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집필 시기 추정 기원전 2세기 중반
The Histories
역사
로마는 어떻게, 어떤 정체 덕에 반세기 만에 세계의 주인이 되었는가를 묻는 보편사
from this time forth History becomes a connected whole
이때부터 역사는 하나로 이어진 전체가 된다.
Truth should be a most mighty goddess among men
진실은 인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여신이어야 한다.
한눈에 보기
한니발 전쟁에서 카르타고와 코린토스의 멸망까지, 지중해 세계가 로마 한 곳으로 모여든 과정을 쓴 40권짜리 역사. 온전한 것은 1~5권뿐이고 나머지는 발췌로 남았지만, 로마 정체론(6권)과 원인과 구실을 가르는 법, 운(튀케)에 대한 생각, 다른 역사가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까지 남은 부분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만하다. 권별 줄거리와 열네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헤로도토스 The Histories (역사)
- 투키디데스 History of the Peloponnesian War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 크세노폰 Anabasis (아나바시스)
한 권 요점
The Histories
『역사』는 폴리비오스가 쓴 책입니다. 폴리비오스는 그리스 펠로폰네소스의 도시 메갈로폴리스 출신으로, 기원전 200년경에 태어나 기원전 118년경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버지 리코르타스는 아카이아 동맹의 지도자였고, 책 속에서도 여러 차례 등장합니다. 폴리비오스 자신도 동맹의 기병대장에 뽑혔습니다. 그러나 로마가 마케도니아의 페르세우스를 꺾은 뒤 아카이아의 유력자들이 로마의 억류자가 되었고, 그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었습니다. 이 억류 생활에서 그는 아이밀리우스 파울루스의 아들, 젊은 스키피오(아이밀리아누스)와 가까워져 오랜 친구가 됩니다. 카르타고가 불타는 현장에 그도 있었고, 코린토스가 무너진 뒤에는 그리스의 새 질서를 세우는 일에 나섰습니다. 한니발의 알프스 길을 직접 걸어 보고, 리비아와 히스파니아, 갈리아, 대서양 연안을 직접 다녔다고 본문에서 말합니다.
이 사람이 쓴 『역사』는 모두 40권이었는데, 온전하게 전해지는 것은 1권부터 5권까지뿐입니다. 6권 이후는 후대에 인용되거나 발췌된 조각으로 남았고, 6권의 로마 정체론은 비교적 길게 남았으며, 24권 이후는 짧은 단편에 가깝습니다. 폴리비오스의 목표는 처음부터 분명합니다. 기원전 220년경부터 53년 동안 거의 온 세계가 로마 한 곳의 지배로 들어간 일을,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원인과 정체(政體)의 차원에서 설명하는 것입니다. 나중에 그는 이 계획을 늘려 기원전 146년 카르타고와 코린토스의 멸망까지 덧붙입니다.
줄거리
제1권: 서론과 제1차 포에니 전쟁, 용병전쟁
폴리비오스는 앞선 역사가들이 이미 역사 공부의 효용을 충분히 칭송했으니 반복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그는 로마가 어떤 수단과 어떤 정체로 53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거의 온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는가라는 전례 없는 사건 자체가 독자를 끌어당길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서술은 제140회 올림피아기(기원전 220~217년경)에서 시작하는데, 마케도니아와 아카이아가 아이톨리아와 싸운 사회전쟁과 안티오코스와 프톨레마이오스의 시리아 전쟁, 한니발의 이탈리아 전쟁이 같은 때 벌어졌습니다. 그때부터 세계사가 하나로 이어진 전체가 된다는 것이 그의 핵심 논지입니다. 다만 본론의 앞부분으로 1권과 2권을 준비 서술로 삼아, 로마가 처음 바다를 건넌 기원전 264년경(티마이오스의 역사가 끝나는 곳)부터 시작합니다. 카르타고 편에 선 필리누스와 로마 편에 선 파비우스 픽토르가 서로 연인처럼 편파적이라는 비판도 여기에 나옵니다.
본론은 로마가 이탈리아를 통일하는 요약으로 시작해, 메사나를 차지한 용병 마메르티니가 로마에 구원을 청하는 장면으로 이어집니다. 로마 원로원은 레기온을 점령했다 처벌한 일과 모순된다고 망설이지만, 카르타고가 시칠리아까지 장악하면 이탈리아를 에워싸는 이웃이 된다는 점과 전쟁의 이익을 원하는 민회의 뜻으로 결국 기원전 264년 집정관을 보냅니다. 로마는 해군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난파한 카르타고 배를 본보기로 오단노선 100척과 삼단노선 20척을 짓고, 뭍에서 노 젓기부터 연습하며, 갈고리 승선교 '코르부스(까마귀)'를 고안해 밀라이(기원전 260년)와 에크노모스 해전에서 이깁니다. 아프리카에 상륙한 레굴루스는 지나치게 가혹한 조건을 요구해 카르타고의 결사 항전을 부르고, 스파르타인 용병대장 크산티포스가 평지에서 코끼리와 기병을 쓰는 전술로 그를 포로로 잡습니다. 이어 폭풍으로 364척 가운데 80척만 남는 해난, 릴뤼바이온 포위전, 드레파나의 대패, 그리고 하밀카르 바르카가 에릭스 일대에서 3년 가까이 벌인 소모전이 이어집니다. 로마는 국고가 비자 부유한 시민들이 사비로 배를 대어 200척 함대를 마련하고, 기원전 241년 아이구사 해전에서 이긴 뒤 시칠리아 철수와 배상금으로 전쟁이 끝납니다. 이 전쟁은 24년간 이어졌고 폴리비오스는 이를 역사상 가장 길고 격렬한 전쟁이라 평합니다.
이어 65~88장은 용병전쟁(리비아 전쟁)입니다. 종전 후 카르타고가 임금을 깎으려다 용병 반란을 부르고, 로마 노예 출신 스펜디오스와 리비아인 마토스가 이끈 반란군은 포로 약 700명을 손발을 자르고 산 채로 구덩이에 던지는 만행까지 저지릅니다. 하밀카르가 지형을 이용한 기동으로 반란군을 몰아붙여 마토스를 사로잡고 전쟁을 끝내는 데 3년 4개월이 걸렸습니다. 마지막에 로마가 사르데냐의 반란 용병의 요청으로 개입하려 하자, 카르타고는 섬을 포기하고 1,200탈란톤을 내서 전쟁을 피합니다. 폴리비오스는 이 일이 한니발 전쟁의 원인과 이어진다고 예고합니다.
제2권: 일리리아, 갈리아, 아카이아
2권은 본 역사로 들어가기 직전의 준비 서술을 마무리합니다. 하밀카르가 히스파니아로 떠나 9년간 부족들을 복속시키다 전사하고 사위 하스드루발이 뒤를 잇습니다. 이어 일리리아 왕비 테우타의 해적질에 로마가 처음으로 군대를 보낸 사건이 나옵니다. 로마 사절을 암살한 테우타는 결국 공납을 약속하고 일리리아 대부분을 잃습니다. 폴리비오스는 이것이 로마의 첫 무력 개입이자 그리스와의 첫 외교 접촉이라고 적습니다. 14~35장은 북이탈리아의 켈트(갈리아)족 전쟁입니다. 이탈리아 지리를 길게 풀어 설명한 뒤, 기원전 225년 갈리아군이 알프스를 넘어오자 로마가 공황 속에서 병력을 총동원한 일, 텔라몬 전투에서 로마의 투창 공격과 갈리아 검의 약점(찌르지 못하고 베기만 한다)이 승패를 가른 일을 서술합니다. 로마와 동맹의 가용 병력이 보병 70만, 기병 7만에 달했는데도 한니발이 이탈리아에 들어올 때 가진 병력은 2만에 못 미쳤다는 비교도 여기서 나옵니다.
36장부터는 그리스입니다. 하스드루발이 암살되고 한니발이 젊은 나이에 총사령관이 되어 곧바로 대로마 전쟁을 결의합니다. 폴리비오스는 아카이아 동맹이 어떻게 펠로폰네소스 전체로 퍼졌는지를 되짚고, 아라토스가 시키온을 해방하고 아크로코린토스를 기습한 이야기를 거쳐 스파르타의 클레오메네스 전쟁으로 넘어갑니다. 아라토스가 마케도니아의 안티고노스 도손을 불러들이는 대가로 아크로코린토스를 넘기는 대목, 클레오메네스가 메갈로폴리스를 약탈한 대목이 이어집니다. 56~63장은 역사 방법론의 핵심입니다. 필라르코스가 만티네이아의 비극을 연민을 자아내는 장면으로 꾸민 것을 폴리비오스는 비판하고, 비극과 역사의 목적이 다르다고 선언합니다. 마지막은 기원전 222년 셀라시아 전투와, 안티고노스가 승리 뒤 일리리아 침입 소식에 서둘러 귀국하다 혈관이 터져 죽는 운명의 장난입니다.
제3권: 한니발 전쟁의 원인, 알프스, 칸나이
3권은 저작의 설계도를 펼치는 서문으로 시작합니다. 유일한 목적은 알려진 세계 전체가 어떻게, 언제, 왜 로마의 지배 아래 들어갔는지를 보이는 것이며, 그 기간은 기원전 220년부터 마케도니아 왕국의 멸망(기원전 168년)까지의 53년이라고 밝힙니다. 4장에서는 계획을 늘려 기원전 146년까지 덧붙이겠다고 하며, 승패만으로는 부족하고 정복자가 이후 어떻게 통치했고 다른 민족들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까지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6~12장이 이 권의 방법론적 핵심입니다. 원인, 구실, 최초 행동을 구별하는 법을 알렉산드로스의 아시아 원정과 안티오코스 전쟁에 비추어 설명하고, 한니발 전쟁의 진짜 원인으로 하밀카르 바르카의 시칠리아 이후 분노, 용병전쟁 직후 로마가 사르데냐를 빼앗고 1,200탈란톤을 더 물린 일, 카르타고의 히스파니아에서의 성공을 듭니다. 한니발이 아홉 살 때 아버지가 제단에서 로마와 결코 친구가 되지 않겠다고 맹세시켰다는 일화는 한니발이 안티오코스 궁정에서 직접 말한 것으로 소개됩니다.
이어 사군툼 사태와 로마 사절의 최후통첩, 카르타고 원로원의 선택이 나옵니다. 폴리비오스는 로마와 카르타고 사이에 맺어진 여섯 개의 조약문을 카피톨리움의 청동판에서 옮겨 정리하고, 사군툼 파괴가 원인이라면 카르타고가 잘못이지만 사르데냐와 배상금이 원인이라면 카르타고에게 복수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양면 판정을 내립니다. 33~56장은 한니발의 원정입니다. 한니발은 에브로를 건너 피레네를 넘고, 론 강에서 현지인의 통나무배를 사들이고 우회 부대와 연기 신호로 협공하여 코끼리를 뗏목으로 건너게 합니다. 알프스 횡단은 15일이 걸렸고 전체 행군은 5개월이었으며, 이탈리아에 도착한 병력은 리비아인 1만 2천, 이베리아인 8천, 기병 6천 이하였다고 적습니다. 폴리비오스는 한니발이 길을 몰라 신이나 영웅이 인도했다고 쓴 역사가들을 비판하며 자신은 알프스 고개를 직접 넘어 보았다고 말합니다.
이탈리아에서의 첫 전투는 티키누스와 트레비아 강입니다. 한니발은 평평한 개울가에 동생 마고의 매복을 숨기고, 눈 내린 한겨울에 아침도 못 먹고 가슴까지 차는 강을 건넌 로마군을 포위해 무너뜨립니다. 기원전 217년의 트라시메누스 호반에서는 안개 낀 아침 언덕 위 매복으로 로마군 약 1만 5천을 호수와 계곡에 몰아넣어 플라미니우스가 전사합니다. 로마는 파비우스를 독재관으로 세워 소모전을 택하고, 한니발은 소 2,000마리의 뿔에 불을 붙여 능선으로 몰아 탈출합니다. 기원전 216년 칸나이에서는 새 집정관 아이밀리우스와 테렌티우스가 보병 약 8만으로 한니발의 보병 4만과 맞붙습니다. 한니발이 이베리아·켈트 병력을 초승달형으로 내밀자 로마 군단이 후퇴하는 중앙을 쫓아 들어가고, 양 날개의 리비아 병사와 하스드루발의 기병이 포위를 완성합니다. 로마 측 전사는 약 7만이었다고 합니다. 폴리비오스는 그럼에도 로마가 정체의 탁월함과 사려 깊은 판단 덕에 이탈리아를 되찾고 곧 세계의 주인이 되었다고 선언하며 6권의 정체론을 예고합니다.
제4권: 그리스의 사회전쟁
4권은 같은 시기(기원전 220~216년경) 그리스 쪽 사건입니다. 폴리비오스는 이 시기부터 쓰는 이유를 셋으로 듭니다. 아라토스의 역사가 끝나는 곳이라는 점, 자기 아버지와 자기 생애에 걸쳐 목격자나 목격자에게서 직접 들은 정보로 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마케도니아의 소년 필리포스, 시리아의 안티오코스, 이집트의 프톨레마이오스 필로파토르, 카르타고의 한니발까지 모든 정부가 한꺼번에 바뀐 때라는 점입니다. 사건은 아이톨리아의 약탈에서 시작합니다. 아라토스가 카피아이 평원 전투에서 지는 장면을 두고 폴리비오스는 아라토스가 음모와 기습에는 뛰어났으나 야전에서는 구상이 느리고 실행이 소심했다고 평하고, 펠로폰네소스에 그의 패전 기념비가 가득했다고 씁니다.
필리포스는 코린토스에서 회의를 열어 아이톨리아에 대한 전쟁을 결의하게 하고, 스파르타에서는 에포로스 학살과 리쿠르고스의 즉위(에포로스에게 1탈란톤씩을 준 일)가 이어집니다. 38~52장은 로도스와 비잔티온의 전쟁이라는 큰 여담입니다. 흑해 입구를 장악해 교역을 지배하지만 갈리아 왕에게 해마다 공물을 바쳐야 하는 비잔티온이 통행세를 물리자 로도스가 전쟁을 선포합니다. 폴리비오스는 이 대목에서 보스포로스의 해류와, 흑해가 퇴적물로 메워지리라는 이론을 길게 논증합니다. 이어 필리포스가 아이톨리아 도시들을 공략하고, 겨울에 펠로폰네소스를 기습하며 엘리스 땅을 휩쓰는 이야기, 궁정에서는 아펠레스가 아카이아를 테살리아처럼 예속시키려다 아라토스와 부딪히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마지막은 칭찬으로 이웃을 해치는 궁정 신하의 새 수법에 대한 논평입니다.
제5권: 테르모스 약탈, 라피아, 서쪽의 구름
5권은 기원전 218~216년의 사건입니다. 필리포스는 아카이아의 지원을 받아 아이톨리아의 성지 테르모스를 기습해 봉헌 무구 1만 5천여 점을 불태우고 신상 2천여 점을 부숩니다. 폴리비오스는 이를 정면으로 비판합니다. 적의 요새나 작물을 파괴하는 것은 전쟁의 법이지만, 적을 약하게 하지도 아군을 강하게 하지도 않는 신전 훼손은 광기라는 것입니다. 안티고노스 도손이 스파르타를 정복하고도 관대했던 일, 알렉산드로스가 테베를 부수고도 신전은 보호한 일이 비교됩니다. 궁정에서는 레온티오스, 메갈레아스, 아펠레스가 짜고 필리포스의 일을 망치다가 한 사람씩 처형되거나 자결합니다. 이 대목에서 폴리비오스는 궁정 신하를 장기판의 말에 비유합니다.
중간부(31~87장)는 아시아로 옮겨 안티오코스 3세와 프톨레마이오스 4세의 코일레시리아 전쟁을 서술합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향락에 빠져 국정을 방치하고, 스파르타의 망명왕 클레오메네스는 이집트에서 연금되었다가 탈출을 시도하고 실패해 동료들과 자결합니다. 시리아에서는 몰론의 반란이 진압되고, 라피아 전투(79~86장)에서 안티오코스가 우익의 승리에 취해 추격하다 중앙의 패배를 늦게 깨닫습니다. 소아시아에서는 아카이오스가 왕위를 칭하고, 페르가몬의 아탈로스가 도시들을 되찾습니다. 로도스 지진 뒤 각국 왕들이 로도스에 보낸 원조 이야기도 있습니다. 종반부에서 필리포스는 네메아 제전 중 로마가 트라시메누스에서 졌다는 소식을 듣고, 나우팍토스에서 아이톨리아와 화약을 맺습니다. 이 자리에서 아이톨리아의 아게라오스가 서쪽에서 모여드는 구름이 그리스를 덮치기 전에 화평하자고 연설하며, 폴리비오스는 이때부터 그리스, 이탈리아, 리비아의 사건이 하나로 얽혔다고 선언합니다.
제6권: 로마 정체론
6권은 서사를 멈추고 로마의 정체를 해부합니다. 폴리비오스는 정체의 진가가 평온기가 아니라 성공이나 몰락의 순간에 드러나므로 칸나이의 파국을 계기로 삼는다고 합니다. 먼저 왕정, 귀족정, 민주정 세 가지만 꼽는 통념을 비판하고, 그 타락형인 폭군정, 과두정, 중우정까지 여섯 형태를 가릅니다. 정체 순환론(5~9장)은 홍수나 역병으로 인류가 거의 사라진 뒤 가장 힘센 자를 따르는 상태에서 시작해, 왕정, 폭군정, 귀족정, 과두정, 민주정, 중우정을 거쳐 다시 한 명의 지배자를 찾는 흐름을 그립니다. 최선은 세 요소를 섞은 정체이고, 스파르타의 리쿠르고스가 이를 이론으로 만들었다면 로마는 많은 투쟁과 재난에서 배워 같은 결과에 이르렀다는 주장입니다.
이어 칸나이 무렵의 로마를 집정관(군주정적), 원로원(귀족정적), 민회(민주정적)의 균형으로 설명합니다. 집정관은 보급과 후임, 개선식을 원로원에 의존하고, 원로원은 호민관의 거부권과 민회의 승인을 의식하며, 민중은 감찰관의 공공 계약과 원로원 출신 재판관 때문에 원로원에 매여 있습니다. 이 세 힘의 얽힘 때문에 외적 위기에는 놀라운 단결력이 나온다고 합니다. 이어 군제를 자세히 서술합니다. 4개 군단의 편성, 벨리테스, 하스타티, 프린키페스, 트리아리이의 구분과 무장, 규격화된 진영, 암호판 제도, 곤봉형과 십분의 일 처형, 서훈 제도가 나옵니다. 43~56장은 크레타, 스파르타, 카르타고, 아테네, 테베와의 비교이고, 귀족 장례의 가면 행렬과 추도 연설, 신에 대한 경외가 로마를 묶어 준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57장은 정체도 자연의 법칙대로 쇠퇴하며 번영이 사치와 관직 경쟁을 낳아 중우정으로 이어진다고 예견합니다. 마지막은 칸나이 포로 8,000명의 몸값을 거절한 원로원 일화입니다.
제7~8권: 시라쿠사와 필리포스의 변모
7권과 8권은 발췌본입니다. 7권에서는 카푸아와 페텔리아가 대비됩니다. 카푸아는 사치에 빠져 한니발을 불러들이고 로마에 가혹하게 처벌받았지만, 페텔리아는 11개월 포위 속에서 가죽과 나무껍질까지 먹으며 버텼습니다. 시라쿠사의 소년 왕 히에로니무스가 한니발과 손잡고 로마와 틀어지는 과정, 필리포스와 한니발의 조약문, 안티오코스 3세의 사르디스 공략이 나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필리포스의 변모입니다. 메세네의 아크로폴리스를 속임수로 차지하려던 필리포스에게 파로스의 데메트리오스가 '소의 두 뿔'을 쥐라고 부추겼고, 아라토스는 신의를 해치지 말라고 말립니다. 폴리비오스는 이 사건을 필리포스가 모두의 귀염둥이에서 잔혹한 폭군으로 변하는 출발점으로 봅니다.
8권은 시라쿠사 공방전(기원전 213~212년경)이 중심입니다. 마르켈루스가 해상에서 쓴 공성 장치를 아르키메데스의 투석기, 전갈포, 거대한 갈고리가 무력화하고, 로마군은 8개월 봉쇄로 전환합니다. 폴리비오스는 한 사람의 지력이 어떤 군세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고 평합니다. 또 테오폼포스가 필리포스 2세를 두고 모순된 서술을 한 점을 비판하고, 아카이오스가 크레타인의 배신으로 붙잡혀 처형되는 장면, 한니발이 사냥한 멧돼지를 미끼로 한 필레메노스의 계략으로 타렌툼을 장악하는 장면이 이어집니다.
제9~11권: 한니발론과 스키피오
9권의 서두에서 폴리비오스는 자기 역사가 엄격한 성격이라 한 부류의 독자에게만 맞는다고 인정합니다. 계보나 건국 신화 같은 폭넓은 주제를 택하지 않고 정치와 행위의 역사 한 갈래에만 매달린다는 것입니다. 본문은 기원전 211년, 한니발이 카푸아를 포위한 로마군을 떼어 내려 로마에서 40스타디온 거리까지 접근하는 대목입니다. 폴리비오스는 시라쿠사의 약탈품을 로마로 옮긴 일을 비판하고, 장군술 강의(때와 장소, 비밀, 신호)를 하며, 한니발에 대한 상반된 평판(로마에서는 잔혹, 카르타고에서는 탐욕)이 어디서 왔는지를 설명합니다. 로마와 카르타고의 모든 득실의 원인은 한 사람, 한 정신, 곧 한니발이었다고 그는 씁니다.
10권은 스키피오(대 아프리카누스)가 27세에 신카르타고를 함락하는 이야기입니다. 폴리비오스는 스키피오가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통설을 반박하고, 겨울 동안 어부들에게서 석호가 썰물 때 얕아진다는 정보를 얻은 면밀한 준비를 보입니다. 정면 공격으로 시선을 끈 사이 500명이 석호를 건너 성벽을 올랐습니다. 이어 필로포이멘이 아카이아의 기병을 개혁하는 이야기와 불 신호법이 나옵니다. 11권은 기원전 207년 메타우루스 전투에서 하스드루발이 패사하는 장면과, 기원전 206년 일리파에서 스키피오가 평소 배치를 뒤집어 이기는 전투, 수쿠로의 반란 진압입니다. 일리파는 이베리아인을 중앙에 놓고 로마군을 양 날개에 둔 뒤 아침도 못 먹은 적을 끌어내 측면을 친 것입니다.
제12~16권: 티마이오스 비판, 자마, 필리포스의 몰락
12권은 거의 전부가 시칠리아 출신 역사가 티마이오스에 대한 비판입니다. 폴리비오스는 리비아가 온통 모래땅이라는 티마이오스의 말을 반박하고, 로크리의 식민 기원 논쟁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명이 더 진실에 가깝다고 합니다. 오류는 무지에서 나온 것과 고의적인 것으로 나뉘며, 후자는 가차 없이 비판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소스 전투를 병력 수와 전선 폭으로 계산해 반박하고, 티마이오스가 아테네에서 50년을 서재에서만 보냈다고 비판하며, 행동하는 사람이 역사를 쓰기 전에는 제대로 된 역사가 없다는 선언으로 이어집니다. 13권은 짧은 단편으로, 아이톨리아의 혁명, 필리포스의 배신 정책, 스파르타 참주 나비스의 만행과 '진실은 위대한 여신'이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14권은 기원전 203년 스키피오가 시팍스와의 평화 협상을 미끼로 삼아 한밤에 누미디아 진영에 불을 놓는 야습을 서술합니다. 불을 보고 구경하러 무장 없이 나온 카르타고 병사들이 당했다고 하며, 폴리비오스는 이를 스키피오의 모든 업적 중 가장 눈부시고 대담한 것이라 평합니다. 15권은 기원전 202년 자마입니다. 한니발이 스키피오와 회견하며 운이 변덕스럽다고 호소하지만 스키피오는 무조건 항복하든가 싸워 이기라고 응수합니다. 전투는 코끼리 통로를 열어 둔 스키피오의 배치와, 돌아온 기병이 한니발의 후방을 친 일로 갈립니다. 카르타고는 전함 10척만 남기고 50년간 매년 200탈란톤을 내는 조건으로 강화합니다. 이 권에는 알렉산드리아에서 아가토클레스가 군중에게 맞아 죽는 장면도 있습니다. 16권은 필리포스의 키오스 해전, 로도스 역사가 제노에 대한 비판, 아비도스 공방전입니다. 아비도스 시민들은 항복하느니 처자와 함께 죽기를 택했고, 필리포스가 사흘의 유예를 주자 가족 단위로 자결합니다.
제18~23권: 필리포스와의 전쟁과 안티오코스
18권은 비교적 온전합니다. 기원전 198~197년 겨울 로크리스의 니카이아에서 필리포스와 플라미니누스가 회담하고, 필리포스는 배에서 내리지 않은 채 해안의 플라미니누스와 말을 주고받습니다. 플라미니누스가 친구들을 다 죽였으니 혼자일 수밖에 없다고 비꼬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어 폴리비오스는 배신자론을 펼쳐, 시국의 필요에 따라 동맹을 바꾼 이는 배신자가 아니라고 구별합니다. 기원전 197년 키노스케팔라이에서는 안개와 폭우 속에 언덕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위치를 모른 채 행군하다 만난 양군이 싸우고, 이름 없는 군단 지휘관 한 명이 약 20개 중대를 빼내 팔랑크스의 뒤를 친 것이 승패를 갈랐습니다. 로마 전사자는 700명, 마케도니아 전사자는 8,000명입니다. 28~32장은 팔랑크스와 로마 군단의 비교입니다. 팔랑크스는 평탄한 지형과 정해진 시간에서만 힘을 쓰고 흐트러지면 약점이 드러나지만, 로마 보병은 어떤 단위로든 싸울 수 있다고 결론짓습니다. 이후 이스트미아 제전에서 그리스 도시들의 자유가 선포되자 군중이 환호하고 플라미니누스가 압사당할 뻔한 일, 안티오코스와 로마 사절의 만남이 이어집니다.
19권은 사실상 결본입니다. 20권은 안티오코스 전쟁 초기의 단편으로, 보이오티아의 쇠퇴를 도덕적 퇴폐 탓으로 진단하고, 아이톨리아가 로마의 신의(fides)에 맡기겠다는 말이 로마에서는 무조건 항복을 뜻함을 몰랐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21권은 안티오코스 전쟁의 종결입니다. 푸블리우스 스키피오가 안티오코스에게 로마와 싸우느니 무엇이든 양보하라고 충고하고, 에우메네스와 로도스 사절이 원로원에서 소아시아의 분배를 놓고 다툽니다. 암브라키아 포위, 아시아의 갈리아인 토벌, 겁탈당한 포로 키오마라의 복수 일화, 아파메이아 조약이 이어집니다. 22권은 제3차 마케도니아 전쟁의 원인을 구실이 아니라 필리포스의 구상에서 찾습니다. 23권은 필리포스가 아들 데메트리오스를 둘러싼 위조 편지에 속아 그를 처형하는 일의 전조를 전합니다. 필로포이멘의 죽음, 한니발의 평,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의 재판 일화가 이어집니다.
제24~30권: 로마의 그늘이 짙어지다
이 일곱 권은 모두 발췌로만 전해집니다. 24권은 기원전 180년경 아카이아가 로마의 편지를 법 위에 둘 것인가를 놓고 갈라지는 장면입니다. 리코르타스는 법과 서약 석판을 지키자고 했고, 칼리크라테스는 로마에 가서 정적을 고발했습니다. 폴리비오스는 이때 원로원이 처음으로 자국 편을 드는 자를 높이고 애국적인 자를 누르는 정책을 택했다고 판단합니다. 필로포이멘과 아리스타이노스의 비교에서 필로포이멘은 복종해야 할 날을 가능한 한 늦추겠다고 맞섭니다. 25권은 파르나케스와의 강화 조약, 즉위 초기 페르세우스의 모습을 전합니다. 26권은 안티오코스 에피파네스의 기행을 스케치하고, 27권은 기원전 171년 칼키스의 로마 위원들이 보이오티아 연맹을 해체하는 장면과 로도스의 분열을 다룹니다.
28~30권은 제3차 마케도니아 전쟁입니다. 28권에서 폴리비오스는 기병대장이 되고, 로마 편에 설 것인가 중립을 지킬 것인가를 둘러싼 아카이아의 토론이 있습니다. 29권은 피드나 전투를 향한 흐름입니다. 에우메네스와 페르세우스의 비밀 흥정을 두고 폴리비오스는 가장 부정직한 왕과 가장 탐욕스러운 왕의 대결이라고 풍자하고, 파울루스가 마케도니아 방진만큼 무서운 것을 본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는 증언과, 포필리우스 라이나스가 안티오코스 둘레에 지팡이로 원을 그어 그 안에서 대답하게 한 유명한 장면이 나옵니다. 30권은 피드나 이후의 후폭풍입니다. 로도스 사절이 상복을 입고 전쟁을 면하고, 비티니아의 프루시아스가 해방노예 차림으로 로마 사절을 맞으며, 원로원은 어떤 왕도 로마에 와서는 안 된다는 결의로 에우메네스를 브룬디시움에서 돌려보냅니다.
제31~39권: 스키피오와의 우정, 카르타고와 코린토스의 최후
31권은 로마에 볼모로 있던 셀레우코스의 아들 데메트리오스가 폴리비오스의 조언으로 탈출하는 이야기입니다. 폴리비오스는 같은 돌에 두 번 걸려 넘어지지 말라고 충고하고, 연회 중에 서판을 보내 탈출을 재촉합니다. 32권은 가장 개인적인 대목입니다. 파울루스가 막대한 재물을 다루고도 아내의 지참금을 갚으려 부동산까지 팔아야 할 만큼 적게 남겼다는 이야기, 열여덟 살 스키피오가 책을 빌려 준 대화로 시작해 폴리비오스에게 속내를 터놓은 우정의 기원이 서술됩니다. 33권은 로도스 장군의 무능, 프루시아스와 아탈로스의 전쟁, 가짜 왕자 알렉산드로스 발라스를 다룹니다. 34권은 역사서가 아니라 지리 논고의 조각으로, 호메로스를 변호하고 피테아스를 비판합니다. 35권은 켈티베리아 '불의 전쟁'과 아카이아 억류자 석방 논쟁입니다. 카토가 늙은 그리스인들을 이탈리아 장의사가 묻을지 아카이아 장의사가 묻을지 논쟁하는 것이냐고 비꼬는 장면이 있습니다.
36권은 제3차 포에니 전쟁의 시작입니다. 우티카가 먼저 로마에 항복하자 카르타고는 무조건 항복을 제의하고, 집정관들이 우티카에 상륙해 20만 벌이 넘는 무구와 투석기 2,000대를 넘겨받은 뒤 도시를 바다에서 10마일 떨어진 곳으로 옮기라고 명령하자 카르타고인은 격분합니다. 37권은 카르타고 멸망에 대한 그리스 여론, 인구 감소의 원인 분석, 마시니사에 대한 찬사입니다. 38권은 하스드루발과 굴루사의 회담, 카르타고와 그리스의 몰락 비교, 아카이아 동맹의 파국을 서술합니다. 39권은 기원전 146년 카르타고 함락으로, 하스드루발이 무릎을 꿇고 목숨을 구걸하자 스키피오가 포르투나를 보라고 말하고, 불타는 도시를 보며 눈물 흘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어 코린토스의 약탈, 폴리비오스가 그리스의 새 헌법을 정착시킨 일, 그리고 자신의 계획을 회고하다 문장이 끊긴 채 책이 끝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하나로 이어진 세계
폴리비오스의 가장 큰 발상은 기원전 220년경부터 세계사가 갈라진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하나의 전체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1권에서 그는 이렇게 씁니다.
from this time forth History becomes a connected whole
이때부터 역사는 하나로 이어진 전체가 된다.
그 원인을 그는 튀케(운)의 작용으로 설명합니다.
Fortune made almost all the affairs of the world incline in one direction
운이 세상사 거의 전부를 한 방향으로 기울게 했다.
5권 끝에서 아이톨리아의 아게라오스가 서쪽에서 모여드는 구름을 말할 때, 폴리비오스는 그리스, 이탈리아, 리비아의 일이 처음으로 하나가 되었다고 선언합니다. 이 관점이 그가 개별 전쟁사만 쓰는 이웃 역사가들을 비판하는 근거입니다.
2. 진실 없는 역사는 쓸모없다
폴리비오스는 역사가의 첫째 의무를 진실로 둡니다. 1권에서 그는 편파적인 필리누스와 파비우스를 비판하며 역사가는 친구를 비판하고 적을 칭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13권에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Truth should be a most mighty goddess among men
진실은 인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여신이어야 한다.
12권에서는 오류를 둘로 나눕니다.
there were two sorts of falsehoods, the ignorant and the intentional
거짓에는 두 가지가 있다. 무지에서 나온 것과 고의적인 것이다.
또 한쪽의 좋은 면을 빼고 나쁜 면만 쓰는 침묵도 거짓이라고 말합니다.
such silence is as mendacious as misstatement
그런 침묵은 잘못된 진술만큼 거짓이다.
38권에서는 그리스의 잘못을 가리려는 이들이 자신을 악의적이라 비난해도 진실보다 앞세울 것은 없다고 선언합니다.
3. 원인, 구실, 시작
3권은 폴리비오스 방법론의 핵심입니다. 그는 의사의 비유로 시작합니다.
who does not know the causes of their ailments
병의 원인을 모르는 (의사는 환자를 도울 수 없다).
그가 보기에 사군툼 포위나 에브로 강 도하는 한니발 전쟁의 시작일 뿐 원인이 아닙니다. 원인은 행동 이전의 동기와 판단입니다. 알렉산드로스의 아시아 원정에서는 원인이 크세노폰의 1만 명 퇴각이 드러낸 페르시아의 허약함이고 구실이 그리스에 대한 보복이며 시작이 도강입니다. 22권에서 그는 같은 구별을 다시 강조합니다.
the distinction between a pretext and a cause
구실과 원인의 구별.
한니발 전쟁의 진짜 원인으로는 하밀카르의 분노, 사르데냐 강탈과 추가 배상, 카르타고의 히스파니아에서의 성공을 듭니다.
4. 운과 인간
폴리비오스에게 운(튀케)은 설명되지 않는 것을 덮는 말이 아닙니다. 원인을 알 수 있는 일은 운으로 돌리지 말라고 하면서도, 인간이 계산을 뒤엎는 사건에 늘 열려 있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레굴루스의 몰락 뒤 그는 이렇게 씁니다.
no one should feel too confident of the favours of Fortune
누구도 운의 호의를 지나치게 믿어서는 안 된다.
자마 전투 직전 한니발은 스키피오에게 이렇게 호소합니다.
Fortune is the most fickle thing in the world
운은 세상에서 가장 변덕스러운 것이다.
그리고 39권에서 같은 말을 이번에는 승자 스키피오가 합니다. 하스드루발이 목숨을 구걸하는 모습을 보며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See what Fortune is, gentlemen!
운이란 어떤 것인지 보시오, 여러분!
한 권에서 한니발의 입으로, 다른 권에서 스키피오의 입으로 같은 교훈을 반복하는 것이 이 책의 구성 방식입니다.
5. 알프스를 직접 넘어 본 역사가
3권에서 한니발이 알프스를 넘는 대목은 이 책에서 가장 유명한 행군 서술입니다. 폴리비오스는 한니발이 길을 몰라 신이나 영웅의 인도를 받았다고 쓴 역사가들을 비판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an absurd beginning could only have an absurd ending
터무니없는 시작은 터무니없는 끝밖에 맺지 못한다.
그리고 자신은 현지인을 취재하고 고개를 직접 넘었다고 밝힙니다.
gone over the Alpine pass myself, in order to inform myself of the truth
진실을 알려고 내가 직접 알프스 고개를 넘었다.
12권의 티마이오스 비판에서 서재에서만 쓴 역사를 꾸짖는 이유가 여기서 이해됩니다. 그는 현장 조사에는 큰 수고와 비용이 든다고도 말합니다.
6. 칸나이의 교훈
기원전 216년 칸나이는 3권의 절정입니다. 폴리비오스는 한니발의 포위 전술을 병력 수와 배치까지 정리하지만, 로마인에 대한 평가를 더 강조합니다. 트레비아에서 크게 진 뒤의 로마인을 그는 이렇게 평합니다.
most formidable, collectively and individually, when they have real reason for alarm
진짜로 위기를 느낄 때 집단으로나 개인으로나 가장 무서운 이들이다.
칸나이에서 그가 군사적 교훈으로 끌어낸 것은 기병입니다.
better to have half the number of infantry, and the superiority in cavalry
보병은 절반이라도 기병에서 우세한 편이 낫다.
로마는 야전에서 졌지만 정체의 탁월함으로 이탈리아를 되찾았다는 선언이 이 권의 마지막이고, 6권은 바로 그 정체를 설명하는 책입니다.
7. 정체의 순환과 혼합
6권의 순환론은 모든 정체에 내재한 병을 말합니다.
just as rust is the natural dissolvent of iron
녹이 쇠를 자연스럽게 먹어 들어가듯이.
민주정이 부패하면 중우정이 되고, 그 끝에서 군중은 다시 주인을 찾습니다.
it has once more found a master and a despot
(중우정은) 다시 한번 주인과 독재자를 찾아낸다.
로마가 이 순환을 늦춘 비결은 집정관, 원로원, 민회가 서로 견제하는 구조에 있었습니다. 민중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the people is the sole fountain of honour and of punishment
민중이 명예와 처벌의 유일한 원천이다.
그리고 정체가 쇠퇴할 때의 마지막 모습을 이렇게 예견합니다.
it will become that worst of all governments, mob-rule
그것은 모든 정체 중 최악인 중우정이 될 것이다.
그는 또 신에 대한 경외심이 로마를 묶는 힘이라고 봅니다. 정체론이 책 전체의 중심에 놓인 이유는 서문에서 말한 대로 로마의 성공이 어떤 정체 아래 가능했는가를 묻기 때문입니다.
8. 팔랑크스와 군단
18권에서 키노스케팔라이 전투 뒤 폴리비오스는 로마가 이기는 이유를 운이 아니라 원인에서 찾겠다고 선언합니다.
that we may not put it all down to Fortune
모든 것을 운 탓으로 돌리지 않기 위해서.
그는 사리사의 길이와 간격으로 팔랑크스가 정면에서는 막기 힘들다고 인정하지만, 팔랑크스에는 약점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the Macedonian phalanx is difficult, and sometimes impossible to handle
마케도니아의 팔랑크스는 다루기 어렵고 때로는 불가능하다.
평탄한 지형과 정해진 시간이라는 조건이 맞아야만 힘을 쓰고, 대형이 흐트러지면 무너진다는 것입니다. 로마 보병은 개인, 소대, 본대 어느 단위로도 싸울 수 있다고 결론짓습니다. 피드나에서 파울루스가 마케도니아 방진만큼 무서운 것을 본 적이 없다고 고백하는 29권의 대목과 함께 읽으면, 폴리비오스가 상대의 강점을 숨기지 않으면서 로마의 우위를 논증하는 방식을 알 수 있습니다.
9. 비극이 아닌 역사
2권에서 필라르코스를 비판하며 폴리비오스는 역사와 비극의 차이를 밝힙니다.
the purposes of history and of the drama are not the same
역사의 목적과 연극의 목적은 같지 않다.
비극은 독자를 놀라게 하고 연민을 자아내려 하지만, 역사는 실제로 말하고 행해진 것을 기록하고 원인을 밝혀 교훈을 주는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12권에서는 티마이오스 같은 서재 역사가를 이렇게 비판합니다.
tracing causes is difficult, while stringing words together in books is easy
원인을 추적하는 일은 어렵지만, 책에 말을 엮는 일은 쉽다.
15권에서 아가토클레스의 몰락을 서술할 때도 같은 원칙을 지킵니다. 파국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은 역사보다 비극에 어울린다는 이유로 서술을 줄입니다.
10. 사람을 보는 눈: 아라토스와 필리포스
폴리비오스의 인물평은 한 인물의 여러 면을 함께 봅니다. 4권에서 아라토스를 그는 이렇게 평합니다.
slow in conception and timid in execution
구상은 느리고 실행은 소심했다.
그러면서 사람의 정신은 몸처럼 여러 면이 있어 같은 사람이 영리하면서 둔할 수 있다고 일반화합니다. 필리포스 5세는 7권에서 변합니다.
from a king into a savage tyrant
왕에서 사나운 폭군으로.
그는 이 변화의 원인을 필리포스 자신의 천성보다 곁에 둔 친구들에게서 찾습니다.
the choice by youthful sovereigns of the friends who are to surround them
젊은 군주가 곁에 둘 친구를 고르는 일.
5권에서 테르모스 약탈의 책임을 젊은 왕보다 데메트리오스에게 돌렸던 이유가 7권에서 완성되는 셈입니다.
11. 신카르타고와 스키피오
10권에서 폴리비오스는 스키피오가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통설을 반박합니다. 운에 대한 칭찬과 행동에 대한 칭찬을 구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the former may be assigned to any one however commonplace
앞의 것(운에 대한 공)은 아무리 평범한 사람에게도 돌릴 수 있다.
신카르타고를 함락한 뒤 스키피오는 포로로 잡힌 여인들에게 이렇게 약속합니다.
he would watch over them as he would over his own sisters and daughters
자기 누이와 딸을 돌보듯 그들을 돌보겠다.
도시를 '전쟁 공방'이라 부른 크세노폰식 표현도 같은 권에 나옵니다. 10권의 스키피오는 대 스키피오(아프리카누스)이고, 폴리비오스의 친구는 32권에 나오는 젊은 스키피오입니다. 두 사람을 이어 읽으면 폴리비오스가 이 집안을 어떻게 기록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12. 한니발과 스키피오의 회견
15권의 자마 회견은 이 책의 감정적 정점입니다. 한니발은 칸나이의 승자였던 자신을 내세워 호소합니다.
Look at me! I am that Hannibal who, after the battle of Cannae
나를 보시오! 나는 칸나이 전투 뒤에 이탈리아 거의 전부의 주인이 된 바로 그 한니발이오.
스키피오는 시칠리아와 이베리아 전쟁의 침략자는 카르타고였다고 반박하며 무조건 항복하든가 싸워 이기라고 응수합니다. 전투 전 연설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one of two things, to conquer or to die
둘 가운데 하나, 이기거나 죽는 것이다.
폴리비오스는 이 전투를 모든 것이 걸린, 세계의 지배를 로마에 준 싸움이라 부릅니다. 그러면서도 한니발을 장군으로서 흠잡을 데 없는 사람으로 기록합니다.
13. 아카이아와 로마 사이
24권 이후에서 폴리비오스는 자기 조국이 로마의 힘 앞에서 겪는 일을 직접 기록합니다. 로마 원로원이 로마 편을 드는 사람만 높이게 된 결과를 그는 이렇게 적습니다.
the Senate had abundance of flatterers, but a great scarcity of genuine friends
원로원에는 아첨꾼이 넘쳤으나 진정한 친구는 몹시 드물었다.
필로포이멘과 아리스타이노스는 로마에 대한 두 정책을 대표합니다. 아리스타이노스는 창과 전령의 지팡이를 함께 들 수 없다며 명예와 실리 중 가능한 쪽을 택하자고 합니다. 필로포이멘은 그리스가 언젠가 무조건 복종해야 할 날이 오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날이 가능한 한 빨리 오기를 바라느냐 늦게 오기를 바라느냐고 되묻고 이렇게 답합니다.
Surely as late as possible!
물론 가능한 한 늦게!
31권에서는 로마가 남의 실수를 이용해 제국을 키우는 방식도 분석합니다.
under the guise of granting favours and benefiting those who commit the errors
실수를 저지른 이들에게 은혜를 베푸는 모양새로.
폴리비오스는 로마를 칭송하는 동시에 그 방식을 냉정하게 해부합니다. 그가 로마 독자를 의식해 거짓을 쓸 수 없다고 말한 32권의 대목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14. 카르타고의 불길과 코린토스의 그림
36권에서 카르타고가 항복하는 장면에서 폴리비오스는 항복이 무엇을 뜻하는지 다시 일깨웁니다.
Those who thus surrender themselves to the Roman authority, surrender all territory
이렇게 로마의 권위에 몸을 맡기는 이들은 모든 영토를 넘기는 것이다.
39권의 카르타고 함락에서 불타는 도시를 보던 스키피오는 눈물을 흘리며 호메로스의 구절을 읊고, 폴리비오스가 묻자 이렇게 답합니다.
give the same order about my own native city
내 조국에 대해서도 같은 명령을 내릴 날이 올까 두렵다.
코린토스가 무너진 뒤의 장면은 더 건조합니다.
pictures thrown on the ground and soldiers playing dice on them
바닥에 내던져진 그림들과 그 위에서 주사위를 놀리는 병사들.
폴리비오스는 이를 직접 보았다고 증언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19장에서 포르투나가 인간을 질투하는 줄을 너무나 잘 안다고 말하며, 앞날의 안녕을 신들에게 빕니다. 책은 자신의 계획을 회고하다 문장이 끊긴 채 끝납니다.
15. 이 책을 읽는 방법
『역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보다 관심에 따라 골라 읽기에 적합합니다. 1~3권은 제1차 포에니 전쟁에서 칸나이까지의 완결된 서사이고, 3권의 서문과 6~12장을 읽으면 폴리비오스가 무엇을 쓰려는지 알 수 있습니다. 6권은 로마 정체론으로 따로 읽을 가치가 있고, 12권은 역사 방법론에 관심 있는 이에게 맞습니다. 15권의 자마, 31~32권의 스키피오와의 우정, 36~39권의 카르타고와 코린토스의 최후는 후반부의 핵심입니다. 발췌본이라 장 번호가 건너뛰고 서술이 끊기는 곳이 많습니다. 하지만 폴리비오스는 사건만이 아니라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계속 묻는 사람이어서, 남은 조각들에서도 그 질문이 일관되게 이어집니다.
이 글과 이어 읽을 책은 역사,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아나바시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다른 고전의 한 권 요점은 ReadGem 블로그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