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753년 출간
The Adventures of Ferdinand Count Fathom
페르디난드 파톰 백작의 모험
마차에서 태어난 종군 상인의 아들이 눈물과 거짓말로 유럽 사교계를 누비며 은인의 아들을 속이다가 몰락하고, 그가 해친 사람들의 용서로 끝나는 악한 소설
He was brought forth in a waggon
그는 마차 안에서 태어났다.
the sons of men preyed upon one another
인간의 자식들은 서로를 잡아먹는다.
한눈에 보기
전쟁터 마차에서 태어나 어머니를 일찍 잃은 파톰은 스코틀랜드 출신 멜빌 백작의 보호 아래 자라며 은인의 딸과 재산을 노리고 하녀 테레사와 손을 잡는다. 빈과 파리에서는 도박꾼 동료와 보석상 가족, 영국인 호구들을 속이고, 파리에서 거짓 백작 행세를 하던 중 숲속 오두막에서 살인의 현장을 겪는다. 영국으로 건너와서는 옛 동료 라치칼리와 다시 손잡고 런던 사교계와 브리스톨 온천을 휩쓸지만, 함정과 배신으로 감옥에 갇힌다. 그곳에서 만난 은인의 아들 레날도가 그를 구해 주는데도 파톰은 레날도의 연인 모니미아를 탐하고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는다. 의사로 변신해 한때 성공했다가 다시 추락한 그가 감옥에 갇힌 사이, 이야기는 레날도의 가족사와 복수, 모니미아의 뜻밖의 재회, 스페인 귀족 디에고의 비밀로 이어지고, 병든 파톰이 참회 편지를 쥔 채 발견되면서 끝난다. 열일곱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헨리 필딩 『톰 존스』 (Tom Jones)
- 볼테르 『캉디드』 (Candide)
- 미겔 데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Don Quixote)
한 권 요점
The Adventures of Ferdinand Count Fathom
『페르디난드 파톰 백작의 모험』은 스코틀랜드 출신 작가 토비아스 스몰렛이 쓴 소설로, 1753년에 나왔습니다. 스몰렛은 1721년에 태어나 1771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의사 수련을 받은 뒤 소설가로 이름을 얻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책은 헌사와 67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서술자는 처음부터 이 이야기가 악당을 주인공으로 삼은 이유를 밝힙니다. 주인공 파톰은 위선과 사기로 세상을 헤쳐 가는 인물이고, 그의 성공과 몰락은 경계의 등대 구실을 하도록 짜여 있습니다. 반대편에는 덕을 지켜 시련을 겪는 레날도와 모니미아가 서 있고, 두 갈래의 이야기는 마지막 장들에서 한 점으로 모입니다. 웃음과 풍자가 곳곳에 섞여 있어, 영국 소설에서 '악한 소설' 전통을 이어 간 작품으로 자주 거론됩니다.
줄거리
헌사와 제1~5장: 마차의 아이, 전장의 어머니, 은인의 집
헌사는 '의사'라 불리는 친구에게 보내는 공개 편지의 형식입니다. 서술자는 헌사를 쓰는 일이 얼마나 곤란한지, 칭찬이 아첨으로 오해받는 세태가 어떤지 농담조로 늘어놓고, 소설은 인물들을 한 폭에 담은 큰 그림이며 악당을 주인공으로 세운 것은 독자에게 경계를 주기 위해서라고 밝힙니다. 제1장은 레츠 추기경의 말을 빌려 전기와 자서전의 장단점을 논한 뒤, 주인공이 말버러 군대를 따르던 영국인 종군 상인의 아들로 네덜란드와 플랑드르 사이를 달리던 마차 안에서 태어났다고 소개합니다. 고상한 척하는 독자와 비평가를 능청스럽게 달래는 어조입니다.
제2장에서 어머니는 일 때문에 젖을 물릴 수 없어 아기를 배낭에 넣고 다니며 독한 술을 먹이고, 독일 기병과 북 위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아들은 페르디난드 파톰이라 불리게 됩니다. 전쟁이 끝나자 부부는 프라하에 주점을 열고, 소년은 영어를 쓰는 손님들 틈에서 말을 익힙니다. 제3장에서 새 전쟁이 터지자 어머니는 여섯 살 아들을 헝가리 진영으로 데려가고, 시체를 뒤지다 영어로 기도하는 스코틀랜드 출신 기병 대령을 발견해 이득을 노리고 구해 냅니다. 이 대령이 멜빌 백작입니다. 백작은 소년의 교육을 맡겠다고 하고, 독일인 남편은 전사합니다. 제4장 벨그라드 전투에서 어머니는 터키 장수를 해치우고 전리품을 챙기다 죽은 척하던 경기병의 총에 맞아 숨집니다. 아홉 살 파톰은 슬퍼하는 척하여 백작의 사랑을 받고, 병사 둘이 막사를 털려는 프랑스어 모의를 엿들어 알려 신임을 굳힙니다. 제5장에서 평화가 오자 백작은 프레스부르크로 돌아와 파톰을 부인에게 소개합니다. 파톰은 공부는 둔하나 예절과 말솜씨로 여성들의 귀염을 받고, 숙제를 베끼다 들키자 젊은 백작이 대신 매를 맞게 해 자기 평판만 올립니다.
제6~9장: 병을 가장한 구애와 테레사의 동맹
파톰은 백작의 딸 멜빌 양을 사로잡아 사위가 될 속셈으로 음악을 익히고 노래로 구애하지만 그녀는 농담으로 넘길 뿐입니다. 마음을 떠보려 기절하고 열병을 가장했다가 의사들의 치료로 정말 앓아눕고, 그 병을 핑계로 가족의 동정을 얻습니다. 제7장에서 그를 간호하던 하녀 테레사가 그에게 반합니다. 파톰은 그녀를 협력자로 삼아 아가씨의 상속 재산을 차지한 뒤 나누겠다고 약속하고, 둘은 성직자 없이 하늘 앞에서 손을 잡는 비밀 결혼을 합니다. 제8장에서 테레사는 아가씨 앞에서 파톰을 험담해 도리어 변호하게 만들고, 책과 약까지 동원해 정조를 흔들려다 호된 꾸중을 듣습니다. 첫 시도는 실패합니다. 제9장에서 둘은 방향을 바꿔 아가씨의 물건을 빼돌리기로 하고, 먼저 지갑이 복도에 떨어지게 해 앙숙인 하녀가 줍게 한 뒤 테레사가 자신부터 수색해 달라고 청하는 연극으로 그녀의 정직을 못 박습니다. 이 평판은 도둑질의 방패가 됩니다.
제10~17장: 빈의 도박꾼, 보석상 집의 소극
테레사가 매일 장신구를 빼돌리다 다이아몬드 귀걸이까지 사라지자 한 하녀가 투옥되고, 백작은 아들 레날도를 의심해 빈으로 보내며 파톰에게 동행을 부탁합니다. 열여덟 살의 파톰은 전리품을 챙겨 떠납니다. 빈에서 그는 사람이 서로를 잡아먹는 세상이라고 보고 여우의 길을 택해 티롤 출신 도박꾼과 동맹을 맺습니다. 파톰이 정보와 조언을, 티롤인이 위험한 실행을 맡습니다. 둘은 레날도의 돈을 따내고, 결투를 청하는 편지로 우정과 용기를 과시한 뒤 화해하여 낭비를 부추깁니다. 그러나 미천한 출신이 알려져 상류층에서 밀려나자 파톰은 부유한 보석상의 집에 드나듭니다. 주인에게는 담배와 술과 보석 이야기로, 아내에게는 허영을 채워 주며 환심을 사고, 보석상의 전처 딸 빌헬미나와 계모가 서로 시기하는 점을 이용해 각각에게 상대를 험담합니다. 이윽고 빌헬미나에게 과장된 사랑을 고백하고 계모에게도 접근하는 이중 작전을 폅니다.
제13장에서 한밤 빌헬미나의 방에서 밀회하던 그는 계모에게 들켜 칼을 든 보석상이 문을 두드리자 벽장에 숨고, 촛불이 꺼진 틈에 굴뚝으로 올라가 위기를 넘깁니다. 그을음투성이로 나타난 그를 악마로 오인한 소동도 벌어집니다. 제14장에서는 보석상의 아내와 약속한 밤에 옷장에 숨는데, 취해 광기를 부린 남편이 옷장에 악마가 있다며 문을 걷어차다 넘어져 기절하는 바람에 겨우 빠져나옵니다. 제15장에서 파톰은 두 여인을 탐욕의 수단으로 부립니다. 후처에게는 티롤인에게 돈을 잃었다고 꾸며 돈을 받고, 빌헬미나에게는 목숨을 끊겠다고 으름장을 놓아 패물을 얻어 냅니다. 제16장에서 보석상이 생일마다 거는 가문의 금목걸이를 빌헬미나가 내줄 수 없어 도둑맞은 척하는 소동이 벌어지고, 계단을 지키던 파수꾼에게 걸린 파톰은 방을 잘못 찾았다고 둘러대 위기를 벗어납니다. 제17장에서 후처의 의심과 노처녀 첩자의 추적 끝에 함정이 놓이지만 파톰은 길에서 낌새를 채고 피하며 결별 편지를 보냅니다. 버림받을 처지의 빌헬미나는 아버지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을 결심을 합니다.
제18~21장: 전쟁터, 못으로 채운 보물 주머니, 숲속 오두막
프랑스와의 전쟁이 임박해 멜빌 백작이 아들을 프레스부르크로 부르자 파톰도 빈에서 이태를 보내고 떠납니다. 세련되어진 레날도를 부모가 반기고 파톰도 환대받습니다. 하일브론 진영에 지원병으로 간 파톰은 타고난 겁쟁이답게 사지를 못 쓰는 체하며 몸을 사리고, 필립스부르크 수비대에서 티롤인과 재회해 도박판을 벌입니다. 제19장에서 영국으로 건너가 재산을 일굴 꿈을 품은 그는 먼저 파리를 보기로 하고, 레날도의 시종이 짐을 털고 달아난 틈에 주인의 보석과 돈을 빼돌린 뒤 충직한 벗으로 칭송받습니다. 정찰을 핑계로 포로가 된 듯 꾸미려다 길을 잘못 들어 프랑스 진영에 닿고, 지원병으로 할레 전투에서 얼굴을 다친 뒤 파리로 향합니다. 제20장에서 티롤인의 탐욕을 의심해 먼저 몰래 빠져나오지만, 외진 마을에서 열어 본 보물 주머니에는 보석과 금화 대신 녹슨 못만 가득합니다. 티롤인이 한발 앞서 손을 쓴 것입니다. 안내인과 숲길을 가다 폭풍우를 만나 헤매던 그는 외딴 오두막의 노파에게 맞아들여져 사다리 위 다락방에 갇힙니다.
제21장에서 파톰은 짚단 밑에서 갓 살해된 시체를 발견하고, 창살 때문에 달아나지도 못합니다. 시체를 침대에 눕히고 자신은 숨어 권총을 쥐는데, 자정에 두 자객이 와 시체에 손을 대고 다시 나갑니다. 그는 시체의 지갑과 시계, 반지를 챙기고 노파를 위협해 마을 가까이까지 길잡이를 시킨 뒤, 고발하면 물건을 내놓아야 하므로 그녀를 풀어 주고 샬롱으로 떠납니다. 양심의 가책보다 이득이 앞서는 장면입니다.
제22~25장: 파리의 거짓 백작, 올가미에 걸린 사기꾼
파리 생제르맹 구역의 여관에서 파톰은 추천장을 감추고 신분을 숨긴 파톰 백작으로 행세합니다. 외국인 식당에서 여러 언어로 각국 사람들과 대화하며 웨스트팔리아 백작, 볼로냐 후작, 신부, 영국 준남작과 어울리고, 서술자는 프랑스 신부와 런던 템플 법학도의 닮은 점을 풍자합니다. 제23장에서 부르고뉴 포도주에 취한 일행이 유흥가를 찾았다가 백작과 준남작이 같은 여인을 두고 촛대를 던지며 난투를 벌이고, 신부는 코를 얻어맞습니다. 파톰은 이튿날 두 사람을 각각 찾아가 결투를 말리는 척 화해시키고 칼과 반지를 선물로 받습니다. 제24장에서 백작과 준남작, 신부는 그를 일당으로 끌어들이려 하지만 파톰은 홀로 움직이려 거절합니다. 그때 영국 사냥꾼 차림의 스텐터 경이 채찍 소리와 함성으로 식당에 나타나고, 파톰은 이 촌뜨기 부자를 먹잇감으로 보고 폴란드 귀족 행세를 하며 주사위 내기에 나서지만, 판돈이 커지자 전 재산을 털립니다. 그가 거절했던 일당이 꾸민 올가미였습니다. 제25장에서 파톰은 절망하지 않고 교훈으로 삼아, 하인을 내보내고 한쪽 눈을 가린 채 파디니라는 이름의 악사가 되어 상류 사회를 관찰합니다. 열 달 뒤 같은 집의 페르시아 복장 알리 베케르에게 접근해 돈을 빌려주며 신뢰를 얻는데, 이는 인정이 아니라 속셈에서 나온 행동입니다.
제26~27장: 카스티야 귀족의 고백과 영국행
알리로 행세하던 사내는 정체를 밝힙니다. 그는 카스티야 명문 출신 돈 디에고 데 젤로스입니다. 사라고사 전투에서 앙숙이던 연대장 돈 곤잘레스 오르굴로를 구해 그의 사위가 되었고, 딸 세라피나가 독일인 화가 교사와 사랑에 빠지자 어머니 안토니아가 이를 묵인했습니다. 분노한 디에고는 교사를 해치고 아내와 딸을 죽게 한 뒤 반역 혐의로 쫓기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는 자신의 누명을 알아봐 주고 보석을 돈으로 바꿔 달라고 파톰에게 부탁합니다. 파톰은 눈물까지 흘리며 동정하는 척하고 천 크라운어치 보석을 맡은 뒤, 스페인인의 앙갚음이 두려워 이튿날 새벽 몰래 파리를 떠납니다. 임신한 하숙집 딸도 버려둔 채입니다. 불로뉴에서 영국 해안을 보고 감격한 그는 딜에 상륙하다 넘어져 두 손으로 땅을 짚자 길조라며 영국을 움켜쥐었다고 외칩니다.
제28~31장: 역마차, 왕위 요구자 소동, 라치칼리와의 재회
런던행 역마차에서 프랑스인으로 얕보인 파톰은 퀘이커 상인 오바댜와 뚱뚱한 여관 안주인 사이에 끼어 앉고, 승객들의 입씨름과 욕설 전쟁이 이어집니다. 동행에는 포도주 상인 겸 레이스 밀수꾼, 이발사, 시골 목사의 딸 엘레노어가 있습니다. 제29장에서 밀수꾼은 파톰이 얼버무리며 대답하는 것을 수상히 여겨 젊은 왕위 요구자로 단정하고 현상금을 노려 휴게소에서 붙잡습니다. 통역을 맡은 밀수꾼의 왜곡 때문에 치안판사도 그를 의심하지만, 마침 도착한 젊은 귀족이 증언하고 위조한 어머니의 편지로 신분이 확인되어 풀려납니다. 하인 모리스가 밀수 사실을 폭로해 상인과 이발사는 밀수품을 압수당합니다. 제30장에서 파톰은 자신에게 반한 엘레노어를 노려 돈주머니를 몰래 빼돌려 놓고 위로하는 척하며 의지처가 자신뿐인 상황을 만든 뒤 그녀를 정복합니다. 제31장에서 런던을 돌아다니던 그는 러드게이트에서 옛 동료 라치칼리와 마주칩니다. 라치칼리는 먼저 사과하며 다시 동업하자고 하고, 영국은 정직하고 남을 의심하지 않아 사기꾼의 낙원이라고 설파합니다. 파톰에게 버려진 엘레노어는 충격으로 정신을 놓아 베들렘 병원으로 보내집니다.
제32~34장: 런던 사교계의 총아와 셀린다
파톰은 마차를 맞추고, 길에서 만났던 젊은 귀족을 찾아가 영어를 숨긴 이유가 사라졌다며 환심을 삽니다. 귀족의 소개로 사교계에 들어선 그는 수학자부터 정치가, 군인, 화가, 음악가 앞에서 아는 척 대화하며 완벽한 인물로 칭송받습니다. 도박을 피하고 라치칼리와 함께 낡은 바이올린을 크레모나로 속여 팔고 가짜 골동품과 그림을 중개해 큰돈을 벌며, 그의 취향을 딴 벽지 무늬까지 생깁니다. 제33장에서 같은 부류의 하급 사기꾼들은 그의 출신을 캐려다 실패하자 주사위로 뽑은 스위스 출신 가짜 기사에게 모욕을 시켜 그를 영국 밖으로 쫓아내려 합니다. 파톰은 라치칼리와 짠 연극으로 피 묻은 칼을 들고 돌아오는 장면을 연출하고, 겁먹은 스위스인은 하이드파크 결투에서 쓰러지며 파톰의 용맹한 명성이 퍼집니다. 제34장에서 시골 신사의 집에 초대받은 파톰은 계모에게 학대받는 열다섯 살 사생아 셀린다를 노리고, 밤마다 신음소리와 에올로스의 하프로 유령이 나오는 것처럼 꾸며 그녀를 겁주어 곁에 둔 뒤 정복합니다. 곧 싫증이 나자 독한 술을 권해 마음을 떼어놓고 브리스톨로 떠납니다. 셀린다는 타락해 하인과 결혼했다가 버려집니다.
제35~38장: 브리스톨 온천, 함정, 배신
브리스톨 온천에서 파톰은 파티와 무도회를 이끄는 사교계의 중심이 됩니다. 펌프룸에서 늙은 의사가 온천물의 온도를 장황하게 설명하자 지구 중심의 불과 화산을 들먹이는 그럴듯한 가짜 이론으로 맞서 청중의 갈채를 얻고, 환자들은 의사를 떠나 그에게 몰립니다. 제36장에서 그는 늙은 런던 상인의 젊은 아내 트랩웰 부인에게 빠집니다. 사실 부부는 짜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아내의 미모로 돈을 뜯으려 했고, 신호에 맞춰 남편과 증인들이 들이닥쳐 파톰은 침대에서 붙잡힙니다. 합의 제안은 거절당하고 라치칼리가 보증을 서 보석됩니다. 제37장에서 도박에까지 손댄 파톰은 라치칼리가 귀족에게 가짜 보석을 판 일이 드러나 평판이 흔들리고, 파리에서 알던 스텐터 경과 스쿼럴 경이 과거를 퍼뜨려 사교계도 등을 돌립니다. 재판에서 그는 천오백 파운드 배상 판결을 받고 라치칼리에게 열쇠와 위임장을 맡깁니다. 제38장은 '당한 자가 당하는' 장입니다. 집행관이 외출을 허락하지 않는 사이 변호사가 달려와 라치칼리가 하인과 함께 금화와 보석, 채권을 챙겨 사라졌다고 전합니다. 격분한 파톰은 변호사를 공범으로 몰아 부지깽이로 내리칩니다. 재산은 이천 파운드에서 이백 파운드 남짓으로 줄어 있고, 그는 감옥에 갇힙니다.
제39~42장: 감옥의 소사회와 레날도와의 재회
감옥에서 파톰은 미니킨 대위의 안내로 작은 사회를 알게 됩니다. 코르시카 왕 테오도르가 우두머리이고, 맥클리버 소령, 유대인 개종을 꿈꾸는 베어본즈 경, 수염 기른 프랑스 기사가 있습니다. 파톰이 열쇠구멍으로 들여다보니 왕과 소령이 조개껍데기와 완두콩으로 상륙 작전을 연습하고 있습니다. 제40장에서 그는 나이트캡을 쓴 옛 왕에게 소개되고, 히브리어 연구로 재산을 잃은 학자 베어본즈 경과 시에 빠진 프랑스 기사의 사연을 듣습니다. 제41장에서는 개종 계획을 두고 칼을 휘두르는 소동이 벌어지고, 소령이 부인에게 소개한 여인들을 둘러싼 말썽은 아사페티다 연기 결투로 결판이 납니다. 파톰은 중재자로 칭찬을 받고 대위 부인에게 호감도 얻습니다. 제42장에서 감옥 문 앞에서 그는 옛 후원자의 아들 레날도와 마주칩니다. 레날도는 의심 없이 반가워하고, 파톰이 프랑스에 잡혀 있었다는 거짓말을 늘어놓는 동안 부친의 죽음과 어머니의 재혼, 새 남편 트레바시 백작의 학대를 털어놓습니다. 그는 남은 돈 이백 파운드로 트랩웰과 합의해 파톰을 풀어 주고 사랑하는 여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파톰은 눈물까지 흘리며 감격한 척하지만 속으로는 죄의식과 두려움에 떱니다.
제43~49장: 모니미아를 향한 음모
레날도의 연인 모니미아를 만난 파톰은 그 아름다움과 총명에 압도되어 친구의 연인을 탐하기 시작합니다. 레날도는 여비를 구하러 다니느라 발길이 뜸해지고 가난이 깊어지는데, 친구들은 충고를 핑계로 하나둘 떠나며 파톰은 눈물로 동정하는 척하면서도 자기 돈은 내놓지 않습니다. 제45장에서 파톰은 안타까운 척 말을 흐려 모니미아의 의심을 확신으로 만들고, 상처받은 두 연인은 서로를 오해합니다. 제46장에서 그는 한쪽에는 친구를 헐뜯고 다른 쪽에는 구혼하다 거절당하자 레날도 앞에서 우울한 척하며 그녀가 변심했다고 속입니다. 둘은 영국을 떠날 여비를 구하러 고리대금업자들을 찾아다니고, 제47장에서 열다섯 번 퇴짜를 맞은 끝에 부유한 유대인 상인이 이자도 담보도 없이 오백 파운드와 소개장을 내줍니다. 레날도는 백 파운드를 파톰에게 주고 남은 돈의 절반을 모니미아의 생활비로 맡긴 뒤 칼레로 떠납니다. 제48장에서 런던에 남은 파톰은 레날도가 다른 여자를 데려갔다는 거짓말로 청혼하지만 모니미아는 쓰러졌다 깨어나 아버지의 신분을 상기시키며 단호히 거절하고, 하숙 주인 라 메르 부인이 선물에 매수되어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제49장에서 파톰은 힘으로 뜻을 이루려다 칼을 든 모니미아 앞에서 물러납니다. 그녀는 예배당에서 만난 자비로운 클레멘트 부인의 보호를 받으며 열병을 앓고, 파톰이 아내라고 주장하며 나타나지만 의사의 증언으로 거짓이 드러납니다. 이어 모니미아가 죽어 장례가 치러지고 파톰은 그것을 몰래 지켜봅니다.
제50~53장: 의사 파톰
이백 파운드 남짓 남은 파톰은 궁정에서 외면당하고 도박장이 광기 어린 판이 된 것을 보고 의사로 변신하기로 합니다. 의학서를 공부해 턴브리지로 간 그는 파도바 학위를 흘려 소문을 내지만 신기함이 사라지자 환영받지 못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처지를 먼저 웃음거리로 만드는 농담으로 반감을 누그러뜨리고, 한밤 바이올린 연주로 부인들을 사로잡아 인기를 되찾습니다. 제51장에서 그는 버림받아 발작한 비디 양을 치료해 인정받지만, 돌아온 루비 박사와 학위 문제로 크게 다툽니다. 어머니는 옛 의사를 택했다가 처방이 듣지 않자 파톰을 다시 부르고, 파톰은 루비를 내보내라고 요구해 이깁니다. 만 파운드 상속녀 비디를 노리지만 정작 어머니가 그를 연모하게 되어 딸을 한시도 놓치지 않습니다. 제52장에서 런던으로 돌아온 파톰은 마차를 새로 칠하고 제복 입은 하인을 두어 개업 체면을 차리고, 간호사와 약제사, 외과의가 한패로 환자를 돌려 가며 이익을 챙기는 속사정을 알게 됩니다. 비디의 어머니가 청혼의 뜻을 비치자 딸을 멀리하는데, 어머니가 열병으로 죽자 상속녀가 된 비디는 복수심에 그를 쫓아내고 험담합니다. 제53장에서 상인 아내를 독한 약으로 낫게 해 화제가 된 것도 잠시, 독서로 자만하던 목사의 아내를 유혹했다가 그녀가 죽음을 앞두고 남편에게 그의 이름을 고백합니다. 남편은 용서하지만 그녀가 회복하자 후회하여 별거하고 하녀를 증인 삼아 고발에 나섭니다. 파톰의 이름은 악명이 되어 집집마다 문이 닫힙니다.
제54~56장: 일월식처럼 저무는 운
환자를 사혈하다 죽게 만들고 약제사 집주인에게 쫓겨나는 등 불운이 겹쳐 파톰의 평판은 무너집니다. 소송에 돈을 쏟아 마차도 잃고 옷이 닳아 가는데도 겉치레를 이어 가고, 비누 제조업자의 딸인 상속녀와 혼인을 약속하고 돌팔이 의사 버팔로에게 돈을 빌렸지만 버팔로가 계획을 삼촌에게 밀고해 신부는 사라집니다. 버팔로는 그를 라이벌로 경계해 서인도로 보내려 하고, 돈이 없는 파톰은 하운슬로 히스에서 노상강도를 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생각하기에 이릅니다. 제55장에서 그는 물건을 훔치는 버릇이 있는 부유한 노부인의 집에 세 들어 정부와 짜고 시계를 미끼로 함정을 판 뒤, 치안판사의 영장으로 겁을 주어 이백 기니를 받아 내 소송에서 이깁니다. 이어 젊은 과부 사라 머디와 플리트에서 결혼하지만 재산은 신탁이라 손댈 수 없고, 버팔로의 중상으로 처남과 아내가 등을 돌려 머디는 도망칩니다. 증인이 되어 줄 상인 부부는 서명을 거절하고, 결혼식을 올려 준 목사는 기록이 없다며 쫓아내며, 옛 정부는 오히려 자신이 정식 아내라고 우깁니다. 제56장에서 어음 독촉과 중혼 기소, 청구서가 한꺼번에 날아들자 파톰은 처음으로 지난 악행을 뉘우치며 레날도에게 돌아가 속죄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어둠을 틈타 캔터베리행 마차에 오르지만 채권자들이 미리 손을 써 마차는 사우스워크에서 멈추고 그는 킹스 벤치 감옥에 갇힙니다. 처남과 포기 각서를 교환해 풀려나도 곧 버팔로의 소송으로 다시 투옥되고, 간청 편지도 소용이 없습니다.
제57~60장: 레날도의 귀향과 복수
이야기는 레날도에게 돌아갑니다. 그는 모니미아의 모습에 시달리며 브뤼셀에 닿고, 여관에서 아버지 연대의 대위였던 아일랜드인 파렐 소령을 만나 사정을 털어놓다가 어머니가 트레바시 백작에게 갇혀 있고 누이는 빈의 수녀원에 보내졌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둘은 빈에서 제후의 후원을 얻고 소송을 시작하지만 진행이 더디자, 레날도는 목숨을 걸고서라도 어머니를 만나러 프레스부르크로 떠납니다. 제58장에서 파렐은 환등기를 든 연예인으로 변장해 성에 들어갔다가 쫓겨나고, 레날도가 성 주위를 말 타고 돌자 탑 창문에서 손수건이 흔들리고 아버지의 세밀화가 떨어집니다. 이후 숲에서 마주친 트레바시와 총격이 오가고, 레날도가 쏜 총에 트레바시가 중상을 입습니다. 죽음을 앞둔 트레바시는 재산을 돌려주고 누이가 있는 수녀원을 알려 줍니다. 제59장에서 레날도는 수녀원에서 누이를 만나고, 황후에게서 기병대 지휘를 맡는 영예를 얻습니다. 누이는 모니미아 이야기에 흔들리는 오빠에게 테레사의 자백과 수녀가 된 빌헬미나에게서 들은 파톰의 이중 연애담을 들려줍니다. 믿었던 친구의 정체를 알게 된 레날도는 분노와 두려움에 사로잡힙니다. 제60장에서 회복한 트레바시는 성격을 버리고 사과하며, 파렐은 허락을 얻어 레날도의 누이와 결혼합니다. 그러던 중 모니미아가 쓴 작별 편지가 도착하자 레날도는 기절하고 광란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열병으로 쓰러졌다가 되살아납니다. 그는 살아난 것을 한탄하며 파톰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고, 모니미아의 무덤을 찾아 영국으로 향합니다.
제61~62장: 사슬에 묶인 라치칼리, 돌아온 디에고, 한밤의 무덤
룩셈부르크 요새에서 레날도는 쇠사슬에 묶인 죄수 라치칼리를 만납니다. 라치칼리는 파톰과 함께한 사기와 도주, 하인 모리스와의 브뤼셀 도박 사기, 모리스의 배신으로 종신 노역형을 받은 경위를 털어놓습니다. 이튿날 몽스와 투르네 사이 숲에서 강도 다섯에 맞선 신사를 구하는데, 그는 돈 디에고 데 젤로스입니다. 파디니에게 속은 사연을 듣고 레날도는 그 사기꾼이 파톰이라고 확신합니다. 제62장에서 디에고는 파디니가 도망친 뒤 프랑스군에 들어갔다가 자신을 때린 젊은 대령을 제압하고 달아난 일을 이야기합니다. 영국에 돌아온 레날도는 유대인 조슈아를 찾고, 편지를 전한 의사에게서 모니미아의 마지막 사정을 듣습니다. 한밤 교회 묘소에서 레날도는 밤새 애도하고 디에고는 칼을 뽑아 입구를 지킵니다. 아침의 레날도는 뜻밖에 평온했고 기념비를 세우자는 이야기가 오갑니다.
제63~65장: 환영, 재회, 올란도의 정체
의사가 레날도를 클레멘트 부인 집으로 데려가고, 두 사람은 모니미아의 죽음을 함께 슬퍼합니다. 부인에게서 파톰의 모략을 자세히 들은 레날도는 복수를 다짐하나 사흘 숙고하겠다고 약속하고, 디에고는 조슈아에게 소개됩니다. 밤마다 무덤을 찾던 레날도 앞에 오르간 소리와 함께 흰옷의 환영이 나타나고, 뒤쫓아 간 방에서 그는 살아 있는 모니미아를 끌어안습니다. 제64장에서 부인은 모니미아의 죽음이 파톰의 위증을 막으려고 성직자와 의사와 꾸민 계략이었다고 밝힙니다. 레날도는 혼인을 청해 허락받고, 한편 밤새 아내와 딸의 죽음을 자책하던 디에고는 이튿날 만난 모니미아가 바로 잃어버린 딸 세라피나임을 알고 재회합니다. 디에고는 결혼을 승낙하고, 레날도가 검은 안대를 쓰고 자신이 올란도, 곧 스페인에서 세라피나와 사랑을 맺었던 화가임을 밝히자 디에고는 자신이 죽인 줄 알았던 사람과 같은 얼굴임을 깨닫습니다. 제65장에서 레날도는 스페인에서 화가로 가장해 세라피나와 사랑을 맺고 안토니아의 동의를 얻은 일, 도주 전날 밤 시체와 쓰러진 모녀를 발견한 일을 들려줍니다. 마누엘 데 멘도사가 디에고를 반역자로 모함해 영지를 차지했고 안토니아는 영국에서 숨지며 딸을 맡겼습니다. 조슈아가 마누엘의 구금 소식을 전하자 디에고는 안도하고, 세라피나의 청에 따라 레날도와 디에고는 파톰을 용서하기로 합니다.
제66~67장: 혼례, 영구차 소동, 파톰의 참회와 끝
이틀 뒤 두 사람은 재회한 그 교회에서 혼례를 올리고, 조슈아는 사업 형식으로 디에고에게 천 파운드를 빌려줍니다. 잔치 중에는 영구차 소동이 벌어집니다. 성직자로 변장한 발렌타인이 샬롯을 영구차로 빼내다 그녀의 아버지와 연적에게 붙잡힌 것으로, 조슈아와 레날도의 설득에 상인은 딸을 내줍니다. 이튿날 일행은 안토니아의 무덤을 찾고 디에고는 비석 앞에서 눈물짓습니다. 마지막 제67장은 가장 긴 장입니다. 묘지 곁 초가에서 뛰쳐나온 엘레노가 파톰이 죽어 간다고 알립니다. 파톰은 레날도 앞으로 쓴 참회 편지를 쥔 채 누워 있고, 일행은 그를 돌봅니다. 엘레노는 옥중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사연을 털어놓습니다. 깨어난 파톰은 용서를 받고 연금 육십 파운드로 북부에 정착합니다. 마누엘이 스스로 생을 마치면서 디에고는 복권되어 클레멘트 부인과 혼약하고, 세라피나는 오페라에서 찬사를 받습니다. 일행은 브뤼셀에서 파렐 부부와 만나고, 디에고는 스페인으로 떠나며 소설이 끝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헌사와 소설 선언
이 책은 소설이 아닌 편지로 문을 엽니다. 서술자는 헌사를 쓰는 어려움을 시와 견주어 투덜거립니다.
In dedication, as in poetry, there is no medium;
헌사에는 시에서처럼 중간이 없다.
이어 소설의 정의가 나옵니다. 인물 한 사람의 전기가 아니라 삶의 여러 인물이 한 화면에 들어간 구도라는 설명입니다.
A novel is a large diffused picture, comprehending the characters of life
소설은 삶의 인물들을 아우르는 크고 넓게 펼쳐진 그림이다.
악당을 주인공으로 삼는다는 점도 처음부터 숨기지 않아, 독자는 이 책이 교훈과 풍자를 함께 노린다는 약속을 받고 읽기 시작합니다.
2. 마차에서 태어난 아이와 어머니의 최후
서술자는 주인공이 어디서 태어났는지부터 변명 반, 농담 반으로 밝힙니다. 고상한 독자의 투덜거림을 미리 인용합니다.
Must the public be again disgusted with the grovelling adventures of a waggon?
독자는 또 마차의 천한 모험담에 역겨워해야 하는가?
He was brought forth in a waggon
그는 마차 안에서 태어났다.
어머니의 전투 장면은 영웅극의 과장된 어조로 쓰였습니다. 약탈에 열중하던 어머니를 아마조네스 여왕에 빗대지만 최후는 허망합니다.
Our English Penthesilea no sooner saw this Turkish leader drop
우리의 영국인 펜테실레이아는 이 터키 장수가 쓰러지는 것을 보자마자.
received a brace of bullets in her brain
머릿속에 총알 두 발을 맞았다.
고상한 문체로 비천한 사건을 서술하는 이 낙차가 책의 풍자 방식입니다. 어머니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지 않는 아들의 모습은 파톰의 성격을 한 줄로 요약해 줍니다.
3. 공부는 둔하고 처신은 영리한 소년
파톰은 학문에는 소질이 없지만 사람의 마음을 읽는 데는 천재입니다. 제5장의 평은 간단합니다.
Fathom, who was in point of learning a mere dunce
학식으로는 그저 바보였던 파톰.
그는 숙제를 베끼다 들키자 눈물로 위기를 넘기고 오히려 평판을 올립니다. 이 에피소드에 서술자는 경구를 붙입니다.
Nothing is more liable to misconstruction than an act of uncommon generosity;
비범한 너그러움만큼 오해받기 쉬운 것은 없다.
선의가 오해받기 쉽다는 말이 파톰에게 이용당한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거꾸로 적용됩니다. 그는 오해받는 법이 없고, 반대로 사람들이 그를 후하게 오해합니다.
4. 꾀병과 테레사의 동맹
멜빌 양의 마음을 시험하려 가장한 병이 의사들의 치료로 진짜 병이 되는 장면은 이 책의 첫 풍자극입니다.
He was blooded, vomited, purged, and blistered, in the usual forms
그는 통상의 방식대로 피를 뽑히고, 토하고, 설사하고, 물집이 잡혔다.
하녀 테레사와의 비밀 동맹은 이 사기꾼의 심리 통찰을 보여 줍니다.
He seldom or never erred in his observations on the human heart.
그는 인간의 마음을 관찰하는 데 거의 틀리는 법이 없었다.
테레사가 도둑질을 덮으려 연극을 벌이며 던지는 한마디는 이 책의 반어가 가장 선명한 문장 중 하나입니다.
for innocence has nothing to fear.
결백한 사람은 두려울 것이 없으니까.
5. 빈의 세계관: 서로를 잡아먹는 세상
파톰이 빈에 도착해 얻는 결론은 이후 그의 모든 행동의 철학이 됩니다. 사람은 사람의 먹이라는 것입니다.
the sons of men preyed upon one another
인간의 자식들은 서로를 잡아먹었다.
그는 사자가 아니라 여우의 길을 택합니다. 약육강식을 한탄하는 대신 가장 약삭빠른 포식자가 되기로 하는 이 선택이 악한 소설의 출발점입니다. 상류층에서 밀려난 뒤에도 그는 주저앉지 않고 사냥터를 바꿉니다.
6. 보석상 집의 소극
빌헬미나 앞에서 파톰의 구애는 과장된 연극 대사로 가득합니다.
Light of my eyes, and empress of my soul!
내 눈의 빛이요, 내 영혼의 여제여!
제14장의 옷장 장면은 밀회의 낭만을 뒤집은 희극입니다. 취해 광기를 부리는 남편이 옷장 문을 걷어차며 외칩니다.
Come forth, Satan,
나오너라, 사탄아!
제15장에서 서술자는 파톰이 두 여인의 감정을 어떻게 쓰는지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What he refused to her reason, he granted to her tears
그는 그녀의 이성에는 거절한 것을 그녀의 눈물에는 허락했다.
he used them as ministers and purveyors to his avarice and fraud
그는 그들을 자신의 탐욕과 사기의 시종이자 조달꾼으로 부렸다.
가문의 금목걸이를 도둑맞았다고 믿은 보석상의 절규는 웃음과 서글픔이 섞여 있습니다.
the chain of my forefathers is no more!
우리 조상들의 사슬이 사라졌다!
파톰의 사기는 연애와 돈이 구분되지 않는 곳에서 가장 잘 작동합니다. 그가 속이는 사람들의 약점은 허영, 질투, 가문의 자부심으로 모두 평범한 욕망이라는 점이 풍자의 날을 세웁니다.
7. 전쟁터의 겁쟁이와 숲속 오두막
이 책은 전쟁을 영웅의 무대가 아니라 사기꾼이 몸을 사리는 곳으로 그립니다. 서술자의 논평은 짐짓 객관적입니다.
if Fathom, who was naturally chicken-hearted, gained some advantages over his disposition
타고난 겁쟁이 파톰이 자신의 기질을 조금 이겨 냈다 해도.
티롤인에게 한 방 먹은 보물 주머니의 결말은 이렇습니다.
he found neither more nor less than a parcel of rusty nails
그가 찾은 것은 녹슨 못 한 꾸러미에 불과했다.
폭풍 속 숲길과 오두막은 고딕 공포의 장면입니다. 시체를 발견하고 갇힌 상황의 공포는 전에 겪은 어떤 두려움도 아늑하게 만듭니다.
Common fear was a comfortable sensation to what he felt in this excursion.
평범한 두려움은 이 여정에서 그가 느낀 것에 비하면 아늑한 감각이었다.
그러나 위기를 넘긴 뒤 그는 고발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연민이 아니라 계산입니다.
a set of people whose principles did not much differ from his own
그 원칙이 자기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들.
살인 현장에서도 파톰의 반응은 책의 테마와 맞닿아 있습니다. 악을 보는 눈이 있어도 악을 벗어나지 못하는 인물의 초상입니다.
8. 파리의 신사들과 도박의 올가미
파리 식당의 풍경은 사기꾼들의 박물관입니다. 서술자는 프랑스 신부와 런던 템플 법학도의 닮은 점을 이렇게 조롱합니다.
Fools of each fabric, sharpers of all sorts, and dunces of every degree
갖가지 바보와 온갖 종류의 사기꾼, 모든 등급의 멍청이들.
파톰이 거절했던 일당의 올가미에 걸려 전 재산을 털리는 대목에서 호구 스텐터 경은 순진한 얼굴로 말합니다.
I love to hear the bones rattle sometimes.
나는 가끔 주사위 뼈가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듣는 게 좋아.
사기꾼이 사기를 당하는 이 장면은 이후 라치칼리의 배신으로 반복됩니다. 파톰은 그때마다 교훈을 얻는 대신 방법을 다듬을 뿐입니다.
9. 디에고의 고백
파톰이 접근한 알리 베케르는 사실 카스티야의 귀족 디에고입니다. 그는 비극의 한가운데에서 자신의 눈물을 이렇게 해명합니다.
they are not the drops of weakness, but remorse.
이것은 약함의 눈물이 아니라 회한이다.
복수는 그에게 평화를 주지 않았습니다.
I am haunted by the furies of remorse;
나는 회한의 복수의 여신들에게 쫓기고 있다.
But the ways of Providence are unsearchable.
그러나 섭리의 길은 헤아릴 수 없다.
디에고의 이야기는 파톰의 사기극과 정반대 방향의 비극입니다. 명예라는 원칙에 사로잡혀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른 인물이 책의 후반부에서 용서의 쪽으로 돌아서는 구조가 여기서 미리 깔립니다.
10. 영국 상륙과 런던이라는 가면무도회
파톰은 딜 해변에서 넘어지며 조국의 땅을 두 손으로 짚고 외칩니다.
Ah, ah, Old England, I have thee fast.
아하, 늙은 영국이여, 널 꽉 잡았다.
역마차에서는 왕위 요구자로 몰리는 소동이 벌어집니다. 밀수꾼의 억지 논리를 판사가 받아들이는 장면이 이 책의 정치 풍자입니다.
Seize him, in the name of God and his Majesty King George!
하느님과 조지 폐하의 이름으로 그를 체포하라!
라치칼리는 런던을 이렇게 평가합니다.
this metropolis is a vast masquerade
이 대도시는 거대한 가면무도회다.
변장과 가짜 신분이 통하는 도시에서 파톰은 곧 유행의 중심이 됩니다.
a particular pattern of paper-hangings was known by the name of Fathom
특정한 벽지 무늬가 파톰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사회가 사기꾼을 얼마나 쉽게 우상으로 만드는지, 그의 이름이 벽지에까지 붙는다는 설정이 보여 줍니다.
11. 엘레노어, 셀린다, 그리고 악덕으로 가는 길
파톰이 엘레노어와 셀린다를 대하는 방식은 이 책의 가장 어두운 대목입니다. 서술자는 이 길이 얼마나 천천히 내려가는지를 짚습니다.
The gradations towards vice are almost imperceptible
악덕으로 가는 단계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셀린다의 비극 끝에서 서술자가 독자에게 남기는 교훈은 책 전체의 윤리 요약입니다.
For here is no security but in conscious weakness.
여기서 안전은 자신이 약하다는 자각에만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익살이 걷히고 피해자들의 삶이 무너지는 과정이 사실대로 기록됩니다. 파톰의 매력은 그가 얼마나 쉽게 사람을 버리는가를 보는 순간 사라지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12. 브리스톨, 함정, 감옥의 군주
브리스톨 온천에서 파톰은 무대의 주인공입니다.
Ferdinand was the soul that animated the whole society.
페르디난드는 사교계 전체를 움직이는 영혼이었다.
가짜 이론으로 늙은 의사를 제압하자 환자들이 몰려듭니다.
the poor doctor was utterly deserted by his patients
가엾은 의사는 환자들에게 완전히 버림받았다.
그러나 트랩웰 부부의 함정 이후 변호사는 파톰을 쫓는 비용을 이렇게 정당화합니다.
the defendant is worth powder
피고는 화약값 정도는 된다.
감옥에 들어서자 미니킨 대위는 이곳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this place, sir, is quite a microcosm
이곳은, 선생, 그야말로 소우주입니다.
instead of a crown his majesty wore a woollen night-cap
폐하는 왕관 대신 털 나이트캡을 쓰고 있었다.
몰락한 왕과 학자, 기사가 모인 감옥은 바깥 세상의 축소판이자, 지위와 허영이 벗겨진 뒤에도 남는 인간의 괴벽을 보여 주는 무대입니다. 라치칼리의 배신으로 '당한 자가 당하는' 순간 파톰이 처음으로 같은 방식의 피해를 입지만, 그는 반성보다 분노로 반응합니다.
13. 모니미아와 레날도: 사기꾼의 계산이 처음 빗나가다
파톰의 계산이 처음 어긋나는 것은 모니미아의 사람됨 앞에서입니다.
Monimia’s soul was perfect, her virtue impregnable.
모니미아의 영혼은 완전했고 그녀의 덕은 난공불락이었다.
그는 친구인 척하는 험담으로 두 연인을 갈라놓습니다. 서술자는 그 수법을 이렇게 요약합니다.
the most effectual vehicle for the conveyance of malice and slander
악의와 중상을 전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
눈물은 그의 도구입니다.
shedding a flood of tears, of which he had always a magazine at command
언제든 쓸 수 있는 눈물 저장고에서 눈물을 쏟으며.
레날도의 가난이 깊어지자 고리대금업자는 뻔뻔하게 말합니다.
The commodity I deal in is cash
내가 다루는 상품은 현금이오.
청혼을 거절하는 모니미아의 한마디에는 가난 속에서도 지킨 품위가 있습니다.
you have forgot who was the father of the once happy Monimia
한때 행복했던 모니미아의 아버지가 누구였는지 잊으셨군요.
the spirit of my father animates my bosom
내 아버지의 정신이 내 가슴을 움직입니다.
이 대목은 책의 전환점입니다. 사기와 연극으로 모든 것을 뜻대로 하던 파톰이 처음으로 연기가 통하지 않는 상대를 만나고, 이야기의 무게추는 그의 성공담에서 그가 해친 사람들의 이야기로 옮겨 갑니다.
14. 의사 파톰과 런던 의료계
턴브리지와 런던에서 의사 행세를 하는 파톰은 풍자의 대상을 의료계로 넓힙니다. 사람들은 의사보다 바이올리니스트를 반깁니다. 선수를 치는 농담의 효용을 그는 알고 있습니다.
Nothing so effectually blunts the shafts of ridicule
조롱의 화살을 이보다 효과적으로 무디게 하는 것은 없다.
루비 박사의 비싼 교육이 쓸모없었다는 파톰의 빈정거림도 있습니다.
Never was money laid out to less purpose
이보다 더 쓸데없이 돈이 쓰인 적은 없었다.
런던에서는 체면이 곧 자격입니다.
a walking physician was considered as an obscure pedlar
걸어 다니는 의사는 이름 없는 보따리 장수로 여겨졌다.
마차와 제복 입은 하인이 처방보다 앞서는 세태를 그린 이 대목은 의료계에 대한 풍자이며, 파톰이 의료를 사기의 새 밑천으로 쓰는 방식은 웃음과 씁쓸함을 함께 남깁니다.
15. 추락: 불운과 플라톤
제54장의 첫 문장은 속담입니다.
Misfortunes seldom come single;
불운은 좀처럼 홀로 오지 않는다.
중혼 기소, 어음 독촉, 청구서가 한꺼번에 몰려오자 그는 처음으로 지난 일을 돌아봅니다.
“Contraries,” saith Plato, “are productive of each other.”
플라톤이 말하길 반대되는 것은 서로를 낳는다고 했다.
I should have been a bulwark to my friends
나는 내 친구들의 방벽이 되었어야 했다.
다만 이 반성은 감옥에 갇힌 사람의 반성이라는 점에서 얼마나 진실한지는 독자의 몫입니다. 책은 그의 참회를 곧바로 인정하지 않고, 뒤따르는 레날도 쪽 이야기를 통해 시험대에 올립니다.
16. 레날도의 복수와 환영의 반전
누이에게서 파톰의 정체를 들은 레날도의 탄식은 배신당한 우정의 소리입니다.
Have I then nourished a serpent in my bosom!
내가 가슴에 뱀을 키워 왔단 말인가!
복수를 다짐하며 무덤을 찾던 밤, 클레멘트 부인의 집에서 흰옷의 환영을 쫓아간 레날도는 뜻밖의 현실과 만납니다. 한 이름이 그의 입을 여는 순간이 그 시작입니다.
This name was the key that unlocked the faculty of his speech.
그 이름은 그의 말문을 여는 열쇠였다.
this is no phantom! this is no shade! this is the life!
이것은 환영이 아니다! 그림자가 아니다! 살아 있는 사람이다!
죽은 줄 알았던 모니미아가 살아 있었다는 반전은 파톰의 위증을 막기 위한 계략이었다는 설명으로 이어집니다. 이어서 모니미아가 디에고의 잃어버린 딸 세라피나이고, 레날도가 올란도라는 두 번째 반전이 겹쳐 옵니다. 서술자 스스로 독자가 이 재회를 예견하지 못했기를 바란다고 능청을 떠는 대목입니다.
17. 용서와 결말
디에고는 재회의 순간 자신의 지난날을 이렇게 돌아봅니다.
I was guided by that savage principle which falsely we call honour.
나는 우리가 거짓으로 명예라 부르는 야만적 원칙에 이끌렸다.
그리고 복수를 내려놓는 선언이 이어집니다.
I have disclaimed the vindictive principles of a Spaniard
나는 스페인인의 앙갚음 원칙을 버렸다.
혼례의 밤은 점잖게 가려집니다.
Here let me draw the decent veil
여기서 점잖은 장막을 드리우겠다.
마지막 장에서 병든 파톰이 참회를 구하는 목소리는 책에서 가장 낮은 어조입니다.
Is there no mercy then for penitence?
그렇다면 참회에는 자비가 없단 말인가?
Oh, I am bankrupt to both!
아, 나는 두 분 앞에 파산한 몸이다!
디에고의 응답은 신앙의 경계를 넘어서는 말입니다.
real goodness is of no particular persuasion
참된 선함은 어떤 특정 신앙에 속하지 않는다.
파톰은 용서를 받고 연금으로 북부에 정착하며, 이야기는 복수가 아닌 화해로 닫힙니다. 서술자는 처음에 약속한 대로 악이 영원히 번성하지 못한다는 교훈을 남기되, 그 교훈이 처벌이 아니라 용서의 모양을 하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독특한 맺음입니다.
18. 이 책을 읽는 방법
『페르디난드 파톰 백작의 모험』은 67장이 사건 중심으로 나뉘어 있어 장면 단위로 읽기 좋습니다. 처음이라면 헌사와 제1~5장(마차의 아이와 어머니의 최후), 제13~14장(보석상 집의 소극), 제20~21장(못이 든 보물 주머니와 숲속 오두막), 제28~30장(역마차 소동)을 먼저 읽어 보세요. 이어 제36~38장(함정과 배신), 제39~41장(감옥의 소사회), 제46~49장(모니미아에 대한 음모)이 이야기의 축입니다. 마지막 제63~67장은 앞 이야기의 실마리가 한꺼번에 풀리는 대목이라 앞부분을 읽은 뒤에 읽으면 더 큽니다. 스몰렛은 악당의 몰락을 웃음으로 그리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무게를 싣습니다. 그 전환이 어색하다고 느끼는 독자도 있고, 풍자와 감상의 대비로 읽는 독자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등장인물 이름이 많고 이야기 속 이야기가 겹치므로, 파톰, 레날도, 모니미아, 디에고 네 사람의 관계를 따라가며 읽으면 길이 선명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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