 됩니다. 바울의 단정은 곧 뒤집힙니다.

There is no further side to the plain

그 평원에는 저편이 없다.

시몬이 처음으로 칼 대신 몽둥이를 쥐는 장면에서 도일은 한 줄로 세계사의 접점을 제시합니다.

One roof covered the first slain of Europe and of Asia.

한 지붕 아래에 유럽과 아시아의 첫 희생자가 함께 누워 있었다.

수십 년 은둔한 사람이 결정적인 순간에 말 위의 전령으로 변하는 대비가 이 편의 쾌감입니다. 외침은 짧고 단호합니다.

The day of wrath is come!

분노의 날이 왔다!

5. 대회: 귀가 있는 자의 고독

이 편은 풍자극입니다. 폴리클레스는 훈련된 박수 부대의 열광과 진짜 예술 사이의 간극을 혼자서 알아봅니다. 의자 위에 올라서서 던진 질문이 극장 전체를 얼어붙게 합니다.

Is this what you call music?

이것을 음악이라고 부르는 거냐?

그가 도전을 받아들여 내놓은 노래는 거창한 곡이 아니라 즉흥으로 부른 고향의 풍경입니다.

He had prepared no composition, but he had trained himself to improvise

그는 준비한 곡이 없었지만 즉흥으로 노래하는 법을 익혀 두었다.

메타스가 정체를 알려 주는 순간은 이 편의 반전이고, 진실을 말한 사람이 도망쳐야 하는 아이러니를 담습니다.

It is Nero the Emperor!

황제 네로 폐하라네!

결말은 더 신랄합니다. 판 신이 인간과 겨루러 내려왔다는 소문이 돌자 네로는 기뻐합니다.

What a story for Rome!

로마에 전할 얼마나 멋진 이야기인가!

비판마저 자기 영광의 소재로 바꾸는 권력의 자기만족이 이 짧은 풍자의 마지막 한 방입니다.

6. 첫 번째 화물: 점잖은 침략의 언어

호박 상인의 편지는 가볍고 수다스럽지만 경고가 숨어 있습니다. 보르티게른의 초청을 평하는 첫 줄이 이 편의 판단을 요약합니다.

It is bad enough to have a bear in your house

집 안에 곰이 있는 것만도 충분히 나쁘다.

세 우두머리는 자신들이 섬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왔다고 거듭 말합니다. 그 말이 얼마나 입에 발린 것인지는 이미 땅을 약속받은 병사들의 숫자가 보여 줍니다.

the whole object of their visit was the good of the Islanders

그들이 온 목적은 오로지 섬사람들의 이익이었다.

풍자의 칼날은 마지막 대화에서 가장 날카롭습니다. 상인이 조심스럽게 던진 말에 케나는 속마음을 들킬 뻔합니다.

You will own this island before you have finished

당신들은 일을 끝내기 전에 이 섬을 차지하게 될 것이오.

마지막 변명은 짧은 말 한마디로 도일이 평생 다룬 제국의 수사법을 압축합니다.

A temporary occupation--nothing more.

일시적인 점령일 뿐, 그 이상은 아닙니다.

색슨족의 이름이 '칼'에서 왔다거나 지명이 가문 이름에서 왔다는 설명은 영어 지명의 기원을 아는 독자에게 주는 장난스러운 선물이기도 합니다.

7. 우상 파괴자: 선의의 한계

플라쿠스는 이 편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물입니다. 그는 잔혹한 황제 곁에서 자비를 베푸는 귀족이고, 노예가 왜 조각상을 부쉈는지 진지하게 묻습니다. 다투스의 대답은 단 한 문장입니다.

Because I am a Christian.

제가 기독교인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값을 치르는 방식으로 목숨을 구걸하지 않고 오히려 맞바꾸자고 제안합니다.

the truth and the gospel in exchange for your broken idol

당신의 부서진 우상 대신 진리와 복음을 드리겠습니다.

플라쿠스가 마지막 시험으로 결박을 풀어 주자 다투스의 대답은 순순해 보입니다. 이 순순함이 뒤집히는 순간이 이 편의 절정입니다.

Put me, then, before her

그렇다면 저를 그녀 앞에 세워 주십시오.

황제의 조롱은 가차 없고 이 장면의 아이러니를 요약합니다.

Can you indeed tame your Christian with kindness?

정말로 자네의 기독교인을 친절로 길들일 수 있겠나?

도일은 어느 쪽도 일방적으로 옳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예술품을 아끼는 귀족과 신앙에 목숨을 건 노예, 둘 다 자기 방식으로 진지한 사람이라는 점이 이 편의 균형입니다.

8. 거인 막시민: 힘만 가진 황제

셋으로 나뉜 이 편은 책에서 가장 긴 일대기입니다. 젊은 막시민은 자신이 병사로 팔릴 곳을 알고 있습니다.

I was not born to drive goats and carry logs

나는 염소를 몰고 통나무를 나르려고 태어난 사람이 아닙니다.

25년 뒤 라인강 야영지의 불평은 군대와 도시 사이의 오랜 불화를 요약합니다.

Why cannot a soldier have what the soldier gains?

왜 병사가 병사의 노력으로 얻은 것을 가질 수 없는가?

도일은 권력이 막시민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한 줄로 못 박습니다.

Omnipotence ripened every fault and swelled it into crime.

전능한 힘은 모든 결점을 무르익게 해 죄악으로 부풀렸다.

최후의 밤은 책에서 가장 인간적인 순간입니다. 포위된 도시 앞에서 그는 병사들의 눈에서 죽음을 읽고 지난날을 되돌아봅니다.

he would think less of them and more of his people

그는 병사들을 덜 생각하고 백성을 더 생각했을 것이다.

그를 무너뜨리는 것은 적의 칼이 아니라 아들의 운명이 전해지는 순간입니다.

You might have spared the boy

그 아이는 살려 줄 수도 있었을 텐데.

마지막 은화 장면은 거인의 일생을 하나의 얼굴로 되돌려 놓습니다.

9. 붉은 별: 비웃음 속의 예감

이 편의 틀은 식후의 여행담입니다. 마누엘은 별빛을 보다가 기억이 떠오른다고 하며 붉은 별이 점점 커진다는 불안한 느낌을 먼저 말합니다.

it seems to me that it is redder and larger than it was

그 별이 예전보다 더 붉고 커진 것 같습니다.

사막 대상의 지도자는 부하의 약탈 제안을 거절하며 이렇게 가르칩니다.

charity and honesty are the very nose-ring and halter of the true faith

자비와 정직이야말로 참된 신앙의 코뚜레이자 고삐다.

화자의 반응에서 책의 아이러니가 드러납니다. 비잔티움의 상인은 제국의 힘을 믿는 나머지 이 야망을 우스운 허세로 듣습니다.

I bit my lip to keep from laughing.

나는 웃음이 터지지 않도록 입술을 깨물었다.

지도자가 하늘의 두 별을 설명하는 대사는 이 편의 핵심 이미지입니다.

which tells of wrath, of war, of a scourge upon sinners

분노와 전쟁과 죄인들에게 내리는 채찍을 알리는 별.

이 이야기가 사건 이후의 시점에서 쓰였다는 점을 독자는 알고 있습니다. 제국의 상인이 놓친 것을 독자는 이미 알고 읽는다는 거리감이 짧은 틀 이야기에 무게를 줍니다.

10. 은거울: 일기로 쓴 유령 이야기

일기체의 장점은 화자가 자신을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목소리입니다. 회계사는 자기 직업에도 극적인 면이 있다고 주장하며 시작합니다.

There's drama in an accountant's life.

회계사의 삶에도 드라마가 있다.

거울은 그의 신경 상태를 재는 장치로 서술됩니다.

The mirror would seem to be a sort of barometer which marks my brain pressure.

거울은 내 뇌의 압력을 표시하는 일종의 기압계 같다.

그가 처음으로 형체를 알아보는 순간 이야기는 환각이 아닌 사건으로 바뀝니다.

It is not a mere picture upon which I look.

내가 바라보는 것은 단순한 그림이 아니다.

싱클레어 박사가 단서를 풀어내는 추리 장면은 홈스를 쓴 작가의 솜씨를 보여 줍니다. 낡은 글자, 문장, 장면이 한 방향으로 모입니다.

Your mirror came from Holyrood.

당신의 거울은 홀리루드에서 왔소.

사건 자체는 역사가 기록한 한 장면이고, 그 장면을 전달하는 매개가 지친 회계사의 신경이라는 설정이 이 편을 단순한 괴담 이상으로 만듭니다.

11. 귀향: 모성과 권력

이 편의 핵심 갈등은 한 인물 안에서 벌어집니다. 수도원장은 거절의 위험을 알면서도 소년을 직접 데려온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At a distance, Leon, it would be easy to refuse you.

멀리서라면, 레온, 너를 거절하기는 쉬웠을 것이다.

바실이 비밀을 쥐고 황후를 압박하는 순간, 황후의 첫마디는 권력의 약점을 드러냅니다.

I am in your power

저는 당신의 손아귀에 있어요.

그녀는 괴로워하면서도 결국 환관의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모성과 지위가 맞부딪히는 장면의 짧은 대사가 이 편의 가장 어두운 곳입니다.

Must it be--death?

꼭 죽음이어야 하나요?

그러나 우물가에서 아들의 비명을 들은 그녀는 마음을 뒤집습니다.

It shall not be! It cannot be!

안 돼! 그럴 수는 없어!

마지막 반전은 그녀의 냉정함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보여 줍니다. 환관이 자신의 비밀을 이용하려 했다는 선언이 곧 판결이 됩니다.

You have intended to use my secret against me.

너는 내 비밀을 나에게 불리하게 쓰려 했다.

12. 접점: 두 이름이 스친 저녁

작가는 도입부에서 이 편의 발상을 밝힙니다. 같은 시대의 위인들이 서로 모른 채 지나쳤다는 점이 자주 주목받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A curious train of thought is started when one reflects

곰곰이 생각해 보면 기이한 생각의 갈래가 시작된다.

사제와 오디세우스의 만남에서 그리스 장수는 자신의 이름을 당당히 소개합니다.

I am Odysseus, known also as Ulysses, the King of Ithaca

나는 오디세우스, 율리시스라고도 하며 이타카의 왕이다.

예언녀의 말은 두 사람의 명성이 어떻게 이어질지를 알려 줍니다.

for three thousand years from now people will still talk of your bravery

삼천 년이 지나서도 사람들은 그대의 용기를 이야기할 것이다.

다윗은 자신의 일을 담담히 말합니다.

is the building of Jebus, which now we call Jerusalem

여부스, 지금 우리가 예루살렘이라 부르는 도시를 쌓는 일이오.

여기서 대비는 선명합니다. 헬레네를 되찾으려는 오디세우스의 전쟁은 서사시로, 도시를 짓는 야인의 일은 성경으로 이어집니다. 도일은 어느 쪽이 더 크다고 정하지 않고 두 이름을 한 항구에 나란히 세워 둡니다.

13. 백부장: 끊어진 편지

마지막 편은 가장 조용합니다. 전쟁의 한복판에서 롱기누스는 신전이 타오르는 순간 오랜 숙제를 털어놓습니다. 그가 십자가 처형 현장에 있었다는 고백은 짧습니다.

“I was there,” said the man simply

“나는 그곳에 있었소.” 그가 담담히 말했다.

그가 기억하는 것은 사건이 아니라 한 사람의 눈입니다.

It is always His eyes that I think of--the look in His eyes.

내가 늘 떠올리는 것은 그분의 눈, 그 눈빛입니다.

눈빛에 대한 서술은 더욱 구체적으로 이어집니다.

All the sorrow of earth seemed mirrored in them.

땅 위의 모든 슬픔이 그 눈에 비치는 듯했습니다.

롱기누스는 자신을 신자라고 인정하지 않고 다만 잊지 않았다고만 말합니다. 아직 배움이 필요하다는 겸손함이 이 편의 인상을 오래 남깁니다.

They have haunted me ever since.

그 눈은 그 뒤로 줄곧 나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편지가 중간에 끊기는 형식은 열세 편의 책을 끝내는 방식으로도 어울립니다. 역사는 끝나지 않고 어느 문장에서 갑자기 끊깁니다.

[Here the fragment is ended.]

[여기서 단편은 끝난다.]

14. 반복되는 질문: 문명은 어떻게 기울어지는가

열세 편을 가로지르는 공통 모티프는 몰락 직전의 자기만족입니다. 총독은 브리튼 사람들에게 건설과 파괴의 속도 차이를 경고합니다.

Where we saved, they will slay; where we built, they will burn

우리가 구한 곳에서 그들은 죽일 것이고, 우리가 세운 곳에서 그들은 태울 것이다.

카르타고의 지스코는 같은 병을 다른 말로 진단합니다.

living ever in the past and blind to the future

언제나 과거 속에 살며 미래에는 눈이 멀었다.

총독이 브리튼의 지도자들에게 던진 비판도 같은 선을 따릅니다.

Too long have you leaned upon the crutch.

너희는 너무 오래 목발에 기대어 왔다.

목발에 기대는 문명, 용병에 의지하는 도시, 병사들의 칼에 의지하는 황제, 비밀에 기대 권력을 유지하려는 황후까지 모든 이야기가 같은 질문으로 모입니다. 무엇에 기대고 있는가, 그리고 그것이 사라지는 날 어떻게 설 것인가입니다. 도일은 답을 주지 않고 장면만 보여 줍니다.

15. 도일의 방식: 사실과 상상 사이

「거인 막시민」의 도입부는 도일이 역사소설을 쓰는 입장을 보여 줍니다. 엄격한 역사가들이 허락하지 않는 색채를 입히되 사실의 뼈대는 지키겠다는 것입니다.

Let me tell the sober facts of history

역사의 담담한 사실들을 말해 보겠다.

이어지는 선언은 이 책 전체의 성격을 규정합니다.

It is a record as well as a story.

이것은 이야기이자 기록이다.

열세 편은 형식이 모두 다릅니다. 총독의 방, 갤리선 갑판, 부부의 아침 식탁, 편지, 일기, 식후 담소, 끊어진 서간까지 틀이 계속 바뀌는 덕에 비슷한 주제가 반복되어도 지루하지 않습니다. 거대한 사건은 대부분 배경에 머물고, 독자가 보는 것은 그것을 겪는 소규모 장면입니다. 이 선택 덕분에 역사책에서 읽던 이름들이 사람의 얼굴로 돌아옵니다.

16. 이 책을 읽는 방법

『마지막 군단과 옛날 이야기들』은 열세 편이 서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어느 편에서든 읽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가장 짧고 강렬한 「장막을 통해」(제3편)와 「대회」(제5편)로 문을 열고, 책의 표제작 「마지막 군단」(제1편)과 「마지막 갤리선」(제2편)으로 책의 문제의식을 확인한 뒤, 가장 긴 「거인 막시민」(제8편)과 일기체 괴담 「은거울」(제10편)로 넘어가면 호흡이 편합니다. 「귀향」(제11편)은 가장 어두운 장면을 다루므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고대 지명과 관직 이름이 많이 나오지만 이야기마다 인물이 한두 명으로 한정되어 있어 배경지식이 없어도 따라갈 수 있고, 로마 제국의 쇠퇴, 초기 기독교, 비잔티움이라는 큰 흐름을 알고 읽으면 도일이 숨겨 둔 아이러니를 더 많이 건질 수 있습니다. 한 번에 한 편씩 읽고, 읽은 뒤 해당 시대의 실제 역사를 짧게 찾아보는 방식도 잘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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