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614년경 집필
The Two Noble Kinsmen
두 귀족 사촌
같은 날 감옥 창밖의 한 여인을 본 테베의 사촌 팔라몬과 아르시테가 우정과 혈연을 걸고 사랑을 다투다, 신들의 응답과 한 번의 낙마로 승부가 갈리는 이야기
Dear Palamon, dearer in love than blood
사랑으로는 혈육보다 더 가까운 팔라몬.
O you heavenly charmers, What things you make of us!
오, 하늘의 마법사들이여, 우리를 어떤 존재로 만드십니까!
한눈에 보기
아테네 공작 테세우스의 결혼식 날, 테베에서 죽은 왕들의 세 왕비가 장례를 치르게 해 달라고 매달립니다. 테세우스는 테베의 폭군 크레온을 쳐서 이기고, 그 전장에서 다친 사촌 팔라몬과 아르시테를 포로로 데려옵니다. 감옥 창밖에서 공작의 처제 에밀리아를 본 두 사람은 우정을 버리고 서로를 겨누고, 간수의 딸은 팔라몬을 구해 내고는 실성합니다. 숲속의 결투는 테세우스에게 들켜 한 달 뒤 기사 셋씩을 거느린 공식 시합으로 바뀌고, 이긴 쪽은 에밀리아를, 진 쪽은 죽음을 얻게 됩니다. 승자는 아르시테였지만 그는 말에서 떨어져 숨을 거두고, 에밀리아는 팔라몬의 몫이 됩니다. 열여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윌리엄 셰익스피어 『한여름 밤의 꿈』 (A Midsummer Night's Dream)
- 알렉상드르 뒤마 『삼총사』 (The Three Musketeers)
- 월터 스콧 『아이반호』 (Ivanhoe)
한 권 요점
The Two Noble Kinsmen
『두 귀족 사촌』은 영국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존 플레처의 공동 작품으로 알려진 희곡으로, 1613년에서 1614년 무렵에 쓰이고 1634년에 두 사람의 이름을 내걸고 처음 인쇄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플레처는 셰익스피어와 같은 시기에 활동한 동료 극작가로, 두 사람이 장면을 나누어 썼다는 것이 흔한 견해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막은 이 이야기의 뿌리를 초서에서 찾습니다. 중세 영국 시인 초서가 들려준 같은 사연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 두렵다고 스스로 말합니다. 연극은 서막과 다섯 막, 그리고 에필로그로 이루어집니다. 무대는 테베와 아테네 일대이고, 줄기는 하나입니다. 같은 사랑을 하게 된 사촌 둘이 친구로 남을 수 있는가, 그리고 신들은 그 사랑을 어떻게 판가름하는가입니다. 여기에 간수의 딸이라는 또 하나의 짝사랑이 겹쳐지며, 같은 사랑이 한쪽에서는 기사도로, 다른 쪽에서는 광기로 나타납니다.
줄거리
서막과 제1막 제1장: 결혼식을 가로막은 세 왕비
서막은 새 연극을 갓 결혼한 신부에 비유하며, 이 이야기가 초서에게서 왔으니 야유를 받으면 시인이 무덤에서 깨어날 것이라고 걱정합니다. 이어 아테네의 신전 앞에서 혼례 행렬이 입장합니다. 히멘 신이 횃불을 들고, 소년이 꽃을 뿌리며, 신랑 테세우스와 신부 히폴리타, 그녀의 여동생 에밀리아가 뒤를 따릅니다. 이 축제를 검은 상복의 세 왕비가 가로막습니다. 테베를 공격하다 죽은 남편들의 시신을 폭군 크레온이 매장도 못 하게 들판에 방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왕비들은 테세우스, 히폴리타, 에밀리아에게 차례로 무릎을 꿇고 청합니다. 테세우스는 결혼식을 먼저 치르겠다고 하고, 왕비들은 신방의 쾌락이 모든 것을 잊게 하리라며 설득합니다. 히폴리타가 먼저 무릎을 꿇어 남편에게 출정을 청하고, 에밀리아가 이어 간청하고, 결국 테세우스는 마음을 돌립니다. 그는 신부의 입술에 입맞춤을 남기고 친구 피리토우스에게 잔치를 이어 가게 하고는 왕비들과 함께 전쟁터로 향합니다.
제1막 제2~5장: 테베의 사촌, 그리고 포로가 된 두 사람
테베의 궁정에서 아르시테와 팔라몬은 크레온 왕의 조카이면서도 그의 궁정에 물들지 않으려 합니다. 사촌 사이의 두터운 사랑을 확인한 두 사람은 폭군의 악행에 가담하지 않고 떠나자고 말합니다. 그때 발레리우스가 와서 테세우스가 전쟁을 선포했음을 알립니다. 두 사람은 폭군이긴 해도 조국 테베를 위해 싸우기로 합니다. 아테네 성문 앞에서는 히폴리타와 에밀리아가 피리토우스를 배웅하고, 에밀리아는 열한 살 무렵 세상을 떠난 소꿉친구 플라비나를 회상합니다. 그녀는 남녀의 사랑보다 여자 둘 사이의 사랑이 더 깊을 수 있다고 말하며 자신은 결코 남자를 사랑하지 않을 거라고 단언하고, 히폴리타는 웃으며 믿지 않는다고 답합니다. 전쟁터에서는 테세우스가 승리하고, 부상으로 의식을 거의 잃은 두 젊은 기사를 발견합니다. 그는 전장에서 사자처럼 싸우던 이들임을 알아보고 아테네로 데려가 정성껏 치료하라고 명합니다. 한편 세 왕비는 장례 행렬을 짓고 흩어집니다.
제2막 제1~3장: 감옥의 창, 추방된 아르시테
아테네 감옥의 간수는 딸에게 구혼자를 소개하지만, 딸은 갇힌 두 왕자의 인품에 이미 마음이 쏠려 있습니다. 감옥 안에서 팔라몬과 아르시테는 자유를 잃었다는 절망을 서로의 존재로 달랩니다. 아르시테는 이 감옥을 성소로 여기자고 하고, 둘이 서로의 아내이자 가족이라고까지 말합니다. 그러나 정원을 거니는 에밀리아가 창밖에 나타나는 순간 모든 것이 뒤집힙니다. 팔라몬이 먼저 "여신"이라며 경배하고, 아르시테는 "나는 그녀를 여자로서 사랑한다"고 맞섭니다. 누가 먼저 보았는가를 두고 시작된 말다툼은 우정과 혈연을 끊겠다는 선언으로 번지고, 곧 간수가 와서 아르시테를 공작에게 데려갑니다. 피리토우스의 청으로 풀려난 대신 영원히 아테네에서 추방된 것이었습니다. 홀로 남은 팔라몬은 아르시테가 자유로워졌으니 에밀리아를 얻는 건 그라고 분해하다가, 에밀리아가 보이는 창이 막힌 감옥방으로 옮겨집니다. 아르시테는 추방된 몸으로 아테네 근처를 떠나지 않기로 합니다. 마침 5월제의 씨름과 달리기 대회를 구경 가는 시골 사람들과 마주쳐, 변장한 채 대회에 나가 에밀리아 곁에서 일할 기회를 노리기로 합니다.
제2막 제4~6장: 간수의 딸, 두 번의 탈출
간수의 딸은 신분 차이 때문에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팔라몬을 사랑한다고 혼잣말합니다. 아침마다 물을 가져다주면 그가 건네던 인사, 한 번 입맞춘 기억이 그녀를 움직입니다. 한편 시골 청년으로 변장한 아르시테는 씨름과 달리기를 모두 휩쓸고, 테세우스는 감탄하며 신분을 묻습니다. 아르시테는 한 귀족의 막내아들이라고만 답하고, 피리토우스의 추천으로 에밀리아의 시종이 됩니다. 에밀리아는 이튿날 숲으로 5월 제사를 지내러 가는 일행에 그를 함께 데려가기로 합니다. 같은 때 간수의 딸은 법이 무엇을 말하든 상관없다며 팔라몬을 감옥에서 빼내 숲에 숨기고, 줄칼과 음식을 가져다주겠다고 약속합니다.
제3막 제1~4장: 숲의 사촌, 길을 잃은 딸
5월제 아침, 숲에서 아르시테는 에밀리아가 자신을 눈여겨봐 주고 말 두 필까지 주었다며 기뻐합니다. 그때 덤불 속에서 족쇄를 찬 팔라몬이 튀어나와 "배신자 사촌"이라고 부릅니다. 팔라몬은 당장 칼을 달라고 하고, 아르시테는 명예를 걸고 말하겠다며 음식과 줄칼, 그리고 칼과 갑옷을 가져다주겠다고 약속합니다. 그가 돌아와 음식을 먹이며 옛 연애담을 곁들이자 팔라몬은 그것이 에밀리아에 대한 한숨임을 알고 폭발합니다. 한편 숲에서 팔라몬을 놓친 간수의 딸은 굶주리고 지친 채 헤매다 절망 속에서 현실감을 잃어 가고, 상상 속의 배와 바다를 보며 노래합니다.
제3막 제5~6장: 모리스 춤, 결투, 테세우스의 판결
시골 교사 제럴드는 동네 사람들을 모아 공작 앞에서 모리스 춤을 추려고 연습시키지만, 춤 상대 한 사람이 빠져 판이 깨질 위기에 놓입니다. 이때 노래하며 나타난 실성한 간수의 딸이 그 자리를 채우고, 공연은 테세우스 일행 앞에서 무사히 올려집니다. 다음 날 숲에서는 팔라몬이 음식과 휴식으로 기운을 되찾고, 아르시테가 갑옷을 가져옵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갑옷을 입혀 주며 지난 전투의 용맹을 칭찬하고, 서로 작별 인사를 하고 싸움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사냥하던 테세우스 일행이 가까이 오는 소리에 싸움은 멈추고, 팔라몬은 이왕 들킨 바에 모든 것을 밝혀 버립니다. 자신은 탈옥수이고, 아르시테는 추방을 어긴 채 에밀리아 곁에서 일하는 자라는 것입니다. 테세우스는 두 사람의 사형을 선언하지만 히폴리타, 에밀리아, 피리토우스가 무릎을 꿇고 목숨을 청합니다. 에밀리아는 둘이 서로를 죽이지 않으려면 평생 추방하면 된다고 제안하고, 팔라몬과 아르시테는 서로 에밀리아를 단념할 수 없다며 이를 거부합니다. 테세우스는 마침내 판결을 내립니다. 한 달 뒤 각자 기사 셋을 데려와 이 자리에 기둥(피라미드)을 세우고, 상대를 기둥에 닿게 하는 쪽이 에밀리아를 얻으며 지는 쪽은 목숨을 잃는다는 것입니다. 두 사람은 그때까지 다시 친구가 되기로 약속합니다.
제4막: 광기의 딸, 에밀리아의 흔들림
간수는 팔라몬이 탈옥의 책임을 묻지 않고 오히려 딸의 혼수를 챙겨 주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그러나 그 사이 딸이 실성했다는 소식이 이어집니다. 구혼자가 호숫가에서 그녀의 노래를 듣고, 그녀가 물에서 구조되는 대목까지 전합니다. 딸은 노래하며 신랑에게 줄 웨딩드레스를 찾고, 팔라몬이 숲에서 기다린다며 항해하는 시늉을 합니다. 한편 에밀리아는 두 사람의 초상화를 번갈아 보며 마음이 오락가락합니다. 처음엔 아르시테의 얼굴에 감탄하다가 팔라몬의 초상을 보고는 그에게 기울지만, 곧 어느 쪽도 고르지 못하는 자신을 '어린아이'에 빗댑니다. 시합을 위해 두 편이 도착했고, 사자와 피리토우스가 양쪽 기사들을 하나하나 묘사하면 테세우스는 설레지만 히폴리타와 에밀리아는 사랑의 폭정을 탄식합니다. 의사는 간수의 딸을 진찰하고 한 가지 처방을 내립니다. 구혼자가 팔라몬인 척하며 노래하고 사랑을 속삭여 상상에 맞춰 주라는 것입니다.
제5막 제1~2장: 세 신전의 기도, 감옥의 치료
시합 당일, 아테네의 마르스, 비너스, 디아나 세 신전에서 세 사람이 차례로 기도합니다. 아르시테는 마르스에게 전쟁의 승리를 구하고, 갑옷 부딪치는 소리와 천둥으로 응답을 받습니다. 팔라몬은 비너스에게 사랑의 정당함을 호소하고, 비둘기들이 날아오르는 표징을 받습니다. 에밀리아는 디아나의 제단에서 둘 중 자신을 더 사랑하는 사람이 승리하게 해 달라고 빌고, 장미나무에 한 송이 장미가 피었다가 땅에 떨어지는 장면을 봅니다. 한편 감옥에서는 구혼자가 팔라몬 행세를 하자 간수의 딸이 조금씩 반응하며 결혼 이야기까지 합니다. 의사는 이를 계속하라 하고, 간수는 시합을 구경하러 서둘러 떠납니다.
제5막 제3~4장: 승부, 낙마, 마지막 화해
에밀리아는 결투를 지켜볼 수 없다며 숲에서 멈추고, 하인이 전하는 함성만 듣습니다. 처음엔 "팔라몬" 소리가 높았다가, 이윽고 "아르시테의 승리"가 선포됩니다. 테세우스는 신들이 아르시테를 점지했다며 에밀리아에게 승자를 맞이하라 하고, 에밀리아는 신들의 자비가 어디 있느냐고 탄식합니다. 패한 팔라몬과 기사들은 형장으로 끌려가 마지막 인사를 나눕니다. 팔라몬은 간수에게 자신을 구한 딸의 혼수에 보태라며 지갑을 건네고, 기사들도 뒤따라 지갑을 내놓습니다. 그가 형틀 앞에 머리를 숙이는 순간 피리토우스가 달려와 중단시킵니다. 승리를 거두고 말을 타고 가던 아르시테가 돌바닥에서 튄 불꽃에 놀란 말에 내동댕이쳐져 중상을 입었다는 것입니다. 의자에 실려 온 아르시테는 팔라몬에게 에밀리아를 맡기고, 자신은 거짓이었으나 결코 불충하지는 않았다며 용서를 구합니다. 그는 에밀리아의 입맞춤을 받고 숨을 거둡니다. 테세우스는 신들이 정의를 보였다고 선언하고, 팔라몬에게 에밀리아를 맺어 주며 장례를 치른 뒤 혼례를 올리자고 합니다. 그는 인간이 가진 것엔 슬퍼하고 없는 것엔 웃는 존재라고 탄식하고,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물러가자고 이야기를 끝맺습니다.
에필로그
에필로그는 단독 배우가 객석에 대고 연극이 마음에 들었는지 묻는 짧은 인사입니다. 관객이 웃지 않는다고 털어놓고, 이 이야기가 좋은 뜻으로 만들어졌다며 신사 여러분께 좋은 밤을 빕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서막: 갓 결혼한 신부 같은 연극
서막은 새 연극을 신부에 빗대는 도발적인 비유로 시작합니다.
New plays and maidenheads are near akin
새 연극과 처녀성은 서로 매우 닮았다.
관객의 기대와 두려움을 함께 말하는 장면입니다. 서막은 이어 출처를 밝히며 스스로 몸을 낮춥니다.
Chaucer, of all admired, the story gives
모두가 우러르는 초서가 이 이야기를 전한다.
겸손하게 낮추는 말이지만 계산도 있습니다. 거장의 이야기를 빌린다고 먼저 밝혀 두면, 비교의 책임은 관객과 함께 나누게 됩니다. 마지막 청은 소박합니다.
Scenes, though below his art, may yet appear Worth two hours’ travel.
그의 솜씨에는 못 미쳐도, 두 시간쯤 걸음할 만한 장면은 보일 것이다.
2. 결혼식을 멈춰 세운 세 왕비
극은 축제로 시작하지만 첫 대사는 간청입니다. 세 왕비가 쓰러지듯 무릎을 꿇고 자신들의 처지를 이렇게 밝힙니다.
We are three queens whose sovereigns fell before
우리는 세 왕비입니다. 우리의 왕들은 먼저 쓰러졌습니다.
에밀리아의 공감은 가장 직접적입니다. 그녀는 슬픔을 이론이 아닌 몸의 감각으로 말합니다.
Who cannot feel nor see the rain, being in ’t, Knows neither wet nor dry.
비 속에 있으면서 비를 느끼지도 보지도 못하는 사람은 젖음도 마름도 모른다.
테세우스는 결혼 직후의 몸으로도 출정을 결정하며 이 말을 남깁니다.
being sensually subdued, We lose our human title
쾌락에 사로잡히면 인간이라는 이름을 잃는다.
사랑에 사로잡히는 것이 인간의 품위를 해친다는 이 대사는, 이후 두 사촌에게 일어날 일을 미리 비추는 거울입니다. 공작은 남의 일에서 이 원칙을 지키지만, 극이 끝날 때는 사랑의 힘을 인정하는 쪽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3. 폭군의 조카들
테베의 두 젊은이는 처음부터 서로를 이렇게 부릅니다.
Dear Palamon, dearer in love than blood
사랑하는 팔라몬, 혈육보다 사랑으로 더 가까운 사람.
사촌이라는 관계에 우정이 더해져 있다는 점이 이후 갈등의 크기를 결정합니다. 두 사람은 크레온의 궁정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아르시테가 도시의 위선을 이렇게 요약합니다.
where every seeming good’s A certain evil
겉보기에 선한 것이 틀림없는 악이 되는 곳.
그렇게 폭군을 싫어하면서도 전쟁이 닥치자 그들은 조국을 위해 나섭니다. 명예란 도덕적 판단과 별개로 신분이 요구하는 의무라는 인식이 이 극의 모든 선택을 이끕니다.
4. 우정의 세 가지 모양
극은 우정을 세 겹으로 보여 줍니다. 테세우스와 피리토우스의 우정에 대해 히폴리타는 이렇게 말합니다.
May be outworn, never undone.
닳을 수는 있어도 풀릴 수는 없다.
남자들의 우정이 전장과 위험 속에서 단단해졌다면, 에밀리아와 플라비나의 우정은 어린 시절의 순수한 닮음이었습니다.
Loved for we did, and like the elements
우리가 사랑했기에 사랑했고, 원소들처럼 그랬다.
에밀리아의 이 회상은 성인이 된 사랑의 대립 항으로 놓입니다. 그녀가 남자를 사랑하지 않겠다고 장담하는 것은 소꿉친구의 기억 때문이며, 히폴리타는 이를 믿지 않습니다. 세 번째는 곧 보게 될 팔라몬과 아르시테의 우정으로, 앞의 두 종류를 합친 듯 깊지만 사랑 앞에서 무너집니다.
5. 전장의 두 부상자와 장례의 노래
테세우스는 전장에서 두 사촌을 알아보고, 포로로서가 아니라 사람으로서 치료하라고 이릅니다.
Their lives concern us Much more than Thebes is worth.
그들의 목숨은 테베 전체의 값어치보다 훨씬 더 우리의 관심사다.
정복자가 적국의 젊은이를 도시보다 귀하게 여긴다는 모순이 이 극의 첫 번째 반전입니다. 그러나 이 배려가 곧 두 사람을 에밀리아의 창가로 데려가게 됩니다. 1막의 마지막은 세 왕비의 노래입니다.
This world’s a city full of straying streets
이 세상은 길 잃은 거리들로 가득한 도시.
이어지는 구절은 죽음을 모두가 만나는 장터에 빗댑니다. 왕비들의 퇴장과 함께 1막의 주제인 상실이 닫히고, 2막부터 다른 종류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6. 감옥이라는 성소
감옥에 갇힌 사촌 중 아르시테는 절망을 반전시키는 쪽입니다.
Let’s think this prison holy sanctuary
이 감옥을 거룩한 성소로 생각하자.
그는 둘이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감옥이 감옥이 아니라고까지 말합니다.
Whilst Palamon is with me, let me perish If I think this our prison!
팔라몬이 곁에 있는 동안은, 이곳을 감옥이라 생각하면 내가 망해도 좋다!
팔라몬도 같은 확신을 내놓습니다.
I do not think it possible our friendship Should ever leave us.
우리의 우정이 우리를 떠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두 사람이 "서로의 아내이자 가족"이라고까지 말한 직후에 에밀리아가 나타난다는 배치가 핵심입니다. 이상적인 우정을 가장 높이 올려 놓고 곧바로 떨어뜨리는 구성이 이 극의 비극과 희극을 동시에 만듭니다.
7. 창밖의 에밀리아
꽃을 고르는 에밀리아를 본 팔라몬은 바로 경배합니다.
By heaven, she is a goddess.
하늘에 맹세코, 그녀는 여신이다.
아르시테는 사랑의 방식에서 입장을 달리합니다. 팔라몬이 숭배한다면 자신은 이렇게 사랑하겠다는 것입니다.
I love her as a woman, to enjoy her.
나는 그녀를 한 사람의 여자로서, 함께 누리려고 사랑한다.
팔라몬의 반격은 바로 우정의 해지 선언입니다.
Friendship, blood, And all the ties between us, I disclaim
우정도, 혈연도, 우리 사이의 모든 끈을 나는 끊겠다.
이 장면에서 보이는 것은 사랑의 방식이 아니라 소유의 논리입니다. "내가 먼저 보았다"는 항변은 사촌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이기심이며, 아르시테의 논리는 같은 이기심을 반대편에서 반복합니다. 두 사람이 갈라서는 대목이 극에서 가장 인간적으로 읽히는 이유입니다.
8. 추방과 변장
추방당한 아르시테는 처음엔 그것을 벌이라 부릅니다. 죽음보다 가혹한 것이 에밀리아와의 이별이라는 계산입니다. 그러나 곧 마음을 바꿉니다.
If I go, he has her.
내가 떠나면 그가 그녀를 얻는다.
그는 위험을 알면서도 이렇게 결심합니다.
Either way I am happy.
어느 쪽이든 나는 행복하다.
경기를 지켜본 테세우스는 정체를 모른 채 이렇게 칭찬합니다.
Whate’er you are, you run the best and wrestle
누구든 간에, 그대는 가장 잘 달리고 가장 잘 씨름한다.
정체를 숨긴 채 가장 빛나는 순간을 얻는다는 구도는 이 극의 아이러니 중 하나입니다. 아르시테는 이름이 아니라 몸으로 인정받으며, 이것이 곧 팔라몬과의 불공평을 만드는 시작이 됩니다.
9. 간수의 딸의 사랑
제2막 제4장의 독백은 이 극에서 가장 직접적인 고백입니다. 신분 차이를 알면서도 그녀는 숨기지 않습니다.
Extremely loved him, infinitely loved him!
그를 한없이, 끝없이 사랑했다!
그녀는 감옥에서 그를 빼낸 뒤에도 후회 대신 이렇게 선언합니다.
Let all the dukes and all the devils roar
공작들과 악마들이 전부 으르렁거리라지.
그러나 숲에서 팔라몬을 놓치고 굶주린 채 헤매는 사이 사랑은 그녀를 소진시킵니다.
In me hath grief slain fear
내 안에서 슬픔이 두려움을 죽였다.
이 딸의 이야기가 두 사촌의 이야기와 갈라지는 지점은 책임입니다. 사촌들은 사랑을 이유로 서로를 겨누지만, 딸은 사랑 때문에 아버지와 법을 저버리고 자기 자신을 걸어 버립니다. 그리고 그 대가는 마음이 먼저 치릅니다.
10. 모리스 춤과 교사 제럴드
교사 제럴드는 시골 사람들을 모아 놓고 이렇게 호통칩니다.
What tediosity and disinsanity Is here among ye!
어찌 이리 지루함과 미련함이 너희 사이에 가득한가!
어려운 말을 일부러 쏟아 내는 것이 그의 희극입니다. 시골 사람들은 그의 박식함을 믿습니다.
He’s excellent i’ th’ woods; Bring him to th’ plains, his learning makes no cry.
숲에서는 뛰어난 사람이지, 평지로 데려오면 그의 학식은 소리를 못 내.
공연의 시작은 어색합니다. 테세우스가 이렇게 말하자 교사는 더욱 장황해집니다.
This is a cold beginning.
차가운 시작이로군.
그래도 공작은 너그럽습니다.
Take twenty, Domine.
스무 개를 가져가시오, 선생.
이 장면은 엄숙한 기사도 서사 한가운데 놓인 서민 희극으로, 사랑과 명예를 둘러싼 진지한 논쟁을 한 번 식혀 줍니다. 그 사이에서 실성한 딸이 춤을 추는 모습은 웃음과 안쓰러움이 겹치는 이 극의 독특한 질감입니다.
11. 숲의 식탁과 갑옷
숲에서 두 사람은 적대하면서도 서로를 위합니다. 아르시테가 음식을 먹이며 건네는 말에서, 둘이 서로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 드러납니다.
But I must fear you first.
하지만 나는 먼저 자네를 두려워해야 하지.
유쾌한 옛 연애담으로 이어지던 식사는 에밀리아라는 이름 하나로 깨집니다. 다음 날 아침의 장면이 더 놀랍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갑옷을 입혀 주고 버클을 조여 주며 칭찬하고, 팔라몬은 이렇게 말합니다.
I would have nothing hurt thee but my sword.
내 칼 말고는 아무것도 너를 다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결투 직전의 인사도 있습니다.
The gods and I forgive thee.
신들과 나는 너를 용서한다.
죽이려는 상대의 갑옷을 입혀 주는 이 의례가 이 극이 그리는 기사도의 핵심입니다. 증오가 아니라 서로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싸우는 방식이며, 그래서 둘은 마지막에 서로를 용서할 수 있습니다.
12. 세 사람의 간청과 테세우스의 판결
들킨 두 사람 앞에서 아르시테는 담담하게 말합니다. 법이 반역이라 부르는 일을 그는 이렇게 변호합니다.
So let me be most traitor, and you please me.
그렇다면 내가 가장 큰 반역자가 되게 하라, 그대가 원한다면.
에밀리아의 호소는 이 극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유 하나를 낳습니다.
Do men prune The straight young boughs that blush with thousand blossoms
사람들이 천 송이 꽃으로 붉어진 곧은 어린 가지를 쳐 내던가요.
테세우스는 맹세 때문에 흔들리면서도 여동생의 자비를 이렇게 평합니다.
But want the understanding where to use it.
그러나 그것을 어디에 써야 하는지 아는 분별이 없구나.
두 사람 모두 추방 조건을 거절한 것도 같은 근본에서 나옵니다. 아르시테는 목숨보다 사랑의 명예를 택합니다.
The honour of affection, and die for her
사랑의 명예를 지키고, 그녀를 위해 죽겠다.
테세우스의 최종 해법은 시합입니다. 한 사람을 죽여야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구조로, 신들에게 답을 넘기는 방식이며 이후 막들에 비극의 틀을 만듭니다. 판결 뒤 그가 남기는 말은 이 극의 정서를 요약합니다.
Who loses, yet I’ll weep upon his bier.
진 사람의 상여 위에서도 나는 울어 주겠다.
13. 광기의 딸과 의사의 처방
제4막에서 구혼자는 호숫가에서 들은 노래를 전합니다. 딸이 반복하는 노래의 중심에는 이름 하나가 있습니다.
Palamon was a tall young man.
팔라몬은 키 큰 젊은이였네.
그녀는 곧 결혼 준비를 찾아다닙니다.
Where’s my wedding gown?
내 웨딩드레스는 어디 있어요?
간수는 상태를 이렇게 판정하고, 곧 의사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Past all cure.
어떤 치료도 소용없습니다.
의사의 처방은 상상에 맞추어 주는 것입니다.
It is a falsehood she is in, which is with falsehoods to be combated.
그녀가 빠진 것은 거짓이니, 거짓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
의사가 곁들이는 일부 처방은 오늘의 눈으로 보면 선을 크게 넘는 내용이어서, 딸의 정직함을 먼저 걱정하는 간수의 반문이 오히려 균형을 잡습니다. 이 부분은 당시 희곡이 광기를 다루던 방식의 한 단면으로 읽힙니다. 이 처방이 효과를 보이면서 딸은 조금씩 현실로 돌아오고, 극은 그녀를 파멸이 아니라 보살핌 속에 남겨 둡니다.
14. 에밀리아의 두 초상
에밀리아의 독백은 두 사람 중 하나를 고르려는 시도와 그 실패의 기록입니다. 초상화를 번갈아 보는 사이 마음이 옮겨 다니고, 결국 이렇게 정리합니다.
Cannot distinguish, but must cry for both.
분간하지 못하고 둘 다를 달라고 운다.
그녀는 이 상태를 '어린아이'에 비유하며 자신을 낮추지만, 바로 이 정직함이 극의 중심에 놓입니다. 한쪽을 택했다면 이 이야기는 단순한 삼각관계였을 것입니다. 시합이 다가오자 그녀는 이렇게 묻습니다.
Would I might end first!
내가 먼저 끝나 버렸으면!
그녀는 사랑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상금이 된 처지를 누구보다 분명하게 알고 있고, 시합이 열려야 한다는 테세우스와 히폴리타의 말 앞에서 눈물로 남습니다. 이 극에서 여성은 사건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선택할 자리에서는 밀려난 존재입니다.
15. 세 신전의 기도
제5막의 첫 장면은 세 사람이 세 신을 찾는 의식입니다. 팔라몬은 사랑의 여신에게 이렇게 부릅니다.
Hail, sovereign queen of secrets
비밀의 지배자이신 여왕이여, 경배합니다.
아르시테는 전쟁의 신을 택하지만 에밀리아의 기도는 가장 인간적입니다. 신부 차림이지만 아직 마음은 처녀라는 고백입니다.
I am bride-habited But maiden-hearted.
나는 신부의 차림을 했으나 마음은 아직 처녀다.
그녀의 청은 정의에 가깝습니다.
He of the two pretenders that best loves me
두 구혼자 중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응답은 모호합니다. 장미나무에 장미가 한 송이 피었다가 떨어지고, 에밀리아는 이렇게 말합니다.
The flower is fall’n, the tree descends.
꽃은 떨어졌고, 나무는 내려간다.
그녀는 이것을 "나는 꺾이게 되리라"는 뜻으로 읽습니다. 세 신이 모두 응답했다는 사실은 결말에서 테세우스의 입으로 정리되며, 각각의 신은 약속한 것을 하나씩 지킵니다.
16. 승부와 낙마, 테세우스의 맺음말
에밀리아는 시합을 볼 수 없다며 숲에 남습니다.
I had rather see a wren hawk at a fly Than this decision.
차라리 굴뚝새가 파리를 잡는 것을 보겠다, 이런 결판을 보느니.
그녀는 소리만으로 승부를 따라가고, 아르시테의 승리가 선포되자 이렇게 탄식합니다.
Is this winning?
이것이 이기는 것인가?
히폴리타가 한 줄로 요약합니다.
That four such eyes should be so fixed on one
그토록 눈 네 개가 한 사람에게 꽂혀 있었다니.
반전은 형장 앞에서 옵니다. 말에서 떨어진 아르시테는 마지막 말을 이렇게 남깁니다.
Take Emilia And with her all the world’s joy
에밀리아를 맞이하게. 그녀와 함께 세상의 모든 기쁨을.
팔라몬의 탄식은 이 극의 도덕을 한 줄로 요약합니다.
That we should things desire, which do cost us The loss of our desire!
우리가 원하는 것들이 우리의 소망 자체를 잃게 하다니!
테세우스는 장례와 혼례를 나란히 놓으며 신들의 뜻을 해석합니다.
Never Fortune Did play a subtler game.
운명이 이보다 더 교묘한 놀이를 한 적은 없다.
테세우스의 마지막 말은 위로가 아니라 인정입니다.
For what we lack We laugh, for what we have are sorry
없는 것을 두고는 웃고, 가진 것을 두고는 슬퍼한다.
에필로그는 그 무게를 덜어 내려는 듯 객석에 대고 걱정을 털어놓습니다.
I am cruel fearful!
나는 몹시 두렵습니다!
마지막 인사는 이렇습니다.
Gentlemen, good night.
신사 여러분, 안녕히 주무십시오.
17. 이 책을 읽는 방법
『두 귀족 사촌』은 서막과 5막, 에필로그로 이루어진 희곡이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 읽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제1막 제1장(세 왕비의 청원), 제2막 제2장(감옥의 정원), 제3막 제6장(숲의 결투와 판결), 제5막 제1장(세 신전)과 제5막 제4장(낙마와 맺음말)을 먼저 읽어 보세요. 서민 희극인 제3막 제5장의 모리스 춤과 간수의 딸이 나오는 장면들은 무대에서 가장 큰 웃음과 안쓰러움을 줍니다. 읽을 때는 두 사촌의 논리가 서로 닮아 있다는 점을 놓치지 마세요. 누가 옳은가를 가리는 극이 아니라, 둘이 똑같이 옳고 똑같이 이기적이라서 신들의 몫으로 넘어가는 극입니다. 이 구조를 염두에 두면 결말의 쓸쓸한 균형도 억지가 아니라 설계로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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