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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Gem · 한 권 요점

1840~1849년 발표 작품 수록

The Works of Edgar Allan Poe, Volume 2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집 2권

파리의 탐정과 소용돌이의 어부, 산 채로 묻힌 사람과 가면무도회의 죽음까지, 이성과 광기의 경계를 오가는 스물두 편의 이야기와 주석

It was the beating of the old man’s heart.

그것은 노인의 심장 뛰는 소리였다.

Darkness and Decay and the Red Death held illimitable dominion over all.

어둠과 쇠락과 붉은 죽음이 모든 것 위에 끝없는 지배권을 쥐었다.

한눈에 보기

파리의 뒤팽이 장관의 명함꽂이에서 도난당한 편지를 찾아내는 「도난당한 편지」로 문을 열고, 셰헤라자데의 천두 번째 밤, 소용돌이에서 살아 돌아온 어부, 납에서 금을 만든다는 사기극 같은 기사가 뒤를 잇는다. 이어 최면 속의 죽음, 아내와 고양이를 둘러싼 범죄, 무너지는 어셔 저택, 붉은 죽음의 가면무도회와 지하 묘실의 복수가 나오고, 심술의 충동, 요정의 섬, 종교재판소의 감방과 산 채로 묻힐 공포가 계속된다. 끝에는 풍경 정원의 꿈, 분신과 마주친 윌리엄 윌슨, 노인의 심장 소리, 치아에 사로잡힌 에가이오스, 두 번 사랑한 사내의 엘레오노라, 그리고 공상을 받치는 주석이 놓인다. 열일곱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한 권 요점

The Works of Edgar Allan Poe, Volume 2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집 2권』은 미국 작가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과 산문 스물두 편에 제2권 주석을 모은 책입니다. 포는 1809년에 태어나 1849년에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여기 실린 작품은 대부분 그가 활동한 1830년대 후반부터 1840년대에 발표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록 순서는 「도난당한 편지」, 「셰헤라자데의 천두 번째 이야기」, 「소용돌이 속으로의 하강」, 「폰 켐펠렌과 그의 발견」, 「최면 계시」, 「발데마르 씨 사건의 사실관계」, 「검은 고양이」, 「어셔 가문의 몰락」, 「침묵—우화」, 「붉은 죽음의 가면극」, 「아몬틸라도의 술통」, 「심술의 악마」, 「요정의 섬」, 「밀회」, 「구덩이와 진자」, 「조기 매장」, 「아른하임의 영역」, 「랜도어의 오두막」, 「윌리엄 윌슨」, 「고자질하는 심장」, 「베레니스」, 「엘레오노라」, 그리고 주석입니다. 추리, 공포, 풍자, 환상, 풍경 산문이 한 권에 섞여 있지만 줄기는 하나로 읽힙니다. 인간의 마음이 이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얼마나 쉽게 어긋나는지, 그리고 그 어긋남을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얼마나 그럴듯하게 설득하는지가 이 책의 중심입니다.

줄거리

「도난당한 편지」: 숨기지 않은 편지

바람 부는 가을밤 파리, 화자는 친구 C. 오귀스트 뒤팽의 서재에서 해포석 파이프를 피우고 있습니다. 경찰서장 G가 찾아와 왕궁에서 도난당한 극비 서한을 D 장관이 가졌음이 분명한데도 석 달 동안 밤샘 수색을 하고도 찾지 못했다고 털어놓습니다. 한 달 뒤 포상금이 오르자 뒤팽은 5만 프랑 수표를 받고 편지를 내줍니다. 그는 짝홀 게임을 하는 소년의 비유로 경찰이 자기 기준으로만 숨긴 곳을 찾는다고 설명합니다. 시인이자 수학자인 장관은 편지를 숨기지 않고 명함꽂이에 낡은 편지처럼 걸어 두었고, 뒤팽은 소동을 틈타 모조품과 바꿔치기했습니다. 그는 복제본에 크레비용의 시구를 적어 두었다고 밝힙니다.

「셰헤라자데의 천두 번째 이야기」: 마지막 밤의 신드바드

화자는 희귀한 동방 문헌에서 셰헤라자데의 결말이 알려진 것과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익살스럽게 시작합니다. 천일야화대로 그녀는 이야기로 처형을 미뤄 왕의 맹세를 풀지만, 천두 번째 밤에 누이에게 신밧드의 못다 한 모험을 들려주겠다고 하고 왕의 코골이를 꼬집어 깨웁니다. 신밧드는 증기선과 승객들을 바다 괴물과 벌레 같은 인간으로 묘사하고, 기차와 전신과 계산기 같은 19세기 발명품을 마법인 양 늘어놓습니다. 왕은 믿지 못하다가 낙타 같은 여인들 대목에서 분노해, 그녀를 교살하라고 명합니다.

「소용돌이 속으로의 하강」: 통을 붙든 어부

노르웨이 로포덴의 헬세겐 산 절벽 위에서 늙은 어부가 화자에게 소용돌이를 보여 주며 삼 년 전 일을 들려줍니다. 7월 10일 허리케인 속에서 그는 두 형제와 함께 고기잡이를 마치고 돌아오다가 조수가 잠잠해지는 시각을 놓쳤습니다. 돛대가 부러지며 막내 동생이 사라졌고, 배는 거대한 깔때기 소용돌이로 끌려 들어갑니다. 공포가 호기심으로 바뀐 그는 둥근 통과 원통형 파편이 천천히 가라앉는 것을 관찰해 통에 몸을 묶고 뛰어듭니다. 겁에 질려 뱃고리를 놓지 않던 형은 배와 함께 삼켜지고, 그는 살아남았으나 머리가 하얗게 세었습니다.

「폰 켐펠렌과 그의 발견」: 납이 금이 되는 기사

화자는 과학자가 아니라 한 사람의 지인으로서 폰 켐펠렌에 관해 몇 마디 하겠다며, 그의 발견이 예견되지 않은 것이 아니라 험프리 데이비의 일기에 이미 단서가 있다고 논합니다. 켐펠렌은 뉴욕주 유티카 태생의 붙임성 있는 사람으로 소개됩니다. 브레멘에서 위조 혐의로 체포되었을 때 경찰은 다락방 실험실에서 납이 녹은 도가니와 낡은 놋쇠로 보이는 조각이 가득한 가방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순금이었습니다. 화자는 이 발견으로 금값이 폭락할 것이라 짐작하고, 유럽에서는 이미 납값이 오르고 있다고 끝맺습니다. 진짜 기사처럼 쓰인 사기극 형식의 글입니다.

「최면 계시」: 죽음 직전의 대화

화자 P.는 최면술의 사실성을 길게 변론하지 않고, 최면 중인 환자와 나눈 대화를 그대로 적겠다고 밝힙니다. 폐병을 앓던 밴커크는 영혼 불멸을 믿지 못하던 자신이 최면 상태에서는 확신에 가까워진다며 질문을 청합니다. 최면에 든 그는 신이 입자 없는 물질이며 정신과 물질의 구분은 말일 뿐이라고 설명합니다. 인간은 애벌레에서 나비로 가듯 현세의 몸을 벗고 궁극의 몸을 얻으며, 고통은 천국의 지복을 위한 바탕이라고 말합니다. 대화가 끝나자 그는 미소 지으며 숨을 거두고 시신은 곧 돌처럼 굳습니다.

「발데마르 씨 사건의 사실관계」: 죽은 자의 목소리

화자는 죽음 직전의 사람에게 최면을 걸면 죽음을 늦출 수 있는지 시험하려고, 폐결핵으로 임종을 앞둔 친구 발데마르를 실험 대상으로 삼습니다. 의사 둘과 의대생 L의 입회 아래 최면이 걸리고, 발데마르는 맥박도 없이 숨만 붙은 채 잠들어 있습니다. 깨어나라는 물음에 그는 자고 있다, 죽어간다고 답하다가 어느 순간 혀만 떨며 "나는 죽었다"고 말합니다. 일곱 달 동안 그 상태가 이어진 끝에 사람들이 그를 깨우려 하자, 그는 빨리 깨워 달라, 나는 죽었다고 외칩니다. 마지막 순간 그의 몸은 순식간에 액체 같은 부패물로 무너져 내립니다.

「검은 고양이」: 벽 속의 울음

사형을 하루 앞둔 화자가 믿기 어려운 가정 내 사건들을 털어놓습니다. 동물을 사랑하던 그는 술 때문에 성격이 거칠어져 아내와 반려동물을 학대하고, 고양이 플루토의 한쪽 눈을 도려낸 뒤 "심술궂음"이라는 충동에 이끌려 끝내 죽입니다. 그날 밤 집이 불타고, 남은 벽에는 목에 밧줄을 건 고양이의 형상이 새겨집니다. 그는 닮은 고양이를 데려오지만 가슴의 흰 얼룩이 교수대 모양으로 변하자 공포에 질립니다. 지하실에서 고양이를 해치려다 말리는 아내를 죽여 벽 속에 숨기지만, 경찰 앞에서 벽을 두드리자 안에서 울음이 터져 나옵니다. 고양이가 시신 위에 앉아 있었습니다.

「어셔 가문의 몰락」: 저택과 함께 가라앉다

화자는 어릴 적 친구 로더릭 어셔의 편지를 받고 음산한 어셔가의 저택을 찾습니다. 어셔는 극도의 신경과민에 시달리고, 쌍둥이 누이 마들린은 강직증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어셔는 저택 자체에 감응하는 힘이 있다고 믿으며 기이한 그림과 시 「유령의 궁전」을 내놓습니다. 마들린이 죽자 둘은 시신을 지하 납골실에 임시로 안치합니다. 며칠 뒤 폭풍우 치는 밤 화자가 소설을 읽어 주는데, 책 속 소리와 똑같은 소리가 저택 어딘가에서 울립니다. 어셔는 누이를 산 채로 묻었다고 절규하고, 피투성이의 마들린이 문 앞에 나타나 오빠와 함께 쓰러져 죽습니다. 도망치는 화자의 뒤로 저택이 갈라져 늪에 가라앉습니다.

「침묵—우화」: 악마가 들려준 이야기

악마가 화자의 머리에 손을 얹고 리비아 자이르 강가의 음울한 땅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붉은 달 아래 바위에는 "황량"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고, 그 위에 토가를 걸친 고뇌 어린 얼굴의 남자가 앉아 있습니다. 악마는 하마와 폭풍을 불러 그를 위협하지만 남자는 떨면서도 꼼짝하지 않습니다. 악마가 침묵의 저주를 내리자 모든 소리가 멎고 바위의 글자가 "침묵"으로 바뀌며, 남자는 공포에 질려 달아납니다. 악마는 이것을 가장 놀라운 이야기라 하며 웃지만 화자는 웃지 못해 저주를 받습니다.

「붉은 죽음의 가면극」: 일곱 색의 방

전염병 "붉은 죽음"이 나라를 휩쓸자 프로스페로 왕자는 천 명의 친구와 함께 쇠문을 용접한 수도원에 틀어박혀 환락을 이어 갑니다. 대여섯 달 뒤 그는 일곱 색의 방을 이어 놓은 저택에서 가면무도회를 엽니다. 서쪽 끝 검은 방에는 핏빛 창과 흑단 시계가 있어,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릴 때마다 모두 멈칫합니다. 자정에 수의를 입고 시신 가면을 쓴 낯선 형상이 나타나자 프로스페로는 분노하여 단검을 들고 쫓다가 검은 방에서 쓰러져 죽습니다. 사람들이 달려들어 가면을 벗기니 안은 비어 있고, 손님들이 차례로 쓰러져 죽습니다.

「아몬틸라도의 술통」: 카니발의 복수

몬트레서는 포르투나토가 자신에게 수없이 가한 모욕을 참아 왔으나, 마침내 복수를 맹세하고 벌받지 않는 방식을 궁리합니다. 카니발의 광란 속에서 광대 복장으로 취한 포르투나토를 만나, 아몬틸라도 한 통을 감정해 달라며 자신의 지하 묘실로 이끕니다. 기침하는 친구에게 되돌아가자고 짐짓 권하면서 술을 먹이고, 납골당 깊은 곳 벽감으로 데려가 쇠사슬로 묶습니다. 이어 흙손으로 벽을 쌓아 올리고, 안에서 비명과 웃음, 애원이 이어지다 잦아듭니다. 마지막 돌을 끼운 뒤 그는 뼈 더미를 다시 쌓아 올리고, 반세기 동안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심술의 악마」: 자백하게 만든 충동

서술자는 골상학자들과 도덕론자들이 인간의 근본 충동인 "심술", 곧 해서는 안 된다고 느끼기 때문에 오히려 하게 되는 힘을 간과했다고 논증합니다. 해야 할 일을 미루는 마음과 벼랑 끝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이 그 예입니다. 이어 그는 사형수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합니다. 촛불에 독을 발라 상속 대상인 남자를 살해하고 오랜 세월 안전했지만, "나는 안전하다"는 말이 머릿속을 맴돌다 "고백할 만큼 바보만 아니라면"이라고 바꿔 중얼거리는 순간 심술이 발동합니다. 그는 거리를 달리다 군중에게 쫓기고, 결국 모든 것을 자백해 쇠사슬에 묶입니다.

「요정의 섬」: 그림자를 잃는 요정

서두에서 서술자는 마르몬텔의 말을 반박하며, 음악보다도 자연 풍경이 고독 속에서 가장 깊이 음미된다고 말합니다. 그는 우주가 크기와 생명을 가진 거대한 존재이며 만물이 생명 안의 생명이라는 공상을 펼칩니다. 외로운 여행 중 6월에 한 개울과 작은 원형 섬을 만나는데, 섬의 서쪽 끝은 햇빛과 꽃이 가득하고 동쪽 끝은 짙은 그늘과 무덤 같은 둔덕이 덮여 있습니다. 그는 석양 속에서 연약한 카누를 탄 요정이 섬을 돌 때마다 그림자를 잃고 더 슬프고 희미해지다가, 해가 지자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환영을 봅니다.

「밀회」: 탄식의 다리 아래서

서술자는 베네치아 탄식의 다리 아래 곤돌라에서 비명을 듣습니다. 아프로디테 후작부인의 아이가 궁전 창에서 운하로 떨어진 것입니다. 남편 멘토니는 무심히 기타를 뜯고, 후작부인은 맞은편 감옥의 틈새만 응시합니다. 그때 망토 차림의 낯선 젊은이가 뛰어들어 아이를 구해 내고, 후작부인은 얼굴을 붉히며 "해가 뜬 지 한 시간 뒤에 만나요"라고 속삭입니다. 새벽에 서술자는 그의 호화로운 방을 찾습니다. 낯선 이는 술을 마시며 꿈이 인생의 일이었다고 말한 뒤 쓰러져 죽고, 그때 하인이 후작부인의 죽음을 전합니다.

「구덩이와 진자」: 종교재판소의 감방

사형 선고를 받고 기절한 서술자는 암흑의 감방에서 깨어나 톨레도 종교재판소의 감옥임을 짐작합니다. 벽을 더듬던 중 넘어졌는데 바로 앞이 깊은 구덩이의 가장자리였습니다. 잠든 사이 그는 나무틀에 묶이고, 천장에서 날카로운 초승달 모양의 진자가 서서히 내려옵니다. 그는 쥐 떼를 이용해 묶인 끈을 갉아 끊게 하여 탈출합니다. 그러자 벽이 달아오르며 마름모꼴로 좁혀 와 그를 구덩이 쪽으로 밀어붙입니다. 벼랑에서 쓰러지는 순간 프랑스군이 도시에 입성하고, 라살 장군이 그의 팔을 붙잡습니다.

「조기 매장」: 산 채로 묻힌다는 공포

서술자는 산 채로 매장되는 일이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가장 끔찍한 고통이라는 논지로 시작하며 실제 사례들을 듭니다. 볼티모어의 한 부인은 3년 뒤 열린 가족 납골당에서 서 있는 해골로 발견되었고, 빅토린 라푸르카드는 구혼자 줄리앙 보쉬에가 무덤을 파헤친 덕에 살아나 그와 도망쳤습니다. 포병 장교는 무덤에서 깨어났으나 전기 요법에 숨졌고, 런던의 에드워드 스테이플턴은 해부대에서 되살아났습니다. 서술자는 강경증을 앓으며 방비책을 갖춘 무덤을 만듭니다. 그러나 낯선 곳에서 깨어나 관 속에 갇힌 줄 알고 비명을 지릅니다. 사실 그것은 배의 좁은 침대였고, 이 일로 그는 공포에서 벗어납니다.

「아른하임의 영역」: 천사가 가꾼 듯한 풍경

화자의 친구 엘리슨은 행복의 조건을 야외 운동, 여인의 사랑, 야망의 경멸, 영적인 목표의 추구라고 보았습니다. 그는 백 년 전 조상 시브라이트가 쌓아 둔 4억 5천만 달러를 스물한 살에 물려받습니다. 그는 풍경 정원술이야말로 최고의 시적 활동이라 믿고, 자연이 하지 못한 구도의 완성을 천사 같은 존재가 돌본 듯한 풍경으로 구현하려 합니다. 수년간 터를 찾아다닌 끝에 정한 영지 아른하임에 이르는 뱃길과 낙원 같은 풍경이 길게 묘사됩니다. 줄거리보다 풍경론에 가까운 산문입니다.

「랜도어의 오두막」: 한꺼번에 열리는 골짜기

「아른하임의 영역」의 짝으로 놓인 짧은 소품입니다. 지난여름 뉴욕 강변 지역을 도보로 여행하던 화자는 해 질 무렵 길을 잃고 개 폰토와 함께 이상하리만치 정돈된 마차길로 들어섭니다. 안개가 걷히자 골짜기의 호수, 거대한 튤립나무, 양과 사슴이 노니는 풀밭과 그림 같은 오두막이 한꺼번에 드러납니다. 길을 묻고자 다가간 그는 맹견의 환영을 받고 낭만적인 눈빛의 젊은 여인 애니를 만난 뒤 주인 랜더 씨와 인사합니다. 소박하되 세련된 거실을 묘사하는 데서 글이 끝납니다.

「윌리엄 윌슨」: 속삭이는 분신

가명 윌리엄 윌슨으로 불리는 화자가 죽음을 앞두고 타락의 시작을 고백합니다. 브랜스비 박사의 기숙학교에서 제멋대로 군림하던 그에게, 같은 이름과 생일과 외모를 가진 동명 학생이 속삭이는 목소리로 맞서며 흉내를 내고 충고합니다. 이튼과 옥스퍼드에서 사기 도박으로 글렌디닝을 파산시키려 하자 같은 옷차림의 속삭이는 남자가 나타나 속임수를 폭로하고, 이후 유럽 곳곳에서 앞길을 막습니다. 로마 가면무도회에서 그를 칼로 찌르자, 거울 같은 제 모습이 "너는 너 자신을 죽였다"고 말합니다.

「고자질하는 심장」: 마룻바닥 밑의 박동

신경이 예민할 뿐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화자는 노인의 독수리 같은 푸른 눈이 견딜 수 없어 노인을 죽이기로 결심합니다. 그는 일주일 동안 매일 한밤중에 조심스레 문을 열고 랜턴 빛을 눈에 비추지만 눈이 감겨 있어 실행하지 못합니다. 여드레째 밤 노인이 깨어 떨고, 화자는 커지는 심장 소리에 이끌려 뛰어들어 노인을 죽이고 시신을 마룻바닥 밑에 숨깁니다. 찾아온 경찰관들 앞에서 침착하던 그는 환청처럼 커지는 심장 박동을 견디지 못하고 범행을 자백합니다.

「베레니스」: 치아에 사로잡힌 사내

에가이오스는 음울한 가문의 서재에서 태어나 몽상 속에 자란 병약한 사내로, 사소한 사물에 병적으로 집착합니다. 활달하던 사촌 베레니케는 병으로 변하고 간질과 혼수에 시달리지만, 그는 그녀를 한 번도 사랑한 적 없이 분석의 대상으로만 보았습니다. 결혼이 다가오던 날 그녀의 미소에 드러난 치아에 광적으로 사로잡힙니다. 그녀의 부고 뒤 하인에게 무덤이 파헤쳐졌다는 말을 듣고, 곁에 놓인 상자에서 치과 기구와 서른두 개의 치아가 쏟아집니다.

「엘레오노라」: 풀려난 맹세

화자는 사람들이 자신을 미쳤다 하지만 광기가 오히려 최고의 지성일 수 있다고 말하며, 인생을 맑은 이성의 전반기와 어두운 후반기로 나눕니다. 그는 다채로운 풀 골짜기에서 사촌 엘레오노라와 어머니와 함께 살았고, 열다섯 해 만에 사랑이 찾아와 골짜기가 꽃과 새와 구름으로 변합니다. 죽음을 예감한 엘레오노라는 그가 다른 여인을 사랑할까 슬퍼하고, 그는 지상의 어떤 딸과도 혼인하지 않겠다고 맹세합니다. 그녀가 세상을 떠난 뒤 골짜기는 시들고, 그는 도시의 궁정으로 떠나 에르멘가르데에게 반해 혼인합니다. 그러자 엘레오노라의 목소리가 나타나 맹세에서 그를 풀어 줍니다.

제2권 주석: 공상을 뒷받침하는 자료

마지막은 「셰헤라자데의 천두 번째 이야기」, 「소용돌이 속으로의 하강」, 「요정의 섬」, 「아른하임의 영역」, 「베레니스」 등 수록작에 달린 주석 모음입니다. 석화림, 화산재로 인한 어둠, 공기만 먹고 사는 식물, 벌집의 수학적 구조와 새의 날개, 전신과 다게레오타이프와 바빈지의 계산기 같은 당대 발명, 별빛이 오기까지 걸리는 시간 등 본문의 공상을 뒷받침하는 과학 자료를 인용으로 달아 두었습니다. 아른하임 주석은 영국 상속자 텔루손의 이야기를 밝힙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숨기지 않는 숨김: 도난당한 편지

경찰은 서랍 바닥과 의자 다리까지 뒤졌지만, 뒤팽은 수수께끼의 성격부터 다르게 봅니다.

Perhaps the mystery is a little too plain

어쩌면 수수께끼가 너무 뻔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G는 장관이 시인이라는 점을 얕잡아 말하지만, 뒤팽은 바로 그 시인이 수학자이기도 하다는 데서 추론을 시작합니다.

he’s a poet, which I take to be only one remove from a fool

시인이라니, 바보와 한 끗 차이지요.

sagacious expedient of not attempting to conceal it at all

숨기려 하지 않는다는 영리한 방책.

짝홀 소년의 비유가 말하듯 이 추리는 증거를 모으는 일이 아니라 상대의 머릿속에 들어가는 일입니다. 포는 상대를 바보로 가정한 경찰을 무너뜨리고, 같은 수에 능한 적수끼리의 대결로 이야기를 바꿉니다.

an unprincipled man of genius

원칙 없는 천재.

2. 사실처럼 읽히는 거짓: 셰헤라자데와 폰 켐펠렌

두 편은 믿음의 한계를 정반대 방향에서 시험합니다. 셰헤라자데 이야기의 제사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Truth is stranger than fiction.

사실은 소설보다 기이하다.

왕에게 증기선과 전신은 터무니없는 허풍이지만 독자에게는 익숙한 현실입니다. 그래서 왕의 불신은 우스꽝스러운 결론이 됩니다.

Upon the whole, you might as well get up and be throttled.

아무래도 일어나 목 졸리는 편이 낫겠소.

폰 켐펠렌은 거꾸로 허구를 사실의 문체로 씁니다. 날짜와 지명과 인용을 갖춘 기사가 스스로 의심을 미리 말해 두는 방식이 인상적입니다.

It does not look true.

사실처럼 보이지 않는다.

Pure gold can be made at will, and very readily from lead

순금을 마음대로, 납으로 쉽게 만들 수 있다.

3. 공포가 호기심이 될 때: 소용돌이 속으로의 하강

어부의 이야기는 산 위에서, 청자를 앞에 두고 시작됩니다. 제사는 이 이야기가 자연을 다루는 방식을 미리 일러 줍니다.

The ways of God in Nature, as in Providence, are not as our ways

자연과 섭리 속 신의 길은 우리의 길과 다르다.

소용돌이가 나타나는 순간의 문장은 소리까지 겹쳐 쓴 포의 솜씨를 보여 줍니다.

The mountain trembled to its very base, and the rock rocked.

산이 뿌리까지 떨고 바위가 흔들렸다.

어부를 살린 것은 힘이 아니라 관찰입니다. 두려움이 가시자 그는 무엇이 먼저 가라앉는지 보기 시작합니다.

I felt more composed than when we were only approaching it

다가갈 때보다 오히려 더 침착했다.

이 대목이 포의 이성 예찬이며, 살아남고도 믿어 주는 이가 없다는 쓸쓸함이 그 대가입니다.

4. 죽음의 문턱에서 말하는 목소리: 최면 계시와 발데마르

「최면 계시」는 철학이고 「발데마르 씨 사건의 사실관계」는 실험 보고서입니다. 전자에서 죽어 가는 밴커크는 정신과 물질의 경계를 허뭅니다.

There is no immateriality—it is a mere word.

비물질이란 없다, 한낱 말일 뿐이다.

후자는 같은 최면의 소재를 훨씬 어두운 쪽으로 끌고 갑니다. 발데마르는 처음에는 평안을 청합니다.

Do not wake me!—let me die so!

나를 깨우지 마시오, 이대로 죽게 해 주시오!

그러나 일곱 달의 유예 끝에 돌아온 대답은 모순 그 자체입니다.

Yes;—no;—I have been sleeping—and now—now—I am dead.

그래, 아니, 나는 자고 있었고, 이제, 이제는 죽었소.

앞 편이 영혼의 확장을 상상한다면 뒤 편은 몸이 영혼 없이 버티는 시간을 보여 줍니다. 두 이야기는 임상 기록의 건조한 말투로 쓰여 더 섬뜩합니다.

5. 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검은 고양이와 심술의 악마

두 편은 같은 충동을 이론과 사건으로 나누어 보여 줍니다. 「검은 고양이」의 화자가 말하는 충동은 이렇습니다.

to do wrong for the wrong’s sake only

오직 그릇됨을 위해 그릇된 일을 하는 것.

「심술의 악마」는 이를 인간의 근본 성향으로 일반화합니다.

We perpetrate them because we feel that we should not.

우리는 해서는 안 된다고 느끼기 때문에 그런 짓을 저지른다.

두 화자 모두 범행보다 입을 열어 버리는 순간에 무너집니다. 다 숨겼다고 믿는 안심이 오히려 자백을 부릅니다.

The long imprisoned secret burst forth from my soul.

오래 갇혀 있던 비밀이 영혼에서 터져 나왔다.

「검은 고양이」의 마지막 문장은 범인이 스스로를 가둔 벽과 겹칩니다.

I had walled the monster up within the tomb!

괴물을 무덤 속에 가두어 버렸던 것이다!

6. 저택이 숨 쉬는 방식: 어셔 가문의 몰락

화자가 어셔의 방에 들어서며 받는 인상은 건물과 사람이 한 몸이라는 이 이야기의 규칙을 알려 줍니다.

I felt that I breathed an atmosphere of sorrow.

나는 슬픔의 공기를 들이마시고 있다고 느꼈다.

어셔는 시인이자 화가이며, 그의 그림은 형상보다 관념에 가깝습니다.

If ever mortal painted an idea, that mortal was Roderick Usher.

관념을 그린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로더릭 어셔였다.

폭풍우 속 낭독과 현실의 소리가 겹치는 장면에서 책 속과 책 밖의 경계도 무너집니다. 어셔의 고백은 그 뒤에 터집니다.

We have put her living in the tomb!

우리는 그녀를 산 채로 무덤에 두었다!

화자는 끝까지 구경꾼에 머물고, 가라앉는 저택은 가문 자체의 소멸을 눈앞에 그려 놓습니다.

7. 시간과 침묵의 우화: 침묵과 붉은 죽음의 가면극

「침묵—우화」는 소리 없는 공포로 끝나는 우화입니다. 바위에 새겨진 글자가 이야기의 열쇠입니다.

the characters were DESOLATION.

그 글자는 황량이었다.

「붉은 죽음의 가면극」에서는 죽음이 초대받지 않고 들어옵니다. 문을 용접해 닫은 왕자의 계획은 이 한 줄로 무너집니다.

He had come like a thief in the night.

그는 밤의 도둑처럼 왔다.

일곱 방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시계 소리는 한 시간마다 흥을 끊으며, 색과 소리가 모두 삶의 끝을 향해 배열됩니다. 마지막 문장은 우화의 권위를 갖습니다.

Darkness and Decay and the Red Death held illimitable dominion over all.

어둠과 쇠락과 붉은 죽음이 모든 것 위에 끝없는 지배권을 쥐었다.

8. 완벽한 복수의 논리: 아몬틸라도의 술통

몬트레서는 복수를 감정이 아니라 조건의 문제로 다룹니다. 그의 첫 규칙은 이렇습니다.

A wrong is unredressed when retribution overtakes its redresser.

보복하는 자가 보복당하면 그 잘못은 갚아지지 않은 것이다.

I must not only punish, but punish with impunity.

나는 벌할 뿐 아니라 벌받지 않고 벌해야 한다.

그가 가문의 좌우명을 다정한 농담처럼 꺼내는 순간 독자는 이미 지하 묘실 안에 있습니다.

Nemo me impune lacessit

누구도 나를 해치고 무사하지 못한다.

이 이야기는 반세기 뒤의 회고입니다. 화자가 뉘우쳤는지는 끝내 말하지 않고, 침묵하는 뼈 더미가 대신 대답합니다.

9. 가꾸어진 자연: 요정의 섬, 아른하임, 랜도어

이 세 편은 사건 없이 풍경을 말하지만, 그 풍경은 모두 인간의 설계와 환영으로 짜여 있습니다. 「요정의 섬」의 제사는 장소마다 깃든 수호령을 말합니다.

Nullus enim locus sine genio est.

수호령 없는 장소는 없다.

섬을 도는 요정은 햇빛 속에서는 환하고 그늘로 들수록 흐려지며, 한 바퀴마다 죽음에 다가갑니다.

She is a year nearer unto Death

그녀는 한 해만큼 죽음에 가까워졌다.

「아른하임의 영역」은 조경을 예술의 정점에 놓고, 인공이 자연을 넘어선다는 도발적인 주장을 폅니다.

The original beauty is never so great as that which may be introduced.

원래의 아름다움은 새로 더한 아름다움에 미치지 못한다.

「랜도어의 오두막」은 그 주장을 작은 규모로 보여 주는 짝이며, 한눈에 들어온 풍경의 조화가 줄거리를 대신합니다.

10. 웃음과 꿈의 제단: 밀회

이 이야기는 시구 제사와 약속으로 시작해 죽음으로 끝납니다. 낯선 이는 약속을 지키겠다는 말을 이미 시로 건넸습니다.

Stay for me there! I will not fail

거기서 날 기다려 주오, 어기지 않으리니.

그는 베네치아의 비극 한가운데서 너무 우스운 일의 기묘함을 이야기합니다.

How exceedingly strange that the altar of Laughter should have survived all the others!

웃음의 제단만 다른 모든 제단 가운데 살아남다니 정말 기이하다!

to dream has been the business of my life

꿈꾸는 것이 내 평생의 일이었다.

화려한 장식과 시와 술이 만든 방은 낭만적 파국의 무대입니다. 두 연인의 사연은 끝까지 서술자가 짐작할 뿐이라, 풀리지 않는 여백이 오히려 여운을 남깁니다.

11. 고문 속의 희망: 구덩이와 진자

이야기는 판결을 듣는 순간의 감각으로 열립니다.

I was sick—sick unto death with that long agony

나는 그 긴 고통에 죽을 만큼 앓았다.

감방의 어둠 속에서 서술자를 움직이는 것은 고통의 반대편에 있는 감정입니다.

It was hope—the hope that triumphs on the rack

그것은 희망, 고문대 위에서도 이기는 희망이었다.

탈출은 단계마다 새 함정으로 이어지고, 그 끝에서 구원은 인간이 아니라 역사의 사건으로 옵니다.

The Inquisition was in the hands of its enemies.

종교재판소는 적의 손에 넘어갔다.

철저히 계산된 고문 장치와 마지막의 우연한 구조가 맞물려, 이성이 쓸 수 있는 마지막 도구가 관찰과 인내임을 보여 줍니다.

12. 삶과 죽음의 흐린 경계: 조기 매장

이 글은 소설이기 전에 논설입니다. 서술자가 내세우는 전제가 곧 모든 사례의 뼈대입니다.

The boundaries which divide Life from Death are at best shadowy and vague.

삶과 죽음을 가르는 경계는 기껏해야 흐릿하고 모호하다.

납골당에서 발견된 부인의 사례는 짧지만 가장 오래 남는 문장을 남깁니다.

Thus she remained, and thus she rotted, erect.

그녀는 그렇게 선 채로 썩어 갔다.

그러나 서술자의 공포는 현실이 아니라 상상에서 비롯되었음이 밝혀지고, 결말은 포로서는 드물게 밝습니다.

I became a new man, and lived a man’s life.

나는 새 사람이 되어 사람답게 살았다.

13. 양심의 분신: 윌리엄 윌슨

화자는 자신의 몰락을 서서히 일어난 일로 설명합니다.

Men usually grow base by degrees.

사람은 보통 서서히 비열해진다.

그러나 정작 결정적인 순간은 한꺼번에 오는 것으로 기억됩니다.

From me, in an instant, all virtue dropped bodily as a mantle.

내게서는 모든 미덕이 외투처럼 한순간에 벗겨졌다.

속삭이는 분신은 비난하는 외부의 목격자 같지만, 마지막 거울 장면에서 양심이라는 정체가 드러납니다.

how utterly thou hast murdered thyself.

네가 얼마나 철저히 스스로를 죽였는지 보라.

14. 들리는 것과 들린다고 믿는 것: 고자질하는 심장

화자는 첫머리부터 자신의 정신 상태를 변호합니다. 예민한 신경이 병이 아니라 능력이라는 것입니다.

I heard all things in the heaven and in the earth.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것을 들었다.

그가 노인을 죽이려는 이유는 원한도 재물도 아니라 눈 하나입니다.

a pale blue eye, with a film over it.

막이 덮인 창백한 푸른 눈.

범행을 치밀하게 설명하는 자신감이 광기의 증거로 읽히는 아이러니가 이 단편의 핵심입니다. 마지막 순간 화자가 듣는 소리가 자기 안의 박동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 섬뜩합니다.

tear up the planks!—here, here!—It is the beating of his hideous heart!

널빤지를 뜯어라, 여기다, 이 끔찍한 심장 소리다!

15. 이빨이라는 관념: 베레니스

첫 문장은 이 이야기의 어조를 정합니다.

Misery is manifold.

불행은 갖가지 모습이다.

에가이오스는 서재에서 태어나 책과 몽상 속에서 자랐고, 그 방이 그의 정신의 기원입니다.

In that chamber was I born.

나는 그 방에서 태어났다.

그가 병적으로 집착한 것은 사람이 아니라 사물이며, 치아는 그에게 사랑하는 이의 일부가 아니라 하나의 생각이 됩니다.

Des idées!—ah here was the idiotic thought that destroyed me!

관념이다, 아, 나를 파멸시킨 것은 이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그가 한 일은 기억 속에서만 흐릿하게 드러나고, 독자가 확인하는 것은 결과뿐입니다.

16. 두 번째 사랑의 죄책감: 엘레오노라

화자는 광기를 변호하며 시작합니다.

We will say, then, that I am mad.

그러니 내가 미쳤다고 해 두자.

엘레오노라가 죽어 가며 청한 것은 그가 다른 사랑을 하지 않는 것이었고, 그는 맹세합니다.

I would never bind myself in marriage to any daughter of Earth

지상의 어떤 딸과도 혼인으로 묶이지 않겠다.

다른 도시에서도 상실은 채워지지 않습니다.

But the void within my heart refused, even thus, to be filled.

그러나 가슴의 공허는 그렇게 해도 채워지기를 거부했다.

다른 편들이 파국으로 끝나는 데 비해 이 이야기는 용서로 닫힙니다. 망자의 목소리가 그를 맹세에서 풀어 주어, 책의 마지막 소설이 가장 부드러운 숨을 남깁니다.

17. 상상을 받치는 사실: 제2권 주석

주석은 책의 공상을 현실의 자료에 연결합니다. 이집트와 텍사스의 석화림을 인용한 대목은 이렇습니다.

The scene now presented to him is beyond conception singular and desolate.

그에게 펼쳐진 광경은 상상할 수 없이 기이하고 황량하다.

작은 것이 큰 것과 같은 이름을 얻을 수 있다는 사례도 인용됩니다.

A grain of silex is also a “rock.”

규석 한 알도 ‘바위’다.

당대의 발명품 목록은 셰헤라자데 왕의 불신을 독자가 이해할 수 있게 해 줍니다.

The Electro telegraph transmits intelligence instantaneously

전신은 소식을 순식간에 전한다.

포는 상상과 사실의 경계에서 쓰는 작가이고, 주석은 그 경계가 어디인지 독자에게 증거를 내밀어 보이는 자리입니다.

18. 이 책을 읽는 방법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집 2권』은 스물두 편이 각각 독립된 이야기라서 어디서든 읽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처음이라면 짧고 강한 「고자질하는 심장」, 「붉은 죽음의 가면극」, 「아몬틸라도의 술통」을 먼저 읽어 보세요. 이어 「도난당한 편지」로 추리의 맛을, 「어셔 가문의 몰락」으로 분위기의 힘을, 「구덩이와 진자」로 긴장의 속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른하임의 영역」이나 「요정의 섬」처럼 사건이 적은 글은 풍경을 그려 보며 천천히 읽을 때 진가가 보이고, 「셰헤라자데의 천두 번째 이야기」와 「폰 켐펠렌과 그의 발견」은 풍자와 속임수를 알아채는 재미로 읽습니다. 화자들은 거의 모두 자기가 이성적이라고 주장하므로, 그 말을 얼마나 믿을지 스스로 저울질하는 것이 이 책을 읽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기괴한 장면이 많아도 문장은 끝까지 차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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