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881년 출간
The Prince and the Pauper
왕자와 거지
같은 날 런던에서 태어난 왕자와 거지 소년이 옷을 바꿔 입은 뒤, 서로의 세계에서 궁정의 허례와 가혹한 법을 겪고 제자리를 되찾는 이야기
It may have happened, it may not have happened: but it COULD have happened.
실제로 있었던 일일 수도, 없었던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있을 수는 있었던 일이다.
Dear heart, he should have been born a king!
이런, 이 아이는 왕으로 태어났어야 했는데!
한눈에 보기
런던의 빈민굴 오펄 코트에서 자란 톰 캔티는 진짜 왕자를 한 번 보는 것이 평생의 소원입니다. 궁궐 문 앞에서 웨일스 공 에드워드를 만난 톰은 호기심 많은 왕자와 옷을 바꿔 입고, 얼굴이 똑같은 탓에 서로의 자리에 남겨집니다. 톰은 궁정에서 곤란한 예법과 사라진 국새의 수수께끼를 견디며 왕이 되고, 에드워드는 아버지 존 캔티와 부랑자 무리, 은자와 감옥을 지나며 자기 나라의 법이 얼마나 가혹한지 몸으로 배웁니다. 곁에는 소년을 끝까지 지키는 기사 마일스 헨던이 있고, 고향에서는 동생 휴가 그를 부인합니다. 대관식 날 두 소년이 마주치고 국새의 행방이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정의와 응보로 매듭지어집니다. 열일곱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마크 트웨인 『톰 소여의 모험』 (The Adventures of Tom Sawyer)
-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어린 공주』 (A Little Princess)
- 찰스 디킨스 『올리버 트위스트』 (Oliver Twist)
한 권 요점
The Prince and the Pauper
『왕자와 거지』는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이 1881년에 낸 소설입니다. 트웨인은 1835년에 태어나 1910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본명이 새뮤얼 클레멘스라는 점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톰 소여의 모험』을 쓴 작가가 이번에는 16세기 튜더 잉글랜드로 무대를 옮겼습니다. 이야기는 헨리 8세의 마지막 시기에서 어린 에드워드 6세가 즉위하기까지를 따라갑니다. 책은 서문에서 이 이야기가 아버지에게서 아들로 삼백 년 넘게 전해 내려온 것이라 말하고, 역사인지 전설인지 일부러 흐려 놓습니다. 줄기는 단순합니다. 왕자와 거지가 서로의 자리에 서 보면 무엇을 알게 되는가입니다. 톰은 가난한 이가 보지 못한 궁정의 감옥을, 에드워드는 왕이 몰랐던 백성의 현실을 배웁니다.
줄거리
머리말과 제1~2장: 같은 날 태어난 두 아이
화자는 서문에서 자신이 받아 적는 이야기가 역사일 수도 전설일 수도 있고, 실제로 일어났을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일어날 수는 있었던' 일이라고 말합니다. 16세기 전반 어느 가을날 런던에서 두 아이가 태어납니다. 한 명은 아이를 원치 않던 가난한 캔티 집안의 아들 톰이고, 다른 한 명은 온 영국이 기다리던 튜더 집안의 아들 에드워드, 곧 웨일스 공입니다. 사람들은 낯선 이끼리 얼싸안고 울 만큼 기뻐하며 며칠 밤낮을 먹고 마시고 춤추었지만, 누더기에 싸인 톰을 입에 올린 것은 그를 막 식구로 맞은 가난한 가족뿐이었습니다.
몇 년 뒤 톰은 푸딩 레인에서 갈라진 막다른 골목 오펄 코트의 셋집 3층에서 삽니다. 아버지 존 캔티는 도둑이고 할머니는 거지이며 둘 다 술에 취해 싸우는 것이 일과인데, 아이들을 거지로 내몰되 도둑으로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어머니와 열다섯 살 쌍둥이 누이 벳과 낸은 마음씨가 착합니다. 같은 건물에는 왕에게 쫓겨난 선량한 늙은 사제 앤드루 신부가 살며 톰에게 약간의 라틴어와 읽고 쓰기를 가르칩니다. 톰은 신부의 옛이야기에 빠져 왕자와 궁전을 꿈꾸고, 친구들과 '왕실 놀이'를 하며 점점 왕자처럼 말하게 됩니다. 어느 1월 맨발로 구걸하다 돌아와 매를 맞고 잠든 톰은 또 왕자가 되는 꿈을 꾸고, 아침에 깨어 비참한 현실에 눈물짓습니다.
제3~4장: 문살 사이의 만남, 왕자의 고난
톰은 정처 없이 걷다 웨스트민스터 왕궁 앞에 이르러, 금빛 철문 안의 비단 차림 소년을 보고 한눈에 진짜 왕자임을 알아봅니다. 문살에 얼굴을 댄 톰을 보초가 거지라며 밀치자 왕자가 분노해 그를 들여보내라 명합니다. 에드워드는 톰에게 식사를 주고 하인들을 물린 뒤 오펄 코트의 생활을 묻고, 진흙탕에서 놀고 강에서 헤엄치는 이야기에 한 번만이라도 그렇게 놀 수 있다면 왕관도 버리겠다고 합니다. 둘은 옷을 바꿔 입고 거울 앞에 서는데 얼굴과 체격이 똑같습니다. 톰의 손에 난 멍을 본 왕자는 보초에게 항의하려고 톰의 누더기 차림 그대로 뛰쳐나가고, 보초는 그를 거지로 알고 때려 내쫓습니다. 왕자가 나가며 탁자 위의 물건 하나를 얼른 치워 두는데, 그 물건이 무엇인지는 한참 뒤에야 밝혀집니다.
군중에게 시달리다 풀려난 왕자는 아버지가 가난한 아이들의 집으로 내준 옛 그레이 프라이어스 교회, 곧 크라이스트 병원에서 학생들에게 조롱을 당하고 개에게 쫓겨납니다. 그는 왕이 되면 이런 아이들에게 빵과 잠자리뿐 아니라 책으로 하는 교육도 베풀겠다고 마음먹습니다. 밤이 되자 술 취한 사내가 그의 멱살을 잡습니다. 존 캔티입니다. 왕자가 자신은 웨일스 공이니 왕에게 데려가 달라고 애원하자 캔티는 미쳤다며 비웃고, 구경꾼을 달고 그를 오펄 코트 쪽 골목으로 끌고 갑니다.
제5~9장: 금빛 새장에 갇힌 톰
혼자 남은 톰은 왕자의 방에서 거울과 칼을 만지며 즐거워하지만, 왕자가 돌아오지 않자 불안해집니다. 제인 그레이 아가씨 앞에 무릎을 꿇고 자신은 오펄 코트의 톰 캔티일 뿐이라고 애원하자 왕자가 미쳤다는 소문이 퍼지고, 왕의 이름으로 입에 올리지 말라는 포고가 내려집니다. 톰은 병든 거구의 헨리 8세 앞에 끌려가 "저는 끝났다"며 무릎을 꿇습니다. 왕은 라틴어와 프랑스어로 아들을 시험하다 낙담하지만 광기가 일시적이라 믿고, 반역죄로 갇힌 노퍽 공작의 처형을 서두르라고 명합니다. 톰은 하트퍼드 백작(왕자의 외삼촌)과 세인트존 경에게서 병을 숨기고 왕자임을 부인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습니다. 곤란할 때마다 엘리자베스 공주가 말을 거들어 구해 주고, 하트퍼드는 사기꾼이라면 왕자를 부인하지 않을 것이므로 "정말 미친 왕자"라 결론짓습니다.
첫 어전 점심에서 톰은 손가락으로 먹고, 고운 냅킨이 더러워질까 치워 달라 하고, 손 씻는 장미수를 마시고, 호두를 주머니에 챙깁니다. 코가 가려운데 누가 긁어 줘야 하는지 몰라 모두 쩔쩔매다 결국 직접 긁습니다. 같은 날 오후 잠에서 깬 헨리 8세는 노퍽 공작의 목을 보기 전에는 죽지 않겠다며 대법관을 부릅니다. 사형을 재가하려면 국새가 필요한데 왕은 이틀 전 거둬 갔음을 떠올리고도 어디 두었는지 기억하지 못합니다. 하트퍼드가 왕이 국새를 웨일스 공에게 맡겼다고 일깨우지만 톰은 받은 기억이 없다고 하고, 결국 위원회가 국새를 대신해 사형 집행을 의결합니다. 밤 아홉 시 템스강에는 등불 단 배들이 가득하고, 흰 공단과 보석 차림의 톰이 환호 속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바로 그 시각 진짜 왕자는 빈민가에서 매를 맞고 있습니다.
제10~13장: 궁지에 몰린 왕자, 길드홀, 헨던
존 캔티는 왕자를 오펄 코트로 끌고 가 신분을 대라고 합니다. 왕자가 다시 웨일스 공 에드워드라고 말하자 어머니와 누이들은 톰이 책 때문에 정신이 나갔다고 슬퍼합니다. 캔티와 할머니는 왕자를 때리고 어머니는 막으려다 함께 맞습니다. 톰의 어머니는 톰이 어릴 때 화약에 놀란 뒤로 깜짝 놀라면 손바닥을 바깥으로 해 눈을 가리던 버릇을 떠올려 잠든 소년을 깨워 시험하지만 소년은 그 동작을 하지 않고, 그래도 그녀는 끝내 단념하지 못합니다. 새벽에 앤드루 신부가 맞아 죽어 간다는 소식이 들려 캔티 가족이 도망치는 사이 왕자는 손을 빼고 달아나, 가짜 왕자를 고발하려고 길드홀로 향합니다.
길드홀의 연회에서 톰은 엘리자베스, 제인과 함께 시장과 참사회원들의 영접을 받습니다. 문밖에서 누더기 차림의 진짜 웨일스 공이 소리치다 군중의 조롱을 받을 때 키 큰 사내 마일스 헨던이 나타나 그의 편을 들고, 기병대가 나타난 틈에 소년을 안고 빠져나갑니다. 안에서는 "왕이 죽었다"는 포고가 울려 퍼지고 모두 톰에게 무릎을 꿇습니다. 톰은 하트퍼드에게 왕의 명령이 거역되지 않느냐고 확인한 뒤 노퍽 공작을 죽이지 말라고 명하고, 군중은 "피의 통치는 끝났다"고 환호합니다. 헨던은 소년을 런던 다리의 숙소로 데려가고, 소년은 도중에 아버지의 죽음을 듣고 "에드워드 6세 만세"라는 외침에 자신이 이제 왕임을 깨닫습니다. 소년이 헨던에게 하인처럼 세숫물을 따르라 명하고 헨던은 망상에 맞춰 줍니다. 헨던은 켄트의 헨던 홀 출신으로, 동생 휴의 음모에 쫓겨나 7년간 외국 감옥에 갇혔다가 탈출했다고 털어놓습니다. 소년은 그의 억울함을 풀어 주겠다 약속하며 소원을 묻고, 헨던은 영국 왕 앞에서 앉을 수 있는 특권을 청해 기사로 서임됩니다. 이튿날 헨던이 옷을 손질하는 사이 소년은 사라집니다. 하인은 한 젊은이가 헨던이 부른다며 소년을 데려갔고 험상궂은 사내가 합류하려 했다고 전합니다.
제14~16장: 새 왕 톰의 궁정
새벽에 깨어난 톰은 모든 것이 꿈이었기를 바랐지만 시종은 그를 "에드워드 왕"이라 부릅니다. 옷 한 벌을 입는 데 셔츠가 대주교를 비롯한 고관 십수 명의 손을 거치고, 양말 끈 하나가 망가진 일로 온 궁정이 경악합니다. 어전 회의에서 톰은 선왕의 장례가 다음 달이라는 말에 "그때까지 안 상하겠느냐"고 속삭이고, 미지급 지출 보고에 "작은 집으로 옮기자"고 말하다 하트퍼드의 제지를 받습니다. 왕자 대신 매를 맞는 소년 험프리 말로가 면제를 청하자 톰은 그를 "세습 매맞이 소년"에 임명하고 그의 수다에서 궁정 사정을 얻기로 합니다. 하트퍼드가 사라진 국새의 행방을 묻자 톰은 "그게 어떻게 생겼소?"라고 되묻고, 백작은 병이 도졌다고 여깁니다.
톰은 점차 적응하며 어느 날 사형장으로 끌려가는 남자와 여자와 어린 소녀를 궁으로 불러들이라고 말해 버립니다. 남자는 독살 혐의로 끓는 물에 삶겨 죽을 처지인데 사건 시각에 다른 곳에서 사람을 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풀려납니다. 여자와 아홉 살 딸은 악마와 계약해 폭풍을 일으켰다는 죄로 교수형을 선고받았는데, 톰은 어린아이는 계약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양말을 벗어 폭풍을 일으켜 보라고 한 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자 방면합니다. 궁정 사람들은 왕의 정신이 멀쩡하다고 수군거립니다. 이어 공개 만찬에서 톰은 근위병과 맛보기 담당이 늘어선 가운데 담당 관리가 해 주기를 기다리며 실수 없이 식사를 마칩니다.
제17~21장: 부랑자, 농가, 은자
에드워드는 "헨던이 숲에서 다쳤다"는 말에 속아 헛간에 들어서고, 변장한 존 캔티와 마주칩니다. 캔티는 살인을 하고 이름을 존 홉스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이튿날 에드워드는 러플러가 이끄는 거지와 사기꾼 무리와 모닥불 곁에 앉습니다. 낙인 찍힌 옛 농부 요클이 영국 법을 원망하는 연설을 하자 에드워드는 "그 법의 끝이 오늘 왔다"며 자신이 왕이라고 밝히고, 무리는 그를 '푸푸 1세, 달 바보들의 왕'이라 부르며 양동이 왕관으로 조롱합니다. 새벽에 무리는 길을 떠나고, 에드워드는 휴고가 꾸민 구걸 연극을 망쳐 놓은 뒤 홀로 달아나 쫓겨나고 굶주리며 헛간에서 송아지에게 기대어 잠듭니다.
아침에 에드워드는 가슴 속에 들어온 쥐를 불쌍히 여겨 놓아 줍니다. 두 소녀 마저리와 프리시는 "나는 영국의 왕"이라는 말을 논리로 따져 보고 받아들입니다. 소녀들의 어머니는 그를 정신이 나간 하인으로 짐작하다 궁중 요리 이야기에 눈빛이 살아나는 것을 보고 부엌에서 일하던 사람이라 추정합니다. 에드워드는 설거지와 양모 빗기를 하다 새끼 고양이를 물에 빠뜨리라는 지시를 받고 그만두려 하는데, 때마침 존 캔티와 휴고가 대문으로 다가와 뒷문으로 빠져나갑니다. 숲속 오두막에서 그는 해골과 책을 곁에 둔 은자를 만납니다. 은자는 자신이 대천사이며 교황이 될 운명이었으나 헨리 8세가 수도원을 해산해 쫓겨났다고 분노하다 상냥하게 저녁을 지어 줍니다. 소년이 헨리 8세의 아들임을 확인한 은자는 낡은 부엌칼을 갈고 소년의 손발을 묶습니다. 임종 기도를 올리라는 은자가 칼을 들고 몸을 숙이려는 순간 마일스 헨던이 문을 두드립니다. 은자는 대천사 행세로 헨던을 속여 데리고 나가고, 소년을 풀어 준 것은 존 캔티와 휴고입니다.
제22~24장: 배신, 갇힌 왕자, 탈출
에드워드는 무리로 돌아가 조롱당하고, 휴고에게 몽둥이를 맞은 뒤 결투에서 궁정에서 익힌 검술로 그를 제압해 '싸움닭의 왕'으로 추대됩니다. 도둑질과 구걸은 모두 실패하고 탈출만 노립니다. 복수를 노린 휴고는 마을에서 한 여자의 짐을 훔쳐 에드워드 손에 쥐여 주고 도망쳐, 에드워드가 붙잡히게 합니다. 대장장이가 때리려는 순간 장검을 든 헨던이 막아서고, 에드워드는 "늦었지만 마침 왔구나, 마일스 경"이라며 반깁니다. 치안판사 앞에서 보따리 속은 새끼 돼지로 드러나고, 13펜스 반 이상을 훔치면 교수형이라는 법 때문에 여자는 값을 3실링 8펜스에서 8펜스로 고쳐 말합니다. 그런데 순경이 복도에서 돼지를 8펜스에 사겠다고 흥정하는 것을 헨던이 엿듣습니다. 판사는 에드워드에게 단기 구금과 공개 태형을 선고합니다. 해 질 녘 헨던은 순경에게 복도에서 오간 대화를 한 마디도 틀리지 않고 되풀이해 위증을 부추긴 증거를 쥐고 있음을 보여 주고, 라틴어를 섞은 엉터리 죄명으로 겁을 줍니다. 순경은 돼지를 돌려주고 낡은 감옥 문을 자기 손으로 부수겠다며 항복해 소년은 감옥에 들어가지 않고 빠져나갑니다.
제25~29장: 헨던 홀, 감옥, 채찍, 런던으로
헨던은 소년의 "미친 머리"를 낫게 하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어 헨던 홀로 갑니다. 그러나 응접실에서 만난 동생 휴는 형이 6~7년 전 전사했다는 편지를 받았다며 슬퍼하는 척하고, 아버지와 형 아서도 죽었다고 말합니다. 이디스는 얼굴이 잿빛이 되어 "모르는 분입니다"라고 말하고, 휴가 "내 아내"라고 하자 헨던은 그의 목을 졸라 편지를 조작했다고 외칩니다. 헨던이 이디스에게 눈을 마주 보고 맹세하라고 하자 그녀는 낮지만 또렷하게 그를 모른다고 맹세하고, 휴가 그를 미친 사기꾼으로 몰 것이니 달아나라고 경고합니다. 경관들이 들이닥쳐 헨던과 왕은 함께 결박되어 감옥으로 끌려갑니다.
감옥에서 옛 하인 블레이크 앤드루스가 헨던을 알아보고 몰래 음식을 가져다주며 집안 소식을 전합니다. 아서는 6년 전에 죽었고 아버지는 병중에 휴와 이디스의 혼인을 서둘렀으며, 에드워드 6세는 자비롭고 하트퍼드가 섭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감옥에서 위로가 되어 준 두 여인은 이튿날 화형당하고, 왕은 형벌 받는 죄수들의 사연을 들으며 법을 바꾸겠다고 다짐합니다. 재판에서 헨던은 '건장한 부랑자'로 규정되어 형틀에 앉는 형을 받고, 군중이 달걀을 던지자 왕이 뛰쳐나가 "내 하인을 풀어 주라"고 외치다 채찍질을 받게 됩니다. 헨던은 소년을 풀어 주면 대신 맞겠다고 나서 열두 대를 견디고, 왕은 채찍으로 그의 어깨를 건드리며 백작에 봉한다고 속삭입니다. 형이 끝나자 헨던은 마을에서 쫓겨나 런던의 험프리 말로 경을 찾아가기로 하고, 2월 19일 밤 런던 다리에서 대관식 전야 폭동에 휘말려 왕과 완전히 갈라집니다.
제30~33장과 결말: 인정의 행렬, 대관식, 정의와 응보
그동안 톰은 왕 노릇에 익숙해집니다. 그러면서도 억압받는 이를 편들고, 메리 공주가 사면을 만류하자 "돌 같은 마음 대신 사람의 마음을 달라고 기도하라"고 꾸짖습니다. 진짜 왕자에 대한 걱정은 시간이 갈수록 희미해지고, 어머니와 누이들이 찾아와 자신의 지위를 무너뜨릴까 두려워 점차 생각에서 밀어냅니다. 대관식 날 인정 행렬에서 톰은 "이 모든 것이 나를 위한 것"이라며 도취되다가 군중 속에서 어머니를 발견합니다. 어머니가 달려와 다리를 끌어안자 톰의 입에서 "모르는 여자요!"라는 말이 나오고, 상처 입은 어머니의 얼굴을 본 톰은 수치심에 휩싸여 행렬 내내 고개를 숙입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대주교가 톰의 머리 위로 왕관을 들어 올리는 순간 누더기 차림의 소년이 "그 가짜 머리에 왕관을 씌우지 마라, 내가 왕이다"라고 외치고, 톰은 "그를 놓아라, 그가 왕이다"라고 막습니다. 호국경이 사라진 국새가 어디 있는지 묻자 소년은 개인 집무실의 숨은 보석함을 말하지만 세인트존이 가 보니 국새가 없습니다. 톰이 국새가 둥글고 두껍다는 설명을 듣고서야 그게 무엇인지 알아채고, 그날 아침 에드워드가 탁자 위의 물건을 치우던 일을 되짚어 줍니다. 소년이 기억해 낸 곳은 밀라노 갑옷의 팔 보호구 안이었고 국새는 거기서 나옵니다. 국새를 어디에 썼느냐는 물음에 톰은 얼굴을 붉히며 "호두를 깨는 데 썼다"고 답해 장내가 웃음바다가 됩니다. 에드워드는 톰을 해치지 말라 하고 대관식이 이어집니다.
한편 소매치기에게 돈을 털린 헨던은 말로 경을 찾아 궁 근처에 갔다가 에드워드가 써 준 편지 때문에 왕위 사칭자로 오해받지만 곧 궁정 안으로 안내됩니다. 옥좌의 소년을 본 헨던은 "꿈과 그림자 왕국의 군주가 옥좌에!"라 외치고 놀라 의자를 끌어다 앉습니다. 왕은 이것이 그의 권리라 선포하며 그를 켄트 백작에 봉하고 가문이 대대로 왕 앞에서 앉을 권리를 줍니다. 도착한 휴와 이디스가 그 광경을 보고, 왕은 휴의 작위와 재산을 박탈해 가두라 명합니다. 톰은 크라이스트 병원 이사 중 으뜸 자리와 '왕의 피후견인'이라는 호칭을 얻고 어머니와 누이에게 달려갑니다.
결말에서 휴가 이디스에게 헨던을 부인하라고 강요한 사실이 밝혀집니다. 부인하지 않으면 헨던을 암살하겠다는 위협에 이디스가 따랐던 것입니다. 이디스와 헨던이 증언을 거부해 휴는 기소되지 않았고, 아내를 버리고 대륙으로 가 곧 죽었으며 켄트 백작이 이디스와 혼인합니다. 톰의 아버지는 다시 소식이 없었습니다. 왕은 노예로 팔렸던 농부를 구하고 귀 잘린 변호사를 석방하며 화형당한 여인들의 딸들에게 집을 마련해 줍니다. 매를 주운 소년과 옷감 훔친 여인은 교수대에서 구했지만 사슴을 죽인 사내는 늦어 구하지 못합니다. 켄트 가문은 앉을 권리를 여러 대에 걸쳐 행사하다 청교도 혁명기에 마지막 백작이 전사하며 그 특권도 끝납니다. 톰은 흰머리의 존경받는 노인으로 오래 살며 '왕의 피후견인'으로 불립니다. 책은 에드워드 6세의 짧은 치세가 가혹한 시대에 유난히 자비로웠다는 평과, 고통을 모르는 이들에게 "나와 내 백성은 안다"고 답하던 왕의 말로 끝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일어날 수는 있었던 이야기
책은 제1장이 아니라 화자의 변명으로 시작합니다. 이야기가 아버지에서 아들로 삼백 년 넘게 전해 왔다고 하면서, 정작 그것이 사실인지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It may be history, it may be only a legend, a tradition.
이것은 역사일 수도 있고, 한낱 전설이나 구전일 수도 있다.
사실 여부를 접어 둔 채 "있을 수는 있었던" 일이라는 기준만 남기는 이 문장은 소설 전체의 약속입니다. 독자는 사건이 실제였는지가 아니라, 그런 일이 벌어지면 사람과 제도가 어떻게 보일지를 보게 됩니다.
2. 같은 날, 다른 요람
제1장은 아주 짧지만 책 전체의 구도를 못 박습니다. 한 아기는 온 나라가 기다렸고, 다른 한 아기는 아무도 원하지 않았습니다.
All England wanted him too.
온 잉글랜드도 그를 원했다.
빈민굴의 톰도 가난에 짓눌리기만 한 아이는 아닙니다. 앤드루 신부의 이야기에 빠진 톰에게는 한 가지 소원이 생깁니다.
One desire came in time to haunt him day and night
한 가지 소망이 어느새 밤낮으로 그를 따라다녔다.
톰이 궁정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까닭은 책에서 배운 말씨와 몸가짐 덕분입니다. 이 설정이 '옷만 바꾸면 누구나 왕이 된다'는 단순한 우화가 되는 것을 막아 줍니다.
3. 문살 사이의 만남
궁궐 문 앞에서 먼저 톰을 맞는 것은 환대가 아니라 보초의 호통입니다.
Mind thy manners, thou young beggar!
예의를 지켜라, 이 어린 거지 녀석아!
왕자의 대응은 곧바로 신분의 힘을 보여 줍니다. 그러나 두 소년은 대화가 길어질수록 서로가 상대의 삶을 부러워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에드워드는 아버지에게 매를 맞는다는 톰의 말에 이렇게 받습니다.
Fathers be alike, mayhap.
아버지란 다 비슷한 모양이구나.
옷을 바꿔 입자는 제안은 장난으로 시작됩니다.
Doff thy rags, and don these splendours, lad!
네 누더기를 벗고 이 화려한 옷을 입어 보아라, 얘야!
이 장난의 대가는 바로 치러집니다. 누더기를 입고 뛰쳐나간 왕자에게 보초가 비웃으며 건네는 인사가 그것입니다.
I salute your gracious Highness.
존귀하신 전하께 인사를 올립니다.
4. 금빛 새장
헨리 8세 앞에서 톰은 왕이 자신을 아들이라 부르는 순간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무릎을 꿇습니다.
Then am I undone indeed!
그렇다면 나는 정말 끝장이다!
그가 놀라는 사이에도 왕의 입에서는 다른 사람의 목숨 이야기가 나옵니다. 노퍽 공작의 이름이 나오자 왕이 쏟아내는 말은 권력이 사람의 목숨을 어떻게 취급하는지 보여 줍니다.
Is this man to live for ever?
이 자는 영원히 살 작정이란 말인가?
그러나 이 책의 궁정은 무서운 곳이면서 우스운 곳이기도 합니다. 코가 가려운 톰 앞에서 모두 얼어붙는 장면에서 트웨인은 의전이 얼마나 사람을 무력하게 만드는지 웃음으로 보여 줍니다.
Alas! there was no Hereditary Scratcher.
아뿔싸, 세습 긁개 담당이 없었다!
톰이 고운 냅킨을 치워 달라고 하는 말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 장면의 웃음은 톰을 놀리는 웃음이 아니라 궁정의 예법을 놀리는 웃음입니다.
Prithee, take it away, lest in mine unheedfulness it be soiled.
제발 치워 주시오, 내 부주의로 더러워질까 두렵소.
5. 사라진 국새와 호두
이 책에서 가장 정교한 장치는 국새입니다. 제3장에서 왕자는 나가기 전에 탁자 위의 국가적으로 중요한 물건 하나를 치워 두고, 제8장에서 헨리 8세는 그것을 어디 두었는지 기억하지 못합니다. 제14장에서 하트퍼드가 행방을 묻자 톰은 "어떻게 생겼소?"라고 되묻습니다. 독자는 그 물건이 국새라는 것을 대관식 장면에서 톰이 아침 일을 되짚으며 탁자 위의 물건을 집어 숨기는 에드워드를 묘사할 때 확인하게 됩니다. 제3장에서 제32장까지 이어지는 복선입니다.
Where lieth the Great Seal?
국새는 어디에 있는가?
호국경은 이 질문이 진짜 왕자만 대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대답을 돕는 것은 가짜 왕이 된 톰입니다. 에드워드가 지목한 보석함에는 국새가 없습니다.
Sire, the Seal is not there!
폐하, 국새가 거기에 없습니다!
국새가 있던 곳은 밀라노 갑옷의 팔 보호구 안이었고, 톰은 그것을 어디에 썼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합니다. 나라의 운명이 걸린 물건이 호두를 깨는 도구였다는 사실이 이 책의 관점을 압축합니다. 궁정이 신성하게 여기는 것은 소년의 눈에는 쓸모를 따질 물건일 뿐입니다.
To crack nuts with!
호두를 깨는 데 썼습니다!
6. 왕이라 말하는 거지 소년
오펄 코트에 끌려간 에드워드는 매를 맞고도 신분을 굽히지 않습니다. 그를 지켜보는 가족은 그가 책 때문에 미쳤다고 믿습니다.
I am Edward, Prince of Wales, and none other.
나는 웨일스 공 에드워드이며, 다른 누구도 아니다.
이 장면에서 중요한 것은 톰의 어머니입니다. 소년이 아들이 아니라는 증거가 쌓여도 그녀는 화약에 놀라던 버릇으로 시험하고 또 시험합니다. 이 책에서 가장 끈질긴 것은 권력이 아니라 어머니의 의심이며, 그 의심이 훗날 제31장에서 톰이 어머니를 부인하는 장면의 무게를 만듭니다.
7. 자비의 법
새 왕이 된 톰의 첫 명령은 자비입니다. 노퍽 공작의 처형을 막으며 군중의 환호를 받습니다.
Then shall the king’s law be law of mercy, from this day
그렇다면 오늘부터 왕의 법은 자비의 법이다.
제15장에서 톰은 끓는 물에 삶겨 죽을 처지인 남자의 재판 정황을 묻다가 분개합니다. 신분의 틀 밖에서 온 소년의 눈에는 증거의 허술함이 그대로 보이는 것입니다.
It enrageth me that a man should be hanged upon such idle, hare-brained evidence!
그런 허황하고 경솔한 증거로 사람이 교수형을 당한다니 화가 치민다!
궁정이 "왕의 정신이 멀쩡하다"고 수군거리는 것이 이 장면의 아이러니입니다. 정말로 정신이 맑아진 것은 왕이 아니라, 신분의 틀 밖에서 법을 바라보는 아이입니다. 하트퍼드가 일깨우는 한마디는 이 아이가 가진 권한의 크기를 알려 줍니다.
Thou art the King!
그대가 왕이오!
8. 앉을 권리
헨던과 소년의 첫 밤은 우스꽝스럽습니다. 거지 차림의 소년이 명령을 내리고, 거구의 기사가 그 망상에 맞춰 줍니다.
Prithee pour the water, and make not so many words!
제발 물을 따르고 말을 줄이게!
헨던이 자리에 앉으려 하자 소년은 곧바로 꾸짖습니다.
Forbear! Wouldst sit in the presence of the King?
삼가라! 왕 앞에서 앉으려 하느냐?
헨던은 소원을 묻는 소년에게 왕 앞에서 앉을 특권을 청합니다. 이 농담 같은 포상이 책의 끝에서 다시 돌아옵니다. 제33장에서 옥좌 앞에 의자를 끌어다 앉은 그를 왕이 변호하는 말은 이 대목에 대한 답입니다.
Touch him not, it is his right!
그를 건드리지 마라, 그것은 그의 권리다!
9. 매맞이 소년
제14장의 궁정 묘사는 풍자의 정점입니다. 옷 한 벌이 고관들 손을 거치는 모습이 톰의 눈에는 불난 집의 양동이 릴레이입니다.
Poor little wondering chap, it reminded him of passing buckets at a fire.
어리둥절한 가엾은 소년에게는 불난 집에서 양동이를 넘기는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왕자 대신 매를 맞는 직책의 험프리 말로가 면제를 청하며 하는 말은 이 풍자에서 가장 쓰라린 부분입니다.
My back is my bread, O my gracious liege!
제 등이 곧 제 밥줄입니다, 자애로우신 폐하!
매 맞는 일이 생계가 되는 제도는 웃기지만, 그 웃음 끝에는 가난한 소년의 몸이 직업이 되는 현실이 있습니다. 톰은 그를 세습 매맞이 소년에 임명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직책을 영구히 만들어 버리는데, 소년다운 서투른 호의이자 제도의 우스움입니다.
10. 부랑자 무리와 법
부랑자 소굴에서 에드워드는 자신이 왕이라고 밝힙니다. 무리가 곧바로 지어 붙인 이름이 이 장의 제목이 됩니다.
I am Edward, King of England.
나는 잉글랜드의 왕 에드워드다.
Foo-foo the First, King of the Mooncalves!
푸푸 1세, 달 바보들의 왕!
무리의 놀림 사이에서 정작 귀담아들을 것은 요클의 하소연입니다. 땅을 잃고 구걸하다 낙인찍힌 농부가 하는 말은 소설 전체의 도덕적 고발입니다.
but it was crime to be hungry in England
그러나 잉글랜드에서는 배고픈 것이 죄였다.
법이 굶주림을 처벌하는 곳에서 구걸은 선택이 아닙니다. 에드워드가 휴고의 위장 구걸을 폭로하는 장면은 정의감의 발로이지만, 곧이어 서술자는 도덕이 배고픔 앞에서 얼마나 약한지도 말합니다.
A beggar and a thief!
거지이자 도둑이다!
But hunger is pride’s master
그러나 배고픔은 자존심의 주인이다.
11. 농가와 은자
이 구간은 에드워드가 겪는 두 종류의 믿음을 나란히 놓습니다. 어린 프리시는 논리로 따져 본 뒤 그를 받아들입니다.
If thou art truly the King, then I believe thee.
네가 정말 왕이라면, 나는 널 믿겠어.
반면 은자는 믿음 자체가 광기입니다. 그는 왕이 수도하러 온 줄 알고 소년의 해명을 듣지 않으며 자신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I am an archangel!
나는 대천사요!
수도원이 해산되어 쫓겨난 원한이 헨리 8세의 아들에게 향하는 대목에서 이 책은 아이에게 위험이 가장 가까이 있는 순간을 그립니다. 은자가 묶인 소년에게 던지는 말은 이 책의 가장 섬뜩한 문장입니다.
Son of Henry the Eighth, hast thou prayed?
헨리 8세의 아들아, 기도를 올렸느냐?
12. 법의 얼굴
제23~24장은 법이 얼마나 우스꽝스럽게 가혹한지를 한 장면으로 보여 줍니다. 13펜스 반 이상을 훔치면 교수형이라는 법 때문에 여자는 돼지의 값을 3실링 8펜스에서 8펜스로 고쳐 말하고, 순경은 복도에서 그 돼지를 8펜스에 사겠다고 흥정합니다. 처벌이 사람의 목숨을 좌우하는데 사람들은 그 틈새에서 값을 깎습니다. 헨던은 이 위선을 도구로 순경을 협박합니다.
the pig thou hast purchased for eightpence may cost thee thy neck, man!
네가 8펜스에 산 돼지가 네 목숨을 앗아 갈 수도 있다, 이 사람아!
이 소동 중에 헨던은 자기 신분을 새삼 떠올립니다. 기사라는 신분이 현실의 위기에서 얼마나 쉽게 잊히는지를 보여 주는 웃음입니다.
Bless me, I had totally forgot I was a knight!
맙소사, 내가 기사라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군!
13. 헨던 홀의 부인
이 책에서 가장 아픈 대목은 소년이 왕으로서 맞는 위기가 아니라 헨던이 집에서 맞는 부인입니다. 방이 일흔 개라고 자랑하며 달려가던 그는 집에 이르러 환영의 말을 건넵니다.
Welcome to Hendon Hall, my King!
헨던 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나의 왕이시여!
동생 휴는 아버지를 불러 달라는 형에게 차갑게 답합니다.
One may not call the dead.
죽은 이를 부를 수는 없지요.
그리고 이디스가 던지는 한마디가 헨던의 세계를 무너뜨립니다.
I know him not!
저는 이분을 알지 못합니다!
왕자와 거지의 바뀜이 한 소년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 여기서 드러납니다. 헨던 역시 자기 집에서 신분을 지우고 사기꾼이 된 사람입니다. 결말에서 밝혀지는 이디스의 강요된 부인은, 이 부인이 배신이 아니라 협박이었음을 알려 주고 책의 정의가 개인의 의지가 아닌 구조의 문제임을 상기시킵니다.
14. 채찍과 가짜 작위
왕이 감옥을 지나며 얻는 깨달음은 하나입니다. 아무도 왕을 찾지 않는다는 외로움입니다.
That the King is not missed.
왕이 없어졌는데도 아무도 아쉬워하지 않는다는 것.
그러나 그 곁에는 헨던이 있습니다. 형틀에 앉은 헨던을 구하려던 왕이 채찍질을 당하게 되자 헨던이 나섭니다.
Let him go--I will take his lashes.
그를 놓아주시오. 그의 매는 내가 맞겠소.
왕이 채찍으로 헨던의 어깨를 건드리며 백작에 봉하는 순간은 이 책에서 가장 우스우면서도 가장 따뜻한 장면입니다.
Edward of England dubs thee Earl!
잉글랜드의 에드워드가 그대를 백작에 봉한다!
헨던은 웃음을 참으면서도 이 가짜 작위를 사랑이 담긴 것으로 여깁니다. 진짜 작위는 책 끝에서 오지만, 이 순간에 이미 헨던은 충성이 제도보다 먼저라는 것을 증명합니다.
15. 톰의 부끄러움
톰이 왕 노릇에 익숙해질수록 책은 오히려 그의 약점을 비춥니다. 인정 행렬에서 어머니가 달려와 다리를 끌어안을 때 톰의 입에서 나온 말입니다.
I do not know you, woman!
나는 그대를 모르오, 여인이여!
이 문장은 헨던 홀의 부인과 대칭을 이룹니다. 이디스는 협박 때문에 부인했고, 톰은 허영과 두려움 때문에 부인했습니다. 수치심은 즉각 닥칩니다. 호국경의 다그침에 톰이 힘없이 답하는 말은 왕관의 무게를 지우고 한 소년의 죄책감만 남깁니다.
She was my mother!
그분은 내 어머니였소!
트웨인은 톰을 순수한 소년으로만 그리지 않습니다. 호사를 맛본 아이가 가장 사랑하는 이를 부인하는 이 장면 덕분에, 톰이 대관식에서 에드워드를 알아보는 순간의 선택이 훨씬 무겁게 읽힙니다.
16. 대관식 날의 두 소년
사원 한가운데에서 누더기 소년이 걸어 나와 왕관을 막습니다.
I forbid you to set the crown of England upon that forfeited head.
잉글랜드의 왕관을 그 자격 잃은 머리에 씌우는 것을 금한다.
그 순간 톰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 하지 않고 소년 편에 섭니다. 앞선 장면의 부끄러움이 여기서 대답을 얻습니다.
Loose him and forbear!
그를 놓아주고 물러나라!
이어 두 소년이 국새라는 한 물건 앞에서 서로를 증명해 보입니다. 에드워드는 위치를 말하고 톰은 기억을 되짚어 돕습니다. 신분을 가려내는 마지막 시험이 서로의 도움 없이는 풀리지 않는 구조입니다. 이 장면에서 톰은 지위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지위가 필요 없는 정직함을 택합니다.
17. 정의와 응보
헨던이 옥좌 앞에서 외치는 한마디는 이 책의 이중 구조를 한 문장에 담습니다. 왕관을 쓴 소년은 한때 길에서 매를 맞던 소년입니다.
Lo, the Lord of the Kingdom of Dreams and Shadows on his throne!
보라, 꿈과 그림자 왕국의 군주가 옥좌에 앉아 있도다!
결말은 정의를 베풀지만 모든 것을 구하지는 못합니다. 사슴을 죽인 사내는 늦어 구하지 못했다는 한 줄이 이 책의 균형 감각입니다. 톰의 아버지에 대한 마지막 처리는 짧고 건조합니다.
Tom Canty’s father was never heard of again.
톰 캔티의 아버지는 그 뒤로 다시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책은 에드워드의 말로 끝맺습니다. 고통을 모르는 이들이 법의 가혹함을 가볍게 볼 때 왕은 이렇게 답합니다. 왕이 된 소년의 자비가 책에서 배운 것이 아니라 몸으로 겪은 것에서 나왔다는 점이 이 문장의 힘입니다.
I and my people know, but not thou.
나와 내 백성은 알지만, 그대는 모른다.
18. 이 책을 읽는 방법
『왕자와 거지』는 머리말과 33장, 결말로 이루어져 있고 장이 짧아 어디서든 읽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처음이라면 제3장(톰, 왕자를 만나다), 제7장(톰의 첫 어전 만찬), 제17장(푸푸 1세)을 먼저 읽어 보세요. 이야기의 풍자와 모험이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이후 제28장(희생), 제31장(인정의 행렬), 제32장(대관식 날)이 책의 감정적 중심입니다. 트웨인은 궁정과 법을 풍자하면서도 소년들을 비웃지 않고, 웃음과 분노를 한 장면 안에 섞어 냅니다. 그 때문에 어린이용 모험담으로 읽다가 어른이 되어 다시 읽으면 요클의 하소연과 순경의 흥정, 이디스의 부인이 훨씬 더 오래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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