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819~1824년 출간
Don Juan
돈 후안
전설 속 유혹자를 순진하고 휘둘리는 청년으로 뒤집어, 세비야에서 난파선과 하렘, 전쟁터와 러시아 궁정, 영국 사교계까지 끌고 다니며 시대를 비웃는 바이런의 미완의 장편 풍자시
I want a hero: an uncommon want
나는 영웅을 원한다. 흔치 않은 소망이다.
Ah! surely nothing dies but something mourns!
아, 분명 죽는 것에는 슬퍼하는 무언가가 있다!
한눈에 보기
시인은 시대에 쓸 만한 영웅이 없다며 옛 친구 돈 후안을 주인공으로 삼는다. 세비야의 소년 후안은 어머니의 결벽한 교육 속에서 자라다 열여섯에 유부녀 줄리아와 사랑에 빠지고, 침대 속에 숨었다가 들켜 유럽 여행길에 오른다. 난파 끝에 해적의 딸 하이디와 짧은 낙원을 누리지만 그녀의 아버지 람브로가 돌아와 비극이 닥치고, 후안은 콘스탄티노플 노예시장을 거쳐 술탄의 하렘에 여장으로 들어간다. 이어 이스마일 요새 공략전에서 러시아군에 합류하고, 터키 소녀 레일라를 구한 뒤 캐서린 여제의 총애를 받다가 사절로 런던에 간다. 마지막 곡들에서는 아문데빌 부부의 고딕 저택에서 유령 소동이 벌어지고, 이야기는 열린 채 멈춘다. 열일곱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Frankenstein)
- 오스카 와일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The Picture of Dorian Gray)
- 알렉상드르 뒤마 『삼총사』 (The Three Musketeers)
한 권 요점
Don Juan
『돈 후안』은 영국 낭만주의 시인 바이런이 쓴 장편 풍자시로, 1819년에 첫 두 곡이 나온 뒤 1824년 무렵까지 이어서 발표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바이런은 1788년에 태어나 1824년에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시는 그의 마지막 대작으로 꼽힙니다. 제목의 돈 후안은 스페인 전설 속 희대의 바람둥이이지만, 바이런의 후안은 여자를 유혹하는 사람이 아니라 여자들에게 이끌려 다니는 잘생기고 순한 청년입니다. 이야기는 열일곱 곡으로 이어지고 마지막 곡은 미완의 단편입니다. 곡마다 사건은 절반이고 나머지 절반은 서술자의 수다입니다. 서술자는 전쟁과 명성, 돈과 결혼, 동시대 시인과 정치인, 자신의 늙어 감을 마음대로 오가며 빈정거립니다. 줄거리는 단순한 모험담이지만, 시가 정말로 재미있는 곳은 모험이 멈추고 시인이 끼어드는 순간입니다.
줄거리
제1곡 (1): 영웅이 없는 시대와 후안의 집안
시인은 요즘 영웅이 매달 새로 나타났다가 신문에서 허풍이 걷히면 사라진다며, 버논, 넬슨, 나폴레옹을 비롯한 이름난 사람들을 줄줄이 늘어놓고는 모두 자기 운율에 맞지 않는다고 물립니다. 그래서 무언극에서 늘 때가 되기도 전에 악마에게 끌려가던 옛 친구 돈 후안을 택합니다. 서사시가 흔히 사건 한복판에서 시작하는 것과 달리 자신은 처음부터, 곧 부모 이야기부터 풀겠다고 선언합니다. 후안은 세비야의 과달키비르 강가에서 귀족 호세와 학식 높은 이네스 사이에 태어납니다. 이네스는 완벽한 도덕의 화신이지만 호세는 바람을 피우고, 부부는 소송 직전까지 다투다 호세가 병으로 죽습니다. 홀로 된 이네스는 아들을 철저히 순결하게 키우려 고전의 음란한 대목을 지우고 박물학마저 금하고, 시인은 그런 교육이 옳지 않다고 비꼽니다.
제1곡 (2): 줄리아와 한밤의 소동
열여섯 살의 후안은 어머니의 친구인 스물세 살 돈나 줄리아와 가까워집니다. 그녀는 무어인의 피가 섞인 검은 눈의 미인이고 쉰 살 남편 알폰소와 삽니다. 눈길이 엇갈리면서 둘 다 감정을 알아차리고, 줄리아는 성모에게 기도하며 이 마음이 순수한 플라토닉 사랑일 뿐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합니다. 후안은 사랑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숲을 헤매며 별과 지구와 줄리아의 눈을 번갈아 떠올리다 점심조차 잊습니다. 이네스는 이를 보고도 모른 척합니다. 6월 6일 저녁 줄리아의 별채에서 둘만 남은 두 사람은 우연처럼 손을 잡고 입을 맞추고, 줄리아는 눈물로 거부한다고 속삭이다 결국 굴복합니다. 시인은 여러 달을 건너뛰어 달콤한 것들을 길게 노래합니다. 곤돌라꾼의 노래, 포도 수확, 복수와 유산을 나열하다가 무엇보다 첫사랑이 가장 달콤하다고 말하고, 우두법과 안전등 같은 시대의 발명품을 비꼬며 인간이 영광이든 사랑이든 쫓다 결국 죽는다는 허무로 끝맺습니다.
11월 한밤, 하녀 안토니아가 알폰소가 하인들과 횃불을 들고 쳐들어온다고 알립니다. 알폰소는 온 방을 뒤지지만 줄리아는 침대에서 분노와 눈물로 남편을 몰아세워 오히려 그의 의심을 부끄럽게 만들고, 안토니아도 거들어 일행을 내쫓습니다. 문이 닫히자 침대 속에 숨어 있던 후안이 숨이 막힌 채 기어 나옵니다. 곧 알폰소가 혼자 돌아와 변명을 늘어놓다 침실에서 남자 신발을 발견하고 칼을 가지러 나갑니다. 줄리아는 후안을 벽장에서 서둘러 내보내지만 복도에서 알폰소와 마주치고, 둘은 맨몸으로 격투합니다. 후안은 옷마저 찢긴 채 도망칩니다. 소동은 신문에까지 보도되고 알폰소는 이혼 소송을 내며, 이네스는 성모에게 양초를 바치겠다고 서약하고 아들을 카디스에서 배에 태워 유럽 여행길에 보냅니다. 줄리아는 수녀원으로 보내지고, 후안에게 편지를 씁니다. 사랑은 남자에게 삶의 일부일 뿐이지만 여자에게는 전부이며, 후회 없이 영원히 그를 사랑하고 기도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시인은 이 시가 열두 권 서사시로 이어질 것이며 이야기가 실화라고 능청스럽게 장담하고, 워즈워스, 콜리지, 사우디 같은 시인들을 조롱하며 부도덕하다는 비난을 미리 받아칩니다. 후반부에서는 서른 살에 머리가 세었다며 청춘과 사랑의 상실을 한탄하다 명성과 피라미드의 덧없음에 이르러 작별을 고합니다.
제2곡: 난파와 하이디
후안은 카디스에서 배를 타고 떠나지만 줄리아에게 한 맹세는 뱃멀미 속에 흐지부지됩니다. 폭풍으로 배가 부서져 가라앉고, 구명보트에서 굶주린 선원들이 제비를 뽑아 가정교사 페드리요를 먹는 참혹한 일이 벌어집니다. 후안은 홀로 해안에 닿아 쓰러집니다. 해적의 딸 하이디와 하녀 조이가 동굴에서 그를 살려 돌보고, 말이 통하지 않아도 두 사람은 사랑에 빠져 해변에서 입을 맞추고 맺어집니다. 시인은 사랑과 변덕을 능청스레 늘어놓습니다.
제3곡: 잔치판이 된 집과 아베 마리아
약탈 항해를 마친 하이디의 아버지 람브로가 돌아와, 죽은 줄 알았던 자기 집이 잔치판이 된 것을 봅니다. 하인들은 춤추고 마시고, 하이디와 후안은 호화로운 차림으로 연회를 즐깁니다. 람브로는 분노를 감추고 조용히 집에 들어섭니다. 시인은 연애와 결혼의 차이를 비꼬고, 궁정 시인이 지어 부르는 '그리스의 섬들'을 싣습니다. 이어 워즈워스와 사우디를 조롱하고, 해 질 녘 아베 마리아의 기도 시간을 그리는 대목으로 끝맺습니다.
제4곡: 하이디의 죽음과 노예시장
시인은 시를 시작하기가 어렵고 세월과 역경이 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며, 자신의 웃음은 울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후안과 하이디는 낙원 같은 사랑 속에 살지만, 하이디는 바다와 죽은 후안의 꿈을 꾸다 깨어나 아버지 람브로와 마주칩니다. 람브로는 부하들을 불러 후안을 제압해 배에 실어 보내고, 하이디는 열이틀을 넋이 나간 채 앓다 뱃속 아이와 함께 숨집니다. 후안은 포로선에서 이탈리아 가수단과 만나고, 라우코칸티의 입담을 거쳐 콘스탄티노플 노예시장에 이릅니다. 중간중간 트로이 폐허, 단테의 무덤, 명성의 허망함, 푸른 스타킹 여인들에 대한 풍자가 끼어듭니다.
제5곡: 술탄의 궁전
시인은 연애시를 비판하는 서두를 연 뒤, 노예시장에 선 후안을 영국인 같은 서른 살쯤의 사내 곁에 세웁니다. 이 사내는 세 번 결혼한 이력을 농담처럼 털어놓으며 후안을 위로합니다. 두 사람은 환관 바바에게 팔려 궁전으로 끌려가고, 후안은 여장을 강요받아 반발하다 결국 따릅니다. 술탄의 넷째 부인 굴베야즈 앞에 서지만 발에 입 맞추기를 거부하고, 사랑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하이디를 떠올리며 울음을 터뜨린 뒤 사랑하지 않음이 그 증거라고 당당히 맞섭니다. 분노했던 그녀가 울자 후안이 흔들리는 순간 술탄이 행차합니다. 술탄은 후안을 보고 새로 산 여자가 예쁘다고 말할 뿐입니다.
제6곡: 하렘의 후아나
시인은 남자와 여자에게는 각기 밀물 때가 있고 사랑 때문에 왕국을 던지는 이들의 마음을 변호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굴베야즈는 쉰아홉 살 남편의 천오백 번째 몫일 뿐인 자신의 처지를 곱씹습니다. 후안은 여자로 변장해 하렘의 시녀들 사이로 들어가 '후아나'라 불립니다. 로라, 카틴카, 두두가 새 동무에게 마음을 쓰고, 시녀들의 어머니는 후안을 얌전한 두두의 침상에 맡깁니다. 두두는 사과와 벌의 꿈을 꾸다 한밤에 비명을 질러 소동이 나지만 후아나는 곤히 잠들어 있고, 두두는 후아나의 품에 얼굴을 묻고 목덜미가 붉어집니다. 간밤 일을 들은 굴베야즈는 충격 속에서 바바에게 두 사람을 바다로 보낼 채비를 명하지만, 바바는 만류하고 결국 두 사람을 데려오라는 지시가 떨어집니다. 시인은 이야기를 멈추고 전쟁 대목으로 넘어가겠다고 예고합니다.
제7~8곡: 이스마일 공략전
제7곡에서 시인은 사랑과 영광이 유성처럼 덧없다고 노래하고, 인생이 허무하다고 말한다며 자신을 나무라는 이들에게 소크라테스와 솔로몬도 같은 말을 했다고 응수합니다. 이야기는 다뉴브 강변의 요새 이스마일 공략으로 넘어갑니다. 러시아군의 엉성한 포대와 실패한 첫 공격, 영웅들의 길고 발음하기 어려운 이름들이 풍자되고, 총사령관 수와로가 도착해 병사를 직접 조련합니다. 탈출한 후안과 존슨 일행은 수와로 앞에 불려 오고, 수와로는 둘을 공격 선봉에 세우고 터키 여인들은 후방으로 보내려 합니다. 공격 직전의 정적에서 곡이 끝납니다.
제8곡에서 총공격이 시작되며 시인은 전쟁의 영광을 비꼽니다. 어둠 속에서 포화와 "알라" 함성이 뒤섞이고, 후안은 첫 전투에서 대열을 잃은 채 라시 장군의 부대에 합류합니다. 존슨은 흩어진 병사를 다시 모아 성벽에 오릅니다. 시인은 평화로운 숲의 켄터키 개척자 분을 곁들여 문명과 대비시킵니다. 후안은 코사크에게 쫓기던 터키 소녀를 구해 보호하겠다고 고집하고, 늙은 칸과 다섯 아들은 끝까지 싸우다 죽습니다. 도시는 함락되고 수와로는 승전 보고를 쓰며, 후안은 소녀와 함께 급보 전달자로 보내집니다.
제9~10곡: 페테르부르크의 총신, 런던으로
제9곡에서 시인은 웰링턴 공작에게 워털루의 공을 비꼬며 훈계하고, 죽음의 해골과 소화불량, 몽테뉴식 회의론 같은 인생 단상을 늘어놓으며 전제 군주와 폭도 양쪽에 반대한다고 선언합니다. 후안은 덜컹거리는 마차로 페테르부르크에 가 멋진 제복의 미청년으로 궁정에 나타납니다. 캐서린 여제는 승전 보고에 기뻐하다 무릎 꿇은 청년에게 마음이 끌려 그를 새 총신으로 삼고, 궁정은 술렁이지만 후안은 우아하게 응대합니다.
제10곡은 뉴턴의 사과로 시작해 진보와 자신의 시를 견주고, 오랜 적과 화해하며 스코틀랜드 혈통을 회고합니다. 후안은 러시아 궁정에서 총애를 받으며 사치와 방탕에 빠지고, 어머니 이네스는 스페인에서 편지로 그를 격려합니다. 그러다 병이 들어 의사들이 전지 요양을 권하자 여제는 영국과의 교섭을 맡기는 사절 임무를 주어 그를 떠나보냅니다. 후안은 애완동물과 레일라를 마차에 태워 폴란드와 독일을 지나 영국 해협을 건넙니다. 레일라는 개종을 거부합니다. 도버와 캔터베리를 거쳐 슈터스 힐에서 런던을 바라보는 데서 곡이 끝납니다.
제11~12곡: 런던과 사교계
러시아의 밀사로 슈터스 힐에 이른 후안은 자유의 땅이라 감탄하다 노상강도의 습격을 받고, 권총으로 쏜 톰이 "샐에게 전해 달라"며 목도리를 남기고 죽는 것을 봅니다. 호텔에서 신임장을 올린 그는 푸른 스타킹 부인들의 무도회에서 환대받습니다. 시인은 거짓말 예찬, 한때 자신이 '시단의 나폴레옹'이었다는 회고, 동시대 문인 풍자, 세상이 얼마나 빨리 변했는지에 대한 한탄을 늘어놓고 영국이 도덕적이지 않다고 단언합니다. 제12곡은 중년의 지루함과 황금 예찬, 로스차일드와 베어링이 유럽의 진짜 주인이라는 풍자, 돈이 사랑을 지배한다는 논변으로 이어집니다. 고아 레일라의 양육을 두고 귀부인들이 다투자 후안은 젊을 적 방탕했다가 덕이 높아진 핀치벡 부인에게 레일라를 맡깁니다. 결혼 시장의 계략과 교태, 불륜 소송의 위험, 영국 여인의 매력이 논해지고, 시인은 지금까지의 열두 곡이 서곡일 뿐이라고 밝힙니다.
제13~14곡: 아문데빌 저택
제13곡에서 시인은 이제 진지해지겠다며 증오와 돈키호테를 논한 뒤, 후안이 외교 일로 사귀게 된 헨리 경과 그의 아내 아델린 아문데빌 부인을 소개합니다. 헨리 경은 오만하나 후안을 아끼고, 아델린은 차갑지만 속이 뜨겁습니다. 부부가 고딕풍 노르만 수도원 저택으로 떠나고, 가을 사냥철에 피츠풀크 공작부인을 비롯한 손님 서른 남짓이 모여 사냥과 만찬, 서신과 대화로 날을 보냅니다. 시인은 상류 사회가 '지루하게 하는 자와 지루해하는 자'뿐이라고 평합니다.
제14곡에서 시인은 철학적 확신의 불가능, 죽음과 자살 충동, 글을 쓰는 이유, 상류 사회 묘사의 어려움, 여성의 처지와 사랑을 논합니다. 후안은 사냥과 춤, 경청으로 인기를 얻고, 피츠풀크 공작부인이 추파를 던지자 아델린이 걱정해 남편에게 충고를 청하지만 냉담한 답만 듣습니다. 아델린은 후안을 친구로서 지키려 하고, 시인은 그녀의 마음이 공허했음을 밝힙니다. 두 사람의 사연은 다음 곡으로 미뤄지며 당구에서 시작된 옛 일화가 암시됩니다.
제15곡: 신붓감 목록과 오로라
시인은 삶이 "아!"와 "오!" 같은 감탄사에 불과하다며 수다스럽게 시작합니다. 아델린 아문데빌 부인은 순수하고 정숙하며 후안의 꾸밈없는 태도와 달콤한 목소리에 호감을 느낍니다. 그녀는 그의 영혼을 구하겠다며 결혼을 권하고 신붓감을 줄줄이 늘어놓지만, 고아 오로라 래비는 일부러 뺍니다. 후안이 이를 물으면 아델린은 불쾌해합니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후안은 두 사람 사이에 앉고, 오로라는 무심한 데 비해 후안은 점차 정성을 보입니다. 시인은 요리, 회의론, 유령 이야기를 곁들이며 샛길로 빠집니다.
제16곡: 검은 수사
시인은 유령 이야기가 가장 진실하다고 선언합니다. 연회가 끝난 밤 후안은 달빛이 드는 고딕 저택의 긴 화랑에서 두건 쓴 검은 수사의 환영을 세 번 봅니다. 아침에 그는 창백하고 멍한 모습으로 식탁에 앉고, 헨리 경이 검은 수사 전설을 꺼내자 아델린이 하프를 켜며 그 노래를 부릅니다. 낮에는 영지 일과와 만찬이 이어지고, 후안은 정신이 나가 생선을 엉뚱하게 덜어 냅니다. 오로라는 그를 보며 잔잔히 미소 짓습니다. 둘째 밤 후안은 용기를 내어 수사를 쫓다 벽에 부딪친 뒤 그 정체가 피츠풀크 공작부인임을 알게 됩니다.
제17곡: 미완의 끝
시인은 세상에 고아가 가득하다며 부모를 잃은 고아뿐 아니라 사랑을 못 받은 아이, 외동, 부유한 고아까지 포함시킵니다. 이어 "당신이 옳다면 모두가 틀렸다"는 통념에 맞서 자유로운 토론을 옹호하고, 갈릴레오와 소크라테스 같은 현인이 박해받았음을 상기합니다. 자신을 절제하면서도 성질이 급한 모순 덩어리로 소개하고, 제16곡에서 후안이 달빛 아래 놓였던 장면은 미결로 남겨 둡니다. 아침 식탁에 후안과 공작부인이 창백하고 지친 모습으로 들어서는 데서 글이 멈춥니다. 이야기는 끝나지 않은 채 끝나고, 후안이 어디에 닿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영웅을 찾아서
시의 첫 줄은 도발입니다. 시인은 영웅을 원하지만, 시대에 나타나는 영웅은 모두 신문의 허풍 속에서 태어났다 사라집니다.
I want a hero: an uncommon want
나는 영웅을 원한다. 흔치 않은 소망이다.
그가 고른 주인공은 무언극에서 악마에게 끌려가던 옛 친구입니다. 서사시의 관례를 따르지 않는 방식도 선언합니다.
My way is to begin with the beginning
내 방식은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Famous for oranges and women
오렌지와 여인으로 이름난.
세비야를 소개하는 이 한 줄에서 이미 이 시의 어조가 드러납니다. 영웅의 고향을 장엄하게 그리는 대신 장사와 연애로 이름난 곳이라고 말해 버립니다.
2. 이네스의 교육
후안의 어머니 이네스는 도덕과 학식의 화신으로 그려지지만, 시인은 그 지성을 비웃듯 묘사합니다.
Her thoughts were theorems, her words a problem
그녀의 생각은 정리였고, 그녀의 말은 문제였다.
남편의 허물을 두고 두 사람이 벌인 다툼 앞에서 시인은 이렇게 한마디 얹습니다.
Dead scandals form good subjects for dissection.
죽은 추문은 해부하기 좋은 소재다.
이네스는 아들이 음란한 대목을 접하지 못하도록 고전을 지우고 박물학마저 막습니다. 지나친 순결 교육이 오히려 소년을 순진한 채로 사랑 앞에 세우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 시인의 시니컬한 논지입니다.
3. 줄리아와 플라톤 탓
줄리아의 마음은 기도와 자기기만 사이를 오갑니다. 시인은 그것을 육신의 약함이라는 오래된 표현으로 요약합니다.
The flesh is frail, and so the soul undone
육신이 약하니 영혼도 무너진다.
6월의 저녁, 거절은 형식으로만 남습니다.
And whispering ‘I will ne’er consent’—consented.
그리고 "결코 허락하지 않겠어요"라 속삭이며 허락하고 말았다.
이어지는 여담에서 시인은 가장 달콤한 것을 헤아리며 복수에서 첫사랑까지 나열합니다.
Sweet is revenge—especially to women
복수는 달콤하다. 특히 여자에게는.
But sweeter still than this, than these, than all, Is first and passionate love
그러나 이것보다, 이 모든 것보다 더 달콤한 것은 처음의 열정적인 사랑이다.
이 대목은 유혹의 이야기를 도덕의 눈이 아니라 인간 습성의 관찰로 읽게 합니다. 줄리아는 악녀가 아니라 자기 마음을 설득하는 데 서툰 사람으로 그려집니다.
4. 침대 속의 후안과 줄리아의 편지
알폰소가 횃불을 들고 쳐들어온 밤, 줄리아의 연설은 한 편의 연극입니다. 눈물의 항변을 마치고 그녀가 하녀에게 던지는 말은 능청스럽습니다.
Antonia! where’s my pocket-handkerchief?
안토니아! 내 손수건 어디 있니?
시인은 이 장면에서 여성의 연기력을 짐짓 감탄하는 척합니다.
The charming creatures lie with such a grace
매력적인 여인들은 어찌나 우아하게 거짓말을 하는지.
그러나 사건 뒤 수녀원으로 보내진 줄리아가 쓰는 편지의 어조는 다릅니다. 풍자의 웃음 사이에 시인이 진심을 한 줄 내려놓는 순간입니다.
Man’s love is of man’s life a thing apart
남자의 사랑은 남자의 삶에서 떨어져 있는 한 부분이다.
웃기는 소동 끝에 한 사람은 바다로, 한 사람은 수녀원으로 갑니다. 이 비대칭이 시 전체에서 반복되는 사랑의 값 차이를 미리 보여 줍니다.
5. 시인의 맺음말과 환멸
제1곡 끝에서 시인은 자신을 비난할 이들을 미리 상대합니다. 연장을 탓하지 않는다는 속담으로 시작합니다.
Good workmen never quarrel with their tools
훌륭한 일꾼은 연장 탓을 하지 않는다.
그러고는 이 이야기가 실화라고 능청스럽게 장담합니다.
Whereas this story ’s actually true.
반면 이 이야기는 정말 실화다.
그러나 곡의 후반은 다른 얼굴입니다. 서른의 시인은 청춘이 얼마나 빨리 지나갔는지를 씁니다.
Have squander’d my whole summer while ’it was May
아직 5월일 때 여름을 통째로 탕진해 버렸다.
All things that have been born were born to die
태어난 모든 것은 죽기 위해 태어났다.
농담과 허무를 번갈아 던지는 이 박자가 시 전체의 호흡입니다. 웃음은 허무를 가리는 가면이 아니라 허무에 대처하는 방식으로 제시됩니다.
6. 난파와 뱃멀미
열여섯 소년이 이혼 소동을 일으킨 일은 가정교사들을 쩔쩔매게 했다는 투로 이야기됩니다. 줄리아에게 한 맹세는 배 위에서 첫 파도와 함께 무너집니다.
Sooner shall heaven kiss earth (here he fell sicker)
하늘이 땅에 입 맞추는 날이 오기 전에야(여기서 그는 더 심하게 앓았다).
폭풍과 굶주림의 대목에서도 시인은 풍자를 놓지 않습니다. 구명보트의 절박함 속에서 위로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There’s nought, no doubt, so much the spirit calms As rum and true religion
영혼을 이만큼 달래는 것은 럼과 참된 신앙뿐이라는 데 의심이 없다.
’it is best to struggle to the last
끝까지 버티는 것이 최선이다.
페드리요의 최후는 이 시에서 가장 어두운 사건 가운데 하나이지만, 서술은 선원들의 절망을 사실로만 전합니다. 풍자는 인간의 한계를 조롱하지 않고 그 한계를 정직하게 드러내는 데 쓰입니다.
7. 하이디와 후안
제2곡의 중심은 해변의 만남입니다. 두 사람은 말이 통하지 않아도 사랑에 빠집니다.
A long, long kiss, a kiss of youth, and love
길고 긴 입맞춤, 젊음과 사랑의 입맞춤.
두 사람의 결합에는 증인도 사제도 없습니다. 시인은 이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Their priest was Solitude, and they were wed
그들의 사제는 고독이었고, 그렇게 두 사람은 맺어졌다.
사랑이 감각이 아니라 영혼 자체라는 설명도 뒤따릅니다.
Love was born with them, in them, so intense
사랑은 그들과 함께, 그들 안에서 태어났고 그토록 강렬했다.
변덕을 혐오한다는 시인의 과장된 고백이 곧 이어 자기 고백으로 뒤집힌다는 점이 이 장의 묘미입니다. 하이디와 후안의 사랑은 이 시에서 풍자의 그늘이 가장 얇은 대목이기도 합니다.
8. 잔치판과 결혼에 대한 농담
람브로가 돌아오기 전 하이디의 집은 잔치로 들썩입니다. 시인은 그 틈에 연애와 결혼의 차이를 비꼽니다.
Marriage from love, like vinegar from wine
사랑에서 나온 결혼은 포도주에서 나온 식초 같다.
All tragedies are finish’d by a death, All comedies are ended by a marriage
모든 비극은 죽음으로 끝나고, 모든 희극은 결혼으로 끝난다.
쾌락에 대한 격언은 반어에 가깝습니다.
There is no sterner moralist than Pleasure.
쾌락만큼 엄한 도덕가는 없다.
궁정 시인이 부르는 '그리스의 섬들' 노래에서는 시인의 목소리가 한 번 진지해집니다.
For standing on the Persians’ grave, I could not deem myself a slave.
페르시아인들의 무덤 위에 서서는 나 자신을 노예라 여길 수 없었다.
풍자시 한복판에서 마라톤의 기억을 불러내는 이 노래는, 이 시가 단지 조롱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려 줍니다.
9. 하이디의 죽음과 노예시장
제4곡에서 시인은 연인의 이별을 옛말로 애도합니다.
‘Whom the gods love die young,’ was said of yore
"신들이 사랑하는 자는 일찍 죽는다"는 말이 옛날부터 있었다.
이 사건에 얽힌 아이러니도 시인은 놓치지 않습니다. 후안이 사슬에 묶여 바다로 보내진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And all because a lady fell in love.
그리고 그 모든 것은 한 여인이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었다.
For soon or late Love is his own avenger.
머지않아 사랑은 스스로 복수한다.
하이디는 열이틀을 앓다 숨지고, 이 죽음은 시의 가장 무거운 상실로 남습니다. 곧이어 노예시장에서 시인의 냉소가 돌아오지만, 하이디를 향한 문장들은 풍자 바깥에 놓여 있습니다.
10. 하렘의 문턱에서
같은 처지의 노예는 운명론으로 후안을 위로합니다.
Men are the sport of circumstances, when The circumstances seem the sport of men.
사람이 환경의 노리개가 될 때는, 환경이 사람의 노리개로 보이는 때이기도 하다.
여장을 강요받은 후안의 반응은 단순하고 우스꽝스럽습니다.
‘Old gentleman, I’m not a lady.’
"노신사 양반, 저는 숙녀가 아닙니다."
굴베야즈 앞에서 그는 권력에 몸은 맡기되 마음은 맡기지 않겠다고 맞섭니다.
hands obey—our hearts are still our own.’
손은 따르지만 마음은 여전히 우리 것입니다.
그런데 이 당당함은 분노했던 그녀가 울자 흔들립니다. 시인은 이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But all his great preparatives for dying Dissolved like snow before a woman crying.
죽을 각오는 우는 여인 앞에서 눈처럼 녹아 버렸다.
후안의 영웅다움은 용기가 아니라 눈물 앞의 무력함에 있습니다. 바이런의 후안이 전설의 유혹자와 정반대인 까닭이 여기에서 선명해집니다.
11. 굴베야즈와 두두
제6곡은 남자만이 아니라 여자에게도 밀물이 있다는 선언으로 시작합니다.
There is a tide in the affairs of women
여자의 일에도 밀물이 있다.
술탄의 천오백 번째 몫이라는 자신의 처지를 곱씹는 굴베야즈에게 이 문장은 이중으로 읽힙니다. 한편 두두는 한 줄로 요약됩니다.
She never thought about herself at all.
그녀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밤의 소동이 알려지고 굴베야즈가 두 사람을 바다로 보내라고 명하자, 바바는 직언으로 그녀를 말립니다.
That killing him is not the way to cure you.’
그를 죽이는 것은 당신을 치유하는 길이 아닙니다.
하렘 장면은 소동극의 형식을 빌렸지만, 질투와 외로움으로 움직이는 인물들을 조롱하지 않고 이해하는 시선으로 그립니다.
12. 이스마일, 전쟁이라는 경건한 소일거리
제7곡에서 시인은 영광을 묻는 이들에게 조롱으로 답하고, 수와로를 이렇게 요약합니다.
Hero, buffoon, half-demon, and half-dirt,
영웅이자 광대, 반은 악마이고 반은 흙인 사내.
제8곡의 총공격 장면에서 시인은 전쟁의 가치를 저울질합니다.
The drying up a single tear has more Of honest fame
눈물 한 방울을 닦아 주는 일이 더 정직한 명예를 지닌다.
And such is victory, and such is man!
이것이 승리요, 이것이 인간이다!
학살 속에서 후안이 한 일은 작고 구체적입니다. 쫓기던 소녀를 지키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This child, who is parentless, and therefore mine.
부모 없는 이 아이는 그러므로 내 아이다.
영웅이 없다는 서두의 선언은 여기서 완성됩니다. 장군은 승전 보고를 쓰고 이름을 남기지만, 이 시가 영웅다움을 인정하는 것은 이름 모를 소녀 하나를 지켜 준 후안의 고집입니다.
13. 웰링턴과 시인의 정치관
제9곡에서 시인은 웰링턴 공작을 직접 겨냥합니다. 워털루의 영웅에게 던지는 평가는 신랄합니다.
Have left undone the greatest—and mankind.
가장 큰 일, 그리고 인류를 남겨 두었다.
그는 해골의 웃음을 통해 인생무상을 말하고, 자신의 정치적 입장도 분명히 합니다.
Death laughs at all you weep for:
죽음은 당신이 우는 모든 것을 비웃는다.
I wish men to be free As much from mobs as kings
나는 사람들이 군주로부터만큼 군중으로부터도 자유롭기를 바란다.
이야기의 계획이 없다는 고백도 이 곡에서 나옵니다.
I never know the word which will come next.
다음에 올 말이 무엇인지는 나도 결코 알지 못한다.
시인의 목소리가 군주와 군중 어느 쪽에도 기울지 않는다는 점은 후안이 어느 진영에도 오래 머물지 않는 이야기 구조와 맞닿아 있습니다.
14. 여제의 궁정과 길 위의 레일라
급보를 들고 페테르부르크에 닿은 후안은 구한 생명 하나가 월계관보다 값지다는 생각을 안고 있습니다.
That one life saved, especially if young Or pretty, is a thing to recollect
구한 한 생명, 특히 젊거나 예쁘다면, 그것은 두고두고 기억할 일이다.
제10곡은 뉴턴의 사과로 시작합니다. 아담에서 뉴턴으로 이어지는 재치입니다.
Man fell with apples, and with apples rose,
인간은 사과로 타락했고, 사과로 다시 일어섰다.
여제의 총신으로 사치에 빠진 후안은 병이 들어 사절로 떠나고, 시인은 돈에 대한 집착을 마키아벨리식 경구로 비꼽니다.
Take lives, take wives, take aught except men’s purses
목숨을 빼앗고 아내를 빼앗아도 좋지만 사람들의 지갑만은 건드리지 마라.
마차 안의 어린 레일라는 주교들의 설득에도 자기 믿음을 지킵니다.
She still held out that Mahomet was a prophet.
그녀는 여전히 마호메트가 예언자라고 버텼다.
총신의 호사로움 곁에 고집 센 어린 소녀를 나란히 놓는 구성이 이 대목의 균형을 이룹니다.
15. 런던: 거짓말과 황금
제11곡의 런던은 노상강도로 맞이합니다. 후안이 쏜 톰의 죽음은 한 줄로 정리됩니다.
But Tom’s no more—and so no more of Tom.
하지만 톰은 이제 없다. 그러니 톰 이야기도 이제 없다.
시인은 거짓말을 예찬하며 시대의 위선을 건드립니다.
Praised be all liars and all lies!
모든 거짓말쟁이와 모든 거짓말에 찬사를!
세월의 덧없음은 나폴레옹의 몰락으로 설명됩니다.
I have seen Napoleon, who seem’d quite a Jupiter, Shrink to a Saturn.
유피테르 같던 나폴레옹이 사투르누스로 쪼그라드는 것을 나는 보았다.
제12곡에서는 돈이 사랑을 지배한다는 논변이 이어집니다.
Heaven is not Love, ’it is Matrimony.
천국은 사랑이 아니라 결혼이다.
Cash rules the grove, and fells it too besides
돈이 숲을 지배하고, 게다가 숲을 베어 넘기기까지 한다.
영국 사교계에 대한 시인의 평가는 가혹하지만, 그가 그리는 것은 도덕적 우월감이 아니라 모두가 같은 판에 얽혀 있다는 감각입니다.
16. 아문데빌 저택의 사교계
제13곡의 화자는 진지해지겠다고 선언하지만 곧 사랑과 증오를 경구로 풀어 놓습니다.
Men love in haste, but they detest at leisure.
사람들은 서둘러 사랑하고, 느긋하게 증오한다.
사냥철 저택에 모인 상류 사회는 두 부류로 나뉩니다.
Form’d of two mighty tribes, the Bores and Bored.
지루하게 하는 자와 지루해하는 자, 두 거대한 부족으로 이루어졌다.
제14곡에서는 진실과 허구의 위계를 뒤집습니다.
for truth is always strange; Stranger than fiction
진실은 언제나 기이하다. 소설보다 더 기이하다.
Love bears within its breast the very germ Of change
사랑은 가슴속에 변화의 씨앗을 품고 있다.
아델린이 후안을 친구로 지키려 하면서 마음이 공허했다는 시인의 진단이 붙을 때, 사교계 풍자는 어느새 한 사람의 내면 이야기로 좁아집니다.
17. 오로라, 검은 수사, 미완의 끝
제15곡에서 오로라 래비는 단 한 줄로 소개됩니다. 후안이 사람을 보는 눈이 처음으로 달라지는 순간입니다.
She look’d as if she sat by Eden’s door.
그녀는 에덴의 문가에 앉아 있는 듯 보였다.
제16곡은 유령 이야기를 가장 진실하다고 자랑하며 시작합니다. 달빛 아래 두건 쓴 수사를 쫓던 밤의 결말은 우스꽝스러운 반전입니다.
Beware! beware! of the Black Friar
조심하라, 조심하라, 검은 수사를!
The ghost had a remarkably sweet breath.
그 유령은 유난히 달콤한 숨결을 지니고 있었다.
마지막 곡은 시인의 목소리가 이야기 위로 올라서는 단편입니다.
The world is full of orphans
세상은 고아로 가득하다.
시인은 이 말에 부모를 잃은 아이뿐 아니라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와 외동, 부유한 고아까지 넣어, 고아라는 말을 세상 모든 이의 처지로 넓힙니다. 이야기는 열린 채 멈추지만, 계획 없이 흘러가는 글쓰기를 자처한 시인의 방식과 어울리는 끝입니다.
18. 이 책을 읽는 방법
『돈 후안』은 연 단위로 쓰인 긴 시이고, 곡마다 이야기와 수다가 번갈아 나오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처음이라면 제1곡(영웅 찾기와 줄리아), 제2곡의 난파와 하이디, 제4곡의 이별, 제5~6곡의 하렘을 먼저 읽어 보세요. 그다음 제7~8곡의 전쟁 풍자와 제9곡의 정치관, 제11~14곡의 영국 사교계 순으로 읽으면 이야기의 큰 흐름이 이어집니다. 서술자의 여담을 건너뛰고 싶다면 사건 장면만 따라가도 되지만, 시의 맛은 여담에 있습니다. 당대의 인물과 사건에 대한 언급이 많아 낯선 이름이 나오더라도 건너뛰며 읽을 수 있고, 같은 구절을 소리 내어 읽으면 운율이 만드는 익살이 더 잘 느껴집니다. 제17곡은 미완이므로 후안의 마지막 모험은 독자의 상상으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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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장을 원어 음성으로 따라 들으며 이야기를 귀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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