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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Gem · 한 권 요점

1888년 출간

The Aspern Papers

아스펀 문서

죽은 위대한 시인의 연애편지를 손에 넣으려고 거짓 이름으로 베니스의 낡은 궁전에 세든 편집자가, 늙은 연인과 그 조카딸 사이에서 집착의 값을 치르는 이야기

One doesn’t defend one’s god: one’s god is in himself a defense.

사람은 자기 신을 변호하지 않는다. 신은 그 자체로 변호이니까.

Ah, you publishing scoundrel!

아, 이 출판쟁이 악당 같으니!

한눈에 보기

화자는 시인 제프리 아스펀의 전기 편집자다. 시인의 옛 연인 줄리아나 보르데로가 아직 살아 있고 편지 뭉치를 쥐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친구 프레스트 부인의 조언대로 가짜 이름을 쓰고 하숙인으로 들어간다. 정원에 꽃을 쏟아부으며 노부인과 조카딸 티타 양의 마음을 열려 하지만, 천 프랑의 월세와 노부인의 차가운 경계 속에서 한 여름이 흐른다. 티타 양이 먼저 곁을 내주고, 노부인은 시인의 초상화를 천 파운드에 팔겠다며 화자를 시험하다 앓아눕는다. 한밤에 노부인의 서랍 앞에서 들킨 화자는 "출판쟁이 악당"이라는 말을 듣고 도망치고, 노부인이 세상을 떠난 뒤에는 티타 양이 서류를 넘기는 조건으로 뜻밖의 제안을 내놓는다. 열다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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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 요점

The Aspern Papers

『아스펀 문서』는 미국 작가 헨리 제임스가 쓴 중편소설로, 1888년에 나왔습니다. 제임스는 1843년에 태어나 1916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미국에서 나 유럽에서 오래 활동한 작가로 흔히 소개됩니다. 이 작품은 낭만주의 시대 시인들의 편지를 둘러싼 실제 일화에서 착상을 얻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책은 아홉 개의 짧은 장으로 이루어지고, 끝까지 이름이 밝혀지지 않는 화자가 지난 일을 1인칭으로 돌아보는 형식입니다. 무대는 4월부터 초가을까지의 베니스입니다. 줄기는 하나입니다. 위대한 작가를 향한 헌신이 어디까지 정당한가, 그리고 작품과 한 사람의 사생활이 부딪칠 때 값을 치르는 쪽은 누구인가입니다. 화자는 가짜 이름, 꽃, 돈, 친절을 차례로 도구로 삼지만, 그 도구들은 마지막에 하나의 청구서가 되어 돌아옵니다.

줄거리

제1장: 하숙인이 되는 지름길

4월의 베니스, 화자는 친구 프레스트 부인에게 계획을 털어놓습니다. 시인 제프리 아스펀의 전기를 함께 다뤄 온 영국의 동료 존 컴너와 그는 아스펀의 가장 열렬한 숭배자이자 편집자입니다. 그런데 시인과 얽혔던 줄리아나 보르데로가 놀랍게도 아직 살아 있었고, 조카딸과 함께 외진 운하의 낡은 궁전에서 세상과 담을 쌓고 산다는 것이 알려졌습니다. 컴너가 편지를 보내자 조카딸이 아스펀의 서류 같은 것은 없고 있어도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겠다는 답을 보냅니다. 프레스트 부인이 내놓은 해법은 "아는 사이가 되려면 먼저 하숙인이 되라"는 것이었습니다. 돈을 내밀면 일을 그르칠 것이라 믿는 화자는 위선과 이중성이 자신의 유일한 기회라고 말하며 가짜 이름이 박힌 명함을 꺼냅니다. 컴너는 편지를 쓴 당사자로 의심받기 쉬워 베니스에 올 수 없고, 화자는 필요하면 조카딸에게 구애하는 시늉이라도 하겠다고 농담합니다. 프레스트 부인은 그 조카딸을 보고 나서 말하라고 받아칩니다.

제2~3장: 정원의 구실, 천 프랑의 월세

화자는 궁전 아래층의 정원이 하숙의 구실이 되리라 생각하고, 정원을 보게 해 달라며 조카딸 티타 양에게 다가갑니다. 키가 크고 창백하며 순진한 중년의 티타 양은 이 집에서는 아무것도 자기 것이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정원을 잃을까 겁냅니다. 화자는 꽃을 가득 심어 주겠다는 말로 그녀를 사로잡고, 이튿날 줄리아나 보르데로를 만납니다. 눈 위에 흉한 초록 차양을 두른 아주 작고 늙은 여인이 앉아 있고, 화자는 시인의 목소리를 들었던 귀가 바로 이 사람의 것이라는 생각에 몸을 떱니다. 노부인은 방을 얼마든 써도 좋으나 돈을 많이 내야 한다며 "한 달에 천 프랑"을 부르고, 화자는 속으로 서류를 공짜로 뽑아내 보상받겠다고 마음먹으며 석 달치 3천 프랑을 선불로 가져오겠다고 약속합니다. 악수를 청하자 노부인은 자기는 그런 관습이 없던 시대의 사람이라고 거절합니다. 티타 양은 돈이 자기를 위한 것이라고 털어놓습니다. 노부인이 늙은 몸으로 죽을 날이 가깝다고 느끼고 조카의 앞날을 걱정한다는 것입니다.

제4장: 아무 진전도 없는 여름

6주가 지나 6월 중순이 되었어도 화자는 두 여인을 한 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합니다. 프레스트 부인은 그들이 화자의 돈만 가져가고 한 장도 보여 주지 않을 것이라고 놀리며 여름 휴가를 떠납니다. 하인 파스콸레가 이웃에게서 캐낸 소문도 거의 없습니다. 노부인은 석 달치 월세의 영수증조차 보내지 않습니다. 화자는 정원에 정자를 만들고 정원사를 시켜 꽃을 가꾸며 책과 원고를 들고 나와 앉아 닫힌 덧창을 바라봅니다. 그는 이 시간을 가장 행복한 여름으로 기억합니다. 아스펀의 유령이 곁에서 인내하라고 속삭이는 듯하고, 줄리아나가 시인과 만난 젊은 날과 아버지가 화가였을지 모른다는 자신의 가설을 곱씹습니다.

제5장: 한밤의 정원, 드러난 정체

7월 중순의 어느 밤, 일찍 돌아온 화자는 정원 정자에 앉은 티타 양을 만납니다. 그녀는 밤의 정원이 무서워 그가 와서 반갑다고 말하고, 두 사람은 자정이 넘도록 이야기합니다. 티타 양은 노부인이 날이 갈수록 쇠약하지만 그럴수록 혼자 있고 싶어 한다고 전하고, 옛날 이 집에 손님이 드나들던 시절을 자랑스럽게 들려줍니다. 화자가 아스펀의 시를 잠자리에서 읽는다고 하자 티타 양은 "이모는 그를 손님으로 알았다"고 말합니다. 시인이 이모를 찾아와 데리고 나가곤 했고, 이모는 그가 신이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이모의 나이는 백오십 살이라고 웃습니다. 초상화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이모가 모든 것을 잠가 둔다고만 답합니다. 계단에서 티타 양이 돌아서 그에게 글을 쓰느냐, 아스펀의 삶을 캐고 있느냐고 묻습니다. 화자는 거짓말하려던 마음을 접고 "그렇습니다, 그의 자료를 더 찾고 있습니다. 혹시 갖고 계시냐"고 털어놓습니다. 티타 양은 "산토 디오"를 외치며 달아나고 2주 동안 모습을 감춥니다. 초조해진 화자는 닷새 만에 정원사에게 꽃을 끊으라고 합니다.

제6장: 곤돌라와 약속

어느 오후 티타 양이 홀에서 화자를 기다렸다가 이모가 만나자고 한다고 알립니다. 노부인은 꽃에 고맙다고 말하지만 실은 꽃이 끊긴 것이 아쉬웠던 것이며, 이내 화자의 곤돌라로 조카를 바람 쐬게 해 주라고 말합니다. 일주일 뒤 저녁 티타 양은 오랜만에 곤돌라를 타고 대운하의 불빛에 황홀해하며 광장의 카페 플로리안으로 갑니다. 그녀는 이모가 화자가 떠날까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알려 줍니다. 월세를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이모가 이따금 얼굴을 보여 주는 양보까지 할 작정이라는 것입니다. 화자가 편지에 관해 묻자 티타 양은 그녀가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고 한숨 쉬고, 예전에 한 신사가 서류를 달라고 편지를 써서 이모를 크게 화나게 했으며 자기가 시켜서 서류는 없다고 답장했다고 고백합니다. 화자는 노부인이 서류를 태워 버리지 않도록 지켜봐 달라고 부탁하고, 티타 양은 이모가 그것들을 너무 사랑해서 쉽게 태우지 못할 것이라고 대답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그녀는 "할 수 있는 만큼 돕겠다"고 약속합니다.

제7장: 초상화와 천 파운드

노부인은 저녁 무렵 휠체어에 실려 홀로 나와 있다가 화자에게 여섯 달 더 머물 생각이 있느냐고 묻습니다. 화자는 글로 먹고사는 가난한 사람이라 더는 어렵다고 말하고, 대화는 어느새 비평가와 과거의 문제로 옮겨 갑니다. 노부인은 자기는 과거는 좋아하지만 비평가는 싫다고 말합니다. 그러다 갑자기 낡은 종이에 싼 작은 타원형 초상화를 꺼내 "이걸 팔고 싶은데 얼마나 받겠느냐"고 묻습니다. 초록 코트를 입은 젊은 남자의 얼굴을 한눈에 알아본 화자는 떨리는 손을 감추고 누구냐고 되묻고, 노부인은 끝내 그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으며 그림을 그린 사람이 자기 아버지라고 합니다. 화자가 짐작한 출신이 맞았던 것입니다. 노부인은 값을 천 파운드로 매기고, 화자는 그 돈이 없습니다. 노부인의 거실에 놓인 놋쇠 장식의 키 큰 오래된 책상이 화자의 눈에 들어오고, 티타 양은 그의 시선을 알아채고 낯빛이 변합니다. 서류가 그 자물쇠 뒤에 있으리라는 확신이 듭니다.

제8장: 앓는 노부인, 한밤의 서랍

세 시간 뒤 티타 양이 달려와 이모가 위독하다고 외칩니다. 화자는 의사를 부르러 하인을 보내고 침실에서 초록 차양을 벗은 노부인을 보지만, 얼굴 윗부분은 여전히 얇은 천으로 가려져 있습니다. 방 안은 낡은 상자와 옷들로 어수선하고, 티타 양은 서류가 한때 작은 트렁크에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고 일러 줍니다. 의사가 다녀간 뒤 노부인은 고비를 넘기고, 발코니에 나란히 선 두 사람은 이모가 서류를 어디로 옮겼는지를 두고 이야기합니다. 티타 양은 이모가 누워 있는 동안은 찾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화자는 가짜 이름을 썼고 컴너와 함께 편지를 썼던 사람이라고 털어놓고, 티타 양은 본래 이름이 더 낫다고 말합니다. 그날 밤 산책에서 돌아온 화자는 티타 양이 어두운 방에서 졸고 있는 것으로 믿고 노부인의 방에 들어가 서랍이 달린 책상 앞에서 단추처럼 생긴 놋쇠 손잡이를 만져 봅니다. 문득 돌아보자 노부인이 잠옷 차림으로 서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눈을 드러내고 화자를 노려봅니다. 노부인은 "아, 이 출판쟁이 악당!"이라고 속삭이듯 외치고 티타 양의 품으로 쓰러집니다.

제9장 전반: 열이틀 뒤의 귀환

이튿날 아침 화자는 노부인이 목숨을 잃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고 베니스를 떠나 트레비소, 바사노, 카스텔프랑코를 맴돕니다. 티타 양에게 편지를 보내 몇 차례 답을 청하지만 아무 소식도 오지 않습니다. 열이틀째에 돌아오니 하인이 "늙은 부인은 땅에 묻혔다"고 전합니다. 장례는 곤돌라 두 척이 따르는 조촐한 행렬이었고, 오래 알던 이웃 몇 사람이 티타 양을 부축해 묘지 섬까지 갔다고 합니다. 저녁에 정원에서 만난 티타 양은 많이 울었으나 놀랍게도 화자를 반가워합니다. 화자는 서류 이야기를 입에 올리지 않고 함께 걷기만 하고, 티타 양은 앞날을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쾌활하게 말합니다.

제9장 후반: 대가와 불꽃

다음 날 아침 홀에서 서류가 있느냐고 묻자 티타 양은 있다고, 그것도 생각보다 많다고 답하면서 보여 줄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이모가 서류를 태우려 했지만 자신이 말리고 매트리스 사이에서 꺼내 책상에 잠가 두었다는 것입니다. 보여 주지 못하는 대신 그녀는 초상화를 선물로 내밀고, 화자는 값을 치를 수 없다며 사양합니다. 티타 양은 이모가 마지막에 하려던 말이 있었던 것 같다며, 화자가 친척이었다면 모든 것이 달랐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 말의 뜻을 알아챈 화자는 말문이 막혀 우선 그림을 팔아 주겠다고 얼버무리고, "안 됩니다"라는 말만 중얼거리며 집을 뛰쳐나가 곤돌라로 석호를 떠돌다 리도 해변과 콜레오니 기마상 앞에서 하루를 보냅니다. 서류 한 묶음을 위해 우스꽝스럽고 가련한 늙은 시골 여인과 결혼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튿날 아침 눈을 뜬 그는 서류를 갖고 싶은 욕망이 더 사나워졌음을 깨닫습니다. 대가를 치르지 않고 서류를 얻을 방법을 찾지 못한 채 찾아간 방에서 티타 양은 용서하는 얼굴로 서 있고, 한순간 그녀가 천사처럼 젊어 보여 화자는 "안 될 게 뭐 있나" 하는 속삭임을 듣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작별 인사를 건네고, 서류를 어젯밤 부엌에서 한 장씩 태웠다고 말합니다. 환상은 걷히고 그녀는 다시 평범한 중년의 여인으로 돌아와 방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나중에 화자는 초상화를 팔았다고 편지를 쓰고 자신이 바랐던 것보다 큰 돈을 보내며, 티타 양은 그 돈을 감사히 받고 돌려보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림은 팔리지 않았고 지금도 화자의 책상 위에 걸려 있습니다. 가을에 런던에서 프레스트 부인을 만났을 때 그는 그 사실을 인정했고, 그림을 볼 때마다 편지를 잃은 분함이 거의 견딜 수 없게 된다는 말로 이야기를 맺습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신을 변호하지 않는다

화자의 첫 모습은 학자의 객관성이 아니라 신자의 열정입니다. 그는 아스펀을 변호할 필요도 없는 신으로 모십니다.

One doesn’t defend one’s god: one’s god is in himself a defense.

사람은 자기 신을 변호하지 않는다. 신은 그 자체로 변호이니까.

오랜 침묵 끝에 시인이 이제 문학의 하늘에 높이 걸려 있다고 말하는 그의 문장은 존경이면서 동시에 소유욕입니다.

he is a part of the light by which we walk.

그는 우리가 걷는 빛의 일부이다.

컴너와 자신을 사원을 지키는 사제로 부르는 대목도 같은 결입니다.

of that temple he and I regarded ourselves as the ministers.

그 사원의 사제는 그와 나라고 우리는 생각했다.

이 신앙이 있기에 화자의 이후 행동은 스스로에게 변명이 됩니다. 제임스는 처음부터 독자에게 한 가지를 보여 줍니다. 숭배가 깊을수록 그 숭배자는 다른 사람의 삶을 사원의 재료로만 볼 위험이 커진다는 점입니다.

2. 위선을 허락하는 계획

프레스트 부인의 한마디가 계획의 뼈대가 됩니다.

Simply ask them to take you in on the footing of a lodger

그저 하숙인으로 받아 달라고 청하면 됩니다.

화자는 이 계획의 도덕적 비용을 알고 있고, 그것을 스스로 허락합니다.

Hypocrisy, duplicity are my only chance.

위선과 이중성이 나의 유일한 기회다.

컴너가 본인이 아닌 이유를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거짓말에 대한 묘한 계산이 드러납니다. 편집자 본인은 거짓말하기가 거북하지만 화자는 아직 그런 부담이 없습니다.

I was a fresh hand and could say no without lying.

나는 새 얼굴이라 거짓말하지 않고도 아니라고 말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가장 불길한 암시가 농담처럼 던져집니다.

To make love to the niece.

조카딸에게 구애하는 것.

프레스트 부인의 대꾸는 "그녀를 보고 나서 말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책의 끝에서 이 농담이 현실이 될 때 웃음은 사라져 있습니다.

3. 회색과 분홍의 집

궁전은 처음부터 화자의 계획보다 먼저 사람의 마음을 읽는 건물로 그려집니다. 프레스트 부인이 한마디로 요약합니다.

It’s gray and pink!

회색이고 분홍색이네요!

화자가 덧붙이는 묘사는 낡은 집이라기보다 포기한 인생에 가깝습니다.

it had an air not so much of decay as of quiet discouragement

이 집은 쇠락보다는 조용한 낙담의 기운을 풍겼다.

인적 없이 깨끗한 운하를 두고 프레스트 부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It has the air of a Protestant Sunday.

개신교의 일요일 같은 분위기예요.

I daresay they have the reputation of witches.

아마 마녀라는 평판이 돌 거예요.

마녀라는 말은 곧 화자의 입에서도 노부인을 가리키는 말로 되풀이됩니다. 베니스의 풍경이 인물의 심리를 앞질러 말해 주는 방식이 제임스의 솜씨입니다.

4. 정원 작전

2장의 화자는 정원을 팔러 온 상인 같습니다. 그는 혼잣말로 작전을 확인합니다.

I must work the garden--I must work the garden

정원을 이용해야 해, 정원을 이용해야 해.

그리고 티타 양 앞에서는 꽃을 이유로 대는 신사가 됩니다.

I can’t live without flowers.

저는 꽃 없이는 못 삽니다.

티타 양의 대답은 이 집의 처지를 한 줄로 알려 줍니다.

Nothing here is mine,

여기 있는 것은 아무것도 제 것이 아니에요.

We don’t know you--we don’t know you.

우리는 당신을 몰라요, 우리는 당신을 몰라요.

그녀의 불안은 정확합니다. 그러나 화자는 이 경계심을 인간적인 두려움으로 보지 않고 풀어야 할 장애물로만 봅니다. 정원은 선의의 선물이 아니라 공략의 수단으로 쓰이기 시작합니다.

5. 초록 차양의 노부인

화자는 시인의 연인을 처음 대면하는 순간에도 초록 차양에 막혀 얼굴을 보지 못합니다. 그가 받은 인상은 이미 가면에 가깝습니다.

a horrible green shade

섬뜩한 초록 차양.

노부인은 곧 방 이야기가 아니라 돈 이야기를 합니다.

a thousand francs a month

한 달에 천 프랑.

조카에게는 특유의 가시 돋친 자부심으로 말합니다.

She has very good manners; I bred her up myself!

그 애는 예절이 바르지. 내가 직접 키웠으니까!

악수를 청하는 화자에게는 선을 긋습니다.

I belong to a time when that was not the custom.

나는 그것이 관례가 아니던 시대의 사람이다.

그 큰돈을 집에 두는 것이 겁나지 않느냐는 질문에 돌아오는 답은 단단한 확신입니다.

Whom should I be afraid of if I am not afraid of you?

당신이 두렵지 않다면 내가 누굴 두려워하겠소?

화자는 시의 여신을 만날 줄 알았는데 돈 계산에 밝은 늙은 여인을 만난 것입니다. 이 어긋남 때문에 그는 자기 이상과 눈앞의 사람을 같은 자리에서 볼 수 없게 됩니다.

6. 티타 양, 삶이 없는 사람

티타 양은 이 책에서 가장 조용하고 가장 아픈 인물입니다. 돈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는 화자 앞에서 그녀는 사실만을 말합니다.

the money is for me

그 돈은 나를 위한 거예요.

3천 프랑을 두 손으로 받아 든 그녀에게 화자가 즐거움이 있다면 아깝지 않다고 농담하자, 그녀는 돌아서며 중얼거립니다.

Oh, pleasure, pleasure--there’s no pleasure in this house!

오, 즐거움, 즐거움이라니, 이 집에는 즐거움이 없어요!

We have no life.

우리에게는 삶이 없어요.

화자는 이 집의 칩거를 이렇게 읽습니다. 죽은 척하는 사냥감의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it was like hunted creatures feigning death

그것은 쫓기는 짐승이 죽은 척하는 것 같았다.

그런 사람이 한밤의 정원에서 먼저 입을 엽니다.

Oh, dear, I’m so very glad you’ve come!

어머, 와 주셔서 정말 기뻐요!

티타 양에게 화자는 처음으로 찾아온 바깥세상이고, 이 사실이 책 후반의 모든 비극을 준비합니다. 화자는 그녀의 단순함을 이용할 수 있는 약점으로만 보지만 독자는 그것이 외로움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압니다.

7. 한밤의 정원, 시인의 이름

5장은 이 책의 첫 번째 전환점입니다. 티타 양은 잡담처럼 시인의 이름을 이모의 옛 시절에 이어 줍니다.

to know him as a visitor.

그를 손님으로 알았어요.

my aunt is a hundred and fifty.

이모는 백오십 살이에요.

화자가 가장 듣고 싶었던 증언은 이렇게 덤덤하게 나옵니다.

She said he was a god.

그분이 신이라고 말했어요.

화자의 반응은 학자의 호기심이 아니라 수집가의 갈증입니다.

She MUST tell me--it’s not a chance to be lost.

그분은 꼭 말해 주셔야 해요. 놓칠 수 없는 기회입니다.

마침내 계단 위에서 던져진 질문 앞에서 화자는 처음으로 진실을 말합니다.

Yes, I have written about him and I am looking for more material.

네, 저는 그에 대해 글을 썼고 더 많은 자료를 찾고 있습니다.

이 고백은 정직의 순간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계산입니다. 그는 티타 양이 결국 자기 편이 되리라 짐작하고 있었고, 그녀의 첫 반응은 놀람과 도망이었습니다. 이 장면에서 제임스는 거짓말이 진실보다 먼저 사람을 다치게 하는 순간을 포착합니다.

8. 돈과 시

노부인에게 시의 영광과 돈은 한 쌍입니다. 꽃이 끊기자 그녀는 불러서 고마움을 말하고, 곧 꽃을 팔라는 이야기를 꺼냅니다.

I would ask a few, I can promise you!

나라면 몇 가지는 물어볼 걸세, 장담하지!

그녀는 시 이야기가 나오면 거침없이 시대를 조롱합니다.

That’s what the poets used to call the women a hundred years ago.

백 년 전에 시인들이 여자들을 그렇게 불렀지.

There is no more poetry in the world

세상에 더는 시가 없어.

화자는 여기서 자책하는 대목을 따로 둡니다. 노부인의 탐욕을 키운 것이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It was I who had kindled the unholy flame

그 불경한 불꽃을 지핀 것은 나였다.

티타 양의 증언은 노부인의 집착을 다른 각도로 보여 줍니다.

Oh, she loves them too much.

오, 이모는 그것들을 너무 사랑해요.

돈에 밝은 노인과 시에 목마른 편집자는 서로의 약점을 거울처럼 비춥니다. 둘 다 같은 물건에 값을 붙이고 있다는 점에서 닮은꼴이고, 제임스는 이 닮음을 드러내는 일에 이 장을 씁니다.

9. 비평가와 과거

7장의 대화는 소설 전체의 윤리 논쟁입니다. 노부인은 단도직입으로 묻습니다.

Do you think it’s right to rake up the past?

과거를 들춰내는 것이 옳다고 보시오?

Oh, I like the past, but I don’t like critics

나는 과거는 좋아하지만 비평가는 싫소.

화자는 비평가가 때로 진실을 드러낸다고 맞섭니다.

The lies are what they sometimes discover

그들이 발견하는 건 때로 거짓말들이지요.

노부인은 진실을 사람의 몫이 아니라고 일축합니다.

The truth is God’s, it isn’t man’s; we had better leave it alone.

진실은 신의 것이지 사람의 것이 아니오. 그냥 두는 편이 낫소.

화자가 위대한 작품의 가치를 들어 항변하자 돌아오는 말은 날카롭습니다.

You talk as if you were a tailor

당신은 재단사처럼 말하는군요.

어느 쪽이 옳은지 제임스는 판정하지 않습니다. 노부인의 말은 이기적이지만 틀리지 않고, 화자의 말은 고상하지만 자기 목적에 봉사합니다. 이 대화의 진짜 무게는 마지막에야 드러납니다.

10. 초상화의 값

노부인의 시험은 장난처럼 시작됩니다.

Do you know much about curiosities?

골동품에 대해 아시오?

No, I want to sell.

아니, 나는 팔고 싶소.

화자는 속으로 이름을 말하는 쪽이 지는 게임이라고 다짐합니다.

I was determined that it should be she, not I,

그 이름을 먼저 입에 올리는 쪽은 내가 아니라 그녀여야 한다고 나는 마음먹었다.

노부인은 끝내 이름을 부르지 않고 그림의 출처만 밝히며 주도권을 놓지 않습니다.

the painter was my father.

그 화가는 내 아버지였소.

A thousand pounds.

천 파운드.

그녀가 돈을 먼저 달라고 한 순간 거래는 시험이었음이 분명해집니다.

I should want your money first!

나는 당신의 돈을 먼저 받아야겠소!

그리고 노부인은 자신이 눈가리개 뒤에서 무엇을 보는지 한마디로 뒤집어 줍니다.

I look at you but I don’t see you.

나는 당신을 바라보지만 당신이 보이지는 않소.

이 장면은 노부인이 지닌 것이 서류의 소유권만이 아니라 시선의 소유권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그녀는 보이지 않는 채로 화자를 지켜보고 있고, 화자는 이를 알면서도 자기 욕망에 눈이 멉니다.

11. 병상과 빈 트렁크

8장은 갑작스러운 위기로 시작합니다.

My aunt is very ill; I think she is dying!

이모가 많이 아파요. 돌아가실 것 같아요!

화자는 침실에서도 방 안을 뒤지는 눈을 거두지 못하고, 이를 서술하는 문장은 스스로 부끄러움을 드러냅니다.

it looked like the room of an old actress

늙은 여배우의 방 같았다.

티타 양은 서류의 옛 자리를 알려 주고, 그것이 거기에 없다는 사실을 담담히 전합니다.

Those things were THERE.

그것들은 거기에 있었어요.

발코니에서 이어지는 대화는 이 책에서 티타 양이 가장 크게 흔들리는 대목입니다. 그녀는 화자를 위해 이미 트렁크를 뒤져 보았다고 인정합니다.

I don’t know what I would do--what I wouldn’t!

내가 뭘 할지, 뭘 안 할지 나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선은 그어 둡니다.

I can’t deceive her--perhaps on her deathbed.

이모를 속일 수는 없어요. 어쩌면 임종 자리에서까지는요.

화자는 그제야 가짜 이름을 고백합니다.

I have sailed under false colors.

저는 거짓 깃발을 달고 항해해 왔습니다.

How much you must want them!

얼마나 그것들을 원하시는지!

티타 양은 배신감 대신 놀라움으로 반응합니다. 그녀의 이 반응은 순진함이라기보다 화자의 욕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민이고, 그 연민이 곧 그녀를 상처 입힐 것입니다.

12. 한밤의 서랍

화자가 노부인의 방으로 들어서는 장면은 이 책에서 가장 정직한 고백으로 쓰여 있습니다. 그는 변명을 시작하며 이렇게 인정합니다.

I think it was the worst thing I did

그것이 내가 한 일 가운데 가장 나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의도를 확인합니다.

I had no definite purpose, no bad intention

뚜렷한 목적도 나쁜 의도도 없었다.

그러나 문장은 곧 고백의 정체를 드러냅니다. 그는 목적 없이 서 있으면서 이미 가장 가까이에 와 있었습니다.

nearer to the tormenting treasure than I had ever been

나를 괴롭히는 보물에 그 어느 때보다 가까이.

돌아본 순간 노부인이 서 있습니다.

for the first, the last, the only time I beheld her extraordinary eyes.

처음이자 마지막이자 유일하게 나는 그녀의 비범한 눈을 보았다.

They glared at me, they made me horribly ashamed.

눈은 나를 노려보았고, 나는 지독하게 부끄러웠다.

그녀의 마지막 말은 서류를 두고 벌어진 모든 논쟁을 한 단어로 정리합니다.

Ah, you publishing scoundrel!

아, 이 출판쟁이 악당 같으니!

수십 년 동안 가려 두었던 눈은 보여 줄 가치가 있는 순간에만 드러납니다. 시인이 그토록 찬미한 눈이 마지막에 화자에게 보내는 것은 분노이고, 그 분노가 이 소설의 판결에 가장 가깝습니다.

13. 열이틀 뒤의 베니스

화자가 돌아온 뒤 처음 듣는 소식은 하인의 입에서 나옵니다.

They have put her into the earth, la vecchia,

늙은 부인을 땅에 묻었습니다.

장례를 전하는 하인의 말에는 위로 없는 사무적인 냉기가 있습니다.

it was a dull little passeggio of two gondolas.

곤돌라 두 척이 지나가는 시시한 작은 산책일 뿐이었습니다.

정원에서 만난 티타 양은 놀랍도록 수월하게 화자를 맞고, 슬픔 한가운데서 갑자기 작은 소망을 드러냅니다.

how much I should like to do such things

그런 일들을 얼마나 해 보고 싶은지 몰라요.

앞날을 묻자 그녀는 쾌활하게 대답합니다.

Oh, yes, oh, yes, but I haven’t settled anything yet,

아, 네, 네, 하지만 아직 아무것도 정하지 않았어요.

이 장의 중간에 제임스는 베니스라는 도시 자체를 한 단락으로 펼칩니다. 서류의 운명이 가려지기 직전, 도시가 한 편의 무대로 바뀝니다.

the place has the character of an immense collective apartment

이 도시는 거대한 공동 아파트의 성격을 지녔다.

also resembles a theater

극장 같기도 하다.

모두가 서로의 목소리를 듣는 이 도시에서 두 여인이 그토록 숨어 지냈다는 사실이 새삼 기이하게 느껴지고, 도시의 소란과 그 낡은 궁전의 정적이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14. 매트리스 사이의 서류, 그리고 제안

티타 양은 서류가 있다고 확인하지만 보여 줄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Yes, there are a great many; more than I supposed.

네, 아주 많아요.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더요.

I have got them but I can’t show them,

제게 있지만 보여 드릴 수는 없어요.

노부인이 서류를 어디에 숨겼는지는 소박하고 아프게 밝혀집니다.

She had hid them in her bed.

이모는 서류를 침대에 숨겼어요.

She tried to burn them, but I prevented it.

이모가 태우려 했지만 제가 막았어요.

노부인이 서류를 왜 태우지 못했는지에 대한 티타 양의 설명은 이 소설에서 가장 간결한 해석입니다.

Oh, she lived on them!

이모는 그것들로 살았어요!

그리고 말하지 못한 조건이 에둘러 나옵니다.

Well, that if you were a relation it would be different.

저, 당신이 친척이라면 달랐을 거예요.

I would give you everything

모든 것을 드리겠어요.

화자의 반응은 한 문장 반입니다.

It wouldn’t do--it wouldn’t do!

안 됩니다, 안 됩니다!

곤돌라 안에서 화자는 뒤늦게 계산서를 받아 듭니다.

That was the price--that was the price!

그것이 대가였다, 그것이 대가였다!

이 제안은 티타 양에게 마지막 용기이자 사랑의 서투른 형식입니다. 그녀는 이모의 뜻을 거스르는 일을 화자를 위해 하려 했고,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언어가 결혼이었습니다. 제임스는 그 제안이 우스꽝스럽게 읽힐 위험을 일부러 감수하며 독자에게 웃을지 아파할지 선택하게 합니다.

15. 하룻밤의 변심과 불

화자는 거절을 정당화하려고 스스로를 설득합니다. 하지만 그 문장 하나하나가 이미 그의 변명입니다.

marry a ridiculous, pathetic, provincial old woman

우스꽝스럽고 가련하고 촌스러운 늙은 여자와 결혼한다.

our not having known when to stop

멈출 때를 알지 못했다는 것.

그러나 하룻밤 사이에 마음이 뒤집힙니다.

I would not unite myself and yet I would have them.

나는 그녀와 결합하지 않으면서도 그것들은 갖고 싶었다.

용서하는 얼굴로 서 있는 티타 양을 보는 순간 그는 낯선 소리를 듣습니다.

Why not, after all--why not?

결국 안 될 게 뭐 있나, 안 될 게 뭐 있나?

그러나 때는 지났습니다.

I have destroyed the papers.

저는 서류들을 없앴어요.

I burned them last night, one by one, in the kitchen.

어젯밤 부엌에서 한 장씩 태웠어요.

It took a long time--there were so many.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아주 많았거든요.

티타 양이 한 장씩 태웠다는 사실이 이 장면을 단순한 복수에서 구해 냅니다. 그것은 이모가 사랑한 물건을 이모의 방식대로 끝내는 일이고, 화자의 욕망에 대한 가장 조용한 대답이기도 합니다. 그녀가 화자의 책임을 입 밖에 내지 않는 것도 일종의 마지막 선물입니다.

끝에 남는 것은 초상화입니다. 화자는 그림을 팔았다고 썼지만 사실은 간직했고, 그 얼굴 앞에서 그가 느끼는 감정은 뉘우침이 아니라 손실감입니다.

it hangs above my writing table

그것은 내 책상 위에 걸려 있다.

my chagrin at the loss of the letters becomes almost intolerable

편지를 잃은 데 대한 나의 분함은 거의 참을 수 없게 된다.

티타 양의 눈빛이 아직도 자기를 아프게 한다고 인정하면서도 마지막 감정이 분함으로 끝난다는 점이 이 결말의 서늘함입니다.

I have never forgotten it and I sometimes still suffer from it

나는 그것을 잊지 못하고 지금도 가끔 그 때문에 괴롭다.

그는 잊지 못하고, 그러나 배우지도 못했습니다.

16. 이 책을 읽는 방법

『아스펀 문서』는 아홉 장으로 이루어진 짧은 소설이고 장마다 한 번의 대면이나 한 번의 전환이 있어서 한 장씩 끊어 읽기에 알맞습니다. 처음이라면 1장(계획), 3장(천 프랑의 계약), 5장(한밤의 정원), 7장(초상화), 9장(티타 양의 제안과 결말)을 먼저 읽어도 흐름이 이어집니다. 화자는 끝까지 자신의 행동을 변명하고 세련되게 서술하지만, 독자는 그의 말과 행동 사이의 틈을 읽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그는 스스로를 정직하다고 믿는 신뢰할 수 없는 화자이고, 그가 말하지 않는 것이 이 이야기의 진짜 대사입니다. 노부인의 탐욕과 티타 양의 순진함도 한 번 읽고 끝나는 인물이 아닙니다. 다시 읽으면 노부인의 모든 말이 시험이었고 티타 양의 모든 침묵이 선택이었음이 보입니다. 한 사람의 열정이 다른 사람의 삶을 얼마나 쉽게 도구로 삼는가를 묻는 이 이야기는, 위대한 것을 사랑하는 모든 독자에게 읽을 때마다 다른 무게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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