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815년 출간
Emma
엠마
중매가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놀이라고 믿는 영리한 아가씨가 이웃들의 마음을 거듭 잘못 읽다가, 박스 힐에서의 실언과 자기 마음의 발견을 거쳐 스스로를 알게 되는 이야기
Emma Woodhouse, handsome, clever, and rich, with a comfortable home and happy disposition
잘생기고 영리하고 부유하며, 편안한 집과 행복한 성품을 지닌 엠마 우드하우스.
Emma is spoiled by being the cleverest of her family.
엠마는 집안에서 가장 영리하다는 이유로 버릇이 나빠졌다.
한눈에 보기
스물한 살의 엠마 우드하우스는 병약한 아버지와 하트필드 저택에 사는 하이베리의 중심 인물입니다. 가정교사였던 테일러 양을 웨스턴 씨와 맺어 준 것을 자랑 삼아, 출생을 모르는 해리엇 스미스를 새 상대로 삼아 엘튼 목사와 짝지으려 하지만 엘튼이 사랑한 사람은 엠마 자신이었습니다. 이어 제인 페어팩스와 프랭크 처칠이 하이베리에 나타나고, 엠마는 그들의 속사정도 제멋대로 해석합니다. 박스 힐 소풍에서 베이츠 양에게 던진 한마디가 나이틀리 씨의 엄한 꾸짖음으로 돌아오고, 그 뒤로 이야기는 제인과 프랭크의 비밀 약혼, 해리엇의 뜻밖의 연정, 엠마가 자기 마음을 깨닫는 순간을 지나 세 쌍의 결혼으로 끝납니다. 열여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Pride and Prejudice)
- 제인 오스틴 『이성과 감성』 (Sense and Sensibility)
- 제인 오스틴 『설득』 (Persuasion)
한 권 요점
Emma
『엠마』는 영국 작가 제인 오스틴이 쓴 소설로 1815년에 나왔습니다. 오스틴은 1775년에 태어나 1817년에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소설은 그가 생전에 출간한 마지막 장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책은 세 권으로 나뉘어 제1권 18장, 제2권 18장, 제3권 19장, 모두 55장입니다. 무대는 런던 남쪽 서리 지방의 작은 마을 하이베리 한 곳뿐이고, 이야기는 만찬, 산책, 무도회, 방문, 소풍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좁은 무대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라는 것이 오해와 짐작입니다. 주인공 엠마는 사람들의 마음을 훤히 안다고 믿지만 번번이 틀리고, 독자는 서술자가 흘려 놓은 단서를 따라가며 엠마보다 먼저 진실을 알아채는 재미를 맛봅니다. 오스틴이 이 주인공을 두고 자기 말고는 많은 이가 좋아하기 어려운 인물이라 했다는 말이 전해지는데, 읽다 보면 그 말뜻을 곧 짐작하게 됩니다.
줄거리
제1권 제1~4장: 테일러 양의 결혼과 해리엇의 등장
엠마 우드하우스는 잘생기고 영리하고 부유한 스물한 살의 아가씨로, 홀아버지 우드하우스 씨의 하트필드 저택을 어릴 때부터 도맡아 왔습니다. 16년 동안 가정교사이자 친구였던 테일러 양이 웨스턴 씨와 결혼해 반 마일 떨어진 랜달스로 떠나자 엠마는 처음으로 쓸쓸함을 느낍니다. 아버지는 변화를 싫어하고 건강을 걱정하는 사람이라 대화 상대가 못 됩니다. 저녁에 이웃 지주 나이틀리 씨가 들러, 이 결혼이 테일러 양에게 이득이라고 말합니다. 엠마가 자기가 둘을 맺어 줬다고 자랑하자 그는 운 좋은 추측일 뿐이라고 맞받습니다. 엠마는 다음 상대로 엘튼 씨를 점찍고, 나이틀리는 아내는 본인이 고르게 두라고 충고합니다.
2장은 웨스턴 씨의 내력입니다. 하이베리 토박이인 그는 부유한 처칠 가문의 딸과 결혼했다가 3년 만에 사별했고, 어린 아들 프랭크는 자식 없던 처칠 부부가 데려다 상속자로 길렀습니다. 프랭크는 한 번도 하이베리에 온 적이 없고, 새어머니에게 보낸 공손한 편지가 마을을 들뜨게 합니다. 3장에서 우드하우스 씨는 저녁 모임을 즐기는 사람으로 소개되고, 늙은 베이츠 부인과 수다스럽지만 마음씨 좋은 딸 베이츠 양, 기숙학교 교장 고다드 부인이 단골입니다. 고다드 부인이 열일곱 살 하숙생 해리엇 스미스를 데려오자 엠마는 출생을 모르는 이 예쁘고 순한 아이를 교양 있게 키우겠다고 마음먹습니다. 4장에서 해리엇은 애비 밀 농장의 마틴 가족, 특히 총각 로버트 마틴의 친절을 자주 입에 올리고, 엠마는 마틴을 "투박하고 품위가 없다"고 깎아내리며 처음 온 날부터 세워 둔 엘튼 씨와의 계획을 굳힙니다.
제1권 제5~8장: 나이틀리의 경고와 마틴의 청혼
5장에서 나이틀리는 웨스턴 부인에게 엠마와 해리엇의 친밀함이 둘 모두에게 해롭다고 말합니다. 엠마는 열두 살 때부터 집안의 주인 노릇을 하며 응석받이로 컸고 해리엇은 무지한 아첨꾼이라는 것입니다. 웨스턴 부인은 엠마가 백 번 중 한 번 틀릴 뿐이라고 맞서면서, 속으로는 엠마와 관련해 따로 바라는 일이 있음을 숨깁니다. 6장에서 엠마는 해리엇이 엘튼 씨를 좋게 보도록 이끌고, 해리엇의 초상화를 그리는 동안 엘튼은 곁에서 책을 읽어 주며 열렬히 부추깁니다. 그림은 액자를 맞추러 엘튼이 런던으로 가져갑니다.
엘튼이 떠난 날 해리엇이 허둥지둥 달려옵니다. 마틴이 청혼 편지를 보낸 것입니다(7장). 엠마는 조언은 않겠다면서 의심이 있다면 거절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워 사실상 거절 답장의 문장을 불러 줍니다. 8장에서 찾아온 나이틀리는 마틴이 자기에게 청혼을 상의했고 자신이 권했다고 말하다가 이미 거절 편지가 갔다는 소식에 화를 냅니다. 해리엇은 사생아에 가진 것 없는 아이이고 마틴은 분별 있는 훌륭한 청년이라는 것입니다. 두 사람은 다투고 갈라서고, 나이틀리는 엘튼이 돈 없는 여자와는 결혼하지 않을 사람이라고 경고하고 떠납니다.
제1권 제9~12장: 수수께끼와 이사벨라 가족
나이틀리는 한동안 하트필드에 발길을 끊습니다. 해리엇의 초상화가 액자에 담겨 오자 엘튼은 탄성을 늘어놓고, 두 사람은 수수께끼 모음집을 만듭니다. 엘튼이 두고 간 글자 수수께끼(샤레이드)의 답이 '구애(courtship)'였고, 엠마는 이를 해리엇에게 보내는 신호라고 확신하여 풀이해 줍니다(9장). 12월 중순 엠마는 해리엇과 가난한 병자 가족을 찾아 나섰다가, 결혼을 왜 안 하느냐는 해리엇의 물음에 독신 의사를 밝힙니다. 돌아오는 길에 엘튼을 만나자 신발끈을 끊어 목사관에서 둘만 남을 틈을 만들지만, 엘튼은 결정적인 말을 꺼내지 않습니다(10장).
11장에서 엠마의 관심은 런던에서 온 언니 이사벨라와 남편 존 나이틀리, 다섯 아이에게 쏠립니다. 이사벨라는 상냥하지만 아버지를 닮아 건강 걱정이 많고, 영리한 존은 무뚝뚝하게 장인을 대해 엠마를 불편하게 합니다. 12장에서 엠마는 어린 조카를 안고 나이틀리를 맞아 화해의 악수를 나눕니다. 우드하우스 씨가 사우스 엔드 해변과 의사 페리의 처방을 두고 걱정을 되풀이하다가 존이 폭발하려 하자, 나이틀리가 화제를 돌려 저녁을 수습합니다.
제1권 제13~18장: 눈 속의 마차, 엘튼의 고백
크리스마스이브에 랜달스에서 만찬이 열리고 해리엇은 감기로 빠집니다. 존은 엘튼이 엠마에게 마음이 있는 것 같다고 귀띔하지만 엠마는 어처구니없다며 일축합니다(13장). 만찬 자리에서 웨스턴 씨는 프랭크가 2주 안에 온다고 알리고, 엠마는 엘튼이 곁에 붙어 지나치게 살뜰한 것을 보며 존의 말이 맞는지 의심하기 시작합니다(14장). 눈이 쌓이자 우드하우스 씨는 서둘러 귀가하고, 엠마는 엘튼과 같은 마차에 둘만 타게 됩니다. 술기운이 오른 엘튼이 엠마의 손을 잡고 사랑을 고백하고, 해리엇을 거론하자 그에게 마음 둔 적 없다고 부인합니다. 엠마는 격분하여 거절하고 냉랭하게 헤어집니다(15장).
16장에서 엠마는 혼자 앉아 괴로워합니다. 초상화와 수수께끼가 모두 자신에게 향한 것이었고 존과 나이틀리의 눈이 정확했다는 사실, 무엇보다 해리엇이 받을 상처가 가장 아픕니다. 엠마는 사람들을 이어 주려 나선 것이 첫 잘못이라며 다시는 중매하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17장에서 엘튼은 바스로 몇 주 떠난다는 쪽지만 남기고, 해리엇은 소식을 듣고 눈물짓지만 아무도 탓하지 않고 엘튼은 자신에게 과분했다고 겸손히 말합니다. 18장에서는 프랭크가 오지 못한다는 사과 편지가 옵니다. 웨스턴 씨는 반 시간쯤 실망하다 스스로 위로하고, 나이틀리는 프랭크가 마음만 먹으면 아버지를 찾아올 수 있다며 비판하고 엠마는 의존하는 처지의 어려움을 모른다며 프랭크를 변호합니다.
제2권 제1~7장: 제인의 귀환과 프랭크의 도착
2권 1장에서 엠마는 엘튼 이야기를 피하려고 해리엇과 베이츠 모녀의 집에 들릅니다. 베이츠 양은 조카 제인 페어팩스가 다음 주에 와서 석 달 머문다는 편지 이야기를 쉼 없이 쏟아내고, 웨이머스에서 딕슨 씨가 제인을 물에서 구해 준 일까지 늘어놓습니다. 2장은 제인의 내력입니다. 군인이던 부모를 일찍 여읜 제인은 아버지의 전우 캠벨 대령 손에 런던에서 훌륭한 교육을 받았고, 재산이 없어 스물한 살에는 가정교사가 되어야 할 처지입니다. 엠마는 그녀가 싫었지만 우아함에 감탄하고 동정까지 느끼며, 딕슨 씨를 향한 말 없는 사랑을 상상합니다.
3장에서 엘튼 씨가 바스의 호킨스 양과 결혼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해리엇은 포드 가게에서 마틴 남매를 마주친 이야기에 흥분합니다. 4장의 엘튼은 약혼 자랑을 늘어놓는데, 호킨스 양은 약 1만 파운드의 재산이 있는 브리스톨 상인의 딸입니다. 엠마는 마음 한구석이 불편한 채 해리엇을 마틴 가에 짧게 답방시키고(5장), 14분짜리 방문이 가혹했음을 알면서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 즈음 프랭크 처칠이 하루 일찍 도착합니다. 엠마는 그의 외모와 붙임성에 호감을 느낍니다. 6장에서 프랭크는 웨스턴 부인과 함께 하이베리를 구경하고, 크라운 여관의 큰 방을 보고 무도회를 열자며 열을 올립니다. 7장에서 그는 머리를 자르러 런던에 다녀오고, 나이틀리는 신문을 보며 "내가 본 그대로 경박한 녀석"이라 중얼거립니다. 새로 부유해진 콜 부부의 만찬 초대장이 엠마에게는 늦게 도착하고, 엠마는 거절하려다 웨스턴 부부의 조언으로 가기로 합니다.
제2권 제8~14장: 피아노와 무도회 계획, 엘튼 부인
프랭크는 머리를 자르고 돌아와서도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없고, 엠마는 분별 있는 사람이 뻔뻔하게 하면 어리석은 짓도 달라 보인다고 합리화합니다. 콜 씨 댁 만찬에서 제인에게 브로드우드 피아노가 배달됐다는 말이 나오자, 엠마와 프랭크는 캠벨 대령이 아니라 딕슨 부부의 선물이라고 추측합니다. 웨스턴 부인은 나이틀리와 제인의 혼담을 상상하지만 엠마는 격렬하게 반대합니다(8장). 이튿날 엠마는 제인에 대한 의심을 프랭크에게 털어놓은 일을 후회하고, 베이츠 양에게 이끌려 새 피아노를 보러 갑니다(9장). 거실에서 프랭크는 짐짓 캠벨 대령의 선물인 듯 말하며 제인의 속을 떠보고, 웨이머스에서 춘 왈츠를 언급해 제인을 얼굴 붉히게 합니다(10장).
프랭크는 다시 춤을 추고 싶어 하고, 웨스턴 댁 방을 재다가 크라운 여관으로 계획을 옮깁니다. 우드하우스 씨는 외풍을 걱정하지만 웨스턴 부인이 준비를 맡는다는 말에 누그러집니다(11장). 그러나 무도회를 앞두고 처칠 씨의 편지가 와서 프랭크가 급히 돌아가야 합니다. 작별 자리에서 그는 진지한 말을 꺼내려다 멈추고 엠마는 일부러 비켜 가며, 엠마는 자신이 조금 사랑에 빠졌다고 결론짓습니다(12장). 13장에서 엠마는 상상 속 청혼이 모두 거절로 끝나는 걸 보고 그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엘튼의 결혼식 날짜가 정해져 해리엇이 심란해지자 자제하라 타이릅니다. 14장에서 엘튼 부인이 하이베리에 나타납니다. 엠마는 품위 없이 편한 그녀의 태도를 싫어하고, 부인은 오라버니의 메이플 그로브 이야기, 서리가 영국의 정원이라는 주장, 나이틀리를 '나이틀리'라 부르며 '신사'라 평하는 말투로 엠마를 질색하게 합니다.
제2권 제15~18장: 제인을 향한 엘튼 부인의 후원
엘튼 부부는 해리엇을 은근히 깎아내리며 엠마에게도 차갑게 돌아섭니다. 엘튼 부인은 제인 페어팩스에게 갑자기 열을 올려 후원과 일자리 주선을 떠벌리고(15장), 엠마는 제인이 그 호의를 참아내는 것이 수수께끼라 여깁니다. 나이틀리는 제인을 높이 평가하지만 청혼할 생각은 없고 마음을 열지 않는 점이 흠이라고 합니다. 16장에서 엠마는 하트필드에 만찬을 열고, 존 나이틀리가 아들들을 데려와 아홉 번째 손님이 됩니다. 존은 비를 맞고 우체국에 다녀온 제인에게 편지가 그렇게 중요하냐고 농을 던져 그녀를 울컥하게 합니다.
17장에서 엘튼 부인은 응접실에서 제인을 독차지하고 일자리를 거듭 밀어붙입니다. 제인이 직업소개소를 "인간 지성을 파는 곳"이라 하자 부인은 노예무역 비꼼이냐며 놀라고, 제인은 가정교사직을 뜻했다고 답합니다. 런던에서 돌아온 웨스턴 씨는 프랭크가 곧 런던에 온다는 아내 앞 편지를 이미 뜯어 봤다며 건네고, 엠마는 자신의 동요가 상당함을 느낍니다. 18장에서 부인은 처칠 부인이 런던으로 옮긴다는 말에 메이플 그로브 이야기로 끼어들고, 존은 엠마에게 랜달스 때문에 사교 생활이 바뀌었다고 지적합니다.
제3권 제1~5장: 무도회, 집시, 글자 놀이
엠마는 프랭크의 귀환에 동요한 까닭이 자기가 아니라 그에 대한 걱정임을 깨닫습니다. 프랭크는 두어 시간 들러 예전보다 덜 사랑에 빠져 보이고, 처칠 부인이 리치먼드로 옮기자 미뤄지던 크라운 여관 무도회 날짜가 확정됩니다(1장). 무도회 날 엠마는 일찍 가 해리엇과 방을 살피고, 개막 춤을 엘튼 부인에게 양보해야 합니다. 춤 상대가 없는 해리엇을 엘튼이 모욕하며 따돌리자 나이틀리가 해리엇에게 춤을 청해 엠마를 감격시킵니다. 그는 엘튼 부부가 해리엇 너머 엠마를 겨냥했다고 말해 엠마의 실수를 인정하게 한 뒤 꾸짖지 않고, 엠마가 춤을 청하자 기꺼이 손을 내밉니다(2장).
이튿날 프랭크가 기절한 해리엇을 부축해 하트필드로 들어섭니다. 해리엇은 산책 중 집시 무리를 만나 돈을 뜯겼고, 때마침 지나던 프랭크가 구했습니다. 엠마는 두 사람의 인연에 상상을 키우되 이번엔 개입하지 않기로 다짐합니다(3장). 며칠 뒤 해리엇은 엘튼에 대한 마음이 완전히 식었음을 보이려고 소중히 간직해 온 반창고 조각과 연필 토막을 엠마 앞에서 태우고, 보름쯤 뒤에는 결혼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엠마는 구해 준 신분 높은 사람에 대한 마음이라 짐작하며 이번엔 간섭하지 않겠다고 못 박습니다(4장). 5장의 모임에서는 프랭크가 말을 얼버무리다 꿈이었다고 둘러대고, 글자 맞추기 놀이에서 'blunder'와 'Dixon'이 제인 앞에 놓이자 제인이 화를 내며 서둘러 떠납니다. 나이틀리는 엠마에게 두 사람의 관계를 조심스레 묻지만 엠마는 아무 일도 없다고 장담합니다.
제3권 제6~8장: 박스 힐
서클링 부부의 방문이 가을로 미뤄지자 엘튼 부인은 낙담하지만, 박스 힐 소풍은 그대로 추진됩니다. 엘튼 부인이 소풍을 조르자 나이틀리는 자기 영지 돈웰의 딸기 따기를 제안하고 손님 초대는 직접 하겠다며 선을 긋습니다. 당일 제인은 엘튼 부인의 가정교사 자리 강요를 피해 홀로 먼저 떠나고, 늦게 도착한 프랭크는 짜증을 부리다가 엠마가 권하자 이튿날 박스 힐에 오겠다고 합니다(6장). 7장의 박스 힐 소풍은 날씨는 좋았으나 일행이 나뉘어 분위기가 가라앉습니다. 프랭크는 엠마에게 구애하듯 굴고 모두에게 재미있는 말을 하나씩 하라고 시킵니다. 엠마가 베이츠 양에게 "세 가지만" 말하라고 비꼬자 베이츠 양은 상처를 입고, 돌아가는 길에 나이틀리가 엄하게 꾸짖자 엠마는 인사도 못 한 채 울며 돌아옵니다.
8장에서 엠마는 박스 힐의 하루를 가장 후회스러운 날로 곱씹으며 이튿날 아침 일찍 베이츠 댁을 찾습니다. 제인은 만나지 않으려고 급히 다른 방으로 피하고, 베이츠 양은 눈물을 훔치며 제인이 엘튼 부인의 주선으로 스몰리지 부인 댁 세 딸의 가정교사로 가게 되었다고 장황하게 전합니다. 프랭크가 박스 힐 직후 갑자기 리치먼드로 돌아간 이야기도 오갑니다. 엠마는 피아노를 떠올리며 지난날의 억측을 부끄러워합니다.
제3권 제9~12장: 비밀 약혼과 엠마의 깨달음
런던의 존 부부에게 가는 나이틀리는 엠마의 방문을 칭찬하는 우드하우스 씨의 말을 듣고 엠마의 손에 입 맞추려다 멈추며, 엠마는 이를 화해의 뜻으로 받아들입니다. 이튿날 리치먼드에서 처칠 부인이 급사했다는 소식이 오고, 엠마는 병색이 짙은 제인에게 초대와 마차와 요양식을 거듭 보내지만 모두 거절당합니다(9장). 열흘쯤 뒤 웨스턴 씨가 엠마를 랜달스로 불러내고, 웨스턴 부인은 프랭크와 제인이 지난 10월 웨이머스에서부터 비밀리에 약혼해 왔다고 전합니다. 엠마는 자신에게 이미 마음이 없다고 말해 부부를 안심시키지만 비밀과 이중적 처신은 신랄하게 비난하고, 이내 웨스턴 씨를 축하합니다(10장).
11장에서 엠마는 해리엇이 두 번째로 헛된 기대를 품은 데 책임을 느끼며 소식을 알리려는데, 해리엇이 먼저 알고 와서 의외로 태연합니다. 해리엇이 사랑하는 사람은 프랭크가 아니라 나이틀리였고, 그것은 집시에게서 구해 준 일이 아니라 무도회에서 춤을 청해 준 친절을 말한 것이었습니다. 엠마는 나이틀리가 다른 누구와도 결혼해선 안 되고 자신이 그를 사랑한다는 것을 깨닫고, 밤새 자신의 오만과 맹목을 돌아보며 괴로워합니다. 12장에서 엠마는 박스 힐 일을 떠올리며 그의 사랑을 기대할 수 없다고 여기고, 해리엇에게 당분간 만나지 말자는 편지를 보냅니다. 웨스턴 부인이 제인과 나눈 이야기를 전하자 엠마는 딕슨 씨에 대한 억측을 후회하고 더 나은 자신이 되겠다고 다짐합니다.
제3권 제13~19장: 청혼, 편지, 세 쌍의 결혼
폭풍이 지난 이튿날 엠마는 정원에서 런던에서 돌아온 나이틀리와 마주칩니다. 해리엇 이야기가 나올까 두려워 프랭크와 제인의 약혼을 먼저 꺼내고, 나이틀리는 엠마가 실연의 상처를 입었다고 오해해 위로합니다. 그가 "내게 가망이 없겠느냐"고 묻는 순간 엠마는 그가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임을 깨닫고 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합니다. 나이틀리는 프랭크에 대한 질투로 런던에 갔고 약혼 소식을 듣자마자 엠마가 걱정되어 비를 뚫고 돌아온 것이었습니다(13장). 엠마는 아버지를 절대 홀로 두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해리엇은 이사벨라에게 부탁해 런던에 보낼 계획을 세웁니다. 랜달스에서는 프랭크의 긴 편지가 도착하는데, 그는 비밀 약혼을 지키려 엠마에게 과한 친절을 보인 것을 사과하고 제인과의 다툼과 화해의 경위를 적습니다(14장).
엠마는 편지를 읽고 생각보다 덜 나쁘다고 느끼고, 나이틀리는 소리 내어 논평하며 읽습니다. 그는 우드하우스 씨를 도넬로 옮길 수 없으니 자신이 하트필드로 들어와 살겠다고 말해 엠마를 감동시킵니다(15장). 해리엇은 치과 진료를 겸해 브런즈윅 스퀘어로 떠나고, 엠마는 제인을 찾아가 짧게 서로를 용서합니다. 제인은 캠벨 부부가 데리러 오기 전까지 머물며 상중이 끝나면 엔스콤에서 살게 되었다고 알려 줍니다(16장). 웨스턴 부인이 딸을 낳고, 나이틀리는 엠마가 열세 살 때부터 사랑했다고 고백합니다. 우드하우스 씨는 처음에는 충격을 받지만 나이틀리와 이사벨라와 웨스턴 부인의 설득으로 서서히 체념하고, 목사관의 엘튼 부부만 불쾌해합니다(17장). 나이틀리는 해리엇이 로버트 마틴의 청혼을 승낙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엠마는 가장 큰 걱정이 사라진 데 안도합니다. 랜달스에서 만난 프랭크와 제인을 보며 엠마는 나이틀리의 기품을 새삼 깨닫습니다(18장).
19장에서 해리엇의 마음은 완전히 마틴에게 옮겨 갔고, 출생이 밝혀집니다. 부유한 장사꾼의 딸이었고 신분을 드러내길 원치 않던 사람이었습니다. 엠마는 이런 사람을 나이틀리나 처칠가와 맺어 주려 했던 일에 몸서리칩니다. 해리엇과 마틴은 9월 말에 엘튼 씨의 주례로 결혼합니다. 엠마와 나이틀리는 10월에 식을 올리기로 하지만 우드하우스 씨가 좀처럼 승낙하지 않다가, 웨스턴 부인의 칠면조 우리와 이웃 닭장이 도둑맞자 나이틀리 형제의 보호를 믿고 훨씬 흔쾌히 동의합니다. 결혼식은 화려함 없이 여느 결혼식과 같았고, 엘튼 부인은 흰 새틴도 레이스 베일도 적은 "초라한 일"이라 평했으나 소수의 진정한 친구들의 바람은 완전한 행복으로 이루어졌습니다.
1. 첫 문장의 '보인다'
소설은 엠마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Emma Woodhouse, handsome, clever, and rich, with a comfortable home and happy disposition
잘생기고 영리하고 부유하며, 편안한 집과 행복한 성품을 지닌 엠마 우드하우스.
이어지는 문장이 결정적입니다. 이 모든 것이 '삶의 가장 좋은 축복을 모아 놓은 듯 보였다'는 서술에서, 눈여겨볼 동사는 '보이다'입니다.
seemed to unite some of the best blessings of existence
삶의 가장 좋은 축복 가운데 몇 가지를 한데 모은 듯 보였다.
서술자는 바로 그 약점을 짚습니다. 엠마의 진짜 문제는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힘과 자신에 대한 후한 평가였습니다.
the power of having rather too much her own way
자기 뜻대로 하는 힘을 조금 지나치게 가진 것.
그리고 이 위험은 '당시에는 알아채지 못했다'고 덧붙입니다. 오스틴은 첫 쪽에서 이미 이야기가 어디로 갈지, 곧 이 아가씨가 어떻게 스스로의 오만에 걸려 넘어질지를 예고합니다.
2. 중매는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놀이
테일러 양이 결혼한 날 저녁, 나이틀리는 이 결혼이 테일러 양에게 이득이라고 말하고 엠마는 자기 공이라 자랑합니다. 엠마에게 중매는 놀이입니다.
It is the greatest amusement in the world!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놀이예요!
나이틀리는 두 마디로 그 논리를 무너뜨립니다.
Success supposes endeavour.
성공은 노력을 전제한다.
but leave him to chuse his own wife.
하지만 그가 자기 아내는 직접 고르게 두어라.
이 대화는 소설의 구조를 요약합니다. 엠마는 남의 짝을 맞추는 일을 연극 연출처럼 즐기고, 나이틀리는 결혼을 사람이 스스로 선택할 일로 봅니다. 이후 55장은 이 두 입장이 부딪히는 과정입니다. 엠마의 성공이 운이었다는 지적에 엠마가 귀를 닫는 순간, 앞으로의 실수들이 이미 씨앗을 뿌립니다.
3. 해리엇과 마틴: 선의로 한 가장 큰 잘못
서술자는 해리엇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Harriet Smith was the natural daughter of somebody.
해리엇 스미스는 어떤 사람의 사생아였다.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는 이 모호함 때문에 엠마는 그녀를 마음껏 상상하고 빚어낼 수 있습니다. 마틴의 청혼 편지가 오자 엠마는 조언하지 않겠다면서 거절 쪽으로 은근히 몰아갑니다.
If she can hesitate as to ‘Yes,’ she ought to say ‘No’ directly.
'예'를 망설인다면 곧바로 '아니오'라고 해야 한다.
A woman is not to marry a man merely because she is asked
여자는 청혼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그 남자와 결혼하는 것이 아니다.
두 문장은 그 자체로는 틀리지 않습니다. 문제는 쓰인 맥락입니다. 엠마는 원칙을 빌려 자기 계획을 해리엇의 결정처럼 보이게 합니다. 해리엇의 거절 편지를 엠마가 거의 다 불러 준 것은, 선의와 월권이 얼마나 가까운지 보여 줍니다.
4. 나이틀리의 눈
나이틀리는 엠마를 가장 오래 보아 온 사람이고, 가장 먼저 엠마의 결점을 말해 주는 사람입니다.
Emma is spoiled by being the cleverest of her family.
엠마는 집안에서 가장 영리하다는 이유로 버릇이 나빠졌다.
Her ignorance is hourly flattery.
그 아이의 무지는 시시각각 보내는 아첨이다.
웨스턴 부인은 맞서서 엠마를 변호합니다.
where Emma errs once, she is in the right a hundred times.
엠마가 한 번 틀리는 곳에서는 백 번을 옳다.
마틴 문제로 정면 충돌한 뒤 나이틀리가 던지는 말은 더 직설적입니다.
You have been no friend to Harriet Smith, Emma.
엠마, 너는 해리엇 스미스의 친구가 되어 주지 못했다.
Better be without sense, than misapply it as you do.
네가 하듯 지성을 잘못 쓰느니 차라리 없는 편이 낫다.
이 비판은 3권 11장에서 엠마 자신의 입으로 확인됩니다. 해리엇에게 해만 끼쳤을까 두려워하는 엠마는 나이틀리가 예언처럼 했던 말을 그대로 떠올립니다. 오스틴은 비판자를 처음부터 옳게 그리되, 그가 옳다는 사실을 엠마가 받아들이는 데까지 55장을 씁니다.
5. 글자 수수께끼와 초상화: 잘못 읽는 사람의 논리
9장의 수수께끼는 이 소설에서 가장 웃음 나는 오독 장면입니다. 엘튼이 두고 간 글자 수수께끼의 답이 '구애(courtship)'였고, 엠마는 확신에 차서 혼잣말을 합니다.
This is feeling your way.
이건 조심스럽게 길을 더듬어 보는 거야.
엠마는 이 수수께끼를 해리엇에게 보낸 신호라고 읽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엘튼이 곁을 떠나지 않고 들여다보며 책을 읽어 주는 모습을 보면서도 엠마는 이렇게 해석합니다.
This man is almost too gallant to be in love,
이 남자는 사랑에 빠졌다고 하기에는 너무 정중하다.
단서는 엠마의 눈앞에 있고, 독자도 이미 짐작합니다. 엠마는 증거가 자기 가설에 맞는 쪽으로만 읽습니다. 판단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영리하기 때문에 맞는 쪽으로 이유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 이 오독을 더 웃기고 더 위험하게 만듭니다.
6. 독신 선언과 계급의 시선
10장에서 해리엇이 왜 결혼하지 않느냐고 묻자 엠마가 대답합니다.
I have none of the usual inducements of women to marry.
나에게는 여자들이 결혼하는 보통의 이유가 하나도 없어요.
재산도 할 일도 부족하지 않으니 결혼이 필요 없다는 말입니다. 이어 엠마는 독신이 존중받는 조건을 말합니다.
it is poverty only which makes celibacy contemptible to a generous public!
너그러운 세상이 독신을 업신여기게 만드는 것은 오직 가난뿐이에요!
이 대사는 엠마의 자유로움을 보여 주는 동시에 그 자유가 재산 위에 서 있음을 드러냅니다. 가난한 독신 여성의 운명은 뒤에 베이츠 양과 제인 페어팩스가 보여 줍니다. 제인은 스물한 살이 되면 가정교사가 되어야 할 처지이고, 베이츠 양은 한때의 안락함에서 가라앉은 사람입니다. 엠마의 이 낙관이 시험대에 오르는 곳이 박스 힐입니다.
7. 눈 속의 마차
크리스마스이브에 존 나이틀리는 엘튼이 엠마에게 마음이 있다고 귀띔하고, 엠마는 코웃음 칩니다.
Mr. Elton in love with me!—What an idea!
엘튼 씨가 나를 사랑한다니, 무슨 생각이람!
마차 안에서 엘튼이 고백하자 엠마는 당황하고, 해리엇을 거론하자 그는 신분 차이를 내세우며 부인합니다.
Encouragement!—I give you encouragement!
격려라니요! 내가 당신을 격려했다고요!
Every body has their level
누구에게나 제 격이 있는 법입니다.
엘튼의 이 대사는 엠마가 해리엇에게 품은 계급관의 거울입니다. 엠마는 해리엇이 마틴보다 위라고 믿어 마틴을 거절하게 했고, 엘튼은 자신이 해리엇보다 위라고 믿어 해리엇을 거절합니다. 같은 논리를 자기 앞에서 듣고 나서야 엠마는 그것이 얼마나 모욕적인지 느낍니다. 오스틴은 이 장면을 위해 내내 엠마의 논리를 쌓아 올렸습니다.
8. 첫 번째 반성, 그리고 곧 시작되는 두 번째 실수
16장은 이 책에서 엠마가 처음으로 자기를 직면하는 장입니다. 혼자 앉은 그녀가 내리는 판정은 단호합니다.
The first error and the worst lay at her door.
첫 번째이자 최악의 잘못은 그녀의 몫이었다.
엠마는 다시는 중매하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러나 곧 17장에서 해리엇이 아무도 탓하지 않고 엘튼은 자신에게 과분했다고 겸손하게 말하는 모습을 보며 다시 감동하면서, 해리엇이 아직 엘튼을 완벽하다고 여긴다는 점을 걱정합니다. 이 반성은 진심이지만 얕습니다. 엠마는 중매라는 방법을 버릴 뿐 '남의 마음을 안다'는 믿음은 버리지 않았고, 곧 프랭크와 제인, 해리엇과 프랭크에게 같은 짓을 합니다. 오스틴은 깨달음이 한 번에 오지 않고 여러 겹의 실수를 지나 온다고 보는 작가입니다.
9. 하이베리의 소극: 우드하우스 씨와 베이츠 양
이 소설의 웃음은 주변 인물에게서 나옵니다. 우드하우스 씨는 변화와 바람과 야식이 두려운 사람입니다.
Poor Miss Taylor!—I wish she were here again.
가엾은 테일러 양! 그분이 다시 여기 있었으면 좋겠구나.
Hartfield pork is not like any other pork—but still it is pork
하트필드의 돼지고기는 다른 돼지고기와 다르지만, 그래도 돼지고기이긴 하지.
그가 베이츠 집안에 보낼 돼지고기를 걱정하는 장면은 우스운 동시에, 그의 걱정이 타인을 향한 배려로도 작동함을 보여 줍니다. 베이츠 양은 쉼 없이 말하지만, 그 말에는 이웃을 향한 따뜻함이 깃들어 있습니다.
What is before me, I see.
눈앞에 있는 건 나도 본답니다.
눈치가 느리다는 이 자기 변호는 베이츠 양이 자기 약점을 아는 사람임을 보여 줍니다. 독자는 베이츠 양의 수다에 웃다가, 그 수다에 담긴 선의와 처지를 차츰 알게 됩니다.
10. 제인 페어팩스와 엠마의 질투
엠마는 제인에게 줄곧 날이 서 있습니다. 모두가 칭찬하는 이름이 지겹기 때문입니다.
One is sick of the very name of Jane Fairfax.
제인 페어팩스라는 이름만 들어도 신물이 난다.
제인을 직접 만나 동정을 느끼는 대목도 오래가지 못합니다.
These were charming feelings—but not lasting.
이것은 매력적인 감정이었지만, 오래가지는 않았다.
Emma could not forgive her.
엠마는 그녀를 용서할 수 없었다.
엠마는 제인의 신중함을 '수수께끼'라며 곱씹지만 그 밑에 무엇이 있는지는 묻지 않습니다. 3권에서 제인이 엠마의 호의를 모두 거절하자 서운해하던 엠마는, 비밀 약혼이 밝혀진 뒤에야 그 냉대를 이해하고 제인과 가까이 지내지 않은 일과 딕슨 씨에 대한 억측을 후회합니다. 제인의 침묵이 엠마의 추측 놀이에 가장 큰 구멍이었던 셈입니다.
11. 프랭크 처칠: 매력과 위장
프랭크가 오기 전부터 나이틀리는 그를 경계합니다.
your amiable young man can be amiable only in French, not in English.
네가 말하는 그 호감 가는 청년은 프랑스어로만 호감일 뿐 영어로는 아니다.
말씨만 상냥하고 영국식 배려는 없다는 독설입니다. 한편 엠마는 프랭크의 재치에 마음을 열고, 둘은 제인을 두고 맞장구를 칩니다.
One cannot love a reserved person.
말수를 아끼는 사람을 사랑할 수는 없는 법이다.
Wickedness is always wickedness, but folly is not always folly.
악덕은 늘 악덕이지만 어리석음이 늘 어리석음인 것은 아니다.
엠마가 프랭크의 머리 자르기 소동을 합리화하는 이 문장은 사람이 호감 때문에 기준을 바꾸는 방식을 보여 줍니다. 제인의 피아노를 둘러싼 추측에서 웨스턴 부인이 나이틀리를 선물한 사람으로 떠올리자 엠마는 이렇게 일축합니다.
Mr. Knightley does nothing mysteriously.
나이틀리 씨는 무엇도 몰래 하지 않는다.
나이틀리의 성격을 정확히 짚은 말이지만, 몰래 일을 꾸미는 쪽은 엠마가 호감을 느끼는 프랭크였습니다. 비밀 약혼이 밝혀지는 순간, 엠마가 두 남자를 어떻게 잘못 견주었는지가 분명해집니다.
12. 엘튼 부인과 무도회
엘튼 부인은 오스틴이 가장 신나게 그린 풍자입니다. 하이베리에 도착하자마자 모든 것을 오라버니의 저택 메이플 그로브와 비교합니다.
Surry is the garden of England.
서리는 영국의 정원이에요.
자기 옷 자랑을 늘어놓으면서 하는 말은 더 가관입니다.
Nobody can think less of dress in general than I do
저만큼 옷에 신경 쓰지 않는 사람도 없을걸요.
엘튼 부부는 해리엇을 따돌려 춤추지 못하게 하는데, 나이틀리가 걸어 나가 해리엇에게 손을 내밉니다. 이 장면은 엠마의 마음을 움직일 뿐 아니라 해리엇의 마음에도 오해를 일으킵니다. 나이틀리는 엘튼 부부의 적의가 해리엇 너머 엠마를 겨냥한다고 짚으며 이렇게 묻고, 꾸짖는 대신 물러섭니다.
Emma, why is it that they are your enemies?
엠마, 왜 저 사람들이 너의 적이 된 걸까?
I leave you to your own reflections.
네 생각은 네 몫으로 남겨 두겠다.
꾸짖지 않는 나이틀리가 엠마에게는 더 무겁게 다가옵니다.
13. 박스 힐: 재치가 칼이 될 때
박스 힐은 이 소설의 중심 장면입니다. 프랭크의 부추김에 모두에게 재미있는 말을 하나씩 하라는 놀이가 벌어지고, 프랭크가 '재치 있는 말 하나, 보통 말 둘, 아주 따분한 말 셋 중 하나'를 요구하자 베이츠 양이 따분한 말이라면 입을 열자마자 세 가지는 하겠다고 웃으며 말합니다. 엠마는 참지 못하고 받아칩니다.
you will be limited as to number—only three at once.
숫자에 제한이 있을 거예요. 한 번에 세 가지만이요.
돌아가는 길에 나이틀리는 단둘이 엠마를 불러 세웁니다.
How could you be so unfeeling to Miss Bates?
어떻게 베이츠 양에게 그렇게 무정할 수 있었니?
그가 든 이유는 재치의 도덕에 관한 것입니다. 베이츠 양이 부유하거나 대등한 처지였다면 우스꽝스러움쯤은 눈감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 뒤 이렇게 이어 갑니다.
Her situation should secure your compassion.
그분의 처지가 너의 동정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It was badly done, indeed!
정말이지 잘못된 짓이었다!
엠마의 말이 잔인했던 것은 그 말이 재치 있었기 때문이고, 상대가 되받아칠 수 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나이틀리가 가르치는 것은 영리함의 책임입니다. 엠마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울며 돌아옵니다. 이튿날 엠마의 방문과 베이츠 양의 눈물은 이 반성이 말뿐이 아님을 보여 줍니다.
14. 깨달음의 밤
3권 4장에서 해리엇은 엘튼에게서 받은 반창고 조각과 연필 토막을 불에 던집니다. 엠마는 그 반창고를 자기가 갖고도 없다고 한 일을 떠올립니다.
Oh! my sins, my sins!
아, 내 죄, 내 죄!
11장에서 해리엇이 사랑하는 사람은 프랭크가 아니라 나이틀리임이 드러나고, 엠마는 갑자기 자기 마음을 알아챕니다.
Mr. Knightley must marry no one but herself!
나이틀리 씨는 자기가 아닌 누구와도 결혼해서는 안 된다!
이 깨달음에는 자기 비판이 따라옵니다.
With insufferable vanity had she believed herself in the secret of every body’s feelings
참을 수 없는 허영으로 그녀는 모든 사람의 감정의 비밀을 안다고 믿었던 것이다.
서술자의 어조는 여기서 엠마의 내면과 겹칩니다. 해리엇을 더 높은 신분의 사람과 맺어 주려던 계획의 진짜 대가가 이제야 눈에 보입니다. 해리엇이 나이틀리를 바랄 수 있었던 것도 엠마가 그만큼 높은 곳을 가리키며 부추겼기 때문입니다.
15. 청혼과 프랭크의 편지
청혼 장면은 오스틴의 소설에서 드물게 평온합니다. 나이틀리는 엠마가 실연의 상처를 입은 줄 알고 위로하다가 묻습니다.
Tell me, then, have I no chance of ever succeeding?
그렇다면 말해 주오, 내게 정말 가망이 없겠소?
If I loved you less, I might be able to talk about it more.
덜 사랑했다면 더 말을 잘할 수 있었을 텐데.
그 직후 서술자는 이 장면에 단서를 달아 둡니다.
Seldom, very seldom, does complete truth belong to any human disclosure
인간이 털어놓는 말에 온전한 진실이 담기는 일은 드물다, 아주 드물다.
그 뒤 프랭크의 긴 편지가 도착합니다. 프랭크는 자신을 이렇게 고백합니다.
It is very difficult for the prosperous to be humble.
잘나가는 사람이 겸손하기는 몹시 어렵다.
그 편지를 소리 내어 읽는 나이틀리의 논평은 서술자의 주제를 대신 말합니다.
Mystery; Finesse—how they pervert the understanding!
비밀과 술수, 이것들은 판단력을 얼마나 비틀어 놓는가!
프랭크의 비밀뿐 아니라 엠마의 짐작과 해석도 같은 병을 앓았습니다. 나이틀리가 하트필드로 들어와 살겠다는 제안으로 아버지 문제를 풀어 주는 것도 이 장면의 큰 몫입니다. 그는 엠마가 가장 두려워한 점, 곧 아버지를 홀로 두는 일을 먼저 해결해 줍니다.
16. 세 쌍의 결혼과 마지막 문장
청혼 뒤 나이틀리가 엠마에게 한 말은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떤 관계인지 보여 줍니다.
Nature gave you understanding:—Miss Taylor gave you principles.
천성은 너에게 지성을 주었고, 테일러 선생은 너에게 원칙을 주었다.
그는 엠마가 열세 살 때부터 사랑해 왔다고 말하는데, 이 오랜 시선이야말로 엠마의 결점을 가장 먼저 보고 가장 오래 말해 온 이유입니다. 엠마는 18장에서 프랭크에게 둘이 닮았다고 말합니다.
I think there is a little likeness between us.
우리 둘은 조금 닮은 데가 있다고 생각해요.
결말의 해리엇은 로버트 마틴과 결혼합니다. 엠마는 한때 자신이 물리친 그 청혼자를 하트필드에서 소개받고 이제 좋게 봅니다. 마지막 문장의 어조는 의외로 건조하고 정확합니다.
The wedding was very much like other weddings
결혼식은 여느 결혼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화려함이 없다는 엘튼 부인의 불평조차 이 결혼이 소란과 거리가 멀다는 증거로 읽힙니다. 책은 '진정한 친구들의 바람이 완전한 행복으로 이루어졌다'는 말로 끝납니다. 그 행복은 엠마가 짠 계획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알게 된 사람이 얻은 것입니다.
17. 이 책을 읽는 방법
『엠마』는 사건이 적고 대화가 많은 소설이라 처음에는 느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도 1권의 1~8장(테일러 양의 결혼, 해리엇, 마틴의 청혼과 나이틀리와의 첫 충돌)과 15~16장(눈 속의 마차와 엠마의 첫 반성)까지 읽으면 이야기의 틀이 잡힙니다. 중간에는 제인 페어팩스와 프랭크 처칠이 등장해 이야기가 가속됩니다. 2권 8~11장의 콜 씨 댁 만찬과 피아노, 3권 2장의 무도회, 3권 7~8장의 박스 힐, 3권 11장의 깨달음, 3권 13장의 청혼이 책의 중심입니다. 이 소설은 두 번 읽을 때 재미가 커지는 책입니다. 처음에는 엠마의 해석을 따라가며 읽고, 다시 읽을 때는 엘튼의 눈빛, 프랭크의 말실수, 제인의 침묵이 단서였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오만과 편견』의 엘리자베스가 첫인상의 오류를 고쳐 가는 인물이라면 엠마는 자기 짐작이 만든 오류를 고쳐 가는 인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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