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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Gem · 한 권 요점

1901년 출간

A Honeymoon in Space

우주에서의 신혼여행

영국 백작과 미국 발명가의 딸이 반중력 우주선 아스트로네프호를 타고 달과 화성, 금성, 목성의 위성, 토성을 돌아 지구로 돌아오는 신혼여행 이야기

Wait till we’ve finished our honeymoon in space, and come back to earth.

우주에서의 신혼여행을 마치고 지구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The Earth, the Earth—thank God, the Earth!

지구, 지구, 하느님 감사합니다, 지구!

한눈에 보기

1900년 11월 대서양 위, 여객선 세인트루이스호 앞에 은빛 우주선이 내려앉는다. 배를 만든 영국 백작 레드그레이브 경은 발명가의 딸 자이디 레닉이 부유한 삼촌이 정한 후작과 결혼하러 유럽으로 간다는 것을 알고, 그녀와 보호자 반 스툴러 부인을 구름 위로 데려간다. 자이디는 ‘유일한 반대표’를 던지며 항복하고, 워싱턴의 선거 전야와 결혼식을 거친 부부는 반발력 엔진으로 달의 죽은 도시, 감정을 지운 화성인, 죄를 모르는 금성의 새 사람들, 가니메데의 수정 도시, 불바다 같은 목성, 토성의 고리와 괴물을 지난다. 죽은 별 둘이 부딪혀 새 별이 태어나는 순간을 보고, 귀환길에는 태양으로 끌려 들어가는 막다른 순간에 지구가 떠오른다. 열여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한 권 요점

A Honeymoon in Space

『우주에서의 신혼여행』은 영국 작가 조지 그리피스가 쓴 과학소설로, 1901년에 책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피스는 1857년에 태어나 1906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19세기 말 영국에서 공중선과 미래 전쟁을 다룬 모험담으로 이름을 얻은 작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책은 프롤로그와 제1~20장, 에필로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줄기는 두 겹입니다. 겉으로는 갓 결혼한 부부가 태양계를 한 바퀴 도는 호화판 신혼여행이고, 속으로는 각 천체가 지구 문명의 과거와 미래를 비춰 보이는 거울입니다. 달은 이미 죽은 세계이고, 화성은 감정을 지워 버린 과잉 문명이며, 금성은 죄를 모르는 낙원, 가니메데는 죽어 가는 별 위의 수정 도시, 토성은 아직 파충류의 시대에 머문 거대한 세계로 그려집니다. 이야기 전체에 20세기 초 영미 낙관주의가 배어 있어서, 영국과 미국의 동맹이 세계 평화를 지킨다는 믿음이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그 믿음과 거기서 오는 한계를 함께 읽으면 더 흥미로운 책입니다.

줄거리

프롤로그: 세인트루이스호 위의 은빛 배

1900년 11월 5일 아침, 미국 여객선 세인트루이스호의 이등 항해사는 떠오르는 해를 가로지르는 검은 점을 발견합니다. 처음에는 안경에 낀 먼지라고 생각했지만 점은 점점 커져 선원과 승객 수백 명이 갑판에 몰립니다. 길이 약 36미터, 양 끝이 뾰족하고 중앙에 유리 돔이 얹힌 금속 배가 바람을 거슬러 날아와 배 옆에 나란히 섭니다. 돔의 문이 열리고 회색 플란넬 차림의 서른 살쯤 되는 금발 남자가 선장에게 아침 인사를 건넵니다. 레드그레이브 백작 롤로 레녹스 스미턴 오브리, 곧 이 우주선 ‘아스트로네프’의 주인입니다.

그는 선장 호킨스에게 용건을 밝힙니다. 영국은 양쯔강 유역과 모로코 문제로 프랑스, 러시아와 전쟁 직전이고, 자신은 외무장관인 형의 부탁으로 영미 동맹 조약의 사본을 워싱턴으로 가져가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해협 부근은 프랑스 순양함으로 가득할 테니 북쪽으로 돌아가라는 충고도 합니다. 그러나 경고에는 사사로운 이유도 있었습니다. 배에는 발명가 레닉 교수의 딸 릴라 자이디 레닉이 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레드그레이브는 2년 전 캐나다 로키에서 이 교수를 만나 그의 이론에 투자했고, 교수는 특허도 받지 못한 채 그 뒤 얼마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완성한 우주선을 결혼 선물로 가져오던 길이었지만, 선장은 자이디가 큰 재산을 가진 삼촌 러셀 레닉의 뜻에 따라 다음 달 런던에서 바이플릿 후작과 결혼하러 가는 길이라고 알려 줍니다. 레드그레이브는 이를 악물고 식사나 하겠다고 한 뒤, 자이디와 보호자 반 스툴러 부인을 우주선 구경에 초대합니다. 두 사람이 올라타자 우주선은 수천 피트 위 구름 속으로 사라집니다.

제1~3장: 구름 위의 납치, 만장일치

구름 위에서 반 스툴러 부인은 이것이 납치라고 떱니다. 그러나 자이디는 놀라울 만큼 침착하고, 레드그레이브가 은쟁반에 커피를 받쳐 들고 올라오자 부인도 체면이 무너집니다. 영국 귀족이 직접 가져다준 커피 앞에서 그녀의 분노는 주저앉습니다. 이야기는 곧 미국 대통령 선거로 흐르고, 자이디는 이 우주선을 ‘건전한 화폐’를 지지하는 쪽에 쓰면 어떻겠냐고 제안합니다. 레드그레이브는 워싱턴이나 뉴욕 어디든 내려 주겠다고 선언합니다. 다만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손님을 풀어 줄지의 표결은 만장일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인은 풀어 달라고 하고, 자이디는 “반대표가 하나 있다”며 스스로 포로가 되겠다고 합니다. 이어 자이디는 부인에게 털어놓습니다. 레드그레이브는 로키에서 청혼한 적이 없지만 아버지의 이상을 이룬 뒤 자신의 이상을 이루러 오겠다고만 했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그가 계획을 접었다고 생각한 그녀는 오기와 무지로 바이플릿과의 약혼을 받아들였다는 것입니다. 사령탑에서 두 사람은 마음을 확인합니다.

제4~5장: 사령탑과 반발력, 선거 전야의 워싱턴

레드그레이브는 사령탑에서 우주선의 원리를 설명합니다. 레닉 교수는 중력이 끌어당기는 힘과 밀어내는 힘 두 가지로 이루어졌음을 알아냈고, 우주선에는 이 밀어내는 힘, 곧 R. 힘(반발력)을 일으키는 엔진 세 세트가 있다는 것입니다. 바퀴의 눈금이 10이면 무게가 사라지고, 그보다 높이면 떠오르며, 100이면 포탄처럼 쏘아져 나갑니다. 정비는 모두 요크셔 출신 노 기관사 앤드루 머가트로이드가 맡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대서양 위에서 독일의 신형 여객선 도이칠란트호를 만나 영국기를 올리고 선회하며 우주선의 성능을 과시한 뒤, 10마일 높이까지 올라 구름 바다를 내려다봅니다. 자이디는 아버지의 정신이 이 기계 속에 살아 있다고 말합니다.

제5장에서 아스트로네프호는 대통령 선거 전야에 백악관 앞에 내려앉습니다. 레드그레이브는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하고 영국 대사 파운스포트 경에게 조약 사본을 전합니다. 반 스툴러 부인은 이 모든 사연을 상상력 풍부하게 둘러대며 안주인 노릇을 합니다. 밤하늘로 오른 우주선은 탐조등을 모스 부호로 깜빡여 “건전한 사람들과 건전한 화폐에 투표하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볼티모어, 필라델피아, 뉴욕에서 시카고와 샌프란시스코까지 밤새 미국 전역을 돌며 불빛을 쏩니다. 런던 신문 통신원이 이 우주선이 세계를 장악할 수 있다고 쓴 기사가 전쟁 위기를 가라앉힌 것으로 그려집니다. 선거 뒤 러셀 레닉은 후작 대신 레드그레이브를 사위로 받아들이고, 일주일 뒤 국회의사당 위에 떠 있는 우주선의 갑판에서 결혼 피로연이 열립니다. 대통령은 만찬 연설에서 영국과 미국의 연방을 말하고, 이 우주선이 ‘미국 사람의 이상을 영국 사람이 믿은 결과’라고 칭송합니다.

제6장: 지구와의 작별

부부는 뉴욕 상공에서 작별 신호를 보냅니다. 도시들이 한꺼번에 답신하는 가운데 신문사에서 온 메시지가 읽힙니다. 전쟁은 없고 프랑스와 러시아가 물러섰다는 소식입니다. 자이디는 아버지가 이 일을 알게 되길 바라며 기뻐합니다. 우주선은 모든 창을 밀폐하고 프로펠러를 끄고 반발력만으로 달을 향해 날아갑니다. 샴페인이 한쪽으로 쏠리고 물주전자가 가벼워지며, 자이디는 일어서다 몸이 떠오릅니다. 갑판에서는 별이 수백만 개로 늘어난 하늘과 달의 초승달이 보이고, 선체 바닥의 유리창 아래로는 북극이 하얗게 빛나는 지구 전체가 올려다보입니다. 열두 시간이 채 되지 않아 아스트로네프호는 달의 티코 분화구 가장자리에 내립니다.

제7~8장: 달의 죽은 도시와 마지막 생명

아침 식사를 마친 부부는 석면과 비단으로 짠 호흡복을 입고 달 표면에 내립니다. 자이디가 첫발을 딛고, 둘은 분화구 바닥 쪽으로 내려가 폐허가 된 도시를 발견합니다. 평평한 지붕의 단층 석조 주택들 한가운데에 천 피트 높이의 피라미드가 서 있고, 계단 아래에는 지구인보다 훨씬 큰 해골이 수백만 개 쌓여 있습니다. 가슴뼈가 엄청나게 컸던 이들은 공기가 줄어드는 위쪽에서 내려와 이곳에서 마지막을 맞은 것으로 레드그레이브는 짐작합니다. 어두운 사원 내부는 빛이 퍼지지 않아 들어가지 못하고, 자이디는 사진을 찍습니다.

제8장에서 부부는 달의 남극 쪽으로 이동해 가장 깊은 뉴턴 분화구에 내려갑니다. 그곳에는 공기와 물이 있었지만, 호흡복의 얼굴 가리개를 반 인치만 열어도 불에 지지는 듯한 추위가 닥칩니다. 탐조등이 비춘 어둠 속에서 눈이 퇴화한 회색 피부의 생물이 더듬이처럼 흰 촉수를 흔들며 늪가를 기어 다닙니다. 달 주민의 후손으로 짐작되는 이 생물들 곁에서 문어 머리에 뱀 몸을 한 짐승이 솟아올라 작은 쪽을 물속으로 끌고 갑니다. 부부는 다급히 떠나 달의 뒷면을 살피고, 뒷면도 앞면과 거의 같다는 것을 확인합니다. 마른 바다 밑바닥에서는 쇠락한 도시의 유적을 한 번 더 찾아내고, 두 사람은 죽은 세계에 작별을 고하며 화성으로 향합니다.

제9~11장: 화성의 함대와 감정 없는 거인들

화성은 11일 만에 닿습니다. 먼저 작은 위성 데이모스와 포보스에 내려 생명이 없음을 확인하고, 포보스에 올라타 화성을 한 바퀴 돕니다. 이 사이 부부는 우주선에 실린 공기총과 기관총, 두 종류의 폭약을 점검합니다. 화성 대기는 장밋빛이고, 숨을 쉬면 샴페인을 마신 것처럼 기분이 들뜹니다. 아래에는 운하를 따라 늘어선 거대 도시가 보입니다. 자이디는 이곳을 뉴욕과 브루클린이라 부릅니다.

제10장에서 화성의 날개 달린 비행선 스물다섯 척이 올라와 우주선을 에워싸고, 초록빛 가스를 뿜는 포를 겨눕니다. 우주선은 포문을 닫은 채 위로 솟구쳐 독가스를 피하고, 비행선보다 빠르고 높이 올라가 상대를 따돌립니다. 그래도 화성 함대가 다시 대형을 짜 겨누자 레드그레이브는 얼굴이 굳어지고 우주선을 급강하해 충각으로 한 척을 두 동강 냅니다. 더 큰 한 척은 위에서 떨어뜨려 부수고, 함대는 흩어집니다. 자이디는 잔인하다고 말하지만 그는 먼저 전쟁을 선포한 쪽은 저들이고 전쟁에서 죽이는 일은 살인이 아니라고 답합니다.

제11장에서 부부는 중앙 공원을 닮은 광장에 내립니다. 화성인은 키가 지구인보다 크고, 남녀 구분이 거의 되지 않으며, 머리털이 없고 머리통이 큽니다. 포트를 열자 붉은 허리띠를 맨 지도자가 올라오고, 그 사이 자이디의 아름다움을 본 군중이 본능에 눈뜬 듯 소리 지르며 몰려옵니다. 머가트로이드의 기관총이 불을 뿜고, 레드그레이브는 발사한 폭탄으로 비행선을 흔적도 없이 날립니다. 그 사이 지도자는 영어로 말하며 자이디를 사고 싶다고, 궁전과 정원과 노예 이천 명을 주겠다고 합니다. ‘아내’도 ‘모욕’도 그들에게는 없는 단어입니다. 화성에는 하나의 언어만 있고 다른 말을 쓰는 사람들은 죽였으며, 분노는 광기로 규정되어 없앴다고 지도자는 설명합니다. 자이디가 역겨워 몸을 돌리자 그는 갑자기 그녀를 덮치려 하고, 자이디가 쏜 권총에 맞아 쓰러집니다. 그녀는 사람을 죽였다며 떨고, 레드그레이브는 시신을 던져 버리고 서둘러 화성을 떠납니다.

제12~13장: 금성의 새 사람들과 낙원을 떠나는 결정

금성은 구름으로 덮인 황금빛 초승달로 다가옵니다. 구름 위로는 설산이 솟아 있고, 두 사람은 눈 덮인 봉우리에 내려 공기를 마셔 봅니다. 서늘하고 달콤합니다. 구름 아래로 내려가면 그림자가 없는 은빛 황혼 속에 황금색 숲과 은빛 강이 펼쳐집니다.

제13장에서 날개 달린 사람들이 내려옵니다. 팔이 네 개이고 깃털 달린 막이 팔과 다리를 잇고 눈은 황금빛 노랑인, 부드럽고 어린아이 같은 존재들입니다. 이들은 노래로 말합니다. 자이디가 ‘스와니 강’과 ‘즐거운 나의 집’을 부르자 그들은 곡조를 정확히 따라 부르고, 그녀가 머리를 풀자 신기한 듯 어루만집니다. 둘은 이들에게 손님으로 열흘을 보냅니다. 그러나 열하루째 저녁, 자이디는 이 낙원에 남아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이 사람들에게는 시기도 이기심도 없는데, 지구에서 온 자신들은 원죄를 가진 사람으로서 죄 없는 세계의 ‘역병’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레드그레이브는 입맞춤으로 대답하고 기관실로 내려갑니다. 우주선은 불을 끈 채 밤에 떠나고, 다음 날 금성 사람들은 처음으로 슬픔을 알게 됩니다.

제14~16장: 목성의 위성 가니메데와 불의 세계

금성을 떠난 지 28일째, 부부는 소행성대를 지나 목성에 가까워집니다. 레드그레이브는 목성이 지구의 몇 백만 년 전 같은 상태일 거라 추측합니다. 먼저 칼리스토에 내려 생명 없는 얼음 세계를 확인하고, 암석을 분석하니 금과 은의 스펀지 같은 합금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어 가니메데로 내려가다 푸른 빛줄기가 우주선을 붙잡는 일을 겪습니다. 그러나 곧 풀려나고, 날개 달린 수레가 와서 금빛 외투 차림의 훤칠한 남자를 태우고 안내합니다. 이들은 바깥이 메마른 사막인 땅 위에 유리 지붕을 덮은 ‘수정 도시’에 삽니다.

제15장에서 부부는 따뜻한 대기와 모자이크 길, 아름다운 얼굴의 사람들이 사는 도시를 지납니다. 레드그레이브는 이들이 오랜 세월 선별을 거친 지배층의 후손이고 열등한 계층은 하인이 되었으리라고 짐작합니다. 의회에서 환영을 받고 안내자의 집에 머뭅니다.

제16장에서는 일주일이 지나고, 부부는 가니메데의 과학과 영화 같은 역사 상영, 마르는 물과 식어 가는 중심부를 보며 이 문명이 필사적으로 목숨을 이어 간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들은 과거에 반발력과 비슷한 기술로 우주선을 만들었지만 목성의 중력에 끌려가 사라진 적이 있습니다. 레드그레이브는 안내자와 천문학자 둘을 태우고 목성 구름 속으로 내려갑니다. 갈색 구름 아래는 용암의 바다였고, 대륙이 솟았다 무너지는 장면이 펼쳐집니다. 엔진을 최대로 돌려도 우주선은 계속 떨어지고, 부부는 마지막을 각오합니다. 그 순간 목성의 네 위성이 한 줄로 늘어서며 합쳐진 인력이 우주선을 위로 끌어올립니다. 가니메데의 천문학자가 이를 계산해 그림으로 보여 줍니다. 부부는 이틀 뒤 가니메데 사람들과 작별하고 토성으로 떠납니다.

제17~18장: 토성의 고리와 심해의 괴물

3억 4천만 마일의 여행 끝에 토성의 고리가 거대한 무지개처럼 다가옵니다. 자이디는 프록터의 학설을 떠올리며 고리를 가로지르는 대신 고리와 행성 사이를 지나자고 제안하고, 우주선은 고리와 토성의 인력이 맞서는 곳에서 무게를 잃은 채 위아래가 뒤집히는 경험을 합니다. 자이디는 의자에 앉은 채 공중에 떠오르기도 합니다. 하강하자 대기는 물과 공기의 중간쯤으로 짙어지고, 고래만 한 해파리 같은 괴물들이 헤엄칩니다.

제18장에서 이 괴물들은 머리가 양쪽 끝에 달린 쌍두 생물로 드러나고, 레드그레이브가 탐조등을 비추자 몰려듭니다. 두 마리가 프로펠러에 걸려 우주선에 달라붙고, 머가트로이드가 반발력을 올리자 우주선은 위로 쏘아 오릅니다. 압력이 낮아지면서 괴물들은 풍선처럼 부풀다 터져 떨어져 나갑니다. 그 뒤 우주선은 대기가 옅은 남쪽 온대 지방으로 건너가 파충류 시대 같은 풍경과 나무에 사는 유인원 같은 생물을 봅니다. 두 사람은 진화론 농담을 주고받다가, 자이디가 우주 한가운데서 향수를 느낀다고 고백하며 귀환을 결정합니다.

제19장: 죽은 태양과 새 별

토성을 떠난 지 나흘째, 레드그레이브는 중력 나침반이 항로에서 벗어난 것을 발견합니다. 엔진은 정상이고, 그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천체가 끌어당긴다고 판단합니다. 계산해 보니 이대로면 성간 공간으로 끌려가 돌아올 수 없고, 남은 물은 3주 치입니다. 그는 약속대로 자이디에게 모든 것을 밝힙니다. 엔진을 최대로 돌리고 갑판에 나온 순간 암흑 속에서 눈부신 빛이 터지고, 두 죽은 별이 충돌해 새로운 태양과 성운이 태어나는 장면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두 사람은 한 시간 넘게 말없이 이 광경을 지켜봅니다. 우주선은 항로로 돌아오고, 이 별은 ‘릴라 자이디’라는 이름으로 천문학에 기록될 것이라고 책은 말합니다. 우주선은 지구에서 9억 마일 떨어진 지점에서 귀환 항로로 접어듭니다.

제20장과 에필로그: 태양 앞의 선택과 귀환

귀환길에 우주선은 소행성 세레스에 내려 쉬어 가며 힘을 아낍니다. 이어 수성과 금성 사이를 지나 태양의 인력을 이용해 지구로 방향을 틀려 하지만, 반발력이 바닥나면서 태양에 끌려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레드그레이브는 금성으로 돌아가 남을 수도 있다고 말하지만 자이디는 죄 없는 세계는 자신들에게 맞지 않는다며 집으로 가겠다고 합니다. 선내 온도가 오르자 레드그레이브는 머가트로이드에게 고통스러운 죽음을 피할 수단을 건넵니다. 머가트로이드는 하늘이 보내는 죽음을 받겠다며 사양하고 끝까지 엔진을 돌립니다. 부부도 같은 준비를 하고 온도가 정한 선에 닿을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때 자이디가 소리칩니다. 태양의 가장자리에서 은빛 초승달, 지구가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지구의 인력이 균형을 바꾸면서 우주선은 살아남습니다.

에필로그에서 우주선은 지구의 인력을 이용해 남미의 안데스를 넘어 페루 몰렌도 서쪽 태평양에 내려앉습니다. 하버드 천문대 아레키파 지소의 젊은 조교가 달 표면을 가로지르는 그림자를 보고 현상금을 받고, 영국 순양함 아스트라이아호가 아침 식사 중인 부부를 발견합니다. 발파라이소에서 반발력 연료를 보충한 뒤 우주선은 스스로 날아 워싱턴 국회의사당 앞에 돌아옵니다. 출발한 지 넉 달 만입니다. 반 스툴러 부인이 포옹 뒤 건넨 첫 질문은 “재미있었니?”였고, 대통령과 레드그레이브는 아무 말 없이 악수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대서양 위의 은빛 배

책은 우주선을 먼저 목격담으로 보여 줍니다. 해를 가로지르는 검은 점이 가까워지자 선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She’s an air-ship of some sort, there’s no doubt about that

저건 틀림없이 어떤 종류의 비행선이야.

레드그레이브의 용건은 처음부터 사적입니다. 전쟁 정보를 전하러 왔다고 하면서도 그는 이 배를 누구에게 줄지 밝힙니다.

I was bringing her over to offer to Miss Rennick as a wedding present

나는 이 배를 레닉 양에게 결혼 선물로 바치려고 가져오던 참이었소.

인류 최초의 우주선이 정치적 비밀 병기이기 이전에 구혼 선물이라는 설정이 이 소설의 톤을 정합니다. 곧이어 그가 하는 말은 이 여행이 얼마나 가벼운 마음으로 계획되는지를 보여 줍니다.

before I start on a run round the Solar System

내가 태양계를 한 바퀴 돌러 떠나기 전에.

2. 납치의 형식을 한 구애

구름 위에 올라선 반 스툴러 부인은 체면과 공포로 몸을 떱니다.

Why, it’s abduction and nothing less.

이건 납치예요, 그 이하가 아니라고요.

자이디의 대답은 반대입니다. 영국 신사의 보호 아래 있다는 믿음 때문에 그녀는 두려움이 아니라 이미 정해진 결말을 감지합니다.

we are in the care of an English gentleman

우리는 영국 신사의 보호 아래 있는 거예요.

레드그레이브도 뻔뻔합니다. 사죄할 마음이 없다며 이렇게 덧붙입니다.

I am not a bit penitent.

나는 조금도 뉘우치지 않습니다.

everything is supposed to be fair under two sets of circumstances

두 가지 경우에는 무엇이든 공정하다고 여겨지지 않습니까.

사랑과 전쟁에 빗댄 오랜 격언을 그대로 풀어쓴 문장입니다. 이 장면의 웃음은 사회 풍자에서 옵니다. 영국 귀족이 직접 가져온 커피가 대서양 건너 상류층 부인의 분노를 녹이는 순간을 서술자는 이렇게 적습니다.

had her early coffee brought to her by a peer of the British Realm

영국 귀족이 아침 커피를 가져다주는 일.

3. 만장일치라는 조건

제2장의 핵심은 법 밖으로 나간 사내가 스스로 법을 세우는 방식입니다. 레드그레이브는 납치범이면서 어디든 내려 주겠다고 약속하고, 단 한 가지만 요구합니다.

The one condition I make is that the vote shall be unanimous.

내가 거는 조건은 단 하나, 표결이 만장일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보호자는 당연히 풀어 달라고 답하고, 자이디는 일부러 한 표를 던집니다.

There’s one dissentient.

반대가 한 표 있어요.

We are prisoners, and I guess I’d better surrender at discretion.

우리는 포로이니, 무조건 항복하는 편이 좋겠네요.

자유의지를 가장한 억지라는 점을 독자도 알지만, 자이디가 능동적으로 결정을 내린다는 사실이 책의 힘입니다. 그녀는 끌려가는 신부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는 공동 모험가로 자리를 잡습니다.

4. 지참금 결혼의 풍경

선장은 약혼의 성격을 숨기지 않습니다. 돈과 작위가 오가는 결혼입니다.

A couple of million dollars on one side, a title on the other

한쪽에는 수백만 달러, 다른 쪽에는 작위.

자이디는 사령탑에서 자신이 왜 그런 약혼을 받아들였는지 시인합니다.

just out of sheer spite and blank ignorance

순전히 오기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리석음에서였어요.

a society queen abroad, and a miserable woman at home

외국에서는 사교계의 여왕, 집에서는 불행한 여자.

그녀가 그렸던 미래는 이름만 번듯한 결혼이었습니다. 당시 영미 사교계에서 흔했다고 알려진 이 ‘달러와 작위’의 거래를, 우주선은 말 그대로 지구 밖으로 걷어차 버립니다. 사랑 이야기에 사회 비평을 얹는 작가의 가장 가벼운 손길입니다.

5. 반발력과 아버지의 정신

우주선의 원리 설명은 짧고 단순합니다. 레드그레이브는 레닉 교수의 업적을 이렇게 요약합니다.

He got at the secret of gravitation

그분은 중력의 비밀을 파헤치셨소.

중력을 인력과 척력으로 분해한다는 발상은 당시 전기의 양극과 음극에서 빌려 온 비유입니다. 바퀴 눈금으로 무게를 조절한다는 설명은 이 소설의 모든 위기에서 반복됩니다.

At ten she weighs nothing

10에서는 무게가 없어집니다.

At eleven she begins to rise.

11에서는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이 기계가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는 감정적 의미는 자이디의 말에 있습니다.

Isn’t it his mind that’s working in these wonderful engines of yours

당신의 이 놀라운 엔진 속에서 움직이는 건 그분의 정신 아닌가요.

과학 설명은 느슨해도 이 소설이 ‘아버지의 꿈을 신혼여행으로 이룬다’는 감정의 설계 위에 서 있다는 점을 알려 주는 대목입니다.

6. 머가트로이드, 칠백 년의 충성

레드그레이브는 기관사를 소개하며 영국 귀족 사회의 위계를 한 줄로 요약합니다.

When my ancestors were burglar-barons, his were men-at-arms.

내 조상이 도적 남작이었을 때 그의 조상은 병사였소.

머가트로이드는 이 여행을 신을 거스르는 모험이라 믿으면서도 따릅니다. 자이디가 그의 태도를 궁금해하자 그는 담담히 답합니다.

it is not my business to think on board his Lordship’s vessel

주인님의 배 위에서 생각하는 것은 제 일이 아닙니다.

미국인 자이디는 이 말에서 배움을 얻습니다.

Good service is as honourable as good mastership.

훌륭한 봉사는 훌륭한 지도력만큼 명예롭습니다.

이 장면은 책이 신분 질서를 따뜻하게 그리려는 시도입니다. 평등한 미국과 위계적인 영국의 대비로 읽히지만, 오늘의 독자에게는 하인의 충성이 낭만화된다는 점도 눈에 들어옵니다. 그럼에도 머가트로이드는 끝까지 엔진을 지키는 인물로 소설의 실질적인 안전판 구실을 합니다.

7. 선거 전야의 불빛

우주선이 첫 공식 임무로 하는 일은 탐험이 아닌 선전입니다. 하늘의 탐조등이 깜빡이는 모스 부호는 이렇습니다.

Vote for sound men and sound money!

건전한 사람과 건전한 화폐에 투표하라!

서술자는 신문 기사의 과장이 전쟁을 막았다고 능청스럽게 인정합니다.

but it stopped the war

그러나 그것이 전쟁을 멈췄다.

대통령의 건배사도 같은 결을 따릅니다. 영국과 미국의 동맹이 강조되고, 그 힘이 곧 문명의 방패라는 논리입니다.

America does not speak English for nothing

미국이 괜히 영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평화가 압도적인 무력의 위협에서 나온다는 이 사고는 20세기 초 영미 낙관주의의 얼굴입니다. 자이디가 훗날 이 배들로 세계가 싸움을 멈추게 하자고 말하는 대목에서도 같은 논리가 반복됩니다. 이 책의 모험담 곳곳에는 앵글로색슨 우위라는 당대 믿음이 깔려 있고, 이를 당시 시대의 한계로 읽는 눈이 필요합니다.

8. 지구와의 작별

뉴욕의 작별 신호를 받은 자이디는 지구 전체에 인사를 건네듯 말합니다.

Goodbye to the world itself!

세계 자체에 작별 인사를!

레드그레이브의 답은 신혼부부의 낭만으로 풀립니다. 떠나온 곳이 전부는 아니라는 둘의 대화가 이 장면의 정서입니다.

This is our world, a world travelling among worlds

이것이 우리의 세계, 세계들 사이를 여행하는 세계요.

그는 선체 바닥의 유리창을 열어 지구를 보여 줍니다.

There is your native world, dear.

저것이 당신이 태어난 세계요.

Sunrise on the Moon!

달의 일출이오!

북극이 하얗게 빛나고 캐나다의 숲과 로키산맥이 지도처럼 보이는 이 지구 묘사는 책에서 가장 오래 남는 이미지입니다. 우주에서 본 지구라는 시선이 아직 사진으로 존재하지 않던 시절에 상상으로 그려진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9. 죽은 달의 도시와 마지막 생명

티코 분화구의 해골 더미 앞에서 레드그레이브는 거인의 종말을 읽어 냅니다.

they were giants

그들은 거인이었어.

그는 이들이 우리와 같은 존재였을 거라 덧붙입니다.

must have been something like ourselves

우리와 비슷한 존재였음이 틀림없다.

뉴턴 분화구에서는 눈먼 후손이 먹이사슬 속에서 잡아먹히는 장면을 봅니다.

life preying upon life even on a dying world

죽어 가는 세계에서도 생명이 생명을 잡아먹는다.

for our descendants to come to that

우리 후손이 그렇게 되기까지.

달은 지구의 먼 미래로 읽히는 우화적 공간입니다. 부부의 반응이 연민보다 구경꾼의 오싹함에 가깝다는 점은 이 신혼여행이 기본적으로 관광이라는 사실도 말해 줍니다.

10. 화성의 함대와 독가스

화성 상공에서 부부는 먼저 환영이 아닌 사격을 받습니다. 레드그레이브는 이 사태를 전쟁으로 규정합니다.

They’ve declared war on us, and killing in war isn’t murder.

저들이 우리에게 선전포고를 했고, 전쟁에서 죽이는 건 살인이 아니오.

자이디는 불안해합니다.

the first to bring war and bloodshed with us into another world

다른 세계에 전쟁과 유혈을 처음 들여온 사람들.

그러나 그는 반격하며 자신을 정당화합니다.

it is sometimes necessary to be brutal

때로는 잔인해져야 할 필요가 있소.

그는 화성인을 이렇게 평가합니다.

over-civilised savages

지나치게 문명화된 야만인.

이 대목은 책에서 가장 도덕적으로 불편한 부분입니다. 선제 공격을 받았다는 이유로 우주선의 충각이 함대를 부수고, 그 직후에 연인의 입맞춤으로 사건이 가볍게 정리됩니다. 작가는 이를 호쾌한 장면으로 의도했지만, 독자는 레드그레이브가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순간들을 눈여겨볼 만합니다.

11. 감정을 지운 사람들

화성인 지도자는 자이디를 보고 처음으로 감정이 흔들리는 듯하며 그녀를 사고 싶다고 말합니다.

Beautiful. Perfect. More perfect than ours.

아름답다. 완벽하다. 우리 것보다 더 완벽하다.

‘아내’와 ‘모욕’이라는 단어조차 그의 세계에는 없습니다.

We have no words like those.

우리에게는 그런 말이 없다.

하나의 언어만 남기려고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을 죽였다는 설명은 이렇습니다.

One speech for a world is best.

한 세계에 하나의 말이 가장 좋다.

Our teachers found it to be madness and it was abolished.

우리 스승들은 그것이 광기임을 알아내어 없애 버렸다.

화성은 이성이 극단까지 간 문명의 경고입니다. 자이디가 쏜 뒤의 말은 승리가 아니라 죄책감입니다.

God forgive me, killed a man!

하느님, 용서하소서. 사람을 죽였어요!

자이디가 ‘아내를 사고팔 수 있는 물건으로 보는 것은 지구에서도 있던 일’이라 말하는 대목은 화성인을 비난하면서도 지구의 관습을 돌아보게 합니다.

12. 금성, 노래하는 사람들

금성 아래 구름의 은빛 황혼을 보며 자이디는 테니슨의 시구를 떠올립니다.

the Land where it is always afternoon

언제나 오후인 땅.

레드그레이브는 금성이 천사의 세계인 듯하다고 답합니다.

if it isn’t inhabited by angels it ought to be

천사가 살고 있지 않다면 그래야 마땅하겠군.

금성의 날개 달린 사람들과의 만남은 화성과 정반대입니다. 이들은 무기도 없고 말은 노래입니다.

But music is the universal language on Earth

하지만 음악은 지구에서 만국 공통어요.

I believe they’ve understood every word of it.

저 사람들이 노랫말을 하나하나 알아들은 것 같아요.

화성에서는 기관총이 말이었다면 금성에서는 ‘즐거운 나의 집’이 말입니다. 두 세계를 대비해 인간이 소통할 수 있는 방식을 묻는 대목이며, 자이디가 눈물을 쏟는 순간은 아버지를 잃은 뒤 처음입니다.

13. 원죄 때문에 떠나다

낙원에서 열흘이 지난 뒤, 자이디는 예상 밖의 이유로 떠나자고 합니다. 이곳에 머무는 것은 큰 죄라는 것입니다.

we should be committing one of the greatest of crimes

우리가 가장 큰 죄 가운데 하나를 짓게 될 거예요.

레드그레이브가 이를 에덴 이야기로 되받자 자이디는 부드럽게 선을 긋습니다.

That’s just it—original sin.

바로 그거예요. 원죄.

a couple of plague-spots in a sinless world like this

이렇게 죄 없는 세계에 박힌 역병의 얼룩 한 쌍.

신혼부부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와중에 자신들의 그림자를 자각하는 장면이 책에서 가장 성숙한 대목입니다. 우주선이 밤에 몰래 떠난 뒤의 한 문장은 낙원이 입은 상처를 간결하게 전합니다.

there was sorrow for the first time

처음으로 슬픔이 생겼다.

제20장에서 금성으로 돌아가 남을까 망설이는 순간에도 자이디의 논리는 같습니다. 낙원은 지구인이 오래 머물 곳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we’re not perfect enough for a world where there isn’t any sin

우리는 죄가 없는 세계에 어울릴 만큼 완벽하지 않아요.

14. 수정 도시와 불의 세계

가니메데의 유리 도시를 처음 본 레드그레이브는 감탄을 내뱉습니다.

Glorified hot-houses, as I’m alive

세상에, 영광스러운 온실이로군.

서술자는 이 문명의 처지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a steady, ceaseless struggle to utilise the expiring natural forces of their world

꺼져 가는 세계의 자연력을 끌어다 쓰려는 꾸준하고 끊임없는 투쟁.

금성의 사람들이 죄를 몰랐다면, 가니메데의 사람들은 죄를 배우고 이겨 낸 쪽으로 그려집니다.

no really sensible or properly educated man or woman thinks crime worth committing

분별 있고 제대로 교육받은 사람은 누구도 범죄를 저지를 가치가 있다고 여기지 않는다.

목성 대기에서는 머가트로이드의 반응이 인상적입니다.

It’s just Hell let loose!

지옥이 풀려난 것 같구먼!

구원은 인간의 솜씨가 아니라 천체의 우연입니다.

The four satellites came into line with us

네 위성이 우리와 일직선으로 늘어섰구나.

이 구출은 다소 편의적이지만, 가니메데 천문학자의 계산이라는 설정으로 문명의 지성을 다시 한 번 부각합니다.

15. 토성의 고리와 쌍두 괴물

토성에 가까워지자 말이 모자란 자이디는 대담한 비유로 돌아갑니다.

a celestial spinning-top

하늘의 팽이.

심해 같은 대기에서 솟아오른 괴물들이 터지는 장면을 본 레드그레이브의 독백은 이렇습니다.

Difference of environment means a lot, after all

환경이 다르다는 건 결국 큰 차이를 만드는구나.

남쪽 온대에서 파충류 시대의 풍경을 지나며 두 사람은 진화론으로 농담을 주고받습니다.

you know I’m a hopeless Darwinian

내가 구제불능 다윈주의자라는 걸 알잖소.

prefer dear old Mother Eve

나는 사랑하는 옛 어머니 이브가 더 좋아요.

이 농담은 진화와 창세기 사이에서 타협하는 당대 독자의 감각을 보여 줍니다. 곧이어 향수가 밀려옵니다.

I’m beginning to feel a bit homesick for good old Mother Earth.

좋은 옛 어머니 지구가 슬슬 그리워지기 시작했어요.

신기한 세계를 연이어 본 뒤 호기심이 향수로 바뀌는 지점이며, 이후 이야기는 귀환 서사로 전환됩니다.

16. 죽은 태양, 새 별, 귀환

항로 이탈의 원인을 알아낸 레드그레이브의 추론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the derelicts of the Ocean of Space

우주라는 바다의 버려진 배들.

죽은 별 둘이 부딪혀 새 별이 태어나는 광경은 이 소설의 장엄한 정점입니다.

It was almost as though they were standing in the very presence of God.

마치 하느님의 바로 면전에 서 있는 것만 같았다.

귀환 결정을 내릴 때 자이디의 확신은 짧습니다.

After all home’s home and worth a struggle.

결국 집은 집이고, 애써 돌아갈 가치가 있다.

태양으로 끌려 들어가는 순간 부부는 죽음을 준비합니다. 그녀는 서두르지 말자고 합니다.

Not until the last moment, dear

마지막 순간까지는 안 돼요, 여보.

The Earth, the Earth—thank God, the Earth!

지구, 지구, 하느님 감사합니다, 지구!

그러나 책은 장엄한 호흡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에필로그의 마지막 대사는 이 모든 모험을 일상의 인사로 환원합니다.

Well, Zaidie dear, and how did you enjoy it, after all?

그래, 자이디, 결국 재미있었니?

It was just gorgeous, Mrs. Van

정말 근사했어요, 반 아주머니.

수십억 마일의 여행이 이 한 문답으로 정리되는 유머가 이 책의 마지막 장점입니다.

17. 이 책을 읽는 방법

『우주에서의 신혼여행』은 프롤로그와 20장, 에필로그가 한 천체씩 이어지는 여행기여서 어디서든 읽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처음 읽는다면 프롤로그(세인트루이스호), 제3장(만장일치), 제6~7장(지구와의 작별과 달의 도시), 제10~11장(화성), 제13장(금성과 원죄), 제16장(목성), 제19~20장(새 별과 귀환)을 먼저 읽어 보세요. 과학 설명은 19세기 말의 가설에 기대고 있어 지금의 지식과 어긋나지만, 천체마다 하나씩 던지는 문명의 우화가 이 책의 진짜 중심입니다. 영미 동맹의 우월과 신분 질서에 대한 낙관은 당시의 시선으로 읽으면 자연스럽고, 읽는 지금의 눈으로 비춰 보면 더 많은 이야기를 건넵니다. 가볍게 읽으면 호화 신혼여행 모험담이고, 천천히 읽으면 문명이 늙고 죽는 방식에 대한 상상력의 총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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