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921년 출간
The Efficiency Expert
효율성 전문가
운동만 잘하던 대학 졸업생이 시카고에서 바닥까지 떨어졌다가, 가짜 추천서로 효율성 전문가 자리에 앉아 회사의 비리와 살인 누명, 두 여자의 마음 사이에서 진짜 쓸모를 증명하는 이야기
You’re the most efficient looking person I ever saw
당신은 내가 본 사람 중에 가장 효율적으로 보이는 사람이에요.
You and I are the only friends he has.
그에게 친구라고는 당신과 나뿐이에요.
한눈에 보기
대학 복싱 챔피언이자 야구 스타였던 지미 토랜스는 간신히 졸업장을 받고 아버지에게 성공하겠다고 선언한 채 시카고로 향한다. 하지만 구직 광고에는 답장이 한 통도 오지 않고, 양말 판매원과 웨이터와 스파링 파트너와 우유 배달부를 전전하며 소매치기이자 금고털이인 '도마뱀'의 도움으로 연명한다. 거리의 여자 어린 에바의 격려와 가짜 추천서로 국제기계회사의 효율성 전문가가 된 지미는 사장 메이슨 컴튼의 신임을 얻지만, 사장의 딸 엘리자베스의 약혼자인 해롤드 빈스의 급여 장부 속 비리를 파고들면서 폭행과 협박, 사장의 죽음과 살인 누명에 휘말린다. 법정에서 도마뱀이 증언하고 빈스가 무너진 뒤 지미는 풀려나, 죽어 가는 에바의 마지막 말을 듣고 해리엇 홀든에게 마음을 전한다. 열여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찰스 디킨스 『위대한 유산』 (Great Expectations)
- 진 웹스터 『키다리 아저씨』 (Daddy-Long-Legs)
- 마크 트웨인 『왕자와 거지』 (The Prince and the Pauper)
한 권 요점
The Efficiency Expert
『효율성 전문가』는 미국 작가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가 쓴 장편소설로, 1921년에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버로스는 1875년에 태어나 1950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타잔』 연작으로 가장 유명합니다. 그런 작가가 정글도 외계 행성도 없이 20세기 초 시카고의 거리, 공장, 법정을 무대로 쓴 현실 배경의 소설이 이 책입니다. 모두 28장으로, 앞쪽은 졸업생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추락하는 풍자 코미디이고, 뒤쪽은 회사 비리와 살인 사건을 다루는 범죄 이야기입니다. 줄기는 하나입니다. 체육관에서만 통하던 자신감이 현실에서 한 번 부서진 청년이 가짜 이력으로 얻은 자리를 진짜 실력과 의리로 채워 가는 과정입니다. 그 곁에서 '신사'와 '정직'이 계급과 직업이 아니라 행동으로 가려진다는 주장이 이어집니다.
줄거리
제1~4장: 챔피언의 졸업과 시카고 구직 실패
지미 토랜스 주니어는 대학 복싱 챔피언십 결승에서 4라운드 녹아웃승을 거두고, 캠퍼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이 됩니다. 그러나 학업 성적이 너무 낮아 총장 '위스커스'에게 불려 가 졸업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고, 월 단위로 성적을 보이겠다는 조건으로 한 번의 기회를 얻어 개인 교사들의 도움으로 졸업장을 받습니다. 졸업 후 네브래스카 비트리스의 옥수수 제분회사 사장인 아버지에게서 편지가 옵니다. 졸업을 기대하지 않았다, 빚이 5천 달러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너는 깨끗한 아이이니 집에 와서 빚을 지라는 내용이고, 빚을 갚을 수표가 들어 있습니다. 편지를 읽을수록 자신의 자만이 보인 지미는 수표만 받고 시카고에서 직접 성공해 보이겠다고 답장을 씁니다. 하지만 '대학 졸업생, 총지배인 자리 희망'이라는 구직 광고를 낸 지 사흘이 지나도 답장은 한 통도 오지 않습니다. 구인란의 일자리를 찾아 나선 지미는 제재소 사장 브라운 씨 앞에서 "경험은 없지만 경영 능력은 있다"고 말했다가 쫓겨나고, 한 달 동안 직책을 낮추어도 거절만 당하며 더 싼 하숙으로 옮깁니다. 사무실 사환 자리마저 경험 부족으로 놓친 밤, 가진 돈 1달러 60센트로 아버지에게 "실패했으니 차비를 보내 달라"는 편지를 씁니다.
제5~8장: 타이어, 양말 판매대, 도마뱀의 제안
같은 밤, 부유한 공장주의 딸 엘리자베스 컴튼은 약혼자 해롤드 빈스를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에 타이어가 터집니다. 허름한 차림의 청년이 바퀴를 갈아 주고 팁을 사양합니다. 편지를 부치러 가던 지미는 찢어 버리고, 다음 날 백화점 양말 매장에서 주급 10달러짜리 일자리를 얻습니다. 한편 국제기계회사 사장 메이슨 컴튼은 이익이 줄어드는 이유를 알 수 없어 조수 격인 빈스를 부르고, 빈스는 오히려 사장의 건강이 안 좋다며 딸에게 장기 여행을 권하게 합니다. 그러나 빈스는 클럽에서 노름꾼들에게 큰돈을 잃고 빚에 몰려 있습니다. 한 달 뒤 엘리자베스가 지미의 매장에 들르자 지미는 그녀가 알아보지 못하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면서도 수치심에 폭발해 사표를 던집니다. 몇 주 만에 시계, 담배 케이스, 반지, 옷까지 사라지고 허기에 시달리던 지미는 같은 하숙집에 사는 도마뱀과 마주칩니다. 도마뱀은 5만 달러짜리 금고 작업에서 30퍼센트를 줄 테니 망만 봐 달라고 제안합니다. 지미는 거절하고, 도마뱀은 거절을 반기며 예전에 빌려 갔다던 20달러를 억지로 돌려줍니다.
제9~12장: 카바레, 크리스마스 이브, 스파링 파트너
도마뱀은 지미에게 파인하이머 카바레의 웨이터 자리를 구해 줍니다. 낮에는 점잖은 사업가가, 밤에는 범죄자와 무대 사람들이 드나드는 지하 식당입니다. 지미는 노동 지도자 스티브 머레이를 곧 싫어하게 되고, 매일 오후 네 시에 '아침'을 먹으러 오는 어린 에바(본명 에디스)와 말벗이 됩니다. 크리스마스 이브, 엘리자베스와 친구 해리엇 홀든이 장난삼아 호위 없이 파인하이머에 들어오고, 취한 머레이가 엘리자베스를 붙잡아 무릎에 앉히려 하자 지미가 쟁반을 떨어뜨리고 뛰어들어 머레이를 쓰러뜨립니다. 두 사람은 지미의 이름도 모르는 채 급히 떠나고, 해리엇은 월요일에 집으로 오면 도움을 주겠다고 주소를 남기지만, 지미는 쫓겨나 가지 않습니다. 그를 눈여겨본 사람들의 소개로 지미는 프로 권투 선수 '영 브로피'의 스파링 파트너가 됩니다. 계약 조건은 브로피를 다치게 하지 말고 두들겨 맞아 주는 것이었고, 지미는 이 시합이 도박꾼들이 판돈을 쓸어 담으려 짠 승부 조작임을 알게 됩니다. 시합 일주일 전 연습 중 브로피가 신호도 없이 지미를 쓰러뜨리고, 그 순간 지미는 관중석에 앉은 엘리자베스와 해리엇을 발견합니다. 제3라운드에서 지미는 90초 만에 브로피를 링 밖으로 날려 버리고, 계획을 망친 일당에게 쫓겨납니다.
제13~16장: 우유 배달, 어린 에바의 도박, 가짜 추천서
도마뱀은 지미의 소동을 꾸짖으면서도 자기 인생관을 펼칩니다. 계약과 변호사로 장사하는 신사들과 자기가 도덕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한편 엘리자베스와 해리엇은 계속 마주치는 '양말 매장 청년'을 두고 말다툼하고, 해리엇은 빈스를 믿지 않는다고 털어놓습니다. 지미는 우유 배달부가 되었다가 해리엇의 저택 뒷문에서 두 사람을 만나지만, 도움을 정중히 거절합니다. 우유 배달부 파업으로 일자리를 잃고 도마뱀은 대형 금고 사건 뒤 자취를 감춥니다. 3월, 시계를 다시 전당포에 맡기고 나오던 지미는 에바를 만납니다. 에바는 저녁을 사면서 구인란에서 '효율성 전문가' 광고를 찾아내고, 지미는 효율성 전문가가 뭐냐고 묻는 에바에게 "작업을 망치는 사람"이라고 농담합니다. 에바는 지미의 외모와 말솜씨와 주먹이면 해낼 거라며 옷값을 억지로 쥐여 줍니다. 다음 날 지미는 에바가 타자기로 꾸며 낸 가짜 추천서 여섯 장과 헌책방에서 산 『공장에서 더 많이 얻는 법』을 들고 사장을 찾아가 월 250달러의 자리를 얻습니다. 사장은 이 자리를 빈스에게 미리 알리지 않았고, 빈스는 소개 자리에서부터 적대감을 숨기지 않습니다.
제17~21장: 급여 장부, 음모, 만찬 자리의 대결
지미는 책에서 외운 대로 '사람을 먼저 연구'하며 공장을 돌고, 작업 동선과 기계 배치를 단순하게 바꿔 다섯 명 몫의 인원을 줄이면서도 일을 더 빠르게 만듭니다. 빈스는 급여 대장을 혼자 쥐고 직원 채용과 해고, 급여 지급을 모두 독점하며 지미에게 보여 주기를 거부합니다. 지미는 직원들에게 이름과 급여를 일일이 묻고, 인원을 줄였는데도 급여 수표가 오히려 천 달러가량 많은 것을 발견합니다. 사장에게는 회계사 감사를 제안하고, 에바를 사장의 새 속기사로 추천해 일자리를 마련해 줍니다. 한편 빈스는 불평꾼 직공 크로바츠를 매수해 지미를 해치려 하고, 지미는 퇴근길에 습격자 두 명을 쓰러뜨립니다. 크로바츠는 약속된 돈을 돌려주지 않고 오히려 빈스를 약점으로 쥔 채 감사 기록과 급여 서류를 없앨 방법을 제안합니다. 그 사이 사장 컴튼의 초대로 그의 집을 찾은 지미는 엘리자베스가 바로 타이어 아가씨이자 카바레의 아가씨임을 알아보고 서로 놀랍니다. 그녀는 아버지가 자리를 비운 사이 사기꾼이라고 몰아붙이지만, 지미는 그녀가 파인하이머에 있었던 일을 함께 이야기하겠다고 맞섭니다. 만찬 뒤 사장이 지미를 해고하려 하자 지미는 사장이 매주 천 달러가량 도둑맞고 있다고 알립니다. 사장은 감사를 계속하게 하고, 엘리자베스는 이를 협박이라 비난합니다. 외로워진 지미는 에바를 불러 영화를 보고 파인하이머에 가서, 머레이와 빈스가 함께 있는 것을 목격합니다. 에바는 그날 밤이 평생 가장 행복했다고 말한 뒤 방에 돌아와 거울 앞에서 울고, 지미는 자신이 에바에게 줄 상처를 알아차립니다.
제22~24장: 협박 편지, 병상, 밤의 사무실
머레이는 빈스에게 모든 일을 자기가 맡을 테니 금고에 없애야 할 서류만 넣어 두라고 합니다. 빈스는 '노동자를 잘 대우하라, 아니면 대가를 치른다'는 노동 단체 이름의 협박 쪽지를 사장에게 보이는데, 사장은 지미에게 권총을 쥐여 줍니다. 지미는 권총을 책상 서랍에 넣어 두고, 에바는 사장의 편지를 찾다가 빈스의 책상에서 머레이의 편지를 발견해 몰래 챙깁니다. 같은 무렵 도마뱀은 머레이에게서 일주일 안에 공장 금고를 털라는 제안을 받고, 지미는 독감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합니다. 컴튼 사장의 배려로 특실을 쓰는 지미에게 에바는 매일 저녁 꽃을 들고 찾아와 간호하며 곁을 지킵니다. 감사가 끝나 가자 빈스는 초조해지고, 지미는 의사의 만류를 뿌리치고 퇴원해 출근합니다. 토요일 밤 도마뱀이 지하 창문으로 공장에 들어가고, 지미는 새 야간 경비원을 자처하는 전화를 받고 달려갑니다. 도마뱀은 위층에서 내려오는 불안한 발소리와 성냥불 속의 얼굴을 보고 숨고, 사장실에 들어갔다가 놀라서 아무것도 못 한 채 달아납니다. 직후 경찰에 익명 신고가 들어가고, 지미가 불을 켜자 컴튼 사장이 바닥에 쓰러져 있습니다.
제25~28장: 정황 증거, 재판, 평결
지미는 형사 오도넬에게 사장의 시신 곁에서 붙잡히고, 빈스가 서랍 속 권총이 지미에게 빌려준 것이라고 증언합니다. 엘리자베스는 지미가 양말 판매원, 웨이터, 스파링 파트너, 우유 배달부였다고 경찰에 증언하며 증오를 드러내고, 오도넬은 에바까지 공범으로 몬 끝에 지미는 기소됩니다. 그러나 해리엇이 감옥으로 찾아와 믿음을 표하고 몰래 유능한 변호사를 선임합니다. 지미는 변호사에게 에바를 먼저 풀어 달라고 요구합니다. 풀려난 에바는 미행을 따돌리고 도마뱀을 만나 빈스가 받은 협박 쪽지와 머레이의 편지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고, "그에게 친구라고는 당신과 나뿐"이라고 말합니다. 도마뱀은 경찰 추격을 피해 서류를 확보하고 한참 고민합니다. 재판에서 크로바츠가 위증하고 빈스도 지미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지만, 마지막 날 새 증인이 나와 빈스가 크로바츠에게 돈을 건넨 사실이 드러나고, 머레이가 불려 나와 편지를 인정하다가 "빈스가 나를 고용했다"고 소리칩니다. 이어 도마뱀이 증인석에 서서 머레이의 계획과 위층에서 내려온 사내를 본 일을 증언하고, 그 사내가 검사 뒤에 숨어 있다고 말합니다. 빈스는 "거짓말이다"라고 외치다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배심은 무죄를 평결합니다. 지미는 폐렴으로 위독한 에바를 찾아가고, 에바는 그의 석방 소식을 듣고 기뻐합니다. 에바는 입맞춤을 청하고, 변호사를 마련한 사람이 해리엇이며 그녀가 지미를 사랑한다는 말을 남기고 눈을 감습니다. 그날 밤 해리엇의 집에서 엘리자베스는 지미에게 사과하고 회사 경영을 맡아 달라고 청하며, 지미는 우선 돕겠다고 합니다. 이어 지미가 해리엇에게 마음을 전하자 해리엇은 오래전부터 당신 것이었다고 답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챔피언의 졸업
책은 승리의 장면으로 시작하지만 곧 총장실의 최후통첩이 이어집니다. 지미의 세계관은 이 한 줄에 담겨 있습니다.
There are two kinds of people in this world--human beings and profs.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인간과 교수.
그러나 아버지의 얼굴이 떠오르는 순간 청년은 처음으로 이기심을 접고 부탁합니다.
that you will give me one more chance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시길 바랍니다.
버로스는 대학 영웅의 우쭐함을 가볍게 비웃되 미워하지는 않습니다. 이 자신감은 곧 시카고에서 산산이 부서질 재료입니다.
2. 아버지의 편지
아버지는 꾸짖는 대신 이렇게 믿어 줍니다.
I know you are clean, though
그래도 네가 깨끗한 아이라는 건 안다.
돈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라는 다정한 말이 오히려 지미를 움직입니다. 그는 상속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아들의 도리를 정합니다.
If he won’t disinherit me, I am going to disinherit myself.
아버지가 나를 상속에서 빼 주지 않는다면 내가 스스로 빠지겠다.
I am going to make him proud of me.
아버지가 나를 자랑스러워하게 만들겠다.
이 동기가 책 끝까지 지미를 붙들어 줍니다. 효율성 전문가라는 거짓 직함 아래 놓인 진짜 이유는 돈이나 명예가 아니라 아버지에 대한 사랑입니다.
3. 구인란의 거울
지미의 구직 광고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WANTED--By College Graduate--Position as General Manager of Large Business
구함. 대학 졸업생. 대기업 총지배인 자리.
사흘 내내 답장이 없던 이유는 창구 직원이 한마디로 설명합니다.
That fellow there was advertising for help.
저 사람은 사람을 구하는 광고를 냈거든요.
일자리를 구하는 쪽에는 우편이 오지 않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직접 찾아간 제재소에서 지미는 이렇게 답했다가 쫓겨납니다.
I came here to manage your business.
저는 이 회사를 경영하러 왔습니다.
사환 자리마저 경험을 묻자 지미는 어이없어합니다.
Do I have to have experience to be an office-boy?
사환이 되는 데도 경험이 필요합니까?
이 장면들은 대도시의 취업 시장을 풍자합니다. 주목할 점은 '경험 없는 자신감'이 이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소재라는 것입니다. 훗날 지미가 같은 자신감으로 합격하는 장면은 풍자의 반전입니다.
4. 도마뱀
밤거리에서 시계를 훔치려다 붙잡힌 소매치기는 시계를 돌려주러 호텔 방까지 찾아와 자기 소개를 합니다.
If you ever want a box cracked, look up the Lizard.
금고를 열 일이 생기면 도마뱀을 찾으시오.
그는 직업관도 분명합니다. 정직한 일자리는 구해 봤지만 하루 아홉 시간을 일하고도 월급은 보잘것없다고 말하며 이렇게 선언합니다.
I'm my own boss.
나는 내 윗사람이 곧 나다.
그는 사람을 보는 눈도 자부합니다. 지미에게 제안했다가 거절당하고 그는 오히려 기뻐합니다.
I either pick a square one or I work alone.
나는 올곧은 사람을 고르거나, 아니면 혼자 일한다.
도마뱀은 범죄자로 그려지지만 이 책에서 가장 신의 있는 인물입니다. 지미를 훗날 법정에서 구하는 사람도 그입니다.
5. 타이어와 양말 판매대
엘리자베스는 '신사 계급'의 예절을 중시합니다. 청혼을 받아들인 직후 약혼자에게 내건 규칙은 이렇습니다.
We should never forget the stratum of society to which we belong
우리는 우리가 속한 계층을 잊어서는 안 돼요.
아버지의 지론은 한술 더 뜹니다. 그녀가 전하는 말입니다.
he always got drunk like a gentleman
그분은 늘 신사답게 취했다.
그런 그녀가 타이어를 갈아 준 낯선 청년의 거절 한 번에 인상을 받습니다. 청년은 그날 밤 자신감을 되찾습니다.
I am going to land a job.
나는 일자리를 얻고 말겠다.
하지만 얻은 것은 양말 매장입니다. 지미의 분노는 직업이 아니라 자기 모습에 대한 부끄러움에서 나옵니다.
I am going to get a regular he-job.
나는 제대로 된 남자의 일을 하러 가겠다.
엘리자베스는 매장을 나서며 한마디를 던집니다.
I have placed him.
저 사람이 누군지 생각났어.
여기서 두 사람의 인연은 서로 모르는 채 이어지는 반복 구조를 갖습니다. 지미가 직업을 바꿀 때마다 엘리자베스와 마주치는 우연이 책의 골격입니다.
6. 굶주림 앞에서의 거절
돈이 바닥난 지미 앞에 도마뱀이 내놓는 수익은 달콤합니다.
Thirty per cent of fifty thousand dollars!
5만 달러의 30퍼센트라니!
그러나 지미가 거절하는 이유는 도덕이 아닙니다. 그는 솔직하게 선을 긋습니다.
I am moved by no moral scruples
나는 도덕적 망설임 때문에 움직이는 게 아니다.
그를 막는 것은 부끄러움을 받을 사람들의 존재입니다. 그의 구직 조건이 이를 알려 줍니다.
that I could do and still look a policeman in the face
경찰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볼 수 있는 일이라면.
하숙방에서 혼자 남은 지미는 쓴웃음으로 현실을 정리합니다.
Just imagine, the only friend I’ve got in Chicago is a safe-blower.
생각해 봐, 내가 시카고에서 가진 단 하나의 친구가 금고털이라니.
지미를 붙드는 것이 법이 아니라 가족 앞의 체면이라는 점을 도마뱀은 알아보고, 그래서 지미를 존중합니다.
7. 파인하이머와 어린 에바
파인하이머 카바레에서 지미는 단골 에바와 마주 앉습니다. 에바는 처음에 신기해하며 묻습니다.
You’re a funny guy
당신 참 이상한 사람이야.
이유는 그가 자신을 대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just the same as you would on a decent girl.
점잖은 여자를 대하는 것과 똑같이.
도마뱀은 에바 앞에서 지미를 이렇게 평가합니다.
He ain’t got none except being on the square.
그 사람은 곧은 것 말고는 가진 게 없어.
에바의 직업은 책에서 직접 이름 붙여 설명되지 않고 암시로만 나타납니다.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이 서로를 존중하는 방식입니다. 이 존중이 후반부 에바의 희생을 만들어 냅니다.
8. 크리스마스 이브
머레이가 엘리자베스를 붙잡는 순간 지미는 이렇게 낮은 목소리로 막아섭니다.
Cut it, Murray!
그만둬, 머레이!
She isn’t your sort.
저 사람은 네 부류가 아니야.
싸움이 끝나자 엘리자베스는 이름도 묻지 못한 채 달아나고, 에바는 구경하던 사람들 속에서 통쾌해합니다.
He got what was coming to him
그 사람은 받을 만한 걸 받았어요.
일자리를 잃고 나가는 지미에게 머레이는 소리칩니다.
I’ll get you for this, young feller!
이 일은 꼭 갚아 주마, 젊은이!
지미는 두 번이나 같은 여자를 지키는 위치에 서지만 이름도 직함도 밝히지 못합니다. 이 장면이 이후 법정에서 머레이의 동기를 설명하는 복선이 됩니다.
9. 스파링 파트너와 조작된 시합
지미는 승부 조작을 눈치채고도 모른 척하기로 합니다. 이유는 생계입니다.
a job is a job, and no job is to be sneezed at
일은 일이고, 어떤 일도 코웃음 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연습을 거듭할수록 브로피에 대한 경멸이 자랍니다.
this bird is of championship caliber, I might be a champion myself.
이 친구가 챔피언급이라면 나도 챔피언일 수 있겠다.
그를 폭발시키는 것은 분노보다 시선입니다. 관중석을 둘러보던 지미가 발견한 얼굴을 서술자는 이렇게 부릅니다.
the girl whom Fate had thrice before thrown in his path
운명이 이미 세 번이나 그의 길에 던져 놓은 여자.
지미는 세 번째 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한 번에 무너뜨립니다. 정직한 일이든 부정한 일이든 몸을 쓰는 직업을 전전하는 동안에도 그가 지킨 한 가지는 '그녀 앞에서 비굴해지지 않는 것'이었다는 점이 드러납니다.
10. 해리엇의 눈, 도마뱀의 도덕론
패배를 듣고 도마뱀은 훈계 대신 자기 관점을 펼칩니다. 그는 신사들과 자기가 다를 게 없다고 말합니다.
I ain’t no different from what you’d probably be if you were in business
내가 너와 다를 게 없어. 네가 사업을 한다면 아마 이럴 거야.
지미는 반박하지 않고 이렇게 받아넘깁니다.
It’s all in the point of view
모든 건 관점에 달려 있지.
같은 시각 해리엇은 엘리자베스의 약혼자를 겨냥해 말합니다.
He’s a regular adventure all in himself
그 사람은 그 자체로 모험이야.
he was never sincere
그 사람은 한 번도 진실한 적이 없었어.
도마뱀의 상대주의와 해리엇의 직관은 서로 다른 방향에서 같은 결론, 곧 직함과 계급은 사람을 증명하지 않는다는 결론으로 갑니다.
11. 효율성 전문가라는 연극
에바가 구인란을 읽다가 낯선 직함을 묻습니다.
What’s an efficiency expert?
효율성 전문가가 뭐예요?
지미의 대답은 풍자의 정점입니다. 아버지의 공장에 왔던 전문가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합니다.
he’s a fellow who gums up the works
일을 엉망으로 만드는 친구죠.
에바는 옷차림이 아니라 사람을 봅니다.
You’re the most efficient looking person I ever saw
당신은 내가 본 사람 중에 가장 효율적으로 보이는 사람이에요.
면접 장면에서 지미가 쓰는 무기는 막 외운 책 제목입니다.
How to Get More Out of Your Factory
『공장에서 더 많이 얻는 법』
그가 목차를 외운 데까지만 말하자 빈스가 파고듭니다. 환경을 대차대조표에 반영한다는 대목이 무슨 뜻이냐는 것입니다. 지미가 스스로 쓴 표현이 이 장면을 정확히 요약합니다.
Jimmy was mentally gasping and going down for the third time.
지미는 속으로 숨을 헐떡이며 세 번째로 가라앉고 있었다.
빈스의 질문에 지미는 얼버무립니다. 하지만 진짜 시험은 이론이 아니라 공장 바닥에서 치러집니다.
12. 급여 대장과 단순함의 원리
지미가 책에서 건진 단 하나의 교훈은 이것입니다.
namely, simplicity
곧, 단순함이다.
그는 작업 동선을 줄여 사람 다섯 몫을 덜어 내고 책에 고마워합니다.
You are the best two-bits’ worth I ever purchased.
너는 내가 25센트로 산 것 중에 최고다.
그러나 급여 대장은 빈스가 지킨 마지막 성입니다. 출납원 에버렛이 이를 알려 줍니다.
He hires and fires everybody and pays everybody.
그는 모두를 고용하고 해고하고, 모두에게 급여를 줍니다.
지미는 정면으로 맞섭니다.
I must insist on seeing that pay-roll.
그 급여 대장은 꼭 봐야겠습니다.
숫자는 간단합니다. 사람이 줄었는데 수표는 그대로입니다. 이 계산은 효율성 전문가라는 연극이 어느 순간 진짜가 되는 경계입니다. 거짓 이력으로 들어간 사람이 오히려 진짜 일을 하고 있습니다.
13. 회사 안의 음모
컴튼 사장은 빈스를 감싸면서도 낡은 방식에 갇히지 않으려 합니다.
no one is infallible
누구도 틀리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빈스는 크로바츠를 이용해 지미를 제거하려 합니다. 습격이 실패하자 크로바츠는 돈을 돌려주지 않고 빈스의 약점을 쥡니다.
I got a witness, yuh understand!
증인도 있다고, 알겠어?
지미는 경찰을 믿지 않는 법을 도마뱀에게 배웠습니다.
What a policeman don’t know about you will never hurt you
경찰이 모르는 건 당신을 해치지 못한다.
그 뒤 컴튼가의 만찬에서 엘리자베스와 지미는 서로를 알아보고, 첫마디부터 칼날이 오갑니다.
We efficiency experts are really quite ordinary people.
우리 효율성 전문가들은 사실 아주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Or sell stockings?
아니면 양말을 팔기라도 하나요?
사장에게 해고 통보를 받은 순간 지미는 침묵 대신 진실을 택합니다.
you are being systematically robbed.
당신은 조직적으로 털리고 있습니다.
사장의 침묵과 이후 지미를 꾸짖는 엘리자베스의 장면은, 두 사람의 오해가 정보 부족이 아니라 계급적 편견에서 나온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14. 협박 쪽지와 정황 증거
머레이가 만든 가짜 협박 쪽지는 이렇게 짧습니다.
TREAT YOUR MEN RIGHT OR SUFFER THE CONSEQUENCES
직원들을 제대로 대우하라, 아니면 대가를 치른다.
빈스는 이것을 읽고 영리한 속셈을 알아챕니다.
He’s framing an alibi before he starts.
시작하기도 전에 알리바이를 만들고 있군.
사장은 선의로 지미에게 권총을 쥐여 줍니다.
I think you ought to be armed, Mr. Torrance.
토랜스 씨, 자네도 무장해야 한다고 생각하네.
그 선의가 훗날 지미를 옭아매는 증거가 됩니다. 시신 곁에서 발견된 지미는 이렇게만 말합니다.
Compton has been murdered
컴튼 사장이 살해당했습니다.
경찰은 설득력 있는 서랍과 권총 번호를 내밀고 말합니다.
It looks pretty bad for you, young fellow
젊은이, 자네한테 아주 불리해 보이는군.
도마뱀이 일러 준 경찰관 철학이 현실이 되는 대목입니다. 한 번 눈에 띈 얼굴은 경찰의 머릿속에 영원히 철해지고, 지미의 죄 없는 과거는 한 줄 한 줄 불리하게 읽힙니다.
15. 두 친구
풀려난 에바는 미행을 따돌리고 도마뱀을 불러내 이렇게 말합니다.
You and I are the only friends he has.
그에게 친구라고는 당신과 나뿐이에요.
도마뱀은 서류를 가져오다가 경찰관의 추격을 받아 간신히 따돌립니다. 택시를 몰게 하는 한마디는 짧고 급합니다.
Beat it, bo!
출발해, 친구!
도마뱀은 사건에 대해 가장 많이 알면서도 자기 전력 때문에 아무도 믿지 않을 것임을 압니다. 그런데도 증언을 결심하는 힘은 법이 아니라 한 소녀의 말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큰 용기는 영웅의 주먹이 아니라, 잃을 것이 많은 범죄자가 법정에 서는 일입니다.
16. 재판, 평결, 결말
마지막 날 증인들이 차례로 빈스의 계획을 무너뜨립니다. 머레이는 증인석에서 궁지에 몰리자 이렇게 소리칩니다.
They are all trying to double-cross me.
모두가 나를 배신하려 들고 있어.
I had nothing to do with killing Compton.
나는 컴튼을 죽이는 일과 아무 상관이 없다.
도마뱀의 증언이 끝나자 빈스는 이렇게 외칩니다.
It’s a lie!
거짓말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보인 행동이 진범이 누구인지 말해 줍니다. 평결은 짧습니다. 하지만 이 장의 무게는 그 뒤 에바의 병상에 있습니다. 숨이 가쁜 에바는 지미에게 소원을 말합니다.
Just once, on the lips, before I die.
죽기 전에 딱 한 번만, 입술에요.
지미는 에바를 이렇게 기억합니다.
I think she was the best little girl I ever knew.
내가 아는 가장 좋은 소녀였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해리엇은 간결하게 답합니다.
I have been yours for a long time, Jimmy, but you didn’t know it.
오래전부터 당신 사람이었어요, 지미. 당신만 몰랐을 뿐.
이야기의 결말은 두 겹입니다. 하나는 계급의 편견을 넘은 연애의 성사이고, 다른 하나는 거리 출신 소녀의 죽음입니다. 책은 후자를 가볍게 다루지 않고, 에바가 지미를 '좋은 사람'으로 만든 증인으로 남게 합니다.
17. 이 책을 읽는 방법
『효율성 전문가』는 28장 가운데 앞쪽 1~18장이 주로 풍자 코미디, 19~28장이 범죄 서스펜스로 흐르며 어느 쪽부터 읽어도 흐름을 따라가기 쉽습니다. 처음이라면 1장(졸업과 총장실), 3장(도마뱀), 11장(크리스마스 이브), 15장(에바와 '효율성 전문가'), 16장(허세의 면접)을 먼저 읽어 보세요. 그다음 18장(급여 대장), 20장(만찬의 대결), 26장(두 친구), 27~28장(재판과 결말)이 책의 중심입니다. 버로스는 인물에게 별명과 말투를 선명하게 입혀 놓았고, 도마뱀의 거리 말투와 엘리자베스의 격식 있는 말씨가 대비를 이룹니다. 직업과 계급을 믿는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틀리는지를 웃으며 보여 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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