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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Gem · 한 권 요점

1880년 표제작 발표

Boule de Suif and Other Stories

비곗덩어리 외

전쟁과 점령, 결혼과 정욕, 탐욕과 위선, 고독과 광기를 스물아홉 편의 짧은 이야기로 해부하는 모파상의 단편 모음

It is simply hunger--nothing else.

그저 배고픈 겁니다. 그 밖의 것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After man the Horla.

인간 다음은 호를라다.

한눈에 보기

점령된 루앙을 빠져나가는 합승마차에서 '불 드 쉬프'라 불리는 여인이 점잖은 승객들에게 몸과 자존심을 빼앗기는 표제작으로 시작해, 노처녀 영국 화가 지망생과 얽힌 「미스 해리엇」, 이탈리아의 우연한 연애, 인도에서의 이별, 우산 한 자루가 부르는 소동을 지난다. 이어 문을 잠그지 않은 독신자의 낭패, 노파의 땅을 노리는 여관 주인, 훈장에 목매는 부자, 눈 덮인 고개에서 미쳐 가는 사내, 보이지 않는 존재에게 지배당하는 「호를라」의 일기가 이어진다. 뒤쪽에는 이혼 소동과 결혼의 권태, 시골의 탐욕과 쓸쓸한 임종, 못생긴 사내의 이야기가 놓인다. 열여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한 권 요점

Boule de Suif and Other Stories

『비곗덩어리 외』는 프랑스 작가 기 드 모파상의 단편을 모은 책입니다. 모파상은 1850년에 태어나 1893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표제작 「불 드 쉬프」는 1880년에 발표되어 그를 단번에 알린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모음에는 스물아홉 편이 실려 있습니다. 「불 드 쉬프」와 「미스 해리엇」처럼 긴 이야기도 있고, 「우산」이나 「구멍」처럼 몇 쪽 안에 사람의 속셈을 드러내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공통점은 모파상이 인물을 판결하지 않고 장면에 세워 둔다는 점입니다. 점잖은 시민, 교활한 농부, 외로운 노처녀, 권태로운 부부는 저마다의 논리로 움직이고, 독자는 그 논리의 빈틈을 스스로 읽게 됩니다. 웃음으로 시작해 서늘하게 끝나는 이야기가 많고, 마지막 두세 쪽에서 방향이 바뀌는 구성이 자주 쓰입니다.

줄거리

1. 불 드 쉬프

패주한 프랑스군 잔병이 루앙을 지나가고 프로이센군이 입성합니다. 겁먹은 시민들은 점령에 차츰 적응해 독일 장교를 식탁에 앉히기까지 하지만, 점령군은 거액을 요구하고 이따금 독일 병사의 시체가 강에서 떠오릅니다. 르아브르로 가려는 상인들이 통행증을 얻어, 눈 내리는 새벽 노르망디 호텔 마당에서 디에프행 합승마차에 오릅니다. 승객은 포도주 도매상 루아조 부부, 면직 공장주 카레라마동 부부, 오랜 가문의 브레빌 백작 부부, 수녀 둘, 민주주의자 코르누데, 그리고 '불 드 쉬프'(비계 덩어리)라 불리는 통통한 매춘부입니다. 부인들은 그녀를 알아보고 수군대며 경멸하고, 세 신사는 돈 이야기로 같은 부류임을 확인합니다.

눈에 막힌 마차가 점심 때 들르려던 토트의 여관에도 닿지 못하자 모두 굶주립니다. 오후 세 시, 불 드 쉬프가 닭고기와 포도주가 가득한 바구니를 꺼내 권하자 루아조가 먼저 받고 수녀와 코르누데, 마침내 귀부인들까지 먹습니다. 열세 시간 만에 토트의 코메르스 호텔에 닿자 젊고 오만한 독일 장교가 통행증을 살피고, 불려 갔던 그녀(본명 엘리자베스 루세)는 분노로 얼굴이 붉어져 돌아와 이유를 말하지 않습니다. 이튿날 마부는 말을 매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하고, 장교는 내키지 않는다며 출발을 거부합니다. 저녁에야 그가 그녀의 몸을 요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그녀는 절대 안 한다고 외칩니다. 일행은 처음에는 분개하며 그녀를 동정하지만 억류가 길어지자 짜증이 번지고 슬슬 그녀를 원망합니다. 루아조 부인이 직업을 들어 쏘아붙이자 일행은 은밀히 설득의 계략을 짭니다. 부인들은 역사 속 여인들의 희생을 들먹이고 늙은 수녀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며 거들고, 백작이 따로 구슬리자 그녀는 말없이 방에 올라갔다가 결국 응합니다. 일행은 샴페인으로 자축하고 코르누데만 파렴치한 짓이라며 자리를 뜹니다. 마차가 다시 떠나는 날 일행은 그녀를 전염병이라도 옮기는 양 피하고, 모두 싸 온 음식을 먹는 동안 아무것도 챙기지 못한 그녀는 굶은 채 분노와 수치로 흐느낍니다. 코르누데는 〈라 마르세예즈〉를 휘파람으로 불고, 어둠 속에서 그녀의 울음이 노래 사이사이로 새어 나옵니다.

2. 미스 해리엇

에트르타에서 탕카르빌 폐허를 보러 가는 가을 새벽, 일곱 사람이 마차를 타고 갑니다. 에트라유 백작이 토끼를 가리키고, 르네 르마누아르가 졸고 있는 세렌 남작부인을 놀리자 그녀가 모두를 웃길 연애담을 청합니다. 늙은 화가 레옹 셰날은 자신의 가장 슬픈 사랑 이야기를 하겠다며, 우스운 이야기가 아니라고 먼저 못을 박습니다.

스물다섯 살의 셰날은 노르망디 해안을 떠돌며 풍경을 그리던 화가였습니다. 5월 어느 날 베누빌의 르카슈르 노파네 농가 여관에 묵으며 영국인 노처녀 미스 해리엇을 만납니다. 전도지를 돌리고 두꺼비와 물고기를 가엾이 여기는 그녀는 마을에서 '마귀 들린 여자'라 불립니다. 그녀는 그가 그리는 곳마다 접이의자를 들고 따라와 하느님 이야기로 개종을 권하다가, 점차 얼굴이 붉었다 창백해지고 이유 없이 성을 내며 자리를 뜨는 일이 잦아집니다. 안개 속 연인을 그린 습작을 보여 주자 해리엇이 갑자기 눈물을 쏟고, 그가 손을 잡자 떨며 뿌리칩니다. 그는 그녀의 사랑을 깨닫고 떠나기로 합니다. 그날 밤 정원에서 하녀 셀레스트를 끌어안고 입 맞추는 모습을 해리엇이 목격하고, 다음 날 그녀는 보이지 않다가 시신으로 발견됩니다. 그는 유서대로 마을에 묻히게 될 그녀의 몸을 씻기고 꽃을 뿌린 뒤 밤을 새우며, 입 맞춘 적 없던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춥니다. 이야기가 끝나자 마차의 여자들은 울고 마차는 슬픔에 잠긴 듯 느려집니다.

3. 프란체스카와 카를로타 론돌리

화자 샤를 주방은 혼자서는 여행하지 않습니다. 기차의 밤과 낯선 호텔 침대, 쓸쓸한 저녁 식사가 싫어서입니다. 그는 여자라면 만사를 제쳐 놓는 친구 폴 파빌리를 이탈리아 여행에 끌어들입니다. 남쪽행 급행에서 마르세유부터 동승한 젊고 성난 표정의 검은 머리 여인에게 폴은 반해 버립니다. 그녀는 "모르겠어요"나 "상관없어요"에 해당하는 이탈리아어로만 답하다가 제노바에서 갑자기 함께 가 주겠다고 하고, 후원자로 화자를 고릅니다. 이름이 프란체스카 론돌리임을 알게 되지만 어느 날 그녀는 친척을 만나러 가겠다며 주소를 일러 주고 나가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듬해 화자는 혼자 제노바로 돌아와 그 주소를 찾아갑니다. 문을 연 뚱뚱하고 지저분한 어머니는 프란체스카가 한 달을 울며 기다리다 벨레민이라는 화가와 파리로 갔다고 자랑스레 말하며 팔찌와 목걸이를 보입니다. 그러더니 둘째 딸 카를로타를 안내자로 붙여 주고, 화자는 거절하지 못한 채 보름을 그녀와 지내다 떠납니다. 마지막에 그는 론돌리 부인에게 딸이 둘 더 있다는 사실을 떠올립니다.

4. 찰리

드 라 발레 제독이 젊은 시절의 기이한 사랑을 들려줍니다. 서른 살 해군 중위로 중부 인도 천문 탐사를 맡은 그는 간하르드에서 잔인한 라자 마단을 만나 사냥과 싸움 구경에 끌려다닙니다. 라자가 선물로 보낸 어린 소녀 여섯 명을 돌려보낼 수 없어 동화를 들려주고 놀이를 시켜 주던 중, 맏이 찰리와 정이 들어 폐허의 원숭이들 곁에서 함께 지냅니다. 라자가 보낸 조개 상자를 찰리가 몹시 좋아하자 그는 떠나는 날 그것을 선물하고 이별합니다.

2년 뒤 봄베이에 다시 온 제독은 시종 하리바다에게 찰리의 소식을 묻고, 그녀가 죽었다는 말을 듣습니다. 이유는 도둑질로 몰린 것이었습니다. 제독이 떠난 날 찰리가 조개 상자를 들고 있다가 발각되었고, 그가 선물로 주었다는 말을 아무도 믿지 않았습니다. 노예가 왕의 선물을 받을 리 없다고 하여 라자는 그녀를 처형하게 했습니다. 제독은 밤새 호수 쪽 회랑에서 눈물을 흘리고 다음 날 떠나며, 지금도 찰리 외에는 누구도 사랑하지 않았다고 느낍니다.

5. 우산

오레유 부인은 지독한 구두쇠여서 남편에게 용돈도 거의 주지 않습니다. 육군성 서기 오레유는 낡은 우산 때문에 동료의 놀림을 받다 못해 18프랑짜리 비단 우산을 얻는데, 첫날 담뱃불 구멍이 나고 이튿날엔 구멍투성이가 되어 부인이 격노합니다. 손님의 조언에 따라 화재보험으로 변상받기로 한 부인은 겁이 나 망설이다가 성냥으로 우산을 더 태우고 라 마테르넬 보험사에 갑니다. 지배인 앞에서 우산을 불태운 경위를 지어내 변상을 얻어 내고, 새 비단을 씌우러 우산 가게에 들어가 가장 좋은 비단을 달라고 하는 데서 이야기가 끝납니다.

6. 나의 삼촌 소스테네스

화자의 삼촌 소스테네스는 어리석을 만큼 열렬한 자유사상가이자 프리메이슨이며 신부만 보면 화를 냅니다. 성금요일에 삼촌은 일부러 고기 만찬을 열어 시위하고 취해 쓰러집니다. 장난기가 동한 화자는 한밤중 늙은 예수회 신부를 찾아가 삼촌이 위독해 고해를 청한다고 속입니다. 신부는 밤새 삼촌 곁에 머물고, 이튿날 가 보니 삼촌은 신부가 계시를 받아 왔다며 감동한 채 누워 있습니다. 두 사람은 아침을 먹고 카드를 쳤으며 삼촌은 개종한 듯 신부의 선교 이야기를 칭송합니다. 결국 화자는 장난의 대가로 유언장에서 상속권을 잃습니다.

7. 그?

화자는 친구에게 편지를 씁니다. 결혼을 비웃던 그가 내일 평범한 라졸 양과 결혼하는 까닭은 홀로 있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고백합니다. 지난가을 비 오는 저녁, 외출했다 돌아와 보니 벽난로 곁 안락의자에 누군가 앉아 발을 녹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가가 손을 대자 의자는 비어 있었습니다. 환각이라 생각해도 그 뒤로 어둠과 침묵 속에서 그가 늘 자기 뒤에 있는 것 같고, 혼자 있을 때 나타난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곁에 누군가를 두려고 결혼한다는 것입니다.

8. 철학자

화자는 가장 가까운 친구 블레로가 결혼해 서운해하다가 동방을 여행하고 열여덟 달 만에 파리로 돌아옵니다. 거리에서 만난 블레로는 창백하고 쇠약합니다. 그는 아내를 너무 사랑해서 그것이 자신을 죽이고 있다고, 아내의 성품 때문에 벗어날 수도 없다고 털어놓습니다. 화자는 애인을 두게 하라고 충고합니다. 여섯 달 뒤 블레로는 건강하게 살이 올라 나타나고, 만찬에서 아내 곁에 거구의 뤼시앵 델라바르가 있음을 본 화자는 짐작이 갑니다. 블레로는 묻지 말라 하고 산책길에 아가씨들과 샴페인이나 마시자고 합니다.

9. 항상 문을 잠그세요!

"독신자 연회"에 모인 노총각 넷이 샴페인에 취해 연애담을 늘어놓습니다. 한 사람이 거짓말 대신 자신의 첫 사교계 여인과의 일을 고백합니다. 어머니의 친구인 서른다섯 살 부인이 유혹하더니, 그가 방을 빌리자 어둠 속에서만 몸을 맡겼습니다. 어느 석양, 문이 열리고 집주인과 관리인, 굴뚝 청소부가 들이닥쳤습니다. 웃음거리가 된 그는 그 뒤로 커튼을 치기 전에 반드시 문부터 잠그게 되었다고 말하며 이야기를 맺습니다.

10. 만남

에트라유 남작은 공작 부인 집 침실의 거울에서 아내와 세르비녜 후작의 입맞춤을 봅니다. 그는 추문 없이 별거하고 6년을 떠돕니다. 니스행 열차에서 우연히 마주친 여인이 몰라보게 아름다워진 아내 베르타임을 알고 다시 데려가겠다고 하자, 그녀는 침착하게 마르세유 역에서 기다리는 친구들 앞에서 둘이 밤을 보냈다고 알리고 임신했다고 선언합니다. 남작은 어안이 벙벙한 채 아내를 떠나보내고, 그녀의 말이 거짓인지 진실인지 끝내 알지 못합니다.

11. 작은 술통

여관 주인 쥘 시코는 마글루아르 노파의 땅을 탐내, 매달 연금을 주고 사후에 농장을 받는 계약을 제안합니다. 공증인의 조언으로 노파는 연금을 월 50에퀴로 올려 계약합니다. 3년이 지나도 노파가 죽지 않자 시코는 독한 브랜디를 대접하고 작은 술통까지 선물합니다. 노파는 술에 빠져 소문이 나고, 겨울에 눈 속에서 숨을 거둡니다. 시코는 마침내 농장을 차지하고는 술만 안 마셨어도 10년은 더 살았을 텐데 하며 시치미를 뗍니다.

12. 그가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게 된 과정

부유한 카이야르는 어릴 적부터 훈장을 갈망해 거리에서 훈장 단 사람을 세어 봅니다. 학위도 없던 그는 의원 로슬랭의 조언으로 교육 소책자를 쓰고 도서관 조사 임무까지 맡습니다. 출장 중 불쑥 집에 돌아오자 잠긴 침실에서 아내 잔이 허둥대고, 외투에 훈장 리본이 달려 있습니다. 아내는 비밀 선물이라 둘러댑니다. 주머니의 로슬랭 명함을 본 카이야르는 기뻐하고, 한 주 뒤 관보에 그가 특별한 공로로 훈장을 받았다는 소식이 실립니다.

13. 저주받은 빵

성실한 직공장 타유 영감의 맏딸 안나는 집을 나가 판사의 정부로 호사를 누립니다. 영감은 노여움을 풀고 딸의 재력을 흡족해합니다. 둘째 로즈의 결혼 피로연을 안나가 자기 집에서 열자, 신랑 필립이 〈저주받은 빵〉이라는 노래를 부릅니다. 앞의 두 절은 감동이지만 마지막 절의 '타락한 처녀의 빵'에 안나는 창백해지고 분위기가 얼어붙습니다. 샴페인이 나오자 손님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흥겨워지고, 모두 같은 후렴을 합창합니다.

14. 앤드류에게 진짜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걸까?

변호사 모로가 파리로 간 사이 아내 마틸다는 소메리브 선장을 정원으로 맞아 침실로 데려갑니다. 그러나 열다섯 달 된 아들 앤드류가 계속 울어 대고, 엄마가 안아야만 잠잠해집니다. 화가 난 선장은 아이를 몰래 집요하게 꼬집어 겁먹게 만듭니다. 돌아온 남편은 아이가 침대를 보고 발작하는 것과 몸의 멍을 발견합니다. 마틸다는 못된 유모 탓으로 돌리고, 화가 난 변호사는 유모를 쫓아내고 관청에 알려 다른 일자리도 얻기 어렵게 만듭니다.

15. 나의 집주인

조르주 케르벨렌은 법학 공부를 위해 파리로 와 브르타뉴 출신 케르가란 부인의 하숙집에서 지냅니다. 그는 열쇠를 얻어 내는 등 당돌하게 굴어 부인의 호감을 삽니다. 가게 아가씨 엠마와 가까워지자 밤 열한 시경 몰래 방으로 데려오지만, 잠옷 차림의 부인이 촛불을 들고 나타나 엠마를 쫓아내게 하고 집의 명예를 이십 분이나 훈계합니다. 풀이 죽은 그는 이 하숙집에 사는 동안은 다시는 이런 시도를 하지 않기로 다짐합니다.

16. 호를라, 또는 현대의 유령들

센 강변 집에 사는 화자는 5월부터 열병과 악몽에 시달리고, 몽생미셸 여행 후 잠시 회복되나 병에 담긴 물과 우유가 밤마다 사라집니다. 최면술사 파렌 박사의 시연으로 암시의 힘을 확인하고, 정원에서 장미가 저절로 꺾이는 것을 봅니다. 그는 자신이 보이지 않는 존재에게 지배당한다고 믿고, 그 존재를 브라질 배로 온 '호를라'라 부릅니다. 거울에 모습이 비치지 않는 밤을 겪은 뒤 집에 불을 지르지만, 그가 죽었는지 확신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까지 하는 데서 일기가 끝납니다.

17. 사랑

화자는 신문에서 정념 살인극을 읽고, 젊은 시절 사냥 중 본 '사랑'을 떠올립니다. 사촌 칼 드 라우빌의 습지 별장에서 혹한의 새벽 얼음 오두막에 불을 피우고 오리 사냥을 합니다. 화자가 쏜 청둥오리 암컷이 떨어지자 수컷이 맴돌며 애통하게 웁니다. 칼의 충고대로 암컷을 땅에 두자 수컷은 위험을 무릅쓰고 다가오고, 칼이 쏘아 떨어뜨립니다. 화자는 이미 차가워진 두 마리를 같은 자루에 넣고 그날 저녁 파리로 돌아옵니다.

18. 구멍

가구 장인 레오폴드 르나르가 "사망을 초래한 상해" 혐의로 법정에 섭니다. 그는 아내 멜리와 낚시 명당인 파시의 '구멍'을 차지해 왔는데, 술 한 병에 늦잠을 자는 바람에 린넨 옷차림의 작은 남자가 그 자리를 먼저 차지합니다. 남자가 황어를 잇달아 낚자 아내들이 말다툼 끝에 주먹다짐을 벌입니다. 르나르가 남자를 쳐서 물속 구멍에 빠뜨리고, 수영을 못 한다며 구하지 못해 남자는 익사합니다. 증인들의 증언 끝에 르나르는 무죄로 풀려납니다.

19. 구원받았다

어린 레네돈 후작부인이 깔깔 웃으며 친구 그랑제리 남작부인에게 달려와 이혼 증거를 잡았다고 자랑합니다. 남편이 난폭해졌어도 때리지 않고 정부를 들키지도 않자, 그녀는 정부 클라리스를 닮은 하녀를 알선업자에게 주문합니다. 로즈라는 하녀는 이미 여덟 번 이혼을 성사시킨 전문가로, 마편초 향수를 쓰며 남편을 유혹합니다. 약속한 목요일 다섯 시에 후작부인은 부모, 판사, 문지기를 데리고 침실 문을 열어 현장을 잡고 "이혼 만세"를 외칩니다. 남작부인은 왜 자기는 부르지 않았느냐고 투덜댑니다.

20. 벨플라워

화자는 어린 시절 매주 목요일 집에 와 빨래를 수선해 주던, 수염투성이에 절뚝거리는 늙은 재봉사 '벨플라워 아줌마'를 사랑했습니다. 어느 날 그녀가 린넨실 바닥에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날 저녁 의사가 부모에게 그녀의 비밀을 들려줍니다. 열일곱 살의 예쁜 오르탕스는 보조 교사 시지베르와 건초 다락에서 밀회하다가 교장 그라부에게 들킬 뻔하자 애인의 비겁한 재촉에 창밖으로 뛰어내려 다리가 부러졌다는 것입니다. 의사는 그것이 그녀의 유일한 사랑이었고 그녀가 순결한 순교자로 죽었다고 말합니다.

21. 푸메롤 후작

로저 드 투메빌이 친구들에게 이야기합니다. 왕당파인 부모 앞으로 방탕한 외삼촌 푸메롤 후작이 죽어 간다는 하녀 멜라니의 편지가 오고, 어머니는 푸아브론 신부와 함께 임종 성사를 시키려 원정을 나섭니다. 외삼촌 곁에는 오믈렛을 먹는 두 정부가 있고, 신부는 쫓겨나며 개신교 목사까지 나타나 소동이 벌어집니다. 후작이 쓰러지자 어머니가 두 여자를 내쫓고 신부가 종부성사를 하며, 어머니는 오빠가 자신의 손을 잡았다고 믿습니다. 장례식은 성대하게 치러지고, 한 친구는 "임종 개종담"이라 평합니다.

22. 신호

이혼한 레네돈 후작부인이 아침 일찍 찾아온 친구 그랑제리 남작부인의 고백을 듣습니다. 남작부인은 창가에서 맞은편 창녀가 눈짓으로 손님을 끄는 모습을 구경하다가, 흉내를 내 본 끝에 점잖은 신사에게 신호를 보내 버립니다. 신사가 찾아오자 사람을 잘못 봤다고 애원하지만 그는 믿지 않고 사십 프랑을 주겠다며 밀고 들어옵니다. 남편이 올 시각이 다가오자 그녀는 서둘러 문을 잠그고 일을 치릅니다. 남자가 내일 또 오겠다 했다는 말에 후작부인은 경찰에 신고하라고 하고, 남은 이십 프랑 두 닢은 남편에게 선물하라고 충고합니다.

23. 악마

아흔두 살의 노파가 임종을 맞는데, 인색한 아들 오노레 보랭은 밀을 거둬들이느라 어머니를 두고 나가려 하고 의사가 호통쳐 간병인을 부르게 합니다. 시체 지킴이 라 라페는 곧 죽을 거라는 의사 말에 값을 놓고 흥정하다 임종까지 6프랑에 계약합니다. 그러나 노파가 좀처럼 죽지 않자 화가 난 라 라페가 시트와 냄비, 빗자루로 악마 분장을 하고 노파를 놀래켜 숨지게 합니다. 저녁에 돌아온 아들은 사흘 하루 밤이 5프랑이니 20수 이득을 봤다고 계산합니다.

24. 주현절

가렌 백작이 전쟁 때의 주현절 만찬을 회상합니다. 기병 보급관이던 그는 부하들과 폐허가 된 포르테린 마을을 점령하고, 꾀 많은 마르샤스가 부잣집에 숙소를 잡아 샴페인과 거위를 구해 놓습니다. 마르샤스는 콩 든 거위에 맞는 '여왕'이 없다며 신부에게 부인들을 청하라고 부추깁니다. 신부가 데려온 이는 수녀와 늙고 불구인 노파 셋이었고, 어색한 가운데 잔치는 흥겨워집니다. 그때 총소리가 울리고 귀먹은 늙은 양치기 플라시드가 보초에게 총을 맞아 숨집니다. 노파들은 공포에 떨며 수녀에게 이끌려 사라지고 신부는 끔찍하다고 중얼거립니다.

25. 숲 속에서

시장은 순경 오슈뒤르가 숲 가장자리에서 붙잡아 온 중년 부부를 심문합니다. 파리 마르티르 거리의 잡화상 니콜라 보랭과 그의 아내입니다. 아내는 숨김없이 사연을 털어놓습니다. 젊은 시절 일요일마다 이 숲으로 놀러 와 친구 로즈와 그 애인 곁에서 남편을 알게 되어 결혼했고, 가게 일에 치여 사랑을 잊고 살았다는 것입니다. 나이 들어 봄꽃과 하늘을 보며 후회와 설렘이 밀려와 남편을 옛 장소로 데려갔다고 합니다. 시장은 웃으며 평안히 가되 나무 아래서는 다시 죄짓지 말라며 보내 줍니다.

26. 가족

화자가 15년 만에 옛 절친 시몬 라데빈을 찾아갑니다. 시몬은 지방 소녀와 결혼해 뚱뚱한 아버지가 되어 있고, 다섯 아이를 자랑하며 예전의 총기는 보이지 않습니다. 아내는 평범한 아이 낳는 기계 같은 여자로 변했습니다. 저녁 식사에서 가족은 중풍에 걸린 87세 할아버지가 디저트를 탐내는 모습을 구경거리로 삼습니다. 아이들은 쌀 크림을 주는 척하며 웃고, 시몬은 건강을 이유로 더 주지 않습니다. 화자는 마지막 낙마저 빼앗는 위선에 분노하고, 밤에 새소리를 들으며 슬픔에 잠깁니다.

27. 요셉

바닷가 외딴 집에서 남편들이 파리로 돌아간 사이, 어린 남작부인 앙드레와 백작부인 노에미가 샤르트뢰즈에 취해 사랑 이야기를 나눕니다. 앙드레는 남자를 낚는 요령과, 2년 전 보그롤 영지에서 농부의 아들을 하인 요셉으로 들여 거만하게 대하며 애만 태우다가 숲길에서 기절한 척해 가까워진 일을 털어놓습니다. 지금도 곁에 있다며 요셉을 부르고는, 쓰러질 것 같다며 시녀 로잘리를 대신 불러오게 하고 자기는 너무 취했다고 말합니다.

28. 여관

알프스 젬미 고개의 슈바렌바흐 여관은 겨울이면 하우저 일가가 떠나고 늙은 안내인 가스파르 하리와 젊은 울리히 쿤지, 개 샘만 남습니다. 울리히는 하우저의 딸 루이즈를 마음에 두고 있습니다. 눈 속에 갇혀 지내던 어느 날 사냥을 나간 가스파르가 돌아오지 않고, 울리히가 이틀을 찾아 헤매다 허탕을 칩니다. 밤마다 자기를 부르는 소리에 시달리던 그는 술과 공포로 미쳐 가고, 봄에 돌아온 하우저 일가는 머리가 하얗게 센 그를 발견합니다. 동료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끝내 알지 못합니다.

29. 못생긴

평범함이 판치는 시대에 못생길 권리와 의무를 철저히 지킨 안티누스 르보는 이름과 달리 누가 봐도 못생겼고, 스스로도 그렇게 믿어 불행합니다. 밤거리 여자들의 거짓 칭찬마저 비웃음으로 바뀌자 그는 사랑에 굶주려 술에 찌든 거지 여자를 거두어 하녀, 가정부, 정부를 거쳐 아내로 삼습니다. 아내는 그보다 더 못생긴 부랑자와 바람을 피우고, 따지는 그에게 그 남자가 더 못생긴 건 아니라며, 자기만의 못생김이 있는 반면 남편은 그저 흔한 못생김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허기 앞에서 무너지는 체면

「불 드 쉬프」의 첫 시험은 도덕이 아니라 식사입니다. 눈에 갇혀 굶주린 마차에서 기절한 카레라마동 부인을 두고 수녀가 내린 진단은 이 모음 전체의 인간관을 요약합니다.

It is simply hunger--nothing else.

그저 배고픈 겁니다. 그 밖의 것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점잖은 부인들은 천한 여자가 내민 바구니 앞에서 하나씩 체면을 접습니다. 점령군 병사들을 지켜보던 교회지기의 말은 이 이야기가 전쟁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음을 알려 줍니다.

it is the great people who make the wars.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높은 사람들이다.

독일 장교가 억류 이유를 묻는 백작에게 던진 대답은 서툰 발음 그대로 옮겨져 있어 더 오만하게 들립니다.

Pecause I do not shoose.

내키지 않으니까.

이유 없는 권력은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모파상은 그 비합리가 승객들의 합리화를 부르는 과정을 차분히 쌓아 갑니다.

2. 공모의 논리

억류가 이틀을 넘기자 동정은 원망으로 바뀝니다. 루아조 부인이 불 드 쉬프의 직업을 근거로 거절을 비난하는 말이 공모의 불씨가 됩니다.

As that is her trade, why refuse one man more than another?

그게 그녀의 장사인데, 한 남자는 되고 다른 남자는 안 될 게 뭐란 말이에요?

부인들은 역사 속 여인들의 희생을 늘어놓고, 늙은 수녀는 신앙의 말로 거듭니다. 가장 경건한 사람의 입에서 가장 편리한 격언이 나옵니다.

The end justifies the means.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

그녀가 응하자 루아조는 샴페인 잔을 듭니다.

To our deliverance!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건배의 주어는 '우리'입니다. 희생한 사람은 그 잔에 들어 있지 않고, 이 한마디로 이야기의 위선이 완성됩니다.

3. 코르누데와 마지막 울음

민주주의자 코르누데는 이 마차에서 유일하게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는 자리를 뜨며 일행의 행위를 규탄합니다.

I tell you all that what you have done to-day is an infamy!

여러분, 오늘 한 일은 파렴치한 짓이라고 분명히 말해 두겠소!

루아조는 그의 분노를 퇴짜 맞은 앙갚음으로 깎아내리고, 모파상은 코르누데도 이전에 그녀의 방문 앞에서 거절당했음을 앞서 보여 준 터라 이 농담은 반쯤 정확합니다.

Sour grapes, old man--sour grapes!

신 포도일세, 이 사람아. 신 포도라고!

다시 길 위에 오른 마차에서 그녀를 향한 모욕은 속삭임이 됩니다.

It's a good thing that I am not sitting beside her!

저 여자 옆에 앉지 않은 게 다행이야!

사람들이 도시락을 먹는 동안 아무것도 챙기지 못한 그녀는 어둠 속에서 울고, 코르누데의 휘파람은 노래 사이로 울음을 덮습니다. 이야기는 짧은 한 줄로 닫힙니다.

And Boule de Suif wept on

그리고 불 드 쉬프는 계속 울었다.

첫날의 바구니 장면과 정확히 거울을 이루는 마무리입니다. 베푼 사람이 굶고, 얻어먹은 사람들이 먹는 구도가 해설 없이 남습니다.

4. 미스 해리엇: 편견과 늦은 이해

마을은 미스 해리엇을 이해하지 못한 채 이름을 붙입니다. 르카슈르 노파의 별명은 낯선 사람을 쫓아내는 가장 쉬운 방식입니다.

That woman is a demoniac.

저 여자는 마귀 들린 여자야.

사제는 소문과 다르게 그녀를 두둔합니다.

She is a heretic, but God does not wish the death of the sinner

그녀는 이단이지만, 하느님은 죄인의 죽음을 바라지 않으신다.

화가 셰날의 신조는 처음부터 가볍습니다. 시골 처녀들과의 사랑에는 값이 있고 그 값이 곧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Love always has its price, come whence it may.

사랑에는 어디서 오든 언제나 값이 따른다.

그 가벼운 신조가 값을 치르는 순간은 해리엇의 시신 앞입니다. 화가는 이제야 외로운 사람들의 삶을 헤아립니다.

How many unhappy beings there are!

불행한 존재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 이야기가 마차 안의 틀에 담겨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웃기려고 청한 연애담이 청중을 울리는 순간, 이야기는 듣는 사람도 바꿉니다.

5. 프란체스카: 알수록 알 수 없는 사람

「프란체스카와 카를로타 론돌리」는 가볍게 시작합니다. 화자가 친구 폴을 묘사하는 익살이 어조를 정합니다.

Paul is a squirrel turned into a man.

폴은 사람으로 변한 다람쥐다.

위험을 무릅쓰기로 한 화자는 격언으로 자신을 부추깁니다.

A victory without peril is a triumph without glory

위험 없는 승리는 영광 없는 개선이다.

그러나 가까워질수록 상대는 멀어집니다.

The better I knew her the more enigmatical she became.

알면 알수록 그녀는 더 알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프란체스카는 말없이 사라지고, 이듬해 화자가 찾아간 집에서는 어머니가 딸의 팔찌를 자랑하다 다른 딸을 내놓습니다. 사랑의 환상이 거래의 현실로 바뀌는 속도가 이 이야기의 풍자이고, 마지막 문장이 환기하는 '딸이 둘 더 있다'는 계산은 웃음 뒤에 씁쓸함을 남깁니다.

6. 찰리: 선물이 될 수 없는 사람

제독은 라자의 선물로 온 소녀들을 돌려보낼 수 없습니다. 소녀들의 첫 대답은 체념입니다.

I am here to do whatever you ask me, my master.

저는 주인님이 시키시는 것은 무엇이든 하려고 여기 있어요.

찰리가 받은 조개 상자는 사랑의 증표였지만, 노예에게는 선물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궁정의 논리 앞에서 도둑질의 증거가 됩니다. 제독이 돌아와 진상을 들은 뒤에도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그는 슬픔을 평생 안고 삽니다.

I now still feel as if I had never loved any woman but Châli.

나는 지금도 찰리 말고는 어떤 여자도 사랑한 적이 없는 것만 같다.

이 이야기에서 모파상의 아이러니는 낮게 깔려 있습니다. 제독은 선량하지만 그 선량함은 한 사람의 목숨을 지켜 줄 만큼 힘이 있지 않았고, 선의가 권력 구조 안에서 얼마나 무력한지가 이 짧은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7. 우산과 소스테네스: 인색과 어리석음

「우산」은 구두쇠 부인의 신조로 시작합니다.

It is better to have too much than too little.

모자라는 것보다는 넘치는 편이 낫다.

우산 값에 기겁하는 부인의 비명은 희극의 박자를 정합니다.

Just fancy, twenty-six francs for an umbrella!

생각해 보세요, 우산 한 자루에 26프랑이라니!

이 이야기는 변상을 얻은 부인이 가장 좋은 비단을 달라고 하는 데서 끝나고, 그 끝맺음 방식이 인색한 사람의 욕심을 오히려 선명하게 합니다. 「나의 삼촌 소스테네스」는 같은 계열의 풍자를 종교로 옮깁니다. 첫 문장부터 날이 서 있습니다.

My Uncle Sosthenes was a Freethinker, like so many others are, from pure stupidity

나의 삼촌 소스테네스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순전한 어리석음 때문에 자유사상가였다.

개종한 듯한 삼촌은 궁색하게 둘러댑니다.

Well, but religion is a sort of Freemasonry.

글쎄, 하지만 종교도 일종의 프리메이슨 같은 것이야.

신념이 얼마나 쉽게 장난에 흔들리는지, 그리고 장난의 대가가 유산이라는 결말이 모파상다운 마무리입니다.

8. 그?와 호를라: 혼자 있는 사람의 공포

「그?」의 화자는 유령도 위험도 믿지 않지만 자기 자신이 두렵다고 고백합니다.

I am afraid of myself, afraid of that horrible sensation of incomprehensible fear.

나는 내가 두렵다. 이해할 수 없는 공포라는 그 끔찍한 감각이 두렵다.

그가 결혼하는 이유는 사랑이 아니라 곁의 사람입니다. 이 공포는 「호를라」에서 열병과 악몽, 사라지는 우유와 물로 몸을 얻습니다. 일기의 화자는 고독이 환영을 낳는다는 사실을 처음에는 스스로 알고 있습니다.

When we are alone for a long time, we people space with phantoms.

오래 혼자 있으면 우리는 허공을 유령으로 채운다.

그러나 몽생미셸의 수도사가 건넨 말처럼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가능성이 열리자, 합리적 설명은 힘을 잃습니다. 의지를 빼앗긴 사람의 절규가 이어집니다.

Somebody possesses my soul and governs it!

누군가 내 영혼을 차지하고 지배하고 있다!

일기의 마지막은 선언입니다.

After man the Horla.

인간 다음은 호를라다.

호를라가 실재하는 존재인지 광기의 이름인지 모파상은 끝내 정하지 않습니다. 그 결정 불능이 이 단편을 유령 이야기에서 현대 공포의 원형으로 끌어올립니다.

9. 철학자, 닫힌 문, 만남: 결혼의 속사정

「철학자」의 블레로는 아내를 너무 사랑해서 몸이 상합니다.

I love her too much, that is all.

내가 그녀를 너무 사랑해서일 뿐이야.

애인을 두라는 친구의 처방이 먹힌 뒤, 건강해진 그는 질문을 비껴갑니다.

One can but do one's best.

사람은 최선을 다할 수 있을 뿐이지.

「항상 문을 잠그세요!」는 이름 그대로의 교훈으로 끝납니다. 허풍을 가리키는 노총각들의 관용구로 시작해, 고백담은 사실상 그 교훈의 변명입니다.

To lie like an old bachelor.

노총각처럼 거짓말을 하다.

「만남」의 아내 베르타는 6년 만에 만난 남편 앞에서 주도권을 쥡니다. 그녀의 선언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남편의 삶을 바꿉니다.

I am afraid that I am in the family-way.

제가 임신한 것 같아 걱정이에요.

남작은 진실을 끝내 모릅니다. 세 이야기 모두 부부와 정사에서 결정권을 쥔 쪽이 누구인지 반전시키는 구조를 지니고, 반전의 순간은 대개 한 문장에 담깁니다.

10. 작은 술통과 악마: 죽음을 재촉하는 계산

「작은 술통」의 마글루아르 노파는 땅을 팔지 않으려 하지만 연금 계약에는 응합니다. 그녀의 완고함은 그 땅이 자기 삶 전부라는 선언입니다.

I was born here, and here I mean to die,

나는 여기서 태어났고, 여기서 죽을 생각이오.

3년이 지나도 죽지 않는 노파를 보는 시코의 속마음은 연금의 숫자와 함께 늘어납니다.

Will you never die, you old brute?

대체 언제 죽을 거요, 이 늙은 괴물아?

그가 선택한 방법은 브랜디입니다. 노파가 눈 속에서 숨진 뒤 시코는 정색을 합니다.

she might very well have lived for ten years longer

그녀는 열 해쯤은 더 살 수도 있었을 텐데.

「악마」에서 인색은 가족 사이로 옮겨 갑니다. 라 라페가 죽어 가는 노파에게 던지는 질문은 장난과 계산이 섞여 섬뜩합니다.

Have you ever seen the Devil?

악마를 본 적 있소?

두 이야기 모두 죽음이 늦어지는 것을 비용으로 환산하는 인간을 그리고, 장면은 우습지만 웃음의 뒤끝은 서늘합니다.

11. 훈장, 노래, 아이, 하숙집: 작은 위선들

카이야르는 훈장을 원하는 마음이 너무 간절해 체념하는 듯한 목소리를 냅니다.

It is really too difficult for any man to obtain the Legion of Honor

누구든 레지옹 도뇌르를 받는다는 것은 정말 너무 어렵다.

그는 훈장을 얻지만, 그 과정에서 아내의 침실을 의심하는 대신 외투의 리본만 보고 기뻐합니다. 보지 않는 편이 이득인 순간 사람은 눈을 감습니다. 「저주받은 빵」에서는 노래의 후렴이 그 눈 감기를 집단으로 보여 줍니다.

Children, I warn you all to eat not of that bread.

얘들아, 모두 경고한다. 그 빵은 먹지 말아라.

샴페인이 나오자 얼어붙었던 분위기가 풀리고 모두 같은 후렴을 합창합니다. 「앤드류에게 진짜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걸까?」는 더 어두운 쪽입니다. 우는 아이에게 폭발하는 선장의 입에서는 죄책감이 아니라 짜증이 먼저 나옵니다.

Confound it all, won't the little brute be quiet?

제기랄, 이 꼬마 녀석은 조용히 못 하나?

죄 없는 유모가 쫓겨나는 결말이 이 이야기의 진짜 사건입니다. 「나의 집주인」의 케르가란 부인은 같은 위선의 희극 판입니다. 몰래 들인 아가씨를 두고 이십 분 동안 집의 명예를 훈계하는 부인의 일침은 정곡을 찌릅니다.

People don't take tea in their chemise.

사람들은 속옷 차림으로 차를 마시지 않아요.

12. 사랑과 구멍: 새와 사람

「사랑」에서 화자는 습지를 하나의 세계로 바라봅니다.

The marsh is an entire world to itself on earth

습지는 지상에서 그 자체로 하나의 온전한 세계다.

그 세계에서 암컷을 잃은 수컷 청둥오리는 죽을 위험을 알고도 다가옵니다. 사냥꾼은 두 마리를 같은 자루에 담아 돌아옵니다. 신문의 정념 살인극으로 시작한 이야기가 오리의 사랑으로 끝나는 것은, 사람이 그 감정에 얼마나 서툰지를 암시하는 대비입니다. 「구멍」은 정반대의 결입니다. 법정의 르나르가 먼저 능청을 떱니다.

The facts are their own commentary, Monsieur le Président.

사실이 곧 해설입니다, 재판장님.

그는 모든 불행의 시작을 우스꽝스럽게 자백합니다.

I was happy and thirsty, and that was the cause of everything.

나는 행복했고 목이 말랐고, 그것이 모든 일의 원인이었습니다.

아내들이 싸우자 남자들은 억지 논리로 끼어듭니다.

women among themselves; men among themselves; it does not do to mix the blows

여자는 여자끼리, 남자는 남자끼리. 주먹을 섞어서는 안 된다.

사람이 물속에서 숨졌는데도 증언이 오간 끝에 무죄로 풀려나는 결말은, 사실이 곧 해설이라던 능청이 법정에서도 통했음을 보여 줍니다.

13. 구원받았다와 신호: 이혼의 희극

「구원받았다」의 후작부인은 이혼 증거를 직접 연출합니다. 현장을 덮친 뒤 친구 남작부인의 투정은 이 이야기의 마지막 웃음입니다.

Why did you not invite me to see it?

왜 나는 구경하라고 부르지 않았어?

이혼이 구경거리가 되는 세계에서, 슬픔은 어디에도 끼지 못합니다. 같은 두 친구가 다시 나오는 「신호」에서는 입장이 바뀌어 후작부인이 충고하는 쪽이 됩니다. 남작부인은 자기가 남을 흉내 내는 사람이라며 자조합니다.

I believe that we woman have the souls of monkeys.

우리 여자들은 원숭이의 영혼을 가진 것 같아.

후작부인의 충고는 끝까지 실용적입니다.

you must make your husband a little present with it

그 돈으로 남편에게 작은 선물을 해야 해.

모파상은 두 이야기에서 도덕을 설교하지 않고, 도덕이 떠난 자리를 능청스러운 대화로 채웁니다.

14. 벨플라워와 푸메롤 후작: 임종의 두 얼굴

「벨플라워」의 의사는 그날 저녁 늙은 재봉사의 사연을 부모에게 들려주고 한마디로 정리합니다.

She was a martyr, a noble soul, a sublimely devoted woman!

그녀는 순교자였고, 고귀한 영혼이었고, 더없이 헌신적인 여인이었소!

수염투성이 절름발이 노파가 한때 열일곱 살 소녀의 사랑을 겪었다는 사실은, 보이는 모습이 삶 전체를 말하지 못한다는 이 모음의 반복 주제입니다. 「푸메롤 후작」은 같은 임종을 소동극으로 만듭니다. 방탕한 후작은 임종을 맡으러 온 신부에게 화를 냅니다.

Go out from here, you picklock of dying men's doors!

나가시오, 죽어 가는 이의 문을 따는 도둑 같은 양반아!

그럼에도 장례는 성대하고, 한 친구는 이를 "임종 개종담"이라 평합니다. 같은 죽음 앞에서 한 이야기는 눈물, 다른 이야기는 야유로 끝나 모파상의 폭을 보여 줍니다.

15. 주현절, 숲 속에서, 가족: 전쟁과 세월

「주현절」의 가렌 백작은 전시에도 즐겁게 지내겠다고 호기를 부립니다.

We are Frenchmen, we like to laugh, and we can laugh everywhere.

우리는 프랑스 사람이라 웃기를 좋아하고, 어디서든 웃을 수 있소.

그러나 잔치 한가운데 울린 총성으로 늙은 양치기가 숨지고, 웃음은 단번에 끊깁니다. 「불 드 쉬프」처럼 전쟁 이야기에서 모파상은 총성보다 일상의 부조리에 시선을 둡니다. 「숲 속에서」의 부부는 오히려 일상에 눌려 있었습니다.

We were growing old by degrees without perceiving it

우리는 알아차리지도 못한 채 조금씩 늙어 가고 있었다.

시장이 웃으며 부부를 보내 주는 결말은 이 모음에서 드물게 따뜻합니다. 「가족」은 반대로 세월이 한 사람을 어떻게 지워 가는지를 보여 줍니다. 15년 만에 만난 옛 친구는 자기 삶을 이렇게 요약합니다.

Eating and sleeping, that is my existence!

먹고 자는 것, 그것이 내 삶이라네!

화자가 마지막으로 분노하는 대상은 시몬이 아니라 노인에게서 디저트마저 거두는 위선입니다. 사랑과 총기를 잃은 사람이 가장 약한 사람 위에 서는 장면은 짧지만 오래 남습니다.

16. 요셉, 여관, 못생긴: 마지막 세 편

마지막 세 편은 한 권의 끝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닫습니다. 「요셉」은 가벼운 대화극으로, 앙드레는 자기 하인을 '불을 붙였을 뿐'이라 자랑하면서도 취기 속에서 속마음을 흘립니다. 「여관」은 알프스의 눈 속으로 들어갑니다. 동료를 잃은 울리히의 고립은 이 책에서 가장 극단적입니다.

He felt himself alone, unhappy man, as no man had ever been alone before!

그는 어떤 사람도 일찍이 그렇게 혼자였던 적이 없을 만큼 혼자라고 느꼈다, 불행한 사람!

밤마다 부르는 소리에 짓눌린 그는 보이지 않는 존재를 향해 의자를 쥐고 외칩니다.

Don't come in, don't come in, or I shall kill you.

들어오지 마, 들어오지 마. 안 그러면 죽여 버릴 테다.

이 외침은 「호를라」의 공포와 같은 뿌리에서 나오지만, 여기서는 눈과 침묵이 그 공포를 키웁니다. 마지막 「못생긴」은 웃음과 슬픔이 같은 문장에 있습니다. 르보의 진짜 결핍은 얼굴이 아니라 사랑이었습니다.

Alas! He was hungry, unhappy man; hungry for love

아아, 그는 굶주려 있었다, 불행한 사람. 사랑에 굶주려 있었다.

아내가 던지는 마지막 모욕은 그 굶주림을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되받습니다.

you are merely ugly like everybody else is.

당신은 다른 모든 사람처럼 그냥 못생겼을 뿐이에요.

표제작의 '허기'가 마지막 편에서 '사랑에 대한 허기'로 돌아오는 것은 우연이 아닌 듯합니다. 한 권은 굶주림에서 시작해 굶주림으로 끝납니다.

17. 이 책을 읽는 방법

『비곗덩어리 외』는 한 편이 몇 쪽에서 몇십 쪽이라서 어디서든 읽기 시작할 수 있고, 이야기마다 반전이 한두 쪽에 몰려 있어 짧게 끊어 읽기에 좋습니다. 처음이라면 「불 드 쉬프」로 시작해 「우산」, 「작은 술통」, 「구멍」, 「벨플라워」 같은 짧은 풍자를 읽은 뒤 「호를라」와 「여관」으로 어두운 쪽을 맛보는 순서를 권합니다. 「미스 해리엇」은 마차 안의 틀 이야기까지 포함해 한 편으로 읽어야 효과가 큽니다. 이 책의 웃음은 대개 인물을 깎아내리는 웃음이 아니라, 인물이 자기 논리에 스스로 걸려 넘어지는 웃음입니다. 그래서 웃고 난 뒤에 남는 씁쓸함까지 한 묶음으로 읽는 편이 좋습니다. 어린 시절의 풍경은 「벨플라워」에서, 전쟁은 「불 드 쉬프」와 「주현절」에서, 광기는 「그?」와 「호를라」와 「여관」에서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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