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919년 출간
Rainbow Valley
무지개 골짜기
새로 온 목사관의 엄마 없는 네 아이와 잉글사이드의 아이들이 골짜기에서 어울려 자라며 소문과 소동을 일으키고, 목사의 말 못 한 사랑이 아이들의 손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Let us call it Rainbow Valley
여길 레인보우 밸리라고 부르자.
Let the Piper come and welcome
피리 부는 사나이가 오고 싶으면 얼마든지 오라고 해.
한눈에 보기
여행에서 돌아온 앤 블라이스의 마을 글렌 세인트 메리에 홀아비 목사 존 녹스 메레디스와 아이 넷, 제리·페이스·우나·칼이 이사 와 있습니다. 아이들은 블라이스 집 아이들과 레인보우 밸리에서 어울리고, 굶주린 고아 메리 밴스를 식구로 맞고, 요일을 착각한 대청소와 맨다리로 간 교회, 묘지의 찬송으로 마을 입방아에 오릅니다. 그 소동 사이에서 목사는 로즈메리 웨스트에게 청혼했다 거절당하고, 선행 클럽과 금식, 유령 소동, 칼의 벌이 지나간 끝에 우나가 직접 언덕을 올라 아버지의 사랑을 잇습니다. 마지막 밤 골짜기에서는 젬과 월터가 다가오는 피리 소리를 이야기합니다. 열일곱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L. M. 몽고메리 『빨간 머리 앤』 (Anne of Green Gables)
- L. M. 몽고메리 『에이번리의 앤』 (Anne of Avonlea)
- L. M. 몽고메리 『섬의 앤』 (Anne of the Island)
한 권 요점
Rainbow Valley
『무지개 골짜기』는 캐나다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쓴 소설로, 1919년에 나왔습니다. 몽고메리는 1874년 프린스에드워드 섬에서 태어나 1942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책은 『빨간 머리 앤』으로 시작한 앤 연작의 후기 권입니다. 연작의 순서로는 Anne's House of Dreams 다음 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앤은 이제 글렌 세인트 메리의 의사 길버트 블라이스의 아내이자 여섯 아이의 어머니이고, 이야기의 중심은 앤의 아이들과 새로 온 목사관의 아이들로 옮겨 갑니다. 책은 "청춘의 생각은 길고 긴 생각이다"라는 롱펠로의 구절을 제사로 달고, 고향의 행복한 골짜기를 침략자로부터 지키려다 목숨을 바친 세 청년에게 바쳐집니다. 그 헌사가 마지막 장의 해 질 녘 장면과 겹쳐 읽히도록 책 전체가 짜여 있습니다.
이 책의 재미는 어른들의 눈과 아이들의 눈이 번갈아 가며 같은 사건을 비추는 데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대청소는 아버지의 체면을 지키려는 선의였고 맨다리는 자선이었는데, 마을에서는 그것이 추문이 됩니다. 몽고메리는 소문을 비웃되, 소문의 한복판에서 아이들이 자기 방식으로 정직하려 애쓰는 모습을 놓치지 않습니다.
줄거리
제1~2장: 돌아온 잉글사이드, 소문 한 아름
5월의 푸른 저녁, 마셜 엘리엇 부인이지만 다들 코넬리아 양이라 부르는 이웃이 항구 길을 걸어 잉글사이드로 향합니다. 블라이스 부부가 런던 의학 학회에 참석하고 돌아온 지 사흘째이고, 석 달 사이 마을에는 목사관에 이상한 새 식구가 들어오는 등 할 말이 쌓였습니다. 현관에는 여섯 살 막내 릴라가 있고, 가정부 수잔 베이커는 막내아들 셜리를 안고 있습니다. 수잔은 셜리를 목숨처럼 아껴서 의사가 한 번 매를 들었을 때 몇 주 동안 파이를 굽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앤은 석 달 치 소문이 그립다고 털어놓습니다.
코넬리아 양과 수잔은 서로 질세라 소식을 전합니다. 새 목사 존 녹스 메레디스는 설교는 최고지만 상식이 없는 홀아비이고, 제리(12), 페이스(11), 우나(10), 칼(9)을 두었는데, 아이들을 돌보는 사람은 늙고 귀가 어두운 마사 이모뿐입니다. 집은 먼지투성이이고 아이들은 맨발로 감리교 묘지에서 놉니다. 목사는 책에 빠져 거위 요리를 부인 무릎에 떨어뜨린 적도 있습니다. 앤은 이 아이들이 "요셉을 아는 족속"이라고 단정합니다. 코넬리아 양은 음악 선생 로즈메리 웨스트가 열일곱에 약혼자를 바다에서 잃은 사연도 들려주고, 감리교도를 몹시 싫어해 목사가 그들과 어울리는 것을 투덜댑니다.
제3~4장: 레인보우 밸리와 목사관의 아이들
저녁이면 블라이스 아이들은 단풍 숲 뒤 골짜기에서 놉니다. 어느 여름 폭풍우 뒤 월터가 무지개가 걸린 것을 보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시냇가에는 하얀 부인이라는 자작나무와 젬이 방울을 달아 둔 나무 연인이 있습니다. 열세 살 젬은 말수가 적고 믿음직하며 무엇이든 해 보고 확인하는 소년이고, 월터는 시를 사랑하는 몽상가로 학교에서는 계집애 같다는 말을 듣지만 이야기 솜씨로 존중받습니다. 열 살 쌍둥이 낸은 갈색 머리의 곱상한 아이이고 다이는 앤을 닮은 붉은 머리로 월터의 비밀 친구입니다.
목사관은 지저분하지만 웃음과 사랑이 유일한 법인 집입니다. 메레디스 목사는 죽은 아내 세실리아를 그리워하며 책과 영혼 불멸의 문제 속에 살고, 서재 창밖 묘지에서 아이들이 뛰노는 것도 알지 못합니다. 제리는 대담하고 페이스는 웃음이 많고 우나는 조용하고 눈치가 빠르며 칼은 벌레와 개미를 사랑합니다. 아이들은 묘석에 앉아 어디에 묻히고 싶은지 떠들다 구수한 송어 냄새를 따라 골짜기로 달려갑니다. 젬이 송어를 세 마리씩 나누자 식사가 끝날 즈음 두 집 아이들은 단짝이 됩니다.
제5~6장: 메리 밴스가 목사관에 머물다
토요일 아침 메레디스 네 아이는 테일러 씨의 낡은 헛간 건초 다락에서 사흘을 굶은 낯선 소녀를 발견해 목사관 부엌으로 데려가 먹입니다. 이름은 메리 밴스. 여섯 살에 부모를 술로 잃고 보육원에서 지내다 와일리 부인 집에서 4년간 매질과 중노동에 시달렸고, 사촌에게 넘겨질 처지가 되자 도망쳤다고 합니다. 지옥도 천국도 모르는 메리에게 우나가 기도를 설명해 주고, 그날 밤 다락방에서 우는 메리 곁에 누워 위로합니다. 우나는 메리를 그냥 목사관에 머물게 하자고 간절히 청합니다.
메리는 일요일에 페이스의 옷을 빌려 교회에서 찬송을 힘차게 부르다 앞자리 부인에게 혀를 내밉니다. 목사관을 쓸고 닦고 단추를 달면서도 부엌만은 마사 이모가 내주지 않아 속을 끓입니다. 골짜기에서는 유령 이야기와 장난으로 인기를 얻고, 2주쯤 지나자 모두 메리가 늘 곁에 있었던 듯 여깁니다. 와일리 부인이 찾으러 오지 않아 오히려 불안해하는 메리는 매 맞을 날이 오리라는 두려움을 털어놓습니다.
제7~9장: 대구 소동, 코넬리아의 개입, 우나의 청
수잔이 정성껏 기른 딸기를 들고 새 옷으로 차려입은 릴라가 목사관 언덕을 오르자, 마사 이모에게 쫓겨나 심술이 난 메리가 으스대는 모습에 화가 나 바구니를 빼앗으려다 대구를 집어 들고 쫓아갑니다. 릴라는 마을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진흙 웅덩이에 넘어지고, 코넬리아 양이 집으로 데려갑니다. 분개한 수잔과 코넬리아 양은 이튿날 목사관에서 메리를 추궁하고, 메리는 꾸밈없이 사정을 말합니다. 알아보니 와일리 부인은 메리가 도망친 바로 다음 날 아침 침대에서 숨져 있었고, 학대 소문은 많았어도 누구도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코넬리아 양은 메리를 호프타운 보육원으로 돌려보낼 생각입니다. 월터가 피리 부는 사나이 이야기를 하며 언젠가 자신도 피리 소리를 따라 떠날 것 같다고 하여 다이와 메리를 오싹하게 하는 것도 이 대목입니다.
코넬리아 양이 목사를 따끔하게 꾸짖자 목사는 당황하고, 그날 밤 메리를 서재로 불러 와일리 부인의 죽음이 네 잘못이 아니라고 달랩니다. 보육원에서 편지가 오자 낸의 귀띔을 받은 우나가 용기를 내어 코넬리아 양의 집을 찾아가 메리를 입양해 달라고 눈물로 청합니다. 마음이 흔들린 코넬리아 양이 남편에게 묻자 마셜은 짧게 "데려와"라고 답합니다. 아이들은 작별 선물을 모으고, 마지막 밤 메리는 우나에게 새어머니가 무섭다고 경고해 우나를 잠 못 들게 합니다.
제10~12장: 안식일 대청소와 강단의 해명
목사와 제리가 노바스코샤로 휴가를 떠난 주, 마사 이모는 지병으로 몸져눕고 칼은 늪에서 잠자리를 잡다 앓아눕습니다. 페이스와 우나는 비 오는 날을 일요일로 믿고 교회학교에 갔다가 아무도 오지 않아 돌아옵니다. 사실은 토요일이었습니다. 집이 지저분하다는 소문이 걱정된 페이스는 다음 날 대청소를 결심하고 가구를 잔디와 묘지 울타리에 널고 묘비 위에 올라 양탄자를 털지만, 이번에는 그날이 일요일이었습니다. 지나던 클로우 장로 부부는 경악하고, 소문은 "안식일에 빨래를 널고 묘지에서 소풍까지 했다"는 추문으로 부풀어 오릅니다.
골짜기에서 메리가 이 소문을 전하자 아이들은 기도회가 목요일이 아니라 수요일로 옮겨져 하루씩 날짜를 착각했음을 알게 됩니다. 이튿날 저녁 쿠퍼 박사의 설교가 끝난 직후 페이스는 교인이 가득한 예배당 강단에 올라 요일을 착각한 경위를 설명하며 아버지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외칩니다. 코넬리아 양은 망연자실하고 설교자는 웃음을 참습니다. 그다음 날 페이스는 월터와 내기를 걸어 돼지를 타고 마을을 질주하다 귀가하던 목사와 블라이스 부부에게 들키는데, 앤은 야단치려다 웃음이 터지고 어린 시절 사랑에 굶주렸던 자신을 떠올려 엄하게 하지 못합니다.
제13~15장: 샘가의 두 사람, 데이비스 부인, 목사의 봉급
골짜기 구석에는 숨은 샘이 있습니다. 로즈메리 웨스트는 18년 전 이곳에서 마틴 크로퍼드와 사랑을 맹세했고, 그는 배를 타고 떠나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어느 저녁 샘가 의자에서 쉬던 목사가 책 한 아름을 안고 온 로즈메리를 처음으로 제대로 보고, 자작나무 껍질로 컵을 접어 물을 떠 줍니다. 두 사람은 책과 음악을 이야기하며 언덕 위 집까지 걷고, 언니 엘렌은 홀아비를 경계하라고 하며 로즈메리는 짜증이 나 인사도 없이 올라갑니다.
독일 신학에 빠져 한 주를 보낸 목사에게 가장 부유하고 그가 가장 싫어하는 알렉 데이비스 부인이 찾아와 우나를 양녀로 삼아 재산을 물려주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합니다. 목사는 아내 세실리아가 남긴 "그 애를 곁에 두라"는 말을 떠올리며 정중하게 거절하고, 분노한 부인은 그가 자식들을 방치한다고 퍼붓고 떠납니다. 충격받은 목사는 위안을 찾아 로즈메리의 집으로 향합니다. 며칠 뒤 머레이 부인의 장례 저녁, 코넬리아 양과 메리는 잉글사이드에서 수잔과 천국 이야기를 나누다, 데이비스 부인이 교회를 떠나며 봉급을 끊겠다고 했고 더글러스 집안의 헌금이 반이라 목사가 떠나게 될지 모른다는 걱정을 합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페이스는 이사 갈까 잠 못 이루다 노먼 더글러스를 직접 설득하기로 결심합니다.
제16~17장: 노먼 더글러스와 월터의 싸움
페이스는 월터와 함께 노먼 더글러스를 만나러 가는 길에 치과가 무서워 치통을 참는다는 월터의 고백을 듣습니다. 노먼의 집에서 호통에 겁먹어 쫓겨나다시피 하던 페이스는 "치즈 얼굴"이라는 욕에 화가 치밀어 되돌아가 신문을 빼앗아 밟고, 그를 폭군에 늙은 흡혈귀라고 쏟아냅니다. 노먼은 박장대소하며 기백이 마음에 든다고 하고 사과합니다. 해마다 헌금을 내고 매달 첫 일요일에 교회에 가겠다고 약속하며 페이스를 붉은 장미라 부릅니다.
11월 첫 일요일 노먼은 약속대로 교회에 나와 소동을 일으킵니다. 다음 날 학교 뒤에서 댄 리스가 페이스를 "돼지 소녀"라 놀리고 월터의 어머니가 거짓말을 쓴다고 모욕하자 월터가 그를 때려눕히고, 둘은 이튿날 방과 후 싸우기로 합니다. 월터는 겁에 질려 밥도 못 먹지만, 막상 한 대 맞는 순간 두려움이 사라져 사납게 덤벼 댄이 항복합니다. 그러나 코피를 보고 역겨움을 느끼며 골짜기로 달아납니다. 마주친 목사는 정당한 싸움이었다고 인정하고, 월터는 두려움이 고통보다 나쁘다며 이를 뽑으러 가겠다고 합니다.
제18~20장: 껌과 수탉 아담, 새 친구 로즈메리
토요일 오후 새 벨벳 모자와 다람쥐 털 토시를 걸친 메리가 골짜기에서 네 소녀와 만납니다. 우나는 해진 모자와 구멍 난 신발이 마음에 걸려 메리의 토시를 질투하고 전나무 껌도 나눠 주지 않습니다. 메리가 마사 이모가 내일 점심으로 수탉을 잡았다고 말하자 페이스는 아끼는 아담이 죽은 것을 알고 분노해 집으로 달려갑니다. 남은 우나는 부끄러움에 메리를 쫓아가 껌 네 조각을 전하고 예쁜 토시라고 말합니다.
집에 가 보니 아담은 이미 접시에 올라 있었습니다. 손님은 번드르르하고 거드름 피우는 제임스 페리 목사로, 아담을 솜씨 좋게 썰며 농담을 늘어놓고, 오후에 서재에서는 어머니 없는 아이답게 집안을 돌보라며 길게 훈계합니다. 페이스는 듣지 않고 난롯불 앞 그의 외투 자락이 타들어 가는 것을 지켜보다 웃음을 터뜨리고, 왜 말해 주지 않았느냐는 호통에 얌전히 대꾸합니다. 학교에서는 메리가 이 이야기를 퍼뜨려 페이스가 웃음거리가 됩니다. 상처받은 페이스는 블라이스 부인에게 하소연하러 달려가다 소나무 둥치에 앉은 로즈메리를 만나고, 로즈메리는 웃지 않고 이야기를 들어 준 뒤 카나리아를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두 사람은 친구가 되고, 저녁 식탁에서 페이스가 칭찬하자 아버지는 묘한 어조로 "아!" 하고 답합니다.
제21~22장: 말하지 못한 한 마디
어느 토요일 밤 메레디스 목사는 청혼하러 언덕을 오릅니다. 교인들의 "적당한 여자" 타령이 싫었고 로즈메리가 아이들의 좋은 어머니가 되리라 믿었으며, 언니 엘렌이 은혼식에 가는 날을 알아낸 것입니다. 로즈메리는 몇 해 전 어머니를 잃고 슬픔에 빠진 엘렌에게 어머니의 성경 위에 손을 얹고 평생 결혼하지 않겠다고 맹세했었고, 이제는 그를 사랑한다는 것을 압니다. 목사는 두 시간 동안 딴 이야기만 하다 갑자기 청혼하고, 로즈메리는 "아니요"를 말하지 못한 채 며칠만 생각할 시간을 청합니다.
자정에 은혼식에서 돌아온 엘렌은 잠 못 자고 서성이는 로즈메리에게서 청혼 이야기를 듣습니다. 로즈메리가 맹세를 풀어 달라고 애원하자 엘렌은 성경에 한 맹세라며 단호히 거부하고 목사가 가정부를 구할 뿐이라고 몰아붙이지만, 고양이 세인트 조지에게는 마치 새끼 고양이를 빠뜨려 죽인 기분이라고 털어놓고 밤새 잠들지 못합니다. 이튿날 로즈메리는 직접 거절할 수 없어 차갑고 무례한 편지를 쓰고, 서재에서 편지를 읽은 목사는 그제야 그녀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깨닫습니다.
제23~25장: 선행 클럽과 맨다리의 일요일
봄 저녁 묘지에 앉은 메레디스 남매에게 메리가 찾아와, 장로회가 아버지에게 사임을 요구할지도 모른다는 소문과 아버지가 로즈메리와 결혼할 거라는 소문을 전합니다. 풀이 죽은 아이들에게 젬은 스스로를 키우는 선행 클럽을 만들고 어기면 벌을 주라고 제안합니다. 제리는 규칙 하나만 두고 벌은 상황에 맞게 정하며 분쟁이 생기면 젬이 심판을 맡기로 합니다. 클럽은 두 주 동안 잘 돌아가 아이들은 저녁 놀이를 쉬거나 하루 말을 하지 않는 식으로 스스로를 다스립니다.
춥고 궂은 날 어촌의 열 살 소녀 리다 마시가 맨발로 청어를 가져오자 충동적인 페이스는 자기 신발과 검은 캐시미어 양말을 벗어 줍니다. 남은 양말은 구멍투성이 아니면 질색하는 빨강·파랑 줄무늬뿐이라 페이스는 입기 싫어 눈 속에 서서 감기에 걸리려 하다가 끝내 줄무늬 양말을 신지 않기로 합니다. 일요일 아침 페이스는 맨다리에 구두만 신고 교회에 들어가고, 마을은 곧 소문으로 가득 찹니다. 클럽은 줄무늬 양말을 일주일 신는 벌을 내립니다. 아버지가 비난받는 것이 괴로웠던 페이스는 글을 써서 주간 저널에 보내 리다에게 양말을 준 사연과, 지난가을 보이드 씨의 감자를 캔 사람이 다른 집이 아니라 자신들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갚겠다고 적습니다.
제26~28장: 앤의 연설, 묘지의 찬송, 금식의 일요일
정원 수선화 곁에서 죽은 뒤에도 해마다 돌아오고 싶다고 말하던 앤에게 코넬리아 양이 저널을 들고 허둥지둥 찾아옵니다. 편집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조 빅커스가 장난삼아 페이스의 글을 실은 것입니다. 보이드 씨는 웃어넘겼고 노먼 더글러스는 가게에서 껄껄 웃으며 페이스를 칭찬했다고 합니다. 앤은 변명을 그만두고 "우리 목사님과 그 아이들이 자랑스럽다"고 당당히 말해야 한다고 열변을 토하고, 코넬리아 양은 부끄러워하며 앞으로는 고개를 들고 다니겠다고 다짐하고 메리 밴스를 이제 꽤 아낀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나 속으로는 걱정입니다. 아이들이 감리교 기도회가 열리던 목요일 밤 묘지에서 한 시간 동안 찬송가를 부르다 마지막에 폴리 월리 두들까지 불렀기 때문입니다. 길버트는 죽은 이들도 그 노래를 좋아할지 모른다고 농담하지만 코넬리아 양은 목사에게 일러 주고, 목사는 그날 밤 아이들을 서재로 불러 자기 책임이 더 크다고 부드럽게 타이릅니다. 아이들이 올라간 뒤 그는 책상에 얼굴을 묻고 "아, 로즈메리, 당신이 마음만 있었다면" 하고 탄식합니다. 클럽은 벌로 금식을 정하고 가장 힘든 일요일로 잡습니다. 아이들은 쇠고기 냄새를 피해 묘지로 가고, 저녁 예배 끝무렵 우나가 신자석에서 쓰러집니다. 길버트가 굶은 탓이라 진단하고 페이스가 사정을 설명하자 아버지는 괴로워하고, 서재에 홀로 남은 목사는 돌봐 줄 사람이 없다는 말이 가슴에 박힌 채 아이들을 더 살피겠다고 다짐하지만 곧 새 책에 빠져듭니다.
제29~31장: 유령과 칼의 벌
6월 초 저녁 골짜기에서 아이들은 월터가 읽는 롱펠로의 시에 취해 커서 어디로 갈지 꿈을 나눕니다. 낸과 다이는 유럽, 월터는 나일강, 페이스는 선교사, 칼은 아프리카 밀림을 꿈꾸고 우나는 집에 남고 싶어 쓸쓸해집니다. 그때 메리가 숨을 헐떡이며 와서 낡은 베일리 집 정원에서 흰 것을 보았다며 헨리 워런의 유령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7월 어느 저녁 페이스와 우나와 칼은 해 질 녘 정원 둑의 낙엽송 아래에서 형체 없는 흰 것이 기어 내려오는 것을 보고 비명을 지르며 달려 인글사이드 대문에서 로즈메리의 품에 안깁니다. 수잔이 쇠스랑을 들고 가 보니 스팀슨 할머니가 널어 둔 무명 시트를 어깨에 걸치고 잃어버린 뜨개바늘을 찾던 모습이었습니다.
제리는 재판관처럼 군다며 먼저 달아난 칼에게 한밤 열두 시까지 묘지의 히스기야 폴록 묘비 위에 혼자 앉아 있으라는 벌을 내립니다. 하필 목사는 임종을 지키러 어촌에 가 있습니다. 칼은 어둠과 바람과 차가운 비 속에서 명예를 걸고 열두 시까지 버티고, 아침에는 열이 펄펄 끓어 "묘비가 움직인다"고 헛소리를 하다 보름 가까이 폐렴으로 사경을 헤맵니다. 제리는 죄책감에 문 앞 바닥을 떠나지 못하고, 노먼 더글러스는 매일 달걀과 크림을 들고 찾아옵니다. 어느 새벽 위기를 넘기자 온 마을이 목사 가족을 얼마나 아꼈는지 드러납니다.
제32~35장: 두 고집, 회초리, 우나의 언덕, 피리 소리
로즈메리가 샘 쪽으로 몸을 숨기는데 노먼 더글러스가 뒤쫓아 와 엘렌과 결혼하고 싶은데 엘렌이 한 약속 때문에 못 한다며 그 약속을 풀어 주겠느냐고 다짜고짜 묻고, 로즈메리는 "예"라고 답합니다. 로즈메리가 엘렌에게 마음대로 결혼해도 좋다고 전하자 엘렌은 존 메레디스 이야기를 꺼내지만 로즈메리는 자존심 때문에 단호히 잘라 냅니다. 그는 나를 멸시하고 있고 먼저 찾아갈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엘렌은 동생을 혼자 두고는 결혼하지 않겠다고 맞섭니다. 두 자매는 고집이 같습니다.
한편 메리가 칼이 늙은 카 부인의 마차에 장어를 던졌다는 소문을 전하고, 소문은 목사의 귀에도 들어갑니다. 칼은 아버지 앞에서 사실을 인정하고, 아버지는 괴로워하며 매를 때려야겠다고 합니다. 서재에서 회초리를 세 번 고쳐 만들던 목사는 손을 내민 칼의 눈에서 죽은 아내의 눈빛을 보고 회초리를 내던지며 때릴 수 없다고 말합니다. 서재 밖에서 아버지가 책상에 얼굴을 묻고 중얼거리는 말을 들은 우나는 해야 할 일이 하나뿐임을 압니다. 빈 손님방 옷장에 걸린 어머니의 회색 비단 웨딩드레스에 얼굴을 묻고 "아버지가 불행하니 어쩔 수 없다"고 속삭인 뒤, 다음 날 단정히 차려입고 언덕 위 웨스트 자매의 집까지 걸어가 로즈메리에게 아버지와 결혼해 달라고 청합니다.
아이들이 나쁘다는 소문 때문에 거절한 것으로 오해한 우나가 "우리는 일부러 나쁜 게 아니"라고 하자 로즈메리는 그것이 이유가 아니라고 바로잡고, 우나가 전날 서재에서 들은 말을 귓속말로 전하자 얼굴을 붉힙니다. 로즈메리는 자신이 계모가 아니라 친구이자 언니 같은 짝이 되고 싶다고 하며 편지를 써 맡기고, 편지를 읽은 아버지는 20년이 젊어진 듯합니다. 해 질 녘 골짜기의 샘에서 만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9월 초 저녁 앤의 거실에서 코넬리아 양과 앤과 수잔이 이야기를 나눕니다. 로즈메리와 목사, 엘렌과 노먼의 합동 결혼식이 이달 중순으로 잡혔고, 신혼여행 동안 아이들은 흩어져 지내기로 합니다. 그 시각 레인보우 밸리에는 페이스, 우나, 제리, 칼, 젬, 월터, 낸, 다이, 메리가 모여 있습니다. 내일 젬이 퀸즈 아카데미로 떠나는 송별 자리입니다. 월터는 노을 속 황금 궁전을 가리키고, 젬은 군인이 되어 큰 전투를 보고 싶다고 말합니다. 서술자는 그가 정말 군인이 되어 세계가 겪은 가장 큰 전쟁을 치르게 되리라 암시합니다. 월터는 피리 부는 사나이가 가까워졌다고 중얼거리고 메리는 그 피리쟁이가 싫다며 몸을 떱니다. 젬은 언덕 위에 올라 피리 부는 사나이여, 오라, 기꺼이 세상 끝까지 따라가겠다고 외치고, 이야기는 거기서 끝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무지개가 걸린 골짜기
골짜기의 이름은 어른이 아니라 아이가 붙입니다. 폭풍우가 지나간 뒤 월터가 무지개를 보고 말합니다.
Let us call it Rainbow Valley
여길 레인보우 밸리라고 부르자.
이 골짜기는 마을 한복판의 어른 세계와 떨어진 곳이어서, 두 집 아이들이 서로를 알아보고 하나가 되는 무대가 됩니다. 책의 제목이 장소에서 나왔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한 사람이 아니라 한 장소에 모이는 아이들입니다.
2. 웃음의 집, 눈을 감은 아버지
목사관은 어른이 보기에 엉망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웃음의 집입니다. 페이스는 교인들 앞에서도 세상이 눈물의 골짜기라는 말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It’s a world of laughter.
세상은 웃음으로 가득해요.
아버지 메레디스 목사는 사랑하되 보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소설은 그 부재를 우스운 장면으로 먼저 보여 줍니다. 거위 요리를 부인 무릎에 떨어뜨리고도 꿈꾸듯 이렇게 부탁합니다.
Mrs. Reese, will you kindly return me that goose?
리스 부인, 그 거위를 제게 돌려주시겠습니까?
페이스의 농담도 같은 결입니다. 계단에서 달걀과 우유를 쏟고도 웃습니다.
I don’t know whether I’m myself or a custard pie
내가 나인지 커스터드 파이인지 모르겠어.
웃음은 보호막입니다. 어머니가 없는 집의 아이들이 가난과 외로움을 웃음으로 견디고 있다는 사실을, 책은 뒤로 갈수록 서서히 드러냅니다.
3. 요셉을 아는 족속
앤은 처음 소식을 듣자마자 이 아이들을 한마디로 알아봅니다. 두 집 아이들이 송어를 나누는 장면에서 서술자도 같은 표현으로 응답합니다.
The race of Joseph recognized its own.
요셉을 아는 족속은 자기 사람을 알아보았다.
송어 세 마리씩이라는 소박한 나눔이 단짝의 시작입니다. 페이스가 수탉을 아끼는 이유는 그 소박함의 연장입니다.
Cats are too sneaky and dolls are dead.
고양이는 너무 음흉하고, 인형은 죽은 거잖아.
이 대답에는 페이스의 성격이 다 들어 있습니다. 살아 있는 것, 소리 내는 것, 곁에서 같이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그래서 수탉 아담이 식탁에 오르는 일이 페이스에게는 장난이 아니라 상실이 됩니다.
4. 매 맞는 일에 익숙한 아이
메리 밴스는 이 책에서 가장 현실에 가까운 인물입니다. 사흘을 굶고도 허세를 부리고, 동정받는 것을 싫어합니다.
Laws, I’ve been licked so much I kind of like it.
맙소사, 하도 많이 맞아서 이제는 좀 좋아질 지경이야.
기도를 해 본 적이 없다는 말에는 아무도 자기를 돌보지 않았다는 이유가 붙습니다.
Nobody in this world ever bothered themselves about me
이 세상에 나를 신경 써 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나중에 코넬리아 양이 책임을 묻자 메리는 숙녀가 될 기회가 자기에게 있었느냐고 되받습니다.
What chance’ve I ever had of being a lady?
내가 숙녀가 될 기회가 언제 있었는데?
허세와 거친 말은 상처의 다른 얼굴입니다. 몽고메리는 메리를 교훈으로 고치려 하지 않고 웃음과 연민을 번갈아 주며 보여 주고, 와일리 부인의 죽음 앞에서 아이가 먼저 자기 탓일까 겁먹는 장면으로 그 연민을 가장 깊게 만듭니다.
5. 우나가 처음 한 부탁
수줍은 우나는 낯선 시선에 예민한 아이인데, 메리를 위해서는 코넬리아 양 앞에서 눈물로 청합니다.
Some one has to look after her, Mrs. Elliott.
누군가는 그 애를 돌봐 줘야 해요, 엘리엇 부인.
메리는 새 집에서의 다짐도 허세 섞인 농담으로 합니다.
I’ll be all prunes and prisms.
나는 아주 점잖은 숙녀가 될 거야.
이 장면은 책 끝의 우나를 예고합니다. 우나는 남을 위해서라면 가장 어려운 길을 걷는 아이이고, 입양을 청한 이 일이 나중에 아버지를 위해 언덕을 오르는 일의 예행연습이 됩니다. 마지막 밤 우나가 "메리를 위해 어려운 부탁을 해낸 자신에게 놀란다"는 구절이 그 연결고리입니다.
6. 천국은 어떤 곳일까
월터가 콜리지의 시로 하늘나라의 숲과 황금 도시를 그려 보이자 아이들은 저마다 천국의 모습을 말합니다. 메리가 바라는 천국은 이렇습니다.
I’d like it to be just like Rainbow Valley
나는 천국이 꼭 레인보우 밸리 같았으면 좋겠어.
다이는 더 단호합니다.
Heaven is all fun
천국은 전부 재미있는 곳이야.
어른들의 천국관은 이와 맞섭니다. 코넬리아 양은 영원한 안식보다 일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I want to bustle round in heaven the same as here.
나는 천국에서도 여기서처럼 바쁘게 돌아다니고 싶어.
수잔은 천국에서 웃음은 있을 수 없다고 버팁니다. 천국에 무엇을 바라는지가 그 사람이 이 세상에서 무엇을 가장 아끼는지를 드러낸다는 점이 이 대화의 묘미입니다. 아이들의 천국은 친구들이 있는 골짜기입니다.
7. 요일을 착각한 대청소
페이스와 우나가 대청소를 한 날이 하필 일요일이었다는 소동은 책에서 가장 웃기는 장면이지만, 그 밑에는 목사 자녀로 사는 부담이 있습니다. 페이스는 이렇게 푸념합니다.
I wish we were a blacksmith’s children
우리가 대장장이의 아이들이었으면 좋겠어.
그래도 페이스는 남들과 같아지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I don’t want to be like other people
나는 남들처럼 되고 싶지 않아.
그리고 사실을 바로잡으려 강단에 올라서서 외칩니다.
He’s just the best father that ever lived in the world
우리 아버지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아버지예요.
페이스의 행동은 언제나 아버지를 변호하려는 데서 나옵니다. 소동의 끝이 늘 아버지를 감싸는 말이라는 점이 페이스의 공통된 동기입니다.
8. 샘가의 로즈메리
로즈메리 웨스트는 마을에서 한 단어로 불립니다.
Rosemary West was always called a “sweet woman.”
로즈메리 웨스트는 늘 "상냥한 여자"로 불렸다.
그 한 단어는 칭찬이면서 가둠이기도 합니다. 18년 전의 맹세와 언니에게 한 약속 때문에 그녀의 마음은 오래 멈춰 있었습니다. 서술자는 목사와 로즈메리가 샘가에서 마주치는 순간에 이렇게 논평합니다.
It is never quite safe to think we have done with life.
삶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은 결코 안전하지 않다.
로즈메리가 페이스에게 건네는 말은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We miss so much out of life if we don’t love.
사랑하지 않으면 삶에서 너무 많은 것을 놓친다.
수탉을 잃고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다는 열한 살 아이에게 한 이 위로는, 아이에게 건네면서도 자신의 닫힌 마음을 두드리는 말로 읽힙니다.
9. 세실리아의 유언
알렉 데이비스 부인은 우나를 양녀로 삼아 재산을 물려주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합니다. 가난한 집에는 큰 유혹일 수 있는 제안이지만 목사의 답은 짧습니다.
but I cannot give you my child.
하지만 제 아이를 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의 거절에는 죽은 아내의 유언이 깔려 있습니다.
keep her close to you
그 애를 당신 곁에 두세요.
데이비스 부인의 편견은 말 한마디에 이미 드러납니다. 메리를 가리킨 말을 책은 이렇게 옮깁니다.
I wouldn’t think of taking a home child
나는 보육원 아이를 데려올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을 거예요.
그 부인이 우나는 데려가겠다고 하면서 메리는 그렇게 대하는 모순이 책의 시선입니다. 이 장면에서 책은 처음으로 목사가 아버지로서 결정을 내리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꿈속에 사는 사람도 제 아이 문제에서는 단호합니다.
10. 두려움은 고통보다 아프다
월터는 치통을 참으면서도 치과가 무섭다고 털어놓고, 댄 리스와 싸우기로 한 전날 밤에는 밥도 못 먹습니다. 싸움이 끝나자 월터는 두려움이야말로 가장 나쁜 것이라고 깨닫고, 목사는 셰익스피어의 구절로 그 말에 답합니다.
Fear is more pain than is the pain it fears.
두려움은 그것이 두려워하는 고통보다 더 아프다.
월터는 숨기지 않고 말합니다.
I was a whole lot frightened
나는 정말 많이 겁이 났어요.
월터에게 용기는 두렵지 않은 것이 아니라 두렵다고 인정하고도 나서는 것입니다. 이 정직함은 책 끝에서 피리 소리를 먼저 알아채는 아이로서의 월터와 이어지며, 젬의 단순한 용맹과 대비됩니다.
11. 수탉 아담과 외투 자락
페이스의 복수는 요란하지 않습니다. 페리 목사의 외투 자락이 타들어 가는데도 말하지 않은 이유를 그녀는 아주 공손하게 댑니다.
You said it wasn’t good manners to interrupt, sir
끼어드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하셨잖아요.
어른의 규칙을 그대로 돌려주는 방식입니다. 한편 메리의 토시를 질투하다 나눠 주지 않은 껌을 끝내 가져다준 우나의 행동은 같은 장에서 가장 조용한 승리입니다. 선물을 받은 메리는 놀라 이렇게 말합니다.
Ain’t she a queer little mite?
이 애는 참 이상한 꼬맹이 아니니?
메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우나의 마음입니다. 대가 없이 베푸는 일을 메리는 평생 겪어 본 적이 없습니다.
12. 말하지 못한 한 마디
청혼을 받은 로즈메리는 거절의 말을 입에 올리지 못합니다.
It was the impossible word.
그것은 불가능한 말이었다.
엘렌은 약속을 풀어 달라는 동생에게 단호합니다.
A promise is a promise in my eyes.
내 눈에는 약속은 약속이야.
그러면서도 고양이 앞에서는 속마음이 새어 나옵니다.
I feel as if I had drowned a kitten.
새끼 고양이를 물에 빠뜨려 죽인 기분이야.
엘렌은 악역이 아닙니다. 어머니를 잃은 슬픔에서 받아 낸 맹세를 붙들고 있는 외로운 사람이고, 그 고집이 자신도 동생도 묶고 있음을 어렴풋이 압니다. 책이 이 두 자매를 풀어 주는 방법이 바로 노먼의 뜬금없는 방문입니다.
13. 스스로 키우는 아이들
선행 클럽은 젬의 한마디에서 시작됩니다.
Why don’t you bring yourselves up?
너희 스스로 자신을 키워 보지 그러니?
아이들은 놀이를 쉬거나 하루 말을 하지 않는 식으로 서로를 벌합니다. 리다 마시가 맨발로 청어를 들고 온 날, 신을 신발이 없다는 말은 담담합니다.
Hain’t none to put on.
신을 게 없어요.
금식을 정한 날 제리는 비장하게 허세를 부립니다.
We’ve just got to rise above our stomachs.
우리는 배고픔을 이겨 내야 해.
이 클럽의 모순은 규칙과 처벌만 있고 보살핌은 없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은 어른이 해야 할 역할을 스스로 맡았다가 금식 끝에 우나가 쓰러지는 일을 겪으며, 어른 없는 자율의 한계를 몸으로 배웁니다.
14. 앤의 연설과 마을의 눈
페이스가 저널에 쓴 변호는 어린아이의 논리로 가득합니다.
Father does not look at people’s legs in church
아버지는 교회에서 사람들의 다리를 쳐다보지 않아요.
마을이 웅성이는 가운데 노먼 더글러스는 껄껄 웃으며 페이스를 평합니다.
They might as well try to drown a fish.
물고기를 물에 빠뜨리려는 것이나 마찬가지지.
그리고 앤은 코넬리아 양 앞에서 변명을 접으라고 말합니다.
Away with shamefaced excuses and apologies.
부끄러워하는 변명과 사과는 집어치워요.
이 연설은 이 소설에서 앤이 가장 앤다운 순간입니다. 한때 말썽과 상상으로 마을을 들썩이게 했던 소녀가 이제는 다른 아이들의 편에 서서 마을 어른들을 설득하고, 그 결과 코넬리아 양은 부끄러워하며 메리를 아낀다고 고백합니다. 앤이 주인공 자리를 내주고도 이야기를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15. 유령과 묘지의 밤
유령 소동은 웃음으로 끝나지만 뒤따르는 벌은 웃을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겁에 질려 돌아오자 수잔은 분명히 말하고 직접 확인하러 나섭니다.
Whatever you have seen, it was not a ghost.
무엇을 보았든, 그건 유령이 아니었다.
수잔은 쇠스랑을 들고 가서 사실을 밝히는 사람입니다. 그에 비해 제리의 재판은 어린 마음의 가혹함을 보여 줍니다. 서술자는 한밤 묘지에 앉은 아이를 이렇게 그립니다.
Carl was only ten and the dead were all around him
칼은 겨우 열 살이었고, 죽은 이들이 그를 에워싸고 있었다.
겁쟁이를 벌하겠다는 정의감이 어린 동생을 폐렴으로 내몰았다는 사실은 제리를 가장 깊이 흔듭니다. 그 곁에서 노먼이 날마다 달걀과 크림을 들고 찾아오는 모습은, 마을이 목사 가족을 말없이 아끼고 있었음을 보여 줍니다.
16. 회초리와 우나의 언덕
칼 이야기가 어른들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매를 들겠다던 목사는 손을 내민 아들의 눈에서 죽은 아내를 봅니다.
Go,” he said, “I cannot whip you.
"가거라." 그가 말했다. "너를 때릴 수 없구나."
칼은 차라리 맞았으면 좋았다며 자책하고, 그 곁에서 우나는 아버지의 고통을 읽어 냅니다. 우나가 로즈메리에게 하는 변호는 아이들의 모든 소동을 한 문장으로 요약합니다.
we are never bad on purpose
우리는 결코 일부러 나쁜 짓을 하지 않아요.
그러나 우나가 아버지를 위해 이 길을 나서는 것은 가장 두려워하는 계모를 맞이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을 아버지의 행복을 위해 청하는 우나의 용기가 이 책의 가장 조용하고 큰 사건입니다. 로즈메리의 답장을 읽은 아버지의 변화는 이렇게 묘사됩니다.
he shed twenty years as he read it.
그는 편지를 읽는 동안 스무 해를 벗어 버렸다.
17. 피리 부는 사나이
월터가 처음 피리 부는 사나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제8장입니다.
the Pied Piper will come over the hill up there and down Rainbow Valley
피리 부는 사나이가 저 위 언덕을 넘어 레인보우 밸리로 내려올 거야.
메리는 마지막 장에서도 그를 싫어합니다.
I hate that old Piper of yours.
네가 말하는 그 늙은 피리쟁이가 난 싫어.
그러나 젬은 알지 못합니다. 서술자는 그가 정말 군인이 되어 가장 큰 전쟁을 치르리라 알리지만, 젬 자신은 두려움 없이 외칩니다.
Let the Piper come and welcome
피리 부는 사나이가 오고 싶으면 얼마든지 오라고 해.
I’ll follow him gladly round and round the world.
기꺼이 세상 끝까지 따라가겠어.
결혼식으로 모든 것이 풀릴 듯 보이는 마지막 장면에서 책은 웃음 아래 깔려 있던 그림자를 한 번에 드러냅니다. 첫 장의 헌사를 다시 떠올리면, 이 해 질 녘 골짜기는 이미 지켜야 할 것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행복한 결말과 다가오는 상실이 한 장면에 겹치는 것이 이 책의 마지막 인상입니다.
18. 이 책을 읽는 방법
『무지개 골짜기』는 35장이 모두 한두 가지 사건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어디서든 읽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처음이라면 3장(골짜기의 이름), 5장(메리 밴스), 12장(강단의 해명), 16장(노먼 더글러스), 25장(맨다리의 일요일), 33~35장(회초리와 우나의 언덕, 피리 소리)을 먼저 읽어 보세요. 앤 연작을 처음 읽는 사람도 따라갈 수 있습니다. 앤은 이제 한 발 물러나 아이들 편에서 말하는 어른이 되어 있고, 중심은 메레디스 네 아이들입니다. 소문과 소동을 웃으며 읽다가 칼의 밤, 우나의 언덕, 마지막 해 질 녘에서 책이 갑자기 깊어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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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장을 원어 음성으로 따라 들으며 이야기를 귀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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