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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Gem · 한 권 요점

1915년 연재

Pellucidar

펠루시다르

태양이 늘 정오에 멈춰 있는 지구 속 세계로 돌아온 데이비드가 잃어버린 아내 디안과 흩어진 인류 연합을 되찾으려 길을 잃고, 갇히고, 납치와 해전을 지나 파충류 지배자 마하르를 몰아내는 이야기

I was in Pellucidar. I was home. And I was content.

나는 펠루시다르에 있었다. 나는 집에 와 있었다. 그리고 만족스러웠다.

We have given them war and the munitions of war.

우리가 그들에게 준 것은 전쟁과 전쟁 물자였다.

한눈에 보기

사하라 모래 밑에서 울리던 전신기를 통해 화자는 지구 속 세계에서 온 데이비드 이네스의 두 번째 모험담을 받아 적는다. 철 두더지를 타고 다시 펠루시다르로 내려간 데이비드는 지도 한 장 없이 헤매다 사곳에게 쫓기던 노학자 페리를 구하고, 구름의 산맥을 눈 미끄럼으로 넘어 메조프족의 섬 아노록에서 야를 만난다. 푸트라에서 마하르에게 붙잡혀 투기장에서 디안과 재회하지만 비밀 문서를 둘러싼 교활한 후자의 술책으로 디안은 다시 끌려간다. 어둠의 땅 투리아를 지나 후자의 섬에서 야수 인간 그르그르그르와 노예 주아그를 만나 디안을 되찾고, 폭풍 속에서 후자의 대선단에 쫓기다 페리가 만든 돛배 함대와 대포가 나타나 전세를 뒤집는다. 이어 마하르 도시들을 무너뜨리고 문자와 철도를 꿈꾸는 평화의 제국을 세운다. 열일곱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한 권 요점

Pellucidar

『펠루시다르』는 미국 작가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가 쓴 모험 소설로, 1915년에 잡지에 연재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버로스는 1875년에 태어나 1950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타잔』의 작가로 널리 이름이 났습니다. 이 작품은 지구 속 세계를 처음 그린 『지구 속으로』의 속편으로 알려져 있으며, 책 속의 화자가 앞 권을 읽은 독자의 편지를 받는 데서 시작합니다. 책은 프롤로그와 15개 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프롤로그에서 사하라의 전신기가 이야기의 문을 열고, 제1~15장은 데이비드 이네스가 직접 들려주는 1인칭 모험담입니다. 줄기는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길을 잃은 황제가 아내와 친구와 제국을 차례로 되찾는 이야기입니다. 그 사이에 하늘에 매달린 작은 세계, 야수 인간의 농장, 돛단배 함대 같은 장면이 이어집니다. 출간 시기의 시대 감각이 곳곳에 배어 있어, 사람을 피부색과 '원시'와 '문명'으로 나누어 보는 서술자의 시선은 오늘의 눈으로 읽을 때 걸리는 데가 있습니다.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읽으면 이 책이 문명을 건네는 일의 값을 스스로 따져 묻는 대목에서 더 흥미롭습니다.

줄거리

프롤로그: 모래 밑의 전신기

큰 사냥감을 쫓아 북아프리카로 떠날 날을 기다리던 화자는 알제에서 온 편지 한 통에 일정을 열이틀 앞당깁니다. 보낸 사람 코그던 네스터는 방랑이 직업인 사내로, 앞 권을 '말도 안 되는 허튼소리'로 여기던 독자였습니다. 그런 그가 사하라 가장자리의 오래된 우물가 야자수 밑에서 잠을 청하다가 모래 속에서 규칙적으로 딸깍이는 소리를 듣고 나무 상자를 파냅니다. 상자 안에서는 평범한 전신기가 쉴 새 없이 울리고, 종이에는 'D. I.'라는 두 글자뿐이었습니다. 키를 눌러 보면 수신기가 미친 듯이 반응했고, 모스 부호를 잊은 네스터는 밤새 그것을 듣기만 했습니다. 편지는 그 일이 이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우연이라 인정하며, 소설에 근거가 없었다고 전보로 밝혀 주면 이 소리에서 풀려나겠다고 청합니다. 화자는 '이야기는 사실, 알제에서 기다려라'라고 답전을 치고 달려가, 영국인 전신 기사 프랭크 다운스와 함께 그 자리로 갑니다. 며칠을 허탕 친 나흘째 한밤중에 수신기가 울리고, 상대는 자신이 데이비드 이네스라고 밝힙니다. 화자는 두 달 동안 거의 매일 그와 교신하며 받아 적었고, 그 기록이 이 책입니다.

제1장: 펠루시다르에서 길을 잃다

데이비드는 사하라에서 지난번 편지에 적었던 아랍인들이 뜻밖에 우호적이었다고 밝히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들의 힘을 빌려 거대한 철 두더지, 곧 지하 탐사기를 땅에 세우고, 후자가 디안 대신 바꿔치기해 지상으로 딸려 온 마하르 한 마리와 함께 다시 안으로 내려갑니다. 72시간 남짓 뒤 지각을 뚫고 나왔는데, 바다 밑으로 올라올 뻔한 간발의 차였고 주변은 전혀 낯선 곳이었습니다. 풀려난 마하르는 바다로 걸어가 헤엄치다 날개를 펴고 날아갑니다. 데이비드는 쏘아 죽일 수도 있었지만, 그가 제 무리에 이야기를 전하면 인간의 처지가 한 걸음에 나아지리라 보고 그냥 보내 줍니다. 홀로 남은 그는 나침반이 가리키는 바다 쪽 섬을 '북쪽'으로 정하고 편평한 바위에 '그리니치'라는 이름을 붙여 첫 지도를 그립니다. 만보기를 주머니에 넣고 남쪽으로 걷기 시작해 시간도 잊을 만큼 오래 헤맨 끝에, 숲에서 쫓겨 나오는 노인이 보입니다. 열두 명의 사곳이 뒤쫓는 그 노인이 페리였습니다. 데이비드는 소총과 권총으로 사곳을 쓰러뜨려 남은 이들을 쫓아내고, 페리는 그의 목을 안고 어린아이처럼 웁니다.

제2~3장: 연합의 몰락, 구름의 산맥, 눈 미끄럼

강가에 천막을 치고 페리가 그동안의 일을 들려줍니다. 후자가 디안에게는 "데이비드는 지상에 다른 짝이 있다"고, 다른 이들에게는 "데이비드가 이 세계에 싫증이 나 떠났다"고 말해 놓았고, 곧 디안이 사라지고 후자도 자취를 감췄습니다. 이어 가크가 이끄는 사리와 디안의 오빠 다코르가 이끄는 아모스가 서로를 의심해 새 무기로 맞붙었고, 그 틈에 마하르가 사곳을 풀어 부족들을 차례로 짓밟아 연합은 무너졌습니다. 페리는 디안을 찾으러 아모스까지 갔지만 쫓겨났고, 길을 잃은 채 사곳에게 몰려 구원받던 날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지상에서 가져온 물품이 든 탐사기로 돌아가 페리에게 군복과 총을 입히고, 만보기와 지도로 그 자리를 오가며 다른 길을 택합니다. 얼마 뒤 산맥 위로 구름 덩어리가 보이는데, 구름이 거의 없는 펠루시다르에서 그것은 '구름의 산맥'이라는 이정표였습니다. 근처에 사는 친구 야가 일러 준 대로 가장 높은 봉우리 바로 반대편의 강을 찾아야 합니다. 두 사람은 높은 곳의 곰 가죽으로 옷을 지어 입고 눈 덮인 능선 가까이 오두막을 짓지만, 곰과 늑대와 흰곰에 시달리며 탄약만 줄어듭니다. 마지막으로 잠을 건너뛰고 고개를 넘으려다 안개 속에서 곰의 포효에 놀란 페리가 뛰쳐나가 사라집니다. 홀로 나침반에 의지해 걷던 데이비드는 발밑이 꺼지며 눈 비탈을 한참 미끄러져 내려가고, 눈밭 저편에서 곰처럼 서 있던 것은 같은 길로 떨어져 내린 페리였습니다. 둘은 웃고, 기도에 응답이 있었다고 하는 페리와 함께 따뜻한 숲으로 내려가 깊은 잠에 듭니다.

제3~4장: 제국 해군 사리호와 야의 섬

강을 따라 바다에 이르자 야가 말한 세 섬이 보입니다. 페리는 황제가 거친 통나무배를 탈 수는 없다며 길이 40피트, 선체 높이 10피트의 평저선을 설계하고, 돛 네 개와 생가죽 돛, 창자 줄까지 갖춘 '제국 해군'을 만듭니다. 진수식에서 배는 미끄러지듯 강물에 들어갔다가 거꾸로 뒤집히고, 썰물 때 일으켜 바위 바닥짐을 채워 다시 띄웁니다. 첫 항해는 바람이 불 때만 겨우 앞으로 나아갈 뿐 방향을 못 잡았고, 두 섬 사이를 지나다 메조프족의 통나무배 세 척이 나타나 적대 의사를 밝힙니다. 데이비드가 권총을 쏘아 맨 앞 배의 전사들을 쓰러뜨리자 나머지는 놀라 물러나고, 페리는 "우리는 영광스러운 승리를 거뒀다"고 선언합니다. 아노록에서 야는 데이비드를 알아보고 나무 위 집으로 이끌어 정성껏 대접합니다. 그는 연합이 깨졌다는 소식을 이미 들었고, 지도에 자기 지식을 보태 그리니치가 푸트라 곁의 내해 가장자리에 있으리라는 점을 짚어 줍니다. 계획이 정해집니다. 페리는 메조프들과 탐사기로 돌아가 짐을 가져오고 소형 범선 함대를 짓고, 데이비드는 두 메조프와 함께 사리로 향합니다. 푸트라 가까이 이르러 마주친 사곳 무리의 대장이 데이비드를 어렴풋이 알아보는 눈치였는데, 그 불안은 현실이 됩니다. 사냥한 영양을 먹고 잠든 사이 사곳이 덮쳐 동행한 두 메조프는 잠든 채 창에 찔려 죽고, 데이비드는 쇠사슬에 묶여 푸트라로 끌려갑니다. 마하르는 그가 푸트라에서 훔쳐 달아난 '위대한 비밀', 곧 알을 인공적으로 수정시키는 방법이 적힌 문서를 돌려주면 살려 주겠다고 합니다. 데이비드는 그것이 마하르 종족의 존속과 인류의 장래가 걸린 열쇠임을 알기에 거절하고, 굴속 감방에 갇혀 해부실의 공포를 기다립니다.

제5장: 투기장, 투알사의 보답, 사라진 비밀

마침내 불려 나간 곳은 투기장이었습니다. 반대편 문으로 소녀 하나가 끌려 나오고, 곧이어 거대한 검치호 타라그가 풀려납니다. 무기라고는 창 하나뿐인 소녀를 구하려 데이비드가 달려가 권총을 쏘는 사이, 소녀가 고개를 들고 그와 눈이 마주칩니다. 데이비드가 "디안!" 하고 외치자 그녀의 입술이 "데이비드"를 그립니다. 타라그가 덮치려는 순간 마하르 여왕의 호위 날짐승 시프다르 세 마리가 내려와 타라그를 낚아채 사라집니다. 두 사람이 얼싸안은 사이 사곳이 와서 둘을 다시 법정으로 데려가고, 거기서 사정이 밝혀집니다. 마지막 순간 푸트라로 돌아온 마하르 투알사가 여왕에게 데이비드를 살려 달라고 청했다는 것입니다. 투알사는 앞서 데이비드가 지상으로 데려갔다가 죽이지도 버리지도 않고 도로 데려와 풀어 준 그 마하르였습니다. 은혜는 그것으로 갚았으니, 마하르는 문서를 되찾을 때까지 데이비드와 디안을 붙잡아 두겠다고 합니다. 이에 사곳 백 명이 데이비드와 함께 비밀을 찾으러 가고, 디안은 인질로 남기로 합니다. 디안이 먼저 설득합니다. 지상의 무기가 우리 손에 있으니 마하르가 번식해도 두렵지 않고, 당신이 갇혀 있으면 인류는 서로 싸우다 무너질 것이라는 것입니다. 데이비드는 신혼을 보낸 먼 계곡의 동굴로 갑니다. 가는 길에 사곳의 대장은 어느 인간 전사 무리와 오래 이야기를 나누지만 데이비드는 그가 누구인지 알지 못합니다. 동굴 바닥의 흙은 막 파헤쳐진 상태였고, 문서는 사라져 있었습니다. 빈손으로 푸트라에 돌아오자 마하르는 이상한 말을 합니다. 얼마 전 후자가 문서를 가져와 "데이비드가 보냈다"며 디안까지 데려갔다는 것입니다. 마하르에게 디안은 한낱 암소 같은 인간일 뿐이었습니다.

제6장: 사리의 환대, 투리아의 청년, 매달린 세계

마하르는 약속대로 데이비드를 풀어 주되 다시는 마하르 도시에 오지 말라고 못 박습니다. 그는 후자가 갈 만한 방향인 사리로 갑니다. 활과 칼을 든 털북숭이들이 몰려나오지만 데이비드가 두 손을 들어 평화의 표시를 하자 가크가 다가와 한참 살펴보다 한쪽 무릎을 꿇고 손에 입을 맞춥니다. 가크는 "우리 황제께서 돌아오셨다"고 외치고 사리가 환호로 들썩입니다. 후자의 소행을 듣고 가크는 화를 못 이겨 다음엔 살려 두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연합을 되살리고 디안을 찾기 위해 열 개 왕국으로 사자를 보내고, 사리의 병사 사백 명이 아노록으로 페리와 짐을 데리러 갑니다. 이때 투리아의 족장 구르크의 아들 콜크가 찾아옵니다. 그는 누이 칸다를 아내로 데려간 다코르를 찾아 아모스로 가는 길이었고, 아버지는 마하르에게 시달리는 투리아가 제국에 들어가기를 원한다고 말합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후자였습니다. 바다 위 섬에서 후자가 갈 곳 없는 전사들과 마하르가 보낸 사곳들을 모아 투리아를 습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데이비드는 지도에 새로 얻은 정보를 적고, 페리에게 편지와 지도 복사본을 남기며 소형 범선 함대를 서두르라고 당부하고, 가크에게는 왕국들과 조약을 맺고 군대를 모아 투리아로 오라고 일러 둡니다. 혼자 길을 나서 강을 따라가다 하늘에 매달린 작은 세계가 보입니다. 그 아래가 어둠의 땅이고 투리아가 있는 곳입니다. 데이비드는 이 작은 위성이 낮과 밤을 갖고 있으니 펠루시다르에 시간을 줄 시계로 쓸 수 있다고 상상합니다. 절벽 위에서 사냥한 토끼로 요기한 뒤 잠들었다 깨어 보니 무기를 모두 도둑맞았고, 스무 마리쯤 되는 늑대 같은 개 무리가 달려들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제7~8장: 라자, 투리아, 포로

도망치던 데이비드는 개 한 마리와 함께 절벽에서 바다로 떨어집니다. 가까스로 좁은 해변에 올라온 그는 물에 빠져 허우적이는 그 짐승의 눈이 지상에서 키우던 콜리 라자의 눈 같아 보여, 되돌아가 끌어올리고 부러진 앞다리에 부목을 댑니다. 하이에노돈이라 불리는 그 개는 점차 순해지고, 이어 해변에서 잠든 데이비드를 덮친 네 명의 전사를 대신 물어 죽입니다. 부목을 풀어 주자 개는 발을 올리고 기대어 눕고, 데이비드는 그에게 라자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전사들이 타고 온 통나무배를 찾아 해안을 따라 투리아로 가던 중 한 청년이 숨어서 둘을 보고 마을로 달려갑니다. 투리아는 통나무와 바위로 쌓은 담 안에 초가집이 백여 채 있고, 거대한 장경룡 모양 짐승 리디를 부리는 마을입니다. 구르크에게 콜크의 표식을 보이려 했으나 가방은 비어 있었고, 구르크는 그가 후자의 첩자라 의심해 돌려보냅니다. 데이비드는 잠든 밤에 라자가 홀연히 숲으로 사라진 것에 외로워하며 통나무배를 타고 후자의 섬으로 건너갑니다. 섬 가장자리에서 지켜보는 눈을 느끼다 올가미에 걸려 붙잡히는데, 사로잡은 것은 양과 고릴라를 섞어 놓은 얼굴의 거구들이었습니다. 그들은 평평한 산 위 메사에 살며 왕 그르그르그르를 모십니다. "자기방어와 벌을 줄 때가 아니면 죽이지 않는다"는 그들은 데이비드를 후자의 사람으로 의심하면서도 죽이지 않고, 참외밭 김매기를 시킵니다. 데이비드는 잡초를 뽑는 척하며 도리어 길러 낼 방법을 궁리하다 그르그르그르가 "참외 손질이 끝나면 죽이겠다"고 하자 잡초를 더 키우는 것으로 시간을 법니다.

제9~10장: 후자의 자객, 동굴 감옥 습격

그러던 어느 날 후자의 부하들이 메사를 공격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달려간 사이 홀로 남은 데이비드는 도망칠 기회를 버리고 전장으로 달려갑니다. 야수 인간은 밧줄 올가미로 기어오르는 적을 끌어올려 목을 물어 죽이는데, 화살에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데이비드가 절벽 가장자리의 돌덩이를 굴려 적을 쓸어 내자 다른 이들도 따라 돌을 던지고, 후자의 병력은 도망칩니다. 그르그르그르는 "당신 덕에 부끄러웠다"며 그를 풀어 주고 우정을 약속하고, 큰 잔치 뒤 여섯 명의 안내자를 붙여 줍니다. 후자의 요새는 숲 속 절벽 위 마을로, 데이비드는 나무 위에서 한참을 관찰한 끝에 동굴 입구가 정상으로 이어지는 통로임을 알아냅니다. 정면은 지킬 수 없으니 바다 쪽으로 돌아가자 작은 만에 두 사내가 통나무배를 대고 절벽을 오르는 것이 보였고, 그는 절벽에 파인 손발 구멍을 타고 올라갑니다. 정상에서 기어가다가 마주친 사내는 주아그였습니다. 주아그는 푸트라 투기장에서 마하르의 낙인을 받고 풀려난 이 섬 부족의 청년으로, 후자가 고향 마을을 점령하고 부족을 노예로 삼은 것을 알고 돌아왔다가 붙잡혔습니다. 그는 포로로 갇혀 있던 디안이 벽 사이에 구멍을 파서 자신을 풀어 주었다고 말하고, 지금은 후자의 병력 대부분이 나무 섬에서 배를 만들고 있다고 전합니다. 데이비드는 그에게 바닷가의 배를 지키게 하고 혼자 절벽 마을로 잠입합니다. 어두운 동굴 안에서 한 사내가 "후자가 나무 섬으로 너를 데려오라 한다"며 디안을 끌어내려는 소리를 듣고, 벽을 허물며 뛰어듭니다. 칼싸움 끝에 어깨에 깊은 상처를 입으면서도 사내를 쓰러뜨리고, 어둠 속에서 알아보지 못하던 디안에게 "나야, 데이비드"라고 하자 그녀가 품에 안깁니다. 이들은 서둘러 절벽 끝으로 가지만 추격하는 두 사내와 마주칩니다. 데이비드가 권총을 되찾아 쏘아 주아그를 구하자, 주아그는 총소리에 놀라 절벽 아래 바다로 몸을 던지고도 무사히 헤엄칩니다.

제11~12장: 탈출, 납치

마을 사람들이 몰려오는 가운데 디안은 바다가 두려워 뛰어내리지 못하고, 데이비드는 그녀가 먼저 내려가면 자신도 뛰겠다고 약속합니다. 디안이 절벽을 타고 내려가는 동안 그는 총으로 앞서 오는 전사 몇을 쓰러뜨리지만 총알이 떨어지자 권총을 던지고 절벽 아래로 몸을 던집니다. 쏟아지는 창을 피해 물에 들어서니 통나무배는 창에 맞아 갈라져 못 쓰게 되어 있었습니다. 섬 반대편에 숨겨 둔 배를 찾아 걸어가다 후자의 부하 스무 명에게 붙잡힌 데이비드는 절망에 빠져 디안에게 함께 죽자는 말을 꺼냅니다. 디안은 독사의 이빨을 품고 있다가 후자에게 먼저 쓰겠다며 단호히 거절하고, 이야기하는 데이비드도 훗날 그 선택이 옳았다고 돌아봅니다. 그때 숲의 나무에서 올가미가 떨어져 호송대를 옭아매고, 그르그르그르의 야수 인간들이 뛰어듭니다. 그들은 정찰병이 붙잡히는 것을 보고 달려온 것이었습니다. 그르그르그르와 작별하고 세 사람은 통나무배로 대륙 쪽으로 건너가 투리아 북쪽 해안에 닿습니다. 배를 모래에 묻어 숨기고 어둠의 땅을 지나 리디 평원 가장자리까지 걸어가, 먹을 것과 물주머니와 돛 재료를 구하려 타그 사냥에 나섭니다. 데이비드와 주아그가 창을 던져 타그를 쓰러뜨리고, 돌아보니 디안이 보이지 않습니다. 근처에는 창 하나와 발자국, 그리고 리디의 거대한 발자국뿐이었습니다. 투리아의 한 사내가 그녀를 납치해 리디에 태워 갔던 것입니다. 주아그에게 타그 처리와 배 지키기를 맡기고 데이비드는 쫓으려 하는데, 어디선가 라자가 짝을 이끌고 나타납니다. 데이비드는 라자의 가죽 끈을 잡고 냄새를 쫓게 해 어둠의 땅으로 달려가고, 리디를 몰아 되돌려 오는 라자 부부를 맞아 창을 겨눕니다. 라자 부부가 리디의 목에 매달려 속도를 늦추자 납치범은 디안을 내팽개치고 덤벼들었다가 사냥개들에게 쓰러집니다. 라자는 짝의 목을 물어 데이비드와 디안이 "신성하다"는 것을 가르칩니다. 암컷에게는 '라니'라는 이름이 붙습니다. 일행은 돛을 달아 가며 대륙 서쪽을 향해 바다를 건너 큰 강 하구를 찾지만, 폭풍이 불어 닥쳐 백 마일쯤 떠내려가고 나침반도 잃습니다. 펠루시다르 사람은 땅에서는 집 방향을 본능으로 알아도 물 위에서는 길을 잃는다는 디안의 말에, 모두 막막해집니다.

제13~14장: 필사의 경주, 피와 꿈

물결 위로 파도가 가라앉자 백 척이 넘는 배가 뒤따라오고 있었습니다. 후자가 나무 섬에서 짓던 병력 수송선단이 폭풍에 떠밀려 온 것이었습니다. 후자는 데이비드와 디안을 알아보고 활을 쏘며 쫓지만, 데이비드의 작은 배는 돛으로 바람을 타 점점 거리를 벌립니다. 땅이 보이고 바람이 멎고 돛대가 부러지는 사이 후자의 배가 다시 가까워지고, 해변에서는 얼굴에 색칠한 전사들이 나와 내릴 수도 없습니다. 지친 세 사람이 노를 젓는 순간, 해안의 좁은 수로에서 삼각돛 두 개를 단 날렵한 배 오십 척이 줄지어 나옵니다. 선두의 뱃머리에서 망원경을 든 사내가 보이고, 돛대 꼭대기에는 푸른 바탕에 흰 별 하나가 그려진 제국의 깃발이 펄럭입니다. 페리가 만든 해군이었습니다. 후자의 배를 향해 대포가 불을 뿜어 한 방에 배가 뒤집히고, 야가 지휘하는 소총 사격에 사곳과 동굴인들은 쓰러집니다. 데이비드는 항복하는 자를 살려 달라고 외치고, 후자의 대선단은 순식간에 무너집니다. 이 해전에서 후자도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중에 서술됩니다. 데이비드는 각 함선을 줄 세워 질서 있게 움직이게 하고, 배 위에서 항복한 자들을 먹여 풀어 주며 "우리가 약속을 어길 일은 없다"고 말합니다. 페리의 설명에 따르면 야가 설계도를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노 젓는 펠루카를 골랐고, 메조프 수백만이 밤이 없는 세계에서 쉬지 않고 일해 단기간에 소총과 대포와 화약과 조선소를 갖췄다고 합니다. 그러나 데이비드는 승리 뒤에 페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이 세계에 가져다준 것은 가장 나쁜 것, 곧 전쟁과 전쟁 물자였다고. 고작 두어 시간 만에 팔천 명가량을 죽였고, 그것은 이들이 자기네 무기로 수십 번 전쟁을 치러도 못 낼 숫자였다고. 그는 앞으로 전함 대신 재봉틀을, 사람을 수확하는 기계 대신 곡식 수확기를, 쟁기와 전화와 학교와 인쇄기를 만들자고 말하고, 페리는 "아멘"으로 답합니다.

제15장: 정복과 평화

함대는 후자의 섬으로 가 대포로 절벽 위 사람들을 쫓고 터널로 올라 항복을 받습니다. 데이비드는 언덕을 주아그와 그의 부족에게 돌려주고 섬을 왕국으로 삼아 주아그를 왕에 앉히며, 그르그르그르와는 인간과 야수 인간이 함께 살 법을 정합니다. 투리아에서는 가크의 대군이 구르크의 마을을 포위하고 있었는데, 함대가 쏘는 예포와 함께 구르크는 태도를 바꿔 사과하고 제국에 충성을 맹세해 왕이 됩니다. 함대는 큰 강을 거슬러 올라 사리 가까이에 닿고, 가크의 군대와 구르크가 내놓은 천 마리의 리디가 육로로 뒤따라 도착합니다. 왕들의 회의에서 마하르와의 전쟁이 결정됩니다. 대군은 활과 머스킷과 리디 등에 실은 대포로 무장해 푸트라 평원에 이릅니다. 사곳 부대는 대포와 소총 앞에 전멸하고, 마하르가 지하 도시에서 풀어낸 독가스에 선봉이 밀려나자 페리는 화약과 파편을 가득 채운 대포 하나를 도화선과 함께 계단으로 굴려 보내 폭발시킵니다. 폭발이 세 번 일어나자 마하르는 도시를 버리고 북쪽으로 날아갑니다. 데이비드가 뒤쫓아 내해 가에 이르면 마하르는 물 위에 떠 있고, 펠루카 함대가 반대편에서 다가와 그들을 쫓습니다. 푸트라가 무너진 뒤 아노록을 찾은 데이비드는 페리가 가르친 한 청년이 통나무집에서 책을 한 글자씩 읽고 있는 것을 보고, 이 장면이 훗날의 학교와 대학의 씨앗이 되리라 느낍니다. 야와 함께 루아나 섬들의 적대 부족을 만나서는 담판을 청하지만 상대 추장이 응하지 않아 교전이 벌어지고, 추장과 아들이 죽은 뒤 항복한 노전사를 왕으로 세워 그들을 제국에 받아들입니다. 마하르 도시들을 차례로 정복하며 일곱 나라의 부족을 연합에 불러 모으지만, 마하르는 북쪽으로 잠시 물러났을 뿐 다시 돌아오리라 데이비드는 내다봅니다. 사리에는 공장과 제분소와 인쇄기가 들어서고, 이 나라에는 돈이 없으며 만든 사람의 손을 떠난 물건은 가치를 잃도록 하자는 제도가 마련됩니다. 데이비드와 디안은 창 없는 열린 궁전에 살고, 페리는 사리와 아모스를 잇는 철도 부지를 측량하러 나가 있습니다. 데이비드는 지상의 모든 부를 준다 해도 돌아가지 않겠다며, 자신에게는 가장 큰 보물인 좋은 여인 디안이 있다고 말하며 이야기를 맺습니다.

대목별로 읽기

1. 편지와 모래 속 전신기

책은 작가가 자기 소설을 비웃는 독자를 편지 속에 직접 세우면서 열립니다. 네스터는 앞 권을 문학이 아니라고 단언하는 사람이고, 그런 사람이 사막 모래 밑의 소리 앞에서 무너집니다.

It was an intermittent ticking!

그것은 끊어졌다 이어졌다 하는 똑딱 소리였다!

그는 결국 모든 것을 부정하는 문장으로 편지를 쓰다가 '그러나'로 접습니다.

Pellucidar is but a realm of your imagination—nothing more.

펠루시다르는 당신의 상상 속 영역일 뿐, 그 이상이 아니다.

화자의 답전은 단 네 단어입니다.

Story true. Await me Algiers.

이야기는 사실. 알제에서 기다려라.

허구를 기록이라 우기는 장난이 이 짧은 전보에 담겨 있고, 그 장난기가 이후 모험의 기본 공기가 됩니다.

2. 집이 된 세계와 방향 없는 지도

데이비드가 펠루시다르에 내려서서 처음 한 일은 길을 잃었다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I was lost.

나는 길을 잃었다.

그런데도 그의 감정은 귀향에 가깝습니다. 그를 구해 주는 것은 이름을 붙이는 일입니다.

This spot I called Greenwich.

나는 이 자리를 그리니치라고 불렀다.

동서남북도 별도 달도 없는 세계에서 평평한 바위 하나가 본초 자오선이 되고, 만보기로 걸음 수를 재서 지도를 그립니다. 방향을 잃는 것이 곧 이 세계의 조건이라는 점이 책 전체의 불안을 정해 줍니다.

no east, no west, no north, no south, no stars, no moon

동쪽도 서쪽도 북쪽도 남쪽도, 별도 달도 없는

이 세계에서 사람은 사냥꾼이 아니라 사냥감입니다.

man is more often the hunted than the hunter

사람은 사냥꾼보다 사냥당하는 쪽일 때가 더 많다

이 뒤집힌 먹이사슬은 곧 마하르가 사람을 가축으로 보는 더 큰 뒤집힘을 예고합니다.

3. 곰 가죽과 얼음 미끄럼

구름의 산맥을 넘으려는 두 사람의 계획은 체계적이고 느립니다. 곰 가죽 옷, 단계마다 옮기는 오두막, 이중으로 그리는 지도가 그렇습니다. 곰과 마주친 장면의 한 줄이 그 어조를 요약합니다.

I was going up for a fur coat. He was coming down for breakfast.

나는 모피 코트를 구하러 올라가고 있었다. 그는 아침을 먹으러 내려오고 있었다.

그러나 산을 넘겨 준 것은 계획이 아니라 안개 속의 사고였습니다. 도망치던 페리와 헛디딘 데이비드가 같은 비탈로 미끄러져 내려온 것입니다.

Chance had done for us what long periods of rational labor

오랜 이성적 노동이 해내지 못한 일을 우연이 해 주었다

가장 먼저 만난 곰이 사실은 페리였다는 웃음은 조난의 공포를 단숨에 풀어 줍니다. 기도하는 페리와 총을 놓지 않은 데이비드의 대비가 이 콤비의 성격을 한 장면에 담습니다.

4. 제국 해군 사리호

페리는 발명가이지만 실용과 위신 사이에서 늘 위신 쪽으로 기웁니다. 화약을 만들었다던 그의 물건은 사실 불을 끄는 가루였고, 그 일화는 사리호의 예고편입니다.

It extinguished the ember.

그것은 불씨를 꺼 버렸다.

황제가 통나무배를 타서는 안 된다는 논리는 이렇게 이어집니다.

We must impress these natives with our superiority,

우리는 이 원주민들에게 우리의 우월함을 깊이 새겨 줘야 한다.

밑바닥이 평평하고 옆면이 높으며 추진 수단이 없는 배는 진수하자마자 뒤집힙니다.

But there was no dignity in the Sari.

그러나 사리호에는 위엄이 없었다.

겉모습으로 상대를 압도하려는 제국의 허세가 첫 장에서 웃음거리가 됩니다. 이 작은 풍자는 뒤에서 야가 실용적인 펠루카를 고르는 대목으로 되돌아옵니다.

5. 첫 해전, 걸어 다니는 지리학

메조프의 통나무배 세 척이 다가오자 데이비드는 권총을 쏘아 물리치고, 배 안에 숨어 있던 페리는 나와서 승전을 선언합니다.

Your majesty’s navy has routed a fleet of the enemy thrice its own size

폐하의 해군이 자기보다 세 배 큰 적 선단을 격파했습니다.

데이비드는 '우리'라는 대명사를 웃으며 받아들입니다. 페리가 싸우는 사람은 아니지만 필요하면 목숨을 내놓을 사람이라고 보는 까닭입니다. 아노록에 이르러 야와 지도를 맞춰 볼 때는 이 세계 사람들의 장기가 드러납니다.

each Pellucidarian is a walking geography of his own district

펠루시다르 사람은 누구나 자기 지역에 관한 걸어 다니는 지리학이다

the homing instinct is supreme

귀소 본능이 으뜸이다

태양도 별도 없는 세계에서 사람이 방향을 잃지 않는 능력은 이 책이 가장 아끼는 설정입니다. 그리고 이 능력에 예외가 있다는 것, 곧 바다 위에서는 사라진다는 것이 뒤에서 위기를 만듭니다.

6. 푸트라의 재판

마하르가 사람을 어떻게 보는지는 첫 장에서 이미 서술됩니다. 그들에게 이 세계는 마하르를 위해 만들어진 공간입니다.

Everything within it had been put there for the uses of the Mahar.

그 안의 모든 것은 마하르가 쓰라고 거기 놓인 것이었다.

그 마하르 앞에 선 데이비드는 개인의 목숨과 종족의 운명 사이에서 선택해야 합니다. 비밀을 돌려주면 살 수 있고, 돌려주면 마하르가 번성합니다. 그는 거절합니다.

I shall not tell them where the great secret is hid.

큰 비밀이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그들에게 말하지 않겠다.

이어지는 감방의 공포는 시간이 없는 세계의 고유한 공포로 그려집니다.

In Pellucidar, where there is no time, death-agonies may endure for eternities.

시간이 없는 펠루시다르에서는 죽음의 고통이 영원히 이어질 수도 있다.

버로스는 시간 없는 세계라는 설정을 낭만이 아니라 공포의 도구로도 쓸 줄 압니다.

7. 투기장의 보답

투기장 장면은 이 책의 가장 영화적인 순간입니다. 멀리서 소녀를 보고도 모르던 데이비드는 그녀가 고개를 들어 이쪽을 보는 순간에야 알아봅니다.

“Dian!” I cried. “My Heavens, Dian!”

"디안!" 나는 외쳤다. "맙소사, 디안!"

그를 살린 것은 앞 장에서 그가 죽이지도 버리지도 않은 마하르 투알사의 보답입니다. 데이비드는 파충류에게도 감사가 있다는 사실에 놀랍니다.

justice and gratitude are certain hallmarks of rationality and culture

정의와 감사는 이성과 문화의 분명한 표지다

그 직후 디안은 살아 있는 전략가로 나섭니다. 비밀을 내주고 자유로워지는 쪽이 낫다는 그녀의 논리가 데이비드의 결정을 바꿉니다.

Let them have their secret that you and I may return to our people

그들에게 비밀을 주세요. 당신과 내가 우리 사람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그러나 그 비밀은 이미 후자의 손을 거쳐 마하르에게 건너가 있었고, 마하르는 디안을 이렇게 불러 버립니다.

She is only a cow.

그녀는 한낱 암소일 뿐이다.

자비를 아는 마하르가 같은 입으로 사람을 가축이라 부르는 대비가 이 책의 아이러니입니다.

8. 가크의 무릎

사리의 전사들이 활을 겨누다 말고 멈춘 순간, 가크는 낯선 군복의 사내를 한참 들여다보고 한쪽 무릎을 꿇습니다. 그 한마디가 모든 것을 정리합니다.

Our emperor has come back

우리 황제께서 돌아오셨다

손등에 입을 맞추는 인사는 페리가 가르친 것이고, 서술자는 유럽 어느 궁정의 신하도 이보다 품위 있게 하지는 못했을 거라고 적습니다. 석기시대의 사내가 문명의 예법을 앞서는 이 역전은 책이 즐겨 쓰는 장난입니다. 가크는 후자를 탓하며 말합니다.

It is always the Sly One!

언제나 교활한 놈이다!

후자는 이 세계 모든 불행의 뿌리로 지목되며 줄곧 나타납니다. 그리고 환호하는 병사들을 보며 데이비드는 제국을 다시 세울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With such as these I could conquer a world.

이런 사람들이 있다면 나는 한 세계를 정복할 수 있다.

9. 매달린 세계

투리아로 가는 길 위의 하늘에 작은 세계가 걸려 있습니다. 그 그림자 아래에 사는 부족이 투리아 사람들입니다.

Above me hung another world.

내 머리 위에 또 하나의 세계가 매달려 있었다.

이 위성은 책에서 가장 시적인 발명입니다. 산과 계곡과 호수가 올려다보이는 땅 위의 달이기도 하고, 이 세계에 처음으로 하루가 있게 해 줄 시계이기도 합니다.

The little world had that which Pellucidar could not have—a day and night

그 작은 세계에는 펠루시다르가 가질 수 없는 것, 곧 낮과 밤이 있었다.

Here I saw a chance to give time to Pellucidar

나는 여기서 펠루시다르에 시간을 줄 기회를 보았다.

데이비드는 그 위에 관측소를 세워 무선으로 정확한 시각을 알리자는 생각을 떠올립니다. 이 꿈은 마지막 장에서 하루 스물네 번 시각을 알리는 관측소로 실제가 됩니다. 문명을 건넨다는 말이 가장 매력적으로 들리는 순간입니다.

10. 라자

이 책에서 가장 따뜻한 장면은 사람이 아니라 개와 나눕니다. 절벽에서 함께 떨어진 짐승이 물에 빠져 헤매는 것을 보고 데이비드는 자신이 아는 가장 무서운 짐승이라는 사실을 잊습니다.

I forgot that he was a vicious, primordial wolf-thing

나는 그것이 사납고 태곳적 늑대 같은 놈이라는 것을 잊었다.

I saw only the sad eyes that looked like the eyes of Raja

나는 라자의 눈을 닮은 슬픈 눈만 보았다.

부목을 풀어 주고 귀 뒤를 긁어 주는 순간 둘은 벗이 됩니다.

Somehow all sense of loneliness vanished, too—I had a dog!

어쩐지 외로움도 모두 사라졌다. 나에게는 개가 있었다!

그리고 그는 이 세계에 빠져 있던 것이 무엇인지 깨닫습니다. 길들인 동물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서로 죽이고 피하는 데 바빠 짐승과 벗이 될 틈이 없다는 관찰은 문명의 기원에 대한 데이비드의 가설로 이어집니다. 투리아 사람들이 끝내 믿어 주지 않은 그를, 개는 한 번에 믿었다는 대비도 있습니다.

11. 그르그르그르의 메사

양의 얼굴에 고릴라의 몸을 한 거구들은 이 책의 가장 뜻밖의 공동체입니다. 그들은 포로를 함부로 죽이지 않습니다.

We do not kill except in self-defense,

우리는 자기방어가 아니면 죽이지 않는다.

밭을 일구고 법을 세우며 전쟁을 모르는 이들이 사람보다 평화롭다는 설정은 겉모습과 속성이 어긋나는 이 책의 반복 주제입니다. 데이비드는 참외밭에서 일을 미루려고 잡초를 키웁니다.

I hastened to cultivate the weeds which grew among the melon-vines.

나는 참외 덩굴 사이에 자란 잡초를 서둘러 가꾸었다.

화자가 진화를 두고 던지는 사변도 이 대목에 있습니다. 서술자는 변화가 서서히 일어난다기보다 우연의 산물이라고 믿는다고 말합니다.

it is my belief that the first man was a freak of nature

내 믿음으로는 최초의 인간은 자연의 변종이었다

전투 장면에서 돌을 굴려 적을 쓸어 낸 데이비드에게 그르그르그르는 자기를 부끄럽게 했다고 말합니다.

you have made Gr-gr-gr ashamed.

너는 그르그르그르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의심을 거두는 데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었습니다. 이 장면이 이후 야수 인간과의 동맹을 단단하게 만듭니다.

12. 절벽 위의 구출과 다이빙

동굴 감옥으로 잠입한 데이비드는 디안의 방을 막은 벽을 몸으로 부수고 들어갑니다. 서술자의 소개는 스스로를 놀리는 투입니다.

With it came I, David, Emperor of Pellucidar.

그와 함께 펠루시다르의 황제, 나 데이비드가 쓰러져 들어갔다.

황제의 위엄이 이 책에서 얼마나 자주 땅에 떨어지는지를 한 줄로 요약하는 문장입니다. 어둠 속의 칼싸움이 끝난 뒤 디안은 그가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하고, 이름을 밝히는 장면은 짧습니다.

“It is I, Dian,” I said. “It is David.”

"나야, 디안." 내가 말했다. "나, 데이비드야."

두 사람이 절벽 끝에 도착했을 때 추격자 가운데 하나는 데이비드의 권총을 손에 들고 있었습니다.

evidently mistaking it for some sort of warclub or tomahawk

분명히 그것을 곤봉이나 전투용 도끼 같은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총을 거꾸로 쥔 석기시대 전사의 모습은, 기술이 쓰는 사람의 이해 없이는 무기가 되지 못한다는 작은 웃음을 줍니다. 그다음에 닥친 것은 절벽입니다. 총소리에 놀라 먼저 바다로 뛰어든 주아그가 아래에서 외칩니다.

It is the only way—there is no time to climb down.

이것밖에 방법이 없어요. 기어 내려갈 시간이 없어요.

디안은 바다가 두려워 망설이고, 데이비드는 그녀가 안전해진 뒤에 따라 뛰겠다고 약속해 먼저 내려보냅니다. 결국 그는 마지막 총알을 쓰고 권총을 던진 뒤 절벽 아래로 몸을 날립니다.

13. 내일을 기다리는 법

탈출에 실패하고 후자의 부하들에게 묶인 데이비드는 절망하여 디안에게 함께 죽자는 말을 꺼냅니다. 디안은 후자에게 먼저 맞서겠다며 거절하고, 이야기하는 데이비드는 그 장면을 이렇게 돌아봅니다.

no matter how dark the future may appear today

오늘 미래가 아무리 어두워 보인다 해도

So, for my part, I shall always wait for tomorrow.

그러니 나로서는 언제나 내일을 기다리겠다.

죽음을 입에 올리는 장면이지만, 책은 그것을 서둘러 거두고 내일을 기다리자는 쪽에 무게를 둡니다. 그리고 곧 시간이 없는 세계다운 농담이 이어집니다.

In Pellucidar, where it is always today, the wait may not be so long

늘 오늘인 펠루시다르에서는 기다림이 그리 길지 않을 수도 있다

구원은 곧 숲에서 쏟아지는 올가미로 옵니다. 정찰병이 포로를 따라붙은 야수 인간들이 메사에서 쌓은 신뢰를 갚으러 온 것입니다. 이 책에서 선행은 거의 언제나 제때, 이자가 붙어서 돌아옵니다.

14. 납치, 사냥개, 바다에서 길 잃기

타그 사냥에 정신이 팔린 사이 디안이 리디를 탄 사내에게 납치됩니다. 데이비드를 도운 것은 옛 벗 라자와 그의 짝이었습니다. 두 마리는 큰 짐승을 에워싸 몰고, 납치범은 개들에게 쓰러집니다. 그 뒤 라자는 짝에게 매운 가르침을 줍니다.

It was his way of teaching her that I was sacred.

그것은 내가 신성하다는 것을 그녀에게 가르치는 그의 방식이었다.

그 짝이 라니가 되는 과정은 오래 걸리고, 이 둘이 지상의 개처럼 길들어 가는 모습은 펠루시다르의 제국 건설과 나란히 놓인 작은 문명화의 거울입니다. 한편 폭풍이 지나가고 나침반까지 잃은 바다 위에서 디안이 설명하는 규칙은 앞서 자랑하던 본능의 약점을 드러냅니다.

only upon the water may a Pellucidarian be lost

오직 물 위에서만 펠루시다르 사람은 길을 잃을 수 있다

육지에서는 어떤 사막에 던져 놓아도 집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바다만 두려워한다는 설정이 이 대목에 설득력과 서늘함을 줍니다.

15. 후자의 선단과 펠루카 함대

폭풍에 떠밀린 후자의 수송선단과 마주친 작은 배의 생존책은 돛이었습니다. 스무 명이 젓는 큰 배가 따라붙자 후자는 이렇게 소리칩니다.

Come back, or I’ll fire!

돌아와라, 안 그러면 쏘겠다!

바람이 약할 때는 노가 더 빨랐지만 바람이 세지자 판세가 바뀌고, 돛을 처음 보고 의심하던 주아그는 마침내 칭찬을 멈추지 못합니다. 돛을 달 때만 해도 그의 표정은 이랬습니다.

any such ridiculous contraption could make a canoe move through the water

그런 우스꽝스러운 장치가 통나무배를 물 위로 움직일 수 있다고는

그러나 위기를 끝낸 것은 돛이 아니라 해안 수로에서 쏟아져 나오는 삼각돛 함선들과 그 위의 깃발이었습니다. 데이비드는 환호합니다.

It was my navy!

그것은 나의 해군이었다!

함대의 설계가 큰 호위함을 짓고 싶어 한 페리가 아니라 노가 달린 펠루카를 고른 야의 판단이었다는 설명은, 사리호 소동을 기억하는 독자에게 웃음과 안도를 함께 줍니다.

16. 승리의 값

대포가 처음 터지는 순간은 이 책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입니다. 데이비드의 첫 반응은 감탄입니다.

Perry had perfected gunpowder and built cannon!

페리가 화약을 완성하고 대포를 만들었다!

그러나 승리 뒤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환호가 아니라 자책입니다. 단 하루 만에 이 세계의 전쟁이 훨씬 참혹해졌다는 것입니다.

we have made their wars infinitely more terrible and bloody

우리는 그들의 전쟁을 한없이 더 끔찍하고 피투성이로 만들었다

페리는 자기가 두 사람의 계획을 충실히 했을 뿐이라고 상처받은 얼굴로 항변하고, 데이비드는 그를 안심시키면서도 이 전쟁이 필요한 준비라고 합리화합니다. 이 합리화가 정당한지 책은 답하지 않지만, 그가 그리는 다음 세계는 분명합니다.

sewing-machines instead of battle-ships, harvesters of crops instead of harvesters of men

전함 대신 재봉틀을, 사람을 수확하는 자 대신 곡식을 수확하는 기계를

총과 대포를 먼저 쥐여 주고 재봉틀을 나중에 약속하는 이 순서가 책 전체의 지적 긴장입니다. 이 질문은 책의 끝까지 독자의 몫으로 남습니다.

17. 정복, 자비, 평화

적을 어떻게 대할지는 이 책이 일관되게 내세우는 원칙입니다. 해전에서 항복한 사곳이 무엇으로 약속을 보증하느냐고 묻자 데이비드는 자기 말뿐이라고 답하고, 루아나 섬들을 정복한 뒤에는 그 원칙을 이렇게 정리합니다.

mercy is as noble a quality as physical bravery

자비는 육체의 용기만큼 고귀한 덕목이다

정복한 뒤 죽이거나 노예로 삼는 오랜 관습을 버리고 풀어 주는 방식이 이 제국의 확장 방식이 됩니다. 마지막 장면의 새 질서는 놀랍게도 돈이 없는 사회입니다.

the root of all evil should not be introduced into Pellucidar

모든 악의 뿌리를 펠루시다르에 들여서는 안 된다

철도가 석기시대의 밀림을 달리는 풍경을 상상하는 문장은 이 책의 낙관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an iron horse puffing through the primeval jungles of the stone age

석기시대의 태곳적 밀림을 칙칙거리며 달리는 쇠로 된 말

마지막 줄은 아주 단순합니다.

I am content here.

나는 여기서 만족한다.

그가 가진 가장 큰 보물은 제국이 아니라 디안이라는 말로 이야기가 끝나, 첫 장의 "나는 집에 와 있었다"와 고리처럼 이어집니다.

18. 이 책을 읽는 방법

『펠루시다르』는 『지구 속으로』의 속편이지만 첫 장에서 사정을 다시 설명해 주기 때문에 이 책부터 읽어도 따라갈 수 있습니다. 다만 데이비드와 페리, 디안과 후자가 어떻게 얽혔는지를 알고 읽으면 재회와 복수의 맛이 더 큽니다. 처음이라면 프롤로그(사하라의 전신기), 제3장(눈 미끄럼과 사리호), 제5장(투기장의 재회), 제7장(라자), 제14장(펠루카 함대와 데이비드의 자책)을 먼저 읽어 보세요. 서술은 빠르고 우연이 잦아서 사건의 개연성보다 기발한 장면에 몸을 맡기는 편이 낫습니다. 시간이 없는 세계, 하늘에 매달린 위성, 양 얼굴의 농부 같은 설정은 읽고 나서도 오래 남습니다. 한편 '야만'과 '문명'을 가르는 서술자의 시선은 오늘의 독자에게 불편할 수 있는데, 이 책은 그 시선을 완전히 정당화하지도 않습니다. 문명의 선물이 맨 먼저 무기로 도착한다는 데이비드의 자책은 이 모험담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가장 날카로운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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