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918년 연재
The Land That Time Forgot
시간이 잊은 땅
독일 잠수함을 빼앗은 미국 청년과 선원들이 지도에 없는 화산 분지 카프로나에 닿아, 공룡과 인류 진화의 모든 단계가 한 땅에 뒤섞인 세계에서 살아남으려 애쓰는 이야기
I am here and here must remain.
나는 여기에 있고, 여기에 머물러야 한다.
Life seems a joke, a cruel, grim joke.
삶은 농담처럼 보인다. 잔인하고 냉혹한 농담.
한눈에 보기
그린란드 해안에서 건져 올린 보온병 속 원고가 이야기의 틀이다. 1916년 6월, 산타모니카 조선업자의 아들 보웬 타일러는 어뢰에 맞은 여객선에서 개 놉스와 함께 살아남아 리스 라 루라는 여성을 구한다. 둘은 예인선 선원들과 함께 독일 잠수함 U-33호를 빼앗지만, 포로로 잡힌 폰 쇤보르츠 남작의 음모와 벤슨의 사보타주로 남쪽 바다 끝까지 떠밀려 가 절벽에 둘러싸인 카프로나에 닿는다. 지하 수로로 들어간 분지 안쪽 카스팍에는 수장룡과 알로사우루스, 그리고 아이도 노인도 없는 원시인 부족들이 산다. 요새를 짓고 기름을 찾아내지만 남작의 배신, 리스의 납치, 절벽 위의 고립을 거쳐, 두 사람은 마지막 원고를 병에 담는다. 열다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아서 코난 도일 『잃어버린 세계』 (The Lost World)
- 쥘 베른 『지구 속 여행』 (A Journey to the Centre of the Earth)
- 쥘 베른 『신비의 섬』 (The Mysterious Island)
한 권 요점
The Land That Time Forgot
『시간이 잊은 땅』은 미국 작가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가 쓴 모험 소설로, 1918년에 잡지에 연재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버로스는 1875년에 태어나 1950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타잔』 연작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입니다. 이 책은 열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처음 몇 쪽을 빼면 전부 한 청년이 병에 담아 바다에 띄운 원고의 형식을 취합니다. 무대는 제1차 세계대전 중의 대서양에서 시작해 남태평양의 외딴 땅으로 옮겨 갑니다. 책의 매력은 두 겹입니다. 하나는 잠수함을 빼앗고 지키고 잃는 전쟁 모험이고, 다른 하나는 수천만 년의 생물과 인류의 단계가 한곳에 살아 있는 '잃어버린 세계' 탐험입니다. 이 이야기는 이후 이어지는 연작의 첫 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줄거리
제1장: 그린란드의 보온병, 어뢰, 구명정
이야기는 그린란드 남단 케이프 페어웰에서 시작합니다. 의사의 권유로 여름을 보내러 온 화자가 파도에 떠다니는 보온병을 건져 그 안에 든 원고를 읽고, 독자에게 그대로 옮겨 주겠다고 합니다. 원고의 주인은 산타모니카에서 아버지와 함께 조선소를 운영하는 청년입니다. 그 집안은 독일, 영국, 프랑스, 미국을 위해 잠수함을 지어 왔고, 그는 비행에 뜻을 두고 미군 구급대에 지원해 프랑스로 가던 길이었습니다. 1916년 6월 3일 오후 세 시가 조금 넘어 호루라기가 세 번 울리고, 무장하지 않은 미국 여객선이 어뢰를 맞습니다. 떠오른 독일 잠수함은 구명보트까지 포격하는데, 그는 그 배가 자기 조선소에서 만든 것임을 알아봅니다. 그는 에어데일 테리어 놉스를 데리고 바다로 뛰어들고, 어디선가 솟구친 구명보트에 올라탑니다. 물 위에 구명대를 차고 떠 있는 아름다운 여성은 죽은 줄 알았는데 눈을 뜹니다. 그녀는 한때 독일 해군 장교와 결혼할 뻔했다고 털어놓습니다. 밤이 되자 그는 추위에 떠는 그녀를 놉스와 함께 품어 체온을 지켜 줍니다.
제2장: 예인선 전투와 U-33호
아침에 영국 예인선이 둘을 구조하지만, 곧 어제의 그 잠수함이 다시 나타납니다. 예인선 선장은 정면으로 들이받으려 하다 실패하고, 선원들은 잠수함 갑판으로 건너가 백병전을 벌입니다. 놉스가 그를 구하고, 그는 가라앉는 예인선에서 떨어진 여성을 건져 올립니다. 예인선 쪽은 선장을 포함해 아홉 명을 잃고 열 명이 남으며, 독일군은 사령관을 포함해 아홉 명이 포로가 됩니다. 항해사 브래들리와 아일랜드 출신 기관사 올슨이 곁에서 돕고, 잠수함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설계에 참여한 화자 자신이어서 지휘를 맡습니다. 포로 사령관은 폰 쇤보르츠 남작이었고, 여성의 이름은 리스 라 루이며 그가 바로 그녀가 약혼했던 독일 장교였습니다. 영국 항구로 가려 하지만 상선은 도망치고 군함은 포격하며, 무선기는 사라져 있습니다. 남작이 독일 킬로 가자고 제안하자 화자는 차라리 지옥으로 가겠다고 답합니다.
제3장: 사보타주, 틀어진 항로, 가이어호 격침
배 안에서 괴이한 일이 이어집니다. 잠수 탱크 밸브가 열려 있고, 기어에 정이 박혀 있으며, 육분의와 크로노미터가 부서집니다. 보초 윌슨은 리스가 밤에 남작과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다고 하고, 화자는 질투와 의심 속에서 그녀를 떠봅니다. 폭풍 뒤 해가 남쪽에서 뜨는 것을 보고서야 나침반이 조작되었음을 깨닫습니다. 계산해 보니 이천오백 마일가량 항로에서 벗어나 있었습니다. 식량과 기름이 떨어지자 스웨덴 범선 발멘호를 대포로 위협해 물자를 받고 영수증을 건넵니다. 그 사이 독일인들이 아래에서 선원들을 제압하고, 화자는 쇠고랑을 찬 채 총살 선고를 받지만 집행은 미뤄집니다. 잠수함이 케이프 혼을 돌아 태평양에 들어서던 날, 독일 순양함 가이어호가 나타납니다. 리스가 열쇠와 권총을 건네고, 화자는 올슨과 리스의 도움으로 어뢰를 장전해 발사 신호를 보냅니다. 순양함이 가라앉는 사이 영국 선원들이 독일인들을 다시 제압합니다. 화자가 그녀를 의심했던 일을 사과하자 리스는 앞으로 자신을 '라 루 양'이라 부르라고 선을 긋습니다.
제4장: 벤슨의 고백과 카프로나
리스는 벤슨을 눈여겨보라고 귀띔합니다. 화자는 별자리를 보고 항로가 서쪽으로 틀어진 것을 확인하지만, 곧 벤슨에게 갑판으로 떠밀려 나가고 잠수함은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합니다. 물이 탑 꼭대기까지 차오르는 순간 배가 다시 떠오릅니다. 소리에 깬 리스가 벤슨을 쏘고 잠수 탱크를 닫은 것이었습니다. 벤슨은 그날 밤 숨을 거두며 혼자 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조선소에서 쫓겨난 원한 때문에 독일 첩자가 되었고 무선기와 계기를 없애고 나침반을 속였다는 것입니다. 벤슨은 식수에도 손을 댄 듯, 독일 선원 셋이 구토를 일으킵니다. 그때 배 앞에 거대한 절벽의 땅이 나타납니다. 나침반 바늘이 육지만 가리키자 브래들리는 18세기에 카프로나라는 이름의 자기성 대륙을 기록했다는 항해가를 떠올립니다. 해안에서 화자는 사람도 짐승도 아닌 시신을 발견하고, 곧 바닷물에 섞여 나오는 따뜻한 민물과 떠내려온 꽃 핀 덤불을 보고 절벽 밑에 지하 수로가 있음을 알아냅니다. 잠수함은 그 터널로 들어가 햇빛이 드는 강에 이릅니다. 양치류가 하늘로 솟은 강가에서 수장룡이 덮치고, 독일 선원 한 명이 끌려가 목숨을 잃습니다. 올슨이 도끼로 괴물을 쓰러뜨려 스테이크와 수프가 됩니다.
제5장: 내해, 알로사우루스, 정전 협정
일행은 강을 거슬러 오르다 뜨거운 김이 오르는 거대한 내해에 이릅니다. 화자는 카프로나가 옛 거대한 화산의 꼭대기가 날아간 분화구였으리라고 추측합니다. 차가운 샘물이 흐르는 만에 닻을 내린 뒤 화자는 모두를 갑판에 모아 제안합니다. 국적의 증오를 이곳에 가져오지 말고 한 조직으로 일하자는 것이었습니다. 폰 쇤보르츠는 조건을 따져 본 뒤 동의하고, 화자가 사령관, 브래들리와 올슨과 남작이 부관이 되며 이 네 사람이 군법 회의를 이룬다는 합의가 이루어집니다. 사냥에 나선 화자와 화이틀리는 붉은 사슴을 잡았다가 그것을 가로채는 열 피트 높이의 거대한 도마뱀과 마주칩니다. 심장과 척추를 맞고도 한참 달려오던 그 짐승을 놉스가 막지만 꼬리에 맞아 날아가고, 놉스는 크게 놀랐을 뿐 무사히 돌아옵니다. 남작은 그것이 쥐라기의 알로사우루스일 거라고 말합니다. 일행은 배 안이 견딜 수 없으니 육지에 야영지를 만들기로 합니다.
제6장: 유인원 무리, 요새, 아흠
멀리서 U-33호의 포 소리가 울려 급히 돌아가던 사냥대는 오백 명이 넘는 유인원과 원시인 무리와 맞닥뜨립니다. 네안데르탈인을 닮은 우두머리가 돌진하자 일제 사격으로 무리를 흩고, 그를 포로로 잡습니다. 다음 날부터 일행은 통나무를 베어 건물을 세우고, 얼마 지나 샘 곁에 한 변 약 135피트의 돌담 요새를 쌓습니다. 이 과정에서 남작이 독일 선원 플레세르를 때려 코뼈를 부러뜨리자 화자는 권총으로 막아서고, 재판 없이는 누구도 처벌할 수 없다고 선언합니다. 그날 밤 리스는 삶이 잔인한 농담이라는 생각을 털어놓다가 사실은 외롭고 고향이 그립다고 고백합니다. 포로는 암 또는 아흠이라는 이름이고, 이곳이 카스팍이며 자기도 곧 '갈루'가 될 거라고 말합니다. 9월 3일 일지에서 화자는 브래들리의 서쪽 탐사 보고를 싣습니다. 절벽은 오를 수 없고, 분지는 한때 물로 가득 찼음을 알게 되었다는 내용입니다. 9월 7일에는 브래들리가 다시 길을 떠나 있고 아흠이 사라진 가운데, 남작과 올슨이 북쪽에서 기름이 솟는 곳을 찾았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제7장: 사랑의 밤, 납치, 배신
이후 장은 10월 8일 절벽 꼭대기에서 쓰는 마지막 기록의 형식입니다. 화자는 리스와 함께 기름 간헐천에 가서 정제소를 세우는 일을 돕고 요새로 돌아옵니다. 남작과 독일 선원들은 잠수함을 타고 기름을 정제하러 남습니다. 플레세르가 탄약과 식량을 받아 간 지 사흘 뒤 밤, 망루에서 화자와 리스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합니다. 리스는 남작과의 약혼이 고모가 사회적 이유로 맞춘 것이었고 자신은 처음부터 화자를 사랑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튿날 아침 그녀의 방은 비어 있고, 샘 옆에는 거대한 발자국과 격투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그때 요새 서쪽 성벽이 포탄에 맞아 무너집니다. 호수로 달려간 일행은 정제에 성공한 남작이 약속을 깨고 U-33호를 몰고 떠나는 모습을 봅니다. 화자는 리스를 데려간 것이 남작이 아니라 원시인이라 판단하고 혼자 쫓아가기로 하며, 올슨과 화이틀리와 윌슨을 요새에 남깁니다.
제8장: 차의 불가와 동굴의 밤
화자는 놉스와 함께 발자국과 천 조각을 따라 하루 스무 마일 넘게 북상합니다. 해 질 녘 높은 절벽 아래 모닥불가에서 리스를 둘러싼 부족을 보는데, 우두머리 차가 그녀를 자기 짝이라 외치고 있었습니다. 화자는 아흠의 말로 맞서 권총으로 차를 쓰러뜨리고, 밤의 맹수들이 몰려들자 부족의 동굴 하나를 차지하고 하룻밤을 지냅니다. 부족에서는 아이도 노인도 보이지 않고 웃는 사람도 없습니다. 아침마다 여자들은 올챙이가 가득한 따뜻한 웅덩이에 몸을 담그며 '아타'라고만 설명합니다. 그들은 남쪽에서 와서 북쪽에서 '갈루가 된다'고 말합니다. 나흘째 사냥 중에 화자는 길을 잃고, 숲속에서 영국인 존 티펫의 무덤을 발견합니다. 묘비에는 1916년 9월 10일 티라노사우루스에게 죽었다고 적혀 있습니다.
제9장: 창을 든 사람들, 소타
무덤 앞에서 화자는 창과 돌칼을 든 더 발달한 부족 반들루에게 붙잡힙니다. 그는 유도 기술로 셋을 쓰러뜨리고 소총으로 위협해 대화에 이르는데, 그 사이 두 명이 목숨을 잃습니다. 우두머리 토조의 동굴에는 벽화가 있고, 화자는 이 종족들의 서열을 파악합니다. 맨 아래 말을 못 하는 알루, 그 위로 곤봉의 보루, 도끼의 스토루, 창의 반들루, 그리고 활을 쓰는 크로루와 최상위 갈루가 있습니다. 토조가 아내 소타를 때리자 화자가 말리고, 소타는 곧 크로루가 되어 떠난다고 속삭입니다. 밤사이 묶여 있던 화자를 아침에 토조가 죽이겠다고 하자, 소타가 몰래 칼을 들고 와 풀어 주고 함께 탈출합니다. 사흘을 걸어 크로루 마을 입구에 닿자 소타는 혼자 들어가고, 그는 홀로 남쪽으로 돌아가 스토루의 절벽에 도착합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살이 발린 뼈만 흩어져 있고, 리스의 것으로 보이는 뼈는 찾을 수 없습니다. 일주일 넘게 헤매다 윌리엄 제임스의 무덤을 보고, 길을 잃었다고 확신한 그는 사흘간 절벽을 기어올라 꼭대기 동굴에 자리를 잡습니다.
제10장: 하이에노돈, 코, 혼인 서약
절벽 위에서 화자는 활과 창을 만들고 표범 가죽 옷을 지으며 마지막 기록을 씁니다. 일주일 뒤 총성이 들려 내려다보니 세 마리의 하이에노돈에게 한 사람이 몰려 있습니다. 그는 직감으로 리스임을 느끼고 세 발을 쏘아 모두 쓰러뜨립니다. 수천 피트를 뛰어 내려가는데 "보웬!" 하는 비명이 들리고, 코가 리스를 업고 달아나고 있었습니다. 그는 칼 하나로 코와 맞붙다가 리스의 외침에 정신을 차려 그를 쓰러뜨립니다. 리스는 부족이 다른 부족에게 쫓겨 더 높은 절벽으로 옮겨 갔고, 놉스는 어느 날 사라졌으며, 코에게서 사흘간 도망쳤다고 말합니다. 리스는 다람쥐처럼 절벽을 올라 동굴에 닿습니다. 그날 밤 달빛 아래 두 사람은 하늘을 향해 혼인을 맹세합니다. 구조의 희망이 없다고 판단한 두 사람은 보웬 J. 타일러 주니어와 리스 라 루 타일러라고 서명한 원고를 바다에 던질 준비를 마치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보온병 속의 원고
책은 구조부터 독특합니다. 그린란드 해안을 어슬렁거리던 화자가 우연히 병을 건지고, 그 병이 이 모든 이야기를 건너 줍니다. 화자는 먼저 자기가 이야기와 무관하다고 선을 긋습니다.
Greenland! As a descriptive appellation, it is a sorry joke
그린란드라니! 이름으로는 서글픈 농담이다.
그리고 자신을 지우겠다는 선언이 이어집니다.
In two minutes you will forget me.
2분이면 당신은 나를 잊을 것이다.
원고 첫머리에서 이미 결말의 윤곽이 드러납니다. 돌아가지 못한다는 선언입니다.
I am here and here must remain.
나는 여기에 있고, 여기에 머물러야 한다.
독자는 어떻게 되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거기에 이르렀는지를 따라가게 됩니다. 병이 바다에서 건져졌다는 사실이 곧 마지막 장의 약속이 지켜졌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건져 올린 순간의 놀람은 이렇게 표현됩니다.
a perfectly good quart thermos bottle turning and twisting in the surf
멀쩡한 1쿼트짜리 보온병이 파도 속에서 빙글빙글 구르고 있었다.
2. 어뢰와 구명정
제1장의 충격은 화자가 자기 손으로 만든 배에 공격당한다는 데 있습니다. 포격 속에서 그는 그 잠수함의 설계를 줄줄이 꿰고 있는 사람입니다.
I knew her to a rivet.
나는 그 배를 리벳 하나하나까지 알았다.
공격하는 배가 자기 조선소의 작품이라는 죄책감은 『프랑켄슈타인』을 떠올리게 하는 비유로 이어집니다. 그 분노가 첫 맹세로 나옵니다.
I swore that I should live to avenge her murder.
나는 그녀의 죽음에 복수하기 위해 살아남겠다고 맹세했다.
그러나 그 맹세는 곧 뒤집힙니다. 시체인 줄 알았던 얼굴이 눈을 뜨는 순간입니다.
She was not dead!
그녀는 죽지 않았다!
복수를 다짐한 사람이 구조해야 할 사람을 얻는 반전으로 책의 동력은 복수가 아니라 보호로 바뀝니다.
3. 리스와 놉스
이 책의 여주인공은 구출당하는 인물에서 머물지 않습니다. 첫 밤 추위 속에서 리스는 불평 대신 이렇게 말합니다.
We must grin and bear it,
우린 웃으며 견뎌야 해요.
화자는 두 번째 침몰에서 그녀를 건져 올린 뒤, 그 가냘픈 몸에 든 기질을 이렇게 평가합니다.
possessed the heart and courage of a warrior
전사의 심장과 용기를 지니고 있었다.
한편 여자 앞에서 어쩔 줄 모르는 화자와 달리 놉스는 능숙하게 호감을 얻는데, 이 개와 주인의 대비가 책 전체의 유머를 이룹니다.
that I might wish to be Nobs
내가 놉스가 되고 싶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
4. 예인선 전투와 포획한 U-33
제2장의 백병전은 책에서 가장 전통적인 해양 모험 장면입니다. 영국 선원이 화자의 손에 권총을 쥐여 주며 건네는 한마디가 분위기를 말해 줍니다.
Tyke ’er an’ use ’er,
받아서 쓰세요.
이긴 뒤의 사정이 더 고약합니다. 잠수함은 손에 넣었는데 어느 편도 믿어 주지 않습니다. 이 소외가 이후 모든 선택을 낳습니다.
but no one would listen
그러나 아무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
독일로 가자는 남작의 제안에 화자가 내놓는 답은 짧습니다.
That place is hell.
그곳은 지옥이다.
화자는 이 대답을 석 달이 지난 지금도 영국에 닿지 못했다고 쓰면서 아이러니하게 마무리합니다.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이 갈 곳 없는 곳으로 떠밀려 가는 구조가 카프로나로 가는 길을 놓습니다.
5. 배신자를 찾는 눈
제3장은 첩보 추리극의 얼굴을 합니다. 화자는 의심을 숨기지 못하고 식사 자리에서 리스를 떠봅니다. 그가 꺼내는 일반론은 의심의 방향을 드러냅니다.
Men are often glad to die for an ideal
사람들은 이상을 위해 기꺼이 죽기도 한다.
그녀는 몸을 돌려 떠나지만, 나중에 차분히 되묻습니다. 누가 그런 말을 했느냐는 질문입니다.
Who told you that I spoke with Baron von Schoenvorts at night
내가 밤에 폰 쇤보르츠 남작과 이야기했다고 누가 말하던가요.
Then two men have lied,
그렇다면 두 사람이 거짓말을 한 거군요.
두 증인이 모두 한 사람의 말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나중에야 밝혀집니다. 화자는 사과하지 못하고 오히려 냉대를 받는데, 이 서먹함이 로맨스를 한동안 미룹니다.
6. 해가 남쪽에서 뜨다, 가이어호 격침
항로가 틀어졌음을 알리는 장면은 책에서 가장 깔끔한 단서입니다.
Either the sun was rising in the south
해가 남쪽에서 뜨고 있거나.
나침반이 속았다는 결론이 이어집니다. 굶주림 때문에 화자는 해적질에 가까운 선택을 하고, 대포로 상대를 멈춰 세웁니다.
Fire a shot across her bow,
저 배 뱃머리 앞으로 한 발 쏴라.
그가 영수증과 서약서를 남기는 장면은 이 책이 전쟁 중에도 신사다운 질서를 붙잡으려는 모험 소설임을 보여 줍니다. 그런데 이 모든 배려가 반란으로 되돌아오고, 쇠고랑을 찬 그에게 리스가 열쇠를 건넵니다. 그녀의 태도는 호의가 아니라 명령입니다.
I have given you a chance to do something—now do it!
당신에게 기회를 줬어요. 이제 해내세요!
Never could aim have been truer.
이보다 정확한 조준은 없었다.
7. 벤슨의 반역
화자가 가장 믿던 사람이 배신자였다는 제4장의 반전은 별자리에서 나옵니다.
the constellations which should have been dead ahead were directly starboard
정면에 있어야 할 별자리가 바로 우현에 있었다.
갑판에서 가라앉는 배를 붙들고 있는 장면은 이 책에서 가장 긴박한 순간입니다. 그를 구한 것은 오해했던 바로 그 사람입니다.
It might have been a very different result but for Miss La Rue.
라 루 양이 아니었다면 결과는 전혀 달랐을 겁니다.
벤슨의 마지막 고백은 악당치고 쓸쓸합니다.
I did it alone,
나 혼자 한 일이오.
그는 증오를 쏟아 놓고 숨이 끊어지기 전에 속삭입니다.
Now—I—lay me—down—to—sleep
이제 나는 눕니다, 잠들기 위해.
어린 시절의 기도가 증오 끝에서 되살아나는 이 대목은 버로스가 악역에게 허락한 드문 인간미입니다.
8. 카프로나
브래들리의 질문은 이 책의 문을 엽니다. 18세기의 항해가가 쓴 기록에 관한 기억이 현실로 닿습니다.
Did you ever hear of Caproni?
카프로니라는 사람 얘기 들어 본 적 있습니까?
나침반을 홀리는 금속, 해변도 항구도 없는 절벽이라는 설명에 화자는 위험을 기회로 바꿉니다.
Caprona has been luring us upon her deadly rocks.
카프로나가 우리를 죽음의 바위로 꾀어 왔군.
We must find water on Caprona, or we must die.
카프로나에서 물을 찾아야 한다. 아니면 죽는다.
그가 해변에서 본 시신은 사람인지 짐승인지 알 수 없는 존재였습니다. 이 첫 장면이 이후 반복되는 질문, 곧 이 땅의 존재들이 어디까지 사람이냐는 문제를 미리 던집니다.
9. 지하 강과 중생대
카스팍으로 들어가는 길은 이야기의 가장 시각적인 구간입니다. 잠수함이 시커먼 터널로 들어갈 때 화자의 불안은 이렇게 표현됩니다.
dark as the pit of perdition
지옥의 구덩이처럼 어두운.
햇빛 속에서 처음 마주하는 것은 괴수입니다. 올슨이 수장룡을 보고 내뱉는 말은 이 책의 유머 감각을 압축합니다.
the giraffe comin’ up out o’ the bottom of the say
바다 밑에서 올라오는 기린을 좀 보십시오.
곧이어 파충류가 갑판으로 몰려들자 화자는 이 광경을 이렇게 압축합니다.
a veritable Mesozoic nightmare
그야말로 중생대의 악몽.
총알이 먹히지 않는 괴물을 도끼로 잡고 곧바로 구워 먹는 장면은 공포와 식욕이 나란히 가는 모험담의 즐거움을 보여 줍니다. 잠수함이라는 도구가 카프로나 안으로 들어갈 유일한 수단이었다는 설정도 이야기의 필연성을 만듭니다.
10. 내해와 알로사우루스
내해에 이르러 화자는 과학자의 말투로 분화구 이론을 펼칩니다. 숲이 두 시대의 식물을 섞어 놓은 모습은 그 상징입니다.
as though two distinct periods of geologic time had overlapped and merged
마치 서로 다른 두 지질 시대가 겹쳐 합쳐진 것처럼.
알로사우루스 장면에서는 화자와 화이틀리의 농담이 이어집니다. 코끼리를 만들던 조수 신이 도마뱀 부서로 옮겨졌다는 농담입니다.
temporarily transferred to the lizard-department
잠시 도마뱀 부서로 전속된.
총을 맞고도 달려오는 짐승에 대해 남작은 냉정하게 설명합니다. 이때 가장 정확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 가장 불쾌한 사람이라는 점이 이 인물의 특징입니다.
the intelligence of death to reach and be impressed upon the minute brain
죽음의 소식이 그 작은 뇌에 닿아 새겨지기까지.
이 장면의 주인공은 놉스입니다. 꼬리에 날아갔다 돌아온 개를 화자는 이렇게 묘사합니다.
the most chastened dog I have ever seen
내가 본 가장 풀 죽은 개.
11. 정전 협정과 폰 쇤보르츠
제5장 끝에서 화자는 전쟁을 분지 바깥에 두자고 호소합니다. 이 호소는 이 책이 전쟁 소설에서 탐험 소설로 넘어가는 문턱입니다.
carry our racial and political hatreds into Caprona
우리의 민족적, 정치적 증오를 카프로나에까지 가져가다.
shall we bury our animosities and work together
우리는 적의를 묻고 함께 일할 것인가.
그러나 합의는 오래가지 않습니다. 남작이 선원을 때리는 장면에서 화자는 그의 본성을 한 줄로 평가하고, 법에 따르지 않은 처벌은 안 된다고 선을 긋습니다.
von Schoenvorts was a coward at heart
폰 쇤보르츠는 속으로는 겁쟁이였다.
이 대치는 훗날의 배신을 예고하는 복선입니다. 약속을 받아 낸 쪽이 화자라는 점이 그의 낙관과 순진함을 함께 보여 줍니다.
12. 리스의 철학과 요새의 일상
카스팍의 첫 밤, 리스는 이 땅의 소리를 들으며 자신의 하찮음을 말합니다.
Life seems a joke, a cruel, grim joke.
삶은 농담처럼 보인다. 잔인하고 냉혹한 농담.
You are a comic little figure, hopping from the cradle to the grave.
당신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깡충깡충 뛰는 우스운 작은 인물이다.
화자가 아이러니로 받자 리스는 곧 철학의 가면을 벗습니다.
I am very, very homesick and lonely
저는 몹시, 몹시 고향이 그립고 외로워요.
요새 시절의 일지는 위험이 일상이 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 줍니다.
We are all becoming accustomed to adventure.
우리는 모두 모험에 익숙해지고 있다.
브래들리의 보고가 몇 줄에 불과하다는 화자의 웃음은 모험이 일과가 된 사람들의 무뎌짐을 짚습니다. 나중에 외로운 절벽에서 화자가 이 철학을 기억하는 대목이 이 장면과 연결됩니다.
13. 사랑과 배신
제7장에서 이야기가 급변합니다. 망루의 밤은 책의 정점이자 곧 무너질 행복입니다.
I love you beyond all conception.
저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당신을 사랑해요.
That was the happiest evening of my life
그날은 내 생애 가장 행복한 저녁이었다.
다음 장면의 낙차가 이 구조의 목적입니다. 새벽의 빈방과 오전의 포성이 연달아 닥칩니다.
Lys had been stolen!
리스가 납치당했다!
The cur had broken his every pledge
그 비열한 자는 모든 서약을 깨뜨렸다.
납치와 배신이 한꺼번에 닥치자 화자는 남은 세 사람을 요새에 두고 홀로 길을 떠납니다. 이 선택이 이후 긴 고립을 부릅니다.
14. 갈루가 된다는 말, 아타의 수수께끼
제8~9장은 모험담 속에 과학적 수수께끼를 심습니다. 차의 부족에게 던진 질문의 답은 이상하게 끊어집니다.
After a while we go there
얼마 뒤에 우리는 그곳으로 간다.
화자는 이 부족에게 없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챕니다.
we had never yet seen a child or an old man or woman
우리는 아직 아이도, 노인 남자나 여자도 본 적이 없었다.
아침마다 웅덩이에 몸을 담그는 여자들의 의식은 한 단어로만 설명됩니다.
All they vouchsafed in way of explanation was the single word Ata.
그들이 설명이랍시고 내놓은 것은 '아타'라는 한마디뿐이었다.
화자는 이를 일종의 원초적 종교로 짐작하지만 곧 고쳐 말합니다.
It was a brilliant theory, but it was all wrong.
훌륭한 이론이었지만 완전히 틀렸다.
정답은 이 책에서 밝혀지지 않습니다. 대신 소타의 한마디와 부족마다 다른 도구와 말의 음절 수가 단서로 깔리고, 알루에서 갈루에 이르는 서열이 정리됩니다. 소타는 책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조연으로, 화자가 보호해 준 은혜를 칼 한 자루로 갚습니다.
15. 홀로 선 절벽, 구출, 서명
제9장 끝의 화자는 가장 낮은 곳에 있습니다. 그는 살고 싶은 이유조차 짐승의 본능이라 여깁니다.
I clung to life because some ancient, reptilian forbear had clung to life
나는 어느 옛 파충류 조상이 삶에 매달렸기에 삶에 매달렸다.
마지막 원고 문장은 병 속의 유서처럼 읽힙니다.
for God’s sake, come and get me!
제발, 와서 나를 데려가 달라!
그러나 총소리가 이 선언을 뒤집습니다. 코와의 싸움에서 화자는 짐승으로 돌아가 이를 드러내다가 리스의 외침으로 사람의 이성을 되찾습니다.
Your knife! Your knife!
당신의 칼! 당신의 칼을 써요!
마지막 장면에서 두 사람은 구조 가능성을 접고 서로를 선택합니다.
No human agency could have married us more sacredly than we are wed.
어떤 인간의 힘도 우리를 이보다 더 거룩하게 맺어 줄 수 없었다.
책은 구조 여부를 알리지 않은 채 두 사람의 서명으로 끝납니다. 첫 장의 그린란드 화자가 병을 줍는 순간이 곧 이 원고가 닿았다는 증거이지만, 그들이 구조되었는지는 열려 있습니다.
16. 이 책을 읽는 방법
『시간이 잊은 땅』은 열 개의 짧은 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속도가 빨라 하루 이틀이면 읽을 수 있습니다. 처음 읽는다면 1장(구명정과 리스), 4장(카프로나 진입과 지하 강), 6장(리스의 철학과 요새), 8~9장(갈루의 수수께끼)의 순서로 짚어 보세요. 마지막 10장은 결말이자 책의 감정적 정점입니다. 이 책은 사실에 맞는 과학 소설이 아니라, 공룡과 원시인을 한 무대에 올려 놓고 빠르게 달리는 모험 활극입니다. 세부에서 시대적 편견이나 과장이 눈에 띌 수 있으니 1910년대 대중 잡지 연재물이라는 배경과 함께 읽으면 좋습니다. 이어지는 이야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책만으로도 하나의 완결된 비극적 로맨스이자 모험으로 읽힙니다.
ReadGem 앱 소개
ReadGem 앱은 세계 고전을 읽으며 언어를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돕는 다국어 독서 플랫폼입니다.
원문과 번역을 문장별로 나란히 보여 주어 언어 간 표현을 비교할 수 있고, 모든 작품의 모든 문장을 TTS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ReadGem 앱의 서재는 퍼블릭 도메인의 오래 사랑받은 작품을 중심으로 하며, 삽화가 실린 책도 많습니다.
ReadGem 앱은 독자와 함께 번역을 만들어 가는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읽다가 더 나은 표현이 떠오르는 문장을 만나면, 스마트폰에 설치된 AI 앱에 그 문장의 새 번역을 요청하고 결과를 ReadGem에 보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인 제안은 검토를 거쳐, 가장 좋은 것(또는 여러 제안을 합친 것)이 모든 독자가 읽는 번역이 됩니다.
아직 번역이 없는 언어에서는 처음부터 AI와 함께 번역을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번역본이 없다는 이유로 고전을 읽지 못하는 일이 그렇게 줄어듭니다.
『시간이 잊은 땅』의 영어 원문을 ReadGem 앱에서 직접 들어 보세요.
모든 문장을 원어 음성으로 따라 들으며 이야기를 귀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ReadGem 앱은 Android와 iOS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