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914년 연재
At the Earth’s Core
지구 속으로
철제 땅굴 기계로 지각을 뚫고 내려간 청년과 노학자가 태양이 멈춘 지구 속 세계 펠루시다르에서 파충류 지배자 마하르에 맞서 인류의 해방을 꿈꾸는 이야기
We have proved that the earth is hollow.
우리는 지구가 속이 비어 있다는 것을 증명했어.
Love speaks in acts.
사랑은 행동으로 말하는 거예요.
한눈에 보기
사하라 가장자리의 오아시스에서 사자 사냥꾼이 만난 한 남자가 10년 전의 일을 털어놓는다. 광산 부호의 아들 데이비드 이네스는 노학자 페리가 만든 철제 땅굴 기계 '철의 두더지'의 시험 운행에 올랐다가 방향을 잃고 지각을 꿰뚫어, 태양이 하늘 한가운데 멈춰 선 지구 속 세계 펠루시다르에 닿는다. 두 사람은 유인원 같은 종족에 붙잡혔다가 고릴라를 닮은 사곳족에게 넘겨져 지하 도시 푸트라의 노예가 되고, 사슬로 이어진 포로 가운데 만난 아름다운 디안에게 마음이 간다. 인간을 가축처럼 다루는 파충류 마하르의 비밀을 훔쳐 달아난 데이비드는 배신과 추격, 괴수와 결투를 거쳐 디안과 재회하고, 인류 연합의 황제로 추대된 뒤 지상에서 지식을 구해 오려다 배신자 후자의 계략에 말려 홀로 사하라로 돌아온다. 열여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쥘 베른 『지구 중심부로의 여정』 (A Journey to the Centre of the Earth)
- 아서 코난 도일 『잃어버린 세계』 (The Lost World)
- 쥘 베른 『해저 2만 리그』 (Twenty Thousand Leagues under the Sea)
한 권 요점
At the Earth’s Core
『지구 속으로』는 미국 작가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가 쓴 모험 소설로, 1914년에 잡지에 연재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버로스는 1875년에 태어나 1950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타잔』의 작가로 널리 이름이 났습니다. 이 작품은 지구 속 세계 펠루시다르를 무대로 한 연작의 첫 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책은 프롤로그와 15개 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프롤로그에서 사하라 가장자리의 오아시스에 닿은 화자가 한 남자의 이야기를 듣고, 이후 제1~15장은 그 남자 데이비드 이네스가 직접 들려주는 1인칭 모험담입니다. 이야기의 줄기는 단순합니다. 낯선 세계에 떨어진 청년이 무기 하나 없이 맨몸으로 맞서며 사랑과 우정을 얻고, 그 세계의 지배 구조를 뒤집을 계획까지 세웁니다. 태양이 늘 정오에 멈춰 있어 시간이 사라진 세계, 지능이 높은 파충류가 인간을 가축처럼 기르는 세계라는 설정이 이 책의 가장 강한 인상입니다. 출간 시기의 시대 감각이 곳곳에 배어 있는 책이어서, 종족과 문명을 바라보는 서술자의 시선은 오늘의 눈으로 읽을 때 걸리는 데가 있습니다.
줄거리
프롤로그: 사하라 가장자리의 남자
화자는 믿어 달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는 말로 시작합니다. 영국 왕립 지질학회 회원에게 이 이야기를 꺼냈다가 얼어붙은 반응만 얻은 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화자는 이야기를 들려준 사람의 회색 눈에서 진실의 불꽃을 보았고, 그가 지구 속 세계에서 데려온 기이한 익룡 비슷한 생물까지 보았다고 말합니다. 사자 사냥을 위해 열두 명의 아랍인 일행과 사하라 가장자리를 지나던 화자는 야자수 사이 염소 가죽 천막 앞에 선 남자를 만납니다. 남자는 백인을 보자 간절히 날짜를 묻고, 10년이 지났다는 대답에 휘청입니다. 그에게는 길어야 1년으로 느껴진 시간이었습니다. 그날 밤 그가 들려준 이야기가 본문입니다.
제1~2장: 영원한 불을 향해, 낯선 세계
코네티컷 출신의 데이비드 이네스는 열아홉 살에 부유한 광산주였던 아버지를 잃습니다. 유산을 받으려면 2년간 가업에 매진해야 했고, 그는 반년을 광산과 장부실에서 보냅니다. 그때 노학자 페리가 평생 공들인 발명품, 길이 100피트의 강철 원통에 거대한 회전 드릴을 단 '지하 탐사기'를 소개합니다. 데이비드는 설계를 믿고 자금을 대어 실물을 만듭니다. 시험 운행 날 한밤중에 두 사람은 탑 안에서 기계를 가동하는데, 조향 핸들이 수직 위치에서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기계는 시속 7마일의 속도로 곧장 땅속으로 내려갑니다. 평소 기도를 입에 달고 살던 페리는 정작 죽음을 앞두자 기도 대신 기계를 향해 쉴 새 없이 욕을 쏟아 냅니다. 온도계는 깊이에 따라 오르다가 이상하게도 153도 근처에서 멈추고, 이어 암모니아 냄새가 나는 영하의 층과 얼음 층을 통과합니다. 지하 500마일 부근에서 공기가 떨어져 두 사람이 의식을 잃을 즈음 기계가 멈춥니다. 드릴이 허공에서 헛돌고, 데이비드가 정신을 차려 보니 신선한 공기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기계의 코가 위쪽을 향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문을 열고 나서자 대낮의 해가 쏟아지는 열대 해안이 펼쳐집니다. 그런데 수평선이 없고, 태양은 시계가 두 시를 가리켜도 하늘 한가운데서 움직이지 않으며, 평소의 세 배로 크고 가깝습니다. 페리는 우리가 지구 위가 아니라 지구 속에 있을지 모른다고 말합니다. 곧 코끼리만 한 곰 비슷한 거수 디리트가 숲에서 나타나 두 사람을 쫓습니다. 늑대 같은 개 떼가 디리트를 흩어 놓는 사이, 꼬리 달린 검은 인간형 종족이 데이비드를 나무 위로 낚아채 갑니다. 데이비드는 나무와 나무 사이를 날다시피 옮겨져 높은 가지 위 마을에 갇히고, 거기서 먼저 붙잡혀 있던 페리와 재회합니다.
제3~4장: 주인이 바뀌다, 아름다운 디안
페리는 가설을 펼칩니다. 지구는 식으면서 수축했고, 원심력이 물질을 지각 쪽으로 밀어붙여 속이 빈 구체가 되었으며, 한가운데에 남은 작은 발광체가 영원한 정오의 태양이라는 것입니다. 두 사람은 유인원 종족에게 끌려가 원형 계곡에서 늑대개와 맞서게 되고, 데이비드는 야구 투수 시절 솜씨로 돌을 던져 맹수를 쓰러뜨립니다. 그 순간 털이 덥수룩한 고릴라 비슷한 사곳족이 창과 도끼를 들고 습격해 유인원 무리를 쫓아내고 두 사람을 사슬에 묶습니다. 사슬에 이어진 인간 포로 가운데 데이비드 앞에 선 젊은 여성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아모스 부족의 아름다운 디안이고, 구혼자인 못생긴 유발을 피해 달아나다 붙잡힌 것이라고 말합니다. 디안에게서 말을 배우며 데이비드는 이 세계의 지배자가 파충류 마하르이고 사곳족은 그들의 무기이며 인간 종족은 노예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러던 중 교활한 후자가 디안을 거칠게 끌어당기자 데이비드가 주먹으로 쓰러뜨립니다. 그런데 디안은 감사하기는커녕 등을 돌리고, 이후 말을 걸어도 눈길조차 주지 않습니다. 어두운 동굴을 통과하는 행군 중 디안을 포함한 포로 여럿이 사슬에서 풀려 사라지고, 사곳족은 분풀이로 남은 포로들을 두들겨 팹니다. 포로 곁의 털북숭이 가크가 이유를 알려 줍니다. 이 세계에서는 한 남자가 다른 남자에게서 여자를 빼앗아 구했다면 그 여자가 승자의 소유가 되고, 그러니 데이비드는 손을 잡아 짝으로 삼거나 손을 올렸다 떨어뜨려 놓아주어야 했다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디안에게 가장 큰 모욕이었습니다. 가크는 사리 왕국의 왕이고, 디안은 그의 누이의 딸이었습니다. 두 번의 행군 끝에 일행은 지하 도시 푸트라에 도착합니다.
제5~6장: 노예들, 공포의 시작
푸트라는 석회암을 파서 만든 지하 도시이고, 마하르는 길이 6~8피트의 날개 달린 파충류입니다. 말을 하지 않고 감각으로 생각을 주고받는다고 하며 페리는 그것을 네 번째 차원에 닿은 여섯 번째 감각이라고 풀이합니다. 노예가 된 두 사람은 마하르의 고문서를 정리하는 일을 맡고, 페리는 그 서고에서 문자를 풀어 갑니다. 페리가 찾아낸 지도에 따르면 펠루시다르의 면적은 지구 땅덩이보다 훨씬 넓고, 별도 달도 없어서 방향을 잡을 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가크는 눈을 가린 채 어디에 데려다 놓아도 집으로 가는 길을 찾는 것이 이 세계 사람들의 능력이라고 말합니다. 데이비드는 지하 깊은 곳에서 잠든 마하르 셋을 발견하고 그들을 처치하면 탈출이 쉬워진다고 계획합니다. 페리는 그것이 살인이라며 충격을 받지만, 이어 마하르의 역사를 설명합니다. 오래전 암컷이 주도권을 잡았고, 알을 낳은 뒤 화학적으로 수정하는 방법이 발견되면서 수컷이 필요 없어졌으며, 그 비법이 푸트라 한 건물 지하에 숨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이 비법을 훔치면 마하르가 번식 수단을 잃고 인류가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구상이 세워집니다. 하지만 실행 직전에 사곳족이 노예 전원을 거대한 건물로 끌고 가고, 탈출한 노예 둘을 벌하는 구경거리가 벌어집니다. 마하르 여왕이 소리 없는 음악을 즐기는 가운데 붙잡힌 남녀가 투기장에 던져지고, 거대한 들소 타그와 호랑이 타라그가 풀려 서로 맞붙습니다. 끌려 나온 여성은 디안이 아니었고, 두 짐승이 서로 물어뜯는 사이 포로 둘이 살아남지만 타그는 눈이 먼 채 관중석으로 뛰어올라 혼란이 일어납니다.
제7~9장: 자유, 마하르 신전, 죽음의 얼굴
혼란을 틈타 데이비드는 지하 통로로 빠져나와 푸트라 바깥 꽃밭에 섭니다. 가벼워진 중력 때문인지 몸이 날듯이 움직이지만, 페리를 두고 온 마음이 무겁습니다. 내해 기슭에서 통나무배를 발견했다가 구릿빛 피부의 거구 사내에게 쫓기고, 배를 타고 도망치던 중 바다뱀 같은 괴물이 사내를 덮치자 사내의 창으로 괴물을 찔러 그를 구합니다. 사내는 섬에 사는 메조프족의 추장 야이고, 목숨을 구해 준 데이비드를 극진히 대접합니다. 야는 자신들이 마하르와 휴전하고 있으며 섬의 신전에서 마하르가 종교 의식을 치른다고 알려 줍니다. 두 사람이 벽 속 통로에서 훔쳐본 신전 안에서는 여왕이 최면으로 인간 노예를 물속으로 끌어들이고 마하르 무리가 그 뒤를 잇는 끔찍한 의식이 벌어집니다. 데이비드는 몸을 기울이다 돌이 부서지며 물속으로 떨어지지만, 귀가 들리지 않는 마하르들은 이미 자리를 뜨고 없었습니다. 데이비드는 가까스로 신전을 빠져나오지만 야와 헤어져 정글을 헤맵니다. 겨우 해안을 찾아 다른 배를 훔쳐 타고 푸트라로 돌아가려 하지만 길을 잃고, 전혀 다른 바닷가 계곡에서 두꺼비 몸에 악어 턱을 가진 라비린토돈과 맞닥뜨립니다. 달아날 곳이 없던 순간 절벽 위에서 야가 창을 내려 주고, 데이비드는 그 창을 타고 오르다 떨어지지만 창이 괴물의 아래턱을 꿰뚫은 덕에 간신히 빠져나옵니다.
제10~11장: 다시 푸트라, 죽은 마하르 넷
야는 데이비드를 자기 섬으로 데려가려 하지만 데이비드는 페리와 가크를 위해 푸트라로 돌아가겠다고 합니다. 가는 길에 야는 평평한 땅이 불타는 바다 위에 떠 있다는 믿음을 말하고, 데이비드가 중력으로 설명하려 하자 떨어지는 열매를 들어 오히려 반박합니다. 데이비드는 사곳 경비병에게 푸트라가 좋아서 돌아왔다고 능청을 떨고, 마하르 관리 앞에서도 같은 말을 되풀이한 뒤 감금 구역으로 돌려보내집니다. 페리는 데이비드가 몇 달을 헤맸다는 말에 자신은 방금 투기장에서 돌아온 줄 알았다고 하며, 시간이라는 것이 이 세계에는 없는 듯하다고 말합니다. 이윽고 사곳이 데이비드를 끌어내 마하르 조사관 열두 명 앞에 세우고, 조사관들은 지구 바깥 세계 이야기를 모욕으로 여겨 그를 실험 구덩이 형에 처합니다. 실험실에서 마하르들은 마취도 없이 산 사람을 해부하고 있었습니다. 사슬에 묶인 데이비드는 마하르가 떨어뜨린 작은 수술 도구를 발끝으로 끌어와 자물쇠를 따고 도망칩니다. 마침 잠든 마하르 셋이 누운 방에 닿아 페리와 가크를 만나고, 세 사람은 무기를 챙겨 아래로 내려갑니다. 데이비드는 잠든 마하르 둘을 찌르고, 달아나는 셋째를 쫓다가 비법이 놓인 방에서 마하르 둘과 맞닥뜨립니다. 팔을 물리는 중상을 입으면서도 둘을 쓰러뜨려 모두 네 마리를 죽이고 비법이 적힌 책을 손에 넣습니다. 그 순간 그가 떠올린 것은 인류의 미래가 아니라 디안의 얼굴이었고, 그는 자신이 디안을 사랑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제12~13장: 추격, 교활한 자
페리와 가크에게 후자가 동행해 있었습니다. 데이비드는 의심하면서도 배신하면 칼을 쓰겠다고 못 박고 일행에 끼워 줍니다. 네 사람은 죽은 마하르의 가죽을 뒤집어쓰고 푸트라를 걸어서 빠져나옵니다. 팔의 피가 가죽 발 사이로 새어 문 앞 경비병이 알아차리지만 데이비드는 가죽의 머리를 천천히 움직이는 연기로 위기를 넘깁니다. 일행은 가크의 나라 사리를 향해 달리고, 마침내 뒤쫓는 사곳족의 모습이 보입니다. 지친 페리를 가크가 안아 들고, 후자는 도움을 청하러 먼저 가겠다며 앞서 달려 나갑니다. 그러나 후자는 사리의 마을 가장자리를 돌며 일행이 쓰러진 뒤에야 나타날 궁리만 합니다. 협곡이 갈라지는 곳에서 데이비드는 혼자 오른쪽 길로 사곳 무리를 끌고 가며 가크와 페리가 왼쪽 길로 달아나게 합니다. 활로 사곳 둘을 쓰러뜨리고 절벽 끝 동굴 앞에 이르렀을 때 동굴에서 거대한 곰 리트가 나타나 좁은 바위 턱에서 사곳족을 덮쳐 몰살시킵니다. 데이비드는 그 틈에 달아나지만 길을 잃고, 이후 오래 가크 일행과 만나지 못합니다.
제14장: 에덴 동산
데이비드는 절벽 중턱의 작은 동굴에 자리를 잡고 비법의 책을 동굴 깊숙이 숨깁니다. 아름다운 골짜기를 둘러보다 절벽 바위 턱에서 거대한 익룡 티프다르에게 쫓기는 한 여인을 발견하고 뛰어내립니다. 그 여인은 디안이었습니다. 데이비드가 돌과 활로 티프다르를 물리치지만 디안은 "나는 당신을 미워한다"고만 합니다. 디안은 유발에게 쫓겨 도망 다니는 중이었고, 데이비드가 손을 잡고 놓아주지 않겠다고 해도 증인이 없으니 소용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이윽고 유발이 나타납니다. 한쪽 얼굴이 맹수에게 찢겨 나간 거구였고, 데이비드는 방패와 칼, 활, 그리고 주먹으로 맞서 긴 결투 끝에 그를 쓰러뜨립니다. 유발이 처음 본 활과 칼에 이어 권투를 당한 셈이었습니다. 이 승리가 데이비드에게 지식과 기술이 힘센 야만인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줍니다. 그런데도 디안은 감사 대신 쌀쌀맞고, 화가 난 데이비드가 동굴을 나서려 하자 "나는 당신을 미워해요" 하고 외치는 목소리가 갈라집니다. 되돌아간 데이비드가 디안에게 입을 맞추며 사랑을 쏟아내자 디안은 미소를 짓고, 사실은 처음부터 사랑했으며 유발의 형제들이 복수할 것이라던 말은 곁에 남기 위한 핑계였다고 털어놓습니다. 두 사람은 이곳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독사에 물린 데이비드가 독을 화살촉에 바르는 방법을 얻은 뒤 사리로 길을 떠납니다.
제15장: 지구로 돌아가다
두 사람은 거대한 장경룡 리디를 타고 오던 디안의 오빠 다코르와 만나고, 사리에서 페리와 가크를 다시 만납니다. 가크와 다코르가 동맹을 맺고 여러 왕국이 느슨하게 묶인 연합을 이루며 데이비드가 초대 황제로 추대됩니다. 칼과 활, 독화살을 만드는 법이 빠르게 퍼지고 마하르의 노예 행렬이 잇달아 공격당하자, 붙잡힌 사곳에게서 마하르가 비법을 잃어 종족 존속이 위태롭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그러나 페리의 화약과 총 제작은 지식이 모자라 실패를 거듭하고, 두 사람은 지상에서 책을 가져오자고 결정합니다. 데이비드는 디안과 함께 철의 두더지를 타고 지상으로 가기로 합니다. 출발 직전 마하르와 사곳의 군대가 쳐들어오지만 독화살과 칼로 격퇴하고, 이때 붙잡힌 노예 중에 후자도 있었습니다. 그는 데이비드의 호의를 받아들인 뒤 디안인 것처럼 사자 가죽에 감싼 무엇인가를 기계 안에 들여보냅니다. 기계가 출발하고 가죽을 걷어 내자 그 안에 있는 것은 마하르였습니다. 되돌릴 수 없게 된 기계는 각도가 틀어진 채 땅속을 달려, 미국이 아니라 사하라 모래 위로 데이비드를 내놓습니다. 그는 몇 달 동안 백인 여행자를 기다렸다고 말합니다. 화자는 이튿날 기계를 직접 확인하고, 책과 총, 전화기와 500마일의 절연 전선까지 구해 데이비드에게 보냅니다. 전선은 지상과 지하 세계를 잇는 전신선으로 쓸 계획이었습니다. 데이비드는 출발 전날 쓴 편지에서 아랍인들이 자신을 해치려 한다고 알려 오고, 그 뒤로 소식이 끊깁니다. 이듬해 화자가 돌아와 몇 달 동안 사막을 뒤졌지만 안내인은 죽었고 돌무더기도 전선도 찾지 못합니다. 책은 데이비드가 살해당했는지, 다시 펠루시다르에 닿았는지 알 수 없다는 물음으로 끝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믿지 않아도 좋다는 프롤로그
이야기는 독자에게 믿어 달라고 매달리는 대신 처음부터 선을 긋습니다.
I do not expect you to believe this story
나는 여러분이 이 이야기를 믿으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고는 사하라 가장자리의 남자가 던진 첫 물음으로 곧장 들어갑니다.
Tell me the date. What year is it?
날짜를 말해 주시오. 지금이 몇 년이오?
Ten years!
10년이라니!
이 틀은 단순한 장치가 아니라 책 전체의 주제를 예고합니다. 이 이야기는 시간이 어긋난 세계에서 돌아온 사람의 증언이고, 화자는 그 증언을 확인하러 기계가 놓인 자리까지 직접 갑니다. 결말의 열린 물음도 이 틀 안에서 완성됩니다.
2. 철의 두더지
페리의 발명품은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이야기를 시작하고 끝내는 열쇠입니다. 데이비드는 그 모양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it is a steel cylinder a hundred feet long
대략 말하면 길이 100피트의 강철 원통이다.
시험 운행은 곧 재앙으로 바뀝니다. 핸들이 움직이지 않는 기계 안에서 두 사람은 이렇게 느낍니다.
holding us upon the straight road to death
우리를 죽음으로 곧장 이어지는 길에 붙들어 놓고 있었다.
독실하다던 페리가 위기에서 기도 대신 터뜨리는 것은 욕입니다.
a clear and limpid stream of undiluted profanity
맑고 투명한 줄기로 쏟아지는 순도 높은 욕설.
버로스는 이 대목에서 웃음을 놓지 않습니다. 노학자의 허둥거림과 청년의 허세가 번갈아 나오기 때문에 위험한 장면도 가볍게 읽힙니다. 이 어조는 책 끝까지 이어집니다.
3. 수평선이 없는 땅
기계가 멈추고 밖으로 나온 두 사람이 먼저 알아차리는 것은 풍경의 어색함입니다. 페리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냅니다.
I am not so sure that we are ON earth.
우리가 지구 '위'에 있는지 확신이 안 서네.
단서는 하늘이 아니라 수평선입니다.
THERE WAS NO HORIZON!
수평선이 없었다!
페리의 설명은 과학이 아니라 공상에 가깝지만, 당당하게 밀어붙이는 힘이 있습니다.
We have proved that the earth is hollow.
우리는 지구가 속이 비어 있다는 것을 증명했어.
중심부 태양이 사방으로 빛을 보낸다는 구도는 지구 속 세계를 바깥 못지않은 땅으로 만듭니다. 바다와 대륙이 위로 휘어 올라 하늘에 걸리는 풍경이 이 세계의 기본 인상입니다.
4. 시간이 사라진 세계
태양이 늘 한가운데 있으니 하루도 밤도 없습니다. 데이비드는 그 결과를 이렇게 기록합니다.
time ceases to be a factor the moment means for measuring it cease to exist
시간을 재는 수단이 사라지는 순간 시간은 더 이상 요소가 아니게 된다.
who in the world could tell where it was always noon!
항상 정오인 곳에서 대체 누가 알 수 있겠는가!
페리는 마하르의 기록을 읽다 한 가지를 발견합니다.
I find here in all their literary works but a single tense, the present.
여기 그들의 문학 작품에는 하나의 시제, 현재밖에 없다.
there is no such thing as time
시간이라는 것은 없다.
데이비드의 몇 달과 페리의 한 시간이 같은 일을 가리킨다는 장면이 이 주제를 극적으로 만듭니다. 이 대목이 프롤로그의 '10년'과 이어지면서, 돌아온 사람이 자기 시간을 믿지 못하는 이유가 설득력을 얻습니다.
5. 마하르와 사곳족의 질서
디안에게서 들은 이 세계의 구조를 데이비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마하르가 머리라면 사곳족은 무기이고 다른 인간 종족은 손발입니다.
The Mahars were the heads—the brains—of the inner world.
마하르는 내면 세계의 머리, 곧 두뇌였다.
데이비드가 파충류를 죽이겠다고 하자 페리는 시각을 뒤집습니다.
Here they are not monsters, David
여기서는 저들이 괴물이 아니야, 데이비드.
They look upon us as we look upon the beasts of our fields
저들은 우리가 들판의 짐승을 보듯 우리를 본다.
인간이 가축이 되는 세계라는 설정은 이 책에서 가장 오래 남는 발상입니다. 그리고 페리가 말하는 것이 단순한 동정이 아니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지능과 종족의 위계가 뒤집힌 세계에서 누가 '괴물'인지는 서 있는 자리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상대화는 책의 나머지 부분에서 정복자 의식과 아슬하게 맞닿습니다.
6. 디안과 오해의 규칙
디안은 이 책에서 처음부터 이 세계의 규칙대로 움직이는 인물입니다. 도망 이유를 묻는 데이비드에게 그녀는 되묻습니다.
Why DOES a woman run away from a man?
여자가 남자에게서 도망치는 데 무슨 이유가 필요해요?
데이비드는 지상의 방식으로 농담을 하지만 이해받지 못합니다.
Sometimes they run after them.
가끔은 오히려 쫓아다니기도 하지.
그가 후자를 쓰러뜨린 일이 문제가 됩니다. 가크가 규칙을 설명합니다.
Dian the Beautiful belongs to you.
아름다운 디안은 당신의 것이다.
You should have claimed her or released her.
당신은 그녀를 차지하든 놓아주든 했어야 했다.
여성을 소유물로 놓고 승자의 권리를 따지는 규칙은 지금 읽기에는 불편합니다. 다만 서사는 이 규칙을 데이비드의 무지가 빚은 오해로 쓰고, 디안이 이 규칙 안에서도 자기 의지를 놓지 않는 인물로 그립니다. 오해가 풀리는 데 책의 절반이 걸립니다.
7. 푸트라의 얼굴
지하 도시 푸트라는 질서 정연한 석회암 도시입니다. 그 계획성에 데이비드가 놀랍니다.
Phutra is laid out underground with a regularity that indicates remarkable engineering skill
푸트라는 놀라운 공학 기술을 보여 주는 규칙성으로 지하에 설계되어 있다.
마하르는 귀가 없습니다. 그래서 의사소통도 문화도 소리를 거치지 않습니다.
the Mahars have no ears, not any spoken language
마하르에게는 귀도, 입말도 없다.
여왕 앞에서 열리는 악단의 연주는 이 설정의 가장 우스꽝스럽고 기묘한 순간입니다.
music without sound
소리 없는 음악.
귀가 없다는 사실은 이후 줄거리에서 결정적으로 쓰입니다. 데이비드가 잠든 마하르 곁을 발끝으로 걸어가면서 '귀가 없다는 것을 잊었다'고 말하는 대목이 대표적입니다. 설정 하나가 코미디와 긴장, 탈출의 계기를 모두 만들어 냅니다.
8. 인류 해방 계획
탈출 계획은 페리의 해석을 거쳐 세계를 뒤집는 계획으로 커집니다. 흥분한 데이비드가 외칩니다.
you and I may reclaim a whole world
자네와 나는 세계 하나를 되찾을 수 있어.
페리는 그 일을 소명으로 해석합니다.
I believe that God sent us here for just that purpose
나는 하느님이 바로 그 목적으로 우리를 이곳에 보내셨다고 믿어.
데이비드의 응답은 역할 분담입니다.
while you are teaching them to pray I’ll be teaching them to fight
자네가 기도를 가르치는 동안 나는 싸우는 법을 가르치겠네.
이 장면은 이 책의 정치적 중심입니다. 석기 시대에 머무는 사람들을 20세기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은 선의에서 나오지만, 외부인이 한 세계를 이끌겠다는 발상이기도 합니다. 버로스는 이를 모험의 동력으로 쓰고, 독자는 그 설득력과 오만 사이의 거리를 스스로 재게 됩니다.
9. 투기장과 자유
탈출은 계획대로 되지 않고 우연으로 풀립니다. 타그가 관중석으로 뛰어들자 객석은 패닉에 빠집니다.
such is the effect of panic upon a crowd
공황이 군중에게 미치는 효과란 그런 것이다.
풀려난 데이비드는 꽃이 별처럼 박힌 평원을 가로지르며 홀로 인류 최초의 사람이라도 된 듯한 기분에 젖습니다.
a second Adam wending my lonely way through the childhood of a world
세계의 유년기를 외로이 걸어가는 두 번째 아담.
그러나 곧 현실이 닥칩니다. 페리 없이는 자유도 없다는 것을 그는 압니다.
It was as though I moved through a dead and forgotten world.
마치 죽어서 잊힌 세계를 걷는 것 같았다.
이 장은 서사의 호흡을 바꿉니다. 실내의 음모에서 야외의 방랑으로 넘어가며, 데이비드가 혼자 일을 해결해야 하는 인물임을 드러냅니다.
10. 야와 둥글지 않은 세계
데이비드가 창으로 구한 상대는 훗날 가장 믿음직한 벗이 됩니다. 구하는 순간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적이 아니라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He was indeed a brother-man
그는 정말로 형제 같은 사람이었다.
야는 은혜를 갚는 일을 의무로 여깁니다.
from that moment it became my duty to protect and befriend you
그 순간부터 당신을 지키고 벗이 되는 것이 내 의무가 되었소.
두 사람의 대화에서 가장 재미있는 대목은 세계의 모양을 두고 벌이는 논쟁입니다. 데이비드가 지구 반대편에서 왔다고 설명하자 야는 웃어 버립니다.
either you are a fool, or took me for one
당신이 바보이거나 나를 바보로 아는 거요.
데이비드가 열매를 떨어뜨려 중력을 설명하는데, 야는 같은 열매로 정반대의 결론을 끌어냅니다.
proves the falsity of your theory
당신의 이론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소.
이 장면은 설득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지상의 지식도 상대가 보는 틀 안에서는 무력할 수 있음을 슬며시 보여 줍니다. 앞 장의 해방 계획에 대한 은근한 반론이기도 합니다.
11. 마하르 신전
야가 데려간 신전의 의식은 이 책에서 가장 섬뜩한 장면입니다. 마하르는 최면으로 인간을 물속으로 끌어들이는데, 푸트라의 마하르는 인간을 먹지 않는다는 점잖은 금기가 이곳에서는 깨집니다. 야는 이 위선을 간단히 짚습니다.
They do many things in this temple which they do not do elsewhere
저들은 이 신전에서 다른 곳에서는 하지 않는 일을 많이 하오.
야는 마하르를 향한 증오를 숨기지 않습니다.
Pellucidar would be a better place to live were there none of them
저들이 없다면 펠루시다르는 살기 더 좋은 곳이 될 것이오.
메조프족의 오솔길 이야기도 이 장의 숨은 보석입니다. 일부러 끊어지고 되돌아가는 길을 걷는 이들에게 시간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time is no factor where time does not exist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시간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인간이 가축이 되는 장면을 직접 본 뒤에야 독자도 해방 계획이 단순한 모험이 아님을 실감하게 됩니다.
12. 돌아가는 용기
데이비드는 자유를 두고 페리와 가크가 있는 감옥으로 되돌아갑니다. 야가 믿지 못하는 선택입니다.
You would return to captivity?
포로 신세로 돌아가겠다는 말이오?
그러나 야는 곧 그 선택을 인정합니다.
It is what a brave man and a good friend should do
용감한 사람이자 좋은 친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오.
돌아온 뒤의 심문과 해부실 장면은 마하르 사회의 냉혹함을 보여 줍니다.
This, indeed, was vivisection with a vengeance.
이것은 정말 지독하기 짝이 없는 생체 해부였다.
사곳 경비병의 농담은 무서운 분위기 속에서 웃음을 살려 냅니다.
The Sagoths have a well-developed sense of humor.
사곳족은 유머 감각이 잘 발달해 있다.
이 장은 데이비드의 성격을 보여 주는 가장 분명한 자리입니다. 영웅다운 무용보다 먼저 의리를 앞세우는 인물이라는 점이 나머지 사건을 이끕니다.
13. 비밀과 깨달음
손에 넣은 것은 세계의 운명을 바꿀 책인데, 데이비드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다른 얼굴입니다.
I realized that I loved Dian the Beautiful.
나는 아름다운 디안을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탈출은 죽은 마하르의 가죽을 쓰고 감행됩니다. 용감한 청년도 그 순간에는 솔직합니다.
It is with no sense of shame that I admit that I was frightened
내가 두려웠다고 인정하는 데 부끄러움은 없다.
도망 중에는 가크의 의리가 책의 또 다른 중심이 됩니다.
I will not desert a companion
나는 동료를 버리지 않겠다.
인류 해방이라는 거대한 목표보다 한 사람의 얼굴이 먼저 떠오른다는 설정이 이 모험담에 로맨스를 붙입니다. 거창한 사명과 사적인 마음이 늘 함께 가는 것이 이 책의 방식입니다.
14. 배신자와 활
후자는 처음부터 믿을 수 없는 인물이었고, 위기에서 정체를 드러냅니다.
the craven traitor was sneaking around the outskirts of the nearest Sarian village
비겁한 배신자는 가장 가까운 사리 마을 외곽을 몰래 돌고 있었다.
그 사이 데이비드는 혼자 미끼가 되어 추격자를 끌고 가며, 지상에서는 쓴 적 없던 활로 맞섭니다.
Never had I greater need of steady nerves than then
그때만큼 침착한 신경이 필요했던 적이 없었다.
사곳은 활을 본 적이 없어서 무엇이 날아오는지 알지 못합니다. 결국 사곳 무리를 끝장내는 것은 데이비드의 활이 아니라 동굴에서 나타난 거대한 곰입니다.
is truly the king of beasts
참으로 짐승의 왕이다.
영웅이 모든 위기를 혼자 해결하지 못하고 운에 구해지는 장면은 이 책의 솔직한 부분입니다.
15. 에덴 동산의 사랑
데이비드와 유발의 결투는 지식과 기술이 힘으로 바뀌는 첫 장면입니다.
what a man who knows may do with his bare fists
아는 사람이 맨주먹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하지만 이 장의 핵심은 승리보다 그 뒤의 대화입니다. 디안은 끝까지 "미워한다"고 하다가 입맞춤 뒤에 태도를 바꿉니다.
Love speaks in acts.
사랑은 행동으로 말하는 거예요.
I have loved you always
나는 언제나 당신을 사랑했어요.
I had to tell you SOMETHING, David
당신에게 뭐라도 말해야 했어요, 데이비드.
화가 난 데이비드가 힘으로 입을 맞추고, 그것이 곧바로 사랑 고백으로 받아들여지는 구성은 오늘의 독자에게는 불편합니다. 다만 디안이 속마음을 일부러 숨기고 상대의 마음을 시험했다는 설명이 붙어 있어서, 이 장면은 그녀가 끝까지 주도권을 쥔 이야기로 읽히기도 합니다. 문명인과 석기 시대 소녀의 사랑이라는 구도는 당대의 모험 소설이 흔히 쓰던 방식입니다.
16. 황제, 속임수, 열린 결말
연합이 세워지고 독화살이 퍼지는 동안 페리와 데이비드는 한계를 깨닫습니다.
what we lack is knowledge
우리에게 없는 것은 지식이다.
펠루시다르에는 방위가 없습니다. 이 사실은 마지막에 가서 가장 아프게 되살아납니다.
there is no north, no south, no east, no west
북도 남도 동도 서도 없다.
후자의 속임수는 짧고 잔혹합니다. 출발한 기계 안에서 가죽을 걷은 순간이 책에서 가장 크게 방향을 틀어 놓습니다.
The thing beneath the skin was not Dian—it was a hideous Mahar.
가죽 아래의 것은 디안이 아니었다. 흉측한 마하르였다.
맺음은 화자의 물음입니다. 데이비드는 편지를 남기고 사라지고, 화자는 사막을 뒤져도 끝내 흔적을 찾지 못합니다.
Does the answer lie somewhere upon the bosom of the broad Sahara
그 답은 드넓은 사하라의 품 어딘가에 놓여 있을까?
프롤로그에서 믿지 못할 이야기라고 선언한 틀이 여기서 닫히지 않고 열립니다. 이 열린 결말은 연작의 다음 권으로 이어지는 고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17. 이 책을 읽는 방법
『지구 속으로』는 프롤로그와 15개 장으로 이루어진 짧은 모험 소설이어서 한자리에서 읽기에 알맞습니다. 처음이라면 제1~2장(철의 두더지 출발과 수평선 없는 땅)을 먼저 읽어 설정을 잡고, 제4장(아름다운 디안)과 제5~6장(노예들과 탈출 계획)에서 이 세계의 구조를 파악해 보세요. 제8장(마하르 신전)은 이 책에서 가장 강렬한 장면이라 따로 눈여겨볼 만합니다. 제11~12장(죽은 마하르 넷과 추격)은 탈출극의 절정이고, 제14장(에덴 동산)은 로맨스의 정점입니다. 지구 속 세계라는 공상이 이야기를 이끌지만, 읽다 보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시간이 사라진 세계의 감각과 약자가 지배 구조를 뒤집으려는 구상입니다. 종족과 문명을 서열화하는 시선은 오래된 모험 소설의 한계로 기억해 두고, 과학적 정합성보다 상상력의 스케일과 이야기의 속도를 즐기며 읽으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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