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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Gem · 한 권 요점

1903년 연재

The Double Life

이중생활

고무 도장 제조업자였던 평범한 은퇴 시민이 콩시에르주리 감옥 지하에서 18세기 희대의 도적 카르투슈의 기억을 깨우고, 두 영혼 사이에서 파국으로 치닫는 이야기

Dead and buried all his treasures after the Treachery of April 1st.

4월 1일의 배신 뒤 그의 모든 보물을 죽여 묻었노라.

It is Cartouche they are torturing and Longuet who screams

고문당하는 것은 카르투슈인데 비명을 지르는 것은 롱게다.

한눈에 보기

1899년 6월, 은퇴한 테오프라스트 롱게는 아내 마르셀린과 친구 아돌프 레카뮈와 함께 파리의 콩시에르주리를 구경하다 낯선 목소리로 외치며 지하 통로로 내려가 벽 틈에서 자기 필적으로 쓴 1721년의 종이를 꺼낸다. 영매 모임에서 환생 이론을 배운 그는 자신이 18세기 도적 카르투슈의 환생임을 알게 되고, 검은 깃털이라 불리는 그 안의 또 다른 자아가 깨어날 때마다 소매치기와 절도와 살인을 저지른다. 엘리파스테의 최면 '수술'은 카르투슈의 마지막 고문을 되살려 그를 죽였다고 믿게 하지만, 정육점 사건과 신문이 말하는 새 카르투슈의 범죄로 모든 것이 되살아난다. 도망 끝에 경찰서장 미프루아와 파리 지하 카타콤에 갇혀 눈이 퇴화한 탈파 사람들의 도시를 지나 지상으로 나오고, 마지막 밤 빌라 정원의 창가에서 비극이 일어난다. 열여덟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한 권 요점

The Double Life

『이중생활』은 프랑스 작가 가스통 르루가 쓴 소설입니다. 르루는 1868년에 태어나 1927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오페라의 유령』의 작가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 책은 본문의 서문에 따르면 1903년 10월 신문에 먼저 실린 이야기를 책으로 묶은 것이며, 프랑스어 원제는 『테오프라스트 롱게의 이중생활』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구조는 독특합니다. 기자인 '나'가 어느 저녁 신문사 대기실에서 참나무 궤를 건네받고, 그 안의 수기와 서류만으로 이야기를 정리했다고 말하는 서문이 붙어 있고, 본문은 롱게의 기록과 주변 인물의 증언, 신문 기사, 경찰서장의 보고를 이어 붙인 형식입니다. 소재는 환생과 이중인격입니다. 순한 소시민이 안에 든 흉악한 전생과 싸우는 이야기이면서, 영매술과 과학과 범죄 수사가 서로 으스대는 풍자극이고, 후반부에는 지하 세계의 환상 모험까지 더해집니다. 줄기는 하나입니다. 한 사람 안에 두 영혼이 있을 때 누가 누구를 이기는가, 그리고 곁의 사람들은 그 사이에서 무엇을 하는가입니다.

줄거리

서문: 참나무 궤

서문의 화자는 모닝저널 신문사의 대기실에서 검은 옷을 입은 우울한 남자를 만납니다. 남자는 쇠 장식이 달린 작은 참나무 궤를 책상에 올려놓고, 친구 테오프라스트 롱게가 이것을 전하라고 했으며 자신은 롱게가 '아돌프'라 부르던 유언 집행인일 뿐이라고 말한 뒤 사라집니다. 열쇠 없는 궤 안에는 롱게의 수기가 들어 있었고, 롱게는 200년 된 서류를 발견해 자신이 파리 범죄사상 가장 교활한 도적 루이 도미니크 카르투슈와 같은 사람임을 확인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화자는 그 내용을 먼저 신문에 일부 실었고, 이제 궤 속 문서만으로 '카르투슈의 환생'의 기록을 펴낸다고 밝힙니다. 서문은 이 책에 기이하고 초자연적인 일이 많으니 냉정한 머리를 가진 독자만 읽으라고 경고합니다.

제1~3장: 콩시에르주리, 벽 틈의 종이, 필적 감정

1899년 6월 28일, 은퇴한 고무 도장 제조업자 롱게는 아내 마르셀린, 친구 아돌프 레카뮈와 함께 허가증을 들고 콩시에르주리를 찾습니다. 아돌프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우체국장을 지낸 여행가로, 롱게는 교양을 쌓으려 역사 유적을 순례하는 중입니다. 고문실이 약재 창고로 바뀐 것을 보고 그들은 실망합니다. 그런데 어두운 통로에 이르자 롱게가 전혀 다른 목소리로 '여기가 짚 장수들의 길'이라고 외치고, 간수가 아무도 내려가지 않은 지하 계단의 쇠창살을 열자 어둠 속으로 사라져 "시몬 란베르구스트"를 부른 뒤 올라옵니다. 그는 롱게 본인의 목소리로 돌아와 이 일을 수기에 적습니다. 어둠 속에서도 길을 알았고, 돌 틈에 칼을 넣어 핏빛이 도는 낡은 종이를 꺼냈으며, 거기에는 자기 필적으로 보물과 4월 1일의 배신이 적혀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튿날 롱게는 아래층 이탈리아어 교수 페티토 씨와 마르셀린의 먼 친척이자 종이 전문가인 암브로스에게 서류를 보입니다. 필적이 자기 편지와 같고, 종이가 1721년 제작이라는 감정이 나오자 그는 자신이 200년 전의 어떤 인물이었다고 결론짓습니다. 도서관을 뒤져 정체를 찾던 그는 섭정의 서자라는 설에 마음이 쏠립니다.

제4~6장: 결혼기념일의 소동, 검은 깃털

마른 강변 별장 '플로 다쥐르'에서 열린 결혼기념일 모임에서 아돌프는 윤회와 환생 이론을 장황하게 설명합니다. 롱게는 자기가 왕족의 피를 이은 인물이라는 생각에 우쭐하지만, 축하 노래를 부르라는 청에 낯선 목소리로 마르셀린을 마리 앙투아네트라 부르며 섭정 시대의 속된 노래를 부르고, 탁자 위에 뛰어올라 식기를 부수며 소동을 부립니다. 손님들이 달아난 뒤 그는 아내에게 지금까지의 일을 모두 털어놓고, 마르셀린은 보물 이야기에 솔깃해 아돌프에게 사실을 알리자고 합니다. 아돌프는 필적이 롱게의 성격과 정반대임을 지적하며 필체가 '타자'의 것이라고 말하고, 다윈의 비둘기 실험에 빗대어 환생한 영혼은 오랜 침묵 끝에 '검은 깃털'처럼 드러난다고 설명합니다. 롱게는 '다른 자'가 깨어나면 자신이 사라진다는 말에 감탄합니다.

제7~9장: 소매치기, 서약, 초상화

롱게와 아돌프는 도서관을 뒤지며 4월 1일의 배신을 찾다가 샹젤리제에서 아돌프의 친구 경찰서장 미프루아를 소개받습니다. 콩코르드 광장 근처의 군중 속으로 뛰어든 롱게는 한참 뒤 돌아오고, 저녁 식탁에서 미프루아가 손수건과 지갑이 없어진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 모두 롱게의 주머니에서 나옵니다. 그의 집에는 시계 세 개, 손수건 여섯 장, 지갑 여러 개와 수표 열여덟 장이 쌓입니다. 그사이 서술자는 아돌프가 마르셀린의 정부이면서 롱게를 누구보다 아낀다는 사실을 밝힙니다. 롱게는 '곧 큰 불행이 닥친다'며 아내와 친구에게 자신을 버리지 말라고 맹세시키고, 아돌프는 문서의 첫 줄을 읽고 무언가를 이해했다며 다음 날 약속을 잡습니다. 그날 롱게는 계단에서 만난 페티토에게 자신이 밀고자를 죽이고 상금 2만 파운드가 걸린 '아이'였다고 털어놓다가 페티토가 달아나자 양조장 여주인을 낯선 이름으로 부르는 등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됩니다. 아돌프는 그를 낡은 건물 방으로 데려가 촛불 아래 초상화를 보여 줍니다. 롱게가 자기 얼굴이라고 하자 아돌프는 그것이 카르투슈의 초상이라고 밝히고, 롱게는 기절하며 아내에게는 알리지 말라고 부탁합니다.

제10~12장: 카르투슈의 내력, 밀랍 마스크, 섭정과의 한밤 면담

마른 강가에서 낚시를 하며 아돌프는 카르투슈의 일생을 풀어 놓습니다. 1693년 10월생인 그는 열한 살쯤 집시에게 끌려가 소매치기를 배웠고, 숙부에게 찾아져 통 제조인인 아버지 곁에서 일하다가 바느질하는 아가씨를 위해 아버지의 돈을 훔친 뒤 달아났습니다. 이어 사기꾼 부부와 어울렸다가 군대에 들어갔고, 마침내 삼천 명에 이르는 강도단의 두목이 되어 바퀴형에 처해졌습니다. 롱게는 낚시 도구를 강물에 떨어뜨립니다. 돌아오는 합승마차에서 마을 사람들이 그를 외면하고, 아돌프는 생제르맹 성에 카르투슈의 얼굴을 본뜬 밀랍 마스크가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롱게는 자신 안의 정직한 시민과 도적을 마주 세우고, 환생은 영혼이 더 나은 상태로 나아가는 과정이라는 이론에 기대 카르투슈를 올바르게 이끌겠다는 사명감까지 품습니다. 생제르맹에서는 밀랍 마스크를 찾지 못하고, 숲속 나무 아래서 갑자기 기억이 터져 나옵니다. 카르투슈는 재무총감 로의 사주를 받은 섭정이 수색을 명하자 스페인 대사 집을 털고 섭정의 물건까지 훔치며 놀립니다. 섭정이 현상금을 내걸자 한밤 숲으로 불러내 직접 만나고, 섭정은 정부 에밀리에게 접근하는 로를 혼내 달라고 부탁합니다. 카르투슈는 로가 선물하려던 목걸이를 가로채 에밀리 손에 직접 쥐여 주어 로를 골탕 먹입니다. 이야기를 마친 롱게는 농담을 던집니다. 지금의 자신은 아내만 사랑하는 점잖은 사람이니 200년이 사람을 이렇게 바꾼다는 것입니다. 카르투슈로 파리를 걸을 때 무엇이 가장 놀랍냐는 물음에 그는 경찰이라고 답합니다.

제13~15장: 검은 고양이, 페티토의 귀, 돌아가지 못하는 길

롱게네 서재 책상에는 핀과 펜을 닦는 검은 고양이 방석이 놓여 있습니다. 시골에서 돌아온 밤, 부부는 사무실에서 고양이가 갸르릉거리며 위치를 바꾸는 소리를 듣고 겁에 질립니다. 같은 시각 아래층에서는 페티토가 아내 레지나와 함께 문서의 구절 '르 푸르'가 무엇인지 사전을 뒤지다 위층 열쇠로 몰래 올라온 참이었습니다. 이 소동은 페티토가 고양이를 이리저리 옮겼기 때문이었음이 드러나고, 방에 들어온 롱게는 페티토를 붙잡아 부엌으로 끌고 갑니다. 마르셀린은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에 충격을 받고, 그는 페티토의 두 귀를 자른 뒤 보내 줍니다. 다음 날 롱게가 카르투슈의 짓이었다고 시인하자 마르셀린은 이혼하겠다고 하지만 결국 아돌프에게 상의합니다. 아돌프와 함께 시내를 걷던 롱게는 센강 좌안으로 건너는 다리와 그레브 광장 같은 몇몇 길을 무의식중에 피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아돌프는 그곳이 카르투슈가 바퀴형으로 숨진 곳이라고 일러 줍니다.

제16~17장: 엘리파스테 드 생엘름, 죽여야 한다

서술자는 궤 속 서류가 카르투슈의 죽음에 관해 역사서와 어긋난 증언을 담고 있다고 말합니다. 롱게는 옛 집 앞에서 공범 시몬이 '기둥의 밑동' 노릇을 하던 수법을 아돌프에게 시연하다 어느 낯선 노부인의 방에 뛰어들어 소동을 벌이고, 아돌프는 그를 위셰트 거리의 신비로운 집으로 데려갑니다. 그곳 지하에서 롱게는 장미십자회의 상징과 해골, 미로 같은 복도를 지나 마르셀린이 기다리는 방에서 엘리파스테 드 생엘름을 만납니다. 아돌프가 마르셀린과 처음 만난 곳도 이 인물이 이끄는 영매 모임이었다고 합니다. 엘리파스테는 전생의 업을 말하며 설득하고, 보물 지도를 현대 파리 위에 짚어 주지만 그곳은 이미 메워졌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롱게는 잠시 수긍한 듯 보이다가, 시계가 몇 시냐는 사소한 말다툼 끝에 맹세로 자기 오른손을 내놓겠다며 칼을 집어 듭니다. 엘리파스테는 이를 말려 놓고 '이제 그를 죽이는 수밖에 없다'고 선언합니다.

제18~21장: 수술, 고문실, 납골실

엘리파스테는 롱게를 최면으로 재워 지하 실험실의 침상에 눕혀 끈으로 고정하고, '카르투슈를 재운다'는 의식을 시작합니다. 잠든 롱게는 같은 시각 아래층에서 귀 없는 페티토를 아내 레지나가 나무라는 광경을 보고 말하고, 엘리파스테는 그를 1721년 4월 1일 밤으로 되돌려 보냅니다. 롱게는 카르투슈의 입으로 측근들을 의심하며 쫓기던 마지막 날들, 부하 뒤샤텔의 배신과 10월 11일의 체포, 샤틀레 감옥 탈출 시도와 콩시에르주리 이송을 차례로 되살립니다. 이어 재판 후 고문 장면이 이어지는 동안 롱게의 몸은 침상 위에서 실제로 고통을 받고, 이가 부러지며 머리카락이 하얗게 셉니다. 엘리파스테는 그가 이처럼 가까이서 영혼의 고통을 목격한 적이 없다고 당황합니다. 고문 뒤 죽은 줄 알고 시체 구덩이에 버려진 카르투슈의 마지막 몇 시간이 이어지고, 롱게는 "나는 빛나는 어둠 속으로 들어간다"는 말과 함께 숨을 거둔 듯 보입니다. 엘리파스테가 이름을 거듭 부르자 롱게가 깨어나 "카르투슈는 죽었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가 모두 빠지고 다리와 팔 곳곳에 상처를 입은 채 들것에 실려 나가고, 엘리파스테는 바닥에 엎드려 자신의 오만을 참회합니다.

제22~25장: 정육점, 신문 기사, 송아지의 복수

롱게는 두 달 만에 회복해 새 틀니를 끼고 산책을 시작합니다. 아돌프는 몰래 뒤따르며 엘리파스테에게 보고하는데, 롱게가 날마다 정육점 후드리의 가게 앞에 서 있다는 사실이 적힙니다. 엘리파스테는 피를 보게 하는 것도 위기의 끝이라 해롭지 않다고 판단합니다. 롱게는 후드리의 비밀 도축장에서 송아지 잡는 법을 배우고, 죽은 송아지의 눈이 쳐다본다고 꺼리면서도 머리를 집으로 가져옵니다. 어느 저녁 도미노를 하던 그는 신문에서 "카르투슈는 정말 죽지 않았는가"라는 기사를 읽습니다. 새 카르투슈라 불리는 흰 머리 사내가 발코니로 들어가 부인과 만찬을 나누고 값비싼 반지를 남기거나, 뤼 뒤 박의 여관을 급습한 경찰을 지붕에서 지붕으로 따돌리는 범죄가 이어지고, 의사와 과자 장수의 변사 사건이 보도됩니다. 롱게는 기사를 읽으며 18세기 카르투슈의 실제 일화를 바로잡듯 덧붙입니다. 마지막 기사는 정육점 후드리의 머리가 송아지처럼 손질되어 발견된 일이었고, 롱게는 '송아지가 복수한 것'이라고 농담하며 읽습니다. 아내와 아돌프는 문을 잠그고 달아나고, 롱게는 굴뚝으로 올라 지붕으로 빠져나갑니다.

제26~29장: 도주, 열차의 실종, 카타콤으로의 추락

비 오는 밤 지붕을 건너던 롱게는 비로소 자신이 저지른 죄를 괴로워하며 아내와 친구를 위해 멀리 사라지기로 합니다. 기차에서 내려 시골길을 걷다 아래층 페티토의 아내를 만나고, 그녀는 남편이 보물을 찾아 급행열차로 국경을 넘는다고 말합니다. 그날 저녁 두 역 사이를 지나던 급행열차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첫 역의 역장이 놀라서 숨을 거두며, 한참 뒤 선로에 객차 한 량이 나타납니다. 열린 문 틈에 귀 없는 머리가 걸려 있어 페티토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롱게는 곁길 선로의 전철기를 열어 열차를 세우려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시신의 옷을 입어 자신의 죽음을 꾸미려 하지만 보물의 단서는 찾지 못하고, 페티토의 아내는 소식을 듣고 정신을 놓습니다. 객차는 다시 사라지고, 신호수는 열차가 지나가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파리에서는 경찰서장 미프루아가 전등 가게 앞에서 흰 머리의 청년을 보고 "카르투슈다!"라고 외치며 쫓다가 둘 다 공사장의 구멍에 빠집니다. 일꾼은 사정도 모르고 구멍을 메웁니다.

제30~32장: 열차의 수수께끼와 카타콤 걷기

어둠 속에서 전등을 켠 미프루아는 곁에 쓰러진 롱게를 발견합니다. 롱게가 선로 배치를 그림으로 그려 열차 실종을 설명하자 미프루아는 5분 만에 풀어냅니다. 열차는 곁길의 모래 언덕에 박혔고, 마지막 객차만 떨어져 내려오다 되돌아갔으며, 롱게가 귀가 먹은 3초 동안 눈을 돌린 탓에 열차가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는 것입니다. 롱게는 페티토에게서 뺏은 총과 칼을 미프루아에게 맡기고, 둘은 전등 열세 개를 합쳐 이레쯤 걸을 각오를 합니다. 미프루아는 카타콤의 역사와 해골 벽 이야기를 들려주며 걸음을 재촉하고, 두 갈래 길에서 '돌아가는 듯 보이는 길을 택하라'는 이상한 논리를 폅니다. 이어 허기에 시달리는 롱게에게 그는 카타콤의 샘에 눈 없는 물고기와 갑각류가 산다는 이야기로 정신을 달랩니다.

제33~34장: 지하 호수와 탈파 사람들

이틀 가까이 걷던 둘은 기온이 오르는 이상한 구역에서 이끼가 덮인 호숫가와 눈 없는 물고기, 오리 떼를 발견합니다. 그곳에서 벌거벗고 헤엄치던 여인이 돌아서자 눈이 없고 커다란 붉은 코와 뿔 같은 귀를 가진 모습이었고, 곧 서른 명 남짓한 눈 없는 남자들이 그들을 둘러쌉니다. 이들은 14세기 순수한 프랑스어를 쓰는 '탈파' 사람들로, 제인 드 몽포르 부인과 드 쿠시 아가씨라 불리는 두 여인이 이끕니다. 서술자는 14세기 초 어느 가족이 지하에 갇혀 세대를 거치며 시력을 잃고 후각과 청각이 발달했다는 가설로 이들의 존재를 설명합니다. 환영 모임에서 이들은 듣지 못할 만큼 조용한 음악을 연주하고, 미프루아가 14세기 노래를 불렀지만 너무 시끄럽다고 번번이 제지당합니다.

제36~39장: 탈파의 도시, 탈출, 마지막 밤

탈파의 도시에는 문도 사원도 동상도 없고 정교한 조각만 있으며, 사람들에게는 법도 소유도 혼인의 개념도 없습니다. 미프루아는 몽포르 부인과 가까워지고, 롱게는 연회에서 과식해 실려 나갑니다. 미프루아는 경찰서장이라는 직업을, 롱게는 도둑이라는 직업을 소개하기 위해 모의 체포극을 연출하지만 법도 재산도 없는 사람들은 이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3주가 지나 지상이 그리워진 미프루아는 점토로 탈파의 얼굴 가면 두 개를 빚어 롱게와 함께 쓰고 도시를 빠져나옵니다. 닷새 걸어 납골당의 도시 오사리움 변두리에 닿고, 촛불을 켠 두개골 사이에서 오페라 단원들이 쇼팽의 「장송 행진곡」을 연주하는 지하 연회를 지나 지상으로 나옵니다. 롱게가 체포할 거냐고 묻자 미프루아는 '내 임무는 카르투슈의 체포였지만 카르투슈는 이미 없고, 당신은 내 친구'라며 놓아줍니다. 롱게는 암브로스의 집에서 이틀을 말없이 보낸 뒤 아내를 멀리서라도 보고 싶다며 마른 강변 별장에 갑니다. 그러나 창 너머로 마르셀린과 아돌프가 포옹하는 모습을 본 순간 그는 다시 카르투슈가 됩니다. 그는 아돌프를 묶어 놓고 마르셀린을 살해하고, 한밤 센강에서 그 흔적을 처리한 뒤 새벽에 암브로스를 찾아갑니다. 마지막 순간 그는 아돌프를 용서하고 그를 유언 집행인으로 지명하며 작은 참나무 궤를 맡긴다고 말한 뒤 "나는 다시 네모난 빛줄기를 향한다"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둡니다. 서문에서 궤를 들고 나타난 사람이 바로 아돌프이니, 이야기는 처음 자리로 돌아와 닫힙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서문의 궤

이야기는 한 남자가 전한 참나무 궤에서 출발합니다. 서문의 화자는 롱게가 자신을 친구로 택한 이유를 이렇게 적습니다.

a reliable level-headed friend is worth twenty acquaintances

믿을 만하고 냉정한 친구 하나는 지인 스무 명의 값어치가 있다.

그 '냉정함'이 책 전체의 시험대가 됩니다. 서문은 독자에게 경고까지 합니다.

unless he is possessed with great level-headedness, he must not read the secrets

큰 냉정함이 없는 사람은 그 비밀을 읽어서는 안 된다.

궤에는 도적의 환생뿐 아니라 이 이야기의 또 다른 큰 줄기도 들어 있습니다.

The oaken chest contained the secret of the tomb

참나무 궤에는 무덤의 비밀이 들어 있었다.

신문 연재소설다운 능청이 느껴지는 틀입니다. 사실을 모아 두었다는 서문의 약속이 뒤로 갈수록 황당해지는 이야기와 대비되면서, 독자는 어디까지 믿을지 스스로 정해야 합니다.

2. 콩시에르주리의 목소리

롱게는 교양을 쌓겠다며 유적 순례에 나섭니다. 간수 앞에서 그가 내놓은 지론은 우스꽝스럽게도 훗날의 사건을 암시합니다.

In the monuments of the past we have foundations of the future.

과거의 기념물 속에 미래의 토대가 있습니다.

통로에 이르자 그의 입에서 다른 사람의 외침이 터져 나옵니다.

Zounds, it is the walk of the Straw Dealers.

이런, 여기는 짚 장수들의 길이잖아.

I have lain there on that straw like the others!

나는 저 짚 위에 다른 놈들처럼 누워 본 적이 있어!

간수는 그가 이상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을 증언하고, 이어 롱게 본인이 같은 장면을 자기 시점으로 고쳐 적습니다. 같은 사건을 바깥의 눈과 안쪽의 눈으로 두 번 보여 주는 구성은 이 책의 주제인 이중생활을 형식으로 먼저 보여 줍니다.

3. 벽 틈의 종이

롱게는 어둠 속에서 길을 더듬어 돌 사이를 긁고 낡은 종이를 꺼냅니다. 수수께끼의 첫 구절은 보물찾기 이야기의 시작입니다.

Dead and buried all his treasures after the Treachery of April 1st.

4월 1일의 배신 뒤 그의 모든 보물을 죽여 묻었노라.

Dig a while and you shall be rich!

잠깐 파라, 그러면 부자가 되리라!

가장 섬뜩한 대목은 보물이 아니라 필적입니다.

There I could recognize my own handwriting

거기에서 나는 내 자신의 필적을 알아보았다.

종이 한 장이 전생의 증거로 쓰이는 과정이 이 책의 방식입니다. 초자연을 믿지 않던 사람이 필적 감정과 워터마크라는 지극히 실증적인 도구로 환생을 받아들이게 되는 아이러니입니다.

4. 필적과 워터마크

이탈리아어 교수 페티토는 두 필체가 한 손의 것이라고 감정합니다.

those two handwritings have been traced by the same hand

저 두 필적은 같은 손으로 쓰인 것입니다.

암브로스는 종이의 제조 연도를 짚고, 롱게의 얼굴이 하얗게 질립니다.

this document, dated 1721, could be by all visible marks in your handwriting

1721년 날짜의 이 문서가 어떻게 누가 봐도 자네 필적일 수 있나?

롱게는 자신이 평범한 가문의 아들이 아니라 200년 전의 누군가였다고 결론 내리고, 처음에는 귀족이나 고관의 환생이라고 믿고 싶어 합니다. 허영이 진실을 가리는 장면이며, 이 허영이 뒤에서 처참하게 무너집니다.

5. 환생 이론 강의

아돌프는 결혼기념일 연회에서 윤회를 강의하며 자랑스러워합니다. 그의 논거는 자연이 아무것도 잃지 않는다는 데서 출발합니다.

Nothing is lost in Nature

자연에서는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세기를 단위로 한 환생은 오래된 가르침이라는 설명이 이어집니다.

The reincarnation of souls at the end of a century is a doctrine

한 세기가 끝날 때의 영혼의 환생은 하나의 교리입니다.

그가 인용하는 푸리에의 말은 노인의 소망에서 출발합니다.

Where is the old man who has not truly wished to be born again

다시 태어나기를 진심으로 바라지 않은 노인이 어디 있습니까.

철학자들을 줄줄 읊는 허세와 그 말에 매혹되는 청중의 모습은 영매술에 대한 풍자입니다. 르루는 환생 이론을 진지하게 쓰면서도 이를 말하는 사람의 속물근성을 놓치지 않습니다.

6. 검은 깃털

아돌프는 다윈의 비둘기 이야기를 가져와 영혼의 유전을 설명합니다. 환생한 영혼은 겉모습과 달리 한동안 침묵하다 어느 순간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the Other who has the gesture, the manner, the action, the black feather

몸짓과 태도와 행동과 검은 깃털을 지닌 것은 '다른 자'다.

Théophraste Longuet has disappeared.

테오프라스트 롱게는 사라졌다.

롱게는 이를 반기며 자신의 상태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My black feather returns to me when I am the Other.

내가 '다른 자'가 될 때 내 검은 깃털이 돌아온다.

'검은 깃털'이라는 말은 이후 롱게와 아내가 카르투슈의 발작을 가리킬 때 쓰는 은어가 됩니다. 두려운 현상에 이름을 붙이고 나면 일상의 말로 다룰 수 있게 되는 심리가 잘 포착됩니다.

7. 소매치기와 세 사람의 관계

첫 '깃털'의 발현은 우스꽝스러운 절도로 나타납니다. 롱게는 집에 돌아와 주머니를 비우며 이렇게 말합니다.

I really believe I have got my black plume.

정말로 내 검은 깃털을 되찾은 모양이야.

그는 자신이 정직하다고 항변하다 기절하고, 이어 아내와 친구에게 매달립니다.

Swear never to abandon me, no matter what happens

무슨 일이 있어도 나를 버리지 않겠다고 맹세해 주오.

이 맹세가 가장 잔인한 형태로 뒤집히는 이유를 서술자는 앞서 밝혀 둡니다.

he had made her his mistress

그는 그녀를 자신의 정부로 만들었다.

롱게가 의지하는 두 사람은 이미 그를 속이고 있습니다. 소극처럼 보이던 이야기가 사실은 삼각관계 위에 서 있었음을 일찌감치 알려 주는 대목입니다.

8. 카르투슈의 초상

아돌프가 보여 준 초상화 앞에서 롱게는 이상하게 침착합니다. 얼굴이 아는 사람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돌프의 한마디는 폭탄 같습니다.

That portrait, which is your portrait, is the portrait of Cartouche.

당신의 초상인 그 초상이 바로 카르투슈의 초상입니다.

기절에서 깨어난 롱게가 첫 번째로 한 말은 자기 걱정이 아니라 아내 걱정입니다.

Adolphe, above all things do not speak of this to my wife

아돌프, 무엇보다 이 일을 아내에게는 말하지 말게.

그는 이어서 자신의 상태를 관찰해 세 층으로 나눕니다.

He discovered in himself three distinct states.

그는 자신 안에서 세 가지 뚜렷한 상태를 발견했다.

정직한 상인, 되살아난 다른 자, 그리고 그 기억이 세 번째입니다. 소심한 소시민이 자기 안의 괴물을 분석하는 방식이 이 책의 해학과 공포의 원천입니다.

9. 카르투슈의 파리

밀랍 마스크를 찾아 나선 길에서 롱게의 기억이 터집니다. 카르투슈로서 그는 자신의 한때를 이렇게 회상합니다.

happy, merry, of a magnificent audacity, gallant in love, and the ruler of Paris

행복하고 쾌활하며 대담하기 이를 데 없고 사랑에 정중한, 파리의 지배자.

섭정과 재무총감 로를 사이에 두고 벌이는 목걸이 소동은 이 책에서 가장 가볍고 밝은 부분입니다. 이야기를 마친 롱게가 던지는 농담은 두 인격의 간극을 드러냅니다.

you must think how two hundred years changes a man.

200년이 사람을 얼마나 바꾸는지 생각해 보게.

카르투슈로서 가장 놀라운 것을 묻자 그의 답은 한결 간결합니다.

That which astonishes me most when I am Cartouche is the police force.

카르투슈일 때 가장 놀라운 것은 경찰이라네.

사회의 제도만큼은 200년 만에 달라진 도적의 눈에도 낯섭니다. 이 농담은 훗날 경찰서장 미프루아와의 동행에서 되돌아옵니다.

10. 두 자아의 협약

카르투슈의 정체를 안 롱게는 절망 대신 이상한 사명감을 품습니다. 그는 누가 누구를 이기는지를 묻습니다.

which was the more dominant, honest Théophraste, carrying with him the brigand Cartouche

무엇이 더 지배적인가, 도적 카르투슈를 품은 정직한 테오프라스트인가.

그는 카르투슈에게 명령하기로 마음먹습니다.

he immediately ordered Cartouche to obey Théophraste

그는 곧바로 카르투슈에게 테오프라스트에게 복종하라고 명했다.

하지만 아돌프의 경고는 정반대 방향을 가리킵니다.

Those instincts are good, but you have the soul of Cartouche, which is detestable.

그 본능은 좋지만 자네에게는 가증스러운 카르투슈의 영혼이 있네.

'나는 이길 수 있다'는 낙관과 '둘은 하나'라는 경고가 맞서는 이 장면에서 책의 질문이 선명해집니다. 악을 몸에서 분리해 따로 처단할 수 있는가, 아니면 그것도 나의 일부인가입니다.

11. 검은 고양이와 페티토

폭풍 전의 고요처럼, 불행은 작은 장난감 고양이에서 시작됩니다. 서술자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the strange behavior of a small black cat

작은 검은 고양이의 이상한 행동.

밤중에 방석이 제 위치를 바꾸자 부부는 서로 속삭입니다.

It does not purr any more, but it has moved.

이제 갸르릉거리지는 않는데 움직였어.

범인이 아래층의 페티토임이 드러나면서 공포극은 소극으로 바뀌지만, 그 소극은 곧 잔혹극이 됩니다. 롱게의 말투는 정중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Now, my dear Signor Petito, we must talk

자, 친애하는 페티토 선생, 우리 이야기를 좀 합시다.

그가 선언하는 선고는 마찬가지로 예의 바릅니다. 정중한 말투와 끔찍한 행동의 불일치가 카르투슈의 얼굴이며, 롱게는 이 사건을 기점으로 소시민의 자리로 돌아갈 수 없게 됩니다.

12. 엘리파스테의 설득과 선고

엘리파스테 드 생엘름은 영적 지도자의 위엄으로 롱게를 설득합니다. 그의 처방은 현재를 살라는 것입니다.

one must live in the present, and not look behind

현재를 살아야 하며 뒤를 돌아보아서는 안 된다.

It is Théophraste Longuet who is.

존재하는 것은 테오프라스트 롱게다.

롱게는 한때 설득되는 듯하다가 시계 문제로 자기 손을 내놓겠다며 칼을 듭니다. 이성적 설득이 한 장 안에서 무너지고, 엘리파스테는 최종 결론을 내립니다.

There is nothing to do but to kill him.

그를 죽이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다.

여기서 '그'는 롱게가 아니라 카르투슈입니다. 하지만 하나의 몸에 든 둘을 하나만 죽일 수 있느냐는 질문이 다음 장들의 불안을 이끕니다.

13. 수술과 고통의 귀속

엘리파스테는 최면 속에서 카르투슈의 마지막 몇 달을 되살립니다. 의식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Cartouche, I order you to sleep.

카르투슈, 너에게 잠들기를 명한다.

정점은 고문의 재현입니다. 겪는 사람은 누구냐는 의문에 롱게는 이렇게 답합니다.

It is Cartouche they are torturing and Longuet who screams

고문당하는 것은 카르투슈인데 비명을 지르는 것은 롱게다.

Then it is he who is suffering.

그렇다면 괴로워하는 것은 그 사람이로군.

엘리파스테의 이 판단이 수술의 진실입니다. 전생의 죄를 현생의 몸이 대신 치르는 구도는 업보의 교리를 그대로 가시화한 장면입니다. 끝에 롱게는 눈을 뜨고 선언합니다.

Cartouche is dead!

카르투슈는 죽었다!

카르투슈의 마지막 독백은 "나는 빛나는 어둠 속으로 들어간다"는 문장으로 끝납니다. 이 장면은 지하 납골실의 악몽을 길게 묘사하면서도 그의 오만이 몰락을 불렀다는 자기 성찰을 함께 담고 있어, 악당의 최후를 비극의 문법으로 읽게 합니다.

14. 정육점과 신문 기사

회복한 롱게는 정육점에 드나듭니다. 엘리파스테는 보고서 여백에 쓰고 맙니다.

He is amusing himself with some innocent prank.

그는 무해한 장난으로 즐기고 있다.

하지만 기사가 이를 부정합니다. 도미노를 하던 롱게는 신문을 펼쳐 놓고 이렇게 외칩니다.

Is not Cartouche dead, then?

그렇다면 카르투슈는 죽지 않았단 말인가?

기사 속 새 카르투슈는 발코니로 들어가 부인에게 만찬을 청하는 신사 도적이기도 합니다.

I have no other ambition than to sup at your side.

저는 당신 곁에서 저녁을 먹는 것 말고는 다른 야망이 없습니다.

롱게가 기사를 읽다 18세기 카르투슈의 일화를 바로잡는 대목은 이 책의 가장 기괴한 코미디입니다. 그는 자신의 범죄에 관한 보도를 서평자처럼 평가합니다.

I had previously assassinated him

내가 그 전에 이미 그를 죽였지.

정육점 주인 후드리의 사건은 이 책에서 가장 악명 높은 장면으로, 르루는 이를 공포가 아니라 신문 사회면의 어조로 전하며 아이러니를 극대화합니다.

15. 도주와 열차의 실종

지붕 위에서 롱게는 처음으로 죄를 느끼고, 사랑하는 사람들 곁을 떠나기로 합니다.

hide my shame and my original defect in the midst of the desert

내 수치와 타고난 결함을 사막 한가운데 감추게 해 다오.

그가 외치는 작별은 두 사람 모두를 향한 사랑의 인사이고, 곧이어 보물에 대한 소식이 그를 다시 끌어당깁니다. 이어 열차가 사라지는 사건은 그가 이 사건에 휘말려 증인이 된 탓에 더 이상해집니다. 신호수는 확신에 차 있습니다.

You must trust my little yellow arm.

제 작은 노란 팔을 믿으셔야 합니다.

롱게의 대꾸는 모순 속에서 위트를 얻습니다.

If you did not see the express, neither did I.

당신이 급행열차를 못 봤다면 나도 못 봤소.

밀실 미스터리의 구성을 빌린 이 일화는 후반부의 환상으로 넘어가기 전에 이야기가 추리소설의 시험을 한 번 치르는 대목입니다. 미프루아는 지하에서 이를 풀어냅니다.

16. 카타콤 걷기

지하에 갇힌 미프루아는 절망을 막는 요령을 말합니다.

In our situation it is necessary to shun all causes for despair.

우리 처지에서는 절망의 원인을 모두 피해야 합니다.

Walking is our only salvation

걷는 것만이 우리의 유일한 구원입니다.

해골 벽 이야기와 우스꽝스러운 길 고르기 논리, 허기를 달래려는 물고기 강의는 모두 경찰서장의 직업적 침착함을 풍자하면서 존경도 담은 묘사입니다. 눈 없는 생물에 관한 한 대목은 다음 장의 복선입니다.

It only gives eyes to those who can use them

자연은 눈을 쓸 수 있는 자에게만 눈을 준다.

17. 탈파의 도시

눈 없는 물고기의 호수 끝에서 둘은 사람을 만납니다. 첫 모습은 충격입니다.

She had no eyes, and there was nothing in their place.

그녀에게는 눈이 없었고, 그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 사람들의 음악회는 소리가 없다시피 합니다.

the absolute silence of the performers was a striking feature

연주자들의 완전한 침묵이 눈에 띄는 특징이었다.

탈파는 법도 소유도 경찰도 없는 사회입니다. 모의 체포극 후 서술자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No laws, no trouble, and no police commissioners.

법도 없고, 문제도 없고, 경찰서장도 없다.

No one had rights, as no one possessed anything.

아무도 가진 것이 없으니 아무에게도 권리가 없었다.

유토피아 풍자에 가까운 이 구간은 롱게가 카르투슈 놀이를 해도 처벌받지 않는 곳이어서, 그가 가장 자유로워지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질서를 대표하는 미프루아가 오히려 그 질서 없는 세계에 지쳐 돌아가고 싶어 합니다.

18. 마지막 밤

지상으로 나온 미프루아는 임무를 접습니다. 롱게는 아내를 멀리서만 보겠다고 다짐하지만 창 너머의 광경이 모든 것을 무너뜨립니다. 사건이 끝난 뒤 그가 암브로스에게 남기는 말은 짧습니다.

The impulse to kill had returned to me after centuries.

죽이려는 충동이 수백 년 만에 내게 돌아왔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마지막 행동 앞에서 마르셀린을 탓하지 않습니다.

My poor Marceline, my poor Marceline!

불쌍한 마르셀린, 불쌍한 마르셀린!

I forgive M. Lecamus.

나는 레카뮈 씨를 용서한다.

마지막 문장은 이야기의 첫 장면인 콩시에르주리 지하를 다시 불러옵니다.

I have seen—I see—I turn again toward the square ray of light.

나는 보았다. 보고 있다. 다시 그 네모난 빛줄기 쪽으로 향한다.

책은 소시민의 희극으로 시작해 한 남자의 비극으로 끝납니다. 롱게의 죽음은 처벌이라기보다 두 영혼의 싸움이 한 몸에서 끝난 것으로 읽히며, 그의 마지막 말은 지하의 빛줄기, 곧 모든 일이 시작된 자리로의 귀환입니다.

19. 이 책을 읽는 방법

『이중생활』은 서문과 약 서른아홉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장이 짧아 끊어 읽기 쉽습니다. 처음이라면 서문과 1~3장(콩시에르주리와 벽 틈의 종이), 5장(결혼기념일의 소동), 7장(소매치기와 검은 깃털), 14장(페티토의 귀)을 먼저 읽어 보세요. 이야기의 방향은 18~21장(수술), 23~25장(신문 기사와 송아지), 27~30장(열차의 실종), 33~37장(탈파 사람들), 39장(마지막 밤)에서 크게 바뀝니다. 르루는 환생과 영매술을 진지하게 쓰면서도 조롱하고, 범죄 소설의 긴장과 소극의 웃음, 기괴한 환상을 한 이야기에 섞습니다. 그 때문에 한 장씩 장르가 달라지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폭력과 고문 묘사가 있는 책이니 그 부분은 감안하고 읽으세요. 『오페라의 유령』을 먼저 읽은 독자라면 같은 작가가 기괴함과 웃음을 다루는 방식의 차이를 비교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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