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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Gem · 한 권 요점

기원전 8세기경 전승

The Iliad

일리아스

트로이 전쟁 10년째, 모욕당한 아킬레스의 분노가 파트로클로스의 죽음과 헥토르의 죽음을 부르고, 늙은 왕이 아들의 시신을 찾으러 적의 막사를 찾아가기까지의 이야기

Achilles’ wrath, to Greece the direful spring Of woes unnumber’d, heavenly goddess, sing!

아킬레스의 분노는 그리스에 끝없는 재앙의 샘이 되었으니, 하늘의 여신이여, 노래하라!

Think of thy father’s age, and pity mine!

그대 아버지의 나이를 생각하고, 내 처지를 가엾게 여기시오!

한눈에 보기

전쟁 10년째, 아가멤논이 사제의 딸을 돌려보내는 대신 아킬레스의 전리품 브리세이스를 빼앗자 아킬레스는 전열에서 물러난다. 제우스는 그의 어머니 테티스의 청을 들어 트로이에 승기를 주고, 파리스와 메넬라우스의 결투와 깨어진 휴전, 디오메데스의 활약과 헥토르·안드로마케의 작별, 헥토르와 아약스의 대결을 지나 그리스군은 함선 앞까지 밀린다. 아가멤논이 내건 화해의 선물도 아킬레스를 돌려세우지 못하지만, 그의 갑옷을 입고 나선 파트로클로스가 헥토르의 손에 죽자 분노는 방향을 바꾼다. 새 방패와 갑옷, 아가멤논과의 화해, 강과 신들 사이의 싸움, 헥토르의 죽음과 장례 경기를 거쳐 마지막 권에서 프리아모스가 아킬레스의 무릎을 붙들고 아들의 시신을 되찾으며 시는 헥토르의 장례로 끝난다. 열일곱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한 권 요점

The Iliad

『일리아스』는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의 이름으로 전해 오는 서사시로, 기원전 8세기경에 지어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호메로스가 누구였는지, 한 사람이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알려져 있고, 시는 오랫동안 구전으로 불리다 글로 정착된 것으로 흔히 설명됩니다. 작품은 24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목은 '일리온', 곧 트로이를 가리키고, 시는 트로이 전쟁 전체가 아니라 전쟁 10년째의 한 국면, 곧 아킬레스의 분노가 불러온 일을 다룹니다. 첫 줄이 그 주제를 못 박습니다. 분노가 일어나고, 그리스는 재앙을 겪고, 친구의 죽음이 분노를 복수로 바꾸고, 복수의 끝에서 분노는 연민 앞에 멈춥니다. 영웅의 명성을 노래하는 시이면서도 전쟁이 사람에게 무엇을 하는지를 끝까지 놓지 않는 책입니다.

줄거리

제1~2권: 분노의 시작, 군대의 시험

포위 10년째, 아폴로의 사제 크리세스가 사로잡힌 딸 크리세이스를 되찾으러 그리스 진영에 오지만 아가멤논은 그를 모욕해 쫓아냅니다. 아폴로가 진영에 역병을 내리자 아킬레스가 회의를 소집하고 예언자 칼카스가 원인을 밝힙니다. 아가멤논은 소녀를 돌려보내는 대신 아킬레스의 전리품 브리세이스를 빼앗겠다고 하고, 아킬레스는 칼을 뽑으려다 팔라스의 만류로 참습니다. 네스토르의 중재도 실패하여 아킬레스는 전열에서 물러납니다. 그의 어머니 테티스가 제우스에게 아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달라고 청하고 제우스가 승낙하자, 헤라가 분개하지만 불칸이 잔을 돌리며 달래 연회로 끝납니다.

제2권에서 제우스는 아가멤논에게 거짓 꿈을 보내 지금 트로이를 칠 수 있다고 속입니다. 왕은 병사들의 마음을 떠보려 귀향을 제안하는데 병사들이 정말 배로 달려가 버리고, 헤라의 뜻을 받은 팔라스와 율리시스가 이를 막습니다. 율리시스는 왕을 헐뜯은 테르시테스를 홀로 때려 잠재우고, 아울리스의 뱀과 새의 징조를 들어 전쟁을 계속하자고 설득합니다. 부족별 편성이 끝나면 그리스 함선의 목록과, 이리스의 경고를 받고 출정하는 트로이 동맹군의 목록이 이어집니다.

제3~4권: 결투와 깨어진 휴전

두 군대가 마주 서자 파리스가 나섰다가 메넬라우스를 보고 물러나고, 헥토르가 그를 꾸짖습니다. 파리스는 헬렌과 재물을 걸고 메넬라우스와 일대일로 겨루자고 제안하고 양측이 서약합니다. 성벽 위에서 헬렌은 프리아모스에게 아가멤논, 율리시스, 아약스 등을 가리켜 알려 줍니다. 결투에서 파리스의 창은 막히고 메넬라우스의 창은 방패를 뚫고도 빗나가며 칼은 부러집니다. 투구 끈에 끌려가던 파리스를 비너스가 구름으로 감싸 침실로 옮기고, 헬렌은 마지못해 따라갑니다. 아가멤논은 승리를 선언하며 헬렌의 반환을 요구합니다.

올림포스에서는 헤라가 트로이의 멸망을 고집하고 제우스는 마지못해 허락합니다. 팔라스가 휴전을 깨러 내려가 판다루스를 부추겨 메넬라우스에게 화살을 쏘게 하지만 화살은 비껴가 가벼운 상처에 그치고, 마카온이 치료합니다. 아가멤논은 진영을 돌며 이도메네우스, 두 아약스, 네스토르는 칭찬하고 율리시스와 디오메데스는 책망합니다. 전투가 시작되어 양측에서 많은 이가 쓰러집니다.

제5~7권: 디오메데스, 헥토르와 안드로마케, 헥토르와 아약스

팔라스의 힘을 입은 디오메데스는 판다루스의 화살에 어깨를 맞고도 기도로 회복하고, 신을 알아보는 눈과 "비너스만은 쳐도 좋다"는 허락을 얻습니다. 그는 판다루스를 죽이고 아이네아스를 바위로 쓰러뜨리며, 아들을 구하던 비너스의 손을 찔러 쫓아냅니다. 비너스는 올림푸스로 도망쳐 어머니 디오네에게 위로받고, 제우스에게서 싸움은 마르스와 팔라스에게 맡기라는 말을 듣습니다. 아폴로는 디오메데스를 물리치고 아이네아스를 치료하며, 마르스는 헥토르를 돕습니다. 주노와 미네르바가 내려와 디오메데스를 몰아붙이고, 그는 마르스까지 찔러 하늘로 쫓아냅니다.

제6권에서 신들이 물러난 전장은 그리스군이 우세합니다. 항복한 아드라스토스를 메넬라우스가 살려 주려 하자 아가멤논이 트로이 사람은 아기까지 없애야 한다며 직접 죽입니다. 예언자 헬레누스의 권고로 헥토르는 도성으로 돌아가 어머니 헤쿠바에게 귀부인들과 함께 미네르바 신전에 제물을 바치라고 전하고, 파리스를 질책하며 헬렌의 자책도 듣습니다. 그 사이 글라우코스와 디오메데스가 진영 사이에서 마주쳐, 조상 대의 손님 우정을 알고 갑옷을 맞바꿉니다. 스카이아 문에서 헥토르는 아내 안드로마케와 어린 아스티아낙스를 만나 눈물의 작별을 합니다.

제7권에서 헥토르와 파리스가 성문을 나서자 미네르바와 아폴로가 헥토르에게 일대일 도전을 하게 하기로 합의합니다. 그리스 장수들이 침묵하자 메넬라우스가 나서나 아가멤논이 말리고, 네스토르는 젊은 날 에레우탈리온을 이긴 이야기로 일동을 꾸짖습니다. 아홉 명이 나서 제비로 아약스가 뽑히고, 아약스와 헥토르는 창과 바위로 싸우다 밤이 되어 전령들이 갈라놓고 칼과 허리띠를 맞바꿉니다. 트로이 회의에서 안테노르가 헬렌을 돌려주자고 하나 파리스가 거부해 휴전만 받아들여지고, 그리스군은 시신을 화장하고 성벽과 해자를 쌓습니다.

제8~10권: 저울, 사절단, 밤의 정탐

제우스는 신들의 회의에서 어느 편이든 돕는 신은 타르타로스에 던지겠다고 위협하고, 이다산에서 운명의 저울을 달아 그리스 쪽이 기울자 벼락을 내립니다. 네스토르가 위기에 빠지자 디오메데스가 구하지만 벼락에 물러나고, 헥토르는 함선을 불태우겠다고 외칩니다. 아가멤논의 기도에 독수리 전조가 나타나 그리스군이 반격하고, 테우케르의 활이 활약하나 헥토르의 돌에 다칩니다. 제우스는 파트로클로스가 죽은 뒤 아킬레스가 일어설 때까지 헥토르가 우세하리라고 예고하고, 밤이 되자 헥토르는 들판마다 불을 지피고 밤샘 경계를 명합니다.

제9권에서 패배한 아가멤논이 눈물로 철수를 제안하자 디오메데스가 거세게 반대합니다. 네스토르는 브리세이스를 빼앗은 잘못을 지적하고, 아가멤논은 황금과 말, 포로, 딸과 일곱 도시를 걸고 화해를 제안합니다. 율리시스, 아약스, 피닉스가 아킬레스를 찾아가지만 그는 보상을 모두 거부하고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합니다. 피닉스는 멜레아게르의 옛이야기로 분노를 달래려 하나 소용없고 아약스는 분개하며, 사절단은 빈손으로 돌아옵니다. 제10권은 잠 못 이루던 아가멤논이 장수들을 모으는 밤입니다. 디오메데스가 정탐을 자원해 율리시스를 동행으로 고르고, 두 사람은 트로이의 돌론을 붙잡아 진영 정보를 캐낸 뒤 죽입니다. 이어 새로 온 트라키아 진영을 습격해 레수스와 병사들을 죽이고 흰 말들을 끌고 돌아옵니다.

제11~12권: 부상자들과 성벽의 함락

새벽에 아가멤논이 앞장서 트로이군을 학살하지만 제우스가 헥토르에게 왕이 물러날 때까지 싸움을 피하라 이르고, 아가멤논은 팔을 찔려 물러납니다. 헥토르가 반격하자 디오메데스는 파리스의 화살에 발을 다치고, 율리시스는 홀로 포위되었다가 아약스와 메넬라우스에게 구출됩니다. 마카온이 부상당해 네스토르의 전차로 실려 가고, 아킬레스의 부탁으로 온 파트로클로스는 네스토르의 긴 회고와 간청을 듣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그는 부상당한 에우리필루스를 치료합니다.

제12권에서 폴리다마스는 전차를 버리고 걸어서 공격하자고 권하고 헥토르가 따라 다섯 부대로 나뉩니다. 독수리가 뱀을 떨어뜨리는 불길한 징조에 폴리다마스가 물러서자고 하나 헥토르는 그를 겁쟁이라 꾸짖고 밀어붙입니다. 사르페돈이 글라우코스에게 영예를 위해 싸우자고 설득해 성벽에 첫 틈을 내고, 헥토르가 큰 돌로 성문을 부수어 트로이군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제13~15권: 넵튠의 도움, 허리띠의 속임수, 함선 앞의 싸움

제우스가 시선을 돌린 사이 넵튠이 칼카스의 모습으로 두 아약스와 흩어진 장수들을 독려하고, 그리스군은 빽빽한 방진으로 헥토르를 막습니다. 이도메네우스는 여러 적을 쓰러뜨리며 활약하다 아이네아스에게 밀려 물러나고, 메넬라우스는 피산더를 베어 넘깁니다. 폴리다마스가 회의를 권하자 헥토르는 파리스를 꾸짖고 돌아와 아약스와 서로 호언하며 맞섭니다.

제14권에서 아가멤논은 밤에 배를 띄워 달아나자고 하고 율리시스가 분노하며 꾸짖습니다. 헤라는 비너스의 허리띠로 제우스를 유혹하고 잠의 신으로 재웁니다. 넵튠이 그리스군을 이끌고 헥토르는 아약스의 돌에 맞아 실려 나갑니다. 제15권에서 깨어난 제우스는 헤라를 꾸짖으며 앞날을 밝힙니다. 파트로클로스가 죽고 헥토르가 죽은 뒤에야 트로이가 함락된다는 것입니다. 이리스의 명에 넵튠은 분개하며 물러나고, 아폴로가 헥토르를 일으키고 방벽을 허물어 트로이군이 배로 몰려들지만 큰 아약스가 배 위를 오가며 막아 냅니다.

제16권: 파트로클로스의 출전과 죽음

파트로클로스가 눈물로 그리스를 도우라고 간청하자 아킬레스는 갑옷과 미르미돈 군대를 내주되, 함선만 구하고 트로이 성벽까지는 쫓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헥토르가 아약스의 창끝을 베고 배에 불이 붙자 파트로클로스가 출전해 트로이군을 몰아냅니다. 제우스는 아들 사르페돈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파트로클로스가 그를 쓰러뜨립니다. 그러나 경고를 잊고 성벽으로 돌진하다 아폴로에게 무장을 잃고, 에우포르보스에 이어 헥토르의 손에 죽습니다.

제17~18권: 시신을 둘러싼 싸움, 아킬레스의 통곡과 방패

메넬라우스가 쓰러진 파트로클로스의 시신을 지키다 자랑하는 에우포르보스를 창으로 죽입니다. 헥토르는 파트로클로스에게서 빼앗은 아킬레스의 갑옷을 입고 돌아오고, 제우스는 그의 짧은 운명을 예고하며 힘을 줍니다. 아약스가 군대를 모아 시신을 두고 치열한 싸움이 이어지고, 아킬레스의 말들은 주인을 위해 웁니다. 안틸로코스가 소식을 전하러 가고, 메넬라우스와 메리온이 시신을 메고 후퇴합니다.

소식을 들은 아킬레스는 재를 뒤집어쓰고 통곡하고, 바다에서 어머니 테티스가 네레이스들과 올라와 위로합니다. 그는 복수를 위해 죽음도 받아들이겠다고 합니다. 이리스의 전갈에 아킬레스가 참호 위에 나타나 세 번 외치자 트로이군이 흩어지고 시신이 수습됩니다. 트로이 회의에서 폴리다마스의 퇴각론은 묵살되고 헥토르의 고집이 이깁니다. 테티스는 불칸의 대장간을 찾고, 불칸이 우주와 두 도시와 농경과 춤을 새긴 방패를 만듭니다.

제19~20권: 화해, 신들의 싸움, 아킬레스의 학살

새벽에 테티스가 불칸의 갑옷을 아들에게 가져오고, 파트로클로스의 시신이 썩지 않도록 신주를 부어 둡니다. 아킬레스는 회의에서 분노를 거두고, 아가멤논은 광기의 여신 아테 탓이라며 사과하고 선물과 브리세이스를 돌려주며 맹세합니다. 율리시스는 먼저 먹고 힘을 내자고 권하지만 아킬레스는 복수 전에는 먹지 않겠다고 하고, 브리세이스는 시신 앞에서 웁니다. 미네르바가 신주로 그를 붙들어 주고, 무장한 아킬레스에게 말 크산토스가 죽음의 운명을 예언하나 그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제20권에서 제우스가 신들에게 양편에 마음대로 가담하라 하자 신들이 갈라져 땅과 바다가 흔들립니다. 아폴로가 부추긴 아이네아스가 아킬레스와 맞서 서로 가문을 내세우며 창을 던지지만 방패가 창을 막고 넵튠이 그를 안개로 구해 냅니다. 헥토르는 아폴로의 경고로 물러나고, 아킬레스는 폴리도레를 비롯해 수많은 트로이 병사를 베며 피에 젖은 전차로 학살을 이어 갑니다.

제21~22권: 강과의 싸움, 헥토르의 죽음

트로이군이 크산토스 강으로 뛰어들자 아킬레스는 파트로클로스의 제물로 열두 청년을 산 채로 끌어냅니다. 애원하는 리카온과 아스테로파이오스를 죽이자 격노한 강신 스카만더가 물결로 덮치지만, 넵튠과 팔라스의 격려와 불칸의 불길로 강은 항복합니다. 신들끼리도 맞붙어 마르스, 비너스, 디아나가 패하고, 아폴로가 구름 속에 아게노르를 감추고 그 모습으로 아킬레스를 유인하는 사이 트로이군이 성안으로 피합니다.

모두가 성안으로 들어갔어도 헥토르만 스카이아 문 앞에 남습니다. 프리아모스와 헤쿠바가 눈물로 들어오라 간청해도 그는 거절하지만, 아킬레스가 다가오자 두려워 도망쳐 성을 세 바퀴 돕니다. 제우스가 저울에 운명을 달아 헥토르 쪽이 기울자 아폴로가 떠나고, 미네르바가 데이포보스로 변신해 그를 속입니다. 창을 잃은 헥토르는 죽으며 시신을 돌려 달라 빌지만 거절당하고, 발목이 꿰여 전차에 끌려갑니다. 안드로마케가 성벽에서 그 모습을 보고 쓰러집니다.

제23권: 파트로클로스의 장례와 경기

아킬레스는 미르미돈 병사들과 시신 둘레를 세 바퀴 돌며 애도하고, 잠든 그에게 파트로클로스의 혼이 나타나 매장과 한 항아리에 함께 안장되기를 청합니다. 이데 숲에서 나무를 베어 장작더미를 쌓고, 아킬레스는 머리카락을 바치며 짐승과 트로이 포로 열두 명을 함께 태웁니다. 바람이 불을 일으켜 밤새 타고, 뼈를 황금 항아리에 모아 무덤을 쌓습니다. 이어 전차 경주, 권투, 씨름, 달리기, 무장 대결, 원반, 활쏘기, 창던지기 경기가 열려 디오메데스, 에페우스, 율리시스, 메리온 등이 상을 받습니다.

제24권: 프리아모스의 방문과 헥토르의 장례

아킬레스는 파트로클로스를 그리며 새벽마다 헥토르의 시신을 끌지만 아폴로가 그것을 지킵니다. 제우스는 테티스를 보내 몸값을 받으라 하고, 이리스는 프리아모스에게 홀로 가라 합니다. 노인은 헤쿠바의 만류에도 선물을 싣고, 젊은이로 변한 헤르메스의 인도로 아킬레스의 막사에 닿습니다. 그가 아버지를 떠올려 달라 애원하자 두 사람은 함께 울고, 아킬레스는 시신을 내주며 열이틀의 휴전을 허락합니다. 헬렌과 헤쿠바, 아내의 통곡 속에 헥토르의 장례가 치러지고, 시는 거기서 끝납니다.

시가 다루지 않은 뒷일도 책 끝에 짧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트로이는 목마 계략으로 함락되고, 아킬레스는 파리스의 화살에 발뒤꿈치를 맞아 죽으며, 프리아모스는 아킬레스의 아들에게 살해됩니다. 아이아스는 아킬레스의 무구를 두고 오디세우스에게 패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고, 헬렌은 메넬라우스에게 돌아가며, 아가멤논은 귀향해 살해됩니다. 네스토르는 평안히 살고 오디세우스는 이타카로 돌아갑니다.

대목별로 읽기

1. 분노의 시작: 아가멤논과 아킬레스

첫머리는 주제를 선언합니다. 시는 전쟁이 아니라 한 사람의 분노를 노래합니다.

Achilles’ wrath, to Greece the direful spring Of woes unnumber’d, heavenly goddess, sing!

아킬레스의 분노는 그리스에 끝없는 재앙의 샘이 되었으니, 하늘의 여신이여, 노래하라!

다툼의 불씨는 전리품입니다. 브리세이스를 빼앗기려는 아킬레스는 왕의 권위를 정면으로 거부합니다.

Command thy vassals, but command not me.

네 신하들에게나 명령하라, 내게는 말고.

욕설도 오갑니다. 아킬레스는 아가멤논을 겁쟁이라 조롱합니다.

Thou dog in forehead, but in heart a deer!

이마는 개 같으나 가슴은 사슴 같은 자여!

이 장면에서 정의는 어느 쪽에도 온전히 있지 않습니다. 사제를 모욕한 왕에게도, 군대 전체를 볼모로 삼은 영웅에게도 잘못이 있고, 호메로스는 어느 쪽도 가볍게 편들지 않습니다. 신들의 연회를 웃음으로 끝내는 마무리도 같은 태도를 보여 줍니다.

And unextinguish’d laughter shakes the skies.

꺼지지 않는 웃음이 하늘을 흔든다.

2. 군대의 시험과 테르시테스

제2권은 서사시의 통념을 흔드는 장면입니다. 왕이 일부러 귀향을 제안하자 병사들이 정말 배로 달려가 버립니다. 율리시스가 이들을 되돌리며 쓰는 논리는 한 사람의 권위입니다.

To one sole monarch Jove commits the sway

제우스는 한 명의 군주에게 통치를 맡긴다.

왕을 헐뜯은 테르시테스는 율리시스에게 매를 맞고 입을 다뭅니다. 그를 꾸짖는 율리시스의 말은 정당해 보이지만 평민의 불만이 힘으로 눌린다는 사실은 남습니다.

The man who acts the least, upbraids the most?

가장 적게 행동하는 자가 가장 많이 나무라는가?

네스토르가 흔들리는 군대를 다잡는 말도 있습니다.

Ye talk like children, not like heroes dare.

너희는 아이처럼 말하지, 영웅처럼 과감하지 않구나.

이어지는 함선 목록은 군대의 규모를 한 줄로 보여 줍니다. 이리스가 전하는 그리스 대군은 낙엽과 모래에 견주어집니다.

Thick as autumnal leaves or driving sand, The moving squadrons blacken all the strand.

가을 낙엽처럼, 휘날리는 모래처럼 빽빽한 부대들이 해안을 온통 검게 덮는다.

3. 헬렌과 깨어진 휴전

전쟁의 원인이 된 헬렌이 성벽 위에 처음 모습을 드러냅니다. 프리아모스 곁의 노인들은 그녀를 보고 이렇게 감탄합니다.

She moves a goddess, and she looks a queen!

그녀는 여신처럼 걷고 여왕처럼 보인다!

같은 성벽 위에서 안테노르가 전하는 율리시스의 연설은 겉모습과 말솜씨의 대비를 담습니다.

Our ears refute the censure of our eyes.

우리의 귀가 눈의 평가를 뒤집는다.

그러나 일대일 결투로 전쟁을 끝내겠다는 서약은 곧 깨집니다. 제4권에서 에리스, 곧 불화는 이렇게 묘사됩니다.

Small at her birth, but rising every hour

태어날 때는 작으나 시간마다 커지는

화살 한 발이 휴전을 무너뜨리는 과정은 불화가 얼마나 작은 틈으로 자라는지를 보여 줍니다. 아가멤논이 율리시스 등을 책망하는 말도 이 대목에 있습니다.

The first in banquets, but the last in fight.

잔치에는 맨 앞이면서 싸움에는 맨 뒤라니.

4. 디오메데스: 신과 인간의 거리

제5권은 디오메데스의 무공담이지만 핵심은 인간이 신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는가입니다. 신을 알아보는 눈을 얻은 그는 동료에게 이렇게 경고합니다.

’Tis not with Troy, but with the gods ye fight.

그대들이 싸우는 상대는 트로이가 아니라 신들이다.

하지만 인간이 신의 영역을 넘보면 대가가 따른다는 경고도 곧 나옵니다. 아폴로는 인간의 자리를 이렇게 못 박습니다.

A short-lived reptile in the dust of earth.

땅의 먼지 속을 기는 수명 짧은 벌레.

마르스까지 찔러 쫓아낸 디오메데스에게 제우스는 신의 편에서 아들을 꾸짖습니다. 아레스의 본성을 이렇게 규정합니다.

Inhuman discord is thy dire delight,

비인간적인 불화가 너의 끔찍한 낙이로구나.

이 시의 신들은 전쟁을 지켜보는 관객이면서 편을 갈라 싸우는 참가자이기도 합니다. 신이 상처를 입고 올림푸스로 도망치는 장면은 그들을 우스꽝스럽게 만들고, 인간의 죽음은 상대적으로 더 무겁게 느껴지게 합니다.

5. 헥토르와 안드로마케: 스카이아 문의 작별

제6권의 중심은 글라우코스와 디오메데스의 만남과 헥토르의 가족 장면입니다. 글라우코스는 인간 세대를 나뭇잎에 빗대 말합니다.

Like leaves on trees the race of man is found,

나무의 잎처럼 인간의 종족도 그렇다.

이 대화 끝에 둘은 서로 싸우지 않기로 하고 갑옷을 맞바꿉니다. 적대 속에서도 손님 우정의 규범이 이긴 순간입니다. 스카이아 문에서 헥토르는 아내가 눈물짓는 모습을 보기 전에 자신이 죽기를 바랍니다.

Shall neither hear thee sigh, nor see thee weep.

그대의 한숨을 듣지도, 눈물을 보지도 않게 되리라.

그는 갓난 아스티아낙스를 안고 아버지로서 기도합니다.

And rise the Hector of the future age!

그리하여 다음 세대의 헥토르가 되게 하소서!

그가 안드로마케에게 하는 말은 전사의 체념입니다.

All sink alike, the fearful and the brave.

겁쟁이도 용사도 똑같이 가라앉는다.

이 이별은 책 전체의 비극을 미리 보여 줍니다. 헥토르는 도성을 지키려는 의무와 가족 사이에서 의무를 택하고, 그 선택이 22권에서 안드로마케가 성벽에서 바라보는 장면으로 되돌아옵니다.

6. 헥토르와 아약스: 영광을 위한 싸움

제7권의 일대일 대결은 적에 대한 예의를 보여 줍니다. 헥토르는 도전하며 이렇게 선언합니다.

I steal no conquest from a noble foe.

나는 고귀한 적에게서 승리를 훔치지 않겠다.

메넬라우스는 신의 뜻에 승패를 맡기자는 말로 장수들을 달랩니다.

But in the hands of God is victory.

그러나 승리는 신의 손에 있다.

밤이 되어 둘을 갈라놓는 전령들 앞에서, 헥토르는 싸움의 이유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Not hate, but glory, made these chiefs contend;

증오가 아니라 영광이 이 두 장수를 싸우게 했다.

두 사람은 칼과 허리띠를 맞바꾸고 헤어집니다. 영광을 위해 싸우는 이들이 서로를 존중하는 이 장면은 시의 전반부가 그리는 영웅 사회의 이상입니다.

7. 저울과 패배: 제우스의 금지

제8권은 신들의 개입을 금지한 제우스의 선언으로 시작합니다. 그는 황금 사슬로 신도 땅도 바다도 들어 올릴 수 있다고 과시합니다.

I heave the gods, the ocean, and the land

나는 신들과 바다와 땅을 들어 올린다.

주노가 넵튠을 부추기지만 넵튠은 거절합니다.

I war not with the highest.

나는 가장 높은 이와는 싸우지 않는다.

운명의 저울이 그리스 쪽으로 기울고 패전이 이어지자 아가멤논은 자신의 처지를 한탄합니다.

Was ever king like me, like me oppress’d?

나처럼 억눌린 왕이 있었던가, 나처럼?

제우스의 의지가 전쟁의 방향을 정한다는 구도가 이 권에서 분명해집니다. 하지만 인간의 고통은 신의 변덕의 결과이기 전에, 아킬레스를 모욕한 왕의 결정이 낳은 결과이기도 합니다.

8. 사절단과 아킬레스의 거절

제9권에서 패배를 인정한 아가멤논에게 디오메데스가 쏘아붙입니다.

The gods have made thee but by halves a king

신들은 그대를 반쪽짜리 왕으로만 만들었다.

아킬레스의 거절은 보상의 크기와 무관합니다. 그는 겉과 속이 다른 자를 지옥문처럼 혐오한다고 말을 꺼냅니다.

Who dares think one thing, and another tell

한 가지를 생각하면서 다른 것을 말하는 자

그는 목숨은 산더미 같은 금으로도 살 수 없다고 말하며 두 가지 운명 사이의 선택을 밝힙니다.

Life is not to be bought with heaps of gold.

목숨은 금더미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Short is my date, but deathless my renown

내 수명은 짧아도 내 명성은 죽지 않는다.

아킬레스가 화해를 거부하는 것은 단순한 고집이 아닙니다. 명예가 전부인 사회에서 그 명예가 훼손되었을 때, 선물은 오히려 모욕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을 이 장면은 보여 줍니다.

9. 기도의 딸들과 밤의 정탐

피닉스는 기도가 제우스의 딸들이라는 우화로 아킬레스를 설득하려 합니다. 기도는 불의 뒤를 절뚝이며 따르는 존재입니다.

Prayers are Jove’s daughters, of celestial race

기도는 제우스의 딸들, 하늘의 종족이다.

Lame are their feet, and wrinkled is their face

그들의 발은 절뚝이고 얼굴은 주름졌다.

아킬레스는 끝내 움직이지 않고, 아약스는 그의 완고함을 탓합니다. 이어지는 제10권은 영웅담의 어두운 이면입니다. 디오메데스는 야간 정탐에 동행할 사람으로 율리시스를 고릅니다.

And one brave hero fans another’s fire.

용사 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불꽃을 부채질한다.

붙잡힌 돌론이 정보를 털어놓고 목숨을 구걸하지만 디오메데스는 냉정하게 죽입니다.

No—once a traitor, thou betray’st no more.

아니다, 한 번 배신한 자는 더 이상 배신하지 못한다.

전장의 윤리가 어디까지 냉혹해질 수 있는지, 영웅이 항상 고결하지는 않다는 사실을 호메로스는 숨기지 않습니다.

10. 성벽의 함락: 용기와 두려움

제11권의 율리시스는 홀로 포위되어 용기가 무엇인지 되뇝니다. 디오메데스는 부상을 입히고 자랑하는 파리스에게 이렇게 응수합니다.

A coward’s weapon never hurts the brave.

겁쟁이의 무기는 용자를 해치지 못한다.

12권에서 그리스군이 쌓은 성벽은 신의 도움 없이 세운 것이라 오래가지 못합니다. 이 구절은 시 안에서 성벽의 운명을 예고합니다.

Without the gods, how short a period stands The proudest monument of mortal hands!

신이 없다면 인간의 손이 세운 가장 자랑스러운 기념물도 얼마나 짧게 서 있겠는가!

성벽에 첫 틈을 내는 사르페돈은 글라우코스에게 지위에 따르는 책임을 일깨웁니다.

Or let us glory gain, or glory give!

우리가 영광을 얻든, 영광을 내주든!

높은 자리의 특권은 가장 앞에서 위험을 맞는 책임과 짝이라는 이 논리는 영웅 윤리의 핵심입니다.

11. 넵튠과 제우스의 속임수

제우스가 눈을 돌린 사이 넵튠이 그리스군을 독려합니다. 변장한 신은 병사들에게 부끄러움을 일깨웁니다.

Another’s is the crime, but yours the shame.

죄는 남의 것이나 부끄러움은 너희의 것이다.

그가 이도메네우스에게 하는 말은 단결의 힘을 이야기합니다.

Not vain the weakest, if their force unite

가장 약한 자도 힘을 합치면 헛되지 않다.

제14권에서는 헤라가 비너스의 허리띠로 제우스를 유혹합니다. 이다산 꼭대기에서 헤라는 구애하는 남편에게 장소를 따져 묻는 척합니다.

Is this a scene for love?

여기가 사랑을 나눌 자리인가요?

깨어난 제우스는 헤라를 꾸짖고 앞날을 밝힙니다. 헤라가 신들에게 하는 경고가 신들의 서열을 요약합니다.

’tis madness to contest with Jove

제우스와 다투는 것은 광기다.

신들의 속임수와 유혹이 가볍게 그려지는 동안 인간은 그 틈에서 죽고 쓰러집니다. 호메로스의 신들은 가볍고 인간은 무겁다는 대비가 이 구간에서 가장 선명합니다.

12. 파트로클로스의 출전

제16권에서 아킬레스는 끊이지 않는 모욕의 기억이 분노의 뿌리라고 토로합니다.

My wrongs, my wrongs, my constant thought engage,

내가 받은 부당함, 부당함이 내 생각을 끊임없이 사로잡는다.

그는 파트로클로스에게 갑옷을 내주면서 단서를 답니다.

But touch not Hector, Hector is my due.

그러나 헥토르는 건드리지 마라, 헥토르는 내 몫이다.

파트로클로스는 사르페돈을 쓰러뜨린 뒤 경고를 잊고 성벽까지 돌진하다 쓰러집니다. 죽어 가는 그는 헥토르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Vain boaster! cease, and know the powers divine!

헛된 자랑꾼아! 그만하고 신들의 힘을 알아라!

헥토르의 대답은 영웅의 오만과 두려움을 동시에 드러냅니다.

Who knows the will of heaven?

하늘의 뜻을 누가 알겠는가?

파트로클로스는 아킬레스가 그어 준 선을 넘다 죽습니다. 그러나 책은 그의 잘못보다 그 죽음이 아킬레스에게 남기는 결과에 초점을 맞추고, 갑옷과 말이 오가는 사건의 연쇄로 비극을 만듭니다.

13. 아킬레스의 통곡과 방패

제17권에서 메넬라우스는 파트로클로스의 시신 곁에서 그의 됨됨이를 이렇게 말합니다.

In death a hero, as in life a friend!

죽어서도 영웅, 살아서도 벗이었다!

소식을 들은 아킬레스의 반응은 한 줄입니다.

Patroclus dead, Achilles hates to live.

파트로클로스가 죽었으니 아킬레스는 사는 것이 싫다.

그는 자신도 운명을 피하지 못할 것을 알고 있습니다.

The stroke of fate the strongest cannot shun:

가장 강한 자도 운명의 일격은 피하지 못한다.

불칸이 만든 방패에는 평화의 도시와 전쟁의 도시가 나란히 새겨집니다.

The image one of peace, and one of war.

하나는 평화의 모습, 하나는 전쟁의 모습.

전쟁 서사시의 한복판에 춤과 농사, 재판과 잔치가 담긴 방패가 놓이는 것은 책이 전쟁만이 아닌 인간의 삶 전체를 배경에 두고 있다는 뜻입니다. 아킬레스는 그 방패를 들고 곧 그 삶을 베러 나갑니다.

14. 화해와 학살

제19권의 화해는 허무할 정도로 짧습니다. 아킬레스는 복수 말고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Revenge is all my soul!

내 영혼은 온통 복수뿐이다!

말 크산토스가 죽음을 예언해도 그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Portents and prodigies are lost on me.

전조와 기적은 내게 소용없다.

제20권의 신들이 편을 가르는 사이 헥토르는 이렇게 다짐하고, 아이네아스는 말이 쉽게 나오는 무기라고 말합니다.

Deeds must decide our fate.

우리의 운명은 행동이 정한다.

So voluble a weapon is the tongue;

혀는 이다지도 잘 돌아가는 무기다.

학살하는 아킬레스를 두고 서술자는 이렇게 평합니다.

Such is the lust of never-dying fame!

불멸의 명성을 향한 욕망이란 이런 것이다!

15. 헥토르의 죽음

제21권에서 강에 쫓긴 아킬레스는 신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지를 깨닫고 탄식합니다.

Is there no god Achilles to befriend, No power to avert his miserable end?

아킬레스를 도울 신도, 그의 비참한 끝을 막을 힘도 없단 말인가?

제22권, 홀로 성문 앞에 남은 헥토르는 협상을 단념합니다. 추격전의 상품이 무엇인지 서술자가 못 박습니다.

The prize contended was great Hector’s life.

다투어 얻으려던 상은 위대한 헥토르의 목숨이었다.

미네르바에게 속은 것을 깨닫고 그는 마지막 각오를 합니다.

’Tis true I perish, yet I perish great

내가 죽는 것은 사실이나, 위대하게 죽으리라.

죽어 가며 그가 청하는 것은 시신의 안식입니다.

Ah, leave me not for Grecian dogs to tear!

아, 그리스의 개들에게 찢기도록 나를 두지 마라!

아킬레스는 이를 거절하고 시신을 전차에 매달아 끌어갑니다. 이 시는 트로이의 수호자 헥토르를 가장 인간적으로 그려 온 뒤, 그의 죽음을 가장 잔혹하게 보여 줍니다. 독자의 연민은 어느새 아킬레스가 아닌 쪽으로 기울고, 호메로스는 그 불균형을 마지막 권에서 바로잡습니다.

16. 파트로클로스의 장례와 경기

제23권 첫머리에서 잠든 아킬레스 앞에 파트로클로스의 혼이 나타나 나무랍니다.

Sleeps my Achilles, his Patroclus dead?

파트로클로스가 죽었는데 나의 아킬레스는 잠들어 있는가?

혼은 화장이 끝나면 둘이 다시는 만나지 못한다고 말하며 한 항아리에 함께 묻히기를 청합니다.

No more shall meet Achilles and his friend

아킬레스와 그의 벗은 더는 만나지 못하리라.

장례 경기의 분위기는 갑자기 가벼워집니다. 네스토르는 아들에게 전차 경주의 요령을 일러 줍니다.

It is not strength, but art, obtains the prize

상을 얻는 것은 힘이 아니라 기술이다.

안틸로코스는 재치 있는 농담으로 아킬레스의 빠르기를 치켜세웁니다.

Achilles only boasts a swifter pace

아킬레스만이 더 빠른 걸음을 자랑할 뿐이다.

애도와 경쟁, 슬픔과 웃음이 한 자리에 놓이는 이 권은 복수로 일그러진 아킬레스를 다시 사람들 사이로 불러내는 완충입니다.

17. 프리아모스와 아킬레스

제24권의 중심은 늙은 왕이 적의 막사를 찾는 밤입니다. 프리아모스는 아킬레스의 무릎 앞에서 먼저 그의 아버지를 떠올리게 합니다.

Think of thy father’s age, and pity mine!

그대 아버지의 나이를 생각하고, 내 처지를 가엾게 여기시오!

그가 감당하는 굴욕은 자식들을 죽인 자의 손에 입 맞추는 일입니다.

And kiss those hands yet reeking with their gore!

아직 피 냄새가 가시지 않은 그 손에 입을 맞추다니!

두 사람은 각자의 상실 앞에서 함께 울고, 이 장면을 서술자는 이렇게 맺습니다.

They bore as heroes, but they felt as man.

그들은 영웅처럼 견뎠으나 사람으로서 느꼈다.

아킬레스는 제우스의 두 항아리 이야기로 위로를 건네며, 가장 행복한 사람도 순수한 행복은 맛보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시를 닫는 마지막 줄은 승리의 노래도 저주도 아니고 장례의 고요입니다.

And peaceful slept the mighty Hector’s shade.

그리고 위대한 헥토르의 혼은 평화롭게 잠들었다.

『일리아스』는 트로이의 함락도 아킬레스의 죽음도 보여 주지 않고 두 적수가 함께 우는 밤과 헥토르의 장례에서 끝납니다. 승리가 아니라 연민으로 닫는다는 선택이 이 시를 전쟁 문학의 시작이자 가장 인간적인 전쟁 이야기로 만듭니다.

18. 이 책을 읽는 방법

『일리아스』는 24권이고 긴 시여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 어렵다면 핵심 권부터 잡는 편이 좋습니다. 먼저 제1권(분노의 시작)과 제6권(헥토르와 안드로마케)을 읽으세요. 이어 제9권(아킬레스의 거절), 제16권(파트로클로스의 죽음), 제18권(아킬레스의 통곡과 방패), 제22권(헥토르의 죽음), 제24권(프리아모스의 방문)이 시의 뼈대입니다. 제2권의 함선 목록이나 제5권, 제11~13권의 긴 전투 장면은 수많은 이름이 쏟아지므로, 처음에는 등장인물 한두 명에 집중해 가볍게 넘기며 읽어도 흐름을 잃지 않습니다. 신들이 편을 가르는 장면은 엄숙하기보다 익살스러운 구석이 많으니 그 낙차를 즐겨 보세요. 이 시를 읽을 때는 누가 이기는가보다 누가 무엇을 잃는가를 따라가면 영웅들의 말과 행동이 더 입체적으로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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