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출판년도 1791
The Autobiography of Benjamin Franklin
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
벤저민 프랭클린 (1706–1790)
From a child I was fond of reading, and all the little money that came into my hands was ever laid out in books.
어릴 때부터 나는 책 읽기를 좋아했고, 손에 들어오는 푼돈은 언제나 책을 사는 데 썼다.
I made a little book, in which I allotted a page for each of the virtues.
나는 작은 수첩을 하나 만들어, 덕목마다 한 쪽씩을 배정했다.
한눈에 보기
좋은 습관은 의지가 아니라 장치로 만든다. 덕목 하나를 정하고, 매일 기록하고, 완벽하지 않아도 계속한다.
비슷한 책
- 새뮤얼 스마일스 Self-Help (자조론)
- 헨리 데이비드 소로 Walden (월든)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Meditations (명상록)
한 권 요점
Benjamin Franklin
벤저민 프랭클린은 1706년 보스턴에서 태어나 인쇄업자, 작가, 과학자, 외교관으로 살았고, 미국 독립선언서와 헌법 제정에 모두 이름을 올린 몇 안 되는 인물입니다. 피뢰침 실험과 도서관, 소방대, 대학 설립 같은 업적이 먼저 떠오르지만, 이 책에서 그는 위인의 얼굴보다 "나는 이렇게 서툴렀고, 이렇게 고쳐 나갔다"는 생활인의 목소리로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200년도 더 된 글인데도 자기계발서처럼 술술 읽힙니다.
그는 사업이 안정되자 전기 실험에 몰두했습니다. 1752년 연을 띄워 번개가 전기임을 확인하려 한 실험은 가장 유명한 일화이고, 이 연구에서 피뢰침 발명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공로로 1753년 영국 왕립학회의 코플리 메달을 받았습니다. 인쇄소집 아들이 대학 교육 없이 과학자의 반열에 오른 것입니다.
그는 공직에서도 꾸준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1737년 필라델피아의 우체국장이 되었고, 1753년에는 식민지 전체의 우정 사업을 맡는 부우정총감이 되었습니다. 1754년에는 식민지들이 힘을 합치자는 "올버니 연합안"을 제안했는데, 당시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훗날 연방의 구상으로 이어졌습니다. 1750년대에 그는 식민지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표로 영국에 건너갔고, 1757년부터는 펜실베이니아의 대리인으로 런던에서 오래 머물렀습니다. 1766년에는 영국 의회에서 인지세법에 관해 증언하며 식민지의 입장을 설득력 있게 설명해 이름을 알렸습니다. 그러나 1774년 1월, 매사추세츠 총독 허친슨의 편지를 식민지에 전한 일로 추밀원 청문회에서 변호사 웨더번에게 공개적으로 모욕적인 공격을 받았고, 이틀 뒤 우정 사업 책임자 자리에서도 해임되었습니다. 영국 신민으로서 영국을 사랑하던 그가 돌아설 마음을 굳힌 계기였다고 전해집니다.
그는 1775년 5월 필라델피아로 돌아왔고, 곧 대륙회의 대표가 되어 1776년 독립선언서 초안을 쓰는 5인 위원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같은 해 10월에는 프랑스로 파견되어 1785년까지 파리에서 외교를 맡았습니다. 1778년 프랑스와의 동맹을 이끌어 냈고, 1783년 영국과 맺은 파리 조약에도 서명했습니다. 그 사이 그는 고령의 몸으로 대서양을 건넜고, 프랑스 사람들에게 소박한 모피 모자의 현자로 사랑받았습니다. 귀국 뒤에는 1787년 헌법제정회의에 최고령 대표로 참석했습니다.
프랭클린은 한때 노예를 부리던 사람이었습니다. 1735년 무렵부터 적어도 일곱 명을 소유했고, 이 사실은 그의 삶에서 가장 불편한 대목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러나 말년에는 입장이 바뀌어 1787년 펜실베이니아 노예제 폐지 협회의 회장이 되었습니다. 그는 1790년 4월 17일 여든네 살로 필라델피아에서 세상을 떠났고, 장례식에는 2만 명가량이 모였다고 합니다.
이 이력을 알고 읽으면 책 속의 사소한 장면이 다르게 보입니다. 빵 세 덩이를 들고 걷던 열일곱 살 소년과 훗날 왕궁에서 외교를 하던 노인이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 그리고 그 사이를 이어 준 것이 매일의 작은 습관이었다는 점이 이 책의 진짜 줄거리입니다.
이 책은 1771년, 프랭클린이 영국의 시골 마을에 머물며 아들 윌리엄에게 집안의 내력과 자신의 삶을 들려주려고 쓰기 시작한 편지 형식의 글입니다. 이후 프랑스 파리 근교와 필라델피아에서 틈틈이 이어 썼지만 끝내 완성하지 못했고, 이야기는 1758년 무렵에서 멈춥니다. 책으로는 프랭클린이 세상을 떠난 이듬해인 1791년에 프랑스어판이 먼저 나왔고, 영어판은 그 뒤에 나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야기의 윤곽을 보고, 그가 남긴 생활 습관의 지혜를 일곱 가지로 정리합니다.
줄거리
책은 조상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프랭클린의 아버지는 영국에서 건너온 양초·비누 제조업자였고, 자식이 열이 넘는 대가족을 꾸렸습니다. 막내에 가까운 아들이던 프랭클린은 학교를 오래 다니지 못했습니다. 대신 집에 있는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고, 용돈이 생기면 책을 샀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바다로 나가고 싶어 하는 아들을 말리며, 책을 좋아하는 성격에 맞춰 인쇄 일을 배우게 합니다.
열두 살에 형 제임스의 인쇄소에 도제로 들어간 소년은 일을 배우는 틈틈이 책을 빌려 밤새 읽었습니다. 형이 신문을 내자 익명으로 글을 투고하기 시작했고, 아무도 열여섯 소년의 글인 줄 모르고 칭찬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형과의 사이가 틀어지면서 열일곱 살에 몰래 도시를 떠납니다. 빈털터리로 필라델피아에 도착한 첫날, 그는 빵 세 덩이를 사서 양팔에 끼고 거리를 걸었습니다. 훗날 자기 아내가 될 여인이 그 모습을 창가에서 보고 웃었다는 대목은 책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후 이야기는 한 청년이 신용을 쌓아 가는 과정입니다. 그는 런던에서 일하다 돌아와 자기 인쇄소를 차리고, 친구들과 토론 모임을 만들고, 회원제 도서관을 세우고, 해마다 달력 겸 격언집 『가난한 리처드의 연감』을 펴내 이름을 알립니다. 사업이 자리 잡은 뒤에는 소방대와 학교, 병원 같은 공공 사업으로 눈을 돌립니다. 이 모든 이야기 사이에, 그가 젊은 날 스스로 시도한 "도덕적 완성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열세 가지 덕목을 정해 하나씩 익혀 가는 이 실험은 책 속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대목입니다.
대목별로 읽기
1. 한꺼번에 말고, 한 번에 하나씩
프랭클린은 자신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한 덕목을 열세 가지로 정리하고, 덕목마다 한 줄짜리 지침을 붙였습니다. 아래가 그 전체 목록입니다.
- 절제 TemperanceEat not to dullness; drink not to elevation.배가 불러 둔해질 만큼 먹지 말고, 취해 들뜰 만큼 마시지 말라.
- 침묵 SilenceSpeak not but what may benefit others or yourself; avoid trifling conversation.남이나 나에게 이로운 말이 아니면 하지 말라. 시시한 잡담을 피하라.
- 질서 OrderLet all your things have their places; let each part of your business have its time.모든 물건에 제자리를 주고, 모든 일에 제 시간을 주라.
- 결심 ResolutionResolve to perform what you ought; perform without fail what you resolve.마땅히 할 일을 하기로 결심하라. 결심한 일은 어김없이 해내라.
- 검소 FrugalityMake no expense but to do good to others or yourself; i.e., waste nothing.남이나 나에게 좋은 일이 아니면 돈을 쓰지 말라. 곧, 아무것도 낭비하지 말라.
- 근면 IndustryLose no time; be always employ'd in something useful; cut off all unnecessary actions.시간을 허비하지 말라. 언제나 유용한 일을 하라. 쓸데없는 행동은 모두 끊어 내라.
- 진실 SincerityUse no hurtful deceit; think innocently and justly, and, if you speak, speak accordingly.남을 해치는 속임수를 쓰지 말라. 순수하고 공정하게 생각하고, 말할 때도 그 생각대로 말하라.
- 정의 JusticeWrong none by doing injuries, or omitting the benefits that are your duty.해를 끼치거나, 마땅히 베풀 이로움을 빠뜨려서 누구에게도 잘못하지 말라.
- 중용 ModerationAvoid extreams; forbear resenting injuries so much as you think they deserve.극단을 피하라. 부당한 일을 당해도 스스로 마땅하다고 여기는 만큼 분노하지는 말라.
- 청결 CleanlinessTolerate no uncleanliness in body, cloaths, or habitation.몸과 옷, 사는 곳 어디에서도 불결함을 참지 말라.
- 평온 TranquillityBe not disturbed at trifles, or at accidents common or unavoidable.사소한 일이나, 흔하거나 피할 수 없는 사고에 마음이 흔들리지 말라.
- 순결 ChastityRarely use venery but for health or offspring, never to dulness, weakness, or the injury of your own or another's peace or reputation.성생활은 건강이나 자녀를 위한 경우가 아니면 드물게 하고, 둔함과 쇠약, 나와 남의 평화와 명예를 해치는 데까지는 결코 이르지 말라.
- 겸손 HumilityImitate Jesus and Socrates.예수와 소크라테스를 본받으라.
처음에는 이 열세 가지를 한꺼번에 완벽하게 지키려 했다가 곧 실패를 겪습니다. 하나에 신경 쓰는 사이 다른 하나가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방법을 바꿉니다. 한 주에 덕목 하나만 골라 집중하고, 나머지는 평소 수준으로 두기로 한 것입니다. 열세 주면 한 바퀴가 돌고, 한 해에 네 바퀴를 돌 수 있었습니다.
지침이 짧고 구체적이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근면"은 부지런하라는 다짐으로 끝나지 않고 "쓸데없는 행동을 끊으라"는 행동 단위로 적혀 있습니다. 막연한 다짐을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로 바꿔 쓰는 것, 이것이 첫 번째 교훈입니다.
2. 기록하라
그는 작은 수첩을 만들어 덕목마다 한 쪽씩 배정하고, 쪽마다 붉은 잉크로 요일 칸을 그었습니다. 하루를 마칠 때마다 그날 어긴 덕목 칸에 작은 점을 찍었습니다. 마음먹는 것만으로는 습관이 바뀌지 않으니, 눈에 보이는 기록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점이 줄어드는 모습은 그에게 가장 확실한 성적표였습니다.
I made a little book, in which I allotted a page for each of the virtues. I rul'd each page with red ink, so as to have seven columns, one for each day of the week.
나는 작은 수첩을 하나 만들어 덕목마다 한 쪽씩을 배정했다. 쪽마다 붉은 잉크로 줄을 그어, 일주일의 각 요일을 위한 일곱 칸을 만들었다.
그는 하루의 시작과 끝에도 질문을 하나씩 두었습니다. 아침에는 오늘 어떤 좋은 일을 할 것인지 묻고, 저녁에는 오늘 어떤 좋은 일을 했는지 돌아보았습니다. 하루를 시간표로 짜서 일과표에 붙여 두고 지켰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오늘날의 습관 기록 앱이나 체크리스트가 하는 일을 18세기 인쇄업자가 종이 한 권으로 해낸 셈입니다.
3. 완벽하지 않아도 계속한다
열세 가지 가운데 그가 가장 애를 먹은 것은 "질서"였습니다. 인쇄업자의 작업대는 종이와 활자로 어수선해지기 쉬웠고, 시간 관리도 계획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이 대목에서 프랭클린은 유머러스한 일화를 하나 덧붙입니다. 도끼 한 자루를 사러 대장장이를 찾아갔더니, 대장장이는 도끼날 전체를 반짝이게 갈아 주겠다며 숫돌을 돌려 달라고 했습니다. 한참 돌리다 지친 프랭클린은 이만하면 됐다고, 얼룩덜룩한 채로 두는 쪽이 낫겠다고 합니다.
I think I like a speckled ax best.
나는 얼룩덜룩한 도끼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생각한다.
프랭클린은 끝내 열세 가지를 모두 이루지 못했고, 스스로도 그렇게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는 실패를 이유로 계획을 접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 시도가 자신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담담하게 적습니다.
Tho' I never arrived at the perfection I had been so ambitious of obtaining, but fell far short of it, yet I was, by the endeavour, a better and a happier man than I otherwise should have been if I had not attempted it.
그토록 바라던 완벽에는 끝내 이르지 못하고 한참 못 미쳤지만, 그 노력 덕분에 나는 시도하지 않았을 때보다 더 나은, 더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목표에 닿지 못해도 방향을 잡고 걸은 시간은 남는다는 것, 이 책이 주는 가장 따뜻한 위로입니다.
4. 이기려 들지 않는다
열세 번째로 추가한 덕목이 "겸손"입니다. 한 퀘이커 교도 친구가 그에게 자만하고 말투가 거만하다고 지적한 것이 계기였다고 합니다. 프랭클린은 이 덕목에 "예수와 소크라테스를 본받으라"는 한 줄을 달았고, 말하는 방식부터 바꾸기 시작합니다. 상대의 의견에 정면으로 반박하지 않고, 내 의견을 단정적으로 내세우지도 않기로 한 것입니다.
I made it a rule to forbear all direct contradiction to the sentiments of others, and all positive assertion of my own.
나는 남의 생각에 정면으로 반박하지 않고, 내 생각을 단정해서 내세우지도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그는 "분명히 그렇다" 대신 "내가 보기에는 그런 듯하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한다" 같은 표현을 일부러 썼습니다. 놀랍게도 대화가 훨씬 부드러워지고, 자기 생각이 받아들여지는 일도 늘었다고 합니다. 이 장의 마지막에 그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농담으로 마무리합니다. 자존심이야말로 가장 누르기 어려운 감정이어서, 설령 완전히 이겼다고 믿더라도 그 겸손함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I should probably be proud of my humility.
나는 아마 내 겸손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을 것이다.
5. 읽은 것을 다시 써 본다
프랭클린의 글솜씨가 어디서 나왔는지도 책 속에 나옵니다. 젊은 시절 그는 영국 잡지 『스펙테이터』의 글을 즐겨 읽었는데, 단순히 읽고 끝내지 않았습니다. 글마다 요점만 짧게 메모해 두었다가 며칠 뒤 원문을 보지 않고 자기 말로 다시 써 보았습니다. 그런 다음 원문과 비교하며 어디가 부족한지를 고쳤습니다.
어휘가 모자란다고 느끼면 글을 운문으로 바꿔 써서 같은 뜻을 다른 낱말로 표현하는 연습을 했고, 메모를 섞어 놓았다가 순서를 새로 맞춰 보기도 했습니다. 읽기와 쓰기를 서로 연결하는 이 방법은 요즘의 외국어 학습에서도 그대로 통합니다. 읽은 뒤에 요약해 보고, 원문과 대조해 보는 것입니다.
6. 함께 성장할 모임을 만든다
프랭클린은 스물한 살 무렵 지적인 친구들을 모아 금요일 저녁마다 만나는 "준토(Junto)"를 만들었습니다. 서로 질문을 내고 글을 읽고 토론하는 모임이었고, 이기려는 태도를 버리고 진실을 찾는 자세를 규칙으로 삼았습니다. 회원들은 돌아가며 도덕, 정치, 과학에 관한 글을 한 편씩 써 와서 읽었습니다.
I had form'd most of my ingenious acquaintance into a club of mutual improvement, which we called the Junto; we met on Friday evenings.
나는 재주 있는 지인들 대부분을 모아 서로의 발전을 돕는 모임을 만들고 '준토(Junto)'라 불렀다. 우리는 금요일 저녁마다 모였다.
이 모임에서 여러 공공 사업이 나왔습니다. 회원들이 각자 가져온 책을 한곳에 모아 두고 함께 읽다가 책이 더 필요해지자, 돈을 모아 회원제 도서관을 세웠습니다. 미국 최초의 회원제 도서관으로 알려진 이 도서관은 그가 책에서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성과 중 하나입니다. 혼자 읽는 즐거움과 함께 읽는 힘이 만나면 개인의 습관이 도시의 제도가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7. 책에 돈을 쓰고, 시간은 아낀다
프랭클린이 가난한 청년에서 신뢰받는 인쇄업자가 된 바탕에는 읽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이 글 첫머리의 인용문이 그 출발점입니다. 그는 책을 사 모으며 자랐고, 어른이 되어서는 도서관을 만들었으며, 시간을 쓰는 방식에도 같은 태도를 적용했습니다. 책에 실린 『가난한 리처드』의 격언이 그 마음을 한 줄로 요약합니다.
Lost Time is never found again.
잃어버린 시간은 다시는 찾을 수 없다.
그는 검소와 근면을 서로 이어진 덕목으로 보았습니다. 돈을 아끼는 이유는 책을 사고 사업을 키우기 위해서였고, 시간을 아끼는 이유는 배우고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절약 자체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아끼는지가 분명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하루를 일찍 시작해 저녁 무렵 그날을 돌아보는 일과를 평생 크게 바꾸지 않았고, 그 꾸준함이 쌓여 훗날 외교와 과학에서도 신뢰를 얻는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8. 실수를 숨기지 않고 기록한다
프랭클린은 자신의 젊은 날 실수를 감추지 않고 책에 그대로 적었습니다. 런던에서 일자리를 얻으려던 계획이 어긋났을 때나,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했던 일, 가까운 사람에게 신의를 지키지 못했던 일이 그렇습니다. 그는 이런 잘못을 인쇄 용어를 빌려 "정오표(errata)"라고 불렀습니다. 인쇄소에서는 오자가 나오면 책 끝에 정오표를 붙여 바로잡는데, 그에게 인생의 실수도 숨길 대상이 아니라 고쳐 적어 둘 항목이었던 것입니다.
이 태도는 열세 가지 덕목 실험과도 이어집니다. 점을 찍는 일은 스스로를 벌하는 일이 아니라, 고칠 곳을 보이게 하는 일이었습니다. 자기 실패를 인쇄업자답게 담담하게 다루는 문장들이 이 책을 훈계가 아닌 고백으로 읽히게 합니다.
9. 쓸모 있는 사람이 먼저 된다
프랭클린은 1732년부터 약 25년 동안 해마다 『가난한 리처드의 연감』을 펴냈습니다. 달력과 날씨 예보에 농사 정보, 짧은 격언과 우스갯소리를 섞은 책이었고, 가난한 농사꾼 이미지의 가상 인물 "리처드 선더스"의 이름으로 냈습니다. 격언은 어려운 말 대신 일상의 말로 쓰여서 널리 퍼졌고, 그의 인쇄소는 이 책으로 안정된 수입을 얻었습니다.
사업이 자리를 잡자 그는 이웃의 불편을 하나씩 해결하는 일에 나섭니다. 불이 났을 때 서로 돕는 자원 소방 조합을 만들고, 어두운 거리에 등을 달고 길을 포장하는 방법을 제안했으며, 학교와 병원을 세우는 일을 거들었습니다. 이름을 앞세우기보다 친구들의 이름으로 사업을 제안하는 쪽이 일이 잘 풀린다는 것도 그가 경험으로 배운 요령입니다. 쓸모 있는 사람이 되면 신뢰는 따라온다는 것이 이 책의 또 다른 중심 생각입니다.
함께 읽기
"가난한 소년이 읽고, 아끼고, 일해서 스스로를 만들었다." 프랭클린의 이야기는 이런 미국식 성공담의 원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공식을 전혀 다른 자리에서 살아 낸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책 옆에 두면 프랭클린이 달리 보이는 세 권입니다.
빵과 글자. 열일곱 살 프랭클린은 필라델피아에 도착한 날 빵 세 덩이를 사서 양팔에 끼고 걸었습니다. 그로부터 약 100년 뒤, 볼티모어의 노예 소년 프레더릭 더글러스는 거리의 가난한 백인 아이들에게 빵을 건네고 그 대가로 글자를 배웠습니다(Narrative of the Life of Frederick Douglass). 프랭클린에게 책은 푼돈을 모아 사는 즐거움이었지만, 더글러스에게 글은 주인이 금지한 물건이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읽기가 자신을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다만 한 사람에게 읽기는 출세의 사다리였고, 다른 한 사람에게는 탈출구였습니다.
검소로 산 자유. "아무것도 낭비하지 말라"는 다섯 번째 덕목을 가장 절박하게 실천한 사람은 올라우다 에퀴아노일지도 모릅니다. 노예였던 그는 배를 타고 다니며 작은 장사로 밑천을 불렸고, 그렇게 모은 돈으로 1766년 자기 자유를 샀습니다(The Interesting Narrative of the Life of Olaudah Equiano). 그의 책은 1789년에, 프랭클린의 자서전은 1791년에 나왔습니다. 거의 같은 때 나온 두 자서전이 모두 근면과 검소를 말하지만, 프랭클린에게 절약은 인쇄소를 키우는 수단이었고 에퀴아노에게는 자기 몸값을 치르는 수단이었습니다. 노예를 소유했다가 말년에 노예제 폐지 협회 회장이 된 프랭클린의 삶과 나란히 놓으면, 두 책은 같은 시대를 서로 반대편에서 비춥니다.
무엇을 위해 아끼는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도 프랭클린처럼 시간과 돈을 아꼈지만, 방향은 반대였습니다(Walden). 프랭클린은 더 많이 이루려고 아꼈고, 소로는 덜 일하려고 아꼈습니다. 『월든』의 첫 장 「경제」에는 오두막을 짓는 데 든 비용을 센트 단위까지 적은 목록이 나옵니다. 덕목마다 점을 찍던 프랭클린의 수첩과 꼭 닮은 습관입니다. 같은 도구로 정반대의 삶을 설계한 두 사람을 겹쳐 읽으면, 이 책이 묻는 질문이 "어떻게 아낄까"에서 "무엇을 위해 아낄까"로 바뀝니다.
이 책을 읽는 방법
『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은 소설처럼 줄거리를 따라가는 책이 아닙니다. 일화가 짧게 이어지고, 중간에 설교조의 대목이 나오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보다는 유명한 장면 몇 개를 골라 읽어도 충분합니다. 필라델피아에 도착한 첫날의 장면, 열세 가지 덕목을 정리한 대목, 준토 모임을 만드는 대목은 문장이 비교적 짧고 이야기가 분명해서 시작하기에 좋습니다.
프랭클린은 이 책을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형식으로 썼기 때문에, 독자를 설득하려는 위인보다는 경험을 나누는 아버지의 말투가 이어집니다. 그 말투를 따라가다 보면, 습관을 바꾸는 데 필요한 것은 대단한 의지가 아니라 작은 수첩 한 권이라는 사실이 가장 크게 남을 것입니다.
18세기 영어라서 줄임 표기와 옛 철자가 눈에 띄지만, 문장 구조는 단순한 편입니다. 한 문장이 길어질 때는 쉼표와 세미콜론 단위로 끊어 읽으면 뜻이 잡히고, 모르는 낱말이 있어도 이야기의 흐름은 따라갈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위에서 소개한 장면만 골라 읽고, 마음에 들면 앞뒤로 범위를 넓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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