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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Gem · 한 권 요점

1908년 출간

The Blue Lagoon

푸른 산호초

불타는 배에서 떠밀려 남태평양 무인도에 닿은 사촌 남매가 늙은 선원의 죽음 뒤 서로에게 의지해 자라며 사랑과 출산과 폭풍을 겪고, 그들을 찾아 헤매던 삼촌의 항해와 만나는 이야기

Nature’s splendid indifference to the great affairs of Man

인간사의 큰일에 아랑곳하지 않는 자연의 눈부신 무심함.

Death is a great darkness, birth is a great light

죽음은 커다란 어둠이고 탄생은 커다란 빛이다.

한눈에 보기

화약을 실은 노섬벌랜드호가 불타자, 여덟 살 사촌 남매 딕과 에멀린은 늙은 선원 버튼 씨와 작은 보트에 남아 안개 속에서 삼촌 레스트레인지와 헤어진다. 1권은 빈 배 셰넌도아호를 거쳐 산호초 섬에 닿은 세 사람이 럼 통을 발견하고, 버튼 씨가 산호초 위에서 숨진 뒤 아이들이 섬 반대편으로 옮겨 가기까지를 다룬다. 2권은 열여섯 살 안팎으로 자란 두 사람이 문어와 전투 카누, 눈길을 거두고 떠나는 스쿠너를 지나 사랑에 빠지고, 아들 한나가 태어나고, 사이클론을 견디고, 끝내 바다로 떠내려가는 과정이다. 3권은 팔 년 넘게 아이들을 찾던 레스트레인지가 파운틴 선장의 찻잔 상자를 단서로 라라통가호를 타고 남쪽으로 나아가 표류하는 보트를 만나는 이야기다. 열여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한 권 요점

The Blue Lagoon

『푸른 산호초』는 영국 작가 헨리 드 베어 스태포울이 쓴 장편소설로, 1908년에 나왔습니다. 스태포울은 1863년에 아일랜드에서 태어나 1951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의사로 일하며 배를 탄 적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원제에는 'A Romance'라는 부제가 붙어 있고, 책은 3권 49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권이 23장, 2권이 22장, 3권이 4장이며, 1권과 2권은 다시 몇 개의 파트로 나뉩니다. 줄기는 하나입니다. 죽음이라는 말조차 모르는 두 아이가 문명의 규칙 없이 자연 속에서 자라며 죽음, 사랑, 탄생을 어떻게 알아 가는가입니다. 그 사이사이에 늙은 아일랜드 선원의 요정담, 산호초에 관한 박물학적 사설, 문명과 자연을 견주는 서술자의 논평이 끼어들어 책의 결을 만듭니다.

줄거리

1권 제1~2장: 선수루의 바이올린, 죽음을 모르는 아이들

적도 남쪽의 무풍대에 갇힌 범선 노섬벌랜드호의 선수루에서 늙은 선원 버튼 씨가 바이올린을 켜며 아일랜드 요정 레프라콘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별명은 '왼손잡이 팻'으로, 무슨 일이든 거의 잘못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한편 선실에는 폐병이 깊은 보스턴 사람 아서 레스트레인지가 아들 딕, 조카 에멀린과 함께 타고 있습니다. 둘은 여덟 살입니다. 에멀린은 말수가 적고 꿈꾸는 듯한 아이이고, 선물받은 갈색 종이 상자를 늘 끌어안고 다니다 잃어버려 배 안을 헤매곤 합니다. 그 상자를 찾아 주는 사람은 대개 버튼 씨입니다. 어느 밤 레스트레인지는 르 파르주 선장에게, 자신이 항해 중에 죽더라도 아이들이 모르게 시신을 처리하고 "다른 배로 옮겨 탔다"고 말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아이들은 죽음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고양이가 죽었을 때도 서커스로 주의를 돌려 잊게 했다고 그는 설명합니다.

1권 제3~6장: 불, 안개, 갈라진 보트

무풍 나흘째, 레스트레인지는 배 밑에서 지나가는 상어를 보고 시와 철학이 이런 것들과 같은 세상에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습니다. 곧 선장이 탄내를 맡고, 주돛대를 휘감은 연기가 발견됩니다. 선창을 열자 시커먼 연기가 솟고, 선원들은 펌프를 돌리며 보트를 내립니다. 르 파르주는 화물 속에 숨은 무서운 것을 알고 있어 반쯤 정신이 나간 채 선박 서류를 챙깁니다. 그는 버튼 씨에게 딩기에 아이들과 레스트레인지를 태우고 배에서 멀리 저어 나가라고 명령합니다. 노를 잡은 버튼 씨는 부두에서 들은 말이 떠올라, 이 배에 발파용 화약 두 통이 실려 있다고 소리치고 필사적으로 저어 갑니다. 지친 그의 머리를 에멀린이 귤로 건드려 정신을 차리게 합니다. 안개 벽이 바다를 가로질러 몰려오고, 배는 삼십 초 만에 안개 속으로 지워집니다. 긴 보트가 먼저 다가오고, 선장은 한 사람만 더 탈 수 있다며 레스트레인지를 건너오게 합니다. 사분 보트는 스탠나드 부인이 탄 채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딩기에는 버튼 씨와 두 아이만 남습니다. 서로 부르는 목소리만 오가다가 멀리서 커다란 폭발음이 들립니다. 밤새 노를 젓던 버튼 씨는 아기 달래는 노래를 부르다 잠이 들고, 눈을 떴을 때 안개는 걷혔지만 보트는 한 척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는 아이들에게 아버지가 다른 배를 데리고 곧 올 거라고 둘러대며 동쪽으로 돛을 올립니다.

1권 제7~9장: 이야기꾼의 항해와 빈 배

보트 위의 나날에 버튼 씨는 구부러진 핀으로 낚싯바늘을 만들어 주고, 딜 시절의 사촌 이야기와 돼지와 염소 이야기로 아이들을 웃깁니다. 아이들은 아기가 양배추밭에서 온다던 어른들의 설명을 주고받고, 에멀린은 새장의 앵무새라면 풀어 주겠다고 말합니다. 어느 날 바다 위로 돛을 잃은 돛대가 보이고, 다가가 보니 통나무를 실은 버려진 범선입니다. 뱃머리 이름은 마서스 비니어드 선적 셰넌도아호입니다. 글자를 읽을 줄 아는 건 딕과 에멀린입니다. 선실 탁자에는 먹다 만 식사가 그대로 남아 있고, 구석방의 헌 옷과 부츠, 꼬아 만든 씹는 담배 한 타래가 버튼 씨를 기쁘게 합니다. 딕이 쓴 높다란 검은 모자를 보고 에멀린은 장의 마차를 떠올려 얼어붙습니다. 저녁에는 보름달 아래서 버튼 씨가 달을 잡으려던 마을 바보 벅 맥캔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에멀린은 바람결의 향기를 맡았다고 말하지만 어른은 꿈이라며 넘깁니다.

1권 제10장: 보트들의 비극

안개가 걷힌 뒤 긴 보트와 사분 보트는 서로를 찾습니다. 그러나 르 파르주는 버튼 씨가 선원들을 몰아서 보트에 물과 식량이 제대로 실리지 못했다고 저주하고, 긴 보트의 거친 선원들은 물이 모자라자 사분 보트와 싸움을 벌입니다. 소설은 이 비극을 "암시할 뿐 말하지 않을 일"이라 쓰고 세부를 가립니다. 하루가 더 지나 프랑스 포경선 아라고호가 긴 보트를 발견했을 때 선원은 살아 있었으나 셋은 미쳐 있었고, 사분 보트에서는 한 사람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1권 제11~14장: 석호, 술통, 해골, 요정담

이튿날 새벽 버튼 씨는 돛대 위에서 섬을 발견합니다. 그는 딩기에 물건을 옮겨 싣고 빈 배를 떠나보내 조류를 타고 산호초 틈으로 들어갑니다. 파도 소리가 갑자기 멈추고 보트는 푸른 석호에 떠 있습니다. 해변에는 야자수와 열대림이 있고,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에멀린은 처음으로 상자를 열어 팬지가 그려진 인형용 찻잔 세트를 보여 줍니다. 버튼 씨는 숲에서 물과 바나나를 찾습니다. 샘 근처에서 이끼 덮인 작은 통 위에 앉아 쉬는데, 딕이 도끼에 쪼개진 흔적이 있는 해골을 들고 옵니다. 그는 해골을 멀리 던지고 "여기서 못된 일이 있었다"고 중얼거립니다. 언덕에 오르자 수평선에 또 다른 섬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에멀린이 따 온 붉은 열매는 먹으면 깨어나지 못한다는 '절대 깨지 않는 열매'라 하여 그가 막습니다. 밤에는 에멀린이 죽은 고양이 이야기를 꺼내고, 버튼 씨는 요정과 클루리카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는 잠결에 헤매는 에멀린의 허리에 끈을 묶어 천막 기둥에 매 두는데, 새벽에 그 천막이 무너져 내립니다.

1권 제15~16장: 벌거벗은 아이들, 배움의 시

섬에 온 지 보름이 지나자 딕은 옷을 벗고 석호에서 뒹구는 것을 인생의 큰 기쁨으로 여깁니다. 아이들은 삼촌과 아버지 이야기를 점점 꺼내지 않게 됩니다. 몇 달이 지나는 사이 버튼 씨는 딕의 구슬 놀이에 끼고, 딕에게 자기 이름의 철자를 배우고, 에멀린의 찻잔 놀이에서 손님 노릇을 합니다. 딕의 성화에 못 이겨 대나무 움막을 짓고, 딕이 깎아 낸 미늘 달린 작살로 산호초 웅덩이의 고기를 잡습니다. 감자는 벌써 다 먹었다는 대화도 오갑니다. 버튼 씨는 줄무늬 플란넬로 에멀린의 치마를 지어 주고, 에멀린은 햇볕과 바다 덕에 몽유병도 사라진 건강한 아이가 됩니다.

1권 제17~19장: 악마의 술통

우기가 지난 어느 날 포경선이 섬에 들어옵니다. 버튼 씨는 아이들을 반얀나무 아래 숨기고, 짐을 딩기에 실어 석호 구석에 감춥니다. 포경선은 이튿날 떠나지만 움막은 찢겨 나가고 에멀린의 상자가 사라집니다. 얼마 뒤 딕은 샘 근처의 이끼 낀 통을 뒤집어 코르크 마개를 뽑고 노란 액체를 조개껍데기에 담아 와 버튼 씨에게 맛보게 합니다. 럼입니다. 버튼 씨는 오래도록 빈 통인 줄 알고 그 위에 앉아 있었다며 탄식하고, 통을 해변으로 굴려 옵니다. 일주일 동안 밤마다 노래하며 마시던 그는 불면과 환각에 시달리다 쥐와 말에게 쫓기는 소동을 벌이고, 마침내 술에서 깨어 통을 딩기에 실어 산호초 위로 치워 놓습니다. 여섯 달을 버티지만 통이 속삭이기 시작하고, 메로우와 술을 나누는 어부 이야기를 한 밤에 유혹을 이기지 못합니다. 배를 저어 산호초에 올라 취하도록 마신 뒤, 딩기를 두고 왔다고 착각하고 별빛 아래 석호를 헤엄쳐 되돌아갑니다. 그 곁으로 검은 삼각 지느러미가 지나가는 장면이 나오지만 비명은 들리지 않았다고만 쓰고, 그는 산호초에 도착해 술통 옆에 쓰러집니다.

1권 제20~23장: 산호초의 몽상가, 홀로 남다

이튿날 아침 딕은 섬에 온 지 두 해 다섯 달이 된 열 살 남짓한 소년으로, 요리와 낚시를 도맡아 왔습니다. 버튼 씨가 보이지 않자 둘은 언덕에 올라 산호초 위에 누운 그를 발견하고, 딩기를 타고 건너가 에멀린이 만든 꽃 화환을 그의 머리에 씌우고 귀에 대고 "와!" 하고 소리칩니다. 그러나 그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눈은 크게 뜨여 있고, 입에서 작은 게가 튀어나옵니다. 에멀린은 비명을 지르며 기절하고, 딕은 그녀를 안고 도망치듯 배를 젓습니다. 두 아이는 그날 밤 말 한마디 없이 움막에 웅크립니다. 새벽 무렵 딕은 에멀린의 부탁대로 이 자리를 떠나기로 하고 물건과 식량을 딩기에 싣습니다. 배가 석호를 따라 올라가는 동안 멀리 산호초 위에서는 새 떼가 모여 있는 모습만 보입니다. 석호 맞은편에서 그들은 바람이 잘 통하는 풀밭과 얕고 맑은 물이 있는 새 터전을 찾아냅니다.

2권 제1~2장: 아르투 나무 아래, 반은 아이 반은 야만인

5년이 지났습니다. 아르투 나무와 빵나무 사이에 대나무로 지은 집이 서고, 문 앞 풀밭에서 열다섯이나 열여섯 살의 에멀린이 길들인 새 코코에게 먹이를 줍니다. 코코는 두 해 전 딕이 숲에서 어미 잃은 새끼로 주워 와 길들인 새입니다. 숲에서 나온 딕은 낡은 바지 하나만 걸치고 앉아 작살을 깎습니다. 그는 말수가 적고 일과 사냥에 몰두하며, 에멀린은 꿈속을 거닐듯 지냅니다. 둘은 5년간 건너편 해변에 한 번도 가지 않았고 딕만 바나나를 구하러 이따금 갑니다. 에멀린에게는 딕을 잃는 것이 가장 큰 공포입니다. 그날 오후 둘은 썰물을 타 산호초로 고기잡이를 나갑니다.

2권 제3~4장: 암초의 악마

산호초 위에서 딕은 웅덩이의 생물을 살피다 문어에게 붙잡힙니다. 서술자는 먼저 산호초가 절반은 살아 있는 존재라는 박물학적 설명을 길게 늘어놓은 뒤 이 장면으로 돌아옵니다. 에멀린은 맨발로 달려가 작살을 건네고, 딕은 왼팔이 감긴 채 오른손으로 괴물의 눈에 작살을 꽂아 풀려납니다. 그는 분노에 사로잡혀 부러진 작살로 웅덩이를 거듭 찌르고, 돌아오는 배에서 승리담을 늘어놓으면서 에멀린의 도움은 한 번도 입에 올리지 않습니다. 에멀린은 죽음을 이번에는 살아 움직이는 모습으로 두 번째로 보고 새 공포를 품습니다.

2권 제5~7장: 북소리, 해골, 스쿠너

어느 오후 두 사람은 멀리서 들려오는 북소리 같은 박동을 듣습니다. 이튿날 딕은 바나나를 구하러 가는 길에 알비코어를 낚다 상어에게 몸통을 잘리고 대가리만 건져 올립니다. 건너편 옛 해변은 모래가 짓밟히고 붉게 얼룩져 있고, 불 피운 흔적과 카누 자국, 쇠 촉이 달린 부러진 창이 남아 있습니다. 서술자는 거기서 있었던 일을 "가려 두는 편이 낫다"고만 쓰고, 딕은 언덕에서 멀어지는 갈색 돛 두 척을 봅니다. 그는 오래 마음에 걸리던 산호초로 건너가 해골이 되어 하얗게 바랜 버튼 씨의 유해를 마주하고, 이름은 모르지만 '변화'라 부를 수밖에 없는 죽음의 보편성을 처음으로 깨닫습니다. 집에서 그는 부러진 창을 이어 붙이고, 두 사람이 산호초에 나갔을 때 큰 스쿠너가 지나갑니다. 딕이 미친 듯이 손짓하지만, 선장은 창을 든 딕과 에멀린을 원주민으로 보고 깃발을 한 번 낮췄다 올리며 떠나 버립니다.

2권 제8~10장: 사랑, 낙원의 잠, 섬의 신혼

코코가 짝을 얻어 둥지를 틀 무렵, 딕은 구아바를 따러 에멀린과 숲 속 계곡으로 갑니다. 그곳에는 거대한 돌 계단 옆에 서 있는 삼십 피트 높이의 석상이 있고, 에멀린은 두려워하며 '돌 사람'이라 부릅니다. 에멀린이 휘어 보던 대나무가 튕겨 딕의 얼굴을 치자 딕이 반사적으로 그녀의 어깨를 때립니다. 놀란 에멀린이 그를 바라보는 순간 무언가가 달라지고, 딕은 그녀를 껴안아 입을 맞춥니다. 다음 장에서는 달빛 아래 석상 밑에서 서로를 안고 잠든 두 사람이 비칩니다. 서술자는 이를 "자연에 따른 결혼"이라 부를 뿐 다른 장면은 그리지 않습니다. 이어지는 날들, 딕의 방랑벽은 사라지고 둘은 연인이 되어 산호초를 거닙니다. 코코의 둥지에서는 새끼 네 마리가 부화합니다.

2권 제11~14장: 에멀린의 실종, 새로 온 사람, 한나

딕은 몇 달에 걸쳐 진주조개에서 나온 진주로 목걸이를 만들어 에멀린에게 줍니다. 어느 날 몸이 좋지 않은 에멀린을 두고 그는 섬 반대편으로 고기를 잡으러 가서, 해 질 녘 숲에서 "딕!" 하고 부르는 목소리를 듣습니다. 서둘러 돌아오지만 집은 비어 있고, 그는 밤새 섬을 헤매다 새벽에 에멀린이 숲에서 걸어 나오는 것을 봅니다. 품에는 스카프로 싼 갓난아기가 있습니다. 에멀린은 "숲에서 찾았다"고 하고, 둘은 옛날 보스턴의 제임스 부인네 아기를 떠올립니다. 딕이 야자 열매를 내밀어 보지만 아기는 에멀린의 품에서 젖을 찾아 먹습니다. 이름은 에멀린이 예전에 들은 다른 아기의 이름을 따 한나로 짓습니다. 사내아이인데도 그렇게 부르고, 코코는 아기의 친구가 됩니다. 아기가 처음 말한 단어는 "딕!"이고, 그날부터 딕에게는 아기에 대한 사랑이 에멀린에 대한 사랑보다도 커집니다.

2권 제15~18장: 불의 석호, 사이클론, 쓰러진 우상

어느 밤 딕이 에멀린을 불러 석호가 인광으로 불타듯 빛나는 모습을 보여 주고, 둘은 아기를 안고 배를 띄워 빛나는 물을 즐깁니다. 그런데 달이 핏빛으로 뜨고, 다음 날 하늘은 납빛으로 덮입니다. 멀리서 군중 같은 소리가 다가오고, 사이클론이 섬을 덮쳐 집을 날려 버립니다. 폭풍의 눈이 지나갈 때는 새와 나비가 하늘에 갇힌 듯 떠 있고, 곧 반대편 벽이 다시 몰아닥칩니다. 아침이 되자 숲은 부러지고 새는 죽었지만 부싯깃 상자와 칼과 톱, 낚시 상자는 남았고, 에멀린은 불행이 이번에는 그들을 비껴갔다고 느낍니다. 딕은 집을 다시 짓기 시작하고, 어느 오후 가족은 석상의 계곡에 갔다가 비로 무너진 땅에 석상이 얼굴을 묻고 쓰러진 것을 봅니다.

2권 제19~22장: 원정, 석호의 수호자, 바다의 손, 함께

다음 날 에멀린은 처음으로 "이제 무섭지 않다"며 딕을 따라 건너편 해변으로 갑니다. 코코가 뱃전에 앉고, 그녀는 아기에게 보이려 꺾은 가지가 절대 깨지 않는 열매의 가지임을 모른 채 바닥에 떨어뜨립니다. 딕이 바나나를 따러 간 사이 딩기가 썰물에 밀려 석호 한가운데로 떠내려가고, 노 하나를 잃은 에멀린이 손짓해 부릅니다. 헤엄쳐 오던 딕의 뒤에서 삼각 지느러미가 쫓아오고, 에멀린은 남은 노를 던져 상어를 막고 딕을 구하지만 노를 둘 다 잃습니다. 배는 조류에 실려 산호초 틈으로 빠져나가고 코코는 세 번 배 위를 돌더니 섬으로 돌아갑니다. 황혼이 지나 섬이 수평선의 얼룩으로 줄어드는 동안, 딕과 에멀린은 서로를 향해 몸을 돌려 입을 맞춥니다. 그녀의 손에는 붉은 열매 가지가 쥐여 있습니다.

3권 제1~2장: 미친 레스트레인지

긴 보트에 탔던 레스트레인지는 아라고호에 구조된 뒤 샌프란시스코 병원에서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삶의 의지를 되찾고, 죽음의 병을 이겨 냅니다. 르 파르주는 정신을 잃었고 항해 기록도 모두 사라졌으며, 아라고호도 소식이 끊깁니다. 그는 신문마다 광고를 싣고, 현상금을 걸고, 오 년째에는 스쿠너를 빌려 열여덟 달을 바다에서 보냅니다. 한 번은 아이들이 있는 섬에서 삼백 마일 떨어진 곳까지 갔으나 알지 못한 채 돌아옵니다. 사람들은 그를 '미친 레스트레인지'라 부릅니다.

3권 제3장: 파운틴 선장

난파 팔 년 오 개월 뒤 5월 2일, 광고 대행업자 워너메이커가 전화로 소식을 알립니다. 레스트레인지는 부두 가까운 거리의 작고 깨끗한 집으로 가서 병석의 고래잡이 파운틴 선장을 만납니다. 선장은 궤짝 속 삼 년 묵은 신문에서 광고를 읽었다며, 고래잡이들이 야자수 섬이라 부르는 섬의 허물어진 움막에서 부하가 가져와 럼과 바꾼 작은 판지 상자를 보여 줍니다. 안에는 팬지가 그려진 찻잔 세트가 들어 있습니다. 에멀린이 늘 잃어버리던 바로 그 상자입니다. 선장은 위치가 적힌 개인 항해 일지를 꺼내 읽고, 몇 집 건너 사는 젊은 스쿠너 선장 스태니스트리트와 라라통가호를 소개합니다. 레스트레인지는 "얼마가 들든 빌리겠다"고 답합니다.

3권 제4장: 정남쪽

5월 10일 라라통가호는 금문교 밖으로 나가 남쪽으로 달립니다. 항해 중 레스트레인지는 꿈 같은 불안, 아이들에게 위험이 닥쳤다는 예감을 털어놓고, 스태니스트리트와 야만인의 행복과 문명의 허세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자랐다면 문명으로 데려오는 것이 잔인한 일일 수 있다는 데 둘의 생각이 맞아떨어집니다. 섬이 이백사십 마일 앞으로 다가온 이튿날 낮, 스태니스트리트가 돛대에 올라 표류하는 작은 보트를 발견합니다. 포경 보트로 다가간 그들이 본 것은 줄무늬 천만 두른 소녀와, 그녀가 한 팔로 감싼 또 한 사람의 몸, 품 안의 갓난아기입니다. 선장은 이들을 어딘가에서 표류한 원주민이라고 짐작합니다. 소녀의 손에는 열매 하나가 말라붙은 가지가 쥐여 있습니다. 레스트레인지가 "죽었소?" 하고 묻고, 스태니스트리트가 "아니요, 잠들었습니다"라고 답하는 장면에서 책은 끝납니다. 이후는 쓰여 있지 않습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슬러시 램프 아래의 버튼 씨

이 로맨스는 사랑이 아니라 늙은 선원의 익살로 시작합니다. 서술자는 바이올린을 켜는 버튼 씨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simply because everything he did he did wrong—or nearly so

그가 하는 일마다 잘못되었기, 아니 거의 그랬기 때문이다.

그는 술에 약하고 일에 서툴며 요정을 믿는 사람입니다. 아일랜드 서부의 믿음과 때 묻지 않은 마음을 한 몸에 지닌 사람으로, 책 전체에서 아이들을 지키는 쪽은 이 못난 어른입니다.

a very large stock of original innocence

아주 넉넉한 타고난 순진함.

어른들 눈에는 실수만 하는 그가 아이들 눈에는 옳은 일을 한다는 대목은 이후 사건의 저울이 됩니다.

generally did the right thing in the eyes of children

아이들의 눈에는 대개 옳은 일을 했다.

2. 죽음을 숨긴 아버지

레스트레인지는 아이들에게 죽음이라는 말조차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그는 선장에게 마지막 부탁을 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those children know nothing of death

저 아이들은 죽음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가 준비해 둔 거짓말은 아이들을 지키려는 마음에서 나왔습니다.

Just tell them I’ve gone on board another ship—children soon forget.

내가 다른 배로 옮겨 탔다고만 말해 주시오. 아이들은 금세 잊으니까.

이 장면이 책의 씨앗입니다. 죽음을 가려 둔 채 자란 아이들이 이 말 없는 두려움과 어느 날 정면으로 마주치고, 삼촌의 '다른 배'는 훗날 버튼 씨의 거짓말로 되풀이됩니다. 에멀린이 웃을 때의 모습도 이 장에서 처음 나옵니다.

the little plain face altered to the face of an angel

평범하던 작은 얼굴이 천사의 얼굴로 바뀌었다.

3. 불과 안개

상어를 본 레스트레인지는 아름다움이 이 세상에 함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was it possible that these should exist in the same world as those

이런 것들이 저런 것들과 같은 세상에 있을 수 있단 말인가.

곧 불이 번지고, 배는 안개가 삼켜 버립니다. 서술자는 이 장면을 가장 선명한 이미지로 남깁니다.

the ship of wood became a ship of gauze

나무로 된 배가 거즈로 된 배가 되었다.

에멀린은 무엇이 무서운지를 이렇게 답합니다. 아이다운 낱말이 뒤의 모든 두려움을 요약합니다.

“Shapes,” replied Emmeline, nestling up to his side.

"모양들요." 에멀린이 그의 곁에 파고들며 대답했다.

안개 속에서 길을 잃은 버튼 씨는 새벽에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합니다. 그가 가진 가장 따뜻한 말입니다.

Your daddy’s as safe as if he was in hivin

너희 아빠는 천국에 있는 것처럼 안전하단다.

4. 셰넌도아호와 이야기꾼

빈 배의 갑판에서 버튼 씨는 버려진 식사 자리를 보고 한참 말이 없습니다. 서술자는 죽은 물건이 말을 한다고 씁니다.

Never did a lot of dead things speak so eloquently as these things spoke.

죽은 물건들이 이토록 웅변적으로 말한 적은 없었다.

보트 위에서 아이들은 아기가 어디서 오는지를 이야기합니다. 에멀린은 새장의 앵무새를 어떻게 하겠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합니다.

“I’d let it out,” replied Emmeline.

"풀어 줄 거예요." 에멀린이 대답했다.

달을 양동이로 잡으려던 벅 맥캔의 이야기에서 버튼 씨는 유머로 두려움을 눌러 둡니다. 이 이야기의 끝에서 에멀린은 꽃향기를 맡았다고 하고 어른은 그녀의 직감을 흘려듣습니다.

It’s dhramin’ you are.

꿈꾸고 있는 거야.

이튿날 새벽 섬이 눈앞에 나타납니다. 아이의 감각이 어른보다 앞서는 구도는 책 끝까지 이어집니다.

5. 보트들의 비극

제10장은 떠나간 사람들의 시점으로 책에서 가장 어두운 장입니다. 르 파르주의 긴 보트에는 거친 선원이 많았고, 물이 모자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싸움이 벌어집니다. 서술자는 일어난 일을 이렇게 요약합니다.

a tragedy to be hinted at rather than spoken of

말하기보다 암시해야 할 비극.

그 밤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말합니다. 소설은 가장 끔찍한 대목에서 장면을 닫습니다.

Of the night that followed it is almost impossible to speak.

이어진 밤에 대해서는 말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구조의 결과는 한 문장으로 전해집니다.

Of the crew of the quarter-boat was saved—not one.

사분 보트의 선원 가운데 구조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이 장은 이야기를 이중으로 만듭니다. 버튼 씨의 어설픈 소동이 딩기의 아이들을 살렸고, 더 '유능한' 어른들의 배는 비극이 됩니다. 아이들의 낙원은 이 희생 위에 놓여 있습니다.

6. 석호에 닿다: 낙원과 해골

산호초 틈을 통과하자 파도 소리가 닫힌 문처럼 사라지고, 에멀린은 눈을 뜹니다.

she opened her eyes and found herself in Wonderland

그녀는 눈을 뜨고 자신이 원더랜드에 와 있음을 알았다.

서술자는 이곳의 빛을 영원한 아침이라 부릅니다. 바다에서는 눈부시고 잔혹하던 빛이 여기서는 모든 것을 선명하게 비춥니다.

the spirit of eternal morning was here, eternal happiness, eternal youth

영원한 아침의 정신이 여기 있었고, 영원한 행복과 영원한 젊음이 있었다.

그러나 같은 쪽에서 그림자도 비칩니다. 석호 입구를 스치는 삼각 지느러미는 낙원이 안전하지 않다는 첫 예고입니다.

something that appeared and vanished like an evil thought

악한 생각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진 무언가.

샘 곁의 이끼 낀 통과 두개골은 섬의 과거를 암시합니다. 버튼 씨의 반응이 그 무게를 대신 전합니다.

there’s been black doin’s here in days gone by

옛날 이곳에서 못된 일이 있었구나.

언덕 위에서 서술자는 인간사에 무심한 자연을 이렇게 말합니다.

Nature’s splendid indifference to the great affairs of Man

인간사의 큰일에 아랑곳하지 않는 자연의 눈부신 무심함.

7. 벗고, 배우고, 가르치다

제15~16장은 이 책에서 가장 평화로운 시기입니다. 어른이 아이를 키우는 이야기가 아니라 서로 가르치는 이야기가 됩니다. 아이들은 아버지를 찾는 일을 서서히 잊습니다.

Children soon forget.

아이들은 금세 잊는다.

서술자는 이 시간을 자연의 실험이라 부릅니다.

Nature had indeed opened her doors to these children.

자연은 정말로 이 아이들에게 문을 열어 주었다.

딕이 버튼 씨에게 이름 쓰는 법을 가르치는 장면은 이 책의 가장 다정한 장면 가운데 하나입니다.

The pleasantest mental exercise of childhood is the instruction of one’s elders.

어린 시절 가장 즐거운 정신 운동은 어른을 가르치는 일이다.

에멀린의 찻잔 놀이에서 어른은 손님이 됩니다.

Another lump of sugar, if you please, Mr Button

설탕 한 덩이만 더 주세요, 버튼 씨.

8. 술통과 버튼 씨의 최후

제17~19장은 짧은 희극에서 비극으로 기웁니다. 딕이 통 안의 액체를 가져오자 버튼 씨가 외치는 말은 이 섬에 없던 '금지된 것'의 도착입니다.

Rum, begorra!

럼이잖아, 맙소사!

서술자는 술을 끊으려는 그의 마음에도 한계가 있다고 씁니다. 해결책은 통을 비우는 것이 아니라 멀리 치워 두는 것입니다.

good rum is to him a sacred thing

좋은 럼은 그에게 신성한 물건이다.

그의 죽음은 책의 전환점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이름이 없는 일이었습니다. 서술자는 이들이 마주한 것을 이렇게 씁니다.

They had come across death raw and real, uncooked by religion

그들은 종교로 익히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죽음과 마주쳤다.

레스트레인지가 선한 신이 있다는 말만 가르쳤다는 사실도 여기서 쓸모가 없어집니다. 두려움 앞에서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교리가 아닙니다.

Belief in God is no comfort to a frightened child.

신에 대한 믿음은 겁먹은 아이에게 위안이 되지 못한다.

그날 밤 둘은 서로에게만 의지하고, 딕은 처음으로 보호자의 책임을 느낍니다. 이 순간이 훗날 사랑의 바탕입니다.

9. 반은 아이, 반은 야만인

2권은 오 년을 건너뛰고 시작합니다. 서술자는 딕을 이렇게 요약합니다.

half a child, half a man, half a civilised being, half a savage

반은 아이, 반은 어른, 반은 문명인, 반은 야만인.

그는 실용적이고 말이 짧습니다.

Life was all business for him.

그에게 삶은 온통 일이었다.

에멀린의 내면은 정반대입니다. 그녀의 삶은 몽상과 그림자의 결입니다.

Her life was a long reverie, a beautiful vision—troubled with shadows.

그녀의 삶은 긴 몽상이었고,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아름다운 환영이었다.

이 대비는 책의 핵심 구도입니다. 딕이 현실을 만들고 에멀린이 의미를 만듭니다. 에멀린의 불안도 이 시기에 달라집니다.

the terror of losing Dick

딕을 잃을지 모른다는 공포.

10. 산호초와 문어

서술자는 사건 앞에 산호초 이야기를 길게 끼워 넣어, 이 섬 자체가 살아 있는 존재라고 말합니다.

a coral reef is half alive

산호초는 반쯤 살아 있다.

사설 속 산호의 삶은 이 책의 사물관을 요약합니다.

Always dying, always being renewed

언제나 죽어 가고, 언제나 되살아난다.

그런 뒤 문어가 딕을 붙잡습니다. 작살로 눈을 꿰뚫고 난 딕은 분노에 휩싸입니다.

Did you see its eyes?

그 눈 봤어?

이 장은 두 사람의 관계도 비춥니다. 에멀린이 작살을 가져다준 일을 딕은 한 번도 입에 올리지 않고, 서술자는 그 이유를 딕이 오 년간 이 작은 공동체의 제왕 같은 주인이었기 때문이라 설명하고 이렇게 씁니다.

she was his shadow and his slave

그녀는 그의 그림자이자 노예였다.

오늘의 독자에게는 불편한 표현이지만, 이 시기의 두 사람이 평등한 관계가 아니었음을 서술자가 의식적으로 적어 둔 것입니다.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이 기울기에서 조금씩 벗어납니다.

11. 북소리, 해골, 스쿠너

평온한 하루에 낯선 소리가 끼어듭니다.

like the beating of a distant drum

먼 북소리 같은 박동.

소설은 그날 해변에서 일어난 일을 끝내 말하지 않고 그 흔적, 곧 모래 위의 발자국, 불, 부러진 창만 보여 줍니다.

What happened then had better be left veiled.

그때 일어난 일은 가려 두는 편이 낫다.

돌아오는 길에 딕은 버튼 씨의 유해 앞에서 죽음을 처음 이해합니다. 이 장면에는 공포가 없고 이해만 있습니다.

he would have answered you “change.”

그에게 물었다면 "변화"라고 답했을 것이다.

구조의 기회는 곧 어긋납니다. 스쿠너 선장의 눈에는 이렇게 비쳤습니다.

they looked an ideal pair of savages, seen from the schooner’s deck

스쿠너 갑판에서 보면 그들은 이상적인 야만인 한 쌍처럼 보였다.

문명이 이 두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이 장면은 3권 끝의 재회와 짝을 이룹니다.

12. 사랑과 낙원의 잠

제8장은 코코의 둥지 이야기로 시작해 한 문장으로 사랑을 선언합니다. 서술자는 이를 자연의 일로 말하고, 장면은 길게 그려지지 않습니다. 이후 딕의 변화는 이렇게 요약됩니다.

Dick had suddenly stumbled upon Love.

딕은 갑자기 사랑과 맞닥뜨렸다.

밤에 대한 서술자의 논평은 두 사람이 죄도 부끄러움도 모른다는 데 맞춰져 있습니다.

An affair absolutely natural, absolutely blameless, and without sin.

전적으로 자연스럽고 전적으로 책망할 것 없는, 죄 없는 일.

It was a marriage according to Nature, without feast or guests

그것은 잔치도 손님도 없는, 자연에 따른 결혼이었다.

두 사람이 열여섯 살 안팎이라는 점, 그리고 20세기 초 영국 독자를 상대로 이 설정을 낭만으로 서술한 시대의 감각은 오늘의 독자에게 낯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책의 관심은 장면 자체가 아니라, 문명의 말 없이 사랑이 도착한다는 생각에 있습니다. 이후의 날들을 서술자는 이렇게 그립니다.

a pair of lovers wandering on the reef

산호초를 거니는 한 쌍의 연인.

13. 한나의 탄생

에멀린이 아이를 안고 숲에서 걸어 나오는 대목은 이 책에서 가장 조용하고 놀라운 장면입니다. 어떻게 얻었느냐는 딕의 물음에 에멀린은 이렇게 답합니다.

I found it in the woods

숲에서 찾았어.

두 사람은 의사도 책도 없이 아기를 키웁니다. 서술자는 이 대목을 유머로 정리합니다.

It knew more about babies than they did.

아기가 두 사람보다 아기에 대해 더 잘 알았다.

한나가 처음 한 말은 딕의 이름입니다. 서술자는 이를 이렇게 말합니다.

the sweetest and perhaps the saddest thing a man can ever know

한 남자가 알 수 있는 가장 달콤하고도 어쩌면 가장 슬픈 일.

탄생은 죽음과 짝을 이루는 사건입니다. 두 사람은 이 일을 예전의 산호초 위 사건과 나란히 놓습니다.

The vanishing and the coming of a man.

한 사람의 사라짐과 한 사람의 도착.

14. 인광, 사이클론, 쓰러진 우상

폭풍 전날 밤 석호는 말 그대로 불탑니다. 이 장면은 책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 문장으로 이어집니다.

The lagoon was alight and burning.

석호는 불이 켜져 타오르고 있었다.

이어지는 사이클론의 묘사는 파괴와 섬세함이 함께 있는 자연을 보여 줍니다.

Delicate enough to tear a butterfly wing from wing—that is a cyclone.

나비의 날개를 한 쪽 한 쪽 찢을 만큼 섬세한 것, 그것이 사이클론이다.

폭풍이 지난 뒤 에멀린의 안도는 오히려 새로운 불안으로 이어집니다. 서술자는 그 위안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The blue had spoken, but had not called them.

푸른 것이 말을 했으나 그들을 부르지는 않았다.

that mysterious debt they owed to the gods

그들이 신들에게 진 신비로운 빚.

석상이 무너지는 대목은 상징적입니다.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우상은 사랑과 아이를 거치며 호의적인 존재로 바뀌었다가, 비바람 끝에 얼굴을 묻고 쓰러져 있습니다.

15. 표류

제19장에서 에멀린은 처음으로 건너편 해변에 가겠다고 합니다. 서술자는 탄생과 죽음이 그녀의 마음속에서 어떻게 합쳐졌는지 설명합니다.

Death is a great darkness, birth is a great light

죽음은 커다란 어둠이고 탄생은 커다란 빛이다.

Yes, I’m—not afraid any more.

응, 난 이제 무섭지 않아.

같은 장에서 서술자는 딕의 문명 이전의 태도를 지적합니다. 그가 위험담을 아내에게 말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Contempt for women is the first law of savagery

여성에 대한 경멸은 야만의 첫째 법칙이다.

마지막 두 장은 속도가 빠릅니다. 노를 잃은 배가 조류에 실려 나가고, 서술자는 섬이 사라지는 장면을 거대한 손의 이미지로 씁니다.

taken away from them by the great hand of the sea

바다의 거대한 손이 그들에게서 빼앗아 간.

마지막 장 「함께」에서 두 사람은 공포 대신 평온을 느낍니다.

even should they sleep and never wake up, they would sleep together

잠들어 다시 깨어나지 못하더라도 함께 잠들 것이다.

16. 레스트레인지와 결말

3권은 아이들이 떠난 뒤 삼촌의 시선으로 돌아갑니다. 서술자는 그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He was not mad, but he was a man with a fixed idea.

그는 미치지 않았지만 한 가지 생각에 사로잡힌 사람이었다.

자식을 잃은 사람의 고통에 대해 서술자는 이렇게 씁니다. 죽음보다 모름이 사람을 무너뜨립니다.

it is the uncertainty that kills

사람을 죽이는 것은 불확실함이다.

단서는 우연히 옵니다. 병석의 선장이 내놓은 상자는 1권 첫머리의 그 상자입니다.

It was the box which Emmeline had always been losing—lost again.

에멀린이 늘 잃어버리던 바로 그 상자였다. 다시 잃어버린.

항해 중 스태니스트리트는 야만과 문명을 견주며 행복의 기준을 묻습니다. 레스트레인지는 마음속의 두려움을 아직 꺼내지 못합니다.

What does a man want to be but happy?

사람이 행복 말고 무엇이 되고 싶겠소?

마지막 장면에서 책은 판단을 독자에게 넘깁니다. 보트의 소녀는 붉은 열매 가지를 쥐고 있고, 열매의 이름은 '절대 깨지 않는 열매'입니다.

“No,” said Stannistreet; “they are asleep.”

"아니요, 잠들었습니다." 스태니스트리트가 말했다.

구조인지 마지막 잠인지를 서술자는 말하지 않습니다. 쓰인 것은 이 한 문장과 가지에 남은 열매 하나뿐입니다.

17. 이 책을 읽는 방법

『푸른 산호초』는 3권 49장이지만 흐름이 단순해서 순서대로 읽기 좋습니다. 처음이라면 1권 제2장(죽음을 숨긴 아버지), 제4장(폭발과 안개), 제12장(석호), 제21장(산호초 위의 발견)을 먼저 읽어 보세요. 2권에서는 제4장(문어), 제9장(낙원의 잠), 제13장(새로 온 사람), 제16장(사이클론)이 중심이고, 3권 제3~4장은 짧아서 한 번에 읽힙니다. 산호초와 태평양 유적에 관한 서술자의 사설은 건너뛰고 읽어도 줄거리를 따라가는 데 지장이 없습니다. 이 책이 쓰인 시대의 인종과 성별에 관한 관념, '야만인'이라는 말의 쓰임은 당대의 시선으로 읽어야 하며, 스태니스트리트 선장의 입을 빌려 서술자가 그 말에 의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결말을 구조로 읽을지, 열매 가지를 비극의 암시로 읽을지에 따라 책의 인상이 달라지므로, 마지막 문장은 천천히 읽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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