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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Gem · 한 권 요점

1861년 출간

Silas Marner

사일러스 마너

누명을 쓰고 믿음을 잃은 직공이 금화를 모으며 살다가, 금을 잃은 밤 눈 속에서 온 아이를 거두며 다시 사람들 속으로 돌아오는 이야기

the gold had turned into the child

금이 아이로 변해 있었다.

I’ve had light enough to trusten by

믿고 살 만한 빛은 충분히 얻었습니다.

한눈에 보기

제비뽑기로 도둑이 된 청년 사일러스 마너는 고향 랜턴 야드를 떠나 라벨로의 채석장 곁 오두막에서 15년 동안 베틀과 금화만 붙들고 삽니다. 어느 날 던스턴 캐스가 그 금을 훔쳐 가고, 같은 겨울 밤 몰래 결혼한 아내를 잃은 맏아들 고드프리 캐스의 어린 딸이 마너의 난롯가로 기어 들어옵니다. 마너는 아이에게 애피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키우고, 고드프리는 딸을 모른 척한 채 낸시와 결혼합니다. 16년 뒤 채석장 물이 빠지며 숨은 사실이 드러나고, 고드프리는 딸을 데려가겠다고 하지만 애피는 마너 곁에 남기로 합니다. 열일곱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한 권 요점

Silas Marner

『사일러스 마너』는 영국 작가 조지 엘리엇이 1861년에 낸 소설입니다. 조지 엘리엇은 메리 앤 에반스의 필명으로 알려져 있고, 이 책에는 「라벨로의 직공(The Weaver of Raveloe)」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책머리에는 워즈워스의 구절이 놓여 있는데, 아이는 세상이 쇠락해 가는 인간에게 줄 수 있는 어떤 선물보다 귀하며 희망과 앞을 보는 생각을 가져다준다는 내용입니다. 이 책은 1부 15장, 2부 6장, 그리고 결말로 이루어진 비교적 짧은 소설입니다. 1부는 마너의 몰락과 아이의 도착을, 2부는 그 뒤 16년이 지나 숨은 일들이 드러나는 과정을 다룹니다. 줄기는 단순합니다.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된 한 남자가 금을 잃고 아이를 얻으며 어떻게 공동체로 돌아오는가, 그리고 그 아이의 친아버지는 모른 척하는 대가를 어떻게 치르는가입니다.

줄거리

제1~2장: 라벨로의 낯선 직공

물레 소리가 가득하던 시절, 시골 사람들은 자루를 멘 창백한 떠돌이 직조공을 악마와 거래하는 이방인처럼 의심했습니다. 라벨로 마을 외곽 돌 채석장 곁 오두막에 사는 린넨 직조공 사일러스 마너도 그랬습니다. 그는 15년째 사람을 멀리하며 살았고, 마을 사람들은 그가 발작 중에 영혼이 몸을 빠져나간다고 수군거렸습니다. 약초로 샐리 오츠의 심장병을 다스려 준 일도 신비로 여겼습니다. 과거의 그는 랜턴 야드 교회의 독실한 청년으로, 친구 윌리엄 데인과 약혼녀와 함께 지냈습니다. 그러나 노(老) 집사가 숨진 밤 교회 돈주머니가 사라졌고, 사일러스의 칼이 현장에서 나왔으며 빈 주머니는 그의 방에서 나왔습니다. 제비뽑기는 그를 유죄로 판정했고, 그는 윌리엄이 꾸민 음모라며 하느님을 원망했습니다. 약혼녀는 파혼하고 윌리엄과 결혼했으며, 사일러스는 마을을 떠났습니다.

라벨로에서 신앙의 형식과 공동체를 잃은 그의 믿음은 마비되었고, 그는 상처를 잊으려 베틀에만 매달렸습니다. 오스굿 부인의 식탁보 값으로 난생처음 기니 금화 다섯 닢을 받았고, 곧 금화는 목적 없는 삶의 새 낙이 되었습니다. 약을 지어 달라는 사람들이 부적과 약을 구하러 몰려왔다가 그가 거절하자 악의를 품었다고 믿어 공포가 더 커졌습니다. 그는 지출을 줄여 돈을 모아 마루 벽돌 밑 쇠항아리에, 나중에는 가죽 주머니 두 개에 감추고 밤마다 꺼내 쓰다듬었습니다.

제3~5장: 붉은 집의 형제, 사라진 금

라벨로 최고의 유지는 붉은 집의 캐스 영주입니다. 아내가 죽고 아들들은 방탕한 이 집에서, 둘째 던스턴(던시)은 노름과 거짓말을 일삼고 맏아들 고드프리는 이웃 낸시 램미터의 호감을 받고 있었으나 요즘 처신이 흐트러졌습니다. 11월 오후 고드프리는 술 취한 던스턴을 불러 따졌습니다. 던스턴이 소작인 파울러의 집세 백 파운드를 고드프리에게서 받아 써 버렸고, 영주가 곧 독촉할 참이었기 때문입니다. 던스턴은 고드프리가 몰리 파렌과 비밀리에 결혼했다는 사실을 아버지에게 폭로하겠다고 협박했고, 결국 고드프리는 아끼는 말 와일드파이어를 던스턴이 사냥터에서 팔아 돈을 만들게 하기로 동의합니다. 고드프리는 던스턴의 덫에 걸려 몰리와 결혼했고 낸시를 잃을까 두려운 사람입니다.

이튿날 던스턴은 사냥터로 가는 길에 사일러스의 오두막을 지나며 수전노 직조공의 돈을 고드프리에게 빌리게 하자는 생각을 했지만, 그 기쁨을 형에게 주기 싫어 그냥 지나쳤습니다. 사냥터에서 그는 와일드파이어를 자기 말이라고 속여 브라이스에게 백이십 파운드에 팔기로 했으나, 대금을 받기 전 사냥을 하다 말이 울타리 말뚝에 찔려 죽었습니다. 목격자가 없다는 데 안도하고 걸어서 돌아오던 안개 낀 저녁, 그는 채석장 부근에서 사일러스 오두막의 불빛을 보고 문을 두드렸습니다. 응답이 없었고 문은 열려 있었습니다. 불 앞에 돼지고기가 달려 있는 것을 보고 던스턴은 직조공이 채석장에 빠졌을지 모른다고 생각했고, 벽돌 밑에서 가죽 주머니 두 개를 꺼내 어둠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그 시각 사일러스는 가는 실을 사러 마을에 다녀오는 길이었습니다. 15년 동안 도둑이 든 적이 없어 문을 잠그지 않았고, 램미터 집안의 프리실라가 준 돼지고기로 저녁을 먹을 참이었습니다. 근시인 그는 아무 이상도 알아채지 못한 채 불을 쬐다가 금화를 보며 식사하려고 벽돌을 걷었고, 구멍이 비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침대와 오븐까지 뒤지다 마침내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는 발자국이 없는 이유를 되짚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 훔쳐 갔나 두려워했지만, 평소 농담을 던지던 밀렵꾼 짐 로드니를 의심하기로 하고 빗속을 뛰어 레인보 주막으로 달렸습니다.

제6~8장: 레인보 주막과 행상인 소문

주막 부엌에서는 주인 스넬, 푸줏간 주인, 수의사 다울라스, 교구 서기 메이시 노인, 대리 서기 투키, 수레공 벤 윈스럽 등이 입씨름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램미터 씨의 붉은 소를 두고 다투고, 투키의 노래 솜씨를 놀리고, 늘 "양쪽이 다 옳다"며 말리는 주인 스넬이 있었습니다. 메이시 노인은 램미터의 부친이 이 마을에서 결혼하던 시절을 회상했습니다. 늙은 목사가 신랑 신부에게 질문 순서를 바꿔 물었지만 결혼은 유효했다는 일화로, 그는 "의미가 아니라 아교가 중요하다"고 결론짓습니다. 이어 마구간에 불빛과 말발굽이 보인다는 유령 이야기로 넘어가 회의적인 다울라스가 내기를 걸겠다고 맞서던 참에, 사일러스가 불빛 속에 나타났습니다. 사람들은 순간 그를 유령으로 여겼습니다.

사일러스는 "도둑맞았다"며 순경과 판사와 영주와 목사를 찾았고, 짐 로드니에게는 돈을 돌려주면 따지지 않겠다고 애원해 짐을 분노하게 했습니다. 주인 스넬이 그를 불가에 앉혔고 사일러스가 사정을 말하자 사람들은 그의 진실함을 믿었습니다. 도난액은 이백칠십이 파운드 십이 실링 육 펜스였습니다. 메이시가 "무고한 사람을 탓하지 말라"고 하자 사일러스는 짐에게 사과했고, 스넬과 다울라스가 그와 함께 빗속으로 나섰습니다. 이튿날 온 마을이 도난 사건으로 들끓었습니다. 진흙 속에서 부싯깃 통이 나오자 스넬은 한 달 전 주막에 들른 행상인을 떠올렸고, 귀고리를 했다는 증언까지 번져 행상인이 범인이라는 소문이 굳어졌습니다. 고드프리는 정오 후 말을 타고 가다 브라이스를 만나 와일드파이어가 죽고 던스턴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들었고, 아버지에게 고백할지 밤새 흔들렸습니다.

제9~11장: 고백을 미루는 고드프리, 새해 전야의 낸시

이튿날 고드프리는 늦게 일어나는 아버지를 식당에서 기다렸습니다. 키 크고 뚱뚱한 예순 살의 영주는 찌푸린 눈썹과 달리 입이 축 늘어진 사람으로, 돈이 궁하다며 투덜댔습니다. 고드프리는 와일드파이어가 죽었다고 털어놓고 파울러의 돈을 동생에게 내주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영주는 격노하며 던스턴을 내쫓겠다고 했고, 왜 줬느냐는 추궁에는 고드프리가 답을 못 하고 얼버무렸습니다. 영주는 낸시 램미터에게 대신 청혼해 주겠다고 우겼고, 고드프리는 말리느라 진땀을 뺐습니다. 그는 일이 저절로 풀리길 막연히 바라며 더 깊은 기만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치안판사는 곱슬머리 행상인을 수소문하지만 몇 주가 지나도 소득이 없었고, 던스턴이 도난과 연결되는 일은 고드프리를 포함해 누구에게도 없었습니다. 돈을 잃은 사일러스는 깊은 상실감에 빠졌고, 이웃들은 돼지고기와 서툰 위로를 들고 찾아왔습니다. 메이시는 횡설수설하며 교회에 나오라고 권했고, 윈스럽의 아내 돌리는 아들 아론과 함께 라드 케이크를 들고 와 교회와 크리스마스 캐럴 이야기로 달랬습니다. 마너는 고마워했으나 마음을 열지 못했고 크리스마스를 홀로 보냈습니다. 새해 전야 무도회에서 낸시는 아버지와 함께 말을 타고 도착합니다. 고드프리를 이미 단념했다고 마음먹었지만 그의 변덕과 나쁜 소문이 마음에 걸렸고, 이모 오스굿 부인과 언니 프리실라와 단정히 옷을 입었습니다. 영주는 낸시를 크게 칭찬하며 아들과 맺어 주려는 속셈을 내비쳤습니다. 고드프리는 낸시와 첫 춤을 추다 옷자락이 찢어져 작은 방에 잠시 남게 되었고, 마음을 고백하며 달라지겠다고 호소했습니다. 낸시는 차분히 선을 그었고, 고드프리는 내일 일은 잊고 오늘 밤의 기쁨을 누리려 곁에 머물렀습니다.

제12~13장: 눈 속의 몰리, 난롯가의 아이

고드프리가 낸시 곁에서 시름을 잊는 동안, 그의 아내 몰리가 아이를 안고 눈 덮인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자신을 아내로 인정하느니 죽겠다고 한 일에 복수하려고 무도회장에 가서 영주에게 신분을 밝힐 작정이었습니다. 아편에 중독된 그녀는 병을 꺼내 입에 대려다 아이 생각에 빈 병을 던져 버렸으나, 추위와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덤불 곁에 쓰러졌습니다. 깨어난 아이는 눈 위에서 빛을 보고 기어가 사일러스의 열린 문으로 아장아장 들어가 난롯가 낡은 자루 위에서 잠이 듭니다. 사일러스는 그날 밤에도 문을 열고 잃은 돈을 찾듯 바깥을 내다보다 경직 발작에 빠졌다 깨어났고, 불가에서 금화가 돌아왔다고 여기고 손을 뻗었으나 닿은 것은 아이의 곱슬머리였습니다. 그는 죽은 누이동생을 떠올리며 아이에게 죽을 먹이고 신발을 벗기다, 발자국을 따라 덤불로 가서 쓰러진 여인을 발견합니다. 아이는 연신 엄마를 불렀습니다.

무도회가 한창일 때 사일러스가 아이를 안고 붉은 집에 들어섭니다. 고드프리는 한눈에 그 아이가 자기 딸임을 알아보았습니다. 사일러스가 눈 속에 여인이 죽은 듯하니 의사를 불러 달라고 하자, 고드프리는 그녀가 죽지 않았을까 먼저 두려워하는 자신이 끔찍했습니다. 아이를 맡아 주겠다는 부인들에게 사일러스는 아이가 자기에게 왔으니 지킬 권리가 있다며 거부했습니다. 의사 킴블은 여인이 이미 죽었고 손가락에 결혼반지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고드프리는 홀로 들어가 죽은 얼굴을 잠깐 보고, 사일러스에게 아이를 구빈원에 보낼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사일러스는 자신이 키우겠다고 답했습니다. 고드프리는 반 기니를 쥐여 주고 돌아와 안도했고, 아이를 돌보되 인정하지는 않겠다고 합리화했습니다. 죽은 아내의 신원은 알려지지 않을 테고 낸시에게 고백할 이유도 없다고 여겼습니다.

제14~15장: 애피, 그리고 1부의 끝

그 주 라벨로에서 몰리의 무연고 장례가 치러졌고, 마을은 마너가 떠돌이의 아이를 거두기로 한 일을 돈을 도둑맞은 일만큼이나 수군거렸습니다. 그중 돌리 윈스럽은 가르치려 들지 않아 마너에게 가장 반가운 이웃이었습니다. 그녀는 아들 아론이 입던 옷을 가져와 아이를 씻기고 입히며 문이 열려 있었다는 이야기에 "누군가 돌보셨다"고 위로했습니다. 마너는 "이 아이가 금 대신 왔다"고 느끼며 직접 아이를 돌보겠다고 했고, 돌리의 권유로 세례를 받게 합니다. 이름은 마너의 어머니 헤프지바에서 따와 애피로 정해졌고, 마너는 처음으로 교회에 발을 들였습니다. 가위로 끈을 자르고 도망쳤다가 진흙 웅덩이에서 발견되는 소동 뒤에 그는 벌 주기를 포기했고, 사람들은 아이를 반기며 마너를 더 이상 꺼리지 않았습니다.

애피가 마너 곁에서 잘 자라는 것을 누구보다 깊고 은밀한 관심으로 지켜보는 사람이 고드프리였습니다. 그는 가난한 직공의 양녀에게 지나친 관심을 보여 의심을 살 수는 없었으므로, 언젠가 의심받지 않고 딸을 도울 때가 오리라고만 스스로에게 말했습니다. 던스턴은 돌아오지 않았고 사람들은 그가 군대에 갔거나 나라를 떠났으리라 짐작했습니다. 고드프리의 앞길에서 그림자가 사라지자 그는 날마다 워렌스의 낸시를 찾아갔고, 마을은 혼담이 곧 맺어지리라 보았습니다. 그는 자신을 유혹에서 벗어난 새사람으로 여겼습니다. 그러나 화자는 의무를 저버리면 찌르는 반지가 처음에는 가볍게 찌르다가 한참 뒤에야 깊이 찌른다고 암시하고, 고드프리가 자기 몫의 아이를 "잘 돌보겠다"고 다짐하는 데서 1부가 끝납니다.

제16~17장: 16년 뒤의 일요일

16년 뒤 어느 화창한 가을 일요일, 예배를 마친 교회 앞에 부유한 교인들이 먼저 나옵니다. 마흔 살의 고드프리는 살이 붙었고 아내 낸시는 시련을 이겨 낸 단단한 아름다움을 지녔습니다. 노 영주가 죽은 뒤 두 사람이 붉은 집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쉰다섯의 마너는 허리가 굽고 백발이 되었으나 곁에는 열여덟 살의 곱슬머리 애피가 있고, 아론 윈스럽이 뒤따르며 애피에게 마음을 둡니다. 애피는 작은 정원을 갖고 싶어 하고 아론이 땅을 파 주겠다고 나섭니다. 마너는 돌리에게 랜턴 야드 시절과 제비뽑기 사건을 털어놓았었고, 돌리는 우리보다 훨씬 다정한 분들이 계시니 믿고 따르는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애피는 어머니의 결혼반지를 보관하고 있으며, 아론이 청혼했다고 말합니다. 마너는 돌리와 의논하자며 허락을 미루고, 두 사람은 채석 구덩이의 물이 빠진 것을 보고 놀랍니다. 고드프리가 배수 공사를 시작한 탓이었습니다.

같은 시각 붉은 집에서는 낸시의 아버지 램미터 씨와 언니 프리실라가 일요일 후식을 듭니다. 프리실라는 아버지와 농장을 억척스레 관리하며, 낙농을 시작한 낸시에게 버터를 얻는 재미를 알면 우울할 틈이 없다고 말합니다. 낸시는 아이가 없어 남편이 늘 서운해한다고 털어놓습니다. 그녀에게는 6년 전과 4년 전 고드프리가 입양하자고 했을 때 단호히 거절한 일이 마음에 걸립니다. 입양은 섭리를 거스르는 일이며 입양아는 반드시 화가 되리라는 신조 때문이었습니다. 고드프리는 열두 살쯤의 애피를 점찍었으나 마너가 목숨보다 애피를 아낀다는 것은 몰랐고, 낸시에게 첫 결혼을 고백할 수 없어 길이 막혔다고 느꼈습니다. 하녀가 사람들이 한쪽으로 몰려간다고 전하자 낸시는 불안해하며 남편이 어서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제18~19장: 채석장의 해골, 애피의 대답

고드프리가 창백한 얼굴로 들어와 충격적인 소식을 전합니다. 배수로 채석장 웅덩이의 물이 빠지자, 16년 전 사라진 던스턴의 해골이 큰 돌 사이에 끼인 채 발견되었다는 것입니다. 손목시계와 인장, 고드프리의 사냥 채찍이 곁에 있었고, 마너의 돈도 모두 웅덩이 속에 있었습니다. 던스턴이 도둑이었고 물에 빠져 죽었던 것입니다. 낸시는 가문의 수치에 얼굴을 붉히며 남편을 위로합니다. 고드프리는 비밀은 언제나 드러난다며 오래 숨긴 이야기를 털어놓습니다. 눈 속에서 죽은 여인이 자신의 아내였고 애피가 자기 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낸시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6년 전에 말했다면 아이를 데려와 의무를 다했을 것이고 그랬다면 두 사람이 더 행복했을 텐데 하고 안타까워합니다. 고드프리가 그때 알았다면 결혼하지 않았을 거라고 항변하지만 낸시는 용서의 뜻을 내비치며 잘못은 자신보다 그 아이에게 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두 사람은 그날 밤 애피를 데려오기로 합니다.

그날 밤 마너와 애피는 되찾은 금화를 탁자에 늘어놓고 앉아 있습니다. 마너는 한때 애피가 금으로 변할까 두려웠다고 말하고, 돈이 이제 마음을 붙들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때 캐스 부부가 찾아옵니다. 고드프리는 가문의 잘못을 갚겠다며, 마너가 늙어 가니 애피를 자신들이 딸로 맡아 숙녀로 키우겠다고 제안합니다. 마너는 떨며 침묵하다가 애피에게 "네가 말하라, 가로막지 않겠다"고 합니다. 애피는 아버지를 떠날 수 없고 숙녀가 되고 싶지 않다고 정중히 거절합니다. 화가 난 고드프리가 자신이 생부이며 애피의 어머니가 자기 아내였다고 밝히자, 마너는 16년 전에 말하지 않고 이제 와서 데려가려 한다고 쓰라리게 맞서고 우리를 둘로 갈라놓으려 한다고 항변합니다. 낸시가 부드럽게 설득하나 애피는 아버지는 한 분뿐이라며, 노동자 가정이 좋고 일꾼과 약혼했다고 눈물로 단호히 말합니다. 고드프리는 먼저 일어나 나가고 낸시가 뒷수습을 합니다.

제20~21장과 결말: 끝났다는 말, 사라진 랜턴 야드, 혼례의 아침

낸시와 고드프리는 별빛 아래 말없이 걸어 돌아와 참나무 응접실에 앉고, 고드프리가 마침내 "끝났다"고 말합니다. 낸시는 애피가 원하지 않는 이상 억지로 데려올 수 없다고 하고, 고드프리는 마너의 말대로 복을 문밖으로 내친 사람의 복은 남에게 간다고 인정합니다. 그는 잘못이 돈으로 갚을 수 없는 빚이며 미루는 사이 나무가 자라 늦었다고 하고, 애피가 자기 딸임을 세상에 알리지 않되 유언장에는 사실을 적어 두겠다고 말합니다. 아이를 갖지 못했다는 불만에 사로잡혀 아내를 얻은 복을 잊고 지낸 것을 뉘우치기도 합니다. 다음 날 아침 마너는 애피에게, 돈이 돌아왔으니 오래 마음먹었던 일을 하겠다며 고향 랜턴 야드를 찾아가자고 합니다. 목사 파스톤 씨에게 도둑 혐의가 풀렸는지, 제비뽑기가 왜 틀렸는지 묻고 싶어서였습니다. 두 사람은 큰 공업 도시에 도착해 감옥 건물을 보고서야 고향임을 확인했으나, 랜턴 야드 자리에는 큰 공장이 들어서 있고 예배당과 묘지까지 모두 사라졌습니다. 이웃 가게 사람도 옛 사람들이나 목사의 소식을 알지 못했습니다. 돌아온 마너가 진실을 끝내 알 길이 없겠다고 한탄하자 돌리는 어둠 속에서도 옳음은 있다고 위로하고, 마너는 애피를 얻은 뒤로는 믿고 살 만한 빛을 얻었으니 그녀가 곁에 있다면 죽을 때까지 믿겠다고 답합니다.

결말은 라일락과 금사슬나무가 만발한 늦봄, 애피가 결혼하는 아침입니다. 낸시가 혼례복을 짓게 해 주겠다며 고르게 하자 애피는 분홍 작은 무늬가 드문드문 있는 흰 무명을 택했고, 멀리서 보면 순백으로 보여 금빛 머리카락이 백합 위의 금 한 점 같았습니다. 그녀는 한 손은 신랑 아론의 팔에, 다른 손은 아버지 마너의 손에 얹고 걸으며 아버지가 자기를 내주는 게 아니라 아론을 아들로 맞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고드프리는 볼일로 리덜리에 가 있어 자리하지 못했고, 붉은 집 앞에서 행렬을 본 프리실라는 낸시가 저런 아이를 키웠더라면 하고 아쉬워합니다. 행렬은 문가 안락의자에 앉은 메이시 영감에게 들르고, 레인보 앞마당의 손님들은 마너가 외로운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 복을 받았다고 입을 모읍니다. 고드프리가 비용을 대어 오두막에는 더 큰 정원이 생기고 집도 넓어졌는데, 마너와 애피는 새집으로 옮기느니 돌 구덩이 옆에 남기를 택했습니다. 애피가 "우리보다 행복한 사람은 없을 거예요"라고 말하며 이야기가 끝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하느님을 잃은 직공

이 소설의 출발점은 신앙의 상실입니다. 제비뽑기로 유죄 판정을 받은 사일러스는 누명보다 더 깊은 것을 잃습니다.

there is no just God that governs the earth righteously

땅을 올바르게 다스리는 의로운 하느님은 계시지 않는다.

그는 랜턴 야드에서 신앙과 사람을 한꺼번에 잃고 라벨로로 옵니다. 그곳에서 그의 삶은 생각 없이 반복되는 노동으로 줄어듭니다.

He seemed to weave, like the spider, from pure impulse, without reflection.

그는 거미처럼, 생각도 없이 순전한 충동으로 베를 짜는 듯했다.

이 외로움은 과거가 지워진 외로움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이야기할 때 약초와 발작의 소문만 말할 뿐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지 못합니다.

Nobody in this world but himself knew that he was the same Silas Marner

이 세상에서 그 자신 말고는 아무도, 그가 같은 사일러스 마너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2. 금화라는 대용품

첫 기니 금화를 받은 뒤 금은 사랑이 빠져나간 자리를 채웁니다. 사일러스는 밤마다 가죽 주머니를 열고 금을 쏟아 놓습니다.

How the guineas shone as they came pouring out of the dark leather mouths!

검은 가죽 주머니 아가리에서 쏟아져 나오는 기니 금화는 얼마나 반짝였던가!

화자는 금이 사람과 다른 점을 분명히 짚습니다. 금은 떠나지 않습니다.

the money not only grew, but it remained with him.

돈은 불어났을 뿐 아니라 그의 곁에 남아 있었다.

사랑하던 사람은 떠나 버렸고 믿던 공동체는 그를 내쳤으니, 불어나기만 하고 배신하지 않는 금화에 마음을 붙이는 일은 그에게 자연스럽습니다. 12년 쓰던 갈색 물동이가 깨지자 조각을 붙여 세워 둔다는 사소한 대목도 같은 성격입니다. 그는 새것을 들이지 않고 낡은 것을 곁에 둡니다.

3. 붉은 집의 두 형제

같은 시기 붉은 집에서는 다른 종류의 빈 구멍이 있습니다. 어머니 없는 집의 분위기를 화자는 이렇게 그립니다.

signs of a domestic life destitute of any hallowing charm

신성하게 만드는 매력이라곤 전혀 없는 가정생활의 표지들

던스턴은 형의 약점을 쥔 동생답게 뻔뻔합니다.

You’ve got the beauty, you see, and I’ve got the luck

형은 인물이 있고, 나는 운이 있지.

whenever I fall, I’m warranted to fall on my legs.

나는 넘어져도 꼭 두 발로 떨어지게 되어 있어.

고드프리는 동생의 이 운이 못마땅하지만 체념 섞인 말밖에 하지 못합니다.

He’ll never be hurt—he’s made to hurt other people.

그 녀석은 다칠 일이 없어. 남을 다치게 하려고 태어난 놈이니까.

그러나 이 운은 결국 채석장 웅덩이에서 끝납니다. 던스턴이 믿은 자기 확신이 16년 뒤 해골로 돌아오는 구성은, 이 책이 요행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내리는 판결과도 같습니다.

4. 도둑과 빈 구멍

던스턴은 사일러스의 오두막에서 주인이 채석장에 빠졌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그 생각에 스스로 안심합니다.

Who would know that anybody had come to take it away?

누가 알겠는가, 누군가 와서 그것을 가져갔다는 것을?

화자는 이 안이한 추론에 짧은 해설을 붙입니다.

A dull mind, once arriving at an inference that flatters a desire

둔한 정신은, 욕망에 아첨하는 결론에 일단 이르면…

그리고 이 추론은 아이러니하게도 던스턴 자신에게 돌아옵니다. 직조공이 빠졌으리라 상상한 그 웅덩이에 정작 빠진 사람은 던스턴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일러스는 빈 벽돌 자리 앞에서 필사적으로 이유를 찾습니다.

A man falling into dark waters seeks a momentary footing even on sliding stones

어두운 물에 빠지는 사람은 미끄러지는 돌 위에서도 잠시의 발판을 찾는다.

for he felt as if he had nothing left to lose.

잃을 것이 더 이상 아무것도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문도 잠그지 않고 빗속으로 달려 나가는 그의 모습은 절망이 오히려 용기가 되는 순간을 보여 줍니다.

5. 레인보 주막의 이야기꾼들

사일러스가 문을 열고 들어서기 전까지 주막은 이 책에서 가장 유쾌한 장면입니다. 메이시 노인은 결혼 질문 순서가 뒤바뀐 혼례의 유효성을 이렇게 결론짓습니다.

It isn’t the meanin,’ it’s the glue.

중요한 건 뜻이 아니라 아교야.

또 자기 평판을 둘러싼 입담도 곁들입니다.

There’d be two ’pinions about a cracked bell, if the bell could hear itself.

금 간 종이 제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그 종에 대한 의견도 두 가지겠지.

이 대화는 라벨로가 의식과 문서, 곧 아교를 믿는 사회임을 보여 줍니다. 그런 마을에서 사일러스가 불쑥 들이닥쳐 돈을 돌려 달라고 애원하는 모습은 어색하고 충격적입니다.

Give it me back—and I won’t meddle with you.

돌려만 주면, 당신을 건드리지 않겠소.

애원은 엉뚱한 짐 로드니에게 향하고, 메이시는 이렇게 막아섭니다.

Let’s have no accusing o’ the innicent

죄 없는 사람을 탓하지 맙시다.

사일러스 자신이 누명을 썼던 사람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이 장면은 한 번 더 곱씹게 됩니다. 이튿날부터 행상인에게 귀고리가 있었다는 소문이 번지며 상상이 기억으로 굳어 가는 과정은 마을이 증거와 소문을 다루는 방식을 풍자합니다.

6. 요행을 믿는 고드프리

고드프리는 아버지에게 죽은 말 이야기까지는 털어놓고도 결정적인 부분은 얼버무립니다. 그 직후 화자는 그의 심리를 일반론으로 확대합니다.

Favourable Chance, I fancy, is the god of all men who follow their own

제 마음대로 사는 모든 사람의 신은 호의적인 우연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영주는 아들을 몰아세우면서도 정곡을 찌릅니다.

you hardly know your own mind enough to make both your legs walk one way

너는 두 다리를 한 방향으로 걷게 할 만큼도 제 마음을 모르는 녀석이다.

이 책의 도덕적 비극은 악인이 아니라 우유부단한 사람이 만듭니다. 고드프리는 나쁜 뜻이 없고 오히려 아버지의 방임이 친절이 아니었다는 것을 막연히 느끼지만, 그 막연함이 결단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몰리와의 결혼, 동생의 협박, 낸시 앞의 불안이 모두 그 한 가지 약점에서 나옵니다.

7. 서툰 이웃, 서툰 친절

돈을 잃은 사일러스의 빈자리를 이웃들이 메우려 듭니다. 화자는 그 빈자리를 간결하게 적습니다.

He filled up the blank with grief.

그는 그 빈자리를 슬픔으로 채웠다.

찾아온 이웃의 위로는 서툴지만 진심입니다. 화자는 라벨로의 친절을 이렇게 평합니다.

kindness in Raveloe; but it was often of a beery and bungling sort

라벨로에도 친절은 있었지만, 흔히 맥주 냄새가 나고 서툰 종류였다.

돌리 윈스럽의 믿음은 더 소박합니다. 라드 케이크에 새긴 글자를 보며 그녀는 이렇게 말합니다.

if there’s any good, we’ve need of it i’ this world

이 세상에 선한 것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우리에겐 그게 필요하지요.

사일러스가 마음을 열지 못하는 이유는 교회 종소리 하나에서도 드러납니다.

There had been no bells in Lantern Yard.

랜턴 야드에는 종이 없었다.

이웃의 호의와 그의 폐쇄 사이에는 신앙 형식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 틈은 아이가 오기 전까지 메워지지 않습니다.

8. 낸시라는 사람

낸시 램미터는 고드프리의 사랑 상대이자 그의 양심에 가까운 인물입니다. 화자는 그녀가 고드프리를 단념하면서도 마음을 지키는 방식을 이렇게 적습니다.

“love once, love always,” was the motto of a true and pure woman

‘한 번 사랑하면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이 진실하고 순결한 여인의 좌우명이었다.

새해 무도회의 작은 방에서 고드프리가 달라지겠다고 호소하자 그녀는 조용하지만 날카롭게 받아칩니다.

I think those have the least feeling that act wrong to begin with

처음부터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일수록 느끼는 것이 가장 적다고 생각해요.

고드프리가 이 한 줄에 오히려 기뻐하는 대목은 아이러니합니다. 낸시의 흔들리지 않는 태도는 그를 매혹하지만 동시에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심판자이기도 합니다. 그가 끝내 첫 결혼을 털어놓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9. 눈 속의 몰리

새해 무도회와 같은 밤, 아이를 안은 몰리가 눈길을 걷습니다. 화자는 그녀의 앙심을 동정과 설명으로 감쌉니다.

It is seldom that the miserable can help regarding their misery as a wrong

비참한 사람이 자기 비참을 부당한 일로 여기지 않기란 좀처럼 어렵다.

몰리는 자신이 이 꼴이 된 원인이 남편의 외면만이 아니라 아편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병을 던져 버리는 장면의 엄마다운 마음이 더 아프게 읽힙니다. 같은 시각 사일러스는 열린 문가에서 발작에 빠졌다 깨어나 불가의 반짝임을 봅니다.

Gold!—his own gold—brought back to him as mysteriously

금이다! 자기 금이, 가져갈 때만큼이나 신비롭게 돌아왔다.

사실 그가 만진 것은 아이의 곱슬머리였습니다. 금으로 착각한 것이 아이였다는 장면 하나가 이 책의 모든 의미를 압축합니다.

10. 내게 온 아이

붉은 집에 아이를 안고 나타난 사일러스는 부인들이 아이를 맡겠다고 하자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습니다.

It’s come to me—I’ve a right to keep it.

내게 온 아이입니다. 내가 지킬 권리가 있어요.

그는 자신과 아이를 같은 처지로 겹쳐 봅니다.

it’s a lone thing—and I’m a lone thing.

이 아이는 외톨이고, 나도 외톨이요.

반면 고드프리는 같은 방에서 정반대의 결론을 내립니다. 자신의 딸을 알아보고도 그가 선택한 길은 이것입니다.

he would do everything but own it

인정하는 것만 빼고는 무엇이든 하겠다는 것이었다.

사일러스에게 아이는 권리이고 고드프리에게는 부담입니다. 아이를 키울 사람과 책임질 사람이 갈라지는 이 순간이 소설의 갈림길입니다.

11. 금에서 아이로

돌리의 도움으로 애피를 씻기고 입힌 뒤 사일러스가 하는 말은 소설의 주제를 요약합니다.

the gold had turned into the child

금이 아이로 변해 있었다.

화자는 금과 아이를 정면으로 비교합니다. 금은 같은 원을 맴돌게 하지만 아이는 생각을 앞으로 끌고 갑니다.

The gold had kept his thoughts in an ever-repeated circle

금은 그의 생각을 끝없이 되풀이되는 원 안에 붙잡아 두었다.

화자는 구원의 형상을 비유로도 말합니다. 옛날에는 천사가 사람을 파멸의 도시에서 데리고 나갔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We see no white-winged angels now.

오늘날 하얀 날개 달린 천사는 보이지 않는다.

the hand may be a little child’s.

그 손은 어린아이의 손일 수 있다.

이 비유는 사일러스의 변화가 기적이 아니라 일상에서 일어났다는 뜻입니다. 석탄 광에 갇혔다 나와 검댕투성이가 되고, 끈을 자르고 진흙 웅덩이로 도망치는 아이를 돌보다 보니 베틀 앞에서 멈추는 시간이 늘고 이웃과 마주치는 횟수도 늘어납니다.

12. 완전한 사랑의 숨결

아이는 말썽을 부리면서 오히려 아버지를 웃게 합니다. 석탄 광에 갇혔다 나온 얼굴로 아이가 하는 대꾸는 이 책의 가장 사랑스러운 대사입니다.

Eppie in de toal-hole!

애피가 석탄 광에!

사일러스는 벌 주기를 포기하고, 두 사람의 오두막은 점차 정원과 개와 고양이가 있는 집이 됩니다. 16년 뒤 애피를 화자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Perfect love has a breath of poetry

완전한 사랑에는 시의 숨결이 있다.

그 사랑이 마을의 거친 말과 습관에서 애피를 지켜 주었다는 서술은, 가난한 직공이 길러 낸 아이가 평범한 시골 처녀에 그치지 않는다는 이 책의 신뢰를 보여 줍니다. 엘리엇은 교양이 가르침이 아니라 보살핌에서 나온다고 믿는 듯합니다.

13. 프리실라의 버터, 낸시의 섭리

2부는 붉은 집의 일요일 후식으로 이어집니다. 낙농을 시작한 동생에게 프리실라는 실용적인 위로를 건넵니다.

you’ll never be low when you’ve got a dairy.

낙농을 하면 우울해질 틈이 없단다.

그러나 낸시에게는 일로 지워지지 않는 마음의 짐이 있습니다. 아이를 입양하자는 남편의 청을 두 번 거절한 이유를 화자는 그녀의 신조로 설명합니다.

to try and choose your lot in spite of Providence

섭리를 거슬러 자기 몫을 스스로 고르려는 일

낸시의 거절은 선의에서 나온 고집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가장 쓰라린 아이러니가 생깁니다. 고드프리가 데려오고 싶었던 아이는 자기 딸이었는데, 그는 고백하지 못했고 낸시는 모른 채 거절했습니다. 남은 것은 아이 없는 집과 서로를 향한 미안함입니다.

14. 비밀은 드러난다

웅덩이에서 던스턴의 해골이 나오자 고드프리는 오랜 비밀을 털어놓을 때가 왔음을 알아챕니다.

Everything comes to light, Nancy, sooner or later.

모든 것은 조만간 드러나는 법이오, 낸시.

낸시의 반응은 비난이 아니라 아쉬움입니다. 6년 전에 말했다면 아이를 데려왔을 것이고 두 사람이 더 행복했을 거라고 그녀는 말합니다. 고드프리가 그때라면 결혼하지 않았을 거라고 항변하자 낸시는 쓸쓸히 덧붙입니다.

Nothing is so good as it seems beforehand

어떤 것도 미리 상상한 만큼 좋지는 않아요.

화자는 이 지점에서 고드프리의 잘못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스스로의 목적을 무너뜨린 실수라고 짚습니다. 낸시를 얻으려고 비밀을 지켰으나 그 비밀이 그가 바랐던 가정의 모습을 일그러뜨렸기 때문입니다.

15. 애피의 선택

고드프리가 딸을 데려가겠다고 하자 마너는 먼저 애피에게 말할 기회를 줍니다. 그는 고드프리를 향해 이렇게 맞섭니다.

When a man turns a blessing from his door

사람이 복을 제 문밖으로 내쫓으면…

이 말은 그대로 이어져 복은 그것을 들인 사람에게 간다는 뜻이 됩니다. 마너는 갈라서는 일이 무엇을 뜻하는지도 숨기지 않습니다.

You’d cut us i’ two.

당신은 우리를 둘로 갈라놓으려는 거요.

애피의 대답은 짧고 단호합니다.

I can’t feel as I’ve got any father but one

저는 아버지가 한 분뿐이라고밖에는 느껴지지 않아요.

핏줄이 아니라 돌봄이 부모를 만든다는 이 책의 논점이 한 대사로 정리되는 장면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승부에서 아무도 악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고드프리는 뒤늦게나마 책임을 지려 하고 낸시는 부드럽게 설득하지만, 16년의 시간이 이미 모든 것을 정해 놓았습니다.

16. 사라진 랜턴 야드, 남은 믿음

금이 돌아오자 마너는 오래 마음먹었던 일을 합니다. 도둑 혐의가 풀렸는지, 제비뽑기가 왜 틀렸는지 묻기 위해 고향을 찾습니다. 그러나 그가 마주한 것은 큰 공장입니다.

Lantern Yard’s gone.

랜턴 야드는 사라졌소.

진실을 끝내 알 길이 없다는 한탄에 돌리는 어둠 속에서도 옳음은 있다고 위로합니다. 그녀의 신조는 제16장에서 이미 정리되어 있습니다. 제비뽑기가 왜 틀렸는지는 목사나 알 일이지만, 남이 잘못되어 마음이 아플 때마다 우리를 만드신 분은 자기보다 훨씬 다정한 마음을 가졌으리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맺습니다.

And all as we’ve got to do is to trusten, Master Marner

우리가 할 일은 믿고 따르는 것뿐이에요, 마너 씨.

사일러스의 마지막 답은 이 책의 신앙관을 요약합니다. 그는 답을 얻은 것이 아니라 믿을 근거를 얻었다고 말합니다.

I’ve had light enough to trusten by

믿고 살 만한 빛은 충분히 얻었습니다.

랜턴 야드의 판결이 옳았는지는 영영 알 수 없지만, 아이를 사랑하게 된 뒤로 세상이 믿을 만한 곳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증명이 아니라 경험으로 되찾은 믿음이라는 점에서 소설은 종교를 부정하지도 설교하지도 않습니다.

17. 분홍 무늬의 흰 무명

결말은 소설에서 가장 조용한 장면입니다. 낸시가 마련해 준 혼례복 가운데 애피는 분홍 무늬가 흩어진 흰 무명을 고르고, 멀리서 본 그녀의 모습은 이렇게 묘사됩니다.

her hair looked like the dash of gold on a lily

그녀의 머리카락은 백합 위에 얹힌 금 한 점 같았다.

금은 이제 사일러스를 가두는 물건이 아니라 아이의 머리카락에서 반짝입니다. 교회에 가기 전 애피는 이렇게 말합니다.

You won’t be giving me away, father

아버지가 저를 내주시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책은 정원이 있는 집 앞에서 끝납니다. 고드프리가 더 큰 집을 마련해 주었어도 두 사람은 돌 구덩이 옆의 옛 오두막에 남았고, 애피는 이렇게 말합니다.

I think nobody could be happier than we are.

우리보다 행복한 사람은 없을 거예요.

사일러스는 아들까지 얻고 고드프리는 딸을 끝내 얻지 못하는 이 결말이 이 책이 선언하는 도덕적 균형입니다. 복을 문 앞에 둔 사람과 안으로 들인 사람의 차이가 마지막 장면에서 눈에 보이게 됩니다.

18. 이 책을 읽는 방법

『사일러스 마너』는 짧아서 앉은 자리에서도 읽을 수 있지만, 읽는 속도에 따라 다른 책이 됩니다. 처음이라면 1~2장의 랜턴 야드와 금화, 4~5장의 도둑질과 빈 구멍, 12~14장의 눈 오는 밤과 아이의 도착을 먼저 읽어 보세요. 이 세 대목이 이야기의 골격입니다. 6~7장의 주막은 방언과 입담이 많아 천천히 읽을 가치가 있습니다. 2부의 18~19장은 비밀이 드러나고 애피가 선택하는 장면으로 책의 정점입니다. 엘리엇은 악인을 세워 놓고 벌하지 않고, 우유부단한 사람과 돈에 매달린 사람과 고집스러운 신조를 가진 사람이 각자 치르는 대가를 차분하게 적습니다. 그 때문에 한 번 읽고 나면 고드프리와 낸시에게도, 던스턴에게도, 마너에게도 각자의 이유가 남습니다. 어른이 되어 다시 읽으면 금을 쌓는 사람과 아이를 돌보는 사람 사이의 거리가 조금은 가까워 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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