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집필 시기 c. 175
Meditations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121–180)
At what time soever thou wilt, it is in thy power to retire into thyself, and to be at rest, and free from all businesses.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너는 네 안으로 물러나 쉴 수 있고 모든 번잡한 일에서 벗어날 수 있다.
Our life is short; we must endeavour to gain the present time with best discretion and justice.
우리의 삶은 짧다. 지금 이 시간을 가장 분별 있고 올바르게 얻으려고 애써야 한다.
한눈에 보기
세상은 바꿀 수 없어도 세상을 받아들이는 내 마음은 바꿀 수 있다. 오늘 하루를 마지막인 듯 성실하게 살면 마음은 흔들리지 않는다.
비슷한 책
- 벤저민 프랭클린 The Autobiography of Benjamin Franklin (프랭클린 자서전)
- 헨리 데이비드 소로 Walden (월든)
- 새뮤얼 스마일스 Self-Help (자조론)
한 권 요점
Marcus Aurelius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서기 121년 로마에서 태어나 161년부터 180년까지 로마 제국을 다스린 황제입니다. 흔히 로마의 "오현제", 곧 다섯 명의 훌륭한 황제 가운데 마지막 인물로 꼽힙니다. 그러나 그의 치세는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북쪽 국경에서는 게르만 부족과의 전쟁이 이어졌고, 제국 전체에는 역병이 퍼졌습니다. 황제는 로마를 떠나 다뉴브 강가의 군영에서 해를 넘기는 일이 많았습니다.
아우렐리우스는 철학자가 되고 싶었지만 황제가 되어야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황제가 된 뒤에는 동쪽의 파르티아와의 전쟁까지 치러야 했습니다. 그는 후반생 대부분을 전선에서 보내며 『명상록』을 썼고, 180년 전쟁터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뒤를 이은 아들 콤모두스는 아버지와는 전혀 다른 통치자가 되었습니다. 『명상록』은 그가 죽은 뒤 필사본으로 전해져 오늘까지 읽히는 고전이 되었습니다. 황제가 읽어 달라고 쓴 글이 아니었다는 점이 오히려 이 책에 솔직한 힘을 주었습니다. 높은 자리에 있던 사람이 자신의 약함과 두려움을 감추지 않고 적었기 때문에, 시대와 신분이 전혀 다른 독자도 그 문장에서 자기 모습을 발견합니다. 이 책을 쓴 군영의 천막은 제국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있던 사람이 가장 낮은 자세로 자기 자신과 마주 앉던 장소였습니다.
이런 배경을 알고 책을 읽으면 문장들이 다르게 들립니다. 이 책에 나오는 "평정", "받아들임", "지금"이라는 낱말은 한가한 철학이 아니라, 하루하루 무거운 결정을 내려야 했던 사람이 스스로를 붙들기 위해 적어 둔 문장들이기 때문입니다.
『명상록』은 그 군영의 밤에 쓴 글입니다. 독자에게 읽히려고 쓴 책이 아니라 황제가 자기 자신에게 쓴 메모에 가깝고, 그리스어로 적혔습니다. 원래 제목도 "자신에게"라는 뜻이고, 우리가 아는 『명상록』이라는 제목은 후대에 붙은 것입니다. 책에는 열두 권이 실려 있으며, 짧은 단락이 번호를 달고 이어집니다. 이 글에서는 책의 윤곽을 보고, 『명상록』이 남긴 마음 다스리기의 지혜를 열 가지로 정리합니다.
줄거리
『명상록』에는 이야기의 줄거리가 없습니다. 사건이 이어지는 책이 아니라 생각이 이어지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흐름은 있습니다. 첫 번째 권은 황제가 자신에게 영향을 준 사람들에게 보내는 감사의 목록입니다. 할아버지에게서는 온화함을, 어머니에게서는 경건함과 베푸는 마음을 배웠다고 적습니다. 책에는 이 글을 어디에서 썼는지도 짧게 적혀 있습니다. 그가 이 글들을 쓴 곳은 다뉴브 강 근처 콰디족의 땅이었습니다.
그 뒤로는 날마다의 생각이 이어집니다. 아침에 일어나기 싫을 때 스스로를 다독이는 말, 무례한 사람을 만났을 때 마음을 가라앉히는 방법, 곧 닥칠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관한 성찰이 번호 단락으로 쌓입니다. 같은 주제가 표현을 바꿔 여러 번 나오는 것은 황제가 같은 다짐을 되풀이해서 스스로에게 새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느 단락을 먼저 읽어도 괜찮고, 한 번 지나간 주제를 다른 권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 일도 자연스럽습니다. 책의 구성이 곧 반복을 통한 훈련의 모습입니다. 그가 믿은 철학은 스토아 철학으로, 세상일은 내 뜻대로 되지 않아도 그 일을 받아들이는 내 판단은 내가 정할 수 있다는 생각이 중심에 있습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쉴 곳은 밖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
사람들은 휴식을 위해 시골이나 바닷가, 산으로 떠나고 싶어 합니다. 아우렐리우스는 그런 바람이 흔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정작 쉴 곳은 언제든 내 안에 있다고 말합니다.
A man cannot any whither retire better than to his own soul.
사람은 어디로 물러나도 자기 영혼만큼 좋은 곳으로 물러날 수는 없다.
황제는 책을 쓰던 군영에서 한시도 한가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 그에게 "내 안으로 물러난다"는 말은 현실에서 도망치는 일이 아니라, 일을 계속하면서도 마음의 중심을 지키는 방법이었습니다. 번잡한 하루 중에 잠깐이라도 마음속 조용한 방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바깥의 소란은 훨씬 작아집니다. 그는 그 방에 들어가면 곧바로 완전한 평안을 얻을 수 있도록, 평소에 마음속에 좋은 생각들을 미리 채워 두라고도 말합니다. 쉼터는 갑자기 생기지 않고 매일의 연습으로 만들어진다는 뜻입니다.
2. 아침에 마음의 준비를 한다
그는 하루를 시작할 때 오늘 만날 사람들을 미리 떠올려 보라고 권합니다. 이른 아침에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라는 것입니다. 오늘은 간섭하기 좋아하는 사람, 은혜를 모르는 사람, 헐뜯는 사람, 교활하거나 시기하는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요. 그리고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All these ill qualities have happened unto them, through ignorance of that which is truly good and truly bad.
그런 나쁜 성품은 무엇이 정말 좋고 정말 나쁜 것인지 몰라서 그들에게 생긴 것이다.
나를 괴롭히는 사람을 악인이 아니라 무엇이 중요한지 모르는 사람으로 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보면 화가 가라앉고, 같은 이성을 나눈 한 식구로 대할 여유가 생깁니다. 마음의 준비는 상대를 바꾸려는 일이 아니라 내 반응을 미리 정해 두는 일입니다. 출근길에 오늘 만날 까다로운 사람을 떠올리고 "그는 아직 모르는 것이 있을 뿐이다"라고 한 번 말해 두면, 실제로 마주쳤을 때 훨씬 침착해집니다. 황제는 이 방법으로 날마다 수많은 청원자와 신하를 상대했습니다. 감정이 오르기 전에 이미 마음의 자리를 정해 두었기 때문에, 그날의 일은 그날의 기운으로 처리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3. 장애물이 곧 길이 된다
『명상록』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생각 가운데 하나입니다. 어떤 일이 내 앞을 가로막았다면, 마음은 그것을 걸림돌로 두지 않고 오히려 해야 할 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What before was the impediment, is now the principal object of her working; and that which before was in her way, is now her readiest way.
전에는 방해물이던 것이 이제는 마음이 힘써 다루는 주된 대상이 되고, 전에는 길을 막던 것이 이제는 가장 빠른 길이 된다.
여기서 "her"는 마음을 가리킵니다. 마음은 어떤 장애도 자기 일의 재료로 돌려 쓸 수 있다는 뜻입니다. 계획이 틀어졌을 때 "왜 하필 나에게"를 묻는 대신 "이것을 어떻게 쓸까"를 묻는 사람은 쉽게 꺾이지 않습니다. 실패와 방해도 길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이 생각은 오늘날의 회복탄력성 이야기와도 닿아 있습니다. 눈앞의 장애물이 정말 길을 막는지, 아니면 길을 바꾸라는 신호인지를 먼저 묻는 태도가 이 단락의 출발점입니다.
4. 전체를 해치지 않는 것은 나도 해치지 못한다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마음이 괴로운 이유는 그 일을 나에게만 일어난 큰 불행으로 해석하기 때문입니다. 아우렐리우스는 시야를 넓혀 보라고 권합니다.
That which doth not hurt the city itself; cannot hurt any citizen.
도시 자체를 해치지 않는 것은 어느 시민도 해칠 수 없다.
그는 이 규칙을 잘못을 당했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적용하라고 합니다. 도시 전체가 상하지 않았다면 나 역시 상하지 않은 것이고, 전체가 멀쩡한데 왜 그것을 내 사적인 억울함으로 키우느냐는 것입니다. 이어서 잘못을 한 사람이 무엇을 오해하고 있는지부터 살펴보라고 말합니다. 감정의 불을 키우기 전에 한 걸음 물러서는 습관이 이 대목의 핵심입니다.
5.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한다
인생은 길어 보이지만, 우리가 실제로 살 수 있는 시간은 지금 이 순간뿐입니다. 아우렐리우스는 이를 냉정할 만큼 분명하게 말합니다.
No man properly can be said to live more than that which is now present, which is but a moment of time.
누구든 엄밀히 말해 지금 이 순간, 곧 찰나의 시간 말고는 살고 있다고 할 수 없다.
이어서 그는 그 밖의 시간은 이미 지나갔거나 아직 알 수 없다고 덧붙입니다. 후회는 지나간 시간에 매이는 일이고 불안은 오지 않은 시간에 매이는 일입니다. 두 쪽 모두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놓치게 만듭니다. 그래서 그가 권하는 것은 "지금" 해야 할 일을 분별 있고 올바르게 하는 것, 그것 하나입니다.
6. 오늘이 마지막인 듯 산다
『명상록』에서 자주 되풀이되는 주제가 죽음입니다. 그러나 아우렐리우스에게 죽음은 우울해질 이유가 아니라 오늘을 제대로 살 이유입니다. 그는 완성된 삶의 모습을 이렇게 그립니다.
A man attained to the estate of perfection in his life and conversation, when he so spends every day, as if it were his last day.
사람이 삶과 행실에서 완성의 경지에 이른 것은, 날마다를 마지막 날인 듯 보낼 때다.
이어지는 구절은 그 모습이 어떠한지를 설명합니다. 감정에 지나치게 달아오르지 않고, 반대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만큼 무디지도 않으며,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사람입니다. 마지막 날처럼 산다는 것은 극적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미루던 일을 오늘 하고 해야 할 말을 오늘 하며 꾸밈없이 하루를 보낸다는 뜻입니다.
7. 배운 것에 감사한다
『명상록』의 첫 권은 철학이 아니라 감사로 시작합니다. 황제는 자신에게 무언가를 가르쳐 준 사람들을 하나씩 떠올리며, 그들에게서 무엇을 배웠는지를 적습니다.
Of my grandfather Verus I have learned to be gentle and meek, and to refrain from all anger and passion.
할아버지 베루스에게서 나는 온화하고 겸손하며, 모든 화와 격정을 삼가는 법을 배웠다.
가장 높은 자리에 있던 사람이 가장 먼저 한 일이 고마운 사람들의 이름과 배운 점을 적는 것이었습니다. 이 목록은 그의 성품이 타고난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서 길러진 것임을 보여 줍니다. 글을 시작하며 누구에게 빚졌는지를 기억하는 것은 오만을 막는 가장 소박한 방법이었습니다.
8. 필요한 것은 많지 않다
아우렐리우스는 좋은 삶에 필요한 것의 목록이 생각보다 짧다고 말합니다. 번영하는 길을 가고 신처럼 고결한 삶을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Thou seest that those things, which for a man to hold on in a prosperous course, and to live a divine life, are requisite and necessary, are not many, for the gods will require no more of any man, that shall but keep and observe these things.
너는 알 것이다. 사람이 순탄하게 나아가며 고결한 삶을 사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들은 많지 않다는 것을. 신들은 이것들을 지키는 사람에게 그 이상을 요구하지 않는다.
소로가 "단순하게, 더 단순하게"라고 말했던 것과 같은 방향입니다. 해야 할 것을 백 가지로 늘리면 하나도 제대로 못 하게 되지만, 정말 필요한 몇 가지를 지키면 하루가 가벼워집니다. 황제의 일과는 업무로 가득했는데도, 그는 그 많은 일 가운데 핵심만 붙잡으려고 이런 문장을 스스로에게 적었습니다.
9. 위대한 사람도 결국 떠난다
명예와 권력은 사람을 오래 붙잡습니다. 그러나 황제는 그것이 삶의 끝을 바꾸지 못한다는 사실을 거듭 떠올립니다. 알렉산드로스와 폼페이우스, 카이사르처럼 수많은 도시를 무너뜨리고 수많은 병사를 잃게 한 사람들조차 마지막에는 자기 목숨을 내놓아야 했다고 그는 적습니다.
Yet they themselves at last were fain to part with their own lives.
그러나 그들 자신도 마침내 자기 목숨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이 문장은 죽음을 두려워하라는 뜻이 아니라, 그에 비추어 지금 우리가 매달리는 일의 크기를 가늠해 보라는 뜻입니다. 로마의 최고 권력자가 쓴 글이라는 점에서 더 무겁게 읽힙니다. 세상 전부를 가져 본 사람이 오히려 가장 먼저 허무를 알아보았다는 것입니다. 이 인식은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기보다 지금 할 일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됩니다. 이름이 오래 남는지는 내가 정할 수 없지만,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는 내가 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0. 미루지 않는다
제2권의 첫 단락에서 황제는 스스로를 채근합니다. 얼마나 오랫동안 해야 할 일을 미뤄 왔는지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Remember how long thou hast already put off these things, and how often a certain day and hour as it were, having been set unto thee by the gods, thou hast neglected it.
네가 이 일들을 얼마나 오래 미뤄 왔는지, 신들이 네게 정해 준 어떤 날과 어떤 시각을 얼마나 자주 흘려보냈는지 기억하라.
그는 이어서 시간에는 한계가 있으며, 그 시간을 마음의 소란을 가라앉히는 데 쓰지 않으면 시간은 사라져 다시 오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위대한 황제도 미루는 버릇과 싸웠다는 사실은 의외의 위로가 됩니다. 이 단락은 오늘 해야 할 일을 내일로 넘기려는 순간 다시 꺼내 읽을 만한 문장입니다. 프랭클린이 "잃어버린 시간은 다시 찾을 수 없다"고 말한 것과도 이어집니다. 두 사람 모두 시간을 아끼라는 말을 거창한 이론이 아니라 오늘의 한 가지 행동으로 풀어 놓았다는 점이 닮았습니다.
이 책을 읽는 방법
『명상록』은 한 번에 다 읽을 책이 아니라 하루에 몇 단락씩 읽는 책입니다.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됩니다. 아무 곳이나 펼쳐서 마음에 닿는 문장 하나를 골라 오늘 하루 가져가면 충분합니다. 짧은 단락이 번호로 이어지는 구성이라 중간에 끊어도 부담이 없습니다.
이 글에서 소개한 문장은 대부분 책의 앞부분과 중간부에 있습니다. 먼저 첫 번째 권의 감사 목록을 읽고, 이어서 이 글에서 마음에 든 주제의 문장을 찾아 읽어 보세요. 같은 생각이 표현을 바꿔 여러 번 나오니,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단락도 반복해서 만나는 사이 이해가 됩니다. 황제가 스스로에게 되풀이했듯이, 읽는 사람도 같은 문장을 다시 읽는 것으로 마음을 다잡는 책입니다.
하루에 한 단락씩, 한 달만 읽어 보세요. 읽은 문장 가운데 하나를 골라 그날 하루의 기준으로 삼는 것만으로도 책이 달리 읽힙니다. 아침에 문장 하나를 읽고, 저녁에 그 문장대로 살았는지 돌아보는 방식은 이 책이 처음 쓰인 방식과 거의 같습니다. 황제도 그렇게 이 책을 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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