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홈 / 한 권 요점 / 베로나의 두 신사

ReadGem · 한 권 요점

1591년경 집필

The Two Gentlemen of Verona

베로나의 두 신사

밀라노로 떠난 두 친구가 한 여인을 사이에 두고 우정과 맹세를 시험받다가, 남장한 옛 연인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 용서로 매듭지어지는 희극

Love bade me swear, and Love bids me forswear.

사랑이 내게 맹세하라 하더니, 이제는 맹세를 깨라고 한다.

Who is Silvia? What is she, That all our swains commend her?

실비아는 누구인가? 어떤 사람이기에 모든 시골 청년이 그녀를 칭송하는가?

한눈에 보기

베로나의 두 친구 중 발렌타인은 세상을 보러 밀라노로 떠나고, 프로테우스는 줄리아와 반지를 나눈 채 남았다가 아버지의 명령으로 뒤따라간다. 밀라노 공작의 딸 실비아와 이미 약혼한 발렌타인은 도주를 계획하지만, 프로테우스는 친구의 연인에게 마음을 빼앗겨 계획을 공작에게 일러바친다. 발렌타인은 추방되어 숲에서 무법자들의 두목이 되고, 줄리아는 시동 세바스찬으로 변장해 프로테우스를 찾아가 그의 구애 심부름을 하게 된다. 숲에서 프로테우스가 실비아를 윽박지르는 순간 발렌타인이 나타나고, 참회와 용서, 반지와 정체의 폭로, 공작의 승낙으로 두 쌍의 혼인 약속이 맺어진다. 열네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오스카 와일드 『진지함의 중요성』 (The Importance of Being Earnest)
  • 제인 오스틴 『엠마』 (Emma)
  • 윌리엄 셰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 (Romeo and Juliet)

한 권 요점

The Two Gentlemen of Verona

『베로나의 두 신사』는 영국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쓴 희곡입니다. 셰익스피어는 1564년에 태어나 1616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작품은 1590년대 초에 쓰인 초기 희극으로 꼽히며 그의 생전에는 따로 인쇄되지 않았다가 사후 1623년의 전집에 처음 실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극은 5막으로 이루어지고 무대는 베로나, 밀라노, 만투아 국경의 숲으로 옮겨 갑니다. 줄기는 단순합니다. 오랜 친구 사이인 발렌타인과 프로테우스가 사랑 앞에서 서로 다른 길을 걷고, 한 사람은 의리를 지키며 시련을 겪고 다른 한 사람은 맹세를 차례로 어기며 친구와 옛 연인과 새 연인을 모두 잃을 위기에 몰립니다. 그 사이에서 하인 스피드와 랜스, 그리고 개 크랩이 웃음을 책임집니다. 결말의 용서는 오늘의 독자에게 가장 많은 질문을 남기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줄거리

제1막 제1~3장: 베로나의 이별

베로나의 거리에서 발렌타인은 밀라노로 떠나며 연애에 붙들려 있는 친구 프로테우스에게 같이 세상을 보러 가자고 설득하다 포기합니다. 집에 틀어박힌 청년은 재치도 소박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고, 프로테우스는 줄리아에 대한 사랑 때문에 공부도 시간도 잃고 있다고 혼잣말을 합니다. 이어 프로테우스의 하인과 발렌타인의 하인 스피드가 양과 목동을 두고 말장난을 벌이고, 스피드는 줄리아에게 편지를 전하고도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고 투덜댑니다. 베로나 줄리아의 집 정원에서는 시녀 루세타가 구혼자들을 품평한 끝에 프로테우스를 제일로 꼽고 그의 편지를 슬쩍 건넵니다. 줄리아는 호통을 치며 편지를 찢어 버리지만, 루세타가 나가자마자 찢어진 조각을 주워 이름마다 입을 맞춥니다. 한편 프로테우스의 아버지 안토니오는 하인 판티노에게서 아들을 집에 묶어 두는 것이 손해라는 동생의 충고를 전해 듣고, 아들을 밀라노 궁정으로 보내기로 결정합니다. 프로테우스는 줄리아의 편지를 읽다가 들켜 발렌타인의 안부 편지라고 둘러대고, 이튿날 떠나라는 명령에 "불을 피하려다 바다에 빠졌다"고 탄식합니다.

제2막 제1~3장: 밀라노의 발렌타인, 반지, 눈물 없는 개

밀라노 공작의 궁정에서 발렌타인은 공작의 딸 실비아에게 푹 빠져 있고, 스피드는 한숨, 단식, 홀로 걷기 같은 징후를 늘어놓으며 주인이 사랑에 걸렸음을 놀립니다. 실비아는 발렌타인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이름 모를 친구에게 보낼 편지를 대신 써 달라고 부탁하고, 편지를 받자 되돌려 주며 아쉬워합니다. 스피드는 그 편지가 실은 실비아가 발렌타인에게 구애하는 우회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눈치채게 해 줍니다. 베로나에서는 프로테우스와 줄리아가 반지를 나누고 영원한 정절을 맹세합니다. 눈물이 앞을 가린 줄리아는 말 한마디 못 하고 먼저 떠납니다. 프로테우스를 따라 길을 나서는 랜스는 신발과 지팡이를 가족 삼아 이별 장면을 연기하는데, 정작 개 크랩만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고 투덜댑니다.

제2막 제4~7장: 프로테우스의 변심, 줄리아의 결심

밀라노에서 발렌타인은 공작이 딸의 짝으로 정해 둔 우스꽝스러운 투리오와 말싸움을 벌이고, 공작은 프로테우스가 곧 도착한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프로테우스를 소개받은 실비아는 정중하게 맞고, 둘만 남자 발렌타인은 사랑이 자신을 얼마나 변하게 했는지, 실비아와 이미 약혼했고 밧줄 사다리로 창문을 올라 도망칠 계획까지 세웠다고 털어놓습니다. 발렌타인이 자리를 뜨자마자 프로테우스는 독백을 합니다. 새 사랑이 옛 사랑을 못처럼 밀어내고 줄리아의 기억은 밀랍처럼 녹아내렸으며, 친구를 향한 열의도 식었다는 것입니다. 스피드와 랜스가 밀라노에서 만나 말놀이를 하고, 이어 프로테우스는 줄리아, 발렌타인, 자기 자신에 대한 "세 겹의 위증"을 계산하다가 결국 발렌타인을 배신하기로 결심합니다. 같은 시각 베로나의 줄리아는 루세타에게 남자 시동 차림으로 프로테우스를 찾아가겠다고 선언하고, 평판이 걱정된다는 시녀의 말에도 "가야 한다"고 고집합니다.

제3막 제1~2장: 밀고와 추방

프로테우스는 공작에게 찾아가 발렌타인이 밤에 딸을 데리고 도망치려 한다고 일러바칩니다. 공작은 이미 딸을 밤마다 탑 위 방에 재우고 열쇠를 자신이 갖고 있다고 말하고, 마침 나타난 발렌타인에게 베로나의 한 부인에게 구애하는 법을 가르쳐 달라며 말을 돌립니다. 발렌타인이 밧줄 사다리를 외투 속에 숨겨 옮기는 법까지 알려 주자 공작은 외투를 직접 입어 보자고 하여 안쪽에 숨긴 사다리와 실비아에게 쓴 편지를 찾아냅니다. 공작은 발렌타인에게 즉시 떠나라고 선고하고, 혼자 남은 발렌타인은 실비아를 떠나는 것이 곧 죽음이라고 절규합니다. 프로테우스는 위로하는 척 다가와 추방 소식과 실비아가 갇혔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성문까지 배웅하겠다고 나섭니다. 랜스는 우유 짜는 처녀를 연모하며 그녀의 장단점 목록을 스피드와 함께 읽습니다. 이어 공작은 투리오와 함께 프로테우스에게 발렌타인을 실비아 앞에서 헐뜯어 마음을 돌려 놓으라고 시키고, 프로테우스는 마지못한 척 승낙한 뒤 투리오에게 시와 야간 음악으로 구애하라고 조언합니다.

제4막 제1~4장: 숲의 무법자, 세레나데, 시동 세바스찬

밀라노와 베로나 사이의 숲에서 발렌타인과 스피드는 무법자들에게 붙잡힙니다. 자기에게는 낡은 옷밖에 없다고 말하는 발렌타인에게 무법자들은 외국어를 아는 점과 풍채에 반해 두목이 되어 달라고 청하고, 발렌타인은 약한 사람들을 해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는 추방 사유를 싸움에서 사람을 죽인 일이라고 말하는데, 앞서 극에 나온 사정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밀라노에서는 프로테우스가 투리오와 악사들을 이끌고 실비아의 창가에서 「실비아는 누구인가」를 노래합니다. 여관 주인과 함께 숨어 듣던 시동 세바스찬, 곧 남장한 줄리아는 그 곡이 자기 마음을 찢는다고 말합니다. 실비아는 창가에 나와 프로테우스를 위증한 배신자라고 꾸짖고, 친구와 옛 연인 앞에서 부끄럽지 않느냐고 몰아붙이지만 초상화를 보내 주겠다는 말만큼은 승낙합니다. 실비아는 아침에 에글라무르 경을 불러 발렌타인이 있는 만투아로 함께 가 달라고 청하고, 에글라무르는 수도원에서 만나기로 약속합니다. 프로테우스는 새로 고용한 시동 세바스찬에게 줄리아의 반지를 실비아에게 전하고 초상화를 받아 오라고 시킵니다. 줄리아는 자기 반지로 자기 연적에게 구애하는 심부름을 해야 하는 처지를 한탄하면서도 실비아를 만나 옛 줄리아가 얼마나 슬퍼하는지 이야기합니다. 실비아는 반지를 받지 않고 그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며 시동에게 돈주머니를 건네고, 줄리아는 초상화를 들여다보며 자기 얼굴과 견줍니다.

제5막 제1~4장: 숲의 재회와 용서

해 질 녘 실비아는 에글라무르와 수도원 뒷문으로 빠져나가 숲으로 향합니다. 공작은 투리오와 프로테우스에게 딸이 달아났음을 알리고 만투아 쪽 산길로 추격하게 하고, 프로테우스와 줄리아도 각자의 속셈으로 뒤를 쫓습니다. 숲에서 실비아는 무법자들에게 붙잡혀 두목의 동굴로 끌려가고, 에글라무르는 달아나 다시 나오지 않습니다. 숲에서 홀로 지내던 발렌타인은 소란을 듣고 몸을 숨깁니다. 곧 프로테우스가 실비아를 "구해 냈다"고 생색을 내며 나타나 보답을 요구하고, 실비아는 사자에게 잡아먹히는 편이 낫다며 그를 거부합니다. 프로테우스가 더는 말로 안 되면 힘으로라도 취하겠다며 달려들자 발렌타인이 뛰쳐나와 그를 막고 우정을 저버렸다고 꾸짖습니다. 프로테우스가 진심으로 뉘우치자 발렌타인은 그를 다시 받아들이고 "실비아에게 있던 내 모든 것을 너에게 주겠다"고 말합니다. 그 말에 시동 세바스찬이 쓰러지고, 반지를 전하는 척하며 줄리아가 신분을 드러냅니다. 프로테우스는 줄리아에게 돌아가고, 곧 무법자들이 공작과 투리오를 포로로 끌고 옵니다. 투리오는 실비아를 자기 것이라 주장하다 발렌타인이 받아치자 사랑하지 않는 여인을 위해 목숨을 걸지 않겠다고 물러납니다. 공작은 그 비겁함을 꾸짖으며 발렌타인의 기개를 칭찬하고 추방을 거두며 실비아를 허락합니다. 발렌타인은 무법자들의 사면도 청해 얻어 내고, 공작에게 시동의 사연을 이야기하며 걸어가자고 한 뒤 두 쌍이 한날 한자리에서 혼례를 올리자고 말하며 막이 내립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집에 머문 청년과 떠나는 청년

극의 첫 장면은 두 친구의 이별이고, 두 사람은 서로 반대의 가치를 내세웁니다. 발렌타인은 떠나지 않는 젊음을 이렇게 평합니다.

Home-keeping youth have ever homely wits.

집에만 있는 젊은이는 언제나 소박한 재치밖에 갖지 못한다.

프로테우스는 떠나는 친구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He after honour hunts, I after love

그는 명예를 좇고, 나는 사랑을 좇는다.

이 대비는 곧 뒤집힙니다. 명예를 좇아 떠났던 발렌타인도 밀라노에서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좇겠다던 프로테우스가 사랑 때문에 가장 먼저 의리를 버립니다. 그래서 첫 장면은 결말에서 두 사람이 얼마나 자리를 바꾸었는지 비춰 보는 거울이 됩니다.

2. 말장난으로 움직이는 하인들

이 극의 웃음은 하인들의 말놀이에서 나옵니다. 스피드는 줄리아에게 편지를 전하고 아무 보답도 못 받은 처지를 양에 빗댑니다.

I, a lost mutton, gave your letter to her, a laced mutton

길 잃은 양인 제가, 치장한 양인 그녀에게 당신의 편지를 건넸지요.

줄리아의 대답을 묻는 프로테우스에게 스피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네"라고 하자, 프로테우스가 "끄덕임에 네를 붙이면 바보(noddy)가 된다"고 응수합니다. 랜스도 지지 않습니다.

Why, stand-under and under-stand is all one.

서 있는 것(stand-under)이나 이해하는 것(under-stand)이나 한가지지.

하인들의 말장난은 단순한 막간이 아닙니다. 주인들이 사랑을 두고 거창하게 수사를 늘어놓는 동안, 하인들은 같은 사건을 돈, 배고픔, 개로 번역해 보여 줍니다. 사랑이 말로 부풀려질수록 극은 바로 옆에 그 말을 낮추는 목소리를 둡니다.

3. 줄리아의 편지: 마음과 반대로 말하기

줄리아는 편지를 찢어 버리고 나서야 속마음을 드러냅니다. 루세타가 나가자 그녀는 자신을 이렇게 나무랍니다.

Fie, fie, how wayward is this foolish love

아, 아, 이 어리석은 사랑은 얼마나 고집스러운가.

겉으로는 찡그렸지만 속으로는 웃고 있었다는 고백입니다.

How angerly I taught my brow to frown

나는 얼마나 화난 듯 이마를 찌푸리도록 길들였는가.

루세타의 한마디는 줄리아를 이미 꿰뚫고 있습니다.

Fire that’s closest kept burns most of all.

가장 꼭꼭 덮어 둔 불이 가장 세게 탄다.

이 장면에서 줄리아는 변덕스러운 남자들의 극에서 가장 먼저 자기 감정을 가장하는 사람으로 등장합니다. 훗날 남장을 하고 정체를 감추는 그녀의 모습이 이미 여기에 예고되어 있습니다.

4. 불을 피하려다 바다에 빠지다

안토니오는 아들을 밀라노로 보내기로 마음먹은 뒤 "내가 원하는 것은 원하는 것이다"라는 식으로 못을 박습니다.

For what I will, I will, and there an end

내가 하겠다는 것은 하겠다는 것이니, 거기서 끝이다.

프로테우스는 줄리아의 편지를 숨기려다 오히려 아버지의 결정을 재촉하게 되었다고 탄식합니다.

Thus have I shunned the fire for fear of burning

이렇게 나는 데일까 두려워 불을 피하다가

And drenched me in the sea, where I am drowned

바다에 흠뻑 빠져 익사하고 말았다.

그는 사랑을 사월 하늘에 비깁니다.

The uncertain glory of an April day

사월 하루의 불확실한 영광.

이 비유는 자신의 마음을 말한 것이지만, 훗날 그의 변심을 가장 정확히 설명해 주는 구절이기도 합니다. 그의 사랑은 구름이 지나가면 사라지는 빛처럼 가볍습니다.

5. 사랑에 빠진 징후와 눈먼 사랑

밀라노에서 스피드는 주인의 증세를 읽어 냅니다.

to sigh, like a schoolboy that had lost his ABC

글자를 잃은 학동처럼 한숨짓고.

사랑은 눈이 멀었다는 것이 그의 진단입니다.

Because Love is blind.

사랑은 눈이 멀었으니까요.

발렌타인은 사랑이 가진 눈의 수를 달리 셉니다. 실비아가 눈먼 자가 어떻게 길을 찾느냐고 되묻자 이렇게 대꾸합니다.

Why, lady, Love hath twenty pair of eyes.

아니, 부인, 사랑에게는 눈이 스무 쌍이나 있습니다.

실비아가 발렌타인에게 편지를 대신 쓰게 해 구애를 돌려주는 장면에서 스피드는 이 우회로를 짚어 냅니다.

Herself hath taught her love himself to write unto her lover

그녀가 사랑 자신에게 연인 앞으로 직접 편지를 쓰도록 가르친 것입니다.

실비아는 이 극에서 가장 영리한 사람 가운데 하나로 시작합니다. 말을 아끼는 발렌타인을 앞질러 구애의 판을 짜고, 훗날 프로테우스와 투리오를 거침없이 베어 내는 그 말솜씨의 예고편입니다.

6. 새 사랑이 옛 사랑을 밀어낸다

발렌타인이 자리를 뜨자 프로테우스는 자신의 변심을 이론처럼 정리합니다.

Even as one heat another heat expels

한 열기가 다른 열기를 몰아내듯이,

Or as one nail by strength drives out another

또는 못 하나가 힘으로 다른 못을 밀어내듯이.

이어지는 독백에서는 맹세가 사랑에서 나왔으니 맹세를 깨는 것도 사랑 탓이라는 궤변이 나옵니다.

Love bade me swear, and Love bids me forswear.

사랑이 내게 맹세하라 하더니, 이제는 맹세를 깨라고 한다.

그는 친구와 연인을 잃을 위험을 헤아린 끝에 계산을 마칩니다.

I to myself am dearer than a friend

나에게는 나 자신이 친구보다 소중하다.

이 독백의 무서운 점은 악의가 아니라 이유 붙이기에 있습니다. 프로테우스는 자신이 나쁜 사람이라고 믿지 않고, 매번 사랑을 핑계로 자신을 변호합니다. 극은 이 자기합리화를 웃음과 함께 해부합니다.

7. 줄리아의 순례

줄리아는 루세타의 만류에 흐르는 시냇물을 비유로 듭니다. 막으면 사납게 날뛰지만 흐르게 두면 풀잎에 입 맞추며 바다로 간다는 것입니다.

The more thou damm’st it up, the more it burns

막으면 막을수록 더 타오른다.

사랑 때문에 먼 길을 가는 일은 순례와 같다는 것이 그녀의 논리입니다.

A true-devoted pilgrim is not weary

참으로 헌신하는 순례자는 지치지 않는다.

그녀는 프로테우스를 믿는 이유를 이렇게 대고, 루세타의 의심을 막습니다.

His words are bonds, his oaths are oracles

그의 말은 계약이고, 그의 맹세는 신탁이다.

관객은 이미 프로테우스의 독백을 들었기에, 줄리아의 확신이 아름다운 만큼 아슬아슬합니다. 이 극적 아이러니가 줄리아의 여정을 연민의 이야기로 만듭니다.

8. 외투 속의 사다리와 추방

공작의 함정은 희극의 속도로 진행되다가 한순간에 비극의 문턱을 넘습니다. 연애에 서투른 늙은이를 가장한 공작은 발렌타인에게 구애의 요령을 구하고, 발렌타인은 거침없이 가르칩니다.

Take no repulse, whatever she doth say

그녀가 뭐라고 하든 거절을 받아들이지 마십시오.

자기 충고가 자기를 덮치는 순간이 외투 속 사다리가 드러나는 장면입니다. 이 조언은 5막에서 프로테우스가 같은 논리를 폭력으로 옮기는 장면과 겹쳐 읽히며, 오늘의 독자에게는 그 조언 자체가 불편하게 들립니다. 추방된 발렌타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To die is to be banished from myself

죽는다는 것은 나 자신에게서 추방되는 일이다.

And Silvia is myself; banished from her

실비아가 곧 나이니, 그녀에게서 쫓겨나는 것은 나 자신에게서 떨어져 나가는 것이다.

프로테우스는 위로의 말로 이 비탄을 이용합니다.

Hope is a lover’s staff; walk hence with that

희망은 연인의 지팡이이니, 그것을 짚고 떠나라.

말은 그럴듯하지만 그 말을 하는 사람이 방금 친구를 판 사람이라는 점이 이 장면을 쓰라리게 만듭니다.

9. 랜스와 크랩

랜스는 신발로 가족을 흉내 내며 이별을 연기하는 장면에서 개의 무정함에 분통을 터뜨립니다.

He is a stone, a very pebblestone

이 녀석은 돌이야, 그야말로 조약돌이라고.

4막에서는 반대로 크랩을 위해 형틀에 서고 매를 맞은 일을 늘어놓으며 개의 배은망덕을 한탄합니다. 그가 연모하는 처녀의 장단점 목록은 이 극의 가장 엉뚱한 대목입니다.

She hath more hair than wit, and more faults than hairs

그녀는 지혜보다 머리카락이 많고, 머리카락보다 흠이 많으며,

And more wealth than faults

흠보다 재산이 많다.

랜스는 마지막 줄 하나로 단점이 다 용서된다는 결론을 냅니다. 사랑을 재산으로 계산하는 이 목록은 높은 계급의 연애를 비추는 낮은 계급의 거울이고, 개를 통해 의리를 다루는 이 하인의 이야기는 주인들의 우정 이야기와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사람의 의리와 개의 의리를 대비시킨 작가의 계산이 읽힙니다.

10. 무법자들의 숲

궁정에서 쫓겨난 발렌타인은 법의 바깥에서 오히려 지도자의 자리를 얻습니다. 무법자들의 제안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To make a virtue of necessity

필요를 미덕으로 삼는 것.

발렌타인은 두목이 되는 조건을 내겁니다.

Provided that you do no outrages

행패를 부리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숲은 이 극에서 궁정의 반대편이면서 같은 도덕이 다른 형태로 시험받는 곳입니다. 궁정의 신사들은 말로는 명예를 외치며 배신하고, 숲의 무법자들은 거칠지만 두목의 말에 따라 약한 사람을 해치지 않습니다. 셰익스피어의 후기 희극에서 되풀이되는 '숲으로 간 인물들이 변화한다'는 구조의 이른 모습으로 흔히 읽힙니다.

11. 세레나데와 속마음

4막 2장의 노래는 이 극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대목입니다. 프로테우스가 투리오를 돕는다는 구실로 자기 구애를 위해 악사들을 이끌고 온 자리에서 노래가 시작됩니다.

Is she kind as she is fair?

그녀는 아름다운 만큼 다정한가?

For beauty lives with kindness

아름다움은 다정함과 함께 살기에.

노래는 실비아의 덕을 칭송하지만, 곁에서 듣는 줄리아에게는 거짓된 음이 섞여 있습니다.

He plays false, father.

저 사람은 음을 거짓으로 짚고 있어요, 아저씨.

여관 주인은 악기의 음정이 틀렸다고 알아듣지만, 줄리아가 말하는 거짓은 연주자의 마음입니다. 노래가 끝난 뒤 실비아가 프로테우스를 꾸짖는 대사는 이 극에서 실비아가 가장 단호한 순간입니다.

Thou subtle, perjured, false, disloyal man

교활하고, 맹세를 깨고, 거짓되고, 불충한 사람.

음악이 아름다울수록 부르는 사람의 마음이 어긋나 있다는 대비는 이 장면에서 가장 선명합니다.

12. 초상화와 그림자

프로테우스는 실비아의 초상화라도 달라고 합니다. 자신은 실체를 잃은 그림자일 뿐이므로 그림자에게 사랑을 바치겠다는 말입니다.

And to your shadow will I make true love

그리고 당신의 그림자에게 진실한 사랑을 바치겠습니다.

남장한 줄리아는 초상화를 받아 들고 그것을 자기 연적으로 마주합니다. 그녀는 자기 처지를 이렇게 요약합니다.

A fox to be the shepherd of thy lambs

여우를 양 떼의 목자로 앉힌 셈이다.

그리고 사랑이 스스로를 얼마나 가지고 노는지 이렇게 탄식합니다.

Alas, how love can trifle with itself!

아아, 사랑은 어쩌면 이토록 스스로를 놀리는가!

실비아는 이 시동의 이야기를 듣고 옛 줄리아를 가엾게 여깁니다.

I weep myself to think upon thy words.

네 말을 생각하니 나도 눈물이 난다.

두 여자의 만남은 이 극의 도덕적 중심이라 할 만합니다. 남자들이 서로 약속과 배신을 주고받는 동안, 두 여자는 연적이면서도 서로의 슬픔에 공감합니다. 서로를 해치지 않는 이 연대 덕에 결말의 용서가 감정적으로 성립할 근거를 얻습니다.

13. 숲의 용서: 가장 논란이 되는 대목

실비아는 프로테우스의 구조 생색에 맞서 신의 없는 사람의 논리를 정리합니다.

Than plural faith, which is too much by one.

하나보다 많은 믿음은 하나가 더 많은 것이다.

프로테우스가 힘으로라도 취하겠다며 달려드는 순간 발렌타인이 나타나, 친구를 이렇게 규탄합니다.

The private wound is deepest.

사사로운 상처가 가장 깊다.

프로테우스가 뉘우치자 발렌타인은 곧바로 그를 받아들입니다.

Who by repentance is not satisfied

뉘우침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은 하늘에도 땅에도 속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이 이 극에서 가장 문제적인 구절입니다.

All that was mine in Silvia I give thee.

실비아에게 있던 내 모든 것을 너에게 준다.

이 대사의 뜻은 오래도록 논쟁거리입니다. 연인의 의사를 묻지 않고 친구에게 넘기겠다는 말로 읽을 수도 있고, 용서의 몸짓이 과장된 표현일 뿐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 장면에서 실비아가 프로테우스의 공격을 마주한 뒤 다시 대사가 없다는 점입니다. 현대의 연출은 이 침묵을 어떻게 채울지를 두고 다양하게 해석합니다. 이 대목은 이 극을 가볍게 읽을 수 없게 만드는 지점이고, 동시에 희극의 용서가 어디까지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지 묻는 시험대입니다.

14. 정체의 폭로와 두 쌍의 혼인

발렌타인의 말에 쓰러진 시동은 반지를 건네며 신분을 밝힙니다.

Behold her that gave aim to all thy oaths.

네 모든 맹세의 과녁이 되었던 사람을 보라.

줄리아는 남장이 부끄러운 일이라 해도 마음을 바꾸는 것보다는 덜하다고 말합니다.

Women to change their shapes than men their minds.

여자가 모습을 바꾸는 것이 남자가 마음을 바꾸는 것보다 낫다.

프로테우스의 대답은 자기 변호처럼 들리면서도 인간의 약점에 대한 요약입니다.

Inconstancy falls off ere it begins.

변덕은 시작하기도 전에 떨어져 나간다.

투리오가 실비아를 자기 것이라 주장하다 물러나는 장면은 이 극의 마지막 웃음입니다.

I hold him but a fool that will endanger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 때문에 몸을 위태롭게 하는 자는 바보로 여긴다.

공작은 이 물러섬을 비겁하다고 꾸짖고 발렌타인을 칭찬합니다.

Take thou thy Silvia, for thou hast deserved her.

실비아를 데려가라, 너는 그럴 자격이 있다.

마지막 장면은 서둘러 모두를 한자리에 모읍니다.

One feast, one house, one mutual happiness.

하나의 잔치, 하나의 집, 서로 나누는 하나의 행복.

여기서 극은 갈등을 풀기보다 서둘러 덮는 쪽을 택한 듯 보입니다. 그 서두름 덕분에 이 작품은 해피엔딩이면서도 질문이 남는 이야기가 되었고, 훗날 셰익스피어가 더 정교하게 다듬는 변장, 용서, 화해의 틀이 여기에서 처음으로 시험된다는 평가가 흔합니다.

15. 이 책을 읽는 방법

『베로나의 두 신사』는 5막의 짧은 희곡이라 한 번에 읽기 좋습니다. 처음이라면 1막 1장(두 친구의 이별), 1막 2장(줄리아의 편지), 2막 4장(프로테우스의 변심), 3막 1장(외투 속 사다리), 4막 2장(세레나데), 5막 4장(숲의 용서와 결말)을 먼저 읽으면 줄기가 잡힙니다. 하인들의 대목은 말놀이가 많아 소리 내어 읽거나 들으면 훨씬 재미있고, 랜스의 연기는 그 자체로 짧은 독백극입니다. 결말은 읽는 사람에 따라 따뜻하게도, 불편하게도 읽힙니다. 프로테우스를 어디까지 용서할 수 있는지, 침묵하는 실비아의 자리에서 이 장면은 어떻게 보이는지를 생각하며 읽으면 이 초기 희극이 오늘도 말을 거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ReadGem 앱 소개

ReadGem 앱은 세계 고전을 읽으며 언어를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돕는 다국어 독서 플랫폼입니다.

원문과 번역을 문장별로 나란히 보여 주어 언어 간 표현을 비교할 수 있고, 모든 작품의 모든 문장을 TTS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ReadGem 앱의 서재는 퍼블릭 도메인의 오래 사랑받은 작품을 중심으로 하며, 삽화가 실린 책도 많습니다.

ReadGem 앱은 독자와 함께 번역을 만들어 가는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읽다가 더 나은 표현이 떠오르는 문장을 만나면, 스마트폰에 설치된 AI 앱에 그 문장의 새 번역을 요청하고 결과를 ReadGem에 보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인 제안은 검토를 거쳐, 가장 좋은 것(또는 여러 제안을 합친 것)이 모든 독자가 읽는 번역이 됩니다.

아직 번역이 없는 언어에서는 처음부터 AI와 함께 번역을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번역본이 없다는 이유로 고전을 읽지 못하는 일이 그렇게 줄어듭니다.

『베로나의 두 신사』의 영어 원문을 ReadGem 앱에서 직접 들어 보세요.

모든 문장을 원어 음성으로 따라 들으며 이야기를 귀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ReadGem 앱은 Android와 iOS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