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817년 출간
Persuasion
설득
주변의 설득에 밀려 약혼을 깬 앤 엘리엇이 8년 뒤 해군 장교로 성공해 돌아온 웬트워스를 켈린치와 라임, 바스에서 다시 마주하며 마음의 답을 찾는 이야기
Vanity was the beginning and the end of Sir Walter Elliot’s character
허영이 월터 엘리엇 경이라는 인물의 처음이자 끝이었다.
I have loved none but you.
나는 당신 말고는 사랑한 사람이 없습니다.
한눈에 보기
허영심 많은 준남작 월터 엘리엇 경이 빚에 몰려 영지 켈린치 홀을 세놓고 바스로 떠나자, 차녀 앤은 언니 메리가 사는 어퍼크로스에 남습니다. 새 세입자는 해군 제독 크로프트 부부이고, 부인의 동생 프레더릭 웬트워스가 바로 앤이 8년 전 설득에 밀려 파혼한 사람입니다. 어퍼크로스의 머스그로브 자매와 어울리는 웬트워스, 라임 해변의 사고, 바스에서 앤에게 접근하는 사촌 엘리엇 씨와 가난한 옛 친구 스미스 부인의 폭로, 호텔 방에서 쓰인 한 통의 편지를 거쳐 두 사람은 다시 만납니다. 열일곱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Pride and Prejudice)
- 샬럿 브론테 『제인 에어』 (Jane Eyre)
- 제인 오스틴 『이성과 감성』 (Sense and Sensibility)
한 권 요점
Persuasion
『설득』은 영국 작가 제인 오스틴이 쓴 소설로, 1817년에 나왔습니다. 오스틴은 1775년에 태어나 1817년에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책은 그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완성한 장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모두 24장이며, 오스틴의 다른 작품들보다 주인공이 나이가 많고 이야기의 정서가 차분하다고 흔히 말합니다. 주인공 앤 엘리엇은 열아홉 살에 사랑하는 사람과 약혼했다가 가까운 어른의 설득으로 그 약속을 깨고, 스물일곱이 되어 그 사람이 돌아오는 것을 지켜봅니다. 책의 줄기는 단순합니다. 한 번의 설득이 남긴 후회와 그 후회를 안고 보낸 8년이,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사소한 말과 시선, 그리고 한 통의 편지로 어떻게 풀리는가입니다. 장면은 서머싯셔의 켈린치 홀에서 시골 어퍼크로스, 바닷가 라임, 온천 도시 바스로 옮겨 가며, 허영과 신분을 비웃는 풍자와 조용한 연애 이야기가 나란히 진행됩니다.
줄거리
제1~3장: 허영의 집안, 세를 놓는 켈린치
서머싯셔 켈린치 홀의 준남작 월터 엘리엇 경은 오직 귀족명감만 읽는 사람입니다. 책을 펼치면 늘 나오는 자기 가문 항목에는 아내의 사망일과 막내딸 메리의 결혼까지 손수 적어 넣었습니다. 그는 잘생긴 외모와 작위를 으뜸가는 복으로 여깁니다. 아내 엘리엇 부인은 17년간 남편의 결점을 눌러 주다 세상을 떠났고, 세 딸은 이웃의 러셀 부인이 돌봐 왔습니다. 맏딸 엘리자베스는 아버지를 쏙 빼닮아 총애받지만, 차녀 앤은 우아한 성품에도 집안에서 "그저 앤"일 뿐이고, 막내 메리는 찰스 머스그로브와 결혼했습니다. 월터 경은 낭비로 빚에 몰리면서도 영지를 팔지도, 체면을 낮추지도 못합니다.
변호사 셰퍼드는 곤란한 말을 직접 꺼리지 않고 러셀 부인에게 떠넘깁니다. 러셀 부인은 분별 있지만 신분을 높이 치는 편견이 있는 사람이어서, 월터 경의 체면을 해치지 않는 절약안을 짭니다. 아무도 묻지 않던 앤의 의견도 구했는데, 앤은 더 철저히 빚부터 갚자고 합니다. 그러나 월터 경은 모든 절약안에 분개하며 차라리 켈린치를 떠나겠다고 선언하고, 가려는 곳은 바스로 정해집니다. 앤은 가까운 시골의 작은 집을 바랐으나 늘 그렇듯 뜻이 꺾입니다. 광고는 체면 때문에 금지된 채 켈린치 홀을 세놓기로 하고, 셰퍼드는 전쟁이 끝나 부유한 해군 장교들이 뭍에 올랐으니 좋은 때라고 합니다. 월터 경은 해군이 출신 낮은 자를 높이고 사람을 일찍 늙게 만든다며 못마땅해하지만, 곧 크로프트 제독이 세를 들겠다고 나섭니다. 부인의 동생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자리에서 앤이 "웬트워스 씨"라고 일러 주고, 월터 경은 몽크포드의 부교구 목사였던 그를 깎아내립니다. 그래도 제독의 신분이 "너무 높지 않다"며 흡족해합니다. 정원으로 나간 앤은 몇 달 뒤면 그가 이곳을 걷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한숨짓습니다.
제4~5장: 8년 전의 파혼, 어퍼크로스로
앤이 말한 "그"는 목사가 아니라 그의 동생 프레더릭 웬트워스 대위입니다. 1806년 여름 몽크포드에 머물던 그는 재기발랄한 청년이었고, 열아홉 살 앤과 곧 깊은 사랑에 빠져 약혼합니다. 하지만 월터 경은 냉담하게 반대했고, 러셀 부인은 재산도 연줄도 없는 군인에게 앤을 던지는 일이라며 막았습니다. 웬트워스는 곧 성공하리라 자신했으나 러셀 부인의 눈에는 무모함이었습니다. 앤은 오래 믿어 온 러셀 부인의 거듭된 설득에 파혼했고, 그것이 그를 위한 일이라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그는 상처받아 나라를 떠났습니다. 7년이 지났어도 앤은 그만한 사람을 만나지 못했고, 스물두 살에 받은 찰스 머스그로브의 청혼도 거절했습니다. 이제 스물일곱의 그녀는 그때의 신중함이 틀렸다고 여깁니다. 웬트워스는 바라던 대로 출세해 부자가 되었습니다.
크로프트 부부가 집을 보러 오는 날 앤은 자리를 피하고, 월터 경과 제독은 서로 흡족해 계약이 단번에 끝납니다. 앤은 바스행 대신 몸이 불편하다는 메리의 요구로 어퍼크로스에 남습니다. 엘리자베스는 "바스에서는 아무도 앤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쏘아붙입니다. 클레이 부인이 바스에 동행하자 앤은 아버지가 그녀에게 빠질 위험을 언니에게 경고하지만 엘리자베스는 화를 내며 일축합니다. 앤은 러셀 부인 곁에서 첫 주를 보낸 뒤 어퍼크로스 코티지에 도착합니다. 메리는 소파에 누워 아프다고 투덜대다가도 앤의 위로 속에 곧 기운을 되찾고, 둘은 본채로 가서 머스그로브 부부와 딸 헨리에타, 루이자를 만납니다. 앤은 이 활기찬 자매들의 화목함이 부럽습니다.
제6~8장: 재회, 반주석의 앤
두 집은 서로의 흉을 앤에게 털어놓습니다. 찰스는 메리의 꾀병을, 메리는 시어머니의 응석을, 머스그로브 부인은 며느리의 아이 교육을, 딸들은 메리의 서열 집착을 하소연하고, 앤은 들어 주고 달랠 뿐입니다. 연주를 잘하는데도 춤판의 반주만 맡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9월 29일 크로프트 부부가 켈린치에 입주하고, 머스그로브 부인은 죽은 아들 리처드가 웬트워스의 배에서 지낸 것을 떠올리며 슬퍼합니다. 사실 리처드는 골칫덩이였습니다. 며칠 뒤 웬트워스가 켈린치에 와 있다는 소식이 오지만, 앤이 본채로 가려던 날 메리의 맏아들이 쇄골이 빠지는 사고를 당해 만남이 미뤄지고, 앤은 의사를 부르고 부모를 달래며 수습합니다.
이튿날 아침 웬트워스가 코티지에 잠깐 들러, 앤과 눈을 겨우 마주치고 인사만 나눈 채 떠납니다. 8년이 지났어도 앤의 마음은 가라앉지 않습니다. 메리가 전한 말로는 그는 앤이 "알아보지 못할 만큼 변했다"고 했습니다. 화자는 그가 아직 앤을 용서하지 못했고, 결혼을 원하며 "강한 정신과 부드러운 태도"를 가진 여자를 바란다고 밝힙니다. 이후 두 사람은 같은 자리에 자주 앉지만 대화는 예의를 넘지 않습니다. 어퍼크로스 응접실에서 웬트워스는 해군 생활을 묻는 머스그로브 자매에게 이야기하고, 첫 배가 낡았지만 행운이었다고 합니다. 여자를 배에 태우기 싫다는 그의 말에 제독과 크로프트 부인은 군함도 편안하다고 반박하고, 부인은 남편과 함께였던 항해가 가장 행복했다고 합니다. 밤에는 춤이 시작되고 앤은 반주를 맡아 눈물을 참습니다. 웬트워스는 앤에게 "이 자리는 당신 것"이라며 차갑고 격식 있게 일어서고, 앤에게는 그 정중함이 가장 아픕니다.
제9~10장: 개암 열매의 굳건함
웬트워스는 켈린치에 머물며 거의 매일 어퍼크로스를 드나듭니다. 그 바람에 헨리에타와 사귀던 사촌 찰스 헤이터가 밀려나 불편해합니다. 앤은 웬트워스가 두 자매 중 누구를 마음에 두는지 알 수 없습니다. 코티지에서는 찰스가 루이자를, 메리가 헨리에타를 점치며 논쟁하는데, 메리는 헤이터 집안을 깔보아 그 혼담을 반대하고, 찰스는 장남이라 재산이 있다며 변호합니다. 어느 날 웬트워스와 앤이 거의 단둘이 되어 어색해하는데 찰스 헤이터가 들어오고, 매달리는 어린 월터를 웬트워스가 말없이 떼어 데려갑니다. 앤은 감사 인사도 못 한 채 격한 동요 속에 방을 떠납니다.
앤은 웬트워스가 두 자매 누구와도 사랑에 빠진 것이 아니라 "찬미의 열병"을 앓는 것이라 봅니다. 11월의 어느 날 여섯 사람이 긴 산책에 나서고, 헨리에타와 찰스는 헤이터 집에 들르러 내려갑니다. 울타리 너머에서 앤은 웬트워스가 루이자의 단호함을 칭찬하며 개암 열매 비유로 "굳건함"을 역설하는 소리를 엿듣습니다. 루이자는 찰스가 한때 앤에게 청혼했고 러셀 부인이 말렸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헨리에타와 헤이터는 화해하고, 웬트워스는 지친 앤을 크로프트 부부의 마차에 태워 줍니다. 앤은 그의 용서 없는 친절을 헤아립니다.
제11~13장: 라임, 코브의 계단
러셀 부인의 귀환이 다가오자 앤은 켈린치로 옮길 일과 웬트워스와의 마주침을 걱정합니다. 웬트워스는 이틀간 보이지 않다가 친구 하빌 대위가 라임에 살고 있어 다녀왔다고 전합니다. 루이자의 고집으로 찰스, 메리, 앤, 헨리에타, 루이자, 웬트워스가 1박 일정으로 라임에 갑니다. 코브 부근에서 하빌 부부와 벤윅 대위를 만나는데, 벤윅은 하빌의 죽은 누이 패니의 약혼자였고 책을 좋아하는 우울한 청년입니다. 작은 하빌 댁의 솜씨 좋은 살림과 환대에 앤은 해군 친구들을 잃은 서글픔을 느낍니다. 저녁에 앤은 벤윅과 시를 이야기하며 산문과 인내를 권하고, 스스로의 처지를 돌아보며 머쓱해합니다.
이튿날 아침 층계에서 한 신사가 앤을 감탄의 눈길로 바라보고, 웬트워스도 그것을 알아챕니다. 웨이터가 그를 엘리엇 씨라고 알려 주자 메리는 아버지의 상속자인 사촌이라며 흥분하지만, 앤은 이 사실을 바스에 알리지 않으려 합니다. 하빌 대위는 벤윅을 위로한 앤에게 감사하고, 웬트워스가 벤윅에게 슬픈 소식을 알려 준 사연을 들려줍니다. 그러다 코브의 아래쪽 계단에서 루이자가 웬트워스의 손에 뛰어내리다 한 박자 일찍 떨어져 정신을 잃습니다. 앤이 침착하게 지시해 의사가 오고, 앤은 간호를 맡습니다. 웬트워스는 후회로 괴로워합니다. 앤은 이틀을 머스그로브 저택에서 소식을 기다리다, 찰스가 전한 차도 소식을 듣고 머스그로브 부부와 아이들이 라임으로 가도록 제안합니다. 그리고 러셀 부인의 마차로 켈린치에 이릅니다. 이야기 중에 앤은 자신이 라임에만 마음이 가 있음을 깨닫고, 제독은 월터 경의 거울을 치웠다며 허물없이 말합니다. 크로프트 부부가 곧 집을 비운다는 말에 웬트워스를 마주칠 걱정도 사라집니다.
제14~16장: 바스에 도착한 앤
찰스와 메리가 라임에서 돌아와 루이자의 경과를 전합니다. 루이자는 일어나 앉기 시작했으나 아직 약합니다. 벤윅 대위가 앤 때문에 어퍼크로스 방문을 사양했다고 찰스가 웃으며 말하고, 메리는 불쾌해합니다. 웬트워스는 기운을 되찾아 슈롭셔의 형을 보러 갔습니다. 크리스마스철 어퍼크로스는 아이들 소동으로 시끌벅적하고, 러셀 부인은 다시는 휴일에 들르지 않겠다고 합니다. 러셀 부인은 비 오는 바스에 들어서며 도시의 소음에 오히려 기운을 내지만, 앤은 바스가 싫습니다. 엘리자베스의 편지로 엘리엇 씨가 바스에서 캠든 플레이스를 거듭 찾아왔다는 소식도 전해집니다.
우울한 마음으로 캠든 플레이스에 도착한 앤을 아버지와 엘리자베스는 뜻밖에 상냥하게 맞지만, 바스의 훌륭함과 집 자랑에 정신이 팔려 앤의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엘리엇 씨는 매우 정중하게 화해를 청해 와 이미 용서받았다고 합니다. 밤 열 시경 찾아온 엘리엇 씨는 라임에서 본 그 신사이고 앤을 알아보고 기뻐하며, 앤은 그의 예의 바름과 분별력에 호감을 느낍니다. 앤은 아버지가 클레이 부인에게 마음이 있는지 불안해하는데, 월터 경은 앤에게 안색이 좋아졌다며 고랜드 화장수를 권하고 클레이 부인의 주근깨가 그 덕에 없어졌다고 우깁니다. 러셀 부인은 엘리엇 씨를 이해심 깊은 신사로 높이 평가하고 앤과의 혼담을 점치기 시작하지만 앤은 미심쩍어합니다. 신문에 달림플 자작부인과 딸 카터릿 양의 도착 소식이 실리자 월터 경은 끊긴 친척 관계를 다시 잇고자 편지를 쓰고, 성사되자 "사촌들"을 자랑하고 다닙니다. 앤은 그들이 평범하고 어리석다는 데 창피해합니다.
제17~19장: 스미스 부인, 약혼 소식, 엇갈림
앤은 옛 가정교사에게서 학창 시절 자신에게 친절했던 해밀턴 양이 지금은 스미스 부인이 되어 바스에 산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남편은 낭비가 심한 채 죽어 재산을 어지럽게 남겼고, 그녀는 류머티즘 열병으로 다리를 못 쓰는 가난한 과부가 되었습니다. 앤이 웨스트게이트 빌딩의 하숙으로 찾아가니 스미스 부인은 열두 해 만의 재회에도 명랑하고 마음이 꺾이지 않았습니다. 간호사 루크가 뜨개질을 가르쳐 주고 소품 판매를 도우며 바스 사교계의 소문도 전해 줍니다. 월터 경과 엘리자베스는 신분 낮은 과부와 사귄다고 비웃습니다. 러셀 부인은 엘리엇 씨가 앤을 얻으려 한다고 확신해 켈린치의 안주인이 될 앤을 그려 보이고, 앤은 마음이 한순간 흔들렸다가 곧 거절합니다. 그의 과거는 의심스럽고, 속을 드러내지 않으며 누구에게나 지나치게 호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2월 초 앤은 메리의 두툼한 편지를 받습니다. 루이자가 벤윅 대위와 약혼했다는 놀라운 소식이 담겨 있습니다. 월터 경과 엘리자베스는 편지에 관심이 없고, 크로프트 부부를 라우라 플레이스에 소개하지 않기로 합니다. 앤은 웬트워스가 친구에게 배신당했다고 느낄까 염려하면서도, 그가 자유로워졌다는 생각에 설명할 수 없는 기쁨을 느끼고 부끄러워합니다. 밀섬 가에서 만난 제독은 웬트워스의 편지에 원망의 기색이 없고 두 사람의 행복을 빌고 있다고 전하며 그를 바스로 불러들이자고 합니다. 웬트워스는 이미 바스에 와 있었습니다. 비 오는 날 몰랜드 제과점에서 앤은 그를 보고 크게 동요하고, 그는 새 우산을 빌려주겠다고 하지만 앤은 엘리엇 씨를 기다린다며 사양합니다. 앤이 엘리엇 씨의 팔을 잡고 떠나는 모습을 웬트워스가 보고, 그의 일행 여인들은 두 사람이 이어질 거라고 수군댑니다. 이튿날 풀트니 가에서 앤은 그를 알아보지만 러셀 부인은 창가 커튼을 찾는 척하며 외면합니다.
제20~21장: 음악회의 질투, 스미스 부인의 폭로
음악회 저녁 팔각형 방에서 앤이 먼저 웬트워스에게 말을 겁니다. 월터 경과 엘리자베스도 마지못해 가볍게 인사합니다. 웬트워스는 라임에서의 사건을 되새기며 벤윅과 루이자가 지적으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하고, 패니 하빌을 잃은 사람이 그렇게 쉽게 다시 사랑할 수 있느냐며 놀라워합니다. 앤은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마음이 자신에게 돌아오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어 옆자리의 엘리엇 씨는 앤의 이탈리아어 번역을 칭찬하고, 오래전부터 앤의 이름을 알았다고 수수께끼처럼 속삭입니다. 1부 뒤 웬트워스가 가까이 다가오지만, 엘리엇 씨가 앤의 어깨를 두드려 노래 번역을 부탁하는 사이 웬트워스는 굳은 얼굴로 작별하고 떠납니다. 앤은 그것이 엘리엇 씨를 향한 질투라고 짐작하고 오해를 풀 길이 막막해 괴로워합니다.
다음 날 아침 앤은 엘리엇 씨를 피해 스미스 부인을 찾아갑니다. 스미스 부인은 앤의 표정만 보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짚어낸 뒤, 앤이 엘리엇 씨와 결혼한다는 소문을 간호사 루크에게서 들었다며 그에게 도움을 청하려 합니다. 앤이 결혼 계획을 단호히 부인하자 스미스 부인은 마음을 바꿔 엘리엇 씨의 본성을 털어놓습니다. 그는 남편 찰스 스미스의 친구였으나 돈 때문에 천한 집안의 여자와 결혼했고 월터 경 집안을 업신여겼으며, 이를 보여 주는 1803년의 편지가 있습니다. 작위를 이을 후계자가 되자 태도가 바뀌어, 월터 경이 클레이 부인과 재혼해 아들을 낳을까 감시하러 바스에 왔다는 것입니다. 그는 스미스 부부를 낭비로 이끌어 파산시키고, 유언 집행도 거부해 서인도 제도의 재산 회수를 막았습니다. 앤은 러셀 부인에게 이를 알려도 좋다는 허락을 받습니다.
제22~23장: 화이트 하트와 한 통의 편지
집에 돌아온 앤은 러셀 부인이 받을 실망과 아버지, 언니에게 닥칠 굴욕을 걱정합니다. 엘리자베스가 엘리엇 씨를 저녁에 또 초대했고, 클레이 부인은 그가 아버지와 "부자 같다"며 맞장구칩니다. 앤은 그의 위선이 이제 모든 것에서 보여 전날보다 차갑게 대합니다. 금요일 아침 찰스와 메리 부부가 머스그로브 부인, 헨리에타, 하빌 대위와 함께 바스에 와 화이트 하트 호텔에 묵는다고 알립니다. 헨리에타와 찰스 헤이터의 결혼이 곧 성사되고, 루이자는 회복했지만 예전처럼 뛰놀지 않으며 벤윅이 곁에서 시를 읽어 준다고 합니다. 앤이 호텔에서 웬트워스와 마주치자 그는 "8년 반은 한 시대지요"라고 말하지만 대화는 끊기고, 엘리자베스는 웬트워스에게 파티 초대장을 건넵니다. 그는 카드를 손에 쥔 채 경멸 섞인 표정을 짓고, 앤은 낙담한 채 돌아옵니다. 밤에 앤이 클레이 부인에게 엘리엇 씨와 만난 일을 말하자 부인은 당황하다 얼버무립니다.
다음 날 아침 앤은 러셀 부인에게 가는 일을 또 미루고 비를 뚫고 화이트 하트에 갑니다. 웬트워스는 하빌 대위와 벤윅에게 보낼 편지를 쓰고, 머스그로브 부인은 크로프트 부인에게 헨리에타의 약혼 경위를 떠들며 긴 약혼의 폐해를 말합니다. 그 말이 자기 이야기처럼 들려 앤이 떠는 순간 웬트워스의 펜이 멈춥니다. 하빌 대위는 앤을 창가로 불러 벤윅의 초상화를 보여 주며 죽은 누이 패니가 이렇게 빨리 잊힌 것을 한탄하고, 둘은 남녀 중 누구의 사랑이 더 오래가는지 논쟁합니다. 앤은 책은 남자들이 쓴 것이라 증거가 못 되며, 여자의 특권은 희망이 사라진 뒤에도 가장 오래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곁에서 웬트워스는 말없이 듣고 있었고 펜이 떨어집니다.
웬트워스는 서둘러 편지를 봉하고 나갔다가 장갑을 두고 왔다며 돌아와, 앤 앞에 편지 한 통을 놓고 갑니다. 겉봉에는 "Miss A. E.—"라고 적혀 있습니다. 편지는 "더는 잠자코 들을 수 없다"로 시작해, "나는 반은 고통, 반은 희망"이며 8년 반 전보다 더 온전히 당신의 마음이라고 고백하고, 오늘 중 대답을 구합니다. 앤은 아프다고 핑계 대고 호텔을 나오고, 찰스가 동행하다 유니언 가에서 웬트워스를 만나 앤을 부탁하고 떠납니다. 둘은 한적한 자갈길을 걸으며 오해를 풉니다. 그는 엘리엇 씨에 대한 질투가 괴로움의 원인이었고, 라임에서 그녀의 가치를 깨달았으며, 루이자와의 구속은 의무감 때문이었다고 밝힙니다. 앤은 설득에 따른 것은 안전을 위해서였다고 답합니다. 저녁 파티에서 앤은 모두에게 너그럽고, 러셀 부인을 옹호하는 앤에게 웬트워스는 6년의 이별을 면할 수 있었는데 자기 자존심 탓이라고 자책합니다.
제24장: 결말
화자는 젊은 두 사람이 결혼을 결심하면 끝내 뜻을 이룬다고 말합니다. 웬트워스는 이제 2만 5천 파운드를 가진 성공한 해군이라 월터 경도 반대하지 않고, 엘리자베스는 냉담할 뿐입니다. 월터 경은 그를 햇빛 아래서 보고 외모에 만족해 결혼을 가문 기록부에 올릴 준비를 합니다. 가장 걱정스러운 이는 러셀 부인이었으나, 엘리엇 씨와 웬트워스 모두 첫인상으로 잘못 판단했음을 인정하고 앤의 행복을 가장 먼저 바라는 사람으로서 어머니처럼 웬트워스를 받아들입니다. 메리는 언니의 결혼을 자랑스러워하며 웬트워스가 남작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엘리엇 씨는 바스를 떠나 런던에서 클레이 부인과 함께 지내고, 그가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었음이 드러납니다. 부인이 결국 그의 꾀로 윌리엄 경 부인이 될지는 불확실합니다. 월터 경과 엘리자베스는 동반자와 위선을 동시에 잃고 사촌 달림플 가에서 위안을 찾습니다.
앤의 유일한 아쉬움은 웬트워스에게 내세울 친척이 없다는 점이지만, 그에게는 러셀 부인과 스미스 부인이라는 두 벗이 있습니다. 웬트워스는 러셀 부인을 진심으로 존중하게 되고, 스미스 부인의 서인도 제도 재산 회수를 도와 은혜를 갚습니다. 스미스 부인은 수입과 건강이 나아져도 변함없이 명랑합니다. 앤은 다정함 자체이며 웬트워스의 사랑으로 그 값을 누립니다. 다만 다시 전쟁이 나면 해군인 남편을 걱정해야 하는 "대가"가 따릅니다. 앤은 선원의 아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며 이 세금을 기꺼이 냅니다.
대목별로 읽기
1. 허영이라는 집안의 공기
첫 장은 한 사람의 성격을 한 문장으로 못 박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Vanity was the beginning and the end of Sir Walter Elliot’s character
허영이 월터 엘리엇 경이라는 인물의 처음이자 끝이었다.
이 풍자의 장치는 반복입니다. 월터 경이 자기 자랑을 늘어놓을 때마다 화자는 짧게 끼어들어 그 허영을 한 번 더 드러냅니다.
Modest Sir Walter!
겸손도 하셔라, 월터 경!
그 허영은 큰딸 엘리자베스에게 그대로 이어지고, 차녀 앤은 집안에서 지워진 사람처럼 다뤄집니다. 앤을 바스에 데려가지 않으려는 엘리자베스의 말에는 계산조차 없습니다.
Anne had better stay, for nobody will want her in Bath
앤은 남는 게 낫겠어요, 바스에서는 아무도 앤을 원하지 않을 테니까요.
앤의 처지는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her word had no weight, her convenience was always to give way
그녀의 말은 무게가 없었고, 그녀의 편의는 언제나 양보해야 하는 것이었다.
2. 러셀 부인의 신중함이 만든 논리
러셀 부인은 악인이 아닙니다. 분별 있고 앤을 아끼는 사람이지만 신분을 높이 치는 편견이 있고, 자기 취향에 맞는 결론에는 이유가 빨리 따라옵니다. 바스를 좋아하는 그녀가 앤의 반대를 편견으로 치부하는 장면에 화자의 평이 붙습니다.
How quick come the reasons for approving what we like!
좋아하는 것을 인정할 이유는 얼마나 빨리 오는가!
같은 성향이 8년 전 앤의 약혼에도 작용했습니다. 재산도 연줄도 없는 군인에게 열아홉 살 앤을 보내는 일이 무모해 보였던 것입니다.
She was persuaded to believe the engagement a wrong thing
그녀는 그 약혼이 잘못된 일이라고 믿도록 설득되었다.
제목의 '설득'은 처음부터 폭력이 아니라 선의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책은 설득한 사람을 단죄하기보다, 설득이 한 사람의 삶에 얼마나 큰 값을 치르게 하는지를 천천히 보여 줍니다.
3. 제독 부부, 다른 종류의 행복
켈린치의 새 주인 크로프트 제독 부부는 월터 경의 세계와 정반대 편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제독은 월터 경을 가볍고 유쾌하게 평합니다.
The Baronet will never set the Thames on fire
그 준남작은 템스강에 불을 지르는 일은 결코 없을 사람이지요.
제독의 구애론은 해군답게 속전속결이어서, 이 부부가 어떻게 가까워졌는지를 짐작하게 합니다.
We sailors, Miss Elliot, cannot afford to make long courtships in time of war.
우리 선원들은 전쟁 중에 오랜 구애를 할 여유가 없습니다, 엘리엇 양.
부인은 남편과 늘 함께하는 삶이 얼마나 단단한지를 말로 증명합니다.
the happiest part of my life has been spent on board a ship
내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는 배 위에서 보낸 시간이었다.
이 부부의 존재는 마지막 장에서 앤이 선택하는 삶의 모델이 됩니다. 앤이 장차 치르게 될 값을 화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She gloried in being a sailor’s wife
그녀는 선원의 아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4. 8년이라는 시간과 늦게 배운 낭만
앤의 사연은 한 문장으로 먼저 설명됩니다. 젊을 때는 신중함을 강요당했고, 나이 들어서야 낭만을 배웠다는 것입니다.
She had been forced into prudence in her youth
그녀는 젊을 때 억지로 신중해져야 했다.
she learned romance as she grew older: the natural sequel of an unnatural beginning
그녀는 나이가 들면서 낭만을 배웠다. 부자연스러운 시작의 자연스러운 속편이었다.
웬트워스를 8년 만에 다시 본 앤은 시간이 감정을 지워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to retentive feelings eight years may be little more than nothing
오래 간직하는 마음에게 8년은 거의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반면 웬트워스는 스스로의 마음을 이렇게 단정하지만, 이야기는 그 단정이 틀렸음을 곧 보여 줍니다.
Her power with him was gone for ever.
그에게 미치던 그녀의 힘은 영원히 사라졌다.
5. 서로를 잘못 읽는 두 사람
재회의 첫 장면은 오해의 목록입니다. 웬트워스는 메리를 통해 앤이 변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 앤은 그 말을 마음속에서 되풀이합니다.
Altered beyond his knowledge.
그가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변했다.
그가 결혼 상대로 꼽는 이상형은 앤과 정반대의 사람, 즉 설득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입니다. 허세 섞인 농담이 그 상처를 감춥니다.
Anybody between fifteen and thirty may have me for asking.
열다섯에서 서른 사이라면 누구든 청하기만 하면 나를 가질 수 있어.
A strong mind, with sweetness of manner
강한 정신, 그리고 부드러운 태도.
그러나 끝에 가서 그는 반대의 고백을 합니다. 8년 전에도 지금도, 그의 눈에 앤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to my eye you could never alter.
내 눈에 당신은 결코 변할 수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6. 차가운 예의가 더 아프다
재회 이후 두 사람 사이에는 싸움도 눈물도 없습니다. 예의만 있을 뿐이고, 그것이 가장 큰 거리가 됩니다.
Once so much to each other! Now nothing!
한때는 서로에게 그토록 전부였는데! 이제는 아무것도 아니라니!
어퍼크로스 응접실에서 웬트워스가 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장면이 그 절정입니다.
His cold politeness, his ceremonious grace, were worse than anything.
그의 차가운 공손함과 격식 있는 우아함이 무엇보다 더 아팠다.
화자는 웬트워스의 마음도 정확히 읽어 줍니다. 그는 용서하지 못하지만 냉정해질 수도 없습니다. 그 모순이 이후의 친절, 곧 지친 앤을 마차에 태워 주는 행동에서 계속 새어 나옵니다.
He could not forgive her, but he could not be unfeeling.
그는 그녀를 용서할 수 없었지만, 무정할 수도 없었다.
같은 자리에서 머스그로브 부인이 크로프트 부인의 말에 맞장구친 한 마디는 앤에게 다르게 들립니다.
There is nothing so bad as a separation.
이별만큼 나쁜 건 없지요.
7. 개암 열매와 굳건함의 한도
11월 산책길에서 웬트워스는 굳건함을 칭찬합니다. 앤은 울타리 너머에서 그 말을 엿듣습니다.
Let those who would be happy be firm.
행복해지고 싶은 사람은 굳건해야 합니다.
루이자에게 건네는 말에는 계절의 비유가 붙습니다.
If Louisa Musgrove would be beautiful and happy in her November of life
루이자 머스그로브가 인생의 11월에도 아름답고 행복하려면.
이 대화는 앤을 향한 비판이기도 합니다. 웬트워스는 설득에 쉽게 흔들리는 성격을 믿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 있습니다.
You are never sure of a good impression being durable; everybody may sway it.
좋은 인상이 오래갈지는 결코 알 수 없습니다. 누구든 그것을 흔들 수 있으니까요.
이 장면은 책 전체의 시험대입니다. 굳건함은 미덕이지만 고집과 구별되어야 하고, 앤이 나중에 곱씹는 생각은 이 비유에 한도를 긋습니다.
it should have its proportions and limits.
그것에는 정도와 한계가 있어야 한다.
8. 코브의 계단에서 드러난 사람
루이자가 계단에서 뛰어내렸다가 쓰러지자 라임의 해변은 갑자기 비명으로 가득 찹니다. 웬트워스의 절규는 평소의 단단함이 어디에도 없습니다.
Is there no one to help me?
나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까?
Oh God! her father and mother!
오, 맙소사! 이 아이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 혼란 속에서 침착하게 지시를 내리는 사람이 앤입니다. 지금까지 "그저 앤"이던 사람이 위기에서는 모두가 의지하는 사람이 되고, 웬트워스는 그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합니다.
if Anne will stay, no one so proper, so capable as Anne.
앤이 남아 준다면, 앤만큼 적임이고 능력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 사건은 루이자와의 가능성을 닫는 대신 웬트워스에게 굳건함과 고집의 차이를 가르칩니다. 개암 열매의 비유는 여기서 가장 쓰라린 방식으로 시험받습니다.
9. 어퍼크로스의 소음과 풍자
오스틴의 풍자는 큰 사건 사이사이의 작은 집안 소동에서 가장 날카롭습니다. 루이자는 올케를 두고 이런 평을 합니다.
She has a great deal too much of the Elliot pride.
그녀는 엘리엇 집안의 자존심을 너무 많이 가졌어요.
사고 소식을 들은 제독의 농담은 사건을 가볍게 만들지 못하면서도 분위기를 풀어 줍니다. 월터 경의 거울을 치웠다는 제독의 말도 그렇습니다.
This is breaking a head and giving a plaster, truly!
머리를 깨 놓고 고약을 붙여 주는 격이로군, 정말로!
there was no getting away from one’s self.
자기 자신에게서는 벗어날 수 없었다.
크리스마스철 어퍼크로스의 소동을 두고는 러셀 부인과 머스그로브 부인이 각자 입맛에 맞는 명분을 대는 장면이 있습니다. 소음은 한쪽에게는 괴로움이고 다른 쪽에게는 활기입니다.
nothing could be so good for her as a little quiet cheerfulness.
조용하고 명랑한 분위기만큼 그녀에게 좋은 것은 없었다.
10. 바스, 지위가 곧 환대인 도시
바스에서 월터 경 부녀가 누리는 즐거움에 대해 화자는 짧게 평합니다.
Here were funds of enjoyment.
여기에는 즐거움의 자금이 넘쳐났다.
월터 경의 눈에 바스의 가장 큰 결점은 그곳 사람들의 외모입니다.
The worst of Bath was the number of its plain women.
바스의 가장 나쁜 점은 못생긴 여자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엘리엇 씨는 인맥의 효용을 설득하면서 좋은 사회란 무엇인지를 정의합니다. 앤은 정중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선을 긋습니다.
that is not good company; that is the best.
그건 좋은 사회가 아닙니다. 그건 최상의 사회입니다.
too proud to enjoy a welcome which depends so entirely upon place
자리에 전적으로 달린 환대를 즐기기엔 너무 자존심이 센.
달림플 자작부인 모녀를 자랑하는 월터 경과 그들의 평범함에 창피해하는 앤의 대비가 이 대목의 요점입니다. 지위는 사람을 평가하는 도구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앤만이 알고 있습니다.
11. 엘리엇 씨, 흠잡을 데 없는 얼굴
엘리엇 씨는 예의 바르고 분별 있게 처신하는 구혼자 후보입니다. 러셀 부인은 그에게 마음을 빼앗기지만 앤의 직관은 한 가지에 걸려 있습니다.
Mr Elliot was rational, discreet, polished, but he was not open.
엘리엇 씨는 이성적이고 신중하고 세련되었지만, 마음을 열지 않았다.
그 직관이 맞았음은 스미스 부인의 폭로가 증명합니다. 그의 본성에 대한 판단은 직설적입니다.
Mr Elliot is a man without heart or conscience
엘리엇 씨는 마음도 양심도 없는 사람입니다.
Money, money, was all that he wanted.
돈, 돈, 그것이 그가 원하는 전부였다.
그의 악행은 겉으로 드러난 폭력이 아니라 친구의 재산을 낭비로 이끌고 유언 집행을 거부하는 조용한 방식이었습니다. 책은 이런 악이 예의 바른 얼굴 뒤에 숨는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그 얼굴에 속은 사람이 하필 러셀 부인이었다는 점에서, 첫인상과 설득의 위험이 다시 한 번 뒤집혀 나타납니다.
12. 스미스 부인과 병실의 지혜
가난하고 몸이 불편한 스미스 부인은 이 책에서 가장 큰 도덕적 권위를 지닌 인물입니다. 월터 경이 앤의 교제를 비웃는 말은 오히려 그의 안목의 빈곤을 드러냅니다.
you have the most extraordinary taste!
너는 참으로 별난 취향을 가졌구나!
앤은 병실에서 인간의 진짜 모습을 배운다고 낙관하고, 고난을 겪은 스미스 부인은 세상에 대한 쓰라린 인식을 털어놓습니다.
A sick chamber may often furnish the worth of volumes.
병실은 종종 책 여러 권의 가치를 제공한다.
There is so little real friendship in the world!
세상에는 진짜 우정이 너무나 적어요!
그러면서도 스미스 부인은 꺾이지 않고 명랑합니다. 마지막 장에서 수입과 건강이 나아져도 변함없이 명랑하다는 대목은, 행복이 환경이 아니라 마음에서 나온다는 앤의 믿음을 한 번 더 확인해 줍니다.
13. 부끄러운 기쁨
메리의 편지로 루이자와 벤윅의 약혼 소식이 도착했을 때 앤의 첫 반응은 놀랍도록 담담합니다.
He must love somebody.
그는 누군가를 사랑해야만 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곧 웬트워스가 자유로워졌다는 생각이 앤의 마음을 흔들고, 앤은 그 기쁨을 스스로 부끄러워합니다.
They were too much like joy, senseless joy!
그것은 너무나 기쁨 같았다, 분별 없는 기쁨!
밀섬 가에서 그를 마주치고 이성을 잃은 앤은 스스로 이렇게 인정합니다. 앤이 이 책에서 완벽한 인물이 아닌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she must confess to herself that she was not wise yet.
그녀는 아직 현명하지 못하다고 스스로에게 고백해야 했다.
같은 시기에 화자는 앤의 행복이 화려한 방과 무관하다고 적습니다.
Her happiness was from within.
그녀의 행복은 안에서 나왔다.
14. 음악회의 팔각형 방
앤이 먼저 웬트워스에게 말을 걸고, 두 사람은 라임의 기억을 이야기합니다. 앤의 말에는 8년 전의 고통도 같이 담겨 있습니다.
when pain is over, the remembrance of it often becomes a pleasure.
고통이 끝나면 그 기억은 종종 즐거움이 된다.
웬트워스는 패니 하빌을 잃은 벤윅이 쉽게 다시 사랑에 빠진 것에 놀라며, 첫사랑을 잃은 사람은 쉽게 잊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앤은 그 말이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알아챕니다.
He ought not; he does not.
그는 그래서는 안 되고, 그러지도 않는다.
그러나 엘리엇 씨가 앤의 어깨를 두드려 노래 번역을 부탁하는 순간, 웬트워스는 질투에 휩싸여 자리를 뜹니다.
there is nothing worth my staying for;
내가 머물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음 장에서 그는 이 질투를 좀 더 담담하게 이름 붙입니다. 호텔에서 앤에게 건넨 한마디는 책에서 가장 압축된 표현일 것입니다.
Eight years and a half is a period.
8년 반은 한 시대지요.
15. 누가 더 오래 사랑하는가
하빌 대위와 앤의 논쟁은 이 책의 사상적 중심입니다. 남자들이 쓴 책에서는 여자의 변덕이 흔한 이야기라는 하빌 대위의 말에 앤은 대답합니다.
Men have had every advantage of us in telling their own story.
남자들은 자기들의 이야기를 쓰는 데에서 우리보다 모든 이점을 누려 왔어요.
I will not allow books to prove anything.
저는 책이 무엇이든 증명하도록 허락하지 않겠어요.
이어서 앤은 여자의 사랑을 변호합니다. 이 말은 하빌 대위에게 하는 이야기이지만, 곁에서 펜을 놓친 웬트워스가 실제 청중입니다.
We certainly do not forget you as soon as you forget us.
우리는 당신들이 우리를 잊는 만큼 빨리 당신들을 잊지는 않아요.
that of loving longest, when existence or when hope is gone.
삶이나 희망이 사라진 뒤에도 가장 오래 사랑하는 것.
앤은 자신이 대놓고 고백하지 않으면서도 8년간의 마음을 가장 정확히 밝혔고, 웬트워스는 그 말을 듣고서야 침묵을 깨기로 합니다.
16. 한 통의 편지
웬트워스의 편지는 오스틴의 소설에서 가장 유명한 고백 장면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는 더는 잠자코 있을 수 없다며 마음을 털어놓습니다.
I am half agony, half hope.
나는 반은 고통이고 반은 희망입니다.
I have loved none but you.
나는 당신 말고는 사랑한 사람이 없습니다.
편지는 자기 변호이기도 합니다. 그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되 한 가지만은 양보하지 않습니다.
Unjust I may have been, weak and resentful I have been, but never inconstant.
나는 불공정했을 수도, 약하고 원망이 깊었을 수도 있지만, 결코 변심한 적은 없습니다.
답은 말이 아니라 눈빛 하나면 된다고 하며, 그는 앤에게 결정을 맡깁니다. 8년 전 남이 대신 내린 결정과 정반대의 방식입니다.
A word, a look, will be enough to decide
한마디 말, 한 번의 눈빛이면 결정하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17. 화해, 그리고 선원의 아내
한적한 자갈길에서 두 사람은 지난 시간을 서로 풀어놓습니다. 웬트워스는 자신의 자존심을 탓합니다.
I was proud, too proud to ask again.
나는 자존심이 셌습니다, 다시 청하기엔 너무.
Six years of separation and suffering might have been spared.
6년의 이별과 괴로움은 피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는 과분한 행복을 받아들이는 법도 배우겠다고 합니다.
I must learn to brook being happier than I deserve.
나는 내가 마땅한 것보다 더 행복하다는 사실을 견디는 법을 배워야겠습니다.
마지막 장은 오스틴 특유의 낙관적인 어조로 열립니다. 결말을 의심하는 독자는 없다는 듯 화자가 먼저 말합니다.
Who can be in doubt of what followed?
그 뒤에 일어난 일을 의심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러나 이 결말은 달콤하기만 하지 않습니다. 앤은 전쟁이 다시 오면 감당해야 할 걱정까지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행복과 불안을 함께 받아들이는 것, 이것이 8년의 설득을 거쳐 앤이 스스로 내린 결정입니다.
18. 이 책을 읽는 방법
『설득』은 24장의 짧은 소설이지만 화자의 풍자와 앤의 내면이 겹겹이 쌓여 있어서 천천히 읽을수록 더 많은 것이 보입니다. 처음이라면 1장(허영의 집안), 4장(8년 전의 파혼), 10장(개암 열매), 12장(코브의 계단)을 먼저 읽어 보세요. 이어서 19~20장(우산과 음악회)에서 두 사람이 엇갈리는 과정을 따라가고, 23장의 논쟁과 편지에서 책의 중심을 만나면 됩니다. 오스틴은 서두르는 법이 없고, 큰 사건보다 시선과 침묵, 말을 고르는 방식에 감정을 싣는 작가입니다. 그 때문에 처음 읽을 때는 웬트워스의 행동에 놀라고, 다시 읽을 때는 처음부터 흩어져 있던 단서와 앤의 침착한 관찰이 눈에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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