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600년경 집필
Hamlet
햄릿
아버지의 유령에게서 삼촌의 범행을 전해 들은 왕자가 미친 척하며 진실을 확인하려 하지만, 망설임과 오해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자신까지 파멸에 이르는 이야기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Something is rotten in the state of Denmark.
덴마크 나라 안에서 무언가가 썩어 있다.
한눈에 보기
엘시노어 성벽 위에 죽은 선왕의 모습을 한 유령이 나타나고, 아버지를 잃은 왕자 햄릿은 두 달도 안 되어 삼촌 클라우디우스와 재혼한 어머니 거트루드를 보며 괴로워한다. 유령은 자신이 동생에게 독살당했다고 밝히며 복수를 명한다. 햄릿은 미친 척하며 시간을 벌고, 오필리아를 밀어내고, 떠돌이 배우들을 시켜 왕의 반응을 시험한다. 어머니의 방에서 휘장 뒤의 폴로니우스를 왕으로 착각해 죽이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영국으로 추방된 햄릿은 돌아오지만 오필리아는 이미 미쳐 세상을 떠났고 그녀의 오빠 라에르테스가 복수를 벼르고 있다. 왕이 짠 검술 시합에서 거트루드, 라에르테스, 클라우디우스, 햄릿이 차례로 쓰러지고, 포르틴브라스가 빈 왕좌를 향해 들어선다. 열일곱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파우스트』 (Faust)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 (Crime and Punishment)
- 알렉상드르 뒤마 『몽테크리스토 백작』 (The Count of Monte Cristo)
한 권 요점
Hamlet
『햄릿』은 흔히 『햄릿』으로 불리는 영국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으로, 1600년경에 쓰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셰익스피어는 1564년에 태어나 1616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작품은 5막 20장으로 이루어진 희곡이고, 무대는 처음부터 끝까지 덴마크의 엘시노어 성과 그 주변입니다. 등장인물 목록에는 왕자 햄릿, 왕 클라우디우스, 왕비 거트루드, 궁내대신 폴로니우스와 그의 아들 라에르테스, 딸 오필리아, 햄릿의 친구 호레이쇼, 노르웨이의 왕자 포르틴브라스가 오릅니다. 줄기는 복수극의 틀을 따르지만 초점은 복수 자체보다 복수를 앞에 둔 사람의 머릿속에 있습니다. 확신과 의심, 행동과 사색, 연기와 진심 사이를 오가는 독백이 이야기의 속도를 오히려 늦추고, 그 늦춤 속에서 주변 인물들이 하나씩 쓰러집니다. 대사는 운문과 산문이 섞여 있고, 무대 지시문이 짧게 끼어들어 장면을 이어 줍니다.
줄거리
1막 1장: 성벽 위의 유령
한밤중 엘시노어 성 앞 높은 곳에서 파수 교대가 이루어집니다. 바르나르도가 프란시스코와 교대하고, 이어 호레이쇼와 마르셀루스가 옵니다. 바르나르도와 마르셀루스는 이틀 밤 연속 죽은 왕과 똑같은 모습의 형체를 보았다고 하고, 학자인 호레이쇼는 헛것일 뿐이라며 믿지 않으려 합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던 중 갑옷을 입은 유령이 다시 나타납니다. 호레이쇼는 떨며 말을 걸지만 유령은 대답 없이 사라집니다. 호레이쇼는 이것이 나라에 닥칠 변고의 조짐이라고 말하고, 정세를 풀어 줍니다. 선왕 햄릿이 노르웨이 왕 포르틴브라스와 일대일로 맞서 그를 죽이고 약속에 따라 땅을 얻었는데, 그 아들인 젊은 포르틴브라스가 법을 어기며 모은 무리를 이끌고 빼앗긴 땅을 되찾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성이 밤낮으로 전쟁 준비에 매달리는 까닭이 거기에 있습니다. 유령이 다시 나타나 호레이쇼가 가로막으려 하지만, 수탉이 울자 유령은 놀란 듯 사라집니다. 호레이쇼는 이 일을 젊은 햄릿에게 알리자고 제안합니다.
1막 2~3장: 궁정의 결혼, 떠나는 라에르테스
궁정에서 클라우디우스 왕은 형의 죽음을 애도하면서도 형수였던 거트루드와 결혼했다고 선언하고, 포르틴브라스의 요구를 막기 위해 볼테만드와 코르넬리우스를 노르웨이 노왕에게 보냅니다. 라에르테스가 프랑스로 돌아가게 해 달라고 청하고 폴로니우스가 허락합니다. 왕과 왕비는 검은 옷을 입고 우울한 햄릿에게 비텐베르크로 돌아가지 말고 곁에 머물라고 하고, 햄릿은 어머니의 청이라 따르겠다고 답합니다. 왕은 이 화합을 축하하며 대포를 쏘게 합니다. 홀로 남은 햄릿은 아버지가 죽은 지 두 달도 못 되어 재혼한 어머니에 대한 환멸을 쏟아내고, 입을 다물어야 하는 자기 마음이 터질 것 같다고 말합니다. 비텐베르크에서 온 호레이쇼가 마르셀루스, 바르나르도와 함께 나타나 유령 이야기를 전하자 햄릿은 그날 밤 직접 지켜보겠다고 하고,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직감합니다.
3장은 폴로니우스의 집입니다. 떠나기 전 라에르테스는 누이 오필리아에게 햄릿의 구애를 한때의 장난으로 여기고 조심하라고 이르고, 오필리아는 훈계하는 오빠가 정작 자신은 쾌락의 길을 걸을까 걱정된다고 되받습니다. 폴로니우스는 아들에게 말은 아끼고 빌리지도 빌려주지도 말라는 등 유명한 가르침을 남깁니다. 곧이어 딸을 다그쳐 햄릿과의 관계를 캐내고, 그의 맹세를 믿지 말고 앞으로 햄릿과 말도 섞지 말라고 명합니다. 오필리아는 따르겠다고 답합니다.
1막 4~5장: 유령의 증언
추운 밤 햄릿은 호레이쇼, 마르셀루스와 함께 성벽에 오릅니다. 멀리서 왕의 연회에서 울리는 나팔과 대포 소리가 들려오고, 햄릿은 술 마시는 관습이 오히려 덴마크의 평판을 깎는다고 말합니다. 그때 유령이 나타납니다. 햄릿은 그것이 선한 영혼이든 악한 마귀든 말을 걸겠다고 하고, 유령이 따로 오라는 손짓을 하자 친구들이 말리는 것을 뿌리치고 따라갑니다. 마르셀루스는 나라 안에서 무언가가 썩었다고 중얼거립니다.
외진 곳에서 유령은 자신이 햄릿의 아버지의 영혼이며 생전의 죄가 불에 태워져 씻길 때까지 밤에 떠돈다고 밝힙니다. 그는 정원에서 낮잠을 자다 뱀에게 물려 죽었다는 소문이 거짓이며, 동생 클라우디우스가 자신이 잠든 사이 귀에 독을 부어 목숨과 왕관과 아내를 한꺼번에 빼앗았다고 폭로합니다. 그리고 복수를 명하되 어머니는 해치지 말고 하늘과 그녀의 양심에 맡기라고 이르며, 새벽이 오자 "나를 기억하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집니다. 햄릿은 다른 모든 기억을 지우고 그 명령만 간직하겠다고 맹세합니다. 돌아온 친구들에게 그는 보고 들은 것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겠다고 칼에 맹세하게 하고, 땅속에서 유령이 "맹세하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햄릿은 앞으로 이상하게 굴 수 있지만 아는 척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세상이 뒤틀렸는데 그것을 바로잡을 운명으로 태어났다고 탄식합니다.
2막 1장: 감시자 폴로니우스
폴로니우스는 하인 레이날도에게 돈과 편지를 들려 파리로 보내며, 라에르테스를 직접 묻지 말고 돌려서 알아보라고 지시합니다. 아들에게 가벼운 흠을 슬쩍 퍼뜨리면 상대가 아는 척 맞장구를 쳐서 실상이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그때 오필리아가 놀라서 달려와, 햄릿이 옷매무새가 흐트러지고 얼굴이 창백한 채 방에 들어와 자기 손목을 오래 쥐고 얼굴을 들여다보다 한숨을 쉬고 아무 말 없이 나갔다고 전합니다. 폴로니우스는 사랑 때문에 미친 것이라 단정하고, 딸이 그의 편지를 물리쳤기에 그리되었다며 자신이 햄릿을 오해했음을 후회합니다. 그는 이 일을 왕에게 알리러 갑니다.
2막 2장: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 떠돌이 배우들
왕과 왕비는 햄릿의 어린 시절 친구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을 불러 궁정에 머물며 햄릿이 변한 까닭을 알아보라고 부탁합니다. 볼테만드가 노르웨이에서 돌아와, 노왕이 조카의 군대 동원이 폴란드가 아니라 덴마크를 향한 것임을 알고 포르틴브라스를 꾸짖었고 그가 덴마크를 치지 않겠다고 맹세해 군대를 폴란드로 돌리는 것을 허락했으며, 덴마크 땅 통과를 청한다고 보고합니다. 폴로니우스는 햄릿이 오필리아에게 보낸 연애편지를 읽어 주며 광증의 원인이 사랑이라고 주장하고, 햄릿이 복도를 걸을 때 오필리아를 풀어놓고 숨어 지켜보자고 제안합니다.
책을 읽으며 나타난 햄릿은 폴로니우스를 생선 장수라 부르며 수수께끼 같은 말을 던집니다. 폴로니우스는 미친 말 속에도 조리가 있다고 혼잣말합니다.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이 오자 햄릿은 곧 그들이 불려 왔음을 알아채고 솔직히 말하라고 다그칩니다. 그리고 요즘 즐거움을 모두 잃고 이 땅과 하늘이 허망하게 보이며 인간도 별 기쁨이 못 된다고 털어놓습니다. 이때 도성의 비극 배우들이 도착합니다. 햄릿은 반기며 트로이의 프리아모스 왕의 죽음을 다룬 대사를 청하고, 첫 번째 배우가 감정을 다해 낭송하자 폴로니우스가 너무 길다고 투덜대는 사이 배우의 눈에는 눈물이 맺힙니다. 햄릿은 배우들을 잘 대접하라고 하고, 다음 날 밤 「곤자고 살인」을 올리되 자신이 쓴 대사 십여 줄을 끼워 넣어 달라고 부탁합니다. 혼자 남은 그는 허구의 슬픔에 눈물을 흘리는 배우와 달리 아무 행동도 못 하는 자신을 책망하다, 유령이 악마일 수도 있으니 더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다며 연극으로 왕의 양심을 잡아 보겠다고 결심합니다.
3막 1장: 독백과 수녀원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은 햄릿이 원인을 말하지 않는다고 보고하지만 배우들이 왔다는 소식에 즐거워했다고 전합니다. 왕과 폴로니우스는 휘장 뒤에 몸을 숨기고 오필리아를 책 읽는 척 세워 둡니다. 왕은 방백으로 폴로니우스의 위선 이야기가 자기 양심을 후려친다고 고백합니다. 햄릿이 들어와 사는 것과 죽는 것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독백을 합니다. 고통을 견딜 것인가 맞서 끝낼 것인가, 죽음 뒤의 알 수 없음이 사람을 망설이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어 오필리아를 발견한 햄릿은 그녀가 돌려주려는 선물을 받은 적이 없다고 잡아떼고, 그녀를 사랑했다가 사랑하지 않았다고 번복하며, 수녀원으로 가라고 거듭 몰아세웁니다. 오필리아는 숭고하던 그의 정신이 무너졌다고 슬퍼합니다. 왕은 햄릿의 행동이 사랑 때문이 아니라 마음속에 도사린 무언가 때문이라 보고 그를 영국으로 보내려 하고, 폴로니우스는 연극 뒤 왕비가 따로 햄릿을 만나게 하고 자신이 숨어 듣겠다고 제안합니다.
3막 2장: 쥐덫
햄릿은 배우들에게 과장하지 말고 자연을 비추는 거울처럼 연기하라고 일러 주고, 호레이쇼에게 연극 중 왕의 얼굴을 지켜봐 달라고 부탁합니다. 왕과 왕비, 폴로니우스, 오필리아 등이 자리하고 햄릿은 오필리아의 발치에 누워 짓궂은 말을 던집니다. 먼저 무언극이 왕이 정원에서 잠든 사이 독이 귀에 부어지고 살인자가 왕비의 마음을 얻는 과정을 보여 줍니다. 이어 극이 시작되고 왕비 역이 재혼은 첫 남편을 두 번 죽이는 것과 같다고 맹세하는데, 햄릿은 거트루드에게 어떠냐고 묻고 왕비는 그 부인이 너무 맹세한다고 답합니다. 햄릿은 극의 제목을 쥐덫이라 하고, 살인자가 왕의 조카 루키아누스가 잠든 이의 귀에 독을 붓는 순간 왕이 벌떡 일어나 불을 밝히라고 외치며 자리를 뜹니다. 햄릿과 호레이쇼는 유령의 말이 맞았다고 확신합니다. 이어 왕비의 전갈을 가져온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에게 햄릿은 피리를 내밀며, 나를 연주하려 들지만 그러지 못할 것이라고 쏘아붙입니다. 폴로니우스가 구름을 놓고 비위를 맞추자 햄릿은 그들이 자기를 바보로 만든다고 말합니다. 혼자 남은 햄릿은 어머니에게 비수 같은 말은 해도 칼은 쓰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3막 3~4장: 기도하는 왕, 어머니의 방
왕은 햄릿을 영국으로 보내기로 하고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에게 동행을 명합니다. 홀로 남은 왕은 형을 죽인 죄가 하늘에 닿는다고 고백하고 기도하려 하지만, 왕관과 야망과 왕비를 여전히 쥐고 있으면서 용서를 구할 수 없다며 무릎을 꿇습니다. 햄릿이 들어와 칼을 뽑을 기회를 얻지만, 기도 중인 자를 죽이면 그의 영혼을 천국으로 보내는 셈이니 더 나쁜 순간에 치겠다며 물러납니다. 왕은 말만 하늘로 오르고 마음은 아래에 있다고 말합니다.
왕비의 방에서 폴로니우스는 휘장 뒤에 숨습니다. 햄릿이 어머니를 거울 앞에 앉히겠다며 다그치자 왕비가 도와 달라고 외치고, 휘장 뒤에서 폴로니우스도 소리를 지릅니다. 햄릿은 쥐라고 외치며 휘장을 찔러 폴로니우스를 죽입니다. 그것이 왕이 아님을 확인한 햄릿은 그를 참견꾼 바보라 부르며 작별하고, 어머니에게 선왕과 현 왕의 초상을 견주어 보이며 어떻게 사랑을 바꿀 수 있었냐고 몰아붙입니다. 이때 유령이 나타나 무뎌진 복수를 재촉하고 어머니를 감싸라고 이릅니다. 왕비에게는 유령이 보이지 않아 아들이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햄릿은 자신이 미친 것이 아님을 말하고, 삼촌의 침대에 가지 말고 이 일을 왕에게 이르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영국행에 동행하는 두 친구를 믿지 않고 자기 계획으로 맞서겠다고 밝히며, 폴로니우스의 시신을 끌고 나갑니다.
4막 1~4장: 추방과 노르웨이의 군대
왕비는 왕에게 햄릿이 미쳐서 휘장 뒤의 노인을 죽였다고 전하고, 그가 시신을 두고 우는 모습에서 본성이 순수하다고 감싸 줍니다. 왕은 그를 새벽에 배에 태우고 이 일을 수습하려 합니다. 햄릿은 시신을 어디 두었는지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에게 말하지 않고, 두 사람을 왕의 은총을 빨아들이는 스펀지에 비유합니다. 왕 앞에서도 폴로니우스가 저녁 식사 중이라며, 먹는 곳이 아니라 먹히는 곳이라고 빈정댑니다. 왕은 햄릿을 영국으로 보내며 영국에 편지를 보내 햄릿을 즉시 처형하라고 요구합니다. 한편 덴마크 들판을 지나가는 포르틴브라스의 군대를 본 햄릿은 대장에게서 그들이 얻으려는 것이 이름뿐인 작은 땅이라는 말을 듣고, 이만 명이 달걀 껍질 같은 명분으로 죽으러 가는데 아버지가 살해당했는데도 움직이지 못한 자신이 부끄럽다고 하며, 이제부터는 생각이 피를 머금어야 한다고 다짐합니다.
4막 5~7장: 오필리아의 노래, 라에르테스의 귀환, 음모
아버지의 죽음과 장례로 오필리아는 정신이 흐트러집니다. 그녀는 노래를 부르고 꽃을 나눠 주며 누구의 죽음인지 모를 가사를 읊습니다. 그때 프랑스에서 돌아온 라에르테스가 군중을 이끌고 성문을 부수고 들어와 아버지를 돌려 달라고 외칩니다. 왕은 침착하게 그의 분노를 받아넘기며 자신은 무고하다고 하고, 현명한 벗들이 판단하게 하자고 제안합니다. 제정신을 잃은 오필리아가 다시 나타나 꽃을 나누어 주며 노래하자 라에르테스는 슬픔과 분노가 겹쳐 눈물을 흘립니다.
6장에서 호레이쇼는 선원들이 전한 햄릿의 편지를 받습니다. 영국으로 가던 배가 이틀 만에 해적선의 추격을 받았고, 햄릿이 혼자 해적선에 뛰어올라 포로가 되었으며, 해적들이 자비롭게 대해 주어 다시 덴마크로 돌아왔다는 내용입니다.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은 영국으로 계속 가고 있습니다. 7장에서 왕은 라에르테스에게 왜 햄릿을 정식으로 벌하지 않았는지 설명합니다. 왕비가 아들을 목숨처럼 아끼고, 백성도 그를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때 햄릿이 편지에 쓴 대로 "홀로 맨몸으로 왕국에 돌아왔다"고 알리는 전갈이 옵니다. 왕은 라에르테스와 함께 새로운 계획을 세웁니다. 햄릿이 라에르테스의 검술 솜씨를 질투하게 만들어 시합을 제안하고, 라에르테스는 끝을 뭉툭하게 하지 않은 칼에 독을 발라 상처만 내도 죽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만약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햄릿이 목이 마를 때 독이 든 잔을 내밀 준비도 합니다. 그때 왕비가 들어와 오필리아가 개울가 버드나무 곁에서 물에 빠져 숨졌다고 전합니다. 라에르테스는 눈물을 참으려 하지만 터뜨리고 나갑니다.
5막 1장: 묘지
교회 묘지에서 두 무덤 파는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를 기독교식으로 묻어도 되느냐는 문제를 두고 농담 섞인 논쟁을 벌입니다. 그들은 오필리아가 신분 높은 이라서 허락받았다고 빈정댑니다. 햄릿과 호레이쇼가 다가와 첫 번째 일꾼이 삽질하며 해골을 던져 올리는 모습을 봅니다. 햄릿은 해골이 정치가의 것인지, 궁정 신하의 것인지, 변호사의 것인지 상상하며 사람이 흙으로 돌아가는 일을 곱씹습니다. 일꾼은 자신이 선왕 햄릿이 포르틴브라스를 이긴 날부터 이곳에서 일했고, 그날이 햄릿 왕자가 태어난 날이며 무덤 파는 일을 한 지 삼십 년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한 해골을 가리켜 왕의 광대 요릭의 것이라고 하자 햄릿은 어릴 때 자신을 업어 주던 그를 떠올리며 한참 해골을 들고 말합니다. 알렉산더 대왕과 카이사르의 먼지도 술통 구멍을 막을 수 있다고 그는 중얼거립니다.
이때 사제들과 장례 행렬이 다가옵니다. 사제는 오필리아의 죽음이 의심스러워 의식을 줄였다고 말하고, 라에르테스가 분노합니다. 왕비는 그녀가 햄릿의 아내가 되기를 바랐다며 꽃을 뿌립니다. 라에르테스가 무덤으로 뛰어들자 햄릿이 "나는 덴마크의 햄릿이다"라고 외치며 따라 뛰어들고 둘이 맞붙습니다. 사람들이 말리자 햄릿은 오필리아를 사랑했고 사만 명의 오빠가 합쳐도 자기 사랑에 미치지 못한다고 외칩니다. 왕은 햄릿이 미쳤다며 사태를 수습하고 라에르테스를 안심시킵니다.
5막 2장: 결투와 침묵
햄릿은 호레이쇼에게 배에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일어나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의 짐을 뒤져 왕의 밀서를 찾았다고 털어놓습니다. 영국 왕에게 도착하는 즉시, 도끼날을 갈 시간도 주지 말고 햄릿의 목을 베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햄릿은 같은 내용을 두 사람의 처형 명령으로 새로 써서 아버지의 인장으로 봉했고, 다음 날 해적과의 해전으로 상황이 바뀌어 두 사람은 자기 임무로 향했다고 말합니다. 호레이쇼가 놀라자 햄릿은 그들이 스스로 이 일에 끼어든 것이라며 양심이 아프지 않다고 합니다. 호레이쇼는 영국 소식이 곧 전해질 것을 걱정하고, 햄릿은 그 사이 시간은 자기 것이며 라에르테스에게 무례했던 일을 후회한다고 말합니다.
오스릭이 와서 왕이 햄릿과 라에르테스의 검술 시합에 큰 내기를 걸었다고 알립니다. 햄릿은 마음속이 불길하다고 털어놓지만, 호레이쇼가 그만두자고 하자 한 마리 참새가 떨어지는 데도 섭리가 있다며 준비되어 있는 것이 전부라고 말합니다. 시합장에서 햄릿은 라에르테스에게 사과하며 자신의 행동은 광증 탓이었다고 하고, 라에르테스는 마음으로는 받아들이지만 명예로는 보류한다고 답합니다. 햄릿이 두 번 점수를 얻자 왕은 진주를 넣은 잔을 햄릿에게 내밀지만 햄릿은 사양하고, 거트루드가 그 잔을 마십니다. 세 번째 대결 도중 라에르테스가 햄릿에게 상처를 입히고, 몸싸움 중 칼이 서로 바뀌어 햄릿도 그에게 상처를 입힙니다. 왕비가 쓰러지며 잔 속에 독이 있었다고 외치고 숨지고, 라에르테스는 햄릿의 손에 든 칼이 독이 묻은 날 선 칼이며 모든 것이 왕의 음모라고 고백합니다. 햄릿은 독 묻은 칼로 왕을 찌르고 잔을 마시게 합니다. 라에르테스는 햄릿과 서로 용서를 나누고 죽습니다.
죽어 가는 햄릿은 호레이쇼에게 자신의 이야기와 사연을 바르게 전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독 잔을 들고 따라 죽으려던 호레이쇼를 햄릿이 말려 잔을 빼앗습니다. 멀리서 포성이 울리고, 폴란드에서 돌아온 포르틴브라스가 영국 사절들에게 예포를 쏜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햄릿은 왕위를 이을 사람으로 포르틴브라스를 지목하고 자신의 마지막 한 표를 그에게 주겠다는 말을 남긴 채 숨집니다. 호레이쇼는 천사들이 그를 쉬게 해 주기를 빕니다. 포르틴브라스와 영국 사절이 들어와 시신들을 보고, 사절은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하러 왔다고 말합니다. 호레이쇼는 이 모든 사건이 어떻게 벌어졌는지 사람들 앞에 말하겠다고 하고, 포르틴브라스는 자신에게도 이 왕국에 대한 권리가 있다고 선언하며 햄릿을 군인의 예로 운구하게 하고 조포를 쏘게 합니다. 이렇게 이야기는 끝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성벽의 첫 밤
극의 첫마디는 위협 앞에서 던지는 확인의 질문입니다. 보초들은 서로가 누구인지부터 묻고, 나라 전체가 누군가를 의심하는 공기 속에 있음을 암시합니다.
Who’s there?
거기 누구냐?
교대하는 프란시스코의 푸념에서 이 성의 분위기가 드러납니다. 춥다는 말과 마음이 괴롭다는 말이 한 숨에 이어집니다.
’Tis bitter cold, And I am sick at heart.
날씨가 지독히 춥고, 마음도 괴롭습니다.
믿지 않던 호레이쇼가 유령을 본 뒤에 내리는 진단은 개인의 공포를 나라의 문제로 키웁니다.
This bodes some strange eruption to our state.
이는 나라에 무슨 괴이한 변고가 닥칠 조짐이다.
유령 이야기와 포르틴브라스의 군사 준비를 같은 장면에 놓은 점이 중요합니다. 극은 처음부터 한 가족의 비극을 한 나라의 운명과 겹쳐 놓고, 마지막에 그 나라를 이어받는 사람이 포르틴브라스라는 사실이 이 첫 장면에서 이미 예고됩니다.
2. 겉모습과 속마음
궁정에서 왕이 햄릿을 아들이자 조카로 부르자 햄릿은 방백으로 짧은 응수를 던집니다. 친척이면서도 정이 없다는 말입니다.
A little more than kin, and less than kind.
혈족 이상이지만 정은 그 이하다.
어머니가 왜 그렇게 유난히 슬퍼하느냐고 묻자 햄릿은 보이는 것과 있는 것을 구분합니다.
Nay, it is; I know not seems.
아니요, 실제입니다. 저는 ‘~처럼 보임’을 모릅니다.
But I have that within which passeth show;
하지만 제 안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넘어선 무언가가 있습니다.
이 한마디가 이후 극 전체의 주제입니다. 햄릿은 곧 미친 척하고 연극을 올리며 보이는 것을 도구로 삼는데, 그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바로 겉모습과 속마음의 어긋남이기 때문에 이 선택은 그에게 모순입니다. 혼자 남은 독백에서도 그 분노는 어머니의 재혼 속도에 집중됩니다. 호레이쇼에게는 이 상황을 비꼬는 말로 털어놓습니다.
The funeral bak’d meats Did coldly furnish forth the marriage tables.
장례에 쓰고 남은 음식이 식은 채 결혼 잔칫상에 올랐다.
정원이 잡초로 뒤덮였다는 비유로 시작한 독백은 세상이 지루하고 의미 없다는 탄식으로 이어집니다.
How weary, stale, flat, and unprofitable
얼마나 피곤하고, 김빠지고, 밋밋하고, 쓸모없는가.
3. 아버지들의 훈계
1막 3장은 라에르테스, 오필리아, 폴로니우스 세 사람의 짧은 장면이지만 극의 갈래가 여기서 나뉩니다. 오빠는 햄릿의 마음을 의심하며 이렇게 경고합니다.
Be wary then, best safety lies in fear.
그러니 조심해라. 가장 안전한 길은 두려움에 있다.
오필리아는 오빠의 위선을 지적하며 대꾸합니다.
Do not as some ungracious pastors do
품위 없는 일부 목사들처럼 하지 마세요.
폴로니우스가 떠나는 아들에게 건네는 가르침은 오랫동안 인용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 가르침은 훈계하는 사람의 인물됨을 비추기도 합니다. 그는 자식에게 지혜를 주면서 동시에 딸을 감시하고, 아들의 평판을 하인을 시켜 캐내기 때문입니다.
Neither a borrower nor a lender be:
빌리는 사람도, 빌려주는 사람도 되지 마라.
This above all: to thine own self be true;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에게 진실하라.
딸에게는 정반대의 어조입니다. 햄릿의 맹세를 열 없는 불꽃쯤으로 치부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Ay, springes to catch woodcocks.
그래, 멧도요를 잡는 덫이지.
4. 유령의 증언
1막 4장에서 유령을 따라가는 햄릿을 보며 마르셀루스가 던진 문장은 작품을 대표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Something is rotten in the state of Denmark.
덴마크 나라 안에서 무언가가 썩어 있다.
5장의 유령은 신비한 존재라기보다 억울한 증인으로 말합니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이렇게 요약합니다.
Murder most foul, as in the best it is;
살인은 가장 좋은 경우에도 더럽거늘.
유령은 떠나며 하나의 명령을 남깁니다. 이후 햄릿의 모든 행동은 이 말을 기억하는 일과 이행하는 일 사이의 간격으로 읽힙니다.
Adieu, adieu, adieu. Remember me.
안녕, 안녕, 안녕. 나를 기억하라.
햄릿은 이 순간에 사명을 이해하지만 환영하지는 않습니다. 장면 끝에서 그는 자기 앞에 놓인 일이 자기 몫이 되었음을 한탄합니다.
The time is out of joint.
시대가 어긋났다.
복수를 해야 한다는 확신은 처음부터 있었지만, 복수를 해낼 사람이 자신이라는 확신은 그렇지 않았다는 점이 햄릿을 읽는 열쇠입니다.
5. 감시의 정치
이 궁정에서는 모두가 누군가를 지켜봅니다. 폴로니우스는 사람을 시켜 아들의 행실을 캐고, 딸의 사랑을 왕에게 보고하고, 휘장 뒤에 숨습니다. 그의 방식에 대한 설명이 그의 생각을 요약합니다.
By indirections find directions out.
돌려서 물어 방향을 알아낸다.
그는 스스로 장황하다는 사실을 모르고, 짧게 말하겠다는 말로 한참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그의 연설은 희극이지만 그 희극이 곧 비극의 도화선이 됩니다.
since brevity is the soul of wit,
간결함은 재치의 영혼이니.
햄릿이 책을 읽으며 던지는 말에 폴로니우스가 무심결에 진실을 짚습니다.
Words, words, words.
말, 말, 말.
Though this be madness, yet there is method in’t.
이것이 광기라 해도 거기에는 조리가 있다.
햄릿의 광기가 연기인지 진짜인지는 이 극이 끝내 하나로 답하지 않는 질문입니다. 그러나 이 대목은 적어도 폴로니우스처럼 모든 것을 해석하려는 사람이 얼마나 쉽게 틀리는지를 보여 줍니다.
6. 덴마크라는 감옥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과의 대화는 우정과 감시가 뒤섞이는 장면입니다. 햄릿은 곧 이들을 시험합니다.
Were you not sent for?
자네들은 불려 온 것 아닌가?
햄릿은 덴마크가 감옥이라고 말하고, 그 말을 이렇게 풀어 줍니다. 세상의 가치는 사물에 있지 않고 보는 사람의 생각에 있다는 것입니다.
Denmark’s a prison.
덴마크는 감옥이다.
for there is nothing either good or bad but thinking makes it so.
좋고 나쁜 것은 본래 없고 생각이 그렇게 만들 뿐이다.
이어 인간 찬가가 나옵니다. 그러나 이 찬가는 환멸로 끝납니다. 인간의 이성과 능력과 몸가짐을 최상급으로 칭송한 뒤 그는 자신에게는 흙먼지의 정수일 뿐이라고 뒤집습니다.
What a piece of work is man,
인간이란 얼마나 걸작인가.
And yet, to me, what is this quintessence of dust?
그러나 내게는, 이 먼지의 정수가 무엇이란 말인가?
이 대목은 햄릿의 우울을 철학적으로 정리한 자리이면서, 그가 친구들 앞에서 광기를 가장하는 자신을 이렇게 요약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I am but mad north-north-west.
나는 북북서로 불 때만 미쳤을 뿐이다.
7. 배우들과 자책
배우들이 도착하자 햄릿은 활기를 찾습니다. 그는 연극을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시대의 기록으로 봅니다.
they are the abstracts and brief chronicles of the time.
그들은 시대의 요약이자 짧은 연대기다.
트로이 왕비 헤쿠바의 비통함을 연기하며 눈물을 흘린 배우를 보고 햄릿은 자기 비교로 넘어갑니다. 허구의 슬픔에도 몸 전체로 반응하는 사람이 있는데 자신은 실제 살인 앞에서 말뿐이라는 자책입니다.
What’s Hecuba to him, or he to Hecuba,
그에게 헤쿠바가 무엇이고, 헤쿠바에게 그가 무엇이기에.
O what a rogue and peasant slave am I!
오, 나는 얼마나 못난 악당이자 천한 종놈인가!
그는 이 독백의 끝에서 행동 계획을 세웁니다. 유령이 악마일 가능성까지 의심하며 더 확실한 증거를 얻기로 한 것입니다.
The play’s the thing Wherein I’ll catch the conscience of the King.
연극이야말로 왕의 양심을 사로잡을 올가미다.
3막 2장에서 배우들에게 주는 연기 지도도 같은 선상에 있습니다. 과장하지 말고 자연을 비추는 거울처럼 하라는 말은 이 극 자체가 지향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Suit the action to the word, the word to the action,
행동을 말에 맞추고, 말을 행동에 맞춰라.
8. 사느냐 죽느냐
가장 유명한 독백은 복수의 계획이 아니라 존재 자체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햄릿은 고통을 견디는 것과 그것에 맞서 끝내는 것 가운데 어느 쪽이 더 고귀한지를 묻습니다.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그가 저울에 올리는 것은 죽음의 고요함과 죽음 뒤에 오는 알 수 없음입니다. 고통을 끝내고 싶은 마음과 그 끝이 정말 끝인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맞섭니다.
The undiscover’d country, from whose bourn No traveller returns,
아직 발견되지 않은 나라, 그 경계를 넘어 돌아온 여행자는 없다.
결론은 의외로 행동의 마비에 대한 진단입니다. 이 한 줄이 햄릿이라는 인물을 가장 잘 요약합니다.
Thus conscience does make cowards of us all,
이리하여 양심은 우리 모두를 겁쟁이로 만든다.
And enterprises of great pith and moment
그리하여 크고 중대한 일들이
이 독백은 혼자 하는 말이지만 극 속에서는 휘장 뒤에 왕과 폴로니우스가 숨어 있는 순간에 나옵니다. 가장 사적인 말이 가장 공적인 감시 아래에서 쏟아진다는 아이러니가 장면의 긴장을 만듭니다.
9. 수녀원으로 가라
오필리아는 이 극에서 가장 말을 아끼는 인물이면서 가장 많은 것을 잃습니다. 아버지의 명령으로 햄릿의 선물을 돌려주는 자리에서 그녀가 내뱉는 말은 단호합니다.
Rich gifts wax poor when givers prove unkind.
선물을 준 사람이 무정하면 값진 선물도 초라해진다.
햄릿의 대답은 부정과 번복의 연속입니다. 그녀가 믿으라고 하던 사랑을 부정하고, 곧바로 사랑했다고 하고, 다시 사랑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I did love you once.
나는 한때 너를 사랑했다.
I loved you not.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았다.
Get thee to a nunnery.
수녀원으로 가라.
햄릿은 누가 엿듣고 있음을 눈치챈 것일 수도 있고, 어머니에 대한 분노가 여성 전체로 번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오필리아는 사랑하는 사람의 이성이 무너지는 것을 목격한 사람이 됩니다. 장면 뒤에 홀로 남아 그녀가 하는 말은 이 극의 가장 정직한 애도입니다.
O, what a noble mind is here o’erthrown!
아, 이 고귀한 정신이 얼마나 무너졌는가!
10. 쥐덫
연극 속의 연극은 이 작품의 구조적 핵심입니다. 무언극으로 사건을 한 번 보여 주고, 이어 대사로 한 번 더 반복해서 왕이 반응할 시간을 충분히 줍니다. 극중 왕비의 맹세가 이어지자 거트루드가 반응합니다.
None wed the second but who kill’d the first.
첫 남편을 죽인 여자가 아니면 두 번째 남편과 결혼하지 않는다.
The lady protests too much, methinks.
저 부인은 너무 맹세를 하는 것 같구려.
살인자 루키아누스가 잠든 이의 귀에 독을 붓는 순간 왕이 일어나 자리를 뜨고, 남은 햄릿은 상처 입은 사슴은 울고 다치지 않은 사슴은 논다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호레이쇼와 확신을 나눕니다.
Give me some light. Away.
불을 밝혀라. 물러가라.
I’ll take the ghost’s word for a thousand pound.
나는 유령의 말을 천 파운드를 걸고 믿겠다.
이 확신의 순간에 햄릿은 가장 자유로워 보입니다. 곧이어 왕비의 전갈을 가져온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에게 그는 피리를 내밀며, 자신의 속을 읽으려는 시도를 거부한다고 선언합니다.
Will you play upon this pipe?
이 피리를 불어 보겠는가?
you cannot play upon me.
자네는 나를 연주할 수 없다.
11. 기도하는 왕
3막 3장은 이 극에서 가장 아이러니한 장면입니다. 왕은 홀로 기도하려 하지만 자신이 훔친 것을 그대로 쥐고 있어서 용서를 구할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O, my offence is rank, it smells to heaven;
오, 내 죄는 악취가 나서 하늘에까지 닿는다.
May one be pardon’d and retain th’offence?
죄를 그대로 쥔 채 용서받을 수 있는가?
그 뒤에 햄릿이 들어와 기도 중인 왕을 봅니다. 칼을 쓸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지만, 기도하는 영혼을 죽이면 천국으로 보내는 셈이라며 물러납니다.
Now might I do it pat, now he is praying.
지금 해치우기 딱 좋다. 그가 기도하고 있으니.
O, this is hire and salary, not revenge.
아, 이것은 품삯이지 복수가 아니다.
관객은 왕이 실제로는 기도에 실패했음을 알고 있지만 햄릿은 모릅니다. 장면의 마지막 대사가 그 어긋남을 확정합니다.
My words fly up, my thoughts remain below.
내 말은 위로 날지만 내 생각은 아래에 남는다.
햄릿은 복수의 순간에 상대의 구원까지 계산하며 물러납니다. 곧이어 왕을 찌른다고 믿고 휘장을 찌른 칼이 폴로니우스를 죽이고, 그 죽음이 다시 줄줄이 이어집니다.
12. 어머니의 방
왕비의 방에서 햄릿은 어머니와 마주합니다. 휘장 뒤에서 소리가 나자 반사적으로 찌릅니다.
Dead for a ducat, dead!
금화 한 닢 걸고, 죽어라!
폴로니우스의 죽음은 극의 중간을 가르는 사건입니다. 햄릿은 그에게 이렇게 작별합니다.
Thou wretched, rash, intruding fool, farewell!
불쌍하고 경솔하고 참견 많은 바보여, 잘 가라!
햄릿은 어머니에게 두 초상화를 보여 주며 선왕과 현 왕의 차이를 묻습니다.
Look here upon this picture, and on this,
이 그림을 보고, 또 이 그림을 보세요.
거트루드의 반응은 방어가 무너지는 장면입니다. 그녀는 처음으로 자기 내면을 들여다봅니다.
Thou turn’st mine eyes into my very soul,
네가 내 눈을 내 영혼 속으로 돌려놓았구나.
햄릿은 어머니에게 미덕을 흉내 내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권하고, 이 장면을 이렇게 맺습니다. 폭력과 연민이 한 문장에 겹쳐 있습니다.
Assume a virtue, if you have it not.
미덕이 없다면 있는 척이라도 하세요.
I must be cruel, only to be kind:
나는 친절하기 위해서만 잔인해야 한다.
13. 추방과 노르웨이의 군대
4막 앞부분은 햄릿의 대답이 얼마나 날카로워졌는지를 보여 줍니다. 시신을 어디에 두었는지 묻는 신하들에게 그는 스펀지에 빗대 쏘아붙이고, 왕 앞에서는 폴로니우스가 어디 있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합니다.
Not where he eats, but where he is eaten.
먹는 곳이 아니라 먹히는 곳에 있습니다.
The body is with the King, but the King is not with the body.
시신은 왕과 함께 있지만, 왕은 시신과 함께 있지 않다.
햄릿은 영국행에 동행하는 두 친구와 봉인된 편지를 의심하며, 그 음모가 오히려 음모자에게 돌아가는 광경을 즐길 준비를 합니다. 3막 4장에서 그가 한 말이 이 흐름을 요약합니다.
’tis the sport to have the enginer Hoist with his own petard,
폭탄을 만든 기술자가 제 폭탄에 날아가는 것을 보는 것이 재미다.
4막 4장에서 포르틴브라스의 군대를 본 뒤의 독백은 3막의 독백과 짝을 이룹니다. 그때는 죽음에 대한 사색이었다면 이번에는 행동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질책입니다. 대장이 말한 땅은 이름뿐인 작은 땅이었습니다.
Rightly to be great Is not to stir without great argument,
진정 위대하다는 것은 큰 명분 없이는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My thoughts be bloody or be nothing worth.
내 생각은 피를 머금거나 아니면 아무 값도 없으리라.
이 다짐 뒤에 햄릿이 실제로 한 일은 해적선에 뛰어오른 것이고, 그 우연이 그를 살려 덴마크로 돌려보냅니다. 다짐과 사건의 간격이 이 극의 또 다른 아이러니입니다.
14. 오필리아의 꽃, 라에르테스의 분노
왕이 오필리아의 모습을 보고 무너지며 한 말은 4막의 분위기를 압축합니다.
When sorrows come, they come not single spies, But in battalions.
슬픔은 척후병 하나로 오지 않고 대부대로 몰려온다.
정신을 잃은 오필리아는 노래와 꽃으로 말합니다. 그녀의 말은 횡설수설처럼 들리지만 한 줄 한 줄이 아버지의 죽음, 사랑의 상처, 궁정의 거짓을 가리킵니다. 그녀가 꽃을 나눠 주며 하는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There’s rosemary, that’s for remembrance; pray love, remember.
여기 로즈메리는 기억을 위한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여, 기억하세요.
Good night, ladies; good night, sweet ladies; good night, good night.
안녕히 주무세요, 귀부인들, 사랑스러운 귀부인들, 안녕히, 안녕히.
라에르테스는 군중을 이끌고 성문을 부수고 들어와 왕에게 달려듭니다. 하늘과 서약을 모두 내던지고 복수만 하겠다는 그의 외침에 왕은 침착하게 대꾸하며 군주의 권위가 어디서 나오는지를 내세웁니다.
To hell, allegiance!
충성 따위는 지옥으로 꺼져라!
There’s such divinity doth hedge a king,
왕에게는 그를 에워싸는 신성함이 있다.
왕은 이 신성함을 말로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라에르테스를 자기 복수의 칼로 쓰는 계획을 세웁니다. 햄릿의 복수가 늦어지는 동안 라에르테스의 복수는 빠르게 조립됩니다. 두 복수는 거울처럼 마주 보고 있고, 둘 다 같은 왕의 손에서 한데 얽힙니다.
15. 묘지의 해골
5막 1장은 가장 유머러스하면서 가장 깊은 장면입니다. 무덤 파는 사람들은 신분에 따라 장례가 달라지는 것을 농담으로 풀어내고, 햄릿은 해골을 보며 한때의 정치가와 신하와 변호사를 상상합니다. 요릭의 해골 앞에서의 말은 이 극에서 가장 개인적인 대목입니다.
Alas, poor Yorick.
아, 가엾은 요릭.
I knew him, Horatio, a fellow of infinite jest, of most excellent fancy.
내가 그를 알았네, 호레이쇼. 끝없이 익살스럽고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이었지.
Where be your gibes now? your gambols? your songs?
자네의 농담은 지금 어디 있나? 재주넘기는? 노래는?
햄릿의 사색은 곧 왕들에게까지 번집니다. 알렉산더와 카이사르도 결국은 흙이 되어 술통이나 벽의 구멍을 막는 데 쓰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To what base uses we may return, Horatio!
우리가 얼마나 비천한 쓰임새로 돌아갈 수 있는지, 호레이쇼!
이 사색 끝에 오필리아의 장례 행렬이 들어옵니다. 왕비가 꽃을 뿌리며 그녀가 햄릿의 아내가 되길 바랐다고 말하고, 라에르테스가 무덤으로 뛰어들자 햄릿이 나서 자신의 정체를 선언합니다.
Sweets to the sweet. Farewell.
달콤한 이에게 달콤한 것을. 안녕.
This is I, Hamlet the Dane.
나다, 덴마크의 햄릿이다.
'덴마크 사람'이라는 호칭이 왕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이므로, 햄릿이 자신의 이름과 함께 그 호칭을 외치는 순간으로도 읽힙니다. 죽음을 마주한 사색 뒤에 그는 숨기지 않고 사랑을 선언하고, 그 선언이 라에르테스와의 충돌을 키웁니다.
16. 준비됨이 전부다
5막 2장에서 햄릿은 달라져 있습니다. 항해에서 있었던 일을 하나씩 말하며 그는 우연과 섭리에 대한 새로운 태도를 보입니다. 계획이 틀어졌을 때 오히려 도움이 된 경험에서 얻은 결론입니다.
There’s a divinity that shapes our ends, Rough-hew them how we will.
우리가 어떻게 거칠게 다듬든, 우리의 끝을 빚는 신성한 힘이 있다.
호레이쇼가 불길하면 시합을 미루자고 하자 햄릿은 오히려 평온하게 답합니다. 앞서 망설이던 그와는 다른 목소리입니다.
There’s a special providence in the fall of a sparrow.
참새 한 마리가 떨어지는 일에도 특별한 섭리가 있다.
The readiness is all.
준비되어 있음이 전부다.
시합 직전 햄릿은 라에르테스에게 사과하며 자신의 행동은 광기가 한 일이라고 해명합니다. 이 사과는 진심과 변명이 섞여 있지만 적어도 그가 자기 행동의 결과를 마주하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라에르테스는 죽어 가며 비로소 같은 말로 화답합니다.
Exchange forgiveness with me, noble Hamlet.
고귀한 햄릿, 나와 서로 용서를 나누자.
이 극의 복수는 주인공이 치밀하게 계획한 끝에 이루어지지 않고, 상대가 짠 음모가 스스로에게 돌아오는 방식으로 완성됩니다. 햄릿은 그 흐름 속에서 마지막에야 칼을 움직입니다.
17. 남은 것은 침묵
마지막 장면은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이 일어납니다. 독이 퍼졌음을 안 햄릿은 칼끝의 독을 왕에게 되돌려 줍니다.
Then, venom, to thy work.
그렇다면 독이여, 네 일을 하라.
그가 죽기 전에 집착하는 것은 복수의 결과가 아니라 자기 이름이 어떻게 전해지느냐입니다. 따라 죽으려는 호레이쇼에게 그는 살아서 이야기를 전하라고 부탁합니다.
Absent thee from felicity awhile,
잠시 행복에서 떨어져 지내 주게.
그리고 햄릿은 마지막 말을 남깁니다. 이 짧은 문장에서 말로 이루어진 극이 끝납니다.
The rest is silence.
나머지는 침묵이다.
호레이쇼의 추도는 이 모든 소란 뒤에 오는 가장 조용한 문장입니다. 이어 새 권력자 포르틴브라스가 입장해 햄릿의 장례를 군인의 예로 치르게 합니다.
Good night, sweet prince, And flights of angels sing thee to thy rest.
잘 자요, 다정한 왕자님. 천사들의 무리가 노래하며 당신을 쉬게 하기를.
Bear Hamlet like a soldier to the stage,
햄릿을 군인처럼 무대로 옮겨라.
복수는 이루어졌지만 승리자는 없습니다. 왕관은 처음부터 밖에서 기다리던 이방의 왕자에게 넘어가고, 햄릿이 끝내 남긴 것은 호레이쇼에게 맡긴 이야기입니다. 극 전체가 사실상 그 이야기를 대신 전하는 형식인 셈입니다.
18. 이 책을 읽는 방법
『햄릿』은 희곡이므로 소설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한 줄로 따라가도 되고, 장면 단위로 끊어 읽어도 됩니다. 처음이라면 1막 5장(유령의 증언), 2막 2장(배우들과 독백), 3막 1장(사느냐 죽느냐와 오필리아), 3막 2장(쥐덫), 5막 1장(묘지), 5막 2장(결투)을 먼저 읽어 보세요. 줄거리가 이미 익숙해도 대사를 하나씩 따라가면 장면마다 인물이 서로 속이고 읽는 방식이 다르게 보입니다. 무대 지시문과 방백에 주의하면 누가 누구를 엿보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 소리 내어 읽거나 귀로 들으면 운문의 리듬과 짧은 응수의 재치가 훨씬 잘 살아납니다. 한 번 읽은 뒤에는 햄릿의 독백들을 따로 모아 다시 읽어 보면, 같은 인물이 확신과 자책, 체념과 결단 사이를 어떻게 오가는지 한눈에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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