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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Gem · 한 권 요점

1599년경 집필

Henry V

헨리 5세

방탕하던 왕자에서 왕이 된 헨리가 프랑스 왕위를 요구하며 바다를 건너 하르플뢰르를 함락하고, 병들고 수가 모자란 군대로 아쟁쿠르에서 승리한 뒤 캐서린과의 혼인으로 두 나라를 잇는 이야기

Once more unto the breach, dear friends, once more,

다시 한번 성벽의 틈으로, 사랑하는 벗들이여, 다시 한번.

We few, we happy few, we band of brothers.

우리 소수, 우리 행복한 소수, 우리 형제들의 무리.

한눈에 보기

캔터베리 대주교는 교회 재산을 노리는 법안을 막으려 젊은 왕 헨리에게 프랑스 왕위 계승권을 설명하고 거액의 전비를 약속한다. 도팽이 조롱하듯 보낸 테니스 공에 헨리는 전쟁으로 답한다. 사우샘프턴에서 프랑스 돈을 받은 세 귀족의 음모를 꿰뚫어 처형하고, 주점 패거리 님, 바돌프, 피스톨과 소년까지 군대에 섞여 바다를 건넌다. 하르플뢰르 성벽 앞에서 헨리는 병사들을 몰아붙이고 항복한 도시에는 자비를 베풀지만, 행군 중 병이 퍼져 군대는 약해진다. 아쟁쿠르 전야에 왕은 변장하고 진영을 돌며 병사 윌리엄스와 왕의 책임을 두고 부딪히고, 새벽에는 성 크리스핀 축일 연설로 사기를 끌어올린다. 프랑스의 대군이 무너지고 사상자 수의 차이는 하나님의 몫으로 돌려진다. 마지막 막에서 플루엘렌은 피스톨에게 부추를 먹이고, 프랑스 궁정에서 헨리는 서툰 영어로 캐서린에게 구혼해 두 나라의 평화 조약을 이룬다. 에필로그는 이 승리가 아들 대에 잃어버린 것까지 말해 준다. 열일곱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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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 요점

Henry V

『헨리 5세』는 영국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쓴 희곡입니다. 셰익스피어는 1564년에 태어나 1616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작품은 1599년 무렵 쓰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재는 15세기 초 잉글랜드 왕 헨리 5세와 백년전쟁 중의 아쟁쿠르 전투를 다룬 연대기에서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극은 프롤로그와 5막, 에필로그로 이루어져 있고, 각 막은 '코러스'라는 해설자의 대사로 열립니다. 코러스는 작은 무대가 거대한 전쟁터를 담을 수 없다고 사과하면서 관객에게 상상력을 빌려 달라고 청합니다. 줄기는 단순합니다. 젊은 왕이 정당성을 따져 본 뒤 전쟁을 결정하고, 반역을 막고, 수가 모자라는 군대를 이끌어 승리하고, 그 승리를 평화와 혼인으로 바꾸려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극은 영웅담만 들려주지 않습니다. 전쟁을 바라보는 병사들의 두려움과 주점 패거리의 도둑질, 전쟁의 명분을 두고 왕에게 따지는 평범한 군인, 서로 출신이 다른 대위들의 말다툼이 웅변적인 연설 사이사이에 끼어 있어, 같은 장면을 여러 각도에서 보게 합니다. 왕자 시절 함께하던 팔스타프를 내쳤다는 언급이 나오는 만큼, 이 극은 셰익스피어의 앞선 역사극들과 이어 읽히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줄거리

프롤로그와 제1막: 법안, 살리카 법, 테니스 공

코러스가 나와 불의 뮤즈와 왕국을 무대로 삼는 상상을 청합니다. 이 나무 극장에 아쟁쿠르의 투구를 다 담을 수는 없으니 관객이 말 한 마리를 천 마리로, 한 사람을 천 명으로 나누어 생각해 달라는 것입니다. 이어 런던의 왕궁 앞방에서 캔터베리 대주교와 엘리 주교가 하원이 올린 법안을 걱정합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신앙심 깊은 이들이 교회에 유언으로 남긴 땅을 모두 빼앗기게 됩니다. 두 사람은 젊은 왕이 놀랄 만큼 변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아버지가 죽는 순간 방탕함이 함께 죽은 듯했고, 신학과 정치, 전쟁을 논하는 솜씨가 학자 같다는 것입니다. 캔터베리는 왕에게 프랑스 문제를 위해 전례 없는 큰돈을 내겠다고 제안해 두었습니다.

어전 회의에서 헨리는 캔터베리에게 프랑스의 살리카 법이 자신의 계승권을 막는지 양심을 걸고 설명하라고 합니다. 두 나라가 부딪히면 무고한 피가 많이 흐르니 말을 비틀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입니다. 캔터베리는 살리카 땅이 사실 독일의 엘베강과 잘라강 사이에 있어 프랑스와 무관하며, 프랑스 왕들 역시 여성 쪽 혈통으로 왕위를 주장해 왔다고 긴 족보로 설명합니다. 헨리가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가" 하고 다시 묻자 "그 죄는 제 머리 위에 있습니다"라고 답하고, 엘리와 엑서터와 웨스트모어랜드가 조상의 무공을 일깨웁니다. 스코틀랜드가 틈을 노릴 것이라는 헨리의 걱정에는 엑서터와 캔터베리가 질서와 분업의 이치를 꿀벌 왕국에 빗대 답합니다. 헨리는 프랑스를 얻거나 무덤조차 없이 쓰러지겠다고 결의합니다. 그 자리에 프랑스 사절이 들어와 도팽의 말을 전합니다. 헨리가 젊음의 흥청거림에 빠져 있으니 춤으로 영지를 얻을 수 없고, 그에 맞는 선물로 한 통의 재물을 보낸다는 것입니다. 통 안에는 테니스 공이 들어 있었습니다. 헨리는 쾌활한 선물에 고맙다고 답하고, 라켓을 맞춰 프랑스에서 한 판 겨루어 도팽 아버지의 왕관을 날려 보내겠다고 합니다. 이 농담이 공이 아닌 포탄이 되어 수많은 과부와 고아를 만들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사절을 돌려보냅니다.

제2막: 반역자들, 주점 패거리, 프랑스의 대비

코러스는 영국 청년들이 목초지를 팔아 말을 사며 전쟁 준비에 불타오르는 모습을 전하고, 그 틈에 프랑스 돈을 받은 세 사람, 케임브리지 백작 리처드와 스크룹 경, 토마스 그레이 경이 왕을 해치려 한다고 밝힙니다. 장면은 런던의 거리로 옮겨, 님과 바돌프가 피스톨과 다투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님이 한때 약혼했던 넬 퀵클리를 피스톨이 아내로 맞았기 때문입니다. 칼을 뽑는 소동은 피스톨이 님에게 빚진 8실링을 주기로 하며 화해로 끝납니다. 소년이 달려와 팔스타프가 몹시 아프다는 소식을 전하고, 여주인은 "왕이 그의 마음을 죽였다"고 한탄합니다.

사우샘프턴에서는 엑서터와 베드퍼드와 웨스트모어랜드가 반역자들이 아무 일 없는 듯 처신하는 것을 지켜봅니다. 왕은 이미 그들의 계획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헨리는 세 사람에게 먼저 술김에 자기를 욕한 사내를 풀어 주겠다고 하자, 세 사람은 하나같이 엄벌을 주장합니다. 왕은 그들의 입으로 한 말을 되돌려 줍니다. 위임 문서라며 서류를 한 사람씩 건네고, 그것을 읽고 얼굴이 창백해진 세 사람에게 자비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꾸짖습니다. 특히 자기의 모든 속마음을 아는 벗이던 스크룹이 돈 때문에 배반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탄식합니다. 세 사람은 죄를 인정하고 자신들의 음모가 드러난 것을 하나님께 감사하며, 헨리는 왕 개인에 대한 복수가 아니라 나라의 안전을 위해 법에 넘긴다고 선고합니다. 이들이 끌려 나가자 왕은 "바다로 가자"고 군을 일으킵니다. 한편 퀵클리는 팔스타프의 임종을 전합니다. 그가 이불을 더듬고 꽃을 가지고 놀며 '초록 들판'을 중얼거리다 조수가 바뀔 무렵 세상을 떴다는 것입니다. 피스톨과 님과 바돌프는 이 슬픔을 뒤로하고 프랑스로 가 전쟁터에서 한몫 챙기자고 의기투합합니다. 프랑스 궁정에서는 샤를 6세가 방비를 서두르고, 도팽은 영국을 무시하지만 총사령관은 왕이 과거의 방탕을 지혜의 덮개로 썼다고 경고합니다. 엑서터가 헨리의 요구를 전하며 왕관을 내놓지 않으면 피가 흐를 것이고 도팽에게는 경멸과 도전을 보낸다고 선언하자, 프랑스 왕은 내일 답하겠다고 합니다.

제3막: 하르플뢰르와 프랑스의 자만

코러스는 함대가 바다를 건너는 모습을 그리고, 프랑스 왕이 캐서린과 작은 영지를 내밀었으나 거절당해 포격이 시작되었다고 전합니다. 하르플뢰르의 성벽 앞에서 헨리는 "다시 한번 성벽의 틈으로" 병사들을 이끌며 평화의 겸손을 버리고 호랑이처럼 맞서라고 외칩니다. 하지만 님과 바돌프와 피스톨은 성벽에 오르기를 꺼리고, 플루엘렌이 그들을 몰아붙입니다. 그 틈에 소년은 세 사람을 도둑이라 평하며 이들을 떠나 더 나은 일자리를 찾겠다고 말합니다. 이어 웨일스 사람 플루엘렌과 영국인 고워, 아일랜드인 맥모리스, 스코틀랜드인 제이미가 모이는데, 지뢰 전술을 두고 플루엘렌과 맥모리스가 '내 나라'라는 말 한마디에 서로 목을 치겠다고 으르렁대다가 도시에서 협상 나팔이 울려 소동이 끝납니다.

성문 앞에서 헨리는 총독에게 마지막 기회를 줍니다. 항복하지 않으면 성이 불타고, 한번 풀린 병사들의 손은 왕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경고입니다. 구원을 청한 도팽에게서 아직 군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답을 받은 총독은 항복하고, 헨리는 엑서터에게 도시를 지키며 모두에게 자비를 쓰라고 명합니다. 겨울이 오고 병이 퍼지니 칼레로 물러나기로 합니다. 프랑스 궁정에서는 캐서린이 시녀 앨리스에게 영어 단어를 배우는데, 몇 개는 프랑스어로 들으면 점잖지 못해 얼굴을 붉힙니다. 프랑스 귀족들은 영국군이 솜강을 건넌 것을 분해하고, 왕은 몽조이를 보내 몸값을 묻습니다. 영국 진영에서는 플루엘렌이 엑서터를 칭찬하다 피스톨의 부탁을 받는데, 교회에서 성물을 훔쳐 처형당하게 된 바돌프를 살려 달라는 것입니다. 플루엘렌은 군기는 지켜져야 한다며 거절하고, 고워가 피스톨이 허풍쟁이임을 알려 줍니다. 헨리는 바돌프의 처형을 지지하고, 약탈하지 말며 물건은 값을 치르라고 명령합니다. 몽조이가 프랑스의 도전과 몸값 요구를 전하자 헨리는 병든 군대를 인정하면서도 막으면 싸우되 먼저 싸움을 찾지는 않겠다고 답합니다. 그날 밤 프랑스 막사에서는 도팽이 자기 말을 자랑하고, 총사령관과 오를레앙은 그의 허세를 비꼬며 아침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제4막: 아쟁쿠르의 밤과 낮

코러스는 양쪽 진영의 불빛이 서로를 비추는 밤을 묘사하고, 왕이 병사들 사이를 돌며 지친 얼굴에 희망을 나눠 주는 "밤 속의 해리의 작은 손길"을 말합니다. 헨리는 어핑엄의 외투를 빌려 입고 홀로 진영을 걷다가 피스톨을 만나는데, 피스톨은 왕을 좋아한다고 큰소리치지만 성 데이비드의 날에 플루엘렌의 부추를 쳐 버리겠다고 별러서, 왕은 그와 플루엘렌의 사이를 웃으며 지켜봅니다. 플루엘렌이 고워에게 군기를 지키라고 속삭이듯 훈계하는 소리도 지나가고, 왕은 베이츠와 코트와 윌리엄스 세 병사를 만납니다. 윌리엄스는 오늘이 끝나는 것을 보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하고, 왕도 결국 보통 사람일 뿐이라는 변장한 왕의 말에, 대의가 옳지 않다면 죽어 가는 병사들의 영혼에 대한 책임은 왕에게 있다고 맞섭니다. 헨리는 병사의 영혼은 병사 자신의 것이라고 반박합니다. 말다툼은 왕이 몸값을 치르지 않겠다고 한 말을 믿지 않겠다는 데까지 번져, 두 사람은 서로의 장갑을 바꿔 모자에 꽂고 전투가 끝난 뒤 시비를 가리기로 합니다. 병사들이 떠난 뒤 헨리는 의례를 향해 독백합니다. 왕이 지는 짐과 걱정에 비하면 의례는 아부의 독만 마시고, 노동 끝에 잠자는 농부가 더 달게 잔다는 것입니다. 이어 아버지가 왕관을 얻느라 저지른 일을 하나님이 오늘만은 떠올리지 말아 달라고 기도합니다.

프랑스 막사에서는 해가 뜨자 도팽과 총사령관이 승리를 확신하고, 그랑프레는 비쩍 마른 영국 말과 병사들을 비웃습니다. 영국 진영에서는 프랑스군이 다섯 배라는 말에 솔즈베리가 작별 인사를 하고, 웨스트모어랜드가 영국에 남은 병사 만 명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자 왕이 나서 그 말을 꺾습니다. 사람이 적을수록 명예가 크니 싸우기 싫은 자는 돌아가도 좋다는 것입니다. 이어 성 크리스핀 축일 연설이 이어지고, 다시 찾아온 몽조이가 몸값 의사를 묻자 헨리는 몸값은 오직 자기의 뼈뿐이라고 답합니다. 요크가 선봉을 청해 허락받습니다.

전투에서 피스톨은 프랑스 병사를 붙들고 몸값을 요구하는데, 소년이 통역해 병사가 이백 에퀴를 약속하자 풀어 줍니다. 소년은 이를 지켜보며 속 빈 그릇이 소리만 크다고 평하고, 야영지의 짐을 지킬 이들이 소년들뿐이라고 걱정합니다. 프랑스 진영은 무너지고, 도팽과 오를레앙과 부르봉은 수치를 견디지 못해 다시 돌격합니다. 엑서터는 헨리에게 요크와 서퍽이 죽은 사연을 들려줍니다. 서퍽이 먼저 쓰러지자 상처 입은 요크가 곁에서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 함께 죽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때 프랑스군이 흩어진 병사를 모아 다시 밀려오자 헨리는 포로를 모두 죽이라고 명령합니다. 곧이어 플루엘렌과 고워가 야영지의 소년들까지 프랑스군에게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이야기하고, 돌아온 왕은 프랑스에 온 뒤 처음으로 화를 냈다고 말합니다. 그때 몽조이가 낮은 태도로 전사자를 거두게 해 달라고 청합니다. 헨리는 하루가 우리 것인지 아직 모른다고 하다 승리를 확인하고 "하나님이 칭송받으시기를" 하며 근처 성의 이름을 묻습니다. 이곳을 아쟁쿠르 들판이라 부르기로 합니다.

장갑 사건도 이 막에서 결말납니다. 왕은 모자에 장갑을 꽂은 윌리엄스에게 사연을 듣고 맹세는 지키라고 일러 둔 뒤, 자신이 가진 짝 장갑을 알랑송에게서 빼앗은 것이라며 플루엘렌에게 주어 모자에 꽂게 하고 그것을 시비하는 자는 잡으라고 명합니다. 곧 윌리엄스가 그 장갑을 알아보고 플루엘렌을 때리자 플루엘렌은 반역이라며 소리치고, 왕이 나타나 사정을 듣습니다. 윌리엄스는 지난밤 왕이 보통 사람처럼 보였으니 잘못이 아니라고 답합니다. 헨리는 장갑에 금화를 채워 그에게 주고 플루엘렌과 화해시킵니다. 사상자 명단이 도착합니다. 프랑스는 만 명이 죽고 총사령관을 포함해 많은 귀족이 사망하거나 포로가 되었고, 영국은 요크와 서퍽 등 몇 사람과 병사 스물다섯이 전부라고 읽힙니다. 헨리는 이를 두고 오직 하나님의 몫이라며 자랑하는 자는 사형에 처한다고 선포하고, 『우리가 아니라(논 노비스)』와 『테 데움』을 부르며 칼레와 영국으로 갑니다.

제5막: 부추, 구혼, 평화

코러스는 왕이 영국 해안에서 환호를 받고, 런던 시민이 로마 원로원처럼 나와 맞이하며, 왕이 투구와 휜 칼을 앞세우는 것조차 금했다고 전합니다. 이후 극은 프랑스의 영국 진영으로 돌아옵니다. 성 데이비드의 날이 지났는데도 플루엘렌이 부추를 달고 있는 것을 고워가 묻자, 어제 피스톨이 빵과 소금을 들고 와 부추를 먹으라고 놀렸기 때문이라고 답합니다. 피스톨이 다시 나타나자 플루엘렌은 막대기로 그를 때리며 부추를 먹게 하고, 피스톨은 복수를 중얼거리면서도 삼킵니다. 플루엘렌은 상처를 치료하라며 1그로트를 쥐여 줍니다. 혼자 남은 피스톨은 도시에서 아내 돌이 병으로 죽었다는 소식을 떠올리고, 영국으로 건너가 포주와 소매치기로 살며 전쟁에서 얻은 흉터라고 거짓말을 하겠다고 중얼거립니다.

프랑스 왕궁에서 두 왕이 만납니다. 부르고뉴 공작은 평화가 오래 쫓겨난 프랑스가 포도원과 들판이 야생으로 돌아가고 사람들도 거칠어졌다고 호소하며 조약의 걸림돌이 무엇인지 묻습니다. 헨리는 제시한 조건을 모두 받아들여야 평화가 온다고 답하고, 프랑스 왕이 신하들과 조건을 다시 살피러 가는 사이 캐서린을 자신 곁에 남게 합니다. 앨리스가 통역을 거드는 가운데 헨리는 시와 춤을 모르는 투박한 군인이라며 직설적으로 구혼합니다. 말 잘하는 이들은 말로 여자를 얻고 말로 잃지만 좋은 마음은 해와 같다는 것입니다. 캐서린은 영어로 대답하기 어려워하다 "아버지 뜻이면 저도 만족합니다"라고 답합니다. 헨리는 결혼 전에 입을 맞추지 않는 프랑스의 관습을 두고, 왕이 관습의 틀에 매이지 않는다며 입을 맞춥니다. 부르고뉴와 프랑스 왕이 돌아오고, 헨리가 프랑스 왕을 '아들'이라 부르고 후계자로 이름을 올린다는 마지막 조건까지 받아들여지며 혼인과 평화가 확정됩니다. 이사벨 왕비는 두 나라가 한 몸이 되기를 빕니다. 에필로그에서 코러스는 서툰 펜으로 위대한 이들의 이야기를 좁은 무대에 가두었다고 말하고, 짧은 생을 크게 산 이 왕이 아들 헨리 6세에게 나라를 넘겼으나 많은 이가 국정을 맡아 프랑스를 잃고 영국을 피 흘리게 했다고 덧붙입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코러스: 상상으로 채우는 무대

코러스는 극이 시작되자마자 무대의 한계를 고백합니다. 이 작은 극장으로 전쟁터를 그릴 수 있겠느냐는 물음입니다.

Can this cockpit hold The vasty fields of France?

이 닭싸움판이 프랑스의 드넓은 들판을 담을 수 있겠습니까?

해법은 관객의 상상입니다. 코러스는 말과 군대를 직접 보여 주는 대신 관객이 눈에 그려 달라고 청합니다.

Piece out our imperfections with your thoughts.

우리의 부족함을 여러분의 생각으로 기워 주십시오.

Think, when we talk of horses, that you see them

우리가 말을 이야기할 때, 눈앞에 말이 보인다고 생각해 주십시오.

이 장치는 극 전체의 태도를 결정합니다. 아쟁쿠르의 승리는 실제로 무대에서 재현되지 않고 몇몇 병사의 대화와 보고, 그리고 관객의 상상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셰익스피어는 4막 코러스에서 몇몇 낡은 칼로 아쟁쿠르의 이름을 욕되게 한다며 거듭 몸을 낮추는데, 이 겸손은 역설적으로 관객이 더 적극적으로 장면을 채우게 만듭니다.

2. 갑작스러운 학자, 젊은 왕의 변신

왕이 등장하기 전에 두 성직자가 먼저 새 왕을 설명합니다. 그들이 놀란 것은 이 왕의 변화가 너무나 급작스러웠기 때문입니다.

Never was such a sudden scholar made

이토록 갑작스럽게 학자가 된 사람은 일찍이 없었다.

캔터베리는 아버지가 숨을 거두는 순간 방탕이 함께 죽었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 변화를 천사가 찾아와 낡은 아담을 몰아냈다는 말로 설명합니다.

Consideration like an angel came And whipped th’ offending Adam out of him

깊은 숙고가 천사처럼 와서 죄 많은 아담을 그에게서 채찍질해 내쫓았다.

엘리는 딸기 비유로 받아 냅니다. 쐐기풀 곁에서도 딸기는 자란다는 것입니다.

The strawberry grows underneath the nettle

딸기는 쐐기풀 아래에서 자란다.

이 칭찬에는 사정이 따라붙습니다. 대화 첫머리에서 두 사람은 교회 재산을 노리는 법안을 걱정했고, 헨리에게 큰 전비를 약속해 법안의 칼끝을 돌려 두었습니다. 왕을 찬양하는 말이 교회의 이익과 겹쳐 있다는 점을 알고 읽으면, 이어지는 전쟁 결정의 장면이 훨씬 복합적으로 보입니다.

3. 살리카 법과 "죄는 내 머리 위에"

헨리는 전쟁을 결정하기 전에 먼저 양심을 따져 묻습니다. 그의 당부는 이 극에서 가장 무거운 문장 중 하나입니다.

God doth know how many now in health Shall drop their blood

지금 건강한 사람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이가 피를 흘리게 될지 하나님은 아신다.

그는 캔터베리에게 말을 왜곡하지 말라고 하며, 잠든 칼을 깨우는 일의 무게를 경고합니다.

How you awake our sleeping sword of war.

우리의 잠든 전쟁의 칼을 어떻게 깨우는지 조심하라.

그러나 길게 이어지는 족보 설명 끝에 헨리가 다시 묻는 말은 짧고 직접적이며, 캔터베리의 대답은 책임을 넘기는 쪽입니다.

May I with right and conscience make this claim?

내가 정당하게, 양심에 비추어 이 요구를 해도 되는가?

The sin upon my head, dread sovereign!

그 죄는 제 머리 위에 있습니다, 두려운 군주시여!

왕은 신중하게 묻고 성직자는 확신 있게 답한 것처럼 보이지만, 앞 장면에서 교회가 얽힌 이해관계를 보았기에 이 문답은 순진하게 읽히지 않습니다. 이후 4막의 밤에 헨리가 윌리엄스와 나누는 논쟁은 바로 이 질문, 즉 전쟁의 죄가 누구에게 있는가의 다른 면입니다.

4. 테니스 공의 조롱

도팽의 선물은 헨리의 과거를 비꼬는 모욕입니다. 사절은 젊은 흥청거림으로는 영지를 얻을 수 없다고 못 박습니다.

You cannot revel into dukedoms there.

당신은 그곳에서 흥청거리며 영지를 얻을 수 없소.

헨리의 반응은 격하지 않습니다. 선물이 테니스 공이라는 말을 듣고 오히려 환하게 감사합니다.

We are glad the Dauphin is so pleasant with us.

도팽이 우리에게 이토록 유쾌하게 구니 기쁘다.

그러나 말은 곧 칼날이 됩니다. 농담이 공을 포탄으로 바꾸었다는 선언입니다.

this mock of his Hath turn’d his balls to gun-stones

그의 이 조롱이 그의 공을 포탄으로 바꾸어 놓았다.

When thousands weep more than did laugh at it.

그것을 비웃던 사람보다 더 많은 수천 명이 울게 될 때.

헨리는 방탕했던 지난날을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그 시절을 왕이 되기 전의 휴식으로 설명합니다. 말로 모욕한 자에게 말로 대응하는 이 장면은 극 전체에서 헨리의 가장 영리한 면을 보여 주는 대목입니다.

5. 꿀벌의 나라

스코틀랜드가 빈틈을 노릴 것이라는 헨리의 걱정에 엑서터와 캔터베리는 질서의 철학으로 답합니다. 엑서터는 머리와 손이 나뉘어도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The advised head defends itself at home

분별 있는 머리는 집에서 스스로를 지킨다.

캔터베리의 꿀벌 비유는 왕, 관리, 상인, 병사, 일꾼이 각기 제 자리에서 일하는 사회입니다. 벌은 자연의 규칙으로 질서의 기술을 가르칩니다.

The act of order to a peopled kingdom.

사람이 가득한 왕국에 질서의 기술을.

그는 이어 여러 갈래가 한 목적에 이른다는 이미지를 쌓아 올립니다.

As many arrows, loosed several ways, Come to one mark

여러 화살이 제각기 다른 길로 날아가도 하나의 과녁에 닿는다.

이 연설은 국가를 하나의 몸으로 보는 질서관을 전쟁 정당화에 이용합니다. 오늘의 독자는 이 질서가 모든 이를 위한 것인지 묻게 되는데, 극은 그 물음을 병사들의 장면에서 직접 던집니다. 헨리는 결정을 내린 뒤 결의를 이렇게 밝힙니다.

Or lay these bones in an unworthy urn, Tombless, with no remembrance over them.

아니면 이 뼈를 초라한 항아리에 넣어, 무덤도 기억도 없이 눕히리라.

6. 사우샘프턴의 반역자들

이 장면은 왕이 덫을 놓는 장면입니다. 헨리는 먼저 술 때문에 자신을 욕한 사내를 풀어 주겠다며 반역자들이 엄벌을 주장하게 만듭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의 논리를 되돌립니다.

If little faults, proceeding on distemper, Shall not be wink’d at

술기운에서 나온 작은 잘못도 눈감아 주지 않는다면,

서류를 읽고 얼굴빛이 변한 세 사람을 두고 왕은 짧게 말합니다.

Their cheeks are paper.

그들의 뺨이 종이처럼 하얗다.

가장 아픈 대목은 스크룹을 향한 꾸짖음입니다. 헨리는 그를 배신자의 전형으로 만드는 것이 믿음의 겉모습이라고 말합니다.

Show men dutiful? Why, so didst thou.

충직해 보이는 사람이 있느냐? 그래, 너도 그렇게 보였지.

세 사람의 반응은 저마다 다릅니다. 그레이는 죄는 용서해 달라고 하되 몸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My fault, but not my body, pardon, sovereign.

제 잘못은 용서해 주십시오, 폐하, 제 몸 말고요.

헨리는 끝까지 자신의 감정과 나라의 법을 분리합니다.

Touching our person seek we no revenge

우리 몸에 관해서는 복수를 구하지 않는다.

왕이 개인으로서는 용서하고 군주로서는 처벌한다는 이 구분은 셰익스피어가 헨리를 보는 방식의 핵심입니다. 이 균형을 지키려고 헨리는 가까웠던 벗마저 법에 넘겨야 합니다.

7. 이스트칩의 패거리와 팔스타프의 죽음

왕과 귀족의 장면 사이에 극은 주점 패거리를 끼워 넣습니다. 님은 말끝마다 "그게 내 기질이다"를 붙이고, 피스톨은 화려한 허풍으로 맞섭니다. 8실링 때문에 칼을 뽑은 이들은 이렇게 화해합니다.

That now I will have: that’s the humour of it.

그걸 지금 받아야겠어, 그게 내 기질이니까.

Base is the slave that pays.

돈 내는 놈은 비열한 놈이다.

피스톨의 처세훈은 이 패거리의 도덕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Trust none; For oaths are straws, men’s faiths are wafer-cakes

아무도 믿지 마라. 맹세는 지푸라기, 사람의 믿음은 얇은 과자다.

그러나 이 장면의 정서적 중심은 팔스타프의 죽음입니다. 여주인은 그가 왕에게 마음이 꺾였다고 말하고, 이어 임종의 모습을 전합니다. 왕이 내친 옛 벗이 병들어 죽는 이야기가 왕의 출정 직전에 놓여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The King has kill’d his heart.

왕이 그의 마음을 죽였어요.

and ’a babbled of green fields.

그리고 그는 초록 들판에 대해 중얼거렸어요.

헨리의 영웅적 면모 곁에 그가 치른 사적인 값이 이렇게 놓입니다. 이 대사는 영웅의 이야기에 슬며시 그늘을 드리웁니다.

8. 성벽 앞에서: 다시 한번, 그리고 자비

하르플뢰르 장면의 첫 대사는 이 극에서 가장 유명한 문장입니다. 헨리는 평화로울 때의 덕과 전쟁에서 필요한 모습을 대비시킵니다.

Once more unto the breach, dear friends, once more,

다시 한번 성벽의 틈으로, 사랑하는 벗들이여, 다시 한번.

In peace there’s nothing so becomes a man As modest stillness and humility;

평화로울 때는 사람에게 겸손한 고요와 낮춤만큼 어울리는 것이 없다.

연설은 병사들을 사냥개에 빗대며 마지막으로 치닫습니다.

I see you stand like greyhounds in the slips, Straining upon the start.

나는 너희가 줄에 묶인 그레이하운드처럼 출발만 기다리는 것을 본다.

God for Harry! England and Saint George!

하나님은 해리와 함께! 잉글랜드와 성 조지를 위해!

그러나 같은 왕이 성문 앞에서 총독에게 하는 말은 전혀 다른 어조입니다. 항복하지 않으면 병사들의 손이 풀려 왕도 말릴 수 없다고 경고하고, 항복하자 곧 명령을 바꿉니다.

The gates of mercy shall be all shut up

자비의 문이 모두 닫힐 것이다.

Use mercy to them all.

그들 모두에게 자비를 베풀라.

협박은 연설이고 자비는 행동입니다. 성벽 앞의 두 얼굴은 모순이 아니라, 전쟁의 공포를 협상의 도구로 쓸 줄 아는 왕의 계산입니다.

9. 병사들의 눈: 소년, 바돌프의 처형, 네 나라의 대위들

왕의 연설 직후, 무대는 성벽을 오르기 싫어하는 이들로 채워집니다. 소년의 소원이 가장 솔직합니다.

Would I were in an alehouse in London!

런던의 술집에 있었으면 좋겠다!

I would give all my fame for a pot of ale and safety.

맥주 한 잔과 안전을 위해서라면 내 명성을 다 내놓겠다.

그는 세 사람을 간단히 평가합니다.

They will steal anything, and call it purchase.

그들은 무엇이든 훔치고서 '구입'이라고 부른다.

소년은 마침내 그들을 떠나겠다고 마음먹습니다. 바돌프가 교회에서 훔친 물건 때문에 처형을 앞두자 피스톨이 플루엘렌에게 구명을 청하고, 플루엘렌은 거절합니다.

for discipline ought to be used.

군기는 지켜져야 하기 때문이다.

헨리 역시 같은 입장입니다. 그는 행군 중 약탈을 금하고 물건은 값을 치르게 하며, 그 이유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the gentler gamester is the soonest winner.

더 온화한 노름꾼이 가장 빨리 이긴다.

이 와중에 코믹한 장면이 끼어듭니다. 웨일스인 플루엘렌, 아일랜드인 맥모리스, 스코틀랜드인 제이미, 영국인 고워가 모여 전술을 논하다가 한 사람이 '내 나라'라는 말에 발끈합니다.

What ish my nation?

내 나라가 어쨌다는 거요?

It is no time to discourse, so Chrish save me.

지금은 토론할 때가 아니오, 맹세코.

사투리를 흉내 낸 대사들은 단일한 '영국'이 아니라 여러 지역의 사람들이 한 왕 아래서 싸우는 현실을 보여 줍니다. 말다툼은 협상 나팔에 묻히지만, 서로 다른 처지의 사람들이 하나의 군대가 되는 과정은 극의 중요한 관심사입니다.

10. 프랑스 진영의 자만과 헨리의 답변

프랑스 귀족들은 영국의 기후와 음식을 비웃으며 이미 이긴 듯 굽니다. 아쟁쿠르 전날 밤, 도팽은 아침을 기다리며 자기 말을 칭송합니다.

What a long night is this!

얼마나 긴 밤인가!

Will it never be day?

날은 영영 밝지 않으려나?

총사령관은 도팽의 용기를 이렇게 평하며 빈정거립니다.

’Tis a hooded valour; and when it appears, it will bate.

그건 두건을 쓴 용기라서, 드러나면 곧 수그러들 거야.

프랑스의 사자 몽조이는 이전에 하르플뢰르에서 물러선 것은 힘이 약해서가 아니라 잠들어 있었을 뿐이라고 전합니다.

Though we seem’d dead, we did but sleep

우리가 죽은 듯 보였어도 잠들어 있었을 뿐이다.

헨리의 대답은 허세를 부리지 않고 약점을 인정합니다. 군대는 병들었고, 싸움을 청하지는 않으나 피하지도 않겠다는 것입니다.

Nor, as we are, we say we will not shun it.

지금 이 꼴이어도 싸움을 피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Yet, forgive me, God, That I do brag thus!

그러나 하나님, 제가 이렇게 뽐내는 것을 용서하소서!

자랑을 하자마자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는 헨리의 모습은 프랑스 귀족들의 자신감과 정확히 대비됩니다. 그들은 승리를 이미 가진 것처럼 말하지만, 헨리는 뽐내는 순간에도 자신을 점검합니다.

11. 변장한 왕과 병사 윌리엄스

밤의 진영에서 변장한 왕은 병사들의 속마음을 듣게 됩니다. 윌리엄스는 아침이 오는 것이 반갑지 않습니다.

I think we shall never see the end of it.

우리는 이 하루가 끝나는 것을 영영 보지 못할 것 같소.

헨리는 왕도 사람이라는 말로 병사들을 달랩니다.

I think the King is but a man as I am.

내 생각에 왕도 나와 같은 한 사람일 뿐이오.

The violet smells to him as it doth to me

제비꽃 향기는 그에게도 나에게처럼 난다.

그러나 윌리엄스가 전쟁에서 죽은 병사의 영혼이 왕의 책임이 아니냐고 따지자, 헨리는 병사 자신의 몫이라고 반박합니다.

Every subject’s duty is the King’s; but every subject’s soul is his own.

모든 신민의 의무는 왕의 것이지만, 모든 신민의 영혼은 그 자신의 것이다.

두 사람의 논쟁은 끝나지 않고 장갑의 약속으로 이어집니다.

Let it be a quarrel between us if you live.

살아남는다면 우리 사이의 싸움으로 하자.

왕의 논리는 정교하지만 윌리엄스가 던진 불편한 질문, 곧 왕이 책임을 피하려 한다는 의심은 그대로 남습니다. 극은 이 질문을 해소하지 않고, 왕이 혼자 남아 감당해야 할 몫으로 넘깁니다.

12. 의례의 독백과 아버지의 죄

병사들이 떠난 뒤 헨리의 독백은 이 극에서 가장 내밀한 대목입니다. 그는 왕이 지는 짐을 이야기하다가 의례, 곧 왕에게 바쳐지는 겉치레에게 따집니다.

And what art thou, thou idol Ceremony?

그런데 너는 무엇이냐, 우상 같은 의례여?

What drink’st thou oft, instead of homage sweet, But poison’d flattery?

너는 달콤한 존경 대신 독이 든 아첨만 자주 마시지 않느냐?

그는 왕관도 홀도 칼도 하루의 노동 끝에 단잠을 자는 농부를 이길 수 없다고 말합니다. 왕은 평화를 지키려 밤을 새우는데 평화를 누리는 이들은 그것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병사에게는 "왕도 사람"이라고 위로했지만, 혼자일 때는 그 말이 얼마나 외로운 것인지 드러납니다.

O God of battles! steel my soldiers’ hearts.

오, 전투의 하나님! 제 병사들의 마음을 강철로 만들어 주소서.

이어지는 기도는 승리에 대한 호소가 아니라 속죄입니다. 헨리는 아버지가 왕관을 얻은 과정의 잘못을 하나님이 오늘만은 따지지 말아 달라고 간구합니다.

think not upon the fault My father made in compassing the crown!

아버지가 왕관을 손에 넣으려다 저지른 잘못을 떠올리지 마소서!

그는 이미 새로 장례를 치르고 사제를 두는 등 속죄에 힘썼다고 밝히면서도 그것이 충분치 않다고 인정합니다. 전쟁을 이끄는 왕의 마음 한쪽에 자기 가문이 지은 죄가 있다는 사실은 헨리를 단순한 영웅이 아닌 인간으로 만듭니다.

13. 성 크리스핀 축일 연설

웨스트모어랜드가 영국에서 놀고 있는 병사 만 명이 있었으면 한다고 하자, 왕의 대답은 반대 방향입니다.

If we are mark’d to die, we are enough To do our country loss

우리가 죽도록 정해졌다면, 나라에 손실을 입히기에 이 수로 충분하다.

The fewer men, the greater share of honour.

사람이 적을수록 명예의 몫은 커진다.

그는 오늘을 훗날 기억될 날로 만듭니다. 살아남은 이는 해마다 이날 소매를 걷고 상처를 자랑할 것입니다.

Then will he strip his sleeve and show his scars

그러면 그는 소매를 걷고 흉터를 보여 줄 것이다.

We few, we happy few, we band of brothers.

우리 소수, 우리 행복한 소수, 우리 형제들의 무리.

For he today that sheds his blood with me Shall be my brother

오늘 나와 함께 피를 흘리는 자는 나의 형제가 될 것이다.

이 연설의 힘은 명예를 계급과 이어 놓았던 말을 잠시 뒤집는 데서 옵니다. 아무리 천한 자라도 오늘만은 신사가 된다고 말하지만, 이 말을 듣는 자리에 주점 패거리는 없다는 점을 기억하면 연설은 한결 입체적입니다. 곧이어 몽조이가 마지막으로 몸값을 묻자 헨리는 이렇게 단호히 답합니다.

Bid them achieve me and then sell my bones.

나를 이긴 뒤에 내 뼈를 팔라고 전하라.

We are but warriors for the working-day.

우리는 평일의 전사들일 뿐이다.

14. 전장: 속 빈 그릇과 요크의 죽음, 그리고 승리

전투는 직접 그려지지 않고 몇 개의 짧은 장면으로 조각납니다. 피스톨은 프랑스 병사를 붙들어 몸값을 뜯고, 소년이 통역을 맡으면서 이 허풍의 속을 들여다봅니다.

I did never know so full a voice issue from so empty a heart

이토록 빈 가슴에서 이토록 큰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처음 본다.

프랑스 귀족들의 비명은 짧고 처절합니다.

Reproach and everlasting shame Sits mocking in our plumes.

비난과 영원한 수치가 우리 깃털 위에 앉아 비웃는다.

Let life be short, else shame will be too long.

삶은 짧게 하자, 아니면 수치가 너무 길어진다.

영국 진영에서는 엑서터가 요크와 서퍽의 마지막을 전하며 눈물을 보입니다. 이 보고는 극 전체에서 가장 부드러운 장면 중 하나입니다.

Thrice within this hour I saw him down; thrice up again, and fighting.

한 시간 안에 세 번 쓰러지고, 세 번 다시 일어나 싸우는 모습을 보았다.

곧이어 프랑스군이 다시 모여들자 왕은 모질게 명령합니다.

Then every soldier kill his prisoners

그렇다면 모든 병사는 포로를 죽여라.

플루엘렌과 고워의 대화는 이 명령이 야영지의 소년들이 살해된 일에 대한 분노로 읽히게 하지만, 극은 판단을 대신해 주지 않습니다. 같은 왕이 하르플뢰르에서는 자비를 말했고 이곳에서는 포로를 죽이라고 명합니다. 곧 분노가 가라앉자 헨리는 승리를 선언하는 대신 그 공을 돌립니다.

Praised be God, and not our strength, for it!

우리의 힘이 아니라 하나님을 찬양하라!

Then call we this the field of Agincourt

그러면 이곳을 아쟁쿠르의 들판이라 부르자.

사상자 명단을 읽은 왕은 이 비대칭을 자기 업적으로 돌리지 않습니다. 명단을 읽고 난 뒤 그의 말은 이렇습니다.

O God, thy arm was here

오, 하나님, 당신의 팔이 이곳에 계셨습니다.

That God fought for us.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싸우셨다는 것.

자랑하는 자를 처벌하겠다는 선언은 승리의 기쁨을 가라앉히는 장치입니다. 다만 이 겸손이 진심인지 정치적 연출인지는 관객이 판단할 몫으로 남습니다.

15. 장갑의 결말과 플루엘렌의 부추

윌리엄스의 장갑 이야기는 4막 끝의 웃음이자 시험입니다. 병사는 왕을 때릴 뻔했지만, 그가 한 말은 정직했습니다.

All offences, my lord, come from the heart.

모든 잘못은 마음에서 나옵니다, 폐하.

Your Majesty came not like yourself.

폐하께서는 폐하다운 모습으로 오지 않으셨습니다.

헨리는 벌하는 대신 금화로 장갑을 채워 줍니다. 밤의 논쟁에서 윌리엄스가 던진 불편한 질문에 값을 치르는 방식이 이것입니다.

Here, uncle Exeter, fill this glove with crowns

여기, 엑서터 숙부, 이 장갑을 금화로 채우시오.

플루엘렌은 고향 몬머스와 마케도니아를 견주는 열변으로 웃음을 줍니다.

for there is figures in all things.

모든 일에는 비유가 있는 법이오.

I need not be asham’d of your Majesty, praised be God

하나님 덕분에 저는 폐하를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5막 첫 장면은 그 웃음의 결산입니다. 플루엘렌은 웨일스의 상징 부추를 두고 놀린 피스톨에게 먹이는 것으로 응징하고, 고워도 피스톨이 허풍쟁이라며 꾸짖습니다.

If you can mock a leek, you can eat a leek.

부추를 조롱할 수 있다면 먹을 수도 있겠지.

혼자 남은 피스톨은 전쟁의 영광 대신 영국으로 돌아가 도둑질을 하며 흉터를 자랑거리로 삼겠다고 결심합니다.

And swear I got them in the Gallia wars.

그리고 갈리아 전쟁에서 얻은 것이라고 맹세해야지.

영웅담의 뒤편에서 전쟁을 이용해 먹고사는 이들이 어떻게 되는지를 이 한 줄이 마무리합니다.

16. 캐서린과의 구애

평화 협상이 진행되는 사이 헨리는 캐서린과 단둘이 남아 서툰 영어와 프랑스어가 섞인 구애를 합니다. 그의 첫 질문은 소박합니다.

Do you like me, Kate?

나를 좋아하오, 케이트?

Pardonnez-moi, I cannot tell wat is “like me.”

실례지만, '좋아하다'가 무엇인지 저는 모르겠어요.

헨리는 자기를 투박한 군인이라고 낮추며, 말 잘하는 이들을 경계하라고 말합니다.

I know no ways to mince it in love

나는 사랑을 돌려 말할 줄을 모르오.

a speaker is but a prater: a rhyme is but a ballad.

말 잘하는 이는 수다쟁이일 뿐이고, 시는 노래일 뿐이오.

a good heart, Kate, is the sun and the moon

좋은 마음은, 케이트, 해이자 달이오.

캐서린의 대답은 정치적 현실을 짚습니다. 프랑스의 적을 사랑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입니다.

Is it possible dat I should love de enemy of France?

제가 프랑스의 적을 사랑하는 것이 가능한가요?

Den it sall also content me.

그렇다면 저도 만족하겠어요.

이 장면은 로맨스이면서 동시에 협상입니다. 헨리는 자신을 낮추는 듯하지만, 입맞춤을 두고는 왕은 관습의 틀을 넘는다고 선언합니다.

We are the makers of manners, Kate

우리는 예법을 만드는 사람들이오, 케이트.

캐서린은 언어와 관습이 다른 땅에서 왕의 청혼을 받는 처지이며, 그녀가 마지막에 아버지의 뜻을 따르겠다고 하는 대목은 이 사랑이 어디까지나 두 나라의 조약 위에 서 있음을 일깨웁니다.

17. 평화의 조건과 에필로그

부르고뉴 공작의 연설은 전쟁이 땅과 사람에게 남긴 상처를 가장 길게 그립니다. 평화는 쫓겨난 신세로 묘사됩니다.

Dear nurse of arts, plenties, and joyful births

예술과 풍요와 기쁜 출산을 기르는 소중한 유모.

들판은 가시덤불이 되고 사람도 야만에 가까워집니다.

as soldiers will That nothing do but meditate on blood

피 생각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병사들이 그렇듯이.

승전 직후 극이 들려주는 이 목소리는 영웅담이 놓친 전쟁의 대가입니다. 조약은 이루어지고, 프랑스 왕은 두 나라가 다시는 서로에게 칼을 들지 않기를 빕니다.

That never war advance His bleeding sword ’twixt England and fair France.

전쟁이 피 흘리는 칼을 다시는 잉글랜드와 아름다운 프랑스 사이에 들지 않기를.

And may our oaths well kept and prosperous be!

우리의 맹세가 잘 지켜지고 번성하기를!

그러나 에필로그가 이 평화의 한계를 곧바로 알립니다. 코러스는 왕의 짧은 생애를 칭송하면서 그 후계자 대에 벌어진 일을 이어 말합니다.

Small time, but in that small most greatly lived This star of England.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짧은 시간 안에 가장 크게 살았다, 잉글랜드의 이 별은.

That they lost France and made his England bleed

그들은 프랑스를 잃고 그의 잉글랜드를 피 흘리게 했다.

승리와 혼인으로 맺어진 평화가 오래가지 못하고 아들 대에 무너졌다는 말은, 앞서 본 모든 영웅적 장면에 시간의 그림자를 덧씌웁니다. 극은 승리의 환호 끝에 그 승리가 영원하지 않았다는 사실로 마무리됩니다.

18. 이 책을 읽는 방법

『헨리 5세』는 희곡이라 짧은 장면 단위로 끊어 읽기 쉽습니다. 처음이라면 프롤로그의 코러스, 1막 2장(살리카 법과 테니스 공), 3막 1장(성벽 앞), 4막 1장(변장한 왕과 윌리엄스, 의례의 독백), 4막 3장(크리스핀 축일 연설), 5막 2장(캐서린과의 구애)을 먼저 읽어 보세요. 이 장면들만으로도 극의 큰 줄기가 이어집니다. 연설에 감동받았다면 반드시 이어서 주점 패거리의 장면을 읽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같은 전쟁을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시선이 연설의 열기와 나란히 놓일 때 이 극의 진짜 얼굴이 보입니다. 헨리가 칭송받는 영웅인지 계산 빠른 정치가인지, 윌리엄스의 질문은 풀렸는지, 마지막 평화는 무엇을 가렸는지에 정답은 적혀 있지 않고, 그 열린 틈이 이 극을 오래 읽히게 하는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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