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817년 출간
Northanger Abbey
노생거 수도원
고딕 소설에 빠진 열일곱 살 캐서린이 바스의 무도회와 노생거 수도원에서 낭만과 현실이 어긋나는 일을 겪으며 사람을 제대로 보는 눈을 얻는 이야기
Let us not desert one another; we are an injured body.
서로를 저버리지 맙시다. 우리는 부당한 대접을 받아 온 무리입니다.
Dearest Miss Morland, what ideas have you been admitting?
사랑하는 모랜드 양, 대체 어떤 생각을 받아들였습니까?
한눈에 보기
윌트셔 풀러턴의 목사 딸 캐서린 모랜드는 이웃 앨런 부부를 따라 바스로 간다. 무도회에서 재치 있는 헨리 틸니를 만나고, 소설 친구 이사벨라 토프와 그 오빠 존 토프를 알게 되며, 약속과 우정 사이에서 처음으로 자기 판단을 지킨다. 제임스와 이사벨라의 약혼, 이사벨라의 변심이 이어지는 사이 캐서린은 틸니 남매의 초대를 받아 노생거 수도원으로 간다. 그곳에서 고딕 소설의 눈으로 틸니 장군을 의심하다 헨리에게 꾸지람을 듣고, 곧 장군이 돈 때문에 그녀를 하루아침에 쫓아내는 일을 겪는다. 집으로 돌아온 캐서린을 헨리가 찾아와 청혼하고, 장군의 동의를 얻기까지의 곡절 끝에 두 사람은 결혼한다. 열일곱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Pride and Prejudice)
- 샬럿 브론테 『제인 에어』 (Jane Eyre)
-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Frankenstein)
한 권 요점
Northanger Abbey
『노생거 수도원』은 영국 작가 제인 오스틴이 쓴 장편소설로, 오스틴이 세상을 떠난 뒤인 1817년 말에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스틴은 1775년에 태어나 1817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소설은 1790년대 말에 쓰이기 시작했지만 오랫동안 책으로 나오지 못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책은 모두 31장이며, 제1~19장은 바스, 제20~28장은 노생거 수도원, 제29~31장은 집으로 돌아온 뒤의 이야기입니다. 줄기는 하나입니다. 소설 속 여주인공들의 삶을 현실에 그대로 대입하던 소녀가 자기 상상이 얼마나 빗나갔는지를 몸으로 배우고, 그러면서도 정작 위험한 것은 고딕 소설의 악당이 아니라 돈과 허영에 눈이 먼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알아 가는 과정입니다. 서술자는 수시로 끼어들어 독자에게 말을 걸고, 소설이라는 장르 자체를 놓고 농담과 변호를 번갈아 합니다.
줄거리
제1~2장: 영웅감이 아닌 소녀, 바스로
캐서린 모랜드는 영웅이 될 운명을 타고났다고 보기 어려운 아이였습니다. 아버지는 평범한 성직자이고 열 남매의 집은 넉넉하지만 대단하지 않으며, 캐서린은 마른 몸에 안색이 칙칙했고 인형보다 크리켓을, 정원 가꾸기보다 언덕에서 구르기를 좋아했습니다. 음악도 그림도 오래 하지 못했지만 심성은 나쁘지 않았고, 열다섯 살 무렵부터 외모가 피어나며 무도회를 동경하게 됩니다. 열다섯에서 열일곱 사이에는 여주인공이 외워야 할 시구를 소설에서 익혔고, 그러면서도 마을에는 영주도 사생아도 없었습니다. 그런 캐서린에게 기회가 오는 것은 이웃 지주 앨런 씨가 통풍 치료차 바스로 가게 되면서입니다. 앨런 부인이 그녀를 함께 가자고 초대하고, 부모는 별다른 훈계 없이 목도리를 잘 두르고 용돈을 기록하라고만 이르며 열 기니를 쥐어 보냅니다. 여행은 강도도 마차 전복도 없이 무사히 끝나고, 풀트니 거리의 숙소에 든 캐서린은 옷에 열정을 쏟는 앨런 부인과 함께 어퍼 룸 무도회장에 처음 갑니다. 그러나 인파에 떠밀리고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 춤은 한 곡도 추지 못하고, 차 마시는 방 한구석에서 앨런 부인의 "아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푸념만 듣다 돌아옵니다. 다만 두 신사가 그녀를 예쁜 아가씨라고 평하는 소리를 엿들은 것으로 캐서린은 만족합니다.
제3~4장: 헨리 틸니와 토프 가족
이튿날부터 아침마다 상점과 펌프실을 도는 일상이 이어지다가, 로어 룸 무도회장에서 사회자가 틸니라는 청년을 파트너로 소개합니다. 스물대여섯쯤의 헨리 틸니는 춤추는 동안 일부러 격식 차린 질문을 늘어놓고, 일기를 쓰느냐는 농담과 모슬린 감정으로 캐서린을 웃게 만듭니다. 앨런 부인은 천 이야기에 열을 올리고, 앨런 씨는 알아본 뒤 그가 글로스터셔의 점잖은 집안 성직자라고 안심합니다. 다음 날 펌프실에 틸니는 나타나지 않고, 대신 앨런 부인이 15년 만에 학교 친구 토프 부인을 만납니다. 토프 부인은 세 딸과 함께 나타나고, 맏딸 이사벨라는 캐서린의 오빠 제임스 모랜드와 대학 친구 사이인 존 토프의 누이라는 점에서 곧바로 가까워집니다. 이사벨라는 캐서린보다 네 살 위로, 옷차림과 연애와 사교에 훤해서 캐서린이 한껏 감탄하는 상대입니다.
제5~6장: 소설과 우정, 우돌포 이야기
틸니는 바스를 떠난 듯 펌프실에도 극장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캐서린과 이사벨라는 몇 번 만난 사이에 서로를 이름으로 부르며 팔짱을 끼고 다니고, 비 오는 날이면 함께 소설을 읽습니다. 서술자는 이 대목에서 소설을 깎아내리는 소설가들과 독자들의 위선을 꾸짖고 소설을 변호합니다. 다음 장에서 두 사람은 펌프실에서 수다를 떱니다. 캐서린은 『우돌포의 신비』의 검은 장막 뒤에 무엇이 있을지 몹시 궁금해하고, 이사벨라는 같은 부류의 괴기 소설 목록을 수첩에서 읽어 줍니다. 이사벨라는 캐서린이 틸니를 마음에 둔다고 넘겨짚으며 자기는 눈빛이 옅고 안색이 누르스름한 사람이 좋다고 슬쩍 흘리고, 두 사람을 쳐다보는 청년들을 피하는 척하다 오히려 쫓아가듯 걸음을 옮깁니다.
제7~9장: 토프 남매와 마차, 엇갈린 파트너
청년들은 제임스 모랜드와 존 토프였습니다. 존은 막 이륜마차를 타고 달려와 마차와 말과 가격과 거리를 늘어놓으며, 자기는 소설을 읽지 않으며 『톰 존스』와 『수도사』 말고는 읽을 만한 소설이 없다고 잘라 말하고, 『우돌포의 신비』를 쓴 사람이 래드클리프 부인임을 캐서린이 일러 주자 다른 책과 헷갈렸다며 얼버무립니다. 오빠 제임스는 이사벨라를 칭찬하기에 바쁘고, 캐서린은 존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서도 "가장 매력적인 아가씨"라는 말에 마음이 누그러져 호의적으로 대답합니다. 그날 저녁 무도회에서 존은 약속한 춤 시간에 나타나지 않고, 이사벨라는 제임스와 춤을 추러 가 버려 캐서린은 홀로 앉아 있게 됩니다. 그 사이 틸니가 누이 엘리너 틸니를 데리고 나타나 춤을 청하지만, 토프와 이미 약속한 캐서린은 거절합니다. 늦게 나타난 존은 말과 개 이야기만 늘어놓습니다. 같은 밤 휴즈 부인의 소개로 엘리너와 인사를 나누지만, 이튿날 아침 존이 이사벨라와 제임스를 태운 마차까지 끌고 와 클라버턴 언덕으로 드라이브를 가자고 우깁니다. 마차에서 존은 술 이야기, 말 이야기, 사냥 이야기를 허풍스럽게 늘어놓고, 제임스의 마차는 부서질 거라고 했다가 곧 안전하다고 말을 바꿉니다. 캐서린은 두 말이 모순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사람이 그저 허풍쟁이임을 깨닫는 데 그치고, 돌아와서는 그사이 크레센트에서 틸니 남매를 만난 앨런 부인에게 소식을 듣고 속이 상합니다.
제10~12장: 코티용 무도회, 블레이즈 성, 오해와 변명
극장에서 이사벨라가 재잘대고 이튿날 아침 펌프실에서 캐서린은 엘리너와 다시 이야기할 기회를 얻으며, 목요일 무도회에서 마침내 헨리의 청을 받아 함께 춥니다. 존이 끼어들어 항의하다 물러가고, 헨리는 컨트리댄스를 결혼의 상징에 빗대어 농담을 이어 갑니다. 그 무도회에서 캐서린은 헨리에게서 멀리 서 있는 신사가 아버지 틸니 장군이라는 말을 듣고, 다음 날 산책을 약속합니다. 그러나 아침부터 비가 내려 산책이 미뤄지고, 날이 갠 뒤 이사벨라와 제임스와 존이 마차로 찾아와 브리스틀과 블레이즈 성으로 가자고 합니다. 캐서린은 틸니 남매가 오기로 했다며 거절하다가, 존이 "그들이 마차를 타고 랜스다운 쪽으로 갔다"고 거짓말하자 따라나섭니다. 가는 길에 거리에서 틸니 남매를 보고 마차를 세우라고 사정하지만 존은 채찍질로 달릴 뿐이고, 케인샴 근처에서 제임스가 시간이 늦었다고 돌아가자고 해 모두 되돌아옵니다. 집에는 틸니 남매가 다녀갔다는 전갈이 와 있습니다. 이튿날 캐서린은 밀섬 거리로 사과하러 가지만 하인은 엘리너가 외출했다고 말하고, 곧이어 엘리너가 아버지와 집을 나서는 것을 봅니다. 저녁 극장에서 헨리는 처음에 차갑게 인사하다가 캐서린의 해명을 듣고 풀리고, 장군이 서두르느라 누이가 손님을 받지 못했다는 사정을 설명합니다. 그 사이 존이 장군과 이야기하는 모습이 보이고, 존은 장군이 캐서린을 바스 최고의 아가씨라 했다며 우쭐해합니다.
제13~15장: 지켜 낸 약속, 비첸 절벽, 두 사람의 약혼
일요일 크레센트에서 클리프턴 계획이 다시 나오고, 캐서린이 이미 헨리 남매와 산책을 약속했다고 하자 이사벨라와 제임스와 존이 번갈아 달래고 서운해하고 몰아붙입니다. 캐서린은 흔들리지만 물러서지 않고, 존이 틸니 남매에게 대신 거짓 변명을 전했다는 말을 듣자 뿌리치고 밀섬 거리로 달려가 직접 사정을 밝힙니다. 장군은 오히려 다른 날 딸과 함께 식사하자며 그녀를 초대하고, 돌아온 캐서린은 앨런 부부에게서 개방 마차를 타고 다니는 일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조언을 듣습니다. 이튿날 비첸 절벽 산책에서 캐서린은 『우돌포의 신비』가 좋다고 하고 헨리가 소설을 즐겨 읽는다고 하자 안도합니다. 이어 헨리는 역사책과 풍경화 이야기로 이끌다가, 캐서린이 "런던에서 곧 아주 무서운 것이 나온다"고 하자 엘리너가 폭동으로 오해하는 장면이 벌어집니다. 사실 캐서린이 말한 것은 곧 나올 신간 소설이었습니다. 한편 클리프턴 나들이는 캐서린이 빠진 채 다녀왔고, 다음 날 이사벨라는 제임스와 약혼했다고 털어놓습니다. 모랜드 씨의 동의가 오자 이사벨라는 기뻐하고, 존은 캐서린에게 어색하게 말을 늘어놓다 떠납니다.
제16~19장: 흔들리는 약혼, 노생거로의 초대
밀섬 거리 방문은 기대만큼 즐겁지 않았고, 이사벨라는 틸니 남매가 오만하다고 흉을 봅니다. 저녁 무도회에서 처음 보는 헨리의 형 프레데릭 틸니 대위가 이사벨라에게 춤을 청하고, 이사벨라는 춤을 추지 않겠다던 말을 뒤집습니다. 제임스의 두 번째 편지는 아버지가 연 400파운드의 성직록과 상속을 약속했음을 알리고, 결혼까지는 두세 해를 기다려야 합니다. 이사벨라는 겉으로는 기뻐하지만 금액이 적다는 불만을 감추지 않습니다. 앨런 부부가 체류를 연장하자 곧바로 틸니 일가가 바스를 떠난다는 말이 들려오고, 장군이 직접 캐서린을 글로스터셔의 노생거 수도원에 초대합니다. 캐서린은 오래된 수도원에서 살아 볼 기대에 들떠 부모의 허락을 받습니다. 한편 이사벨라는 존이 캐서린을 사랑한다며 중재를 부탁하고, 캐서린이 단호히 거절하는 사이 틸니 대위가 이사벨라 곁에 앉아 속삭입니다. 이사벨라의 태도는 눈에 띄게 달라지고, 캐서린은 헨리에게 형을 떠나게 하라고 부탁했다가 "형은 이사벨라가 약혼한 줄 알고 있다"는 말만 듣습니다. 헨리는 이사벨라와 제임스가 서로의 마음을 알고 있다며 안심시킵니다. 대위는 바스에 남고, 캐서린은 앨런 부부와 이사벨라와 작별합니다.
제20~22장: 수도원 도착, 상자와 장롱, 의심의 씨앗
마차로 30마일을 가는 동안 캐서린은 헨리의 곁 이륜마차로 옮겨 타고, 헨리는 고딕 소설의 전형적인 수도원 밤 장면을 장난스럽게 늘어놓습니다. 그러나 도착한 노생거 수도원은 현대식 벽난로와 큰 유리창을 갖춘 평범하고 안락한 저택이었고, 캐서린은 실망합니다. 장군은 식사 시간 엄수에 집착하며 딸을 재촉합니다. 방에는 큰 상자가 있고, 캐서린이 열어 보니 하얀 침대보뿐이었습니다. 그날 밤 폭풍우가 몰아치자 방의 검은 칠을 한 장 속에서 두루마리 원고를 발견하지만 촛불이 꺼져 읽지 못하고 뜬눈으로 새웁니다. 아침에 읽어 보니 내용은 빨랫감 목록과 말 치료 영수증이었습니다. 부끄러워하는 그녀에게 헨리는 가볍게 폭풍우를 묻고, 장군은 정원과 온실을 자랑하며 앨런 씨를 낮춰 봅니다. 장군은 산책길에서 자기만 다른 길로 가고, 엘리너는 어머니가 즐겨 걷던 숲길이라고 말합니다. 엘리너가 열세 살 때 어머니를 여의었다는 말에 캐서린은 장군이 아내에게 잔인했다고 속단합니다.
제23~25장: 금지된 방, 헨리의 꾸짖음, 이사벨라의 소식
장군과 함께 저택을 도는 동안 캐서린은 고풍스러운 부분을 기대하지만 대부분이 새 건물입니다. 장군이 엘리너를 갑자기 불러 복도 끝 쪽문을 막자 캐서린은 그 너머에 틸니 부인의 방이 있다고 짐작하고, 장군이 응접실을 서성이다 밤늦도록 팸플릿을 읽겠다며 혼자 남는 것을 부인이 갇혀 있다는 증거로 해석합니다. 일요일에는 교회에서 틸니 부인의 기념비를 보고 슬픔을 느낍니다. 월요일 장군이 산책 나간 사이 엘리너와 방의 초상화를 본 뒤, 장군이 돌아와 엘리너를 부르며 금지된 복도를 막습니다. 캐서린은 혼자 그 방에 들어가 보지만, 햇빛이 환하게 드는 평범한 침실이 있을 뿐입니다. 방을 나오는 계단에서 예정보다 일찍 돌아온 헨리를 마주치고, 그는 어머니의 병이 갑작스럽긴 했으나 의사들이 돌보았고 장군도 진심으로 슬퍼했다고 설명하며 캐서린이 품은 의심의 무게를 짚어 줍니다. 캐서린은 눈물을 쏟으며 방으로 달려갑니다. 헨리는 이 일을 입에 올리지 않고 오히려 더 다정하게 대해 주어 캐서린은 차차 마음을 추스릅니다. 열흘 만에 제임스의 편지가 도착해 이사벨라와의 관계가 끝났다고 알려 오고, 이사벨라가 틸니 대위와 약혼할 모양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헨리는 형이 이사벨라와 결혼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합니다.
제26~28장: 우드스턴, 이사벨라의 편지, 쫓겨난 아침
장군은 일부러 편안한 척 말하면서 우드스턴 목사관에서의 식사를 약속하고, 헨리는 "소박하게" 준비하라는 말을 믿지 않고 먼저 떠납니다. 약속한 날 캐서린은 우드스턴의 정원과 거실에 반하고, 장군은 방이 "아가씨의 취향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며 그녀가 이 집의 안주인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비칩니다. 다음 날 아침 이사벨라의 편지가 와서 틸니 대위가 싫다고 하고 캐서린에게 제임스와의 화해를 부탁합니다. 캐서린은 편지의 위선에 질려 답장을 쓰지 않기로 하고, 헨리는 형이 이사벨라에게 진심이었던 적은 없다고 단언합니다. 장군이 런던으로 떠나 있는 일주일은 노생거에서 가장 편안한 시간입니다. 캐서린은 체류 기간이 길다는 걱정에 엘리너에게 떠나겠다고 말하지만 엘리너가 더 있어 달라고 청하여 눌러앉습니다. 그러나 헨리가 우드스턴에 간 사이 장군이 밤늦게 돌아오고, 엘리너가 창백한 얼굴로 와서 캐서린에게 내일 아침 일곱 시에 떠나야 한다는 말을 전합니다. 하인도 붙이지 않은 마차가 준비되어 있었고, 엘리너는 노자가 부족할까 걱정해 돈을 빌려 줍니다. 캐서린은 장군에게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알지 못한 채 눈물로 작별합니다.
제29장: 홀로 돌아온 길
캐서린은 울며 70마일의 길을 가고, 하루가 끝날 무렵 풀러턴에 도착합니다. 화려한 귀환을 기대할 수 없는 "고독과 불명예 속의 여주인공"이라는 서술자의 말처럼 마차는 초라합니다. 가족은 반기지만 무례한 처사에 분개하고, 어머니는 앨런 부인의 상투적 위로와 함께 "별것 아니다"라고 정리합니다. 캐서린은 짧은 편지와 함께 엘리너에게 빌린 돈을 돌려보내고, 앨런 부인은 "장군이 참을 수 없다"를 되풀이하다 이내 바스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제30~31장: 헨리의 방문, 장군의 속셈, 결혼
캐서린이 멍하니 지내자 어머니는 『거울』에 실린 글로 타이르려는데, 그 사이 손님이 와 있습니다. 헨리가 직접 찾아와 안부를 확인하고, 앨런 부부를 방문하러 가는 길에 청혼합니다. 이어 그는 장군의 속사정을 설명합니다. 존 토프는 캐서린에게 마음이 있었을 때 모랜드 가를 부유하다고 부풀려 말했고, 이사벨라의 결혼이 깨지고 캐서린에게도 거절당하자 이번에는 정반대로 가난한 집안이라고 깎아내렸습니다. 장군은 첫 번째 이야기를 믿고 캐서린을 며느릿감으로 점찍었다가 두 번째 이야기를 듣자 분노해 캐서린을 쫓아냈습니다. 헨리는 아버지에게 맞서 헤리퍼드 동행을 거절하고 캐서린에게 청혼하기로 했습니다. 모랜드 부부는 장군의 동의가 없는 한 혼인을 허락할 수 없다고 하고, 두 사람은 서로 은밀히 편지를 주고받으며 기다립니다. 그 사이 엘리너가 뜻밖에 작위와 재산을 얻은 오랜 연인과 결혼해 자작 부인이 되자 장군은 기뻐합니다. 그 신랑은 예전 노생거에 빨랫감 목록을 두고 간 하인의 주인이었습니다. 장군은 또 모랜드 가가 가난하지 않으며 캐서린이 3천 파운드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마침내 동의합니다. 헨리와 캐서린은 처음 만난 지 1년 안에 결혼하고, 서술자는 장군의 방해가 오히려 둘의 사이를 깊게 했을 것이라며 "부모의 횡포를 권하는 책인지, 자식의 불복종을 보상하는 책인지는 독자가 정하라"고 끝맺습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영웅이 될 운명이 아닌 소녀
첫 장은 여주인공 소설의 관습을 하나씩 뒤집으며 시작합니다. 열 살의 캐서린은 크리켓을 좋아하는 말괄량이였고, 서술자는 그 성격을 이렇게 요약합니다.
What a strange, unaccountable character!
참 이상하고 설명하기 어려운 성격이다!
열다섯 이후에는 소설을 통해 체계적으로 여주인공이 되는 수업을 받습니다.
But from fifteen to seventeen she was in training for a heroine
그러나 열다섯부터 열일곱까지 그녀는 여주인공이 되기 위한 훈련을 받고 있었다.
마을에는 영주도 정체불명의 청년도 없었지만, 서술자는 이렇게 단언합니다.
Something must and will happen to throw a hero in her way.
그녀의 길에 영웅을 던져 줄 무언가가 반드시 일어나게 마련이다.
영웅이 등장하는 계기가 앨런 씨의 통풍이라는 점이 오스틴의 방식입니다. 낭만의 약속과 일상의 사정을 한 문장 안에 나란히 놓는 이 어조가 책 전체의 공기를 정합니다.
2. 바스의 첫 무도회
화려한 도시에 도착한 캐서린의 첫날은 인파에 밀리는 일로 채워집니다. 캐서린은 아는 사람이 없는 불편함을 속삭이고, 앨런 부인은 한가로운 대꾸를 합니다. 캐서린의 말은 이렇습니다.
not to have a single acquaintance here!
여기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니!
앨런 부인은 도움이 되지 못하는 보호자로 그려집니다. 서술자가 한 줄로 그녀를 소개합니다.
Dress was her passion.
옷은 그녀의 열정이었다.
앨런 부인의 입버릇은 소원만 되풀이하는 것입니다.
I wish you could dance, my dear—I wish you could get a partner.
네가 춤을 출 수 있으면 좋겠구나. 파트너를 구했으면 좋겠어.
어머니가 일러 준 말은 목도리와 용돈 장부가 전부였습니다. 위험은 악당이 아니라 평범한 무관심 속에 있고, 이 장면은 그 점을 웃음으로 미리 보여 줍니다.
3. 헨리 틸니의 첫 인상
하급 무도장에서 소개받은 헨리는 격식 차린 질문 자체를 놀이로 바꿉니다. 일기 이야기에서 그는 캐서린을 이렇게 놀립니다.
I shall make but a poor figure in your journal to-morrow.
내일 당신 일기에서 저는 보잘것없는 인물로 적히겠군요.
앨런 부인과는 모슬린 이야기로 진지하게 맞장구칩니다.
Muslin can never be said to be wasted.
모슬린은 결코 낭비되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고는 놀리는 쪽의 비결을 슬쩍 밝힙니다.
nothing in the world advances intimacy so much.
세상에 친밀함을 이만큼 빨리 키우는 것도 없습니다.
헨리는 책 내내 캐서린을 놀리면서 가르치는 인물입니다. 이 첫 대화가 그가 어떤 방식으로 사랑하고 교정하는 사람인지 미리 보여 줍니다.
4. 소설을 위한 변론
제5장에서 서술자는 이야기를 멈추고 독자에게 직접 이야기합니다. 소설을 폄하하는 풍조에 맞서 같은 장르의 작가들에게 이렇게 호소합니다.
Let us not desert one another; we are an injured body.
서로를 저버리지 맙시다. 우리는 부당한 대접을 받아 온 무리입니다.
그러면서 이유를 짚습니다.
no species of composition has been so much decried.
어떤 종류의 글도 이만큼 헐뜯긴 적이 없다.
독서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을 짧게 흉내 낸 대목도 있습니다.
Oh! it is only a novel!
아, 그냥 소설이에요!
이 변론은 소설을 놀리는 책이 소설을 사랑하는 책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줍니다. 캐서린이 고딕 소설에 속는다고 해서 오스틴이 소설 읽기를 나무라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읽은 것을 현실의 척도로 삼는 태도입니다.
5. 이사벨라의 우정
이사벨라 토프는 말로 마음을 쌓는 사람입니다. 만나자마자 이렇게 반깁니다.
My dearest creature, what can have made you so late?
사랑하는 친구, 대체 무슨 일로 이렇게 늦었어요?
그리고 자기의 우정을 이렇게 자랑합니다.
I have no notion of loving people by halves
저는 사람을 반쯤만 사랑하는 법을 몰라요.
My attachments are always excessively strong.
제 애착은 언제나 지나치게 강해요.
과장된 열정이 전부 말이라는 점은 나중에 드러납니다. 우정을 입에 올리는 사람일수록 약속은 가볍게 여기고, 캐서린의 순박함은 그 거리를 한참 뒤에야 깨닫습니다.
6. 우돌포의 매혹
캐서린은 『우돌포의 신비』에 푹 빠져 헨리를 만나지 못한 쓸쓸함도 잊습니다. 이사벨라와의 대화에서 그녀는 이렇게 열광합니다.
I should like to spend my whole life in reading it.
평생을 그 책 읽는 데 보내고 싶어요.
뜻밖에도 헨리 역시 열렬한 독자였습니다. 비첸 절벽 산책에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my hair standing on end the whole time
읽는 내내 머리카락이 곤두섰습니다.
소설을 읽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그의 단언도 인상적입니다.
must be intolerably stupid
참을 수 없이 어리석은 것이 틀림없다.
헨리의 이 말은 캐서린에게 부끄러움 없이 우돌포를 좋아해도 된다는 허락이 되어 줍니다. 그러나 이 허락은 수도원에서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책을 좋아하는 일과 책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일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7. 존 토프의 허풍
존 토프는 캐서린이 처음 만난 허풍쟁이 청년입니다. 우돌포를 읽었느냐는 물음에 그는 소설을 통째로 비웃습니다.
I never read novels; I have something else to do.
저는 소설은 안 읽습니다. 달리 할 일이 있어서요.
Novels are all so full of nonsense and stuff
소설은 전부 허튼소리와 잡동사니로 가득합니다.
그러면서 곧 래드클리프 부인과 다른 책을 뒤섞어 말합니다. 마차 이야기에서도 말은 오락가락합니다. 한 번은 위험하다고 하고, 다음 순간에는 이렇게 말합니다.
the carriage is safe enough, if a man knows how to drive it
마차는 모는 법을 아는 사람이 몰면 충분히 안전합니다.
서술자는 캐서린이 거짓말하는 사람을 처음 만났다는 점을 짚습니다.
idle assertions and impudent falsehoods
부질없는 주장과 뻔뻔한 거짓말
존의 허풍은 우스꽝스럽지만 그가 장군에게 모랜드 가의 재산을 부풀려 전한 일이 결국 캐서린의 운명을 좌우합니다. 가벼운 입이 가장 큰 사건의 시작이 되는 구조입니다.
8. 춤과 결혼
제10장의 무도회에서 헨리는 컨트리댄스와 결혼을 나란히 놓고 농담을 합니다.
I consider a country-dance as an emblem of marriage.
저는 컨트리댄스를 결혼의 상징이라고 봅니다.
Fidelity and complaisance are the principal duties of both
정절과 상냥함이 둘 모두의 으뜸가는 의무입니다.
두 사람의 차이를 설명하는 대목은 당시 성 역할을 짚습니다.
man has the advantage of choice, woman only the power of refusal
남자에게는 선택의 이점이, 여자에게는 거절할 힘만 있습니다.
he is to purvey, and she is to smile.
남자는 마련하고, 여자는 미소 짓는다.
유쾌한 비유 속에 당대 혼인의 구조가 담겨 있습니다. 이 책에서 선택권이 약한 여성들이 돈 문제로 어떻게 시험받는지를 미리 보여 주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9. 약속을 지키는 용기
제11~13장에서 캐서린은 처음으로 친구들의 압력 앞에서 자기 판단을 지킵니다. 클리프턴으로 가자는 성화에 그녀는 이렇게 맞섭니다.
I am engaged to Miss Tilney.
저는 틸니 양과 약속했어요.
그들은 "이전 약속이 있었다고 하면 되지 않느냐"고 몰아붙이지만, 그녀의 대답은 분명합니다.
There has been no prior engagement.
앞서 약속한 일은 없었어요.
이사벨라는 우정을 무기 삼아 서운함을 내세웁니다.
These Tilneys seem to swallow up everything else.
이 틸니 사람들이 다른 모든 것을 삼켜 버리는 것 같아.
존이 멋대로 변명을 전했다는 것을 알고 캐서린은 달려 나갑니다.
I never will be tricked into it.
속아서 그렇게 하지는 않을 거예요.
영웅적 모험이 아니라 평범한 약속을 지키는 일이 이 소설에서 캐서린이 보여 주는 첫 번째 진짜 용기입니다. 옳음의 기준은 책이 아니라 자기 양심이라는 점이 여기서 처음 분명해집니다.
10. 헨리의 말과 책 이야기
비첸 절벽 산책에서 헨리는 형용사 하나를 붙잡고 말장난을 시작합니다. 캐서린이 우돌포를 '가장 멋진 책'이라고 하자 이렇게 되받습니다.
The nicest—by which I suppose you mean the neatest.
가장 멋진 책이라, 가장 깔끔한 책이라는 뜻이겠군요.
Oh! it is a very nice word indeed! it does for everything.
아, 정말 '멋진' 낱말이군요! 모든 곳에 쓰이니까요.
이어서 캐서린이 역사책이 지루하다고 불평하는 대목에 시대의 목소리가 섞여 있습니다.
the men all so good for nothing, and hardly any women at all
남자들은 모두 쓸모없고, 여자는 거의 나오지도 않아요.
invention is what delights me in other books
다른 책에서 저를 기쁘게 하는 것은 지어낸 이야기예요.
그리고 캐서린이 "런던에서 곧 아주 무서운 것이 나온대요"라고 하자 엘리너는 폭동으로 알아듣습니다. 헨리는 이렇게 풀어 줍니다.
such words could relate only to a circulating library
그런 말은 대여 도서관 이야기일 수밖에 없지요.
이 소동은 책에서 읽은 공포와 현실의 공포가 쉽게 뒤섞이는 캐서린의 버릇을 가볍게 비춥니다. 헨리의 농담은 짓궂지만 캐서린을 깎아내리려는 것이 아니라 함께 웃자는 초대라는 점이 이 장면의 매력입니다.
11. 노생거를 향한 상상
초대를 받은 캐서린의 기쁨은 수도원이라는 단어에서 절정에 이릅니다.
Northanger Abbey! these were thrilling words
노생거 수도원! 가슴을 뛰게 하는 낱말이었다.
가는 길에 헨리는 고딕 소설을 흉내 낸 즉흥극으로 그녀를 놀립니다.
Nerves fit for sliding panels and tapestry?
미닫이 벽판과 벽걸이 융단을 견딜 신경은 갖추셨나요?
캐서린은 웃음 속에서도 이야기에 빠져듭니다.
this is just like a book! but it cannot really happen to me
정말 책 같아요! 하지만 제게 일어날 리는 없죠.
정작 도착한 저택은 현대식이어서 그녀를 실망시킵니다.
every pane was so large, so clear, so light!
유리창마다 어쩌면 그리 크고 맑고 환한지!
헨리의 장난은 사실상 예언이자 시험입니다. 현실이 소설과 다르다는 것을 도착하자마자 확인하고도 캐서린은 밤이 되면 다시 소설의 눈으로 돌아갑니다. 상상이 현실을 이기는 순간은 의외로 쉽게 오는 법입니다.
12. 상자와 장롱, 빨랫감 목록
첫 밤 방에서 캐서린이 열어 본 큰 상자에서 나온 것은 소박했습니다.
a white cotton counterpane, properly folded
반듯하게 개어 둔 하얀 무명 침대보
폭풍우 치는 밤 장롱에서 두루마리를 찾아내고는 촛불이 꺼지는 장면은 완벽한 고딕의 순간입니다.
Alas! it was snuffed and extinguished in one.
아뿔싸! 심지를 자르자 불이 그대로 꺼져 버렸다.
그러나 아침의 햇빛은 결과를 되돌려 놓습니다.
she held a washing-bill in her hand
그녀 손에 들린 것은 빨랫감 계산서였다.
she felt humbled to the dust
그녀는 먼지가 될 만큼 부끄러웠다.
이 소동은 작지만 중요한 장치입니다. 같은 인물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마지막에 이 빨랫감 목록이 엘리너의 신랑과 연결되는 일화로 돌아와 이야기의 고리를 닫습니다.
13. 장군과 어머니의 방
틸니 장군은 정중하지만 불편한 사람입니다. 아들 헨리의 직업을 두고 그는 이렇게 단언합니다.
The money is nothing, it is not an object, but employment is the thing.
돈은 아무것도 아니고 목적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일입니다.
정원 자랑을 하다 그는 앨런 씨를 이렇게 평합니다.
He is a happy man!
행복한 사람이로군!
엘리너가 어머니를 이야기하는 대목은 이 집이 실제로 품은 슬픔입니다.
It was my mother’s favourite walk.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시던 산책길이에요.
A mother would have been a constant friend
어머니가 계셨다면 늘 곁의 친구였을 거예요.
캐서린은 이 슬픔을 범죄의 단서로 읽습니다. 서성이는 장군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기까지 합니다.
It was the air and attitude of a Montoni!
그것은 몬토니의 분위기와 자세였다!
애도의 서성임이 악당의 서성임으로 읽히는 순간입니다. 그러나 장군은 아내를 해친 악당이 아니라 성미와 돈과 체면으로 가족을 짓누르는 평범한 폭군이어서, 의심의 내용은 틀렸어도 그의 인품에 대한 직감은 어느 정도 맞았던 셈입니다.
14. 헨리의 꾸짖음과 깨어남
제24장에서 헨리는 어머니의 방을 몰래 살펴보고 나오던 캐서린을 계단에서 마주치고, 그녀가 품은 의심을 정확히 짚습니다. 그의 꾸짖음은 상식에 호소합니다.
Remember that we are English, that we are Christians.
우리가 영국인이고 그리스도교인이라는 것을 기억하세요.
Dearest Miss Morland, what ideas have you been admitting?
사랑하는 모랜드 양, 대체 어떤 생각을 받아들였습니까?
캐서린은 부끄러워 울지만 곧 현실을 배웁니다. 이탈리아와 알프스를 무대로 한 소설과 영국 중부의 삶은 다르다는 것입니다.
Among the Alps and Pyrenees, perhaps, there were no mixed characters.
알프스와 피레네 산맥에서라면 어쩌면 뒤섞인 성격은 없을지도 모른다.
a general though unequal mixture of good and bad
고르지는 않아도 선과 악이 두루 섞여 있다.
이 깨달음이 책의 중심입니다. 사람은 천사나 악마가 아니라 섞인 존재라는 인식이 캐서린에게 처음으로 생깁니다. 그러면서도 헨리가 이 일을 입에 올리지 않고 더 다정하게 대하는 모습은 그의 품위를 드러냅니다.
15. 이사벨라의 변심
이사벨라는 약혼을 알린 날 가난한 사랑을 이렇게 낭만화합니다.
Where people are really attached, poverty itself is wealth
정말 마음이 닿은 사람들에게는 가난마저 부유함이에요.
그러나 곧 틸니 대위가 나타나자 그녀는 흔들립니다. 헨리는 상황을 요약합니다.
I understand: she is in love with James, and flirts with Frederick.
알겠습니다. 그녀는 제임스를 사랑하면서 프레데릭과 시시덕거리는군요.
마침내 이사벨라가 보낸 뻔뻔한 편지를 캐서린은 이렇게 읽어 냅니다.
Such a strain of shallow artifice could not impose even upon Catherine.
그렇게 얄팍한 술수는 캐서린마저 속일 수 없었다.
She is a vain coquette, and her tricks have not answered.
그녀는 허영 많은 바람둥이고, 그 수법은 통하지 않았어.
순진한 캐서린이 사람을 보는 눈을 처음 갖춘 장면입니다. 이사벨라의 말은 처음부터 돈과 사교의 계산에서 나왔다는 것을 캐서린이 스스로 읽어 낸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16. 쫓겨난 아침
제28장에서 엘리너가 장군의 명령을 전하는 장면은 이 책에서 가장 어두운 순간입니다. 엘리너는 자기 처지를 이렇게 밝힙니다.
I am but a nominal mistress of it
저는 이 집의 이름뿐인 안주인일 뿐이에요.
캐서린은 이 일을 모욕으로 받아들입니다.
What could all this mean but an intentional affront?
고의적인 모욕 말고 이 모든 일이 무슨 뜻이겠는가?
서술자는 고딕적인 공포와 지금의 불안을 비교합니다.
her anxiety had foundation in fact, her fears in probability
그녀의 불안은 사실에 뿌리를 두었고, 두려움은 개연성에 근거했다.
귀향길의 서술자는 영웅의 귀환 장면을 비튼 농담으로 분위기를 가볍게 하려 합니다.
A heroine in a hack post-chaise is such a blow upon sentiment
삯마차를 탄 여주인공은 감상에 가해지는 일격이다.
고딕 소설이 약속한 위험은 상상 속에서 끝나고, 진짜 위험인 홀로 하는 여행과 갑작스런 추방은 실제로 닥칩니다. 소설과 현실의 차이가 가장 아프게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17. 청혼과 결말
집으로 찾아온 헨리는 장군의 속셈을 밝히고, 서술자는 장군의 잘못을 한 줄로 정리합니다.
guilty only of being less rich than he had supposed her to be
그녀의 죄는 장군이 짐작한 것보다 덜 부유하다는 것뿐이었다.
존 토프는 모랜드 가를 처음에는 한껏 부풀리다 나중에는 헐뜯었고, 그 가족을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a forward, bragging, scheming race
뻔뻔하고 허풍 떨고 잔꾀 부리는 족속
헨리의 사랑은 솔직히 고백됩니다. 서술자가 직접 밝히는 그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his affection originated in nothing better than gratitude
그의 애정은 감사보다 나을 것 없는 데서 출발했다.
끝으로 책은 행복한 결말이 가까움을 독자에게 슬쩍 알리고, 장군의 방해가 두 사람을 갈라놓기보다 이어 주었을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we are all hastening together to perfect felicity
우리는 모두 함께 완전한 행복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to recommend parental tyranny, or reward filial disobedience
부모의 횡포를 권하는 것인지, 자식의 불복종에 상을 주는 것인지
오스틴은 로맨스의 결말을 지키면서도 그 결말이 공식을 따를 뿐이라는 점을 숨기지 않습니다. 사랑의 보상이 돈과 지위의 변화에 기대고 있다는 사실을 웃음으로 드러내며, 그래서 이 결혼은 낭만의 승리인 동시에 현실이 한 걸음 양보한 결과로 읽힙니다.
18. 이 책을 읽는 방법
『노생거 수도원』은 31장으로 짧고, 바스 편(제1~19장)과 수도원 편(제20~28장)이 서로 다른 분위기를 가집니다. 처음 읽는다면 제3장(헨리와의 첫 춤), 제5장(소설 변호), 제10장(컨트리댄스 대화), 제14장(비첸 절벽 산책)을 먼저 읽어 보세요. 이 부분만 읽어도 오스틴의 재치와 두 주인공의 성격이 드러납니다. 이어서 제21~22장(상자와 장롱)과 제24장(헨리의 꾸짖음)이 책의 중심 장면입니다. 우돌포를 읽지 않았어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서술자가 줄거리를 충분히 짐작할 만큼 언급하고, 그 소설들이 무엇을 흉내 내는지는 캐서린의 상상 속에서 드러납니다. 다만 이 책의 웃음은 조롱이 아닙니다. 오스틴은 캐서린을 비웃으면서도 그녀의 선량함과 용기를 존중하고, 소설에 빠진 소녀가 현실에서 한 걸음 성장하는 과정을 다정하게 따라갑니다. 그래서 가벼운 풍자로 읽다가도 나이가 들어 다시 읽으면 장군의 계산과 이사벨라의 변심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ReadGem 앱 소개
ReadGem 앱은 세계 고전을 읽으며 언어를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돕는 다국어 독서 플랫폼입니다.
원문과 번역을 문장별로 나란히 보여 주어 언어 간 표현을 비교할 수 있고, 모든 작품의 모든 문장을 TTS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ReadGem 앱의 서재는 퍼블릭 도메인의 오래 사랑받은 작품을 중심으로 하며, 삽화가 실린 책도 많습니다.
ReadGem 앱은 독자와 함께 번역을 만들어 가는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읽다가 더 나은 표현이 떠오르는 문장을 만나면, 스마트폰에 설치된 AI 앱에 그 문장의 새 번역을 요청하고 결과를 ReadGem에 보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인 제안은 검토를 거쳐, 가장 좋은 것(또는 여러 제안을 합친 것)이 모든 독자가 읽는 번역이 됩니다.
아직 번역이 없는 언어에서는 처음부터 AI와 함께 번역을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번역본이 없다는 이유로 고전을 읽지 못하는 일이 그렇게 줄어듭니다.
『노생거 수도원』의 영어 원문을 ReadGem 앱에서 직접 들어 보세요.
모든 문장을 원어 음성으로 따라 들으며 이야기를 귀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ReadGem 앱은 Android와 iOS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