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862년 출간
The House of the Dead
죽음의 집의 기록
아내를 살해하고 시베리아 감옥에서 10년을 보낸 귀족 유형수의 유고 수기를 통해, 매질과 족쇄와 명절의 연극 속에서도 사람이 사람으로 남는 방식을 기록한 이야기
It was the house of living death.
그곳은 살아 있는 죽음의 집이었다.
Liberty! New life! Resurrection from the dead!
자유! 새로운 삶! 죽은 자들 가운데서의 부활!
한눈에 보기
시베리아 소도시에서 한 편집자가 죽은 유형수 알렉산더 페트로비치 고리안치코프의 원고를 공개하는 데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제1부는 말뚝 울타리 안의 막사, 족쇄와 삭발, 돈과 술로 돌아가는 감옥 경제, 아키미치와 알리와 페트로프 같은 동료, 목욕탕과 크리스마스와 죄수들의 연극을 그린다. 제2부는 병원과 곤장, 아쿨카 남편의 고백, 여름의 동물들과 독수리, 음식 불만으로 번진 집단 항의, 소령의 몰락과 탈출 소동을 거쳐 족쇄가 풀리는 석방의 아침으로 끝난다. 열아홉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 (Crime and Punishment)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하생활자의 수기』 (Notes from Underground)
- 빅토르 위고 『레 미제라블』 (Les Misérables)
한 권 요점
The House of the Dead
『죽음의 집의 기록』은 러시아 작가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으로, 1862년에 책으로 나왔습니다. 도스토옙스키는 1821년에 태어나 1881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시베리아 유형 시절의 경험이 이 책의 바탕에 있다고 흔히 말합니다. 책의 부제는 '시베리아의 감옥 생활'입니다. 구성은 독특합니다. 앞에 놓인 짧은 서문의 화자는 편집자이고, 본문은 그가 죽은 유형수에게서 얻은 원고라는 형식입니다. 원고는 제1부 12장, 제2부 10장으로 이어지며, 줄거리를 따라 달리는 소설이라기보다 감옥의 하루와 사람들을 한 장씩 관찰하고 기록한 수기에 가깝습니다. 죄수의 눈으로 본 막사, 노동, 돈, 명절, 병원, 형벌이 차례로 펼쳐지고, 그 사이에 몇 사람의 사연이 끼어듭니다. 화자는 끊임없이 묻습니다. 사람을 이토록 가두고 때려도 사람은 사람이기를 멈추지 않는가.
줄거리
제1부 제1장: 사라진 유형수의 원고
시베리아의 작은 도시 K에서 화자는 아내를 질투 끝에 살해하고 10년 중노동형을 마친 유형수 알렉산더 페트로비치 고리안치코프를 알게 됩니다. 그는 창백하고 말수가 적으며 몹시 의심이 많아 사람을 피하고, 아이들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치며 삽니다. 화자가 찾아가자 그는 당황하며 경계합니다. 석 달 뒤 그는 의사도 부르지 않고 세상을 떠났고, 집주인은 원고 일부를 불쏘시개로 썼습니다. 외손녀 카티아만이 그를 그리워하며 울었습니다. 남은 원고에는 감옥에서 보낸 10년의 기억이 단편적으로 적혀 있었고, 화자는 이를 '죽은 자들의 집의 수기'로 세상에 내놓기로 합니다.
제1부 제2~4장: 죽은 자들의 집과 첫인상
고리안치코프의 감옥은 요새 뒤편의 말뚝 울타리 안에 있습니다. 보이는 것은 하늘 한 조각과 보초뿐이고, 죄수들은 한 막사에 서른 명씩 갇혀 지내며 십 년 동안 단 일 분도 혼자일 수 없습니다. 죄수는 민간, 군인, 특별 구분으로 나뉘고 옷과 삭발 모양도 다릅니다. 화자는 이들이 허영심이 강하고 뉘우치지 않으며, 욕설조차 예술처럼 즐긴다고 적습니다. 소령에게 매질당하게 된 페트로프의 사건, 존속 살해로 들어온 전직 귀족, 금지된 노동과 고리대금과 밀주와 도둑질로 돌아가는 감옥 경제가 소개되고, 구걸로 받은 첫 한 푼의 기억도 나옵니다.
12월에 도착한 화자는 첫 몇 주만 선명히 기억하고 이후의 세월은 흐릿합니다. 그는 중노동이 힘든 까닭이 강도가 아니라 강제와 무의미함에 있다고 말합니다. 아침 점호와 막사의 말다툼에서 그는 죄수들의 싸움이 대개 말뿐인 오락임을 배웁니다. 귀족 출신 죄수는 민중 죄수들에게 미움받고, 화자의 상자는 첫날밤 도난당합니다. 우직하고 정직한 아키미치가 길잡이가 되어 소령의 만행과 개 '보물' 일화, 성경을 읽다 소령에게 벽돌을 던지고 죽은 죄수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화자는 대장간에서 새 족쇄를 차고, 식당에서 차를 마시다 시기를 삽니다. 제4장에서 가진이 대낮에 만취해 들어서고, 화자는 죄수들이 돈을 갈망하고 구교도 노인에게 저금을 맡기며 축제 때 술로 탕진한다고 설명합니다. 술장수의 밀매, 밀고가 횡행하는 풍경, 청년 시로트킨이 군 복무를 견디다 못해 대위를 찔러 특별 구분에 왔다는 고백이 이어지고, 저녁에 화자는 같은 죄에 다른 형벌이 매겨지는 불평등을 곱씹습니다.
제1부 제5~9장: 첫 한 달, 새로운 사람들, 결단의 사람들
첫날 밤 막사는 자물쇠로 잠기고 도박판이 벌어집니다. 화자는 죄수를 두려워하는 것은 근거 없는 편견이라고 말하며, 매질을 앞두고 겁에 질린 두토프와 맞고도 꿋꿋한 오를로프를 대비합니다. 옆자리의 아킴 아키미치는 등을 만들며 일하고, 카프카스 출신의 누라와 어린 알리는 화자를 따뜻이 대합니다. 알리는 복음서로 화자에게서 글을 배웁니다. 작업에 나가기 전 사흘이 가장 괴로웠다고 화자는 회고하고, 아키미치의 도움으로 하인 노릇을 해 주는 수칠로프와 요리사 오십을 얻습니다. 수칠로프는 다른 죄수와 신분을 맞바꿔 특별 구역에 오게 된 순박한 사람으로, 화자의 말 한마디에 울음을 터뜨립니다. 귀족 출신 밀고자 A—프의 비열함이 화자를 괴롭히지만 모두가 그와 같지는 않습니다.
화자는 신약성서 제본에 지폐를 숨겨 들어왔고, 유형자를 돕는 과부 나스타시아 이바노브나의 무사심한 선의를 떠올립니다. 나흘째에 처음 강가의 낡은 거룻배를 해체하러 나가는데, 쾌활한 스쿠라토프가 노래하고 농담해 엄숙한 죄수들의 눈총을 받습니다. 정해진 과제가 주어지자 일은 순식간에 끝납니다. 귀족인 화자는 작업장에서 쫓겨나 조롱당하지만 태도를 바꾸지 않기로 하고, 저녁에 개 불과 우정을 맺습니다. 이윽고 화자는 감옥 생활에 적응하며 출소를 꿈꾸고, 병든 동료를 보며 일과 움직임으로 건강을 지키겠다고 결심합니다. 특별 구역의 페트로프가 매일 찾아와 나폴레옹이나 원숭이 같은 엉뚱한 질문을 던집니다. 그는 연대장을 죽인 전력이 있고 화자의 성서를 훔쳐 팔기도 하지만 화자를 어린아이처럼 가엾이 여기는 친구로 남습니다. 제9장에서 화자는 평범한 사람이 어느 순간 한계를 넘어 무분별한 살인자가 되는 유형을 논합니다. 키 작은 루카 쿠즈미치가 막사에서 소령을 칼로 찌른 일과 오백 대 매질을 영웅담처럼 늘어놓지만, 여섯 명을 죽였어도 그를 두려워하는 이는 없습니다.
제1부 제10~12장: 목욕탕, 크리스마스, 연극
크리스마스를 나흘 앞두고 죄수들이 목욕탕에 갑니다. 화자는 유대인 보석 세공사 이사야 포미치를 소개합니다. 그는 처음 들어온 날 누더기 바지를 담보로 7코페이카를 쳐 주고 이자까지 챙긴 사람이고, 사람들은 그를 놀리면서도 아낍니다. 좁고 김 자욱한 목욕탕에서 페트로프가 화자를 어린애처럼 챙기고 이사야는 증기 속에서 환호합니다. 공병 출신 바클루친은 연극 준비 소식과 함께, 리가에서 사랑 때문에 독일인 슐츠를 쏘아 죽인 사연을 들려줍니다.
명절 전날 죄수들은 일을 거의 하지 않고 술과 음식을 장만합니다. 크리스마스 아침 아키미치는 아껴 둔 새 옷을 입고 직접 구운 새끼 돼지를 자랑스러워합니다. 읍내 사람들이 보낸 빵과 과자가 공평하게 나뉘고 사제가 와서 축복합니다. 소령이 떠나자마자 술판이 벌어지고 발랄라이카 소리와 노래, 싸움과 눈물이 뒤섞입니다. 화자는 이 하루가 헛된 행복의 기대로 끝났다고 느낍니다. 명절 사흘째 저녁에는 죄수들이 연극을 올립니다. 군대 막사가 극장이 되고 헌 천과 종이로 만든 막이 오릅니다. 바클루친이 필라트카 역을 훌륭히 해내고, 포치아킨은 먹보 케드릴을 맡아 악마에게 끌려갑니다. 시로트킨이 방앗간 아내로 나선 무언극도 펼쳐집니다. 죄수들은 아이처럼 웃고 평화롭게 잠들지만, 한밤에 깬 화자는 기도하는 노인과 쇠사슬 소리를 들으며 현실을 되새깁니다.
제2부 제1~3장: 병원과 곤장
성탄절 직후 아픈 화자는 요새에서 반 베르스타쯤 떨어진 군 병원의 죄수 병동에 입원합니다. 위조 혐의로 꾀병을 부리는 청년, 찻물 시중으로 푼돈을 노리는 체쿠노프, 그를 '종놈'이라 비웃는 폐병 환자 우스티안체프가 있습니다. 화자는 귀족 대접이 불편합니다. 곤장을 맞고 온 젊은 병사에게 차를 건네고, 환자에게도 족쇄를 채우는 부조리를 따집니다. 미하일로프가 숨지자 체쿠노프는 "그에게도 어머니가 있었다"고 중얼거립니다.
민중은 관청과 외국 의학을 불신하지만 인간적인 의사는 신뢰합니다. 젊은 담당의는 꾀병 환자에게 '카타르열'이라 적어 쉬게 하고, 원장은 더 단호합니다. 곤장을 미루려 눈병을 꾸민 죄수는 끝내 쫓겨나고, 개종한 타타르인 알렉산드르는 4천 대를 맞고도 죽은 척해 버텼다며 웃습니다. 가학적인 예레비아트니코프 중위와 농담을 곁들이는 스메칼로프 중위가 대비됩니다. 제3장은 곤장 형벌과 집행자에 대한 성찰이 중심입니다. 화자는 매질 전의 공포와 고통, 오를로프의 죽음을 말하고, 권력이 길러 내는 잔혹은 습관이 되어 병이 되며 사회 전체를 병들게 한다고 논합니다. 직업 사형집행인과 스스로 원해서 때리는 자를 비교하고, 병원의 하루와 식사, 미치광이들, 연인 망상에 빠진 병사를 그린 뒤, 부랑자 차프킨이 귀를 잡아당겨 글씨를 쓰게 한 경찰서장 일화를 전합니다.
제2부 제4장: 아쿨카의 남편
밤 병실에서 민간인 죄수 치치코프가 병사 체레빈에게 자기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부유한 아우쿠딤의 딸 아쿨카는 퇴짜 맞은 필카 마로소프의 헛소문 때문에 순결을 의심받고 매를 맞습니다. 술에 취한 치치코프는 지참금을 받고 그녀와 결혼했다가, 첫날밤에 그녀가 순결함을 알고 사과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조롱 속에서 질투가 커져 아내를 매일 때리게 됩니다. 입대하는 필카가 아쿨카에게 용서를 구하자 그녀가 그를 사랑한다고 답하고, 치치코프는 끝내 그녀를 살해합니다. 체레빈은 아내를 때린 자기 경험을 덧붙입니다.
제2부 제5~7장: 여름, 동물들, 불만
봄이 오자 죄수들은 자유에 대한 갈망으로 더 짜증스럽고 소란스러워지고, 화자는 봄에 도망쳐 방랑하는 부랑자들과 '운명을 바꾼다'는 탈주의 속내를 논합니다. 사순절 예배에서 화자는 서민의 자리에 선 채 위안을 얻고, 여름에는 이르티시 강변에서 벽돌을 나르며 힘과 자유의 지평을 얻습니다. 감찰관이 온다는 소문에 소령은 불안해하며 가브릴카를 송곳으로 찌른 로모프를 가혹하게 벌합니다. 막상 온 장군은 둘러보고 떠나 불만을 말할 기회조차 없었습니다.
죽은 말 그니에드코를 대신할 새 말을 죄수들이 직접 고르는 소동이 벌어지고, 집시 쿨리코프와 새로 온 수의사 졸킨이 솜씨를 겨루다 쿨리코프가 노련하게 이깁니다. 감옥의 동물들이 차례로 소개됩니다. 화자가 아끼던 개 불, 얻어맞고 겁먹은 스노우, 가죽 때문에 네우스트로예프에게 잡힌 쿨티아프카, 죄수들을 따라다니던 거위, 소령의 명령으로 도살된 염소 바스카가 나옵니다. 부상당한 독수리는 죄수들이 한마음으로 초원에 풀어 줍니다. 제7장은 편집자의 주석으로 시작하는데, 제1부에 나온 존속 살해범이 십 년 뒤 무죄로 밝혀졌다는 소식입니다. 화자는 첫해에 죄수들이 품은 헛된 희망과 서로에 대한 가혹함, 귀족 출신이 서민 죄수와 달리 겪는 고립을 논합니다. 8월 어느 날 음식 불만으로 죄수들이 집결하자 화자도 대열에 섰다가 쿨리코프에게 쫓겨나 폴란드 귀족들과 부엌에 머뭅니다. 격노한 소령 앞에서 죄수들은 불만이 없다고 물러서고, 페트로프의 한마디가 화자에게 자신이 그들의 동지가 될 수 없음을 깨우칩니다.
제2부 제8장: 나의 동료들
화자는 같은 신분의 동료를 찾지만 러시아 귀족 중 말을 섞은 이는 아킴 아키미치뿐입니다. 아키미치는 감옥을 제집처럼 꾸리고 사는 인물로, 화자는 첫해에 그를 까닭 없이 증오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폴란드 정치범들의 성격과 불화가 소개됩니다. 그중 J—ski는 도착하자마자 소령에게 곤장 백 대를 맞고도 신음하지 않아 죄수들의 존경을 얻습니다. 화자는 소령의 모욕적인 환영을 받았고, 이후 죄수들이 아버지처럼 따른 G—kof 중령이 잠시 부임합니다. M—tski는 어머니 덕에 석방되고, 소령은 끝내 조사받아 사임하며 제복 없는 초라한 몰골이 됩니다.
제2부 제9~10장: 탈출, 자유
소령이 물러난 뒤 감옥은 군사 죄수 시설로 개편되고, 아키미치는 조장이 되지만 생활은 거의 변하지 않습니다. 화자는 마지막 두 해가 물방울처럼 더디게 흘렀고 고독 속에서 과거를 되짚으며 부활을 꿈꿨다고 회고합니다. 이어 탈출 이야기가 나옵니다. 간첩 A—v와 쿨리코프가 폴란드인 하사 콜러를 끌어들여 6월에 작업 현장에서 달아납니다. 동행한 칠킨이 의심 끝에 보고해 감옥은 발칵 뒤집히고, 죄수들은 두 사람을 영웅시하며 스쿠라토프와 마메트카가 떠들썩한 분위기를 이끕니다. 여드레 뒤 붙잡혀 A—v는 500대, 쿨리코프는 1,500대쯤 맞고, 실패한 쿨리코프는 죄수들의 존경을 잃습니다.
마지막 해는 가장 견딜 만했습니다. 화자는 죄수들의 애정을 얻었고, 옛 지인들 덕에 돈과 책을 허락받아 처음 읽은 잡지에서 세상에서 뒤처졌다는 절망을 느낍니다. 겨울이 오자 석방을 앞두고 오히려 마음이 고요해집니다. 메르티노프 같은 죄수들은 그를 축하하면서도 남은 형기를 한탄합니다. 전날 밤 화자는 감옥을 마지막으로 돌며 이곳에 묻힌 젊음과 힘을 두고 누구의 잘못이냐고 묻습니다. 작별 때 일부는 손을 잡고 일부는 등을 돌리며, 수칠로프는 울고 아키미치와는 포옹합니다. 대장간에서 족쇄가 풀리자 화자는 자유와 새 삶, 죽은 자의 부활을 맞습니다. 책은 그 순간에서 끝나고, 석방 뒤의 삶은 서술되지 않습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살아 있는 죽음의 집
제목의 뜻은 화자의 첫 평가에 담겨 있습니다. 감옥은 담으로 막힌 장소이면서 시간과 삶이 멈춘 곳입니다.
It was the house of living death.
그곳은 살아 있는 죽음의 집이었다.
그러나 화자는 이 집의 가장 놀라운 점을 곧 고백합니다. 사람은 어디에든 익숙해집니다.
a being who gets accustomed to everything!
무엇에든 익숙해지는 존재!
그가 가장 무겁게 짚는 고통은 매질이나 굶주림이 아니라 혼자일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never being alone even for one minute during ten years
십 년 동안 단 일 분도 혼자 있지 못하는 것.
익숙해지는 능력은 구원이면서 저주입니다. 도스토옙스키는 감옥의 공포를 사건이 아니라 이 끝없는 같음으로 그립니다.
2. 의무로서의 노동
중노동은 얼마나 고된가라는 물음에 화자는 강도가 아니라 성격으로 답합니다.
Hard labour in our fortress was not an occupation, but an obligation.
우리 요새의 중노동은 직업이 아니라 의무였다.
일이 곧 괴로움이 되는 것은 그 일이 자기 것이 아닐 때입니다. 그는 노동과 소유가 사람의 조건이라고 단언합니다.
Man cannot exist without work, without legal, natural property.
인간은 노동 없이, 정당하고 자연스러운 소유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그래서 죄수들은 강제 작업에서는 늑장을 부리다가도 정해진 과제가 떨어지면 순식간에 끝내 놓습니다. 보람과 몫이 있을 때 사람은 움직입니다. 이 관찰은 형벌이 노동의 의미를 지워 버릴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 줍니다.
3. 돈, 소리 나는 자유
감옥에서 돈은 계산 수단 이상입니다. 화자는 돈이 자유의 대용품이라고 말합니다.
Money is a tangible resonant liberty
돈은 만져지고 소리 나는 자유이다.
돈은 절대적 가치를 지닌다고 화자는 거듭 말합니다.
Money, as I have before said, has a sovereign value in such a place.
앞서 말했듯, 그런 곳에서 돈은 절대적 가치를 지닌다.
자유를 빼앗긴 사람에게 한 줌의 자유가 얼마나 귀한지는 비유로 드러납니다.
give all his millions for one breath of air
한 모금의 공기를 위해 그의 모든 재산을 내놓을 것이다.
죄수들이 벌어들인 돈을 명절 술판에 한꺼번에 날려 버리는 것은 낭비가 아니라 풀려난 자존심의 몸짓에 가깝습니다. 이사야 포미치의 대꾸처럼, 신과 돈이 있으면 필요한 것은 다 있다는 감각이 이 세계를 굴립니다.
4. 욕설, 술, 웃음
막사의 말다툼은 소란스럽지만 주먹이 오가는 일은 드뭅니다. 화자는 욕설에도 격식이 있다고 관찰합니다.
They insult delicately, like artists
그들은 예술가처럼 섬세하게 욕한다.
술은 금지품이어서 오히려 지위가 됩니다.
In the convict prison intoxication was a sort of aristocratic distinction.
죄수 감옥에서 취함은 일종의 귀족적 영예였다.
화자가 사람을 읽는 방법도 소박합니다.
it seems to me that a man may be known by his laugh alone.
내게는 사람이 웃음만으로도 알려질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죄수들의 세계를 범죄자라는 한 덩어리로 보지 않고, 웃음과 욕설과 술자리의 결로 하나씩 읽는 이 태도가 책 전체의 방법입니다.
5. 귀족 죄수의 고립
화자는 귀족 출신이라는 이유로 첫날부터 조롱을 받습니다. 삼 줄을 꼬는 그를 보고 죄수들이 던진 말은 이렇습니다.
Now Mossieu picks hemp!
이제 나리께서 삼을 꼬시는구나!
그가 겪는 괴로움은 몸의 노동만이 아닙니다. 교육받은 사람이 유형지에서 느끼는 결핍을 그는 이렇게 비유합니다.
He is like a fish thrown upon the sand.
그는 모래 위에 던져진 물고기와 같다.
그리고 그는 정신의 결핍이 가장 견디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intellectual privations are more difficult to support than the most frightful, physical tortures
지적 결핍은 가장 끔찍한 육체적 고문보다 견디기 어렵다.
화자는 이 때문에 죄수들의 조롱을 불공평하다고만 하지 않고, 그들이 귀족을 미워할 이유도 이해하려 합니다. 그의 시선은 억울함의 호소가 아니라 이해하려는 노력이어서, 읽는 사람에게 더 오래 남습니다.
6. 범죄를 바라보는 눈
화자는 감옥에서 범죄를 법정의 개념으로만 보는 태도를 경계합니다.
With ready-made opinions one cannot judge of crime.
기성 통념만으로는 범죄를 판단할 수 없다.
러시아 민중의 말에서 그는 다른 눈을 발견합니다.
call crime a “misfortune,” and the criminal an “unfortunate”
죄를 '불행'이라 부르고, 죄인을 '불행한 사람'이라 부른다.
죄수들 자신은 체념을 이렇게 되뇝니다.
We are lost men,
우리는 버려진 사람들이다.
화자는 교육이 도덕적 타락을 막아 주지 않는다고도 단언합니다. 이 말은 지적인 사람이 도덕적으로 우월하리라는 믿음을 흔들고, 그가 서민 죄수들을 판단 대상이 아니라 배울 대상으로 보게 되는 길을 엽니다. 연민으로 면죄하지도, 단죄로 끝내지도 않는 이 균형이 책의 윤리입니다.
7. 시체가 될 수 없는 사람
화자는 감시와 억압이 얼마나 철저해도 도달하지 못하는 지점이 있다고 믿습니다.
it is impossible to turn a living man into a corpse
산 사람을 시체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낙인과 족쇄도 마찬가지입니다.
nor chains will make him forget that he is a man
어떤 족쇄도 그가 사람이라는 것을 잊게 하지 못한다.
그래서 인간적인 대우가 효과를 냅니다. 신의 형상이 흐려진 사람도 일으켜 세운다는 것입니다.
one in whom the divine image has long been obscured
신의 형상이 오랫동안 흐려져 있던 사람.
반대로 억눌린 자존심이 폭발할 때의 모습은 처절합니다. 화자는 폭발하는 죄수를 관 뚜껑을 두드리는 산 채 매장된 사람에 빗댑니다.
strike in a similar manner against the lid of his coffin
마찬가지로 자기 관의 뚜껑을 친다.
8. 알리, 누라, 페트로프
감옥에서 화자가 얻는 우정은 신분과 무관합니다. 카프카스 출신 누라는 정직하고 쾌활해서 별명을 얻습니다.
“Nourra is a lion,” said the convicts
"누라는 사자다." 죄수들은 말했다.
어린 알리에게 복음서로 글을 가르쳐 준 일은 화자에게도 소중한 기억이 됩니다. 출소하는 알리는 이렇게 인사합니다.
You have made a man of me.
당신이 나를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어요.
화자는 그를 그리워합니다.
Where is he now, where is my good, kind, dear Ali?
그는 지금 어디 있을까, 나의 착하고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알리는?
그러나 페트로프는 가장 위험하다고 소문난 자이면서 가장 가까운 친구입니다. 화자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It is indeed difficult to know a man, even after having lived long years
오랜 세월 함께 살고서도 사람을 안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알리와 페트로프는 폭력의 이력만으로는 이 사람들을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인물입니다.
9. 목욕탕과 이사야
이사야 포미치는 감옥의 희극적 중심입니다. 신앙과 장사와 즐거움이 한 사람 안에서 아무 모순 없이 섞입니다. 그는 신과 돈만 있으면 부족할 것이 없다고 대꾸합니다.
With the Lord God, and money, one has all that is necessary.
주 하느님과 돈만 있으면 필요한 것은 다 있다.
김이 자욱한 목욕탕을 본 화자는 지옥을 떠올립니다.
we should be reminded of the place where we then were
우리는 그때 우리가 있던 그곳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이어 바클루친이 유배된 이유를 짧게 밝힙니다.
Because I was in love.
사랑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살인이라는 중죄가 이렇게 한마디의 사연으로 곁에서 들려오는 것이 이 책의 방식입니다. 범죄가 아니라 사람이 먼저 소개되고, 이유는 뒤따라옵니다.
10. 헛된 행복의 명절
크리스마스의 감옥은 겉으로 엄숙합니다.
Laughter seemed to be forbidden.
웃음은 금지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하루 동안은 술도 눈감아 줍니다.
Drunkenness was not an offence that day.
그날은 취하는 것이 죄가 아니었다.
집을 날려 버린 베르말로프의 태평한 말도 있습니다.
Money comes and goes like a bird.
돈은 새처럼 오고 간다.
하루가 끝나면 화자는 허탈감을 적습니다.
the vague hope of a happiness that was not to be realised
이루어지지 않을 행복에 대한 막연한 기대.
명절의 즐거움은 진짜이지만 그 끝은 늘 같다는 화자의 관찰은, 감옥의 시간이 달력으로 나뉘어도 결국 한 덩어리라는 슬픔을 전합니다.
11. 죄수들의 연극
막사가 극장이 되는 저녁에 화자는 죄수들을 새롭게 봅니다. 마흔 살 사내들이 아이처럼 들뜹니다.
they were children, true children, when they were forty years of age
그들은 마흔 살이 되어서도 아이, 진짜 아이였다.
앞자리를 내주는 죄수들의 속뜻을 화자는 이렇게 풀이합니다.
In final analysis not love of money, but self-respect.
결국 돈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자존심이었다.
담요를 벽으로, 침대를 정원으로 믿어 주는 관객에 대해서는 이렇게 씁니다.
all convicts are great dreamers.
죄수들은 모두 위대한 몽상가이다.
무언극을 보며 화자는 재능의 낭비를 탄식합니다.
What a deal of talent is lost in our Russia
우리 러시아에서는 얼마나 많은 재능이 사라지는가.
이 장면에서 화자는 '민중에게서 배워야 한다'는 확신에 이릅니다. 연극은 오락이 아니라 죄수들이 자기 안의 인간성을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12. 병원, 어머니가 있던 사람
병원에서 죄수들은 의사를 신뢰합니다.
“They are fathers to us,”
"그분들은 우리에게 아버지 같은 분들이오."
병동에서 미하일로프가 숨졌을 때 찻물 시중으로 푼돈을 챙기던 체쿠노프가 내뱉은 한마디는 이 책에서 가장 짧고 깊은 장면 가운데 하나입니다.
He had a mother, too!
그에게도 어머니가 있었어!
이름 없는 죽음 앞에서 누군가가 그를 아들로 떠올립니다. 감옥이 사람을 번호로 만들어도 기억은 번호가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병원 나날의 단조로움은 또 다른 형벌입니다.
Long, long were the days, suffocating in their monotony
하루하루는 길고 길었으며 단조로움 속에서 숨이 막혔다.
13. 곤장과 폭정의 습관
제2부 제3장은 형벌을 다루는 책의 중심입니다. 화자는 폭정을 사회의 병으로 진단합니다.
Tyranny is a habit capable of being developed, and at last becomes a disease.
폭정은 길러질 수 있는 습관이며, 끝내는 병이 된다.
피와 권력이 사람을 길들이는 방식은 이렇게 설명됩니다.
Blood and power intoxicate; they aid the development of callousness and debauchery
피와 권력은 사람을 취하게 하고 무감각과 방탕을 키운다.
직업 집행인조차 기계가 아니라고 그는 말합니다.
A man is not a machine.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도스토옙스키는 맞는 자뿐 아니라 때리는 자와 지켜보는 사회가 함께 병든다고 봅니다. 법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가학성, 그리고 이를 습관으로 키우는 구조가 그의 진짜 고발 대상입니다.
14. 맞는 사람들의 목소리
형벌이 어떤지 묻자 죄수들의 대답은 하나로 모입니다.
“It burns like fire!”
"불에 데는 것 같다!"
타타르인 알렉산드르의 회상은 담담해서 오히려 무섭습니다.
“I was beaten without reason for fifteen years”
"나는 15년 동안 이유 없이 맞았다."
가학적인 중위의 위선적 말투는 형벌을 연극으로 바꿉니다.
“Do you think it is any pleasure to me to see you whipped?”
"내가 너희가 매 맞는 걸 보는 게 즐거운 줄 아느냐?"
그가 내세우는 논리는 법 뒤에 숨기입니다.
“It is the law that punishes you--it is the law.”
"너를 벌하는 것은 법이다. 법이란 말이다."
죄수들이 형벌에 원한을 품지 않는다는 화자의 관찰은 체념이 아니라 오랜 학습의 결과로 읽힙니다.
15. 아쿨카의 남편
제2부 제4장은 책에서 가장 소설에 가까운 대목입니다. 치치코프의 이야기는 질투가 어떻게 폭력으로 번지는지를 따라갑니다. 아내를 때리는 일을 정당화하는 말투가 그 시작입니다.
“You can tie a woman’s hands, but not her tongue.”
"여자의 손은 묶어도 혀는 묶을 수 없다."
비극의 불씨는 아쿨카의 대담한 대답입니다.
“I love him better than anything or anybody in this world.”
"저는 이 세상 무엇보다, 누구보다 그를 사랑해요."
이 이야기는 병실의 밤에 들려오는 목소리로 전해지고, 듣는 병사 체레빈도 자신이 아내를 때린 일을 덧붙입니다. 고리안치코프가 아내를 살해했다는 서문의 사실과 겹치면서, 질투와 폭력이 평범한 사람의 결혼 안에서 자란다는 점이 조용히 드러납니다.
16. 봄, 동물들, 독수리
봄이 오면 죄수들의 갈망은 날카로워집니다. 새벽 북소리에 깬 한 죄수의 탄식이 그 마음을 압축합니다.
When will it come, this freedom, freedom?
언제 오려나, 이 자유, 자유가?
강가에서 화자는 거친 풍경에서도 위안을 얻습니다.
The things I saw were wild, savage, poverty-stricken; but they were free.
내가 본 것들은 거칠고 사납고 가난했다. 그러나 자유로웠다.
감옥의 동물들은 사람의 처지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얻어맞아도 신음조차 내지 못하는 개와, 포로가 되어서도 꺾이지 않는 독수리가 대비됩니다.
But Snow dared not so much as give a groan
그러나 스노우는 신음 한 번 낼 엄두도 내지 못했다.
Let him die, but let him die in freedom
죽더라도 자유 속에서 죽게 하자.
독수리를 풀어 주면서 죄수들이 남기는 말이 이 장면의 결론입니다. 한 사람이 중얼거립니다.
Oh well, he’s a bird, and we’re human beings.
뭐, 그건 새고 우리는 사람이니까.
17. 동지가 될 수 없는 사람
화자는 죄수들을 범주로 나누려다 한계에 부딪힙니다.
Reality is a thing of infinite diversity
현실은 한없이 다양한 것이다.
귀족 출신의 고립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There is nothing more horrible than to live out of the social sphere
사회의 영역 밖에서 사는 것보다 끔찍한 일은 없다.
음식 불만으로 죄수들이 모였을 때 대열에 섰던 화자는 쫓겨나고, 페트로프의 순진한 놀라움이 그를 깨웁니다.
Are you our comrades?
당신이 우리 동지라고요?
이 한마디는 책의 가장 정직한 순간입니다. 화자는 죄수들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지만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 될 수는 없습니다. 이후 몰락한 소령을 두고 죄수들이 던진 평은 권위가 제복에 얼마나 기대는지를 보여 줍니다.
the uniform is the only saving grace; that gone, all’s gone
제복만이 유일한 구원이다. 그것이 없어지면 모든 것이 없어진다.
18. 탈출, 고독, 부활
쿨리코프와 A—v의 탈출은 감옥 전체를 들뜨게 합니다. 죄수들은 산송장 같은 처지를 토로하며 두 사람을 부러워합니다.
we’ve been buried, though we’re alive and kicking
우리는 이렇게 살아서 팔팔한데도 묻혀 있다.
탈출이 실패하자 평가가 곧바로 달라집니다.
success is everything in this world
이 세상에서는 성공이 전부이다.
마지막 두 해를 버티게 한 것은 부활에 대한 열망이었고, 끔찍했던 고독은 뜻밖에 사랑하게 됩니다.
I was filled with a mighty longing for my resurrection from that grave
나는 그 무덤에서의 부활을 향한 거대한 갈망으로 가득 찼다.
though the solitude was awful I came to love it
고독은 끔찍했지만 나는 그것을 사랑하게 되었다.
처음 읽은 잡지에서 그는 세상에서 뒤처졌다는 절망을 느낍니다.
a straggler, left behind and lost in the onward march of mankind
인류의 전진 행렬에서 뒤처져 길을 잃은 낙오자.
화자의 감정은 희망만이 아닙니다. 감옥에서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애도가 석방의 기쁨과 함께 있습니다.
19. 자유라는 마지막 장면
석방 전날 밤 화자는 감옥을 마지막으로 돌며 물음을 던집니다.
How much joyless youth, how much strength for which use there was none
얼마나 많은 즐거움 없는 청춘, 쓸 곳 없던 얼마나 많은 힘이었던가.
Whose fault is that?
그것은 누구의 잘못인가?
책의 마지막 문장은 족쇄가 풀리는 순간을 선언합니다.
Liberty! New life! Resurrection from the dead!
자유! 새로운 삶! 죽은 자들 가운데서의 부활!
도스토옙스키는 감옥을 비난하면서도 그 안에서 사람이 지켜 낸 것을 기록합니다. 마지막 외침이 '죽은 자들의 집'이라는 제목과 정확히 마주 서는 것이 이 책의 구조입니다.
20. 이 책을 읽는 방법
『죽음의 집의 기록』은 장마다 하나의 주제를 다루는 수기여서 순서대로 읽어도 좋고, 마음에 끌리는 장부터 읽어도 됩니다. 처음이라면 제1부 제2장(죽음의 집의 기록), 제10~12장(목욕탕과 크리스마스와 연극), 제2부 제3장(곤장과 폭정), 제2부 제6장(동물들과 독수리), 제2부 제10장(자유)을 먼저 읽어 보세요. 이 다섯 대목에 책의 숨결이 담겨 있습니다. 줄거리의 긴장보다 관찰의 밀도로 읽는 책이어서, 한 장을 읽고 쉬었다가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속도가 잘 맞습니다. 도스토옙스키의 후기 장편을 알고 있다면 그 인물들이 어떤 경험에서 길러졌는지 가늠하는 단서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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