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896년 출간
The Exploits of Brigadier Gerard
제라르 준장의 공훈
카페 탁자에 앉은 늙은 후사르 장교가 나폴레옹 시절의 모험 여덟 편을 허세와 순정으로 풀어 놓는, 우스꽝스럽고 용감한 연작 이야기
Do you imagine I chose you out because you could think?
내가 너를 고른 게 생각을 할 줄 알아서라고 여기느냐?
Berlin, Naples, Vienna, Madrid, Lisbon, Moscow--we stabled our horses in them all.
베를린, 나폴리, 빈, 마드리드, 리스본, 모스크바, 우리가 말을 매어 두지 않은 곳이 없었다.
한눈에 보기
늙은 에티엔 제라르는 프랑스 제국 경기병 장교 시절의 일을 친구들 앞에서 들려준다. 1화는 폴란드의 음산한 글룸의 성에서 아버지의 원수를 찾는 신참 소위를 도우며 화약고를 터뜨리는 이야기, 2화는 퐁텐블로 숲에서 황제의 대역을 지켜 코르시카 비밀결사의 두 자객을 처치하는 이야기다. 3화와 4화는 스페인 산적에게 붙잡혔다가 영국군 포로가 되고, 영국 다트무어 감옥을 빠져나오는 연작이며, 5화는 영국인 도적 '밀레플뢰르 원수'를 잡으러 간 원정, 6화는 독일의 봉기 직전 한 공국에서 벌이는 외교전이다. 7화는 가짜 편지를 들고 적진을 뚫어 훈장을 얻고, 8화는 황제의 서류를 지키려는 퐁텐블로의 밤으로 끝난다. 열네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알렉상드르 뒤마 『삼총사』 (The Three Musketeers)
- 월터 스콧 『아이반호』 (Ivanhoe)
- 아서 코난 도일 『잃어버린 세계』 (The Lost World)
한 권 요점
The Exploits of Brigadier Gerard
『제라르 준장의 공훈』은 영국 작가 아서 코난 도일 경이 쓴 연작 단편집으로, 1896년에 책으로 묶여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도일은 1859년에 태어나 1930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셜록 홈즈 이야기의 작가로 널리 기억됩니다. 이 책에는 여덟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화자는 나폴레옹 군대의 경기병(후사르)이었던 에티엔 제라르로, 이제는 반액 봉급 한 달 100프랑으로 살아가는 늙은이가 되어 동네 사람들 앞에서 지난 영광을 풀어 놓습니다. 그는 스스로를 용감하고 재치 있고 겸손한 군인이라고 자부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독자는 그의 자화자찬 사이로 어딘가 엉뚱한 구석과 진짜 용기, 그리고 말과 전우를 향한 순정을 함께 읽게 됩니다. 이 때문에 책은 역사 모험담이자 풍자이며, 황제의 총애와 냉대 사이를 오가는 한 인간의 초상이기도 합니다.
줄거리
제1화: 글룸의 성에 오게 된 사연
1807년 2월, 단치히 함락 직후 스물다섯 살의 제10경기병 중위 제라르는 르장드르 소령과 함께 군마 400마리를 프로이센에서 폴란드 동부로 끌고 가던 중, 라살 장군의 명령으로 연대 본부가 있는 로셀로 혼자 떠납니다. 길에서 제3경기병 소속 신참 소위 듀록을 만나 함께 아렌스도르프 마을에 이르는데, 듀록은 만나는 사람마다 '스트라우벤탈 남작'을 묻습니다. 사정은 이렇습니다. 듀록의 아버지는 혁명기의 9월 학살 때 재판관을 자처한 젊은 자코뱅 카라뱅에게 죽임을 당했고, 카라뱅은 외국인 남작부인을 구해 주는 대가로 재산을 차지하고 그 이름과 작위를 얻어 프랑스를 떠났다는 것입니다. 형이 예나 전투에서 전사한 뒤 복수를 이어받은 듀록은 '글룸의 성'의 주인이 바로 그 붉은 머리 사내임을 알게 되고, 제라르는 위험하다는 말에 끌려 동행합니다.
술에 취한 남작을 마주한 듀록이 뺨을 때려 결투를 청하자 남작은 칼을 가지러 가는 척하며 두 사람을 창고에 가둡니다. 그때 남작의 의붓딸이 창문으로 작은 열쇠를 던져 넣고 붙잡혀 가고, 제라르는 이 열쇠가 문이 아니라 술통 뒤에 감춰진 화약고의 문을 여는 것임을 알아냅니다. 두 사람은 양초 상자에 화약을 채우고 치즈 세 덩이 위에 놓아 문을 날려 버립니다. 개에게 물려 부상한 듀록이 좁은 방에서 남작에게 밀리자 제라르가 가로막아 맞서 싸우고, 뛰어난 검술의 남작을 끝내 쓰러뜨립니다. 그러나 폭파의 불씨가 번져 성에 불이 붙고, 두 사람은 의붓딸과 함께 간신히 빠져나오다 화약고가 터지는 충격에 쓰러집니다. 몇 주 뒤 깨어난 제라르는 의붓딸이 아렌스도르프로 달려가 경기병들을 데려와 코사크의 창에서 구해 주었음을 듣고, 2년 뒤 파리에서 듀록의 신부가 바로 그 여인이며 듀록이 남작의 이름을 물려받았음을 알게 됩니다.
제2화: 아작시오의 형제들을 죽인 사연
틸지트 조약 직후, 퐁텐블로에 주둔한 일개 중위 제라르는 라살 대령에게서 황제가 자신을 부른다는 말을 듣습니다. 대령은 황제가 "생각하지 않고 행동할" 사람을 찾았고, 그래서 "박차와 콧수염뿐"인 부하를 천거했다고 털어놓습니다. 궁에 가기 전 탈레랑이 찾아와 내용을 캐려 하지만 제라르는 약속을 이유로 거절해 그의 미움을 삼니다. 나폴레옹은 비밀 엄수와 무조건 복종을 요구하며, 밤 10시 숲의 겹전나무 아래에서 만나 말없이 걸어가 두 사내를 마주하면 신호에 따라 칼을 뽑되 한 명도 놓치지 말라고 명합니다.
달밤의 숲 '수도원장의 너도밤나무' 앞에서 검은 망토의 두 사내가 나타나고, 키 작은 쪽이 회색 외투의 황제를 단검으로 찌르는 순간 제라르는 그를 베고, 달아나는 다른 한 명을 채석장까지 쫓아 처치합니다. 황제를 잃었다고 절망한 제라르가 자기 칼에 엎드리려는 순간, 숲에서 황제가 걸어 나옵니다. 쓰러진 사람은 황제와 닮은 부하 구댕이었고 진짜 황제는 줄곧 뒤따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두 자객은 황제가 젊은 시절 속했던 코르시카 비밀결사 '아작시오의 형제들'의 수장이었고, 황제는 소문이 퍼질까 산 채로 잡히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밝힙니다. 우쭐대며 걷는 제라르는 호된 꾸지람을 듣지만, 그날 밤 비밀을 평생 지키겠다는 약속과 함께 대위로 승진합니다.
제3화: 준장이 왕을 사로잡은 방법
1810년 7월 스페인 알라모 여관, 창에 찔린 발목 때문에 한 달을 묵은 제라르 대령은 파스토레스의 연대로 돌아가려 하나 말이 없습니다. 보급 장교 비달은 말을 팔지 않고 떠나 버리고, 곁에 있던 작은 신부가 노새 세 마리가 끄는 낡은 마차로 데려다 주겠다고 나섭니다. 산길에서 그는 송곳으로 제라르의 눈을 찌르고, 신부는 산적 두목 엘 쿠칠로의 부하였음이 드러납니다. 두목은 장부와 시집을 곁에 둔 채 식료품상 같은 얼굴로 앉아 있는 사내입니다. 그는 제라르의 연대 소속 젊은 장교 수비론을 산 채로 묻었다고 태연히 말하고, 격분한 제라르가 시를 비웃자 나무를 이용한 끔찍한 처형을 선고합니다.
그 순간 먼 길을 가던 영국 기병 소부대가 나타납니다. 제라르는 비달의 말에 올라타 항복하겠다며 이 젊은 장교에게 달려가고, 영국 하사관이 산적 두목을 베어 일행은 함께 탈출합니다. 장교는 러셀 경, 곧 '바트'로, 둘은 같은 경기병 신분으로 금세 형제처럼 마음을 터놓습니다. 그러나 영국 진영이 가까워지자 제라르는 자신이 포로이긴 해도 가석방 서약은 하지 않았음을 들어 탈출하겠다고 선언하고, 칼싸움 끝에 둘은 에카르테 카드 세 판으로 누가 누구의 포로인지 정하기로 합니다. 마지막 판 제라르가 으뜸패 킹을 쥐는 순간 웰링턴이 크로포드 장군과 함께 나타나 바트를 규율 위반으로 문책합니다. 제라르의 애원에 웰링턴은 노새 짐의 무게만 물을 뿐이고, 판을 뒤엎으며 "내 왕이 너를 잡았다"고 받아넘깁니다.
제4화: 왕이 준장을 붙잡은 사연
영국군에게 잡힌 제라르는 8월 말 다트무어 감옥에 갇힙니다. 포로들은 이곳을 "프랑스 호텔 겸 하숙"이라 불렀습니다. 가석방 서약을 거부한 장교는 이곳에 갇히는데, 그는 어머니의 적은 수입에 기댈 수 없고 스스로 탈출할 자신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 방을 쓰는 사람은 말수 적은 포병 장교 보몬트이고, 제라르는 침대 철제 조각으로 창살과 돌 틈의 회반죽을 몇 주에 걸쳐 파냅니다. 폭풍우 치는 밤 마침내 탈출을 시도하는 순간, 보몬트는 사면을 노리고 "포로가 도망친다!"고 외칩니다. 다행히 폭우 때문에 아무도 듣지 못했고, 제라르는 그를 때려눕혀 재갈을 물리고 묶은 뒤 시트를 꼰 밧줄로 두 담을 넘어 달아납니다.
바람을 마주 보고 달리면 북쪽이라 믿었으나 밤사이 바람이 바뀌어, 날이 밝자 제라르는 출발한 감옥 바로 곁에 와 있음을 알고 웃음을 터뜨립니다. 수색대가 다른 쪽으로 몰려간 덕에 하루를 덤불에서 보낸 그는 부인의 마차에서 가로챈 메러디스 경의 외투를 입은 채, 북쪽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외투 호주머니에서 나온 수신인이 감옥 소장인 편지는 되돌려 줄 방법을 찾을 때까지 간직합니다. 옷을 빼앗으려 시비를 건 상대는 시합을 이틀 앞둔 권투 선수 '브리스톨 버슬러'였고, 제라르는 단번에 얻어맞고 기절합니다. 깨어난 뒤 트레이너가 현상금 20파운드 때문에 그를 넘기겠다고 하자 곤봉을 쥐고 위협해 달아나지만 기력이 바닥나고, 소장 일행에게 잡힙니다. 그러나 편지를 건네자 읽던 소장이 웃음을 터뜨립니다. 편지는 포로 교환으로 제라르를 석방하라는 명령서였습니다.
제5화: 밀레플뢰르 원수를 상대로 전장에 나선 사연
마세나 원수는 토레스 베드라스 방어선 앞에서 철수를 시작하며, 제라르에게 반쪽 중대 50기로 알메이샬 수도원을 점령한 영국인 도적 '밀레플뢰르 원수'를 교수형에 처하고 붙잡힌 라론다 백작부인을 구출하라고 명합니다. 본명은 알렉시스 모건으로, 카드 사기로 쫓겨난 근위 장교 출신입니다. 우데와 파필레트를 앞세운 일행은 같은 임무를 받은 바트의 영국 용기병 50기와 마주치지만, 서로의 목적이 같음을 알고 칼을 거둔 채 동맹을 맺습니다. 길가 선술집에서 만난 굶주린 카푸친회 수도사는 자신이 쫓겨난 수도원장이라 밝히며 탈영병으로 위장해 성문을 여는 계획을 제안합니다.
바트의 분견대가 먼저 들어가고 제라르는 숙소에서 곯아떨어지는데, 새벽 두 시 눈을 뜨자 수도사와 여관 주인이 침대 곁에 서 있습니다. 수도사가 바로 밀레플뢰르였고, 여관 주인은 부하 셰니에였습니다. 제라르는 파필레트가 달려와 셰니에를 베고 포박을 푼 덕에 풀려나고, 돌아온 밀레플뢰르를 붙잡습니다. 그를 수도원 앞 나무에 매다는 시늉으로 사로잡힌 영국 용기병 37명의 석방을 얻어 내지만, 바트는 항복을 거부하다 죽었습니다. 라론다 백작부인은 구출을 거부하고 남편의 곁에 남습니다. 그녀는 사실 그의 아내였습니다. 제라르는 바트와 병사들의 장례를 요구하고, 단둘의 결투를 청하지만 새신랑이라는 말로 거절당합니다.
제6화: 왕국을 위해 활약한 사연
러시아 원정에서 돌아온 뒤 엘베강 서안에서 제라르는 연대의 처참한 몰골에 눈물을 흘립니다. 기병 대령들은 신병과 말을 모으러 프랑스 본국의 보급소로 가라는 명령을 받고, 그는 암말 비올레트를 타고 길을 나섭니다. 독일 마을마다 사람들이 등을 돌리고 나무에는 'T'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길가에서 만난 납품업자가 'N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숲에서 몰래 나타나 투겐분트와 루초프의 야간 기병대가 곧 독일을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곧 중상을 입은 샤토 생 아르노 후작이 쓰러져 나폴레옹의 서류를 작센펠슈타인 공작에게 전해 달라는 말을 남기고 죽습니다. 공작이 황제 편에 서야 독일의 동요가 가라앉는다는 것입니다.
로벤슈타인 여관에서 말굽 수리를 기다리던 제라르는 마을 사람들에게 쫓기는 폴란드 백작부인 팔로타를 구해 주지만, 네 시간 동안 이야기를 듣다 정신을 차리니 그녀와 서류가 사라진 뒤입니다. 빈손으로 호프 궁에 쳐들어간 그는 팔로타가 곧 공작의 부인임을 알아보고, 회의장에 뛰어들어 "황제의 별이 지기 전까지 황제는 지지 않는다"고 열변을 토합니다. 공작은 독일인의 말을 듣겠다고 하고, 시인 코너가 노래로 독일의 부름을 부르짖자 사람들이 열광하며 공작은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선언합니다. 마구간에서 제라르를 목매려는 야간 기병대를 코너가 칼을 뽑아 막아서고, 공작 부인은 서류를 돌려주며 제라르를 보내 줍니다. 그는 늙고 사랑받는 땅은 결코 정복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안고 돌아섭니다.
제7화: 준장이 훈장을 받게 된 과정
3월 14일 랭스, 맥도널드 원수가 불러 온 제라르 준장과 샤르팡티에 소령에게 나폴레옹은 파리의 스페인 왕 조제프에게 갈 편지를 맡깁니다. 이틀 뒤 황제가 전군을 이끌고 구하러 가니 버텨 달라는 내용이라며, 성공하면 십자훈장을 주겠다고 합니다. 제라르는 비올레트를 몰아 수아송에서 프로이센 창기병들을 뚫고, 달빛 아래 독일 용기병들의 추격을 받으며 센리스로 향합니다. 옛 전우 부베와 폴란드 창기병과 함께 센리스의 시장 관저를 습격해 코사크를 몰아내지만, 지하 술 창고에서 프로이센군이 관저를 되찾는 바람에 부베는 전사하고 제라르는 홀로 지하에 갇힙니다.
안쪽 창고에는 코사크 장교 부트킨 백작이 숨어 있었고, 제라르는 폴란드 병사들에게 갈기갈기 찢길 것이라고 겁을 주어 군복을 맞바꿔 입은 뒤 그를 술통에 묶어 둡니다. 코사크 차림으로 프로이센군 사이를 걸어 나와 작은 코사크 말을 타고 비올레트를 끌고 가다가, 진짜 코사크 장교와 마주쳐 칼로 쓰러뜨리고 빠져나옵니다. 마지막에는 프랑스 용기병이 코사크로 오인해 칼을 휘두르는 소동도 겪습니다. 파리에서 편지를 전하고 랭스로 돌아온 제라르에게 황제는 "여기서 뭘 하느냐"고 호통칩니다. 편지는 적을 속이려는 가짜 정보였고, 샤르팡티에는 저항 없이 항복해 영리하다고 훈장 대상이 됩니다. 그러나 제라르의 보고를 들은 황제는 그의 귀를 꼬집으며 "가장 둔한 머리와 함께 가장 굳센 심장도 가졌다"며 특별 훈장을 명합니다.
제8화: 악마의 유혹을 받은 방법
이야기는 봄이 오는 카페에서 시작되고, 제라르는 "이제 나는 역사가 된다"며 세인트헬레나의 나폴레옹이 단 한 통의 검열 없는 편지를 간청했던 사연을 꺼냅니다. 1814년, 파리가 적에게 넘어가고 마르몽이 부르봉 편에 서던 때 퐁텐블로의 제라르는 베르티에에게 불려 갑니다. 대기실에는 데스피엔 대령과 트레모 대위가 있고, 베르티에는 한 사람씩 불러 황제를 적에게 넘기자고 떠봅니다. 제라르와 데스피엔은 분노하며 거절하고, 트레모는 베르티에의 목을 조르며 "악마의 유혹을 받았다"고 외칩니다. 그때 커튼 뒤에서 황제가 나타나 이 모든 것이 충성 시험이었다고 밝힙니다.
황제는 세 사람에게 모든 것이 끝났음을 속삭이고, 이혼과 재혼, 후계자 출생을 증명하는 서류와 4천만 프랑의 증권을 퐁텐블로 숲의 폐허 비둘기장에 묻으라고 명합니다. 서류를 실은 마차는 발레프스키 백작부인이 파란 마차로 가져오고, 보증의 표시로 자수정 반지를 제라르가 맡습니다. 그러나 만나 보니 백작부인은 이미 세 명의 장교에게 서류를 넘긴 뒤였습니다. 제라르는 황제의 준마를 끌고 추격에 나서고, 몽뤽 대령이 이끄는 일행과 총격전이 벌어져 데스피엔과 트레모가 쓰러집니다. 비올레트가 총상을 입는 가운데 제라르는 몽뤽을 쏘아 쓰러뜨리고, 길가에 날아간 모자 속에서 서류를 찾아냅니다. 황제는 그를 끌어안으며 "자네는 경이로운 사람이네"라고 하고, 함께 서류를 묻은 뒤 "묻었다니 무엇을 말입니까, 폐하?"라는 제라르의 대답에 외교관 못지않다고 웃습니다. 서류는 황제의 엘바 귀환과 세인트헬레나 시절에도 그 자리에 있었다고 하며, 이야기의 끝은 다음을 예고하는 채 열려 있습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역사의 조각이라는 노병
첫 이야기는 청중에게 공경을 요구하며 시작됩니다. 늙은 제라르는 자신이 한 개인이 아니라 한 시대라고 말합니다.
but it is a fragment of history
그러나 이것은 역사의 한 조각이다.
그가 그리는 동료들은 소년 시절부터 노련했던 병사들입니다.
who learned to use a sword earlier than a razor
면도칼보다 칼을 먼저 다루는 법을 배운 사람들.
이 서문은 이후 모든 이야기의 틀입니다. 독자는 자랑스러운 영웅담을 듣는 동시에, 반액 봉급으로 사는 노인이 카페에서 하루치 청중을 얻으려 애쓰는 장면을 함께 봅니다. 영광과 쓸쓸함이 한 문장 안에 있습니다.
2. 허세의 화법
제라르의 말에는 늘 자랑이 깔려 있지만 그것이 미워 보이지 않는 이유는 스스로 우스꽝스러움을 아는 듯 말하기 때문입니다.
I am an excellent soldier.
나는 훌륭한 군인이다.
그는 자신이 결코 완벽한 군인이 아니라고 겸손한 척 털어놓다가, 곧 허점을 하나만 고백합니다. 깊이 잠드는 버릇입니다.
Truth and modesty compel me to say, however, that this is not so
그러나 진실과 겸손이 나로 하여금 그렇지 않다고 말하게 한다.
도일은 허풍쟁이 화자의 입을 빌려 독자가 장면을 한 겹 다르게 읽도록 만듭니다. 제라르가 자랑하는 대목에서 독자는 웃고, 정작 그가 담담히 넘기는 대목에서 진짜 용기를 읽습니다.
3. 글룸의 성과 화약고
제1화의 시작은 복수담이지만 사건을 끌고 가는 것은 제라르의 호기심입니다. 듀록은 위험을 슬쩍 암시해 그를 끌어들입니다.
It was a crafty thing for him to say.
그것은 그가 할 수 있는 교활한 말이었다.
제라르는 복수에 공감하는 편입니다.
It is very well to forgive one's enemies
적을 용서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화약 더미 옆에서 양초가 타들어 가기를 기다리는 장면은 이 이야기의 정점입니다.
It is no joke, my friends, to be among all those tons of powder
여러분, 그 많은 화약 한복판에 있는 것은 농담이 아니다.
열쇠는 문이 아니라 화약고를 열었고, 그 화약이 문을 날려 버립니다. 의붓딸의 목숨 건 한 수와 제라르의 즉흥적인 폭탄이 맞물리는 구조는, 이 연작이 우연과 재치로 위기를 넘기는 이야기임을 일찌감치 보여 줍니다.
4. 칼이지 머리가 아니다
제2화에서 나폴레옹이 제라르에게 요구한 것은 한 가지입니다.
It is your sword that I need, and not your brains.
내게 필요한 것은 네 칼이지 네 머리가 아니다.
생각해 보겠다는 말에는 맹렬히 화를 냅니다.
I will do the thinking.
생각은 내가 한다.
그러나 제라르는 자객을 처치하러 달리는 순간 운명 같은 힘을 얻습니다.
But I ran as Destiny runs when it gets behind a man's heels.
그러나 나는 운명이 사람의 발뒤꿈치를 쫓을 때처럼 달렸다.
진실은 가짜 황제가 앞에, 진짜 황제가 뒤에 있었다는 반전에 있습니다.
The counterfeit Emperor was in front of you and the real one behind.
가짜 황제는 네 앞에 있었고 진짜 황제는 뒤에 있었다.
황제는 충직한 도구를 쓰고, 그 도구가 우쭐대는 순간 곧바로 거리를 확인합니다. 이 책의 나폴레옹은 영웅이면서 차갑고, 제라르는 그 차가움을 알고도 충성을 거두지 않는 사람입니다.
5. 말과 산적: 제3화 전반
제라르에게 말은 단순한 탈것이 아닙니다. 비달이 말을 타고 유유히 떠나자 그는 분통을 터뜨립니다.
My faith! it was enough to make a man mad
맹세코, 사람이 미칠 만한 일이었다.
그는 훗날 말 위에서 되찾은 기쁨을 이렇게 말합니다.
A hussar is but half formed without a horse
후사르는 말이 없으면 반쪽짜리일 뿐이다.
산적 두목 엘 쿠칠로는 이 책에서 가장 섬뜩한 악당입니다. 시를 쓰며 각운을 묻는 모습이 식료품상 같은 얼굴과 겹쳐 더 끔찍합니다.
you are not able to suggest a rhyme for the word Covilha
코빌랴라는 말에 맞는 운을 대지는 못하시겠지요.
도일은 잔혹함을 직접 길게 묘사하기보다 두목이 시를 아끼는 마음에 상처받는 순간, 곧 제라르가 그의 시를 깎아내리는 장면으로 긴장을 만듭니다. 이미 병을 따 놓은 이상 끝까지 마셔야 한다는 체념이 제라르의 처세입니다.
The cork was drawn and I must drain the wine.
마개는 이미 뽑혔으니 술은 끝까지 마셔야 한다.
6. 에카르테 한 판: 제3화 후반
구출자와 포로의 관계는 카드로 뒤집힙니다. 제라르의 제안은 이렇습니다.
We shall throw dice as to which is the prisoner of the other.
누가 누구의 포로인지 주사위로 정하자.
마지막 판에서 그가 쥔 패는 승리의 상징입니다.
It was the king, the king, the glorious king of trumps!
그것은 킹, 킹, 영광스러운 으뜸패의 킹이었다!
그런데 판을 가로막은 웰링턴의 관심은 엉뚱한 곳에 있습니다.
What weight do you put on your mules, sir, in the French service?
프랑스군에서는 노새에 얼마나 싣습니까?
Then you load them deucedly badly
그렇다면 형편없이 싣는군요.
마지막 말장난은 영국 왕이 제라르를 잡았다는 뜻과 카드의 킹이 쥔 패라는 뜻을 겹칩니다.
it is I who won, for, as you perceive, my King holds you.
이긴 것은 나요. 보다시피 내 왕이 당신을 쥐고 있으니.
프랑스인의 열정과 영국인의 무심함이 부딪히는 이 대목은 책 전체에서 되풀이되는 국민성 희극의 원형입니다.
7. 다트무어와 포로의 자존심
제4화의 감옥은 절망의 장소가 아니라 허세의 무대입니다. 포로들은 이곳에 익살스러운 이름을 붙입니다.
L'hôtel Français, et Pension
프랑스 호텔 겸 하숙.
제라르는 그 안의 전사들이 얌전히 있지 않는다고 자랑합니다.
you could not coop men like that up like rabbits in a hutch!
그런 사람들을 토끼장의 토끼처럼 가둬 둘 수는 없다!
탈옥의 계획도 같은 정신입니다. 먼저 한 걸음을 떼고 그다음을 보자는 뜻입니다.
it is time to talk of the Vistula when you are over the Rhine.
비스툴라 이야기는 라인강을 건넌 뒤에 할 일이다.
동료 보몬트의 배신은 이 이야기의 어두운 면입니다. 제라르는 그를 죽일 수 있었지만 신사로서 그러지 못합니다. 그리고 포로들이 스스로 만든 재판소가 배신자를 엄하게 다스린다는 서술은, 코믹한 분위기 아래에 감옥의 현실을 살짝 비춥니다.
8. 바람이 바뀌면
북풍을 맞으며 달렸는데 바람이 남풍으로 바뀌어 감옥 곁으로 돌아온 사건은 제4화의 가장 유명한 웃음입니다. 제라르는 여기서 인생의 교훈을 얻습니다.
never to call anything a misfortune until you have seen the end of it
끝을 보기 전에는 어떤 것도 불운이라 부르지 말라.
외투를 가로채는 변명 또한 제라르답습니다.
Necessity has no law, and I was in an enemy's country.
필요 앞에서는 법이 없고, 나는 적국에 있었다.
보몬트가 붙잡히면 지하 감방행이라고 겁을 주자 제라르는 이렇게 받아칩니다.
It is only the poltroon who reckons always upon the worst.
언제나 최악만 따지는 것은 겁쟁이뿐이다.
그가 그토록 숨기며 가지고 다닌 편지가 사실은 자신의 석방 명령서였다는 결말은 이 단편집에서 가장 매끈한 아이러니입니다. 도망의 모든 고생이 불필요했지만, 그 고생 덕에 그는 끝까지 신사이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 남습니다.
9. 밀레플뢰르 원수
마세나가 상처를 묻자 제라르는 이렇게 답합니다.
My wounds never heal, Marshal
제 상처는 낫지 않습니다, 원수님.
그가 평생 잊지 못한다는 두 가지는 이것입니다.
the face of a pretty woman, and the legs of a fine horse
예쁜 여인의 얼굴, 그리고 훌륭한 말의 다리.
밀레플뢰르는 단순한 악당이 아니라 매너로 모든 것을 가리는 사기꾼입니다. 목에 올가미를 건 채 보이는 여유가 그렇습니다.
you are exposing me to a risk of a quinsy
이러다 제가 편도염에 걸릴 위험이 있습니다.
자기를 조롱하는 말투를 제라르에게 돌려받자 그는 펜싱 선수처럼 인정합니다. 제라르의 평가는 단호합니다.
the cleverest, and also the most unscrupulous, man whom I had ever met
내가 만나 본 사람 중 가장 영리하면서 가장 뻔뻔한 사람.
그러면서도 제라르는 포박된 밤의 굴욕을 통해 한 번 더 배웁니다. 상대가 자신을 얕잡아 보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는 것을, 그리고 얕잡아 본 쪽이 자신이었음을 말입니다.
10. 바트와 영국인들
바트는 제라르가 인정하는 흔치 않은 라이벌이자 친구입니다. 영국인의 내기 사랑과 스포츠 정신은 제라르에게 신기하기만 합니다.
They are a very singular people, these English
그들은 정말 별난 사람들이다, 이 영국인들은.
하지만 제5화에서 바트는 칼을 거두고 손을 잡았다가 함정에 빠집니다. 제라르의 추모는 짧고 정확합니다.
A braver man and a worse swordsman I have never met
그보다 용감하고 그보다 칼솜씨가 서투른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
제3화에서 시작된 우정은 전쟁의 규칙이 만든 짧은 휴전입니다. 이 책은 적을 악마로 그리지 않고 서로 존경하는 직업군인들의 세계를 보여 주며, 그 안에서 죽음이 얼마나 갑작스럽게 오는지도 숨기지 않습니다.
11. 눈밭의 기억과 T
제6화의 서두는 이 책에서 가장 무거운 대목입니다. 제라르는 러시아 퇴각의 기억을 말하려 하지 않습니다.
enough to turn my wine to vinegar and my tobacco to straw
내 포도주를 식초로, 담배를 짚으로 바꾸기에 충분하다.
그의 흔적은 색깔 하나에 남아 있습니다.
I do not care to see red and white together
나는 붉은색과 흰색이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독일로 들어서자 마을 사람들의 냉기와 나무의 'T'가 새로운 시대를 알립니다. 길가의 남자는 조용히 말합니다.
it is not the letter N
그것은 N이라는 글자가 아니오.
황제의 상징 N과 반대의 신호라는 암시입니다. 책은 여기서 나폴레옹 몰락의 징후를 한 장의 풍경으로 압축합니다.
12. 팔로타와 코너의 노래
제라르가 가장 멋지게 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서류를 도둑맞은 걸 안 뒤 그는 이렇게 탄식합니다.
Oh! the depth of cunning that lurks in a woman's heart.
아, 여자의 마음속에 도사린 교활함의 깊이라니.
그러나 그는 빈손으로 회의장에 뛰어들어 서류에 있었을 내용을 상상해 외칩니다.
When it wanes, he will wane--but not before.
그 별이 기울면 그도 기울 것이오. 그전에는 아니오.
그러나 독일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제라르의 열변이 아니라 시인 코너의 노래입니다.
The die is cast, my children.
주사위는 던져졌다, 나의 아이들아.
코너가 제라르를 구하려 칼을 뽑으며 하는 말도 인상적입니다.
Blood may dim its blade, but never dishonour.
피는 칼날을 흐릴 수 있어도 불명예는 안 된다.
제라르는 외교전에서 졌지만 적의 명예를 알아봅니다.
such a land, so old and so beloved, never could be conquered
그토록 오래되고 사랑받는 땅은 결코 정복될 수 없었다.
13. 훈장과 이중의 편지
제7화의 규율은 황제의 한마디로 요약됩니다.
Soldiers do not choose, they obey.
군인은 고르지 않고 복종한다.
제라르는 이 말을 철석같이 지킵니다. 적이 점령한 마을을 모두 지나가라는 명령도, 싸움을 보고 지나치지 못하는 후사르의 천성도 그에게는 같은 충성의 한 부분입니다.
But what hussar can ride past a fight and never draw rein?
싸움을 보고 고삐를 당기지 않고 지나갈 후사르가 어디 있겠는가?
도망치는 모습도 자기식으로 변호합니다.
it is not in his nature to fly very fast
아주 빨리 달아나는 것은 후사르의 본성이 아니다.
결말의 호통과 칭찬은 모순되지 않습니다. 가짜 정보를 진짜인 줄 알고 목숨 걸고 전한 사람은 적을 속이는 데 가장 이상적인 전령이었기 때문입니다.
you brain of a hare
이 토끼 같은 머리야.
he has also the stoutest heart in my army
그는 내 군대에서 가장 굳센 심장도 가졌다.
14. 악마의 유혹과 묻힌 서류
마지막 이야기에서 제라르는 개인의 모험담을 넘어 역사에 닿습니다.
I become history.
나는 역사가 된다.
세 명의 검객이 한 방에 불려 온 것을 보고 그는 눈치챕니다.
You cannot see the lettuce and dressing without suspecting a salad.
상추와 드레싱을 보고 샐러드를 짐작하지 않을 수는 없다.
충성 시험이 끝난 뒤 트레모의 외침은 거칠고 정직합니다.
I have been tempted by the devil!
나는 악마의 유혹을 받았다!
황제의 속삭임은 이 책 전체에서 가장 어두운 문장입니다.
The game is finished, and we must make provision accordingly.
승부는 끝났으니 그에 맞게 대비해야 한다.
쓰러진 트레모 앞에서 황제는 짧게 말합니다.
May we all die as gallantly
우리 모두 저렇게 의연하게 죽기를.
그리고 서류를 묻은 뒤 황제가 건네는 시험에 제라르는 처음으로 영리하게 답합니다.
Buried what, sire?
무엇을 묻었다는 겁니까, 폐하?
황제에게 가장 믿음직한 사람은 가장 영리한 사람이 아니라, 잊으라는 명령을 정확히 지키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책은 서류가 아직 땅에 묻혀 있다는 암시로 닫히고, 이야기는 끝나지 않은 채 청중의 기대 속에 남습니다.
15. 이 책을 읽는 방법
『제라르 준장의 공훈』은 각 편이 독립된 단편이어서 어디서든 읽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처음이라면 1화(글룸의 성)나 4화(다트무어와 바람)처럼 짧고 웃음이 분명한 편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3화와 5화는 영국인 바트와의 이야기로 이어져 함께 읽으면 더 풍부합니다. 2화와 7화, 8화에서는 나폴레옹의 서늘한 얼굴이 가장 선명하고, 6화는 웃음 사이로 한 시대의 끝이 비칩니다. 어느 편에서나 중요한 것은 화자의 목소리입니다. 제라르의 자랑을 그대로 믿지도, 완전히 비웃지도 말고 허세와 용기가 섞인 한 사람의 말로 따라가 보세요. 읽다 보면 영웅담이 풍자로, 풍자가 다시 애틋한 회상으로 바뀌는 순간이 반복해서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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