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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Gem · 한 권 요점

출판년도 1637

Discourse on the Method

방법서설

이성을 올바르게 이끌고 학문에서 진리를 구하는 방법에 관한 서설

The first was never to accept anything for true which I did not clearly know to be such

첫째는, 내가 분명히 참이라고 알지 못하는 것은 어떤 것도 참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었다.

to endeavor always to conquer myself rather than fortune, and change my desires rather than the order of the world

언제나 운명보다 나 자신을 이기려 애쓰고, 세상의 질서보다 내 욕망을 바꾸려 애쓰는 것.

한눈에 보기

모든 것을 의심한 끝에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에 이른 철학자가, 자기 생각이 어떻게 자라났는지를 이야기하듯 들려준 책. 이 글은 그 길을 스물여섯 가지로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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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 요점

Discourse on the Method

르네 데카르트(1596–1650)는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라는 문장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입니다. 그 문장이 처음 실린 책이 1637년에 나온 『방법서설』입니다. 이 책은 학술 논문처럼 딱딱하게 쓰이지 않았습니다. 데카르트 스스로 이 책을 "이야기"라고 부르며, 자신이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를 한 사람의 인생담처럼 들려줍니다. 라틴어가 아닌 프랑스어로 썼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학자만이 아니라 상식을 가진 보통 사람이 읽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데카르트는 1596년 프랑스 중부의 라 에에서 태어나 예수회 학교 라 플레슈에서 교육받았고, 법학 학위를 딴 뒤에는 학문 대신 군대와 여행으로 세상을 공부했습니다. 1628년 무렵부터는 조용히 연구할 수 있는 네덜란드로 옮겨 약 20년 동안 살면서 수학과 자연학과 철학을 연구했습니다. 『방법서설』(1637)은 광학, 기하학, 기상학에 관한 세 편의 논문을 앞에서 이끄는 서문으로 쓴 글이었고, 이름을 밝히지 않고 펴냈습니다. 1649년 스웨덴 여왕 크리스티나의 초청으로 스톡홀름에 갔다가 이듬해 겨울 그곳에서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책은 여섯 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1부는 학문에 대한 그의 실망, 제2부는 방법의 규칙, 제3부는 임시로 따를 도덕의 규칙, 제4부는 의심 끝에 얻은 첫 번째 확실성과 신의 존재 증명, 제5부는 자연학과 인간의 몸과 영혼, 제6부는 그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를 다룹니다. 이 글은 그 순서를 따라가되, 오늘의 독자에게도 말을 거는 대목을 중심으로 골랐습니다.

이 책을 읽을 때 한 가지 염두에 둘 점이 있습니다. 데카르트는 근대 철학의 출발점으로 평가받지만, 그의 결론 가운데는 이후 오랫동안 비판받고 수정된 것이 적지 않습니다. 정신과 몸을 나누는 생각, 신의 존재로 앎을 보증하는 방식, 동물을 기계처럼 보는 견해가 그렇습니다. 이 글은 그런 부분을 다룰 때 그가 무엇을 말했는지를 먼저 보여 주고, 논쟁이 있었다는 점도 함께 적어 두었습니다. 지금도 읽을 가치가 있는 것은 결론보다도 질문을 던지는 방식, 곧 확실하지 않은 것은 일단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입니다.

줄거리

데카르트는 유럽에서 손꼽히는 학교에서 공부했지만 배움의 끝에서 오히려 자신이 아는 것이 없다는 사실만 확인했다고 고백합니다. 그래서 책 속 지식을 접고 여행과 군대 생활로 세상이라는 큰 책을 읽습니다. 어느 겨울, 독일에서 눈이 내려 한곳에 머물게 되자 홀로 생각하던 중 한 가지 결심에 이릅니다. 지금까지 믿어 온 모든 의견을 한번 쓸어 내고, 이성으로 다시 세워 보자는 것입니다.

이 작업을 위해 그는 네 가지 규칙으로 이루어진 방법을 세우고, 그동안 살아갈 임시 도덕을 정합니다. 그런 다음 의심을 밀고 나가다가 의심하는 나 자신만은 의심할 수 없다는 지점에 닿습니다. 거기서 정신과 신의 존재를 이끌어 내고, 이 기반 위에서 자연을 설명하는 일을 구상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왜 자신의 생각을 공개하는지를 설명하며 책을 맺습니다. 아래 스물여섯 가지는 이 흐름에 따라 골랐습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양식은 모든 사람에게 가장 고르게 나누어져 있다

책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Good sense is, of all things among men, the most equally distributed

양식(良識)은 이 세상에서 사람들에게 가장 고르게 나누어진 것이다.

데카르트는 누구나 자기가 이 양식을 충분히 가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달라고 하지 않는다는 농담을 곁들입니다. 그리고 진리와 거짓을 가려내는 능력은 본래 모든 사람에게 같다고 말합니다. 의견이 다른 이유는 어떤 사람이 더 똑똑해서가 아니라, 생각을 이끌어 가는 길이 다르고 주의를 기울이는 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 한 문장은 뒤에 나올 방법의 필요성을 미리 알려 줍니다.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사용하는 방식의 문제라면, 방법을 바꾸면 누구나 나아질 수 있습니다.

2. 중요한 것은 잘 쓰는 것이다

그렇다면 방법이 왜 필요할까요? 이어지는 문장이 답을 줍니다.

For to be possessed of a vigorous mind is not enough; the prime requisite is rightly to apply it.

활기찬 정신을 가진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조건은 그것을 올바르게 적용하는 것이다.

그는 같은 대목에서 이렇게 덧붙입니다. 아주 느리게 걷는 사람도 곧은길을 계속 가면, 달리면서 그 길을 벗어나는 사람보다 훨씬 멀리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머리가 빠른지 느린지가 아니라 방향이 맞는지가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공부든 일이든, 속도에 조급해질 때 되새겨 볼 만한 문장입니다.

3. 가르치려는 것이 아니라 보여 주려는 것이다

데카르트는 이 책의 성격을 처음부터 분명히 합니다.

My present design, then, is not to teach the method which each ought to follow for the right conduct of his reason, but solely to describe the way in which I have endeavored to conduct my own.

그러므로 나의 지금 의도는 각자가 이성을 바르게 이끌기 위해 따라야 할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내가 내 이성을 이끌려고 애써 온 방식을 서술하는 것이다.

그는 이 글이 본받을 만한 사례도 있겠지만 따르지 않는 편이 나은 사례도 그만큼 있을 이야기라고 말합니다. 규칙을 가르치는 사람은 자신이 가르침을 받는 사람보다 뛰어나다고 자처해야 하지만, 자기는 그런 자리에 서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자기 경험을 있는 그대로 내놓고 독자가 스스로 판단하게 하는 이 겸손한 태도가 책 전체의 어조를 만듭니다.

4. 배움의 끝에서 알게 된 자신의 무지

데카르트는 어릴 때부터 글을 좋아했고, 책으로 배우면 삶에 이로운 모든 것을 분명하고 확실하게 알 수 있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정해진 과정을 마치자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I found myself involved in so many doubts and errors, that I was convinced I had advanced no farther in all my attempts at learning, than the discovery at every turn of my own ignorance.

나는 너무나 많은 의심과 오류에 얽혀 있었고, 배우려 애쓴 모든 시도에서 나아간 것이라고는 가는 곳마다 내 무지를 발견한 것뿐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공부한 학교가 유럽에서 손꼽히는 곳이었고 자신이 동료들보다 뒤처지지 않았다는 점을 일부러 밝힙니다. 그러니 문제는 자기 능력이 아니라 학문 자체의 기초에 있다는 뜻입니다. 그가 아낀 것은 수학이었습니다. 확실하고 분명한 추론 때문입니다. 반면 옛 도덕론은 이렇게 비유합니다.

I compared the disquisitions of the ancient moralists to very towering and magnificent palaces with no better foundation than sand and mud

나는 옛 도덕가들의 논의를, 모래와 진흙 말고는 기초가 없는 매우 높고 웅장한 궁전에 견주었다.

철학은 오랜 세월 뛰어난 사람들이 갈고닦았는데도 논쟁에서 벗어난 것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하며, 그는 "그저 개연적일 뿐인 것은 거의 거짓으로 여겼다"고 말합니다. 높은 건물일수록 기초가 중요하다는 이 비유가 이후의 작업을 이끕니다.

5. 세상이라는 큰 책을 읽다

학교를 벗어난 데카르트는 책 대신 세상을 공부 대상으로 삼습니다.

resolved no longer to seek any other science than the knowledge of myself, or of the great book of the world.

나 자신에 대한 앎, 또는 세상이라는 큰 책에 대한 앎 말고는 어떤 학문도 더 이상 구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는 젊은 시절을 여행하고, 궁정과 군대를 방문하고, 여러 성격과 신분의 사람들과 어울리며 보냈다고 합니다. 이 경험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이것이었습니다.

I learned to entertain too decided a belief in regard to nothing of the truth of which I had been persuaded merely by example and custom

나는 단지 본보기와 관습에 설득되어 믿게 된 것에 대해서는 너무 단정적인 믿음을 품지 않게 되었다.

우리 눈에는 우스꽝스럽고 이상한 풍습이 다른 나라에서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을 보면서 그는 자신의 확신도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제2부에서는 이 생각을 더 분명히 합니다. 우리 의견의 바탕은 확실한 앎이 아니라 관습과 본보기라는 것입니다. 낯선 문화를 만나는 일이 자기 생각을 점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이 통찰은 오늘날에도 여행과 독서의 가치를 설명해 줍니다.

6. 한 사람이 설계한 것이 더 완전하다

제2부는 독일의 겨울날로 시작합니다. 전쟁터에서 돌아오던 데카르트는 겨울이 시작되어 한 곳에 머물게 되었고,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하루 종일 자기 생각에 몰두합니다. 그가 처음 떠올린 생각은 건축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there is seldom so much perfection in works composed of many separate parts, upon which different hands had been employed, as in those completed by a single master.

여러 사람의 손이 닿은 많은 부분으로 이루어진 작품에는, 한 명의 거장이 완성한 작품만큼의 완전성이 드문 법이다.

한 건축가가 계획하고 지은 건물이 여러 사람이 낡은 벽을 고쳐 쓰며 손본 건물보다 대체로 단정하고 쓰기 편하다는 예를 듭니다. 마을이 우연히 자라 도시가 된 곳의 구불구불한 길과, 건축가가 벌판에 처음부터 계획한 도시를 대비시키기도 합니다. 이 비유는 지식에도 적용됩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쌓아 만든 책 속의 학문보다, 좋은 판단력을 가진 사람이 자기 경험에 대해 소박하게 이끌어 낸 추론이 진실에 더 가깝다는 것입니다. 이 생각이 자기 의견을 처음부터 다시 세우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집니다.

7. 고치는 것은 나의 집이지 나라가 아니다

그런데 데카르트는 이 결심이 사회 전체에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서둘러 선을 긋습니다. 도시 전체를 허물고 다시 짓는 사람은 없지만, 자기 집을 허물고 새로 짓는 사람은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나라를 근본부터 뒤엎어 고치려는 시도를 어리석다고 여깁니다.

I cannot in any degree approve of those restless and busy meddlers who, called neither by birth nor fortune to take part in the management of public affairs, are yet always projecting reforms

나는 출생으로도 운으로도 공적인 일을 다룰 자리에 부름받지 않았으면서 언제나 개혁을 꾀하는, 그 불안하고 분주한 참견꾼들을 조금도 인정할 수 없다.

그는 자신의 작업을 이렇게 한정합니다.

I have never contemplated anything higher than the reformation of my own opinions

나는 내 자신의 의견을 개혁하는 것보다 더 높은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또한 이 길이 모두에게 권할 만한 것이 아니라는 경고도 덧붙입니다. 자기 믿음을 전부 벗어던지는 시도는 판단이 성급하고 인내심이 없는 사람이나, 남에게 배우는 편이 나은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의심하라는 책으로 알려진 『방법서설』이 사실은 이런 단서를 달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의심은 도구이지 모두에게 권하는 생활 방식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8. 어둠 속에서 혼자 걷는 사람처럼

자기 의견을 처음부터 다시 점검하기로 한 데카르트는 조심스러운 속도를 택합니다.

like one walking alone and in the dark, I resolved to proceed so slowly and with such circumspection, that if I did not advance far, I would at least guard against falling.

어둠 속에서 홀로 걷는 사람처럼, 나는 아주 천천히 그리고 아주 신중하게 나아가기로 했다. 멀리 가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넘어지는 일은 피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이미 믿고 있던 의견을 이성이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곧바로 버리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먼저 이 일이 어떤 성격의 작업인지, 자기 힘이 닿는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진짜 방법이 무엇인지를 충분히 따져 보았습니다. 급진적인 결심 뒤에 놓인 이런 느리고 신중한 태도가 그의 방법의 진짜 성격입니다.

9. 방법의 네 가지 규칙

데카르트는 논리학의 많은 규칙 대신, 단단히 지키기만 하면 충분한 네 가지 규칙을 제시합니다. 첫째 규칙입니다.

The first was never to accept anything for true which I did not clearly know to be such; that is to say, carefully to avoid precipitancy and prejudice

첫째는, 내가 분명히 참이라고 알지 못하는 것은 어떤 것도 참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곧 성급함과 편견을 조심스럽게 피하는 것이다.

둘째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에 필요한 만큼 가능한 한 여러 부분으로 나누는 것입니다.

The second, to divide each of the difficulties under examination into as many parts as possible, and as might be necessary for its adequate solution.

둘째는, 검토하는 어려움 하나하나를 가능한 한, 그리고 그것을 충분히 풀기 위해 필요한 만큼 여러 부분으로 나누는 것이다.

셋째는 순서입니다. 가장 단순하고 알기 쉬운 것에서 시작해 한 걸음씩 복잡한 것으로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by commencing with objects the simplest and easiest to know, I might ascend by little and little, and, as it were, step by step, to the knowledge of the more complex

가장 단순하고 알기 쉬운 대상에서 시작하여, 조금씩 말하자면 한 계단씩 더 복잡한 것의 앎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마지막 넷째는 빠뜨린 것이 없는지 철저히 점검하는 것입니다.

in every case to make enumerations so complete, and reviews so general, that I might be assured that nothing was omitted.

어떤 경우에도 빠뜨린 것이 없다고 확신할 수 있을 만큼 완전하게 열거하고 폭넓게 검토하는 것이다.

의심할 여지 없이 분명한 것만 받아들이고, 문제를 쪼개고, 쉬운 것에서 어려운 것으로 올라가고, 빠짐없이 점검하는 이 네 단계는 수학 문제뿐 아니라 복잡한 일을 다루는 오늘의 많은 방식과 닮아 있습니다.

10. 모든 앎은 사슬로 이어져 있다

데카르트는 기하학자들이 어려운 증명에 이르는 긴 추론의 사슬에서 이 방법의 영감을 얻었습니다.

all things, to the knowledge of which man is competent, are mutually connected in the same way, and that there is nothing so far removed from us as to be beyond our reach, or so hidden that we cannot discover it, provided only we abstain from accepting the false for the true

사람이 알 수 있는 모든 것은 같은 방식으로 서로 이어져 있으며, 거짓을 참으로 받아들이는 일만 삼가면 우리가 닿을 수 없을 만큼 멀거나 찾아낼 수 없을 만큼 숨겨진 것은 없다.

이 낙관은 근대 과학의 정신을 잘 보여 줍니다. 인간의 이성이 올바른 순서만 지키면 어떤 문제도 다룰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물론 지금 우리는 이성에도 한계가 있음을 알지만, 어려운 문제 앞에서 작게 쪼개고 순서대로 풀어 보려는 이 태도는 여전히 쓸모가 있습니다. 그는 또 이 방법을 쓰자 대수와 기하의 문제를 훨씬 쉽게 풀 수 있었다고 말하는데, 두 분야를 하나로 엮으려는 이 시도는 훗날 해석기하학으로 이어진 그의 수학적 업적과 닿아 있습니다.

11. 집을 짓는 동안 살 임시 거처

제3부는 실용적인 문제를 다룹니다. 낡은 집을 허물기 전에는 지낼 다른 집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it is likewise necessary that we be furnished with some other house in which we may live commodiously during the operations

공사하는 동안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다른 집을 마련해 두는 것 또한 필요하다.

이성이 판단을 미루도록 요구하는 동안에도 행동은 멈출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는 가장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임시 도덕"을 세 가지 격률로 정합니다. 모든 것을 의심하는 철학자가 어떻게 일상을 사는지를 보여 주는 대목입니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일과 오늘 하루를 사는 일을 따로 두는 이 구분은 생각을 깊이 하는 사람에게 현실적인 지혜를 줍니다.

12. 첫째 격률, 주변의 가장 온건한 의견을 따른다

첫째는 자기 나라의 법과 관습을 따르고, 극단에서 가장 먼 온건한 의견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데카르트는 사람들이 실제로 믿는 것을 알려면 말을 들을 것이 아니라 행동을 보라고 권합니다.

I ought rather to take cognizance of what they practised than of what they said

나는 그들이 말한 것보다 실천한 것을 살피는 편이 낫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첫째로, 도덕이 타락한 시대에는 믿는 대로 정확하게 말하는 사람이 드뭅니다. 둘째로, 많은 사람이 자기가 무엇을 믿는지조차 모릅니다. 믿는 행위와 그 믿음을 아는 행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합니다. 또 극단을 피하는 이유도 밝힙니다. 모든 과도함은 대개 악덕이고, 극단 하나를 택했다가 그 반대가 옳았다면 진리에서 더 멀어지기 때문입니다. 말보다 행동을 보라는 조언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실용적인 지침으로 오늘도 통합니다.

13. 둘째 격률, 숲에서 길을 잃은 나그네처럼

둘째 격률은 결단력입니다. 행동에서는 지체할 수 없는 때가 많으므로, 진리를 알 수 없을 때는 가장 개연적인 쪽을 따르라는 것입니다.

ought not to wander from side to side, far less remain in one place, but proceed constantly towards the same side in as straight a line as possible

이리저리 헤매서도, 한곳에 머물러서도 안 되며, 가능한 한 곧게 같은 방향으로 꾸준히 나아가야 한다.

숲에서 길을 잃은 나그네의 비유입니다. 처음 방향이 우연히 정해졌더라도 끝까지 가면 숲 한가운데에 머무는 것보다는 나은 곳에 닿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데카르트는 이 원칙이 이랬다저랬다 하는 마음에서 오는 후회와 가책을 덜어 준다고 말합니다.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도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에 머물러야 하는 순간이 삶에는 많습니다. 이 격률은 그럴 때 쓸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조언입니다.

14. 셋째 격률, 세상보다 나를 바꾼다

셋째 격률은 이 책에서 가장 오래 기억되는 처방 가운데 하나입니다.

to endeavor always to conquer myself rather than fortune, and change my desires rather than the order of the world, and in general, accustom myself to the persuasion that, except our own thoughts, there is nothing absolutely in our power

언제나 운명보다 나 자신을 이기려 애쓰고, 세상의 질서보다 내 욕망을 바꾸려 애쓰며, 대체로 우리의 생각 말고는 우리 힘 안에 절대적으로 있는 것이 없다는 확신에 익숙해지는 것.

내 힘이 닿지 않는 일에서 실패했다면 그것은 나에게는 불가능했던 일로 여기라는 말입니다. 그러면 갖지 못한 것을 더는 바라지 않게 되고, 병든 몸에서 건강을 바라거나 갇힌 몸에서 자유를 바라지 않는 만큼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데카르트는 이것이 쉽지 않아서 오랜 훈련과 되풀이되는 묵상이 필요하다고 솔직히 인정합니다. 옛 철학자들이 가난과 고통 속에서도 신들이 부러워할 만한 행복을 누릴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이것이었다고 그는 짐작합니다. 스토아 철학의 가르침과 닮아 있는 이 생각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가르는 오늘날의 많은 조언과도 이어집니다.

15. 의심은 의심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데카르트는 이후 9년 동안 세상을 돌아다니며 구경꾼으로 살았다고 합니다. 그는 의심하는 일 자체를 목적으로 삼은 회의주의자들과 자신을 구별합니다.

Not that in this I imitated the sceptics who doubt only that they may doubt, and seek nothing beyond uncertainty itself

내가 이 일에서 의심하기 위해서만 의심하고 불확실함 자체 말고는 아무것도 구하지 않는 회의주의자들을 흉내 낸 것은 아니었다.

그가 의심한 목적은 확실한 땅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my design was singly to find ground of assurance, and cast aside the loose earth and sand, that I might reach the rock or the clay.

나의 의도는 오직 확신의 근거를 찾는 것이었고, 푸석푸석한 흙과 모래를 걷어 내어 바위나 점토에 닿으려는 것이었다.

의심은 파괴가 아니라 터파기 작업이라는 비유입니다. 무엇이 흔들리는지 알아야 무엇이 단단한지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비판적 사고"라고 부르는 태도의 핵심이 여기에 이미 들어 있습니다.

16. 감각도 추론도 꿈도 의심해 본다

제4부는 그 의심의 구체적인 과정입니다. 데카르트는 의심스러운 것은 일단 거짓으로 놓아 보기로 합니다.

seeing that our senses sometimes deceive us, I was willing to suppose that there existed nothing really such as they presented to us

우리의 감각이 때로 우리를 속이므로, 나는 감각이 보여 주는 그대로인 것은 실제로 아무것도 없다고 가정해 보기로 했다.

다음은 추론입니다. 사람들이 가장 단순한 기하학 문제에서도 틀리는 것을 보고, 그는 자신도 틀릴 수 있다고 보아 이전에 증명이라 여긴 모든 추론을 거짓으로 놓습니다. 마지막은 꿈입니다. 깨어 있을 때 겪는 것과 같은 생각을 잠잘 때도 겪는데 꿈속의 것은 하나도 참이 아니니, 깨어서 마음에 들어온 모든 것도 꿈의 환상보다 나을 것이 없다고 가정하는 것입니다. 감각, 추론, 꿈이라는 이 세 단계의 의심은 철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사고 실험 가운데 하나입니다.

17.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그러나 모든 것을 거짓으로 놓는 바로 그 순간, 생각하는 내가 없을 수는 없다는 점에 그는 주목합니다.

it was absolutely necessary that I, who thus thought, should be somewhat; and as I observed that this truth, I think, therefore I am (COGITO ERGO SUM), was so certain and of such evidence that no ground of doubt, however extravagant, could be alleged by the sceptics capable of shaking it

모든 것이 거짓이라고 생각하려는 동안에도, 그렇게 생각하는 나는 반드시 무언가여야 했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라는 이 진리가 아무리 터무니없는 의심의 근거도 회의주의자들이 그것을 흔들 수 없을 만큼 확실하고 명백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이것을 자신이 찾던 철학의 첫째 원리로 받아들입니다. 몸이 없고 세계가 없다고 가정할 수는 있어도, 내가 없다고 가정할 수는 없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이 문장은 이후 근대 철학 전체의 출발점으로 불렸습니다. 다만 여기서 "그러므로"가 추론인지 직관인지, "나"란 무엇인지는 후대에 오래 논쟁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의심하는 일 자체가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을 드러냈다는 점입니다. 의심 끝에서 얻은 이 작은 확실성이 책 전체를 떠받칩니다.

18. 정신은 몸보다 먼저 알려진다

이어서 데카르트는 자신이 무엇인지를 묻고, 몸이 없다고는 가정할 수 있어도 생각하지 않는다고는 가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렇게 결론짓습니다.

I thence concluded that I was a substance whose whole essence or nature consists only in thinking

나는 그로부터 내가 그 본질 또는 본성이 오직 생각하는 데 있는 하나의 실체라고 결론지었다.

그는 "나", 곧 나를 나이게 하는 정신이 몸과 전혀 다르며, 심지어 몸보다 더 쉽게 알려진다고 주장합니다. 이것이 이른바 심신 이원론입니다. 정신과 몸이 이렇게 서로 다른 것이라면 둘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지가 곧 문제가 됩니다. 이 물음은 스피노자를 비롯한 후대 철학자들이 다른 길로 풀려고 했고, 오늘날의 뇌과학과 철학에서도 여전히 논의되는 주제입니다. 데카르트의 답을 받아들이든 아니든, 문제를 이렇게 선명하게 세웠다는 점이 그의 영향력의 한 원천입니다.

19. 분명하고 판명한 것은 참이다

첫 확실성을 얻은 뒤 그는 이 확실성이 어디서 오는지를 묻고, 그 근거를 일반 규칙으로 삼습니다.

all the things which we very clearly and distinctly conceive are true

우리가 매우 분명하고 판명하게 생각하는 모든 것은 참이다.

다만 무엇을 분명하고 판명하게 생각하는지 바르게 가려내는 일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그는 곧바로 단서를 답니다. 이어서 그는 의심하는 자신이 완전하지 않다는 점에서 출발해, 자신보다 더 완전한 존재의 관념이 어디서 왔는지를 묻습니다. 그리고 이 관념은 실제로 더 완전한 존재, 곧 신이 자기 안에 심어 놓은 것이라는 결론에 이릅니다. 이 신 존재 논증은 큰 영향을 끼쳤지만 처음부터 비판도 받았습니다. 신이 앎을 보증한다는 논리가 순환이 아니냐는 반론이 특히 유명합니다. 이 책은 논증의 설득력을 따지기 전에, 철학자가 확실한 기초를 찾으려고 얼마나 애썼는지를 보여 주는 기록으로도 읽힙니다.

20. 깨어 있든 잠들어 있든 이성의 증거를 따르라

데카르트는 신의 존재가 확인되었다면 꿈의 문제도 풀린다고 봅니다. 그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whether awake or asleep, we ought never to allow ourselves to be persuaded of the truth of anything unless on the evidence of our reason.

깨어 있든 잠들어 있든, 우리는 이성의 증거에 의하지 않고서는 어떤 것의 진리도 믿도록 스스로를 설득하게 두어서는 안 된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이성"입니다. 상상력이나 감각이 아닙니다. 예컨대 우리는 태양을 매우 분명하게 보지만, 그렇다고 태양이 우리 눈에 보이는 크기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although we very clearly see the sun, we ought not therefore to determine that it is only of the size which our sense of sight presents

우리가 태양을 매우 분명하게 본다고 해서, 태양이 시각이 보여 주는 크기에 불과하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사자의 머리를 염소의 몸에 붙인 모습을 생생하게 상상할 수 있어도 그런 괴물이 실제로 있다는 결론은 따라 나오지 않는다는 예도 듭니다. 눈에 보이는 것, 상상할 수 있는 것과 참인 것 사이에는 이성의 검토가 놓여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보는 것만 믿지 말고 따져 보라는 이 태도는 과학적 사고의 기본기이기도 합니다.

21. 기계와 사람을 가르는 두 가지 시험

제5부에서 데카르트는 자연학과 몸의 작동을 설명하다가, 몸을 하나의 기계로 보는 관점을 펼칩니다. 그리고 만약 사람의 모습을 하고 우리 행동을 흉내 내는 기계가 있다면 어떻게 진짜 사람과 구별하겠느냐고 묻습니다.

there would still remain two most certain tests whereby to know that they were not therefore really men.

그래도 그것들이 진짜 사람이 아님을 알 수 있는 매우 확실한 시험이 두 가지 남아 있을 것이다.

첫째는 말입니다. 기계는 낱말을 내뱉도록 만들 수 있고 건드리면 아프다고 소리치게도 할 수 있지만, 말을 다양하게 엮어 눈앞에서 하는 말에 알맞게 대답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삶의 모든 경우에 대응하는 범용성입니다. 기계는 어떤 일은 우리보다 잘할 수 있어도 모든 상황에서 이성으로 행동하지는 못한다고 그는 봅니다. 수백 년 뒤 인공지능을 둘러싼 논쟁에서 이 대목이 자주 인용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의 기계가 이 시험을 어떻게 통과하는지는 별개의 논쟁이지만, 언어와 범용 이성을 사람의 표지로 본 시선이 흥미롭습니다.

22. 영혼에 대한 그의 관심, 그리고 동물에 대한 견해

제5부 끝에서 데카르트는 영혼 이야기가 이 책에서 중요한 이유를 밝힙니다. 그가 보기에 사람의 영혼이 몸과 전혀 다른 본성을 가졌다고 이해하면, 영혼이 몸과 함께 죽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이 이야기 속에서 그는 동물에 대한 견해도 폅니다. 사람의 영혼과 동물의 "영혼"이 같은 본성이라고 믿는 것이 덕의 길에서 약한 마음을 벗어나게 하는 큰 요인이라고 보았습니다. 말을 엮고 이성으로 대응하는 능력이 동물에게 없으므로 동물의 움직임은 기계적 원리로 설명된다는 입장입니다.

이 견해는 훗날 동물의 고통과 지능을 연구한 많은 사람에게 비판받았고, 오늘날 동물 윤리를 논하는 자리에서도 자주 도마에 오릅니다. 이 글은 데카르트의 입장을 소개할 뿐 옹호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대목이 그가 말한 "기계로서의 몸"이라는 관점의 한 귀결이었고, 그 귀결이 얼마나 논쟁적이었는지를 알아 두는 것은 책을 균형 있게 읽는 데 도움이 됩니다.

23. 자연의 주인이자 소유자가 된다는 말

제6부는 데카르트가 자신의 연구를 세상에 내놓기로 한 이유를 설명합니다. 그는 연구에서 얻은 지식이 삶에 매우 유용할 수 있다고 믿었고, 그것을 숨기는 것은 인류의 공동선을 증진해야 하는 법을 어기는 일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사변적 철학 대신 실천적 철학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and thus render ourselves the lords and possessors of nature.

그리하여 우리 자신을 자연의 주인이자 소유자로 만들 수 있다.

자연의 힘과 작용을 장인의 기술만큼 분명히 알면 그것을 적절한 용도에 쓸 수 있다는 구상입니다. 이 문장은 근대 과학과 기술의 야망을 압축한 말로 자주 인용되며, 오늘날 환경 문제를 논할 때는 비판의 표적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앞뒤 문맥을 보면 그가 가장 중시한 것은 다른 데 있었습니다.

for the preservation of health, which is without doubt, of all the blessings of this life, the first and fundamental one

건강의 보존을 위해서다. 건강은 의심할 여지 없이 이 삶의 모든 복 가운데 으뜸이고 기본이 되는 것이다.

그는 의학이 발전하면 몸과 마음의 수많은 병, 어쩌면 노쇠까지도 덜어 낼 수 있으리라 기대했습니다. 자연을 지배한다는 말을 읽을 때 이 사람의 실제 관심이 병과 고통을 줄이는 데 있었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면 좋겠습니다.

24. 함께 하면 훨씬 멀리 간다

제6부에서 데카르트는 한 사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시간이 짧고 실험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발견한 것을 모두 공개하기로 합니다.

by the last beginning where those before them had left off, and thus connecting the lives and labours of many, we might collectively proceed much farther than each by himself could do.

뒤에 오는 사람이 앞선 사람이 멈춘 곳에서 시작하고, 그렇게 많은 사람의 삶과 노력을 이어 붙이면, 우리는 각자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멀리 함께 나아갈 수 있다.

학문은 한 사람의 천재가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앞선 사람이 멈춘 곳에서 다음 사람이 시작하는 협업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는 실험을 도와줄 사람들을 찾으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세상에 보여 주기 위해 이 글을 쓴다고 말합니다. 앞에서 자기 의견을 처음부터 다시 세운다고 했던 철학자가 여기서는 지식을 이어 가는 공동 작업의 힘을 말한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25. 출판을 미룬 이유, 조심스러운 철학자

제6부 첫머리에는 데카르트가 자신의 자연학 저작을 인쇄소에 넘기려다 마음을 바꾼 사정이 나옵니다.

I learned that persons to whom I greatly defer, and whose authority over my actions is hardly less influential than is my own reason over my thoughts, had condemned a certain doctrine in physics

나는 내가 크게 존중하고, 내 행동에 대한 그들의 권위가 내 생각에 대한 나 자신의 이성의 영향력에 못지않은 사람들이, 물리학의 어떤 학설을 단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그 학설에서 종교나 국가에 해로운 것을 찾을 수 없었지만, 그 판단이 자신의 학설에도 잘못이 있을 수 있다는 걱정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합니다. 이 대목은 흔히 1633년 갈릴레이의 유죄 판결 소식을 접한 데카르트가 자신의 책 『세계』를 내놓지 않기로 한 일을 가리키는 것으로 읽힙니다. 당대의 정치적 현실에서 새로운 생각을 내놓는 일이 얼마나 위험했는지를 보여 주는 장면입니다. 철학자는 이성을 믿으면서도 그 이성을 세상 앞에 세우는 시기와 방식에 신중했습니다.

26. 스스로를 크게 치지 않는 마음

제6부에는 자신의 업적을 대하는 데카르트의 태도가 드러나는 문장이 있습니다.

I have never made much account of what has proceeded from my own mind

나는 내 마음에서 나온 것을 크게 쳐 본 적이 없다.

그는 자신이 방법에서 얻은 만족이 자기 몇몇 어려움을 푸는 정도에 그친다 해도, 그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책임의 문제라고 말합니다. 후세가 "이만큼은 더 나은 상태로 남길 수 있었는데 사람들에게 알리기를 소홀히 했다"고 나무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한 사람의 철학자가 자신의 이성을 확신하면서도 그것을 과장하지 않으려 한 모습이 보입니다. 확실한 것을 찾는 사람이 정작 자기 확신에는 겸손했다는 사실은 책의 마지막에 남는 인상입니다.

이 책을 읽는 방법

『방법서설』은 철학서 가운데 비교적 짧고 읽기 쉬운 책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사람의 이야기로 읽으면 됩니다. 시간이 많지 않다면 제2부의 네 가지 규칙, 제3부의 세 가지 격률, 제4부의 앞부분을 먼저 읽기를 권합니다. 제5부는 당시의 해부학과 자연학 설명이 많아 건너뛰며 읽어도 괜찮고, 제6부는 그가 왜 이 책을 썼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어서 한 번쯤 천천히 읽어 볼 만합니다.

이 책에는 시대의 한계도 분명히 보입니다. 신 존재 증명, 동물에 대한 견해, 자연에 대한 태도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책을 덮고 남는 것은 결론이 아니라 태도입니다. 분명하지 않은 것은 일단 보류하고, 큰 문제는 작게 나누고, 쉬운 것에서 어려운 것으로 올라가며, 결정해야 할 때는 결정하고, 내 힘 밖의 일에서는 욕망을 다스리는 것입니다. 이 태도는 철학을 몰라도 오늘 하루의 판단에 곧바로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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