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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Gem · 한 권 요점

1915년 출간

The Landloper

떠돌이

누더기 차림으로 길을 걷던 사내가 죽어 가는 아이들과 독이 든 수돗물을 만나 한 도시의 정치판을 뒤흔들고, 숨겨 온 이름과 사랑 앞에 서기까지의 도보 여행가의 로맨스

He did not want to smile. He wanted to weep.

그는 웃고 싶지 않았다. 울고 싶었다.

It's saying, 'I'll do what I can!'--and then keeping your hands busy!

“할 수 있는 일은 하겠다”고 말하고, 그러고는 손을 바쁘게 놀리는 것이다!

한눈에 보기

6월의 먼지 길을 걷던 부랑자 워커 파르는 가마솥 투구를 쓴 발명가 재러드 칙, 운하에서 쓰레기를 건지는 노인 에티엔, 약혼자에게 휘둘리는 아가씨 케이트 킬고어를 차례로 만난다. 갈퀴에 걸려 올라온 여인이 남긴 어린 딸 로즈마리를 거두지만, 아이는 컨솔리데이티드 수도회사의 오염된 물로 생긴 장티푸스로 세상을 떠난다. 분노한 파르는 도드 대령이 쥔 도시의 권력에 맞서 깨끗한 물을 나르고, 변호사 아처 컨버스를 정치로 끌어들이며 전당대회 한복판에서 연설을 터뜨린다. 폭로의 위기와 케이트의 사랑, 숨겨 온 본명이 차례로 드러난 끝에, 이야기는 방랑을 마친 사내와 케이트의 재회로 닫힌다. 열다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한 권 요점

The Landloper

『떠돌이』는 미국 작가 홀먼 데이가 쓴 장편소설로, 원제의 부제는 'The Romance of a Man on Foot'(도보 여행가의 로맨스)이며 1915년에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데이는 1865년에 태어나 1935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미국 북동부의 지방색과 풍자가 섞인 이야기로 이름을 얻은 작가로 전해집니다. 소설의 제목에 쓰인 '랜드로퍼'는 땅 위를 떠도는 사람, 곧 부랑자를 뜻하는 옛 영어입니다. 책은 33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앞부분은 길 위의 만남과 어린 로즈마리의 이야기, 가운데는 도드 대령이 지배하는 도시의 수도 문제와 정치 싸움, 뒷부분은 전당대회와 폭로, 그리고 사랑과 정체의 결말로 나뉩니다. 주인공 워커 파르는 말솜씨와 힘을 갖췄지만 길 위의 생활을 택한 사내로, 이기심을 핑계 삼아 남의 일에 끼어들지 않으려 하면서도 번번이 끼어듭니다. 이 소설이 묻는 것은 한 사람이 어디까지 개인의 평온을 지킬 수 있는가이고, 그 답은 아이의 죽음을 계기로 완전히 뒤집힙니다.

줄거리

제1~3장: 먼지 길, 가마솥 투구의 기사

6월 아침 워커 파르라는 이름을 쓰는 젊고 건장한 부랑자가 먼지 쌓인 시골길을 느긋하게 걷습니다. 그를 부랑자라며 죄수 노역 현장으로 끌고 가려던 농부 겸 순경은 빈정거리는 말대꾸에 돌아서고 맙니다. 파르는 타이어가 터진 회색 자동차 곁에서 허약한 운전자 리처드를 도와 타이어를 갈아 주지만, 술도 담배도 돈도 거절합니다. 일행 가운데 젊은 아가씨 케이트 킬고어가 대신 고맙다고 인사하며 오랫동안 그를 돌아봅니다. 파르는 길가의 장미 한 송이를 꺾어 들고 걸어갑니다.

냇가 낡은 집에서는 노인이 직접 만든 훌륭한 관을 도끼로 부수고 있습니다. 퀘이커 교도인 노인은 오래 죽음을 준비해 왔으나 이제는 살기로 마음먹었다며 화풀이를 하는 것입니다. 곁에는 가마솥 투구와 난로 갑옷을 걸친 아들 재러드 칙이 있습니다. 대장장이이자 발명가인 칙은 세상에 평화와 용서의 복음을 전하러 나서겠다고 하고, 파르는 비웃으면서도 어느새 그와 나란히 길을 나섭니다. 갑옷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방편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갑옷 차림의 칙을 본 말이 놀라 마차를 끌고 달아나자 성난 농부는 그를 길에서 치우라고 호통칩니다. 파르는 자신은 이기적이라며 칙과 헤어집니다. 마을에서 파르는 뚱뚱한 부랑자가 다리 공사장에서 남편이 다친 호세 부인네 집을 털고 달아난 일에 도둑으로 몰렸다가 오해를 풀고, 일손이 모자란 감독에게 석공 일을 자청해 두 주를 일합니다. 눈앞의 다친 가정을 도우라는 말은 칙에게 거절당하고, 파르는 번 돈을 몽땅 두고 떠납니다.

제4~6장: 판사의 헌 옷, 말하지 않는 아가씨, 마차 탄 대령

인심 좋은 피터슨 판사가 숲길 울타리 말뚝에 자기 헌 옷 한 벌을 걸고 "마음대로 가져가시오"라는 팻말을 붙입니다. 지나던 사람들은 눈길도 주지 않다가, 알람 시계 소리를 듣고 달려온 뚱뚱한 부랑자 보스턴 팻이 옷을 챙깁니다. 그는 숲속에서 불을 피우던 파르와 마주치고, 파르는 장황한 말투로 놀리다가 시계 소리에 마음이 동해 옷을 자기가 입어야 할 기회로 여깁니다. 달려드는 뚱보를 때려눕혀 쫓아낸 뒤에는 스스로를 비웃기도 합니다. 숲속 연못에서 면도하고 목욕한 파르는 판사의 옷으로 갈아입고, 말라 버린 장미를 버리려다 마음을 바꿉니다. 『의상 철학』을 읽으며 걷던 그는 소풍 나온 일행 가까이에서, 약혼자 리처드가 억지로 입을 맞추려 하자 격분해 저항하는 케이트를 보게 됩니다. 파르가 예의 바르게 자리를 피하려 하자 케이트는 대화가 끝났다며 그를 알아보는 듯 오래 쳐다봅니다. 리처드가 시비를 걸어도 파르는 냉정하게 맞받고, 던져 버린 장미를 다시 찾아 주머니 깊숙이 넣습니다.

이어 무더운 면직 공장 도시의 광장에서 선동가가 부자들을 규탄하자 자동차에 앉은 수도회사 사장 도드 대령이 일자리를 줄 테니 오라고 맞받습니다. 파르는 군중에게 노동의 굳은살이 없다고 쏘아붙이고, 노동 선동가로 몰리자 대령에게 "공상의 도시 대로를 설계하는 건축가"라고 능청을 떱니다. 조롱당한 대령은 분을 삭이지 못하고, 파르는 그가 수도 트러스트의 우두머리이며 리처드가 그의 조카임을 알게 됩니다. 스토브 광택제 광고판을 얹고 다니는 칙을 다시 만나 '수정된 사명'을 듣는 것도 이때입니다.

제7~9장: 갈퀴에 걸린 여인, 로즈마리, 놀이 엄마

파르는 운하 옆 공장 부지의 울타리를 넘어 나무 그늘에 앉아, 쇠갈퀴로 쓰레기를 건지는 늙은 프랑스계 캐나다인 에티엔 프로방셰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에티엔은 가난한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주급 육 달러에서 거의 전부를 신부에게 냅니다. 그러다 갈퀴에 죽은 여인이 걸려 올라옵니다. 직공 엘리지안 시루아로, 가슴에 방 열쇠와 쪽지가 묶여 있습니다. 쪽지에는 병든 머리 탓에 딸 로즈마리와 함께 죽을 것 같아 혼자 떠나며 아이를 부탁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파르는 쪽지와 열쇠를 들고 떠납니다.

열 번째 구역 공동주택 꼭대기 방에서 파르는 겁에 질린 어린 소녀 로즈마리를 발견합니다. 그는 말없이 눈물 어린 미소로 아이의 경계를 풀고, 아이는 헝겊 인형을 건넵니다. 파르는 아이를 안고 거리로 나와 가진 돈 전부로 빵과 우유를 먹이고, 밤새 운하 옆 나무 아래서 재웁니다. 아침에 에티엔이 이를 알게 되자 둘은 함께 아이를 돌보기로 하고, 에티엔이 소개한 선량한 부인 집에 아이를 맡긴 파르는 수도회사 현장에서 도랑 파는 일을 시작합니다. 점심때 동료 인부들이 음식을 나누어 주고, 저녁에 마일렛 부인 집에서 파르는 하숙인 젤리 디온을 만납니다. 공장 직물 검사실에서 일하는 타두삭 출신 아가씨 젤리는 로즈마리의 '놀이 엄마'가 되겠다고 하고, 아이는 파르를 "한 분뿐인 아빠"라 부릅니다. 운하를 함께 걸으며 젤리는 캐나다 농가 처녀들이 공장 도시로 오는 사연을 들려주고, 에티엔은 그녀와 농부 르루의 아들 장 사이에 아버지들의 불화로 갈린 사랑이 있다고 귀띔합니다.

제10~11장: 가난한 이들을 위한 독, 도시의 주인들

에티엔, 파르, 젤리가 로즈마리를 함께 돌보는 사이 무더운 여름이 공장 지대를 덮치고 아이들이 줄줄이 죽어 갑니다. 파르는 컨솔리데이티드에서 인부 감독으로 승진하지만 그날 로즈마리가 열이 올라 눕습니다. 에티엔이 캐나다 성녀 안느 성지 순례를 제안하자 파르는 회의하면서도 받아들입니다. 이튿날 젊은 의사가 장티푸스로 하루 안에 죽을 거라고 선고하며, 도드 대령 일파가 강물을 그대로 수도관에 흘린다고 폭로합니다. 늙은 의사는 위로뿐이었고, 에티엔은 수도꼭지의 점액을 보고 분노하며, 다음 날 아이는 숨을 거둡니다.

파르는 로즈마리를 흰 영구차에 보내지 못하고 무릎에 관을 올린 채 묘지로 가고, 에티엔은 무덤에 장난감을 늘어놓고 이 아이들을 순교자라 부릅니다. 파르는 슬픔보다 도둑맞은 사람의 분노를 느낍니다. 그날 저녁 시청 경찰 청문회에서 에티엔을 앞세워 시장과 시의원들 앞에 선 파르는, 소심한 에티엔이 떨며 독이 든 물이 아이들을 죽인다고 외치는 것을 지켜봅니다. 시장은 둘을 쫓아냅니다. 복도에서 사람들이 환호와 의심으로 갈리는 가운데 파르는 컨솔리데이티드를 그만둔 사실과 자기 이름을 밝히고 이 도시에 남겠다고 선언합니다.

제12~13장: 왕좌의 발치, 싸움의 선언

마리온 시의 거물 심즈 도드 대령은 매일 꽃다발을 안고 출근하고, 비서 케이트 킬고어와 새를 닮은 비서실장 피터 브릭스가 그를 받듭니다. 대령은 댄버그 마을 수도 사업가들이 은행 채권 거절로 곤경에 빠졌다는 엔지니어 스넬의 보고를 듣고 회유책을 지시합니다. 이어 주 보건위원장 도흘 박사가 가정 방문 조사로 컨솔리데이티드의 물이 독이라는 보고서를 들고 와 호수로 수도를 옮기라고 촉구합니다. 대령은 비용과 당의 이해, 은행 공황을 들어 보고서를 서랍에 넣고 박사를 눌러 앉힙니다. 박사는 굴복한 채 나가다 대기실의 젊은 낯선 사내를 스칩니다.

대령은 거울 앞에서 표정을 고쳐 잡고, 기업이 필요하면 정화는 하겠지만 간섭은 받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댄버그의 데이비스 일행이 몰려와 은행 담합과 인수 음모를 따지자 대령은 시치미를 떼고, 화가 난 데이비스는 설계도 두루마리로 책상 위의 꽃병과 꽃다발을 쓸어 버립니다. 대기하던 파르가 수도꼭지 점액 꾸러미를 들고 들어와 순수한 물을 요구하고, 로즈마리의 영혼이 보냈다고 밝힌 뒤 총을 준비하라고 경고합니다. 대령은 변호사 워렌을 부르고 브릭스의 미행은 허탕을 치며, 댄버그 측은 컨버스를 변호사로 고용해 소송에 나섭니다.

제14~16장: 할 수 있는 일, 케이트의 사정, 협동 사업

시민 드류는 파르에게 케이트의 아버지 앤드루 킬고어가 부정한 보고를 거부하다 빚에 몰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연을 들려주고, 대령의 조카 리처드가 케이트에게 구혼 중이라고 전합니다. 파르는 일자리를 찾다 독립 얼음 사업자 프리랜드 노웰을 만나, 컨솔리데이티드가 얼음마저 독점하며 압박한다는 말과 그의 딸이 장티푸스로 죽은 사연을 듣습니다. 파르는 얼음 수레 일을 얻어 여자들에게 끓여 마시라고 알리며 말만 하지 말고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새 신조를 얻습니다.

리처드는 퇴근하는 케이트를 차에 태워 혼인 공고까지 냈다고 몰아붙이지만 케이트는 때가 오면 직접 말하겠다며 버팁니다. 이들이 사는 아파트에 얼음을 배달하러 간 파르는 케이트와 마주치고, 리처드는 숲에서 자기를 모욕한 자라며 그를 알아봅니다. 파르는 어머니 킬고어 부인의 겉치레를 보고 케이트를 둘러싼 사정을 가늠하게 됩니다. 리처드가 억지로 입을 맞추려 하자 케이트는 뿌리치고 산책을 나가고, 킬고어 부인에게 빌려준 오천 달러를 들먹이며 성화를 부리는 리처드에게 부인은 소설에서 얻은 계책을 편지로 알리겠다고 약속합니다. 한편 파르는 마스턴 같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가난한 이들에게 깨끗한 물을 실어 나르는 협동 사업을 이끌고 모인 삼백 달러의 사례를 거절합니다. 그는 이 활동이 오히려 컨솔리데이티드를 받쳐 주는 셈이라며 시 소유 수도라는 구상을 비치되 말을 아낍니다. 대장간에서 칙이 다리 보조기를 만드는 모습에 겸손을 배우고, 드류가 선거 출마를 떠보자 유권자 등록조차 안 했다고 답합니다. 클럽을 나서는 아처 컨버스를 본 파르는 오늘 밤 그를 모셔 오겠다고 장담합니다.

제17~19장: 한여름 밤의 광기, 개종자 몰이

아홉 시에 컨버스가 클럽을 나오기까지 한 시간이 남자 파르는 빈민가로 가서 현관 계단의 에티엔 곁에 앉습니다. 에티엔은 오염된 물 이야기를 했다는 이유로 해고 위협을 받았다고 하면서도 말하겠다고 합니다. 그때 케이트가 로즈 앨리로 들어가고, 리처드와 목사 차림의 전과자 데니스 버크가 뒤를 밟습니다. 파르는 오두막 문을 걷어차 가짜 결혼식을 깨고 도드의 지팡이를 부러뜨린 뒤 케이트와 대로까지 달려 헤어지고, 시간에 맞춰 컨버스 앞에 섭니다.

아무 계획 없이 컨버스를 마주친 파르는 방금 겪은 일을 구실 삼아 기사도에 호소하며 그를 로즈 앨리로 이끕니다. 그러나 컨버스의 존경이 커질수록 양심이 찔려 모퉁이에서 모든 것을 실토합니다. 컨버스는 오히려 호기심을 느끼지만 정치는 싫다고 선을 긋습니다. 마침 마차꾼이 컨솔리데이티드 일당이냐며 시비를 걸자 컨버스는 자신이 그 회사의 적임을 밝히며 소송 이야기를 꺼냅니다. 파르가 스퀘어딜 클럽 간판을 가리키자 컨버스는 규칙 하나를 깨기로 하고 팔을 내밉니다. 모인 노동자들 앞에서 파르는 컨버스의 부친인 전쟁 시절 지사를 위해 묵념하고 회의를 컨버스에게 맡깁니다. 노동자들은 공공 특권을 팔아 치우는 정치, 오염된 강물과 장티푸스로 죽은 가족, 선거 사기 판결, 투표할 사람이 없다는 하소연을 차분히 쏟아냅니다. 컨버스는 정치 밖에 있다고 거듭 말하지만 마음이 크게 흔들리고, 거리에서 파르가 자신의 평온을 망가뜨렸다고 투덜대면서도 책임을 느낍니다. 파르는 홀로 그가 다음 주지사라고 생각합니다.

제20~22장: 한 딸의 대가, 사자와 호랑이, 기사를 모시다

다음 날 아침 술 취한 리처드가 케이트의 어머니 킬고어 부인을 몰아세웁니다. 부인은 소설에서 얻은 계획이었다고 변명하다가 달튼 회사 출납원 시절의 횡령을 털어놓습니다. 리처드는 그 오천 달러를 자신이 주 재무부에서 훔쳐 메우고 있다고 고백하며 딸을 내놓으라고 압박하지만, 부인은 딸을 지키겠다며 발을 뺍니다. 그는 사무실의 케이트에게 어머니 말을 들으라고 하나 케이트는 파혼을 선언하고, 파르를 '수수께끼'라 부르며 리처드의 질투를 삽니다. 늙은 브릭스의 조사는 한심하다고 여깁니다.

댄버그 시민 세 명이 컨솔리데이티드에서 돈을 받고 소송을 접겠다고 하자 컨버스는 분통을 터뜨리며 수임료를 돌려주고 쫓아냅니다. 주청사에 보낸 서기가 모욕을 당했다는 말까지 들은 그는 자신이 이기적이었다는 사실에 스스로 화가 납니다. 결국 도드 대령을 찾아가 개혁을 촉구하지만 사자와 호랑이의 싸움처럼 결렬되고, 대령이 11구의 선동꾼을 흉보자 컨버스는 그가 바로 자신이 찾던 청년임을 짐작해 그와 친구가 되겠다고 선언합니다. 컨버스는 거리에서 파르를 불러 사무실로 데려가고, 그 모습을 케이트가 목격합니다. 정체를 캐묻는 컨버스에게 파르는 로즈마리를 안아 올린 순간부터 자기 삶이 시작됐다고만 답합니다. 컨버스는 파르를 정치 조직책으로 채용하고 파르는 비용만 받기로 합니다. 같은 날 대법원이 부채 한도를 이유로 도시 공영 수도를 막아 도드 대령은 안심하지만, 파르는 방에서 원고를 흔들며 이 계획이면 법을 통과한다고 외치고, 누구냐는 물음에 답할 수 없다며 흐느낍니다.

제23~24장: 퇴물 정치꾼, 호텔의 밀실

늙은 정치꾼 다니엘 브리드가 파르의 낌새를 알리지만 주 위원회는 그를 퇴물 취급하며 주립 박물관 큐레이터 자리를 던져 줍니다. 브리드는 박제 동물에 정치인의 이름을 붙여 관람객을 웃기다 사직하고 『정치 악행 안내서』를 쓰겠다고 협박합니다. 모욕받은 자존심으로 파르를 찾아가 자신의 지역 정보가 도움이 될 거라고 자원하자, 파르는 스파이일 수도 있다고 솔직히 경계하면서도 그를 컨버스와 만나게 하고, 이내 셋은 조용히 큰 성과를 냅니다.

내셔널 호텔에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소리 없이 모이고, 파르는 기자에게 옥수수재배자협회 모임이라며 능청을 떱니다. 술에 취한 도드가 시비를 걸자 파르는 목을 조르고 뺨을 때립니다. 형사 멀라니가 이를 목격하고, 도드는 돈을 주며 파르의 과거를 캐라고 합니다. 그는 환기구로 회의를 엿듣습니다. 컨버스는 스퀘어딜 클럽 지부를 조용히 세우자고 하고, 부채 한도가 난제라는 말에 파르가 '수도 구역'이라는 별도 자치체안을 내놓습니다. 컨버스가 영감이라 평가하는 동안 도드는 달려가 숙부에게 알립니다.

제25~27장: 명예의 문제, 몰려서 맺은 거래, 영혼을 건 흥정

긴 회의 끝에 워렌 판사는 파르의 물 구역 구상에 법적 가능성이 있다며 도드 대령에게 경고합니다. 대령과 조카 리처드는 파르의 약점을 캐내 망신 주자고 벼르고, 속기하던 케이트는 분노합니다. 리처드는 그녀 어머니에게 빌려준 오천 달러를 들먹이며 압박하고, 케이트는 브릭스가 읊은 젤리와 아이 이야기를 받아 적은 뒤 사직서를 내고 공장의 에티엔을 찾아가 파르에게 조심하라고 전해 달라고 부탁하며 '놀이 엄마' 이야기를 듣습니다.

호텔 로비에서 리처드가 노정객 브리드를 비웃지만, 브리드는 느긋하게 돈다발을 내보이며 내기를 걸어 그를 흔듭니다. 불안해진 리처드는 킬고어 부인의 집에 찾아가 주 금고에서 오천 달러를 빼돌려 어머니를 구해 줬다고 털어놓으며 케이트에게 결혼을 강요합니다. 케이트는 냉정하게 조건을 겁니다. 하우드 주지사가 재지명되면 즉시 결혼하고, 아니면 리처드의 문제가 풀릴 때까지 미룬다는 것입니다. 혼자 울던 그녀는 파르를 사랑함을 인정하면서도 그가 이기기를 바랍니다. 주 전당대회 날 도드 대령과 주 위원회는 별실에서 반란 조짐을 두고 입씨름하고, 속삭이는 사운더스는 이미 졌다고 말합니다. 리처드는 탐정 멀라니가 파르의 비밀을 쥐었다며 오천 달러를 달라 하지만 대령은 일축하고, 리처드는 멀라니에게 대령이 오백 달러에도 응하지 않았다고 거짓말합니다. 방청석의 케이트와 연단 아래의 파르가 서로를 바라보고, 리처드는 죄책감에 얼굴을 붉힙니다. 그동안 의장은 주지사 후보 지명을 시작합니다.

제28~29장: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폭탄

기계의 원로들이 하우드 주지사를 재지명하자 파르는 기세에 눌린 주변을 둘러봅니다. 지명 마감 동의가 나오는 순간 그는 의자 위에 올라 묵묵히 서서, 대의원들의 공정한 호응 속에 발언권을 얻어 냅니다. 그는 주 상수도 독점이 부른 죽음을 따지고, 주지사 거부권을 앞세운 재지명의 위험과 시 소유 전환을 연설합니다. 불안한 대령은 리처드와 거래해 오천 달러 수표를 내주고, 리처드는 대부분을 가로챈 채 멀라니에게 이백오십 달러만 쥐여 파르의 정체를 폭로하러 보냅니다.

파르가 열변으로 회장을 사로잡자 대령은 수표를 준 일을 두고 후회와 불안을 오갑니다. 그때 객석에서 '넬슨 싱클러'를 외치는 소리가 터지고, 멀라니는 파르가 네브래스카가 수배한 살인범이라고 선언합니다. 파르가 두 손을 내밀며 체포하라고 하자 방청석의 우체국 감독관이 싱클러는 이미 체포되었다며 나섭니다. 역풍 속에서 파르는 아처 컨버스를 후보로 지명하고 만장일치로 통과됩니다. 오천 달러를 챙긴 리처드는 수표를 현금화해 도주합니다.

제30~32장: 한 소녀의 충동, 냉소의 가면, 빚

브리드가 컨버스의 사무실로 달려가 지명 소식을 전하자 컨버스는 격분하다가 위원단과 함께 대회장으로 향합니다. 파르는 케이트에게 작별의 미소를 보내고 말없이 빠져나가 공장의 나무 아래에 앉습니다. 케이트는 충동에 이끌려 뒤쫓아 와 에티엔의 도움으로 울타리 안에 들어옵니다. 파르는 그녀를 사랑한다고 고백하지만 그녀는 리처드와의 약속을 말하고, 에티엔이 젤리가 타두삭에서 온 장과 곧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오해가 풀립니다.

파르는 에티엔과 함께 집주인 부인의 거실에서 젤리를 만나 이 도시를 영영 떠나겠다고 선언합니다. 눈물로 말을 잇지 못하는 에티엔은 악수도 못 한 채 달아나고, 젤리는 그의 진짜 모습을 믿는다고 일러 줍니다. 파르는 컨버스를 찾아가지만 컨버스가 사진을 보여 주며 모건 브리스톨의 아들 손턴이 아니냐고 추궁합니다. 손턴은 아버지가 신탁금을 횡령하자 그 죄를 대신 뒤집어쓰고 부랑자로 숨었다고 고백하고, 컨버스는 그를 집에 받아들이며 자신의 동업자로 삼겠다고 합니다. 한편 도드 대령은 워렌 판사에게 통합회사가 물 구역 계획을 막을 수 없다는 말을 듣고도 법정 투쟁을 고집하고, 컨버스와 파르가 자취를 감춘 가운데 브리드는 선거를 걱정합니다. 케이트가 리처드의 행방을 물으러 대령을 찾아오자 그는 조카가 오천 달러를 훔쳐 달아났다고 털어놓습니다. 케이트는 어머니가 진 빚을 갚으려 유산과 저축, 가구를 팔아 마련한 오천 달러를 건네며 약속을 풀고 싶다고 합니다. 대령은 그 돈을 제자리에 돌려놓겠다며 돌아섭니다.

제33장: 세상은 문 밖에

서부 도시에서 빚을 정리하고 돌아온 아처 컨버스는 낙관적입니다. 후보가 자리를 비웠다고 따지는 브리드를 오히려 위원회를 다그치도록 내보냅니다. 이어 도드 대령을 찾아가 손턴 브리스톨의 정체를 밝히고 선거 뒷거래를 폭로하겠다고 압박해, 신사적 선거와 수도 문제 협상을 받아 냅니다. 대령은 도시들이 수도 시설을 직접 소유하게 되리라는 통보를 듣습니다. 브리스톨은 케이트를 찾아 나서지만 킬고어 가족은 이사한 뒤입니다. 낙담해 제분소로 간 그를 에티엔이 꾸짖어 마일렛 부인 집으로 보내고, 그곳에서 케이트와 재회합니다. 이름이 아니라 사람됨을 본다는 에티엔의 말처럼, 책은 문이 조용히 닫히며 세상이 밖으로 밀려나는 장면으로 끝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먼지 길의 사내와 예의

책은 아무 목적도 없어 보이는 걸음으로 시작합니다. 자동차 곁에서 일행이 파르의 도움을 받고도 인사 한마디 하지 않자 케이트가 먼저 이렇게 꼬집습니다.

No one has remembered to say 'please' yet,

아무도 아직 “부탁합니다”라는 말을 기억하지 못했군요.

파르가 길에서 읽는 책은 『의상 철학』입니다. 옷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세태를 다루는 글이 그의 처지와 겹칩니다.

Clothes, from the King's mantle downward, are emblematic not of want only

왕의 외투에서 시작해 그 아래의 모든 옷은 필요만을 상징하지 않는다.

농부는 얼굴은 어엿한 사람의 것인데 옷은 부랑자의 것이라 보고 얼굴을 찌푸립니다. 이 첫 장면이 책의 질문을 미리 보여 줍니다. 사람은 옷 때문에 판단받고, 파르는 그 오해를 즐기는 사람입니다.

2. 가마솥 투구의 기사

재러드 칙은 우스꽝스러운 기사입니다. 파르는 그를 놀리며 이렇게 말하고, 노인에게는 자신의 길을 둘러댑니다.

There are knights in fustian as well as knights in armor.

갑옷 입은 기사도 있지만 누더기를 걸친 기사도 있다.

I am out in search of peace of mind.

저는 마음의 평화를 찾아 나선 길입니다.

칙은 순수한 선의일수록 이해받지 못한다고 믿지만, 파르는 눈앞의 다친 가정도 외면하는 그의 계획성을 정확히 짚습니다.

The purer it is the more it is misunderstood.

순수할수록 더 많이 오해받는다.

A knight-errant should not have plans!

편력 기사에게 계획이 있어서는 안 되지!

칙은 이 책의 거울 인물입니다. 그의 이상은 거창하지만 거리의 현실과 만나지 못하고, 훗날 대장간에서 다리 보조기를 만드는 장면에서야 실제 쓸모와 연결됩니다.

3. 능청과 이타심의 최면

파르는 말로 사람을 비껴가는 데 능합니다. 도드 대령이 직업을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I am an architect, your gracious highness.

저는 건축가입니다, 자애로우신 전하.

그가 칙에게 건네는 반어적 충고도 같은 결입니다. 도둑이 득세하는 마을을 보고 던진 시대 풍자도 있습니다.

Real contentment is a rare thing and must be handled very carefully.

진짜 만족은 드문 것이어서 아주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When Opportunity knocks, knock Opportunity down.

기회가 문을 두드리면 그 기회를 때려눕혀라.

웃음 뒤에서 파르가 스스로를 다스리는 방식은 이기심의 선언입니다. 운하 곁에서 에티엔을 만난 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I have hypnotized my altruism.

나는 내 이타심에 최면을 걸어 두었다.

이 문장은 이후 이야기를 읽는 열쇠입니다. 최면은 로즈마리 앞에서 풀립니다.

4. 갈퀴에 걸린 것

에티엔은 가난한 아이들 걱정에 밤잠을 못 이루는 노인입니다. 그의 서툰 영어가 마음의 크기를 오히려 또렷하게 합니다.

Ba gar, I don't sleep the night because I think about dem poor childs.

맙소사, 저 불쌍한 아이들 생각에 밤새 잠을 못 잔다네.

갈퀴에 걸린 여인이 남긴 쪽지와 열쇠를 파르가 가져가는 대목에서, 에티엔은 규칙을 어기는 자신을 이렇게 변명합니다.

It is his smile--it makes me break the law,

저 사람 미소 때문이야. 그 미소가 나로 하여금 법을 어기게 해.

꼭대기 방에서 파르가 홀로 앉은 어린아이를 만나는 순간, 서술자는 그의 마음을 이렇게 전합니다.

He did not want to smile. He wanted to weep.

그는 웃고 싶지 않았다. 울고 싶었다.

이 장면은 책의 중심에 놓여 있습니다. 쪽지가 말하듯 어머니의 죽음은 병든 마음의 결과로 전해지며, 소설은 이를 자극적으로 다루지 않고 남은 아이를 누가 거두는가에 집중합니다.

5. 한 분뿐인 아빠와 놀이 엄마

로즈마리는 조숙한 말투가 아니라 단순한 호칭으로 세 사람을 묶습니다.

One papa and my play-mamma!

한 분뿐인 아빠와 나의 놀이 엄마!

젤리가 들려주는 농가 처녀들의 도시 생활과 그녀와 장 사이에 갈린 사랑 이야기를 듣고 파르는 씁쓸히 웃습니다.

It's a tough old world, Uncle Etienne,

고단한 세상이에요, 에티엔 아저씨.

가난한 사람들이 서로를 새 가족으로 엮는 이 짧은 평화가 곧 닥칠 비극의 크기를 정해 줍니다. 독자는 아이를 향한 세 사람의 애정을 먼저 오래 보게 됩니다.

6. 가난한 이들을 위한 독

제10장은 이 소설의 가장 어두운 대목입니다. 장티푸스 선고를 들은 파르는 맞서듯 외칩니다.

By the gods, she sha'n't die!

신들께 맹세코, 이 아이는 죽지 않을 것이다!

성지 순례를 권하는 에티엔의 믿음 앞에서 그는 회의하는 혼잣말을 합니다.

If faith can move mountains it ought to heal easily one poor, little toddlekins,

믿음이 산을 옮긴다면 불쌍한 어린것 하나쯤은 쉽게 고쳐야 하지 않겠는가.

아이가 숨을 거둔 뒤 파르는 청문회에서 변하기 시작합니다. 그는 어린아이에게 이끌린 자신을 성경 구절에 빗대고, 법을 공부하라는 시장에게 이렇게 맞받습니다.

And a little child shall lead them.

어린아이가 그들을 이끌 것이다.

If we've got to fight the devil we'd better use his weapons.

악마와 싸워야 한다면 그의 무기를 쓰는 편이 낫다.

이 소설은 사회 비판을 사건으로 보여 줍니다. 수돗물이 독이라는 주장이 보고서와 청문회를 거치며 누구의 책임인지 따져지는 과정이, 한 아이의 죽음에서 출발해 도시 전체의 구조로 번져 갑니다.

7. 왕좌의 발치

도드 대령은 거울 앞에서 그날의 표정을 만드는 사람으로 소문나 있습니다.

he stood before that mirror and made up his expression

그는 그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표정을 만들었다.

그는 권력의 눈으로 위험을 판단합니다. 달아나지 않는 개를 경계하라는 비유가 그의 철학입니다.

If the dog doesn't run, but sits down and gnaws the string in two

개가 달아나지 않고 앉아서 끈을 물어 끊는다면.

댄버그의 데이비스는 짓눌린 쪽의 경고를 던지고, 파르는 자신을 낮춥니다.

there comes a time when the rabbit will spit in the bulldog's eye

토끼가 불도그의 눈에 침을 뱉을 때가 오는 법이다.

Just consider me a voice--call me Balaam's ass if you want to.

나를 하나의 목소리로만 여기시오. 원한다면 발람의 나귀라고 불러도 좋소.

대령이 누가 보냈느냐고 묻자 파르가 내놓는 대답은 이 책의 정서를 요약합니다.

The soul of a little girl who was named Rosemarie.

로즈마리라는 이름의 어린 소녀의 영혼입니다.

그런데 대령이 가장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수천 명의 죽음이 아니라 자기 꽃다발이 바닥에 쓸려 떨어진 일입니다. 권력의 허영이 이렇게 우스꽝스럽게 드러나는 장면입니다.

he knocked my flowers on to the floor!

그가 내 꽃을 바닥에 쓸어뜨렸단 말이다!

8.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얼음 장수 노웰은 떠들기만 하는 개혁가에게 냉담합니다. 파르는 그 말을 받아 새 신조를 만듭니다.

It ain't gab and holler that does it!

떠들고 소리친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네!

It's saying, 'I'll do what I can!'--and then keeping your hands busy!

“할 수 있는 일은 하겠다”고 말하고, 그러고는 손을 바쁘게 놀리는 것이다!

파르는 얼음 수레를 몰며 끓여 마시라고 알리고, 마스턴 같은 자원봉사자들과 깨끗한 물을 나릅니다. 청년들에게 건네는 좌우명은 소박합니다.

'Square with the boys and nice to the girls.'

“사내들에게는 정직하게, 아가씨들에게는 다정하게.”

아처 컨버스를 두고는 이런 평을 내립니다.

Spirit of a crusader harnessed by every-day habit!

일상의 습관에 매여 있는 십자군의 정신이로군!

이 대목의 윤리는 거창한 선언이 아닙니다. 눈앞의 사람들을 위해 먼저 손을 쓰라는 실용적 도덕입니다.

9. 킬고어 모녀와 약속의 값

케이트의 이야기는 사랑이 아니라 빚에서 출발합니다. 어머니 킬고어 부인은 딸의 혼사를 상품에 빗대는 항변을 합니다.

But delivering a daughter into marriage isn't like delivering groceries on order!

딸을 시집보내는 일은 주문받은 식료품을 배달하는 것과 다르잖아요!

리처드는 횡령의 구차한 사정을 털어놓으며 이렇게 쏘아붙입니다.

Do you think I picked that five thousand off a rose-bush?

내가 그 오천 달러를 장미 덤불에서 따 온 줄 아시오?

케이트는 어머니의 이름을 지키려고 자신을 걸었음을 담담히 인정합니다.

I have merely bought my mother's good name with myself!

저는 어머니의 좋은 이름을 저 자신으로 샀을 뿐이에요!

파르를 보는 눈은 다릅니다.

I did not find him a renegade. I found him a mystery, Richard.

저는 그를 배신자로 보지 않았어요. 그는 수수께끼였어요, 리처드.

케이트는 침묵하는 수동적 인물이 아니라 비서로서 일을 하고 사직서를 내며 스스로 조건을 정하는 사람입니다. 그녀가 약속에 묶여 있는 한 사랑 이야기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그 약속의 돈을 갚는 제32장에서야 풀립니다.

10. 로즈 앨리의 밤

제17장은 한여름 밤 하루에 책의 두 줄기를 모읍니다. 가짜 결혼식을 깨고 대로로 달려 나온 뒤 파르는 클럽과 거리를 이렇게 구분합니다.

A club must be sanctuary--but the streets belonged to the people.

클럽은 성역이어야 하겠지만, 거리는 민중의 것이었다.

그 직전, 에티엔이 해고 위협을 받는 사연을 듣고 파르는 권력의 사슬을 비꼽니다.

It's a great system, Etienne. Nobody too small--nobody too big!

대단한 체계로군요, 에티엔. 너무 작은 사람도, 너무 큰 사람도 없으니!

헤어질 때 케이트가 던진 질문이 이 책의 호칭을 완성합니다.

Are you a knight-errant?

당신은 편력 기사인가요?

1장에서 조롱으로 쓰였던 기사라는 말이 이제 진지한 물음이 됩니다. 칙의 가마솥 투구가 놀림감이었다면, 파르의 기사도는 맨주먹과 재치로 드러납니다.

11. 컨버스를 설득하다

컨버스는 정치를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노동자들 앞에서 그는 과장된 거절을 합니다.

I'd sooner sail for India with a cargo of hymn-books

차라리 찬송가집을 싣고 인도로 항해하겠다.

푸줏간 노동자는 정치판에서 끌려다니는 신세를 하소연하고, 파르는 진짜 신사를 움직이는 법을 혼자 되뇝니다.

I've got tired of being a steer in politics

나는 정치판에서 끌려다니는 거세한 소 신세가 지긋지긋해졌다.

tap his conscience on the shoulder, point your finger at the enemy, say nothing

그의 양심의 어깨를 두드리고, 적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아무 말도 하지 마라.

도드 대령을 찾아간 컨버스의 담판은 사자와 호랑이의 싸움처럼 끝나고, 서술자는 기사도에 대한 논평을 얹습니다.

argument between a tiger and a lion over the carcass of a sheep

양의 시체를 두고 호랑이와 사자가 벌이는 논쟁.

Even chivalry must needs be spiced with a little strictly personal animosity

기사도조차 어느 정도 철저히 사적인 앙심으로 양념이 되어야 한다.

이 대목은 설득의 방식이 얼마나 강압적이지 않은가를 보여 줍니다. 파르는 컨버스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그가 스스로 책임을 느끼도록 길을 터 줍니다. 정체를 묻는 컨버스에게 파르는 이렇게 답합니다.

my life starts from the minute I picked that little girl up

내 삶은 그 어린 소녀를 안아 올린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12. 퇴물 정치꾼 브리드와 수도 구역

다니엘 브리드는 쓸모없다고 밀려난 노련한 정치꾼입니다. 큐레이터 자리를 던져 주는 위원회에 그는 큰소리로 응수합니다.

I'll scrap before I'll be scrapped.

나는 폐기되기 전에 먼저 싸우겠다.

그가 협박 삼아 내놓는 폭로서의 이름은 책의 풍자적 유머를 드러냅니다.

Breed's Handbook of Political Deviltry.

브리드의 『정치 악행 안내서』.

호텔 밀실 회의에서 부채 한도라는 법의 벽에 막히자, 파르가 내놓는 아이디어는 법의 틈새를 정확히 겨냥합니다.

Has it ever occurred to anybody to form a new municipality for water purposes

물 사업을 위한 새 자치체를 만들 생각을 아무도 해 본 적이 없습니까.

이 소설은 개혁이 연설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낡은 정치꾼의 지식과 변호사의 법 해석, 파르의 발상이 함께 맞물려야 하고, 그래서 브리드 같은 인물이 중요한 일꾼이 됩니다.

13. 전당대회의 폭탄

기계가 완벽히 돌아갈 때 뜻밖의 변수가 끼어드는 법입니다. 별실의 한 위원이 그 직감을 말합니다.

Something is dropped into the gear

톱니바퀴에 무언가가 떨어져 들어간다.

some fellow in overalls who has some kind of a God-given quality

하늘이 준 어떤 자질을 지닌, 작업복을 입은 어떤 사내.

의자 위에 올라선 파르의 연설은 이 책의 절정입니다. 그는 이해관계를 부정하며 시작합니다.

I represent no faction, no interest except the cause of the humble

저는 어떤 파벌도, 낮은 이들의 대의 말고는 어떤 이해도 대표하지 않습니다.

while the hearses are rumbling down your streets

당신들의 거리에서 영구차가 덜커덩거리며 지나가는 동안.

폭탄이 터지는 것은 그 직후입니다. 파르를 살인범으로 몰아세우는 폭로가 나오지만 사건은 이미 해결된 일로 밝혀지고, 파르는 이 역풍을 타고 지명을 호소합니다.

Nominate a champion who will be spotless and unafraid.

티 없고 두려움 없는 투사를 지명하십시오.

이 연설에서 눈여겨볼 점은 파르가 후보로 나서지 않고 컨버스를 내세운다는 것입니다. 앞서 그는 자신을 하나의 목소리로 규정했고, 대회장에서도 같은 태도를 지킵니다. 개혁가를 망신 주는 것이 정치의 확실한 수라는 대령의 말은 이 폭로 시도의 밑바탕이 됩니다.

Disgrace a reformer!

개혁가에게 먼저 망신을 주어라!

14. 사랑의 고백과 가면 벗기

대회가 끝난 뒤 공장의 나무 아래서 파르는 케이트에게 처음으로 속마음을 말합니다. 먼 길의 먼지 속에서 그녀를 처음 알아보았다는 고백입니다.

I had seen the one mate of all the world

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짝을 보았던 것이다.

그러나 케이트는 약속에 묶여 있고 파르는 떠나려 합니다. 그는 스스로를 이렇게 평가해 달라고 합니다.

Remember me as a selfish man who was tired and ran away.

지쳐서 달아난 이기적인 사내로 나를 기억해 주시오.

컨버스는 이 가면을 사진 한 장으로 벗깁니다. 아버지의 죄를 뒤집어쓰고 부랑자로 숨은 손턴 브리스톨의 희생을 그는 이렇게 부릅니다.

You're the son of your father, all right.

자네는 틀림없이 자네 아버지의 아들이군.

Dear folly! Yes, almost noble folly!

사랑스러운 어리석음이로군! 그래, 거의 고귀한 어리석음이야!

도드 대령은 케이트에게서 돈을 건네받은 장면에서 처음으로 진심에 가까운 말을 합니다.

I have been lied to too much lately.

나는 요즘 너무 많은 거짓말을 들었다.

떠돌이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 소설은 이기심이라는 핑계가 사실은 상처를 가리는 가면이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가면 뒤에는 아버지를 지키려던 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15. 세상은 문 밖에

마지막 장에서 컨버스는 낙관의 목소리입니다. 시련 앞에 선 청년에게 건네는 말은 경구에 가깝습니다.

a thistle doesn't hurt much, after all, if you grab it

엉겅퀴도 결국 단단히 움켜쥐면 그리 아프지 않다.

Needs a hot fire to make good steel--that's so,

좋은 강철을 만들려면 뜨거운 불이 필요하지, 그렇고말고.

정치판에서 정직이 낯선 수완처럼 보인다는 풍자도 빠지지 않습니다. 시련 뒤 브리스톨이 얻은 것은 삶을 더 귀하게 느끼는 눈입니다.

I'll know how to appreciate the rest of life more highly.

나는 남은 삶을 더 귀하게 여기는 법을 알게 될 것이다.

낙담해 제분소로 간 그를 맞는 것은 에티엔입니다. 이름이 중요하지 않다는 에티엔의 말과 귀환을 믿었다는 말은 책의 마지막 가치를 요약합니다.

I knew you would come back.

자네가 돌아올 줄 알았네.

It's what you be--that's what I care!

중요한 건 자네가 어떤 사람이냐는 거야. 내가 신경 쓰는 건 그거라네!

케이트와의 재회는 이렇게 맞이합니다. 그리고 책은 한 줄로 닫힙니다.

I knew you would find me here.

당신이 여기서 나를 찾을 줄 알았어요.

that left all the world outside.

그것은 온 세상을 밖에 남겨 두었다.

길 위의 떠돌이가 한 도시의 집으로 돌아오는 구조가 완성되는 장면입니다. 세상 밖을 떠돌던 사내가 마지막에 세상을 문 밖으로 밀어내는 방식으로 끝난다는 대비가 선명합니다.

16. 이 책을 읽는 방법

『떠돌이』는 33장이 비교적 짧아서 장 단위로 끊어 읽기 좋습니다. 처음이라면 1장(먼지 길의 만남), 7~8장(갈퀴에 걸린 쪽지와 로즈마리), 10~11장(아이의 죽음과 청문회)을 먼저 읽어 보세요. 이야기의 방향이 바뀌는 곳이 바로 거기입니다. 이후 14장(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신조), 17장(로즈 앨리의 밤), 28~29장(전당대회의 연설과 폭로), 31~33장(정체와 재회)이 책의 중심입니다. 20세기 초 미국 정치와 공공 서비스의 부패를 배경으로 한 만큼, 대사 속에는 당시의 정치 용어와 지역 말투가 많이 나옵니다. 그러나 개혁가의 이상과 현실적 실무, 권력의 허영과 개인의 양심이라는 틀은 오늘의 독자에게도 낯설지 않습니다. 소설은 로맨스의 옷을 입고 있지만, 정말 읽을 만한 것은 한 사람이 평온을 포기하고 남의 일에 손을 쓰기까지의 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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