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909년 출간
Anne of Avonlea
에이번리의 앤
열여섯 살 반의 앤이 모교의 교사가 되어 말썽꾸러기 쌍둥이와 이웃들, 마을개선회, 돌집의 라벤더 양 사이에서 어른의 첫 두 해를 보내는 이야기
It’s a pretty good world, after all, isn’t it, Marilla?
그래도 꽤 괜찮은 세상이에요, 그렇죠, 마릴라 아주머니?
Things that belong together are sure to come together.
어울리는 것들은 반드시 서로 만나게 되어 있어요.
한눈에 보기
열여섯 살 반의 앤 셜리는 8월의 어느 오후 소 한 마리 때문에 새 이웃 해리슨 씨와 부딪히면서 어른의 삶을 시작한다. 가을이면 에이번리 학교의 교사가 되고, 마릴라는 여섯 살 쌍둥이 데이비와 도라를 맡는다. 앤은 매를 들지 않겠다는 신념과 마을개선회의 계획, 파란 마을회관 소동, 운수 사나운 날을 겪고, 폴 어빙의 상상력과 돌집의 라벤더 양을 만난다. 이듬해에는 폭풍과 해리슨 부부의 재결합, 린드 부인의 상실을 지나 대학 진학이 열리고, 돌집의 결혼식으로 한 시절이 닫힌다. 열여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L. M. 몽고메리 『빨강 머리 앤』 (Anne of Green Gables)
- 루이자 메이 올컷 『작은 아씨들』 (Little Women)
- 엘리너 H. 포터 『폴리애나』 (Pollyanna)
한 권 요점
Anne of Avonlea
『에이번리의 앤』은 캐나다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쓴 소설로, 1909년에 나왔습니다. 몽고메리는 1874년 프린스에드워드 섬에서 태어나 1942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섬의 풍경이 앤 이야기의 배경이 되었습니다. 이 책은 『빨강 머리 앤』의 속편입니다. 앞 권이 고아 소녀가 집을 얻는 이야기였다면 이 책은 그 소녀가 열여섯 살 반에 자기가 다니던 학교의 선생이 되어 일과 이웃과 책임을 배우는 이야기입니다. 30장은 대략 두 해를 지나며 가을 학기, 봄의 소풍, 여름의 사고, 이듬해의 이별과 결혼식으로 이어집니다.
이 책의 특징은 앤의 이상과 현실이 계속 어긋난다는 데 있습니다. 앤은 사랑으로 가르치고, 상상력으로 이웃을 이해하고, 책 속의 여주인공처럼 우아하게 손님을 맞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소는 엉뚱한 사람에게 팔리고, 회관은 엉뚱한 색으로 칠해지고, 손님은 붉은 염료가 묻은 코를 보게 됩니다. 책은 그 어긋남을 비웃지 않고, 어긋나도 이어지는 앤의 낙관을 보여 줍니다.
줄거리
제1~3장: 성난 이웃, 서둘러 판 소, 해리슨 씨네 집
8월의 오후, 앤은 초록 지붕 집 문간에서 베르길리우스를 번역하다 곧 공상에 빠집니다. 그때 새 이웃 해리슨 씨가 울타리를 넘어 뛰어듭니다. 앤의 저지종 암소 돌리가 그의 귀리밭에 세 번째로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해리슨 씨는 앤의 빨강 머리와 소설책을 들먹이며 몰아붙이고 앤은 그의 대머리를 맞받아치다가, 곧 마음을 가라앉혀 "상상력이 있으니 이해해 드리겠다"고 약속하며 소를 우리에 가둡니다. 저녁 식탁에서 마릴라는 죽어 가는 메리 키스와 여섯 살 쌍둥이 이야기를 꺼내고, 찾아온 린드 부인은 새로 오는 이웃들과 미국에서 오는 열 살 폴 어빙의 소식, 그리고 앤이 구상하는 마을개선회에 대한 충고를 전합니다.
이튿날 앤은 다이애나와 카모디에 다녀오다 비에 젖은 해리슨 씨의 귀리밭에서 소를 10분 넘게 쫓아냅니다. 마침 지나던 셔러 씨가 지난주 팔라던 소를 지금 팔라고 하자, 앤은 홧김에 20달러를 받고 팔아 버립니다. 그런데 돌리는 우리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판 것은 해리슨 씨의 소였습니다. 앤은 돈과 분홍 아이싱 견과 케이크를 들고 사과하러 가고, 앵무새 진저의 놀림을 받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털어놓습니다. 뜻밖에도 해리슨 씨는 화를 내지 않고 앤의 소를 대신 받겠다고 하며, 둘은 차를 마시고 친해집니다.
제4~5장: 체벌 논쟁, 어엿한 여선생님
9월 1일 개학 전날, 앤은 이웃 학교의 제인 앤드루스, 길버트와 체벌 문제로 의견을 나눕니다. 제인은 규율을 위해 매를 들겠다고 하고, 앤은 절대 때리지 않겠다고 하며, 길버트의 최후의 수단이라는 절충안은 양쪽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합니다. 해리슨 씨는 "매를 아끼면 아이를 망친다"고 놀리지만 앤은 먼저 자기 방식을 시험해 보겠다고 고집합니다. 그러고도 우울해져 잠을 설치자 마릴라가 생강차를 먹이며 달랩니다.
첫 수업 날 앤은 밤새 외운 연설을 한마디도 떠올리지 못하고 "성경을 펴세요"라고 겨우 말합니다. 눈에 띄는 학생은 적대적인 눈빛의 앤서니 파이와, 미소 한 번에 영원한 친구가 된 폴 어빙입니다. 첫날의 규율 문제는 모리 앤드루스의 귀뚜라미와 앤서니의 물장난 두 건뿐이고, 앤서니는 훈계에도 꿈쩍하지 않습니다. 화려한 차림의 도넬 부인은 아들을 제이컵이 아니라 "세인트클레어"라 부르라고 요구합니다. 돌아가는 길에 폴이 들꽃을 건네며 "선생님이 좋아요"라고 말해 앤은 기운을 되찾고, 인내와 친절로 앤서니를 얻겠다고 다짐합니다.
제6~7장: 모금 행차, 의무가 가리키는 길
앤과 다이애나는 조랑말 수레를 타고 마을회관 수리 기금을 모으러 나섭니다. 개선회는 이미 정식으로 발족했습니다(회장 길버트, 부회장 프레드 라이트, 서기 앤, 회계 다이애나). 가장 까다로운 사람들이 사는 뉴브리지 길을 맡은 두 사람은, 한 푼도 내지 않는 비관론자 일라이자 앤드루스 뒤로 동생 캐서린이 계란 판 돈을 몰래 쥐여 주는 일을 겪습니다. 아내의 앞치마를 두르고 케이크를 굽느라 쩔쩔매던 대니얼 블레어 씨는 앤이 조건 없이 반죽을 도와주자 4달러를 냅니다. 로렌조 화이트가 사내아기를 얻어 기분이 좋다는 소식에는 곧장 달려가 최고액보다 1달러 많은 5달러를 받아 냅니다.
10월 저녁, 앤은 글쓰기가 마음 같지 않다고 길버트에게 털어놓고, 길버트는 의사가 되어 질병과 무지와 싸우겠다고 합니다. 앤은 삶에 아름다움과 기쁨을 보태고 싶다고 말하고, 길버트는 앤이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고 답합니다. 집에서는 메리 키스가 위독하고 외삼촌이 봄까지 쌍둥이를 맡을 수 없다는 소식이 기다립니다. 마릴라는 망설이지만 앤은 다른 집에 맡겨질 경우의 위험을 들어 의무라고 설득하고, 마릴라는 쌍둥이를 맡기로 합니다.
제8~9장: 쌍둥이를 맡다, 파란 마을회관
장례를 마치고 온 마릴라의 마차에서 데이비는 가만있지 못하고, 매를 대겠다는 말에 껴안으며 "그럴 분 같지 않다"고 합니다. 초록 지붕 집에서 식탁 예절은 엉망이고 도라의 케이크를 빼앗아 먹지만, 폴 어빙이 매일 세수한다는 말에 경쟁심이 생겨 얌전히 씻고 교회에 갑니다. 그러나 기도 중에 로레타 화이트의 목덜미에 애벌레를 넣고, 도라를 돼지우리 울타리에 걷게 해 빠뜨리고, 부인회 손님들 앞에 흠뻑 젖은 도라를 나타나게 합니다. 밤에 데이비가 마릴라의 침대에 두꺼비를 넣었다고 고백하자, 앤은 몰래 두꺼비를 치우고 마릴라에게는 알리지 않습니다.
11월, 마을회관 페인트칠은 파이 집안의 요구로 조슈아 파이에게 맡겨졌습니다. 일을 마치고 가자 회관을 보러 온 린드 부인이 충격을 받고 소문을 퍼뜨립니다. 회관이 계획한 초록이 아니라 짙고 선명한 파랑으로 칠해졌고, 번호 147과 157이 혼동된 것으로 보이지만 누구 잘못인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습니다. 앤은 웃음거리가 될까 울지만 마을은 오히려 개선회에 동정적으로 돌아서고, 해리슨 씨는 그 파랑이 바래면 나아질 거라고 위로합니다.
제10~12장: 데이비의 거짓말, 아이들의 편지, 운수 사나운 날
어느 오후 도라가 사라지고, 온 집과 과수원을 뒤진 끝에 앤이 해리슨 씨네 농기구 창고에서 울고 있는 도라를 찾아냅니다. 데이비가 앵무새 진저를 보러 데려갔다가 가두고는 모른다고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 앤은 장난보다 거짓말에 더 상처받고, 데이비는 앤이 눈물을 보이자 진심으로 뉘우칩니다. 이어지는 11장은 앤이 퀸스 학원 동창 스텔라에게 쓰는 편지로, 아이들의 엉뚱한 말과 편지 숙제를 모읍니다. 애네타 벨은 어머니의 옛 구혼자가 쓴 연애편지를 베껴 냈고, 폴의 편지는 바닷가 바위 사람들 이야기 끝에 "물론 사실은 아니에요"라고 덧붙입니다.
치통으로 잠을 설친 날 앤은 짜증이 난 채 등교해, 지각한 세인트클레어가 건넨 꾸러미를 땅콩과자로 짐작해 난로에 던지게 합니다. 사실은 워런 슬론이 생일 파티용으로 산 폭죽이어서 교실은 아수라장이 됩니다. 점심 뒤 책상 서랍에서 쥐가 튀어나오고, 앤서니 파이가 범인임을 인정하자 앤이 회초리로 때립니다. 앤은 곧 후회하며 집에서 오래 울고, 마릴라는 "진작 했어야 할 일"이라 하면서도 다정하게 달랩니다. 다음 날 아침 눈이 내리고, 앤서니는 뜻밖에 먼저 인사하며 책을 들어주겠다고 합니다. 린드 부인이 "남자 못지않은 매질"이었다는 앤서니의 말을 전하자 앤은 친절의 이론이 어긋난 듯해 씁쓸해합니다.
제13~15장: 황금빛 소풍, 모면한 위기, 방학의 시작
3월생인 앤은 생일을 봄에 다시 기념하겠다며 다이애나, 프리실라, 제인과 숲으로 소풍을 갑니다. 제비꽃 군락과 새 오솔길을 지나 연못 이름을 제비뽑기로 정해 '크리스털 호수'라 부르고, 야생 벚나무 터널과 전나무 숲을 거쳐 수선화가 가득한 오래된 정원에 이릅니다. 다이애나가 들려주는 30년 전 헤스터 그레이의 이야기를 앤은 생일 선물이라 말합니다. 14장에서는 조세핀 배리 할머니의 버들무늬 접시를 빌리기로 하고, 쌍둥이의 삼촌이 가을까지 아이들을 맡아 달라는 편지를 보냅니다. 저드슨 파커가 길가 울타리를 매약 광고판에 빌려주려 해 개선회가 소동을 벌이지만, 며칠 뒤 그가 계획을 철회합니다. 앤이 숲길에서 저드슨이 선거 표를 대가로 빚 증서를 돌려받겠다는 거래를 하는 현장을 마주쳤기 때문입니다.
학년이 끝난 저녁, 앤은 재계약을 하고 매슈의 무덤에 꽃을 들고 갑니다. 길에서 기다리던 폴은 어머니의 3주기 기일이라 할아버지 무덤에 흰 장미를 놓으러 간다고 하고, 앤은 헤스터 그레이의 무덤에도 꽃을 놓습니다. 묘지에서 만난 앨런 부인은 앤서니를 때린 일을 아직 괴로워하는 앤에게 "실수는 후회하고 배우되 미래로 가져가지 말라"고 위로합니다. 대학에 갈 수 있을지는 마릴라의 눈과 쌍둥이 때문에 아직 모릅니다.
제16~17장: 바라는 것들의 실상, 사고의 연속
데이비는 천국이 사이먼 플레처 씨네 다락방에 있다고 믿어 가고 싶지 않다고 선언하고, 앤은 이 엉킨 신학을 풀어 줍니다. 프리실라의 편지로 유명 작가 모건 부인이 목요일에 들를 것이 알려지자 앤은 직접 점심을 차리기로 합니다. 앤과 다이애나는 모건 소설의 여주인공처럼 흰 모슬린을 입기로 하고, 앤은 남이 보지 않는 벽장까지 청소합니다. 데이비는 얌전히 지내면 소풍을 가기로 약속합니다.
17장은 사고의 연속입니다. 정오가 되도록 모건 부인이 오지 않는데 앨런 부부와 스테이시 선생이 먼저 와 있고, 데이비는 선반에 닿으려다 레몬 파이 두 판 위로 떨어집니다. 완두콩에는 앤과 다이애나와 마릴라가 각자 설탕을 넣어 먹을 수 없게 되고, 식사 직전에는 윗층에서 소라 껍데기가 굴러 떨어져 접시가 박살 납니다. 해 질 녘에야 프리실라의 편지가 와서 모건 부인이 발목을 삐어 못 온다고 알립니다. 앤은 비행은 영광스러웠다며 웃어넘기고, 약속대로 데이비를 소풍에 데려가기로 합니다.
제18~20장: 토리 길의 모험, 행복한 하루, 일이란 흔히 이렇게 되는 법
조지핀 할머니 집 만찬에서 깨뜨린 접시와 같은 것이 토리 길의 코프 자매 집에 있을지 모른다는 소식에, 앤과 다이애나는 10마일을 달려가지만 집은 비어 있습니다. 팬트리 창으로 접시를 확인하려고 오리 집 지붕에 올라간 앤은 지붕이 무너져 겨드랑이까지 빠지고, 소나기를 양산으로 버팁니다. 돌아온 새러 코프가 도끼로 앤을 구해 주고, 접시값은 20달러에서 25달러가 됩니다. 새러는 오랜 연인 루서 월리스와 결혼하려고 돈이 필요하다고 털어놓습니다. 이어지는 8월 말의 하루에는 사건이 없습니다. 앤은 폴의 집에서 차를 마시고, 폴의 별과 초승달 이야기를 들으며 언젠가 시인이 될 거라고 말합니다. 질투하는 데이비를 달래고, 해질녘 샘가에서는 길버트를 만납니다.
마릴라와 도라가 시내로 간 날 앤은 집안일에 나서고, 주근깨 로션을 바른다는 것이 마릴라가 양탄자 무늬에 쓰는 붉은 염료를 코에 발라 버립니다. 이때 프리실라가 모건 부인과 뉴욕 부호의 아내 펜덱스터 부인을 데리고 갑자기 들이닥칩니다. 앤은 소설의 여주인공처럼 침착하게 응대하고, 모건 부인은 작고 통통한 쪽이었습니다. 소박한 대접에도 모건 부인의 이야기가 훌륭해 즐거운 하루가 되고, 앤은 로션 병을 창밖에 버립니다.
제21~23장: 사랑스러운 라벤더 양
학교가 시작되고 데이비와 도라가 입학합니다. 10월 토요일, 앤과 다이애나는 킴벌 집 차 모임에 가다 갈림길에서 길을 잘못 들어 외딴 돌집 메아리 별장에 이릅니다. 주인 라벤더 루이스 양은 흰 머리에 소녀 같은 얼굴의 사십오 세 여인으로, 손님이 올 것처럼 상을 차려 놓고 혼자 상상 놀이를 하던 참입니다. 앤은 곧 마음이 통하는 사람임을 알아봅니다. 어린 하녀는 샬로타 4세로, 앞선 하녀들이 모두 샬로타였다고 합니다. 두 사람이 폴 어빙의 이름을 꺼내자 라벤더의 목소리가 달라지고 얼굴이 쓸쓸해집니다.
다음 날 마릴라는 라벤더가 젊을 때 미인이었고 스티븐 어빙과 약혼했다가 파혼했다고 들려줍니다. 한 달 뒤 쌍둥이의 삼촌 리처드 키스가 죽었다는 편지가 오고, 쌍둥이 몫 2천 달러가 마릴라에게 맡겨져 쌍둥이를 계속 키울 수 있게 됩니다. 12월 앤은 눈이 올 듯한 날 메아리 별장에서 하룻밤을 묵고, 라벤더는 열일곱 살이 된 듯 사탕을 만들며 놀다가 난롯가에서 스티븐과의 일을 털어놓습니다. 사소한 다툼 끝에 서로 화를 냈고 둘 다 자존심 때문에 끝내 만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한 달 뒤 앤이 폴을 데려오자 라벤더는 창백해지지만 곧 평정을 찾고, 폴은 라벤더를 "특별한 친구"로 삼고 싶어 합니다.
제24~25장: 제 고장의 예언자, 에이번리의 스캔들
5월, 길버트가 앤의 도움으로 지역 신문에 익명의 "에이번리 소식"을 씁니다. 한 대목은 점쟁이 에이브 삼촌이 5월 23일 폭풍을 예언했다고 전하고, 개선회는 식수일에 나무 200그루를 심습니다. 그날 오후 서북쪽에서 시커먼 구름이 몰려와 우박이 집 창문을 모두 깨뜨리고, 작물과 어린나무가 거의 망가집니다. 해리슨 씨의 진저는 번개에 죽고, 레비 볼터의 낡은 집은 불타 없어집니다. 앤은 봄은 늘 다시 온다고 말하고, 앤과 길버트는 자신들이 쓴 기사가 우연히 맞아떨어진 데 어리둥절해합니다.
폭풍 보름 뒤, 화려한 모자를 쓴 작은 부인이 마차로 도착해 신문 기사를 보고 왔다며 자신이 해리슨 씨의 아내라고 밝힙니다. 이튿날 앤이 찾아가 보니 집이 말끔히 정돈되어 있고, 해리슨 씨는 투덜대면서도 흐뭇해하며 결혼 생활을 들려줍니다. 아내 에밀리가 청소와 문법에 집착했고 진저의 욕설 때문에 부부가 틀어져 그녀가 집을 나갔다는 것입니다. 해리슨 부인은 자신도 너무 많은 것을 기대했다고 인정하고 "관찰자"에게 고마워합니다. 끝으로 레이철 부인은 길버트가 가을에 대학에 갈 것이라고 전합니다.
제26~28장: 길모퉁이를 돌아서, 돌집에서의 오후, 왕자가 돌아오다
토머스 린드가 레이철의 간호 속에서 "당신은 좋은 아내였소"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납니다. 장례 다음 날 마릴라가 뜻밖의 제안을 합니다. 앤도 길버트처럼 가을에 대학에 가라는 것입니다. 레이철은 빚과 병원비 때문에 농장을 팔고 딸 집으로 가야 할 처지인데, 마릴라는 그를 초록 지붕 집으로 들이면 앤이 쌍둥이 걱정 없이 떠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앤은 교사직을 사임하고, 제자들과 다이애나는 이별을 슬퍼합니다. 다이애나는 딸을 낳으면 앤이라 짓겠다며 웁니다. 27장의 돌집에서 라벤더 양은 앤이 떠나는 것을 서운해하고, 폴 또래의 상상 속 아이가 있다고 고백합니다. 폴은 자기에게도 꿈속 사람이 있다고 공감합니다.
마지막 수업일, 학생들은 앤에게 주소문과 책상을 선물하고 모두 웁니다. 앤은 메아리 별장에서 보름을 지내며 라벤더 양과 새 옷을 짓고, 폴의 집에서 폴의 아버지 스티븐 어빙을 만납니다. 스티븐이 라벤더 양을 만나게 해 달라고 청하자, 앤이 전하니 라벤더 양은 얼굴이 창백해지며 "스티븐 어빙이 돌아왔군요?"라고 말합니다. 저녁에 스티븐이 오자 앤은 "진짜 왕자가 진짜 공주에게 오면 늦지 않았다"고 답하고 둘을 응접실에 들입니다. 한 시간 뒤 둘이 정원을 거니는 모습을 보고 앤은 기쁨의 눈물을 흘립니다.
제29~30장: 시와 산문, 돌집의 결혼식
한 달 동안 앤은 라벤더 양의 혼례 준비로 바쁩니다. 앤이 길을 잘못 든 일이 두 사람의 재회로 이어졌다고 낭만을 말하자 마릴라는 두 바보가 다투고 각자 살다 다시 만난 것뿐이라고 산문으로 요약하고, 앤은 시의 눈으로 보는 편이 더 좋다고 맞섭니다. 어느 저녁 앤은 과수원 언덕에서 다이애나가 프레드 라이트와 손을 잡고 있는 장면을 우연히 보고,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해 두렵고 외로워집니다. 다음 날 다이애나는 약혼을 털어놓고 신부 들러리를 부탁하며, 결혼은 적어도 3년 뒤입니다. 앤이 짓는 꿈의 집 곁에는 길버트가 자꾸 나타납니다.
8월 마지막 주, 앤과 길버트는 2주 뒤 레드먼드로 떠나고 레이철 린드는 일주일 뒤 초록 지붕 집으로 옮겨 옵니다. 결혼식 날 아침은 흐렸지만 비는 오지 않고, 앨런 목사가 인동덩굴 아래에서 식을 올립니다. 두 사람이 부부로 선언되는 순간 해가 구름을 뚫고 비칩니다. 신랑 신부는 브라이트 리버 역에서 기차를 타고 떠나고, 샬로타 4세가 던진 낡은 신발은 앨런 목사의 머리에 맞습니다. 해질 무렵 앤은 빈 집을 정리하다 길버트와 이야기하고, 길버트는 헤어짐과 오해가 아예 없었다면 더 아름다웠을 거라고 말합니다. 앤은 처음으로 얼굴을 붉히며 사랑이 우정에서 피어날 수 있음을 어렴풋이 깨닫습니다. 길버트는 말을 아끼고, 돌집은 다음 여름을 기다리며 고요히 남습니다.
대목별로 읽기
1. 화난 이웃을 상상력으로 이해하기
책의 첫 사건에서 앤은 따지는 쪽이 아니라 따짐을 당하는 쪽입니다. 해리슨 씨는 이렇게 쏘아붙입니다.
Patience has ceased to be a virtue, miss.
인내는 이제 미덕이 아니야, 아가씨.
앤은 그의 대머리를 맞받아치다가도 곧 평정을 되찾습니다. 상상력은 앤에게 도피처가 아니라 상대의 처지에 서 보는 도구로 쓰입니다.
I can make allowance for you, Mr. Harrison, because I have an imagination.
저는 상상력이 있으니까 해리슨 씨를 이해해 드릴 수 있어요.
그런데 이 이해심은 2장에서 한 번 더 시험을 받습니다. 홧김에 소를 팔았다가 남의 소였음을 알게 되는 순간, 앤은 상상력 대신 성급함으로 움직였다는 것을 배웁니다. 3장에서 해리슨 씨가 화를 내지 않고 차를 내놓으면서 낙관이 보상받습니다.
It’s a pretty good world, after all, isn’t it, Marilla?
그래도 꽤 괜찮은 세상이에요, 그렇죠, 마릴라 아주머니?
2. 애정으로 다스리겠다
개학 전날 저녁은 앤의 교육 신념이 처음 입 밖에 나오는 자리입니다. 제인은 매를 들겠다고 하고, 해리슨 씨는 옛 속담을 꺼냅니다.
‘Spare the rod and spoil the child.’
"매를 아끼면 아이를 망친다."
앤의 대답은 단호합니다.
I shall govern by affection, Mr. Harrison.
저는 애정으로 다스리겠어요, 해리슨 씨.
그 믿음의 바탕에는 모든 사람에게 좋은 면이 있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There is some good in every person if you can find it.
찾을 수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좋은 면이 있다.
길버트가 내놓은 절충안이 양쪽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한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이 책은 신념과 현실의 거리를 재는 책인데, 그 거리는 12장에서 앤이 처음으로 회초리를 들 때 가장 크게 벌어집니다.
3. 첫 수업 날의 어엿한 선생님
밤새 외운 연설이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성경을 펴세요"만 남는 첫 수업은 우스꽝스럽지만, 앤은 곧 교실의 아이들을 읽기 시작합니다. 서술자는 앤의 오랜 버릇을 이렇게 적습니다.
Anne had always a weather eye open for kindred spirits.
앤은 늘 마음 맞는 영혼을 찾아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폴 어빙이 그 눈에 걸려듭니다. 꽃을 건네며 건넨 한마디가 앤을 일으켜 세웁니다.
I like you, teacher.
전 선생님이 좋아요.
반대편에는 앤서니 파이가 있습니다. 앤은 파이 집안 아이의 마음을 얻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농담으로 받아들입니다.
like the building of Rome, wasn’t the work of a day.
로마를 세우는 일이 하루에 끝나지 않았던 것처럼.
첫날 하루에 앤은 사랑받는 법과 버티는 법을 동시에 배웁니다.
4. 불완전함과 삶에 보태는 아름다움
해리슨 씨와 마주 앉아 차를 마시는 3장에서 앤은 뜻밖의 고백을 합니다.
I think a truly perfect person would be very uninteresting.
정말 완벽한 사람이라면 아주 재미없을 것 같아요.
이 말은 소 사건으로 얼룩진 자기 자신에 대한 변호이기도 합니다. 7장에서는 길버트와 나란히 걸으며 장래 포부를 나눕니다. 길버트는 의사가 되어 고통과 싸우겠다고 하고, 앤은 이렇게 말합니다.
I’d like to add some beauty to life
삶에 아름다움을 조금 보태고 싶어요.
길버트가 앤은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고 답하는 대목은 책 끝의 암시로 이어지는 복선입니다. 두 포부는 서로 다르지만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5. 데이비라는 시험
쌍둥이 중 데이비는 이 책의 웃음을 책임지는 아이입니다. 그는 후회를 장난 뒤에야 배우는 아이입니다.
I never feel sorry for doing things till after I’ve did them.
저는 일을 저지르기 전에는 한 번도 미안한 적이 없어요.
10장에서 도라를 창고에 가두고 모른다고 시치미를 뗀 뒤, 앤은 그가 뉘우치는 순간까지 지켜봅니다. 서술자는 이 사건에서 나쁜 일에 대한 소박한 진실을 짚습니다.
Bad things aren’t always exciting.
나쁜 일이 늘 짜릿한 것은 아니다.
앤은 이 일의 끝에 사랑에 대한 한 문장을 남깁니다.
we always love best the people who need us
우리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늘 가장 사랑한다.
쌍둥이를 맡은 것은 마릴라인데도 두꺼비를 몰래 치워 주는 쪽은 앤입니다. 책은 아이를 키우는 일이 규칙보다 이런 작은 공모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6. 파란 마을회관과 개선당하기 싫은 사람들
개선회의 첫 일은 일찍부터 예고되어 있었습니다. 린드 부인의 충고는 이 책의 반복되는 주제를 한 줄로 말합니다.
People don’t like being improved.
사람들은 개선당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단다.
6장의 모금 행차에서 앤은 구석구석의 집을 돌며 인심과 인색함을 두루 봅니다. 그 결과가 9장의 파란 회관입니다. 번호 한 자리의 착오가 모든 것을 바꿨습니다.
Number 147 was the shade of green desired
147번이 바라던 초록색이었다.
누구 잘못인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고, 마을은 개선회를 비웃는 대신 편을 들어 줍니다. 해리슨 씨는 위로를 건네는데, 앤이 이 장면에서 한 말은 시련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보여 줍니다.
Everything that’s worth having is some trouble
가질 만한 것에는 무엇이든 수고가 든다.
7. 운수 사나운 날
12장은 앤이 처음으로 이론을 어기는 장입니다. 치통 때문에 잠을 설친 앤은 짜증 끝에 폭죽 꾸러미를 난로에 던지게 하고, 쥐 소동 끝에 앤서니를 때립니다. 후회에 잠긴 앤은 자두 파이를 앞에 두고도 풀이 죽습니다.
Plum puffs won’t minister to a mind diseased
자두 파이는 병든 마음을 달래 주지 못해요.
마릴라의 위로는 간단합니다.
And Jonah days come to everybody.
그리고 재수 없는 날은 누구에게나 온단다.
다음 날 눈 내린 아침에 앤은 시구를 흥얼거립니다.
Every morn is a fresh beginning, Every morn is the world made new,
아침마다 새로운 시작이요, 아침마다 새로워지는 세상이라.
아이러니는 뒤따릅니다. 앤서니는 매질을 맞고 나서야 앤을 존중하게 되고, 앤은 친절의 이론이 어긋난 듯해 씁쓸해합니다. 책은 이 모순을 해결하지 않고 그대로 둡니다.
8. 황금빛 소풍과 헤스터의 정원
13장의 소풍은 줄거리보다 분위기로 읽는 장입니다. 제인의 현실론이 먼저 나오고, 앤은 그에 맞서 소풍의 취지를 말합니다.
You can’t be a wood-nymph if you have to wear rubbers
덧신을 신어야 한다면 숲의 요정이 될 수 없어.
We’ll make friends with wind and sky and sun
우리는 바람과 하늘과 해와 친구가 될 거야.
돌담 안에 수선화가 가득한 정원에서 헤스터 그레이의 이야기를 들은 앤은 그것을 생일 선물이라 부릅니다. 죽은 이의 사랑이 정원으로 남은 이야기를 선물이라 하는 감각은 앤의 시론과 닿아 있습니다.
The real poem is the soul within them
진짜 시는 그 안에 깃든 영혼이야.
앤이 다음 날 그 꽃을 헤스터의 무덤에 놓는 데서, 시의 눈은 곧 돌봄이 됩니다.
9. 폴 어빙과 바위 사람들
폴은 앤이 어린 시절의 자신을 만나는 거울입니다. 15장에서 폴은 어머니의 기일에 할아버지의 무덤에 흰 장미를 놓으러 가는 길에 앤에게 바위 사람들 이야기를 털어놓고, 앤은 그를 같은 부류로 알아봅니다.
Isn’t it splendid to be that kind, teacher?
그런 부류가 된다는 건 멋진 일이죠, 선생님?
19장의 폴은 초승달을 이렇게 말합니다.
I think it is a little golden boat full of dreams.
꿈을 가득 실은 작은 황금 배인 것 같아요.
앤의 예언은 확신에 차 있습니다.
some day you are going to be a poet, I believe
언젠가 넌 시인이 될 거라고 믿어.
폴이 가정부에게 "이상하다"는 말을 들을까 걱정하는 장면에서 앤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그의 상상이 이상하지 않다고 달랩니다. 상상력은 어른이 되어도 잃지 않는 법을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이 이 관계의 요점입니다.
10. 실수는 후회하되 끌고 가지 않기
앤서니를 때린 일을 몇 달째 마음에 얹고 있는 앤에게, 방학이 시작되는 묘지에서 앨런 부인이 건네는 말이 15장의 중심입니다.
We should regret our mistakes and learn from them
실수는 후회하고 거기서 배워야 해.
이상을 놓지 말라는 말은 로웰의 시구로 이어집니다.
Not failure but low aim is crime.
죄는 실패가 아니라 낮은 목표다.
그 조언의 실습이 17장입니다. 모건 부인 점심은 파이, 설탕 든 완두콩, 소라 껍데기로 망가지고 손님은 오지도 않습니다. 앤은 오히려 이렇게 말합니다.
the flying part is glorious as long as it lasts
날아오르는 부분은 계속되는 동안 영광스러워요.
I think it almost pays for the thud.
추락의 쿵 소리를 거의 보상해 주는 것 같아요.
높게 겨냥하는 사람의 실패는 이렇게 웃음 속에서 소화됩니다.
11. 모험은 타고나는 것, 행복은 진주알처럼
18장에서 앤은 오리 집 지붕에 빠진 채 소나기를 양산으로 버팁니다. 나중에 그 일을 털어놓는 앤의 말은 태연합니다.
Having adventures comes natural to some people
모험을 하는 건 어떤 사람들에게는 타고난 일이에요.
바로 다음 장은 이와 반대로 사건이 없는 하루입니다. 서술자는 이런 날을 진주에 비깁니다.
following one another softly, like pearls slipping off a string
줄에서 미끄러지는 진주알처럼 조용히 서로를 따라가며.
그 하루에 앤은 폴을 더 좋아한다며 토라진 데이비를 달랩니다.
You can’t like different people the same way.
서로 다른 사람을 똑같은 방식으로 좋아할 수는 없단다.
사고와 평온을 나란히 놓는 배치가 이 책의 리듬입니다. 소동 뒤에는 꼭 이런 조용한 장이 놓입니다.
12. 돌집의 라벤더 양
길을 잘못 든 덕에 만나는 라벤더 양은 앤이 만나는 마음이 통하는 어른입니다. 그녀의 상상 놀이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I don’t believe I could live at times if I didn’t pretend things.
가끔은 이것저것 상상하지 않으면 살 수 없을 것 같아요.
앤이 처음 본 그녀의 모습은 음악 같습니다.
She looks just as music sounds, I think
음악이 들리는 대로 생기신 분 같아요.
23장의 난롯가에서 라벤더가 털어놓는 옛 이별은 자존심 때문에 놓친 사랑입니다. 그녀는 현실의 상처가 책처럼 극적이지 않다고 웃습니다.
isn’t half as dreadful as it is in books
책에서만큼 끔찍하지는 않아요.
앤을 향한 인사말은 이 우정의 성격을 요약합니다.
You always bring youth in your hand like a gift.
당신은 늘 젊음을 선물처럼 손에 들고 오는군요.
13. 폭풍과 해리슨 부부
24~25장은 장난으로 쓴 신문 기사가 현실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길버트와 앤이 익명으로 쓴 예언이 맞아떨어지고, 폭풍은 마을의 작물과 나무와 진저를 쓸어 갑니다. 그 폐허 앞에서 앤은 이렇게 말합니다.
there are always sure to be more springs
봄은 언제나 또 오게 마련이에요.
기사를 보고 찾아온 해리슨 부인은 그의 집을 말끔히 정돈하고, 부부는 다시 합칩니다. 이 책에서 가장 현실적인 결혼의 모습입니다. 두 사람은 모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했고 앵무새의 욕설로 틀어졌다가 다시 만납니다. 이 장의 끝에서도 데이비는 기대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 투덜댑니다.
It’s a kind of disappointing world after all
결국은 좀 실망스러운 세상이네요.
서술자는 이를 한 문장으로 덮습니다.
Davy had no sorrows that plum jam could not cure.
데이비에게는 자두 잼으로 낫지 않는 슬픔이 없었다.
14. 작은 뿌리를 뽑아 떠나기
26장은 책의 방향이 바뀌는 지점입니다. 토머스 린드의 죽음과 레이철의 처지가 앤이 떠날 길을 열어 주고, 앤은 달을 보며 2년 동안 내린 뿌리를 헤아립니다.
I’ve put out a lot of little roots these two years,
저는 이 2년 동안 작은 뿌리를 많이 내렸어요.
마릴라의 제안을 받고 앤이 떠올리는 사람은 매슈입니다.
Matthew understood everything,
매슈 아저씨는 모든 걸 이해하셨어요.
떠나는 마음은 머리와 가슴이 갈립니다.
I’m very glad with my head . . . and very sorry with my heart.
머리로는 아주 기쁘고, 가슴으로는 아주 슬퍼요.
마릴라와 레이철이 서로를 의지하며 한집에 살게 된다는 것이 앤의 출발을 가능하게 합니다. 책은 어른의 선택이 늘 누군가의 양보 위에서 이루어진다는 점도 보여 줍니다.
15. 왕자는 늦지 않았다, 시와 산문
27장에서 라벤더 양은 앤을 맞으며 이렇게 말합니다.
Things that belong together are sure to come together.
어울리는 것들은 반드시 서로 만나게 되어 있어요.
스티븐 어빙이 돌아오는 28장에서 그의 말은 늦음에 대한 것입니다.
Sometimes the prince comes too late,
때로 왕자는 너무 늦게 온다.
하지만 앤은 늦지 않았다고 답하며 둘을 응접실에 들입니다. 29장에서 마릴라가 이 이야기를 산문으로 요약하자 앤의 대답은 두 겹입니다.
I suppose that’s how it looks in prose.
산문으로 보면 그렇게 보이겠지요.
But it’s very different if you look at it through poetry
하지만 시를 통해 보면 아주 다르답니다.
앤은 산문을 부정하지 않고 시를 선택합니다. 이것이 책 전체를 요약하는 앤의 방식입니다.
16. 조용히 찾아온 사랑
마지막 장은 결혼식 뒤의 빈 집에서 끝납니다. 앤은 길버트와 은포플러 아래에서 이야기하고, 서술자는 앤이 처음으로 깨닫는 것을 이렇게 적습니다.
perhaps it crept to one’s side like an old friend through quiet ways;
어쩌면 사랑은 오랜 친구처럼 조용한 길로 곁에 살며시 다가오는지도 모른다.
love unfolded naturally out of a beautiful friendship,
사랑은 아름다운 우정에서 자연스럽게 피어났다.
해리슨 씨가 앞서 건넨 말은 이 끝맺음을 거들었습니다. 변화가 유쾌하지는 않아도 좋은 것이라는 투박한 격려입니다.
Changes ain’t totally pleasant but they’re excellent things,
변화가 온통 유쾌하지는 않아도 아주 좋은 것이라네.
책의 마지막 풍경은 빈 돌집입니다.
It was lonely but not forsaken.
쓸쓸했지만 버려진 것은 아니었다.
길버트와의 일은 암시로만 남고, 이 열린 끝맺음이 앤의 대학 생활과 다음 이야기로 이어질 여지를 둡니다.
17. 이 책을 읽는 방법
『에이번리의 앤』은 30장이지만 한 장 한 장이 거의 독립된 이야기여서 어디서든 읽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처음이라면 1장(성난 이웃), 8장(쌍둥이), 12장(운수 사나운 날), 13장(황금빛 소풍), 17장(사고의 연속)을 먼저 읽어 보세요. 그다음 21~23장(라벤더 양), 28장(왕자가 돌아오다), 30장(돌집의 결혼식)이 책의 중심입니다. 몽고메리는 사고를 웃음으로 다루면서도 앤의 후회와 외로움을 가볍게 넘기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어린 시절에 읽다가 어른이 되어 다시 읽으면 마릴라의 한마디와 라벤더 양의 쓸쓸함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앞 권을 읽고 오면 앤이 얼마나 자랐는지가 보이지만, 읽지 않았어도 이야기는 충분히 따라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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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장을 원어 음성으로 따라 들으며 이야기를 귀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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